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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하다는 ‘민생법안’ 실체는 재벌과 부자만을 위한 특혜

급하다는 ‘민생법안’ 실체는 재벌과 부자만을 위한 특혜
 
‘민생’ 이란 단어는 일반 국민의 생활과 생계를 뜻합니다
 
임병도 | 2014-09-03 08:35:10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최경환 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8월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민생안정과 경제활성화 입법 촉구 호소문'을 발표했습니다. 이날 호소문 발표 자리에는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 신제윤 금융위원장 등이 최 부총리와 함께 서 있기도 했습니다. 

최 부총리는 "8월 국회는 경제를 살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면서 "이번 회기에 민생 관련 법안이 통과되지 못하고 경제회복의 불씨를 살리지 못한다면 우리 경제는 길을 잃고 회복하기 힘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이 빨리 입법을 추진해야 한다는 민생법안은 <관광진흥법>, <의료법>, <소득세법>, <조세특례제한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클라우드컴퓨팅법>, <기초생활보장법>, <신용정보법>, <국가재정법>등 9개입니다. 

이 법안들이 통과되지 못하면 경제 회복이 힘들다고 주장하며 호소문을 발표했지만, 과연 그것이 민생법안인지는 의문이 듭니다. 그래서 하나씩 따져 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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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입법을 추진해야 한다는 <관광진흥법>은 학교 근처라도 유해시설이 없는 관광호텔 설립을 허용하겠다는 내용입니다. 이 법안이 나오게 된 배경은 지난 3월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차 규제개혁 장관회의 및 민관합동 규제개혁 점검회의'입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기업인이 관광호텔 설립 승인을 신청했으나 호텔이 초등학교 180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어렵다고 하자, 유진룡 문화체육부장관이 '전혀 예측 불가능한 기준을 가지고 규제를 해 우리도 미치겠다'고 발언을 합니다. 

듣고 있던 박근혜 대통령은 '시기에도 안 맞는 편견으로 청년들이 취업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막고 있다는 것은 죄악'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정부는 호텔 객실이 부족하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서울 소재 호텔 이용률은 79%에 불과합니다. 여기에 호텔 업계의 일용직 근로자가 79%이고 대부분 비정규직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부실 일자리를 가지고 '죄악'을 운운하는 것은 말도 안 됩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대기업이 학교 인근이라도 호텔을 건립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입니다. 
 

 

 

원격의료 대상을 확대하겠다는 <의료법>은 의사들도 반대하고 있는 법안입니다. 진료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고, 대형병원으로의 쏠림 현상과 선택진료비 증가 등의 국민 의료보험 지출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진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원격의료 대상을 확대하겠다고 하지만 급한 환자인 경우는 예약을 하거나 의사가 모니터 앞에 있어야 하는 연락망이 가동되는 시스템에서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원격진료를 대부분 당뇨나 혈압 등 관리가 필요한 질병 등에 적용할 예정입니다. 

지금 대기업은 너나 할 것 없이 헬스케어 서비스 사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원격진료 대상이 질병 치료가 아닌 관리 시스템에 도입되기 때문입니다. 

진단장비, 시스템 구축에 소요되는 세금 비용과 이익은 이런 헬스케어 서비스 사업에 뛰어든 대기업에 돌아갈 것입니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에 있는 의료 관광비자 발급 제출 서류 간소화와 환자 유치 업무 범위의 숙박시설 확대는 의료영리화를 위한 법안입니다.

이런 법안이 무슨 민생법안이라고 빨리 처리해야 하는지 의문입니다. 
 

 

 

정부는 2천만 원 이하 임대소득에 대해서는 분리과세를 하며, 3년간 세금을 면제하는 <소득세법>을 처리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주택을 2채 이상 보유한 사람은 136만 명입니다. 이들이 임대소득에 대해 세금을 내지 않는다면, 그만큼 근로소득자 (현재 10~36%)만이 세금을 부담하는 꼴이 됩니다. 

'공평과세'라는 말이 무색하게, 정부는 136만 명만을 위해 그나마 있던 세금마저 내지 않도록 도와주고 '불로소득'을 조장하게 하는 것입니다. 

<조세특례법>에 적용되는 세입자의 월세 10% 소득공제는 오히려 집주인들이 소득의 노출로 2 세입자에게 월세를 올리거나, 3 불평등한 계약을 강요할 수도 있습니다. 

주택을 보유한 사람이 국민 4명 중의 한 명이지만, 공동주택 지분이나 공동 소유 등을 제외하면 집 구하러 다니는 국민이 태반입니다. 재건축을 통해 부동산 경기를 살리겠다고 하지만 오히려 전세대란을 부추기는 꼴이 된 것입니다. 

136만 명을 위한 법안, 이것을 민생법안이라도 불러도 좋은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합니다.

 

정부와 새누리당이 빨리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9개 법안은 검토와 실효성을 다시 조사해야 할 필요성이 많습니다. <기초생활보장법>에 나온 지급 대상에 대한 기준은 오히려 117만 명의 수급 탈락자가 발생할 수 있게 합니다. 

<신용정보법>은 개인정보유출 사고 방지를 위한 과징금과 손해배상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취지인데, '집단소송제'나 입증책임을 어떻게 하느냐의 후속 시스템이 개선되지 않으면 무의미한 법안입니다. 

소상공인진흥기금을 설치하는 <국가재정법>은 이미 2013년부터 2조1,526억 원의 자금을 지급하는 등 시행하고 있는 법안입니다. 
 

 

 

새누리당 김현숙 원내대변인은 박근혜 정부의 '민생법안'에 대해 '당장 어려우신 분들께 혜택이 돌아가고, 세월호 참사로 얼어붙은 우리 경제의 불씨를 살릴 수 있는 생명과도 같은 법들이다.'라고 주장합니다. 

정부와 새누리당이 빨리 통과시켜야 우리 경제가 살아난다는 '민생법안'의 실체는 재벌과 대기업, 부자들을 위한 혜택이지, 결코 일반 국민에게 필요한 법안이 아닙니다. 

'민생'이란 단어는 일반 국민의 생활과 생계를 뜻합니다. 정부와 여당이 주장하는 '민생법안' 그 어디에서도 일반 국민의 생활과 생계가 나아지는 모습을 찾기 어려웠습니다. 

'민생법안'이라는 말로 포장한 '특정계층을 위한 특혜 법안'에 아직도 속고 있는 국민이 많으니 권력과 부를 지닌 재벌과 부자들만 살판나는 세상입니다.

1.박근혜정부 민생법안 평가자료:경실련,새정치민주연합,정의당,새사연, 
2.세입자가 공제 받기 위해서는 계약서와 월세 내역 등을 제출해야 한다.
3.월세 10%분에 소득공제분을 집주인들이 악용할 소지가 있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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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는 교통사고" 왜 자꾸 들먹이나 했더니

[안전사회는 어떻게 가능한가⑨마지막] '적당히'가 통할 수 없는 4·16특별법

14.09.02 19:47l최종 업데이트 14.09.02 19:47l

이호중(escapeline)

세월호는 우리에게서 많은 것을 앗아갔습니다. 구조 실패의 원인뿐만 아니라 사건 발생의 원인에 대해서도 이제 진지하게 돌아봐야 합니다. 반복되는 재난사고 속에서 왜 우리가 제자리걸음을 반복하게 되었는지 시민들과 함께 공유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세월호참사 국민대책회의 존엄과 안전위원회'는 연속칼럼을 통해 '살아남은' 우리의 의무와 우리의 권리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편집자말]
세월호 참사는 유가족만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나의 문제이고, 우리 사회가 힘모아 극복해야 할 과제라는 데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있다. 맞다. 왜 그런가? 우리가 '세월호 참사'라고 하는 것은 단지 희생자 수가 많아서 때문만은 아니다. 몇 가지 장면을 다시 짚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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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수색하던 '언딘', 청해진해운과 계약 세월호 침몰 사고해역에 투입된 민간 잠수업체 '언딘 마린 인더스트리'가 사고 책임 해운사인 청해진해운과 계약을 맺은 업체인 것으로 밝혀졌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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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4월 16일, 해경은 생사를 가르는 골든타임에 기울어져 침몰해가는 배 주위를 빙빙 돌기만 할 뿐 단 한 명도 구조하지 못했다. 생존 학생들은 "우리는 구조된 것이 아니라, 탈출한 것이다"라고 말한다. 해경은 구조할 능력도, 의사도 없었다. 해양구조 업무를 민간업체에게 외주하는 정책을 펴 왔기 때문이다. '언딘'이라는 업체가 청해진해운과 계약을 맺은 후에야 구조에 나섰다. 그러나 때는 늦었다. 더구나 언딘이라는 회사는 구조전문업체가 아니라, 인양업체였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할, 재난상황에서 신속하게 구조업무를 해야 할 정부는 구조현장에 없었다.

#2. 세월호 선원들은 이미 여러 차례 과적으로 인해 배가 위험하다는 경고를 선사 측에 전달했다. 물론 무시되었다. 선장과 선원들이 승객 구조의 임무를 저버린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돈벌이에 혈안이 된 청해진해운이 과적의 위험성을 잘 알면서 세월호 운항을 강행하였다는 사실을 분명히 기억하자. 대부분이 비정규직인 선원들의 위험 경고는 자본의 탐욕 앞에서 힘없는 메아리일 뿐이었다.     

#3. 선박운항의 안전을 점검하는 일은 한국해운조합에서 맡는다. 한국해운조합은 선주회사들이 회비를 내어 운영하는 단체이다. 선주회사들의 이해를 대변하는 해운조합이 안전점검을 한다는 것이니, 제대로 된 안전점검이 이루어질 리 만무하다. 조타기가 고장나도, 과적을 해도 아무런 제약없이 출항할 수 있었던 이유이다. 정부가 안전관리 업무를 민영화한 단면이다.  

#4. 서해페리호 침몰사고가 발생했을 때 정부는 노후선박의 운항 문제를 개선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규제완화라는 이름으로 2009년, 여객선의 선령제한은 20년에서 30년으로 오히려 늘어났다. 대구지하철참사가 발생했을 때 1인승무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그러나 아직도 1인승무제는 여전하다. 오히려 지난 10년 동안 1인 승무제는 확대되었고 무인역사 등 역사 근무인력은 대폭 감축되었다. 이게 다 기업의 비용절감을 위한 규제완화란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도외시한 채로 오로지 돈벌이만을 추구하는 자본의 탐욕을 본다. 규제완화니, 민영화니 하는 정책으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본연의 의무를 저버린 정부의 무능과 추악함을 본다. 친기업적 규제완화 정책을 통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마저 해체되어 버린 참담한 현실을 본다. 

그래서 '참사'다. 사람보다 이윤이 먼저였기에 참사다. 정부가 자본의 탐욕과 결탁하고 있으니 참사다. 그 결과 존엄한 삶의 권리가 박탈당했으니 참사다. 그래서 세월호 참사는 우리 국민 모두에게 숙제를 던져주고 있다. 아주 무겁고도 엄중한, 그렇지만 반드시 시민들의 힘으로 풀어야 할 숙제다.

시민들의 특별한 각오가 담겨 있는 4·16특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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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종자 10명' 조끼 입은 유가족들 수사권·기소권 보장된 세월호 특별법 제정과 청와대앞에서 밤샘노숙중인 유가족들의 박근혜 대통령 면담 요구 수용을 촉구하는 '8.30 국민대회'가 30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참사 유가족과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실종자 10명의 사진이 붙은 조끼를 입고 있다. 이 조끼는 시민들이 진도 팽목항에서 안산까지 도보행진을 하며 입었던 것으로 이날 국민대회에서 유가족들에게 전달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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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9일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와 국민대책회의 그리고 대한변호사협회는 '4·16 참사 진실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안'(아래 '4·16특별법안'이라 함)을 마련하여 국회에 입법청원하였다. 법안에 따르면, 특별위원회는 3개의 소위원회로 구성된다. 

제1소위원회는 진실규명을 담당한다. 일정 경력이 있는 변호사가 제1소위 상임위원으로서 특별검사의 권한을 가지고 수사와 기소 업무를 담당하도록 한다. 제2소위원회는 안전사회를 위한 대안을 마련한다. 참사의 직·간접적인 원인과 구조적인 문제를 분석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보장되는 건강한 일터, 안전한 사회를 건설하기 위한 법적, 제도적 방안을 제시한다. 제3소위원회는 피해자의 치유와 희생자에 대한 사회적 기억을 위한 사업을 진행한다. 

4·16특별법안의 내용은 너무나 상식적이다. 해결의 실마리는 당연하게도 철저하게 그 진상을 밝히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에 기초하여 안전한 사회를 위한 개혁과 대안을 만들어 가는 것은 그 자체가 정의의 실천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새누리당은 '교통사고'라고 말한다. 

대형참사가 발생했을 때마다 정확한 진실규명 없이 몇몇 하급책임자에게 모든 책임을 뒤집어씌우고 적당히 보상금만 지급하면 그만이라는 심보이다. '세월호=교통사고'라는 말은 세월호 참사의 원인이 된 정부의 무능함과 기업의 탐욕을 시민들이 적나라하게 들추어내는 것을 어떻게든 막아보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정치공작 언어이다. 

4·16특별법이 '특별'한 이유는 '이대로는 안 된다'는 시민들의 각오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무능과 병폐 그리고 기업의 탐욕이 대형참사를 발생시켰다는 것을 시민들은 잘 알고 있다. 이런 참사를 다시는 반복하지 않도록 근본적인 사회개혁을 해야 한다는 비장한 각오가 모아진 것이 바로 4·16특별법이다. 그러니 적당히 넘어갈 수 없는 것이다. 이제 시민의 힘으로 풀어야 할 숙제를 점검해 보자.

[과제①] 자본의 이윤추구에 갇힌 '안전'을 구출하자

세월호 참사는 효율성과 비용 절감의 논리를 앞세운 자본의 탐욕과 정치권력의 야합이 빚어낸 참담한 재앙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의 보장은 두 말 할 것 없이, 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에 속한다. 그러나 정부는 국민의 안전에 써야 할 돈을 줄이고 각종 친기업적인 규제완화 및 민영화 정책을 추진함으로써 자본의 이윤추구를 조장해 왔다.

기업은 노동자와 시민의 안전을 비생산적인 비용으로 간주하면서 기업의 이윤추구를 극대화한다는 명분으로 안전비용을 줄인다. 안전업무에 투입되어야 할 인력은 감축되고 비정규직으로 채워진다. 그 결과 우리의 일상생활과 일터 곳곳에서 생명·신체의 안전을 위협하는 위험요소들은 기업의 비용절감, 경영효율화 등의 명분으로 방치되고 누적되어 왔다. 이렇게 축적된 위험이 결국 노동자와 시민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대형 안전사고로 나타날 수밖에 없음을 세월호 참사는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그리하여 첫째, 안전 업무의 외주화를 금지해야 한다. 1993년에 '기업 활동 규제완화에 관한 특별조치법'이 제정되었다. 그 핵심은 기업의 안전업무에 관련된 규제를 대폭적으로 완화하는 것이다. 산업현장에서 가스, 유독물 등 안전보건 관리자의 법정 의무고용을 완화하고, 사업장 규모에 상관없이 안전관리 업무를 대행기관에 위탁할 수 있도록 전면 허용하였다. 이를 계기로 하여 기업들은 기계설비의 정비·보수를 비롯한 안전관리 인력을 감축하고 안전관리 업무를 대폭적으로 외주화하고 있다. 

기업의 비용절감 논리에 따른 안전 인력의 감축과 안전관리 업무의 외주화는 노동자와 시민의 생명·안전에 대한 위험을 심각하게 증폭시킨다. 안전관리 업무를 대행하는 하청업체들은 단가 후려치기라든가 최적가낙찰제 등으로 근본적인 비용의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하청업체가 담당하는 안전관리 업무는 대부분 비정규직으로 채워지고 있다. 

예를 들어, 철도공사의 정비업무를 담당하는 외주 회사인 코레일테크는 90%의 인력이 비정규직이다. 간접고용에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은 열악할 수밖에 없고 이직율도 높기 때문에 정비 업무의 전문성과 경험이 제대로 담보될 리 없다. 게다가 하청업체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원청업체와의 관계에서 철저한 갑을 관계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설비교체나 근본적인 보강작업이 필요한 경우에도 원청업체에 이러한 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할 수 없다. 노동자와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위험요인은 이렇게 축적되고 있다.

둘째, 정부가 안전관리·감독 업무를 민간에 위탁하는 문제도 반드시 짚어야 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여객선에 대한 선원 안전교육과 여객선 입·출항 시 안전 점검 등을 담당하는 한국해운조합은 선주회사의 이익을 대변하는 단체이다. 한국해운조합이 운항관리자를 선임하여 여객선의 안전운항을 지도·감독한다. 

여객선 선주 회사들이 회비를 내서 운영하는 해운조합이 선사들을 상대로 안전관리를 한다는 것이니 이보다 더 우스운 민영화가 또 있을까 싶다. 그 덕분에 세월호는 아무렇지 않게 화물 과적을 일삼을 수 있었다. 사고 당일 세월호 출항보고서에는 차량 대수 등 화물의 적재 내용이 정확하게 기재되어 있지 않았다는 점이 이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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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왕십리 지하철 추돌 사고 현장 지난 5월 2일 오후 서울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에서 잠실방향으로 향하던 열차가 멈춰있던 열차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열차끼리 충돌하면서 기관실 유리창이 부서져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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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 여객선만 그런 것이 아니다. 지난 5월 2일 서울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에서 열차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그 직접적인 원인은 신호기 오류였다. 열차의 신호시스템을 설치·유지하는 일은 '유경제어'라는 민간업체로 외주화되어 있고, 철도신호 시스템의 안전점검은 철도신호기술협회라는 곳에서 한다. 이 협회는 철도신호 시스템을 제작하는 민간기업 477개사가 회원으로 있는 단체이다. 2006년 건설교통부로부터 철도안전전문기관으로 지정된 철도신호기술협회는 철도시설의 모든 안전점검 업무를 독점하고 있다.  

