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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형식의 6자회담 임박했나

새로운 형식의 6자회담 임박했나
 
 
 
정호익 객원기자
기사입력: 2013/10/31 [02:12] 최종편집: ⓒ 자주민보
 
 

[편집자 주: 이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30일 보도 화면 © 이창기 기자


새로운 틀을 갖춘 6자회담이 시작되려 하고 있다.

앞으로 재개될 6자회담은 과거 북의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이 아니다.

이 새로운 틀을 갖춘 새로운 6자회담의 재개와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3단계 접근방안이 6자회담국 사이에 제시되었는데 1단계는 남북 직접대화, 2단계는 북·미 대화, 마지막인 3단계는 앞의 두 단계에 기반한 6자회담프로세스의 재개이다. 그 중 1단계인 남북 직접대화가 지난 23일 남, 북 개성공단 남북공동위원회 사무처의 운영 및 관리에 관한 부속합의서를 체결하고, 24일에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개성공단 현장방문 허용으로 개성공단의 정상화에 한 발 더 다가서게 되어 통과의례를 마친 듯하다. 지난해 2.29합의가 도출되기 전에도(2011.7.23) 인도네시아 발리의 웨스틴호텔 매그놀리아룸에서 1단계 실무자급의 형식적인 남북 비핵화회담이 있었지만 이번의 남북 직접대화는 개성공단이라는 현실적인 얼굴로 한층 더 구체화되었다.

지난 5월3일 빅터차 교수는 1단계인 남북 직접대화가 통과의례 정도라고 볼 수 있는 단초를 제공했다.

그는 "미국은 남북대화 재개에 대해 반대하지 않을 것이고, 대화가 재개되면 북-미 대화와 6자회담으로 가는 길목이 될 수 있으며, 미국이 북과의 대화에 복귀하는 유일한 길은 남북대화가 선행될 때 열릴 수 있다. 북이 한국을 무시하는 상황에서 북과 협상하는 모양을 보여주는 것을 미국은 원치 않기 때문이며 남북대화만으로 북의 도발을 중단시키지는 못하고 남북대화는 더 광범위한 협상으로 가는 길목이다." 라며 언론을 통해 남북 직접대화 이후 더 큰 회담 일정이 잡혀있음을 시사했다.
(빅터차 "남북대화 열려야 북미대화 가능" 지난 5월3일 한겨레 기사 재인용, 일부 문맥은 쉽게 다듬음)

6자회담 관련국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것을 보면 1단계가 끝났음을 알 수 있다.
 
▲ 정호익 객원기자 © 이창기 기자
2단계인 북미회담은 이 새로운 6자회담틀 안에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북미회담과 각종 다양한 회담이 이 새로운 6자회담틀 안에서 시작될 것이라는 단초는 지난 5월 김정은 북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특사로 임명된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방중,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난 자리에서 말한 "6자회담을 비롯한 각종 형식의 대화를 원한다"고 밝힌 입장에 이미 예고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北 최룡해 "6자회담 등 대화원해" 2013,5.24 세계일보)


3단계는 과거의 6자회담이 북 비핵화를 위한 회담이었다면 이번 새로운 형식을 갖춘 6자회담은 한반도비핵화와 세계비핵화 그리고 각종 양자회담과 다자간 회담이 열려 관련국간 패키지 빅딜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앞으로 예상되는 북-일 양자회담에서는 1975년 헨리 키신저가 제안한 4개국 교차수교 승인안을 마무리 지을 것으로 보인다.

냉전종식 후 한국, 미국, 일본은 중국, 러시아와 각각 수교 하였으나 북과는 수교를 하지 않았으므로 이번 양자회담에서 북과의 수교를 통해 다자간 북의 체제안전을 보장하는 수교를 마무리 지을 것으로 짐작된다.

또한 6자회담틀 내에서 평양이 제안한 다자간 3, 4자 회담에서는, 정전협정 당사국인 3자인 북, 중, 미국이 평화협정체결과 경제제재 해제, 미군철수문제를 해결하고 다자간 회담이 될 4자회담에서는 핵보유국 간의 한반도비핵화와 세계비핵화를 위한 핵군축 회담과 인공위성 발사권문제, 그리고 중국과 미국이 의장이 될 것으로 추정되는 동아시아의 다자국간 안보 체제의 수립까지도 다룰 것으로 보인다. 평화협정 체결회담에서는 한국의 참여는 불확실하다. 옵저버로 참여할지 배제될지는 알 수 없지만 일단 한국은 논외로 하더라도 이 3자, 4자 다자회담에서 평화협정 체결과 세계비핵화 회담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평양은 2013년을 평화협정 체결원년으로 결정했다.

1단계 남북 직접대화인 개성공단 정상화가 회복되고 더 한층 관계가 개선된 남,북 개성공단 남북공동위원회 사무처의 운영 및 관리에 관한 부속합의서 체결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개성공단 현장방문 일정이 결정되자 분주하게 중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워싱턴을 방문하게 되고, 우리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조태용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다음 주 미국을 방문하여 한·미·중 3국간 연쇄 접촉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조 본부장은 다음 달 중 중국을 방문, 우 대표와도 만날 예정이다.

6자회담이 열리게 되면 북측의 핵폐기뿐만 아니라 그 전에 먼저 정전상태에 머물러 있는 한국 전쟁의 완전한 종결, 북미 사이의 적대관계 해소, 주한미군의 철수, 그 후의 동아시아의 다자국간 안보 체제의 수립, 북의 인공위성 발사권문제도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한반도의 통일은 현실로 다가오고 있고 시간문제 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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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지역통일관에서 '보훈처 동영상' 상영 드러나

우상호 의원 "전국 지역통일관에서 보훈처 안보교육용 동영상 상영"

김치관 기자 | ckkim@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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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10.30 11: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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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장관 류길재)도 국가보훈처가 상영한 동영상을 일반 국민들을 대상으로 전국적으로 상영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예상된다.

우상호 의원은 30일 통일부가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를 근거로 “통일부가 운영지원하는 전국 13개 지역 통일관 가운데 광주.전남과 경남을 제외한 거의 모든 곳에서 보훈처의 안보교육용 동영상을 상영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폭로했다.

지역 통일관은 정부가 설치해 통일부가 운영 지원하는 곳으로 서울시 구로구, 인천광역시 남구, 경기도 파주시, 강원도 고성군, 강원도 양구군, 강원도 철원군, 대전광역시 유성구, 충청남도 공주시, 청주시 상당구, 부산광역시 진구, 경상남도 창원시, 광주광역시 서구, 제주도 제주시에 있다.

 

   
▲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상영돼 논란을 빚었던 '비겁한 평화는 전쟁을 부른다'의 한 장면. 재야 통일단체들의 활동을 '종북'으로 규정하고 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국가보훈처 명의로 된 문제의 영상물은 박정희 전 대통령을 찬양하고 김대중.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비난하는 등 정치적 편향성을 띠고 있으며, 야당은 제작기관으로 국정원을 지목하고 있어 논란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우상호 의원은 “많은 사람들이 찾는 통일전망대 등에 설치돼 있는 통일관에서 일반 국민들을 대상으로 야당을 종북세력을 규정하는 동영상을 대선기간 중에 반복해 틀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지적하고 “지난 대선에서 정부기관이 조직적으로 대선에 개입한 정황이 포착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관영 민주당 대변인은 30일 오전 현안브리핑에서 “국정원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문제의 안보교육용 동영상이 대선기간 동안에 국가보훈처는 물론이거니와 통일부가 운영하는 통일관에서도 상영된 만큼 그 경위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며 “이제 국정원이 콘트롤타워가 돼서 대북 정책을 다루는 모든 기관에서 총체적으로 문제의 동영상을 상영하는 데 관여했다는 의혹이 있는 것이다.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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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한인들 “박근혜 사임하라”

프랑스 한인들 “박근혜 사임하라”
 
재불한인들의 시국선언 전문
 
耽讀 | 등록:2013-10-30 09:39:55 | 최종:2013-10-30 09:45:08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묵언수행'입니다. 국정원 부정선거에 이어 군사이버사령 그리고 국가보훈처가 지난 대선 때 부정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데도 박근혜 대통령은 침묵입니다. 국민과 야당은 입장을 촉구하고 있지만, 아예 입을 닫아 버렸습니다. 오히려 소통한다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3차전 시구를 했습니다. 자기 홍보는 열심이지만, 국가기관 부정선거 개입 진실은 외면하는 박 대통령은 민주주의 개념 자체가 없는 대통령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을 '불통'이라고 했는데, 박 대통령은 아예 '먹통'입니다. 청와대수석비서관 회의도 거의 한 달째 열리지 않고 있습니다. 수석비서관이 대통령 얼굴 뵙기가 하늘에 별 따기라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박근혜정권 출범 이후, 박 대통령이 간접 형식이지만, 국민에게 사과한 것은 지난 5월 미국 방문 때 터진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성추행 사건도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 때가 거의 전부입니다.

그리고 지난 28일 정홍원 국무총리가 '대리담화'를 했습니다. 알맹이 없는 내용이었습니다. 박 대통령처럼 담화만 하고, 기자들 질의 응답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야당을 "핀란드 방문 기회에, 핀란드 국회의장으로부터 '여야 합동으로 미래위원회를 구성해 30년 후의 국가 미래에 대해 논의한다'는 말을 듣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야당을 타박했습니다. '대독총리'다운 모습이었습니다.

유시민, '대독총리'에게 "핀란드 정보기관이 선거 개입하더냐"

그러자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29일 교통방송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핀란드 정부가 국민들 사찰하고, 이상한 방법으로 검찰총장 쫓아내고, 국가정보기관이 선거에 개입을 하던가요"라고 일갈했습니다. 채동욱 검찰총장은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방법으로 내치고, 윤석열 여주지청장을 국정원 수사에서 제외시키고, 야당 비판을 "대선불복"으로 몰아가지만, 국민들은 속속드러나는 국가기관 부정선거 개입을 알고 있습니다. 작은 구멍 하나가 큰 댐을 무너뜨리듯이 부정선거는 반드시 밝혀질 것입니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그깟 댓글 몇 개로 대통령 선거 결과가 달라졌느냐고 반문합니다. 하지만 올림픽 경기에 부정선수가 출전해 승패에 영향을 끼치지 않아도, 그 팀은 몰수패를 당합니다. 당연히 국가기관 부정선거가 사법부에서 확정 판결을 받는다면, 아무리 외면하려고 해도 18대 대선은 정당성을 상실할 수밖에 없습니다.

박 대통령은 국민 앞에서 서야 합니다. 나라를 떠나 외국을 방문하면 부정선거 파고에서 벗어날 것으로 생각하겠지만, 재외국민들이 대통령 방문을 맞아 부정선거를 알리는 촛불집회를 계획하고 있어 파문은 더 확산될 것으로 보입니다.

<미디어오늘>은 29일 오는 2~4일 박 대통령이 유럽순방차 프랑스 파리에 방문할 예정인 것과 관련해 프랑스 거주 한인들은 현지 프랑스인과 함께 2일과 3일 양일간 파리에서 촛불집회를 열어 박근혜 정부와 여당의 선거개입을 규탄할 것이라고 ‘민주주의 파괴를 규탄하는 재불한인’ 소속 김민석씨가 28일 전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이들은 오는 11월 2일 오후 4시(현지시각)엔 트로카데로, 인권광장(Parvis des droits de l'homme, 75016, Métro Trocadero (Ligne 6&9))에서, 그 이튿날 오후 4시엔 팔레 루아얄 광장(Place du Palais Royal, 75001, Métro Palais-royal (Musée du Louvre) (Ligne 1&7))에서 촛불집회를 연다고 밝혔다고 <미디어오늘>은 전했습니다.

또 시국선언문도 발표했습니다. 이들은 "국가 조직을 이용해 헌법과 민주주의를 유린하고 진실을 은폐하고 있는 박근혜씨의 대통령직 하야를 요구하고 있다"면서 "이상의 드러난 사실은 미국의 워터게이트보다도 총체적이고 추잡한 정치 공작이 아닐 수 없음에도 박근혜씨는 국민을 향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부정선거에 침묵하는 박근혜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시국선언문 바로가기(http://regardsurcoree.blogspot.kr)

프랑스 한인들 "박근혜 사임하라"

이어 "쿠데타로 집권, 18년간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말살한 독재자이자 항일독립운동가 탄압의 앞잡이로 일제에 충성했던 박정희의 딸이기도 한 박근혜는 과연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민주정의 대통령인가?"라고 따져 물었습니다.

그러면서 "박근혜의 프랑스 방문을 계기로, 민주주의를 수호하려는 한국인은 시민의 양심과 의무와 권리를 위해 현대 민주주의의 혁명적 발발점인 이곳 프랑스에서 그 역사의 증인들인 프랑스 시민들과 연대해 자유와 평등과 박애의 거침없는 시민의 목소리를 박근혜씨에게 들려 주고자 한다"며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박 대통령에게 알려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이들은 박 대통령에게 "사임"하라고 촉구했다. "우리는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 국가정보원, 국방부와 경찰이 조직적으로 대통령 선거에 개입한 사실이 드러난 이상, 헌법에 따라 2012년 대통령 선거의 무효를 주장한다"면서 "그리고 이사건의 수사 주체에 의혹 대상인 집권 여당과 청와대가 전면적으로 배제될 것, 박근혜는 이 모든 사실에 대한 책임을 지고 대통령직을 사임할 것을 요구한다"고해 박 대통령을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인정하기를 거부했다. 외국에 가면 불법선거 비판 목소리를 듣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오히려 '대통령 하야'라는 비판을 듣게 되었습니다. 박 대통령은 프랑스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사임하라"는 외침을 듣게 될 때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합니다.

아래는 시국선언문 전문

 

재불한인들의 시국선언 전문

"박근혜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인가?"
'총제적 부정으로 점철된 대선결과를 방치한다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죽음을 맞을 것'

뉴욕타임즈는 지난 23일자 신문에서, 지난해 대선 선거운동 기간 국정원과 국방부 등 정부 기관이 조직적으로 선거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지금까지 한국의 국정이 마비 상태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이는 상식적인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한국 상황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다. 지난 대선은 선거운동 기간부터 선거가 끝난 지 10개월이 지난 지금에 이르기까지 끊임없는 부정의 증거들을 토해 왔고, 부정선거로 당선된 박근혜는 이 모든 정황에 대하여 마치 자신과 아무런 상관도 없는 일이라는 식으로 일관하며, 국정원 스스로 개혁하면 될 일로 치부함으로써 국정은 대선의 부정 여부를 둘러싼 공방으로 마비되어 왔다.

발단은 지난 2012년 12월, 새누리당 SNS미디어본부장 윤정훈이 댓글을 통해 여론을 조작하는 사조직을 운영하면서 조직적으로 상대 후보를 비방해 왔다는 사실이 발각되면서다. 또한 한 국가정보원(NIS) 직원도 오피스텔에서 숙식하며 다수의 계정으로 다양한 사이트에 상대편 후보를 비방하는 글을 유포한 사실이 드러났다. 그러나 경찰은 이례적으로 성급히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하며 국정원 직원의 비방글 유포 사실이 없었음을 단언한다. 이로써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근소한 차이로 여당 문재인 후보를 제치고 대통령에 당선된다.

그러나 이러한 경찰의 수사발표는 올해 7월부터 실시된 국정원 대선 개입에 대한 국정조사에서 당시 경찰 담당 수사과장 권은희가 당시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의 압력을 받았으며 상부에서 사건의 은폐·축소를 지시했다는 사실을 폭로함으로써 거짓으로 판명났다. 그리고 국정원 직원과 경찰이 동시에 증거인멸을 한 사실도 드러나면서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은 공직선거법 위반과 경찰공무원법 위반, 형법상 직원남용 혐의로 기소된다. 또한 이 일에 국정원 한 직원 뿐 아니라 70여명에 이르는 국정원 심리전단 및 이들이 고용한 민간인 조력자들을 통한 사이버 활동 등 조직적으로 여론조작에 가담했다는 사실이 검찰조사 결과 드러났고, 이로 인해 전 국정원장 원세훈은 기소되었다.

검찰 특별수사팀의 움직임이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정황을 더 깊이 파헤치기 시작할 무렵, 한국의 가장 많은 부수를 발행하는 보수신문 조선일보는 난데없이 9월 6일, 채동욱 검찰총장의 사생활을 거론하며 증거도 없는 스캔들을 유포하고, 법무부 황교안 장관과 박근혜씨가 압력을 행사하여 수사를 지휘하던 채동욱 총장은 낙마하게 된다. 또한 윤석열 검찰 특별수사팀장은 10월 17일 국정원 직원 4명에 대한 영장을 발부받고 체포를 실시하나, 다음날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은 이들을 풀어주고 압수물도 돌려줄 것을 지시, 윤석열 팀장을 직무에서 배제시킨다. 경과와 관련해 현재 윤석열 팀장은 국정조사에서 수사 지휘부가 오히려 수사 자체를 위법행위로 몰아가고 있으며 외압을 행사하고 있다고 폭로하기에 이른다(10월 21일 국정조사에서). 이러한 경과는 박근혜씨가 지난 대선 국정원 개입에 대한 수사가 더 이상 진전되기를 바라지 않는다는 것을 방증한다.

