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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패배가 두려운 새누리 정권의 마지막 발버둥"

문재인 "엄청난 선거부정이 진행되고 있다"

 

서어리 기자 필자의 다른 기사

기사입력 2012-12-18 오후 5:02:55

 

새누리당의 불법선거 사무실이 전국 곳곳에서 적발된 데 대해,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는 18일 "선거 마지막 날까지 불법선거가 판치고 있다"며 "민주주의의 근간을 위협하는 엄청난 선거 부정"이라고 쓴소리를 날렸다.

문 후보는 대선을 하루 앞둔 이날, 서울 강남대로, 청량리역, 서울역을 차례로 돌며 가진 마지막 서울 유세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서울역 광장에 모인 2000여 명의 시민들에게 "(새누리당이) 오래 전부터 해왔던 SNS 여론조작, 흑색선전, 사무실까지 차려놓고 대대적으로 해온 것이라는 실체의 일단이 드러났다"며 "민주주의의 근간을 위협하는 엄청난 선거부정"이라고 비판했다.
 

▲ 18일 서울역 광장에서 연설 중인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 ⓒ프레시안(최형락)

또 "국정원 직원의 불법선거 운동을 경찰은 제대로 조사도 하지 않고 TV토론에서 완패하니까 그날 밤 11시에 발표했다"며 "국정원, 검찰, 경찰 불법선거에 가담하고 있고, 정부부처가 총동원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NLL 회의록 조사한다고 국정원과 검찰까지 지금 나서고 있다"며 "민주화 이후 최대의 관권선거"라고 비난했다.

문 후보는 새누리당의 불법선거 행태에 대해 일침을 가하면서도, "선거 패배가 두려운 새누리당 정권의 마지막 발버둥에 지나지 않는다"며 시민들에게 "결코 흔들리지 말라"고 말했다. 또 "국정원, NLL 회의록도 걱정하실 것 하나도 없다"며 지지자들을 안심시켰다.

그러면서 "남은 시간 동안 어떤 불법선거, 공작을 할지 모른다"며 "우리 국민들께서 두 눈 부릅뜨고 지켜주셔야 한다"고 당부했다.

▲ 18일 서울역 유세를 마친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가 부산행 열차에 탑승하기 위해 서울역 안으로 들어서자, 문 후보를 보려는 시민들이 몰려 역 내부는 순식간에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프레시안(최형락)

문 후보는 마지막으로 "박근혜 후보 선대위 김무성 총괄본부장이 뭐라고 그랬나, 중간층을 투표하지 않게 하는 게 선거전략이라고 했다"며 "우리가 거기에 넘어가겠느냐, 그럴수록 더 투표해야한다"며 지지자들의 투표 의지를 북돋웠다.

문 후보는 이날 오후 3시 경 서울역 유세를 마지막으로 부산으로 가는 하행선 열차에 올랐다. 그는 이동 도중 천안, 대전, 대구를 거치며 '역전 유세'를 한 뒤, 부산 일정을 마지막으로 22일간의 유세 일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가 18일 서울 유세를 모두 마친 뒤 열차에 올라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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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현 정부 실정, 가혹하게 매를 들어달라"

대선 D-1 기자회견에서 투표 독려... "깨어있는 시민 돼야"

12.12.18 09:57l최종 업데이트 12.12.18 14:12l
선대식(sundaisik)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18일 오전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투표로 새 시대의 문을 열어달라"고 대국민호소 기자회견을 했다. 문 후보가 회견장에 들어서자 선대본부장단이 큰 박수로 문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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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18일 오전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투표참여 대국민호소를 한뒤 캠프 관계자들과 함께 단상을 옮기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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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로 새 시대의 문을 열어주십시오."

제18대 대통령 선거 전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의 마지막 메시지는 '투표'다.

대선을 하루 앞둔 18일 문재인 후보는 "자기 자신을 더 좋은 나라에 살도록 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바로 투표"라며 "기권은 잘못된 지난 5년을 눈감아주는 것이다, '행동하는 양심, 깨어있는 시민'이 돼 달라"고 밝혔다.

문 후보는 선거 막판 정부 권력기관의 선거 개입 의혹에 대해 "권력이 선거를 흔들고 있다, 그러나 어떤 공작이나 부정도 이미 대세가 된 민심을 되돌릴 수 없다"며 "우리 선거의 역사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투표가 권력을 이긴다"고 전했다.

문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 민주통합당사에서 대형 태극기를 배경으로 한 공식선거운동기간 마지막 기자회견에서 "투표가 끝나고 맞이하는 12월 20일 아침은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나라'의 아름다운 첫 아침이 될 것"이라며 대선 승리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새정치를 강조했다. "새로운 정치의 실천은 이 시대 정치권에게 주어진 최대의 지상과제다, 안철수 전 후보와 아름다운 단일화를 완성했다"며 "우리는 이제 새로운 정치를 염원하는 모든 분들과 늘 함께 손잡고 새 정치의 미래로 갈 것"이라고 전했다.

문 후보는 또한 "대선 승리와 정권교체를 바탕으로 '대통합내각'을 구성하겠다, 이를 통해 '시민의 정부'를 출범시킬 것"이라며 "이미 발족한 국민연대의 틀을 중심으로 새로운 정치질서를 모색해 나갈 것이다,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정치시대를 열어가겠다"고 밝혔다.

정권 심판 강조... "가혹하게 매를 들어야 할 때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18일 오전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투표로 새 시대의 문을 열어달라"고 힘주어 말한뒤 "투표가 끝나고 맞이하는 12월 20일 아침은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나라'의 아름다운 첫 아침이 될 것"이라며 대국민호소를 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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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18일 오전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투표참여 대국민호소를 한뒤 캠프 관계자들과 함께 단상을 옮기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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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후보는 이번 대선의 성격을 정권 심판임을 강조했다. 그는 용산 참사, 쌍용차 사태 등 이명박 정부의 실정을 일일이 언급한 뒤 "불편·불안·불만·불신·불통, 국민들은 너무 힘들었다, 교체하지 않으면 반성하지 않는다, 꾸짖지 않으면 잘못은 되풀이된다"며 "가혹하게 매를 들어야 할 때다, 내일이 바로 그 순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 정권과 박근혜 후보는 '청와대 대통령' '여의도 대통령'으로 지난 5년의 정치를 함께 끌어왔다"며 "그런데 사과 한 마디 없이 임무교대 하겠다고 한다, 오늘 대한민국이 겪고 있는 총체적 난국, 대표선수 한 명 바꿔서 풀릴 일이 아니다, 팀 자체를 완전히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국민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공시촌 청년, 비정규직 청소노동자, 어려운 시장 상인을 언급하면서 "일자리를 대통령이 되겠다, 서민들의 고통을 덜어드리고 위로하는 힐링 대통령이 되겠다, 공평과 정의를 중시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전했다.

그는 "희생하고 헌신하는 대통령이 되겠다, 집권 후 1~2년 동안은 대내외적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다, 모두의 인내와 헌신이 필요한 시기다, 대통령이 솔선수범할 것"이라며 "또한 우리 정치와 민주주의의 수준을 높여 국격 있는 나라의 품격 있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지자들만의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 모두와 함께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며 통합도 강조했다.

한편, 문 후보는 기자회견이 끝난 뒤, 정세균 상임고문과 김부겸·박영선·이인영 공동선거대책위원장 등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들과 "문재인", "정권교체"를 외쳤다. 이날 마지막 기자회견을 하는 문 후보의 얼굴은 공식선거운동 기간 빠듯한 유세일정 탓인지, 눈 밑에 다크 서클이 보였고 왼쪽 입 주위도 헐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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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공 해안'의 3천일 농성, "미군기지는 미국으로 가라"

듀공 해안'의 3천일 농성, "미군기지는 미국으로 가라"

 
 
조홍섭 2012. 12. 18
조회수 317추천수 0
 

“핵 없는 미래로 가자”-피스 앤 그린 보트 현장 취재기 ② 오키나와 헤노코 해안

후텐마 기지 이전예정지 헤노코 해안 주민들 3152일째 천막 농성

세계 최북단 듀공 서식지, 천혜의 산호 해안 …제주 강정마을 운동에 공감

 

PC049868.jpg » 듀공이 사는 산호해안에 미군기지가 들어오는 것을 3000일 넘게 지켜온 주민들의 농성 텐트에 농성일을 나타내는 간판이 서 있다. 사진=조홍섭 기자

 

일본 도쿄보다 대만이 거리가 더 가까운 오키나와의 나고 시에 위치한 헤노코 해안은 열대 산호바다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다. 에메랄드빛 바다는 얕아서 밑바닥이 훤히 드려다 보였고 호수처럼 잔잔했다.
 

헤노코 해안은 오키나와 미군기지의 상징인 후텐마 기지의 이전 예정지로 결정됐지만 16년째 주민들이 끈질긴 반대운동을 벌이고 있는 곳이다. 해양 포유류 듀공의 세계 최북단 서식지이자 대규모 산호 분포지인 이곳의 풍요한 바다를 지키는 주민을 만나기 위해 피스보트가 지난 4일 오키나와 나하 항에 닻을 내렸다.
 

헤노코 해안에 위치한 주민의 농성장을 찾았다. 수염이 덥수룩한 주민이 쥐고 있는 선간판엔 “3152일”이라고 적혀 있었다. 미군의 해상기지 건설을 저지하고 자연과 주민의 생명을 지키려는 저항은 놀랍게도 8년 8개월째 계속되고 있었다. 흰 대형 텐트 안에는 그동안의 투쟁을 담은 사진과 자료, 신문 스크랩이 빼곡하게 걸려 있었는데, 일본 전국 각지와 한국 등 외국 방문자의 응원 메시지도 눈에 띄었다.
 

heno6.jpg » 헤노코 해안의 장기 농성텐트. 방문객에게 주민 대표가 운동 내용을 설명해 준다. 사진=조홍섭 기자

 

우라시마 아키코 ‘헬기 기지가 필요없는 주민 모임’ 대표는 “2004년 4월19일 정부가 작업장을 설치하러 헤노코 어항에 들어오려는 것을 막은 것이 기나긴 연좌시위의 시작이었다”고 말했다.
 

오키나와는 일본 국토의 0.6%에 불과하지만 미군 전용기지의 74%가 몰려있다. 주택가 한가운데 자리 잡은 후텐마 기지를 비롯해 오키나와 본섬의 약 20%를 미군기지가 차지하고 있다.
 

미군에 대한 오키나와 주민의 누적된 분노가 폭발하게 된 계기는 1995년 미군 병사 3명이 소녀를 성폭행한 사건이었다. 주민 8만 5000명이 참가한 총궐기 대회가 열렸고, 일본과 미국은 이듬해 후텐마 기지를 일본에 반환하고 대체기지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그곳이 바로 헤노코 해안이었다.
 

1996-saco-map.jpg » 후텐마 기지의 헤노코 해안 이주를 표시한 지도.

 

생업이 바다에 걸려있는 주민들은 바다를 메우고 헬기 기지 등이 들어서는 계획에 반발하고 나섰지만 일본 정부와 지자체는 건설공사를 강행할 태세였다. 우라시마의 회고가 이어진다.
 

“해상작업을 막기 위해 어민들이 카누와 어선을 동원해 가로막고 바다에 뛰어드는 저지 행동에 나섰어요. 해상투쟁은 1년쯤 계속됐습니다. 수영도 못하는 사람이 카누를 타고 해상시위를 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어요.”
 

주민들의 악착같은 운동에 막혀 군 당국이 계획했던 63곳의 시추조사는 단 한군데에서도 이뤄지지 못했다. 바다는 일견 평화를 되찾은 것 같았다. 농성텐트는 시민들에게 일종의 ‘명소’가 돼 한적한 바닷가임에도 매일 30명쯤이 찾아온다고 주민들은 말한다.
 

640PX-~1.JPG » 헤노코 해안의 항공사진. 해안에는 슈워브 미군기지가 있고 바다 바깥의 산호초 안쪽이 호수처럼 얕은 산호바다가 펼쳐져 있다. 사진=위키미디어 코먼스

 

주민들이 주선한 어선을 타고 미군 기지 건설 예정 해역으로 나갔다. 파도가 해안이 아닌 먼 바깥에서 부서진다. 안내에 나선 어민 히가시온나 타쿠마(51)는 “그곳에 산호초가 있다”고 말했다. 산호초가 파도를 막아줘 그 안쪽 바다는 잔잔하고 얕은 산호 호수인 셈이다. 어민에겐 이곳이 수많은 물고기가 번식하고 해초와 연체동물이 많은 “바다 밭”이지만 미군은 매립의 적지로 보았다.
 

해안에는 리조트처럼 생긴 흰 건물이 줄지어 서 있었다. 미군기지인 캠프 슈워브의 볼링장 등 위락시설이 여기에 많이 들어서 있다. 투명한 바다 밑바닥은 모래가 깔린 흰 부분과 해초가 자라 어두운 부분으로 얼룩져 있다. 이곳이 바로 세계적 멸종위기동물인 듀공의 서식지이다.
 

heno4.jpg » 피스 앤 그린 보트 참가자들이 헤노코 미군기지 건설 예정해역을 둘러보고 있다. 해안의 리조트 단지처럼 보이는 것이 슈와브 미군기지이고 바다 밑 검은 곳이 해초가 자란 부분이다. 사진=조홍섭 기자

 

특히 이곳엔 듀공의 주식인 거머리말이란 해초가 많다. 이 식물이 없으면 듀공은 살아갈 수가 없다. 길이 3m 무게 450㎏에 이르는 듀공은 하루에 자기 몸무게의 10~16%에 해당하는 해초를 먹는 대식가이다.
 

히가시온나는 듀공을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소리에 아주 민감해서 배의 엔진 소음을 들으면 도망쳐 버립니다. 사람들이 활동하는 낮에는 좀처럼 나오지 않습니다. 운 좋게도 직접 봤는데 무척 신비롭더군요.”
 

heno7.jpg » 피스 앤 그린 보트 탑승객에게 미군기지 건설 예정지와 듀공 서식지를 안내하고 있는 어민 히가시온나 타쿠마. 사진=조홍섭 기자

 

듀공을 보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대신 듀공이 입에 난 뻣뻣한 털로 바다 밑바닥의 해초밭을 불도저처럼 밀고 가며 먹는데, 이 흔적을 보았다는 이는 흔하다.
 

듀공과 바다거북은 먹이가 비슷해 함께 사는 일이 많다. 헤노코 해안은 바다거북이 알을 낳는 곳이기도 하다. 바다를 매립하고 군기지를 건설하면 이들 두 희귀동물의 미래도 없다.
 

Julien Willem_위키미디어 코먼스.jpg » 인어 전설의 주인공인 듀공. 나사말을 주로 먹는 세계적 멸종위기종이다. 사진=쥴리엔 윌렘, 위키미디어 코먼스

 

dugong&turtle.jpg » 헤노코 해안에서 바다거북과 함께 헤엄치는 듀공의 모습.

 

갑자기 농성텐트 옆 미군기지 해안으로 굉음과 함께 수륙양용전차 몇 대가 상륙하면서 평화로운 산호 해안의 분위기는 여지없이 깨졌다. 매달 한 두번씩 이런 훈련을 한다고 주민이 말했다.
 

국책사업인 기지이전을 주민들이 이토록 반대하는 이유는 뭘까. 아시토미 히로시 헬기기지반대협의회 대표는 이유를 환경문제, 평화문제 그리고 민주주의의 문제 등 세 가지로 요약했다.
 

세계에 30마리밖에 남지 않은 오키나와듀공과 바다거북 번식지를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또 매립을 위해서는 대규모 매립토가 필요한데 그곳의 환경파괴가 불가피하겠죠. 우리는 사람을 죽이는 기지가 아니라 생태관광이 미래의 발전방향이라고 봅니다.

 

또 이곳은 미국의 태평양 전략에서 매우 중요한 구실을 합니다. 아시아 일대 분쟁지역으로 출동하는 미군 해병대 기지이죠. 이라크의 후세인 출신지인 팔루자를 포위했던 부대와 아프간 파병 부대가 모두 이곳에 주둔했습니다. 기지는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왜 정부는 쓰나미와 원전사고로 돈이 필요한 후쿠시마에 세금을 쓰지 않고 미군을 위해 쓰는지 이해가 안 갑니다. 미국말 잘 듣는 나라 1등은 일본이고 2등은 아마 한국이겠죠. 후텐마 기지는 이곳도 괌도 한국도 아닌 미국으로 가야 합니다. 아시아에 평화를 가져오는 것은 미군기지가 아니라 아시아 민중의 힘입니다.”
 

heno5.jpg » 아시토미 히로시 헬기기지반대협의회 대표가 헤노코 미군기지 이전을 반대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조홍섭 기자

 

 

주민이 내세우는 이유는 이해가 갔지만 왜 일본 정부는 국책사업으로 정해진 지 16년이 되도록 공사를 강행하지 않는지 궁금해졌다. 주민과 전국의 시민이 극력 반대하는데도 해군기지 공사를 전격적으로 집행한 강정 마을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곳 주민들도 강정마을 사태를 잘 알고 있고 지난여름 제주 세계자연보전총회 때는 활동가 한 명이 참가하려다 입국이 거부되기도 했다.
 

우라시마 대표는 “정부가 공사를 강행하지 못하는 건 오키나와 사람 모두가 반대하기 때문이다. 무리하게 추진하면 현 전체가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heno3.jpg » 오키나와의 후텐마 미군기지. 활주로에 사고가 잦아 '과부 제조기'란 별명을 가지고 있는 오스프레이 편대가 기착해 있다. 사진=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아시토미 대표는 오키나와 주민 사이의 미묘한 기류 변화를 들어 설명했다.
 

“반대 여론이 점점 커져 미군을 쫓아내자는 쪽으로 바뀌고 있어요. 독립을 입에 올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오키나와는 오래전에 일본에 복속돼 고유 언어를 빼앗기고 오랜 동화교육을 받아 독립심이 낮은데도 말입니다.”
 

한때 류큐왕국을 이루었던 오키나와는 1872년 일본에 병합됐고, 제2차대전 때는 일본 땅에서 벌어진 유일한 지상전인 오키나와전에서 주민 4명에 한 명꼴인 15만 명이 사망하는 피해를 입었다. 이른바 ‘사석(버림돌) 작전’이다. 이후 미국의 지배 아래 있다가 1972년 일본에 반환됐다.
 