셋째, 기업과 사업주의 책임을 엄중히 묻는 법제도의 개혁을 도모해야 한다. 산재나 재난사고가 발생한 경우에 정작 기업과 사업주는 책임을 지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산업안전보건법은 '사업주'에게 안전관리 의무를 부과하고 있지만, 정작 안전사고에 대한 법적 책임은 하급 책임자인 현장의 안전관리자를 처벌하는 데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비용절감과 효율성을 앞세운 기업의 조직구조와 사업주의 결정이 안전사고의 원인임에도 기업과 사업주는 법적 책임의 시야에 전혀 포착되지 못한다.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기업에 벌금이 부과될 수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2000~3000만 원을 넘지 않는 수준이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현장의 안전관리자로 다른 사람을 채용하면 그만이고 기업이 내야 할 벌금은 그저 비용으로 치부될 뿐이다. 사내도급사업의 경우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하청업체의 산재사망 사고에 대해 원청업체 사업주가 산안법 위반의 책임을 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대림산업의 가스폭발사고(6명 사망, 11명 부상), 삼성 불산유출사고(1명 사망, 5명 부상), 청주 SK 폭발사고(8명 사망) 등에서 원청 사업주는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지난 2011년 7월, 4명이 사망한 이마트 냉동설비 질식사고의 경우 원청업체가 받은 벌금은 고작 100만 원에 불과하였다. 

[과제②] 안전에 관한 한 규제완화가 아니라, 규제강화로 

이명박 정부는2009년 여객선 선령제한을 최대 30년으로 늘렸다. 선주 회사들의 요구에 정부가 화답한 것이었다. 해운조합이 2007년 7월 당시 해양수산부장관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연안여객선 선령제한을 완화해 줄 것을 요구했고 정부가 이 요구를 그대로 수용한 결과다. 선령제한이 완화된 덕에 청해진해운도 2012년 10월 일본에서 18년간 운항하고 퇴역한 여객선을 인수하여 선실을 개조한 후 별다른 규제없이 운항할 수 있었다. 

철도 차량의 경우도 사정이 비슷하다. 노후화의 문제가 심각함에도 정부는 2012년 철도안전법과 도시철도법을 개정하여 고속철도 30년, 일반철도 20~30년이었던 내구연한을 아예 폐지해 버렸다. 노후원전의 설계수명을 연장한 것도 동일하다. 고리 1호기는 1978년 가동을 시작한 이래로 모두 130번의 사고·고장을 일으켰으며 2007년 수명 연장 이후에도 5차례나 가동이 정지되기도 하였지만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4월 16일 원자력안전위원회는 고리원전 1호기의 재가동 승인을 발표했다. 

박근혜 정부는 규제를 '암덩어리' 취급하면서 경제활성화, 일자리창출의 명목으로 친기업적 규제완화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 세월호 참사를 겪고 난 국민들은 규제완화정책의 문제를 지적하고 있지만, 정부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는다. 김동연 국무조정실장은 5월 21일 국가경영전략연구원의 제816회 수요정책포럼 강연에서 '그래도 규제는 개혁되어야 한다'라는 제목으로 강연하였다. 

그는 규제완화가 세월호 침몰사고의 원인이라는 지적은 논리적 비약이라고 하면서 "세월호 사고를 이유로 규제개혁의 불씨가 약해져서는 안 된다"고 역설하였다. 규제완화정책으로 기업의 비용을 줄여 주어야 경제가 살아나고 경제가 살아나야 기업이 안전에 투자할 여력이 증가한다는 식의 논리가 짙게 깔려 있다. 그러니까 노동자와 시민의 안전은 여전히 자본의 비용절감 논리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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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화문광장에 등장한 대형 노란리본 세월호참사국민대책회의와 핵없는사회를위한공동행동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지난 7월 22일, 노란 우산을 들고 리본을 만들어보이며 더 이상 세월호와 같은 참사가 우리사회에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세월호 특별법 제정과 규제완화 중단, 수명 끝난 원전 폐쇄 등을 요구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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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제③] 안전한 삶의 권리를 향한 시민의 저항적 실천

안전한 삶의 권리는 생존권과 모든 인권의 기초이며, 국민의 기본권보장의무를 지고 있는 국가가 해야 할 가장 근원적인 책무가 바로 안전한 삶의 권리가 충만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안전한 삶의 권리가 실제로 작동할 수 있는 국가시스템은 작동을 멈추었다. 그러니 "이것이 국가냐?"라는 질문이 나오는 것이다.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국가는 '이윤을 생명보다 우선시하는 자본의 국가'일 뿐, 더 이상 국민의 안전하고 존엄한 삶을 보장하는 국가로서 기능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관피아'라는 말은 이제 흔한 용어가 되었다. 그 단어는 썩을 대로 썩어버린 관료사회의 부패함을 표현해 준다. 그런데 이는 단지 몇몇 정부관료들의 추악함을 말하는 용어가 아니다. 관피아의 본질은 자본과 국가권력의 동맹에 있다. 김영삼 정부 이래로 역대 정권은 신자유주의에 입각한 규제완화와 민영화 정책을 추진해 왔다. 신자유주의 국가는 규제완화정책과 기업의 안전관리 업무를 외주화하도록 허용하는 정책을 통해 민중들의 노동·생활현장의 안전문제를 기업의 비용절감과 효율성의 논리에 복속시켜 버렸다. 

작업장의 안전 문제가 비용절감, 경제살리기를 명분으로 하여 기업의 자율과 사적 자치의 영역으로 편입되면서 위험은 고스란히 노동자와 시민들이 사적으로 감수해야 할 문제로 치부되고 있다. 산업현장에서 안전의 기준은 철저하게 자본의 이윤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점점 더 하향조정되어 왔다. 그것을 부추기면서 부패한 이익을 뒷주머니로 챙긴 자들이 바로 관피아다. 그러니까 관피아는 기업의 무분별한 이윤추구를 조장하면서 기생하는, 무책임하고도 반헌법적인 정부 그 자체이다.

안전한 삶의 권리는 '인간다운 삶', '존엄한' 삶을 위한 전제조건이다. 안전한 삶의 권리는 생명과 안전의 가치를 자본의 논리에서 구출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그러므로 안전한 삶의 권리는 생활·노동현장에서 자본의 탐욕을 제어하기 위한, 시민사회의 민주주의적 의제로 정립되어야 한다. 

안전업무의 외주화를 금지하고, 기업이 노동현장의 안전을 온전히 책임지도록 하는 법제도의 개선, 노동자와 시민의 안전을 볼모로 기업의 돈벌이를 조장하는 무분별한 규제완화정책을 폐기하는 것, 작업장에서 노동자의 안전권리를 보장하는 것, 유해화학물질 등 유해위험에 관련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지역공동동체 등 시민사회가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안전관리스스템을 만드는 것 등 해야 할 일이 많다. 안전한 삶의 권리를 향한 이 모든 사회적 과제는 자본과 국가권력의 신자유주의 동맹에 저항하는 치열한 시민행동으로만 성취할 수 있다. 

안전한 삶의 권리는 그저 국가의 보은을 구걸하는 권리가 아니다. 그것은 노동자·시민의 주권자로서의 주체성을 회복하는 과제이며, 그러니까 저항의 권리여야 한다. 광화문 광장으로 모여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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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철옹성인가"…유족들 절규

"청와대는 철옹성인가"…유족들 절규

[현장] 세월호 유가족, 광화문광장서 청와대로 삼보일배

서어리 기자 2014.09.02 17:56:32

 
 

"'뭐가 부족하다고 뭐를 더 달라는 말인가?' 어제 새누리당 주호영 정책위 의장이 저희들에게 한 얘기입니다. 진정 모르시겠다는 말씀입니까. 새누리당은 국민을 기만하고 왜곡하는 행동을 중단해야 합니다. 새누리당이 답을 내놓을 수 없다면 저희 유가족들은 박근혜 대통령님께 달려갈 수밖에 없습니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2일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청와대를 향해 삼보일배 행진을 했다. 전날 새누리당과의 3차 면담이 시작 30분 만에 결렬되자, 방향을 틀어 다시금 청와대로 향한 것.(☞ 관련기사 : "세월호 유가족-새누리 3차 회동 '결렬'")
 
▲2일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광화문광장에서 청와대 방향으로 삼보일배 행진을 하는 세월호 유가족들. ⓒ프레시안(서어리)

▲2일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광화문광장에서 청와대 방향으로 삼보일배 행진을 하는 세월호 유가족들. ⓒ프레시안(서어리)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와 국민대책회의는 이날 삼보일배 행진 시작 전, 서울 광화문광장에 차려진 농성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을 규탄했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진상규명', '안전사회' 구호에 맞춰 청와대를 향해 삼보일배했다. ⓒ프레시안(서어리)

▲세월호 유가족들은 '진상규명', '안전사회' 구호에 맞춰 청와대를 향해 삼보일배했다. ⓒ프레시안(서어리)

이들은 "어제의 새누리당 만남의 결렬 이유는 명확하다"며 "새누리당이 세월호 진상규명에 의지가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은 어떠한 추가 협상안도 없음을 강조했고, 나아가 '반체제를 주장하는 세력에 국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도 했다"고 했다.
 
유가족들은 "결국 청와대로 갈 수밖에 없다"며 185만 명분의 서명지가 든 상자 60개를 나눠 들고 청와대 방향을 향해 몸을 틀었다. 유가족 뒤로 국민대책회의, 일반 시민 등 100여 명이 3열로 대형을 맞춰 섰다. 이들은 걸음을 세 번 옮긴 뒤 '진상규명', '안전사회' 구호에 따라 엎드려 절을 올렸다.
 
청와대로 향하던 행진 대열은 그러나 50미터도 채 가지 못하고 멈춰서야 했다. 세종대왕 동상 양옆으로 늘어선 경찰벽에 막힌 것. 유가족들은 경찰벽을 코앞에 두고 제자리에 서서 삼보일배를 계속했다.
 
경찰의 구둣발 앞에서 흐느끼며 절하던 단원고등학교 고(故) 박예지 양의 어머니 엄지영 씨가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경찰이 왜 이러고 있습니까. 청와대가 시켰습니까. 이런 거 하지 마시고 우리 아이나 구해주시지 그랬어요. 아이 없으세요? 결혼 아직 안 하셨죠? 조카는 있잖아요. 경찰이라고 자기 아이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경찰은 피도 눈물도 없나요? 아이들이 엄마 아빠를 얼마나 불렀겠느냐고요. '엄마, 살려줘. 아빠, 살려줘' 안 그랬겠느냐고요."
 
▲경찰들 앞에서 엎드린 유족들. ⓒ프레시안(서어리)

▲경찰들 앞에서 엎드린 유족들. ⓒ프레시안(서어리)

엄 씨의 절규에 유가족들도 덩달아 흐느끼기 시작했다. 고(故) 이재욱 군의 어머니 홍영미 씨도 청와대를 향해 울부짖었다.
 
"아무 죄 없는 경찰 앞에서 우리가 왜 이러고 있어야 하는지 한 인간으로서 정말 이해가 안 됩니다. 이렇게 피비린내 나게, 처절하게, 가슴으로 이야기하고 있는데 아직도 저 파란 지붕은 철옹성입니다. 
 
백성들은 잘못을 용서할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그 준비가 더 이상 분노로 바뀌지 않도록,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철저하게 진상규명해서, 나라를 정말로 아끼고 제대로 짊어지고 가실 요량이라면 양심선언을 하셔야 합니다."
 
일부 유가족들은 경찰들에게 "박근혜 대통령이 언제든 오라고 했는데 왜 막느냐, 당신들이 대통령보다 높은 거냐"라고 말하며, 경찰벽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기도 했다.
 
삼보일배는 행진이 시작한 지 3시간여가 지난 오후 5시 30분 현재 광화문광장 세종대왕상 앞에서 계속되고 있다. 큰 충돌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
 
▲경찰을 향해 "경찰이라고 자기 아이 지킬 수 있다고 생각지 말라"며 절규하던 세월호 유가족 엄지영 씨가 다른 유가족의 눈물을 닦아주고 있다. ⓒ프레시안(서어리)

▲경찰을 향해 "경찰이라고 자기 아이 지킬 수 있다고 생각지 말라"며 절규하던 세월호 유가족 엄지영 씨가 다른 유가족의 눈물을 닦아주고 있다. ⓒ프레시안(서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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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경제학자가 파헤친 '이명박근혜'의 실체

[게릴라칼럼] 미리 본 <21세기 자본>... 피케티가 한국에 보내는 경고
14.09.02 10:49l최종 업데이트 14.09.02 10:49l
강인규(foucault)

 

'게릴리칼럼'은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들이 쓰는 칼럼입니다. [편집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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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세기 자본> 겉그림
ⓒ 글항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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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을 수 없었다. 이게 '베스트셀러'가 되다니. 700페이지 가까운 이 책은 전화번호부만큼 두껍고 벽돌처럼 무거워 들고 다니기도 쉽지 않았다.

표지 디자인도 사람의 시선을 끄는 데 별 관심이 없는 듯 보였다. 투박하고 단순한 영어판 표지는 1970~80년대 한국에서 공안당국의 눈을 피해 찍어낸 '불온서적'을 연상시켰다. 글자만 찍힌 소박한 표지는 현란한 그림과 사진으로 도배된 책 속에 묻혀 잘 드러나지도 않았다. 

어차피 대학 출판부에서 펴낸 학술서 아닌가. 그것도 수치와 그래프가 가득한 경제이론서다. 애초에 일반대중을 겨냥한 책이 아닐 터이다. 하지만 이 책은 미국시장에 풀리자마자 무섭게 팔려나갔고, 매진 사태가 계속되어 출판사를 놀라게 했다.  

결국 이 책은 하버드대학교 출판부 신기록을 세워, 출간 첫해 가장 많이 팔린 책이 되었다. 책은 5월 초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목록에도 올랐고, 20주가 지난 8월 초 현재까지도 순위권을 지키고 있다. 도대체 사람들은 왜 이 딱딱한 책에 열광하는 것일까?

경제학, 99%가 분노하는 이유를 보여주다

<21세기의 자본>은 저자의 모국 프랑스에서도 그런대로 괜찮은 반응을 얻었다. 하지만 프랑스에선 미국의 '피케티 광풍'을 경험하지는 못했다. 영국에서의 반응은 미국 같지 않았다. 

미국의 빈부차가 영국과 프랑스보다 훨씬 크다는 사실이 어느 정도 설명이 될 것 같다. 이 책이 나오기 전, '점령시위'가 미국 월스트리트와 전국을 뒤덮으며 '99%를 위한 사회'를 만들 것을 요구하지 않았던가. 미국사회는 <21세기 자본>이 분석하는 자본의 문제점을 몸으로 깨닫고 있던 것이다. 

저자는 자본주의에 대한 두 가지 질문을 던지는 것으로 책을 시작한다. 자본주의가 진행되면 소수에게 부가 집중될까? 아니면 반대로 성장, 경쟁, 기술발전으로 인해 부가 고루 나뉘게 되어 조화로운 사회가 될 것인가? 

첫 번째 관점은 19세기에 칼 마르크스가 제시한 것이고, 두 번째는 20세기 이후 사이먼 쿠즈네즈 등의 경제학자들이 주장한 것이다. 21세기에 살게 된 우리는 어떤 입장이 옳은지 판단할 수 있지 않을까? 과연 누가 자본주의의 결말을 제대로 예견했을까?

토마 피케티는 앞의 두 입장 모두가 충분한 증거 없이 내려진 판단이라는 사실을 지적한다. 물론, 직관에 의한 결론이라고 해서 무가치한 것은 아니다. 예컨대 저자는 오노레 드 발자크와 제인 오스틴 등의 문학가가 직관을 통해 자본주의 사회의 인간 삶을 섬세하고 예리하게 포착해 냈다는 점을 지적한다. 

그럼에도, 피케티는 체계적인 연구를 통해 자본주의의 속성을 입증할 필요성을 느꼈다. 자본주의에 대해 상반된 입장이 서로 목소리만 높이는 상황에서는 경제 문제에 대한 의미 있는 진단과 처방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저자는 15년에 걸쳐 방대한 문서작업을 했다. 지난 300년 동안의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스웨덴, 일본 등 20여 개국의 세금자료 등을 비교분석한 것이다. 그 결과는 무척 흥미롭다. 

오늘날 미국 = 18세기 혁명 전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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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과 유럽의 소득불균형을 보여주는 그래프. 유럽 국가들은 1920년 이래로 소득불균형이 급격히 줄어든 반면, 미국은 1940-1970년 사이에 소득 불균형이 크게 줄어든 것을 볼 수 있다. 유럽과 달리 미국은 80년대 레이거노믹스로 대표되는 방임주의의 도입으로 인해 소득격차가 다시 크게 벌어지게 되었다. 피케티는 자본에 대한 전 지구적 과세강화와 누진세 강화를 통해 소득불균형이라는 자본주의의 핵심적 모순을 막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 Piket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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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알려진 대로 미국의 소득집중도는 세계 최악이다. 2012년 기준으로 상위 10%가 전체소득의 48%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려 절반을 1할의 부유층이 독점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반해 유럽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소득 집중도가 낮은 편이다. 예컨대 프랑스의 경우 상위 10%가 전체의 약 33% 가량을 점하고 있고, 스웨덴의 경우는 더욱 낮아 28% 미만이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사실은, 미국이 항상 그랬던 것이 아니며, 유럽도 항상 그랬던 게 아니라는 점이다.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반까지 프랑스, 영국, 독일, 스웨덴의 소득집중도는 미국보다 높았다. 네 나라 모두 45%를 훌쩍 넘어설 때 미국은 40%를 겨우 넘는 수준이었다. 이것이 1910~1920년 동안, 10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뒤집히게 된다. 

이 시기에는 많은 일이 일어났다. 많은 유럽국들이 '1차 세계대전'에 휩쓸렸고, 러시아에서는 볼셰비키 혁명이 일어났다. 이 사실은 마르크스가 비판받는 이유가 되기도 하는데, 왜 자본주의가 발전했던 영국이나 독일 등에서 혁명이 일어나지 않고, 농업국을 벗어나 산업혁명이 겨우 불붙기 시작한 러시아에서 혁명이 일어났느냐는 것이다.