최근(10월 23일) 국정원 심리전단 뿐만 아니라 국군 사이버사령부 요원이 새누리당 캠프측 윤정훈 SNS미디어본부장의 SNS에서의 상대후보 비방 내용을 트위터에서 리트윗(retweet)하는 방식으로 유포한 정황이 포착돼, 집권 여당의 권력을 이용해 군과 정보 기관이 조직적으로 선거에 개입해 여론을 조작했다는 의혹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이에 분노한 국민은 끊임없이 촛불집회로 모이고 있으며 국가 조직을 이용해 헌법과 민주주의를 유린하고 진실을 은폐하고 있는 박근혜씨의 대통령직 하야를 요구하고 있다. 이상의 드러난 사실은 미국의 워터게이트보다도 총체적이고 추잡한 정치 공작이 아닐 수 없음에도 박근혜씨는 국민을 향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박근혜를 국빈으로 초청해 2일부터 4일까지 환대하게 된다. 쿠데타로 집권, 18년간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말살한 독재자이자 항일독립운동가 탄압의 앞잡이로 일제에 충성했던 박정희의 딸이기도 한 박근혜는 과연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민주정의 대통령인가? 박근혜의 프랑스 방문을 계기로, 민주주의를 수호하려는 한국인은 시민의 양심과 의무와 권리를 위해 현대 민주주의의 혁명적 발발점인 이곳 프랑스에서 그 역사의 증인들인 프랑스 시민들과 연대해 자유와 평등과 박애의 거침없는 시민의 목소리를 박근혜씨에게 들려 주고자 한다.

우리는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 국가정보원, 국방부와 경찰이 조직적으로 대통령 선거에 개입한 사실이 드러난 이상, 헌법에 따라 2012년 대통령 선거의 무효를 주장한다. 그리고 이사건의 수사 주체에 의혹 대상인 집권 여당과 청와대가 전면적으로 배제될 것, 박근혜는 이 모든 사실에 대한 책임을 지고 대통령직을 사임할 것을 요구한다.

2013년 10월 28일 민주주의 파괴를 규탄하는 재불한인

집회 일정

• 11/2(토) 16시, Parvis des droits de l'homme, 75016, Métro Trocadero (Ligne 6&9)

• 11/3(일) 16시, Place du Palais Royal, 75001, Métro Palais-royal (Musée du Louvre) (Ligne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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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가 이명박의 '반인륜'까지 계승했다고?

[편집국에서] 진보의 '권력 중독'을 경계한다

강양구 기자 필자의 다른 기사

기사입력 2013-10-30 오전 7:46:13

 

 

"이명박 정권의 '반인륜'까지 계승했으니…"

28일 즐겨 읽던 진보 언론의 기사를 훑어보다가 저절로 눈살이 찌푸려졌다. 평소 인터넷 언론이나 포털사이트 뉴스 제목의 선정성을 질타하더니, 결국은 대세를 따르는 것인가? 혀를 차면서 기사를 읽다 보니, 편집국장을 역임한 선임 기자의 기명 칼럼이다. '용산 참사' 때의 경찰 지휘관이었던 김석기의 한국공항공사 사장 임명을 세게 조졌다.

짧은 칼럼의 내용은 인상적이다. 김석기의 한국공항공사 사장 임명을 밀양 송전탑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반응으로 연결한 부분("용산에서처럼 밀어 버려…")을 읽으며 고개를 갸우뚱했지만, 독자들 특히 이 신문을 주로 읽는 진보 성향의 독자에게는 깊은 인상을 남겼을 것이다.

그런데 칼럼을 읽다 보니, 이 신문에서 한 7년 전에 읽었던 또 다른 칼럼이 하나 떠올랐다. "지율, 박 대표 그리고 근본주의." 당시는 노무현 정부가 부실한 환경영향평가에 근거해 경부고속철도 천성선 터널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데 맞서, 지율 스님이 목숨을 건 단식을 진행 중이었다. 그 때 그 칼럼은 그런 단식을 '근본주의'라고 조졌다.

그 칼럼의 한 대목을 읽어보자.

"지난 5일, 승려 지율이 세영 스님한테 업혀 병원으로 실려 갔다. 그 사진을 보다 갑자기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떠올랐다. 12월 27일 의원 총회에서 눈물을 비치던 모습이 지율의 사진에 겹쳐졌다. (…) 서둘러 지우려 했다. 그러나 연상의 이유만 또렷해졌다.

우선 두 사람은 지금 목숨을 걸고 있다. 한 사람은 경부고속전철 천성산 터널 공사를 막기 위해서, 다른 한 사람은 개정 사립학교법을 무효화하는 데 걸었다. 둘째, 게다가 두 사람은 생명을 자주 거는 편이었다. 한 사람은 단식만 다섯 번째이고, 다른 사람은 지난해에도 비슷하게 생명을 걸었다. 셋째, 비타협적이다. 다른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 넷째, 자신의 신념과 판단의 무오류성에 대한 믿음이 확고부동하다. 이들에게 다른 신념이나 원칙은 공존이 불가능해 보인다."


이 칼럼은 지율 스님과 당시 한나라당 대표 박근혜의 공통점을 '근본주의'로 요약했다. 근본주의는 "다른 사상 종교 신념 문화를 인정하지 않고 해체하려 하기 때문"에 위험하다는 충고도 덧붙였다. 칼럼의 마지막 문장은 압권이다. 알고 보니, 박근혜 대통령의 '창조' 타령은 원조가 따로 있었다.

"여성은 근본주의자와 어울리지 않는다. 반대로 여성성은 상생과 조화, 그리고 창조를 상징한다. 나는 지율과 박 대표의 '목숨을 거는' 행위들이 지배적인 남성성에 휩쓸려 잠시 곁길로 빠진 탓이라고 믿고 싶다."

이 칼럼을 읽고서 많은 이들이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 부당한 국가 폭력에 맞서서 아무런 힘이 없는 비구니가 나 홀로 목숨을 내놓고 싸우고 있는데, 평소 진보 언론의 맏언니라고 자처하던 언론의 선임 기자가 대놓고 이를 조롱했으니…. 그리고 이런 지율 스님을 향한 국가 폭력은 창원(배달호), 남산(허세욱), 용산 그리고 밀양에서 정권을 가리지 않고 반복되고 있다.

눈치 빠른 독자는 이미 알아챘을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두 칼럼은 같은 사람이 쓴 것이다. 지금 여기서 한 개인을 놓고서 '당신은 창원, 남산 그리고 지율 스님에 대한 국가 폭력에는 침묵하더니…' 하고 탓하려는 게 아니다. '진보' 혹은 '개혁'이라는 수식어 뒤에 숨어 있는 지극히 천박한 진영 논리를 한 번 성찰해 보자는 것이다.

만약 (노무현 정부 때가 아니라) 바로 지금 지율 스님이 부실한 환경영향평가를 이유로 정부가 주도하는 토목 공사를 가로막는다면, 그 때도 앞의 그는 지율 스님과 박근혜 대통령을 동시에 언급하면서 둘 다 '근본주의'라고 읊조릴 수 있었을까? 좀 더 고약한 질문을 하자면, 만약 문재인 의원이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면 그는 밀양 노인의 처절한 싸움을 어떻게 평가했을까? (민주당이 집권했다고 밀양 송전탑을 둘러싼 사정이 달랐을까?)

일찌감치 정치의 핵심을 적과 동지를 가르는 일이라고 통찰한 이들이 동서양에 부지기수다. 부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적어도 지식인이라면 혹은 공론을 책임지는 언론이라면 최소한 조지는 데도 일관성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지금 박근혜 대통령과 이 정부를 조져대는 언론과 일부 지식인의 행태에서 10년간 권력을 잃어 어쩔 줄 모르는 지극히 조·중·동스러운 '권력 중독자'의 모습이 겹쳐 보이는 건 나뿐인가?

니체는 이렇게 말했다. 혹시 지금 우리는 다 같은 괴물이 되고 있지는 않은가?

"괴물과 싸우는 자는 그 과정에서 자신도 괴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당신이 지옥을 들여다보면 지옥도 당신을 들여다본다."

 
 
 

 

/강양구 기자 필자의 다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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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정신 번쩍 차리게 해달라"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3/10/30 09:57
  • 수정일
    2013/10/30 09:57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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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와 서청원 후보 '거시기'한 사이입니다"

[현장르포] '총력전' 화성갑 보궐선거 D-1, 역전극 가능할까?

13.10.29 22:03l최종 업데이트 13.10.30 08:18l
남소연(newmoon) 선대식(sundaisik) 이경태(sneerc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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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0 보궐선거 화성갑에 출마한 서청원 새누리당 후보(왼쪽)와 오일용 민주당 후보가 26일 경기도 화성시 남양시장을 찾아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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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0 재보궐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경기 화성갑과 경북 포항 남·울릉 등 단 두 곳에서 열리는 '초미니' 선거지만 관심은 높다. '친박(친박근혜) 원로' 서청원 새누리당 후보가 출격한 경기 화성갑 보궐선거 결과에 향후 정국 주도권이 달려 있기 때문이다.

당초 여권 성향이 짙은 곳인 만큼 서 후보의 무난한 승리가 예측됐지만 국가정보원·군 사이버사령부 등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정황이 새롭게 드러나면서 야권의 추격도 빨라졌다. 서 후보는 29일 하루 '압도적 승리'를 호소하며 마지막 유세를 벌였고, 오일용 민주당 의원은 '심판론'을 강조하며 뒤집기를 시도했다.

또 다른 야당후보인 홍성규 통합진보당 후보도 자신이 '화성토박이'임을 강조하며 박근혜 정부의 '국정원 정치'를 심판해달라고 호소했다

[박근혜 앞세운 새누리]"서청원씨, 나랑 한 번 사진 찍어~"

"안녕하세요~ 박근혜입니다. 저와 서청원 후보는 '거시기'한 사이입니다. 화성 발전을 위해 많이 도와주실 거죠?"

29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봉담읍 농협하나로마트 앞, 뜬금없이 박 대통령의 목소리가 10.30 화성갑 보궐선거 유세현장에 등장했다. 개그맨 최병서씨가 자신의 특기인 성대모사를 이용, 청와대의 박 대통령을 화성갑 선거현장에 '호출'시킨 셈이다. 최씨 옆에는 가수 진미령·이자연씨, 탤런트 노주현씨 등도 함께 서 있었다.

효과는 컸다. 서청원 새누리당 후보 유세차 주변에 몰려든 100여 명의 지지자들은 최씨의 성대모사 릴레이에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대다수 사람들이 새누리당의 상징색인 붉은색 계통의 옷을 입었거나 정장을 입고 있었다. 유세차 전면에는 지난해 대선 당시 박 대통령으로부터 선대위 고문 임명장을 받는 서 후보의 모습이 찍힌 사진이 붙어 있었다. 최씨의 성대모사나 사진 모두 '친박 원로' 서 후보를 최대한 부각시키고 있었다.

'친박' 타이틀은 '힘 있는 후보'로 풀이되고 있었다. 서 후보가 이번 선거에서 당선되면 현역 최다선인 '7선 의원'이 되는 점도 마찬가지였다. 서 후보는 이 점을 이용, "화성 발전을 10년 앞당기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수원 호매실까지 연장이 확정된 신분당선을 화성 봉담·향남까지 더 연장시키는 공약이나, 명문고등학교를 2, 3곳 유치하겠다는 공약 등이 이와 관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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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0 보궐선거 화성갑에 출마한 서청원 새누리당 후보가 26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남양시장에서 상인들에게 지지를 당부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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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있는 후보론'은 노·장년층에서 확실히 먹혔다. 향남읍 홈플러스 앞에서 만난 택시기사 이아무개(50)씨는 "아무리 정치인들이 뭐라고 하더라도 사람들은 선거후보가 나오면 딱 누굴 찍을지 결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32년째 이곳에서 살면서 자식들 대학 보내고 했는데 화성이 아직 주변에 비해 발전을 못한 건 사실이다"며 "아무래도 힘 있는 사람이 낫지 않겠나"라고 했다.

서 후보가 배식봉사를 위해 이날 오전 찾은 남부노인복지관에서 만난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자신을 '화성 토박이'라고 말한 박아무개(78)씨는 "서청원씨, 나랑 한 번 (사진) 찍어"라고 서 후보를 끌어당겼다. 서 후보는 그와 함께 웃으면서 사진을 찍은 뒤, 예정된 배식봉사 장소로 이동했다. 배식을 기다리며 줄 서 있던 다른 이들도 간간히 서 후보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올리거나 "파이팅"이라고 외쳤다. 서 후보를 수행하던 김성회 전 새누리당 의원을 껴안으며 반가움을 표하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이 같은 분위기 밑에는 야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한몫 하고 있었다. 복지관의 커피코너에서 일하고 있던 이아무개(72)씨는 "여기에 왜 민주당이나 (통합)진보당이 오는지 모르겠어"라고 말했다. 그는 "6.25를 경험한 우리 같은 사람들은 안 변하거든"이라며 "요전에 김수미씨랑 민주당 후보도 여기 왔는데 한 할아버지가 빨갱이라고 소리를 질렀다"고 귀띔했다.

발안삼거리 바다마트 앞에서 만난 택시기사 오아무개(53)씨는 대뜸 민주당 소속 화성시장을 향해 욕부터 했다. 화성시가 추진한 '브랜드 통합 콜택시' 사업 때문에 기존의 개인택시 사업자들이 피해를 입었다는 불만이었다. 그는 "이번에 서청원씨가 꼭 돼야 한다, 안 그래도 이번에 서청원씨 사무실에 가서 콜택시 사업 얘기를 단단히 하고 왔다"며 "아들 녀석한테도 투표 꼭 하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젊은 세대의 반응은 조금 달랐다. 4살 된 아들을 데리고 서 후보의 유세현장을 지나가던 유지혜(37)씨는 "서 후보가 다른 사람보다 낫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정치인은 다 비슷한 것 아니냐"면서도 "국정원 얘기를 듣고 하면 새누리당에 표를 주면 안 되겠다 싶다"고 했다.

"초선 국회의원은 신분당선 연장 못해... 힘 있는 7선 국회의원 만들어달라"

투표를 하루 앞둔 마지막 유세현장에서도 '힘 있는 후보론'은 계속됐다. 남경필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그동안 왜 화성이 발전 못하느냐 봤더니 모두 초선 밖에 당선되지 않았다"며 "18대 김성회 전 의원이 한 번, 19대 고희선 전 의원은 두 번 됐지만 재임기간이 2년 밖에 안 된다, 초선 국회의원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집권여당의 후보인 점도 부각시켰다. 남 의원은 "지난 일요일(27일) 화성갑 보궐선거 유세에 국회의원만 25명 왔다, 서 후보의 공약은 개인공약이 아니라 새누리당 전체의 공약이다"고 말했다. 또 자신과 함께 온 새누리당 이재영·이우현·김종훈 의원 등을 소개하며 "국정감사 중인데도 의원들이 질의순서를 바꾸거나 질의를 하지 못한 채 이곳에 왔노라"고 강조했다.

서 후보는 "6선 국회의원을 하면서 여러 어려움을 겪었지만 대한민국 어느 곳에도 땅 한 평 없이 깨끗하게 살아왔다"면서 '차떼기·공천헌금' 사건으로 생긴 '비리정치인' 낙인을 전면 부정했다. 오히려 자신의 관록을 강조하면서 박근혜 정부의 '기둥'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가정보원 등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사건 등에 대한 야당 공세에 대해서도 "이제 거리의 정치는 끝났다"면서 일축했다. 그는 "(지금은) 군사정권시대도 아니다"며 "대화의 정치를 정착시키고 박근혜 정부의 울타리와 기둥 역할을 해서 국정을 수행하는데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걸어갈 것을 다짐한다"고 말했다. 또 "(신분당선 연장 공약을) 당장 내년부터 착수하겠다"고 약속했다.

서 후보 캠프 관계자는 "(국정원 등) 중앙 이슈가 이곳까지 미치지 않았다, 더군다나 이곳은 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65%에 달하는 곳"이라며 승리를 자신했다. 그는 이어, "신분당선 연장 공약이 확실히 반응이 있다, 다른 후보들도 같은 공약을 내세우고 있지만 아무래도 그쪽보다는 (여당 후보인)우리에게 더 신뢰가 가지 않겠나"면서 "투표율이 얼마나 나올지가 관건이지만 최대 20% 포인트 정도 득표율이 차이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문재인 앞세운 민주]"박근혜 정부가 정신을 번쩍 차리게 해달라"

29일 오후 민주당 오일용 후보와 문재인 의원이 봉담읍 수원대 앞 한 술집에 들어서자, "우와", "꺅"하는 환호성이 일었다. 대학생들은 문재인 의원에게 달려들어 같이 사진을 찍자며 포즈를 취했다. 문 후보가 "내일 오일용 후보에게 투표해달라"면서 오 후보를 소개하자, 학생들은 "꼭 투표하겠습니다", "오일용! 오일용!"을 외쳤다.

보궐선거 D-1, '역전극'을 꿈꾸는 오 후보의 마지막 작전은 '문재인 대타 작전'이었다. 오 후보의 약점인 낮은 인지도를 전 대선후보인 문재인 의원을 통해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 문 의원의 등장은 또한 서청원 후보의 '친박 원로' 주장을 겨냥한 것이기도 하다. 특히, 국가기관이 지난 대선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커지는 상황에서, 문 의원의 등장은 시민들에게 지난 대선을 상기시키는 효과를 발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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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민주당 의원이 10.30 보궐선거를 앞두고 26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남양시장을 찾아 시민들에게 오일용 후보에 대한 지지를 당부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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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후보는 이날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국정원, 국방부, 보훈처 등 국가 권력기관의 대통령선거 불법 개입과 이를 규명하려는 진실을 은폐·축소하려는 시도까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정의는 바람 앞에 놓인 촛불과 같다"면서 "특히, 화성의 보통사람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이를 외면하는 태도를 보이자 화를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젊은 세대 비율이 높은 향남읍의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40대 중반의 김아무개씨는 "국가정보원이나 국군사이버사령부의 대선 개입이 사실로 드러나지 않았느냐,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침묵하고 있다"면서 "젊은 세대는 박근혜 대통령과 여당의 이런 태도를 좋지 않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오 후보는 이날 젊은 세대를 집중 공략했다. 오 후보 쪽은 야당세가 강한 신도시 지역의 표심을 얼마나 끌어내느냐가 '막판 뒤집기'가 직결된다고 분석하고 있다. 김창호 캠프 선거대책본부장은 "현재 지지율에서 근소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도시지역을 중심으로 여론조사에 반영되지 않는 숨어 있는 표들이 투표장에 나오면 골든크로스가 나오면서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 후보가 김한길 대표와 함께 우정읍 기아차 공장을 찾은 이 같은 이유다. 두 사람과 김진표·홍영표·김관영 의원은 오후 3시 50분 기아차 오전 근무조 퇴근 시간에 맞춰 기차 공장 앞에 섰다. 문이 열리기 직전, 오 후보는 뛰어다니며 퇴근버스 운전기사에게 악수를 청하며 한 표를 호소했다. 이어 비가 흩뿌리는 가운데 수천 명의 기아차 직원들이 문밖으로 나오자, 오 후보와 김 대표는 직원들을 향해 일일이 "수고하셨습니다"라고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무심한 표정의 퇴근 물결 속에서 두 사람에게 악수를 청하는 직원들이 눈에 띄었다.