키무라 아키라 가고시마 대학교수(평화학)는 오키나와에 대한 차별을 이렇게 설명했다.
 

오키나와는 미국과 일본 본토의 이중 식민지입니다. 미국은 일본 본토와 불평등한 관계를 맺고, 다시 일본 본토는 오키나와를 국내 식민지로 삼는 것입니다. 본토는 비군사화된 평화국가로 남고 오키나와는 미국 지배 아래의 전쟁국가로 남겨둔다는 차별적인 발상입니다. 오키나와의 독립에 관한 이야기도 처음엔 술자리 화제여서 ‘술자리 독립론’이라고 했는데 점점 진지한 주제로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연구회도 구성되고 독립에 가까운 자기결정권 강화 등을 이야기하고 있지요. 오키나와 사람들의 인내가 한계에 도달했다는 증거입니다.”
 

그는 또 “원전 문제가 에너지 문제 이상으로 인권과 민주주의의 문제인 것처럼 오키나와의 기지문제는 군사 안전보장 문제 이상으로 차별과 민주주의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heno2.jpg » 헤노코 해안의 슈와브 미군기지 경계 철조망에 한국 참가자가 평화를 기원하는 리본을 걸고 있다. 붉은 리본으로 묘사한 것은 듀공이다. 사진=이정아 기자

 

탈 원전의 깃발을 걸고 항해에 나선 피스 앤 그린 보트가 오키나와에 정박한 이유가 분명해졌다. 원전과 미군기지는 차별이란 점에서 닮은꼴이었던 것이다. 풍요와 평화를 누리는 곳과 위험과 불편을 겪는 사람은 다르다.
 

일본에서 미군기지는 남쪽 끝 오키나와에, 원전은 각 지역의 외딴 해안에, 그리고 핵폐기물 처분장과 재처리 공장 등 원전 찌꺼기는 본토 최북단 아오모리 현에 몰려있다. 불편한 것은 눈에 안 보이는 외진 곳에 보내는 발상은, 한국에서라고 예외는 아니다.

 

오키나와(일본)/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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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의 혁세격문

도올의 혁세격문

 
2012. 12. 17
조회수 11739추천수 0
 

 

 

도올 김용옥-.jpg

도올 김용옥 선생 사진 <한겨레> 자료

 

 

 

지금 조선의 들판이 혁명의 불길로 붉게 타오르고 있다. 지금 조선의 먼동은 “다시 개벽”의 눈부신 햇살을 발하고 있다. 자고 있는 자들이여, 모두 깨어나라! 새 시대, 새 정치의 함성이 그대를 부른다. 깨어난 4천만의 유권자들이여, 남녀노소 한 사람도 남김없이, 모두 투표장으로 가라! 19일 새벽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혁명의 물결이 이 아사달 신시를 휘덮으리라! 조선의 깨인 자들이여! 남김없이 혁명의 대오에 어깨를 엮어라!

 

 환인 하느님께서는 이 신시에 “홍익인간弘益人間”의 거룩한 건국 치세이념을 내리셨다. 그런데 지금 어떠한가? 지금 우리는 홍익(弘益)이 아닌, 홍해(弘害), 홍살(弘殺)의 정치를 자행하고 있다. 서로가 서로를 해치고, 서로가 서로를 죽이려고 광분하고 있는 것이다.

 

왜 그런가? 정치가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현 정권은 여민동락(與民同樂)의 인의(仁義)를 망각하고 솔수식인(率獸食人)의 사리(私利)를 앞세우며, 진현(進賢)의 정도(正道)를 거부하고 착복과 부패의 한계를 없이하며, 국고를 털어 치자(治者) 본인의 사욕을 충족시키며 주변의 승냥이들에게 떡고물을 분배하고 있다. 국토의 산수대강(山水大綱)을 파괴하고 4대강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왜곡·오염시키며, 백두대간의 대혈인 국립공원에 민족정기를 말살하는 케이블카의 설치를 획책하고, 인천공항과 같은 공익의 자산을 사유의 질곡으로 전락시키려 하고 있다. 농촌을 해체시키고 도시의 삶을 황폐화시키고 있다. 양극화의 괴리는 재벌의 독재를 흥륭(興隆)케 하며 서민대중의 삶을 노예 이하의 나락으로 추락시키고 있다. 추락은 영락이요 죽음이다.

 

그런데 서민대중의 죽음을 현 정권의 치자들은 환호하고 재벌은 환희의 박수를 친다. 그리고 전국 골목골목의 상권을 대형마트라는 탱크와 기관총으로 후려 갈겨대고만 있다. 어찌 미국의 총기난사를 강 건너 불구경 하듯이 쳐다보고만 있는가? 자기 가슴에 총알이 박히고 있는 바로 그대들이!

 

 왜 이 모양 이 꼴인가? 우리가 지도자를 잘못 뽑았기 때문이다. 근본적으로 대통령이 되어서는 아니 될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기 때문이다. 어떻게 국민이 교사(巧邪)와 허언(虛言)의 달인(達人)을 지도자로 떠받들 수 있는가? 민주라는 허명에 사기를 당했기 때문이다. 자본이 지배하는 메이저 언론의 정보조작과 선거를 둘러싼 가치의 혼란이 민중의 너무도 정당한 판단력을 흐리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민중이 민주의 주권을 행사하는 것을 호도하는 온갖 정교한 부정이 민주주의라는 타자(他者)의 이름으로 자행되고 있는 것이다.

 

 민중이여! 또 당할 셈인가? 현 정권의 죄악을 반성 없이 반복할 셈인가? 이제 또 안보의 위협에 대책 없이 속을 셈인가? 마지막 순간을 앞둔 깜짝쇼에 대의(大義)의 정조(情調)를 굴복시킬 셈인가? 민생의 감언에 또다시 도덕을 망각할 셈인가? 민중이여! 두 손에 가슴을 얹고 잘 생각해보라! 누가 과연 그대들의 민생을 도와주었는가?

 

누가 과연 그대들에게 돈 한 푼이라도 거저 준 적이 있는가? 민생은 아사달의 신시로부터 지금 대한민국에 이르기까지 민중 스스로 해결해온 것이다. 착각하지 말라! 정치는 민생을 해결하지 못한다. 민생은 어디까지나 민중 스스로의 결단에 의한 것이다. 민중의 간절한 염원이란 그 민생결단의 번영을 훼방하는 행위를 정치가 제발 하지 말아 달라는 것일 뿐이다. 오늘과 같은 악랄한 대기업의 횡포는 정부와 공권력의 비호가 없다면 당장 민중의 힘으로 타도될 것이다. 기업과 정부권력의 유착, 자본의 끝없는 폭리확대와 공무행정의 부패의 연환(連環)은 대중민생의 희생을 담보로 하는 것이다. 이 희생에는 이제 부르주아와 프롤레타리아의 구분도 의미가 없다. 자산가,

임금노동자를 불문하고 모든 대중이 기만당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선거공약으로 “민생”을 우선시한다 하는 자는 거짓말쟁이요 위선자일 뿐이다. 민중이 원하는 것은 민생이라기보다는 도덕의 구현이며 정의의 확립이요 인정(仁政)의 구체적 실천이다. 위장된 웃음의 눈꼬리를 가장하며, 정의와 도덕을 외면하고 반성과 실천을 거부하는 위선의 심장에 이제 종지부를 찍자! 더 이상 속지 말자!

 

민생이 아닌 도덕의 기강을 바로잡자! 그리하면 민생은 저절로 해결된다. 도덕이 바로서고 민생이 풍요롭게 되지 아니 하는 역사는 인간세에 있어본 적이 없다.

 

 그렇다면 도덕을 어떻게 바로잡는가? 그 너무도 쉬운 해결방안이 그대 손에 쥐어져 있다. 부패와 사악의 정권을 바꾸면 된다. 어떻게 바꾸는가? 투표장으로 가라! 그대의 신성한 혁명의 권리를 행하라! 나와 같이 수십만 권의 장서를 수십 년에 걸쳐 뇌리에 입력한 자나, 만 20세의 청순한 홍안의 유권자나, 동일한 한 표의 권리가 평등하게 주어져 있는 것이다.

 

이 인간 오성의 보편적 권리에 대한 신념은 반만년 인문정신의 기나긴 투쟁의 결과로서 획득된 것이다. 어찌 이 고귀한 권리를 나태와 냉소와 방임으로 포기할 셈인가? 혁명은 어렵지 않다. 유권자의 90%만 매번 투표에 참여한다면 역사는 항상 선을 지향하며 뒤바뀌게 되어 있다. 그런데 유권자 한 명이라도 더 투표장에 오는 것을 두려워하는 정치세력이 과연 수권(受權)의 자격이 있을 수 있겠는가? 모든 국가기관이나 공영언론조차도 투표를 독려하는 데 적극적이지 않다.

 

직무유기를 일삼는 것이다. 국민이여! 분노하라! 분노하라! 실상을 직시하라!

 

 과거에는 최고의 권좌, 그 천명(天命)을 바꾸는 혁신(革新)의 대업에는 수없는 인명의 희생이 있어야만 했다. 삼일운동을 기억하라! 동학의 우금치전투를 상기하라!

 

정주에서 폭파된 홍경래의 염원을 다시 한 번 상상해보라! 그 얼마나 처절한 고립무원의 항쟁이었던가? 그대들이 손에 쥐고 있는 투표용지는 이들 선열(先烈)의 잘린 모가지처럼 피가 흐르고 있다. 민주의 나무는 민중의 피를 먹고 자랐다. 대한민국처럼 비서구권에서 서구 의회민주주의의 원칙을 수용하고 직접선거의 최소한의 공정성을 확보하여 정권의 평화로운 교체를 이룩한 선례를 축적하여온 나라도 별로 없다. 이것은 오직 선현(先賢)들의 피흘림의 투쟁으로만 가능하였던 것이다.

 

 체제 밖에서 천 리를 가는 것보다 체제 안에서 한 치를 가는 것이 어렵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체제 안에서 천 리를 갈 수가 있다. 우리 민중 모두가 19일 투표함으로 가기만 한다면 혁명은 이루어진다.

 

 혁명은 왜 반드시 이루어야만 하는가? 이제 혁명은 폭력이 아니다. 이제 혁명은 광포한 영감이 아니다. 이제 조선의 혁명은 체제의 룰에 따라 도덕의 기강을 바로잡는 정의로운 상식적 작업이다. 그러나 이번 우리의 혁명은 바스티유감옥의 철창을 터뜨린 불란서인들의 인권선언보다, 차르왕정을 무너뜨린 러시아혁명보다, 아편전쟁 이래 열강의 침탈을 종식시킨 마오쩌뚱의 공산혁명보다도 더 막중한 세계사적 의미를 지니는 혁명이다.

 

우리의 혁명은 열강의 모든 근대적 노략질과 이데올로기적 대결의 결과물인 세계냉전체제를 종식시키는 진정한 세계평화의 출발이다. 동·서의 언어적 편견에서 인간을 해방시키며 남·북의 불필요한 이념의 기미(羈?)를 절단하며, 문명과 자연의 조화를 회복하고, 도농(都農)의 균형을 꾀하고, 세조의 찬탈 이래 끊임없이 왜곡되어온 정의의 패배를 설욕하는 대업이다. 훈구파들의 끊임없는 득세, 선조의 파렴치한 임란책임회피, 그 뒤로 이어지는 노론의 장악, 세도정치, 일본제국의 식민지통치와 친일파의 발호, 이승만의 권력찬탈과 무능한 6·25전쟁 대처, 일제 만군출신 박정희의 쿠데타와 유신폭정, 이 모든 흐름이 “불의라도 박박 우겨대면 역사의 정의가 된다”는 왜곡된 가치관에 대한 통렬한 국민적 반성의 기회를 박탈해왔다. 반성이 없는 역사는 미래가 없다.

 

 올해가 임진왜란 일곱 환갑! 그 부끄러운 통치자들의 행위가 빚어낸 참혹한 민중의 삶을 일순간이라도 연상할 수 있다면 오늘 우리의 좌표는 명료해진다. 그대들은 아는가? 가도입명(假道入明)의 명분으로 이 땅을 짓밟은 토요토미 히데요시 침략군의 저주보다, 이 나라를 구해주겠다고 원정 온 명군(明軍)의 작태가 민중의 삶에 끼친 폐해가 구체적으로 더 심원했다는 사실을 그대는 정말 아는가?

 

임란의 극복의 원동력은 이순신의 서남해상권 제패와 수군의 활약과 의병의 분투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충무공 이순신은 노량해전에서 장렬한 최후의 진로를 선택해야만 했고, 의병장 김덕령은 모진 고문 속에 죽어야만 했고, 홍의장군 곽재우는 신선을 가장하고 소리 없이 스러져야만 했다.

 

선조는 이들 구국의 지도자들의 공적을 인정하지 않았으며 오직 명군의 “재조지은(再造之恩)”만을 찬양했다. 그리고 살아 있는 이여송의 사당을 만들었고 명군을 위하여 동대문 밖에 관묘를 지었다. 중국이 우리나라를 다시 만들어주었다는 은혜, 즉 재조지은의 찬양은 결국 불과 30년만에 정묘·병자의 양 호란(胡亂)이라는 처참한 비극을 다시 불러왔다. 이러한 민중의 비운의 역사의 배면에는 6·25전쟁 등 현대사의 명암이 겹치고 있다.

 

 물론 미국은 우리의 우방이다. 그러나 우리의 친미는 미국과의 정당한 거리감을 확보함으로써 미국을 도덕적으로 만들어주는 인도주의적 친미가 되어야 한다. 미국과 중국이 남·북한의 화해를 돕도록 만들어야 하며, 역으로 우리는 남·북한 화해의 주도권을 장악함으로써 미국과 중국이 협력하여 세계평화를 이끌어가도록 만드는 21세기 인류 최대의 염원을 달성케 해야 한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민생(民生)이라기보다는 민본(民本)이다. 민중 스스로가 자결의 주체성을 갖는 역사를 갈망하는 것이다.

 

이제 여러분들은 여러분들 손에 쥔 투표용지 하나로 인류의 역사를 전쟁과 대결의 국면에서 평화와 화해의 국면으로 전환시킬 수 있다. 그리고 우리 민족사의 기나긴 좌절과 절망을 승리와 희망으로 회향시킬 수 있다. 보도연맹사건으로 학살된 30만 우국지사들의 원혼을 기억하라! 좌절된 반민특위의 역사를 반성하라! 이제야말로 우리는 투표용지 하나로 반민족행위자들의 작태를 일소할 수 있게 되었다.

 

 진실은 반드시 승리한다! 투표장에 국민이 오는 것을 꺼려하는 모든 반민족행위자들의 생애에 종막을 드리워라! 그것도 아주 평화롭게! 19일 새벽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 땅의 깨인 자들이여! 모두 남김없이 투표장으로 가라! 그대들의 투표가 이 민족 모두에게 승리의 기쁨을 안겨 주리라. 주변의 모든 동포를 설득하여 투표장으로 가라! 이 민족의 기나긴 불의와 독선과 배타와 불인(不認)의 역사를 끝장내자! 우리는 반드시 승리한다! 역사의 수레바퀴는 되돌아갈 수 없다! 모든 반동은 그 자체의 힘에 의하여 분쇄된다. 우리는 반드시 승리한다! 투표장으로 가라!

 

 2012년 12월 17일

 도올 김용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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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전 칼럼] 우리는 왜 행복해지지 않는가

박근혜는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을까?

 

이정전 서울대 명예교수 필자의 다른 기사

기사입력 2012-12-18 오전 11:08:17

 

이번 제18대 대통령 선거전은 흔히 보수진영과 진보진영의 한판 승부라고 한다. 과거 노무현 참여정부를 사사건건 끊임없이 흔들어 댔고, 그리고 이명박정부를 만들어낸 바로 그 보수세력이 이번에는 박근혜 후보를 밀고 있다. 5년 전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 때 박근혜후보는 절대 대통령감이 될 수 없다면서 그 이유를 열 가지나 나열하였던 보수 인사들도 지금은 박근혜후보의 뒤에 서있다.

보수진영이나 진보진영 모두 '국민의 행복', '정치 쇄신', '경제민주화'를 핵심 선거 구호로 외치고 있어서 겉으로는 양쪽의 선거공약에 별 차이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속 내용은 상당히 달라질 수 있다. 명분은 겉모습일 뿐이고 결국 중요한 것은 그 밑바탕에 꿈틀거리는 논리 및 사고방식이다. 사고방식과 논리가 어떠하냐에 따라서 명분이 구체화되는 모습이 엄청 달라질 수 있다. 마치 우리 모두가 사회 정의를 진정으로 원하지만, 보수진영이 말하는 정의와 진보진영이 말하는 정의가 사뭇 달라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제까지 보면, 보수진영을 주도하는 인사들의 논리 및 사고방식에는 몇 가지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문제는, 그 논리 및 사고방식이 낡았고 시대착오적이라는 것이다.

보수진영으로부터 가장 자주 듣는 주장은 경제성장이 우리의 최우선 과제라는 것이다. 마치 경제성장만 이루어지면 자동적으로 고용이 증가하고 국민화합도 이루어지며 국민의 행복이 저절로 굴러들어오는 것처럼 말한다. 하지만, 이런 식의 주장은 1997년 IMF경제위기 이전의 시대에나 통하는 것이다. 특히 박정희독재정부 시절에는 고용증대, 빈부격차 완화, 그리고 국민의 행복증진에 미치는 경제성장의 기여가 무척 컸다. 박근혜 후보를 절대적으로 지지하는 보수적 인사들 중에는 과거 박정희독재정권 시대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그 시대는 그야말로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이다. 그런 시대에 통하던 사고방식이나 논리가 21세기에도 통할 수는 없다. 더욱이나 앞으로는 과거와 같은 그런 고도성장이 불가능하다고 경제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하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도 보수진영 인사들은 박근혜후보의 뒤에서 호랑이 담배 피던 때의 얘기나 하고 있다.