이에 대한 피케티의 설명은 간단하다. 전후 유럽국가들이 대거 사민주의로 전환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서유럽국가들의 복지정책 대부분은 전후에 고통 받던 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차원에서 마련된 것이었다. 그때 채택된 사회보장제도는 지금까지 비교적 견고하게 유지되며 소득불균형을 막아주는 기능을 했다. 

주류경제학이 가르쳐온 바에 따르면, 시장은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조절기능을 통해 스스로 균형을 유지하게 되어 있다고 한다. 따라서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하려면, 개입을 최소화해 '순수한 시장'을 오염시키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은 '탈규제'와 '작은 정부'로 대표되는 자유방임주의를 가장 열렬히 신봉해 온 나라다. 하지만 미국은 혁명 전 프랑스 왕정과 비슷하거나 더 심한 소득불균형을 겪는 나라가 되었다. 이 모순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부자를 편애하는 '보이지 않는 손'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보이지 않은 손'이 보이지 않는 까닭은 그런 게 없기 때문'이라고 말한 바 있다. 물론 <21세기 자본>도 '보이지 않는 손'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문제는 이 손이 전혀 공정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이에 대한 핵심내용은 부등식 하나로 요약할 수 있다. 

r > g 

여기서 "r"은 자본수익률을 의미하고, "g"는 경제성장률을 의미한다. 자본수익률이란 돈 있는 사람이 그 돈을 굴려 얻어내는 수익을 말한다. 부가 사회에 분배되려면 경제가 성장해야 하는데, 만일 경제성장률이 부자들의 소득 증가율보다 크다면 장기적으로 부는 균형 있게 분배될 것이다. 반대로 자본수익률이 성장률보다 크다면, 부는 소수에게 집중되고 양극화가 심화될 수밖에 없다. 

피케티의 부등식을 보면, 자본수익률이 경제성장률보다 크다. 이것이 피케티가 밝혀낸 자본주의의 '핵심적 모순'이다. 다시 말해, 자본주의는 근원적으로 부를 편중시키는 제도라는 것이다. 피케티는 여기서 소득 불균형이 '시장 실패'나 정책의 실수 때문이 아니라, 시장 자체에 내재된 속성이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따라서 방임주의가 가르치는 대로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에 맡겨둘 경우, 소득 불평등을 막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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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마 피케티의 <자본> 열풍을 다룬 미국 경제주간지 <비지니스위크> 표지. 불어 원서를 번역한 이 책은 미국사회에 커다란 반향을 불러왔다.
ⓒ Bloombe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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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소득 불평등은 피할 수 없는 귀결인가? 피케티는 소득 불균형이 줄어들었던 예외적 사례로 두 가지를 이야기한다. 하나는 전쟁이고, 하나는 정부의 적극적 개입이다. 전쟁은 재산을 파괴하고, 재산권자를 살해하며, 살인적 인플레이션으로 금융재산을 종잇조각으로 만든다. 전시에는 국가가 필요에 따라 사유재산을 국유화하는 일도 잦다.  

전쟁을 불균형 치유의 대안으로 고를 수는 없으므로, 남은 것은 정부의 개입이다. 부자에 대한 누진세를 강화하고 복지를 확충함으로써 시장 고유의 모순을 극복하는 것이다. 미국이 한때 누렸던 1940~1970년 유례없는 활황기는 바로 이렇게 찾아왔다.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1930년대 경제공황으로부터 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대대적인 복지정책을 마련했다. 사회보장제도 도입, 노동자 단체교섭권 보장, 실업자 구제, 누진세 강화 등 대대적인 정부 개입에 나선 것이다. 부유층에서 태어나 자랐으면서, 부자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걷고 빈곤층 보호에 열을 올리는 대통령을 향해 부자들은 '계급의 배반자', '빨갱이(pinko)'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세기가 다 되어 가는 현재, 루스벨트는 워싱턴, 링컨과 함께 미국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대통령이 되었다. 

'이명박근혜 노믹스'의 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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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2월 25일, 박근혜 신임 대통령과 이명박 전임 대통령이 제 18대 대통령 취임식을 마친 뒤 연단을 내려오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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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부터 미국의 소득불평등은 다시 심화되기 시작했다. 미국이 자랑하던 두터운 중산층은 얇아지기 시작했고, 일은 더 많이 하면서도 실질임금은 줄어드는 기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레이건은 집권 후 방임주의를 극단적으로 밀고 가는 동시에, 부자를 더 부자로 만들어 주어야 가난한 사람에게도 혜택이 돌아간다는 '낙수(trickle-down)'론을 탄생시켰다. 

한국의 소득불평등은 외환위기 이래 심화되어 왔지만, 이를 가속화시킨 것은 탈규제와 부유층 세금감면으로 대표되는 'MB노믹스'였다.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이 '레이거노믹스'와 닮은 이름으로 불린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차이점이 있다면, 명백한 실패로 드러난 20세기 정책을 21세기에 추진했다는 점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레이거노믹스'를 탄생시켰던 미국은 2008년 세계금융 위기 이후 정 반대의 철학을 지닌 개혁주의자 오바마를 당선시켜 새로운 길을 모색했다. 같은 해, 우리는 가장 극단적인 방임주의자를 지도자로 골랐다. 그것만으로 부족했던 것일까. 한국사회는 'MB노믹스'를 이름만 바꿔 계승한 후보를 또 다시 대통령으로 맞이했다. 

우리나라가 미국보다는 상황이 낫기 때문일까? 그렇게 보이지는 않는다. 한국의 상위 10% 소득 집중도는 미국과 크게 다르지 않은 46%에, 하위 50%의 소득 점유율은 미국보다도 열악하기 때문이다. 비록 피케티는 한국 사례를 인용하지 않지만, 그의 경고는 한국에 그대로 적용된다. 

한국에 소개된 <21세기 자본> 서평 대부분이 소득 불균형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나, 이 책은 교육과 지식인의 역할 등에 대해서도 우리에게 큰 시사점을 준다. 예컨대 미국에서 교육이 더 이상 계층 상승의 사다리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되었는데, 가장 큰 원인 가운데 하나가 비싼 등록금이라는 것이다. 더불어 정부는 부유층이 진학하는 사립대에 집중투자하면서 나머지 학교들은 소외시킴으로써 계급을 고착화하는데 기여한다. 결코 남의 나라 이야기로 들리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아직 나오지도 않은 <21세기 자본> 한국어판이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라있다. 우리 사회가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다는 징표이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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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징맞은 숲속 요정, 흰눈썹황금새를 만나다

앙징맞은 숲속 요정, 흰눈썹황금새를 만나다

윤순영 2014. 09. 01
조회수 424 추천수 0
 

도사를 떠올리는 커다란 흰 눈썹, 몸 아래 뒤덮은 탐스런 황금빛

잘 보전된 숲속에서 만나는 황홀한 여름 철새, 보호와 관심 필요

 

크기변환_dns크기변환_dnsYSJ_1563.jpg» 영역을 경계하는 흰눈썹황금새 수컷.

 

5월부터 6월 하순 청아한 새소리가 푸르른 숲속에서 들려온다. 몸 길이 13㎝의 숲속의 작은 요정 흰눈썹황금새다. 참새보다 작은 앙증맞은 새이다.

 

높은 산이나 계곡보다는 낮고 평지인 우거진 숲을 좋아한다. 그런 곳은 쉽게 개발되니 관심과 보호가 필요하다. 우리나라 전역에 서식한다.

 

크기변환_dnsSY3_9134.jpg» 깔끔한 자태의 흰눈썹황금새 수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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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눈썹황금새는 주로 나무 구멍에 둥지를 짓는다. 그러나 나무구멍을 찾지 못하면 전나무나 잣나무 가지 위에 둥지를 만들기도 한다.

 

밖으로 노출되는 것보다는 나무 구멍이 새끼 기르는데 더 안전하다는 것을 새라고 모를까. 하지만 나무 구멍 좋은지는 모든 새가 다 아는 일, 구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인지 인공 새집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크기변환_dnsSY3_9403.jpg» 흰눈썹황금새 암컷.

 

크기변환_dnsSY3_9392.jpg» 둥지로 향하는 흰눈썹황금새 암컷.

 

수컷 흰눈썹황금새는 자신의 영역을 철저하게 지킨다. 경고성으로 지저귀며 자기 영역의 둥지 주변에 다른 새들이 침범하면 크기와 상관없이 작은 몸으로 쏜살같이 날아가 쫒아낸다. 어디서 저런 용기가 생길까 의아스러울 정도다.

 

크기변환_dnsSY3_9263.jpg» 새끼를 기르는 바쁜 와중에도 깃털 고르기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 

 

크기변환_dnsSY3_9293.jpg» 사냥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깃털 다듬기는 필수적이다.

 

암컷 흰눈썹황금새는 수컷이 목숨을 다해 자신의 영역을 지키고 있을 때 열심히 둥지를 만든다. 새끼가 태어나면 수컷과 함께 먹이를 나르며 새끼를 키운다. 먹이는 주로 곤충류의 성충과 나방의 유충 및 벌 등 동물성 먹이이다.

 

크기변환_dnsYSJ_1831.jpg» 먹이를 물고 둥지로 다가가는 흰눈썹황금새 암컷.

 

크기변환_dnsYSJ_2009.jpg» 새끼 배설물을 물고 나가는 흰눈썹황금새 수컷. 

 

먹이 사냥도 둥지 주변 100m 안팎으로 제한하며, 새끼를 보살피며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흰눈썹황금새의 수컷은 몸의 윗면이 대부분 검은색이다.

 

날개에 흰 무늬가 있고 꼬리는 검고 허리와 등에 노란색 무늬가 있다. 멱과 가슴, 배에는 선명한 노란색, 흰 눈썹 선이 아주 뚜렷하다. 자세히 살펴보면 영화나 만화에 나오는 도사의 흰 눈썹을 떠올리게 하는 이색적인 눈썹을 가졌다.

 

크기변환_dnsSY3_9268.jpg» 뚜렷한 흰 눈썹과 황금빛 배가 도드라지는 흰눈썹황금새 수컷의 모습. 

 

 

크기변환_dnsYSJ_1584.jpg» 먹이 사냥을 하면서도 둥지 주변을 수시로 경계하며 살피는 흰눈썹황금새 수컷. 

 

부리는 검고 다리는 짙은 갈색이다. 수컷은 검은색과 흰색, 노란색의 삼색을 분명하게 지니고 있다. 암컷은 이마에서 등까지 연한 녹색을 띤 갈색이며 날개에 흰색 무늬가 있고 허리에 노란색 무늬가 있다.

 

동부 시베리아·몽골·아무르·우수리·한국 등지와 중국 북동부 및 중국 동부 양쯔강 하류에서 번식하다가 중국 남부와 동남아시아에서 겨울을 난다.

글·사진 윤순영/ <한겨레> 물바람숲 필자,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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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장악 없다는 박근혜의 약속은 거짓

 
 
뉴라이트 친일파 후손 이인호 교수를 KBS 이사장 후보 내정
 
임병도 | 2014-09-02 08:34:38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이인호 서울대 명예교수가 KBS의 새 이사 후보로 내정됐습니다. KBS 이사장은 방통위 위원들이 투표로 뽑는데 이 교수가 제일 나이가 많고, 과거 KBS 이사를 지냈던 경력이 있어 KBS 이사장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인호 교수가 KBS 이사장이 된다는 것은 역사 왜곡을 자행하는 친일 성향의 뉴라이트 세력이 방송을 장악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지금보다 더 심각해질 우려가 있는 박근혜 정부의 언론장악과 뉴라이트 등용이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지 살펴보겠습니다. 



'뉴라이트 이인호 교수 친일을 옹호하다' 

이인호 교수는 전형적인 뉴라이트 성향의 학자입니다. 뉴라이트의 핵심은 친일입니다. 

왜 이렇게 단정할 수 있느냐면 뉴라이트의 대안교과서 '한국근현대사'는 물론이고, 뉴라이트재단 이사장 출신 안병직 교수나 이영훈 교수 등 대부분의 뉴라이트 인물들이 철저히 일본 제국주의의 조선 침략을 정당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제가 저지른 조선의 수탈과 위안부 문제를 일본제국주의 시각에서 바라보고 있는 그들은 일제의 조선 침략이 오히려 조선의 근대화를 가져왔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현대사] - '친일독재미화' 교학사 교과서 채택 고등학교 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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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 - '교학사' 교과서는 '일본 후소샤' 한국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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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 - 조선의병이 마적? 일본에 뒤통수맞은 한국
[현대사] - 친일 뉴라이트 연합,한국을 접수하다.


이번에 KBS 이사장 후보로 내정된 이인호 교수도 친일을 옹호하며 일본제국주의 조선침략을 정당화하는 뉴라이트 교과서포럼의 '한국 근현대사'와 뉴라이트 한국현대사학회의 고문입니다. 
 

 

 

특히 이인호 교수는 친일 발언 논란으로 사퇴했던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를 적극 지지했던 인물이기도 합니다. 이인호 교수는 6월 19일 TV조선에 출연, 문창극 총리후보자의 연설이 감동적이었으며, 그의 강연이 '민족의 아픔을 위로하고 희망을 전한 것이다'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KBS는 문창극 총리 후보자의 친일 발언 영상을 보도해서 각종 특종상을 받았지만, 방통위로부터 중징계 통보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KBS이사장에 문창극을 지지한 사람이 임명된다면 KBS에서 친일 옹호 비판 뉴스는 더이상 기대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친일파의 자손, 친일 청산은 이제 그만을 외치다' 

이인호 교수는 친일을 옹호하는 것뿐만 아니라, 친일청산을 이제 그만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 인물입니다. 
 

 

 

이인호 교수는 제자 최영미 시인과의 대담에서 친일청산을 이제 그만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 최영미 시인:그럼 친일문제는 더 이상 거론하지 말아야 할까요?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잘못된 과거를 분명히 알려줄 필요는 있지 않습니까? 

▶ 이인호 교수:물론이지요. 역사학자들이 친일청산 문제를 연구해 오고 있는데, 학자들에게 맡겨둬야 합니다. 가장 시급한 것은 우리만 아니라 남이 보아도 수긍 할만한 현대사 쓰기 작업을 거국적으로 추진하는 것입니다. 


이인호 교수는 친일청산을 역사학자들에게 맡겨 놓고 더 이상 거론하지 말자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가 말하는 새로운 현대사 쓰기는 친일과 역사 왜곡으로 얼룩진 뉴라이트의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를 의미하고 있습니다.

이인호 교수가 친일청산 대신 뉴라이트의 친일 교과서를 주장하는 이유는 그가 친일파의 후손이기 때문입니다. 
 

 

 

이인호 교수의 할아버지 이명세는 조선총독부가 유도황민화를 위해 조직한 어용단체인 '조선유도연합회'의 상임참사를 지낸 인물입니다. 

그는 조선유림의 대표로 일본 제국주의 전쟁을 미화했으며, 징병제를 찬양하며 일본 제국주의를 위해 죽는 것을 축하하라는 한시를 지어 바치기도 했던 인물입니다. 

이인호 교수는 살기 위해서 친일하는 행위를 비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보통의 조선인이 살기 위해 학도병이나 징병,징용됐다고 친일파라고 비난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조선유림의 대표로 명망 받는 지식인이 적극적으로 친일을 했던 행위를 이런 범주에 넣는 것은 학자의 자격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그가 친일청산을 거론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학자로서의 학문적 주장이 아니라 그가 친일파의 후손이기 때문입니다. 


' 방송장악 없다는 박근혜의 약속은 거짓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철저히 뉴라이트 성향을 가진 인물이었습니다. 그는 뉴라이트의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석하며, 뉴라이트 출신 인사들과 친분과 교류를 맺어 왔습니다. 
 

 

 

뉴라이트의 각종행사마다 빠지지 않고 참석했던 박근혜 대통령은 단순히 참석만 한 것이 아니라 뉴라이트 이론과 주장에 찬성하기도 했습니다.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 원로급(???) 인사들과의 오찬에서 이인호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민족문제연구소의 '백년전쟁'에 대해 "이런 역사 왜곡도 국가 안보 차원에서 주의 깊게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으며, 박 대통령은 수첩에 이 교수의 말을 적기도 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그저 수첩에만 뉴라이트의 이론을 적은 것이 아니라, 국정에도 최대한 활용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뉴라이트 교과서포럼의 고문이었던 이배용을 학국학중앙연구원장으로 대표적인 이승만 찬양 유영익을 국사편찬위원장에 임명했습니다. 

친일을 미화하며 역사 왜곡으로 물의를 빚었던 교학사 한국사교과서를 집필한 권희영을 한국학대학원장에 임명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방송과 언론을 장악할 수 있는 막강한 권력을 쥔 방송통신심의위원장에 뉴라이트의 대표적인 인물인 박효종을 임명했고, 이어 이인호 교수를 KBS 이사장에 내정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국민담화문을 통해 방송장악을 할 의도도 전혀 없고, 법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하며, 국민 앞에 약속한다고 말했습니다. 

KBS 이사장이었던 이길영은 임기가 1년이나 남았었습니다. 임기가 1년이나 남은 사람이 갑자기 사퇴하고, 방통위는 박근혜 대통령의 뉴라이트 인물이었던 이인호 교수를 선임합니다. 

방통위를 먼저 접수하고 KBS 이사장까지 자신의 이론으로 삼고 있는 뉴라이트 인물을 내정했다는 것은 앞으로 그녀가 역사교과서 왜곡은 물론이고, 방송도 확실히 장악하겠다는 의도입니다. 

대선 공약부터 계속 거듭되는 그녀의 약속 파기보다 더 무서운 것은 일본이 조선을 침략할 때 사용했던 '무단 통치','민족 분열 통치','민족 말살 통치'의 방식을 따르고 있다는 점입니다. 

