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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낙하산' 이석채의 KT, 비리 집합소 되다!

'MB 낙하산' 이석채의 KT, 비리 집합소 되다!

[MB의 비용] MB의 기업비리와 특혜 ②

 
 

'경제 대통령'이 되겠다던 이명박 대통령이 추진한 경제 정책은 과연 어떤 결과를 가져왔고, 향후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한 정권이 추진한 정책에 대한 사후적 평가는 그 집권세력의 정치적 성향을 떠나 매우 중요한 작업이다. 국민 혈세를 제대로 썼는지에 대한 평가이기 때문이다.

 

언론 협동조합 프레시안과 지식 협동조합 '좋은나라'(이사장 유종일)는 이런 문제의식에서 직전 정부인 이명박 정부가 추진한 주요 경제 정책에 대한 평가로 'MB의 비용'을 공동 기획, 연재한다. 이 기획은 추상적인 논쟁의 수준에 그치지 않고 정책이 끼친 영향이 얼마나 되는지 구체적인 비용을 추산했다는 점에 의미를 둘 수 있다.

 

두 번째 기획이었던 MB 정부의 자원외교에 이어 이번에는 기업비리 및 특혜에 대해 알아보겠다. MB 정부가 친기업이라는 명목하에 다양한 형태로 시장에 개입해 경제 비효율성을 증가시키고 비용을 발생시킨 사례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번 회에서는 KT를 조명한다. 편집자

 

 

[MB의 비용] MB의 기업비리와 특혜 ① 부실 논란 제2롯데월드, 알고보니 특혜? 

 

 

KT는 정부의 지분이 0.1%도 없는 완전한 민영기업(1)이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2013년 6월말 기준 KT의 주요 주주 지분 비율은 외국인 43.9% (NTT도코모 5.46%, 실체스터 5.01%), 국민연금 8.65%, 자사주 6.6%, 미래에셋자산운용 4.99%, 우리사주 1.1%이다.  


그런데 정권이 바꾸기만 하면 KT의 사장(이석채 이후부터는 회장)이 정권 입맛에 맞는 사람으로 바뀌게 되고 임기가 끝날 무렵 비리에 연루되어 사법처리를 받는다. 특히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면서 임명된 이석채 회장은 다양한 문제를 일으켜, 시장 규범을 외면하고 독단적으로 임명한 인사가 우리 경제에 얼마나 큰 피해를 주는지 잘 보여준다.
 
이석채 전 정보통신부 장관은 2009년 1월 KT 회장으로 임명되었다. 이를 두고 많은 말이 오고 갔다. KT 사장추천위원회는 “이석채 사장 후보는 KT의 비전 실현과 혁신에 필요한 기획력과 추진력에 있어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며 "또한 KT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추진하는데 필요한 전략적인 사고능력이 뛰어나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KT의 경영혁신을 주도하여 주주 및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위해서 장기적인 가치증대를 추구할 수 있는 최적의 후보자로 평가됐다"(2)고 발표했다.

 

하지만 당시 통신업계와 KT 내부에서는 이석채 회장을 이명박 정부의 ‘낙하산 인사’로 인식하고 있었다. 또한 당시 KT 정관은 “최근 2년 이내에 KT 경쟁업체와 공정거래법상 동일기업군에 속하는 업체에 임원으로 있던 자는 이사가 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어 LG전자와 SK C&C 사외이사로 있었던 이석채 회장은 사장 후보로 응모할 자격조차 없었다.

 

결국 KT 사장추천위원회는 ‘정관을 개정한다는 조건’으로 이석채를 사장 후보로 추천하는 꼼수를 부리게 된다 (<한겨레>, 2008. 12. 09). 이러한 환경 하에서 KT 사장으로 임명된 이석채 회장은 자신의 권력을 보호하기 위해 전문성에 관계없이 정부 및 권력기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인사를 무리하게 영입함으로써 또 다른 왜곡을 낳게 된다. 

 

 

▲이석채 전 KT 회장 ©연합뉴스

▲이석채 전 KT 회장 ©연합뉴스

결론적으로 말해, 주주가 알아서 결정해야 할 가장 중요한 문제인 KT사장 임명이라는 현안에, 개입할 자격이나 권한이 하나도 없는 정부가 무리하게 직접적인 개입을 함으로써 중요한 기간산업을 운영하고 있는 회사를 망가뜨렸을 뿐만 아니라 산업의 경쟁력도 저하시키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무리한 방식을 통해 이명박 정권의 비호를 받고 임명된 이석채 회장은 2009년 3월부터 2013년 11월까지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KT에 다양한 형태로 손해를 입히게 된다. 언론과 검찰에서 발표된 중요한 혐의를 모아보면 아래와 같이 정리될 수 있다.

 

 

△ 무궁화 위성 불법 매각 △ KT 사옥 39곳 중 28곳 헐값 매각 △ 친인척 회사 과다투자 또는 고가인수 (스마트애드몰, OIC랭귀지비주얼, 사이버MBA) △ 4년 임기 동안 임직원에게 지급한 상여금 가운데 3분의 1가량을 돌려받는 방법으로 20억 원가량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

 

(1) 무궁화 위성 불법 매각

 

KT샛(KT 위성사업 자회사)은 2011년 9월 무궁화 2호와 3호 위성을 각각 40억4000만 원과 5억3000만 원에 홍콩 위성서비스 회사 ABS(Asia Broadcasting Satellite)에 매각했다. 설계수명(3)이 다했다는 이유였다. 설계수명이란 보험계약을 위한 품질보증기간을 말한다. 무궁화 2호 위성은 설계수명이 10년으로 1996년에 발사되었으며, 무궁화 3호 위성은 설계수명 12년으로 1999년에 발사되었으니, KT샛의 설명은 명목상으로는 맞는다. 하지만, 위성체는 설계수명보다 연료수명(4)이 더 중요하다. 설계수명이 끝나면 보험료가 약간 올라가게 되지만, 연료가 소진될 때까지 계속 운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연료수명은 위성체가 가지고 있는 액화가스 연료 잔여량에 의해 계산된다. 위성체의 연료가 바닥나면 자세제어가 안되므로, 안테나 방향이 서서히 틀어지고 위성체도 흔들리기 시작하여 수명이 다하게 된다. 잔여연료량은 지상 관제소에 실시간으로 표시되므로 잔여 연료수명 계산도 용이하다.

 

 

▲ 무궁화 위성 3호 ⓒ KT

▲ 무궁화 위성 3호 ⓒ KT

무궁화 3호 위성의 경우는 매각할 당시 잔여 연료수명이 11~13년으로 예측되었다 (<오마이뉴스>, 2014. 01. 09). 특히, 2.8톤의 대형 위성체인 무궁화 3호는 기계적인 고장도 거의 없었고, 송신안테나의 방향을 지상 관제소에서 자유자재로 변경할 수 있는 첨단 기능을 장착하고 있다. 따라서 연료소진으로 경사궤도에 들어간다 하더라도 안테나의 조정 기능을 통해 정상에 가까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ABS조차 잔여수명을 13년으로 예측했다. 무궁화 3호 위성은 국제서비스나 군사용으로 활용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되었다.

 

 

유승희 당시 민주당 의원은 2013년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직접 비용만 총 4500억 원 이상 투자한 무궁화위성 2호, 3호를 1% 수준인 45억 원에 매각해 고철값도 안 되는 헐값에 국가적 자산을 매각했다. … 특히 3호는 설계수명 12년 종료 직후인 2011년 9월에 매각해 잔존 연료와 기기성능 모든 면에서 무궁화위성 2호 보다 훨씬 더 많은 가격을 받아야 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위성 불법 매각의혹을 제기했다.

 

유승희 의원이 주장한 바에 따르면 홍콩 ABS는 KT로부터 5억3000만 원에 구매한 무궁화 3호 위성([그림1] 참조)을 통해 중동과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하고 있는 나토(NATO)와 미군, 러시아 방송사 등에 서비스를 제공하며 연평균 성장률 55%, 연간 400억 원이 넘는 수익을 얻고 있다.
 

이러한 문제가 제기됨에 따라 미래창조과학부가 2013년 12월에 “전략물자인 무궁화 3호 위성을 대외무역법에 따른 적법한 수출허가를 받지 않고 홍콩에 매각한 것은 강행법규 위반”이라며 “무궁화 3호를 매각 이전 상태로 되돌리라”고 KT샛에 시정명령을 내렸으나 (<조선닷컴>, 2014. 01. 03) 해결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왜냐하면 이미 운영에 들어간 위성을 되찾으려고 할 경우, 국제적 분쟁이 발생할 소지가 높기 때문이다. ABS 측은 이미 2년 넘게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고 소유권을 가지고 있으므로 “위성을 리스하는 방식으로 KT샛에 넘겨준 뒤 운영권한은 ABS가 갖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 경우, 한국이 국제전기통신연합(ITU)으로부터 할당받은 우주영토에 타국 소유의 위성이 운영되는 우주궤도영토상의 문제가 생기게 된다 (<오마이뉴스>, 2014. 01. 09).

 

즉, 1999년 무궁화 3호 위성을 발사하는 시점에서 한국이 국제전기통신연합(ITU)으로부터 적도 동경 116도의 우주 궤도 영토를 할당받았는데 현재 해당 궤도를 돌고 있는 위성은 홍콩의 ABS가 사실상 소유‧운영하고 있는 것이어서 국제적 분쟁이 발생할 소지가 남아 있다. 

 

또한 무궁화 3호가 앞으로 10년간 더 운행된다면, 더욱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10년 후 수명이 다한 무궁화 6호(예상수명 15년, 2010년 12월 발사)를 대체하여 발사하게 되는 무궁화 7호 위성 또한 동경 116도에 발사되어야 하는데, 공동점유자인 ABS 조정을 받아야 한다. 만약 ABS가 무궁화 3호 위성과의 간섭이 발생한다는 이유로 조정을 거부하면 무궁화 7호 위성의 발사는 불가능하게 되고 한국은 중요한 우주 궤도 자원을 활용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조선닷컴>, 2014. 01. 03).

 

이러한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경우, 위성으로부터 거둬들일 직접적인 수익 5200억(400억×13년)에 무궁화 7호를 발사할 경우 생기는 잠재적 최소 수익 5200억을 더해서 무궁화 위성을 불법적으로 매각한 데 따른 비용으로 잡을 경우 최소 1조400억 원의 손실이 발생한다. 물론 분단 한반도의 현실에서 군사적인 정보를 활용하지 못함으로써 대체수단을 찾기 위해 발생하는 비용과 미국 및 일본 의존도의 증가 등을 감안할 경우, 그 비용은 10조 원 이상에 이를 것으로 판단된다.     

 

(2) KT 사옥 39곳 중 28곳 헐값 매각

 

KT는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 동안 39개의 사옥을 매각했다. 이중 11개 사옥은 정상적인 가격에, 나머지 28곳은 감정가보다 훨씬 낮게 매각했다 (<미디어오늘> 2013. 9. 3(5)). 감정가보다 24~25%정도 싸게 매각한 사옥은 2011년 노량진 강동 성남 등 20개소, 그리고 2012년 고덕 반포 성북 등 8개소이다. 이 사옥들은 모두 KT AMC라는 KT 손자회사에 매각됐다. 2011년 용산빌딩 등 20개 지사는 '케이리얼티1호' CR리츠에 약 4704억 원에 매각되었고, 2012년 고덕지사 등 8개 지사는 '케이리얼티2호' CR리츠에 1440억 원 정도에, 2013년 11월 이석채 회장 사퇴 직전에 5개 부동산이 '케이리얼티4호' CR리츠에 약 1000억 원 정도에 매각되었다. [그림 2]는 KT의 보유부동산 매각현황을 잘 보여주고 있다. KT AMC CR리츠 주요 투자자는 부동산펀드와 농협, 신한생명 등이다. 또한 KT는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9곳의 부동산을 팔고 이를 다시 임차했는데 매년 임대료를 최대 4%까지 올려주겠다는 임대차 계약을 맺었다.

 

 

▲ kt의 보유부동산 매각현황. ©김용진

▲ kt의 보유부동산 매각현황. ©김용진

반면 KT가 KT AMC가 아닌 다른 회사에 팔았던 부동산은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었다. 강남 사옥 4~7층, 장유 사옥, 팽성 사옥 등 3곳은 2010년 Alpha Invest-ment에 매각되었는데 감정평가 대비율이 106%, 숭인동 사옥, 충정 사옥, 의왕 사옥 등 7곳 또한 2010년에 GE AMC에 팔렸는데 감정평가 대비율이 103%였다. 목동 정보 사옥은 2012년에 AMC 펀드에 매각되었는데 감정평가 대비율은 100%였다. KT를 고발한 참여연대는 KT가 감정가의 75~76% 수준으로 보유 부동산을 27곳을 KT AMC에 처분하면서 회사에 최대 869억 원의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머니투데이>, 2013. 11. 25). 

 

 

(3) 친인척 회사 과다 투자

 

친인척 회사에 대한 과다 투자는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서울도시철도공사가 운영하는 스마트(SMRT) 애드몰 사업 관련 60억 원, 이석채 회장과 8촌이면서 이명박 대선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지낸 유종하 전 외무부 장관 관련, 회사 2곳(OIC랭귀지비주얼과 사이버MBA)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각각 60억 원, 77억 원씩 손해를 보면서 총 200억 원대에 이르는 손해를 끼친 것이다(<오마이뉴스>, 2013. 02. 27).

 

스마트 애드몰 사업

 

'스마트 애드몰' 사업은 서울 지하철 5‧6‧7‧8호선 역사와 전동차 LCD 모니터 등 IT 시스템을 구축해 실시간 열차운행 및 정보를 제공하고 이를 활용한 상품광고 전시, 판매가 연계되는 2140억 원 규모의 광고권 임대 사업이다(6). 이 사업은 2010년 8월 참여연대 고발로 재판이 진행 중인 음성직 전 도시철도공사 사장의 배임‧뇌물수수 사건과도 관련되어 있다.

 

2010년 말 KT '가치경영실'에서는 'SMRT Mall 사업 지분출자 및 경영정상화 방안'이라는 보고서를 이석채 회장에게 보고한 바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스마트몰 사업의 예상 매출은 2010년 3월 추정치인 6118억 원보다 약 1800억 원이 감소한 4351억 원이며, 이에 따라 투자시 순현재가치가 165억 원 적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 4월 기준으로는 375억 원의 적자가 예상되었다.

 

하지만 당시 이 회장은 적자 예상 및 추가 자금 투입 가능성에 대한 보고를 받고도 사업을 계속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희망팀장은 "이 회장 취임 이전인 2008년 10월에는 KT에서 지급 보증 없이 특수목적법인에 지분 양도 후 철수할 수 있도록 사업 위험을 최소화하는 의사 결정을 했는데 이 회장 취임 이후 오히려 출자금을 늘리고 지급 보증을 통한 연대보증 의무 설정과 적립금 설정이라는 불리한 약정을 체결해 KT에 손실을 끼쳤다"고 주장했다 (<오마이뉴스>, 2013. 02. 27).

 

즉, KT가 수백억 원 적자를 예상하고도 이석채 회장 지시에 따라, 애초 3개월경과 후 사업성에 따라 탈퇴가 가능하도록 체결했던 계약을 바꿔 사업자금제공에 대한 연대책임의무(지급보증)를 지는 금융약정을 체결했고, 애초 5억 원만 투자했던 특수목적법인(SPC)에 60억 원을 재투자하면서 계열사로 편입한 것이다. 이러한 결정은 단지 투자 원금 5억 원과 재투자된 60억 원 이외에 적자로 인한 손실 1650억 원(165억 원×10년)까지 떠맡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전체 손실 가능금액은 1700억여 원에 이른다고 볼 수 있다.    

 

㈜사이버 MBA 주식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에 인수

 

KT가 2012년 7월 유종하 전 외무부 장관이 회장으로 있던 ㈜사이버MBA에 77억7500만 원을 투자해 지분 50.5%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액면가보다 9배 정도 비싸게 주고 주식을 매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7) 유종하 전 장관은 이석채 회장의 여동생 남편인 이태식 전 외교통상부 차관과 8촌 친척관계로 외무부에서 같이 근무했으며, 제주특별자치도 국제고문단으로 같이 활동하기도 했다. 유종하 전 장관은 2007년 이명박 대선 후보 캠프에서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활동했으며, 2008년 10월 이명박 대통령에 의해 대한적십자사 총재로 임명되었다 (<미디어오늘>, 2013. 02.04). 이 거래는 사업성이 불투명한 회사에 투자했던 유종하 전 장관 등에게 지분을 팔고 나가게 함으로써 KT가 그 위험을 떠안으면서 이석채 회장 친척에게 금전적 이익을 주려 한 것이었다 (<오마이뉴스>, 2013. 02. 27).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사이버MBA(현 KT이노에듀)는 2000년 5월 9일 설립됐는데, 유종하 전 장관은 2004년 5월 사이버MBA 회장이 되었고, 2005년에는 이 회사 주식 24만730주(10.03%)를 보유했다. 유 전 장관은 2007년 이명박 대선 후보 캠프 선대위원장 시절부터 2008년 10월 대한적십자사 총재가 될 때까지 회장직을 유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기준 ㈜사이버MBA의 보통주는 290만 주였고 주당 액면가는 500원이었다. 2010년 유 전 장관의 사이버MBA 지분은 9.63%였다. KT가 주식을 매입하기 위해 참고했을 2009~2011년 동안의 사이버 MBA 성과는 좋지 않았다. 사이버MBA가 한국거래소에 공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 약 6억 원 적자, 2010년 약 3억 원 적자, 2011년에는 1억여 원의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에서 KT는 ㈜사이버MBA 경영참가를 목적으로 2012년 7월 1일 주당 4445원, 전체 77억7500만 원을 투자해 이 회사 지분 50.5%(174만9000주)를 매입했다. 유 전 장관이 이 시점에서 주식을 매도했다면 상당한 수익을 남기게 되었던 셈이다. KT이노에듀 경영전략실 관계자에 따르면, 2013년 1월 현재 유종하 전 장관의 사이버 MBA 지분은 4%대다.

 

OIC랭기지 비주얼 비싼 값에 인수

 

OIC랭귀지비주얼은 초등학생 대상의 영어교육 업체로서 KT의 콘텐츠 사업을 위해 KT가 2억 원, 유종하 전 장관이 8억 원을 투자해서 설립된 회사이다. 유종하 전 장관이 가진 지분을 황경호 이퓨처 사장에게 매각하는 과정에서 KT가 증자를 했는데 이를 통해 유 전 장관은 약 2년 만에 8억 원 정도의 시세차익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반대로, 증자를 통해 OIC랭귀지비주얼을 계열사로 편입했던 KT는 교육 콘텐츠 사업을 위해 60억 원을 투자해 운영하던 KT에듀아이를 7000만 원에 매각하게 됨으로써 KT에듀아이에 투자했던 돈을 그냥 날리게 되었다.

 

(1)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2013년 6월말 기준 kt의 주요 주주 지분 비율은 외국인 43.9% (NTT도코모 5.46%, 실체스터 5.01%), 국민연금 8.65%, 자사주 6.6%, 미래에셋자산운용 4.99%, 우리사주 1.1%이다.   
(2) http://www.datanet.co.kr/news/articleView.html?idxno=42818
(3) 설계수명이란 보험계약을 위한 품질보증기간을 말한다,
(4) 연료수명은 위성체가 가지고 있는 액화가스 연료 잔여량에 의해 계산된다. 위성체의 연료가 바닥나면자세제어가 안되므로, 안테나 방향이 서서히 틀어지고 위성체도 흔들리기 시작하여 수명이 다하게 된다. 잔여연료량은 지상 관제소에 실시간으로 표시되므로 잔여 연료수명 계산도 용이하다.
(5)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1840
(6) http://www.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2190
(7) http://www.humankt.org/xe/index.php?document_srl=210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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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민아빠’ 김영오 “세월호 특별법, ‘일베’까지 아픔 겪지 않게 하려는 것”

 

세월호 참사 151일째, 광화문광장 촛불집회 열려

최지현 기자 cjh@vop.co.kr 발행시간 2014-09-13 20:18:39 최종수정 2014-09-13 20:18:39
 
세월호 촛불, 특별법 기소권 보장하라
13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시민, 대학생, 교수, 교사 촛불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양지웅 기자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지 151째 되는 13일 광화문광장에서는 진상규명을 위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단식농성과 함께 촛불집회가 이어졌다.

추석 연휴를 거쳤음에도 이날 촛불집회에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민주주의 자주통일 대학생 협의회, 민주동문회, 한국대학생연합 등 교사·교수·대학생 단체를 비롯한 시민 2000여명(주최측 추산)이 모여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마음을 모았다. 광화문광장에서 40일 넘게 단식농성을 했던 단원고 故 김유민 학생의 아버지 김영오 씨와 이날로 23일째 단식농성 중인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의원,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 등도 참석했다.

참가자들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활동을 해오고 있다고 보고했다. 특히 대학가에서 서명운동과 대행진이 잇따르고 있는 것을 성과로 꼽기도 했다.