더도 말고 지난 10여 년을 되돌아보자. 우리는 고용 없는 경제성장을 맥없이 쳐다보기만 했다. 빈부격차는 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고, 자살 증가율이 국민소득 증가율보다 높았으며, 결과적으로 삶의 질이 날로 떨어지고 있다. 보수진영은 낡은 사고방식에 얽매어서 이런 우리의 어둔 현실을 자꾸 외면하고 있다. 경제수준이 어느 단계를 올라서면(예컨대, 1인당 국민소득이 2,3만 달러 대를 넘어서면), 그 다음부터는 경제성장의 약발이 급격히 감소하는 현상은 이미 선진국에서 거의 일관성 있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경제성장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도 빈부격차는 계속 확대되는 경향이 있으며, 고용도 잘 늘어나지 않고, 결과적으로 국민의 행복지수는 높아지지 않는다.

보수진영 핵심인사들은 '경쟁의 원리'를 굳게 믿는 경향을 보인다. 경쟁이 활성화되어야만 나쁜 습관이나 제도가 도태될 수 있고, 무능하고 게으른 사람들을 솎아낼 수 있으며, 그래야 생산성이 높아진다는 논리다. 이런 주장 역시 구시대의 사고방식에서 나온 것이다. 생산성이 아주 낮은 후진국에서는 경쟁의 활성화가 확실히 생산성 향상에 효과적이다. 많은 저개발 국가들이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경쟁이 활성화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생산성이 고도화되어 있는 선진국에서는 경쟁의 활성화가 생산성 향상에 미치는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판명되고 있다. 경쟁에도 생산적 경쟁이 있고 소모적 경쟁이 있다. 선진국과 같이 뜯어먹을 것이 많은 나라에서는 생산적 경쟁보다는 소모적 경쟁이 심해진다. 지대추구 활동은 소모적 경쟁의 한 예다.

이제 선진국 문턱을 넘어선 우리나라도 그 예외는 아니다. 사교육의 성행은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병폐인데, 이것도 소모적 경쟁의 일종이다. 요즈음에는 '개천에서 용 나는 일'이 극히 드물어 졌다. 그 이유는 개천에는 학원이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우리 자녀가 학원에 가서 사교육을 받는다고 해서 모두가 1등을 할 수는 없고 모두가 일류 대학과 일류 기업에 들어갈 수는 없다. 사교육이 극성을 부린다는 것은 우리 사회에 소모적 경쟁이 극성을 부린다는 얘기다.

경쟁의 원리를 굳게 믿는 사람들은 실업자나 빈곤층은 무능하고 게을러서 경쟁에서 낙오된 존재라고 생각한다. 낙오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우선 혼 내주는 것이고, 복지는 그 다음이라는 생각이 은연중에 보수주의자들의 마음을 지배하고 있다. 이런 사고방식의 연장선상에서 보면, 성공한 CEO나 재벌은 경쟁에서 이긴 존재요, 따라서 존중되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보수진영 사람들은 반기업 정서를 몹시 싫어한다.

보수진영 사람들은 경쟁의 장점만 얘기할 뿐 그 폐해는 잘 얘기하지 않는다. 경쟁은 스트레스를 낳는다. 우리 국민의 행복을 저해하는 주된 요인의 하나가 스트레스다. 스트레스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정신적, 육체적 피해를 가져온다. 경쟁 강화로 인한 생산성 향상이 스트레스 누적으로 인한 우리 행복의 감소를 상쇄하고도 남을 정도로 큰지에 대하여 보수진영 사람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다. 그저 경쟁의 강화만 외칠 뿐이다.

경쟁의 원리와 짝을 이루는 또 하나의 보수주의 논리는 인센티브의 원리다. 능력과 실적에 따라 차등적으로 보수를 주어야만 생산성이 높아지고 경제성장이 이루어진다는 논리다. 소득분배의 불평등은 생산성 향상과 경제성장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치러야 하는 대가요 따라서 자연스런 현상이라는 것이 보수진영의 논리다. 그러나 이런 논리도 춥고 배고프던 박정희독재정권 시절에나 통하는 논리다. 기본적으로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된 다음에는 국민들이 불평등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할 뿐만 아니라 불평등이 생산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둔갑하기 시작한다. 이에 관해서는 이미 많은 논의가 있었다. 다만, 한 가지 첨부할 것은, 불평등이 심해질수록 계층간의 이동이 어려워지면서 빈부격차가 고착되어 버린다는 사실이다. 미국이 그 대표적인 예다. 빈부격차가 심해지면서 그토록 미국 사람들이 자랑하던 "아메리칸 드림"이 사라지고 있다. 날로 늘어가는 우리나라 청년실업 현상은 "코리안 드림"이 사라지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 아닐까.

우리가 이번 18대 대통령 선거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각 후보의 선거공약보다도 이들을 지지하는 세력들의 마음속에 있는 사고방식과 논리다. 근래 지속적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이 행복해지지 않는 이유는 보수진영을 지배하고 있는 저 시대착오적 사고방식과 논리다. 설령, 박근혜 후보 자신은 그런 사고방식과 논리에 젖어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보수진영에 업혀 있으면서 그녀가 과연 보수진영의 사고방식과 논리로부터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인가?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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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제언] 이젠 투-개표 감시와 투표함 안전 이송에 만전을!

 

신형 ‘플라스틱 투표함’, 왠지 불안하다
 
[긴급제언] 이젠 투-개표 감시와 투표함 안전 이송에 만전을!
 
편집부 | 등록:2012-12-18 08:15:13 | 최종:2012-12-18 08:44:01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 투표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제 당면한 과제는 투표 당일 투개표 감시와 안전한 투표함 이송입니다. 지난 4.11총선 때 서울 강남구 등에서 발생했던 투개표 관련 부정선거 시비를 다시는 되풀이 해서는 안됩니다. 투개표 관리는 관계 공무원만이 아니라 시민들이 동참해서 감시해야 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서프라이즈>에 올라온 관련글을 일부 가감하여 소개합니다...편집자)

 

[역대 투표함 변천사]

 

투표함은 관리나 이동이 다소 불편하더라도 외부의 물리적 공격으로부터 일정 시간 견뎌낼 수 있는 구조여야 합니다.

지난 1990대 초반까지의 투표함은 철재 및 알루미늄으로 제작된 튼튼한 구조였는데 언젠가부터 종이나 플라스틱으로 슬며시 바뀌었더군요.참으로 한심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나 나름 공정을 기하기 위해 금속 자물통을 채우고 여러 정당 참관인의 도장이 찍힌 종이를 자물통과 통 접합 면 부위에 풀로 붙여 봉인했습니다.

이송 과정에서 투표함을 통째로 바꿔치기하거나 내용물을 꺼내고 조작된 투표용지를 투입하려면 봉인지와 자물통을 파손하고 다시 원상 복구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으므로 원시적 1차 공격을 무력화시키는 효과는 있었지요.

이 봉인지는 개표장에서 각 참관인이 훼손 및 조작 여부를 만장일치로 확인하고 개표를 진행했습니다.
 

이번 대선 투표에 사용될 '플라스틱 투표함'

이번 18대 대선에 사용될 '플라스틱 투표함'은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문제점을 분석해 보겠습니다.

 


1, 플라스틱 일회용 잠금 장치

금속 자물통과 열쇠를 사용하는 대신 볼펜 크기의 일회용 플라스틱 잠금봉으로 대체되었습니다.

누구라도 나쁜 마음만 먹으면 닛퍼로 잘라 쉽게 제거할 수 있고 미리 준비한 여분의 잠금봉으로 감쪽같이 다시 채울 수 있습니다. 풀고 다시 채우는데 불과 5초도 소요되지 않습니다.

 


2, 봉인 스티커

참관인 도장이 모두 찍히고 풀로 붙이게 되어있는 봉인지가 간편하게 탈, 부착할 수 있는 스티커로 대체되었습니다.

문제는 이 스티커에 투표관리관 1인의 서명란만 있다는 것인데 누구라도 나쁜 마음만 먹으면 쉽게 서명이 위조된 스티커를 대량으로 제작할 가능성만 높여준 꼴입니다.

선관위는 스티커를 떼어내면 떼어낸 스티커 뒷면에 훼손된 표시가 나도록 특수 제작되었다고 하지만 그 스티커를 다시 붙일 바보가 어디 있겠습니까.

훼손된 표시가 나는 스티커를 떼어버리고 그 위에 준비한 새 스티커를 붙이는 작업은 5초 정도면 가능합니다.

진정 선관위가 스티커를 훼손하지 못하도록 할 의지가 있었다면 떼어낸 스티커에만 훼손표시가 남을 게 아니라 투표함에도 훼손표시가 남도록 했어야 했습니다.

스티커를 제작할 때 스티커 필름 뒷면에 얇은 종이가 먼저 붙고 그 종이 뒷면에 접착제가 붙는 형태로 만들었다면 훼손 시 투표함에도 종잇조각의 흔적이 덕지덕지 남게 됩니다.

지금 여러분의 대문에 가보시면 여러 장의 광고 스티커를 떼어낸 흔적이 남아있는데 쉽게 제거하지 못하도록 업자들이 일부러 그렇게 만든 것입니다.

똥 푸는 아저씨들조차 수십 년 전부터 이런 스티커를 사용하고 있는데 최고의 보안을 강구해야 할 선관위가 이런 조잡한 스티커를 만들었다는 데 대해 경악을 금치 못하겠습니다.

스티커를 붙였다 떼면서 스티커에만 흔적이 남는 걸 무슨 완벽한 보안대책인 것처럼 광고하고 있는데 한마디로 국민을 원숭이로 보고 있는 짓입니다.
 

투표함 봉인 스티커가 부실하게 부착된 모습

투표함 봉인 스티커가 손쉽게 벗겨져 안전장치가 부실하다는 지적이다.

투표함 잠금장치가 플라스틱이어서 훼손이나 교체가 쉽다는 지적이다.


3, 투표함 인식용 전자칩

 

 

선관위는 투표함 뚜껑에 함의 고유 식별 코드와 위치 인식이 가능한 전자칩을 부착했다고 하는데 이는 선관위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가 담보될 때 가능한 얘깁니다.

이번 국정원녀 오피스텔 사건을 보십시오.선거방해 행위로 의심되는 상황이라면 선관위는 압수수색 영장 없이도 즉시 조사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음에도 40시간 동안 복도에서방관했습니다..

이런 선관위가 스스로 전자칩을 만들고 자신들만 아는 코드를 입력하고 자신들이 설계한 프로그램으로 관리한다는데 이를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습니까.

신뢰가 전제되지 않는 이 시스템은 아무 의미가 없으며 오히려 사고 발생시 선관위의 일방적 주장을 정당화 시켜줄 수 있는 장치로 악용될 소지만 있을 뿐입니다. 이 장치 역시 최첨단 보안 장치라고 광고하고 있더군요.


<해결책 제안>

 

1, 이 의심스러운 스티커를 보완하기 위해 투표 참관인들의 도장과 사인이 날인된 A4 용지를 문구용 딱풀로 스티커 위에 덧붙일 것을 긴급 제안합니다.

 

2, 현행 투표함 이송체계를 보면 투표함은 운반용 트럭에 실려 운송되고 참관인들은 다른 승용차에 나누어 타고 따로 이동합니다.

투표함이 이송되는 시각은 야간이며 퇴근 차량으로 교통이 매우 혼잡합니다.만약 누군가 나쁜 마음을 먹고 혼잡을 틈타 이송 차량을 빼돌리고 번호판까지 위장한 동종 차량을 대신 투입하는 상황을 가정해볼 수 있습니다.

이 가정은 투표함 보안이 허술해 통째로 복제가 용이할 경우에만 가능한데 새 투표함은 위에서 지적한 것처럼 보안이 무척 허술한 형태입니다.

이번 선거는 투표함의 불완전성 보완을 위해 투표함을 실은 적재차량에 참관인들이 직접 동승할 것을 제안합니다.

 

3, 지난 역대 선거를 참관했던 제 경험을 토대로 말씀드립니다.

개표장에 도착하면 경찰의 삼엄한 경비 속에 투표함 이송 차량만 하차장으로 들어가고 참관인들은 개표장으로 가게 되어 있습니다.

이 구간이 매우 취약한 구간인데 투표함 이송의 최대 사각지대입니다.진짜 이송 차량은 하차하지 않고 시늉만 하다 빠져나가고 대기하던 가짜 차량이 복제된 투표함을 대신 하차하는 상황을 가정해볼 수 있습니다.

끔찍한 가정이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닙니다. 이번 투표함 이송은 하차장은 물론 투표함이 개표대에 오를 때까지 철저한 감시가 있어야 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참관인들이 이송차량의 적재함에 직접 동승하고 하차장에서 개표장까지도 동행하는 것입니다.

이는 별도의 규정을 만들지 않고도 현행 선거법상 정당 참관인의 자격으로 당연히 행사할 수 있습니다.

선거 참관인은 선거 시작부터 개표 종료까지 투표함을 감시 보호할 권리가 있으며 선관위는 이에 적극 협조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입니다.

 

야당은 즉시 전국의 각 투표소별로 투표함 특별 사수대를 편성하고 감시 보호에 만전을 기해주시기 바랍니다.
 

지난 4.11총선 당시 '강남을'선거구에서 발생한 미봉인 투표함 사례들

 

지난 4,11 총선 당시 강남을 선거구에서 발생한 26개의 미봉인 투표함 사고는 야당 참관인들의 안이한 방심으로 발생한 어처구니없는 사고였습니다. 같은 우를 범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대비해야 합니다.

 

지금부터 100만 아고리언은 철저한 부정투표 감시자가 되어야 합니다. 투표장에서 개표장까지 스마트폰 동영상 모드로 한 컷도 빠짐없이 촬영해주십시오.

오토바이를 소지하신 젊은 폭주족 친구들의 도움이 절실합니다.투표함 이송 차량을 철저하게 추적하며 감시 촬영해주십시오.

아무도 여러분에게 그 대가를 돈으로 지불해주진 않을 겁니다.그러나 여러분과 여러분의 아이들이 여러분이 만든 진짜 민주주의 세상에서 인간답게 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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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D-1 최종점검! '내 공약' 보고 투표장 가자

박근혜의 '심장', 문재인의 '간'
누가 진짜이고 누가 거짓인가

[오마이공약] 대선 D-1 최종점검! '내 공약' 보고 투표장 가자

12.12.18 09:51l최종 업데이트 12.12.18 10:12l
김종철(jcstar21)

 

 

이제 하루 남았다. 12월 19일 새로운 5년을 이끌 18대 대통령을 뽑는다. 이미 마음 속에 '내 후보'를 점찍었을 것이다. 하지만 다시 보자. 후보들 공약을 꼭 챙겨야 나중에 후회가 없다. 투표장에 가기 전에 '돌다리도 두들기는' 심정으로 말이다. <오마이뉴스>는 박근혜·문재인 두 대선 후보 공약을 다시 써 본다. 자신이 20대인지, 30대인지, 자영업자인지 그리고 세대별·계층별로 민생 공약을 정리했다. 또 정치개혁과 경제민주화 등 모든 세대와 계층을 아우르는 국가 비전을 최종 점검해 본다. 나의 최종 선택이 옳은지, 다시 한 번 보자.


시대정신으로 떠오른 '경제민주화' '정치혁신'... 누가 적임자인가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은 무엇일까. 박근혜·문재인 후보 양쪽 모두 공약집만 보면 얼추 비슷하기도 하다. 일자리를 말하고, 복지와 경제민주화에 목소리를 높인다. 평화와 소통·민생·통합도 비슷하다. 보수적 성향의 후보 캠프에 개혁 진영의 경제학자가 선거 본부장에 나서고, 개혁적 성향의 후보 캠프에 보수 전략가가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물론 이를 두고 평가는 엇갈린다. 양쪽 모두 소통을 말하지만, 가짜와 진짜라고 평가한다. 경제민주화를 말하고 있지만, '말뿐인 민주화' '허울 좋은 경제민주화'라는 비판도 나온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경제개혁연대)는 "불과 5년전 만해도 경제민주화가 대선의 화두로 오를지 아무도 예상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심지어 가장 보수적인 여당 후보가 복지와 경제민주화를 핵심 공약을 내건 사실만이라도 하나의 사건"이라고 덧붙일 정도다.

하지만 각론으로 들어가면 색깔을 드러나게 마련이다. 경제민주화만 보더라도 그렇다. 박 후보 쪽에서는 재벌의 부당내부거래를 비롯해 기업범죄 처벌 강화 등 경제민주화 공약을 내놨다. 재벌개혁의 핵심인 순환출자금지와 출자총액제한제도 등에 대해서는 실현가능성에 방점을 뒀다. 기존 순환출자금지는 유지하고 출총제는 그대로 폐지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무늬만 경제민주화'라는 비판이 따른다. 기존순환출자와 출총제·금융민주화 등 핵심 공약들이 빠졌기 때문이다. 이어 박 후보 스스로가 경제위기와 기업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사실상 친재벌 성장주의를 밟고 있다는 것이다. 문 후보 쪽은 이들 공약과 함께 출총제 부활과 경제사범의 국민참여재판 등을 내놨다. 박 후보와 사뭇 다른 대목이다.

정치혁신도 큰 방향으로 따지면 비슷하다. 국회의원 특권을 상당 부분 제한하지만, 양 후보사이에서 간극도 분명하다. 문 후보는 향후 국회의원의 정수까지 조정될 가능성을 열어놨다. 특히 검찰 등 사법분야에서는 양쪽 모두 '개혁'을 외치지만 방법론에서 차이가 분명하게 드러난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를 만들자'(문재인)는 것과 '상설적인 특별검사제를 운영하자'(박근혜)는 것 역시 부딪힌다.

보편복지? 선별복지?... 내게 맞는 민생 공약은?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지난 16일 오후 여의도 KBS에서 열린 마지막 TV 토론회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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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저녁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열린 양자 TV토론의 화두는 '복지'였다. 지금까지 서로 엇비슷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분야였지만 두 후보의 시각 차는 뚜렷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생애주기별 맞춤 복지'를 내세워 저소득층 서민 위주의 '선별 복지'를 내세운 반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모든 계층을 아우르는 '보편 복지'를 강조했다.