일제강점기 일본인보다 더 무서웠던 것이 밀고와 선동을 자행하며 적극적으로 일본의 앞잡이로 활약했던 조선의 권력자들이었습니다. 우리는 또다시 친일파의 활약을 두 눈으로 목격하는 어리석고 서글픈 민족이 되고 있습니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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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본 4대강 이 정도로 망가졌다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4/09/02 12:27
  • 수정일
    2014/09/02 12:27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장하나 의원, 7월 촬영사진 공개...녹조현상 심화돼
14.09.01 13:35l최종 업데이트 14.09.01 14:54l

선대식(sundaisik) 

 

녹조현상에 신음하는 올여름 4대강 사진이 공개됐다. 


1일 장하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환경부가 지난 7월에 촬영한 4대강 항공사진을 공개했다. 이 사진에는 녹조와 큰빗이끼벌레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4대강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4대강 사업 완공 이후 녹조 현상이 심화됐다. 환경부는 녹조 현상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녹조 현상은 매년 4대강에 나타나고 있다. 

낙동강 상류 칠곡보에서도 녹조현상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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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부가 지난 7월 11일 촬영한 낙동강 함안보 항공사진에서는 강변을 따라 이어진 선명한 녹조띠를 확인할 수 있다.
ⓒ 환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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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부가 지난 7월 11일 촬영한 낙동강 함안보 인근 사진에서 낙동강 지류에 퍼진 선명한 녹조 띠를 확인할 수 있다.
ⓒ 환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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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1일 촬영된 낙동강 함안보 사진에서 녹조 띠의 선명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낙동강 지류에도 녹조현상이 침투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7월 23일 촬영된 낙동강 사진에서는 녹조현상이 더욱 심화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합천보 상류~달성보 하류 구간의 낙동강의 색깔은 녹색으로 변했다. 대구 달성군 도동서원 인근 낙동강은 녹조 현상이 심화되면서, 심각한 수질오염이 발생했다. 

또한 녹조현상이 주로 발생하는 낙동강 하류뿐만 아니라, 상류인 칠곡보에서도 녹조현상이 발견됐다. 낙동강 상주보·칠곡보·강정보·달성보·합천보·함안보의 경우, 2012년~2014년 7월 마지막 주에 녹조현상을 일으키는 남조류 개체수를 비교한 결과 올해 가장 많이 검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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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부가 지난 7월 23일 촬영한 낙동강 합천보 상류~달성보 하류 구간 사진을 살펴보면, 녹조 현상으로 인해, 강 색깔이 녹색으로 바뀌었다.
ⓒ 환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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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부가 지난 7월 23일 촬영한 대구 달성군 도동서원 인근 낙동강 사진을 살펴보면, 녹조현상이 심화되면서, 심각한 수질오염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 환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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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부가 지난 7월 23일 촬영한 낙동강 달성보 인근 사진에서 넓게 퍼진 녹조현상을 확인할 수 있다.
ⓒ 환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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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일 충남대 교수는 지난 2011년 한국수자원학회 심포지엄에서 "칠곡보 등 중상류의 조류농도가 체류시간의 증가로 인하여 보 설치 전보다 심해질 것"이라는 모델링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또한 낙동강 곳곳에서는 녹조뿐만 아니라 하폭과 수심 확대로 강바닥을 파낸 탓에 나타난 고사목 군락지가 눈에 띄었고, 황량한 친수공간도 보였다.  

금강에서도 녹조 현상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큰빗이끼벌레가 번성하는 고사목 군락지도 확인할 수 있다. 금강유역환경청은 장하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서 "큰빗이끼벌레는 대부분 좌우안에 분포하는 수몰고사목 가지에 부착돼 있다"라면서 "수몰고사목 군락이 많은 백제보 좌안부에 가장 많이 분포돼 있다"라고 밝혔다. 

장하나 의원은 "지난해 2012년~2013년 4대강 항공촬영 사진을 공개한 데 이어 올해 항공촬영 사진을 공개함으로써 전문가들이 4대강의 생태계 변화와 파괴 현상을 진단하고 복원대책을 마련하는 기술 검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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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부 지난 7월 16일 촬영한 금강 백제보 상류 사진에서는 선명한 녹조 현상을 확인할 수 있다.
ⓒ 환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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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주 유럽 순방, 최근 북한 '공세외교' 주목

당국자 "고립.제재 이완 염두..목표달성 쉽지 않을 것"
김치관 기자  |  ckkim@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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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9.02  11:5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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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리수용 외무상이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할 예정인 가운데, 강석주 노동당 국제비서가 유럽 국가를 순방할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강 비서는 이르면 이번 주 후반부터 독일, 벨기에, 스위스, 이탈리아를 차례로 방문하고 벨기에서 유럽연합(EU) 측과의 일정도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2일 오전 “강석주 비서가 9월 초중순경 독일, 이탈리아, 스위스, 벨기에를 방문한다”며 기간은 열흘 내외라고 확인했다.

이 당국자는 “강석주가 유럽에 가는 것은 ‘당 대 당’ 교류”라며 “강석주가 행정부 안에 직책이 없고 당비서 타이틀을 가지고 있어 북한 노동당과 일정한 관계가 있는 정당의 초청으로 가는 걸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외교적 고립, 또는 국제사회에서 취하고 있는 대북한 제재의 어느 정도의 이완을 염두에 두고 이러한 공세적인 외교 행보를 보이는 것”이라고 해석하고 “국제사회가 일관되게 핵.미사일을 포기해야 한다는 ‘북핵 불용’ 입장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자기들의 목표달성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개인적 판단을 덧붙였다.

이 당국자는 EU는 △북한 핵문제 △북한 인권문제 △남북관계 개선에서 진전이 있어야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할 수 있다는 ‘비판적 관여(critical engagement)’ 정책을 취하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강석주(75) 비서는 1994년 북.미 제네바 기본합의 당시부터 북핵외교의 핵심 담당자로서 부총리를 거쳐 당비서를 맡고 있으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이라는 중책을 맡고 있어 그의 행보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강 비서의 스위스 방문 시기 일본 총리실 납치문제대책본부 수장이 제네바에 머물 것으로 알려져 북.일간 고위급 접촉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고, 다른 일각에서는 중국을 경유하는 과정에서 북.중 협의나 유럽지역에서 북.미 접촉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그러나 이 당국자는 “그렇게까지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부인하고 최근 리수용 외무상의 중동.아프리카 순방 등을 예로 들며 “강석주 유럽 방문도 포함해서 북한외교가 공세적 모습 띠는 것 아닌가 생각든다. 우리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교분야 핵심 실세인 강 비서가 유럽행을 선택한 것은 남북관계와 북.미관계가 냉각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북.중관계도 원활치 않은 조건에서 유럽을 새로운 돌파구로 삼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기인 2009년경 ‘포괄적 세계전략’을 수립하고 ‘북.미관계’ 일변도에서 남북관계는 북.일관계를 등 전방위 외교를 추진하고 있으며, 유럽과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등에도 공세외교를 펼치는 구상을 세원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이 최근 프로레슬링 대회를 개최하는가 하면, 억류된 미국인 3명을 <CNN> 인터뷰에 내세우고 리수용 외무상이 ARF(아세안지역안보포럼) 참가에 이어 유엔총회에 참석하는 등 활발한 대외 외교를 펴고 있어 강 비서의 유럽 방문도 그 연장선에 있는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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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만탑산 핵실험장, 분주한 서해위성발사장

조용한 만탑산 핵실험장, 분주한 서해위성발사장
 
한호석의 개벽예감 <128>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기사입력: 2014/09/01 [20:54]  최종편집: ⓒ 자주민보
 
 

  

▲ <사진1 > 이 사진은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 있는 만탑산 지하핵실험장을 3차원 영상기법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흰색 줄로 그어진 거대한 계곡이 지하핵실험장 지표면 구역이다. 거기서 갱도를 얼마나 깊이 파고 들어가 얼마나 많은 격실들과 차폐문들을 곳곳에 만들어놓았는지 외부에서 정확히 알 길이 없다. 북은 국토면적이 좁기 때문에 핵폭발력이 큰 핵탄을 폭발실험에 사용할 경우 인근도시들에 인공지진피해를 줄 수 있다. 그래서 처음부터 폭발력을 줄인 소형핵탄을 폭발실험에 사용하였던 것이다. 올해 들어 만탑산 지하핵실험장을 촬영한 위성영상자료에서는 지난 4월 하순부터 5월 초순까지 핵실험이 임박한 징후들이 나타났는데, 요즈음은 아무런 움직임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용한 분위기는 무엇을 말해주는 것일까?     © 자주민보

  

지하핵실험장 갱도입구에 드리운 커다란 가림막이 벗겨지는 날

 

지난 8월 11일 미국의 대북정보웹사이트 <38 노스(North)>에 주목할 만한 기사가 실렸다. 그 기사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 있는 만탑산 지하핵실험장을 촬영한 위성영상자료에서 핵실험이 임박한 징후가 뚜렷이 나타났었는데, 요즈음에는 아무런 움직임이 없고 조용하더라는 것이다. 그 기사를 쓴 분석가 잭 류(Jack Liu)는 요즈음 북의 만탑산 지하핵실험장이 왜 그처럼 조용한지 알 수 없다고 궁금해 하였다. <사진 1>


지난 5월 5일 미국 텔레비전방송 <CNN>은 미국 정부 고위관리의 말을 인용한 보도에서 북이 만탑산 지하핵실험장 갱도입구를 가림막으로 가려놓았다고 하였다. 지난 6월 25일 미국 관영언론매체 <미국의 소리>에 실린, 미국 스탠포드대학 국제안보협력센터(CISAS) 객원연구원이며 위성영상자료분석가인 닉 핸슨(Nick Hansen)의 대담에 따르면, 북이 지하핵실험장 갱도입구를 가림막으로 가려놓으면 군사정찰위성 또는 민간관측위성이 갱도입구로부터 25~30m에 이르는 범위를 볼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그의 말을 들어보면, 북이 지난 시기 지하핵실험을 실시할 때마다, 길이가 25~30m나 되는 커다란 가림막을 지하핵실험장 갱도입구에 설치해왔음을 알 수 있다.


닉 핸슨은 그 날 대담에서 그런 식으로 가림막을 설치하는 것은 “다른 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전형적인 북한식 위장술”이라고 지적하였다. 그는 위장술이라는 말을 썼지만, 위장이라기보다는 은폐이므로 은폐술이라고 해야 한다. 하지만 갱도입구에 도착한 특수수송차량에서 핵탄상자와 관련장비들을 꺼내어 갱도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미국군 정찰위성이 촬영하지 못하게 가림막을 설치하는 것은 무슨 은폐술이 아니라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미국의 집중감시를 받지 않는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파키스탄, 인도, 이스라엘 같은 핵보유국들은 지난 시기 핵실험을 실시할 때 가림막을 드리울 필요가 없었지만, 미국과 적대관계에 있으면서 미국으로부터 집중감시를 받는 북이 가림막도 드리우지 않고 지하핵실험을 준비하는 작업을 적대국에게 노출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북과 미국이 적대적으로 대치하는 현실을 망각한 채, 미국과 다른 나라들의 비적대적 관계를 바라보는 시각으로 북의 행동을 인식하는 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오인으로 될 수밖에 없다.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처럼, 북은 지하핵실험 준비를 마치고 마지막으로 핵탄을 폭발시키기 직전에 갱도입구를 봉쇄하고 가림막을 걷어내게 된다. 그런 까닭에 위에서 언급한 <CNN>방송 보도기사는, 북이 커다란 가림막으로 갱도입구를 가려놓은 것은 지하갱도 깊은 곳에 마련한 특수격실에서 핵탄을 폭발시키는 시각이 가까웠음을 말해준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처럼 북은 갱도입구를 봉쇄한 시각으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핵탄을 폭발시키게 되는데, 북이 갱도입구에 드리워놓은 커다란 가림막은 미국군 정찰위성의 시야를 가려 갱도입구가 언제 봉쇄되는지 알지 못하게 하므로 미국은 북의 핵실험이 얼마나 임박했는지 미리 알지 못한다. 가림막 아래서 갱도입구를 봉쇄한 북은 미국군 정찰위성이 지하핵실험장 상공을 지나가는 시간대를 피해 가림막을 걷어낸 다음 즉시 핵탄을 폭발시킴으로써 지하핵실험 실행시각을 미국에게 미리 노출하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그처럼 북이 갱도입구에 가림막을 드리우는 바람에 지하핵실험이 임박한 징후가 나타났던 지난 4월 하순, 언론계보다 군부가 한 발 더 먼저 움직였다. 위에서 인용한 <CNN>방송의 보도가 나오기 며칠 전인 지난 4월 21일 남측 국방부와 합참본부는 북의 제4차 지하핵실험에 대비하기 위한 통합위기관리실무반을 가동시켰던 것이다. 이처럼 지난 4월 하순부터 5월 초순까지 기간에 북의 지하핵실험 준비태세는 핵탄폭발에 임박한 상황까지 도달한 것처럼 보였던 것이다.


그런데 그로부터 약 석 달이 지난 지금 만탑산 지하핵실험장은 왜 그처럼 조용한 것일까? 위성영상자료에서 움직임이 거의 보이지 않고 적막감마저 감도는 것 같은 만탑산 지하핵실험장의 ‘이상한 분위기’가 과연 무엇을 뜻하는지 파악하려면 아래와 같은 설명이 요구된다.


첫째, 북의 핵무력을 터무니없이 과소평가한 각종 오류정보들만 가지고 이러쿵저러쿵 말하는 미국의 핵전문가들은 북이 지하핵실험을 실시할 때마다 핵탄을 소형화, 경량화하기 위한 핵폭발실험을 실시했다는 식의 주장을 계속해왔다. 핵탄을 소형화, 경량화하려고 핵폭발실험을 실시한다는 주장은 핵보유국들이 컴퓨터모의실험기술과 임계전핵실험기술을 아직 몰랐던 1980년대에나 들을 수 있는 ‘옛 이야기’인데, 21세기를 사는 핵전문가들의 입에서 그런 엉뚱한 소리가 아직도 흘러나오고 있다. 


그런 황당한 주장을 늘어놓는 데서 특히 눈길을 끄는 곳은 남측 국방부다. 이를테면, 지난 4월 23일 남측 국방부는 “한미정보당국의 분석결과 북한이 탄두중량을 1,500kg 이하로 줄였지만, 1,000kg까진 줄이지 못했다.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가 가시화하고 있지만 실전에서 쓸 수 있는 단계는 아니”라고 주장하였다. 


하지만 남측 국방부의 그런 주장은 아마 그들 자신도 믿지 않을 것이다. 북이 <로동신문> 2013년 5월 21일부 기사에서 밝힌 것처럼, “오늘 우리는 소형화, 경량화, 다종화, 정밀화된 핵탄을 포함하여 모든 것을 다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인용문은 북이 핵탄을 소형화, 경량화한 수준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핵탄을 다종화, 정밀화한 높은 수준에 도달하였음을 뜻한다. 나는 지난 8월 19일 <자주민보>에 실린 글 ‘북의 핵개발사 다시 쓰기와 ‘최후 결전’ 예견’에서 국내외 자료들을 근거로 제시하면서 북이 1993년부터 1994년 사이에 핵탄을 소형화, 경량화하였음을 논증한 바 있다.


그러나 남측 국방부는 북이 핵탄을 소형화, 경량화하지 못했다는 주장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그에 대해서는 <동아일보> 2014년 5월 8일부 보도기사가 해명해주었다. 보도기사에 따르면 “만약 북한이 (핵탄의) 소형화, 경량화를 달성했다고 하면 핵무기 보유를 실질적으로 인정하는 것이 되고 이는 곧 한국의 북핵정책 뿐 아니라 미국의 대북정책 및 핵비확산정책의 실패”가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과 남측은 북이 핵탄을 아직 소형화, 경량화하지 못했다는, 자기들도 믿지 않을 황당한 주장을 어쩔 수 없이 되풀이하는 것이다.


둘째, 북이 실시한 제1차 지하핵실험(2006년 10월 9일)과 제2차 지하핵실험(2009년 5월 25일)은 핵탄을 소형화, 경량화하려는 데 그 목적이 있었던 게 아니라, 당시 북미협상에 의도적으로 난관을 조성한 미국을 압박하여 북미협상을 재개하고 최종적으로는 미국을 철군담판으로 끌어내려는 데 그 목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 두 차례의 선행 지하핵실험들과 달리, 북이 2013년 2월 12일에 실시한 제3차 지하핵실험은 대미압박이 아니라 대미응징에 목적을 둔 것이었다. 2013년 2월은 철군담판 가능성이 사실상 사라진 2009년 7월 이후 근 4년이나 지난 때였으므로 북은 2013년 2월에 지하핵실험으로 미국을 압박할 필요를 전혀 느끼지 않았다. 2013년 2월 당시 북은 2012년 12월 12일에 자기들이 실시한 인공위성발사를 ‘범죄행위’로 몰아가며 유엔안보리를 사주하여 대북제재조치를 추가한 미국의 적대행위를 물리적으로 응징할 필요가 있었는데, 북의 제3차 지하핵실험이 바로 그런 대미응징이었던 것이다. 


미국의 집요한 거부로 철군담판을 더 이상 추진할 필요가 없게 된 이후 ‘조국통일대전’ 준비에 박차를 가해오는 북은 미국을 압박할 필요를 느끼지 않으므로, 앞으로도 북은 미국을 압박하려고 핵실험을 실시하는 것은 아닐 것이고, 핵탄을 소형화, 경량화하려고 핵실험을 실시하는 것은 더욱 아닐 것이다. 북의 핵실험은 적대행위를 감행하는 미국을 말로만이 아니라 행동으로도 응징하기 위해 실시될 것이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지금 만탑산 지하핵실험장에서 지하핵실험 준비를 완료한 북은 미국이 북의 위성발사를 ‘범죄행위’로 몰아 대북제재조치를 또 다시 추가하는 적대행위를 감행할 경우 핵실험으로 미국을 응징하려고 대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누구나 예견하는 것처럼, 북이 지하핵실험으로 미국을 응징하는 것은 북이 인공위성을 발사하는 것을 전제로 한 행동이다. 
북의 핵개발을 어떻게 해서든지 막아보려고 하다가 결국 실패한 미국은 북이 인공위성을 발사하며 우주개발을 추진하는 것도 어떻게 해서든지 막아보려는 것이다. 그런 의도를 지닌 미국이 북의 위성발사를 또 다시 ‘범죄행위’로 몰아 제재조치를 추가하는 적대행위를 감행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미국이 그런 식으로 대북적대행위를 감행할 경우 북이 그에 상응하여 그보다 더 강경한 보복행동에 나서는 것도 역시 불가피하다.


