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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순항쟁 만성리 학살터에서 겹치는 아! 세월호!

여순항쟁 만성리 학살터에서 겹치는 아! 세월호!내일로 평화대장정 동행취재 ②
진군호 통신원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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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8.09  10: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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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컹거리는 기차 안이 시끌시끌하다. 옆자리 앉은 친구들과 담소를 나누는 학생, 첫날 나눠받은 자료집을 뒤적거리며 오늘의 일정을 확인하는 학생, 둘째 날밖에 되지 않았지만 피로를 이기지 못하고 잠이 든 학생. 내일로 평화대장정은 둘째 날의 목적지인 여수로 향했다.

   
▲ 내일로 대장정 참가자들이 둘째날 향한 곳은 여수였다. [사진-통일뉴스 김영욱 통신원]

내일로 대장정 참가자들이 처음 발걸음을 옮긴 곳은 여수의 만성리 학살지였다. 기차를 타는 것 외에도 도보와 지역 대중교통을 이용한 이동이 빈번히 있을 것이라는 실무진의 설명을 듣고 이동하면서 약간의 걱정을 하는 참가자들의 모습도 보였지만, 대학생이 대부분인 참가자들은 즐거움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만성리 학살지는 여수, 순천 항쟁 당시 정부군이 무차별적 민간인 학살을 자행했던 지역이다. 남한 단독 정부 수립에 반대해 일어났던 제주 4.3항쟁을 계기로 여수, 순천 지역에도 계엄령이 내려졌고, 정부군은 무차별적으로 민간인을 학살했던 근현대사의 비극적인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해설사 선생님으로부터 해설을 듣는 참가자들의 모습은 사뭇 진지해보였다. 어제 진주에 이어서 우리 정부가 국민을 지키지 않았던 역사의 이야기는 대학생들에게 충격적 현실로 다가오는 듯 했다. 참가자 중 김유란(27세, 부산대)씨는 "여순항쟁에 대해 인터넷을 통해 들은 적은 있었지만, 크게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 와서 설명을 들으니 슬픔과 분노가 생긴다." 라는 감상을 전했다. 특히 참가자 중에는 세월호 사건과 겹쳐 보인다는 감상을 말한 사람들이 많았다.

   
▲ 내일로 대장정 참가자들이 만성리 학살지에서 해설사의 해설을 듣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영욱 통신원]

만성리 학살지를 뒤로 하고 대장정 참가자들이 다시 발걸음을 옮긴 곳은 여수 엑스포역이었다. 대장정 참가자들은 캠페인 활동으로 '일본 재무장 반대, 한반도 평화' 서명운동과 퍼포먼스를 대장정 기간 동안 진행한다.
그 일환으로 여수에서도 서명운동과 퍼포먼스가 진행되었다. 여름휴가 기간이라 그런지 여수에는 많은 관광객들과 유동인구가 있었다. 어제 진주에서의 활동으로 용기를 얻었는지 참가자들은 제법 능숙한 태도로 시민들을 만나 서명운동을 받았다. 
그리고 역 중앙에서 펼쳐진 퍼포먼스 또한 많은 시민들의 시선을 끌었고, 실무진에게 다가와 대장정의 취지를 물어보는 사람들도 있었다.

   
▲ 제법 능숙하게 서명운동을 받는 대장정 참가자들의 모습. [사진-통일뉴스 김영욱 통신원]

그리고 일정을 마친 후에는 대장정 참가자들 간의 흥을 돋우기 위한 미션이 진행되었다. 각 조별로 조원들의 몸으로 '평화와 통일'을 상징하는 사진을 찍어오는 미션이 제시되었다. 각 조에는 깊은 고민을 하며 어려워했지만, 이내 다양한 포즈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으며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참가자 정수범(26세, 부산대) 학생은 "몸으로 표현하여 찍는 사진이 어렵기도 하고, 재밌기도 하다. 우리 조가 꼭 일등하기를 바란다. 오늘 여수 활동이 충격적인 부분들이 많아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감상을 전하였다.

   
▲ 대장정 참가자들이 미션을 수행하고 있다. '우리' [사진-통일뉴스 김영욱 통신원]

내일로 대장정은 여수에서 현대사 공부와 캠페인 활동을 마친 뒤 내일은 소설 태백산맥의 배경이 벌교로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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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스피릿 괌 배치, 8월 위기론 현실화되나!

미 스피릿 괌 배치, 8월 위기론 현실화되나!
 
<분석과전망>보이지 않는 폭격기, 한반도에 또 출격할 수도
 
한성 자유기고가 
기사입력: 2014/08/08 [20:16]  최종편집: ⓒ 자주민보
 
 
▲ 미 전략폭격기 B-2 스피릿     © 자주민보



세계의 군사전문가들은 7일 빅 뉴스 하나를 접하게 된다.  

미 태평양군사령부가 미 공군의 B-2 스피릿 전략폭격기 3대를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로 이동 배치시켰다고 한 것이 그것이다. 6일이라고 했다. 미 공군장병 220명도 함께였다. 미국 본토인 미주리주 화이트맨 공군기지에 배치되어있었던 폭격기였다. 제50 폭격비행단 소속이다. 

놀라지 않을 군사전문가들은 없다. 

우선, B-2 스피릿 전략폭격기의 성능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작전 반경이다. 무려 약 9600㎞이다. 공중 급유를 하게 되면 1만6000㎞로 늘어난다. 앤더슨 기지에서 평양까지의 거리는 3800㎞에 불과하다. 베이징의 거리 역시도 4500㎞ 밖에 되지 않는다. 결국 앤더슨 기지에서 북한전역은 말할 것도 없고 중국 전역도 작전 반경에 완벽하게 들어오는 것이다. 

코소보사태와 아프가니스탄 전쟁, 제2차 걸프전, 리비아 공습 등 국제적인 전투에 참가해 명성을 높혔던 폭격기이다. 특히 높은 작전 성공률을 자랑한다. 최대 16톤의 무기를 장착해 동시에 80개의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에서 비롯된 명성이다.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스텔스 기능은 기본이다. 그것도 최고의 스텔스 기능이다. 미국의 또 하나의 전략폭격기인 B-52 폭격기와 비교했을 때 무려 100배나 우수한 레이더 탐지 회피 능력을 갖고 있는 것이다. 적의 레이더 방공망에는 포착된다 하더라도 새처럼 작은 물체로 나타난다. 적을 기만시키기에는 이보다 더 안성맞춤인 것이 없다. 그래서 부쳐진 별명이 ‘보이지 않는 폭격기’이다. 

핵 탑재도 당연히 가능하다. 16발의 핵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는 것이다. 재래식 공격과 핵 공격이 모두 가능한 멀티롤(Multi-Role) 폭격기인 셈이다. 

B-2 스피릿 전략폭격기 3대의 이동배치는 물론 단순할 수 있다. 일상적으로 앤더슨 공군기지에 전략폭격기를 배치해 왔었기 때문이다. 
미국은 지난 1월에도 순환배치의 일환으로 B-2 스피릿 2대를 괌에 배치했었다. 미 공군국제타격사령부(Air Force Global Strike Command )는 태평양 지역 미군의 국제 타격 능력을 지원하고 잠재적 적국에 대한 억제력을 강화하기 위해 그런 군사적 조치를 간헐적으로 취해왔던 것이다. 구체적인 임무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전략적인 폭격 작전을 수행하는 것이다. 
     

B-2 스피릿 전략폭격기 3대의 이동배치에 군사전문가들이 놀라워했던 것은 단순 배치가 아니라 태평양 지역에서의 군사훈련에 참가하기 위한 것일 것으로 보여서다. 

군사전문가들이 지난 2007년 10월에 미국이 B-2 스피릿 전략폭격기 4대를 앤더슨 기지에 이동배치했던 것을 상기한 것은 그 때문이었다. 당시 미국의 그 조치는 중국군이 러시아제 수호이(Su)-27 전투기를 실전 배치하고, 러시아가 괌 인근까지 전략 폭격기 비행 훈련 범위를 확대 한 것에 대한 대응이었다. 

놀라움의 최 정점은 북한과 연동시켰을 때 만들어진다. 

십여일 후면 한미합동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이 벌어진다. 무관할 리가 없다. 더구나 북한은 최근에 미국의 UFG를 비난하면서 이에 대한 대응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가능성은 물론 제4차 핵실험 가능성까지도 언급했던 것이다. 

만일 B-2 스피릿 전략폭격기가 이번에 한반도에 출격을 하게 된다면 8월 한반도는 ‘핵’ 대 ‘핵’의 대립구도가 완벽한 수준에서 쳐지는 셈이다. 
미국 핵우산의 3대 축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필두로 전략폭격기가 보유한 공대지 핵미사일과 핵잠수함에 탑재된 잠대지핵미사일으로 구성되어있다. 이 중에서 B-2 스피릿 전략폭격기는 B-52전략핵폭격기와 더불어 미국의 구체적인 한반도 핵우산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B-2 스피릿 전략폭격기가 최초로 한반도에 출격했던 것은 지난해 3월 28일이었다. 2대였다. 전날 미국 본토 미주리주 화이트맨 공군기지에서 이륙, 공중급유를 받고 1만500㎞ 이상을 날아와 오산 미공군기지 인근 상공에서 한번 모습을 보여주고 난 뒤 전북 군산 앞 서해상의 직도사격장으로 가 훈련탄 투하 훈련을 하고 복귀한 것이었다. 

UFG와 B-2 스피릿 전략폭격기가 한반도의 출격. 
이는 대단히 명료한 사안이다. 한반도정세에 또 다시 최고조의 긴장이 걸릴 것은 불을 보듯 뻔한 것이다. 
8월은 그렇게 벌써부터 위험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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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안홍준 의원님, 유족들이 정말 죽기를 바라시냐”

등록 : 2014.08.08 10:52수정 : 2014.08.08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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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 유가족 주치의인 내과의사 이보라 씨 페이스북 캡쳐

유족 매일 진료해온 내과 의사 이보라씨
‘단식 제대로 한 거냐’ 안홍준 의원에 일침
“유족들 목숨 걸고 단식…실제로 실려 나가”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을 위한 세월호 특별법 제정 등을 요구하며 단식하는 유가족을 돌보는 이보라 서울시동부병원 내과 과장이 유가족의 단식을 놓고 막말을 해 물의를 빚은 안홍준 새누리당 의원에게 일침을 놓았다.

 

이 과장은 “‘의사여서 궁금한데 단식을 제대로 한 거냐’ 하시면 25일간 단식한 유민이 아빠가 정말 죽어나가는 꼴을 보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 같다”며 “유가족들은 이미 너무나 많은 상처를 받았다. 제발 그러지 마세요”라는 절절한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안 의원은 7일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새누리당 서용교, 신의진 의원과 대화하는 도중 “제대로 단식을 하면 그 시간을 견딜 수 있어? 벌써 실려가야 되는 거 아니야?”, “그러니까 단식은 죽을 각오로 해야 된다. 병원에 실려가도록…적당히 해봐야…”라는 등 막말을 한 사실이 들통나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이 과장은 7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광화문에서 단식하는 유가족들을 단식 6일차부터 거의 매일 진료를 했던 내과 의사다. 제가 목격한 것을 그대로 말씀드리겠다”며 안 의원에게 보내는 글(▷ 관련 글 바로 가기)을 썼다.

 

세월호 유가족들 “특별법 제정하라” 단식 5일째… 세월호 특별법 국회통과를 촉구하며 국회의사당 본관 앞에서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들이 7월 18일 저녁 농성장에서 대책회의를 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이 과장은 안 의원이 아는 바와는 달리 단식을 하는 유가족의 건강이 매우 악화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세월호 유가족들... 유민이 아빠, 예지 아빠, 빛나라 아빠 또 만난 지 이틀 만에 실려가셔서 제가 이름을 기억 못 하는 아빠들까지 포함 총 5명의 아빠들이 7월 14일부터 정말 목숨 걸고 단식을 하셨다”며 “의원님 예상대로 줄줄이 실려나가셨다”고 했다.

 

안 의원은 어제 “제대로 단식을 하면 그 시간을 견딜 수 있어? 벌써 실려가야 하는 거 아니야?”라고 말한 바 있다. 옆에 있던 서용교 새누리당 의원은 “제가 해봤는데 6일 만에 쓰러졌다”고도 했다. 이 과장의 말처럼 세월호 유족들이 단식을 진행하다 병원으로 후송된 일은 언론에도 수차례 보도된 바 있다. 이 때문에 애초 여당 의원들이 세월호 유족들이 한 달 가까이 단식을 하는 동안 보도조차 챙겨보지 않을 정도로 무관심했던 셈이다.

 

이 과장은 마지막 홀로 단식하고 있는 김영오씨에 대해 “마지막 남은 유민이 아빠, 김영오씨는요... 지금 체중이 처음보다 15% 정도 감소한 위험한 상태인데도 자식을 먼저 보낸 죄로 유민이 옆에 묻히겠다며 단식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 과장은 7일 안 의원이 “25일이나 하는 줄 몰랐다. 당장 병원에 데려가야 한다”고 했던 발언에 대해 “의원님이 산부인과 의사이고 지금은 국회의원을 하시느라 잘 모르시는 것 같다. 어떤 정치적인 이유로 단식하는 사람에게 의사가 단식중단을 종용하거나 강제 급식 혹은 영양 공급을 하는 것은 의료 윤리에 어긋나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래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매일 그분의 생체 징후를 확인하고 상담하는 일과 단식을 중단할 수 있게 되었을 때 복식 증후군(refeeding syndrome) 발생 없이 안전하게 복식을 할 수 있는 치료 과정을 계획하는 일이다. 제가 아는 한 이것이 의료 윤리에 합당한 행동”이라고 했다.

 

이 과장은 이어 안 의원에게 발언의 진의를 물으며 “의사이신 안홍준 의원님이 ‘의사여서 궁금한데 단식을 제대로 한 거냐’ 하시면 25일 단식한 유민이 아빠 정말 죽어나가는 꼴을 보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썼다.