오 후보와 김 대표는 이어 향남읍으로 향했다. 김한길 대표가 먼저 시민들에게 악수를 청하면서 "기죽지 않고 열심히 한 오 후보에게 투표해달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화성갑 선거구는 새누리당의 아성이다, 이런 지역에서 의외의 결과가 나오면 박근혜 정부가 정신을 번쩍 차려서 뭔가 새롭게 다시 시작하려고 할 것"이라면서 "유권자 여러분이 박근혜 정부에게 약이 되는 실패를 안겨주시면, 나라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리 정치인이 우리지역 국회의원? 자존심이 많이 상한다"

이날 오 후보는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과 함께 서청원 후보의 비리 전략을 집중 부각시켰다. 오일용 후보는 <오마이뉴스> 기자에게 "주민들 만날수록 이길 수 있다는 느낌이 든다"면서 "많은 시민들은 비리 정치인이 화성 국회의원으로 당선될 수 있다는 상황에 뿔났다, 지역주민과 함께해온 지역일꾼이 화성의 미래를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오일용 캠프는 이날 서청원 후보가 공천헌금에 대해 거짓 해명했다며 서 후보를 공직선거법 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서청원 후보가 공천헌금과 관련해 자신의 선거공보물에 '단 한 푼도 자신을 위해 쓰지 않았다'고 게시했지만, 당시 공천헌금 재판 판결문에는 서 후보가 공천헌금을 선거비용으로 썼다는 내용이 적시됐다는 것이다.

도시지역의 젊은 세대들은 서청원 후보의 비리 전력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나타냈다. 40대 중반의 양승구씨는 "화성이 야당의 텃밭이라고 하지만 젊은 세대라 많이 유입됐다"면서 "비리 정치인을 싫어하는 젊은 세대들이 투표장을 많이 찾을 경우, 예상외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밝혔다. 사전 투표를 했다는 그는 "주변에서 이번 선거에 대해 얘기를 많이 한다, 투표율이 너무 낮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힘 있는 후보론'에 대해서 의구심을 표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만 보더라도 선거 때 한 약속이 모두 휴짓조각이 되지 않았느냐"면서 "서청원 후보가 내건 지하철 연장도 지켜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봉담읍에서 만난 한 지역신문 기자 역시 "많은 시민들은 서청원 후보의 지하철 연장이나 USKR(유니버설스튜디오 코리아 리조트) 사업 예산 확보와 같은 공약을 반가워하면서도 실현되기 어렵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꼬집었다.

60대 어르신들 중에서도 서청원 후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향남읍의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박각준(61)씨는 "비리와 구태로 상징되는 새누리당의 노회한 정치인이 화성의 국회의원에 당선되는 것에 대해 지역 주민들은 자존심이 많이 상한다고 얘기한다"면서 "야당 지지표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정원 심판' 진보당] "유신부활 국정원정치 심판할 유일한 노동자 후보"

선거를 이틀 앞두고 '48시간 쉼 없는 선거운동'을 선언한 홍성규 통합진보당 후보도 29일 새벽 1시20분께 기아자동차 화성공장 방문을 시작으로 막판 지지를 호소했다. 홍 후보는 야근을 마치고 퇴근하는 노동자들과 새벽에 출근하는 노동자들을 향해 "어려운 사정은 비슷한 처지에 있거나 있어 본 사람이 헤아릴 수 있다"며 "노동조합을 파괴하는 박근혜 정권에 맞서 노동자와 연대할 홍성규를 지지해 달라"고 당부했다.

홍 후보는 이날 남양 현대자동차연구소, 종합경기타운, 팔탄의용소방대, 남양동 상가 일대 등을 돌며 지지를 호소했다. 홍 후보는 특히 본인이 "유신부활 국정원정치 심판할 유일한 노동자 출신 후보"임을 강조했다.

홍 후보는 "국정원 등 국가권력과 언론이 지난 2개월 동안 내란조작 사건으로 진보당에 대해 각종 음해와 왜곡으로 거의 도배질을 했음에도, 화성시민들은 사태의 본질을 정확히 보시고 진보당과 제 손을 기꺼이 잡아주셨다"며 "이번 선거운동기간을 통해 진보당을 향한 박근혜 정권의 음흉한 정치공작은 이미 파탄 났다는 것이 내일 결과로 입증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진보당은 화성시민들을 믿고 민주주의를 사수하고 서민생활을 지키는데 매진할 것"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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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태 검찰총장 의혹 3종 세트-부동산투기,탈세,병역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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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13/10/30 09:36
  • 수정일
    2013/10/30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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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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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은 채동욱 검찰총장 후임으로 김진태 전 대검찰청 차장 (사법연수원 14기)을 내정했습니다. 이번 인사는 채동욱 전 총장이 혼외자식 의혹으로 사퇴한 지 한 달여 만에 이루어졌습니다.

한 달 동안 고심한 끝에 김진태라는 인물을 신임 검찰총장에 내정했지만, 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를 보면 인사청문회 통과 자체가 힘들어 보입니다. 물론 새누리당이 억지를 써서 통과시킬 수 있겠지만, 그에게 쏟아지는 각종 의혹을 보면 쉽지 않습니다.

공직자 비리 때마다 빠지지 않고 나오는 '부동산 투기','탈세','병역면제' 등의 3종 세트가 포함된 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의 의혹을 관보와 병무청 자료를 토대로 조사해봤습니다.
 

 

 


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는 2013년 공직자 재산신고에서 본인 명의 토지로 전남 여수시 율촌면 산수리의 밭(856㎡)과 대지(129㎡), 배우자 명의 전남 광양시 황금동(6611㎡)·성황동(6825㎡) 임야 등 총 1억7973만2000원을 신고했습니다.

김 후보자는 1988년 구입한 율촌면 산수리 땅을 "순천에서 초임 근무를 할 때 노후에 집을 짓고 살면 좋겠다 싶어 매입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김 후보자의 변명과 다르게 당시는 율촌산업단지 조성 등으로 그 일대가 부동산 투기가 일어나던 시기였습니다.

당시 김 후보자에게 땅을 팔았던 원주인이나 산수리 이장은 당시 외지인들이 땅을 산 것은 율촌 산업 단지 때문이었고, 아직까지 당시에 땅을 샀던 사람이 산수리에 내려와 사는 일은 전혀 보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공시지가는 3만 2천5백 원(2013년 1월 기준)이지만 1988년 평당 3만 원이었던 땅이 지금 33만 원이라는 사실을 보면, 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가 결코 부동산 투기 의혹을 벗어나기는 어려울 듯싶습니다.

 

 


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는 2009년 허백련 화백의 '산수도'와 박생광 화백의 '석류도'를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습니다. 그러나 재산가치는 0원으로 기재했습니다.

김 후보자는 2010년 허 화백의 산수도를 400만 원으로 박 화백의 석류도를 300만 원으로 신고했습니다. 그런데 2013년 재산 신고에는 허 화백과 박 화백의 그림이 재산 목록에 없었습니다. 이는 그림을 팔았거나 누락했다는 증거입니다.

'2011년 한국 그림 시장 결산 보고서'를 보면 박생광 화백의 그림이 2000년대 후반 들어 무려 135%나 상승했다고 나왔다면, 재산 가치가 높은 그림이라고 봐야 합니다.

보유 재산을 판매해 수입이 늘었다면 반드시 신고해야 했지만, 김진태 검찰총장 후보는 신고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명백한 재산 신고 누락이나 허위로 재산을 신고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 자녀들의 예금도 이상합니다. 김 후보자는 2008년 21살, 22살이었던 장남과 장녀의 예금을 각각 3799만 원과 3965만 원으로 신고했습니다.

4천만 원대 예금을 보유했던 장녀와 장남은 2013년 7169만 원과 7392만 원으로 예금이 늘어납니다. 장남의 경우 2013년 초에 대기업에 입사했기 때문에 2012년은 별도의 수입이 없었는데도 예금이 증가했습니다.

김 후보자는 자녀들의 예금이 3천5백만 원가량 늘어난 배경에 대해 "자녀들이 어릴 때부터 용돈,세뱃돈 등을 모아 온 것이고, 일부 목돈으로 준 돈은 증여세를 완납했다"고 밝혔습니다.

세뱃돈과 용돈만 모아 몇천만 원을 예금한 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의 자녀들을 보면 저축왕이라도 받아야 할 듯 보입니다. 그가 자녀들에게 어떻게 재산을 증여했는지 철저히 조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는 1975년 5월 입대 1977년 6월 육군 일병으로 13개월 만에 전역했습니다. 김 후보자는 "시력 등 문제가 있어 단기 사병(방위)으로 복무했다'고 밝혔습니다.

김 후보자의 장남은 2005년 부동시로 3급 판정을 받았다가 2009년 '사구체신염'으로 제2국민역, 병역 면제를 받았습니다. 불과 4년 만에 현역에서 병역 면제로 바뀐 것입니다.

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는 아들의 병역 면제에 대해 "장남이 3급 판정을 받고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 후보자의 아들은 3급 판정을 받고 카투사, 공군어학병, 한국국제협력단 해외봉사단(현역 대체) 등에 지원했으나 모두 탈락했습니다. 그냥 일반 육군으로 갔다면 충분히 병역 의무를 다할 수 있었는데, 남들과 다른 보직으로 가기 위해 시간을 끌다가 병역 면제를 받은 것입니다.

현역으로 충분히 갈 수 있었는데 오만 꼼수를 부리다가 시간이 지나 질병으로 병역면제를 받은 사실은 인사청문회에서 문제가 될 것입니다.
 

한눈에 보는 김진태 검찰총장 의혹 3종 세트


 

 


박근혜 대통령은 황찬현 감사원장을 비롯하여 양승태 대법원장,정홍원 국무총리,박한철 헌법재판소장,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김진태 검찰총장까지 모두 'PK(부산,경남)' 출신으로 임명했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그다지 능력도 뛰어나지도 않으면서 이토록 흠이 많은 인물을 굳이 PK라는 이유만으로 검찰총장에 내정했다는 사실은 김기춘 비서실장의 통제하에 국정원 사건 등의 정치 권력 사건을 좌지우지 하겠다는 뜻입니다.

대한민국의 비리를 알고 싶으면 공직자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는 사회
청백리는 커녕 범죄가 없는 사람을 찾기 힘든 대한민국 고위 공무원들

부동산 투기, 재산 탈세,병역 면제가 기본인 나라에서 착하게 사는 국민만 출세하지 못하고 당하는 나라가 지금 우리가 사는 대한민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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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세요, 저 교황입니다" ...나에게도 전화가?

"여보세요, 저 교황입니다" ...나에게도 전화가?

[해외리포트] 베네토 신학원 총장신부가 본 프란치스코 교황

13.10.29 16:31l최종 업데이트 13.10.29 16:36l
신수영(irene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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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프란치스코.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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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세요? 안녕하세요, 저 교황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파격적인 행보가 화제가 되고 있다. 정치와 경제 난국의 혼란속에 잔뜩 우울해진 이탈리아인들에게 교황의 이같은 행보는 신자는 물론 비신자들에게까지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난민들에게 휴대폰과 전화카드 선물한 교황

프란치스코 교황은 10월초에 있었던 이탈리아 '람페두사'섬의 처참한 아프리카 난민들의 익사 현장에 가장 먼저 달려갔던 것을 비롯해, 바티칸으로 돌아와서는 구출된 생존난민 159명 전원에게 휴대전화와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는 전화카드를 함께 보내주었다.

교황 측 대변인 몬테네그로 신부의 발표에 따르면 생존 난민들이 고국에 있는 가족과 지인들과 직접 통화를 통해 생존을 알리고, 그들이 겪는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도록 배려 차원에서 마련한 휴대폰이라고 한다.

그와 함께 이번에 알려진 또 다른 사실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2년 7월 유럽의회에 제소되었던 람페두사의 열악한 난민수용소 개선을 위해 실질적으로 힘을 썼다는 점이다. 그는 아이를 위한 수유시설과 운동장, 놀이시설 마련을 제안하는 등 세밀한 부분까지 직접 챙겨, 이를 개선시켰다. (그는 올 3월 교황취임이후 있었던 바티칸의 첫 공식외부 방문지로 람페두사 난민수용소를 정해 7월 8일 난민들을 방문, 어려움을 청취해 전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었다.)

지난 12일 현지언론 보도에 따르면, 교황은 베네치아 근교인 메스트레에 사는 할머니에게 200유로(약30만원)를 송금하기도 했다. 할머니는 병원에 입원한 자신의 남편을 간호하러 가던 중 버스에서 넘어지면서 50유로(7만 5000원)가 들어있는 지갑을 분실했고 아무런 연고자가 없는 자신과 남편의 딱한 사정을 바티칸에 호소했다. 이에 교황이 즉시 자비로 할머니에게 돈을 송금하고, 콘라드 크라예스키(Konrad Krajewski) 추기경을 보내 할머니의 근황과 어려움을 점검하기도 했다.

올 여름 <라누오바> 신문에 게재돼 화제가 됐던 또 다른 소식은 베네치아 근교 파도바시의 한 대학생이 교황에게 보낸 진로상담편지에 대해 교황이 직접 청년에게 전화를 걸어 자상한 조언을 해준 것이다. 그 청년은 베네토 교구의 교황방문팀의 일원으로 바티칸을 방문하고 돌아온 뒤 당장 겪고 있는 현실에 대한 고민을 교황에게 직접 털어놓는 편지를 보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름 없는 천주교 일반 평신도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깜짝 놀라게 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열심히 살아가는 평신도들과의 직접 소통을 통해 그들이 느끼는 어려움과 건의내용을 접수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평범한 자들이 일상에서 겪는 어려움을 경청함으로써 그들의 현실을 이해하고, 위로하고, 때로는 구체적이고 확실한 행동을 보여주거나 혹은 재치있는 한마디로 큰 웃음을 주고 있다. 현실에서 항상 함께 하는 교황을 온몸으로 실현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 탓에 교황은 공식석상에서 고상하게 다듬어진 발표문을 제쳐놓고, 즉석에서 자신의 진심을 담은 연설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교회내 성직자들을 향한 파격적인 조치 또한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9월 교황은 모든 주교좌 성당의 교구장급 신부들의 특별직함(monsignore)의 사용을 금했다. 행정직 신부들에게 그들의 지위를 나타내는 직함을 금하며, 모두가 똑같이 '신부'로만 호칭받도록 지시했다. 직함이 아닌, 역할에 충실할 것을 당부한 조치다.

이달 중순 <코리에르> 신문은 교황의 아르헨티나 추기경 시절부터 지금까지의 강론 어록들을 모은 내용을 책으로 펴내 구독자들에게 배부하기도 했다.

종교에 대해 다소 비판적인 지식인을 주독자층으로 가진 <코리에르>의 이러한 시도 역시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평가받고 있다. 더욱이 취임한 지 얼마되지 않은 교황에 대한 어록 출판이 비판성향이 강한 언론사에서 제일 처음 시도됐다는 것은 그만큼 프란치스코 교황이 신자와 비신자들 모두에게 두터운 신뢰와 존경을 얻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제 이탈리아인들에게 교황은 더 이상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곳의 그분'이 아니다. 따뜻하고 친근하게 내 문제를 함께 염려해주는 친구같은 존재가 되고 있다.

"교황의 행보는 지극히 성서에 충실한 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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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임 교황인 베네딕스 16세와 베네토교구 신학원 루치오 칠리아 총장신부가 다른 신부들과 함께 찍은 사진. 베네딕스 16세(가운데) 오른쪽 옆이 인터뷰를 진행한 루치오 칠리아 총장신부.
ⓒ 신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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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현상과 교황의 면모에 대해, 바티칸을 빈번하게 방문해 교황을 자주 접하는 베네토교구 신학원 루치오 칠리아(L.Cilia) 총장신부를 이달 초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베네토지방은 마가복음을 쓴 마가성인의 첫 복음전파 사역지였던 '아퀼레이아'(Acquileia)가 있는 곳이다. 베네치아 산 마르코성당에는 마가성인의 유해가 안치되어 있다. 2011년 베네딕토16세 교황은 베네치아를 방문해 '세계로의 말씀파송의 도시'로 선포하기도 했다. 그는 차기교황이 유력했던 스콜라 추기경과 함께 필자의 어머니에게 세례와 축성을 베풀어 언론의 화제가 되기도 했다.)