대학생·교수·졸업생 참가자 일동은 결의문을 통해 "안전한 대한민국을 위해, 우리들 모두의 미래를 위해 가장 앞장서고 계시는 유가족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그 앞장에 나란히 함께 서겠다"고 다짐했다. 이들은 "9월 27일 더 많은 학우들, 졸업생들, 교수들과 함께 다시 이 자리를 찾겠다"며 "학내에서 세월호에 대한 토론을 더 많이 해서 416개의 과·동아리 선언을 들고 오겠다"고 전했다.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의 민주노총 김경자 부위원장도 “후회하지 말고 빨리 끝내려고 노력하지 말고 잘 끝내자. 반드시 승리할 때까지 싸우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민아빠' 김영오 "사고 때와 달라진 것 없다"

40일 넘게 단식을 마치고 현재 병원에서 복식하며 치료 중인 김영오 씨도 발언대에 올라 "세월호 특별법 제정돼 진상규명될 때까지 끝까지 싸우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김영오 씨는 단식으로 인해 여전히 마른 몸 상태였지만, 목소리에 힘을 주었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호소하는 세월호 유가족 김영오 씨
13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시민, 대학생, 교수, 교사 촛불문화제'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해 46일간 단식농성을 했던 유민이 아버지 김영오 씨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김영오 씨는 "자식 잃은 부모가 단식까지 하면서 세월호 특별법을 요청하는데 설마 외면하지 않겠지 하는 생각에 따라서 단식을 하게 됐다. 하지만 대통령과 정부여당은 차가운 무대응과 무시로 일관하고 진실을 호도했다. 4월 16일 진도에 내려갔을 때 경험했던 것이다"라며 "사고 때와 아무 것도 달라진 게 없었다. 그 상황을 보면서 내가 죽는 한이 있더라도 끝까지 쓰러지지 않고 버텨야겠다고 결심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서서히 불길이 일어났고 어느 순간 폭발했다. 교황 시복식 때엔 전세계에서 우리 유가족을 주목했다. 저는 40일만에 쓰러져 병원에 갔지만, 많은 지지와 동조단식이 이어졌다"면서 "그러나 단식을 마친 지금까지도 진상규명과 특별법 제정은 되지 못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김영오 씨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전날 유가족들에게 '대통령을 믿어달라'고 말한 데 대해서도 "오히려 묻고 싶다. 우리가 믿음 가질 수 있도록 어떤 모습을 보였나"라고 반문하며 "대통령은 유가족에게 언제든지 필요하면 찾아오라고 했지만 딸 잃고 한 달 넘게 단식 중인 애비가 대통령 면담을 신청하는 것조차 막았다"고 꼬집었다.

이어 "대통령과 여당에 묻고 싶다. 그럼 당신들은 어떻게 철저한 진상규명, 재발 방지한다는 것이냐. 왜 그 방법은 내놓지 못하면서 우리의 정당한 요구만 거부하냐"며 "그러면서 대통령을 믿어달라는 말이 나오나. 저라면 부끄러워서 그런 말 못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영오 씨는 오직 진상규명을 통해 안전한 나라를 만드는 게 목적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제 인생과 행복이 다 무너졌다. 안전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철저히 바꿔야 한다. 이 사고가 대한민국이 거듭나는 계기가 돼야한다. 그것만이 유민이와 친구들이 헛된 죽음을 면하게 하는 방법이다"라고 호소했다.

이어 "자식 잃은 부모는 더 이상 잃을 게 없다. 반드시 승리해서 안전한 나라 만들 것"이라며 "그래서 우리 유가족과 지지하러 오신 모든 분들만이 아니라 우리를 반대하는 분들, '일베', '어버이연합'까지 다시는 우리 유가족과 같은 아픔을 겪지 않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김영오 씨는 "제가 이순신 동산 앞에서 단식할 때 많은 분들이 응원오셔서 제 얼굴만 보고 눈물을 많이 흘리셨다. 이제 단식이 끝나 죽도 잘 먹고 있다"면서 "앞으로는 웃으면서 싸우자. 웃으면 힘이 난다. 힘이 나야 이긴다"고 말했다.

대학생과 교수, 교사를 중심으로 진행된 이날 촛불집회는 전교조 세월호 대응 활동 보고, 대학생연석회의 활동 보고, 참가자 결의문 낭독과 함께 대학생들의 노래 공연 등으로 꾸며졌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 요구하는 아이
13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시민, 대학생, 교수, 교사 촛불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양지웅 기자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하는 시민들
13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시민, 대학생, 교수, 교사 촛불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양지웅 기자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하는 시민, 대학생, 교수, 교사들
13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시민, 대학생, 교수, 교사 촛불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양지웅 기자
세월호 특별법 위해 23일째 단식 중인 정청래 의원
13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시민, 대학생, 교수, 교사 촛불문화제'에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해 23일째 단식농성 중인 정청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참석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다시 세월호 촛불 밝힌 46일 단식 김영오 씨
13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시민, 대학생, 교수, 교사 촛불문화제'에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해 46일간 단식농성을 했던 유민이 아버지 김영오 씨가 함께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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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정당 내 새로운 흐름들

진보정당끼리 '너희는 악마'... 이제 그만 좀 하지?

[진보정치 연속 집담회 ②] 

14.09.13 21:10l최종 업데이트 14.09.13 21:10l

 

 

진보정치의 희망은 있는가? 6.4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 이후 정치적 주변화에 내몰린 한국 진보정치에 대한 조롱과 냉소가 만연하고 있다. 정치전문가들 역시 수많은 주문을 쏟아내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런 조언은 대부분 '외부 시각'에 머물러 있다. 당사자들은 진보정치를 어떻게 평가하고 전망하고 있을까? 몇 차례에 걸쳐 진보정치 당사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어본다. - 기자 말

NL과 PD. 진보정치를 둘러싼 여러 논쟁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개념이다. 혹자는 이를 '정파'라 부르고, 누군가는 '의견그룹'이라고 부른다. '진보정치'를 매개로 결합되어 있는 다양한 생각들은 'NL적 견해'와 'PD적 견해'로 너무 쉽게 단순화되어 버린다. 80년대 후반, 일명 '사회구성체 논쟁'에서 확립된 이 구도는 20년이 훨씬 넘는 시간이 지나는 동안에도 견고하게 작동하고 있다. 단순히 '생각' 혹은 '노선'만이 아니라 진보정치를 주도하는 인물들 역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과연 진보정치가 이 두 가지 생각의 흐름으로 단순하게 구분될 수 있을까? 최근 진보정치의 위기와 때로는 사망선고가 난무하는 상황에서 이런 구도를 나름의 방식으로 넘어서려는 작은 흐름들이 나타나고 있다. 한 진보정당 당원의 제안으로 만들어진 '진보정당 30대/40대초 친목모임'(이하 '친목모임')은 소속정당과 정파를 초월해 새로운 진보정치 전망을 함께 모색하려 시도하고 있고, '진보정당을 평가해보자'(이하 '진정해')는 모임은 평당원의 시각에서 진보정당의 위기를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하려는 시도다. 

지난 3일, 경기도 용인에서 이들이 모였다. 3040친목모임을 처음 제안한 '금강초롱'(필명·38·진보당), '진정해'를 진행하고 있는 추공(필명·49·노동당), 6·4지방선거에 성남시의원으로 출마했다 낙선한 배준호(31·정의당), 친목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윤경준(41·비당원)씨다. 이들 역시 전통적인 기준으로는 NL(금강초롱, 윤경준)과 PD(추공, 배준호)로 구분할 수 있지만, '핵심'이 되지 못한 '주변인'의 위치에 머물러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10년간 다른 정파 사람들이 좋아하는 노래가 뭔지도 몰랐다"

- 진보정당 내 다양한 정파에 소속된 사람들이 공개적으로 모이는 게 흔한 일은 아니다. 이런 모임을 만든 이유부터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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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강초롱(필명·38·통합진보당 당원) 울산 미포만에서 태어나 노동운동의 태동기와 부흥기, 쇠락기를 모두 지켜보며 커왔다. 학생운동시절 국민승리21 활동을 시작해 민주노동당과 통합진보당 평당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3040친목모임을 처음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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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초롱(진보당) : "나도 진보당 내에서 특정 정파에 속해 있긴 하지만 다른 정당은 물론 같은 당 내 다른 정파의 비슷한 또래들을 잘 모른다. 심지어 그들이 무슨 노래를 즐겨 부르는지조차 몰랐다. 진보정당에 지지를 보내는 사람들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큰 차이가 없는데 진보정당은 계속 분화하기만 했다. 

수직적인 정파들이 서로 화합하지 못한다면, 이걸 흔들 수 있는 가로축이라도 만들어 보면 어떨까 싶었다. 그래서 3040친목모임을 처음 제안했다. 30대에서 40대 초는 각 정당에서 허리세대라 기존의 정파 축을 가장 효과적으로 흔들 수 있는 세대다. 그래서 나이도 생각이 비슷한 43세까지로 제한했다(웃음). 비슷한 문제의식을 가진 또래들이라 그런지 호응도 좋고 진보당, 노동당, 정의당, 녹색당 당원은 물론 진보정당 당원이 아닌 분들도 참여하고 있다."

추공(노동당) : "노동당 내부에서 진보정당의 지난 과정을 제대로 평가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몇 년 전부터 나오긴 했는데 잘 되지 않았다. 당에서는 이런 문제의식을 실현할 공론장 자체가 없다. 그래서 나라도 먼저 연속 토론회 형식으로 평가 작업을 해보자고 생각했다.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지방선거 이후 네 차례 정도 진행됐고 앞으로도 계속 할 생각이다. 주로 노동당 당원들이 참여하고 있고 간간이 통합진보당과 정의당 당원들도 참여하고 있다."

- 만든 사람 생각과 참여하는 사람 생각이 좀 다를 수도 있겠다.  

배준호(정의당) : "정의당에서는 정파논리가 크게 문제되지는 않는 상황이고 후진양성을 위한 당내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주요 관심사라 다른 정당과의 모임은 사실 절박함이 없다. 그렇지만 다양한 진보정당들 간에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창구는 필요한 것 같아 참여하려 한다. 꼭 4개 정당이 통합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더라도 서로를 악마화할 필요가 있나? 기성세대는 모르겠지만 우리 세대는 소통과 공감의 욕구가 있다. '저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항상 궁금했는데,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길 기대하는 마음이 크다."

윤경준(비당원) : "2012년 통합진보당이 분당하면서 탈당했지만 여전히 진보정당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유지하면서 살아 왔다. 정파와 정당을 초월한 3040친목모임이 만들어졌다기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다만 이 모임이 단순한 친목도모에서 끝나면 안 되고, 정견과 입장이 달라도 공존할 수 있는 공론장으로 작동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파시스템 없이 서로 다른 입장이 어떻게 상호공존하고 대중과 만날 수 있을지, 이 모임에서 그 방법을 찾아보고 싶다."

진보정치의 인적 재생산, 이미 한계 왔다

- 두 모임의 강조점이 조금은 다른 것 같다. 특히 친목모임은 30대와 40대초로 모임대상을 제한한 것이 특이하다. 그동안 진보정치 1세대는 주류로 활동했고 20대는 '청년세대'라는 의미에서 주목받아 왔지만, 30대에서 40대초에 이르는 세대는 가장 진보적인 정치성향을 드러내면서도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다. 이른바 '낀 세대'의 반란으로 봐도 되나?  

윤경준 : "반란이라기보다는 그동안 억눌려 왔던 것 같다. 우리 세대는 어쩌면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다. 우리에겐 지하 고문실에 끌려가던 선배세대와는 다른 가벼움과 자유로움, 발랄함이 있다. 그런데 진보정당에만 들어오면 우리의 발랄함을 잃어버리고 경직된다. 왜 그럴까? 선배들이 만들어 놓은 고장난 정파 시스템 때문이다. 우리 몸에 맞지 않지만, 한번 만들어 놓은 (정파) 시스템이 업그레이드되지 않으니까 거기에 맞춰갔다. 밖에서는 비판해도 막상 자기가 속한 정파조직 안에서는 말도 못하는 분위기... 결국 이런 경직성이 자기교정 능력을 상실하게 만들었다. 그렇다고 정파가 정치적 책임을 진 적도 없다. 쓸 만한 사람들은 정파 체계에서 질식하다가 사라지기 때문에 다음 세대를 키워낼 수 없었다. 역량 손실이다."

금강초롱 : "국민승리21 때부터 진보정당 활동을 해왔는데 민주노동당 10년의 활동에도 불구하고 다른 정파 당원들과 정서적, 화학적 결합이 전혀 없었다. 구386세대라 불리는 선배세대가 진보운동을 처음으로 활성화한 분들인데, 진보운동의 후퇴기라고 하는 지금도 그분들이 여전히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그 기간이 벌써 20년이 넘는다. 30대에 앞장섰던 선배들이 50대가 되어서도 앞장서고 있는 거다. 우리는 그동안 뭘 했나? 나쁘게 말하면 그냥 '몸빵'한 거다." 

- '몸빵'만 했다는 것은 진보정당 내에서 세대교체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을 말하는 것 같다. 지금 30대 초에서 40대 초에 이르는 활동가 중 눈에 띄는 사람이 매우 드문 것이 사실이다. 진보정당에서 이 세대의 위치나 이미지는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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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준호(31·정의당 당원) 2006년 말 민주노동당 가입 후 2011년 진보신당에 입당했다. 2012년 5월 12일 통합진보당 중앙위 폭력사태 후 통합진보당에 입당, 분당 때 진보정의당에 합류했다. 지난 6.4지방선거에서 성남시의원 후보로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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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준호 : "좋지 않다.(웃음) 30대, 40대 선배들을 보면 당직 생활을 하면서 생계를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직업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어떤 비전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우리가 선배들의 길을 따라가야겠다고 마음먹을 정도로 자기 갈 길을 잘 찾아 가거나 선배들에게 자리를 넘겨받는 과정을 본 적이 없다. 전반적으로 우울해 보인다. '나는 저런 방식으로 살지 않겠다, 나를 희생하고 버려가면서 (정당활동을) 하지는 않겠다'는 생각까지 든다. 그래서 정치 활동과는 별개의 직업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느낀다."

윤경준 : "우리는 학생운동의 영향력이 아직 남아 있을 때 대학생활을 했고, 이게 진보정당 활동까지 이어졌다. 어쩌면 지금 진보정당을 주도하는 선배들과 학생운동을 경험해 보지 못한 후배들을 이어주는 연결 고리 세대다. 그동안 진보정치가 어려워져도 도망가지 않고 버텼다. 그러면서 자기 개발도 못하고 계속 소진만 됐다. 선배들은 여전히 '주역'으로 남아 있고 후배들은 '새로운 세대'로 주목받지만 우리는 그냥 '낀 세대'다."

추공 : "나는 낀 세대가 아니라 '주도하는 세대'에 속하지만 주도해본 적은 없다.(웃음) 그렇지만 친목모임을 지켜보면서 아쉬운 것도 있다. 구체적인 진지함보다는 아직은 친목활동 중심이다. 나름대로 자신의 정립이 있어야 기존 세대를 비판할 수 있다. (선배세대가) 보기보다 경험과 고민의 깊이가 깊은 사람들이라 웬만하면 흔들리지 않는다. (정말 세대교체를 하겠다면) 진지하게 고민해서 수없는 실패와 도전을 반복해야 한다. 

사실 진보정당의 문제를 세대문제로 접근하는 건 좀 별로인데, 자꾸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의미는 분석해봐야 한다. 진보정치운동을 시작했던 주체가 지금도 계속할 필요가 있냐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 명망가 리더들이 진보정치운동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했던 사람들이 계속 하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그럴 필요가 있을까? 

진보정당 1세대가 (자신의 자리를 후배에게 내어 주고) 다른 일을 찾거나 후배들이 실력을 키울 수 있는 장을 열어 줘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우선 후배들을 신뢰해야 한다. 일을 맡길 때 해본 사람과 안 해본 사람 중 안 해본 사람들을 시킬 수 있어야 후배들에게 책임 있는 일을 맡길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 안 한다." 

정파 시스템으로 인한 분열, 불가피했나?

- 세대 문제가 제기되는 주된 이유를 정파 시스템에서 찾고 있는 것 같다. 30대와 40대초 세대가 선배세대와 정서적 공감을 이루면서도 기존의 정파 질서에 지나치게 순응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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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경준(41·비당원) 학생운동을 하다가 2006년 민주노동당에 입당, 2012년 통합진보당 분당 때 탈당해 비당원으로 남아 있다. 촛불시위에 자주 참여하면서 진보정치에 대한 관심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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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준 : "그렇다. (운동하던 사람들) 모두가 진보정당에 입당하고 있었던 2000년 초중반에는 '다 정당에 들어가면 운동은 누가하나?'는 생각이 컸다. 그런데 막상 (나도 진보정당에) 입당해 보니 이건 완전히 운동권 정당이었다. 운동권들이 주도하는 정당이라는 장점은 지켜야 하지만 운동문화와 경험이 없는 당원들은 숨 막혀서 도망가는 분위기가 있었다. 예를 들어 2008년 분당 이후 진보신당에 전형적인 운동권과는 거리가 먼 '촛불시민'들이 대거 입당했다. 그분들과 기존 정파들이 아름답게 결합했나? 

아니었다. 갈등이 심했다. 민주노동당이 국민참여당과 동거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물과 기름도 이렇게 섞이지 않을 수 없을 정도였다. 문화적 차이가 있는 이들이 함께 모이게 된 것은 엄청난 성과지만 결국 그 문화적 차이를 넘어서지 못했다. 민주노동당 초기에 어땠나? 변호사나 전문가들이 자기 이익을 포기하면서 당에 들어왔다. 그런데 결국 못 버티고 대부분 다시 나갔다. 왜 이런 문제들이 고쳐지지 않았을까? 결국 정파시스템 문제다."

금강초롱 : "진보정당이 가장 실력이 있었던 시절이 민주노동당 초창기였던 것 같다. 지지계층과도 끈끈한 관계였다.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사안들은 대부분 그때 민주노동당이 법안 제출하면서 해결하려고 했던 것들이다. 그러나 당의 활동을 (모든 정파, 개인들의) 공동 성과로 만들어 내지는 못했다. 사실 그 많은 성과 중 어느 한 정파가 독자적인 힘으로 이뤄 냈던 것이 얼마나 되나? 별로 없었다. 그렇지만 서로 자신의 실력을 너무 높게 봤다. 분당해도 독자적으로 성공할 수 있고 나가는 사람들을 잡지 않아도 실패하지 않을 실력이 있다는. 결국 실력을 과신한 분열이었다. 진보운동은 같이 함께 하는 사람들 간에 의리가 있어야 한다. 의리가 없을 때는 느슨해지고 힘을 모을 수 없다."

추공 : "의리에서 해법을 찾는 건 위험하다. 의리 이전에 과학이 전제되어야 한다. 정파는 한 번 들어가면 나올 수 없는 블랙홀이다. 외부에서 비판해도 무시하면 그만이다. 사실 분열은 자기 정체성을 찾아 나가는 과정이기도 했다. 정파가 문제가 아니라 공개적으로 활동하는 시스템이 없는 게 문제다. 공개 시스템이 있으면 (정파활동이) 정치적인 유연성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결국 분열은 정파 시스템 문제 때문이었지만, 합치는 것도 정파 시스템(의 혁신)으로만 가능하다. 

그동안 대중정당과 정파 시스템 간의 관계를 정립하지 못했다. 대중노선이 뭐냐고 물었을 때, (현재의 진보정당들은) 없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대중노선은 다양한 입장들이 공존해서 민주적 합의를 구성해서 나와야 하는데 특정 정파의 이데올로기가 대중정당의 이데올로기로 되어 버린다. 패권주의도 특정 정파만의 문제가 아니라 NL이나 PD나 다 같이 가지고 있는 문제였다. 대중노선 자체가 없었던 것이다." 

금강초롱 : "그렇지만 죽더라도 치열하게 안에서 싸웠어야 하지 않나? 2008년 분당 때, 지지자들은 벼락 맞은 기분이었을 것이다. 나도 그랬다. 특히 노동계급 내에서의 충격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 

추공 : "참다 참다 못해서 나간 것이다. 그 안에서 의미 있는 행위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다면 남았겠지. 지금까지는 그런 가능성이 다 봉쇄되어 있었다. 다수파의 봉쇄 작전으로 아무 가능성이 없었던 아닌가? 누구든지 먼저 다수파가 되었을 때, 같이 연합하고 연대할 (대중정당) 시스템을 만들지 못했다. 민주노동당 초기에 평등파가 다수파였을 때도 못 만들었다." 

배준호 : "나도 2008년 분열이 꼭 나빴다고 보지는 않는다. 변화가 필요했고, 내부적으로는 불가능했다. 충격이 필요했다. 당연한 순서였던 것 아닌가? 분열 때문에 진보정당이 쇠퇴한 것이 아니라 이미 쇠퇴한 것이 분열로 확인 된 것이다." 

윤경준 : "결과적으로 좋은 선택은 아니었다. 우리 지지층을 놓고 봤을 때 크게 변한 것은 없다. 지금 10%지지율을 누가 1%씩 더 가져갈까 하는 부질없는 짓을 하고 있다. 민주노동당이 여론조사에서 16%, 23% 지지율 찍을 때, 우리를 쳐다봐 줬던 그 국민들이 지지층이 될 수 있는 외연의 최대치다. 지금의 분열상이 10%를 넘는 그런 국민들의 지지를 수용하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

진보정치 재편? 먼저 매력적인 모습 갖춰야

- 기존 정파시스템을 비판하지만 분당에 관해서는 자주파, 평등파의 시각차이가 여기서도 반영되고 있는 것 같다. 진보정치의 전반적 위기 속에서 서서히 진보정치 재편 논의가 일어나고 있긴 한데 이것도 여전히 정파 논의 중심이다. 어떻게 지켜보고 있나?

윤경준 : "논의 자체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계속 미뤄 놓으면 2016년 총선 직전에 또 가치는 버리고 실리 중심의 접근이 이루어질 것이다. 미리 논의해보는 것은 바람직하다."  

금강초롱 : "지금은 누구랑 통합하자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보다 자신들의 진보정당 활동에 대해 평가하고, 자기 성찰하는 국면이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통합진보당이 좀 더 제대로 된 평가를 내놔야할 시점이라고 본다. 가장 많은 당원을 가지고 있는 진보당에게 계속 제기되는 과제가 있다. 패권적인 부분과 대북관 같은 것들. 자기 과제에 대해 나름의 대안을 보여줄 수 있을 때 진보정치 재편 논의가 빨라질 것이다. 진보당은 최근에 평가와 전망 위원회를 만들어서 토론했는데 긍정적인 출발이다. 노동당도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 이런 것들이 서로를 만나가는 과정 같다." 