 

이 과장은 안 의원을 비롯해 세월호 참사를 ‘교통 사고’로, 유가족들을 ‘노숙자’로 비유하는 등 끊임없이 막말을 쏟아내고 있는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제발 그러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새누리당 국회의원실에는 특수 방음벽이 설치되어 있나. 억울한 국민들의 목소리가, 절규가 들리지 않느냐”며 “세월호 유가족들은 이미 너무나 많은 상처를 받았다”고 밝혔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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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진 인간의 정신능력은 무엇을 만들어낼까

정태옥 2014. 08. 07
조회수 151 추천수 0
 



 

떼이야르 드 샤르댕 '정신현상'

 


샤르댕에게 있어서 ‘정신권’은 - 의식이 있을 뿐 아니라 생각도 하는 그 껍질- 스웨스 (오스트리아 출신 미국 물리, 화학자 1909)의 생물권과 대칭을 이루려고 이런 표현을 했다고 했다. 정신권은 인간 개체에 있어서는 ‘정신현상’이며, 유인원에서 인류가 분화되기 시작했을 때부터 축적된 ‘문화, 문명’을 이룩한 근원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정신은 명사가 아니라 되어가는 동명사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양인들의 의식 속에 ‘정신현상’은, 기원전 5세기경 그리스 철학자 파르메니데스에서 시작된 존재론-형이상학이, 플라톤 - 플로티노스를 거쳐 스콜라 철학에서 “神은 불변 한다”라고 인식했으며, 구약에서 우리와 함께하는 神를 해석하고, 변화하는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神을 ‘부동의 원동자’로 인식하여 본질과 존재에서 ‘존재물’이 창조됨으로서, 이원론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18세기 이후 마르크스로 대변되는 일단의 유물론자들은 ‘정신은 물질의 소산‘으로 인식함으로서, 현상을 물질의 관계현상으로 설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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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원자 한 개 속에 우주의 본질이 압축되어 있다면, 왜 원자 한 개에서는 생명과 정신이 출현하지 못하는가? 또한 도봉산 바위 덩어리는 그 바위를 기어오르는 개미보다 수억 배 물질의 양이 크지만, 왜 자손을 낳지 못하는가? 물질의 양이 적거나, 물질의 양이 커도, 생명현상은 나타나지 않는다. 생명이 되기 위해서는, 생명권내에서 물질은 유기질이어야 하며, 물질의 양 뿐만 아니라 물질양이 없는 구조변화가 생명체라는 일정한 영역 내에서 ‘물질의 재조합 현상’이 일어나야 한다. 현상을 인식하는 우리의 의식은, 마치 인천 공항에서 착륙하는 여객기를 바라볼 때, 수원 상공쯤에서는 검은 점으로 보이다가 점점 가까이 다가옴에 따라, 회색빛으로 - 밝은 빛으로 - 작은 물체로 - 작은 비행기로 - 머리 위에서는 거대한 점보기로 인식하는 것과 같은 의식으로 현상을 인식하고 있다.

 

동물은 어느 한 지점에서 정지된 의식이지만, 인간의 의식은 정지된 동물의식의 축적이기 때문에, 검은 점에서부터 점보기까지 동시적 인식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사람에 따라 어느 지점에서 정지된 의식일 수도 있다. 현상을 인식하는 동시성과 정지성이 인간 고유의 특성이며,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정신 현상’이다. 많은 성현들은 현상을 어느 한 지점으로 가르치신 것이 아니라, 현상의 변화와 그 인식의 차이가 있음을 설파하신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 우리는 현상의 변화를 어느 지점의 정지된 객체로 인식하거나, 자신이 점보기임을 인식하고 있는 사람들조차 검은 점에서부터 점보기까지 동시성을 잊고 있다. 암석은 정지된 의식이지만, 꽃은 의식이 깨어나는 물질이며, 인간에게 동시성은 다른 점으로 이동하는 현상을 예견한다. 예수회 사제인 샤르댕이 스콜라 철학을 떠나면서도 예수를 신뢰하여 한번이라도 그를 떠나지 않은 이유가, 예수의 가르침 속에서 현상인식의 동시성과 정지성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스콜라 철학에서 그리스도는 ‘육화한 神’이며, 샤르댕에게 있어서 그리스도는 인류 진화의 미래이다. 현상을 인식하는 의식의 '정지성'과 '동시성'의 차이이며, ‘정적인 세계관’과 ‘동적인 세계관’의 차이 이다.

 

샤르댕에게 있어서 ‘정신은 물질의 소산이며, 물질은 정신의 소산‘ 이다. 그가 여기에서 말하는 정신이란, 스콜라 철학에서 사용하는 ’영혼과 육신‘이라는 이원론에서 나오는 정신이 아니라, 오늘날 우리가 많이 쓰고 있는 정보라는 말로 알아듣는 것이 쉽다. 즉 ’정보는 물질의 소산이며, 물질은 정보의 소산이다’. 샤르댕 당시에 정보는 지식과 거의 같은 의미로 사용하였음을 감안하면, 정신이라는 말을 쓸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이 든다. 오늘날 정보는 지식뿐만 아니라 “내가 알고 싶은 것” “내가 알고 있는 것” 모두를 지칭한다. 그에게 있어서 생명은 의식(정보)이 깨어나는 물질이며, 마치 컴퓨터에서 0, 1 암호에 의해 모든 정보를 처리하듯이, 생물은 DNA 암호로 물질을 인식하고, 생성하고, 소멸시키고, 유전한다. 정신은 생물의 축적된 정보이며, 인간의 동시성에 의해서 나타나는 의식의 ‘정보의 정보화 현상’이다.

 

선캄브리아기 약30억 년 간 생물은, 물질과 정보가 분리되지 않았기 때문에 ‘키메라 진화’가 가능했지만, 캄브리아기 이후 물질과 정보가 분리되어 ‘물질의 정보화 현상’에 의해 의식현상이 나타나며, ‘정보의 물질화 현상’에 의해 ‘생활정보’와 ‘생명정보’가 분리되어 ‘생활정보’는 뇌에 저장되고 ‘생명정보’만이 DNA로 유전되었다. 캄브리아기 이 후 생물에서 두 정보의 분리는 -생명진화의 결과론 인식이기는 하지만 - 하나의 생명에서 소나무와 강아지가 출현하는 근원이며, 약30억 년 전에 출현한 아메바가 오늘날 현존하는 아메바와 거의 똑 같은 모습에서 그 이유를 유추 할 수 있다. 실제로 현존하는 연두벌레(Euglena)는 광합성을 하는 벌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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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혹성탈출 : 반격의 서막>

 

인류에게 나타나는 의식의 동시성은 ‘정보의 정보화’가 가능하여 ‘생활정보’와 ‘생명정보’가 하나의 정보로 수렴되어 생명권 위에 정신권을 형성하기 시작하였다.  ‘정신권’ - 의식이 있을 뿐 아니라 생각도 하는 그 껍질- 은, 정보가 공유되는 공간만이 아니라, 공동의식이 생성되고 성장하는 영역이며, 인류에게만 나타나는 사회성이다. 여기서 사회성이란 곤충에서 나타나는 개체(種)의 집단생활이 아니라, 생명권을 포함하는 정신권을 아우르는 ‘공동의식’이며, 사회유전자가 생성되는 권역이다. 인류의 출현은 선캄브리아기 약30억 년 간 ‘키메라 진화’에 의한 척색동물 문(脊索動物門)의 출현과 이 후 척색동물 문(脊索動物門)의 DNA-생명권 공진화의 결과물이며. 인류에게 정신 - 정보의 정보화 현상 -이 출현함으로써 ‘정신 키메라 진화’가 시작되었다. 이로 인해 인류는 DNA 없이도 정보를 유전할 수 있게 되었으며, 사회유전자가 DNA를 대신하기 시작하였다.


샤르댕에게 있어서 인류의 출현은, 약40억 년 간 축적된 생명사이며, 무기질에서 유기질로 변환하여 생명을 출현했듯이, 생물에서 정신물질(인간)로 진화되어 오메가 포인트로 나아가는 과정으로 인식되고 있다. DNA-정신권 공진화는 DNA없는 인류 진화의 과정이며, DNA에 의한 생물의 진화는 인간에서 끝났다는 의미이다. 바로, 인류와 침팬지의 DNA 염기서열의 1.6% 차이에 그 답이 있다. 오늘날 우리는 고인류학의 연구 성과에 힘입어 인류와 침팬지의 차이를 더듬어 봄으로써, 그 답을 찾고자 하는 것이다. 그 답은 “인간은 생물이 아니다”이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jpg

*책 <사람의 아버지>(칩 월터 지음, 이시은 옮김,어마마마)

 

현생인류는, 동물 분류학상 척색동물 문(脊索動物門) 포유 강(哺乳綱) 영장 목(靈長目) 사람과(科)에 속하는 동물로, 현생인류인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는 약 200종에 이르는 영장 목(靈長目)의 한 종(種)이다. 영장류는 포유류 중 가장 두뇌가 좋은 동물 군으로, 제일 오래된 영장류 화석은 백아기 후기의 플레시아다피스(Plesiadapis) 이다. 플레시아다피스(Plesiadapis)는 영장류와 흡사한 화석 포유류 중 하나로, 약5,800만 ~ 5,500만 년 전 북아메리카와 유럽에서 서식했던 일종의 다람쥐와 같은 동물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영장류의 DNA 분자시계는 영장류가 포유류에서 분화된 시기가 약 8,500만 년 전 중생대 백악기 중기를 가리키고 있다. 중생대 백악기 중기이면, 한반도의 영남과 남해안 일대의 경상계 퇴적층이 넓은 호수 밑바닥에 퇴적하고 있던 시대이며, 고성을 비롯한 남해안 언저리에서 아직도 공룡들이 뛰고 놀던 시대였다.

 

영장류는 크게 ‘꼬리 있는 원숭이’와 ‘꼬리 없는 원숭이’로 구분되는데, 이 ‘꼬리 없는 원숭이’를 보통 유인원(類人猿)이라고 하며, 사람을 비롯하여 침팬지, 고릴라, 오랑우탄, 긴팔원숭이가 여기에 속한다. 고인류학자들은 약 1000만 년 전 아프리카에서 어느 꼬리 없는 원숭이를 공통조상으로 이들 유인원(類人猿)의 조상들이 출현했다고 보고 있다. 이 중 현생인류의 먼 조상으로 진화한 유인원을 원인(猿人)이라 하며, 최초로 발견된 원인(猿人)은, 1924년 남아프리카 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위츠워터스트랜드 대학 해부학 과장으로 재직하고 있던 호주 출신 레이먼드 다트(Raymond Arthur Dart)에 의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타웅’ 아이로 우리에게 더 잘 알려진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프리카누스(Australopithecus Africanus)이다. 200~300만 년 전 플라이오세에 살았던 호미니드(사람으로 진화하는 꼬리 없는 원숭이라는 뜻) 이다.

 

오스트랄로(Australo)는 남쪽이라는 뜻이며, 피테쿠스(pithecus)는 꼬리 없는 원숭이 라는 뜻이다. 그래서 학명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프리카누스 (Australopithecus Africanus)는 ‘아프리카 남쪽에 사는 꼬리 없는 원숭이’라는 뜻 이다. 이후 아프리카에서 발견된 모든 피테쿠스 속 앞에 오스트랄로(남쪽)의 접두사가 붙게 된 연유가 바로 이 ‘타웅’아이에 의해서다. 영장류와 비슷한 플레시아다피스(Plesiadapis)에서 오스트랄로피테쿠스 (Australopithecus)로 진화하는데 약5,000만 년 이라는 기나긴 시간이 흐른 것이다.

 

‘타웅’아이가 발견된 이후, 아프리카에서는 수많은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화석이 발견되었으며, 오늘날 가장 오래된 호미니드 화석은 2002년 프랑스 고고학자인 미셀 브뤼네와 그의 고고학 탐사팀(MPFT)에 의해 차드 토로스메날라에서 발견한 약 600만 년 ~ 700만 년 된 사헬란트로푸스 차덴시스(Sahelanthropus tchadensis)화석이다. 일명 ‘투마이’ 라고도 하는데, 이는 차드 고란족의 언어로 주라브 사막 지역에서 가장 위험한 시기인 뜨거운 건기에 태어나는 아이에게 붙여주는 이름으로 ‘삶의 소망’을 뜻하는 이름이다.

 

‘투마이’가 발견된 이래, 고인류학자들은 유인원에서 호미니드의 이행 시기는 적어도 1천만년 보다 더 오래전 이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오늘날 분자시계는 인류와 고릴라와는 약700만 년 전, 침팬지와는 약500만 년 전에 갈라진 시간을 가리키고 있다. 1천만년은 인간에게 기나긴 시간이지만, 약 40억 년 생명진화사에 비하면 찰나에 지나지 않는다. 이 찰나의 시간에 모든 생물이 하나로 수렴된 생명체 -  어쩌면 인간은 모든 생명체의 통합체일 뿐만 아니라, 약 137억 년 전 빅뱅에서부터 모든 에너지와 물질과 생명이 압축되고 축적된 존재일지도 모른다. 오늘날 인류는 넓고 멀게는 수백억 광년 떨어진 머나먼 은하의 세계를 관찰하며, 안으로는 소립자와 같은 미시의 세계를 인식하고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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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채널 다큐 <인류 오디세이>

 

현생 인류의 직계 조상은 1868년 프랑스 남서부 레제지의 크로마뇽 동굴에서 발견된 크로마뇽인 이다. 이들은 대략 15만년~20만 년 전에 아프리카에서 출현하여 약 6만 년 전 아라비아 반도를 통해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적어도 5만5천 년 전에는 호주까지 도착했으며, 약 4만 년 전 중앙아시아의 대초원을 지나, 인도, 유렵, 동아시아, 시베리아로 퍼져나갔다. 늦어도 1만2천 년 ~ 1만 년 사이 얼음에 덮인 베링 해협을 횡단하여 아메리카 대륙에 도달했다.

 

오늘날 분자생물학에서는, DNA에서 변이는 몇 백만 년에 걸쳐 상대적으로 일정한 속도로 DNA에 집적되기 때문에(상대적 변이란 근연종일수록 변이가 적고 먼 종일수록 변이가 많다는 뜻) DNA 내의 변화를 셀 수 있다. 이것을 시계처럼 이용하면 한 종이 다른 종으로 갈라져 나온 시기를 대강이나마 추정할 수 있다. 미토콘드리아 유전자는 어머니로부터, Y염색체는 아버지로부터 받는다. 다른 유전자들처럼 이들의 DNA에서도 대략 일정한 속도로 변이가 일어나는데, 과학자들은 이들 변이 패턴을 조사함으로써 모든 인종들의 계통수를 작성하여 ‘미토콘드리아 이브’ ‘핵의 아담’을 찾아냈다. 그 시발점이 15만년~20만 년 전 아프리카이다. 이들이 바로 현생인류의 직계 조상이다. 