이처럼 미국의 적대행위와 북의 보복행동이 반복되는 악순환은 ‘조국통일대전’에서 북이 승리하고 미국이 패할 때까지 계속되면서 한반도 정세를 일촉즉발의 전쟁위험으로 몰아넣게 될 것이다. 그 모든 책임은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과 철군담판을 끝내 거부하고, 대북적대행위에만 집착해오는 미국에게 있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2014년 9월 현재 한반도 정세는 미국의 대북적대행위와 북의 대미보복행동의 반복적인 악순환을 피할 수 없게 된 매우 긴장된 상황에 놓여있음이 자명해진다.


그런데 주목해야 할 문제는, 이 글을 집필하고 있는 지금 북이 신형 위성운반로켓과 신형 인공위성을 제작하는 자기의 우주개발사업을 막바지에서 힘껏 다그치고 있으며, 멀지 않아 위성발사폭음을 울리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그러므로 지금 주시해야 할 곳은 핵실험준비를 완료하고 조용히 대기 중인 만탑산 지하핵실험장이 아니라 각종 공사를 벌이며 한창 바쁘게 돌아가는 서해위성발사장이다. 

 

▲ <사진 2> 2012년 4월 북이 외래기자들과 외래전문가들에게 공개한 서해위성발사장 종합지휘소의 벽에는 위와 같은 총배치도가 걸려 있었다. 그런데 지금 북은 그 모든 시설들을 완전히 일신시키는 전면적인 개건공사를 진행하는 중이며, 오는 10월과 11월 사이에 완공하게 된다. 더 많은 위성들을 우주공간에 쏘아올리며 우주개발부문에서 세계적인 수준에 오르려는 북의 원대한 구상과 계획이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자주민보

 

60m로 증축된 거대한 위성발사탑과 궁금증 불러일으키는 수송열차 지하구간

 

북이 지하핵실험을 단행하는 목적이 대미압박을 위한 것이 아니라, 북의 우주개발을 막아보려는 미국을 응징하는데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북이 인공위성을 쏘아올리는 목적도 대미압박을 위한 것이 아니고 미국의 집요한 방해를 뚫고 우주개발을 추진하려는데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북의 위성발사는 북미관계의 변동상황과 무관한 것이며, 어디까지나 북이 자체로 정한 우주개발시간표에 따라 진행되는 것이다. 만약 북이 위성발사준비를 모두 끝냈다면, 당장 내일이라도 서해위성발사장에 위성운반로켓을 세울 것이다.


그런데 지금 북은 서해위성발사장에서 그 동안 벌여온 대대적인 공사를 마무리단계에서 다그치고 있는 중이다. 그 공사는 기존시설을 부분적으로 보완, 보강하는 공사라고 하기보다는 기존시설을 현대적인 대형시설로 대체하는 전면적인 개건공사라고 보아야 한다.


2012년 4월 북이 세계 각국에서 몰려온 언론인들과 위성전문가들에게 공개한 서해위성발사장 종합지휘소에는 커다란 ‘서해위성발사장 총배치도’가 벽에 걸려 있었다. 그 배치도를 보면, 종합지휘소, 관리운영소, 위성발사장, 련동시험장, 발동기시험장, 원격관측소, 숙소, 도로 등이 눈에 들어온다. <사진 2> 그런데 지금 북은 그 모든 시설들을 완전히 일신하는 전면적인 개건공사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 개건공사에 대해서는 지난 8월 21일 닉 핸슨이 <38 노스>에 실은 글 ‘북코리아의 서해위성발사장: 증축공사 거의 완성, 더 많이 발사하려고 준비하나?’에서 좀 더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닉 핸슨이 이전에 서해위성발사장에 관해 쓴 몇몇 글들이 모두 그러하듯 이번에도 민간관측위성이 촬영한 영상자료를 분석하는 글을 썼다. 최근 그가 <38 노스>에 발표한, 서해위성발사장에 관한 글에서 주목해야 할 사실을 옮기면 아래와 같다.


첫째, 서해위성발사장 발사장은 길이가 200m로 매우 길쭉한 직사각형으로 생겼고 전체가 콘크리트로 포장되었는데, 거기에 이동식 발사대(movable launch platform)와 발사탑(gantry tower)이 설치되었다.


전면적인 개건공사가 벌어지기 이전에는 위성운반로켓을 발사탑에 세울 때 쓰는 높이 11m, 길이 28m의 대형기중기가 발사탑 맨꼭대기에 얹혀 돌아갔는데, 그 대형기중기는 지난 7월에 철거되었다. 대형기중기를 철거한 것은, 3단으로 분리된 위성운반로켓 동체를 이동식 발사대 위에 조립해 세운 뒤에 그 이동식 발사대를 발사탑으로 이동시켜 위성운반로켓을 발사탑에 장착하게 될 것임을 예고한다. 전면적인 개건공사가 벌어지기 이전에는 3단으로 분리된 위성운반로켓 동체를 대형수송차량 세 대에 각각 나누어 싣고 발사탑까지 가서, 발사탑 꼭대기에 설치된 대형기중기로 들어올려 조립하는 식이었다.

 

▲ <사진 3> 이것은 서해위성발사장의 위성발사탑을 컴퓨터도면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이것은 위성발사탑을 증축하기 전 모습이다. 북은 이 위성발사탑을 10층에서 13층으로 증축하여 높이를 46m에서 60m로 높였다. 60m로 증축된 위성발사탑이라면 초대형 위성운반로켓을 쏘아올릴 수 있으며, 장차 우주선도 쏘아올릴 수 있다.     © 자주민보
▲ <사진 4> 이 사진은 2012년 12월 12일 광명성-3호 2호기를 쏘아올리는 장면이다. 위성발사탑 윗부분에 증축한 3층을 흰색으로 표시하였고, 은하-3호보다 25m나 더 긴 초대형 위성운반로켓 길이를 붉은 색으로 표시하였다.     © 자주민보


둘째, 위성발사탑 증축공사는 이미 끝났다. 독일의 미사일전문가 노르베르트 브뤼게(Norbert Brűgge)의 분석에 따르면, 서해위성발사장 위성발사탑은 10층에서 13층으로 증축되어 높이가 46m에서 60m로 높아졌다. <사진 3>


60m 높이로 증축된 북의 위성발사탑을 중국의 위성발사탑, 우주선발사탑과 비교하면, 우주개발에서 북의 위성발사탑이 차지하는 비중을 가늠할 수 있다. 중국 시촨성(四川省)에 있는 시창위성발사중심(西昌衛星發射中心)의 위성발사탑 높이는 45m이며, 중국 고비사막에 있는 주콴위성발사중심(酒泉衛星發射中心)의 위성발사탑 높이는 45m이고, 우주선발사탑 높이는 75m다. 이런 사실을 살펴보면, 북의 위성발사탑은 중국의 위성발사탑보다는 15m 높고 우주선발사탑보다는 15m 낮은 것이다. 하지만 북의 위성발사탑이 중국의 우주선발사탑보다 15m 낮다고 해서 북의 위성발사탑에서 위성만 쏘아올릴 수 있고 우주선은 쏘아올릴 수 없는 것은 아니며, 60m 높이의 발사탑에서도 우주선을 쏘아올릴 수 있다. 


60m로 높아진 서해위성발사장 위성발사탑에서는 길이가 55m가 되고, 지름이 4m가 되는 위성운반로켓을 발사할 수 있다. 북이 지난 2012년 12월 12일에 쏘아올린 은하-3호 위성운반로켓은 길이가 30m, 지름이 2.4m였는데, 북이 쏘아올릴 새로운 위성운반로켓은 은하-3호보다 길이가 25m나 더 길고, 지름이 1.6m 더 긴 초대형 위성운반로켓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4> 멀지 않아 등장할 그 초대형 위성운반로켓이 과연 은하-9호라는 이름을 달고 나타나게 될지는 예측하기 힘들다. 


셋째, 서해위성발사장을 일신하는 전면적인 개건공사가 끝나면, 위성발사준비시간이 이전보다 훨씬 짧아지게 된다. 지난 6월 25일 <미국의 소리>에 실린 닉 핸슨의 대담에 따르면, 이전에는 평양에서 제작된 위성운반로켓과 인공위성을 함경북도에 있는 동해위성발사장으로 옮겨 조립하고 발사대에 세우고 연료와 산화제를 주입하기까지 준비시간이 약 45일이나 걸렸는데, 2011년 초에 완공된 서해위성발사장에서는 준비시간이 두 주간이나 단축되었다고 한다. 다시 말해서, 2012년부터 서해위성발사장에서는 위성발사준비를 30여일만에 마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서해위성발사장이 전면적으로 개건되면, 위성발사준비시간은 30일 미만으로 더 단축될 것이다.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위성발사준비시간을 그처럼 크게 단축시키는 요인들 가운데 하나는 수송조건이 이전보다 훨씬 좋아진 것이다. 이번에 북은 위성발사장으로 통하는 폭넓은 도로를 새로 닦았을 뿐 아니라, 1.42km에 이르는 철도지선까지 깔아놓았다. 도로건설공사와 철도지선부설공사를 위해 기관차 두 량, 철로부설차량 한 량, 부속차량 두 량, 수송열차 18량이 동원되었다. 도로건설공사와 철도지선부설공사는 이미 지난 7월 초에 끝났다. 새로 놓인 철도지선은 위성발사장에 이르러 마치 갱도처럼 생긴 지하구간으로 연결되는데, 수송열차가 통과할 지하구간은 길이가 120m이고, 폭이 4m다.


수송열차 철도지선을 평지에 부설할 수 있는데, 북은 왜 공사하기도 힘든 땅속에 수송열차 지하구간을 건설한 것일까? 위성영상자료만 보고서는 그 이유를 알기 힘들다.

 

▲ <사진 5> 이 사진은 서해위성발사장에 신축되고 있는 반구형 건물을 촬영한 위성영상자료다. 지금은 외부공사를 마치고 내부공사도 거의 끝냈다. 이 건물의 지름은 50m이고, 4층으로 이루어졌다. 그런데 이 건물의 쓰임새가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북은 체육관 같기도 하고, 음악공연관 같기도 한 이 건물을 무엇을 위해 위성발사장 한 쪽에 세운 것일까? 지금은 상상력을 동원해도 잘 알 수 없으나, 앞으로 북이 초대형 위성운반로켓을 쏘아올리는 날 그 정체가 세상에 알려질 것이다.     © 자주민보

 

쓰임새 알 수 없어 궁금증 불러일으키는 반구형 건물 두 채

 

닉 핸슨이 위에 언급한 글에서 지적한 것처럼, 서해위성발사장을 전면적으로 개건하는 공사에서 외부인들에게 가장 커다란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반구형 건물이다. 2013년 중반에 착공했던 반구형 건물 두 채는 약 1년 동안 신축공사를 마치고 지난 7월 초 마침내 자기 모습을 드러냈다. 지금은 내부공사가 거의 마감단계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첫째, 제1반구형 건물은 지름이 50m인데, 지름이 30m인 반구형 지붕을 덮었고, 빗물이 흘러내리도록 바깥쪽으로 기울어진 폭 20m의 고리형 지붕이 그 반구형 지붕을 둘러싸고 있다. 그 건물에는 커다란 출입구가 남쪽과 북쪽에 각각 한 개씩 나있다. <사진 5>


제1반구형 건물의 외부는 연한 파란색으로 도색되었다. 그 건물에 도색된 연한 파란색은 지난 3월 31일에 제정된 북측 국가우주개발국 표장의 위성자리길(위성궤도)에 칠해진 바로 그 색이다. 당시 <조선중앙통신>은 그 표장 안에 연한 푸른색으로 표시된 위성자리길에 대해 해설하면서 “우주의 모든 궤도에 공화국의 위성을 계속 쏘아올리려는 우주개발전망을 보여주고 있다”고 서술한 바 있다.


둘째, 제2반구형 건물은 제1반구형 건물 인근에 신축되었다. 제2반구형 건물은 지름이 18m이고, 내부가 2층으로 이루어졌는데, 그 건물에 씌워진 반구형 지붕은 지름이 10m이고, 제1반구형 건물과 마찬가지로 건물의 외부가 연한 파란색으로 도색되었다.


셋째, 제2반구형 건물 옆에 길이가 28m인 직사각형 건물이 신축되었는데, 그 앞마당에 깃대 네 개가 한 줄로 서 있는 것을 보면, 실내주차장인 것으로 추정된다.


넷째, 지름이 50~60m인 평평한 원형공간이 신축되었고, 그 원형공간으로 통하는 폭 4m의 도로가 신설되었다. 그 공사는 지난 8월 초에 끝났다. 그 평평한 원형공간은 제1반구형 건물로부터 160m 떨어진 곳에 있는데, 바깥쪽에 폭이 각각 5m인 원형통로 두 개를 이중으로 배치하였고, 안쪽에는 지름이 33m인 원형공간을 조성하고 표면에 콘크리트를 깔아놓았다. 그 원형공간 출입구에는 폭이 15m이고 길이가 18m인 앞마당이 펼쳐져 있다. 그런 공간배치를 보면, 이 평평한 원형공간은 헬기착륙장으로 보인다.


그런데 주목하는 것은, 제1반구형 건물과 제2반구형 건물이 무슨 쓰임새로 사용될 건물들인지 알 수 없어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이다. 


지난 5월 28일 반구형 지붕을 아직 덮기 전에 촬영된 위성영상자료에서 제1반구형 건물내부를 엿볼 수 있다. 제1반구형 건물내부는 4층으로 이루어졌는데, 건물내부 북쪽 공간에는 2층을 얹지 않은 대신, 건물내부 남쪽 공간에만 2층을 얹었다. 3층은 말발굽형으로 빙 둘러 얹었다. 이것은 2층과 3층에서 1층을 내려다볼 수 있게 설계되었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2층과 3층에 좌석만 들여놓으면 마치 음악공연장처럼 보일 것이다.


또한 제1반구형 건물에는 반구형 지붕을 떠받쳐주는 커다란 중심기둥 한 개가 정중앙에 세워졌는데, 그 중심기둥의 맨꼭대기 부분이 반구형 지붕 정중앙에서 마치 꼭지처럼 밖으로 튀어나와 원뿔형 부착물이 반구형 지붕 꼭지점에 놓인 것처럼 보인다.


평양에 세워진 대표적인 원형 건물들은 류경정주영체육관, 인민극장, 조선인민군 무장장비관 전략로케트관이다. 25,000석의 대형체육관인 류경정주영체육관과 북의 전략미사일들을 곧추세워 전시한 조선인민군 무장장비관 전략로케트관은 모두 반구형 지붕을 씌운 원통형 건물들이고, 인민극장은 평면지붕을 씌운 원통형 건물이다.


그런데 위에 서술한 내용을 보면, 서해위성발사장에 신축된 제1반구형 건물은 그 내부구조로 봐서 체육관이나 음악공연관과 유사하다는 인상을 준다. 다른 점이 있다면, 체육관이나 음악공연관에는 없는 중심기둥이 제1반구형 건물에 있다는 것이다. 북이 위성발사장 경내에 체육관이나 음악공연관을 신축할 리 없지만, 정중앙에 중심기둥을 세운 것을 보더라도 그 건물이 체육관이나 음악공연관이 아니라는 점이 자명해진다. 


그렇다면 그 건물은 위성운반로켓전시관인 것일까? 조선인민군 무장장비관 전략로케트관에는 중심기둥이 없는데, 제1반구형 건물에는 중심기둥이 있고, 전략로케트관은 여러 층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제1반구형 건물은 여러 층으로 이루어졌으니, 그 건물은 위성운반로켓전시관이 아닌 것 같다.


쓰임새를 알기 힘든 제1반구형 건물만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게 아니라, 그 옆에 세워진, 그보다 작은 제2반구형 건물도 무슨 쓰임새로 사용될 건물인지 알기 힘들다. 만일 위성운반로켓 발사장면을 전망하기 위해 세운 건물이라면 모양과 크기가 서로 비슷한 반구형 건물을 한 곳에 두 채나 세울 리 없다.


위와 같은 사정을 살펴보면, 북이 다른 위성발사국들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자기 식의 독특한 건설계획을 가지고 서해위성발사장을 특색 있게 개건하였음을 직감할 수 있다.


     
개건공사속도가 갑자기 빨라진 까닭

 

닉 핸슨의 예견에 따르면, 서해위성발사장 개건공사는 2014년 가을에 완전히 끝날 것이라고 한다. 오는 10월이나 11월에 완공된다는 뜻이다. 이전에 쓴 글에서 그는 2015년에 가서야 그 개건공사가 끝날 것으로 보았으나, 올해 들어 공사속도가 매우 빨라져 완공예상시점을 몇 달 앞당긴 것이다.


예컨대, 북은 반구형 건물 두 채에 반구형 지붕을 덮는 작업을 탑식 기중기 한 대만 설치해놓고 40일만에 끝냈는데, 이것은 작업을 매우 빠른 속도로 진척시킨 것이다. 북에서 쓰이는 통속적인 표현을 빌리면, “불이 번쩍 나게 와닥닥 해제낀 것”이다. 요즈음 북의 생산현장과 건설현장에서 구호로 내세운 ‘조선속도’가 서해위성발사장 개건공사에서도 실현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이 그처럼 서해위성발사장 개건공사속도를 얼마 전부터 갑자기 부쩍 높인 까닭은, 거기에서 쏘아올릴 위성운반로켓 제작이 완료되는 때에 맞춰 개건공사도 끝내려고 하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위성운반로켓 제작은 로켓엔진연소실험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2014년 2월 13일 일본 <NHK> 방송보도에 따르면, 북은 2013년 12월 25일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여섯 번째 로켓엔진연소실험을 실시하였다고 한다. 이것은 북이 2013년 한 해 동안 평균 두 달에 한 차례씩 로켓엔진연소실험을 실시한 것인데, 그 사실만 봐도 북의 위성과학자들과 기술자들이 신형 위성운반로켓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열성적으로 노력해왔는지 짐작할 수 있다. 북의 위성과학자들과 기술자들이 신형 위성운반로켓을 만들기 위해 열성을 다하는 모습은 아래와 같은 이야기에서도 엿볼 수 있다.