추공 : "노동당 내에서도 통합, 재편 이야기가 나오는데, 나는 회의적이다. 내용이 반영되지 않으면 똑같은 이야기가 반복된다. 통합을 하든 재편을 하든 실력이 있어야 하는데, 평가도 제대로 안하고 무슨 근거로 통합을 하나? 노동당 일각에서는 제3지대에 당을 새로 만들고 나서 정의당과 합당하겠다는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진보당은 빠져 있는데, 왜 인천은 되고 울산은 안 되는지 설명해 줘야 한다(흔히 자주파는 경기동부, 울산, 인천 등 세 그룹으로 분류된다. 2012년 통합진보당 분당과정에서 인천 일부는 정의당으로 합류했고 나머지 그룹은 잔류했다. - 기자 말). 진보당은 종북세력으로 몰려 있으니까 그런 것인데, 너무 실리적인 발상이다." 

배준호 : "옛 애인이 그립다고 다시 만난다고 해서 행복해지지 않는다. 물론 다시 만날 수 있는 조건이 있다. 그 사람에 대한 향수 때문이 아니라 다시 매력적으로 보일 때다. 지금 (진보정치 재편) 정서는 힘드니까 다시 만나자는 것이다. 새롭게 사랑을 느꼈을 때 다시 만날 수는 있지만, 외로움에 사무쳐 다시 만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돈 많은 사람이 우리에게 연애하자고 손 내미는 현 상황에서 진보정당들이 다시 만나려면 각자의 매력을 찾는 게 중요하다(7·30재보궐 선거 이후 새정치연합 일부 의원들은 정의당과의 통합을 거론했다.- 기자 말). 과거 지지율에 대한 향수? 잊고 시작해야 한다. 이 비전이면 되겠다는 판단이 들 때 재편 논의를 할 수 있다. 현재의 패배감 때문에 옛날 생각을 하는 것은 심정적으로는 이해는 되지만 진보정치 하는 사람들의 각오로는 부적합한 생각이다."

진보정치 부활, "어떤 노력이라도 시작할 때"

- 진보정치 재편은 역시 어려운 주제다. 아직 모든 것이 막연한 상황에서는 '상대'보다 '자기'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이 모임 역시 성공여부와 무관하게 의미 있는 노력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비판만 하는 조직이나 개인은 넘쳐난다. 비판을 넘어서는 대안을 가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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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공(필명·49·노동당 당원) 2008년 민주노동당 분당 뒤 진보신당에 입당하면서 정당활동을 했다. 용인에서 협동조합 운동을 펼치다 노동당 내에서 진보정당 평가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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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공 : "내가 진행하고 있는 '진보정당 평가해보자'를 줄이면 '진정해'가 된다. 일단 서로 좀 진정할 필요가 있다. 당원들의 지금 상황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탈정치'쯤 된다. 정파중심의 당운영이 만들어낸 결과다. 정파는 당연한 현상이지만, 정파가 당원을 향한 정치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선의에 의존하거나 대오각성한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좋은 시스템을 제도화해야 한다. 

당원들이 자기 목소리를 찾는 과정은 이 제도화 과정과 맞물린다. '진정해'를 진행하면서 요구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당직자, 정파 활동가들은 평당원들도 자기 생각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들에게 귀 기울이고 관심을 가지는 것도 실력이다. 노동당만이 아니라 진보정당 전체의 문제다." 

금강초롱 : "이제 과거 형태를 답습하거나 같은 사람들이 순서만 바꿔 나오는 시스템보다는 새로운 사람들이 진보정치의 꿈을 꽃피우는 시기가 되어야 한다. 여론조사를 보면 가장 진보적인 세대가 30대, 40대 초인데 진보정치에서 전면적으로 나선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열정과 에너지를 많은 당원들의 힘과 열정, 지혜로 운영되는 진보정당을 만들기 위해 써야한다.

그동안 실력 있는 젊은 세대들이나 진보적인 꿈을 가진 사람들이 중앙당이나 정책연구소에서 일하지 못했다. 기성정당에서 일하고 있는 진보정당 당원들도 많은데, 그 친구들이 중앙당이나 정책연구소에 들어와서 그동안 연구한 내용이나 현장 경험들을 쏟아내도록 해줘야 한다. 그런데 그런 친구들이 지금은 (진보정당에) 못 들어온다. 실력보다 정파차원의 안배에 치중한 인사 때문이다."

- 그런 대안을 어떻게 실현하겠다는 것인가? 주장만 해서 될 문제였다면 애초에 됐을 것이다. 구체적인 대책이 있나? 세력화하겠다는 것인가? 

금강초롱 : "세력화? 우리가 정파를 초월한 젊은 당원들의 친목모임을 만든다고 하니까 '또 다른 정파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단 한 번도 주류가 된 적이 없다. (웃음) 필요하다면 시도해볼 생각은 있다. 우리의 시도가 올바르지 않은 길로 가게 된다면 당내에서 다양한 제어시스템이 작동할 것이라고 본다. 그렇지만 새로운 흐름들조차 없다면 활력 없는 노쇠한 진보가 될 수밖에 없다.  

정파의 긍정성을 부정하진 않지만 지금의 정파 시스템은 가장 자주적이고 창조적이어야 할 진보정당을 너무 딱딱하게 만들고 있다. 진보정당 활동가들은 개인의 사리사욕보다 민중이 주인으로 서는 세상을 만들려는 목표를 더 앞세운 사람들이다. 더 늦기 전에 우리 세대부터 수동적인 자세나 정파적 경직성을 버리고 진보정치의 새로운 실험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성공여부는 알 수는 없지만 이런 흐름이 계속 나오는 것이 중요한 것 아닌가?"

윤경준 : "두 번의 분당과정을 겪으면서 지지율 자체는 얼마 안 빠졌다고는 하지만 사람은 많이 잃었다. 실망하고 떠난 사람들이 얼마나 많나? 이런 사람들이 돌아와야 진보정당 내에서 정파혁신이든 정풍운동이든 가능하다. 지금처럼 경직된 정파가 주류로 남아 있는 상황에서는 실질적인 혁신 주체를 만들기 어렵다. 물론 떠난 사람들도 성찰할 부분이 있을 것이다. 그들이 성찰하고 힐링할 공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우리모임에서는 여러 정당, 여러 정파, 비당원들이 일단 함께 어울려 보는 엠티 같은 것도 준비 중이다. 물론 정파를 배척하려는 태도는 맞지 않다. 그들은 당에 대한 애정과 헌신성이 훌륭한 사람들이다. 다만 그 사람들이 실수하지 않을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스스로는 못한다. 우리는 그런 혁신 공간을 만들려는 거다." 

배준호 : "난 좀 밝은 것부터 해봤으면 좋겠다. 당에서 활동하는 분들은 우울함 같은 것이 베여 있는 것 같다. 후배들이 따라서 살고 싶은 모델을 만들어보고 싶다. 선배들과 달리 '상처 받지 않고 저렇게 유연하게도 당활동이 가능하구나'하는 평가를 받을 수 있게 진보정치 문화를 젊고 밝고 즐겁게 바꿔야 한다. 농담 섞어 이야기해보면, 젊은 미혼당원들끼리 만나는 미팅같은 것도 한 번 해봤으면 좋겠다.(웃음) 어렵고 복잡한 문제보다 문화적인 교류부터 시작하면 좋지 않을까?"

정치는 과정보다 결과로 평가받는 영역이다. 진보정치의 위기를 둘러싼 다양한 해법들 역시 어떤 결과를 내놓느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아무도 그 결과를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시점에서는 과정 자체가 주목받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각 진보정당 내에서 시작되고 있는 작은 흐름들은 여러 부족한 점들이 눈에 띈다 하더라도 충분히 주목받을 가치가 있다. 

물론 이 집담회에 참석한 이들의 시도에 어떤 대표성을 부여하거나 무조건 정당화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어떤 '움직임'을 만들고 있다는 것은 진보정치 부활의 필요조건이다.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면 진보는 더 이상 진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 많은 흐름, 더 다양한 목소리에서 진보정치의 새로운 희망을 찾아보려는 시도가 부질없지 않은 이유다. 

덧붙이는 글 | * 이 집담회는 박정환, 강종구, 정용일, 이상범, 김은희, 박래훈, 강시원, 안영선, 오은혜, 정규식, 김보연, 윤지선, 이승철, 홍기웅, 홍명근님의 후원으로 진행되었습니다. 
* 속기·정리: 정경윤, 장소후원 : 용인 '당신의 부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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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차 평양국제영화축전 들여다보니

  •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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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14/09/14 12:38
  • 수정일
    2014/09/14 12:38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40여개국 100여편 출품 영화 상영
 
이정섭 기자 
기사입력: 2014/09/14 [10:32]  최종편집: ⓒ 자주민보
 
 
▲     ©

조선의 국제 영화제인 제14차 평양국제영화축전이 오는 17일부터 24일까지 열리게 된다.


국내 언론들은 조선중앙통신 등 북 언론들은 인용해  제14차 평양국제영화축전이 오는 17일부터 24일까지 진행돤다고 밝히고 이번 축전에서는 세계 40여개 나라와 국제기구에서 출품한 100 여 편의 영화들이 상영된다고 보도했다.

 

이번 평양국제영화축전에는 장편예술영화와 기록 및 단편 영화경쟁, 최근 국제적인 영화축전들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은 영화들에 대한 특별상영, 다양한 종류의 영화에 대한 통보상영, 국가 간 합작, 기술협조를 위한 영화교류회가 진행되게 된다고 전했다.

 

또한 이 영화제 기간중에는 북영화시사회도 있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은 이번 영화 축전이 “자유롭고 평화로운 새 세계에서 참다운 예술을 창조하고 향유하려는 세계 진보적 영화인들, 인민들 사이의 친선과 단결, 교류와 협조를 발전시키는데 이바지하게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한편 폎양국제영화축전(Pyongyang International Film Festival; PIFF)은 평양에서 개최되는 유일한 국제 영화제이다.

 

이 영화제는 1987년에 자주(Independence), 평화(Peace), 친선(Friendship)의 이념을 목표로 시작되었다. 주로 유럽과 비동맹국가와 제 3세계의 영화들이 초대된다. 격년으로 개최하는 것을 원칙으로 통상 9월에 개최된다.

 

그리스, 독일, 러시아, 미얀마, 베네수엘라, 시리아, 영국, 인도, 일본, 중국, 프랑스, 튀니지 등의 세계 각국의 영화사에서 상영작을 출품하고 유네스코, 세계보건기구, 유엔아동기금과 같은 국제기구에서도 출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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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풍선작전' 중지 요구..고위급접촉 합의 폭로

북, '풍선작전' 중지 요구..고위급접촉 합의 폭로통일부, "북 사실관계 왜곡..대화제의에 조속 호응해 나오길"
김치관 기자  |  ckkim@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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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9.13  20:3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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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대북 전단살포를 강력하게 문제삼으면서도 대화의 가능성을 남긴 입장을 밝히자 통일부는 유감을 표하면서도 대화의 장에 나설 것을 촉구해 귀추가 주목된다.

남북고위급접촉 북측 대표단 대변인은 13일 장문의 담화를 통해 “지금 남조선당국의 삐라살포행위는 그 규모와 도수에 있어서 일찌기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라며 “8월에 들어와 군사분계선전역을 포괄하는 넓은 지역에서 수십 차에 걸쳐 대대적으로 살포되기 시작한 삐라와 미국돈, 유치한 물건짝들은 그 수를 헤아릴 수 없다”며 구체적 사례까지 예시했다.

북측 대변인은 “우리의 최고존엄과 체제에 대한 터무니없는 비방중상과 악랄한 험담으로 관통되여 있는 삐라살포는 북남관계개선을 가로막는 가장 엄중한 적대행위”라며 “사태의 심각성은 삐라살포를 비롯한 반공화국심리모략행위를 남조선당국이 직접 조직하고 군사적으로 떠밀어주고 있다는데 있다”고 남측 정부를 겨냥했다.

“최근에는 삐라살포를 ‘풍선작전’이라는 군사작전으로 명명하고 그 집행을 포병을 비롯한 현지 군무력을 동원하여 내놓고 뒷받침하고 있는 형편”이라는 것이다.

북측 대변인은 “이제는 ‘풍선작전’을 파탄시키기 위한 우리 군대의 보복타격이 임의의 시각에 임의의 대상에 가해져도 할 말이 없을 것”이라며 “일단 삐라살포가 개시되면 우리 역시 심리모략전의 ‘도발원점과 그 지원 및 지휘세력’을 즉시에 초토화해버리기로 결심한 상태임을 숨기지 않는다”고 밝혀 주목된다.

북측 대변인은 특히 “지난 2월 14일 북남고위급접촉에서 우리에게 상호비방과 중상을 하지 않겠다고 엄숙히 확약한 이후 과연 그를 지키기 위해 어떻게 노력하였는가”라며 당시 남측 대표단이 “신뢰조성으로 남북관계를 개선하려는 대통령의 의지를 믿어 달라”, “비방과 중상이 남북관계를 악화시키는 기본매개물임을 잘 알고 우리 당국이 저지시킬 것이니 지켜봐달라”고 ‘맹약’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예상된다.

나아가 “우리는 ‘대통령의지’까지 거들던 그 표정이 간교하였지만 ‘지켜봐달라.’고 애원하던 그 가련한 목소리에서 진심을 기대했고 실천의지를 애써 믿어보려 하였다”고 폭로해 ‘대통령 의지’ 문제도 논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북측 대변인은 “지금처럼 최고수뇌부의 특명을 받고 나와 이룬 합의까지 헌신짝처럼 내던지는 그런 입장과 자세를 가지고서는 언제가도 북남관계를 개선할 수 없다는 것은 너무나도 자명하다”며 “삐라살포를 비롯한 반공화국 심리모략전행위부터 당장 중지하여야 한다”고 요구했다.

끝으로 “삐라살포를 비롯한 반공화국심리모략행위와 같은 동족대결책동을 중지하면 북남대화의 문은 자연히 열리게 될 것”이라며 “남조선당국의 움직임을 계속 주시해볼 것”이라고 말해 남측의 태도변화에 따라 남북대화가 재개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이에 대해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우리 정부는 남북고위급접촉에서의 비방.중상 중단 합의를 준수하고 있다”면서도 “우리 체제의 특성상 명확한 법적 근거 없이 우리 국민의 표현 및 집회·결사의 자유를 제한할 수 없다는 것은 지난 2월의 고위급접촉에서도 충분히 설명한 바 있다”고 말해 북측이 문제삼고 있는 민간단체의 전단살포를 금지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통일부 대변인은 “북한이 사실관계를 왜곡하여 주장하고, 더욱이 우리 민간단체에 보복조치 등을 위협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우리 정부는 북한의 어떤 군사적 위협에 대해서도 단호히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남북간의 모든 현안 문제는 대화를 통해 해결해 나가야 하며, 할 말이 있다면 대화의 장에 나와서 하면 될 것”이라며 “북한도 억지 주장을 자꾸 되풀이하지 말고 이제 우리의 대화제의에 조속히 호응해 나오기를 바란다”고 2차 남북고위급 접촉에 응해 나올 것을 촉구했다.
 

<통일부 대변인 논평(전문)>

□ 북한은 남북고위급접촉 북측 대표단 대변인 담화(9.13)를 통해 우리 민간단체의 전단살포를 반공화국심리모략행위라고 비난하면서 보복타격 등을 위협하였음.

o 또한, 이러한 문제들이 해결되어야 대화에 응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음.

□ 우리 정부는 남북고위급접촉에서의 비방·중상 중단 합의를 준수하고 있음.

o 우리 체제의 특성상 명확한 법적 근거 없이 우리 국민의 표현 및 집회·결사의 자유를 제한할 수 없다는 것은 지난 2월의 고위급접촉에서도 충분히 설명한 바 있음.

□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사실관계를 왜곡하여 주장하고, 더욱이 우리 민간단체에 보복조치 등을 위협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임.

o 또한, 우리 정부는 북한의 어떤 군사적 위협에 대해서도 단호히 대처해 나갈 것임.

□ 남북간의 모든 현안 문제는 대화를 통해 해결해 나가야 하며, 할 말이 있다면 대화의 장에 나와서 하면 될 것임.

o 남북간 대화를 통해 신뢰를 바탕으로 남북관계를 개선해 나간다는 우리 정부의 의지는 확고함.

o 북한도 억지 주장을 자꾸 되풀이하지 말고 이제 우리의 대화제의에 조속히 호응해 나오기를 바람.

 

<북남고위급접촉 북측대표단 대변인 담화(전문)>

최근 남조선당국자들은 공개석상에 나설 때마다 《신뢰조성》을 통하여 북과 남 사이에 화해와 단합을 이루고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청을 높이고 있다.

지어 《관계개선》이 급선무라며 북남고위급접촉을 하루라도 빨리 재개하자고 제창해 나서고 있다.

그것이 불신과 적대로 일관된 동족대결의 어지러운 늪에서 헤여나 악화된 북남관계를 회복하려는 진정에서 우러나온 것이라면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현실은 남조선당국자들의 이러한 《관계개선》표명이 민족을 우롱하고 세상을 기만하기 위한 한갖 위선적인 행위에 불과하다는 것을 여실히 립증해 보이고 있다.

날이 갈수록 우심해지고 있는 삐라살포를 비롯한 반공화국심리모략행위가 그것을 그대로 말해준다.

지금 남조선당국의 삐라살포행위는 그 규모와 도수에 있어서 일찌기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이다.

8월에 들어와 군사분계선전역을 포괄하는 넓은 지역에서 수십 차에 걸쳐 대대적으로 살포되기 시작한 삐라와 미국돈, 유치한 물건짝들은 그 수를 헤아릴 수 없다.

어떤 날에는 삐라 120만매와 불순종교선전물 2 250권을 풍선에 매달아 우리측 지역에 날려보내고 있으니 더 말해 무엇하겠는가.

이것들은 례외없이 우리 체제를 악랄하게 비방 중상하고 우리 내부를 와해시키며 주민들을 유혹하기 위한 불순한 흉계를 실현하는데 복종되고 있다.

우리의 최고존엄과 체제에 대한 터무니없는 비방중상과 악랄한 험담으로 관통되여 있는 삐라살포는 북남관계개선을 가로막는 가장 엄중한 적대행위이다.

사태의 심각성은 삐라살포를 비롯한 반공화국심리모략행위를 남조선당국이 직접 조직하고 군사적으로 떠밀어주고 있다는데 있다.

특히 《탈북자》들과 같은 인간 오작품들을 비롯한 민간반동단체들을 내모는 것으로도 부족하여 미국의 악질적인 종교단체들까지 끌어들이고 있다.

남조선에서 《정권》이 수없이 바뀌였지만 지금처럼 당국이 앞장에 서서 분별을 잃고 동족을 함부로 비방 중상하며 불신과 적대감조성에 기승을 부려댄 적은 일찌기 없었다.

최근에는 삐라살포를 《풍선작전》이라는 군사작전으로 명명하고 그 집행을 포병을 비롯한 현지 군무력을 동원하여 내놓고 뒷받침하고 있는 형편이다.

광란적인 반공화국 삐라살포행위로 하여 지금 북남관계는 파국적인 위기국면에로 더 깊이 빠져들고 있다.

우리는 이미 삐라살포는 가장 로골적인 심리전이고 민족적 합의에 대한 엄중한 파기이며 우리에 대한 공공연한 대결과 전쟁도발행위로 된다는 것을 엄숙히 경고한바 있다.

이제는 《풍선작전》을 파탄시키기 위한 우리 군대의 보복타격이 임의의 시각에 임의의 대상에 가해져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일단 삐라살포가 개시되면 우리 역시 심리모략전의 《도발원점과 그 지원 및 지휘세력》을 즉시에 초토화해버리기로 결심한 상태임을 숨기지 않는다.

북남관계를 험악한 지경에로 몰아가고 있으면서도 남조선당국이 마치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천연스럽게 북남관계개선을 부르짖고 있는 것은 안팎이 다른 이중적 행태의 극치로서 우리 군대와 인민의 분노를 하늘 끝에 닿게 하고 있다.

우리는 남측당국자들 특히는 북남고위급접촉에 참가하였던 성원들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지난 2월 14일 북남고위급접촉에서 우리에게 상호비방과 중상을 하지 않겠다고 엄숙히 확약한 이후 과연 그를 지키기 위해 어떻게 노력하였는가.

지금도 눈앞에 생생하고 귀전에 쟁쟁하다.

《신뢰조성으로 남북관계를 개선하려는 대통령의 의지를 믿어 달라.》,《비방과 중상이 남북관계를 악화시키는 기본매개물임을 잘 알고 우리 당국이 저지시킬 것이니 지켜봐달라.》고 하던 남측대표들의 표정과 언사가 그러하다.

우리는 《대통령의지》까지 거들던 그 표정이 간교하였지만 《지켜봐달라.》고 애원하던 그 가련한 목소리에서 진심을 기대했고 실천의지를 애써 믿어보려 하였다.

이룩한 쌍방합의에 따라 우리가 일방적으로 아량과 선의가 담긴 평화적인 조치들을 련속 취한 것도 바로 그 때문이였다.

그러나 흐르는 시간은 남측의 요란스러운 맹약이 얼마나 새빨간 거짓말인가를 만천하에 보여주었다.

다른것은 다 뒤로 미루고 삐라살포만 보아도 그러하다. 회담장에서 남측도 상호비방과 중상이 《신뢰조성》이 아닌 불신과 적대감조성의 근원이라는것을 인정하고 그 중지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해나섰다. 당국선에서 삐라살포를 중지시키겠다고 곱씹어 담보해 나선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남조선당국은 제각기 삐라살포에 매달리던 어중이떠중이들을 《대북풍선단》이라는 전일적인 조직체로 만들었으며 미국과 일본에서까지 모략단체들을 끌어들여 반공화국 심리모략전에 합세하도록 비렬하게 책동해왔다.