 

생물학에서 ‘직계’라는 말은 우리가 연속적으로 조상을 추적 할 수 있는 범위를 뜻 하며, ‘미토콘드리아 이브’ ‘핵의 아담’은 한 개의 개체가 아니라, 적어도 ‘종(種) 내 집단(씨족) 단위’로 보며, 오늘날 대부분 고인류학자들은 적어도 1만 명 이상의 집단으로 보고 있다. 약1천만 년 전 아프리카 어느 사바나 지역에서 일단의 ‘꼬리 없는 원숭이’들 중, 직립해서 두 발로 걷기 시작한 種들이 출현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현생 인류의 먼 조상들이 여러 가닥으로 출현했다 사라졌다. 마치 DNA-생명권 공진화에서 시행착오(試行錯誤)의 반복이었다.

 

1856년 독일의 네안테르 계곡에서 발견된 후일 명명된 네안테르타인은, 대략 30만 년 전에 출현하여 약3만 년 전까지 지구상에서 생활했던 자들이다. 그들도 현생 인류와 거의 같은 사고와 언어를 사용했으며, 사회생활과 사후 세계를 인식하고 있었다는 증거가 많이 있다. 그들과 현생인류는 약 10만 년 기간을 지구상에서 함께 생활 했는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약 3만 년 전에 네안테르타인들은 멸종했다. 그들의 유전자가 현생 인류에 의해 혼합되어 존속하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오래 전에 갈라진 사촌인가? 아직은 잘 모른다. 분명한 것은 네안테르타인은 우리의 직계 조상이 아니라는 것이며, 우리는 그들의 멸종을 통해 언제인가 현생 인류 또한 멸종하리라 예견하는 이유이다.

 

오늘날 고인류학자들에게 ‘꼬리 없는 원숭이’는 인류가 직립보행 할 수 있는 단초이었으며, ‘직립보행‘이 유인원(類人猿)에서 호미니드로 이행하는 첫 단계로 보고 있다. 직립보행은 넉클보행에서 두 손을 해방시켰으며, 뇌와 척추가 일직선상에서 만나 성대의 길이가 길어, 다양한 소리의 발생이 가능해졌다. ’다양한 소리의 발생‘은 언어의 발생으로 이어지고, 의사전달과 정보의 공유가 쉽고 빠르게 이루어져, 인류는 일찍부터 집단의 사회화가 시작되었다. 또한 자유로운 두 손은 기술을 통해 생명체 밖에서 ’정보의 물질화 현상‘이 가능해졌으며, 정보의 저장-문명의 발생과 전달 -문화의 발생이 시작되었다.

 

언어의 발달에 의해 의사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정보와 물질의 ‘개념’이 형성되기 시작함으로써 ‘정보의 정보화’가 가능해졌다. ‘관념’의 출현이다. 동시에 정보의 저장을 위해 뇌의 용량이 커짐으로써 상대적으로 DNA의 역할이 적어지기 시작했다. 꼬리 없는 원숭이 - 직립보행 - 자유로운 두 손과 언어의 발생 - 뇌의 진화 - 정보의 공유와 축적 - 문명과 문화의 발생 - 사회형성. 약1천만 년 전부터 시작된 이 인류의 진화 과정에서 우리는, 인류와 침팬지의 1.6% 염기서열의 차이는 바로, 이 직립보행의 여부에서 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 여기서부터 인류와 침팬지는 각자 소진화를 통해 오늘날까지 진화해 왔기 때문에, 침팬지가 인류로 진화하거나 인류가 침팬지로 퇴행은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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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전곡선사박물관'(jgpm.or.kr)

 

물질은 그 자체가 어떤 내력을 갖고 있는 정보이기 때문에 정보의 저장과 공유는 가능하지만, 정보의 생성과 전달 - 의식화 현상 - 은 불가능하다. 생명물질(생물)과 정신물질(인간) 만이 가능하다. 스스로 깨어나는 생명과 정신은, 어느 누가 정해진 길을 걸어가는 의식이 아니라, 스스로 정한 암호로 대상을 인식하고, 복제하고, 저장하고, 유전함으로써 생명의 연속성을 이어간다. 인간은 동시성 능력이 있는 존재이긴 하지만 - 스콜라 철학에서는 ‘영혼의 기능’, 마르크스는 ‘반영’, 샤르댕은 ‘반성의식’으로 인식한 ‘정보의 정보화 현상’ - 스스로 일어나지 않으면 암석과 같이 정지된 의식일 뿐이다. 여기에서 ‘스스로 일어남’은 시행착오(試行錯誤)의 반복이며, 인간의 행동에서 사회성이냐?, 생명정보이냐? 의 선택의 결정이다.

 

오늘날 인류는 정지된 존재가 아니다. 컴퓨터와 컴퓨터를 병렬로 연결하여 성능을 높이듯이, 인간과 인간의 ‘정신 키메라’에 의해 새로운 種을 만들고 있다. 마치 35억 년 전 생명(체)이 키메라에 의해 현존하는 생물種을 출현시켰듯이.... 그러나 단순히 과거의 되풀이가 아니라, 적어도 비가역성 의식의 존재일지도 모른다. 인류가 만들어 내는 정보는 그 양이 엄청나게 많고, 또한 빛의 속도이어서, DNA에 의한 정보의 저장과 유전이 불가능해졌다. 이 정신-정보가 어떤 물질(種)을 만들어낼지 오늘날 우리는 상상조차 못한다. 그 중심에 사회유전자가 있다. 우리는 이 길 위에서, 지금까지 인류에게 인식된 진리, 정의, 도덕, 이성, 善과 惡 등등이,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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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옥
광주가톨릭신학대학을 다니다가 그만 두고 농대를 나와 30여년간 중등교사로 재직. 정년 퇴임 후 청주 근교에서 농사일을 하고 있다. 참교육을 하다가 5년간 해직되었으며 ‘떼이야르 드 샤르댕’의 사상을 50여년간 연구했다. 샤르댕의 사상에 대해 모든 철학에서는 ‘명사’를 ‘동명사’로의 사고 전환이라고 정의한다.
이메일 : repent00@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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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스캔들' 다룬 일본 기사, 마지막이 '걸작'

[게릴라칼럼] 세월호 진상규명 봉인, 7시간 미스터리 공개돼야 풀 수 있다

14.08.07 20:57l최종 업데이트 14.08.07 20:57l

 

 

'게릴라칼럼'은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들이 쓰는 칼럼입니다. [편집자말]

영화 시나리오에 누구보다 관심이 많다. 참여도 해 봤고, 내 작품을 쓸 욕심도 있다. 묵직한 사회파 스릴러나 나쁜 놈들을 사적으로 처벌하는 자경단 이야기면 더할 나위 없겠다. 신문 사회면만 봐도 시나리오 소재가 매일매일 샘솟듯 터져 나온다. <그것이 알고 싶다>만 봐도 그렇다. 대한민국이 그런 곳이다.  

그런데, 강렬하게 끌리는 소재가 탄생했다. 아니, 연일 보도되는 바람에 국민 중 상당수가 알게 돼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끌리는 걸 어쩌나. 미스터리에 빠진 여성 대통령의 7시간 말이다. 구상 중인 시나리오의 간략한 줄거리를 공개하면 대략 이런 식이다. 

"대통령이 사라졌다. 비서실장도, 경호실도 모른다. 그녀가 행방불명됐던 시간은 단 7시간. 그 사이 476명이 탑승한 여객선이 침몰하는 지상 최대의 참사를 맞이한 대한민국호는 선장 없이 패닉 상태에 빠져 있었고, 수학여행 간 고등학생들을 포함해 총 294명이 사망하고 10명이 실종되기에 이르렀다. 

진상 규명이 이뤄지는 사이, 행방이 묘연했던 대통령이 애인과 밀회를 즐겼다는 추문이 피어오르고... 그때 유가족인 한 여대생과 익명의 제보를 받은 민완기자, 그리고 대통령과 과거 악연으로 얽힌 전직 경찰이 힙을 합쳐 이 얼토당토않은 스캔들을 파헤치기 시작하는데..."

"박 정권의 레임덕, 이미 시작됐다"

우리는 안다. 광주의 자식들이 권력자를 암살하려는 내용의 영화 <26년>이 흥행에 성공했다는 걸. 삼성 백혈병 피해자 아버지의 투쟁의 과정을 그렸던 <또 하나의 약속>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는 걸. 그리고 황우석 박사 스캔들을 영화화한 <제보자>가 곧 개봉을 앞두고 있다는 걸. (유가족과 민완기자, 전직 경찰은 물론 가상의 인물이지만) 그렇다면, 이 박근혜 대통령의 잃어버린 7시간도 충분히 영화화할 수 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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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일 일본 <산케이신문>이 '박근혜 대통령이 여객선 침몰 당일, 행방불명 … 누구와 만났을까?'란 제목의 기사를 실어 논란이 되고 있다.
ⓒ 산케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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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아닌 소설)은 이미 작성됐다. 특히 한국 최초 여성 대통령의 사생활에 관심이 많은 일본 보수 언론이 본격적으로 나섰다. 지난 3일 우익 성향의 일본 <산케이신문>은 '박근혜 대통령이 여객선 침몰 당일, 행방불명… 누구와 만났을까?'란 장문의 기사를 통해 이 행방불명 미스터리를 자세히 다뤘다. 

일본 우익의 호들갑이라고? 어쨌건 이 기사는 벌써 구글을 타고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 참고로 <산케이신문>은 최근 아이스하키 선수이자 김연아 선수의 남자친구로 알려져 있는 김원중 파문을 인터넷판 메인으로 올려 김연아 선수를 조롱했던 바로 그, 극우와 보수를 넘나드는 매체다. 바로 그 매체가 박근혜 대통령을 조롱하고 나선 것이다. 나라 망신이 따로 없다. 그러나 누구를 탓할 것인가. 7시간 행망불명의 진실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곳이 바로 청와대인 것을.

이어 증권가 찌라시를 중심으로 이 내용이 확산되고 있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남자관계"라고 정확히 언급했다. <산케이신문>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증거로 7월 18일 게재된 <조선일보>의 '대통령을 둘러싼 風聞(풍문)'이란 칼럼도 소개했다. 설득력을 얻기 위해 "한국에서 최대 부수를 자랑하는 일간지 조선일보"란 수식도 잊지 않았다. 

물론 <조선일보> 칼럼 속에 등장하는 정윤회란 이름을 적시하며 "정씨와 이혼한 여성은 최태민이라는 목사의 딸이다, 정씨는 대통령이 되기 전 7년간 박근혜씨의 비서실장으로 일했던 인물이다"란 친절함도 선보였다. 무엇보다 <산케이신문>의 이 기사, 마지막 문장이 걸작이다. 

"朴政権のレームダック(死に体)は、着実に進んでいるようだ."
"박 정권의 레임덕화가 착실히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

<산케이신문> 보도 관련 논란이 잦아들지 않는다고 판단한 걸까. 청와대가 직접 이 기사에 대한 대응을 거론하고 나섰다. <한겨레>에 따르면 청와대는 7일 <산케이신문> 기사에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윤두헌 청와대 홍보수석은 "민형사상 물을 수 있는 책임을 강경하게, 중간에 그만두지 않고 끝까지 추궁하겠다"고 밝히며 강력 비판했다. 

세월호 참사를 일반론으로 치환시키는 여당과 청와대

한데, 이 미스터리를 여당과 청와대는 진짜 '소설'이라 일축하고 싶은 것 같다.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지난 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타협할 게 있고 못 할 것이 있는데, (대통령 행적 문제는) 진짜 곤란하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의 행적에 대해 원내대표를 비롯해 정치인들 몇몇이 판단하기에 무리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들이 이유로 든 것이 참으로 식상하다. "국가 안보와 남북관계 등 여러가지 상황을 볼 때 참 곤혹스러운 일(이완구)"이라나 뭐라나. 

앞서 세월호 국조특위 여당 간사인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도 지난달 3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기춘 실장이 그것(대통령의 7시간 행적)은 (밝히기)어렵다고 분명히 말했다"고 거부 의사를 밝혔다. 그러면서 "그것은 대통령의 사생활을 묻겠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특위에서 부속실을 증인으로 불러낸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의 사생활이라니. 새누리당답다. 언제나 일반론과 세월호 참사를 동일선상에 놓으며 의도적으로 국민들의 시선을 분산시키는 전략 말이다. 더한 풍문이 일어나면 "대통령의 사생활이니, 도와주세요" 할 기세다. 

대통령의 사생활은 전혀 궁금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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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이 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영화관에서 이순신 장군의 명량해전을 그린 영화 <명량>을 관람하기 위해 김동호 문화융성위원장과 배우 안성기씨와 함께 입장하며 영화 포스터를 보고 있다.
ⓒ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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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다, 절대. 국민들이 알고 싶은 것은 대통령의 사생활(존재하는가, 존재하지 않는가와는 별개로)이 아니란 말이다. 세월호가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하던 그 절체절명의 순간, 구조에 총력을 기울여야 했을 그 시각, 결정을 내려야 할 컨트롤타워 청와대(김기춘 비서실장을 '청와대는 컨트롤타워가 아니다'라고 했지만, 많은 이들은 청와대가 컨트롤타워를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그 수장인 대통령이 왜 책임을 방기했는지, 우리는 알고 싶은 것이다. 

한 명이라도 더 목숨을 구해야 할 그 시간에 대통령은 무엇을 했는지, 왜 7시간이 지나서야 "구명조끼" 운운하며 봉창 두드리는 소리를 했는지, 이제는 밝혀야 한다. 그럴 때만이 세월호 참사의 책임과 진상을 규명하는 봉인을 풀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소설이 아닌 냉혹하고 엄정한 현실이다.

이 와중에 대통령은 굳이 휴가기간을 놔두고 7일 영화 <명량>을 관람했다고 한다. <명량> 열기에 숟가락이라도 얹고 가겠다는 듯이 청와대는 "이번 관람은 국가위기 시에 민·관·군이 합동해 위기를 극복한 경험과 국론결집을 고취하고 경제 활성화와 국가혁신에 온 국민이 한마음으로 추진하자는 의미"라고 밝혔다.

대통령의 감상평은 전혀 궁금하지 않다. 훗날 '7시간의 미스터리' 관련 영화가 제작된다면 그 영화나 꼭 관람하시길. 마지막으로, 한 누리꾼의 질문을 돌려 드리는 바다. 대통령의 <명량> 관람 소식에 우리가 궁금한 것은 바로 이것이다.