선별 복지와 보편 복지가 가장 첨예하게 충돌한 지점은 '반값 등록금'이었다. 자신이 20대거나 대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라면 '반값 등록금' 문제에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다. 두 후보 모두 '반값 등록금'을 외치지만 방식은 다르다. 박근혜 후보는 '소득 연계 맞춤형 반값 등록금'이라고 해서, 소득 수준에 따라 차별적인 국가 장학금 지급을 약속했다. 당신이 만약 소득 하위 20%에 해당한다면 등록금 전액을 면제받겠지만, 소득 3~4분위 학생은 등록금의 75%를, 소득 5~6분위는 절반을, 소득 7~8분위는 25%만 지원받는다. 그나마 소득 상위 20% 안에 든다면 학자금 대출 혜택에 만족해야 한다.

반면, 문재인 후보는 소득 수준에 상관 없는 "'진짜' 반값 등록금"을 강조했다. '대학등록금상한제'를 도입해 내년부터 국공립대학 등록금을 반으로 낮추고 2014년부터 사립대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방식은 다르지만 재정 소요 규모는 비슷하다고 보고 있다.

어린 자녀를 둔 30~40대들은 육아나 보육 문제가 발등의 불이다. 이들을 겨냥해 두 후보는 '아빠 육아휴직 확대' '0~5세 무상보육' '고등학교 무상교육' 등 솔깃한 복지 공약을 내놓고 있다. 박 후보는 저소득층 가구 영아 12개월간 기저귀·분유 지원, 셋째 자녀부터 대학등록금 전액 지원 등 선별적 복지에 무게를 싣고 있는 반면 문 후보는 육아휴직 급여를 통상임금 40%에서 70%로 올리는 등 전 계층을 아우르는 보편 복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국공립 어린이집·유치원 '줄서기' 해소를 위한 국공립 보육시설 확대 부문은 문 후보가 더 적극적이다. 문 후보는 이용 아동 기준 9.7%에 불과한 국공립 시설 비중을 40%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연간 1000개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반면 박 후보는 연간 150개를 약속하는 데 그쳤다. 다만 문 후보는 12세 미만까지 아동수당 월 10만 원 지급을 약속했지만 최근 발표한 공약집에선 0~5세로 한정하고 12세 미만 확대는 중장기 과제로 미뤘다.

은퇴와 노후를 고민하는 50대 이상 중장년 층을 위한 공약도 풍부한 편이다. 두 후보 모두 현재 월 9만4000원 정도인 기초노령연금을 20만 원으로 2배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박 후보는 지난 2007년 대선 때도 2배 인상을 약속했다 번복한 전례가 있기 때문에 지난 3차 토론에서 문 후보의 반격에 직면하기도 했다.

심장은 되고 간은 안 된다?... 병원비 해소 방안 시각 차

제18대 대통령 선거를 이틀 앞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17일 오후 경기도 군포 산본중심상가 유세에서 유권자와 지지자들에게 대선승리를 다짐하며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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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비 부담 해소 방안도 2차·3차 대선토론 당시 뜨거운 쟁점이었다. 박근혜 후보는 암·심장·뇌혈관·희귀난치성질환 등 4대 중증 질환에 한해 국가 100% 책임을 내세우는 반면, 문재인 후보는 모든 질병에 대해 '연간 의료비 100만 원 상한제'를 약속했다. 박 후보가 지난 10일 2차 TV토론에서 건강보험 재정을 문제 삼자 문 후보는 '왜 심장은 국가가 책임지고 간은 안 되나'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실제 지난해 500만 원 이상 고액 병원비 환자 335만 명 가운데 4대 질환 비중은 51만 명으로 15%에 불과하다.

특히 문재인 후보는 '건강보험 비급여 진료를 모두 급여로 전환하는 한편 간병비도 보험 급여에 포함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지금도 소득하위 50%는 연간 의료비 200만 원 상한제를 적용받고 있지만 간병비 등 비급여 항목이 많아 실질적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3차 토론에서도 문 후보는 환자와 가족 불편 해소를 위해 건강보험 '기준 병실'을 6인실에서 4인실로 높여야 한다고 밝혔지만 박 후보는 "병실에 6인, 4인이 들어가는 건 따질 필요없다"고 즉답을 피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17일 오후 파주 교하중앙공원 유세에서 환호하는 지지자들을 향해 손으로 'V'자를 그려보이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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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정책실장)은 17일 대선후보 복지 공약 평가 이슈 페이퍼를 통해 "두 후보의 복지공약은 일부 유사한 영역이 있으나 급식과 아동수당·병원비 해소·실업 관련 복지·복지 공급인프라 등에서 현격한 차이가 존재한다"며 "박 후보의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는 무상급식을 원하는 어린이, 일자리를 잃은 실업자, 고액 병원비와 장기요양에 시달리는 환자를 구별한다는 점에서 생애주기별 차별 복지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오 위원장은 "복지 공약에 필요한 소요 재정으로 박 후보가 연평균 26.3조 원, 문 후보는 38.5조 원을 말하지만 이는 연평균 금액으로 공약 목표가 실현되는 2017년 필요 금액이 아니다"라며 "재정방안 공약은 두 후보 모두 부실해 검증이 불가하다"고 꼬집었다.

이번 대선에서는 '경제민주화'와 맞물려 노동자·서민·자영업자 등 계층별 공약 경쟁도 치열했다. 두 후보는 노동자 계층을 겨냥해 비정규직 해소와 정리해고 방지 대책을, 서민 대상으로 가계 부채 해소와 주거 복지 방안을, 750만 명에 이르는 중소 자영업자들에겐 대형유통점 규제를 약속했다.

문재인 후보가 '비정규직 절반 축소' '최저임금 평균임금 50% 수준 인상' '소상공인 적합 업종 지정' 등 보다 전향적인 공약을 내놓고 있는 반면 박근혜 후보는 기존 제도를 개선하거나 실효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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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망 바이러스, USB로 전파된다

전장망 바이러스, USB로 전파된다

 
김동규 2012. 1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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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장 메모리 사용 가능하면 물리적 분리도 소용없어
 
플로피 디스크는 오랜 시간 주요 정보 저장수단으로 군림했다. 그러나 2메가도 되지 않는 용량의 한계와 급속한 외부 저장매체의 발달로 자리를 빼앗긴 뒤 지금은 생산이 중단된 상태다. 그 빈자리를 한동안 시디나 디브이디가 차지했지만 요즘은 광디스크 롬을 설치하지 않고 출시되는 컴퓨터도 많다. USB 드라이브가 발달해 디브이디는 물론 최고 50기가 용량을 자랑하는 블루레이 디스크마저 USB 드라이브의 상대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손톱만한 크기에 최고 65기가바이트까지 저장할 수 있는 USB는 이제 외부 저장매체의 제왕이 됐다. 동시에 USB는 전세계 국방 보안의 가장 큰 적으로도 여겨지고 있다.
 
국정감사가 한창이던 2012년 10월 8일, 안규백 민주통합당 의원은 국방망과 전장망 바이러스 감염 위협으로 인해 전시에 전장망 마비가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의 주장은 국방부가 제출한 자료가 근거인데 여기에 따르면 2012년 1월부터 4월까지 발견된 바이러스는 전장망 312건, 국방망 5,901건으로 전장망의 경우 2월과 3월에 집중적으로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3월은 한미 연합 지휘소 연습인 키리졸브가 열렸던 달로 전장망에 바이러스가 퍼진 원인은 각종 전장망 장비의 사용량이 급증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실은 장비 사용량이 많아지는 전시에는 바이러스 감염이 더욱 급증할 것이라는 우려를 불러일으킨다. 안규백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전작권 전환 이후 실제적인 전쟁을 수행하는데 필수적인 전장망이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있다는 것은, 한국군이 주도적인 작전을 수행함에 있어 매우 심각한 문제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전장망은 모든 망과 물리적으로 분리된 폐쇄망으로 웹접속이 불가능해 바이러스는 외부 저장매체를 통해 유입될 수밖에 없다. 국방부도 전장망 바이러스 감염경로에 대한 질문에 “국방정보통신망은 국방망, 전장망, 인터넷이 각각 물리적으로 분리돼있어 국방망 자료를 전장망으로 이동할 때 바이러스에 감염된다”고 설명했다. 또 유독 훈련기간에 바이러스가 급증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전장망 특성상 훈련시 PC 사용률이 증가하며 국방망과 자료교환을 위해 저장매체 사용율이 증가함에 따라 훈련기간에 바이러스가 많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국방부의 설명대로라면 국방부가 관리하는 각종 망은 결국 물리적으로 완벽하게 분리돼 있지 않다는 말이나 마찬가지다. 국방망의 정보를 전장망으로 옮길 수 있다면 거꾸로 전장망의 정보도 마음만 먹으면 국방망으로 옮기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감염 여지 활짝 열려있는 국방정보통신망
 
국방부가 안규백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방망과 전장망에 바이러스가 유입되는 경로는 두 망이 USB를 통해 자료를 교환하는 과정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국방망은 인터넷망과 자료교환체계를 통해 연결돼 있는데 이를 통해 국방망에 바이러스가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국방망과 전장망에는 USB나 시디를 이용하는 게 가능한데, 이 과정에서도 바이러스가 유입된다고 한다. 각 망은 오프라인 PC와의 USB 교류도 가능하다. 망이 물리적으로 분리돼 있긴 하지만 결국 외부 저장매체를 통해 자료를 주고받기 때문에 감염의 여지는 활짝 열려있는 것이다.
 
국방부 사이버방호팀 관계자에 따르면 지금까지 밝혀진 바이러스는 숫자가 많을 뿐 백신 소프트웨어가 완벽하게 잡아낸 것들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또 민간에서 사용하는 백신은 USB를 삽입했을 때 모든 파일을 정밀검사하지 않는 반면 국방부 백신은 USB가 얼마나 많은 내용을 담고 있건 모든 파일을 정밀검사한 뒤에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안전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까지 검출한 바이러스들도 게임 계정 유출을 시도하는 수준이라 전장망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뿐더러 전장망을 목표로 한 바이러스 공격도 없었다”며 국방정보통신망이 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함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 같은 설명에 대해 한 민간보안전문가는 “백신이 잡지 못 하는 신종 바이러스도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확신은 금물”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모든 바이러스를 100% 잡는 백신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며 “군에서 외장 저장매체를 완전히 없애지 않는 이상 위험은 언제나 도사리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내 백신제작 업체들은 카스퍼스키나 시만택 등 세계 유수의 백신업체들에 비해 기술력이 뒤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이란 핵시설을 공격했던 스턱스넷이나 이란 정부 컴퓨터에 수년 간 잠복하며 감시활동을 벌인 플레임 같은 정교한 신형 바이러스를 잡아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외부 저장매체를 완전히 차단하지 않는 한 국방정보통신망은 언제나 위협에 노출돼 있는 것이다. 외부 저장매체의 위험성은 해외 사례에서도 찾을 수 있다.

사이버사진3. 사이버사령부.jpg
각종 네트워크로 연결된 현대 전장은 사이버 보안이 매우 중요하게 여겨진다.
 
 
미 연방 기관 직원들, “이건 뭐지?” 하다가…
 
국방부로 출근하던 김 중령.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내렸는데 발에 뭐가 밟혔다. 뭔지 확인하니 국방부 마크가 찍힌 USB다. 주인을 찾아주기 위해 내용물을 확인하려 사무실 국방망 컴퓨터에 꽂아봤지만 안에는 아무 내용도 없었다. 바이러스 검사에도 아무 것도 걸리지 않았다. 김 중령은 누가 실수로 흘린 것 같아 별로 신경 쓰지 않고 아침보고를 떠났다..... 그 사이 USB에 녹아있던 치명적인 신형 바이러스는 국방망을 잠식하고 있었다. 문제는 그날 USB를 습득한 사람이 김 중령뿐만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수백 명의 군인들이 전국 곳곳에서 USB를 주웠고 모두 컴퓨터에 삽입해 내용물을 확인했다.
 
위 사례는 미 국토안보국이 수행한 어떤 실험을 토대로 한국 상황에 맞게 재구성한 픽션이다. 불가능해 보이는 상황이지만 2003년부터 2008년까지 미 육군 최고정보책임자로 근무했던 스티븐 부텔 예비역 소장이 미국의 한 언론에서 밝힌 실험을 보면 충분히 있을만한 일이란 것을 알 수 있다.
 
2011년 미 국토안보국은 USB를 통한 정부망 침투가 실제로 가능한지 실험하기 위해 실험 요원이 비밀리에 여러 연방 기관의 주차장에 USB를 뿌렸다. 결과는 참담했다. 호기심에 USB를 집어든 직원들의 60%가 정부망이 연결된 컴퓨터에 이를 삽입했다. 국토안보국의 또 다른 실험에서 USB에 정부가 인증한 것처럼 보이는 로고를 찍었을 때는 90%의 직원이 이를 컴퓨터에 삽입했다고 한다. 2008년 미군의 1급 비밀망인 SIPRNET을 공격한 악성코드도 이러한 과정을 통해 침투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8년 11월초, 두 개의 전쟁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던 미 중부군사령부의 중앙네트워크망에 ‘agent.btz'란 이름의 웜 바이러스가 침투했다. 이 웜은 스스로를 외부 저장매체에 복제하며 감염된 저장매체가 다른 컴퓨터에 삽입되면 그 컴퓨터로 자신을 또 복제했다. 당시 사이버공격에 정통한 미군 관계자는 “이 바이러스는 매우 공격적이며 중국에서 온 것으로 보이나 정부 차원의 공격인지 개인 해커의 소행인지 알 수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미 국방부는 즉시 바이러스 제거뿐만 아니라 시디, 외장 하드, USB메모리 등 모든 외장 저장매체의 사용금지 조치를 내렸다. 당시 미 전략사령관이 내부망을 통해 전파한 이메일에 따르면 외장 저장매체 사용금지 지침은 비밀망인 SIPRNET 뿐만 아니라 일반보안망인 NIPRNET에도 적용되는 것이었다. 지금도 미군은 외장 저장매체의 사용을 강력히 통제하고 있다.
 
2012년 9월 30일에는 인도군도 군사재판까지 언급하며 외부 저장매체에 대한 통제를 강화했다. 이미 USB 메모리 등의 사용을 통제하고 있던 인도군이 이 같은 방침을 내놓은 이유는 각종 보안사고의 70%가 인가받지 않은 USB의 사용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한 인도군 관계자는 인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부분 중국에서 생산된 이러한 USB 메모리들은 우리 군의 사이버 보안에 중대한 위협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며 통제강화 조치가 불가피한 선택이었음을 알렸다. 인도군은 민감한 군 통신망을 해킹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최신 사이버 보안 지침도 발표했다. 이 지침에서는 군인들이 공적인 자료를 개인 컴퓨터나 외부 저장매체에 저장하지 말 것을 경고했고 이를 어길 시 군사재판까지 회부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람도 믿을 수 없다
 
2012년 10월 25일 이스라엘 경찰에서도 사이버 공격을 의심해 모든 컴퓨터를 웹으로부터 분리하고 외장 저장매체 사용을 당분간 금지시켰다. 트로이 계열로 보이는 바이러스가 내부 정보를 어딘가로 보내는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경찰이 외장 저장매체의 사용까지 금지시킨 이유는 바이러스의 출처를 외부로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9월초 러시아 백신업체 카스퍼스키가 발견한 가우스 바이러스는 USB를 통해 전파될 뿐만 아니라 감염 컴퓨터의 숨겨진 정보를 따로 저장할 목적으로 USB를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한다.
 
한국군에서도 USB 보안사고가 보고된 바 있다. 지난해 9월 11일 오산에 위치한 공군기지에 있는 지휘통제체계(AFCCS) 단말기와 자료교환용 USB에서 웜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당시 공군이 조사한 결과 바이러스는 오산기지 내 37전술정보전대의 항공정보공유체계(AISS) 단말기에서 나온 것으로 밝혀졌다. AISS는 U-2 정찰기 등 미군의 정보감시자산이 획득한 정보를 한국 공군과 공유하는 데 사용하는 장비로 AFCCS와 직접 연동되지 않아 하루 6번 USB를 이용해 자료를 옮겨야 했다. 자료를 옮기는 과정에서 USB에 묻어온 바이러스가 AISS와 AFCCS로 퍼진 것이다. AISS가 미 7공군도 함께 이용하는 장비라 미군 측의 감염 여부에도 관심이 모였지만 국방부는 “AISS는 전장망과 별도로 운용되는 독립체계이고 바이러스 탐지와 치료가 완료돼 미측 장비로 유입된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러한 USB의 위험성은 바이러스 감염에 그치지 않는다. 올해 1월 14일 스파이 혐의로 캐나다 경찰에 체포된 제프리 폴 드라일 해군 중위 사건을 보면 아무리 보안이 철저해도 USB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여실히 드러내준다.
 
캐나다 연방경찰의 수사결과에 따르면 드라일 중위는 2007년 오타와에 소재한 주캐나다 러시아대사관에 자발적으로 찾아가 군사기밀을 넘길 테니 돈을 달라고 제안했다. 이에 응한 러시아 대사관과 드라일은 4년간 정보를 주고받았다. 드라일 중위가 군사정보를 넘긴 대가로 받은 돈은 겨우 한 달에 3,000달러 정도였다고 한다. 핼리팩스의 트리니티 해군기지에 주둔 중인 경계부대에서 캐나다 영해로 들어오는 선박을 위성과 무인항공기, 해저 탐지기 등으로 추적하는 임무를 맡은 드라일 중위는 임무에 관련된 정보를 USB에 담아 러시아로 넘겼다고 한다. 그는 인가받지 않은 USB를 이용해 마치 정보를 수확하듯 이 컴퓨터 저 컴퓨터를 옮겨 다니며 정보를 수집했다. 정보유출에 이용한 USB는 파괴하거나 아들의 비디오게임기 X-Box의 메모리로 재사용하며 증거를 은폐했다. 드라일 중위는 현재 모든 죄를 인정한 상태다.
드라일.jpg
군사기밀을 러시아에 팔아넘기다 적발된 드라일 캐나다 해군 중위

 
 
USB 필요 없는 환경 구축해야
 
물론 드라일 중위의 사례는 극단적인 경우에 속한다. 군사기밀 유출의 위험성을 제대로 알고 있는 군인이라면 웬만해선 수행하기 힘든 범죄다. 그러나 사람이라면 누구나 실수를 하기 마련. 미 국토안보국의 실험처럼 자기도 모르는 사이 군사기밀을 유출하는 데 일조하게 될지도 모른다. 2009년 11월 발생한 작전계획 5027 설명자료 유출 사건도 연합사에 근무하던 한 영관급 장교가 USB에 11쪽 분량의 파워포인트 자료를 담는 과정에서 발생했으며 이 장교는 정보를 유출시킬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한다. 이 사건 이후 2010년 국방부는 국방망과 인터넷망 사이에서 자료를 교환하는 서버를 구축했다.
 