이것이 과연 북남관계를 개선하고 화해와 단합을 이루자는 의도에서인가.

북남관계를 주도한다는 《통일부》가 악명높은 동족대결각본인 《5.24대북제재조치》를 해제하라는 민심의 일치한 요구에 대해 아직까지 우리더러 《납득할만 한 조치》를 먼저 보이라는 도발적 망언을 주저없이 내뱉고 있는 것도 우연한 것이 아니다.

북남관계의 개선은 공허한 웨침이나 기만적인 말치레로는 절대로 이루어질 수 없다. 오직 진정성 있는 실천행동으로 가져올 수 있는 민족사적 대업이다.

지금처럼 최고수뇌부의 특명을 받고 나와 이룬 합의까지 헌신짝처럼 내던지는 그런 립장과 자세를 가지고서는 언제가도 북남관계를 개선할 수 없다는 것은 너무나도 자명하다.

남조선당국자들의 뼈 속까지 슴밴 동족대결본색부터 완전히 들어내는 것이 북남관계개선의 제1차적 요구로 될 것이다.

다시 말하여 삐라살포를 비롯한 반공화국 심리모략전행위부터 당장 중지하여야 한다.

그가 누구든 민족의 운명과 장래를 책임진 정치인이라면 민족적 합의를 준수하는데 앞장서야 하며 북남관계개선분위기조성에 유익한 일부터 찾아야 한다.

뒤에서 못된 짓만 골라가며 저지르고 앞에서는 비방 중상을 한 적도, 삐라살포를 묵인한 적도, 비호한 적도 없다고 아닌보살하는 철면피한 행위에 대해 스스로 반성하고 단호히 결별하여야 한다. 하많은 죄 가운데서도 제 민족을 기만하고 욕되게 만드는 것보다 더 큰 죄는 없다.

남조선당국자들은 차지한 권력을 결코 동족의 체제를 거부하고 없는 《인권문제》를 걸고들며 겨레를 전쟁도가니 속에 몰아넣는 타고난 자리로 여겨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는 침략적인 《을지 프리덤 가디언》합동군사연습을 벌려놓은 험악한 상태에서 북남고위급접촉을 재개하자고 한 남조선당국의 불순한 요구를 북남대화를 바라는 온 겨레의 지향을 우롱하는 최대의 죄악으로 여기고 있으며 앞으로 단단히 계산하려고 벼르고 있다.

남조선당국에 다시금 충고한다.

신뢰가 조성되고 진정이 통하면 북남대화는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것이다.

《신뢰조성》은 북남합의 리행에 있으며 진정은 어떤 경우에도 합의를 준수하려는 성실한 자세에서 표현된다.

시간만 허송하는 접촉, 빈말공부에 그치는 대화는 하지 않는 것보다 못하다는 것이 우리의 견해이다.

남조선당국은 입으로 열번백번 북남고위급접촉을 요구하기에 앞서 우리 앞에 나설 초보적인 체모라도 갖추는 것이 더 급선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거듭 확언하지만 삐라살포를 비롯한 반공화국심리모략행위와 같은 동족대결책동을 중지하면 북남대화의 문은 자연히 열리게 될 것이다.

남조선당국의 움직임을 계속 주시해볼 것이다.

주체103(2014)년 9월 13일 
평 양 (끝)

 (수정,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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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동맹의 이름으로 선거개입공작 자행한 미국

 
한미동맹의 이름으로 선거개입공작 자행한 미국<연재> 한호석의 진보담론 (203)
한호석  |  tongil@tongilnews.com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미국의 선거개입공작을 말해주는 서울발 비밀전문 93편 

2007년 11월 13일 <중앙일보>는 이름을 밝히지 않은 주미한국대사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하여 이렇게 보도하였다. “주한미대사관 관계자들과 CIA 한국지부 요원들이 한국의 언론인과 학자 등과 빈번히 접촉하면서 정보를 얻고 있고, 지역 민심을 살피기 위해 직접 지방으로 내려가는 경우도 많다고 들었다. CIA는 한국에서 활동하는 요원을 보강했다는 소문도 있다.” 이 인용문에서 직감할 수 있는 것처럼, 2007년 당시 미국은 주한미국대사관과 중앙정보국 한국지부의 첩보망 및 공작망을 보강하고 총가동하여 대통령선거에 깊숙이 개입하였다. 

이 땅에서 대선이 실시될 적마다 미국은 예외 없이 개입공작을 벌여왔지만, 2007년 대선처럼 미국이 비밀공작역량을 총집중한 적은 없었다. 예를 들면, 2007년 대선기간 중에 주한미국대사관은 직접 여론조사까지 실시하였다. 폭로전문 누리집 위킬릭스(Wikileaks)가 폭로한 서울발 비밀전문들 가운데는 주한미국대사관이 작성자 이름을 적지 않은 채 2007년 7월 20일 본국에 보낸 3급 비밀전문이 있다. ‘후보들의 외교정책에 대한 학생들의 견해(STUDENTS' VIEW ON CANDIDATES' FOREIGN POLICY)’라는 제목이 붙어있는 이 전문은 대학생들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결과를 담은 것이다. 2007년 6월 21일과 7월 5일 주한미국대사관 정치부(Political Section)는 이화대학교, 고려대학교, 서울대학교, 서강대학교, 연세대학교, 한국외국어대학교에 재학 중인 대학생 83명을 대상으로 대권주자들의 외교정책에 관한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미국대사관이 주재국 선거기간에 선거와 관련한 설문조사를 아무런 법적 제재를 받지 않고 버젓이 실시하는 해괴망측한 불법행위를 다른 어느 나라에서 상상이나 할 수 있겠는가! 

위킬릭스가 폭로한, 2007년 한 해 동안 작성된 주한미국대사관 비밀전문들 가운데 대선과 관련된 비밀전문은 무려 93편이나 된다. 2급, 3급 비밀전문과 대내용 일반전문이 93편이므로, 위킬릭스에 노출되지 않은 1급 비밀전문은 또 얼마나 많은지 알 수 없다. 주한미국대사관 정치참사 브라이언 맥피터스(Brian McFeeters)가 작성하고 당시 주한미국대사 알릭잰더 벌쉬바우(Alexander Vershbow)가 서명한 다음 2007년 12월 12일에 본국에 보낸 비밀전문이 있다. ‘12월 19일 대통령선거와 관련된 서울발 2007년도 전문들(SEOUL 2007 CABLES REGARDING DECEMBER 19 PRESIDENTIAL ELECTION)’이라는 제목이 붙어있다. 이 전문은 주한미국대사관이 2007년 한 해 동안 작성하여 본국에 보낸 대선관련 비밀전문목록을 기록한 것이다. 전문에는 “대선후보들과 대선에 관련된 의문을 풀어주는 데 이 목록이 도움을 줄 것”이라고 쓰여 있다. 

93편이나 되는 방대한 비밀전문들은 여섯 갈래로 분류되었다. 대선 관련 주요인물 약력소개(Biographical Sketches), 대사 면담자-후보들 및 대사관 내방자-후보들과의 회동(Ambassador/Embassy Visitors-Candidates Meetings), 최종 경쟁(Final Race), 정당별 경선(Party Primaries), 경쟁 이전 사정(Pre-Race Posturing), 기타사항(Miscellaneous)이다. ‘정당별 경선’에 관한 전문이 35편으로 가장 많고, ‘경쟁 이전 사정’에 관한 전문이 17편, ‘약력소개’에 관한 전문이 8편, ‘최종 경쟁’에 관한 전문이 5편, ‘대사 면담자-후보들 및 대사관 내방자-후보들과의 회동’에 관한 전문이 4편, 그리고 ‘기타사항’에 관한 전문이 24편이다. 또한 월별 작성건수를 살펴보면, 1월 5편, 2월 7편, 3월 8편, 4월 9편, 5월 7편, 6월 10편, 7월 10편, 8월 6편, 9월 7편, 10월 8편, 11월 11편, 12월 5편이다. 이러한 전문작성추세는, 미국의 대선개입공작이 정당별 경선을 초기단계에서 진행하던 6월과 대선열기가 정점에 오르던 11월에 각각 집중되었음을 말해준다. 

벌쉬바우가 작성하여 2007년 7월 20일 본국에 보낸 3급 비밀전문 ‘한국 대통령 선거, 아직도 소용돌이의 정치(ROK PRESIDENTIAL ELECTION: STILL THE POLITICS OF THE VORTEX)’에는 이런 대목이 있다. “두 여중생이 주한미국군 차량에 치어 죽은 사고로 일어난 소용돌이 속에 우리가 처해 있었던 2002년 대선과 전혀 다르게 지금 미국은 소용돌이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가운데 선거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 우리에게 좋은 소식이다. 더욱이 한국의 대미정책은 누가 선거에서 이기든 상관없이 극적으로 바뀌지 않을 것이다.” 

벌쉬바우-이명박 비밀회동에는 동석자가 없었다 

주한미국대사관 정치참사 조섭 윤(Joseph Y. Yun)이 작성하여 2006년 11월 21일 본국에 보낸 2급 비밀전문의 제목은 “이명박은 한국의 차기 대통령인가?(LEE MYUNG-BAK, THE NEXT PRESIDENT OF KOREA?)”이다. 이 비밀전문은 주한미국부대사 빌 스탠튼(Bill Stanton)이 2006년 11월 20일 이명박과 만난 비밀회동에 관해 본국에 보고한 것이다. 그 비밀회동은 남측에서 대선이 실시되기 1년 1개월 전부터 미국의 대선개입공작이 추진되고 있었음을 말해준다. 대권주자 이명박은 주한미국대사관의 대선개입공작 시나리오에 가장 먼저 등장하였다. 비밀전문의 제목이 강하게 암시한 것처럼, 2006년 말에서 2007년 초에 이르는 선거정국 초기부터 미국은 대권주자 이명박을 적극 지지하였다. 

정치참사 조섭 윤이 작성하여 2007년 1월 12일 본국에 보낸 3급 비밀전문 ‘2007년도 한국 대통령 후보자들(2007 ROK PRESIDENTIAL CANDIDATES)’은 그들이 2007년 대선과 관련하여 네 번째로 작성한 비밀전문이다. 2007년 대선의 향방을 전망한 이 비밀전문에 나오는 주요대권주자는 이명박, 박근혜, 고건, 손학규 네 사람이다. 그 때까지만 해도 정동영은 미국의 관심 밖에 있었다. 이 비밀전문에 나오는 대권주자 네 사람에 대한 주한미국대사관의 평가를 보면, 미국이 이명박을 노골적으로 지지하고 있음을 첫 눈에 알 수 있다. “선두주자 이명박, 그를 따라잡을 수 있을까?(Front-runner Lee Myung-bak: Can He Be Caught?)”라는 소제목을 달아놓은 것부터 그렇다. 더욱이 이 비밀전문은 “만일 남측에서 오늘 대통령 선거가 있다면, 모든 지지율 조사에서 40-50%를 얻고 있는 한나라당 후보인 이명박 서울시장이 2위에 오른 한나라당의 박근혜를 따돌리고 압승할 것이다”는 첫 문장으로 시작된다. 

주한미국대사관 정치참사들이 대권주자들 가운데 이명박과 가장 먼저 비밀회동을 가졌을 뿐 아니라, 2007년 대선전망을 논한 첫 비밀전문에서 이명박의 당선 가능성을 그처럼 직설적으로 표현한 것은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니다. 그것은 2007년 8월 20일 한나라당 제9차 전당대회에서 이명박이 공식 대선후보로 지명되기 10개월 전부터 미국이 이명박을 배타적으로 지지하고 있었음을 말해주는 것이며, 2007년 대선에서 그가 반드시 당선되어야 한다는 강한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2007년 대선정국에서 미국이 이명박을 배타적으로 지지하였다는 사실은, 주한미국대사관이 작성한 대선후보들에 대한 비밀전문들 가운데 이명박 관련 비밀전문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사실에서도 입증된다. 이명박 관련 비밀전문은 21편, 정동영 관련 비밀전문은 9편, 이회창과 문국현에 관련 비밀전문은 각각 3편씩이다. 

이명박에 대한 주한미국대사관의 비밀전문은 배타적 지지를 넘어 어느덧 칭송의 경지에 이른다. 작성자 이름이 없이 2007년 2월 2일 본국에 보낸 내부용 일반전문 ‘한국 대선후보 이명박, 보수정치인가 진보심정인가?(ROK PRESIDENTIAL CANDIDATE LEE MYUNG-BAK: CONSERVATIVE POLITICS, PROGRESSIVE HEART?)’에서 주한미국대사관은 이명박을 ‘희망의 지도자(Leader of Hope)’로 칭송하였다. 

벌쉬바우가 작성하여 2007년 2월 15일 본국에 보낸 3급 비밀전문 ‘자격 있고, 준비되고, 선두를 달리는 이명박(LEE MYUNG-BAK: QUALIFIED, READY AND IN FIRST PLACE)’에 따르면, 벌쉬바우는 2007년 2월 13일 이명박과 제1차 비밀회동을 가졌다. 벌쉬바우-이명박 비밀회동은 주한미국대사관저에서 오찬을 겸해 벌어진 단독회동이었다. 주한미국대사가 다른 대권주자들과 만난 비밀회동에는 동석자들이 있었지만, 유독 이명박과 만난 비밀회동에는 동석자가 없었다. 이것은 미국이 그를 차기 남측 대통령으로 강력히 지지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2007년 6월 4일 벌쉬바우는 이명박과 제2차 비밀회동을 가졌다. 벌쉬바우가 작성하여 2007년 6월 5일 본국에 보낸 3급 비밀전문 ‘이명박, 12월까지 순항할까? (LEE MYUNG-BAK: SMOOTH SAILING TILL DECEMBER?)’에 따르면, 이명박은 6월 4일 벌쉬바우를 만난 자리에서 자신이 6월 11일부터 14일까지 워싱턴을 방문하여 콘돌리자 라이스(Condoleezza Rice) 당시 국무장관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이 비밀전문에 달아놓은 ‘논평(comment)’에서 벌쉬바우는 “적어도 지금 그(이명박을 뜻함-옮긴이)는 한국을 선진국 수준으로 이끌고 한국 경제를 활성화할 인물로 널리 인정되었다”고 높이 평가했다. 

벌쉬바우가 이명박의 대선경쟁자로 나중에 등장하게 되는 정동영을 만난 날은 2007년 2월 26일이다. 그 날 오찬을 겸해 진행된 회동에는 국회의원들인 채수찬과 정의용이 동석하였다. 주한미국대사가 11일 전에 이명박을 만날 때는 단독회동을 하였는데 비해, 정동영과 만날 때는 동석자를 합석시킨 것은 미국이 정동영과의 만남에 비중을 두지 않았음을 말해준다. 더 정확히 표현하면, 미국은 정동영을 차기 대통령으로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벌쉬바우가 정동영과 만난 회동결과를 정리하여 2007년 3월 2일 본국에 보낸 비밀전문의 맨 끝에 달아놓은 논평은 정동영의 “지역적 지지, 당내 지지, 그리고 대중적 지지를 보면 그에게는 희망이 별로 없다”는 문장으로 끝난다. 주한미국부대사 스탠튼은 2007년 4월 4일 정동영의 외교정책자문들을 만나 정동영 후보의 대미정책과 대북정책을 파악하였는데, 그 회동결과는 작성자 이름도 밝히지 않은 내부용 일반전문으로 발송하였다. 

벌쉬바우는 왜 박근혜를 가장 먼저 만났을까? 

2007년 대선정국에서 대권주자로 등장한 박근혜에 대해 미국은 어떻게 생각하였을까? 당시 주한미국대사 벌쉬바우는 2007년 2월 5일 박근혜와 제1차 비밀회동을 가졌다. 벌쉬바우는 자신과 박근혜의 제1차 비밀회동결과를 직접 정리한 2급 비밀전문 ‘한나라당 대선후보 박근혜를 만난 대사(THE AMBASSADOR MEETS WITH GNP PRESIDENTIAL CANDIDATE PARK GEUN-HYE)’를 2월 6일 본국에 보냈다. 그 비밀전문 맨 끝에 달아놓은 ‘논평’은 “만일 그녀(박근혜를 뜻함-옮긴이)가 이번 대선에서 지더라도, 그녀는 앞으로 수 년 동안 한국 정치권에서 중심인물로 남아있을 것”이라는 문장으로 끝난다. 이 문장은 미국이 박근혜를 차기 대통령으로 생각하지 않고 있음을 강하게 암시한다. 

박근혜의 당선여부에 대한 주한미국대사관의 그러한 비관적 전망은 2007년 6월 4일에 벌쉬바우-박근혜 제2차 비밀회동 직후에도 나왔다. 벌쉬바우가 작성하여 2007년 6월 5일 본국으로 발송한 3급 비밀전문 ‘자기 원칙에 자신만만한 박근혜(PARK GEUN-HYE REMAINS CONFIDENTE IN HER PRINCIPLES)’에 들어있는 벌쉬바우의 ‘논평’에는 “시간은 그녀(박근혜를 뜻함-옮긴이)의 편에 있지 않으나, 그녀는 절망의 조짐도 경선포기의 조짐도 보여주지 않고 있다”고 쓰여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당시 주한미국대사 벌쉬바우는 가장 유력한 대권주자 이명박과 첫 비밀회동을 가질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여론지지도에서 이명박보다 뒤쳐진 박근혜와 가장 먼저 비밀회동을 가졌다. 2007년 2월 5일 벌쉬바우가 가장 먼저 만난 대권주자는 박근혜였다. 당시 대권주자들에 대한 여론조사결과를 보면, 박근혜는 이명박보다 20-30% 포인트 뒤지고 있었다. 

주한미국대사가 미국이 지지하는 유력한 대권주자 이명박을 먼저 만나지 않고, 여론지지도에서 이명박보다 한참 뒤진 박근혜를 가장 먼저 만난 까닭은 무엇일까?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찾으려면, 벌쉬바우가 박근혜와 만난 비밀회동결과를 직접 정리하여 다음날인 2007년 2월 6일 본국에 보낸 2급 비밀전문 ‘한나라당 대선후보 박근혜를 만난 대사’를 읽어볼 필요가 있다. 그 비밀전문은 벌쉬바우가 박근혜를 가장 먼저 만난 목적이 박근혜가 당내경선에서 이명박에게 지더라도 한나라당을 분열시키지 않겠다는 다짐을 받아두기 위해서였다는 점을 말해준다.

만일 이명박-박근혜의 대권경쟁이 한나라당의 분열로 이어졌더라면, 한나라당 여권후보에 대한 지지표가 둘로 갈려 이명박의 낙선위험이 커졌을 것이다. 이명박-박근혜 대권경쟁에서 이명박이 승리하여 한나라당 대선후보로 확정된 날은 2007년 9월 11일이었는데, 그로부터 7개월 전에 주한미국대사관은 박근혜가 당내경선에서 이명박에게 지더라도 한나라당을 분열시키지 않겠다는 다짐을 받아둠으로써 한나라당의 분열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였던 것이다. 

주한미국부대사 빌 스탠튼은 2007년 3월 29일 대권주자 박근혜의 외교정책자문들을 불러 만찬을 함께하면서 박근혜의 대미정책과 대북정책을 파악하였다. 그 회동결과는 스탠튼 부대사가 작성한 3급 비밀전문으로 본국에 보냈다. 

‘BBK 올무’에서 간신히 벗어난 이명박 

당시 주한미국대사 벌쉬바우가 작성하여 2007년 2월 15일 본국에 보낸 3급 비밀전문 ‘자격 있고, 준비되고, 선두를 달리는 이명박(LEE MYUNG-BAK: QUALIFIED, READY AND IN FIRST PLACE)’에 따르면, 2007년 2월 13일 벌쉬바우-이명박 제1차 비밀회동에서 벌쉬바우는 이명박의 선거운동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면서, “만일 당신을 공격하는 선거운동(negative campaigning)이 제어할 수 없게 되는 경우”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물었다. 이명박은 자신만만하게 “공개될 만한 어떤 기록이나 정보에 대해서도 염려하지 않는다고 단언하였다.” 

그러나 벌쉬바우가 우려했던 것처럼, 2007년 대선정국에서 경쟁열이 뜨거워지자 이명박의 부패혐의가 언론에 폭로되기 시작하였다. 2007년 7월 20일 본국에 보낸 3급 비밀전문 ‘한국 대통령 선거, 아직도 소용돌이의 정치’에서 벌쉬바우는 “제대로 되어가던 모든 일들이 망가지고 말았다. 한 달 전만 해도 당선이 확실한 후보로 보였으나 지금은 봉급수령자가 어떻게 그처럼 커다란 개인재산을 긁어모을 수 있었느냐 하는 문제를 중심으로 줄줄이 터져 나오는 부패혐의를 다루어야 하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희생자”가 되었다고 탄식하였다. 벌쉬바우가 5개월 전에 있었던 이명박과의 비밀회동에서 우려하였던 것처럼, 이명박이 정적들로부터 치명적인 부패혐의공격을 받는 위기상황이 조성된 것이다. 

만일 2007년 대선정국을 뒤흔들었던 BBK 주가조작사건의 ‘몸통’이 이명박이라는 세간의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더라면, 이명박은 치명상을 입고 낙선하였을 것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BBK 주가조작사건과 관련된 이명박의 부패혐의를 말해주는 여러 가지 사실들이 언론에 폭로되었는데도, 검찰과 특검은 이명박에 대한 무혐의 처리로 사건을 종결시켰다. 하지만 올해 대선에서 정권교체가 실현되는 경우, 2013년에 출범할 새 정권은 수많은 의혹에 쌓인 이명박의 부패혐의를 재수사하게 될 것이다. 