"혹시 이순신이 싸우다가 7시간 동안 사라지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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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G’ 대 ‘ICBM발사 및 4차핵실험’

  •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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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14/08/08 06:59
  • 수정일
    2014/08/08 06:59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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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전망>북미대결전의 새로운 국면, ‘강’ 대 ‘강’ 대립구도
 
한성 자유기고가 
기사입력: 2014/08/07 [19:40]  최종편집: ⓒ 자주민보
 
 

북한이 로켓발사시험을 전례 없이 집중적이고 지속적으로 벌이고 있는 가운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능력을 높이고 있는 것을 드러내는가하면 여기에서 더 나아가 4차핵실험까지도 직접적으로 언급하고 나섰다. 

이는 군사대결적 형태로 전개되는 현 시기의 북미대결전을 북한이 의도적으로 최고 수위로 끌어올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많은 정세전문가들이 최근 들어 북미대결전의 치열성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북한의 의도가 무엇인지에 너 나 할 것 없이 분석의 날을 집중적으로 들이대고 있는 이유이다.

  

북한이 이달 중순 열릴 한미연합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비난하며 대응조치로 핵실험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7일이었다.

조선중앙통신의 논평을 통해서였다. '미국은 조선과의 핵대결에서 심사숙고하여야 한다'는 제목이었다.

연합뉴스 7일자 보도에 따르면 논평은 "미국의 핵위협과 도전은 우리로 하여금 나라와 민족의 존엄과 안전, 조선반도의 평화를 보장하기 위한 핵 무력을 질량적으로 더욱 강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는 주장을 했다. 

여기까지는 특별할 것이 없다. 자주 확인되는 일반적인 내용이어서다. 그러나 논평은 핵실험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데 에로까지 나아갔던 것이다. 

먼저, “조선반도에서 공화국을 반대하는 미국과 남조선 괴뢰들의 북침 핵전쟁연습이 계속되는 조건”을 전제로 깔았다. 그리고는 그에 대한 자위적 대응의 필요성을 기술했다. 그리고 나서 들고 나온 것이 그 핵실험이었다. "그 대응에는 미사일 발사와 핵시험 등 모든 방안이 다 포함될 것"이라는 문구가 그것이다. 

결코 예사로울 수 없는 사태이다. 그 예사롭지 않음은 미국도 인정하는 것처럼 보인다. 북한의 군사적 움직임을 면밀히 추적해온 미국의 한 정보기관이 북한 영변 핵단지 내 원심분리기가 지속적으로 확충되고 있다는 보고를 내놓은 것이다. 미국의 핵군축 연구기관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가 6일 북한 영변의 우라늄 농축시설인 원심분리기에 대한 위성사진을 판독한 결과라면서 발표한 내용이다. 지난 6월 30일에 촬영된 상업용 위성사진을 지난 4월 사진과 비교 분석한 결과라고 했다.

내용은 매우 구체적이었다. 원심분리기 건물과 북서쪽에 있는 작은 다른 건물을 연결하는 지붕 설치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했다. 원심분리기 건물 동쪽에 쌓여 있던 건설자재가 없어졌고 원심분리기 건물로 이어지는 철로에 건축자재로 보이는 물체를 실은 열차가 나타나고 있다고도 했다. 누가 보아도 원심분리기 확충 공사의 근거로 삼을 만하다. 

ISIS는 위성사진에 대한 이러한 분석에 기초해 북한이 농축우라늄과 플루토늄을 동시에 생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는 최종 결론을 내놓았다. 

  

다른 한편, 북한이 ICBM발사시험에 대한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것도 포착되었다. 올해 들어 북한이 로켓발사시험을 지속적이고 집중적으로 벌이는 데에서 쉽게 추정되는 사안이다. 그러나 보다 구체적인 것은 미국이 내왔다. 

미국의 북한전문 웹사이트 <38노스>였다. <38노스>는 지난 7월 29일, 북한의 동창리 서해 발사장 로켓 지지대가 기존 보다 두 배나 높아졌다는 보도를 했다. 2012년 4월과 12월에 각각 광명성3호 1호기와 광명성3호 2호기를 쏘아올렸던 은하3호를 장착했던 지지대의 높이가 30m였던 것에 반해 지금은 50~55m로 증축되었다는 것이었다. 도로 확장공사도 확인했다고 했다. 이뿐이 아니다. 결정적으로는 ‘KN-08’으로 추정되는 이동식 ICBM 엔진시험 등이 감지됐다고도 한 것이다. 

  

미국의 정보기관들이 최근에 밝혀놓고 있는 이러한 정보들만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있다. 북한이 핵.미사일 능력 제고 활동을 적극적으로 벌이고 있다는 것이 그것이다. 단순한 추정수준을 뛰어넘는다. 북한이 최 근년 들어 핵.미사일 능력을 높혀나갈 것이라는 말을 자주 언급했던 것을 차치할 수 없어서이다. 이 정도라면 북한의 핵.미사일능력 제고 활동의 적극화는 확정적인 사안으로 객관화시켜도 될 만한 사안으로 된다. 

여기에서 특히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제고 활동이 특별한 시기가 아니라 일반적인 시기에 일반적인 계기에서도 나타나고 있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사안이다. 그 계기로서 대표적인 것이 미국의 한미합동군사훈련이다. 

당장에 미국이 8월 중순에 벌이려고 하는 UFG 훈련에 대한 것이 그 적절한 그 사례가 될 것이다. 이전에야 북침핵전쟁훈련이라고 반발하는 것이 다였다. 그렇지만 지금에 와서 북한은 미국의 한미군사훈련에 대해 핵.미사일 능력제고로 맞서겠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한미연합군사훈련에 대해 북한이 핵.미사일 능력 제고로 대응하는 것에서 읽히는 것은 미국의 한미연합군사훈련을 북한이 핵.미사일능력 제고 활동을 벌일 수 있는 빌미나 구실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특별하게 주목해야되는 특기할만한 지점이다. 분명해 보이기도 해서이다. 

이것이 분명하다면 북한의 이러한 전반의 대응조치를 두고 미국의 한미연합군사훈련에 대한 압박전술 정도로 풀이하는 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분석이 될 수밖에 없다. 8월 7일자 연합뉴스에도 그러한 분석이 나온다. ‘UFG를 앞두고 미국과 남한에 대한 압박수위를 높이려는 의도’라는 것이 그것이다. 

북한이 미국의 한미연합군사훈련에 대해 반발만 하고 마는 수세적인 대응에서 벗어나 핵.미사일능력 제고 활동을 벌이는 명분과 구실로 삼는다고 하는 것은 북미대결전이 국면전환을 했음을 보여준다. 이른바 ‘강’ 대 ‘강’이라는 대립구도의 형성인 것이다. 이는 명백히 북미대결전의 새로운 국면이다. 

과거 북한이 핵실험을 하거나 인공위성으로 주장하는 장거리로켓발사를 하게 되었을 때나 만들어지곤 했던 것이 ‘핵’ 대 ‘핵’의 대결구도였다. 그 대결구도는 미국이 국제사회를 동원하여 경제외교적으로 대북제재를 가하는 것이 기본 양상이었다. 그러나 이제 와서는 ‘핵’ 대 ‘핵’의 대립구도는 미국의 한미연합군사훈련을 계기로도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현시기 북미대결전을 ‘강’ 대 ‘강’ 대립구도의 새로운 국면이라고 볼 수 있는 근거이다. 

이러한 ‘강’ 대 ‘강’ 대립구도는 현실적으로 제기될 수 있는 구체적으로 중요한 문제 하나를 산생시켜주고 있다. 북한에게 현실적으로 핵.미사일 능력을 높일 수 있게 하는 구실을 만들어주고 있는 한미연합군사훈련, 당장에는 8월 중순으로 예정되어 있는 UFG에 대해 미국은 과연 어떤 현실적인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인가? 하는 것이 그것이다. 

그대로 강행하거나 이른바 강도와 내용을 낮추는 로우 키(low-key)로 하거나 둘 중에 하나일 것이다. 이는 북한이 빍힌대로 핵 및 미사일로 맞서거나 아니면 자제하거나 할 것과 그대로 연동되는 문제이다. 

8월. 참으로 격동적인 8월이 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이는 결정적인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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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유족들 "박영선이 뒤통수…여야 합의 불인정"

"진상규명 하나만 있으면 되는데, 그것만 달랑 빼놓고…"

 
기사입력 2014.08.07 20:04:52
여야가 7일 낮 원내대표 회담을 통해 도출한 세월호특별법 관련 합의에 대해 세월호 참사 유족들이 격분한 반응을 보였다. 유족들은 "여야 원내대표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오늘의 합의를 했는지 궁금할 따름"이라며 "합의한 법안으로 진실을 밝힐 수 있다고 약속할 수 있는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유족들은 이날 저녁 국회 농성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야 합의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 발표했다. (☞기사 하단에 회견문 전문 첨부) 단원고 2학년 고(故) 유예은 양의 아버지인 유경근 가족대책위 대변인이 낭독한 입장문에서 이들은 "여야 합의 소식에 가족들은 분노를 감출 수 없다"며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한 내용은 가족과 국민의 요구를 명백하게 거부한 합의"라고 했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 필요성을 강조하며 "검·경 합동수사나 국정조사는 가족과 국민에게 진실을 보여주기는커녕 의혹만 더 확산시켜 왔다"며 "진실을 밝힐 이유가 사라지지 않는 한 수사권과 기소권이 필요한 이유 역시 사라지지 않는다"고 했다. 
 
이들은 여야 합의 내용에 대해 "대통령이 임명하는 상설특검법에 따라 특검을 하겠다는 합의는 가족들을 두 번 죽이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가족과 국민이 청원한 법률안을 읽어보기나 했는지 의심스럽다"며 "수사권과 기소권으로 진실을 밝힐 수 있는 특별법이 제정되어야 한다는 점, 진실을 내다버린 여야 합의 따위는 우리의 발길을 막을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이들은 여야에 대해 "새누리당은 세월호 참사 정국을 벗어나기 위해 '탈출'할 궁리만 해 왔다. 새정치연합은 탈출하려는 새누리당을 뒤쫓아갔을 뿐"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협상의 야당 측 대표였던 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에 대해서도 "(앞서) 성역 없는 진상조사를 위해 독립적 특검을 강력하게 주장했고, 세월호 참사 가족들을 찾아와서도 이러한 특별법을 강조하지 않았는가"라며 "손바닥 뒤집듯 가족과 국민에게 의견을 철저히 무시했다"고 했다. 
 
회견에서 김병권 가족대책위 위원장은 여야 합의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소리이고 저희 유가족을 두 번, 세 번 죽이는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위원장은 단원고 2학년 고 김빛나라 양의 아버지다. 유경근 대변인도 "오직 진상규명 하나만 있으면 되는데 그것만 달랑 빼놓고 하려 한다"고 외쳤다. 
 
유 대변인은 "저는 (지난 4일) 21일째의 단식을 중단했다. 수많은 가족들과 박영선 원내대표도 와서 '단식 그만하고 힘내 싸우라'고 해서 단식을 중단하고 나흘째가 됐다"며 "그런데 오늘 일어난 일을 보니 이 자리에서 단식하는 저를 몰아내고 야합하려고 한 것이냐"고 했다. 그는 "21일 만에 속아서 중단한 단식을 다시 시작하겠다"며 "물과 소금, 효소를 먹는 단식 아니라 아무 것도 먹지 않겠다"고 단수단염(斷水斷鹽) 단식에 돌입하겠다고 했다. 이미 3주의 단식으로 쇠약해진 몸으로 폭염 속에서 하는 단수단염 단식은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온다. 
 
▲유경근 대변인(오른쪽) 등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에 속한 유족들이 7일 오후 국회 본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유경근 대변인(오른쪽) 등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에 속한 유족들이 7일 오후 국회 본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광화문 유족들도 "실망스럽고 처참한 수준…박영선 믿었는데 뒤통수"
 
광화문에서 농성 중인 유족들은 격분한 반응을 보였다. 단원고 2학년 고 김민희 양의 아버지라고 밝힌 한 유족은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재보선 결과 보고 이렇게 될 줄 알았지만 생각보다도 더 실망스럽고 처참한 수준"이라며 "왜 유가족 진만 빼고 줄줄이 병원 실려가게 하나"라고 했다. 
 
그는 "단식하는 의미가 사라졌다"며 "오늘 당번이라 천막을 지키기로 했는데 그냥 집에 갈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청문회 일정 잡으면 뭐 하나? 증인 아무도 못 세울건데. 김기춘이다 뭐다 아무도 못 건드리게 할 것"이라고 답답한 듯 말했다. 
 
같은 학년 오경미 양의 아버지라고 밝힌 유족은 "박영선은 유일하게 믿을 만한 인물이었는데, 비대위원장이 되자마자 이렇게 뒤통수를 치나"라며 새정치연합 박영선 비대위원장에 대한 실망을 표하기도 했다. 그는 "명분없는 딜(거래)"이라며 "새누리당만 욕할 수 없어 새정치연합도 뭔가 욕하는 구호를 만들어야 할 판이다. 상설특검은 미덥지 못하다고 특별법(에 의한 특검 임명)으로 하자더니 한 입 가지고 두 말 하나"라고 분노를 표시했다. 
 
그는 "망하려면 혼자 망하지 왜 가족들을 죽이나"라며 "청와대, 국정원(의 책임을 규명할) 열쇠가 사라졌다. 이제 해경이나 해양수산부 조금 건드리고 말자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가족들은 이제 가족들이랑 국민들밖에 믿을 데가 없다"며 "지방선거와 재보선에서 가족들이 새정치연합에 기회를 준 건데 이제 다 말아먹었다"고 주장했다.
 
진보정당들도 여야 협상 정면비판
 
정치권 내에서도 여야 협상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정의당은 당 자체 세월호특위 위원장 정진후 의원 회견을 통해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양당이 합의한 내용은 국민과 세월호 유족들을 끝내 낙담시키고 주저앉혀 버렸다"며 "국민과 세월호 유족을 전혀 대변하지 못한 그들만의 합의"라고 비판했다. 정의당은 앞서 새정치연합 내에서 두 당 간의 '통합' 논의가 나온 데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었다. 
 