한 민간 보안전문가는 국방부가 소리없는 전쟁과도 같은 사이버 위협을 제대로 막아내기 위해서는 외장 저장매체가 아예 필요 없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방부 사이버방호팀 관계자도 “바이러스 유입 및 확산의 주원인인 저장매체 통제대책을 강력하게 시행하고 있지만 향후 저장매체 없이 업무가 가능한 체계 구축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군의 경우 각종 망이 물리적으로 분리돼 있지는 않지만 철저한 보안을 통해 마치 평행우주처럼 논리적으로 망을 분리해 사용하고 있다. 겉보기에는 물리적 분리보다 위험한 것 같지만 외부 저장매체의 유입이 차단되고 자료를 주고받을 때마다 게이트를 열어 일종의 비화 시스템을 통해 보안을 유지하기 때문에 해커 같은 제3자가 개입할 여지가 적다. USB를 통한 자료이동보다 안전성이 높고 자료 유출의 책임 소재가 명백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러한 체계를 구축하는 데는 높은 기술력과 많은 비용이 들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아무리 많은 비용이 들어도 중요한 군사기밀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보다는 적은 대가를 치를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개발한 것으로 의심되는 스턱스넷과 플레임 바이러스의 등장에서 알 수 있듯 이제 바이러스는 국가 차원에서 개발하는 전략 무기와도 같다. 사이버전을 위한 전력 보강과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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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규
디펜스21+ 기자
가진 거라곤 ‘안보의 민주화’에 대한 열정밖에 없던 청년실업자 출신.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경상도의 모 대도시에서 20년을 보냈다. 〈디펜스21+〉에서 젊음과 차(茶)를 담당하고 있다.
이메일 : ppankku@gmail.com
블로그 : http://plug.hani.co.kr/sem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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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프라이즈 / 내가 꿈꾸는 그곳 / 2012-12-17)


 

 

 


범죄심리학 교수가 본 독재자의 딸과 인권변호사의 사고방식 차이는 어느 정도일까.
 
대선이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는 요즘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한 분이 있다. 그는 <다음뷰>에서 <표박>이라는 필명을 가지고 글을 올리고 있는 표창원 경찰대학교(범죄심리학) 교수이다. 이틀 전 그는 자기 블로그를 통해 '교수직 사직서' 제출을 공개했다. 그는 자기 블로그에 올린 사직서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

"12월 19일 실시되는 제18대 대통령 선거와 관련한 견해를 공개적으로 표명하는 과정에서, 본의아니게 '경찰대학 교수로서의 직위'가 이용될 수 있음을 인식하고, 경찰대학과 학생들의 숭고한 명예와 엄정한 정치적 중립성에 부당한 침해가 발생할 가능성을 방지하고, 경찰대학 재학생 및 졸업생 등에게 혹여 자유롭고 독립적인 견해를 구축하는 데 있어 부당한 영향을 끼칠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해 사직하고자 한다"

생전 이런 사람 처음 봤다. 대부분의 선생님,교사,교수님들은 시쳇말로 '범생이'들이어서 자기에게 조금이라도 불리한 일이나 해가 되는 일은 잘 안 한다. 이같은 사정은 공무원들도 예외는 아니어서 평생 쌓아온 명성이나 업적을 한 방에 무너뜨릴 수 있는 위험한 선택은 잘 하지 않는다는 말. 그런데 한 순간 블로거로 변신한 '블로거 표박님'은 용감하게도 평생 쌓아온 공든탑을 한 방에 걷어차 버리는 듯한 행위를 공개적으로 한 것이다. 사실 이런 장면을 택하게 된 배경은 고사하고 걱정됐다.

경찰대학 교수가 선택한 표현의 자유


아직 한창 일 할 나이이자 우리 사회가 표박님을 더 원하고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걱정도 되고 표박님이 어떤 분인지 궁금도 하여, 그의 블로그에 들러 몇몇 글을 다운 받아놓고 블로거계(?)에서 일어날 수 있는 공격과 방어 등에 대해, 혹시라도 해를 끼치는 세력이 등장하면 힘을 합하고 싶은 오지랖 넓은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는 범죄심리학 등 경찰과 관련된 법적 지식 등에는 정통한지 모르겠지만, 인터넷 블로그로선 아직 햇병아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이런 표현 이해하실런지) 그러나 표박님은 햇병아리를 선택한 것에 대해 '매우 홀가분함을 느꼈다'는 취지의 표현을 블로그에 담고있었다. 스스로 보수주의자라고 칭한 그는 평생을 통해(?) 비로소 '표현의 자유'가 어떤 것인지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던지 블로그에 솔직한 심정을 남겼다.


" 과거 군사독재 치하에서 우리는 "말 잘못해서" 잡혀가는 일이 허다했습니다. "하고 싶은 말" 속시원히 하다가도 어떻게 되는 거 아냐? 라며 불안과 두려움을 느껴야 했습니다. 지금 제게도 여러분이 "괜찮냐?" 라며 걱정을 해 오십니다. 저는 아무렇지도 않지만, 그분들껜 대한민국이 여전히 "말조심하고 살아가야하는 나라"인 모양입니다.

바꿔야 합니다. 진정 자유민주주의 국가라면, 양심대로, 느끼는 대로, 하고싶은 말, 해야 할 말, "아무런 두려움 없이"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전 경제보다, 그 무엇보다 이 "표현의 자유"가 완전히 보장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진정한 자유민주주의 국가, "보수의 가치"가 실현되는 나라이니까요. 이번 대통령 선거가 우리나라에, 아니 내게 "완전한 표현의 자유"를 가져다 주었으면 좋겠습니다.<출처: http://blog.daum.net/drpyo/469>"


 

 

 

 
대한민국의 수 많은 경찰(사관)을 길러내신 분의 입에서 이런 표현 내지 선언이 나왔다는 건 매우 놀라운 일이다. 당신의 소원은 '돈을 많이 벌어 잘 사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사는 나라'를 통해 '완전한 표현의 자유'가 가능한 나라를 꿈꾸는 있었던 것. 이를 역설적으로 말하면 대한민국은 여전히 보이지 않는 '통제의 손'에 의해 (표현의)자유를 억압받고 있다는 사실이며, 자기검열을 통해 표현의 자유가 구속 당하고 있다는 말과 다름없다.

문재인 후보에 딴지 건 독재자 딸의 표현


경찰대학에서 범죄심리학 등을 가르치고 있는 분의 입에서 이런 선언적 의미의 글이 블로그를 통해 나타난 건 정말 놀라운 일이었다. 그런데 간밤에 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3차 TV토론을 지켜보면서 표현의 자유가 제한되거나, 표현의 자유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경우의 수가 등장했다. 새누리당 박근혜가 그 주인공. 박근혜는 상호토론 과정에서 먼저 문재인 후보에게 딴지를 걸었다.

"...문재인 후보님이 스스로 인권변호사라고 하는데 이번 '국정원 여직원 사태'에서 발생한 '여성 인권침해'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말씀이 없고 사과도 하지 않았다...그 여직원이 댓글을 달았는지 증거도 없는 걸로 나왔지만, 그보다 집 주소를 알아내기 위해 고의로 '성폭행범이나 쓰는 수법'을 차를 받아..."

필자는 이 장면을 보는 순간 갑자기 화가 치밀어 "어떻게 저런 게 대통령 후보가 될 수 있나"하고 중얼거렸다. 대통령 후보라는 한 여자의 어법치고는 매우 고약할 뿐만 아니라 '피의자'를 두둔하는 모습 등에서는 '양아치 향기'가 물씬 풍겼다. 세상 사람들이 다 아는 문재인 후보의 인권변호사 이력에 대해 '인권변호사라고 하는데'라는 표현은, 대게 (정신적)갈보들이나 쓰는 어법이지(그녀들도 이런 표현 안 쓸 걸) 대통령 후보가 쓸 표현인가. 참으로 천박한 표현이 박근혜로부터 나온 것.

역삼동 오피스텔(607호)은 한국의 워터게이트?

그리고 스스로 자승자박한 '여성 인권침해' 발언은 왜 사람들이 그녀를 '닭그네' 내지 '닭대가리'라고 부르는지 단박에 알 수 있는 장면이었다. 이 포스트의 서론 겸 본론이 길게 이어진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한나라당 이명박 정권을 그대로 이어받은 새누리당 박근혜의 대통령 자질 검증의 한 부분이, 박근혜의 천박한 어법 내지 자기 잘못을 타인에게 전가하는 못 된 버르장머리가 드러난 것.

 


 

 


따라서 법률에 무식한 필자가 박근혜의 발언에 대해 왈가왈부 하면 권위가 없으므로, 이틀전 '표현의 자유'를 갈망하며 과감하게 사직서를 내 던진 경찰대학 표창원 교수의 판단을 빌어야 할 것 같아, 그가 사직서를 내게 된 근본적인 동기를 살펴보는 게 나을 것 같았다. 그게 대선정국에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607호'에 대한 표 교수의 입장이다. 이미 널리 알려져 빼도박도 못할 이 사건의 전말에 대해 (경찰대학 교수 출신)블로거 표박님은 이렇게 정의를 내렸다.

"...국정원 직원으로 밝혀진 김 모씨의 오피스텔 방은 이제 "한국의 워터게이트"로 역사에 기록될 상황에 이르렀다. 10평 안밖의 작은 오피스텔 현관문 앞에 국가공권력을 상징하는 경찰과 선관위, 그리고 문 해정장치를 든 소방대 팀이 대기하고 그 뒤를 취재진과 정당관계자들이 둘러싸고 있는 진풍경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2012년 12월 11일 오후에 시작된 이 희안한 대치상태가 벌써 48시간을 넘어서고 있다. 이미 외신도 주목하고 기록하고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초기에 선관위와 경찰이 과감한 법집행으로 진실을 밝혔더라면 이처럼 큰 사건으로 비화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지금 상황은,

(1) 야당 주장이 사실로 밝혀지면, 국익을 보호하기 위해 특별한 권한과 예산을 부여받은 국가 최고의 정보기관인 [국가정보원]이 대통령 선거에서 특정후보를 당선시키고 다른 후보를 떨어트리기 위해 직원들을 동원해 여론조작을 조직적으로 수행한 세계에서 유래를 찾기 힘든 "국가적 선거부정 사건"이 되어 미국의 "워터게이트(1972년 당시 미국 대통령 닉슨의 재선을 위해 상대방인 민주당 선거본부 '워터게이트 호텔방'에 침입, 도청장치를 설치했다가 적발, 결국 대통령 사임으로 이어진 사건)"를 능가하는 희대의 선거부정 사건이 될 수 있는 지경으로 확대되었다. 시간이 갈수록 그 파장은 커질 것이다.

(2) 야당 주장이 허위로 밝혀진다면, 지지율 저하 등 위기에 몰린 야당이 대선 직전 국면전환을 하기 위해 근거없는 허위정보에 의지해 무리하게 국정원 직원을 미행감시하고 그 거주지를 습격, 공권력을 동원해 겁박하고 절대 비밀에 부쳐져야 할 정보요원의 신원을 노출시킨 희대의 '황당 스캔들'로 기록될 것이다. 유권자와 국민은 야당과 그 후보에 실망할 것이고 낙선은 불을 보듯 뻔하다. 시간이 갈수록 그 위험성은 커진다."

 

경찰대학 출신 표박님의 다음뷰 기고문에 따르면, 이른바 '국정원 선거 개입 사태'는 매우 심각한 범죄행위이며,국법질서를 뒤흔드는 이같은 일은 '워터게이트 사건'에 필적한다는 것. 그게 대한민국의 명운을 가를 대선을 코 앞에 두고 '여론조작'을 위한 것이어서 여간 큰 우려를 한 게 아니었다. 오죽하면 교수직을 내 던지면서 '표현의 자유'를 선택할 정도로 절체절명의 위기감을 느꼈을까.
 

 

 


논란이 되고 있는 '(607호)강제진입'의 법적 근거

그는 이같은 우려를 여야 모두에게 적용시키고 있었다. 야당인 민주당의 문재인 후보측의 주장이 사실과 허위에 부합되는 지 여부를 밝힌 것. 공정했다. 그의 지적을 참조하면 민주당 측에서 제기한 의혹은 사실 수사결과에 따라 매우 큰 파장 자체가 아니라, 두 후보의 선거 당락에 미치는 영향이자 대한민국의 국운을 가를 중대한 사건이었다. 따라서 그가 지적한 '국정원 선거 개입 사태'의 법적문제 내지 근거는 이랬다.

"...(1) 1단계: 신고를 받고 경찰과 선관위가 출동했던 사건 초기의 강제진입 문제. 선관위의 해명자료에 따르면 신고후 처음 현장에 갔을 때 거주자의 승인을 얻어 해당장소에 들어가 살펴보았지만 '최초 신고 내용인 불법선거사무실의 정황'이 발견되지 않아 제보자의 동의를 얻은 후 조사를 마치고 현장에서 퇴거했다. 이 경우 "제보자(아마도 의혹을 제기한 야당 관계자 였을)"의 어설픈 실수 혹은 착오가 가장 비난받아야 한다. 신고의 내용에 있어 심각한 오류가 있었고, 이 해명대로라면 우선 선관위의 대응에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 강제진입의 필요 없이 '동의에 의한 진입'이 이루어졌고 충분한 조사가 이루어졌다. (선관위의 해명자료에 오류나 허위가 있다면 이는 또다른 문제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 공식해명자료에 대한 반론이나 이의제기는 없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제보자 측에서 사실은 "국가정보원 직원이 선거개입 여론조작 작업에 동원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일주일 이상 대상자를 미행해 의혹을 확인했기 때문에 신고한 것이다."라며 신고의 내용을 수정한 것이다. 이에 선관위는 함께 출동한 경찰과 함께 다시 대상자를 찾아 '국정원 직원인지'를 물었다. 대상자는 '아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이후 행해진 조사를 통해 국정원 직원이 맞다는 확인이 이루어졌고 국정원도 이를 인정했다. 그러자 다시 현장진입 필요가 생겼다. 하지만, 이번에는 대상자가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이미 취재진도 도착했고 야당 관계자 등 여러 사람이 운집했다. 같은 여성인 경찰서 수사과장이 "문을 열어달라, 조사할 게 있다"고 요청했지만 문은 열리지 않았다.

이 상황에서 현장 경찰관과 선관위 직원의 판단은 결코 쉽지 않다. 매우 중대한 사안이기 때문에 신중해야 하고, 1차로 동의를 얻어진입해 살펴본 바 특별한 의심정황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제보자의 진술이 바뀌어 새로운 혐의 내용에 대해 조사할 필요가 생겼지만 제보자의 말만 믿고 마치 그 대리인처럼 행동하는 것은 국가공무원이 취할 태도는 아니다. 그렇다고 새로운 혐의 부분에 대해 의심할 만한 새로운 정황 (대상자의 신분이 국정원 직원임이 확인)이 확인된 마당에 그대로 손놓고 철수할 수도 없다.
 

그래서 다시 한번 당사자의 동의를 구해 진입해 신고내용인 "악성댓글 달기 작업"이 이루어졌는 지를 확인하려고 했다. 하지만, 대상자는 절대로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 시간은 흐르고 제보자 측은 '증거인멸' 우려를 제기하며 진입을 독촉하고...경찰의 계속된 설득에 대상자는 "오빠가 오면 문을 열어주고 노트북을 검사해 보도록 해 주겠다"고 약속한다. 하지만, 오빠가 오고 부모님도 왔지만 문은 열리지 않고 오히려 "인권침해" 주장이 제기된다.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할까? '강제진입' 밖에는 사실확인 방법이 없다. "법원이 발부한 영장"을 발부받으면 가장 좋다.


그런데, 사건 초기 증거인멸 우려가 제기되었을 때, 경찰이 검사에게 영장을 신청하고 검사가 검토한 뒤 증거보완 등 요구를 거쳐 판사에게 청구하고 다시 판사가 검토해 보완 요구 등을 거쳐 발부여부를 결정하기까지 기다릴 여유가 없었다. 그 때 적용되는 법리가 "행정상 즉시강제"다. "공무원이 영장도 없이 사적 공간인 비디오가게에 진입해 불법 음반·비디오·게임물을 수거하여 폐기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영장주의위반이 아니다"(헌재 2002.10.31. 2000헌가12)고 헌법재판소가 판시했으니 분명 우리 법체계에서 허용된다.

헌법재판소의 논지는 “행정상 즉시강제는 상대방의 임의이행을 기다릴 시간적 여유가 없을 때 하명 없이 바로 실력을 행사하는 것으로서, 그 본질상 급박성을 요건으로 하고 있어 법관의 영장을 기다려서는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고 할 것이므로, 원칙적으로 영장주의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경찰법에서는 특히 경찰의 이러한 즉시강제 행위를 "경찰상 즉시강제"로 칭한다. 그 법원칙적 근거는 다음과 같다. 우선, 우리 헌법 제 37조 2항에는 "국가안보, 질서유지, 공공복리 등 공익을 위해 필요할 경우" 국가공권력이 개인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 다만, 이때 법률에 근거를 두고 있어야 하며, 그 경우에도 기본권의 본질을 해하지 않는 범위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공익을 위해 필요한 상황임은 위에 설명했듯이 자명하다.