정치참사 조섭 윤이 작성하여 2007년 8월 22일 본국에 보낸 3급 비밀전문 ‘12월을 겨눈 한나라당 후보 이명박(GNP CANDIDATE LEE MYUNG-BAK TAKES AIM TOWARD DECEMBER)’에는 이런 대목이 있다. “이명박은 강력한 선거운동을 밀고 나갈 것이나, 그의 재산비리에 대한 혐의가 커다란 문제로 남아있다. 집권진영 후보자들은 자기들이 이명박을 쉽게 끌어내릴 수 있다고 큰 소리를 치고 있다. 하지만 이명박의 지지기반이 점점 대단하게 보이기 때문에 지금 그런 소리는 빈말처럼 보인다.” 

위의 비밀전문이 작성된 2007년 8월 하순으로 돌아가서 위의 문장을 다시 읽어보면 전혀 사실과 맞지 않는다. 당시 이명박은 BBK 주가조작사건의 ‘몸통’이라는 강력한 의혹을 받고 최악의 궁지에 몰려 있었다. 그렇게 된 까닭은 2007년 8월 17일 <한겨레>가 BBK 주가조작사건으로 나중에 실형을 받은 김경준과 대담하면서 이명박이 BBK의 실제 소유주라는 김경준의 주장을 대서특필하였기 때문이다. 당시 상황이 그러했는데도, 주한미국대사관은 BBK 주가조작사건 연루의혹이 빈말처럼 보인다고 하였다. 주한미국대사관이 세상에 전혀 알려지지 않은 어떤 비밀요인을 알고 있지 않고서는 그런 말을 남길 수 없는 일이다. 

정치참사 조섭 윤은 2007년 9월 14일 본국에 보낸 3급 비밀전문 ‘“행운아 이명박”이 12월에 이길 것이라고 말하는 최고 정치분석가(TOP POLITICAL ANALYST "LUCKY LEE" WILL WIN DECEMBER)’에 첨부한 ‘논평’에 이렇게 적었다. “이명박에 대한 박성민(아래에 다시 등장하는 유명한 정치분석가-옮긴이)의 최저 평가는  몇 가지 재정비리를 숨기고 있는 듯이 보이지만, 투표자 대부분은 그를 한국 경제를 살릴 대선후보로이명박이, 그리고 앞으로 5년 동안 한국을 이끌 최선의 대안인물로 바라보기 때문에 그의 비리를 눈감아줄 준비가 되어 있다.” 

세 종류의 비밀회동이 더 드러났다 

미국의 대선개입공작에서 절정은 주한미국대사가 대선후보와 직접 만나는 비밀회동이지만, 그들의 대선개입공작은 주한미국대사와 대선후보의 비밀회동에서 그친 것이 아니다. 정치참사 조섭 윤이 작성하여 2007년 10월 5일 본국에 보낸 3급 비밀전문 ‘온라인 덕을 보는 보수후보(CONSERVATIVE CANDIDATE MAKES ONLINE GAINS)’에 “정치참사들이 최근 며칠 동안 선거대책본부 실무진, 정치인, 선거전문가들 대다수를 만났다”는 표현이 나온 것을 보면, 주한미국대사관의 대선개입공작이 얼마나 폭넓게 자행되었는지를 알 수 있다. 위킬릭스에 폭로된 93편 비밀전문들에는 세 가지 유형의 비밀회동이 나타난다. 

첫째, 주한미국대사관은 대권주자와 비밀회동을 가진 것은 물론 대권주자 정책자문도 접촉하였다. 2007년 2월 5일에 있었던 벌쉬바우-박근혜 제1차 비밀회동 직전에 주한미국대사관 정치참사들이 이명박의 정책자문들, 정동영의 정책자문들과 각각 만난 비밀회동결과를 보고하기 위해 작성한 정보문건들이 있다. 그 비밀전문은 두 편으로 작성되어 같은 날 본국으로 전송되었는데, 작성자 이름이 쓰여 있지 않은 채, 2007년 2월 2일에 본국으로 발송한 3급 비밀전문 제목은 ‘한국 대선후보 이명박: 보수정치인가 진보심성인가?’이다. 역시 문건작성자 이름이 쓰여 있지 않은 채, 같은 날 본국에 보낸 3급 비밀전문 제목은 ‘대권 바라는 정동영, 경쟁자인가 지지율 저조한 후보인가?(PRESIDENTIAL HOPEFUL CHUNG DONG-YOUNG: CONTENDER OR ALSO-RAN?’)이다. 이 두 비밀전문은 내용을 읽어볼 필요도 없이, 제목만 봐도 그 내용을 알 수 있다. 

둘째, 주한미국대사관은 대선후보의 실무급 보좌관도 접촉하였다. 정치참사 조섭 윤이 작성하여 2007년 9월 18일 본국에 보낸 3급 비밀전문 ‘경선에서 이긴 이명박, 무슨 일이 남았나?(LEE WINS PRIMARY, WHAT NEXT?)’는, 조섭 윤이 2007년 9월 13일 이명박 후보의 보좌관인 임성빈을 비롯한 다른 실무급 보좌관들을 만나 이명박 선거대책본부가 어떤 인맥으로 구성될 것인지를 파악하였음을 말해준다. 

셋째, 주한미국대사관은 정치분석가와 언론인도 접촉하였다. 정치참사 조섭 윤이 작성하여 2007년 9월 14일 본국에 보낸 3급 비밀전문 ‘12월에 이길 것이라고 말하는 최고 정치분석가, “행운아 이명박”’에는 “대사관의 가장 믿을 만하고 정확한 연락선들 가운데 하나(one of the Embassy's most reliable and accurate contacts)”라고 지칭한 특별한 인물이 실명으로 등장한다. 정치참사 조섭 윤으로부터 “한국 정치에 대한 그의 파악과 한국 사회의 ‘흐름’을 분석하는 그의 능력은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은 ‘최고 정치분석가’는 1991년 이후 지금까지 20여 년 동안 정치컨설팅회사 ‘민기획’의 대표로 활동해온 박성민이다. 이명박이 한나라당 대선후보로 지명된 이튿날인 2007년 9월 12일 박성민은 주한미국대사관 정치참사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명박 후보를 ‘행운아’라고 부르면서 그가 12월 19일 대통령 선거에서 이길 것이라고 단언하였다. 

정치참사 조섭 윤이 작성하여 2007년 9월 19일 본국에 보낸 3급 비밀전문 ‘한나라당의 승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는 KBS 선임특파원들(SENIOR KBS CORRESPONDENTS SEE GNP's VICTORY INEVITABLE)’에는 “대사관의 빈번한 연락선(frequent Embassy contact)”이며, “KBS에서 최고참이고 훌륭한 기자들 중의 한 사람”이라고 높이 평가한 고대영이 등장한다. 그는 당시 KBS 해설위원이었고 나중에 보도본부장으로 승진한 경력이 있다. 고대영도 위에 나온 박성민과 마찬가지로 이명박이 대선에서 이길 것으로 확언하였다.

미국의 선거개입공작 끝장내고 이 땅의 국민주권 회복할 때 

미국이 자행한 선거개입공작의 기본방향은 미국이 차기 대통령으로 지지하는 대권주자에게 유리한 대선정국을 조성하고, 미국이 차기 대통령으로 바라지 않는 대권주자에게 불리한 대선정국을 조성하는 것이다. 

첫째, 미국이 지지하는 대권주자의 정치기반이 분열되지 않도록 사전조치를 취하는 것과 미국이 거부하는 대권주자의 정치기반이 분열되도록 사전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2007년 대선정국에서 미국은 이명박-박근혜의 대권경쟁을 분열요인으로 우려하였지만, 2012년 대선정국에서는 박근혜가 여권대선후보로 독주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어서 여권분열요인은 없다. 

2012년 대선정국에서 미국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여권분열이 아니라 야권연대다. 지금 한창 진행 중인 총선정국에서 입증된 것처럼, 2012년 대선정국의 향방을 결정지을 위력한 요인은 통합진보당과 민주통합당의 야권연대라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올해 미국의 대선개입공작은 통합진보당과 민주통합당의 야권연대를 무력화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미국의 대선개입공작이 어떻게 야권연대를 무력화할 수 있을까? 미국은 야권연대 자체를 깨뜨리지는 못할 것이므로, 국민적 인기도가 높은 야권성향 인물을 대선에 출마시킴으로써 야권단일후보의 지지표를 갉아먹게 하는 대선개입공작을 추진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둘째, 미국이 지지하는 대권주자가 정적들의 공세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사전조치를 취하는 것과 미국이 거부하는 대권주자가 정적들의 공세로 치명상을 입도록 사전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지금 이명박 정권은 민간인 불법사찰사건으로 최악의 궁지에 몰렸다. 이대로 간다면, 대권주자 박근혜에 대한 지지율은 민간인 불법사찰사건으로 추락할 것이다. 따라서 미국은 민간인 불법사찰사건이 더 확대되지 않도록 조기에 수습하는 대선개입공작을 추진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미국이 이 땅에서 집요하고 치밀하게 선거개입공작을 자행하지만, 미국이 통제하지 못하는 돌발적인 사건이 일어나 선거판세를 뒤엎을 때는 미국의 선거개입공작이 파탄되는 경우도 있다. 예컨대, 미국의 선거개입공작이 파탄된 2002년 대선이 그런 경우다. 벌쉬바우가 작성하여 2007년 7월 20일 본국에 보낸 3급 비밀전문 ‘한국 대통령 선거, 아직도 소용돌이의 정치’에서 “두 여중생이 주한미국군 차량에 치어 죽은 사고로 일어난 소용돌이 속에 우리가 있었던 2002년 대선과 전혀 다르게 지금 미국은 소용돌이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가운데 선거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 우리에게 좋은 소식”이라고 지적한 것은 2002년 대선에서 미국의 선거개입공작이 파탄되었음을 말해준다. 

2002년 대선에서 미국의 선거개입공작을 파탄시킨 것은, 벌쉬바우의 표현을 빌리면, ‘두 여중생이 주한미국군 차량에 치어 죽은 사고로 일어난 소용돌이’였다. 그가 소용돌이라고 표현하였던 격변은, 주한미국군의 살인범죄를 무죄로 판결하고 살인범을 미국으로 빼돌린 폭거를 보고 격분한 이 땅의 대중들이 주한미국대사관 앞으로 몰려가 반미구호를 외쳤던 대중투쟁이었다. 대중의 거대한 ‘촛불바다’가 미국의 선거개입공작을 파탄시켰던 것이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미국의 선거개입공작은 이 땅의 국민주권을 유린하는 불법행위다. 국민주권을 유린하는 불법행위자들인 주한미국대사를 비롯한 미국 외교관들은 국내법과 국제법을 모두 위반하였으므로 당연히 추방되어야 하고, 미국 중앙정보국 한국지부는 불법단체이므로 당연히 해체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 땅에서 선거개입 불법행위를 자행한 미국은 아무런 비난도 제재도 받지 않는다. 주한미국대사관은 마치 총독부처럼 초법적 존재로 군림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된 까닭은, 한미관계가 ‘한미동맹’이라는 지배-예속관계에 묶여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미국은 한미동맹의 이름으로 선거개입공작을 자행하고, 남측의 친미정권은 한미동맹의 이름으로 미국의 선거개입공작을 허용하는 전대미문의 주권유린 불법행위가 무려 64년 동안이나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 땅의 국민주권을 유린해온 불법행위의 온상인 한미동맹을 해체하고 한미관계를 정상화할 때, 이 땅의 국민들은 미국에게 64년 동안 유린당해온 주권을 회복할 수 있다. 이 땅의 국민들이 미국의 국민주권 유린행위를 허용한 친미정권을 심판할 때, 그리하여 한미동맹을 해체하고 한미관계를 정상화하는 진보정권을 세울 때, 미국은 이 땅의 국민주권을 더 이상 유린하지 못하게 될 것이고 이 땅의 국민들은 자기의 주권을 회복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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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담배 가지고 장난치지 마라

 
정부는 담배 가지고 장난치지 마라
 
부자감세 50조, 부족한 세수 담배값 인상
 
임두만 | 2014-09-13 10:37:53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1. 정부가 2015년 1월1일부터 담배값을 2,000원 인상하는 것을 골자로 한 ‘흡연률 줄이기’에 나선다고 한다. 즉 정부의 발표는 담배값 인상이 아니라 ‘흡연률을 줄이기 위해 나선 정책’이라는 거다. 정말 그런가? 정부가 이토록 국민건강을 위하여 좋은 정책을 추진하는 것인가? 그렇다면 이 정부는 참 좋은 정부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은 한나라당 대표인이던 지난 2005년 9월, 노무현 전 대통령과 가진 청와대 회담에서 노무현 정부의 담배값 인상 추진에 대해 “소주와 담배는 서민이 애용하는 것 아닌가. 국민이 절망하고 있”고 말함으로 담배값 인상에 반대했다.

담배로 인해 망치는 국민들의 건강 때문에 매년 건강보험이 막대한 적자가 나고, 개인도 금전적 정신적 육체적 손실을 보고 있으므로 담배값을 인상해야 한다는 정부의 책임자가 야당일 때는 그것을 몰랐다는 것인가? 그래서 지난 2006년 노무현 정부가 담배값을 500원 인상하겠다고 했을 때 당시 한나라당이던 박근혜 정당은 공식적으로 성명서까지 내면서 반대했었나? 박근혜 대통령은 물론 이번 담배값 인상 정책의 핵심 책임자인 최경환 재경부 장관, 현 여당의 대표인 김무성 의원도 반대표를 던졌나?

지난 2006년 9월 11일 당시 한나라당 보건복지위원회는 “국민의 뜻을 거스르는 세수확충 목적의 담배값 인상에 반대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 성명서는 “정부의 주장은 담배값 인상의 주 목적이 흡연율 감소와 국민건강증진보다는 애초부터 부족한 세수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었음을 자백하는 것”이라고 시작한다.
 
그리고는 “정부는 과거 담배값 인상을 통해 흡연율이 감소되었다고 연일 선전을 하고 있지만, 복지부 최근 설문조사 결과를 입수해 확인한 결과 금연자의 92.1%는 건강 염려 등 가격 이외의 요인 때문에 금연을 한 것이며 ‘경제적 이유’라고 답한 7.9% 가운데 얼마나 담배값 인상의 직접적 영향을 받은 것인지는 불명확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한다.

이의 근거로 한나라당이 자체조사한 여론조사 결과도 인용한다. 당시 여론조사결과는 “정부가 담배값 인상을 시도하는 목적은 세수확충이라는 응답자가 62.1%에 달했으며, 국민건강증진이라고 답한 사람은 26.6%에 불과했다”며 “담배가격 인상은 저소득층의 소득 역진성을 심화시키며 밀수와 사재기 등 심각한 사회적 부작용을 초래하며 물가상승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하는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또 마지막으로 “흡연율 감소의 효과도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민의 뜻에 거스르면서 세수확충의 목적 아래 이뤄지는 정부의 담배값 인상 시도에 대해 한나라당 보건복지위원회 위원 일동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는 바이다.”라고 못박고 있다.
 
2006년의 한나라당은 이처럼 정부가 담배값을 인상하려는 것은 세수확충 목표라고 몰아부치고 서민들의 고혈을 짜서 세수를 확보하려는 작태를 중단하라고 질타했다. 이랬던 이들이 지금은 담배값을 2,000원 올리면 흡연률이 전체 8%가 줄어들어 성인 흡연률은 35%수준이 될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담배값을 500원도 아니고 무려 2,000원, 약 80% 인상하겠단다.
 
그런데 2006년 한나라당이 조사했다는 여론조사 발표와 마찬가지로 지금도 '금연의 확대는 본인 건강을 위하여'란 응답이 압도적이다. 최근 복지부가 진행한 자체 설문조사에서도 “담배를 끊은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 요인(6.2%)이 아닌 본인과 가족의 건강(69.9%)”으로 나타난 것이 이를 증명한다. 정부 스스로 내놓은 자료와 정부 발표가 다른 명백한 증거다.

2. 담배값은 총액의 62%가 세금이다. 담배소비세, 지방교육세 등 거의 대부분이 지방세다. 쉽게 말하면 2,500원짜리 담배 한 갑의 생산비 유통비 판매마진은 총액이 940원 정도이고 나머지가 세금이다. 세분하면 담배소비세 641원, 지방교육세 320원, 국민건강증진부담금 354원, 부가가치세 227원, 폐기물부담금 7원이므로 세금 합계가 1564원이다. 이중 961원이 지방세이므로 지방은 사실상 담배소비 권장을 하기도 하는 우스운 일도 있다.
 
현재도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중 담배소비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높다. 지방세의 평균 2위다. 그래서 담배 소비세에 대한 지역 자치단체의 관심은 굉장히 높은 편이다. 때문에 출향한 향우들에게 ‘고향에다 세금을 내지는 못해도 고향담배를 사주는 것이 고향을 돕는 것’이란 ‘내고장 담배사기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서울 강남구나 서초구는 금연도로도 즐비하다. 이 자치단체는 담배로 거둬들이는 세금이 아니라도 재정자립에 별 하자가 없다. 그러나 노원 관악 금천 등은 금연로가 매우 드물다. 이들 자치단체는 담배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새수의 2위이기 때문이다.

앞서 거론했지만 농촌 자치단체는 지금도 암암리에 '고향담배팔아주기운동'을 향우회 등을 통해 한다. 이 때문에 흡연가들은 일부러 자신의 고향에서 담배를 구매하여 택배로 배달받기도 했다. 지금은 공개적으로 이런 운동을 하면 여론의 질타를 받기 때문에 하지 않고 있지만 실제로 현재도 암암리에 ‘내고장 담배사기 운동’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3. 지난 이명박 정부부터 현 박근혜 정부까지 정부가 세법개정을 통해 법인세 및 종부세 등 재벌과 부자들에게 감면해 준 세금은 실제 계산이 어려울 정도다. 이 때문에 지난 2013년 정기국회에서 현 새정치연합 설훈 의원은 기재부가 제출한 자료를 분석, 2008년부터 2012년 사이에 국내 10대그룹의 공제ㆍ감면 혜택이 10조6000억 원이라고 발표했다.

실제로 기획재정부가 2012년 10월 2일 발표한 자료를 놓고 당시 기획재정부 세제실 관계자는 “2008년 세법개정을 통해서 소득세율 2% 인하하고 법인세율 3~5% 인하한 효과만 따질 경우에도 2008~2012년간 줄어든 세수는 노무현 정권 당시 보다 88조 7000억 원이며, 이 같은 소득세율 및 법인세율 인하로 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한 대기업과 고소득층이 누린 감세 혜택분은 이명박 정권 5년 동안 총액기준으로 52조 1000억 원”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현재 하루에 담배 한 갑을 피는 사람이 연간 부담하는 담뱃세는 57만 원, 하지만 2000원이 오르게 되면, 이 사람이 내는 세금은 130만 원이 된다. 130만 원은 연봉 5000만 원 봉급자의 연간 소득세와 같은 수준이다. 이렇게 되면 연봉 3,000만 원 이하로 소득세를 면제 받아도 그가 흡연자일 경우 연봉 5,000만 원 고소득 직장인과 같은 직접세를 부담하는 것이다.
 
실제 흡연자 분포를 보면 이는 더 확실하다. 흡연자는 저소득층이 고소득층보다 월등히 많다. 질병관리본부와 국림암센타 등에서 발표한 자료들을 보면 이는 더 확연하다. 흡연자들의 교육수준은 고졸, 전문대졸 이상, 중졸, 초등학교졸의 순으로 나타났는데 대졸이상의 학력자는 흡연률이 가장 낮다.
 
특히 질병관리본부가 전국 253개 기초자치단체(보건소)의 만 19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2012년 지역사회건강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흡연율은 42.6%~51.3% 사이에 분포한다. 지난 5년간(2008~2012) 큰 변화 없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서울(42.6%), 울산(44.5%)은 낮은 편이나 강원(49.9%), 제주(49.4%)는 높다.

기초단체로 보면 경기 과천시(33.3%), 경기 성남시 분당구(34.7%), 서울 서초구(35.3%) 양천구(39.4%), 강남구(39.6%), 송파구(39.7%) 등의 흡연률은 충북 음성군(60.4%), 강원 태백시(58.4%), 강원 양양군(57.7%)에 비하면 현저하게 낮다.
 
서울로만 봐도 강남권과 강북권의 차이는 확연하다. 현재흡연율이 가장 높은 곳은 성북구로 49.1%다. 이어 종로구(48.7%), 은평구(47.5%), 중구(47.0%), 노원구(46.4%), 강북구(45.9%), 중랑구(44.8%), 금천구(44.8%), 성동구(44.3%), 광진구(44.1%) 등의 순으로, 흡연율 1∼10위 가운데 금천구를 뺀 9개 구가 모두 강북지역이었다. 하지만 금천구는 지역만 한강 이남이지 사실상 빈곤층 밀집지역이다. 결국 담배세 인상은 저소득층이 부담한 세금으로 고소득층에게 깎아 준 세금을 보충하겠다는 의사가 확연하다.
 
4. 얼마 전 전국 시장·군수·구청장 226명은 “지자체 재정으로 복지비 부담을 감당하기가 한계에 이르렀다”며 “국비 추가 지원을 해주지 않으면 ‘복지 디폴트(Default·지급 불능)’를 선언해 중앙정부의 복지 정책을 이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자체들은 올 7월부터 시행에 들어간 기초연금의 국고 지원 비율을 현행 77%에서 90% 이상으로 높이고, 지방소비세율도 11%에서 16%로 인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를 들어주려면 결국 세금을 더 거둬야 한다. 증세란 얘기다. 그런데 내년 예산안도 적자 예산안이다. 즉 세입규모가 세출규모를 한참 밑돈다. 따라서 이를 상쇄하려면 이명박 정권에서 시작된 부자감세 규모의 원위치밖에 없다. 하지만 이 정권은 재벌과 부자들의 조세저항을 견딜 재간이 없다. 그러니 만만한 게 빈곤층이다. 하지만 빈곤층은 세금을 더 낼 여력이 없다. 결국 빈곤층에게 뜯어갈 수 있는 세금이란 게 담배세와 주세다.