 

▲ <사진 6> 2012년이 저물어가던 12월 29일 김정은 제1위원장은 광명성-3호 2호기를 지구궤도에 올려놓은 위성과학자, 기술자, 노동자, 당일군을 모두 평양에 불러 영웅으로 축하와 환대를 베풀어주고 그들과 함께 당중앙위원회 청사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올해 10월 10일 당창건기념일에는 그들에게 위성과학자거리를 통째로 안겨주어 좋은 거주환경에서 생활하며 일하도록 배려하였다. 감격한 그들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신형 위성운반로켓과 신형 인공위성을 만들기 위한 작업에 몰두하였다. 그들의 열정이 빚어낸 위성운반로켓과 인공위성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날이 멀지 않았다.     © 자주민보


<로동신문> 2013년 1월 3일부 기사에는 광명성-3호 2호기를 성공적으로 발사하는 데 공헌한 북의 위성과학자, 기술자, 노동자, 당일군들이 김정은 제1위원장의 각별한 신임과 배려로 평양에 모두 올라가 영웅으로 축하와 환대를 받던 중 갑자기 몸이 불편하게 되어 병원에 입원하였던 어느 위성과학자의 이야기가 실렸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당중앙위원회 청사 앞에서 위성과학자, 기술자, 노동자, 당일군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할 때 병상에 누운 그가 기념사진촬영에 빠지지 않도록 특별히 배려하였다고 한다. 생각하지도 못한 특별배려를 받고 크게 감동한 그 위성과학자는 “얼굴과 옷자락이 온통 눈물범벅”으로 되어 “더 많은 위성발사로 보답하겠다”고 맹세하였고, “단숨에 <은하-9>까지 쏴올릴” 결의를 표명하였다고 한다. 그런 심정과 결심이 어찌 그 한 사람에서만 일어났겠는가. <사진 6>에서 보는 것처럼, 은하 계열의 위성운반로켓과 광명성 계열의 인공위성을 개발하는 데 공헌한 북의 위성과학자, 기술자, 노동자, 당일군들도 모두 그와 같은 심정을 느끼고 그와 같은 결심을 세웠으리라.


닉 핸슨이 위성영상자료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북은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지난 5월 초와 7월 초에 각각 한 차례씩 로켓엔진연소실험을 실시하였다. 이런 추세로 가면, 북은 9월 초에 또 다시 로켓엔진연소실험을 실시하게 되는데, 만약 9월 초가 지났는데도 로켓엔진연소실험이 실시되지 않는다면, 초대형 위성운반로켓은 이미 8월 중에 완성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신형 위성운반로켓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거기에 탑재할 신형 인공위성도 만들어야 하는데, 그런 일정까지 생각하면 올 가을에는 모든 작업이 끝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되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북은 전면적으로 개건된 위성발사장에서 새로 만든 초대형 위성운반로켓에 새로 만든 인공위성을 실어 우주로 쏘아올리게 될 것이다. 북에는 국가명절에 즈음하여 중대사를 치루는 관행이 있는데, 그런 관행을 고려하여 발사시기를 예측한다면 북에서 ‘광명성절’로 지키는 2015년 2월 16일 직전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지난 20년 동안 끊임없는 압박과 전횡으로 북의 핵개발을 막으려다가 결국 실패한 미국이 자기의 실패경험을 망각하고 북에게는 통하지 않을 압박과 전횡으로 북의 우주개발을 또 다시 막으려 한다면 그것은 북을 대미응징과 ‘조국통일대전’으로 떠미는 것 이외에 다른 것이 아니다. 북은 우주개발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고, 미국은 북의 우주개발을 막아보려는 적대행위를 중단하지 않을 것이다. 만일 미국의 대북적대행위와 북의 대미응징이 중첩되면서 그 동안 쌓여온 적대감이 어느 순간 폭발하면, 북에서 말하는 ‘조국통일대전’은 2015년에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다. 바로 그런 2015년이 몇 달 앞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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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생긴 야크의 숭고한 공생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4/09/01 11:53
  • 수정일
    2014/09/01 11:53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못생긴 야크의 숭고한 공생

고진하 2014. 08. 28
조회수 408 추천수 0
 

 

[휴심정] 히말라야 오지 라다크 순례기

척박한 고원, 수행자보다 거룩한 야크의 ‘공생’


라다크, 히말라야 서쪽 끝자락에 위치한 지구의 오지. 하지만 지금은 너무나 많은 사람이 드나들어 그렇게 부르는 것조차 민망하기 짝이 없다. 이미 라다크에 대해 많이 들은 터라 나는 ‘오래된 미래’라는 환상은 접은 터였다. 라다크 일대에서 가장 큰 도시인 레에 짐을 푼 나는 고산증이 조금 수그러든 뒤, 도시를 벗어나 티베트 사원들과 시골 풍경 속으로 스며들었다.


레보다 더 높은 산속에 있는 헤미스 곰파(사원)를 찾아가는 길이었던가. 눈앞에 펼쳐지는 장쾌하지만 험준한 산세, 3500미터가 다 넘는 까마득히 높은 봉우리에도 만년설은 찾아볼 수 없었고, 초록 한 그루 품지 못한 뼈만 앙상한 잿빛 바위산들만 우뚝우뚝 솟아 있었다. 그 산들 아래로 흐르는 인더스 강줄기를 따라가다가 가파른 계곡에서 폭포처럼 쏟아지는 물줄기. 물은 온통 잿빛 흙탕물이었다. 그래도 그 물이 라다크를 살리는 생명의 젖줄이라고 생각하니, 가슴이 뭉클해졌다.

 

야크3.jpg

*황량한 라다크의 산. 사진 고진하

 

까마득한 바위 벼랑에 세워진 헤미스 곰파를 경이에 찬 눈으로 둘러보고 그 뒤에도 몇 개의 곰파를 더 보았지만, 나는 이 척박하고 혹심한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어온 라다크 사람들의 삶으로 자꾸 시선이 쏠렸다. 설산이 흘려보낸 물을 받아 물길을 만든 곳마다 보리나 밀이 누렇게 익어가고 있었지만, 보리나 밀의 크기가 겨우 한 뼘이나 될까. 물질의 풍요 속에 뒤룩뒤룩 비곗덩어리만 키워온 철없는 인간의 눈으로도 미처 자라지 못하고 낟알을 맺어야 하는 저 황량한 대지의 생명들을 바라보면서 울컥울컥 눈시울이 젖어들곤 했다. 돌투성이인 박토를 뚫고 나와 간신히 싹을 틔워 자란 저 초록의 생명들 앞에서 문명이니 지성이니 종교니 하는 허명의 옷을 걸친 채 거들먹거리는 건, 그 얼마나 가증스럽고 염치없는 일이란 말인가.

 

그랬다. 그 황무지에서 자라는 보리와 밀! 그것들을 보고 나서 나는 그냥 발길을 돌리고 싶었다. 헤미스 곰파에 걸려 있던 구루 파드마삼바바의 초상, 알치 곰파의 빛바랜 아름다운 벽화, 곰파 주위에 산재해 있던 수많은 초르텐(탑)들도 시큰둥한 눈길로 마지못해 둘러보긴 했으나, 어느 날 보리밭으로 들어가 이삭 하나를 손으로 쓱쓱 비벼 문득 입에 넣어본 낟알들이 라다크의 모든 것을 다 수렴해주고 있었다. 라다크의 높은 고원에서 양, 소, 말, 야크 같은 동물들에게 뜯어 먹히는, 간신히 잎을 틔워 자라는 초목들이 라다크의 메마르고 빈한한 삶을 다 말해주고 있었다.


야크2.jpg  

*야크 똥을 모아 쌓아놓은 농가 풍경. 사진 고진하
 

양들은 풀의 뿌리까지 먹어치워 
땅을 더욱 헐벗게 하지만 
훨씬 덩치가 큰 야크는 
이슬과 미생물을 핥으며 산다 
야크의 배설물로 자라난 보리는 
황량한 라다크 사람을 키운다


한때 라다크를 ‘이상향’이라 불렀던, 그래서 누군가 ‘오래된 미래’라고 호명했던 ‘공생’과 ‘상부상조’의 미덕은 지금도 살아 있을까. 빈약한 초지에서 풀을 뜯어 먹으며 생존을 영위하는 짐승들 속에나 살아 있을까. 밀 보리밭을 일구고 짐승 똥을 산더미처럼 쌓아 말려 연료로 삼는 시골의 늙은 농부들 속에나 살아 있을까. 10세기께 유명한 수행자였던 나로파가 머물며 살았다는 라마유르 곰파를 찾아가는 길에, 함께 갔던 소설가 박범신 선생이 들려준 얘기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고원에서 풀을 뜯으며 살아가는 동물 중에, 양들은 풀의 뿌리까지 모조리 뜯어 먹어 대지를 더욱 헐벗게 하는데, 야크란 동물은 덩치가 양보다 훨씬 더 크지만 어린 풀들도 송두리째 뜯어 먹지 않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다른 생명들에게 해를 입히는 일이 없다는 것이다. 야크는 열심히 고원의 땅을 핥지만, 풀잎과 땅에 묻은 아침 이슬과 이슬에 묻은 미생물이나 기타 영양소들을 핥아서 살아간다는 것.

 

야크1.jpg

*히말라야 라다크 고원의 계곡에서 검은 야크들이 물을 마신 뒤 풀을 뜯고 있다. 사진 조현

 

나는 참으로 못생긴 동물 야크 얘기를 들으며 절로 외경심이 일어났다. 야크는 척박한 고원지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런 공생의 유전자가 몸속에 새겨져 있겠지만, 오늘 지구의 철부지 인간은 어떤가. 공생의 관습을 망각한 채 온갖 지구 생명들과의 불화의 관습으로 스스로 망해가고 있지 않은가. ‘그대가 있어 비로소 내가 있다’는 ‘오래된’ 공생의 지혜와 자비심을 과연 우리는 되돌릴 수 있을까. 그걸 되돌릴 수 없다면 현생 인류에겐 ‘미래’도 없는 게 아닐까.


짧은 여행 기간 동안 나는 알 수 없는 목마름으로 시골 농가를 찾아가곤 했다. 오래된 왕궁과 곰파가 있는 스톡 마을. 높은 산자락에 자리잡은 퇴락한 왕궁과 사원 경내를 둘러보고 내려와 도랑물 소리가 들리는 골목길로 스며들었다. 도랑 옆에는 키 작은 보리들이 추수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보리밭을 지나 어느 농가 대문 앞에 서서 집 안이 궁금해 돌담 너머로 기웃거렸더니, 늙수그레한 아낙이 나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오라고 손짓했다. 뜻밖의 환대가 고마워 따라 들어갔더니, 얼굴 모습도 다르고 언어도 통하지 않는 낯선 나그네들을 전혀 경계하지 않고 집 안으로 불러들여 정성껏 차를 끓여 대접해 주었다. 고원의 따가운 볕에 그을어 얼굴은 검고 이마의 주름살은 짜글짜글했지만, 얼굴 가득 머금은 해맑은 미소는 그들이 방 안에 모시는 부처님의 미소를 닮아 있었다. 매일매일 악다구니하며 사는 자본주의 세상에서는 볼 수 없는 그런 미소였다. 낯선 타인들을 아무런 경계나 의혹의 마음도 없이 받아주는 그런 마음은 어디서 오는 것인지! 그 여인이 미소와 함께 건네주는 차 한 잔이 그렇게 달고 고마울 수 없었다. 어쩜 오래된 미래는 그 아낙의 순박한 미소 속에나 있지 않을까.


고진하 목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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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하
자유혼 예수, 노자, 장자, 조르바를 영혼의 길동무 삼아 강원도 원주 근교의 산골짜기에서 산다. 숭실대학교 문예창작과에서 시를 가르쳤고, 대학, 도서관, 인문학카페, 교회 등에서 강의한다. <얼음수도원>, <수탉>, <거룩한 낭비> 등의 시집과 <이 아침 한 줌 보석을 너에게 주고 싶구나>, <목사 고진하의 몸 이야기>, <신들의 나라 인간의 땅: 우파니샤드 기행> 등 책을 냈다.
이메일 : solss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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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정세 변화의 분수령이 될 9월

한반도정세 변화의 분수령이 될 9월<연재> 정창현의 ‘김정은시대 북한읽기’ (64)
정창현  |  tongil@to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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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9.01  07:4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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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외무상이 15년 만에 이달 중순에 열리는 69차 유엔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 뉴욕에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리수용 북한 외무상의 유엔총회 참석

북한 외무상의 유엔총회 방문은 1991년 남북한 동시 유엔 가입 이후 단 2차례(1992년과 1999년)밖에 없었다. 이후 한두 차례 북한 외무상 등 최고위 당국자의 미국.유엔 방문이 추진됐으나 ‘돌발변수’로 무산됐다.

특히 2000년 9월 유엔 밀레니엄 정상회의에 맞춰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김 위원장 일행과 미국 항공사 아메리칸에어라인 사이에 보안검색 문제가 불거져 결국 미국 방문이 무산된 사건은 대단히 아쉬운 일이었다. 당시 북.미관계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한 달이 지체돼 그해 10월 초 조명록 차수가 특사로 미국을 방문하게 된다. 그러나 클린턴 대통령의 방북은 민주당의 대선 패배로 불발됐다. 이후 북한은 외무성 부상(차관)이 유엔총회에 참석했다.

북한 외무상의 방미는 흔치 않은 일이라는 점에서 벌써부터 외교가의 관심이 쏠린다. 리수용 외무상이 방미 기간에 내놓을 메시지 때문이다.

일단 리 외무상의 유엔총회 참석은 향후 북한이 적극적인 국제외교를 펴나갈 것이라는 강력한 신호로 볼 수 있다. 리 외무상의 국제 외교무대 참석은 8월 10일 미얀마 네피도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 이후 두 번째다. 김정은시대에 들어와 북한은 여러 분야에서의 국제적 협조와 연대를 강화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리 외무상은 이번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한미합동군사연습 등 미국의 대북 적대시정책 비판, 경제건설과 핵무력건설 병진노선의 정당성, 인권문제 등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가 발표한 <북한 인권보고서>에 대응해 북한이 자체적인 ‘인권 평가 보고서’를 발표하겠다고 표방한 만큼 리 외무상도 북한의 인권문제에 대해 적극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북한의 박명철 최고재판소장은 러시아를 방문해 인권보장.테러척결 협력 문제를 논의하기도 했다.

북한과 미국의 비밀접촉

그러나 리 외무상의 유엔총회 참석을 계기로 북한이 미국과의 관계 개선 의지를 천명할 수 있겠지만 미국과 비공식 접촉에 나서거나 새로운 대미 제안을 내놓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일각에서는 최근 비밀리에 이뤄진 북.미접촉에 주목한다. 북.미관계의 새로운 추동력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지난 8월 16일 미 정부 인사가 미 공군기를 이용해 1박 2일 일정으로 평양을 방문했다는 것이 북미접촉설의 기본 내용이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북.미접촉)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없다”고 했지만 북.미접촉 자체는 사실인 듯하다. 2012년 김정은시대에 이미 3~4차례 똑같은 방식의 비밀 방북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특히 한미연합군사연습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이 비교적 조용하게 치러지고, 일정도 하루 앞서 종료됐기 때문에 이번 북.미접촉이 더욱 주목을 끈다.

주목해야 할 상황임에는 분명하다. 더구나 9월 중순이후 비슷한 기간에 인천에서는 북한 대표단이 참가하는 아시안게임이 열리고, 미국 뉴욕에서는 리 외무상이 참석하는 유엔총회가 열린다. 남북대화와 북.미대화 재개를 모색해 볼 수 있는 절호의 계기다.

그러나 과도한 기대는 금물이다. 과거 3~4차례 북미접촉에서도 대화의 ‘장기국면’을 만들어내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일단 미국은 평양에 수감돼 있는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 씨의 석방문제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지난해 12월에도 비밀리에 고위 당국자들이 방북해 억류 미국인 석방문제를 논의했고, 미 대표단의 방북직후 미국인 메릴 뉴먼 씨가 억류 42일 만에 풀려났다.

미국은 곧 남은 배 씨의 석방을 위해 로버트 킹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의 방북을 추진했고, 북한도 초청장을 보냈다. 하지만 올해 2월 한.미 연합군사연습인 키리졸브에 미국의 핵우산 핵심전력인 B-2 스텔스폭격기와 B-52 전략폭격기가 연습에 참가해 무력시위를 하자 북한은 초청 계획을 취소했다. 그런 점에서 지난 8월 중순의 미 대표단 방북도 배 씨의 석방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움직임이었을 것이다.