그 다음 문제인 법룰의 근거다. 우선 '공직선거법'이다. 현행범에대한 '신고'가 있거나 선거법 위반이 행해지고 있다는 혐의가 소명되었을 때, 선관위가 해당 장소에 진입해 질문하고 조사하고 증거물품을 수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지금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부분이다. 과연 "현행범, 혐의 소명" 요건이 충족되었느냐다. 해석의 여지가 있겠지만 선관위 직원이 판단하고 책임질 문제다. 충족되었다고 보고 진입해 조사해서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전혀 문제되지 않는 '행정상 즉시강제'에 의한 강제진입이 된다. 만약에 의혹이 허위로 밝혀지면 그 판단의 적법성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루어질 수 있고 법적 행정적 절차가 뒤따를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양측 정당과 국정원 간 분쟁이지 선관위가 아니기 때문에 '즉시강제' 결정의 적법성 문제가 제기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추후 학계에서는 논의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다. 경찰 역시 마찬가지다. 경찰관직무집행법상에 경찰의 직무가 규정되어 있고 이는 "경찰상 즉시강제의 일반적 수권조항"으로 해석된다는 학설이 있다. 물론, 개별적 수권조항이 존재한다는 이유로 법개정을 통해 '명시적인' 일반적 수권조항을 신설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다. 과거에 시위진압이나 수배자 은닉 의혹이 있는 거소에 영장없이 과감하게 진입할 때 적용된 논리다. '개별적 수권조항'은 생명 신체의 위험이 있을 때 그 방지를 위해 경찰은 영장없이 거소에 진입해 구출 범죄진압 중단 등을 할 수 있다는 규정이다.
 

선관위와 마찬가지로 경찰의 강제진입 결정에는 적법성 논란이 잠재해 있다. 여기서 경찰과 선관위의 "의사결정", "재량(discretion)" 문제가 대두된다. 다소의 논란과 법적 책임 소재를 안고서라도 적극적인 법집행을 하자면 과감하게 강제진입해 노트북 등 증거자료를 수거해 "경찰청 사이버태러대응센터"로 가져가면 된다. 진실은 밝혀질 것이고, "본질"에 해당하는 진위여부가 가려진다. 이 '과감한 법집행'의 적법성 정당성 문제는 부차적이고 추후의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관계 공무원과 지휘자가 이 결정으로 피해를 입을 수 있다. 나도 그 누구도 그 피해를 막아주거나 대신 입어줄 수 없다. 가능하다면 내가 대신 그 책임을 져주고 싶다. 그리고 과감하고 당당하고 용기있게 법집행을 해서 진실을 밝히고 사회 정의를 지탱해 달라고 요청하고 싶다. 하지만, 이미 그 '즉시강제'의 요건인 '긴급성'이 사라져 버렸다. 시간의 경과와 함꼐 '영장'을 발부받지 않을 명분이 없어진 것이다.

 

(2) 2단계: 압수수색 영장 문제 이제 경찰-검찰-법원을 거쳐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야 적법하게 강제진입을 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영장발부 절차와 요건 등에 대한 설명은 생략하겠다. 관심있는 분은 찾아보시기 바란다. 그런데, 초기와 똑같은 상황 독같은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 "증거부족으로 충분한 소명이 이루어지지 못해" 영장 신청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글쎄? 다른 사건에서도 그럴까? 경찰의 적극적인 수사의지가 있다면 일단 검사에게 신청은 할 수 있다. 기각된다고 해서 경찰이 손해볼 것은 없다. 그런데 경찰은 아예 영장청구를 신청하지도 않는단다. 검찰은 휴~ 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수사권을 둘러싸고 대립중인 경찰이 "영장"이라는 드거운 감자를 검찰로 넘기면 어쩌나 걱정하던 찬데 아예 신청을 안한다니 얼마나 좋을까?
 

(3) 3단계 : 대치가 지속될 경우 "생명보호(자살위험 방지)를 위한 즉시강제, 진입" 대치가 계속되면서 대상자 부모가 빵과 우유를 오페스텔 안으로 넣어주고 있다고 한다. 식사야 그렇게 해결된다고 해도 스스로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오빠와 부모를 부를 정도로 심약한 대상자가 이 엄청난 중압감을 견디지 못해 극단적 행동을 취할 우려가 조심스럽게 논의되고 있다. 그래서 경찰이 자살방지용 매트리스를 오피스텔 창문 밖 바닥에 설치했다고 한다.

정신과 전문의의 평가가 선행되어야 겠지만, 만약에 그 위험이 현존한다고 판단된다면 다시 "경찰상 즉시강제" 필요 상황이 된다. 이번엔 경찰관직무집행법에 명시적인 개별적 수권조항이 있고 모든 요건이 구비되어 있기 대문에 고민하거나 망설일 이유도 필요도 없다. 다만 그 시점이 언제일 지, 실제 위험이 현존하는 지 판단할 '징후'가 나타나는 지 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다.


그런데, 이 경우에도 진입 및 구출 구호는 가능하지만 '증거물 수거'는 어떻게 될까? 생명위험 상황에 이러한 논의가 냉정해 보이겠지만 어쩔 수 없다. 앞서 밝힌것 처럼 선관위는 선거법 위반 신고대상 장소에 진입해 조사하고 증거이멸 방지 및 증거물품 수거를 해야 한다. 경찰 역시 공직선거법에 다라 공무원의 선거법 위반 혐의사건일 경우 즉시 단속 및 수사에 임해야 할 법적 의무를 지고 있다. 만약에, 자살 방지 생명구호 활동의 혼란을 틈타 누군가 노트북과 스마트 폰 등 증거를 절취 혹은 인멸 하도록 방치한다면 선관위와 경찰은 "직무유기"의 범죄혐의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특히, 지금 그 가능성을 공지했기 때문에 "예측가능성"까지 발생했다.<출처: 진실의 문을 열어라 http://blog.daum.net/drpyo/459>"
 

 

 


박근혜, 문재인 후보는 성폭행범 혹은 여성 인권침해를 일삼은 인권변호사?

 

필자가 논문 수준의 장문의 글을 인용한 건 다름이 아니다. 이틀 전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TV토론에서 나와 한 발언의 심각성 때문이다. 불과 며칠 전까지 경찰대학의 교수로 재직하던 블로거 표박님은 자기 블로거에 남긴 글을 통해 국정원의 대선 개입 정황 등에 대해 '논란이 되고 있는 '(607호)강제진입'의 법적 근거' 등을 통해 이렇게 길게 써 두었다. 평생을 건 업적 모두를 '표현의 자유'를 빌어 고발하고 있었던 것. 그렇다면 박근혜가 새누리당의 불법 선거운동(십자군 알바단)이 선관위에 의해 적발되고 고발되자, 물타기를 시도하고 있었던 국정원 선거 개입 사태에 대한 입장을 한 번 더 살펴볼까.

"...문재인 후보님이 스스로 인권변호사라고 하는데 이번 '국정원 여직원 사태'에서 발생한 '여성 인권침해'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말씀이 없고 사과도 하지 않았다...그 여직원이 댓글을 달았는지 증거도 없는 걸로 나왔지만, 그보다 집 주소를 알아내기 위해 고의로 '성폭행범이나 쓰는 수법'으로 차를 받아..."

놀랍게도 차기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새누리당의 박근혜 후보는 이 문제의 본질을 '국정원이 선거에 개입한 사실 여부'가 아니라 '여성 인권침해'로 규정하며 상대 문재인 후보측을 '성폭행범이나 쓰는 수법' 운운하고 있었던 것. 자기의 무식함을 상대에게 뒤집어 씌우는 독재자의 딸 다운 사고방식 아닌가. 그러니까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성폭행범 혹은 여성의 인권침해를 일삼은 인권변호사?...필자는 그래서 '어떻게 이런 갈보같은 게' 대통령 후보로 나설 수 있는 지 화가 치민 것. 하지만 문재인 후보는 박근혜의 무식하거나 못 된 발언에 대해 조용히 타일렀다.


"...그 사건은 수사 중인 사건인데 박 후보의 발언은 정말 안타깝고 유감스럽다. 경찰이 문을 열라고 하는데 여직원이 오히려 문을 잠그고 열지 않은 것 아닌가.박 후보가 감금이다. 아무 증거도 없다고 하는데 (경찰의)수사 결과를 지켜봐야지. 지금 발언은 수사에 개입하는 것으로(못 된 짓), 수사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

문재인 후보의 대인배 다운 인격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만약 이런 모습이 TV토론 장소가 아니라 오프라인에서 이루어졌다면, 박근혜는 아예 사람들이 꺼리는 집창촌의 갈보를 떠올리게 만드는 정신적 수준 외 더도 덜도 아니것. 전두환이 물려준 아파트 30채 상당의 6억 원과 정수장학회의 장물 6억 원 등등.

독재자의 딸의 신분으로 고생 한 번 해 보지않은 한 노처녀의 입에서 불법 선거운동 사태의 본질을 흐리는 발언을 할 수 있다는 건, 대한민국과 국민들을 통째로 모욕한 것이나 다름없는 매우 위험한 사건 아닌가. 이런 적반하장격의 모습 등으로 격노한 경찰대학의 한 교수가, 이 문제의 전말 등에 대해 자세히 논박하며 사직서를 던진지 불과 엇그제 일이다. 이게 봐 그냥 넘길 일인가.

 

 


 

 


보통사람의 표현의 자유 VS 대통령 후보의 수준 이하 막말


그런데 새누리당의 조직적인 'SNS(십알단)불법 선거운동'이 선관위로부터 적발되고, 국가기관인 선관위에 의해 고발된 사실을 숨기고자 수사중인 사건에 개입을 해?...대한민국에 살면서 생전 이런 대통령 후보 처음 본다. 그런 점 등으로 경찰대학에서 범죄심리학 등을 가르치던 교수님이 어느날 교수직을 팽개치고 '표현의 자유'를 선택한 건 공감되는 바 크다. 당신은 모든 것을 팽개치고 나라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한 사건을 통해 이렇게 소원했다.
 
 
 
 

"...진정 자유민주주의 국가라면, 양심대로, 느끼는 대로, 하고싶은 말, 해야 할 말, "아무런 두려움 없이"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전 경제보다, 그 무엇보다 이 "표현의 자유"가 완전히 보장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진정한 자유민주주의 국가, "보수의 가치"가 실현되는 나라이니까요. 이번 대통령 선거가 우리나라에, 아니 내게 "완전한 표현의 자유"를 가져다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표현의 자유는 보통사람들이 원하는 자유이다. 그러나 장차 대통령이 되겠다고 하는 대통령 후보의 입에서 막말 이하의 '닭대가리성' 발언은, 졸고있던 유권자를 일깨우는 참으로 무식하고 황당한 발언 아닌가. 국정원 여직원의 선거 개입 여부에 대해 문제를 증폭 시킨 건 여직원 스스로가 선택한 문제일 뿐, 감금 내지 여성인권 운운하는 건 새누리당의 불법 선거운동이 발각된 걸 물타기 하는 수법외 더도 덜도 아닌 것. 그런데 표박님의 우려가 현실이 돼 버렸다. 한 밤중에 이 글을 끼적이는 동안(17일 00시 40분 현재) 실제로 국정원이 선거개입에 나선 것.

607호 '감금' 빙자 국정원 대선 적극적 개입

연합뉴스에 따르면 국가정보원은 16일 직원 김모(28·여)씨의 불법선거운동 의혹을 수사한 경찰이,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에 대한 비방·지지 게시글이나 댓글을 게재한 사실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힌 것과 관련, "선거개입설이 사실무근으로 드러났다"며 감금행위 등에 대해 책임을 묻겠다고 밝힌 것. 이게 경찰대학 교수가 '표현의 자유'를 갈망하며 인터넷에 글을 올린 궁극적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의 국가의 공권력 시스템으로 '경찰의 한계'를 직감하고 '표현의 자유'를 선택하며 국가의 위기를 만천하에 알리고 싶었던 것이라고나 할까.

 

 

 

위 자료사진은 지난 주말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코엑스 앞 유세에 대거 참가한 6070 노인들의 표정. 이날 유세에 2030의 젊은세대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국정원이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TV토론 직후에 입을 다물고 중립를 지켜도 시원찮을 판국에, 연합뉴스를 통해 '607호 여직원의 감금행위 등에 대해 책임을 묻겠다'는 것은 박근혜와 입장을 함께 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기에 충분한 결론인 것. 이런 문제 등 수사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에 대해 경찰대학 교수 출신 블로거 표박님은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다시 한번 당사자의 동의를 구해 진입해 신고내용인 "악성댓글 달기 작업"이 이루어졌는 지를 확인하려고 했다. 하지만, 대상자는 절대로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 시간은 흐르고 제보자 측은 '증거인멸' 우려를 제기하며 진입을 독촉하고...경찰의 계속된 설득에 대상자는 "오빠가 오면 문을 열어주고 노트북을 검사해 보도록 해 주겠다"고 약속한다. 하지만, 오빠가 오고 부모님도 왔지만 문은 열리지 않고 오히려 "인권침해" 주장이 제기된다.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할까? '강제진입' 밖에는 사실확인 방법이 없다. "법원이 발부한 영장"을 발부받으면 가장 좋다.


그런데, 사건 초기 증거인멸 우려가 제기되었을 때, 경찰이 검사에게 영장을 신청하고 검사가 검토한 뒤 증거보완 등 요구를 거쳐 판사에게 청구하고, 다시 판사가 검토해 보완 요구 등을 거쳐 발부여부를 결정하기까지 기다릴 여유가 없었다. 그 때 적용되는 법리가 "행정상 즉시강제"다. "공무원이 영장도 없이 사적 공간인 비디오가게에 진입해 불법 음반·비디오·게임물을 수거하여 폐기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영장주의위반이 아니다"(헌재 2002.10.31. 2000헌가12)고 헌법재판소가 판시했으니 분명 우리 법체계에서 허용된다."
 

참으로 기막힌 논박이다. 국정원이 '607호 여직원의 감금행위(?) 등에 대해 책임을 묻겠다'는 건, 이미 이런 초동수사 단계에서 '증거인멸'을 할 수 있는 시간이나 절차 등을 다 보낸 후 공표한 주장사실이다. 최소한 48시간의 시간이 지나는 동안 국정원 여직원이 살고 있었던 607호에서는, 외부와 통화를 시도하는 등 '원격조종' 조치를 통해 증거를 인멸할 수 있는 시간을 번 것이다. 경찰이 '즉시 강제'를 할 수 있는 조치가 끝난 다음에 박근혜와 국정원의 행보가 같아진 모습이랄까.

국정원 선거 개입 현상 매우 위험

국정원은 토론이 끝난 직후(밤11시 경) 보도자료를 통해 "민주통합당이 제기한 '국정원의 조직적 비방 댓글' 주장은 사실무근임이 드러났다"며 "국가정보기관을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는 일이 더는 반복돼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게 국정원의 선거개입 사실 아닌가. 국가기관인 선관위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불법 선거운동 조직인 십알단을 고발한 건 선거법 테두리 내에서 이루어진 것이지만, 국정원이 주제 넘게 선거 기간 중에 '책임을 묻겠다'는 언론 보도 태도는 경찰대학의 한 교수가 그토록 우려한 '강제진입' 내지 '즉시강제'를 피한 자구책일 뿐, 설득력이 없는 매우 위험한 판단이라 하겠다. 나라의 근간을 뒤 흔드는 쿠데타 같은 모습. 국정원이 도대체 할 일이 없는 지 '나꼼수'가 간첩인가. 국정원이 고소할 방침이라는 게.

금번 '국정원 여직원의 607호 사태'는 한 경찰대학 교수의 지적 처럼 '한국의 워터게이트 사건'과 다름없다. 그럴 리가 없지만 설령 박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다고 해도 불과 얼마 못가서 보따리를 싸야 할 만큼 중대한 사건이며, 경찰과 선관위 등 초동수사에 실패한 결과가 우리사회를 또 다시 암울함 속으로 끌고가는 불씨로 작용될 수 있다는 점 등이 그러하다. 이 사건 초기 문을 열지않고 시간을 끈 국정원 여직원의 수사에 대한 비협조(초동수사 실패 원인, http://www.sisainlive.com/news/articleView.html?idxno=15115)가 불러온 파장이다.

현실 인식이 이토록 무지하며 자기 잘못을 타인이나 집단에게 함부로 떠 맡기는 이런 질나쁜 대통령 후보가 인류문화사에 또 있었나. 언론 등 여론조작을 통해 조직적이고 대대적이고 불법적으로 저질러지고 있는, 금번 대선에서 최악의 모습이 무엇인지 모여준 게 '국정원 여직원 607호 사태'가 남긴 박근혜의 어처구니 없고 허무한 막말 사건이다. TV토론?...따로 언급하겠지만, 평가할 가치가 있는 게 뭐 있나. 박근혜는 속칭 '검은돈'의 지하경제 부활(활성화)을 통해 (사채놀잇돈으로)복지사업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는 데, 이런 노처녀가 과연 대한민국의 대통령 후보라는 게 부끄러울 지경. 토론 중에 궁지에 몰리면 헤헤 거리는 수작이 지하경제의 검은돈을 말하는 뒷골목 갈보 수준 정도라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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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낙청ㆍ윤여준ㆍ안경환이 바라본 2012년 대선

백낙청ㆍ윤여준ㆍ안경환이 바라본 2012년 대선

[특별좌담] "올해 대선이 87년 대선보다 더 중요하다"

곽재훈 기자(정리) 필자의 다른 기사

기사입력 2012-12-17 오전 8:15:59

 

이틀 앞으로 다가온 18대 대선의 향방은? 이번 대선의 의미와, 대선 이후 한국 정치가 나아갈 길은? 다소 무겁게 보이는 이런 주제를 놓고 민주·진보진영의 원로 3인이 모여 앉았다.

<창작과 비평> 발행인인 백낙청(74) 서울대 명예교수는 정치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고 있지만, 민주진영의 한반도정책 싱크탱크 역할을 해온 '한반도평화포럼' 공동대표를 맡고 있고 시민
사회 원로들의 모임인 '승리2012 희망2013 원탁회의'에서도 좌장 격으로 활동해왔다.

윤여준(73) 전
환경부 장관은 구 한나라당의 전략가라는 평을 들었던 합리적 보수 인사이나 이번 대선에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지지를 선언, 문재인캠프 국민통합위원장을 맡고 있다. 12일 방송된 그의 문 후보 지지 TV연설은 큰 반향을 낳기도 했다.