정의당은 "대다수 국민과 세월호 유족들이 핵심적으로 요구해 왔던 사항은 수사권과 기소권"이라며 "필요하면 상설특검으로 하면 된다는 주장을 계속 내세워 온 새누리당의 입장에 새정치연합이 무기력하게 동의해준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양당 합의에 대해 정의당은 결코 인정할 수 없다. 25일째 목숨을 건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유족들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양당은 일방적 합의를 즉각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원외정당인 노동당과 녹색당도 각각 성명을 내고 비판했다. 노동당은 "제대로 된 진상규명을 보장할 수 있는 특별법 제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유족들이 제안한 법안이 가장 최선의 법안"이라고 했고, 녹색당도 "여야는 유가족들의 기대를 저버렸다. 이런 합의는 인정할 수 없다"며 "오늘의 합의는 철저한 진상규명과는 동떨어진 합의"라고 했다.
 
※다음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발표된 '세월호 특별법 여야 합의에 대한 가족대책위 입장' 전문이다.
 
가족의 요구 짓밟은 여야 합의에 반대한다
 
오늘 오후 뉴스로 전해진 여야 합의 소식에 가족들은 분노를 감출 수 없다.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한 내용은 가족과 국민의 요구를 명백하게 거부한 합의이기 때문이다. 7.30 재보선 이후 세월호 국면을 노골적으로 탈출하려는 새누리당의 움직임에 날개를 달아 준 것이다.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낱낱이 밝히기 위해 수사권과 기소권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길게 다시 반복하지 않겠다. 진실을 밝힐 이유가 사라지지 않는 한 수사권과 기소권이 필요한 이유 역시 사라지지 않는다. 검경 합동수사나 국정조사는 가족과 국민에게 진실을 보여주기는커녕 의혹만 더 확산시켜 왔다. 국정원이 세월호 증축에 관여했을 가능성을 의심케 하는 문건이 발견됐는데 그냥 묻어버리려고 한다. 골든타임을 포함한 7시간 동안 대통령이 무엇을 했는지 궁금하다는데 아무도 알려줄 수 없다고 한다. 4월 16일 이후로 아직까지 그날을 떠나지 못하는 우리 가족들더러 여기에서 멈추라는 말인가. 평생 그날의 참사 속에서 살라는 말인가. 
 
대통령이 임명하는 상설특검법에 따라 특검을 하겠다는 합의는 가족들을 두 번 죽이는 일이다. 가족이 아무런 의견도 낼 수 없는 특별검사후보추천위원회가 낸 후보 두 명 중 대통령이 한 명을 임명한다고 한다. 이런 특별검사에게 우리 아이들이 죽어가야 했던 진실을 내맡기라는 것인가. 그럴 것이었다면 특별법을 요구하지도 않았다. 검경과 국회 국정조사에만 진상 규명을 맡길 수 없는 이유는 그저 불신 때문이 아니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우리 아이들, 여러 희생자들에게 전할 이승의 편지는 우리 스스로 써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여야 원내대표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오늘의 합의를 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가족과 국민이 청원한 법률안을 읽어보기나 했는지 의심스럽다. 합의한 법안으로 진실을 밝힐 수 있다고 약속할 수 있는지 묻고 싶다. 대통령이 약속했던 날도, 세월호 참사 100일이 되는 날도, 아무런 의지를 보여주지 않았던 여야가 왜 오늘 이와 같은 합의를 했는가. 다음주 교황 방한을 앞두고 애가 닳은 청와대를 위한 합의일 뿐 아니냐고 묻지 않을 도리가 없다. 
 
국정조사에서도 진상 규명을 회피하고 진실을 밝히기 위한 권한을 모두 내려놓은 법안을 특별법이라고 이름만 붙여 놓았던 새누리당이 한 발자국이라도 움직였는가. 새누리당은 세월호 참사 정국을 벗어나기 위해 탈출할 궁리만 해왔다. 새정치민주연합은 탈출하려는 새누리당을 뒤쫓아갔을 뿐임을 알고나 있는가! 오늘 합의는 이러한 새누리당의 세월호 특별법 제정 국면 탈출 시도에 새정치민주연합이 들러리를 섰다고 볼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정점엔 박영선 비상대책위원장이 있다는 점에 가족들은 땅을 치고 있다. 박영선 비상대책위원장이 원내대표 시절 성역없는 진상조사를 위해 독립적 특검을 강력하게 주장했고, 세월호 참사 가족들을 찾아와서도 이러한 특별법을 강조하지 않았는가! 그런데 손바닥 뒤집듯 가족과 국민에게 의견을 철저히 무시하고 여당과 합의한 것에 대해 가족들은 용납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반대의 입장을 다시 한번 명확히 한다. 그리고 가족대책위와 국민에게 어떤 의견도 묻지 않고 이루어진 여야 원내대표끼리의 합의는 당신들만의 합의일 뿐임을 분명히 밝힌다. 
 
여기에서 멈추는 순간 진실은 사라지고 또 다른 참사가 서서히 시작될 것이다. 가족들과 함께 해온 국민들 역시 오늘의 여야 합의에 우려와 분노를 감추지 않고 있다. 이것이 국민의 뜻이다. 이번에는 달라져야 한다는 것, 그래서 수사권과 기소권으로 진실을 밝힐 수 있는 특별법이 제정되어야 한다는 것. 진실을 내다버린 여야 합의 따위는 우리의 발길을 막을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 
 
2014년 8월 7일 
세월호 참사 일반인 희생자 유가족 대책위원회,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 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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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정치인들은 비극의 현장에서 기념촬영을 할까?

왜 정치인들은 비극의 현장에서 기념촬영을 할까?

 

 

기념촬영이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윤 일병 폭행 사망 사건'을 조사하던 국회의원들이 현장에서 기념촬영을 한 것이다. 종종 논란이 된 일이지만, 2014년인 올해 그 어느 때보다 기념촬영 논란이 많은 건, 그 어느 때 보다 비극적인 사건이 많은 해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은 '왜 그들은 비극적인 현장에서 조차 기념사진을 찍는가'란 문제다. 기념사진은 기념할 만한 상황에서 찍는 게 아닌가? 다른 이들에게는 비극적인 사건이 그들에게는 기념할 만한 일인 걸까?

지난 4월, 안전행정부의 고위 공무원이 세월호 유가족들이 모여있는 곳에서 기념촬영을 하려다 논란을 빚었을 때, '동아일보'는 기자칼럼을 통해 다음과 같이 그 이유를 지적한 바 있다.

사진 촬영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공무원들이다. 회의실에서, 행사장에서 사진 촬영은 빠지지 않는 통과의례다. 공무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촬영하는 것은 기록을 남긴다는 차원에서 중요한 일이다. 문제는 기념과 기록의 구분을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또 명목상 기록이지만 실제 내용은 기념인 경우도 많다. - 이성호 '동아일보' 사회부 기자

 
 

비극의 현장에서 기념과 기록을 혼동한 순간, 그들은 어떤 마음가짐이었을지 궁금했다. 아래는 올해를 포함해 지난 몇 년 간 있었던 기념촬영 논란과 그들의 해명을 정리한 것이다. 물론 해명을 들어도 이해는 쉽지 않다. 대체 왜 이러는 걸까요?

1. 격려, 그리고 기원의 마음에...

촬영일지 : 2014년 8월 5일,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들이 연천 28사단 의무 내무반을 찾아 현장 조사 후 부대 장병들과 기념촬영을 했다. 28사단 의무 내무반은 '윤 일병 폭행 사망 사건'이 벌어진 곳이다. 국회의원들은 3군 사령관, 28사단장, 그리고 부대 장병들과 화이팅을 했다.

photo

해명 : “당시 방문 목적은 윤 일병이 근무한 환경, 부대 관리 실태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불행한 사건이 발생하여 실의에 빠진 장병들의 애로사항을 현장에서 직접 청취, 그리고 이들을 위로하고 용기를 북돋아 주고 국회 국방위원회 차원의 현장 중심의 지원책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었다. 장병들을 포함한 지휘관과 1시간 30분 가량 간담회를 연 이후 자연스럽게 장병들을 격려하는 과정에서 안전하고 성공적 군 복무를 기원하며 단체 사진을 찍었다.”- 황진하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장(한겨레 보도)

2. 냉정하지 못한 마음에...

촬영일지 : 2014년 7월 22일, 김태호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강원도청 별관을 찾았다. 헬기 추락 사고로 순직한 소방관 5명의 영결식이 열린 곳이었다. 당시 그는 여성 2명과 휴대전화로 기념촬영을 했다.

해명 : “운구차가 떠나고 난 뒤 경남도지사 시절 안면이 있던 일부 참석자가 너무 강하게 사진 촬영을 요청해 냉정하게 뿌리치지 못했다.”- 김태호 새누리당 최고위원 (동아일보 보도)

3. "이제 고생이 끝났다"는 마음에...

촬영일지 : 2014년 6월 11일, 경남 밀양시의 송전탑 반대 움막 철거 행정대집행이 있던 날이었다. 집행이 끝난 후, 움막들이 있던 자리에서 20여명의 여경이 사진을 찍었다. 경남경찰청의 '여경제대' 소속인 이들은 손가락으로 V자를 그렸다.

해명 : "오랫동안 많은 고생을 하다 끝났다는 안도감에 촬영을 한 것 같다. 어떻게 변명을 하겠냐." -경남 경찰청(YTN 보도)

4. "여기까지 왔는데..."하는 마음에...

촬영일지 : 2014년 4월 19일, 길환영 전 KBS 사장이 세월호 침몰 현장 주변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휴식하던 방송요원 15명이 도열해 사진을 찍었고, 30여명이 모여 한번 더 사진을 찍었다. "배경은 세월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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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명(?) : "이왕 온 김에 모두 사진 한번 찍자. 다 오라고 해" - 촬영 당시 길환영 전 KBS 사장이 한 말 (KBS 노동조합 노보)

5. "추모의 뜻을 역사에 남기고 싶은" 마음에...

촬영일지 : 2010년 4월 1일, 당시 한나라당 공성진 최고위원은 천안함 실종자 수색작업 도중 순직한 고 한주호 준위 빈소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당시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도 자신의 미니홈피에 '故 한주호 준위님 빈소에 다녀왔습니다'라며 헌화와 조문하는 모습, 방명록에 글을 쓰는 모습 등이 담긴 사진을 올렸다.

nakyung

해명 : "안중근 순국 100주년 추모식장에서도 기념촬영이 있었는데, 이는 추모의식을 역사의 기록으로 남겨 후세에까지 그 숭고한 뜻을 잃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고 한주호 준위 빈소 주변에서의 사진촬영 역시 이와 마찬가지일 뿐이다. 경건한 자리에서 무엇이 그렇게 기념할 것이 많다고 기념촬영을 하느냐고 한다면 빈소에서의 언론 취재활동, 카메라 촬영 역시 해서는 안 될 것이다." - 당시 공성진 한나라당 최고위원 (프레시안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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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속 실크로드 유적이 눈앞에

청전 스님 2014. 08. 07
조회수 434 추천수 0
 

 

청전 스님의 아프가니스탄 기행

3. 역사 속에 묻혀 있던 실크로드의 유적들이 눈앞에

 

 

아프가니스탄 북쪽은 힌두쿠시 산맥의 계곡에 옥서스(아무다리야) 강의 여러 지류가 흐르는 곳으로 예전에 중국의 구법승과 카라반, 심지어 침략자들까지 가장 많이 넘나들던 주 노선이었다.

 
왜냐하면 파미르 고원이나 티벳은 평지가 4,000m, 고개가 5,000m급이지만 이곳은 그보다 1,000m가 더 낮은 평지와 고개로 되어 있고 박트리아 지방, 사마르칸트 등이 있어 통행에 불편이 없었기 때문이다. 비록 천산산맥 이동(以東) 쪽에서 보자면, 1,000km 가량을 더 서쪽으로 갔다가 정남쪽으로 돌아 내려와야 되었지만 이렇게 우회하는 게 제일 안전했다. 그래서인지 7세기 경 현장법사가 인도로 오기 위해서는 바로 이 주 노선을 따라 왔다가 귀국길에는 바다크샨을 지나 ‘사막의 진주’라는 카쉬가르로 곧장 가는 길을 택했다.

그러나 오늘날은 실크로드의 ‘사막의 길’의 쇠태하고 근대에 접어들어 정치적 불안정이 겹쳐 다만 그 유적만 옛 영광을 간직하고 있을 뿐, 시내버스 구경하기도 어려운 곳으로 전락해 있었다.

 

어찌되었든 옛 영광의 흔적을 찾아, 쿤두즈(Kunduz)까지 250km를 한 번, 그리고 마자레 샤리프(Mazar-e-Sharif)까지 250km 까지 또 택시를 대절하여 갔을 때는 어둑어둑한 저녁이었다. 산중에 있었을 때는 햇빛이 강렬하여 더웠으나 이곳은 이제 해가 진 이후에도 더운 게 낮은 땅에 내려온 게 확연하게 느껴졌다. 해발고도가 무려 3,000m가 떨어졌으니 더운 건 당연했다. 인도 평원은 아마 매일 40도 이상 올라갔을 5월이었으니 말이다.

 
옥서스 강 이남을 따라 진종일 이곳 마자레 샤리프까지 온 것은 회교도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슬람교 창시자인 모하메드의 사위, 예언자 하즈랏 알리(Hazrat Ali)가 여기에 묻혀 있다는 전설 때문이었다. 그의 또 다른 비밀 무덤은 이라크의 수도 바그다드 인근의 나자프(Najaf)에 있다고 한다.

 
‘고귀한 성소(Noble Shrine)’라 불리는 마자레 샤리프는 푸른 모스크(Blue Mosque)로 유명한데 그 빛깔과 양식은 아프가니스탄뿐만 아니라 중앙 아시에서도 제일이라고 하여 그 모습을 보고 싶어서 찾아 나선 길이었다.