미국의 대북 라인 변화

다만 향후 정세 변화와 관련해 미국과 한국의 대북 안보진용 개편은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우선 1년이 넘도록 공석으로 비워두었던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산하 6자회담 특사에 시드니 사일러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북한 담당관을 임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2012년 4월과 8월의 대북접촉에 관여했던 경험이 있다. 6자회담 특사는 대북정책특별부대표 자리를 겸하면서 6자회담 재개 시 차석대표를 맡는 자리다. 대북정채특별대표로 임명된 성김 전 주한 미대사와 함께 6자회담 재개문제를 주도하게 된 것이다. 사일러 담당관의 후임에도 오랫동안 북한 핵문제를 비롯한 한반도 문제를 다뤄온 앨리슨 후커가 임명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대북 안보진용 개편을 전후해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 전환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원싱턴 내에서 확산되고 있다. 지난 7월 오바마 행정부 1기의 대북 제재정책을 주도한 아인혼 전 미국 국무부 비확산.군축담당 특보는 ‘전략적 인내’로 대변되는 현 미국 대북정책이 실패했다며 북한과의 예비적 양자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그는 “북한문제를 단순히 ‘관리’하려는 차원으로 접근하는 것은 위험한 전략”이라며 “이제는 북한에 대한 능동적 대화가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는지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해야할 때”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북한이 6자회담 재개에 앞서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제한할 의지가 있는지를 시험해볼 필요가 있다”며 “가장 좋은 방법은 북한과 ‘탐색적 대화’(exploratory discussions)를 갖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략적 인내’를 고수하고 있는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지 못한 북.미 비밀접촉

그러나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 기조가 단기간에 의미 있는 수준으로 변할 지는 불투명하다. 지난해 북한과 미국은 여러 공식.비공식 접촉을 통해 6자회담 재개 조건에 대해 조율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확히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6자회담 재개를 계기로 북한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중단하는 대신 미국 측은 북.미 불가침조약으로 상징되는 문서화된 안전보장을 최종목표로 논의하는 것이 대략적인 밑그림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북한은 지난해 10월 12일 국방위원회는 <미국이 진정으로 조.미 관계 개선에 관심이 있다면 대조선 적대시정책부터 철회하여야 할 것이다>라는 제목의 대변인 성명을 발표해 “우리가 핵무기를 내놓으면 대화도 있고 관계 개선도 있으며 불가침도 있다는 감언이설로 감히 그 누구를 흔들어보려고 꾀한 것”이라면서 미국 협상안에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후 북.미 양측은 상대에게 의지가 없다며 비난에 나섰고, 함께 불거진 이란과 시리아 문제 등으로 오바마 행정부의 대외정책 우선순위에서 북핵 문제는 후순위로 밀려났다. 여전히 워싱턴에는 북한과의 ‘협상무용론’이 득세하고 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지난해 막후접촉을 통해 대화의 조건을 타진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상황에서 이번 북.미접촉을 통해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기가 쉽지 않은 셈이다.

박근혜 정부도 이병기 국정원장 취임을 계기로 대북정책의 일정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 8월의 제2차 남북고위급접촉 제안이 상징적 조치였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의 8.15경축사, 북측 응원단 파견에 대한 소극적 태도 등을 볼 때 대북정책 기조의 변화라고 보기는 어렵다.

박근혜 정부의 제2기 외교안보라인이 그리는 대북정책의 밑그림은 이번 달에 이뤄질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미국 방문, 윤병세 외교장관의 유엔총회 참석, 국정원의 조직 개편 등이 이뤄진 뒤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북.일관계 개선에 속도를 내는 북한

북한은 남측이 제안한 2차 남북고위급접촉에 대해 아직까지 답을 주지 않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결심’으로 마련된 대외정책이 미국의 견제로 소기의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대단히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북한은 남쪽에 1월 ‘중대제안’과 6월 ‘특별제안’을 했지만 박근혜 정부의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오히려 북한은 남북, 북.미관계가 소강상태에 들어가면서 북.일관계 개선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5월 북일간 스톡홀름합의에 따라 7월 4일 발표된 일본 납치 피해 문제 등을 조사할 특별조사위원회의 구성원 면면은 북한의 적극적인 자세를 잘 보여준다.

며칠 후 일본의 <닛케이신문>은 일본 정부가 북한으로부터 생존하는 납치자 30명 명단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일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즉각 반박한 것처럼 이 보도는 오보다. 하지만 북한은 일본 정부가 수긍할만한 조사결과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것은 북한이 일본이 거론하고 있는 생존 납치자 중에서 일부의 존재를 인정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은 스톡홀름합의 후 납치자 문제와 관련해 “우리측은 종래의 입장은 있지만 포괄적이며 전면적인 조사를 진행하여 최종적으로 일본인에 관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의사”를 표명했다. 또한 북한은 특별위원회 구성을 발표하면서 “조사는 어느 한 대상분야만을 우선시하지 않고 모든 분야에 걸쳐 동시병행적으로 진행한다”며 “필요한 대상들에 대한 조사를 심화시키기 위하여 일본측 관계자와의 면담, 일본측 해당 기관이 가지고 있는 문서와 정보들에 대한 공유, 일본측 관계장소에 대한 현지답사도 진행한다”고 밝혔다. 북한의 이러한 기본방침은 이미 지난해 12월에 확정된 것이다.

새로 구성된 특별위원회는 일본이 제기한 납치피해자와 일제강점기에 사망해 북한 지역에 묻힌 일본인들 외에도 해방 후 북한지역에 잔류한 일본인과 그 후손들, 조선인 남편을 따라 북한에 입국한 일본 여성 등 자진입국자들에 대해서까지 광범위하게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의 선택은?

일부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북한은 이러한 조사에 기초해 일본에 친척이 있는 일본인의 일시 귀국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이 만경봉호를 타고 일본을 방문할 경우 북측이 일본에 요구하고 있는 화객선 ‘만경봉 92’의 일본 입항 재개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은 9월중으로 특별조사위원회의 조사결과를 일본측에 전달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북한과 일본 당국은 북한 거주 일본인의 일본 방문 등 일본 내의 방북정서를 완화할 수 있는 ‘특별한 행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 행사의 결과와 아베 총리의 최종결정 여부에 따라 북한은 동북아정세의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는 ‘특별한 행사’를 추진할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북.러 정상회담의 가능성을 점치기도 한다. 국내의 한 언론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8월말에서 9월초에 러시아를 방문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 외무부는 관련 질문을 받고 “김정은 제1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할 계획은 아직 없다”고 부인했다. 실제로 김 제1위원장이 현재로서는 러시아를 방문할 계획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올해 10~11월로 추진되고 있는 일본 방문 일정이 무산될 경우 평양을 방문하거나 러.일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그 전후에 북.러 정상회담이 이뤄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결국 우려했던 을지프리덤가디언 한미합동군사연습기간을 위기고조 없이 넘긴 9월의 한반도정세는 ‘대화국면’을 만들기 위한 모색기에 접어들었지만 미국과 한국의 정책기조가 변화될지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며, 긍정적 변화가 모색되더라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하반기와 마찬가지로 6자회담 재개를 위한 6개국의 복잡한 논의과정이 다시 진행되고, 수감된 케네스 배 씨의 석방이 북.미대화에 하나의 실마리를 제공하겠지만 그것이 6자회담 재개라는 실질적인 성과로 나타날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듯하다.

현재로서는 북.일회담의 진전이 한반도정세의 변화를 이끄는 도화선이 되고, 이것이 남북대화, 북.미대화, 6자회담 재개로 이어지는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일본 정부의 최종 선택이 1차적인 변수이고, 이에 대한 오바마 정부와 박근혜 정부의 대응이 2차적인 변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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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법이라는 이름으로 국민을 우롱하는 정부와 새누리당

‘유병언법’으로 국민을 협박하는 이상한 나라
 
‘유병언법이라는 이름으로 국민을 우롱하는 정부와 새누리당
 
임병도 | 2014-09-01 09:17:47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8월 31일 일요일, 정부는 긴급 관계 차관회의를 소집했습니다. 일명 '유병언법'이라 불리는 '범죄수익은닉규제및처벌법'과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국회가 빨리 처리해줄 것을 촉구하기 위해서입니다. 

추경호 국무조정실장은 "사고수습 비용 대부분을 국민의 세금으로 부담해야 할 상황입니다. 그래서는 절대 안 된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입니다."라며 법이 통과되지 않으면 세금으로 세월호 사고 수습을 해야 한다고 겁을 줍니다. 

정부의 발표가 나오자마자 모든 언론은 일제히 "유병언법 처리 지연 시 6천억 원 국민 세금 부담"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쏟아냈습니다. 

한마디로 현재 수사권,기소권을 둘러싼 세월호특별법으로 여,야가 진통을 겪고 있는데, 빨리 '유병언법'이나 처리하라는 뜻입니다. 

정부의 말처럼 유병언법이 모든 중심에 있으며, 그 법만 해결되면 모든 일이 다 해결될 수 있을까요? 


' 유병언이 죽었는데도 유병언법만 밀고 나가다니'

현재 정부와 새누리당이 주장하는 '유병언법'은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이 2014년 5월 28일 발의한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입니다. 

상속,증여에 의해 범죄수익이 자식 등에게 귀속되어 있더라도 그 재산이 범죄에 의한 재산임을 알지 못한 경우에는 몰수, 추징할 수 없도록 하고 있어, 유병언의 배우자와 자녀 등에 숨겨진 재산을 몰수하기 위해 발의된 법안입니다.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이 발의한 '유병언법'의 가장 큰 문제는 몰수 재판을 하기 위해서는 범인이 살아 있어야 하는데, 유병언이 사망한 상태로 6월 12일 발견됐다는 점입니다. 

대한민국 형사소송법 '제328조 공소기각의 결정을 보면 '피고인이 사망하거나 피고인인 법인이 존속하지 아니하게 되었을 때'는 공소기각의 결정을 합니다. 

즉. 유병언이 사망했음으로 몰수의 재판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유병언법'만 밀고 나간다고 모든 일이 해결될 수는 없습니다. 

정부와 새누리당이 '유병언법'을 통해 재산을 몰수하려면 이와 같은 법률을 먼저 다시 개정하고 밀고 나가야 합니다. 그런데도 무조건 유병언 사망 이전에 발의된 법안을 통과시켜달라고 주장하는 것은 정부가 다른 의도로 '유병언법'을 이용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가족, 보상 지원만 부풀리는 정부와 언론' 

유병언법이 통과되지 않으면 세금이 나간다고 난리를 치는 정부와 언론은 6천억 비용 중에서 유독 가족,보상 지원 항목만 강조합니다. 
 

 

 

MBC뉴스테스크는 세월호 수습 비용을 보여주는 화면에서 사고수색,구조 항목은 공란으로 놔두고, '가족보상,지원'이라는 항목에 대해 4천580억 원이라는 금액을 표기했습니다. 

이런 모습을 본 대다수의 시청자는 SNS에서 유언비어로 떠 다니는 세월호 유가족 특혜 등을 떠올리며 '저런 엄청난 지원을 왜 국가의 세금으로 해주나?'라는 의문과 반감이 들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부분에 대해서 언론이 알려주지 않는 내용이 있습니다. 
 

 

 

정부가 유병언법이 통과되지 못하면 세금으로 지원된다는 가족보상금은 정부의 세금이 아니라 보험회사에서 지급되는 돈입니다. 

세월호는 한국해운조합의 4개 공제상품(선주배상,선박,선원 여객공제)에 가입되어 있어 사망자 1인당 3억 5천만원까지 배상이 됩니다. 또한 안산 단원고 학생들은 동부화재 여행자 보험에 가입되어 있어 1인당 상해사망 1억 원까지 보상받습니다. 

국내 보험회사들은 대형 보험의 경우 해외 재보험사에 재가입되어 있기 때문에 보험금은 국내 보험사와 해외 보험사가 함께 지급합니다. 1
 

가족보상과 지원으로 4천580억이 소요되고, 이 모든 것이 세금으로만 나간다는 내용은 너무 과대하게 포장되고 있으며, 왜곡과 악용될 소지의 우려가 있습니다. 
 

 

 

 

세월호 선박,인양 등에 소요되는 비용을 정부는 1천420억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금액이 과연 타당한지도 의문입니다.

정의당 정진후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박근혜 정부는 세월호 침몰 20일 뒤 5월 5일 영국 해양구난 컨설팅업체 'TMC해양'과 인양 자문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당시는 구조작업을 애타게 기다리는 가족들이 진도 팽목항에 여전히 남아 있을 때였습니다. 해수부는 TMC해양에 1인당 자문료로 하루에만 280만 원씩 (2명)총 자문료로 10억 원가량을 지급했습니다. 2

정부는 정확히 선박인양을 어떤 업체와 어떤 방식으로 계약했고, 비용이 얼마나 들어가는지를 정확히 알려야할 것입니다. 3


'유병언법이라는 이름으로 국민을 우롱하는 정부와 새누리당'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은 연일 '유병언법'이나 '수사.기소권있는 세월호특별법'에 대한 왜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유병언법을 무조건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박근혜 정부가 실제 '공무원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
4 이후에 논의됐던 다양한 몰수,추징 법안에는 소극적이었습니다. 
 

 

 

최근 5년간 추징금이 얼마나 집행됐는지 조사해봤더니 25조 이상의 추징금(2013년 8월까지)이 집행되지 않았고, 집행률은 겨우 1% 미만이었습니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처벌받은 자 등을 포함하여 추징금은 99% 환수되지 않은 것입니다. 

'유병언법'이 통과되면 모든 것이 잘될 것이라고 정부와 언론,새누리당은 떠들지만, 과거에도 1% 미만만 추징금을 거둬들인 정부가 과연 유병언 일가 재산을 제대로 몰수할 수 있을까요? 

 

 

 

 

 

새누리당은 세월호특별법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주는 일이 '자력구제'를 금지하고 있는 형사법을 위반하고, 문명사회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영국은 '사인소추제도'를 통해 시민이 사인소추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5 개인이 사인소추를 하는 일이 드물지만, 법적으로 그런 일을 할 수 있도록 법에서 보장해주고 있습니다. 새누리당의 논리대로라면 영국은 미개한 나라이겠죠? 

세월호특별법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하는 일은 자력구제가 아닙니다. 세월호 유가족이 직접 수사권과 기소권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유가족이 요구하는 것은 검증되고 믿을 수 있는 조사위원회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해, 제대로 수사를 해달라는 일입니다. 

미진한 법과 시스템을 보완해서 억울한 죽음의 진실을 규명해달라고 하는 요구는 결코 무리하거나 헌법에 위배된 것이 아닙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유병언법'에 대해 '범인에 대한 추징의 재판을 제3자를 상대로 집행하는 것은 몰수와 추징의 일반 법리와 모순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새누리당은 검사 출신 의원들이 대거 나서서 '수사권.기소권 부여 세월호특별법'이 형사법 취지에 어긋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국민을 위해 일하는 건지, 검찰을 위해 일하고 있는지 의문이 드는 대목입니다.

이들은 검사 출신이면서도 오히려 실제 법리에도 맞지 않는 '유병언법'에 대해서는 침묵하면서 세금을 운운하며 빨리 통과시켜야 한다는 공포심을 유발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을 벌이고 있는 것입니다. 

 

'법을 알아야 당하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새누리당은 법을 잘 모르는 국민을 상대로 법을 왜곡하고 있으며, 자신들의 주장만이 법리에 맞는다는 억지 주장을 펼치며 국민을 우롱하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진상규명을 위해 세월호특별법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하는 일이 법적으로 위배되지 않는다는 법학자들의 주장과 정반대 주장을 펼치는 새누리당과 정부를 보면 진실을 끝까지 은폐하겠다는 속내입니다. 

수사권과 기소권이 부여된 세월호특별법이 두려운 자들이 권력을 지배하고 있기에, 우리는 오늘도 세월호특별법을 위해 거리로 나서야 합니다.

1.국내 보험사의 최대 손실분은 약 30억~40억 수준
2.6월까지 2억 원의 자문비가 지급된 것은 확인됨,
3.해양구난은 정가가 없기 때문에 외국 업체와의 계약에 대해 정부가 제대로 적정한 가격에 계약을 했는지 주목해야할 필요성이 있다.
4.전두환 추징금때 적용됐던 법률
5.1995년 십대 흑인 스티븐 로렌스가 살해당하자, 가족이 국가의 미온적인 부작위에 좌절, 살인혐의자에 대해 소추를 제기하였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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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유가족, 1일 3차 협상 앞두고 기자회견... 새누리는 '난색'

"유가족들 배후 누구냐고요?
살려달라 애원한 우리 애들입니다"

[현장] 세월호 유가족, 1일 3차 협상 앞두고 기자회견... 새누리는 '난색'

14.08.31 20:19l최종 업데이트 14.09.01 00:19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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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일 오후 서울 청와대 인근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이 수사권·기소권이 보장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10일째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새누리당과 3차 면담을 하루 앞둔 31일 세월호가족 대책위원회 유경근 대변인은 "내일 가족들과 새누리당이 만나는 자리에서 며칠 전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가 얘기했던 '기존의 여야 합의안이 최대한 양보한 부분'이라는 말만 되풀이할 것이라면 더이상 면담을 지속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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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분명히 밝힙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 가족들의 배후는 4월 16일 진도 앞바다에서 엄마, 아빠를 간절히 부르며 구조를 요청했던 사랑스러운 아들·딸들입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고 돕지 못해 마음 아팠다던 분들입니다."

일순간 말이 끊겼다. 세월호 참사로 아들 오영석군을 잃은 어머니, 권미화씨는 울먹이기 시작했다. 그는 "자식이 살려달라 애원하는데 그걸 눈앞에서 보고도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라며, 가슴 속 깊은 곳에서 치밀어 올라오는 분노를 애써 참으며 말을 이어갔다. 

"만지고 싶습니다. 바람이 불면 우리 애들이 와서 얘기하나 싶고, 비가 오면 애들이 많이 화났나 싶어요. 천둥 벼락이 떨어지면 누구한테 꼭 갔으면 좋겠다 싶기도 합니다."

권씨 옆에 서 있던 유가족들이 하나 둘 눈가를 훔치기 시작했다. 너나 없이 한 마음이 된 세월호 유가족들은 벌써 10일째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비닐 한 장에 의지한 채 무기한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31일 오후 2시 기자회견을 열고 '기소·수사권이 보장된 진상조사위원회 설치'를 골자로 한 세월호 특별법을 반드시 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세월호 참사가 있은 지 137일째이지만 여전히 사건의 진상을 밝히지 못한 채 침묵만 지키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기 위한 농성은 계속되고 있었다. 열흘째 한뎃잠을 자고 있는 이들의 요구사항은 변함이 없었다. '제대로 된 진상규명' 그 자체를 원했다. 

추석연휴 넘기더라도 "제대로 된 진상규명"

"부디 진실을 알려주세요. 안전한 나라에 살고 싶어요."

유가족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특별법을 제정하라! 청와대는 응답하라"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섰다. 모두 함께 맞춰 입은 흰색 티셔츠에는 '부디 진실을 알려달라, 안전한 나라에 살고 싶다'는 글귀가 적혀 있었다. 