안경환(64) 서울대 교수는 법학자로 2006~09년 국가인권위원장을 지냈다. 당시 인권위와 이명박 정권의 긴장관계는 상당했다. 그의 위원장 퇴임사는 "정권은 짧고 인권은 영원하다"였다. 그는 지난 11월부터 문재인캠프 새정치위원장을 맡고 있다. 취임 후 첫 회의에서 민주당에 대한 통렬한 비판과 반성을 내놓아 화제를 낳았다.

15일 서울 서교동 세교연구소에서 이뤄진 이날 좌담에서, 백 교수는 이번 대선의 중요성이 1987년 직선제 쟁취 직후 치러진 대선보다 오히려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교수는 "(87년 대선에서는) 제6공화국 헌법도 이미 만들어진 상태였고, 87년 체제의 첫 대통령을 누가 하느냐 하는 다툼이었지 체제 자체가 성립하느냐 못 하느냐는 아니었다"며 이번 대선의 의미를 "낡은 세력과 새로운 세력 사이의 선택"이라고 규정했다.

안 교수는 이번 대선에 대해 "새누리당으로 상징되는 견고한 보수층에 대항할 수 있는 넓은 정당을 만드는 시금석이 되는 선거"라며 현재 한국의 정치지형에 대해 "민주주의 정당정치에서 전제하고 있는 투표를 통한 정권교체가 불가능하고 특별하고 예외적인 경우인 '연합정치'를 통해서가 아니면 정권교체를 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안 교수는 안철수 현상에 대해 '87년 헌법 체제에 대한 도전'이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윤 장관은 '보수의 자기 혁신'을 강조했다. 그는 "소나무가 늘 푸른 것은 변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계속 잎갈이를 하기 때문"이라며 "자기혁신을 소홀히 하거나 게을리하는 사회는 혁명적 상황으로 진입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그런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 보수가 끊임없는 자기 쇄신을 해야 하는데 안 한다"고 지적하며 이번 대선은 '박정희
모델'을 극복할 새로운 국가 운영 원리가 제시되는 장이라는 점에서 중요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날 진행된 특별 좌담
전문이다. 사회는 박인규 프레시안 대표가 맡아 진행했다. <편집자>

▲15일 서울 세교연구소에서 진행된 특별 대담 장면. 왼쪽부터 백낙청 교수, 박인규 프레시안 대표, 윤여준 전 장관, 안경환 교수. ⓒ프레시안(최형락)

"18대 대선, 87년 대선보다 더 중요"

프레시안 : 이번 선거를 둘러싼 경쟁이 지난해 10월26일 재보선부터 시작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이제 며칠 앞인데, 18대 대선은 역사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질까?

백낙청 : 18대 대선은 87년 대선보다 더 중요한 선거라고 본다. 저는 '2013년 체제'라는 용어를 쓰면서, 내년에 새 정부가 출범할 때 단순한 새 정부 출범이 아니라 시대를 바꾸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런데 문재인 후보는 2차 TV토론에서 '87년 체제를 끝내고 2013년 체제로 가야 한다'고까지 말씀하시고, 박근혜 후보는 다른 연설에서 '단순한 정권교체가 아니라 시대교체를 하고 새 시대를 열겠다'고 하시는 걸 보니 이번 대선이 굉장히 중요한 갈림길이라는 데는 다들 동의하고 있는 것 같다.

이번 대선이 87년 선거보다 중요하다고 말하는 이유는 이렇다. 우리가 87년체제라는 말을 쓰면서 6월항쟁을 계기로 한국사회가 민주화가 되고 새 시대에 들어갔다고 얘기하는데, 87년 대선 즈음에는 이미 87년 체제의 기틀이 잡혀 있었다. 제6공화국 헌법도 만들어진 상태였고, 그 87년체제의 첫 대통령을 누가 하느냐 하는 다툼이었다. 87년체제 자체가 성립하느냐 못 하느냐는 아니었다.

그렇기 때문에 비록 민주화 세력으로서는 뼈아픈 패배를 경험했지만, 노태우 대통령도 자기 나름으로 87년체제를
건설하고 추진하는 역할을 했다. 특히 남북관계에서 괄목할 성과를 냈고, 공안탄압이 있었지만 민주화도 꾸준히 진전됐다. 그러나 이번 대선은 정말 새 시대로 진입하느냐. 아니면 말로만 새 시대라고 하면서 낡은 시대를 유지하려는 세력이 재집권하느냐 하는 선택이기 때문에 정말 중요하다.

안경환 : 한 나라의 기본적인 정치질서나 가치규범을 반영한 문서가 헌법 아니겠나. 87년 체제에서 탄생한 헌법이 25년 간 상당한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지난 25년간 한국사회의 변화를 생각하면 이 헌법체계가 그대로 간다는 건 잘못하면 정체될 요소가 있다. 헌법해석을 통해 시대정신이 보완돼야 하는데 우리 헌법에서는 헌법재판소를 통한 해석만 있고 국민 의식이 잘 반영 안 된다.

헌법체계에 대한 재고려가 필요하다. 작게는 권력의 분립과 견제
문제가 있고, 크게 볼 때는 대의민주정치라고 믿고 있던 체제가 과연 시대 변화를 반영할 수 있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예를 들면 정당제도가 그렇다. 그래서 최근의 '안철수 현상'은 87년 헌법체계가 가진 한계를 노정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선거는 87년 헌법체계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다. 그런 의문들을 누가 잘 받아줄 것이냐를 선택한다는 의미를 갖는 대단히 중요한 선거다.

윤여준 : 저는 낮은 차원에서 말씀드리겠다. '박정희 모델'이라고 하는 권위주의 발전 체제가 있지 않나. 87년 이후 그게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바뀌었어야 하는데, 민주화 시대에도 새 모델을 만들지 못했고 이명박 대통령은 다시 과거로 돌아가려는 움직임까지 보이지 않았나? 그래서 이제 박정희 모델을 청산하고 시대에 맞는 국가 운영과 발전의 원리를 찾아야 하는 것이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됐다. 저는 이번 대선에서 새로운 국가 운영 원리를 제시하고 그에 대한 국민의 동의를 받아야 진정한 새 시대가 열릴 수 있다고 보고, 그런 점에서 이번 대선이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백낙청 : 헌법 체계가 바꿔야 할 때라는 점을 안 교수가 강조하셨는데, 동의한다. 헌법 개정을 제대로 할 때가 오긴 온 것 같다. 그런데 헌법과 관련해 우리가 할 일 2가지를 동시에 생각해 봤으면 한다. 하나는 헌법을 시대에 맞게 바꾸는 일이고, 다른 하나는 헌법은 멀쩡하게 잘 돼 있는데 실행을 안 하던 것을 실행하는 시기로 전환하는 것이다. 경제민주화 얘기도 나오지만, 헌법 119조 2항은 처음부터 있었지 않나. 이런 것을 제대로 하자는 것이고, 사실은 제1조 1항·2항부터 실천해야 한다. (웃음)

안경환 : 전적으로 옳은 말씀이다. 근대 민주주의 국가의 헌법에 대해 전문가들은 3가지 원리로 설명한다. 국민주권이 핵심이고, 기본권 규정과 권력구조에 대한 규정이 있다. 그런데 헌법이 왜 있느냐 하면 기본권을 제대로 잘 보호하도록 하기 위해 권력구조가 있는 것이다. 대통령제 하느냐, 연임제 하느냐, 내각제 하느냐는 국민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한 수단적 성격인데 지금껏 우리나라는 헌법 바꾼다고 하면 권력구조만 가지고 얘기했다.

논리적인 단계를 거치지 않고 정략적인 차원에서만 (개헌 논의를) 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문제가 생긴 것이다. 그러면 왜 개정을 해야 하나? 이 권력구조를 가지고는 국민의 기본권을 효과적으로 보장하기 어렵다, 그런 전제 하에서 개정이 논의돼야 한다. 그러면 권력구조 뿐 아니라 기본권이라는 면에서 보완할 게 무엇이고 어떤 식으로 조정할 게 무언인지 등을 생각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지금 헌법을 만들어 놓고도 헌법재판소에만 던져 해석하라고 하니, 헌법재판관 개인 구성원의 경향이나 철학이 과도하게 헌법을 지배하고 있는 면이 있다. 국민이 직접 헌법에 참여하고 해석할 여지를 남겨둬야 한다.


윤여준 : 백 교수께서 헌법을 지키지 않는 문제를 지적해 주셨다.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은 취임할 때 선서를 하게 돼 있다.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로 시작하는 그 선서다. 그런데 막상 선서를 하는 대통령이 헌법을 잘 모른다. 1조 1항을 모른다. 1조는 헌법의 근원적 규범이고 다른 모든 조항을 구속한다. 그런데 모른다. 알아야 지킬 거 아니냐.

우리 헌법 1조 1항이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인데 여기에는 3가지 의미가 있다. 그러면 대통령이 최소한 국가가 뭔지 민주주의가 뭔지, 공화국이 뭔지는 알아야 하는데 모르니까 무슨 일이 생기나? 국가권력이 자기 거다. 민주공화국을 모르면서 어떻게 민주주의를 하고 공화국을 추구하나? 말이 안 되는 거다.

오죽하면 제가 '대통령 당선자가 당선되고 취임까지의 2달 동안 헌법을 배울 것을 제도화해야 한다'고 농담을 하겠나. 법 규범을 내면화하기는 부족하지만 완전히 모르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냐는 것이다. 한심한 일이다.


프레시안 : 특히 현 대통령에 대해 그런 지적이 많은데?

윤여준 : 그 양반은 민주주의, 공화주의 이전에 헌법에 별로 관심이 없어요. (웃음)

백낙청 : 한 마디만 더 하자면, 헌법에서 개정까지는 안 하더라도 단서나 부칙이라도 달아야 하지 않나 하는 부분이 3조 영토조항,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는 것이다. 한 번도 온전히 이행된 적이 없고 현 시점에서도 이행이 불가능한 조항이다. 가장 보수적이라는 사람들이 대한민국 영토선이 북방한계선(NLL)이라고 하는 판국이다.

윤여준 : 자기모순이다. 모르고 막 주장해. (웃음)

안경환 : 헌법이 분단체제에서 탄생할 때 남북 각각이 가진 정치적 목적 때문인 면이 있다. 60년 이상 지나고 났으니 우리가 공존할 것인지 통일을 할 것인지를 가지고 역사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는 남과 북에 주어진 공동의 문제가 아닐까 한다.

윤여준 : 통일이 국가적 이상이니 3조를 그대로 살려 놓는 것도 좋을 것 같다.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로 보완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한다. 그 조항 때문에 많은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사실이니 보완할 장치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은 되는데, 그것을 헌법개정을 통해 할 것이냐, 다른 법제도를 통해 할 것이냐는 모르겠다.

백낙청 : 기본합의서에 법률의 효력을 부여하는 입법조치 같은 것이 있다면 그것도 한 방법이지 싶다.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프레시안(최형락)

"지금 정치권의 낡은 세력이 보수? 진짜 보수가 화낼 일"

프레시안 : 이번 대선은 보수와 진보, 두 개로 완전히 갈라진 셈이다. 새 정치를 펼칠 수 있는 적합성 등 양쪽 세력에 대해 기본적인 평가가 필요하지 않을까?

백낙청 : 보수와 진보라고 흔히 말하지만 낡은 세력과 새로운 세력 사이의 선택이라 보는 게 더 정확하다. 우리 사회의 낡은 세력이 스스로 보수라고 하는 것은 진짜 보수주의자가 들으면 화날 일이다. 오죽하면 윤여준 장관 같은 분이 화가 나셔서 '진보' 쪽으로 오셨겠나, 진보를 좋아하시는 분도 아니신데. (웃음)

한국의 특수한 정치지형에서 낡은 세력을 보수라 칭하는 것은 스스로 미화하는 얘기다. 그들은 식민지, 분단, 독재의 시대를 거치면서 상당부분 부당하게 취득한 기득권을 무슨 수를 써서라도 지키려는 세력이고, 반대편은 '그러지는 말자. 좀더 상식적이고 합리적으로 하자'고 하는 이 두 세력 간의 대결이라고 본다.

안경환 : 사람들이 저를 보고 진보도 아니고 보수도 아니라고 하면서 양쪽에서 비난하더라. (웃음) 이의를 제기하고 문제를 제기하는게 진보라면 모든 지식인이 진보이고, 문제제기를 소수자와 약자의 관점에서 하는 것은 진보의 의무다. 그런데 해결 방법에 대해 가능한 대안을 제시해 줘야 하는데 현실성이 너무 떨어질 때는 불신을 받게 된다.

보수라고 하면 현재의 체제가 좋다, 별 무리가 없다, 이대로 가자고 하는 것인데, 이의 제기를 들어 보자고 하는 쪽은 합리적 보수이고 들을 게 없다면서 이의제기를 원천적으로 막자는 것이 극단적인 보수다. 그런데 한국은 극단적 보수가 숫자가 많고 기득권화돼 있고 지역과 결합돼 있다.

이런 체제에서는 민주주의 정당정치에서 전제하고 있는 투표를 통한 정권교체가 불가능하고 특별하고 예외적인 경우인 '연합정치'를 통해서가 아니면 정권교체를 할 수 없다. 그래서 저는 이번 선거가 새누리당으로 상징되는 견고한 보수층에 대항할 수 있는 넓은 정당을 만드는 시금석이 되는 선거라고 본다. 국민연대도 그런 정권교체를 할 수 있는 틀을 만들어준 것이다.

윤여준 : 한국 보수주의자들이 에드먼드 버크의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사실 버크는 보수의 자기 쇄신을 강조한 사람이다. 소나무가 늘 푸른 것은 변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계속 잎갈이를 하기 때문이다. 보수주의자들이 그 점을 무시한다. 맨날 버크를 인용하지만 핵심을 모른다. 끊임없는 셀프 리뉴얼(자기혁신)을 소홀히 하거나 게을리하는 사회는 혁명적 상황으로 진입한다.

그런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 보수가 끊임없는 자기 쇄신을 해야 하는데 안 한다. 시대는 빠르게 변하는데…. 그러니 좋은 시대적 가치를 진보에 다 내줬다. 왕년에 보수의 가치였던 것이 진보의 가치가 됐다. 이렇게 해서 보수가 어떻게 살아남겠나. 그런데 또 이런 얘기를 하면 변절자라고 한다. (웃음) 화석처럼 굳은 진영의식으로 사람과 세상을 보는 것인데, 이런 반응을 보이는 사람은 무시할 정도가 아니라 측은하게 여겨진다.

프레시안 : 새누리당이 올해 초에 김종인 전 의원을 영입하면서 확 달라지는 것 같았고, 변신하고 쇄신한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안경환 : 정책측면에서 시대 흐름에 대해 받아들이려 애쓰는 것 같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복지 얘기만 나와도 좌익이라고 하고 비판했는데 복지 공약을 내는 것은 늦게나마 시대 흐름을 받아들인 것이다. 새누리당이 스스로 개발한 정책도 있지만 민주당이 개발한 정책을 수용하는 형태인 것도 많았다. 여야를 떠나 시대가 그리 가고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 점점 지나면서 '보스'에 결집된 세력이 힘이 생기고 하다 보니, 자기성찰이나 자기개혁 의지를 보이지 않는 것 같다. 이렇게 되면 젊은 층이 외면하게 돼 있다. 저는 대학에 있으면서 매년 들어오는 새로운 학생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느끼지 않나.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무력해지고 꿈이 없어지고 분노하더라. 그게 안철수 현상의 이유가 아닌가.

백낙청 : 새누리당의 전반적인 체질을 보면 변화할 생각이 없다고 본다. 박근혜 후보는 대통령이 돼야 하니까 변화의 모습을 보이려는 의지는 있었을 거라고 본다. 박 후보가 처음부터 '국민 한번 속여먹어야지' 했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그런데 지지세력의 반대가 완강하다 보니 안 되는 면도 있고, 박 후보 본인이 개념이 없다고 해야 하나, 이해력 부족의 문제도 있다. TV토론에서 한 '줄푸세와 경제민주화가 차이가 없다'는 말은 거의 개그콘서트 수준 아니었나.

윤여준 : 어록이죠, 어록.

백낙청 : 사실 그런 얘기는 전에도 했다. '김종인이나 이한구나 같다'고 하지 않았나. 기본적인 이해력 부족 같은 게 느껴진다.

윤여준 : 대선 전에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박 후보 비판을 공개적으로 여러 번 한 적 있다.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이 경제민주화가 시대정신이라는 말까지 하고 정강에 넣었을 때, 저는 그 자체로 혁명적 변화라고 봤다. 그러면 과연 박 후보나 당의 중심을 형성하는 의원 및 당원들이 이 시대와 시대의 중심가치를 고민한 나머지 그런 결론을 내린 것인가, 아니면 선거전략 차원의 것인가를 봐야 하는데, 그 후에 벌어진 일을 보면 선거 전략이라는 판단이 든다. 그렇다면 본질적 변화를 추구하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이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프레시안(최형락)

"안철수 현상, 87년 체제에 대한 도전"

프레시안 : 사실 일반 유권자들의 입장에서는 민주당도 새롭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안철수 현상이라는 것은, 많은 기층 사람들이 '정치 대 반(反)정치'의 면에서 새누리당이나 민주당이나 다 문제가 있다고 본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쇄신 능력에 대한 회의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나온 것이 안철수 현상인데,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

백낙청 : 안철수 현상은 이미 그동안 우리 정치를 엄청나게 바꾸는 동력이 됐다. 지금도 그 동력은 작용하고 있다. 단일화 과정이 삐걱거리는 바람에 단일화 이후 한때 문재인 후보와 박근혜 후보 사이의 격차가 오히려 벌어지기도 했는데, 그런 흐름을 반전시킨 것은 안철수 현상이 여전히 지닌 동력 아니겠나.

그런데 안철수 현상을 정치 대 반정치로 보는 것은 안철수 지지세력 중에 있긴 있지만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주조는 낡은 정치와 새정치다. 안철수 전 후보가 출마함으로써 정치에 기여한 것 중 하나가, 자기 지지세력 가운데 정치 대 반정치라는 설정을 갖고 있던 사람들을 '새정치 대 구정치'로 바꿔놓은 것이다.