- 프란치스코 교황의 행보에 대해 의견이 분분합니다. 개혁이 시작되었다고 환영하는 세력이 있는 반면에, 기존의 바티칸 전례를 깨는 것이라고 비판하는 세력도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교황은 실천하는 신앙, 생활 속에서 함께 하는 신앙을 외치며 천주교가 더이상 형식적이고 비본질적인 것에 얽매여 본질적인 소중한 것들에 대해 소홀함이 없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교황의 행보는 모든 게 지극히 상식적이고 당연한 행동들입니다. 이것을 이상하게 보는 건 현 세태가 그만큼 비상식적이기 때문이겠죠. 또한 교황의 행동들은 개혁과 전통 혹은 진보와 보수 등으로 구분할 성질도 아닙니다. 지극히 기독교적인, 성서에 충실한 사역입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은 늘 군중들과 함께 계셨고, 병들고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의 아픔을 함께 해주셨으니까요. 이제는 삶속에서, 일상 생활에서 함께하는 신앙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죠. 저 개인적으로는 두손 두발 들어 기꺼이 환영하는 바입니다. 천주교에 있어서 늘 필요했던 부분이기도 하거든요."

- <가톨릭시민사회(Civilta Cattolica)> 예수회신문과의 공식인터뷰에서 대담자 안토니오 스파다로 신부(A.Spadaro)에게 교황은 "신이 동성애자, 낙태, 이혼자들을 본다면 과연 신은 그들을 어떻게 대할지 우리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사랑으로 그들의 존재를 인정할까 아니면 그들을 거부하고 내쫓으며 비난, 정죄만을 하겠는가, 우리는 '긍휼함'(misericordia)을 갖고 그들과 함께할 필요가 있다"고 말씀하셨죠. 이것에 대해 어떤 의견이신가요? 이것이 확대해석되는 면도 있는 것 같은데요.
"물론 천주교 교리에 있어서는 낙태, 피임, 동성결혼 등은 허용치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행위를 딱히 옳고 그름의 문제로만 정죄할 수는 없습니다. 피를 철철 흘리며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가 있다면 교회는 병원처럼 그들을 살려주고 회복시켜주는 것이 우선이죠.

고통속에 신음하는 자에게 왜 건강수칙, 안전규칙을 지키지 않아 이 지경이 된거냐고 마냥 꾸짖고 정죄만 한 채 외면하는 게 과연 맞을까요? 사회의 온갖 편견과 종교의 잣대로 이미 아픔을 겪는 그들을 교회와 신앙인들마저 내치고 비판만 하게 하는 게 과연 맞는 일일까요? 신앙인들이 그같은 태도를 취한다면 이것은 자신의 믿음을 배반한 것이고 안 믿는 자들보다도 더 악한 행위라는 것이죠.

성서에도 예수님은 사람들이 강간하다 잡혀온 여인을 데려오자 '너희 중 죄없어서 돌을 던질 수 있는 자가 누구냐'고 물으셨습니다. 그 말에 모두들 슬금슬금 자리를 떴고, 그렇게 여인을 구하신 후에야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다시는 죄를 짓지 말라'고.

교황은 모든 것에 우선해서 긍휼함이 최우선이 되어야 할 것을 강조한 것입니다. 이제 우리 신앙인들은 상대를 향해 정죄해대던 손가락질의 방향을 우리 자신에게 돌릴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똑같은 죄인일뿐입니다. 정죄함을 멈춰야 합니다. 그건 교만이고 그게 더 무서운 죄악입니다. 특히 신앙인들은 종교를 빙자한 정죄를 멈춰야 합니다. 아고스티노 성인의 말이 있습니다. 세상에는 두 가지 타입의 죄인이 존재할 뿐이라고. 하나는 자신의 실수와 연약함을 인정하는 죄인이 있고, 또다른 하나는 자신이 전혀 죄인이 아니라면서 강퍅한 마음을 지니고 사는 죄인. 신 앞에서 우리는 모두 죄인일뿐입니다."

"남을 배려하는 교황의 모습 특히 인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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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프란치스코
ⓒ 위키피디아 공동자료저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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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장신부님은 바티칸을 자주 방문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교황에 대해 감명을 받았거나 인상 깊은 부분이 어떤 내용인지 궁금합니다 .
"감명 받은 점은 교황이 바티칸의 교황 전용 아파트와 전용 리무진 자동차를 사양하고 바티칸의 다른 일반 방문자들이 머무는 싼타 마르타 수도원 건물에서 다른 사제들, 수도사들과 함께하는 평범한 공동생활을 선택한 부분입니다. 바티칸의 교황 아파트는 외부와 차단된 구중궁궐이기도 합니다. 그곳은 외부의 의견을 듣고 수렴하기 힘든 곳으로 자칫하면 교황 스스로 외부와 차단될 소지가 있어요. 이런 폐단을 고치기 위해서 교황 스스로 일반수도원에서 기거하며 그들과 똑같이 먹고 생활하는 등 일체의 특별대우를 사양하고 있지요. 교황이 그렇게 검소하고 청렴한 생활을 하는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사제로서 인상 깊은 부분은 그의 겸손함입니다. 특히 전임교황에 대한 겸손함이 인상적입니다. 이번 7월 5일 발표한 교황의 첫 신앙회칙, '신앙의 빛'(Lumen Fidei)이 그렇습니다. 신앙의 중요성과 의미를 일깨우는 회칙으로 역대 모든 교황들이 자신의 회칙을 발표했기 때문에 프란치스코 교황 역시 자신만의 생각을 드러내는 회칙을 발표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갑자기 사임을 하느라고 미완성으로 남겨두었던 전임 교황의 회칙, 영원히 미완성으로 폐기될 뻔했던 전임자의 회칙을 과감하게 수용해 자신의 것과 함께 세상에 드러나게 했습니다. 전임 교황에 대한 배려와 예우가 깃든 겸손함이 있기에 가능한 행동이었다고 봅니다. 그러면서 교황은 어느 것이 자신의 것이고, 어느 것이 전임교황의 것인지를 굳이 따로 나누지 않고, 함께 발표해 똑같이 존중 받도록 했습니다. 그의 겸손함이 더 돋보이는 부분이죠. 프란치스코 교황은 강조하고 있습니다. 성직자, 사제들은 다른 이들을 '섬기는 자들'이어야지, 그들로부터 섬김을 받는 자가 되어선 안 된다고. 그리고 그 점을 자신이 몸소 실천하고 계십니다. ('신앙의 빛' 회칙은 80여쪽 분량의 4개장 60조항으로 구성돼 있다. 교황이 재임기간 중에 신자들에게 전하는 신앙의 회칙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번 회칙에서 우리를 사랑으로 변화시켜서 세상에 대해 눈뜨게 하는 신앙의 힘과 가정의 존중, 겸손한 신앙, 타종교의 존중을 강조했다. )

- 독일에 있는 <오마이뉴스> 최서우 해외통신원이 질문한 내용입니다. 그간에 구설에 올랐던 바티칸의 '검은 돈' 연루사건에 대해선 어떤 입장이신지요. 물론 총장 신부님은 사제양성과 신학출판 담당 사역이시고, 행정과 무관해 대답이 곤란하시다는 걸 이해합니다만.
"곤란할 건 없습니다.(웃음) 바티칸에서 이 문제에 대해 솔직히 인정했고, 그 부분의 명확한 수사를 교황이 지시한 것으로 압니다.

물론 저는 사제양성과 성서해석과 출판담당인지라 깊이 알지는 못합니다. 단지 제가 아는 선에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제가 이해한 바로는 해외선교자금을 해외선교지에 송금하는 부분에 있어서 출처가 불분명한 돈들이 바티칸 계좌에 흘러들어온 것으로 압니다. 그런 사실들을 알고 있으면서 묵인한 것인지, 아니면 모르고 있었던 것인지, 알지만 어떤 이유가 있어서 진상규명을 할 수 없었던 것인지, 혹은 관련된 성직자들이 있었는지 등등 모든 부분에 대한 조사를 교황이 요청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불미스런 일들이 세상에 알려지고 드러나는 건 한 개인에게 있어서도, 교회나 바티칸에 있어서도 당장은 곤혹스럽고 수치스런 일일 수 있지만, 되레 감사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걸 계기로 더욱 새롭고 건강한 모습의 개인, 교회, 바티칸이 될 수 있으니까요. 빛이 환한 곳으로 갈수록 미세한 먼지들이 속속 잘 드러나듯이, 어둠에 있으면 먼지는 잘 보이지 않잖아요. 문제를 문제로만 두지 않고, 그것을 교훈으로 다시 일어서는 자세가 모두에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끝무렵 총장신부님은 필자에게 질문을 던졌다.

- 이번엔 제가 질문해보고 싶은데요. 한국은 어떤가요? 개신교 신자들이 압도적으로 많다고 들었습니다만.
"한국은 특정종교만이 아닌, 여러 종교가 함께 공존하는 나라입니다."

그러자 이런 이야기가 돌아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번 '신앙의 빛' 회칙에서 다른 종교에 대한 존중을 강조하셨습니다. 어떤 사람이 비록 기독교(천주교, 개신교 포괄) 신자는 아닐지라도 자신의 능력과 힘을 넘어선 그 어떤 절대적인 존재를 막연히나마 인정한다면 그는 이미 신앙인이라고 봅니다. 각자가 믿는 그 어떤 존재에 대해 추구하는 건 결국 진리이고 공동선이기 때문에 다른 종교에 대한 존중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 긴 시간 허심탄회하게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혹시 교황전화 받으셨어요? 언제 전화가 올지 모르는거 아시죠? '여보세요? 안녕? 저, 교황이에요'하고 말이죠."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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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민보가 아니라 박원순시장이 더 큰 목표

자주민보가 아니라 박원순시장이 더 큰 목표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3/10/29 [06:00] 최종편집: ⓒ 자주민보
 
 
 
▲ ©이정섭 기자

서울시의 자주민보 등록취소관련 청문회에 참여하기 위해 자주민보 애독자 20여명과 함께 자주민보 이정섭 대표가 서울시청을 찾아갔으나 서울시에서는 청문회가 아니라 이정섭 대표와 서울시청의 관련 직원 3인의 청문을 실시한다며 애독자들은 청문을 방청하지 못한 채 이 대표만 참여하였다.

청문 후 이정섭 대표는 주로 서울시가 왜 자주민보 등록취소 행정소송을 제기하려고 하는지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고 밝혔다.

“블루유니온이라는 보수 단체와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 등이 자주민보 이창기 전 대표의 국가보안법 위반 판결을 이유로 자주민보에 발행정지나 폐간 조치를 취하라는 민원을 끊임없이 제기하였고, 그것을 즉각 이행하지 않자 서울시청 앞에서 자주민보를 감싸고 도는 박원순 서울시장은 종북시장이라는 등의 현수막시위를 여는 등 압박을 가했으며 조선일보를 위시한 보수언론에서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는 등 서울시에 무지막지한 압박을 가해오자 민원에 답변을 성실히 해야할 의무를 지닌 서울시로서는 박근혜 정부의 문화체육관광부에 자주민보 폐간 사유가 있는가를 질의하여 사유가 있다는 답변이 와서 결국 자주민보 폐간 심판 청구소송을 제기하기로 방향을 잡고 그 사전 절차로 청문을 실시하게 되었다.
이번 청문에서 자주민보가 제출한 자료와 이정섭 대표의 답변을 서울시 문화예술과 심의위원들이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자주민보 폐간 심판 청구소송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조만간 그 심의 결과를 통보해 주겠다.”

이것이 서울시청 문화예술과 담당자들 발언의 개요인데 그 안에 담긴 뜻은 결국 자주민보에 대해 서울시에서 어떤 판결을 내리기가 곤란하니 법원에 그 판단을 맡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 이정섭 대표가 청문장에서 서울시의 행정심판 소송 제기 부당성을 조목조목 지적한 자주민보 의견서(법무법인 정평 김승교 변호사 등이 무료로 작성해 줌)를 제출했지만, 이 의견서의 취지가 받아들여져 서울시청 담당자들의 생각이 완전히 바뀌지 않는 한 서울시는 행정소송을 제기할 것이 확실해 보였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행정소송 제기 사유가 있다는 대답을 서울시에 준 상태에서 서울시가 이를 거부하고 무혐의처분을 한다면 보수진영이 더욱더 서울시를 압박할 것이 너무나 자명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울시의 태도가 더욱 아쉽다는 것이다.

현 문화체육부는 박근혜 정부의 직접적인 지휘를 받는 정부기관인데 거기에 의견을 묻는 순간 서울시의 길은 이미 정해진 것이나 다름 없다. 스스로 판단을 내리고 처리를 할 권한을 가진 서울시가 왜 이에 대해 문화체육부에 의뢰했는지 참으로 안타까운 심정을 금할 수 없다.

이는 지방자치시대에 역행하는 처사이며 부당한 일부 보수세력들의 압박에 맥없이 고개를 숙이고 물러선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원칙을 지키지 못하고 한발 물러서면 두발 세발 물러서게 되고 종당에서는 파멸의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다는 만고의 진리를 왜 잊어버렸는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

만약 자주민보가 행정소송에서 이겨 기각판정을 받는다면 서울시가 종북 공세를 모면하기 위해 죄 없는 언론사를 법정에 세운 것으로 될 것이다. 책임 회피, 지방자치제 정신을 저버렸다는 기록은 영원히 지울 수 없으며, 보수세력의 압력에 굴복하여 서울시가 지키고 육성해가야 할 자기 지역의 언론을 길고 어려운 고난의 법정으로 내쳤다는 사실은 이성이 있는 서울시민들의 가슴에 가시처럼 남아있게 될 것이다.

어쩌면 서울시를 압박한 보수진영의 의도가 여기에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우려가 든다.
개혁진보진영의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로 떠오른 박원순 시장을 눈엣가시처럼 여겨온 보수진영이었으니 이런 흠집에 만면 가득 미소를 띄울 것이 자명하다.

특히 오늘도 거의 50여명에 가까운 보수단체 사람들이 총동원 자주민보 기자회견장 옆에서 '서울시장은 반드시 자주민보 폐간시키라'하며 대형 엠프를 동원하여 외쳐댔다.

자주민보 정도의 작은 언론사에 대한 공격을 목적으로 했다기에는 너무 큰 움직임이다.

훗날 만약 대선 토론이라도 열리는 날엔 보수진영 후보는 이 문제로 지방자치제 정신을 저버리고 언론자유를 억압한 시장이라는 공격을 가하지 않으리란 보장이 과연 있을까.
 
▲ ©이정섭 기자

그렇다고 이 문제의 본질이 서울시에 있다는 것은 아니다. 자주민보에 제재를 가하지 않으면 종북시장이라는 억지 논리를 만들어 서울시를 아주 야비하게 궁지로 몰아간 보수진영에 1차적이고 근본적인 책임이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오늘 블루유니온과 어버이연합 등 보수세력들의 자주민보 관련 서울 시청 기자회견에서 나온 연사들은 “자주민보 폐간은 시작일 뿐이다. 자주민보를 깨끗이 폐간시키고 차례차례 하나 하나 모조리 청소해버리겠다. 다시는 진보 언론이 이 땅에 발도 못 붙이게 하겠다”고 핏대가 붉어진 목으로 소리 높이 외쳤다.

어쩌면 이런 반민주적이고 독재적인 무지막지한 주장을 백주대낮 서울 한 복판 시청 앞에서 할 수 있는지 가슴이 아팠다.

블루유니온 권유미 대표를 만나 인사도 나누고 대화도 잠시 해보았는데 대화도 잘 되고 예의도 있어 대화를 통해 얼마든지 진보-보수 진영사이의 오해와 갈등을 풀 수 있겠다 싶었는데 마이크를 잡자 그렇게 돌변했다.

어쨌든 보수단체의 민원과 고발, 그리고 압박 시위, 그 후 이어지는 경찰 검찰의 수사, 이를 대대적으로 보수언론들이 보도하여 종북 조직, 종북 언론이란 멍에가 들씌워져 고난의 길로 내몰리는 공식과 같은 보수세력의 굿판은 앞으로도 더욱 더 현란한 춤사위를 보여줄 것이 확실해보인다.

이 굿판의 제물이 어찌 진보진영만이겠는가. 어쩌면 개혁진영의 와해, 나아가 진보 개혁진영의 갈등이 정작 제상에 올리려는 제물이 아니겠는가.

하지만 아무리 용한 무당도 끝도 없이 춤을 출 수는 없다. 제 춤에 취해 계속 뛰다간 심장마비에 걸리기 십상이다. 부디 이성을 차리기 바란다.


이제 자주민보는 본격적인 폐간 저지를 위한 법정 투쟁준비에 돌입했다. 청문 직후 변호사 정식 선임하고 편집위원과 자문위원이 모여 확대 대책회를 진행했다.

하여 자주민보폐간저지범국민대책위를 더욱 확대 강화하고 실질적인 언론자유수호, 공안탄압분쇄를 위해 투쟁에 나설 것이며 공안탄압을 받고 있는 제 단체들과 연대의 끈도 더욱 튼튼히 엮어 애독자, 지지자들과 더욱 더 굳게 뭉치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만들어갈 것이다.

무플보다 악플이 낫다고 하지 않는가. 어찌 되었건 오늘도 연합뉴스, 뉴시스, 뉴스1 등 3대 통신사에서 취재를 해갔다. 살다보니 이런 큰 언론사의 집중 취재도 받아보게 되었다. 작은 언론사이기에 자주민보가 회자되는 거야 나쁠 게 없다. 사실 자주민보는 위기와 역경에 익숙하다. 의연히 헤쳐나갈 것을 독자 여러분께 약속드린다.✍


* 청문이 열린 28일 보수단체가 서울시장에게 가하는 자주민보 폐간 압박 시위
이들의 그간 시위 장소와 발언을 종합해보면 공격의 촛점은 자주민보가 아닌 서울시장임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다.
 