9월 1일 새누리당과의 3차 협상을 앞두고 있는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만약 새누리당이 '기존의 여야 합의안에서 양보할 수 없다'는 주장만 되풀이할 것이라면 더 이상 만남을 지속할 생각이 없다"고 못 박았다. 정기국회 일정이나 추석 등 시일에 쫓겨 촉박하게 협상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한 대목이다. 추석 연휴를 넘기더라도 '제대로 된 진상규명'이 가능한 특별법을 관철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셈이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세월호 진상조사위원회 상임위원 중 1명에게 검사의 지위와 권한을 부여해 기소·수사권을 행사하는' 특별법 제정이 필요한 까닭도 조목조목 설명했다. 여야 원내대표 재합의안대로 특검 임명방식의 '보완'만으로는 충분한 진상규명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었다. 그 이유를 세 가지로 압축해 설명했다.

첫째, 상설특검법 상 7명의 특검 추천위원을 선발하게 되는데, 대한변협 회장(1), 야당 추천(2) 등 3인을 제외한, 법원행정처 차장(1)·법무부 차관(1)·여당 추천인사(2) 등 4인의 특검 추천위원들은 사실상 정부·여당의 영향력 안에 있고, 또 이들이 추천한 특검후보를 대통령이 임명하는 구조인 만큼 향후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특검의 수사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보는 것이다. 

둘째, 진상조사위원회 활동기한인 1년6개월 내내 수사권과 기소권을 행사해야 현재까지 드러난 세월호 참사 관련 의혹들을 장기간 또 안정적으로 수사할 수 있다고 보았다. 여야 합의대로 상설특검법에 따른다면 특검 활동시한이 90일이고, 여기에 여야 합의로 연장한다고 해도 최장 180일밖에 수사할 수 없기 때문에 상설특검법에 따른 수사로는 기간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보았다. 

셋째, 유가족들은 진상조사위가 수사·기소권을 행사할 경우, 특검과도 유기적 관계를 맺으며 원활한 수사가 이뤄질 수 있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유병화 가족대책위 부위원장은 "위 세 가지 요건을 더 잘 충족시킬 수 있는 방안을 낸다면 우리 가족이 수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위헌적인 주장 계속한다면 논의 진행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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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누리당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가 31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3차 협의가 성과를 내지 못하면 다시 유가족과 4차·5차 협의를 해서 성의있게 우리와 유가족이 계속 대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면서 "유족과 우리가 세월호 특별법에 대해 의견이 일치하면 야당이 표결에 참여하면 된다"고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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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새누리당은 이같은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재원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위헌적인 수사·기소권 주장을 계속한다면 논의의 진행이 어려워진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김 부대표는 "유가족 대책위와 특히 그분들을 도와주는 많은 시민단체들의 요구가 과격한 쪽으로 쏠리지 않게 도와주기를 바란다"며 유족보다 유족을 돕는 시민단체를 겨냥하기도 했다.  

김 원내수석부대표는 특히, "유가족 대책위가 수사·기소권 부여 수준의 특검 추천권을 넘겨달라는 제안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지만 현재로서는 장담하기 어렵다"면서도 "만약 그 같은 제안을 한다면 새로운 논의가 시작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새누리당은 유가족 측의 입장 변화를 기대하는 눈치였다. 

김 부대표는 또 "상당히 급한 상황임에도 지난 2차 협상 4~5일 뒤인 내달 1일로 3차 면담을 정하는 걸 보면 유가족 내부적으로 의견 교환 절차가 필요한 것 아닌가 하는 판단도 해본다"며 "1일 만날 때까지 다른 접촉이 필요하지 않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유경근 가족대책위 대변인은 이날 기자와 만나, 유가족의 입장 변화를 바라는 여당의 요구를 일축했다. 유 대변인은 "우리(유가족)가 입법 청원한 특별법을 본격적으로 얘기한 건 고작 (새누리당과 2차 면담을 한) 3시간 뿐"이라며 "(여야 원내대표 합의과정에서) 언제 우리가 하는 얘기를 들어나 봤나"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어, 유 대변인은 "재합의안은 아무리 얘기해봐야 가족들이 받아들일 수 없다"며 "유가족들이 새누리당의 뜻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려면 (소통) 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지금 이 상황에서 (소통 과정을) 뚝 잘라서 '받을래, 안 받을래'라고 하는 건 도리가 아니"라며 "'여당 특검추천위원 몫 2명 추천권을 유가족에게 준다'고 해도 그것을 받을 가능성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뿐만 아니라 유 대변인은 내달 1일로 3차 면담을 잡은 것은 유가족 내 의견 조율 때문이 아니라고 못 박았다. 새누리당의 설명과 정반대의 이유를 들었다. 그는 "유가족이 원하는 바나 심정을 충분히 설명했으니 4~5일간 (새누리당이) 시간을 갖고 충분히 그리고 깊이 고민해보시라는 뜻이었다"며 "그래서 제가 1일로 면담일자를 잡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차례에 걸쳐 유족과 새누리당이 직접 만났지만 서로에 대한 기대치는 상당히 다른 양상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내달 1일로 예정된 3차 협상에서 과연 세월호 특별법이 극적으로 타결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저희 아이들의 희생으로 여러분의 가정은 지켜드리고 싶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 면담을 촉구하며 시작한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 농성' 현장에는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10일째 농성이 이어지면서 정체불명의 시민이 나타나 '시비 걸기'를 하는 등 유족들의 감정을 자극하는 일들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그럼에도 경찰은 이들의 신원에 대해 조사하거나 입건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어 봐주기 논란도 일고 있다. 

31일 오후에도 한 남성이 느닷없이 농성장에 나타나 유족들을 향해 "이제 집에 가라"고 고함을 질렀다. 또 다른 중년 남성은 유가족의 기자회견 도중에 갑자기 끼어들어 "밥 먹고 왔다, 어쩔래"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그가 높게 든 두 손에는 자신의 주장을 담은 A4용지가 들려 있었다. '유민 아빠' 김영오씨 등 유가족들이 제대로 된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단식농성을 했던 것을 비꼰 것이다. 그는 이날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 모퉁이에 마련된 농성장을 둘러싸고 있는 경찰의 제지를 뚫고 들어와 몇번씩이나 유가족들을 자극했다. 

낯선 시민의 이같은 행동에 대해 고 이창현군 아버지 이남석씨는 "며칠 전부터 농성장에서 기도회 같은 것을 하면서 피켓을 들고 시비 거는 사람"이라며 "일반시민은 아닌 것 같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경찰에 누차 얘기했는데도 경찰도 (저 사람을) 옹호하는 느낌이 들어서 유가족들 마음이 많이 안 좋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농성장이) 낮에는 덥고 밤에는 춥고 가끔 비까지 오지만 얼마든지 참고 넘어갈 수 있다"며 "아이들이 왜 죽었는지 그 진실을 못 밝히는 게 가장 심각한 트라우마"라고 말했다. 

이어 이씨는 "유가족은 '세월호 정국'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고 진상규명에 10년 넘는 기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마음먹고 있다"며 "빨리 끝나길 바라는 국민들도 계시겠지만 어쩌면 이 세월호의 진실을 밝히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고 또 그러더라도 인내해주시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제대로 진상규명해서 다시는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다짐하기도 했다.

고 오영석 군의 어머니 권미화씨는 그 남성을 향해 "욕하지 마시라"고 당부했다. 권씨는 "누구든 이런 일을 당할 수 있다"며 "저희도 (세월호 사고 전에는) 내 자식이 이렇게 갈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읍소했다. 

그는 "우리는 지금 다들 하나 밖에 없는 자식을 멀리 보냈기 때문에 다시 정상적인 가정을 이루고 살기 힘들게 됐다"며 "그러나, 저희 아이들의 희생으로 여러분들의 가정은 지켜드리고 싶다"고 말해 주변을 뭉클하게 했다.

이어 권씨는 "(세월호 사고 전과는 다른) 좋은 나라를 만들고 싶다고 해도 그 자체를 비방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래도 우리는 좋은 나라를 만들고 싶다"며 "우리가 원하는 것은 진실규명뿐이다, (진상규명을 위해) 100미터 달리기가 아닌 마라톤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고 박성호군의 어머니, 정혜숙씨는 "(대국민 담화 날인) 5월 19일 이후 대한민국 대통령은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고 박근혜 대통령을 정조준 했다.

정씨는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벌써 열흘째 노숙을 불사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1인시위하는 유가족은 아랑곳 하지 않고 부산까지 시장을 보러 가고 또 뮤지컬까지 관람하러 다니시는 대통령은 도대체 어느 나라 대통령이신가"라며 "이런 괄시를 받는 유가족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가. 진상규명만 제대로 해달라는 게 국가의 근간을 흔드는 것인가"라며 울분을 참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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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영화제 김기덕감독 세월호 진실촉구 셔츠 화제

베니스영화제 김기덕감독 세월호 진실촉구 셔츠 화제
 
 
 
정상추 
기사입력: 2014/09/01 [00:30]  최종편집: ⓒ 자주민보
 
 

 

베니스 영화제, ‘폭력에는 폭력’ 세월호 진실에 전 세계 주목
-김기덕 감독 셔츠, ‘진실은 세월호와 함께 침몰하지 않는다’
-‘세월호 유가족지지 위해’ 기자회견 모습 전 세계에 송출

이번에는 세계 3대 영화제인 베니스 영화제에서 세월호가 국제적인 관심으로 떠올랐다. 한국이 나은 걸출한 감독 김기덕 감독의 티셔츠 때문이다. 김 감독이 베니스 영화제에 출품한 자신의 영화 ‘일대일’을 홍보하는 기자회견 석상에 입고 나온 검은 셔츠에는 영문으로 ‘”The truth shall not sink with Sewol”-진실은 세월호와 함께 침몰하지 않는다’는 메시지가 새겨져 있었다.
 
김 감독은 이 셔츠를 입고 나온 이유에 대해 ‘이것은 지난 4월의 여객선 참사에서 사망한, 대부분이 고등학생들인 사망자들의 친지들을 지지하기 위함’이라고 분명하게 밝혔다.이 장면은 AP에 의해 3장의 사진과 함께 전 세계로 타전됐고 영국의 데일리 메일을 비롯한 비즈니스위크, 미네아폴리스 스타 트리뷴 등 외신들이 이를 앞 다투어 보도했다. 베니스 영화제는 영화 스타들이 총 출동할 뿐 아니라 전 세계 영화팬들의 관심이 쏠리는 세계 영화계의 가장 큰 축제여서 김 감독의 이러한 세월호 메시지는 김 감독이 가지는 이미지만큼이나 전 세계 영화인들과 스타, 그리고 팬들에게 깊게 각인됐다.
 
AP는 27일 베니스 영화제의 소식을 전하며 두 꼭지의 특별한 소식을 담았다. 그 하나는 ‘FESTIVAL SHOWS SUPPORT FOR IMPRISONED FILMMAKERS-영화제는 투옥된 영화제작자들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다’로 러시아와 이란에서 영화제작자가 투옥된 사실을 환기시키는 것이었고 나머지 하나가 ‘KOREAN DIRECTOR BACKS FERRY DISASTER FAMILIES-한국의 감독이 세월호 참사 가족들을 지지하다’라는 김기덕 감독의 세월호 유가족지지 소식이었다.
 
김 감독은 한국의 세월호 사건을 자신이 이번에 들고 나온 영화 ‘일대일’과 비교하며 ‘가족들은 참사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를 요구하고 있으며, 한 아버지는 단식투쟁을 계속하다가 병원에 입원됐다’고 말한 뒤 ‘이 아버지의 행동이 그 자신의 영화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나고 영화 속에서 무자비한 강간과 살인의 용의자들이 특수한 복장을 한 복수자들 집단에 의해 잔인한 고문을 당한다’고 소개했다.
 
가해자에게 피해자의 가족들이 잔인한 복수를 행사하는 것을 이야기 하는 것으로 작금의 박근혜 정부의 세월호 사태에 대응을 보는 국민들의 직접적인 복수 열망을 암시적으로 표현했다. 김 감독은 유민이 아빠의 단식에 대해 ‘이 아버지는 자신의 대의명분을 위해 평화적인 희생을 했다고 말했다’며 자신의 영화 등장인물들은 아주 폭력적인 방법으로 한다고 말하고 자신의 영화에 대해 “가난한 자, 평범한 사람들의 어깨를 억누르는 억압을 다루고 싶었다”고 말했다.
 
AP는 이 기사의 말미에 Jill Lawless의 ‘”I wanted to find a way to fight violence with violence.”-“폭력에 폭력으로 싸우는 방법을 찾고 싶었다.”라는 트위터 글을 소개하는 것으로 마무리하며 일종의 암시를 던지고 있다. 베니스 영화제는 스타와 상업성 위주의 칸영화제와는 달리 사회적 메시지와 작품성을 중점에 두는 영화제다.
 
김 감독의 이번 세월호 메시지로 세월호 참사와 이의 진상규명은 이번 베니스 영화제의 화두로 떠올라 이를 뭉개고 넘어가려는 박근혜와 그 정권을 더욱 불편하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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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일병, 숨지기 직전 “살려주세요” 마지막 애원

등록 : 2014.08.31 12:05수정 : 2014.08.31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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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일병 가혹행위 현장검증 사진 윤아무개 일병 사망 나흘 뒤인 4월11일 진행된 군의 현장검증에서 가해 병사(왼쪽)가 윤 일병(오른쪽)한테 바닥에 토한 음식물을 핥게 하는 모습을 재현하고 있다. 군은 당시 윤 일병의 부모 등 유족이 공개에 소극적이라며 현장검증을 비공개로 진행했으나, 8월 4일 <케이비에스>가 군 수사 기록에 첨부된 사진을 입수해 보도했다. 화면 갈무리

사건 당일 ‘핵심 목격자’ 김 일병 진술서 추가 공개
구타 당시 음식물 튀어나와…기도 폐쇄 보기 어려워
가해자들 “이거 살인죄, 조용히 해달라” 은폐 시도도

“살려주세요….”

 

선임병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해 사망한 육군 28사단 윤아무개(21) 일병이 숨지기 직전 사경을 헤매며 “살려달라”고 애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해 선임병들 역시 자신들의 가혹 행위로 윤 일병이 사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다는 진술도 나왔다. 군 검찰이 ‘폭행 치사 혐의’로 기소된 가해 병사들에게 살인죄를 적용할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진술이어서 군 검찰의 결정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31일 <한겨레>가 입수한 군 재수사 기록을 보면, 윤 일병 구타 사망 사건의 핵심 목격자인 김아무개(20) 일병은 윤 일병이 사망하기 직전 “저렇게 맞다가는 맞아서 죽든지, 윤 일병이 자살해서 죽든지 할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김 일병은 천식으로 의무대에 입실했던 환자로, 윤 일병 사망 당시 현장을 지켜봤다. 김 일병의 진술서는 지난 13일 군 검찰이 전역한 김 일병을 찾아가 추가 조사하는 과정에서 작성됐다. 김 일병의 진술은 이전에도 일부 알려졌지만 이번에 추가 진술서 공개를 통해 윤 일병 사망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이 드러나게 됐다.

 

지난 4월6일 오후 4시, 김 일병은 이아무개 병장과 하아무개 병장, 이아무개 상병, 지아무개 상병 등 선임병들이 김 일병을 괴롭히는 소리에 잠을 깼다. 만두와 닭튀김을 먹던 중, 이 병장이 ‘음식을 왜 쩝쩝거리면서 먹느냐’며 윤 일병의 입에 음식을 밀어 넣었고 주먹으로 가슴을 때렸고 다른 선임병들은 폭행에 가세하거나 망을 봤다.

 

가해 병사들은 힘이 빠지면 교대로 엎드린 윤 일병의 배를 걷어차는 등 폭행의 강도를 높였다. 이 병장은 윤 일병에게 침상을 오르내리게 하고 의무대 안을 뛰어다니게도 했다. 또 이 병장과 이 상병은 평소에도 윤 일병에게 “너 계속 이러다 맞다가 죽는다. 네가 제대로 해야 안 맞잖아’”라고 여러 차례 말했다고 김 일병은 증언했다.

 

육군 28사단 윤 일병 사망 사건 관련 재판이 열린 5일 오전 경기 양주시 은현면 28사단 군사법원에서 군인들이 피의자를 태운 호송버스가 지나가는 동안 줄을 서 일반인들이 접근을 막고 있다. 양주/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사건 초기 군은 윤 일병이 목에 음식물이 걸려 숨졌다고 발표했지만 목격자 김 일병에게는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윤 일병이 뺨을 맞을 때 음식물이 입 밖으로 튀어나왔고, 그가 침상에서 헐떡일 때에도 음식물이 목에 걸려서 숨이 찬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고 김 일병은 진술했다. 윤 일병이 침상 위에서 가쁜 숨을 몰아쉬며 ‘물이 먹고 싶다’고 하자 이 병장은 3초를 줄 테니 물을 먹고 오라고 했다. 윤 일병이 필사적으로 달려갔지만 3초 안에 물을 마시는 것은 불가능했다. 또다시 주먹질이 계속됐고, 결국 윤 일병은 다리가 풀려 소변을 지리며 침상에 쓰러졌다.

 

윤 일병이 사경을 헤매며 마지막으로 웅얼거린 말도 “살려주세요”였다고 김 일병은 털어놨다. 하지만 이런 상태에서 이 병장, 이 상병, 지 상병은 돌아가면서 배와 가슴 등을 사정없이 폭행했다. 그 뒤 윤 일병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자 그제서야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으나 윤 일병은 깨어나지 못했다.

 

또 가해 병사들은 자신들이 살인을 저지른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병장 등은 윤 일병이 사망한 다음 날 김 일병에게 “제발 조용히 해주세요. 이거 살인죄예요”라며 입막음을 시도했다. 이 상병은 윤 일병의 관물대를 뒤져 수첩과 노트의 내용을 찢었고, 지 상병은 윤 일병의 물건을 더블백에 담아 어디론가 가져갔다고 김 일병은 진술했다.

 

서보미 기자 spr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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