정부는 담배값 2,000원 인상으로 추가될 세수분을 연간 약 2조 8천억 정도를 추산하고 있다. 이 금액은 위에 언급한 설훈 의원의 자료에 나타난 재벌의 법인세 감면액과 거의 정확히 일치한다.

설 의원은 이명박 정부가 감면해 준 재벌 법인세가 2008년부터 2012년 사이에 국내 10대그룹의 공제ㆍ감면 혜택이 10조6000억 원이라고 했다. 4년 10조 6,000억이면 연간 약 2조 6,500억 정도다. 담배값 인상으로 생길 세수분 약 2조 8000억과 거의 맞춤으로 유사하다.
 
따라서 이런 모든 상황을 종합할 때 이 정부는 저소득층 빈곤층 저학력층의 국민들에게서 세금을 뜯어 재벌에게 깎아주고 구멍난 재정을 보충하려는 것이다. 이 엄연한 사실을 금연정책, 국민보건증진, 건강보험재정적자 운운의 거짓으로 뭉뚱그리고 있다.

그리고 언론들은 정부의 이런 거짓말을 앵무새처럼 반복하므로 정부가 담배값을 올리는 것은 곧 강력한 금연정책이라고 믿게 만든다. 정부와 언론은 담배가지고 장난치지 마라. 야당은 이 장난에 놀아나지 말라.

정말 정부가 강력한 금연정책으로 흡연률을 낮추려 한다면 담배를 유해물질로, 담배 제조업을 유해물질 재조업으로, 담배 판매업을 유해물질 판매업으로 분류하고, 편의점 등에서 판매할 수 없도록 하라. WTO 또는 FTA협정 때문에 수입금지조치가 어렵다면 그렇게라도 해야 한다. 그게 진정성이다. 가격정책으로 꼼수 부리지 말라. 그 꼼수는 이미 구멍난 세수 빈곤층에게 뜯어다 채우려는 거라는 진실이 이처럼 명백하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28&table=c_flower911&uid=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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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세·자동차세도 두배 인상…'서민 증세' 논란

주민세·자동차세도 두배 인상…'서민 증세' 논란

담뱃값 인상 발표 하루 만에 또 서민 주머니 털기

 
임경구 기자 2014.09.12 17:25:20

 

 
정부가 담뱃값 2000원 인상 추진에 이어 주민세와 영업용 자동차세를 대폭 인상키로 했다. 정부가 이틀 새 대규모 증세 방안을 쏟아내자 '서민 증세' 논란이 더욱 가열되고 있다.
 
안전행정부는 12일 지방세기본법, 지방세법, 지방세특례제한법 등 지방세 관련 3법 개정안을 15일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전국 시군구에 따라 1인당 2000원~1만 원, 평균 4620원이 부과되는 주민세는 향후 2년간 1만 원 이상~2만 원 미만으로 대폭 인상된다. 
 
법인의 주민세도 과세구간을 현 5단계에서 9단계로 세분화하고 2년에 걸쳐 100% 인상키로 했다. 대신 기업부담을 줄이기 위해 세부담 상한제가 도입된다.
 
소득과 무관하게 세대주에게 동일한 액수로 일괄 부과되는 주민세 인상은 저소득층이나 서민에게 상대적으로 더 큰 부담이 된다.
 
자동차세도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내년에는 50%, 2016년에는 75%, 2017년에 100%까지 올릴 방침이다. 다만 15인승 이하 서민 생계형 승합자동차는 인상 대상에서 제외되고, 1t 이하 화물자동차는 연간 6600원에서 1만 원으로 3년에 걸쳐 올리기로 했다.
 
이 같은 조치로 정부는 내년을 기준으로 주민세 인상에 따라 1800억 원, 자동차세 인상으로 600억 원, 지역자원시설세 인상으로 1100억 원가량 세수가 확충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는 "자치단체의 복지 및 안전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불가피한 조처"라고 설명했다. 주민세와 자동차세 등 지방세가 10년이 넘게 조정되지 않아 자치단체들이 늘어나는 재정 수요를 감당하기 힘들어진 현실을 반영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가 지방세 인상, 간접세 인상이라는 손쉬운 방법으로 세수 부족과 지자체의 '복지 디폴트' 원성을 우회하려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자체 재정 악화에는 지난해 정부의 주택거래 취득세율 영구 인하로 연간 2조4000억 원에 이르는 세수가 감소한 게 결정타였다.
 
'서민 증세' 논란이 거세지자 새누리당은 지방세와 담뱃값 등의 인상폭에 대해선 추가 검토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새누리당 박대출 대변인은 "세금 인상의 불가피성은 인정되지만 그 폭이 국민들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인지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국회에 제출되면 구체적 인상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협의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박수현 대변인은 "지하경제 양성화와 음성적 세원 발굴로 복지재원이 충당하다고 큰소리치던 박근혜 정부는 사과 없이 서민들에게 부담을 더하고 있다"며 "이번 지방세 개편 예고는 서민들의 호주머니를 털겠다는 협박통보"라고 했다. 박 대변인은 "부자감세 철회 등 선행 조건이 이뤄지지 않는 상태에서 서민 증세는 반대"라고 했다.
 
정의당도 "지방재정 파탄은 부자감세와 부동산 경기 활성화라는 명목 하에 이뤄진 취득세 감면 등에 있다"며 "담뱃값 인상에 이어 서민의 주머니를 터는 식의 증세만 이어질 경우 국민들의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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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훈 선거법 무죄는 성공한 수사방해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4/09/13 07:50
  • 수정일
    2014/09/13 07:50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원세훈 선거법 무죄는 성공한 수사방해
 
청-국정원-검찰-경찰-언론이 합작한 조직적 수사방해의 결과
 
육근성 | 2014-09-12 12:27:23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국정원 대선개입’ 혐의로 기소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1심 판결이 나왔다. ‘무죄 같은 유죄, 유죄같은 무죄’ 선고다. 국정원법 위반은 유죄이지만, 선거법 위반은 무죄란다. 전형적인 정치적인 판결이다. 재판부(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는 국정원 심리전단의 댓글과 트위터 활동에 대해 국정원이 정치적 중립을 위반한 것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선거개입 행위에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정권 도와준 ‘꼬리자르기’ 판결
 
특정 정당과 후보에게 유리한 여론조성에 개입한 시점이 선거 직전이라면 국정원법 위만 뿐 아니라 선거법 위반에도 해당된다고 봐야 한다. 두 혐의는 별개가 아니라 서로 연동하는 경합 관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재판부는 둘로 분리해 국정원법 위반은 맞지만 선거법 위반은 아니라는 판결을 내놓은 것이다.

이번 재판의 핵심은 선거법 위반 여부였다. 하지만 재판부는 비교적 파장이 적은 국정원법 위반 사실은 인정하는 대신 정치적 후폭풍이 거셀 수밖에 없는 선거법 위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해 정권의 짐을 덜어줬다. 꼬리자르기 판결이자 정권 봐주기 판결이다. 법원이 힘 있는 국가기관 앞에 맥을 추지 못한다는 한계를 드러낸 것이다.

수사 비협조, 진술 번복, 부인, 잡아떼기, 버티기, 짜고 치는 위증, 여기에 청와대와 법무부, 국정원 등의 증거인멸 짬짜미 등 지속적이고 치밀한 수사방해가 있어왔다. 권력 앞에 서면 작아지는 사법부의 현주소가 보태지면서 만들어진 결과가 ‘선거법 무죄’다.


채동욱 총장 취임 이후 활발해진 수사

집요한 수사방해 공작은 일찍부터 시작됐다. 2012년 12월 11일 국정원 댓글사건이 세상에 알져지자 경찰은 불과 5일 후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해 “국정원 여직원 노트북에서 댓글 흔적 발견 못했다”고 주장했다. 대선 3일 전이었다. 하지만 사건 수사를 맡은 권은희 수사과장은 정치 관련 글을 올리고 찬반을 표시한 증거를 발견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2012년 4월 4일 ‘검찰 신뢰 재건’이라는 과제를 안고 채동욱 검찰총장이 취임한다. 이명박 정권이 추천한 인물로 박근혜 정권은 탐탁하게 여기지 않았다. 채 총장이 취임하면서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수사는 활기를 띤다. 취임 2주 만에 윤석열 여주지청장을 팀장으로 하는 특별수사팀이 꾸려졌다.
 
그달 20일 권은희 전 수사과장은 “수사를 축소하라는 윗선의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한다. 특별수사팀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국정원 직원, 경찰청을 압수수색한 결과 다수의 혐의사실과 증거를 찾아냈다. 노트북 데이터 등 핵심 증거물이 삭제된 정황도 포착했다. 특검은 6월 14일 원세훈 전 원장을 선거법 및 국정원법 위반으로, 김용판 전 경찰청장을 선거법 위반과 경찰공무원법 위반으로 기소하기에 이른다.


수사 본격화되자 ‘채동욱 찍어내기’에 돌입

이 무렵 채 총장과 수사팀을 발해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된다. 청와대 총무비서관실과 민정수석실, 국정원 등이 ‘채동욱 찍어내기’ 작전에 돌입한 것이다. 서초구청 국장, 국민건강보험 과장, 강남교육지원청 교육장, 경찰 반포지구대 등도 이 작전의 수행에 동원됐다. 채 총장과 임 여인 뿐 아니라 혼외자 채군에 대한 신상정보가 불법으로 수집된다. 국가기관이 대놓고 위법을 저지른 것이다.

윤석열 특별수사팀에게 채 총장은 외풍을 막아주는 울타리였다. 수사가 속도를 내면서 원세훈-김용판 공판준비기일이 잡혔다. 권은희 수사과장은 국정조사에 출석해 김용판 전 청장의 외압사실을 증언했고, 8월 말 원세훈-김용판 첫 공판이 열렸다. 국정원 대선개입 진상이 상당부분 밝혀질 것으로 기대되는 순간이었다.

이때 수사를 방해하기 위한 ‘비장의 카드’가 공개된다. 원세훈 첫 공판이 열린 6일 뒤였다. 9월 6일 조선일보가 채 총장 혼외아들과 채군의 어머니 임씨에 대한 의혹을 집중 보도했다. 이 ‘특종’은 조중동과 종편을 중심으로 연일 확대 재생산돼 신문과 방송은 관련 기사로 도배된다. 그 다음 황교안 법무부장관이 나선다. 9월 13일 채 총장 혼외자식 의혹에 대한 감찰을 지시했고, 이에 맞춰 조중동과 종편은 채 총장이 부도덕하다며 사퇴가 마땅하다고 목청을 높였다. 마지막에 박 대통령이 등장해 채 총장 사표를 수리했다.


윤석열 팀장의 마지막 강수, 국정원과 격돌
 
채 총장이 왜 찍혀나갔는지 잘 아는 윤석열 팀장은 자신이 자리에 오래 버티지 못할 것임을 직감했을 게다. 그래서 수사에 속도를 낸다. 10월 15일 직속상관인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에게 국정원 직원 4명을 압수수색하기 위한 영장청구가 필요하다고 보고한다. 하지만 조 지검장은 “야당에게 유리한 일”이라며 반대했다. 하지만 윤 팀장은 일을 강행한다.

2013년 10월 17일. 진상을 밝히려는 특별수사팀과 이를 막으려는 국정원이 크게 격돌한 날이다. 결과는 수사팀의 완패였다. 채 총장 없는 특별수사팀이 정치검찰과 한통속이 돼 공격하는 국정원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오전 7시 국정원 직원 4명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3명을 체포하자 국정원은 “체포에 대해 사전 통보 안 한 것은 국정원법 위반”이라며 검찰에 강력하게 항의했다. 조영곤 지검장은 윤석열 팀장에게 석방하라고 지시한다.

윤 팀장은 조 지검장의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 그러자 조 지검장은 그날 오후 6시 윤 팀장을 직무에서 배제시킨다. 수사팀에서 몰아낸 것이다. 그날 밤 9시경 국정원 직원들이 석방됐다. 제대로 조사하지도 못한 채 풀어줘야만 했다. 수사팀이 이들만이라도 제대로 조사했더라면 어땠을까. 양상은 크게 달라졌을 것이다. 

체포됐던 국정원 직원 한명(심리전단 5팀/SNS담당)의 네이버 계정 메일함의 이메일 첨부파일에서 국정원 직원들이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트위터 계정 수백 개와 1년간 활동 내역이 담긴 문서를 찾아냈다. 또 이 팀이 사용한 트위터 계정, 직원 이름, 게시글 파일 등이 들어 있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 문서를 “내가 쓴 게 맞다”라는 당사자의 확인증언이 필요한 ‘진술증거’로 보고 증거효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제 메일함에 들어 있는 문서인데도 ‘누가 쓴 건지 모른다’고 우기는 ‘황당한 오리발’을 재판부가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다.


성공한 수사방해, 실해한 수사… 묻히는 진상
 
체포한 한 명에게서 나온 정황증거가 그 정도였다면 국정원 직원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가 진행됐을 경우 진상을 밝힐 수 있는 빼도 박도 못할 결정적 증거뿐 아니라 또 다른 유력한 진술도다수 확보됐을 것이다. 안타까울 뿐이다.

‘보호 울타리’가 제거된 상태에서 ‘국정원직원 체포’라는 최후의 카드를 빼어든 윤석열 팀장은 결국 징계에 회부됐다. 윤 팀장과 박형철 부팀장은 징계를 받아 직접 수사보다 항고사건 처리를 주로 맡는 관계로 한직으로 인식되고 있는 지방 고검으로 좌천됐다.

지난 2월 김용판 전 서울청장에 대한 무죄 판결에 이어 나온 원세훈 전 국정원장 선거법 위반 무죄 선고. 결국 청와대-국정원-검·경-언론이 합력한 수사방해는 성공하고 말았다. 법원이 저들의 수사방해를 합법화시켜준 셈이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22&table=c_aujourdhui&uid=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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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익효수' 어떻게 됐지?... 아직도 고민중인 검찰

원세훈 1심 판결 때까지 여전히 진행중... 검찰 "조만간 기소, 적용 법조 고민중"

14.09.12 18:42l최종 업데이트 14.09.12 19:35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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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시인사이드>에 ID 좌익효수가 올린 댓글의 일부 목록. 그는 "홍어 종자 절라디언들은 죽여버려야 한다"는 등 저질스런 용어를 사용하며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글을 올렸을 뿐 아니라, 여성을 비하하는 내용도 다수 올렸다.
ⓒ 이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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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소 1년 3개월만인 11일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등에게 1심 판결이 나오면서 국정원 사건에 대한 사법적 판단이 한 마디를 끊은 것처럼 보이지만,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조차 하지 않은 사건이 있다. 바로 인터넷 아이디 '좌익효수' 사건이다.

2012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인터넷 댓글로 야당정치인·좌파·호남·여성 등에 무차별 폭언을 퍼부은 국정원 직원 '좌익효수' 기소를 놓고 검찰은 여전히 '고민중'이다. 국정원 사건 제보자는 추가기소까지 하며 처벌에 열의를 보였던 검찰이 '좌익효수'에겐 너무나도 신중한 모습이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관계자는 12일 '좌익효수' 처리를 묻는 질문에 "조만간 기소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어떤 법을 적용할지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며 "그가 국정원 직원은 맞지만 심리전단이 아니라 수사부서 소속이어서, 국정원법 위반으로 기소하는 데에 고민이 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김용판·원세훈 모두 판결날 때까지... 검찰은 "고민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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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11월부터 2012년 11월까지 국정원 직원이 '좌익효수'라는 아이디로 디시인사이드 등에 야당·좌파·호남·여성을 모욕하고 비하하는 글을 올렸다. 하지만 검찰은 이 사건에 대해 1년3개월 넘게 고민만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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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설명은 모욕죄 또는 명예훼손은 모르겠지만, 국정원법을 적용하는 게 간단치 않다는 취지다. 이 관계자의 말 속에는 검찰이 해당 직원의 행위를 다분히 국정원 직원으로서가 아니라 '개인적 일탈 행위'로 보고 있음을 내포하고 있다. 국정원법 9조 2항 2호는 국정원 직원이 '직위를 이용해' 정당 또는 정치인에 대한 지지·반대 의견을 유포하는 걸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은 이 고민을 너무 오래했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특별수사팀이 이 사건 수사를 시작한 시기는 지난해 6월 원 전 원장 기소를 준비할 때다. 당시 국정원 직원이 2011년 11월부터 2012년 11월까지 '좌익효수'라는 아이디로 디시인사이드 등에 야당·좌파·호남·여성을 모욕하고 비하하는 글을 올린 사실을 파악했고, 죄질이 매우 안 좋다고 판단한 수사팀은 심리전단 직원들과 별도로 처리할 방침을 정했다.

그러나 원래 팀장이던 윤석열 여주지청장이 '항명 파동'으로 물러나고 수사팀이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으면서, 이 사건은 현재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부(부장 김동주)가 맡고 있다. 검찰은 약 1년만인 지난 6월 말에야 해당 직원을 소환해 조사했다.

고소·고발 내용을 수사에 반영하기 위해서라고 하더라도 속도가 매우 느리다. 통합진보당 광주시당이 고발한 게 지난해 7월이고, 인터넷방송 진행자 '망치부인' 이경선씨가 고소한 시기는 같은 해 10월이다. '좌익효수'는 이미 지난해 7월 말 문제가 된 게시물을 모두 삭제하고 탈퇴했다.

검찰의 이런 움직임은 국정원 사건 제보자인 전직 국정원 직원을 보강수사와 추가기소까지 하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던 것과 상반된다. 수사팀은 지난해 6월 국정원 심리전단의 사이버 활동을 야당에 제보한 전직 국정원 간부 김상욱씨를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기소했다. 이후 사건을 넘겨받은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이현철)는 지난해 12월 김씨에게 국가정보원직원법 위반과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추가했다.

11일 원 전 원장 등 전직 수뇌부에 대한 판결은 공직선거법 부분은 무죄가 나기는 했지만 국정원법 부분은 유죄가 나왔다. 심리전단 직원들의 행동이 국정원 직원으로서 해서는 안되는 중대한 범죄라는 것이다. 그런데 검찰은 훨씬 더 죄질이 안 좋은 게시글을 올렸던 국정원 직원에 대해서는 1년3개월 넘게 고민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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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을 가로막은 9월 8일 미군진주

해방을 가로막은 9월 8일 미군진주
 
 
 
김성훈 우리사회연구소 상임연구원
기사입력: 2014/09/12 [23:10]  최종편집: ⓒ 자주민보
 
 

9월 8일은 미군이 주둔한 지 69년이 되는 날이다.

 

일본군의 무장해제를 명분으로 한반도의 38선 이남에 들어온 미군은 우리 민족에게 ‘해방’이 아니라 ‘강점’에 이은 분단과 비극적인 전쟁의 원인을 제공하였다. 미군주둔 69년은 곧 분단 69년이기도 하다. 미군의 주둔은 결과적으로 일제로부터 해방된 기쁨과 ‘새 조국 건설’을 향한 열망에 찬물을 끼얹었고 희망과 꿈을 송두리째 앗아가 버렸다.

 

69년 전 9월 8일, 과연 이 땅에 무슨 일이 있었던가. 이를 자세히 살펴보자.

 

1945년 9월 8일, 일본 경찰에 맞아 죽은 우리 민족

 

1945년 9월 8일, 미군이 인천에 상륙했다. 4만 5천여 명에 달하는 미군은 전투기의 엄호 아래 장갑차를 앞세우고 완전무장을 한 상태였다.

 

많은 인천시민들은 미군을 환영하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 그러나 인천시민들의 앞에 나타는 것은 8월 15일 무조건 항복을 선언, 패망한 일본의 경찰병력이었고, 심지어 그들은 ‘경비구역’을 침범했다는 이유로 인천시민들에게 총탄을 퍼붓는 만행을 저질렀다. 이 사건으로 권병권과 이석구 등 2명이 일본 경찰의 총격을 받아 사망하고 10여명의 사람들이 부상을 입었다.

 

어째서 해방된 인천 시민이 패망한 일본 경찰의 총탄에 맞아 죽는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발생했는가. 그 이유는 태평양 미군 사령관이었던 맥아더가 조선 총독 아베에게 미군이 상륙할 때까지 일제가 치안을 유지하고 행정기구를 그대로 존속시키라는 지시를 내렸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조선총독부는 일본군과 경찰력을 동원해 민중들의 정치활동과 시위, 집회를 탄압하였으며 심지어 시위대에 기관총을 발포하기도 했다.

 

<그림 1> 1945년 9월 9일, 항복서명 직후 서울을 빠져나가는 일본군의 모습. 여전히 무장해제 당하지 않았다.

 

 

미국은 우리 민족에 대한 일본 경찰의 발포를 두둔하였다. 9월 8일, 미군진주과정에 사망한 유족들은 발포한 일본경찰을 미군정에 고소했다. 그러나 군사재판에서 미군은 ‘일본 경찰이 폴리스 라인을 넘은 인천시민들에 총격을 가한 것은 정당했다’고 판결했다. 미군의 인천 상륙과 당일 발생한 총격 사건은 우리민족 앞에 펼쳐질 운명을 압축적으로 보여준 하나의 상징이다.

 

민족 자주독립국가 건설을 부정한 미군

 

38선 이남에 진주한 미군의 역할은 9월 7일, 미군이 발표한 포고문 제1호 ‘조선인민에게 고함’에 노골적으로 드러나 있다. 그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일본의 천황과 일본정부의 이름으로, 또한 일본제국 총사령부의 명령 및 이름을 서명한 항복문서가 규정하는 바에 의해 본인이 지휘하는 승전군은 오늘 북위 38도선 이남의 조선 영토를 점령한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여러분의 적극적인 협력과 복종이 요구된다.