▲ 참 썬글라스를 좋아하는 사람들! ©이정섭 기자
▲ 블루유니온 권유미 대표 ©이정섭 기자
▲ ©이정섭 기자


*28일 서울시청 앞에서 진행한 자주민보폐간저지범국민대책위원회 기자회견
 
▲ ©이정섭 기자
▲ ©이정섭 기자
▲ 권오헌 공동대표 ©이정섭 기자
▲ ©이정섭 기자
▲ 자주민보폐간저지 범국민 대책위가 주최한 기자회견 참가자들 ©이정섭 기자
▲ 결의문 낭독하는 범국민대책위원회 청년 ©이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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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자주민보 청문회 우려되는 상황
 
한 독일동포의 자주민보폐간에 대한 호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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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갈 쏘여도 끄떡없는 사막 쥐, 새 진통제 개발 열까

전갈 쏘여도 끄떡없는 사막 쥐, 새 진통제 개발 열까

 
조홍섭 2013. 10. 28
조회수 14053추천수 0
 

통증 전달 통로 차단하도록 진화, 전갈에 쏘여도 몇 초 문지르면 끝

사막의 드문 먹이 전갈 사냥 위한 선택…뺨 뻣뻣해지지 않는 치과 진통제 나올까

 

m1.jpg » 독침이 달린 꼬리를 들고 경고하는 전갈을 공격하려는 남방메뚜기쥐. 사진=매튜, 애쉴리 로

 

통증은 난로에 닿은 손을 재빨리 떼어내도록 한다. 우리 몸에 손상이 일어난다는 신호이기 때문에 고통을 느끼는 감각은 생존에 필수적이다.
 

통증의 진화가 광범하게 일어난 것은 이 반응의 중요성을 말해준다. 당연히 통증을 이용하려는 동물도 있다.
 

자신을 해치려는 포식자에게 주입하는 독이 꼭 그 포식자의 조직을 파괴할 필요는 없다. 강력한 통증을 일으키는 것만으로도 상대가 멍해 있는 틈을 타 도망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일시적이지만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동물들로는 해파리, 개미, 말벌, 거미, 전갈, 오리너구리, 쏨뱅이 등이 있다.
 

물론 독침에 대항해 고통을 둔화시키는 쪽으로 적응할 가능성도 있지만, 뜨거운 난로에 손을 오래 대는 것처럼 자칫 닥친 위험에 둔감해 치명적 피해를 입을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예상과 달리 고통을 둔화시키는 쪽으로 적응한 드문 사례가 발견됐다. 애쉴리 로 미국 텍사스 대학 오스틴 캠퍼스 진화 신경생물학자 등은 과학저널 <사이언스> 최근호에 실린 논문에서 사막에 사는 쥐가 맹독성 전갈의 침을 이런 방식으로 무력화시킨다는 사실을 밝혔다.
 

m2.jpg » 독침에 쏘이면서 물어죽인 전갈을 바라보고 있는 남방메뚜기쥐. 사진=매튜, 애쉴리 로

 

m3.jpg » 전갈을 맛있게 먹고 있는 남방메뚜기쥐. 날카로운 전갈의 독침이 덧없어 보인다. 사진=매튜, 애쉴리 로

 

북아메리카 남부에 서식하는 남방메뚜기쥐는 매우 거칠어 메뚜기 등 곤충과 거미는 물론이고 다른 쥐와, 먹을 게 없으면 동족 쥐까지도 잡아먹는다. 이 쥐는 특히 사막에 사는 전갈을 즐겨 잡아먹는 것으로 유명하다.
 

중앙아메리카가 주 서식지인 사막 전갈은 길이가 11㎝에 이르며 강한 독성을 지닌 침이 위협적이다. 이 전갈에 쏘이면 일반적으로 타는 듯한 통증을 느끼고 그런 고통이 여러 시간 지속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쥐는 전갈을 만나면 쏘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쏘이더라도 몇 초 동안 상처 부위를 쓰다듬은 뒤 공격에 나서 잡아먹는다.

 

 

연구진은 이 쥐에는 중추신경으로 통증 신호를 전달하는 통로에 특별한 아미노산이 있어, 이것이 전갈 독의 펩티드와 결합해 통로의 흐름을 차단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처럼 자신에게 치명적일 수 있는 통증 차단을 적응시킨 까닭에 대해 연구 책임자인 로는 “메뚜기쥐가 사막 전갈에 대한 내성을 진화시킨 것은 쥐의 서식지인 애리조나 사막에 풍부한 전갈을 잡아먹기 위해서였다. 먹잇감이 희박한 이 생태계에서 전갈은 정말로 가치있는 먹이 자원이다.”라고 <사이언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이 쥐는 통상 다른 종류의 통증은 잘 느끼지만, 전갈 독에 노출되었을 때 일시적으로 통증 감각이 모두 사라진다고 로는 밝혔다. 메뚜기쥐가 이처럼 통증을 전달하는 통로를 차단하는 능력을 잘 응용하면 선택적이고 비의존적인 새로운 차원의 진통제 개발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로는 말한다.
 

메뚜기쥐의 방식을 응용해 원하는 통증만 사라지고 다른 감각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는 진통제가 개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치과에서 고통을 줄이기 위해 마취주사를 맞은 잇몸 주변 뺨이 한동안 뻣뻣해지는 불편이 사라질 날이 올지도 모른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Ashlee H. Rowe et. al.,Voltage-Gated Sodium Channel in Grasshopper Mice Defends Against Bark Scorpion Toxin, Science 25 October 2013: Vol. 342 no. 6157 pp. 441-446 DOI: 10.1126/science.1236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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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훈처장 박승춘,‘변종 보수’ 민낯 보여주다

한국적 ‘변종보수’ 회피성 발언 아니면 황당한 궤변으로 일관
 
육근성 | 2013-10-29 10:13:10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인쇄하기메일보내기
 
 


 

대한민국에는 진정한 보수가 없다. 한국적 ‘변종 보수’는 태생적 모순을 안고 출발했다.

한국적 보수의 모순과 기형

보수라고 자처하는 이들은 이승만 정권을 보수의 시발점이라고 말한다. 이것부터 모순이다. 자유민주주의를 표방했지만 지키고 보존해야할 회고적 가치가 아니라 장차 만들어 나가고 추구해야할 미래적 가치였기 때문이다. 당시 자유민주주의는 형성되지 않은 낯선 이념이었다.

보수(保守)할 것 없는 보수세력은 모순의 정치를 할 수밖에 없었다. 이승만 이후 보수를 자처했던 세력들은 자유민주주의를 말하면서 권위주의를 실천해고, 국가와 경제개발을 빌미삼아 민주주의를 억압했으며, 냉전과 반공을 자유주의와 동일시하는 과오를 범했다. 한국의 보수는 이런 모순된 토양에서 기형적인 형태로 자라났다.

태생적 모순 때문일 것이다. 이 땅의 보수정권은 엄정한 도덕성과 윤리의식을 바탕으로 지켜야할 가치를 고수하는 정통 보수주의와 거리가 멀었다. 한국적 ‘변종 보수’는 산업화와 경제개발의 수행자가 되면서 많은 문제와 비리를 양산하며 정치를 혼탁하게 만들었다. 양식과 상식을 존중하고 공정과 원칙을 덕목으로 여기는 건강한 보수주의자는 찾아보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한국적 ‘변종보수’의 민낯 보여준 박승춘

한국적 ‘변종 보수’ ‘가짜 보수’의 민낯을 보여주는 사건이 28일 국회 국감장에서 벌어졌다.

반 유신은 종북이고 6.15남북공동선언은 6.25전쟁보다 더 무서운 사변이며, 야당과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은 김정일과 한패라는 주장을 담은 DVD 동영상을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정부부처와 시도교육청 등에 대량 배포해 물의를 일으킨 박승춘 보훈처장이 피감기관 증인으로 나왔다.

박 처장은 자체 예산과 모처(국정원으로 추정)로부터 협찬을 받아 DVD와 책자를 제작해 안보교육을 빌미삼아 학생과 교직원 등을 상대로 편향적 사고를 주입시켜 왔다. 각 지역 보훈지청이 해당 교육지원청과 ‘나라사랑교육’ MOU를 체결하는 식으로 일선학교까지 파고들었다.

보훈처가 교재를 제공하고 강사를 알선해주면 교육지청은 대상학교를 선정하고 강사비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같은 젊은층 우경화 공작은 국방부, 행안부 등의 협조로 예비군과 민방위 교육장에서도 이뤄졌다.

회피성 발언 아니면 궤변으로 일관

박 보훈처장은 문제의 DVD 협찬처가 어디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끝까지 회피하며 궤변을 늘어놓았다. 불법 선거 개입에 도움을 준 기관이 어디이고 누구로부터 지원을 받았느냐고 다그치자 박 처장은 뜬금없이 개인정보보호법을 들고 나왔다.

누군지 밝히려면 협찬자로부터 개인정보 제공에 대해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협찬자가 밝히기를 원치 않으니 말해줄 수 없다고 했다.

국가가관의 선거 개입 정황과 위법 사실(기부금품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이 드러난 상황인데도 자료제출 거부의 명분으로 개인정보보호법을 들고 나온 것이다. 국감장에서 이런 궤변을 늘어놓은 건 국감 사상 초유의 일이다.

“곤란하다, 밝힐 수 없다... 검토해서... 확인해서”

국감 의원들의 계속되는 질문에 대해 피감기관 증인인 박 처장은 이런 식으로 답변을 피해 나갔다.

“(협찬처가 어디냐고 추궁하자) 거기에 대해서 말하기 곤란하다.”

“(협찬 관련 자료 제출 요구에) 검토하겠다고 했지 (요청한 자료를) 제출한다고 답하지 않았다.”

“(편향된 안보교육에 대해 따지자) 확인해서 오후에 답변하겠다... 말하기 곤란하다.”

“(김대중 대통령에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 판단도 확인해서 말하겠다.”

“(국정원으로부터 협찬 받았느냐고 묻자) 그것은 제가 밝힐 수 없다.”

냉전적 대치와 극단적 반공을 자유주의-민주주의와 구분하지 못하고 스스로 보수 중의 보수라고 착각하는 군 장성 출신 국가기관장이 국회에 나와 국민이 보는 가운데 ‘변종 보수’ ‘거짓 보수’가 어떤 모습인지 적나라하게 보여준 셈이다.

그가 보여준 ‘변종보수’의 프레임

한국적 ‘변종 보수’는 영혼과 뿌리가 없다. 때문에 원칙도 양식도 흐릿하다. 지켜내야 할 가치와 철학이 박약하다 보니 근시안적 사고를 한다. 자신들에게 적합한 체제유지에 집착할 뿐이다.

박승춘 보훈처장이 그렇다. 상식과 양식, 진실과 가치보다는 이승만 정권 이후 형성된 ‘변종보수’의 프레임을 추종한다. 국가기관이 선거에 개입하고, 편향된 역사관을 젊은층에게 주입시키는 망동을 일삼으면서도 무엇이 잘못인지 전혀 깨닫지 못한다.

국민을 대표하는 국감 의원들의 질문에 피감기관 기관장이 저토록 황당한 언동으로 답변을 회피하는 건 국민을 우롱하는 거나 다름없다.

2011년 12월 그가 보훈처장 자격으로 광복회 워크숍에서 강연을 하며 한 말이다. 명백한 대선 개입이다.

“이 정도로 살게 된 것은 다 박정희 대통령 공이니 다가오는 대선에서 누구를 뽑아야 할지 다들 아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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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발굴 1등 공신은 '마을 어르신들'이었다

[인터뷰] 살구쟁이 유해발굴 현장에서 만난 석장리 사람들

13.10.28 22:09l최종 업데이트 13.10.29 00:37l
심규상(djs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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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째 문화재 발굴을 해온 석장리 주민들. 28일 공주 살구쟁이 유해발굴을 마친 후 한자리에 앉았다. 왼쪽부터 전은성(60), 김희환 (73), 박홍래(79), 김종근(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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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증말 고생들 했어유."

27일 공주 왕촌 살구쟁이에 묻힌 유해발굴이 마무리됐다. 1950년 군경에 의해 억울하게 짧은 생을 마감한 79구의 유해가 모습을 드러냈다. 14일 동안 아침부터 해질녘까지 하루도 쉬지 않고 유해발굴 작업을 벌였다. 그래도 예상보다 작업 속도가 빨랐다. 유해 발굴 현장을 총지휘해온 박선주 충북대 명예교수가 비법(?)을 공개했다.

"40여 년간 발굴 현장을 누볐던 석장리 마을에 사는 어르신들 덕분입니다. 정말 베테랑이에요."

박 교수가 말한 '석장리 어르신들'은 김종근(76), 김희환(73), 박홍래(79), 전은성(60)씨 등 4명이다. 박 교수가 다시 이들을 치켜세웠다.

"한국의 어지간한 구석기 문화재 발굴현장은 다 참여했어요. 유물발굴에 관해서는 최고 전문가예요."

'석장리 어르신들'의 주업은 농업이다. 공주 금강변에 있는 작은 농촌마을에서 대대손손 땅을 일구며 논농사와 밭농사로 삶을 잇고 있다. 이들이 유물 발굴 최고 실력자라고?

이들의 얘기를 듣기에 앞서 공주 석장리에 대한 약간의 상식이 필요하다. 한반도 구석기시대 유물의 발굴은 1964년 공주 석장리 금강 변에서 시작됐다. 한반도에는 구석기 시대가 없다던 학설을 보기 좋게 뒤집은 곳이 석장리다. 교과서에 처음으로 구석기 유물 분포지역으로 소개된 곳도 석장리다.

40년간 주업같은 부업, 우리는 '자칭 문화재발굴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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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장리 주민이자 문화재발굴 숨은 실력자인 박홍래(79)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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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장리 구석기 유물발굴은 1964년부터다. 박홍래(79)씨는 서른 살 때 석장리 유물 발굴 일을 처음 접했다.

"1964년에 석장리 유물발굴이 처음 시작됐어. 이전에는 동네에 품앗이 외에 품을 파는 일 자체가 읎었어. 내다 파는 건 나무뿐이었어. 산에서 나무를 해다 공주읍내에 갖다 팔았어. 구석기 유물발굴을 하는데 일꾼이 필요하니께 인근 동네사람들이 죄 동원됐지. 나무장사보다 돈벌이가 낫더라구. 그때부터 농사짓다 틈나는 대로 발굴현장에서 일당 받고 날품을 팔게 됐지."

같은 마을 김종근(76)씨가 얼른 박씨의 말을 받았다.

"처음엔 동네 처녀 총각까지 다 불러들였지. 발굴하는데 인력이 부족했어. 어떤 역할을 했냐고? 역할은 무슨… 그냥 땅 파고 또 파서 유물을 파내는 일이지."

인근 마을에 사는 김희환(73)씨는 스물네 살 되던 해부터 석장리 유물발굴 현장에서 일했다.

"기억에 남는 유물들이야 많지. 주먹도끼, 찍개, 몸돌… 발굴된 구석기 유물은 전부 인부들이 찾은 거야. 교수들이야 일 시키고 분석만 하지 직접 땅은 안팠으니까…."

박 교수와 인연을 맺은 곳도 석장리 발굴현장이다.

"박 교수님은 그때 대학원생이었지. 유해 발굴하러 와서 같이 일하면서 알게 됐으니… 세월 참 빠르네 그려."

단양 금굴-구낭굴, 제천 점말동굴, 청원 두루봉 동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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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장리 주민이자 문화재발굴 숨은 실력자인 김희환(73)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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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시작된 유물발굴이 40년 동안 주업 같은 부업이 됐다. 우선 석장리 유물발굴이 1992년까지 모두 12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경험이 쌓이다보니 학계에서도 단순 노무자가 아닌 기술직으로 분류했다.

일반 노무자에 비해 일당도 높았고 현장의 대우도 달라졌다. 농사일을 하다가도 불러 주기만 하면 전국 어디든 달려갔다. 이들의 손을 거친 문화재발굴 현장만 어림잡아 40여 곳이다. 교과서와 뉴스에서만 보고 들었던 지명이 이들 입에서 술술 쏟아져 나왔다.

"그걸 어떻게 기억해. 못하지. 대충 기억나는 곳? 어디 보자 경기도 연천 전곡리, 도라산역 부근, 단양 금굴-구낭굴, 제천 점말동굴, 청원 두루봉 동굴, 전라도 어디더라… 전국을 다 다녔지, 중국하고 러시아? 거긴 문화재 발굴하러 간 건 아니고 구석기 문화 학술 발표하는 데 따라가 봤어."

전문가들이 이들을 찾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지형에 따라 어디를 어떻게 발굴해야 하는지, 발굴 방법은 물론 발굴 기간까지 판단해 낸다. 그들만의 유물 발굴 노하우도 수두룩하다. 일례로 이들은 비가 올 때도 발굴작업을 할 수 있는 초간편 비가림 시설을 고안해 사용하고 있다.

"발굴 작업이 끝나면 집으로 두꺼운 책자로 만든 '발굴보고서'가 배달돼. 책장을 넘기며 '이건 내가 찾아낸 거고 요건 전씨가 발굴한 거고' 생각하지. 그땐 참 뿌듯하고 기뻐. 여러 학자들과 술 마시며 정도 많이 들었어, 돈 벌려고 한 일이지만 보람을 느끼지." (김희안씨)

"엉망이고 우리 눈에 안차... 인자 그만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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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장리 주민이자 문화재발굴 숨은 실력자인 김종근(76))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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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도 속상할 때가 많다. 현장에서 사정을 잘 모르는 관계자들이 인간적인 대접을 하지 않을 때도 많다.