 
성지 중의 성지라는 이곳까지 올 때는 진종일 수많은 돌 자갈과 모래 무더기 사태를 지났는데 보름 전에 일어난 홍수로 2,500여 명의 사망자가 생기는 끔찍한 산사태가 일어나 아직도 흙더미 속에서 시체를 찾아내는 중이었다. 가끔씩 길가에 부서진 채로 방치된 탱크들의 잔해가 눈에 띄었다. 1979년, 구 소련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 이래 현주민들이 육탄으로 탱크를 막았던 잔해였다. 막강한 군사력만 믿고 침공을 감행했던 소련은 피해만 잔뜩 입고 또 자기들도 국제적인 조롱거리가 되어 10년 후 아무런 성과도 없이 철수를 했었다. 미국이 월남전에 개입했던 것처럼. 그 자리를 대신한 미국을 비롯한 서구 열강들은 자기들이 원조했던 탈레반 정권을 쫒아내고 꼭두각시 정권을 세워두었으나 얼마나 오래갈 지는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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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어디를 가더라도 길가에 부서진 탱크를 많이 볼 수 있다>

 

 

어찌되었든 찾아간 마자레 샤리프의 담청색 돔과 자그만 타일들로 이뤄진 푸른 모스크에는 참배객이 그치질 않았다. 모스크 주위엔 별의별 불구자들이 간절하게 기도하는 모습인데 신통하게도 바로 이 모스크에선 기적이 일어나곤 한단다. 어느 종교에 드러나는 현상이리라. 동서남북 네 방향으로 뚫린 네 개의 문 주위에는 하얀 비둘기만 모여 있었다. 워낙 성지라 검정색 비둘기들도 이 사원에 오면 40일 안에 하얀색으로 변한다고. (나중에 보니 인근의 비둘기들은 모두 하얀색이었다. 변해서 그런 것인지 원래 그런 것인지 모르겠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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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자레 샤리프 시내 중앙에 있는 성지가 된 모스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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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 안에 살고 있는 수많은 비둘기 떼, 신통하게도 하나같이 하얀색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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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스크 옆 길가의 골동품 선물거리 노점상 할부지가 세월 좋게 낮잠을 잔다>

 

다음날 20여km 떨어진 발크(Balkh)로 갔다. 『불설태자서응본기경(佛說太子瑞應本起經)』에 나오는 부처님에게 꿀과 사탕수수 공양을 올렸던 북쪽의 상인인 제위(禮謂, Trapusa)와 파리(波利. Bhahaika)가 바로 이곳 출신의 카라반이었기 때문이다.

 
이곳은 또한 헬레니즘의 중심지인 알렉산더 동방 원정 때 건설된 알렉산드리아라는 인공 도시의 그리스인들이 이주해 와서 살던 곳으로 그들의 후예에 의해서 인간의 형상을 본떠 맨 처음 불상이 제작되었다. 그들과 통혼(通婚)을 했던 남쪽의 간다라 지방의 월씨(月氏)의 후예 쿠샤나 왕조에 의해서 불상이 탄생되었다. 이런 역사적인 배경 때문에 감회가 남다를 줄 알았으나 “빌라 하싸르”라 불리는 진흙 담만이 무상의 이치를 일깨우며 남아 있었다.

 
발크를 굳이 찾아가 보고 싶었던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이곳이 ‘불을 숭배 한다’하여 배화교(拜火敎)로 불리는 배화교의 창시자 조로아스터의 태생지였기 때문이었다. 부처님보다 100백여 년이 앞선 시대에 태어난 그의 가르침은 이후 페르시아, 즉 오늘날 이란에서 크게 번성했었다. 그의 가르침의 근거는 선악으로 나뉜 최초의 이원론적 일신교(一神敎) 사상으로 그 영향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은 종교는 두말할 것 없이 지금의 기독교와 회교다. 한때 중국까지 전래되어 명교(明敎)라 불리던 배화교는 지금도 내가 사는 인도 땅에 남아있다. 인도 제일의 타타그룹의 회장도 배화교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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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크의 빌라 하싸르 진흙 성이 옛날의 역사를 말해준다>

 

 

배화교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아 아직까지 그들의 성소를 다녀온 적이 없었다. 인도에 돌아가면 배화교에 대해 좀 더 알아보고 싶은 생각이 일었던 발크를 뒤로 하고 이제 대불(大佛)로 유명한 바미얀 까지 가는 길, 이번에도 가는 길이 만만치 않았다.

 
이번 여행은 이래저래 여행이 아니라 고행이었다. 하긴 아프가니스탄에서 무얼 더 바랬을까만.

여기서 목숨을 버리지 않는 것만 해도 어딘가를 빼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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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간 어디고 식당에 가면 가장 쉽게 먹을 수 있는 케밥(양고기 꼬치구이)이란 요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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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일병 사망' 결정적 제보자

[기사 수정: 7일 오전 10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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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 일병 집단 구타 사망사건과 관련해, 군 헌병대가 윤 일병 사망 5일 뒤인 지난 4월 11일 실시한 현장 검증 사진.
ⓒ 군 수사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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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사단 윤 일병 구타 사망 사건'은 자칫 단순 질식사로 덮일 수도 있는 사건이었다. 가해자인 이아무개 병장 등 6명은 지난 4월 6일 오후 의무반 후임 윤아무개 일병이 자신들에게 집단 구타 당해 의식을 잃고 의료원으로 후송되자 사건 은폐를 위해 입을 맞췄다. 

헌병대 조사에서 이들은 모두 "윤 일병이 냉동식품을 먹다가 호흡곤란을 일으켜 쓰러졌다, 화목한 분위기로 회식이 진행됐다"라고 허위진술했고, 의무반 장기입원자로 구타 현장에서 모든 상황을 지켜본 김아무개 일병에게는 "OO씨는 자고 있었던 거예요"라고 압박했다. 또 사건 발생 다음 날(4월 7일) 오전 증거인멸을 위해 윤 일병의 군용수첩 일부를 찢어 버리기도 했다. 가해자들이 윤 일병에게 외우라고 강요했던 선임병들의 계급·성명·군번 등이 적힌 부분이었다. 

그러나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윤 일병 사건 수사기록에 따르면, 이 같은 은폐시도를 뒤집을 결정적인 제보자가 있었다.

이날 오후 가해자 중 한 명인 지아무개 상병이 우연히 흡연장에서 A상병을 만났다. A 상병이 윤 일병 후송 이유를 묻자 지 상병은 "아, 나 육군교도소 갈 수도 있겠다"라면서 괴로운 마음을 털어놨다. A 상병이 "윤 일병이 냉동식품 먹다가 쓰러져 병원에 간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하자 지 상병은 사실을 말했다. 

"고백하고 용서 구하라" 설득하다 결국 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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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 일병 집단 구타 사망사건과 관련해, 군 헌병대가 윤 일병 사망 5일 뒤인 지난 4월 11일 실시한 현장 검증 사진.
ⓒ 군 수사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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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늦게 두 사람은 흡연장에서 다시 만났다. 지 상병이 "아까 우리가 나눈 이야기는 둘만 알고 있자, 입을 맞춰서 헌병대에서도 거짓으로 진술했다, 단순 사고로 처리하겠다"라고 하자 A 상병은 "윤 일병이 깨어나거나 또는 잘못돼 부검이라도 해서 폭행 흔적이 나오면 어떻게 할 거냐, 사실대로 말하라"라고 설득했다. 

그러나 지 상병은 "윤 일병이 이대로 안 깨어났으면 좋겠다, 그냥 죽어 버렸으면 좋겠다, 나 이거 사실대로 말하면 (가해자 핵심인) 이 병장에게 맞아 죽을 수도 있다, 나도 지금 불안해 죽겠다"라면서 거부했다. 재차 A 상병은 다시 "솔직하게 고백하고 용서를 구하라"라고 했으나 지 상병은 "모르겠다, 나만 입 닫고 있으면 잘 해결될 것 같다"라고 하면서 생활관(옛 내무반)으로 들어갔다. 

이후 고민 속에 잠을 못 이루던 A 상병은 "이런 사실이 알려지지 않을 경우 차후 내 자식이 군에 갔다가 억울한 일을 당할 것 같다"라는 생각에 결국 이날 오후 10시 40분께 본부포대장 김아무개 대위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이 들은 내용을 제보했다. 그는 제보 이유를 묻는 포대장에게 "사람이 죽어 가는데…, 도저히 양심에 찔려서 입 닫고 있을 수가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 제보에 따라 포대장은 사고 발생 다음날인 4월 7일 오전 1시 30분께 가해병사들을 불렀으나 이들은 여전히 혐의를 부인했다. 이어 전날 구타현장을 지켜봤던 장기입실자 김아무개 일병도 불렀다. 김 일병은 처음에는 "자고 있어서 잘 모르겠다"라고 했으나 제보 내용을 근거로 한 질문에 결국, 자신이 목격했던 내용을 이야기했다. 

"제보 후회되지 않는다, 윤 일병과 부모님들 억울하지 않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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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 일병 집단 구타 사망사건과 관련해, 군 헌병대가 윤 일병 사망 5일 뒤인 지난 4월 11일 실시한 현장 검증 사진.
ⓒ 군 수사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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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의무부대원 11명이 한 달 넘게 구타당하는 장면을 지켜봤음에도 신고하지 않고, 연병장 응급처치 교육 현장에서 44명의 병사가 윤 일병이 확성기로 폭행당하는 장면을 보고도 외면하고, 군 검찰은 제대로 기소하지 않고, 전모를 보고받은 국방장관이 사단장 징계도 하지 않는 아수라장속에서 그래도 '의인'이 있었던 것이다.

A 상병은 헌병대에서 '이번 제보로 보복이 두렵거나 후회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후회되지 않는다, 윤 일병과 부모님들이 억울함이 없었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답했다. 이후 군 수사과정에서 가해자들도 제보자 A상병에 대해서 알게 된 상태다. 

이런 결정적인 직·간접 증언들이 있었음에도, 그 뒤 군의 대응은 또 늦었다. 바로 가해자들을 체포하지 않고 당일 오전 9시가 넘어 헌병대 조사에 넘긴 것이다. 이들은 헌병대 조사 직전까지도 증거인멸을 위해 윤 일병의 군용수첩을 찢었다.

이들에 대한 체포가 늦어지면서 2차 사고가 일어날 수도 있었다는 지적이다. 이 사건에 대해 잘 아는 한 관계자는 "계속 은폐하자는 이 병장과 불안해 하는 다른 병사들 사이에 물리적 충돌이 벌어질 수도 있고, 이런 상황에서 자살이나 탈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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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 수사하랬더니 국민 잡겠다며 ‘강신명 내정’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4/08/07 11:38
  • 수정일
    2014/08/07 11:38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유병언 수사하랬더니 국민 잡겠다며 ‘강신명 내정’
 
강경진압와 토높이의 대가, 초고속 승진의 배경은 청와대 출신 정치경찰
 
임병도 | 2014-08-07 07:47:18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강신명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신임 경찰청장으로 내정됐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유병언 수사 등의 문제로 사임한 이성한 경찰청장 후임으로 경찰대 출신 강신명 서울지방경찰청장을 내정했습니다. 

유병언 수사와 관련하여 이성한 경찰청장이 물러나면서 박근혜 대통령은 왜 강신명 서울청장을 내정했는지, 그 배경과 함께 그가 어떻게 대한민국 경찰조직을 이끌어 갈지 예상해보겠습니다. 


'초고속 승진의 배경은 청와대 출신 정치경찰' 

강신명 경찰청장은 다른 경찰에 비해 승진이 빠른 편입니다. 특히 경찰대 1기도 아닌 2기 출신인 그가 첫 경찰대 출신 경찰 수장이 되는 배경에는 '청와대'가 있었습니다. 
 

 

 

강신명 경찰청장 내정자는 이명박정부에서 '청와대 치안비서관'을 지냈습니다. '청와대 치안비서관'은 청와대와 경찰을 조율하는 역할을 합니다. 

박근혜정부가 출범하면서 청와대에 파견 나갔던 정부조직 비서관들이 복귀하는 것과 다르게 강신명 내정자는 경찰 출신으로는 처음 '청와대 사회안전비서관'에 임명됩니다.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강신명 경찰청장 내정자는 청와대를 나오는 순간부터 초고속 승진을 합니다. 
 

 

 

2013년 12월 경찰 정례인사에서 강신명 청와대 사회안전비서관은 서울지방경찰청장에 임명됩니다. 그리고 불과 8개월 만에 경찰청장에 내정됐습니다.

같은 경찰대 출신이지만, 1기 출신 이인선 전 인천지방경찰청장이 경찰청 차장에 임명된 상황을 보면 후배가 선배보다 먼저 출세한 셈입니다. 1

경찰로서는 최고의 성공이자 출세인 경찰청장 내정 배경에는 이처럼 MB정권과 박근혜정권에 이르기까지 청와대에서 활약했던 그의 탁월한 출세기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강경진압와 토끼몰이의 대가 강신명' 

강신명 경찰청장은 서울지방경찰청장에 임명된 순간부터 대통령의 강력한 도구로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습니다. 
 

 

 

강신명 내정자는 2013년 12월 서울경찰청장에 임명되자마자 철도 민영화를 반대하는 철도노조 지도부를 검거하기 위해 경찰병력 5천명 이상을 민주노총본부가 있는 경향신문사 건물에 투입합니다. 

수천 명의 경찰이 언론사 건물에 난입하는 초유의 사태를 벌였지만, 철도노조 지도부는 단 한 명도 체포하지 못하면서 작전은 실패로 돌아갑니다. 

언론사에 경찰을 투입한다는 행위 자체가 강신명 단독으로는 절대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청와대가 지시했거나 최소한 사전에 작전에 대해 협의가 있어야만 가능했던 일입니다. 
 

 

 

세월호 추모집회가 시작되면서 많은 시민들이 자녀들과 함께 촛불을 들고 나왔습니다. 그런데 경찰은 이런 시민들의 추모집회를 '토끼몰이'식으로 연행했습니다. 

경찰의 해산명령에 따라 시민들은 인도로 올라서거나 집으로 귀가하기 위해 돌아섰지만, 경찰은 도로의 앞뒤를 모두 막고는 '모두 연행하라'며 시민들을 강제 연행하기도 했습니다. 

세월호 추모집회를 이렇게 강경진압했던 배경은 이미 박근혜정권은 세월호 추모집회가 더 확산하지 못하게 막겠다는 방침을 세웠고 그 지시를 강신명 서울지방경찰청장이 받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강신명 경찰청장이 보여줄 모습들...'

강신명 경찰청장 내정자는 서울경찰청장 시절부터 집회시위에 관해 강경책을 계속 고수해오고 있는 인물입니다. 
 

 

 

강신명 내정자는 '집회 현장의 불법 행위는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수차례 강조했고, 이에 따라 세월호 추모집회나 민영화 반대 시위 등에 강경진압과 토끼몰이가 시작됐습니다. 

강신명 내정자는 단순한 말뿐이 아니라 모든 명령을 동원해 철저하게 집회와 시위를 막았습니다. 
 

 

 

2014년 상반기에만 경찰은 집회시위 등에서 소음유지 명령을 80→96회로 20% 늘렸습니다. 확성기 사용중지 명령도 10→34회로 240% 집회참가자에 대한 사법조치 의뢰도 9→34회로 278% 증가했습니다. 

청와대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인근 지역에서 세월호 추모 노란리본을 달았다는 이유만으로 불심검문까지도 자행했던 인물이 강신명 경찰청장 내정자입니다.