본관은 태평양 방면 미 육군 총사령관으로서 본관에게 부여된 권한으로써 이에 북위 38도선 이남의 조선 및 조선 인민에 대한 군정을 펴면서 다음과 같은 점령에 관한 조건을 포고한다.

제2조 정부, 공공단체 및 기타의 명예직원과 고용인, 또는 공익사업, 공중위생을 포함한 전 공공사업 기관에 종사하는 유급 또는 무급 직원과 고용인 그리고 기타 제반 중요한 사업에 종사하는 자는 별도의 명령이 있을 때까지 종래의 정상기능과 업무를 수행할 것이며 모든 기록 및 재산을 보호보존하여야 한다.

 

제3조 모든 주민은 본관 및 본관의 권한 하에서 발표한 일체의 명령에 즉각 복종하여야한다. 점령군에 대한 반항행위 또는 공공의 안녕을 교란하는 행위를 감행하는 자에 대해서는 가차없이 엄벌에 처할 것이다.

 

제4조 제군(諸君)의 재산소유권리는 존중하겠다. 제군은 내가 명령할 때까지 제군의 적당한 직업에 종사하라.

제6조 앞으로 모든 포고, 법령, 규약, 고시, 지시 및 조례는 본관 또는 본관의 권한 하에서 발포될 것이며, 주민이 이행해야 할 사항들을 명기하게 될 것이다.

 

일본 요코하마에서 1945년 9월 7일

태평양방면 미 육군 총사령관 육군대장 더글라스 맥아더’

 

미군은 “승전군은 오늘 북위 38도선 이남의 조선 영토를 점령”한다는 맥아더의 포고령과 같이, 스스로를 해방자가 아니라 점령자로 규정했다.

 

그러나 미군이 점령자가 되는 이유는 단지 이 때문만은 아니다. 미군정은 인민위원회 건설을 통해 자주 독립국가 건설에 박차를 가하던 여운형 등 우리 민족의 활동을 제3조, “점령군에 대한 반항행위 또는 공공의 안녕을 교란하는 행위”로 규정하여 완전히 부정하였다.

 

당시 해방 조선에는 이미 독립정부기관이 건설된 상태였다. 1944년 건국동맹을 결성한 여운형은 일본이 항복을 선언한 8월 15일 아침, 엔도 정무총감과 회담을 통해 행정권 인수 의사를 밝혔다. 총독부는 여운형이 제시한 조건들을 주저없이 수락하였으며, 여운형은 그날 저녁 건국동맹을 중심으로 건국준비위원회(건준)를 조직하였다. 실제로 8월 17일 조선총독부는 치안유지권, 방송국 등 각 언론기관 등을 건준에 일괄 이양하였다.

 

건준은 전국에 걸쳐 지부를 건설하였고 후에 인민위원회로 전환하였으며 건준을 거치지 않고 직접 인민위원회를 건설하는 지역도 많았다. 지방인민위원회는 사실상 자기 지역을 실질적으로 통치하였으며 주민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그 결과 해방 후 한 달도 안 된 9월 6일 전국에서 모인 천여 명의 대표들은 서울에서 ‘조선인민공화국’ 창건을 선포할 수 있었다. 이처럼 당시 우리 민중은 신속하게 일제 식민통치를 붕괴시키고 국가기구를 건설하였다.

 

그러나 미군은 일제 식민통치기구를 그대로 존속시키고 이를 군정통치에 이용하였다.

 

미군은 일제 잔재를 소탕하기는커녕 오히려 포고령 제2조에 의해 해방과 더불어 줄행랑을 쳤던 친일파들이 현장으로 복귀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었으며, 제4조를 통해 우리 민족의 피로 얼룩진 민족 반역자와 일본인의 재산까지 보장해 주었다.

 

게다가 주둔군 사령관 하지는 일제 통치기구가 가장 효과적인 운영방법이기 때문에 그대로 이용한다고 공개적으로 말했다. 1945년 9월 16일 매일신보에 의하면, 하지는 ‘전 조선 총독이 가지던 직권과 권리를 나 자신, 즉 군정장관 아놀드가 장악하고 있다’고 하였다. 미 국무부도 주둔군 사령관 하지에게 ‘첫째, 조선의 통치방식은 일제의 통치방식을 계승할 것, 둘째, 일제의 군사, 경찰, 관료기구를 그대로 넘겨받을 것, 셋째, 조선에 대한 분열정책을 최대한 유효하게 실시할 것’을 명령하였다.

 

일제 식민통치기구를 그대로 이어받은 미군은 관리들도 일본인, 친일파를 그대로 유임시켰고 나중에 자문역할을 하게 하였다. 김성수와 같은 대지주 출신 친일파가 친미파로 화려하게 변신한 것도 이 때다.

 

미군정은 법률도 일제시대 법률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1945년 11월 2일, 미군정은 군정법령 제21호를 통해 ‘종래의 모든 법령 또는 구조선정부(총독부)가 발포하고 효력을 가지는 규칙, 명령, 고시 등은 모두 그 효력을 계속 가진다’고 공포하였다. 이에 따라 일제시대 정치집회금지법, 선동문서통제령, 치안유지법 등의 식민통치 법령이 그대로 유지되었다.

 

이러한 사실들은 당시 미군이 일제를 대신한 새로운 관리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뚜렷하게 알려주고 있다.

 

치밀한 계획 하에 이루어진 한반도 분할 점령

 

이러한 일련의 미군 주둔 과정은 1945년 8월 15일, 일왕의 무조건 항복 선언 이전부터 치밀하게 계획된 것이었다.

 

1940년대에 접어들면서 일본의 패망이 확실해지자 강대국들 사이에는 일본 본토와 식민지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하기 시작했다. 당연히 한반도에 대한 처리문제도 중요하게 다루어 졌다.

 

1942년, 미국은 일본이 패전하면 한반도를 신탁통치하려는 구상을 세우고 이듬해 카이로선언(1943.11)에서 ‘일정한 절차를 밟아 조선을 자유 및 독립 국가로 할 결의를 가진다’고 하였다. 여기서 “일정한 절차”란 다름 아닌 신탁통치를 말한다.

 

1945년 8월 8일, 유럽지역에서 독-소 전쟁을 끝낸 소련이 대일선전포고와 더불어 만주의 관동군을 격파하며 파죽지세로 몰려오자 일본은 8월 10일 새벽, 히로히토의 지위를 보장해주는 조건으로 연합국에 항복의사를 통보하였다. 그리고 15일 무조건 항복 선언을 방송에 내보냈다.

 

미국은 발빠르게 행동했다. 당시 미국은 한반도에서 960km나 떨어진 오키나와에 겨우 도달한 상태였고, 그해 11월 초에나 큐슈에 상륙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그대로 간다면 한반도 전체를 소련에게 넘겨줄 형편이었다.

 

그래서 미국이 내놓은 대책이 바로 ‘일반명령 제1호’이다. 일반명령 제1호의 주요 내용은 북위 38도선 이북의 일본군은 소련에게 항복하고, 이남의 일본군은 미국에게 항복하며, 다른 무장단체에는 항복하지 말 것 등이다. 결국 미국과 소련에는 항복을 하지만, 만주의 조선인 항일부대에는 항복하지 말란 내용인 셈이다. 결과적으로 이 명령서는 우리 민족의 자주독립 의지를 철저히 부정한 명령이었다.

 

진정한 ‘해방’을 향하여

 

이런 사실을 종합해보면 당시 한반도 이남지역은 일본에서 미국으로 통치 주체만 바뀌었을 뿐 진정한 독립을 이루지 못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 민족은 1945년 8월 15일 일제의 패망에도 불구하고 진정한 광복을 이루지 못한 셈이다.

 

69년 전 우리 민족을 비극으로 몰아넣었던 미국의 한반도 분할 점령 구상은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주한미군은 여전히 서울의 한복판, 용산에 주둔하고 있으며, 국내 미군 기지는 미국의 세계전략을 위한 대북, 대중, 대러 전초기지로 사용되고 있다.

 

진정한 해방은 무엇으로 이루어지는가. 그것은 민족사가 말해주는 바와 같이 분단을 극복하고 외국 군대의 비정상적 주둔 상황을 해소하는 것으로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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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부장판사, '원세훈 판결' 실명 비판

"재판부는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한다"
현직 부장판사, '원세훈 판결' 실명 비판

[전문] 수원지법 성남지원 김동진 부장판사, 내부게시판에 글 올려... 대법원 삭제

14.09.12 12:18l최종 업데이트 14.09.12 13:36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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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장 밝히는 원세훈 국정원 대선 개입 혐의로 기소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2년 6월, 자격정지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 받은 뒤 취재기자들에게 둘러싸여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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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전 현직 부장판사가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의 1심 판결을 두고 법원 내부게시판에서 실명으로 비판하는 글을 올려 파문이 일고 있다. 수시간 동안 내부게시판에 있던 이 글은 대법원이 직권으로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법부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 만큼, 국정원 대선개입사건 재판 결과의 파장은 좀처럼 잦아들지 않을 전망이다.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김동진(45)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7시쯤 법원 내부 전산망인 '코트넷'에 A5용지 다섯 쪽에 달하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제목은 '법치주의는 죽었다'였다.

김 부장판사는 이 글에서 '국정원법상 정치개입이지만, 공직선거법상 선거운동은 아니다'란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이범균)의 판단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도대체 선거개입과 관련 없는 정치개입은 뭘 말하는 것이냐"며 "이렇게 기계적이고 도식적인 형식논리가 국민들을 납득시킬 수 있는가, 이것은 궤변"이라고 지적했다.

또 "판사와 검사의 책무는 법치주의를 수호하는 것"이라며 "이 판결은 '정의'를 위한 판결일까?"라고 의문을 드러냈다. 김 부장판사는 "재판장이 고등법원 부장판사 승진심사를 목전에 앞두고 입신영달에 중점을 둔 '사심' 가득한 판결이라고 생각한다"며 "내가 이 글을 쓰게 된 근본적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원세훈 전 원장의 판결을 '지록위마(指鹿爲馬·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한다'는 뜻으로, 힘을 가진 자가 윗사람도 농락하면서까지 권세를 휘두르는 것을 비유)'란 고사성어에 빗댔다. 국정원이 2012년 대선 때 불법적인 개입행위를 했던 점들이 "객관적으로 낱낱이 드러났고, 삼척동자도 다 아는 자명한 사실"인데 재판부만 다른 결론을 내렸다는 얘기였다. 

김 부장판사는 "사법부가 국민들의 상식과 순리에 어긋나는 '지록위마의 판결'을 할 때마다 국민들은 절망한다"며 이번 재판 결과의 모순을 거듭 꼬집었다. 그는 끝으로 "누군가 나를 '좌익판사'라고 매도한다면, 그러한 편견은 정중히 사양하겠다"며 "나는 판사로서 대한민국 법치주의 몰락에 관하여 말할 뿐"이라고 밝혔다. 

이 글은 오전 11시 현재 게시판에서 찾아볼 수 없다. 대법원이 직권으로 김 부장판사의 글을 삭제했다고 알려졌다.

김 부장판사는 지난 2012년 대법원의 판결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글을 코트넷에 올리기도 했다. 그는 자신이 한우원산지를 속인 유통업자들에게 유죄를 선고했던 '횡성한우 원산지표기 사건' 결과가 대법원에서 뒤집혀 무죄가 확정되자 "대법원은 교조주의에 빠져있다"고 비판했다. 김 부장판사는 이 일로 서면 경고를 받았다.

다음은 그가 12일 오전 코트넷에 올린 글의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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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진 부장판사
ⓒ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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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치주의는 죽었다.

판사와 검사의 책무는 법치주의를 수호하는 것이다. 선거에 의하여 다수의 지지를 얻은 정권은 때때로 힘에 의한 '패도정치'를 추구한다. 소수의 권력자들이 국가의 핵심기능을 좌지우지하고, 법에 의한 통치가 아니라 권력자들의 마음 내키는 대로 통치를 하는 경우에는, 그것이 아무리 다수결의 선택이라고 하더라도 헌법정신의 한 축인 '법치주의'를 유린하는 것이다.

헌법이 판사와 검사의 독립성을 보장해주면서 "법과 양심에 따라 재판에 임하라"고 하는 준엄한 책무를 양 어깨에 지운 것은, 판사와 검사는 정치권력과 결탁하지 아니한 채 묵묵히 '정의실현'의 길을 걸어야 한다는 대의명분이 전제돼 있는 것이다. 국민들이 판사와 검사에게 '신뢰'를 부여한다면, 우리들은 그것을 고마운 마음으로 받아들이며 우리들의 심연에 있는 출세욕, 재물욕, 공명심과 같은 인간으로서의 모든 사심을 떨쳐버려야 한다.

그런데 현재의 나는 대한민국의 법치주의가 죽어가는 상황을 보고 있다.

2013년 9월부터 올해의 이 순간까지 다수의 지지를 받고 있는 현 정권은 '법치정치'가 아니라 '패도정치'를 추구하고 있으며, 그런 과정에서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하여 고군분투한 소수의 양심적인 검사들은 모두 제거하였다. 국정원의 선거개입에 관하여 의연하게 꿋꿋한 수사를 진행하였던 전임 검찰총장은 사생활의 스캔들이 꼬투리가 되어 정권에 의하여 축출되었다. 2013년 9월부터 10월까지 검사들을 비롯한 모든 법조인들은 공포심에 사로잡혀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국정원의 선거개입을 밝히려고 했던 검사들은 모두 쫓겨났고 오히려 국정원의 선거개입을 덮으려는 입장의 공안부 소속 검사들이 국정원 댓글사건의 수사를 지휘하게 되었다. 한 마디로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며, 대한민국의 역사와 관련된 중요한 재판이 한 편의 '쇼'로 전락하는 순간이었다. 각종 언론은 이런 상황을 옹호하면서 나팔수 역할을 하였다. 내가 바라본 2013년의 가을은 대한민국의 법치주의가 죽어가기 시작한 암울한 시기였다.

2014년 4월 16일에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였다. 당연히 구조됐어야 할 수많은 사람들이 어이없게 죽었다. 인명구조를 담당한 해경의 대응에 직무유기적인 형사책임의 요소가 있었으므로, 마땅히 그런 내용에 초점을 맞추어 언론 보도가 이루어져야 했고, 또한 검찰이 선장과 선원 등을 수사함에 있어서도 해경의 구조 담당자들을 아울러 수사했어야 했다. 

그런데 법치주의 정신에 입각해보면 당연히 진행돼야 할 이러한 과정들이 정권에 의하여 차단이 되었고, 국민들은 현 정권이 뭔가를 은폐한다는 의혹을 품은 가운데 사태가 커지는 형국으로 전개되었다. 6·4 지방선거와 7·30 재보궐선거에서 현 정권이 승리하면서 이런 기세는 한풀 꺾였지만, 세월호 유족들은 아직도 민간기구(특별조사위원회)에게 수사권과 공소권을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법치주의 시스템을 신뢰하지 않는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는 어제 국정원 댓글 판결을 선고하였다. 2012년 대통령선거 당시에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정치개입'을 한 것은 맞지만 '선거개입'을 한 것은 아니라고 하면서 공직선거에 관한 무죄판결을 선고하였다. 그리고 위법적인 개입행위에 관하여 말로는 엄벌이 필요하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동기참작 등의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슬쩍 집행유예로 끝내 버렸다.

나는 어이가 없어서 판결문을 찾아 출력한 다음 퇴근시간 이후에 사무실에서 정독을 하였다. 판결문은 204쪽에 걸친 장문인데, 주로 개별적인 증거들의 취사선택에 관하여 장황하게 적혀 있고, 행위책임을 강조한다는 원론적인 선언이 군데군데 눈에 띄며,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선거개입의 목적'에 대한 입증이 부족하다고 하면서 공직선거법위반죄를 무죄로 선고하였다.

판결문을 모두 읽은 후에 나는 이런 의문이 생겼다.

(1) 2012년은 대통령선거가 있었던 해인데, 원세훈 국정원장의 계속적인 지시 아래 국정원 직원들이 조직적인 댓글공작을 했다면 그것은 '정치개입'인 동시에 '선거개입'이라고 말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도대체 '선거개입'과 관련이 없는 '정치개입'이라는 것은 뭘 말하는 것일까? 이렇게 기계적이고 도식적인 형식논리가 국민들을 납득시킬 수 있는 것일까? - 이것은 궤변이다!

(2) 판결문의 표현을 떠나서 재판장 스스로 가슴에 손을 얹고 양심에 따라 독백을 할 때, 정말로 그렇게 생각할까? '원세훈 국정원장에게 선거개입의 목적이 없었다니...' 허허~~ 헛웃음이 나온다.

(3) 재판장은 판결의 결론을 왜 이렇게 내렸을까? 국정원법위반죄가 유죄임에도 불구하고 원세훈 국정원장에 대하여 집행유예를 선고하였으니, 실질적인 처벌은 없는 셈이다. 대통령선거가 있었던 해에 국정원장이 정치적 중립의무를 저버리고 커다란 잘못을 저질렀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처리해도 되는 것인가? 이 판결은 '정의'를 위한 판결일까? 그렇지 않으면, 재판장이 고등법원 부장판사 승진심사를 목전에 앞두고 입신영달에 중점을 둔 '사심' 가득한 판결일까?... 나는 후자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내가 이 글을 쓰게 된 근본적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

다시 돌아와서, 판사님들과 법원 가족들에게 고사 성어 하나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중국의 고사 성어에는 '지록위마'라는 말이 있다. 그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진시황이 죽은 후 환관 조고는 권력을 잡고서 허수아비 왕 호해에게 사슴을 바치면서 "말입니다"라고 말했다. 왕인 호해는 "왜 사슴을 가리키면서 말이라고 합니까?"라고 말하며 신하들에게 물어보았는데, 대부분의 신하들이 조고의 편을 들면서 "말이 맞습니다"라고 말했다. 단지, 몇 명의 신하들만이 "말이 아니라 사슴입니다"라고 진실을 말했는데, 환관 조고는 나중에 진실을 말했던 그 신하들을 모두 죽여버렸다.

한 마디로 말하겠다. 나는 어제 있었던 서울중앙지법의 국정원 댓글판결은 '지록위마의 판결'이라고 생각한다. 국정원이 2012년 당시 대통령선거에 대하여 불법적인 개입행위를 했던 점들은 객관적으로 낱낱이 드러났고, 삼척동자도 다 아는 자명한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명백한 범죄사실에 대하여 담당 재판부만 "선거개입이 아니다"라고 결론을 내렸다. 이것이 지록위마가 아니면 무엇인가? 담당 재판부는 '사슴'을 가리키면서 '말'이라고 말하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국민들은 대한민국의 사법시스템을 신뢰하지 않고 있다. 2013년에 형사정책연구원이 성인남녀 177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법집행의 공정성에 대한 국민의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6.3%가 "돈과 권력이 많으면 법을 위반해도 처벌을 받지 않는다"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우리 사회에서 분쟁을 해결하는 데 유용한 수단으로 "법"을 꼽은 응답자는 43%로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심지어 3년 전에 전국의 성인남녀 2937명을 대상으로 한 법률소비자연맹의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42%가 "법을 지키면 손해"라고 대답해 법치주의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법부가 국민들의 상식과 순리에 어긋나는 '지록위마의 판결'을 할 때마다, 국민들은 절망한다. 지인들은 나에게 말하기를 "제발 상식이 통하는 사회에서 살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한다. 국민들은 더 큰 "뭔가"를 원하는 것도 아니다. 제발 상식과 순리가 통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논어에 '무신불립'이란 말이 있다. 신뢰가 없는 곳에는 국가가 존립할 수 없다는 뜻이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 덧붙이고자 한다. 나는 2012년 대통령선거 당시에 여당 야당 중 어느 쪽도 지지하지 않았다. 누군가 "편 가르기" 풍조에 입각하여 나를 향하여 "좌익판사"라고 매도한다면, 그러한 편견은 정중히 사양하겠다. 나는 판사로서, 대한민국의 법치주의 몰락에 관하여 말하고자 할 뿐이다. 법치주의 수호는 판사에게 주어진 헌법상의 책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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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국정원장 판결, ‘부정선거에 대한 면죄부는 계속되고 있었다’

 
외신은 보도한 ‘원세훈 판결-박근혜’ 조선일보에는 없었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 판결, ‘부정선거에 대한 면죄부는 계속되고 있었다’
 
임병도 | 2014-09-12 08:54:02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대선개입에 대한 1심 판결에서 정치관여를 금지한 '국정원법'은 유죄를 공무원의 직위를 이용한 '공직선거법 위반'은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 (재판장 이범균)은 국정원 심리전단의 댓글 활동은 국정원의 직무행위에 해당되지 않으며 정치 관여 활동을 지시했기 때문에 유죄를 선고했지만, 구체적으로 선거운동을 지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선거법 위반은 아니라고 판결했습니다. 

서울중앙지법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게 징역 2년 6월,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습니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1심 판결 소식이 알려지자 국내외 언론에서 이를 분석하는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와 조선일보의 보도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 조선일보- 대선개입 무죄, 15개월간 국가혼란만 키워'

조선일보는 원세훈 전 원장의 판결 다음날인 9월 12일 1면 톱뉴스로 원세훈 전 원장의 소식을 다뤘습니다. 
 

 

 

조선일보는 1면에 <'국정원 댓글' 원세훈 대선개입 무죄>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조선일보의 1면을 접한 사람이라면 원세훈이 지시한 국정원의 댓글 활동과 대선이 완전히 무관하다는 느낌을 받았을 것입니다. 

굵은 글씨로 '대선개입 무죄'만 강조한 조선일보의 1면 제목은 국정원의 정치개입은 없었다는 왜곡적인 모습까지 느끼게 하였습니다. 