"아이엠에프(IMF) 오고부터 노임 단가가 뚝 떨어졌어, 지금은 일반 근로자들하고 품삯이 똑 같아, 타지를 가도 숙박비에 담뱃값도 우리가 내야 돼. 근래엔 발굴하는 곳이 부지기수로 늘어나서 발굴작업도 대부분 직접 해, 하는 것 보면 다 엉망이고 우리 눈에 안차지…….우리도 나이도 있고 인자 그만해야지." (박홍래씨)

"석장리 땜이 품 팔아 애들 가르치고 어려운 시절 잘 보냈어, 고마운 일이었지, 근데 마을 농지가 대부분 문화재보호구역으로 묶이면서 재산권행사에 제한이 많아, 4대강 공사한다고 금강변 농지 보상할 때도 다른 사람들보다 보상금이 한창 적게 나왔어, 땅값 시세도 옆 동네하고 평당 20만 원씩 차이가 나, 석장리 문화재가 주민들 발목을 잡으니 원……" (전은성 씨)

살구쟁이, 열네살 때 들었던 생생한 총소리

이들이 왕촌 살구쟁이 유해발굴에 뛰어든 것은 지난 2009년이다. 당시 발굴단장을 맡은 박 교수의 요청으로 일을 시작했지만 유해수습만을 위한 발굴은 처음이었다.

"고인돌 주변이나 구석기 동굴에서 문화재 발굴을 하다 유해를 찾아낸 적은 있지, 그치만 이번처럼 유해만 무더기로 찾는 발굴을 한 것은 (2009년) 그때가 처음이야." (박홍래씨)

옆자리에 앉은 김씨가 소주잔을 벌컥 들이켰다. 목소리도 가라 앉았다. 그때의 꺼림칙하던 기억이 떠오른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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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장리 주민이자 문화재발굴 숨은 실력자인 전은성(60)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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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마, 처음 유골을 파내는데 어찌나 무섭던지… 기분도 안 좋고… 한참동안 일이 손에 안 잡히더라고, 근데 박 교수님이 데려온 젊은 여학생들이 얼굴색 하나 안변하고 척척 유골을 만지는 거야, 어린 학생들한테 우리가 배웠지 많이 배웠어."

이들에게 공주 살구쟁이는 어린 시절부터 넘어설 수 없는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시선조차 둘 수 없는 금기의 땅이었다.

"전쟁 나던 해니까 중학교 다니던 14살 때였어. 아침부터 요란하게 총소리가 나는 거야. 끊겼다 또 나고 끊겼다 또 나고… 우리 동네하고 여기 살구쟁이가 강을 건너면 바로 거든. 어른들 말이 빨갱이들을 총살하는 거라고 했어. 그 때 기억이 지금도 생생해." (박홍래씨)

"예전에는 공주 읍내를 가려면 배를 타고 강을 건너야 했거든. 배 타고 강을 건너면 바로 살구쟁이 앞에 닿았어. 무서워서 살구쟁이 쪽으로는 고개를 못 돌렸어" (전은성씨)

"수백 명이 죽어 묻혀있다는 걸 알고부터는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어, 무서워서…" (김희환씨)

"평생 피해다니던 땅... 우리 손으로 땅팔 줄 꿈에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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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 군경에 의해 총살 후 암매장된 구덩이에서 희생자의 유해가 드러났다. 이곳 살구쟁이에서는 2009년과 지난 24일까지 모두 396구의 유해가 발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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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 왕촌 살구쟁이 유해발굴 현장에 세운 솟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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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이구동성으로 다시 말한다.

"평생을 피해 다니던 땅을 우리 손으로 파서 유해를 수습할 줄을 정말 꿈에도 생각 못했어, 이번에는 하나도 안 무서웠어."

유물 발굴과 유해발굴 작업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다른 유물 발굴 작업보다 힘은 덜 들어, 대신 신경을 무지 써야 해, 살짝만 잘못 건드려도 뼈가 부서지거든, 머릿속으로 뼈 조심, 뼈 조심하면서 일을 해."

"가장 기억에 남는 유해? 2009년에 발굴 때 의족을 한 유해가 나왔는데 어찌나 안쓰럽던지, 첫 번째 구덩이 맨 오른쪽에서 나왔어."

유해발굴을 끝낸 이들은 살구쟁이 매장지가 있던 맨 위쪽에 투박한 솜씨로 솟대를 만들어 세웠다. 하늘과 가장 가까운 긴 장대 꼭대기에 날지 못하는 나무새를 조각해 올려놓았다. 무릎 높이 만한 키 작은 솟대도 있다. 땅 속 구덩이에 오랫동안 묻혀있던 희생자 혼백들과 쉽게 다가가기 위한 배로 보였다. 새의 머리가 향하는 곳은 석장리 박물관이 있는 마을 쪽이다.

"땅속에 있던 억울한 혼령들이 하늘도 올라갔으면 하는 거지 뭐… 우리 마을도 잘 되게 해주고… 유물발굴은 못하더라도 유해발굴은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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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동안 공주 왕촌 살구쟁이 민간인 희생자 유해추가발굴을 함께 한 발굴조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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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식 '대독 정치'와 '4S' 우민화 정책

박근혜식 '대독 정치'와 '4S' 우민화 정책

 

 


정홍원 국무총리가 10월 29일 오전 10시 서울 광화문 정부청사에서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했습니다.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고 처음 열린 총리의 대국민담화문 발표였지만, 정홍원 총리는 A4용지 4장을 그냥 읽고 기자 질문도 받지 않은 채 9분 만에 퇴장했습니다.

정홍원 총리는 덴마크와 핀란드를 순방하고 온 지 이틀밖에 되지 않았던 인물입니다. 이것은 이날 정 총리의 담화문이 청와대의 지시와 명령, 문건 작성으로 열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결국, 책임총리제를 운운했던 박근혜 정부는 말뿐이었고, 국정원 사건 등 대선 개입 의혹 사건을 단순히 모면하기 위해 '바지 총리'를 내세워 '대독 정치'를 했습니다.

지금 박근혜 대통령이 벌이는 '침묵'과 '회피'의 정치 내면에 무엇이 있는지 생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대선 부정 시비를 막기 위해 '뻥'치는 국무총리'

정홍원 국무총리 담화문의 대부분은 '경제'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었습니다. 물론 중간에 국정원 사건과 관련한 내용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대통령께서는 처음부터 지난 대선에서 국정원으로부터 어떤 도움도 받지 않았고, 검찰수사와 함께 국정조사를 통해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서 잘못된 것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는 기존의 대통령 주장을 앵무새처럼 낭독했을 뿐입니다.
 

 

 


정홍원 총리는 지금 박근혜 대통령이 세계적인 불황 속에서 우리 기업을 돕기 위해 직접 세일즈 외교로 세계를 누비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정 총리는 대통령의 경제 살리기에 힘을 실어 주기 위해서는 후속 조치, 즉 여야와 노동계 등 사회 전반에서 대통령을 괴롭히지 말고, 세일즈 외교의 성과를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정홍원 총리의 대국민담화문 요지는 지금 '경제'가 중요하니 국정원 사건보다 '경제'에 집중해야 민생이 안정된다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요?
 

 

 


정홍원 총리가 여야가 빨리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외국인투자촉진법'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정 총리는 이 법안이 통과되면 2조 3천억 원 규모의 공장착공으로 총 1만 4천 명의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자산 22조 원 GS칼텍스의 고용 인원은 총 3,383명이고, 자산 5조 원의 SK종합화학 고용 인원은 총1,184명입니다. 자산 27조원 짜리 회사 두 개가 2조 3천억짜리 일본계 기업과 합작 추진을 해도 전체 고용인원 4,522명을 넘을 수는 없습니다.

결국, 정홍원 총리의 발언은 국정원 사건을 덮기 위해 '경제와 민생'을 강조하기 위한 과대포장, 즉 '뻥'에 불과합니다.

' 광주학살을 덮기 위한 전두환의 3S 정책'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가 총에 맞아 죽자, 전두환을 중심으로 한 신군부는 12,12 군사쿠데타를 일으킵니다. 1980년 광주에서는 전두환의 집권 시나리오를 막기 위해 시민들이 일어섭니다. 그 후 광주 시민들은 공수부대원들에 의해 잔인하게 살해, 폭행, 연행됩니다.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일어난 지 1년 후인 1981년 5월, 전국에서는 광주 시민을 추모하고, 광주학살에 대한 전두환 퇴진 요구시위가 일어날 조짐이 보였습니다.
 

 

 

 


1981년 5월 서울 여의도 광장에서는 야간통행 금지도 해제된 '국풍 81'이라는 행사가 열립니다. 행사에 동원된 인원만 16만 명인 이 행사는 5일간 밤낮없이 진행됐었습니다.

1980년 광주의 아픔을 말하려고 하는 자들은 연행,구속하고, 일반 시민들에게는 볼거리, 먹거리, 야간통행 금지의 일탈을 허용한 '국풍 81'은 전두환이 벌인 광주학살을 숨기기 위한 통치 방법의 하나였습니다.

전두환은 정치의 3S( 스포츠.섹스.스크린)를 활용해 대한민국 국민의 눈과 귀를 멀게 했던 인물입니다.
 

 

 


1981년 전두환은 '88올림픽'과 '86아시안게임'을 유치합니다. 이것은 박정희의 정치적 멘토였던 일본인 '세시마 류조'의 조언에 따른 것입니다. 세시마 류조는 국민의 눈을 '올림픽'으로 돌리면 정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고 전두환에게 조언했습니다.

그 후 전두환은 '프로야구', '프로축구', '프로씨름', '농구대잔치' 등의 스포츠를 적극적으로 장려했습니다. 여기에 1980년 12월 1일 컬러텔리비전을 보급한 컬러 방송을 시행합니다. 전두환이 1982년 야간 통행금지를 37년 만에 해제한 덕분에 거리는 불야성을 이루었고, 술집과 성매매업소가 급증했습니다.
 

 

 


1980년대 대한민국 영화 관객 수 10위 내 영화는 '깊고 푸른밤', '어우동', '매춘', '애마부인', '자유부인', '무릎과 무릎 사이' 등의 에로 영화였습니다. 달동네 서민들의 삶을 미화시킨 드라마 '달동네'와 농촌 드라마 '전원일기'는 시청자를 사로잡았습니다.

전두환이 벌인 3S 통치 전략 때문에 국민은 그가 군사쿠데타로 정권을 잡고 국민을 살해한 범죄자라는 사실은 까맣게 잊고, 그를 스포츠와 문화를 부흥시킨 지도자로 추앙했었습니다.

' 3S가 아닌 4S로 정권을 잡은 박근혜'

이제 세상은 3S (스포츠,섹스,스크린)의 시대가 아닙니다. SNS로 불리는 소셜네트워크 서비스가 추가된 4S의 시대가 됐습니다.

박근혜는 지난 대선에서 철저하게 4S를 활용해 정권을 잡은 새로운 기법의 통치 방법을 대한민국 사회에 보여준 인물입니다.
 

 

 


트위터,블로그,유튜브,온라인 게시판 등에서 국가 정보기관이었던 국가정보원,사이버사령부가 활약했습니다. 국가보훈처,행정안전부는 박정희를 찬양하고, 자칭 보수를 응집하는 '종북','좌익'론을 펼쳤습니다.

새누리당과 연계된 십알단과 국정원,사이버사령부는 철저하게 협업체제로 SNS를 장악하며, 박근혜의 대선을 도왔으며, 이는 4S 시대에 걸맞은 범죄 수단이 됐습니다.

신성해야 할 스포츠와 문화가 통치 수단으로 전락했듯이, 시민들의 자유로운 소통이 조직적으로 정치에 이용된 것입니다.

 

 

 


박근혜는 전두환이 했던 통치방법을 그대로 따라, 대통령의 임무 중의 하나인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는 한 달째 열지 않고 문화,스포츠 행사에만 참석하고 있습니다.

[정치] - 구중궁궐 청와대 '여왕과 환관내시'

지금 외신조차 대한민국의 정치는 국정원 사건으로 마비됐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유독 한국 언론은 대통령의 패션 외교와 야구장 시구, 가수와 함께 노래 부르는 장면만 헤드라인 뉴스로 장식하고 있습니다.

언론통제와 함께 이루어지는 3S 정책의 기본 형태가 지금 대한민국에서도 버젓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 대한민국에 사는 '자칭 보수'들은 국정원 사건을 단순히 야당의 '대선 불복'이라고 강조하며, '경제'가 우선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저 자기 혼자만 잘살면 이 세상은 좋은 세상일까요?
돈만 있으면 무조건 행복할까요?
'경제'만 잘 되면 대한민국이 선진국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까?
북한과 전쟁만 하면 무조건 이기고, 우리는 전쟁의 피해를 겪지 않으리라 생각합니까?
미국,일본이 평생 한국을 지켜줄 것이라는 역사의 왜곡을 그대로 배우고 있습니까?


여러분의 눈과 귀를 정치가 아닌 다른 곳으로 돌리는 통치자들의 수법은 결국 여러분의 인생과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짓밟는 '우민화 정책'입니다. 그것을 왜 똑똑한 여러분이 그대로 당하고 살고 있습니까?

아돌프 히틀러는 "국민을 다스리는 데에는 빵과 서커스만 있으면 된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빵과 서커스'만 있으면 권력자가 무엇을 하든 다 용서할 수 있습니까?

아이엠피터는 그저 주인이 주는 짬밥에 살만 찌는 돼지보다는 하루라도 우리 아이들에게 인간의 삶을 지키며 살았던 '자랑스러운 아버지'로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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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관련 왜곡보도가 ‘언론자유’는 아니다

<연재> 정창현의 ‘김정은시대 북한읽기’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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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10.28 08:2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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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대화가 막히고 막말이 오가는 긴장국면이 조성되면 덩달아 느는 것이 북한 관련 오보 기사들이다. 심지어 단순 오보 차원을 넘어 의도적인 왜곡 보도까지 나오고 있다. 물론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오죽했으면 ‘오늘 자 북한 기사 내일이면 오보’라든지 ‘북한 관련 보도는 특종 아니면 오보’라는 냉소적인 평가까지 나왔겠는가?

문제는 이러한 오보기사가 북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확산시키고, 북한 체제가 불안정하다는 잘못된 판단을 가지게 할 뿐만 아니라 정부의 대북정책에 영향을 미치고, 남북관계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준다는 점이다.

북한 관련 오보가 남북관계에 악영향

최근에 논란이 되고 있는 김정일 제1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관련 보도는 이를 잘 보여준다.
지난 8월 29일 <조선일보>는 중국 내 대북 소식의 말을 인용해 현송월과 문경진 은하수 관현악단장, 정선영 은하수 관현악단 차석 바이올리니스트 등이 공개 총살됐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지난 6월 김 제1위원장이 ‘성(性)관련 녹화물을 보지 말 것에 대하여’란 지시를 내렸는데, 이들은 이를 어긴 혐의로 지난 17일 체포돼 3일 만에 전격 처형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이 기사를 통해서는 “은하수관현악단과 왕재산경음악단 등이 해체됐다고 주장했지만, 해체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리설주 부인의 사건 개입 여부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신중하게 보도했다.

9월 21일 이번에는 <아사히(朝日)신문>이 일본 북한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부인 리설주와 관련된 추문을 은폐하기 위해 은하수관현악단과 왕재산예술단 단원 9명이 지난 8월 공개처형됐다고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은 최근 탈북한 북한 고위간부의 전언을 인용해 이들 9명은 자신들이 출연한 포르노를 제작했으며 북한 인민보안부가 이들의 이야기를 도청, ‘리설주도 전에는 자신들과 똑같이 놀았다’는 대화 내용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또한 두 악단도 해산됐고, 이같은 사실은 한국과 일본 정부도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전했다. 국내언론은 경쟁적으로 이 보도를 기대로 인용해 기사화 했다. 그렇다고 <조선일보>가 보도한 내용에 대해 추가 취재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이러한 언론보도는 국회로까지 불똥이 튀었다. 10월 8일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은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외신에 보도된 은하수관현악단 단원 10여명에 대한 총살 내용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단원들이 김정은의 부인인 리설주의 추문과 관련돼 총살됐다는 내용을 두고선 “관련 정황은 알 수 없다”고 했다. 국가정보원은 예술단원 10여명이 총살됐다는 내용은 알고 있지만 리설주 관련 정황은 없다고 보고한 것이다. 대체로 <조선일보>의 보도 내용을 확인하고, <아사히신문>의 보도내용을 부정한 셈이다. 일단 <아사히신문>은 오보일 가능성이 커졌다.

 

   
▲ 지난 10월 10일 김정일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리설주 부인과 함께 평양체육관에서 열린 전국 도 대항 체육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지난 9월 15일 국제 역도경기를 참관한 이후 10월 9일 김일성종합대학 교육자 살림집(주택)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낸 리설주 부인은 이후 공개활동을 늘리고 있지만 특별히 달라진 모습을 찾기 어렵다. [자료사진 - 민족21]
북한도 리설주 부인 관련 보도가 계속 이어지자 대응에 나섰다. 지난 10월 9일 아침 북한 라디오 평양방송은 해체설이 나돈 은하수관현악단이 부른 ‘조국찬가’를 방송했고, 이날 리설주 부인도 김정은 제1위원장과 함께 평양 김일성종합대학 교육자 살림집(주택) 준공식에 참석했다. 이를 두고 국내 일부 언론들은 ‘리설주를 둘러싼 추문을 잠재우기 위한 포석’이라든가, 인민복 스타일의 정장 차림에 짧은 머리를 한 모습을 근거로 ‘자숙 모드’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았다.

일부 국내 언론에서는 주민들 사이에 의혹과 설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북한 당국이 상당 기간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다 대응책을 내놓은 것이라고 보도했다. 리설주 부인이 공석에 등장하지 못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의혹은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북한의 리설주 공개 카드는 시간의 문제였을 것이란 정부 당국자의 설명도 곁들였다.

그러나 리설주 부인의 공식 석상 등장은 지난 9월 15일 국제 역도경기를 참관한 이후 24일 만이다. 정상적인 공개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예전과 다름없이 미소를 띤 표정으로 등장했고, 주택 내부를 돌아보며 수도를 틀어보거나 찻잔을 직접 정돈하는 모습도 지난해와 마찬가지였다. 또한 리설주 부인 관련 의혹이 북한 주민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다는 내용은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다.