'국가권력의 남용은 이미 그 자체로 범죄'

 

 

 

 

 

김진태 검찰총장 경남 사천, 강신명 경찰청장 내정자 경남 합천, 황찬현 감사원장 경남 마산, 국세청장 내정자 경북 의성 출신지 등을 보면 영남권 인사가 박근혜정권의 사정기관을 독식하고 있습니다. 

특히 국세청장 임환수와 경찰청장 강신명 내정자는 대구고와 대구 청구고를 나온 대구쪽 인물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역구였던 대구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이번 강신명 경찰청장 내정을 보면 주요 사정기관에 자기 사람을 심어 철저히 권력을 장악하겠다는 의도입니다. 
 

 

 

경찰법 제4조를 보면 "국가경찰은 그 직무를 수행할 때 헌법과 법률에 따라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존중하고,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공정·중립을 지켜야 하며, 부여된 권한을 남용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세월호 진상규명과 유병언 등의 세모그룹을 조사하다가 실패한 박근혜정권은 세월호 수사를 하려는 것이 아니라 정치경찰을 앞세워 더욱더 국민을 통제하겠다고 강신명 내정자를 임명했습니다. 

유병언을 제대로 수사하랬더니 엉뚱하게 국민을 잡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을 보면서, 국가권력을 남용하여 국민의 인권과 민주적 기본질서를 침해하는 행위 자체가 범죄라는 사실을 꼭 알려주고 싶습니다.

1. 경찰대 1기가 경찰청장에 임명되지 못한 이유 중의 하나는 경찰대 1기가 검경 수사권 분리를 주장하는 강경파이라는 점도 있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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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아시안게임 남북공동응원단 모집 시작

인천 아시안게임 남북공동응원단 모집 시작110개 시민단체 남북공동응원단 추진본부 발족 기자회견
이승현 기자  |  shlee@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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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8.06  18:4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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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교인평화회의(KCRP),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체육위원회,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연대회의), 한국진보연대 등 110개 단체는 6일 오전 서울 태평로 한국언론재단에서 '2014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남북공동응원단 추진본부' 발족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갖고 5천명 규모의 공동응원단 모집 캠페인을 시작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다음달 19일 개막하는 인천 아시안게임을 온 겨레가 함께하는 민족화해의 제전으로 만들기 위해 남북의 화해를 염원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남북공동응원단이 추진되고 있다.

종교인평화회의(KCRP),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체육위원회,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연대회의), 한국진보연대 등 110개 단체는 6일 오전 서울 태평로 한국언론재단에서 '2014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남북공동응원단 추진본부' 발족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갖고 5천명 규모의 공동응원단 모집 캠페인을 시작했다.

추진본부는 "정치적 협상보다는 스포츠 교류가, 그리고 단순한 대회 참가보다는 마음을 모으는 남북의 공동응원이 모아질 때, 얼어붙은 남북관계가 다시 화해와 단합의 기운을 얻게 된다는 것은 이미 우리가 여러 차례 경험한 '역사'"라며 "북측 응원단의 파견이 반드시 성사될 수 있도록 남과 북 양 당국이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양보하는 타협의 정신을 발휘해 줄 것"을 호소했다.

또한 "정부는 남과 북이 화해와 단합의 목소리를 직접적으로 나누는 남북공동응원이 실질적으로 성사되도록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지원해 줄 것"을 정중히 요청했다.

추진본부는 남북공동응원의 방식에 대해 "말 그대로 한 경기장에서 남과 북이 함께 남측 경기도 응원하고 북측 경기도 응원하는 남북공동응원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북측 응원단의 남측 경기 응원도 실현시켜 진정으로 남북이 서로 돕고 응원하는 화해의 기운을 온 인천과 아시아로 퍼져 나가게 할 것"이며, "경기장에서의 응원만이 아니라 남북의 합동문화공연, 거리 공동응원 등도 함께 추진"해 인천 아시아 경기대회를 온 겨레가 함께하는 민족화해의 제적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한 남측을 방문하는 북한 응원단을 민간차원에서 따뜻하게 환대하고 이들이 남측 민간과 접촉하고 교류하여 서로를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안내하는데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남북공동응원단의 명칭은 '남북공동응원단-한반도 평화 서포터즈'로 정해졌으며, 모집대상은 인천시민 4천명에 전국 1천명을 더해 5천명 규모로 계획하고 있다. 인천에서는 이미 지난달 23일 발족이 되어서 현재 거리 캠페인을 통해 모집하고 있으며, 추진본부는 이날부터 공동응원단 모집을 위한 QR코드를 배포했다.

곽경전 인천 남북공동응원단 공동집행위원장은 대회 개막후 10월 4일까지 남과 북이 참가하는 주말 경기에 집중해 공동응원을 펼칠 예정이며, 주요 경기를 앞두고는 서울 강남을 비롯해 전국 주요 도시에서 거리 응원전을 개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곽경전 집행위원장은 또한 당면해서 초미의 관심사인 북측 응원단의 파견을 위한 거리 캠페인을 오는 12일에 집중해 전개하고 남북간 합의로 북측 응원단이 올 경우 민간차원의 환영행사와 응원단 입국시 환영행사 등을 꼼꼼히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 남북공동응원단의 명칭은 '남북공동응원단-한반도 평화 서포터즈'로 정해졌으며, 모집대상은 인천시민 4천명에 전국 1천명을 더해 5천명 규모로 계획하고 있다. 인천에서는 이미 지난달 23일 발족이 되어서 현재 거리 캠페인을 통해 모집하고 있으며, 추진본부는 이날부터 공동응원단 모집을 위한 QR코드를 배포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기자회견에서 이창복 통일맞이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정치적 대립을 떠나 남북공동응원단 활동을 통해 남북관계 해빙의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며, 이번 인천 아시안게임이 우리민족의 하나됨을 확인하고 평화의지를 다지는 장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의중 아시안게임범시민지원협의회 남북교류분과 위원장은 "함께 운동하고 응원하는 남북공동행사가 없으면 인천 아시안게임은 아무리 잘해도 70%의 성공에 불과할 것"이라며, 인천 아시안게임이 내세운 주제인 '평화의 물결, 아시아의 미래'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어서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은 "남과 북 노동자의 대중적 교류의 장으로써 통일운동의 활성화에 기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믿고 민주노총도 조직적으로 남북공동응원단 활동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이해학 목사는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역사적인 평양공연을 이끌었던 로린 마젤이 지난달 13일 타개했다는 소식과 함께 그가 타개할 때까지 한반도의 통일을 염원하며 주위의 지인들에게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던 사연을 전하면서 인천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남과 북이 소통과 신뢰를 회복하는 관계로 가야 하며, 이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승환 시민사화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기자회견은 6.15남측위원회 공동응원추진단장인 영담스님의 기자회견과 각계 발언에 이어 전준호 대한불교청년회 중앙회장의 대국민호소문 낭독, 그리고 인천 아시안게임 마스코트와 한반도기를 앞세운 참가자들의 응원 퍼포먼스의 순서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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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미국 위한 한국의 몸대주기

사드, 미국 위한 한국의 몸대주기
 
 
 
주권방송 
기사입력: 2014/08/07 [07:57]  최종편집: ⓒ 자주민보
 
 
 

미국 국방부가 사드 미사일 작전을 수행하는 부대를 한반도에 영구적으로 주둔하게 하는 정책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사드(THAAD) 는 종말 비행단계 고고도 지역방어체계를 뜻하는 것으로 탄도미사일이 대기권 밖으로 날아가다가 막 대기권에 진입했을 때 요격시키는 미사일 방어 체계이다.

북한의 탄도미사일은 미국을 겨냥한 것으로 유럽이나 러시아, 중국과 전쟁을 할 생각이 아니라면 한국군은 사드를 도입할 필요가 없다.

사드 도입은 미국이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것으로 미국은 한국에 사드 미사일과 함께 레이더를 배치시켜 레이더를 통해 러시아나 중국,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징후를 포착하려는 의도이다.

사드는 결국 미국을 위해 한국이 부지와 고가의 레이더 장비비용을 부담하는 몸대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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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의료원 직장폐쇄…"가난한 환자는 어디로"

[현장] 흑자 강요당하는 공공병원, 쥐어짜이는 병원 직원

김윤나영 기자(=속초)    필자의 다른 기사

기사입력 2014.08.06 09:05:54

 

 

 

 

 

 

 

'직장 폐쇄' 6일 차였던 지난 4일, 강원도의 공공병원인 속초의료원은 한산했다. 환자들 발걸음이 뚝 끊겼다. 의료원 측은 입원 환자를 내보내고 초진 환자를 받지 않았다. 재진을 받는 환자들 몇몇만이 드문드문 접수했다.

 
별관에 있는 물리(재활)치료실 문도 잠겼다. 업무에 복귀하려고 대기하던 간호사들은 굳게 잠긴 문 앞에서 발을 동동 굴렀다. 속초 인근에서 재활치료를 하는 곳은 공공병원인 속초의료원밖에 없다고 했다. 장애 아동을 둔 부모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의료원은 5일부터 소아 재활치료에 한해 치료를 재개하기로 했다.
 
의료원에 남은 입원 환자와 보호자들도 불안감을 호소했다. 다리 수술을 마친 한 50대 환자는 "나를 수술한 과장은 있으라고 하고 원장은 나가라고 하고, 입원은 해야 하는데 쫓겨날까 봐 불안하다"며 "도지사나 시장이 나서서 해결해야 하는데 보이지 않고, 서민들만 죽어난다"고 토로했다.
 
▲ 직장 폐쇄로 한산한 강원도 속초의료원 로비. ⓒ프레시안(김윤나영)

▲ 직장 폐쇄로 한산한 강원도 속초의료원 로비. ⓒ프레시안(김윤나영)

 
중증질환을 앓는 75세 노모를 모시는 지모(남·45) 씨는 "이미 퇴원하신 분들이 많고, 남더라도 끝까지 버텨야 하는지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어머니가 전혀 못 움직이시는데, 재활 치료하는 데가 속초의료원밖에 없어서 우리는 계속 있을 것"이라고 했다. 
 
지 씨에게 속초의료원은 재활 치료도 제공하고 쾌적하며 병원비도 싼 고마운 병원이다. "여기는 그나마 국가의료원이라 한 달 입원비가 100만 원 정도 드는데, 민간병원은 150만 원 정도 든다"고 했다.
 
그래서 그는 의료원 갈등이 원만하게 해결되기를 바란다. 지 씨는 "노조가 요구하는 부분을 전부 받아들이기는 힘들겠지만, 병원이 어느 정도 받아줘야지, 안 그러면 환자만 피해 보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업무 복귀 하루 앞두고 직장 폐쇄
 
속초의료원 노사관계는 지난달 30일부터 파국으로 치달았다. 파업 중이었던 보건의료노조 속초의료원지부(이하 속초의료원 노동조합)가 31일 업무 복귀를 선언하고 막바지 집중 교섭을 벌일 예정이었는데, 의료원 측이 복귀 하루를 앞두고 직장 폐쇄에 들어갔다.
 
노동조합의 요구사항은 단체협약 이행, 체불 임금 해결, 인력 충원, 노사합의 파기 철회 등이었다. 반면 의료원 측은 이전 원장이 합의한 단체협약을 인정할 수 없고, 경영 적자를 이유로 임금 체불, 인력 충원 등에도 난색을 보였다. 급기야 의료원은 150명이었던 입원 환자에게 '노조 파업'을 이유로 퇴원을 유도해 20여 명만 남겼다. (☞관련 기사 :속초의료원, 환자 쫓아내고 직장폐쇄…제2 진주의료원?)
   
박승우 원장에게 직장 폐쇄와 휴업권 등을 위임한 속초의료원 이사회 9명 가운데는 강원도 의료원경영개선팀장도 포함돼 있다. 강원도가 직장 폐쇄를 묵인했다는 비판을 받는 이유다.
 
병원 안팎으로는 노사가 내건 현수막이 노사 갈등 상황을 가늠케 했다. 병원 측은 병원 노동자들이 최대 연봉 5000만 원을 받는다고 노동조합을 비방했다. 노동조합은 박승우 원장의 공격적인 '직장 폐쇄'를 비판했다.
 
▲ 속초의료원 앞에 내걸린 현수막. ⓒ프레시안(김윤나영)

▲ 속초의료원 앞에 내걸린 현수막. ⓒ프레시안(김윤나영)

 
"연봉 4000만 원? 15년 차 간호사 기본급 158만"
 
병원 로비에 농성하고 있는 몇몇 간호사들에게 '연봉 4000만~5000만 원'의 진실을 물었다. 15년 차 간호사인 원은주 속초의료원 노조 사무국장은 "시간 외 수당, 야근 수당, 휴일 수당, 식대, 학자금까지 다 합쳐서 20년차쯤 돼야 그 정도 받을까 말까이지, 그런 걸 빼면 15년 차인 내가 158만 원"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의료원 측이 계산한 평균 연봉은 직원 173명 가운데, 계약직 노동자 초단기 시간제 노동자 42명을 제외한 연봉이라고 했다.
 
15년 차 간호사의 임금 명세표를 보니, 야간·휴일 근무에 따라 들쑥날쑥했지만 시간 외 수당 등 모든 수당을 포함해 대체로 220만~260만 원대였다. 적은 기본급을 밤샘 근무, 초과 근무로 채우는 식이었다. 1~2년 차 간호사의 기본급은 80만~90만 원대인데, 야간근무와 초과근무 등으로 180만 원을 받아가는 식이었다. 
 
간호사들은 박봉보다 더 힘든 점은 '밥 먹을 시간, 화장실 갈 시간도 없는' 노동 강도라고 했다. 한 15년 차 간호사(37)는 "2012년 의료원을 신축한 다음부터 환자들이 두 배 가까이 늘었는데, 직원 수가 그대로였다"며 "젊은 간호사들이 힘드니까 못 버티고 자꾸 나간다"고 말했다. 심지어 일한 지 하루 만에 나간 간호사도 있다고 했다.
 
아이도 있고 집이 가까워서 15년간 속초의료원에 눌러 있다는 이른바 '아줌마' 간호사들은 농성장에서 한 젊은 후배 간호사에게 "어차피 150만 원 받을 거라면, 몸 망치지 말고 젊을 때 밤샘 없는 로컬(개인병원)로 가라"고 권했다. 젊은 간호사는 말없이 웃기만 했다.
 