조선일보는 1면에 이어 4면에서는 왜 이런 제목의 기사를 썼는지 그 속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조선일보는 4면에서 <검찰의 무리한 선거법 적용,, 15개월 국가혼란만 키워>라는 제목의 기사를 배치했습니다. 

이 제목이 말하는 의미는 지난 대선에서 끊임없이 논란이 된 '선거 부정'은 없었으며, 이때문에 15개월 동안 한국이 혼란 속에서만 빠져 있었다는 질책성 보도였습니다. 1


특히 조선일보는 당시 황교안 법무장관의 '선거법 혐의 적용은 무리'라는 의견을 무시한 채동욱 검찰총장 수사팀의 반발이 갈등을 초래했을 뿐만 아니라,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과장의 진술과 수사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조선일보는 3면에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멱살 잡힌 모습의 사진을 배치하고, 그 밑에 <이범균 판사 찾아내서 죽이겠다. 진보성향 방청객들 고성, 몸싸움>이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배치했습니다.

이 사진과 기사의 제목을 읽은 사람이라면 진보와 야당지지자들은 원세훈 전 원장에 대한 법원 판결을 논리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과격한 행동으로 반발하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조선일보는 원세훈 전 원장에 대한 공직선거법 무죄는 당연하며, 그동안 부정선거를 주장한 진보와 야당의 논리는 이로써 말도 안 되는 소리에 불과하다는 결론을 독자에게 강조했습니다. 


'뉴욕타임스- 박근혜에게 정치적 부담을 덜어줬다' 

미국시각으로 9월 11일 <전직 한국 국정원장, 진보파 비방 온라인 캠페인에 유죄>라는 제목의 기사가 뉴욕타임스 온라인판에 올라왔습니다. 2
 

 

 

 

 

뉴욕타임스의 기사는 조선일보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뉴욕타임스는 '대선개입 무죄'라는 말이 아니라 '국내정치를 금하는 법을 어긴 것에 대한 유죄를 선고받았다'며 국정원의 정치개입 유죄 소식을 제일 먼저 다뤘습니다. 

이어서 뉴욕타임스는 국정원의 댓글 활동을 상세히 설명하면서 검찰의 입장을 구체적으로 보도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재판부가 판결에서 밝혔던 "(국정원의 정치 개입)이것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심각한 범죄이다"라는 말을 인용하여, 국정원의 정치개입 자체가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범죄 행위라는 사실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국정원의 이번 댓글 활동뿐만 아니라 과거 정치 공작과 사이버사령부의 정치 개입 행위까지 언급했으며, 최근 몇 달 동안 이루어진 간첩사건의 증거가 조작된 적도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원세훈 전 원장의 판결을 다룬 뉴욕타임스와 조선일보의 가장 큰 차이는 '박근혜'라는 단어입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판결이 '박 대통령에 대해 심각할 수도 있는 정치적 책임의 부담을 덜어줬다'고 보도했습니다. 

조선일보는 1면, 3면, 4면과 그리고 사설에서까지 언급했던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판결 기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이라는 단어를 거의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3

조선일보는 뉴욕타임스가 분석했던 '선거법 무죄= 수혜자 박근혜'라는 내용을 보도하지 않음으로 누구나 알 수 있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판결을 의도적으로 회피했습니다. 


' 부정선거에 대한 면죄부는 계속되고 있었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공직선거법 무죄 판결을 보면서, 지금 청와대에 있는 김기춘 비서실장의 과거와 너무 유사하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은 1992년 대선을 앞두고 초원 복집 사건으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무혐의 처리됐고, 원세훈 전 원장도 공직선거법은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이 두 사람의 가장 큰 특징은 '정권을 쟁취하는 방법으로 국가기관을 통한 불법을 자행했다'는 점입니다. 

원세훈 전 원장도 2012년 국정원 부서장 회의에서 "종북좌파들이 북한과 연계해 다시 정권을 잡으러 하는 데, 확실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국정원이 없어진다"며 단순한 댓글 활동이 아닌 정권을 쟁취하기 위한 활동으로 국정원이 움직였음을 드러냈습니다. 


우리가 이번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판결에서 까맣게 잊고 있는 사실 하나가 있습니다. 바로 국정원 댓글 활동이 선거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입니다.

 

 

 

18대 대통령 선거를 불과 사흘 앞둔 12월 16일은 국정원 댓글 사건이 최대 선거 쟁점이었습니다. 이날 저녁 11시에 있었던 경찰의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 결과 발표가 있기도 전에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은 '오늘 중으로 수사결과를 공식 발표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박근혜 후보는 경찰의 발표가 있기도 전에 증거가 없다고 토론에서 발언했습니다. 국정원은 댓글이 없었으니,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보도자료를 작성하기도 했습니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공직선거법 무죄는 선거법 적용의 문제와 함께 4 법원 판결의 정치성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미 국정원 정치개입과 댓글 활동이 유죄로 밝혀진 이상, 2012년 12월 16일에 말도 안 되는 주장을 보여줬던 이들의 행위가 어떻게 선거에 영향을 미쳤는지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 작가 이하씨의 작품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정치개입-유죄, 선거법-무죄' 판결의 가장 큰 수혜자는 박근혜 대통령입니다. 

국정원의 전신인 중앙정보부를 만든 사람은 박정희입니다. 중앙정보부를 동원한 정치공작으
로 정권을 유지한 박정희와 그의 딸인 박근혜 대통령 모두 국가 정보기관의 혜택을 받은 모습이 과연 우연일까요?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박근혜 대통령이 함께 있는 사진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그러나 이 두 사람은 국정원의 정치개입과 법원의 판결로 서로서로 혜택을 받았습니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판결 소식을 보도하면서 박근혜 정권의 정통성을 유지하게 해줬다는 점을 의도적으로 배제한 조선일보를 보면 '다이아몬드를 훔쳤지만, 다이아몬드를 갖고 있지 않으니 도둑질은 아니다'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1. 조선일보는 사설에서도 이와 같은 논리를 펼쳤다.'1년간 나라 흔든 국정원 선거 개입, 결국 무죄'
2. 뉴욕타임스 번역 관련 기사 출처: http://thenewspro.org/?p=7180 
3. 조선일보 4면 '야, 정치쟁점으로 부각시키지 않을 듯' 기사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는 한 편이라는 기사가 유일,
4. '찜찜한 유죄'... 선거법 85조 아닌 86조였다면? -오마이뉴스 http://goo.gl/zNU4D2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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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심리적 함정'에 빠졌다"

"박근혜, '심리적 함정'에 빠졌다"

[이철희의 이쑤시개] 변상욱 CBS 대기자

이명선 기자 2014.09.12 06:49:48

 

"박근혜 대통령이 '유민 아빠' 김영오 씨가 단식농성 중일 때 현장에 가서 '이쯤에서 우리에게 맡겨 달라'고 했으면, 유가족도 '싫다'며 대통령을 내쫓거나 하지 않았을 것이다. (박 대통령이 유가족을) 빨리 만났으면 될 일이다. 하다못해 여야 당 대표라도 좀 더 일찍 유가족을 만났다면, 광화문 광장에서 삼자대면이라도 했다면, 해결책이 나오지 않았겠는가."
 
변상욱 CBS 대기자는 지난 11일 팟캐스트 <이철희의 이쑤시개>에 출연해 이같이 말하며, 세월호 난맥상(亂脈相)에 빠진 박 대통령과 정치권을 향해 '헛발질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이 유가족 및 여야·시민사회 대표를 만나 세월호 정국을 풀어야 하는데, 행정부 수반으로 제 역할을 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다.(☞ 팟캐스트 바로 듣기   
 
변 기자는 "내가 대통령이라면 (유가족을 만나) '뭘 도와줄까?'라고 물었을 것"이라며 "박 대통령이 완강한 태도를 보이는 이유가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대통령의 7시간' 행적에 대한 의혹도 박 대통령이 잘못한 것이 있으면 사과한 뒤, 세월호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가족은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단식에 이어,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며 21일째 청와대 인근 청운동 주민센터에서 노숙하고 있다. 
 
▲ 5월 1일 자 '손문상의 그림세상' ⓒ프레시안

▲ 5월 1일 자 '손문상의 그림세상' ⓒ프레시안

상식으로 이해되지 않는 대통령, 혹시 권력을 쥐었다는 생각에 심리적 함정에 빠진 것은 아닐까.
 
변 기자는 최근 출간한 책 <대한민국은 왜 헛발질만 하는가>(페이퍼로드 펴냄)에서 미국 스탠퍼드 대학이 연구한 '쿠키 테스트-지도자가 권력을 쥐면 변화하는 세 가지'를 소개했다.(16쪽) 
 
하나, 자기가 하고 싶었던 것에 집중한다(경제 살리기?)
둘, 아래 사람들이 원하는 것에 둔감해진다(세월호 민심 역행?)
셋, 자신과 측근들은 규율을 지키지 않아도 다른 사람들은 모두 잘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변 기자는 위 사항과 비교해 "(권력을 쥔) 박 대통령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나고 말았다"며 "스스로를 '위기에 강한 리더십'이라고 강조한 박 대통령은 그 위기가 한나라당, 새누리당의 위기이지 국가의 위기를 뜻함이 아니었음을 보여줬다"고 했다.(33쪽) 박 대통령이 이끄는 "'대한민국'호는 우리가 믿고 맡길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5쪽)던 셈이다.   
 
"결국 그들이 정치라고 표현하던 것은 '지배'였고, 행정이라고 부르던 것은 '군림'이었음을 우리는 목격했다. 시대는 점점 암울해져 이런 지배와 군림에 저항하면 제대를 당하고 '가만 있으라'는 전근대적 가이드라인도 등장했다."(6쪽)
 
무엇보다 변 기자는 박 대통령과 정치권이 "핵심을 놓쳤다"고 비판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 이후 "모든 국민이 국가의 잘못된 점에 관심을 보이고 기성 세대의 책임이라고 반성한 것만으로도 엄청난 사건"이라며 "하나의 공동체, 즉 '세월호 공동체'가 형성됐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축구 특히 월드컵 축구는 정치적 목적에 따른 '가상의 통합과 가상의 공동체'에 기여한다"(6월 23일 자 '변상욱의 기자수첩')며, 2002년 '월드컵 공동체'를 국가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는 담론이 나왔듯 '세월호 공동체'를 통해 우리 사회의 문제가 무엇이고 각자의 책임과 과제가 무엇인지 뼈저리게 느껴 '하나'가 되는 경험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나는 왜 저널리스트가 되려고 했는가
 
"저널리스트의 길에 들어선 지 30년을 훌쩍 넘기고 지천명(知天命)에서 이순(耳順)을 향해 접어든" 변상욱 기자는 방송과 책에서 "이 땅의 저널리즘이 비난과 지탄을 받고 있는 작금의 세태가 몹시 아프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저널리스트란 누구인가?' '나는 왜 저널리스트가 되려고 했는가?' 때때로 스스로에게 물음을 던지"라고 충고했다. 다음은 그가 '저널리스트의 길'을 가고자 하는 후배들에게 보내는 이정표다. 
 
△ '기자'라는 직업은 자기 살의 피부를 한 꺼풀 벗겨낸 듯 한 맨살, 속살로 세상을 살아야 한다. 다른 사람의 작은 아픔에도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어야 하며, 조그마한 불의에도 정말 쓰라려 못 견뎌해야 '지조 있는 기자'라고 할 수 있다. 
 
 뉴스가 가치가 있는 사안이라면 거기에는 시대적 배경이 있고 사회구조에 따른 맥락이 존재한다. 그러나 오늘날의 뉴스는 배경과 맥락을 외면하고 세인의 영욕에 초점을 맞춘다…대표적인 사례가 정치에 주목하지 않고 정치인에 몰입하는 것이다. 
 
 저널리즘은 본질에 다가서야 한다…현장에 더 가까이 가고 사건의 주인공을 직접 접촉하고 다양한 의견을 들어보고 그대로 전하는 것이다…추악한 비리나 모순을 폭로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도 설명하고 거기에 우리 사회가 뭘 놓치고 있는지도 이야기해야 한다.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왜 어떻게'라는 '대충'의 틀을 넘어서야 한다.  
 
△ 저널리즘은 저널리스트의 세상을 보는 방식, 즉 세계관이고 저널리스트의 삶이어야 한다. 저널리스트는 자신의 기사와 논설 속에 생각과 시각으로서가 아니라 '존재'로서 담겨 있어야 한다. 
 
 사회적 대책 그 너머 우리 사회의 실존과 가치에 대해 고민하고 길을 제시하는 저널리즘이 필요하다. 사실과 정보는 보도자료와 대변인브리핑으로 가득하다. 그러나 가치와 실존에 대한 고민은 거기에 없다. 기자의 세계관, 기자의 철학이 그것을 메워야 한다. 
 
 결합의 오류, 근본적 귀인의 오류, 제3자의 효과, 감정추단 등의 함정이 존재함을 알리고, 그 앞에 '오류에 빠지지 마시오'라는 경고표지판을 세우고 길을 안내하는 것은 저널리즘의 책무이다. 정치적, 사회구조적, 사회 심리적 오류까지 짚어내 제시하고 판단은 독자와 시청자에게 맡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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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까매진 손톱... 아이의 죽음을 알고 싶어요

청와대의 답을 기다리며... 세월호 참사 유족들의 추석연휴14.09.11 17:16l최종 업데이트 14.09.11 19:16l명숙(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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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침몰사고 146일째이며 추석날인 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국민단식농성장에서 열린 '세월호 가족과 함께 보내는 국민 한가위'에서 유가족과 시민들이 제대로 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진실의 배' 띄우기를 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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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6일, 추석연휴 첫날이지만 청와대 앞 청운동사무소 앞은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로 북적북적했다. 시민들에게 나눠줄 노란 리본을 만들거나 선전물을 접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아이들이 진도 앞바다에서 숨을 거둔 후로 그들에게 일상이 사라졌듯이 추석도 그렇게 사라졌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풍성함이 가득한 명절이지만 유가족들에게는 해당되지 않았다. 

"아이가 없으니 다시는 즐거운 명절을 맞을 수 없을 거 같아."(6반 재능 엄마)

"여기서 명절을 보낼 거예요. 솔직히 가족들이 모이면 괴롭잖아요. 지금 심정으로서는 이번만이 아니라 (앞으로도) 1년에 두 번 있는 명절을 즐겁게 맞이할 수 없을 거 같아요."(6반 영만 엄마) 

"누구한테나 너무 아픈 사람이다 보니까 친인척들을 만나는 것조차도 부담스러운 거지요. 내가 감으로써 그 사람들이 고통스러울 것을 뻔히 아니까, 안 가도 고통스러울 테지만 안 보면 덜 고통스러울 테니까. 그 사람들이라도 편안한 추석이 될 수도 있는데 우리가 있음으로써 더 아프고 고통스러워서 함께하기 힘들 정도니까 차라리 그것만 피해주는 게 나을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겠지요."(5반 성호 엄마)

모두들 갈 데가 없다. 아니 가고픈 곳이 있지만 갈 수가 없다. 7반 영석 엄마는 빨리 특별법을 만들어서 안산에 있는 분향소에도, 단원고 희생자들이 묻힌 하늘공원에도 가고 싶지만 아직까지 면담조차 해주지 않는 대통령 때문에 갈 수가 없단다. 엄마들이 안산에서 먼 이 곳 청운동까지 온 것은 단식 40일 차이던 8월 22일, 유민 아빠가 위태로웠기 때문이었다. 쓰러진 유민 아빠를 대신해 싸움을 이어가기 위해서였다. 이제 유가족들이 지켜야 하는 곳이 국회, 광화문, 청운동 세 곳으로 늘어났다.

청운동사무소 앞의 농성은 녹록지 않다. 아침에 눈을 뜨면 내 아이와 비슷한 또래의 등교하는 교복 입은 학생들을 고통스럽게 마주해야 한다. 가끔 목욕탕을 가기는 하지만 씻는 것도 동사무소 화장실을 써야 한다. 겉옷만이 아니라 속옷도 갈아입어야 하는데 모든 옷을 세탁소에 맡기기도 어렵고, 빨아도 말리기 어렵다.

"친인척 만나는 것도 부담... 그들이 고통스러울 걸 뻔히 아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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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대로 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46일간 단식농성을 했던 '유민 아빠' 김영오 씨가 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국민단식농성장을 찾아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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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많은 유가족들이 안산에서 버스를 타고 출퇴근(?)한다. 그래도 이곳을 지켜야 하는 사람이 있어야 하니 돌아가면서 밤을 샌다. 청운동에 온 지 20일째이자 추석연휴 마지막 날인 9월 10일에는 3반 예은이 할머니가 유가족들을 위해 손수 도시락을 싸서 왔다. 어머니로서 거리에서 제대로 된 밥을 먹지도 못하는 자식인 예은 아빠 유경근씨가 그동안 얼마나 안쓰러웠겠는가. 

추석에 대부분의 유가족들은 안산에 있는 세월호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에 '가족합동기림상'을 차리기 위해 함께했다. 그리고 오후에는 광화문광장에서 '국민 한가위상, 추석 명절 가족과 함께 음식 나누기' 행사를 열었다. 7반 영석 아빠를 혼자 있게 할 수 없어서 안산에도 가지 않은 민우 아빠는 한가위상을 차리는데 눈물이 나서 힘들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으로 채워진 한가위상이라 더 생각이 났으리라.

"상을 차리는데 눈물이 나더라고요. 원래 상은 자식이 부모 모시면서 차리는 거잖아요. 그런데 거꾸로 부모가 자식을 위해 상을 차리니…."

8일은 명절이기도 했고 40일 넘는 단식으로 병원에 실려간 유민 아빠 김영오씨가 오는 날이기도 해서 그런지, 세월호 진실의 배를 띄우는 행사가 있어서 그런지 시민들이 많이 왔다. 아니 연휴 내내 시민 수백 명이 광화문을 가득 메웠고, 청운동에도 지지방문을 하는 시민들이 끊이지 않았다.

강허달림, 이은미, 강산에 등 대중가수와 수많은 연극인들이 명절 연휴 내내 광화문에서 공연을 했다. 한의사들이 청운동에 와서 진료도 해주고 문예일꾼들이 와서 스트레칭을 해주기도 했다. 아마도 세월호 참사가 남의 일이 아니라고, 수사권과 기소권이 보장되는 특별법을 만들어 진실을 규명하는 일을 우리 모두의 일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가끔은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의 싸움을 조롱하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말이다. 추석 연휴가 시작하던 9월 6일 일베(일간베스트저장소) 회원들이 단식농성장을 비아냥거리며 광화문에 왔고, 청운동 농성장 건너편에서 "Go Home(집으로 돌아가라)"이란 글을 A4 종이에 적어 든 뒤 유가족을 비난하며 1인시위를 벌이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말이다.

"저 대추가 제대로 익어 떨어질 때까지 계속 답을 기다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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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 하루 전인 7일 서울 청운동사무소 앞 세월호 참사 유가족 농성장. 유가족들이 농성장을 방문한 천주교 성직자들과 저녁식사를 하고 있다.
ⓒ 김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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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6반 영만 엄마의 말처럼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에게 미안함만이 아니라 고마움을 느끼며 찾아드는 사람이 늘고 있다.

"시민들이 오셔가지고 저희한데 고맙다고 하는데 처음에 이해를 못했어요. 왜 저분들이 우리한테 고맙다고 하지? 당연히 우리 일인데. 우리가 저 사람들한테 고맙다고 해야 하는데 저 사람들이 고맙다고 하지? 내 일인데 우리 보고 고맙다고 하지? 곰곰이 생각을 해봤는데, 엄마들이 이 세상에 대해서 얼마나 알겠어요. 그냥 애 키우는 데 최선을 다하고 내 식구만 아무 일 없이 잘 지내면 되니까, 그렇게 살았던 엄마들인데, 그런 걸 보면서 '아, 이게 우리만의 일이 아니구나' 그걸 나중에 알게 된 거예요.

정말 사회적으로 우리나라에 이게 변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기에 저분들이 움직이는 거고, 그 주체가 우리들이 된 거지요. 부모들이 안 한다고 하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 저분들이 아마 이 일을 바꾸는데 우리가 주인이 되고 멈추지 않는 걸 보고 고맙다고 하는구나 하는 걸 깨닫게 되었어요. 그러면 더더욱 멈출 수 없는 일이구나. 어떤 결과가 나온다 하더라도 최선을 다해야겠구나."

그래서일까? 청운동 농성장을 방문하는 사람들을 밝은 얼굴로 일일이 챙기거나 부당한 경찰들의 행위는 그냥 넘어가지 않는 7반 영석 엄마도 청운동에 있을수록 오래 버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청와대의 답이 나올 때까지 기다릴 거라고 했다.

왜냐하면 4월 16일 팽목항에서 봤던 아픔을 그는 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모두들 살려주기만을 애타게 기다리고 절규했는데 구조하지 않았던 일들. 입속이든 콧속이든 다시마로 채워지고 손톱이 새까매진 영석이의 죽음의 원인을 밝히지 않고서는, 다시 억울하게 아까운 생명들이 죽어갈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다짐하듯이 말한다.

"지금은 대추가 파랗게 바람에 흔들리고 있지만 저게 제대로 익어 떨어질 때까지 계속 초인종 누르면서 답을 기다릴 거야. 더 오래 걸려도 답을 기다릴 거야." 

그리고 우리가 던지는 질문의 대상과 내용도 바뀌어야 한다. 사랑하는 이를 가슴에 묻고 청와대 앞까지 온 유가족들에게 '왜 청와대 앞에서 그러고 있냐?'며 부당한 질문을 던질 게 아니라 '5개월이 다 되도록 정부는 무엇을 했는지, 지금까지 밝혀진 게 있고 책임진 게 있냐?'고 정치권에게 던져야 하지 않을까.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세월호 참사 시민기록위원회 소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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