그런데도 여전히 일부 언론에서는 탈북자나 ‘의문의 대북소식통’을 인용해 김정은 제1위원장과 리설주 부인과 관련된 근거 없는 보도를 이어가고 있다. ‘오보’를 덮거나 합리화기 위한 또는 ‘오보’에 기초한 추가보도다.

<중앙일보>는 “김정은의 내연녀라고 알려진 현송월과 관련해 북한 내부 소식통에게서 ‘려심과 관련한 내용이 현송월로 와전된 것’이란 말도 들었다”고 한 탈북자의 말을 인용해 김정은 제1위원장이 북송 교포 집안의 은하수관현악단 출신 20대 피아니스트 려심과 각별한 관계를 유지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한술 더 떠서 대북소식통을 인용해 결혼전 리설주 부인의 라이벌은 은하수관현악단의 독창가수 서은향이었다며 “리설주는 오래 전부터 준비된 결혼 상대가 아니라 김정일 사후 ‘나이 어린 지도자’라는 세간의 우려를 극복하기 위해 급하게 발탁된 사람”이라고 보도했다. 심지어 국책연구소 관계자를 인용 “리설주는 김정일 사망 3개월 전인 2011년 9월까지 공연을 했다. 만약 당시 김정은의 배우자로 확정된 상태였다면 무대에 서지 않았을 것”이라며 2009년 결혼했다는 국가정보원의 국회 정보위 보고내용까지 부정했다.

 

이러한 보도내용은 지금까지 알려진 사실만 구체적으로 살펴봐도 근거가 희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다.

첫째, 김정은 제1위원장은 후계자로 확정되기 전인 2002년 4월부터 2007년 4월까지 김일성군사종합대학 특설반에서 교육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1983년생이라고 보면 19살부터 24살까지 군사교육을 받은 것이다. 과거 1950년대와 1960년대 초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중학교, 대학교를 다닐 때 노동당 고위간부의 지도 감독아래 있었고, 그의 일거수 일투족은 당시 김일성 수상에게 보고된 것으로 전해진다. 노동당 조직지도부와 인민군 총정치국 고위간부의 주도로 진행된 김일성군사종합대학 교육기간에 김정은 제1위원장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기간에 김정은 제1위원장이 탈선행위(?)를 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둘째, 국정원이 밝힌 것처럼 김정은 제1위원장이 리설주 부인과 2009년 결혼했는지는 더 확인이 필요한 사인이지만 리설주 부인이 늦어도 2009년에는 김정은 제1위원장과의 결혼이 확정돼 있었다는 점이다. 그는 이 무렵 ‘장관급 여성인사’의 도움을 받으며 유럽을 다녀오는 등 ‘퍼스트레이디’가 되기 위한 교육을 받고 있었다. 중학교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리설주 부인이 학생시절부터 김정은 제1위원장과 친분이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늦어도 2009년 시점에는 두 사람의 결혼이 내정된 것은 확실하다. 리설주 부인이 일찍부터 노동당의 관리를 받고 있었던 것이다. 북한의 후계자나 퍼스트레이디에 대한 관리시스템을 조금만 파악하고 있었어도 리설주 부인 관련 오보나 해석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에 보도된 은하수관현악단 관련 보도는 왜 나온 것일까? 북한 소식에 밝은 한 탈북자에게 물어봤더니 필자가 알고 있는 내용과 비슷한 대답이 나왔다.
“여러 경로로 확인을 해봤는데, 은하수관현악단 단장이 잘못된 것은 분명한 것 같으나 현송월 총살 등 다른 내용은 북측 사람들도 잘 모르더라.”
<조선일보>의 첫 보도가 나온 후 필자도 중국의 대북소식통을 통해 “은하수관현악단의 일부 단원들이 어떤 내용이 문제가 됐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검열(조사)을 받았고, 그 중 일부는 처벌을 받았다”는 전언을 들었다.

이런 점에서는 일부 사실에 오류가 있거나 부풀려졌다고 하더라도 <조선일보>의 첫 보도 자체가 큰 문제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아사히신문>에 리설주 부인 관련 보도가 나가고 국내언론이 이를 그대로 인용보도하면서 ‘정치적 문제’로 비화됐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아사히신문>의 보도에 대해서는 국내 기사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있었다. 장우성 <기자협회보> 기자는 “<아사히신문>의 기사를 인용하면서 국내 언론들이 대대적으로 보도했는데, 정확히 말하면 이 기사는 사실이라는 확증이 부족했다”며 “그래서 일부 국내 기자들 사이에서도 단순 인용보도 할 게 아니라 좀 더, 최소한의 어떤 우리 정부의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하지 않았어야 했느냐는 지적들도 나오고 있다”라고 밝혔다.

국내언론의 ‘맹목적인 베끼기’가 문제

역시 이번 오보기사의 두드러진 문제점은 외국, 특히 일본 언론의 북한 관련 기사에 대한 ‘맹목적인 베끼기’다. 일본 주요 언론이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하여 보도하는 북한 관련 기사들을 아무런 검증 없이 한국의 보수언론이 베끼고 나면, 그 다음에 방송이 이를 그대로 받는 식이다. 사실 북한 정보가 가장 많은 곳은 한국이고, 외신도 한국에서 나온 기사를 토대로 기사를 쓰는 경우가 대체적인 경향이다. 그런데도 외신에 나면 아무런 추가 취재 없이 그대로 받아쓰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심지어는 국내언론에 단신으로 난 기사를 외신이 받아쓰면 이를 다시 국내언론이 크게 소개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아니면 말고 식’의 기사, ‘외신에 났기 때문에 소개하는 것일 뿐’이라는 무책임한 기사가 넘쳐나고 있다. 외신발 북한 뉴스가 초래하는 정보 오염, 정보 공해의 폐단에 대해서는 꾸준히 비판이 있어왔지만 여전히 고쳐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10월 15일 평양 동평양대극장에서 리설주 부인과 함께 러시아 21세기관현악단의 공연을 관람했다. [자료사진 - 민족21]
특히 과거에는 북한을 흠집내기 위해, 또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당국에서 일본 언론에 자극적인 소재를 제공해 기사화하고 이를 국내언론에 크게 받게 하는 행태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실 이번 은하수관현악단 관련 기사가 리설주 관련 기사로 ‘변질’되는 과정을 보면 그런 의혹까지 제기될 만하다.

 

외신에 대한 ‘맹목적인 베끼기’뿐만 아니라 이명박 정부이후 북한 관련 보도에서 보여주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은 일정한 ‘정치성’이 내재돼 있다는 점이다. 즉 북한은 비정상적인 국가이기 때문에 곧 붕괴할 것이라는 이미지, 북한 체제가 대단히 불안정하다는 이미지를 확산시켜 남북관계의 단절을 합리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 내부 권력의 혼란, 권력 암투, 주요인사의 숙청 내지 와병설, 사망설 등이 검증 없이 보도되거나 과장하고 부풀려지고 있다. 이를 통해 남북관계의 단절이나 신중한 대북정책이 우리 정부의 책임이 아니라 북한 내부의 문제라는 인식이 심어진다.

김경희 비서의 ‘중병설’ 보도가 대표적이다. 권력 실세인 김경희 비서가 사망할 경우 북한 권력 내부에서도 심각한 변화가 있다거나 김정은체제의 안정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설명을 하면서 김경희 비서의 건강이상설이 여러 차례 보도됐지만 김경희 비서는 아직까지 정상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조금 심하게 이야기하면 건강이 좋지 않은 김경희 비서가 언젠가는 사망할 것이기 때문에 공개석상에 나오지 않는 기간이 조금만 늘어나도 선제적으로(낙종하기 않기 위해) 중병설을 기사화하는 무책임한 보도태도를 보였다.

이러한 ‘정치성 오보’들이 남북관계에 미치는 영향은 사안에 따라서는 치명적이다. 실제로 일부에서는 ‘리설주 관련 오보’, ‘선정적 보도’가 북한의 갑작스러운 이산가족상봉 연기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북한은 10월 들어 “우리의 최고존엄과 체제를 조금이라도 헐뜯는 자들에 대해서는 그가 누구이건 추호도 용서치 않고 단호히 징벌할 것”이라고 박근혜 대통령의 실명까지 거론하며 비판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특대형도발의 대가는 무자비한 징벌”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우리의 최고존엄에 대한 괴뢰들의 무엄한 도전행위는 당국자들의 도발적 망발과 각종 모략극, 보수언론들의 날조보도 등 각이한 형태로, 지난 시기와 달리 더욱 집요하고 지속적으로 벌어지고 있다”며 언론의 보도태도까지 문제삼았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초보적인 예의도 지키지 않은 비이성적” 발언이라고 반박하며 북한에 대해 “대통령에 대한 모욕적인 언사는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나 류길재 통일부장관가 지난 8월 북한을 자극하는 발언 등을 자제해줄 것을 주문하고, 최근 “(남북간) 신뢰를 쌓기 위해 약속을 지키고 상호존중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한 것처럼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남과 북 상호간에 상호존중의 자세로 상대방에 대한 자극적인 발언은 자제하는 것이 필요하다.

북한 관련보도에서도 사실확인 철저하게 거쳐야

특히 언론들도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정확한 정보와 근거로 기사를 쓰는 것이 대단한 주요한 시점이다. <디펜스21+> 김종대 편집장은 한반도 위기관리를 위해서라도 북한에 대한 전문성을 높이고, 종합적인 판단에 기초해 북한 보도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을 있는 그대로 보려는 노력은 뒷전으로 밀리고, 이데올로기, 편가르기, 조롱하기, 반대편에 대한 윽박지르기에 몰입하기 때문에 하나의 체제로서의 북한, 합리적 행위자로서의 북한에 대한 분석과 판단 능력은 매우 뒤떨어진다. 이런 식견은 한반도 위기관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한다. 예컨대 북한이 군사적으로 우리를 위협했을 때, 그것은 우리의 특정한 행동에 대한 북한의 반응일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우리 측 요인을 생략하고 북한 측 요인만을 일면적으로 강조하게 되니까 위기를 분석하고 판단하고 예측할 수 없는 불구 상태에 빠진다.”

기사윤리라는 측면에서도 국내언론들이 북한보도에 대해 신중할 필요가 있고, 그러기 위해서는 오보로 판명 난 기사에 대해서는 정정보도를 반드시 해야 한다. 국내 언론은 2003년 5월 ‘길재경 북한 노동당 부부장 미국 망명’ 기사가 오보로 판명난 뒤 사과, 정정보도를 낸 바 있다. 당시 KBS가 9시 뉴스에서 “이번 망명설과 같은 북한 보도는 사실확인이 어렵다는 고충이 있기는 하지만 진상을 끝까지 확인하지 않고 보도한 것은 잘못”이라는 사과방송을 내보낸 것처럼 ‘아니면 말고 식’이 아니라 정정보도를 내야 북한 관련 기사의 오보를 줄일 수 있고, 신중한 보도 자체도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국내외 관련 기사를 쓸 때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으면 일단 기사화를 보류하는 원칙을 북한 관련 보도에도 똑같이 지켜야 하는 것이다. 국내언론의 보도에 대한 북한의 ‘협박성 발언’을 문제삼기에 앞서 남북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민감한 사안에 대해 얼마나 정확한 보도를 하고 있는지 성찰할 필요가 있다. 북한에 대한 오보나 왜곡보도는 공정보도를 사명으로 있는 언론이 ‘언론자유’란 명분으로 합리화될 수는 없는 사안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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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와 성녀의 차이는?

마녀와 성녀의 차이는?

 
양태자 2013.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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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유럽(500-1500/1700)에 살았던 신심 깊은 여인들은 종교적인 신비나 환시 체험에 많이 빠졌다. 이런 여인들에 대한 관심사는 대개는 두 부류인 마녀인가? 성녀인가? 에 대한 해석이었다. 어떤 해석이 내려지느냐에 따라 이들의 삶은 천국과 지옥을 왕래했다. 이들 중에는 마녀로 찍혔다가 성녀로 추앙 받는 이가 있는가 하면, 그 반대로 성녀로 추앙 받던 이들이 하루 아침에 마녀로 찍힌 경우도 있었으니 말이다. 마녀가 성녀로 추앙 받는 경우를 보자; 마녀로 고문당하거나 장작불에 처형당했던 이들이 생전이나 사후에 새로운 해석이 따르지 않았었더라면, 이들은 교회에서 영원히 마녀로 배척 받았을 것이다. 그 반대로 성녀가 마녀로 된 경우는; 이들의 비밀이 생전에 들통나지 않았더라면, 이들은 교회에서 영원히 성녀로 머물렀을 거다. 이렇게 마녀냐? 성녀냐! 를 해석하는 꼭지점에는 주로 당시 교회수장들의 취향과 독선적인 판단이 작용했다. 이런 연구의 기초는 가톨릭적인 신학분석이 아니고 종교 현상학적인 연구물이다. 말하자면 1900년경부터 신학에서 떨어져 나온 종교학이라는 딸 덕택에 이런 연구의 기틀 마련이 가능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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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주의에 빠진 중세 여인들은 성당에 다니면서 열심히 고백 성사를 보고 영성체(예수의 몸이라는 밀떡)를 모신다. 더 나아가 이들은 오직 영성체만 받아 먹을 뿐 일반적인 다른 음식은 먹지 않고도 생명유지를 한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 뚜껑을 열어보면 꼭 그렇지는 않았다. 이들은 방안 침대 밑에 음식을 비밀스럽게 저장해 두고서는 뒤에서 먹고 있으면서도 거짓말을 일 삼은 이도 있었다. 또 스스로가 거룩한 자라고 표명하고 다니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이들 앞에 엎드려 절하고, 심지어 이들의 옷자락을 찢어 잘라서는 성물(聖物)로 간직 하기도 한다. 당시는 이런 성인 성녀들의 물품을 수집 하는 게 혈안이 되었고 이것을 소유하고자 열광했다. 이런 물품이 어떤 거룩한 힘을 뿜는다고 생각 했고, 이런 성물을 지닌 자들은 천국 행이 빠르고 쉽다는 종교적인 생각이 내포 되었기 때문 이기도 하다.

 

이태리 페루지아에도 살았던 이런 여인의 한 유형을 보자. 축일이 5월 20일 인 골롬바(1467-1503) 성녀는 도미니카 수도원의 평신도 3회원으로 살아간다. 여기서 제 3회란? 1회가 수도승, 사제라면, 2회는 수녀들이고, 3회는 평신도로서 수도자들처럼 살아가는 이들을 칭한다. 매일 고백성사를 보며 늘 속죄하는 삶을 살았던 그녀는 자주 환시에 빠졌을 뿐만 아니라 예언적인 역할도 하였다. 그녀 역시 다른 음식은 일절 먹지 않고 오직 성당에서 주는 영성체만으로 산다는 거다. 그녀가 성당에 들어서면 사람들은 그녀를 마치 살아있는 성모 마리아처럼 공경 했다. 다른 성녀들이 행했던 것처럼 그녀 역시 성스런 종교적인 삶을 살았다 보니 사람들로부터 자연히 살아있는 성녀처럼 추앙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사람들은 그녀를 시에나의 성녀 카타리나(1347-1380: 축일 4월 29일)와 동일시까지 했다. 카타리나 성녀의 행적이 실린 글에서 카타리나 이름 대신에 골롬바로 대치시키면 똑 같다고 여겼을 정도의 흠숭을 받았다.

 

그녀는 기적도 일으켰다. 1494년 페루지아 시에 페스트가 돌 때 하늘에 성인들이 나타났다지만 페스트 치유에는 별 도움이 안되었고 사람들은 그냥 죽어 나갔다. 이 때 골롬바가 나서서 페스트에 걸린 이들을 치유하면서 동시에 사람들이 회개하는 속죄의 길을 걸어야 한다고 외쳤다. 당시는 페스트가 돌면 병원균으로 보기보다는 하느님의 벌로 보는 경향이 강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이런 병자들에게 손을 대기만 해도 나았고, 심지어 등잔불의 기름으로도 페스트를 치유했다. 후에는 병자 치료에 몰두 하던 그녀 역시도 이 페스트에 감염이 되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런 병균에도 거뜬히 살아 남았다. 그녀의 주장에 의하면 그녀의 꿈속에 나타난 수호성인과 카타리나 성녀가 그녀를 살려 주었다는 것이다. 참 아쉽다. 수호성인과 카타리나 성녀가 어차피 이런 치유능력이 있으면 꼭 골롬바 한 사람만 택해서 살려 줄 것이 아니라 통 크고 관대한 성인답게 신음하면서 죽어가는 이들도 다 좀 살려 주었더라면 좋으련만…… 성인 성녀 치고는 관대함이 철철 넘치지 못하는구나 하는 개인적인 생각이 든다.
이런 그녀의 행위와 말들을 인정한 시주무청은 그녀를 공경하는 행사를 일년에 한번씩 열어줄 정도였다. 그것도 모자랐던지 살아 있는 이 성녀가 가해라도 당할까 봐 두려운 나머지 그녀를 지키는 무장한 호위병까지 두었다.