▲ 단체협약에 결혼 휴가 7일이 명시돼 있지만, '빛 좋은 개살구'다. ⓒ프레시안(김윤나영)

▲ 단체협약에 결혼 휴가 7일이 명시돼 있지만, '빛 좋은 개살구'다. ⓒ프레시안(김윤나영)

 
한국 간호사의 노동 강도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을 정도다. 간호사 1명이 돌봐야 하는 환자 수가 낮 근무 기준으로 평균 17.7명이다. 미국의 5.7명보다 3배 정도 많다. 그러니 자주 그만둔다. 한국 상황이 이미 지옥 같은데, 속초의료원은 그보다 더 심하다. '나 홀로' 환자 30명을 본 간호사도 있었다.
 
"30명을 맡다 보면, 처치 이상의 것을 못해요. 아무리 숙련된 간호사라도 30명을 커버하다 보면, 분명히 환자 상태를 놓치는 게 있을 거예요. 인수인계도 제대로 못 할까 봐 뛰어다녀요. 환자들이 저한테 '왜 뛰느냐'고 물어봐요. (환자에게) 제대로 못 해주니까 스트레스 받죠. 친절도 시간이 있어야 하지…."
 
'경영 성과' 내몰린 공공병원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도에서는 '경영 수지 개선'을 쪼고, 의료원은 노동자들을 다시 쪼는 구조라고 했다. 강원도는 지난 2월 '의료원 발전 방안 연구 용역' 공청회를 열고, 강릉의료원과 원주의료원에는 매각·축소 이전 검토를, 경영난에 처한 속초의료원에는 "건강검진센터 및 장례식장 증축을 통한 부가 수익 창출"을 주문한 바 있다. 강원도는 지난해부터 경영 수지가 부진한 의료원장에 대해 '경고 3진 아웃제'를 도입한 바 있다.
 
도가 채찍질한 결과인지, 실제로 속초의료원의 경영성과는 조금씩 호전되고 있다. 신축 이전한 이후인 2013년 속초의료원은 전년도와 비교해 지난해 입원 환자는 13%, 외래 환자는 51%, 기타 환자가 57% 증가했다고 밝혔다. 의료 수익 역시 16억 원 늘어나 39% 늘었다고 밝혔다.
 
의료원 직원들은 "도에서는 경영 수지만 강조하지만, 흑자도 어떻게 냈는지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속초의료원 노동자들의 기본급이 2008년부터 무려 7년째 동결된 상태이고, 일이 힘들어서 나간 사람이 있으면 빈자리를 안 채워준 결과라는 것이다.
 
▲ 2012년 신축 이전한 속초의료원 전경. ⓒ프레시안(김윤나영)

▲ 2012년 신축 이전한 속초의료원 전경. ⓒ프레시안(김윤나영)

 
의료원 측도 이런 사정을 안다. 의료원 관계자는 자연감소분 인력을 충원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수익이 증가했지만 비용도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7년째 동결된 임금에 대해서 이 관계자는 "노조는 2008년 임금 테이블을 2011년도 테이블로 인정해달라고 하는데, 그러면 임금 6.8% 인상 효과가 생기고, 매년 5억 원 이상 인건비가 지출된다"고 난색을 보였다.
 
노사는 오는 7일 교섭을 벌일 예정이다. 환자들은 속초의료원 사태가 원만히 해결되기를 바랐다. 다리 깁스를 한 아들과 의료원을 찾은 엄선화(40) 씨는 "임금이 체불됐다는데도 병원 직원들이 친절해서 속초의료원을 자주 찾는다"며 "책임자인 원장이 직장 폐쇄를 풀고, 대화로 해결했으면 한다"고 했다.
 
간질성 폐 질환과 협심증 등으로 산소 호흡기를 달아야 하는 이순자(69) 씨는 "병원에서 파업한다고 환자들을 퇴원시켜서야 되겠느냐"며 "힘들다. 빨리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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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윤나영 기자(=속초)  필자의 다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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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행동의 비밀, 첨단기술로 밝힌다

동물행동의 비밀, 첨단기술로 밝힌다

조홍섭 2014. 08. 05
조회수 1202 추천수 0
 

초소형 위치추적장치, 센서, 환경유전자까지 과학자 육안 관찰과 측정 대신해

새의 브이자 대열 비행과 매의 추격비행 비밀 밝히고, 물 한 컵으로 수족관 어종 확인

 

Markus Unsöld_21bird-2-superJumbo_S.jpg» 새의 브이자 대열 비행이 에너지 절약에 도움을 준다는 가설을 입증한 초소형 센서를 부착한 유럽산 따오기 무리. 사진=마르쿠스 운죌트, <네이처>

 

이제까지 동물의 행동을 연구하려면 방법은 간단했다. 야외에 나가 쌍안경이나 필드스코프로 대상을 관찰하는 것이다. 찰스 다윈부터 요즘의 아마추어 새 동호인까지 이런 야외 관찰은 자연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런데 동물 행동의 세밀한 부분을 알고 싶거나 정량적인 데이터를 얻고자 한다면 그런 관찰은 답을 주지 못한다. 동물을 우리에 가둬 놓고 관찰 또는 실험을 하는 수밖에 없었다. 새의 비행에 대해 알고 싶다고 하자. 야외 관찰만으로 부족하면 새를 바람이 흐르는 풍동 속에서 날리고 연기를 흘려 넣어 날갯짓의 공기 역학을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방식에는 자연과 같을 수 없는 실험실이란 근본적 한계가 있다. 최근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이 나와 자연스런 동물 행동을 연구하는 것이 가능해지고 있다. 위성 통신과 초소형 배터리 기술 등을 이용해 동물 몸에 작은 감지기를 부착해 많은 데이터를 측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새는 왜 브이 자 대형을 이뤄 날까?’라는 오랜 의문을 푸는 일에 과학자들이 나설 수 있었던 것도 그 덕분이었다. 기러기나 오리, 두루미처럼 덩치가 큰 새들은 먼 거리를 이동할 때 브이 자 형태를 이루며, 이것이 비행에 드는 에너지를 절약해 주기 때문일 것이란 가설은 오래 전에 나왔다. 하지만, 여태껏 누구도 이를 구체적으로 입증하지는 못했다.

 

505295a-f1.jpg» 앞서 나는 새(Leading bird)와 뒤따르는 새(Trailing bird)의 공기역학. 아래는 단면. 그림=마르쿠스 운죌트, <네이처>

 

짐 어셔우드 영국 왕립수의대 동물학자가 이끄는 과학자들은 유럽산 따오기로 이를 연구하기로 했다. 오스트리아 빈 동물원은 멸종위기에 놓인 따오기를 인공증식한 뒤 번식지인 북아프리카로 이동하도록 돕는 복원사업을 하고 있었다. 이를 위해 미국과 캐나다에서 두루미에게 했던 것처럼 초소형 항공기가 이 새들의 우두머리가 돼 이동을 가르치는 훈련에 나섰다.

 

과학자들은 몸무게가 1.3㎏인 따오기의 몸에 무게 23g인 초소형 센서를 부착했는데, 이 센서는 요즘 흔히 쓰는 스마트폰보다 뛰어난 장치가 들어있다. 지피에스 장치, 배터리, 메모리카드, 가속측정기, 자이로스코프, 자기측정기 등이 그것으로 1초에 5번씩 위치, 속도, 방향, 이웃 새와의 거리 등에 관한 정보를 연구소에 전송한다.

 

a08_jd_16jan_birds-1000x695s.jpg» 대열비행을 하는 따오기. 뒤따르는 새가 에너지가 가장 덜 드는 위치에서 난 결과이다. 사진=마르쿠스 운죌트, <네이처>

 

지난 1월 과학 저널 <네이처>에 실린 논문에서 이들은 ‘새들이 브이 자 대형을 이뤄 비행하는 것은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서’라는 오랜 가설이 맞았음을 데이터로 입증했다. 앞서 나는 새는 날개를 치면서 공기를 아래로 밀어내는데, 이때 날개 끝 좌우에 상승하는 와류를 형성한다. 결국 날아가는 새 뒤로는 일련의 하강과 상승 기류가 생기는데 새들은 교묘하게 앞 새가 만든 상승기류를 타기 위해 브이 자 대열을 이룬다는 것이다.

 

뒤따르는 새가 공기역학적으로 에너지 소비가 최소인 지점을 고르면 그것이 브이 자 형태가 된다. 물론 가장 앞에서 나는 새에겐 이런 이점이 없는데, 교대로 선두에 비행함으로써 이런 불평등을 해결한다. 이번 연구에서 브이자 비행이 에너지를 얼마나 절약하는지는 밝히지 못했는데, 적은 에너지라도 철새의 장거리 비행에서는 큰 이득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Robert Musters_S.jpg» 초소형 헬멧을 쓴 매. 사진=로버트 머스터스

 

이런 소형 원격 측정기는 포식자의 사냥 행동을 알아내는데도 널리 쓰인다. 물개나 펭귄의 몸에 소형 비디오나 측정기를 달아 한 번도 알려지지 않은 깊은 물속에서의 사냥 행동이 밝혀지기도 했다. 문제는 측정 장치를 매달아도 동물의 자연스런 행동에 방해가 되지 않아야 하는데, 물속보다는 공중에서 이것이 어려운 도전 과제가 된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하버포드대 물리학자들은 초소형 헬멧을 새의 머리에 씌워 매의 사냥 비밀을 밝혔다. 지상에서 가장 빠른 시속 322㎞의 속도로 먹이를 향해 내리꽂는 매의 사냥 법은 놀라움의 대상이기는 해도 그것이 어떻게 이뤄지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먹잇감인 새는 필사적으로 도망치는데 직선으로만 비행하는 것이 아니라 요리조리 곡예비행을 해 공격을 회피한다. 매가 먹이를 포착한 뒤 그것을 어떻게 추적하는지 가장 정확히 아는 길은 매의 눈으로 보는 것이다.

 

매 헬멧을 이용한 촬영 결과, 매는 먹이가 달아나리라고 예상되는 경로를 예측해 앞을 가로막는 방식으로 추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들끼리 붙잡기 놀이를 할 때 술래가 요리조리 도망치는 아이를 잡으려고 할 때 쓰는 수법과 마찬가지다.

 

이를 위해 매는 움직이는 배경 속에서 추적하는 상대를 시야에 고정시키는 방법을 채용했다. 이렇게 하면 상대는 붙잡히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포식자를 보지 못하는 이점이 있다. 박쥐가 곤충을 잡을 때도 이런 방식으로 추적을 한다.

 

J.C. Nifong.jpg» 소형 비디오카메라를 단 엘리게이터. 사진=J.C.니퐁

 

야행성이고 접근이 위험한 포식자의 먹이 행동을 아는 데도 소형 비디오카메라가 널리 쓰인다. 미국 플로리다 대 연구진은 북아메리카 악어인 앨리게이터의 사냥 행동을 조사하기 위해 물속과 밤중에도 촬영할 수 있는 소형 비디오카메라를 앨리게이터 목에 부착하고 하루 이틀 지난 뒤에 몸에서 떨어져 나오도록 했다. 이 카메라에는 각종 센서 등 측정 장치가 들어있다.

 

플로리다 해안에서 15마리의 앨리게이터에게 이런 장치를 부착한 결과 이제까지 몰랐던 사실들이 드러났다. 먼저 대부분은 사냥은 밤에 이뤄졌지만 사냥 성공률이 가장 높은 때는 아침이었다.

 

또 이 악어가 물가의 먹이를 사냥하는 모습이 자주 보이지만, 실은 물속에서의 사냥은 물 밖에서보다 2배나 성공 확률이 높았다. 앨리게이터가 언제 주로 사냥하고 얼마나 먹는가 따위의 정보는 갈수록 줄어드는 이 최상위 포식자를 보호하는데 아주 중요한 정보이다.

 

온라인 공개 학술지인 <플로스 원>에 실린 이 연구에서 또 중요한 성과는 앨리게이터의 수를 추정할 때 이제까지 써 오던 방법이 틀렸다는 것이다. 밤중에 이 포식자 서식지인 물 표면에 불빛을 비추면 앨리게이터 망막에 반사된 붉은 불빛이 선명하게 보여 이를 세면 개체수를 추정할 수 있었다. 그러나 실제로 앨리게이터의 절반은 물속에 잠겨 있어, 개체수는 눈빛보다 곱절이 많은 셈이다.

 

Monterey Bay Aquarium_Randy Wilder2.jpg» 미국 몬터레이만 수족관. 물을 시료로 그 안 생물의 종을 가리는 실험을 했다. 사진=랜디 와일더, 몯터레이만 수족관

 

유전공학기술은 자연을 관찰하는 우리의 능력을 위성통신이나 센서 기술보다 한 차원 더 높여준다. 한 호수에 어떤 물고기가 사는지 알려면 그물을 쳐 물고기를 잡거나 물속에 직접 들어가 봐야 한다. 현재의 어류 조사는 이런 식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과학자들은 ‘환경 디엔에이’란 획기적인 방법을 고안하기 시작했다. 호수에서 물 한 컵만 뜨면 그 호수에 어떤 물고기가 사는지 알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물고기는 피부나 상처 또는 배설물을 통해 끊임없이 자신의 세포를 물속에 내놓는다. 이 세포에는 그 물고기 종 특유의 유전자 염기배열이 있기 때문에, 물을 잘 분석하면 그 물에 어떤 생물이 사는지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아직 시작단계이고 넘어야 할 과제도 많지만 성과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미국 워싱턴대 연구진은 몬터레이만 수족관에서 이런 연구방법을 적용했다. 450만ℓ의 물이 담겨 있는 이 거대한 수족관에서 물을 한 잔 꺼낸 뒤 분석해 그곳에 살고 있는 8가지 물고기를 맞추었고, 이 수족관에 다랑어와 정어리가 가장 많다는 사실도 찾아냈다.

 

게다가 과거 이 수족관에 있다 죽은 연어와 사료용으로 쓴 물고기까지도 알아냈다. 앞으로 조사 방법을 진전시켜 더 많은 종류의 생물을 넓은 바다에서도 찾아낼 수 있게 된다면 수중 생태계 조사는 일대 혁명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Steven J. Portugal et. al., Upwash exploitation and downwash avoidance by flap phasing in ibis formation flight, Nature  505, 399–402 (16 January 2014) doi:10.1038/nature12939

 

Suzanne Amador Kane et. al., Falcons pursue prey using visual motion cues: new perspectives from animal-borne cameras, The Journal of Experimental Biology (2014) 217, 225-234 doi:10.1242/jeb.092403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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