하지만 그녀에 대한 판단이 두 가지 부류로 갈라졌다. 그녀에게 잔뜩 의구심을 품고서는 기회를 봐서 언젠가 그녀의 정체를 파헤치겠다는 부류와, 다른 한편으로는 그녀를 옹호하기에 나선 이들이다. 특히 그녀의 고해 신부는 그녀가 성녀임이 틀림 없다는 것을 교황에게 보고하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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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5년 교황 알렉산더 6세가 페루지아에 왔다. 여기서 우리는 골롬바 얘기에 들어가기 전, 잠시 이 알렉산더 교황을 좀 보기로 하자. 이 교황은 종교적인 경건함과는 거리가 먼, 여러 여인을 축첩으로 거느리고 9명의 자녀까지 두었던 양반이다. 1430년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그는 1492년에서 1503년까지 교황 재직을 했다. 그는 정상적인 방법이 아닌 부정적인 방법으로 교황 자리를 차지했다. 그가 교황이 되는 데는 삼촌인 교황 갈리스토 3세(1455~1458)의 영향으로 높은 서열로 오를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고선 쉽게 출세가도를 달릴 수 있었다. 그가 추기경이었을 때부터 이미 종교적인 경건성은 뒷전이고, 정치적인 권모술수에 더 능한 사람으로 정평이 나 있었다. 당시 그리스도의 정신에 따라 가난정신을 실천했던 당시의 한 수도자는 길거리의 군중들 앞에서 타락한 당시의 그리스도교를 ‘똥통’이라고 설교까지 하고 다녔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교황 알렉산더 6세는 이 설교가의 목을 친 뒤 불에 태워 죽였다. 사실 이 시절은 세속 권력과 종교 권력 사이에 경계가 없던 시기였을 뿐만 아니라 이렇게 자식을 가진 교황도 비일비재했다. 골롬바 얘기와 연결 된 알렉산더 교황의 아들과 딸이 있다. 아들은 체사레 보르지아(1476-1507)다. 그는 열 일곱 살에 주교 품에 올랐고, 열 여덟 살에 추기경으로 임명 되었지만 세속정치에 참여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고 추기경 자리를 포기했다. 그리고 딸 이름은 루크레치아(1480-1519)로 교황은 이 딸을 특별히 사랑했는데 골롬바와도 연관성을 가진다.

 

이런 뒷 배경을 가지고 다시 골롬바의 얘기로 돌아와 보자. 이 도시에 온 알렉산더 교황은 골롬바를 만났다. 이 교황을 만난 골롬바는 교황의 옷에다 손을 대자말자 몸이 차디찬 돌처럼 변하면서 즉시 신비체험에 빠졌다. 그녀가 이 신비체험에서 깨어나자 교황은 그녀에게 계시된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질문 하기에 이르렀고, 교황의 아들 체사레도 여기에 합류한다. 이 두 사람은 그녀의 신비함과 거룩함에 무척이나 놀라워하면서 그녀의 경당에 죄 사함의 면죄부 보증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희대의 탕녀로 알려진 교황의 딸 루크레치아가 나타나자 상황은 돌변했다. 그녀는 먼저 골롬바를 떠 볼 참이었다. 병이 깊을 대로 깊어 이미 의사도 포기한 종양으로 죽어가는 한 아이를 데려와서는 그녀에게 살려보라고 명령했다. 이 때 골롬바는 이 아이에게 치유기적을 일으킬 수 없다고 거부 했다. 그 이유는 이 아이가 혼외에서 태어난 사생아 이기 때문 이란다. 이 과정을 지켜본 교황 딸 루크레치아는 당장 그녀를 마녀로 찍으면서 고발했다. 당시에 루크레치아는 교황 아버지를 등에 없고 막강한 힘 행사를 하던 여인이었다. 또한 교황 아버지의 뜻에 따라 부잣집 아들과 몇 번이나 결혼 한 여인이었다. 그러니 교황 아버지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그녀에겐 별 문제가 아니었다. 사실 독일 자료에는 그녀의 근친상간 얘기도 자주 나온다. 이렇게 호기심 어린 역사물이 전해 내려오다 보니 독일에서는 이미 그녀에 관한 이런 저런 얘기가 영화로도 찍히고 역사 드라마로 TV에서 방송 될 정도다. 이렇게 막강한 힘을 지녔던 그녀는 골롬바 만을 마녀로 몰아 넣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성인전 저자이자, 영혼안내자, 점성학자 인 그녀의 고해신부에게도 마찬가지로 죄를 뒤집어 씌운다. 그의 죄목은 골롬바의 계시를 세상에 퍼뜨렸다는 거다. 그녀는 이들을 태워 죽일 계획에 까지 돌입했다.

자 보자! 골롬바는 종교적인 신비체험을 하였다. 하지만 교황과 교황의 아들은 그녀를 성녀로 판정 했고, 교황의 딸은 그녀를 마녀로 판정 했다. 어쨌든 그녀는 성녀와 마녀라는 이 두 영역을 넘나 들다가 죽은 것은 틀림이 없다. 정확히 124년이 흐른 1627년, 그제서야 그녀는 후대 교황의 축복을 통해서 정식 가톨릭 성녀로 공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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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공업자의 과부였던 성녀 도로테아 폰 몬타우(1347-1394)도 마찬가지다. 그녀 역시 다른 이들처럼 신비가로서 살면서 유사한 전철을 밟았다. 기쁜 미소를 얼굴에 머금은 그녀는 자주 신비 체험에 빠지는가 하면, 성당에서는 홀로 눈물을 흘리면서 노래를 불렀다. 당시에는 눈물을 잘 흘린다는 것은 신의 은총으로 간주 했다. 마녀 재판 때도 마녀인지 아닌지 구별하는 여러 방편 중에는 눈물로 판정하는 잣대가 있다. 재판관이 한 여인을 마녀인지 아닌지 심문 할 때 눈물을 흘려보라 명한다. 만약에 그 여인이 눈물을 철철 흘리지 못하면 당장 마녀로 판정 되었다. 마귀가 마녀와 교통해 눈물 주머니를 말려 눈물을 못 흘리게 만든다는 거다. 시대가 규정한 한 종파의 교리에 묶인 종교적인 옹매듭이 이렇게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하는 도구로 작동 했다. 그럼 오늘날은 이런 식으로 고착된 유사한 종교적인 옹매듭은 과연 없을까? 하고 우리는 스스로 의문을 던져 볼 수도 있겠다. 어쨌든 도로테아는 자주 고해 신부에게 그녀의 이런 체험을 보고했고, 그녀의 고해신부는 그녀가 신적인 환영에 빠졌다고 단정했고 성녀로 간주 했다.

 

하지만 그녀를 못 마땅하게 여긴 사람들은 그녀가 마녀 짓을 한다는 죄목을 건다. 이 여인이 가톨릭 믿음의 근본을 뒤 흔들고 있으니 반드시 태워 죽여야 한다고 소리 높였다. 44세가 되던 해인 1391년 7월에 고발 당한 그녀는 단찍히의 주교관 재판장 앞에 섰다. 하지만 그녀는 불에 타 죽는 것을 전연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스스로 신을 위해 죽을 것을 자처했다. 자기가 마녀로서 불에 타 죽어야 한다면, 자기 믿음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불에 타 죽을 때 드는 장작비용을 자기 주머니에서 지불 하겠다 고 선언 했을 정도다. 다행히 그녀는 장작더미에서 불타는 것은 모면했지만 그녀 역시 살아 생전엔 마녀와 성녀라는 위태 위태한 줄 타기를 한 것은 사실이다. 그녀가 죽고 난 몇 년 후인 1404년 사람들이 그녀를 성녀 품에 올리고자 시도 했다가 중단 되었다. 다시 572년의 세월이 흐른 후인 1976년에서야 그녀는 가톨릭의 성녀 품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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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성녀와 마녀라는 이름은 종이의 앞면과 뒷면처럼 보인다. 그 판가름 또한 모호하다. 누굴 만나서 어떤 심판을 받느냐에 따라서 이것 아니면 저것으로 갈라진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만약에 이들이 후에 성녀 품에 오르지 못했다면 이들은 교회사에 영원한 마녀로 남았을지도 모른다. 죽은 후에 이들이 성녀로 추앙 받았기에 하늘에서 기뻐할까? 만약 이들이 후세기에 구제되어 성녀로 칭송 받지 못했다면 지금 이들은 하늘에서 고통스러워 할까? 단지 말 할 수 있는 것은 죽은 자는 말이 없다는 사실만을 말할 수 있겠다. 물론 신학적인 해석이 아닌 종교 현상적인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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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의 '새마을운동'이 수상하다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3/10/28 12:04
  • 수정일
    2013/10/28 12:04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서리풀 논평] 제2의 새마을운동이 뜻하는 것

시민건강증진연구소 필자의 다른 기사

기사입력 2013-10-28 오전 8:29:38

 

 

제2의 새마을운동이 뜻하는 것

박근혜 대통령이 10월 20일 전국새마을지도자 대회에서 말한 내용을 가볍게 여길 수 없다. (☞관련 기사 : 박 대통령 "제2 한강의 기적 위해 새마을운동 살려야") '정신 혁명', '의식 개혁', '문화 운동'과 같은 말을 유난히 강조했다. '공동체'를 언급한 것도 허투루 보아 넘길 일이 아니다.

그렇지 않아도 새마을운동이 '부활'하고 있던 참이었다. 특히 개발도상국에 새마을운동을 수출한다는 것은 이미 이번 정부의 기본 방침이 된 지 오래다. 안전행정부가 나서서 전 세계로 '전파'할 것을 공표했다.

아직은 새마을운동의 부활을 가볍게 여기는 사람이 많다. 세상이 얼마나 변했는데, 지붕 개량이나 농로 포장 같은 '삽질'이 웬 말이냐고 말한다. 나아가 의식 개조니 정신 운동까지 말하면 냉소적 반응이 대부분이다.

이것으로 무얼 해 보려는 쪽으로서는 고민이 클 것 같다. 아무리 새롭다고 포장해도 박정희 시대와 유신, 개발 독재를 떠올리게 하는 것을 피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라도, 그리고 스스로 내세우는 대로, 다른 형태의 '국민 운동'이 될 공산이 크다.

겉모습이 아니라 새로운운동을 추진하는 내면의 동력과 구조에 주목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다시 새마을운동을 말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무엇을 왜 하고 싶어 하는가? 그 실마리를 풀기 위해서는 '원조' 새마을운동으로 돌아가야 한다.

우선, 농민들의 생활과 경험을 바탕으로 새마을운동을 꼼꼼하게 분석한 역사학자 김영미의 말을 들어보자. 그는 1970년대의 새마을 운동을 국가가 주도하는 근대화 전략과 대중 동원 체계라는 두 축으로 파악했다(<그들의 새마을 운동>(김영미 지음, 푸른역사 펴냄, 2009년)). 앞은 그렇다 치고, 뒷부분을 더욱 주목해야 한다.

"새마을운동이 농촌 근대화 운동을 넘어선 박정희 정부의 종합적 지배 전략이라고 했을 때 운동의 수행 주체인 농민들은 자율적 존재가 아니라 동원된 주체들이다. 그리고 새마을운동이라는 이름의 국민 운동은 대중들을 정치적 목적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도록 만든 대중 동원 메커니즘이다." (336쪽)

같은 분석이 지금도 유효한지는 더 따져봐야 하겠지만, 이런 시각에서 배울 점이 많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 중에서도 제2의 새마을운동이 단순히 개인적 회고와 '응어리'의 차원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은 소중한 깨우침이다.

특히 대통령이 강조한 정신, 의식, 문화, 공동체와 같은 말들은 의미심장하다. 말들이 낯설지 않아서 더 그런 지도 모른다. 사실 이는 과거 새마을운동의 전통을 충실히 따른 것이다.
 

ⓒ프레시안(최형락)

기억을 되살려보자. 새마을운동은 초기에는 농가의 소득 배가 운동이었지만 점차 전국적으로 확산되었다. 도시, 직장, 공장 새마을운동이 있었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기억한다. 근면, 자조, 협동을 강조하는 의식 개혁 운동으로 확대된 것이다. 50대 이상의 연배에서는 이 익숙한 새마을운동의 구호를 지금도 술술 말할 정도다.

새로 말하는 의식 개혁이 정확하게 무엇을 지향하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대통령이 말했다는 "나눔, 봉사, 배려의 실천적 덕목을 더해 국민 통합을 이끄는 공동체"도 추상적이기는 마찬가지다.

여기서 애써 새마을운동을 되살리려고 하는 것을 우연 또는 회고로 돌릴 수 없다는 점을 되새긴다. 단순한 정치적 유산으로만 보기에는 이익 못지않게 손해 또한 감수해야 할 형편이다. 좀 더 근본적인 동력이 있지 않고서는 현실의 적극성을 설명할 수 없다.

그렇다면, 스스로 의식하든 그렇지 않든, '지배 전략'이라는 관점에서 해석해야 하지 않을까(사실 과거 대부분 정권이 시도한 여러 '국민 운동'들이 같은 맥락에 있다). 오래된 부대에 새 술을 담는다고 할까.

관심을 둘 것은 '자조'라는 (오래된) 새마을운동의 핵심 구호이다. 다시 김영미의 분석을 보면, 새마을운동 자체가 바로 자조를 강조하는 데서 출발했다. 1970년 4월 22일 지방장관회의 자리에서 대통령이 처음으로 '새마을 가꾸기 운동'을 언급했고, 자조는 이 연설의 핵심을 차지한다.

자조가 농민들을 깨우치려는 계몽의 가치가 아니라는 점이 중요하다. 근면이나 협동이 도구적이라면, 자조는 다분히 이념적이다. '스스로'라는 뜻이 말하듯, 이는 사회철학이자 '관(觀)'으로서의 '개체주의(개인주의)'와 직접 연결된다. 개인주의의 핵심 내용은 널리 알려진 그대로다.

개인과 개체는 고유하고 독립된 존재로 스스로의 가치와 목적을 추구한다. 따라서 개인이 사회와 집단보다 중요하며 외부로부터의 간섭이나 개입은 적을수록 좋다. 책임과 자조는 이러한 개인의 독립성을 지키는 중요한 가치다.

물론 과거의 새마을운동이 국가 동원 체제였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새로운 운동에서도 동원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이 점에서 국가와 개인의 관계는 이중적이다. 동원이 국가적으로 제도화된 것과는 달리 그것의 이념적 기반은 존재론적 개인주의와 사회적 다윈주의를 벗어나지 못했다(새마을운동에서 경쟁과 차별적 지원은 일상적인 것이었다).

이런 시각에서 보면, 신-구 새마을운동의 이념적 친화성은 처음 생각보다 훨씬 강하다. 새마을운동의 동원 전략이 신자유주의와 그리 멀지 않은 것도 당연하다. 또한, 정책적으로는 많은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이 위기에 대응하는 공통적인 방법과 맞닿아 있다. 국가와 사회적 책임은 가능한 한 줄이면서 부담을 개인화 그리고 민간화 하는 방식.

이런 전략이 현실과 부닥치는 현장이 보건과 복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또 다른 관심사다. 개인과 공동체, 사회, 국가가 긴장 관계에 있는 것으로 보면 이보다 더한 분야를 찾기 힘들다. 빠르게 증가하는 비용 때문에라도 체제를 흔드는 위기의 직접 원인이 된다는 점도 보태야 한다.

새마을운동과 보건-복지는 진작부터 이런 긴장 관계를 품고 있었다. 1979년 10월 8일부터 10일 사이에 경주에서 '새마을운동과 주민복지연찬회'가 열렸다. 그 자리에서 논의되었던 새마을운동이 뜻하는 것, 그리고 의도하는 것은 이랬다.

"'우리 마을의 보건 문제는 우리가 해결하고 우리의 건강은 우리가 지키겠다'는 지역 사회의 자조적이고 협동적인 정신과 아울러, 이 정신을 기반으로 하여 '일차 보건의료' 사업을 전개시켜 나간다면 고도의 복지 정책이 경제 성장의 파탄을 초래한 몇몇 선진국의 전철을 밟지 아니하고도 훌륭한 복지 사회를 건설"할 수 있는 기초였다(<연찬회 보고서>, 5~6쪽).

"주민 복지는 서구에서 볼 수 있는 협의의 복지 즉 국가에 의한 사회 보장 제도와는 다른 차원으로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주민 복지는 이보다 광의로 이해됨은 물론 '국가에 의하여 받을 수 있는 것에 한정되지 않고 스스로의 노력에 의하여 성취할 수 있는 것'도 포함되어야 하며, 오히려 후자에 높은 비중을 두어야 하기 때문이다." (<연찬회 보고서>, 28쪽)

놀라운 일이지만, 35년이란 시간을 건너뛰어 지금 것이라 해도 알아차리기 어렵다. 한편으로는 제2의 새마을운동이 갖는 기반이 만만하지 않다는 것을 가리킨다. 새로운 새마을운동의 본질을 가볍게 보지 말라는 경고이기도 하다.

이 정부가 충실하게(?) 새마을운동을 되살릴 때 선택할 보건 복지의 기조는 분명해 보인다. 지역과 공동체를 중심으로 한 스스로 돕기(자조)가 핵심이 될 것이다. 결국 보건과 복지의 탈-사회, 탈-공공, 민영화는 피할 수 없다.

그러나 적어도 보건복지에 관한 한, 새마을운동 전략의 한계는 워낙 뚜렷하다. 신자유주의의 한국판 '신장개업'은 시대착오가 되기 쉽다는 뜻이다. (개인, 가족, 지역, 공동체)-(자조, 협동, 봉사)-(의식, 정신, 문화, 전통)으로 이루어지는 패키지가 '지배 전략'이 되기에는 힘에 겹다.

정치적 기반 때문에라도 스스로 포기하지는 못할 터, 대항하는 힘을 키워야 착오를 바로잡을 수 있다. 모순에 따른 긴장과 갈등을 평화롭게 해결하는 길이기도 하다. 정신 혁명과 의식 개혁이 아니라 공공성과 민주주의, 그리고 연대가 사회적 삶의 원리가 되어야 한다.
 

<프레시안>은 시민건강증진연구소가 매주 한 차례 발표하는 '서리풀 논평'을 동시 게재합니다. (사)시민건강증진연구소는 "모두가 건강한 사회"를 지향하는 비영리 독립 연구기관으로서, 건강과 보건의료 분야의 싱크탱크이자 진보적 연구자와 활동가를 배출하는 연구 공동체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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