출마 전에 여론조사를 해보면 안 전 후보가 높게 나오면서도 정치하지 말라는 반응도 많았다. 그런데 막상 나오니 다 따라갔다. 그런 것만 해도 안철수 현상이 중요하고, 그것을 감당하겠다고 나온 안 전 후보 본인의 기여도가 엄청났다고 본다.

안경환 : 분명한 것은, 안철수 현상은 87년 헌법체제가 가지고 있는 경직성에 대한 문제제기다. 선거가 끝나고 나서라도 이런 이슈를 헌법체제 속에 담아야 한다. 기존의 정당 개혁에 더해, 시민이 참여하는 제도를 만들어야 하고 무엇보다 젊은 사람들이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해야 한다.

지금은 오히려 젊은이들은 정치에 관심을 안 가질 것을 권장하는 분위기이지 않나. 여당정치는 일단 돈 벌고 기득권 가지고 적당히 타락한 후에 하는 것으로 많이 생각하고, 야당정치는 투사적인 것처럼 생각한다. 그러니 건전한 의미의 정치가 될 수 없다. 대학생 때부터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반정치란 정치에 대한 냉소 때문인데, 그렇다면 주권자가 무슨 의미가 있겠나.

선거가 끝나면 어느 쪽이 이기든 이를 받아들지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 면에서 안철수 현상 자체가 대단히 중요하다. 87년에 기여했던 시민사회, 민주화세력들이 그랬듯이 2013년 체제에 문제를 제기해준 선봉장들이다. 받아야 한다.

윤여준 : 민주당도 새롭지 않다, 동의한다. 과거 민주당이나 한나라당은 적대적 공생관계를 유지해 왔다. 지금 여론조사를 봐도 정권교체를 바라는 비율은 50%가 넘는데 민주당이 이를 흡수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가 거기 있다. 누가 당선되든 지금의 새누리당, 지금의 민주당 가지고는 어렵다. 변화가 있어야 한다.

안 전 후보는 이미 지금까지만 해도 엄청난 기여를 했다고 본다. 안철수 현상이 아니었으면 양대 정당이 이 정도도 바뀌지 않았을지 모른다. 다만 본인이 현실정치에 뛰어들어 본격적으로 바꾸겠다는 결심과 의지는 높이 평가하는데, 근원적 고민을 안 한 것 같다. 국민들이 자신에게 열광하는 이유가 뭐냐? 변화의 아이콘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대통령이 되고 안 되고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정치쇄신을 위해 몸을 던지고, 대통령이 되고 안 되는 것은 결과로 주어지면 받고 아니면 정치쇄신을 한 것만으로 보람이 있다고 했어야 한다. 그런데 출마선언을 보니 '아. 대통령 되려고 하는구나'라는 느낌이 들었다. 대통령은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다. 그런 면에서 아쉽고 안타깝다. 대선 후 동력이 사라지지 않는다 해도 지금 식으로 하면 가망이 없다. 좀더 근원적 고민을 한 끝에 거기서 얻은 아젠다를 던지면 폭발적 변화의 에너지가 나올 수 있지만 이런 식으로 간다면 사그러질 것이라고 본다.

프레시안 : 안철수 현상의 그 동력을 살리기 위해 만든 것이 '정권교체와 새정치를 위한 국민연대'(국민연대) 아닌가?

안경환 : 민주당만으로는 안 되겠다는 거다. 이대로 되면 집권하는 것이 민주당이든 새누리당이든 젊은 사람들이 촛불 들고 광장 점거하는 사태가 벌어질 것이다. 분노를 풀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제도 속에서 일상적으로 풀어주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데 새누리당은 바뀌지 않는다고 본다. 변화에 둔감하고, 그 둔감함을 지켜온 분들이기 떄문이다. 민주당도 민주당만으로는 안 되지만 쇄신하고 외연을 넓히는 작업이 필요하다. 안철수 지지층을 수혈할 수 있어야 하고, 합리적 보수도 함께해야 한다는 그런 새로운 문제의식 때문에 탄생했다.

프레시안 : 그런데 안 전 후보 측은 참여하지 않고 있지 않나?

백낙청 : 제 짐작으로는 안 전 후보 측에서 국민연대라는 말을 먼저 꺼내긴 했지만, 당시는 자신이 단일후보가 될 경우를 전제하고 무소속 후보가 아닌 국민연대 틀을 생각했던 것이기 때문에 사퇴한 이후 큰 관심이 없어진 것 같다.

▲백낙청 교수 ⓒ프레시안(최형락)
또 하나 짐작이지만 이번에 결성된 국민연대를 추동해온 분들이, 안 후보 측에서 볼 때는 '민주당 편에 서서 단일화를 압박한 세력'이다. 실제로 국민연대 조직 과정에 민주당이 관여하기도 했다. 그러니 국민연대 들어가는 것이나 민주당 선거캠프에 들어가는 것이나 그게 그거라고 보기 쉽다. 차라리 독자적인 세력으로 남겠다는 것인데 그게 나쁜 것은 아니다.

안철수와 국민연대보다 중요한 건 문 후보와 민주당이 어떻게 하느냐다. 문 후보 자신은 민주당만으로는 안 된다는 인식을 갖고 있고, 그걸 구체적으로 표현한 게 지난 9일의 담화(☞관련기사 보기)다. 그런데 잘못하면 선거전략으로 끝날 수 있다. 주목할 대목은 인수위원회부터 같이 하겠다고 약속했다는 점이다. 다만 약속을 제대로 지키기 위한 구체적 준비를 하고 있는지, 그러려면 안 후보와 협의를 해야 하는데 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민주당은 국민에게 감동을 주기 위해 파격적인 조치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인수위원장이 당내 인사가 되든 안 되든 안 전 후보와 합의하는 인물로 하겠다고 선언하는 방법도 있다. 어차피 인수위 작업에서는 당선자 의지가 제일 중요하다. 그러나 상징적으로라도 위원장에 그런 인물을 내세우고 부위원장도 안철수 캠프 출신 하나, 문재인 캠프 하나, 국민연대 하나 이런 식으로 뭘 좀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사실 이건 지난 4일 원탁회의가 '선거승리 이후의 첫걸음부터 민주당이 기득권을 내려놓고 더 폭넓은 세력과 공동보조를 취하라'고 주문한 사안이다. 그리고 국민연대가 발족(6일)하면서 같은 얘기를 했고 문 후보 담화에서 인수위를 명시하며 받은 것이다. 지금 국민연대가 할 일 중 하나가 이와 관련해 한층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라고 민주당을 압박하는 것 아닐까.

윤여준 : 제가 보기에도 안 전 후보 쪽에서는 국민연대 멤버들이 문 후보 지지세력이라고 보는 것 같다. 그렇게 본다면 안 전 후보가 얘기한 국민연대라는 명칭에서는 퇴색한 것 같기는 해도, 일단 민주당에 약속한 대로 이행하라고 촉구하는 것은 필요한 것 같다.

안경환 : 국민연대는 박근혜 후보보다 문재인 후보가 적합한 후보라는 합의가 있기 때문에 문 후보의 당선이 목표고, 당선 이후에는 이 멤버들을 그대로 가져가진 않을 것이고 새로운 차원의 논의가 필요하다 생각한다. 선거가 끝나면 국민연대라는 이름은 있지만 사람은 기존 인선에 구애받지 않고 새로운 출발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 안 전 후보는 대선 끝나고 출국한다고 하는데?

백낙청 : 안 전 후보가 인수위원장 할 건 아니니 본인이 나가는 건 상관없다. 충분히 협의해서 안철수 캠프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으면 된다. 민주당 쪽에서도 부분적인 참여는 당연히 고려하고 있겠지만, 대통합내각을 만들고 시민의 정부를 구성하려는 의지가 있다면 들러리 세우는 식으로는 안 된다.

안경환 : 당연히 그렇게 해야겠죠. 단순히 선거전략이 아니라 후보의 의지이고 새정치를 위한 약속이다. 인수위부터 나타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윤여준 : 그렇게 하지 않으면 국민들이 신뢰하지 않을 것이다.
▲안경환 서울대 교수 ⓒ프레시안(최형락)

"박근혜, '포스트 박정희'로 갈 수 있을까?"

프레시안 : 그런 전망들은 문 후보가 승리했을 경우인데, 아직 박 후보가 더 유리하다는 말도 있다. 박 후보가 대선에서 이긴다고 한다면 야권의 과제는 무엇이 될까?

안경환 : …생각하기 싫은데. (웃음) 박 후보가 승리하더라도 그 승리의 의미는 기득권 계층과 물러간 세력의 지지를 받아 된 게 분명하니 개혁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고, 그런 문제를 제기하는 정치운동을 계속해야 하지 않을까? 솔직히 지면 마땅한 대안이 없다.

프레시안 : 대선 패배 이후에도 문재인-안철수 간의 협력이 가능할까?

백낙청 : 당연히 해야 한다. 얼마나 잘 하느냐는 두 분의 역량과 마음을 비우는 정도에 달렸다. 박 후보가 당선됐을 때 벌어질 수 있는 상황에 대해 저 나름대로 생각을 안 해본 건 아니지만 지금 얘기하기는 적절치 않은 것 같다. 다만 사회통합으로부터 더 멀어지리라는 것은 분명하리라 본다.

박 후보의 지지세력이 우리 사회의 분열을 조장하고 그 분열로부터 이득을 보아온 세력이다. 그분들이 통합을 한다는 것 자체를 기대하기 어렵다. 박 후보의 '100% 통합'이라는 개념도 잘못된 개념이다. 윤 장관도 (TV연설에서) 그건 '통합'이 아닌 '동원'이라 했지만, 아무리 동원해도 100% 동원은 안 된다. 그러다보면 동원에 응하지 않는 사람은 반체제 인사가 되고 반국가 사범이 되기 마련이다. '100% 통합'은 내용 없는 구호가 아니면 배제와 책임전가의 논리다.

윤여준 : 박 후보에 대해서는 제가 선거 시작 이전에 비판을 많이 했다. 가만히 보면 박정희 전 대통령을 모델로 생각하는 경향이 많이 있어 보인다.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에 청와대에서 아버지의 통치를 본 원형체험 때문에 그럴 수 있는 것은 같지만, 그건 시대에 안 맞는다.

만약 당선 후에 박정희 패러다임인 국가주의, 성장주의, 반공주의가 그대로 간다면 얼마 못 간다. 시대를 거스르는 것이고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이기 때문이다. 메가트렌드(대세)에 거스르면 살아남지 못한다는 것은 역사의 교훈이다. 물론 선거 과정에서는 선거에 당선되기 위해 국민을 양분시키는 전략을 썼지만 막상 당선 후에는 확 바꿔서 '포스트(탈脫) 박정희'로 가면 더 이상 바랄게 없겠다. 그러나 과연 그렇게 할 수 있겠나? 그런 면에서 걱정이 많다.

100% 통합이란 것도 통합의 개념을 잘못 설정한 것 같다. 대립과 갈등이 없는 상태를 상정한 것 같은데, 그런 통합은 없다. 대립과 갈등이 없는 사회는 전체주의 사회가 아닌 한 없다. 갈등의 당사자가 모여 대화와 타협으로 중첩되는 합의를 찾아가는 과정이 통합이다. 민주주의도 원래 완성된 상태가 있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100% 통합이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도 않겠지만 위험한 사고방식의 편린을 본다. 동원과 국가주의다.

백낙청 : 박 후보나 새누리당이나 소모적 갈등과 창조적 갈등을 구분할 줄 모른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이 사회의 혼란이 끝나고 일거에 안정으로 갈 가능성은 없다. 여당 측에서는 야당이 정권을 잡으면 혼란이고 자기들이 잡아야 안정된다고 한다. 그러나 추구해야 할 것은 지금 같은 소모적 갈등이 넘쳐나는 혼란은 줄이고, 창조적 갈등과 창조적 혼란으로 옮겨갈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는 일이다. 야당도 국민을 그렇게 설득하면 좋을 것 같다.

윤여준 : 그런데 소모적인 갈등에서 창조적인 갈등으로 넘어가려면, 정치가 제 역할을 해줘야 한다. 복수의 정당이 국회에 모여 자기 세력을 대변하다 보면 자연스레 생산적인 갈등이 생기고, 그걸 대화와 타협, 다수결을 통해 국민의 의사를 만드는 것인데 정치가 이 기능을 못했다. 그러니 통합이 될 방법이 없다. 갈등을 완화하고 통합해야 할 사람들이 갈등의 당사자, 증폭자가 되고, 국민이 하지 말라고 해도 안 들으니 정치권에 대한 감정이 불신, 혐오, 경멸, 분노 수준까지 가 있고 그래서 안철수 현상이 생긴 것이다. 정치 본연의 역할을 고민하지 않으면 아무리 입으로 통합을 외쳐도 방법이 없다.

안경환 : 통합과 관련해 문 후보의 공약 중에 주목할 내용이 있다. 문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의회는 새누리당이 다수다. 원래 당정협의회라는 게 있는데, 전통적으로는 정부와 여당의 협력이고 야당은 아예 빠져 있다. 그런데 문 후보 공약 중에 여야정 협의회를 상시운영하겠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얘기다. 미국 대통령은 매주 여야 대표 만나 조찬을 하지 않나. 우리는 대통령이 여당 대표 만나기도 쉽지 않고 야당 대표 한 번 만나려면 사전에 조정할 일도 많다. 이런 데서는 갈등 조절이 나올 수 없다.

문 후보가 통합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는 생각이 든다. 통합, 대화, 상생의 체제가 이어지면 사회 모든 부분으로 확산되고 많은 문제가 풀릴 수 있다. 만약 박근혜 후보가 집권하게 된다면 의회에서 다수당이 받쳐 주면서 원래의 일사불란한 체제로 쉽게 갈 것 같다. 그러면 통합보다 분열을 가속시킬 위험이 있는 것이다. 문 후보는 반면 지지 세력의 다원성도 있어서 대화와 조정을 할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가장 주목되는 게 여야정 합의체다.

윤여준 : 그런데 국민의 시각에서는 그것이 실현 가능할까 회의가 많다. 한국정치에 아직 대화와 타협의 문화가 정착돼 있지 않고 선례가 없어 실효성이 있을까? 야당이 참여 안 하거나, 참여해도 파열음만 내서 아무 것도 결정 못 할 수도 있다.

물론 진지하게 시도해야 하고, 그게 성공하려면 대통령이 야당을 국정 파트너로 인정해야 한다. 그 동안은 말로는 인정한다고 하면서 적대시하지 않았나. 심지어 민주화의 상징적인 존재이셨던 분들이 대통령이 되고 나서도 인정하지 않았다. 본인들이 야당 투사이실 때는 권력에 대해 '왜 야당을 국정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느냐'고 하셨지만 마찬가지였다. 일단 대통령이 야당을 국정 파트너로 인정하는 생각을 가질 때만 성과를 거둘 수 있지, 시스템만으로는 안 된다.

백낙청 : 그 시스템만 달랑 만들어서는 어렵고 문화를 바꿔야 하고, 선거제도를 바꾸는 것도 중요하다. 비례대표를 확대하고, 결선투표제를 도입해야 한다. 새누리당이 반대하고 있으니 당장 실현 가능성은 없지만 대선에서 문 후보가 확실히 이긴다면 아무리 다수당이라도 국민의 뜻을 거스르기 어려울 것이다. 국회법이나 선거법 개정 때 여야 동수로 특별위원회를 만들곤 하는데, 거기에 시민들도 참여시키는 게 중요하다. 그렇게 되면 다수당인 새누리당도 법 개정을 거부하기 난처할 것이다.

야권이 승리할 경우, '문재인 정부'의 과제는…

프레시안 : 만약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정책 부분에서 노무현 정부보다 잘할지 걱정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구체적인 각론에서 문재인 정부에 어떤 과제가 있을까? 남북관계와 사법개혁, 경제민주화 등의 분야를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백낙청 : 우선 그동안 안철수 측과 문재인 측으로 갈라졌던 인재 풀을 다시 결합해야 한다고 본다. 남북관계 분야에서 보면, 안 후보 측 남북관계를 맡은 분들도 다 한반도평화포럼 소속이다. 다시 모으는 것은 문 후보 측의 성의만 있다면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본다. 분야에 따라 간단치 않은 경우도 있겠지만.

사실 조직이나 인력의 풍부함에 비해 민주당이나 문 후보 측의 정책 생산력이 결코 뛰어나다고 볼 수는 없었다. 또 안철수 측이나 문재인 측이나 담대한 새로운 정책을 개발하는 데는 소극적이었다. 아무튼 인수위를 같이 꾸리듯이, 정책 인력도 다시 통합하려는 노력을 문 후보와 민주당이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윤여준 전 장관 ⓒ프레시안(최형락)
윤여준 : 이념 성향이 중도적이라는 분들이 문 후보의 대북정책에 불안감을 갖고 있다. 단순히 김대중-노무현 시대로 돌아가겠다는 것으로 비쳐지고 있어 불만이 많다. 화해협력이 중요하고 6.15와 10.4 공동선언이 중요하지만, 그 분들이 기억하는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정책은 북한 눈치를 보고 끌려간다는 것이다. '퍼주기'라는 표현도 지원액이 크다는 게 아니라 왜 끌려가느냐는 불만 때문에 나온 것이다. 자본주의도 4.0을 얘기하는 마당에 대북정책도 진화한 것을 내놔야 하는 게 아닌가?

저는 선거 전략 차원에서도 문 후보가 후보로 선출되자마자 역대 통일부 장관들과 도라산에 간 건 상징적으로 잘못된 것 같다. 그게 많은 사람에게 불안감을 심어줬다고 본다. 또 미, 일이 어떻게 봤을지도 고려했어야 한다. 하더라도 늦게 해야 했다. 그럴 만큼 예민하게 그 부분을 살폈어야 했다.

중도층이 중요하다는 얘기 하는데 오히려 불안감을 키우는 것은 선거전략 차원에서 잘못이다. 미중 간 패권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이 사이에서 남북관계를 개선하지 않고는 또다시 희생자가 될 수 있는 만큼, 관계 개선이 필수적이고 그 당위성을 부인할 수는 없으나 어떤 방법으로 할 것인가는 고민해야 한다고 본다.


백낙청 : 제가 포용정책 2.0이라는 걸 주장했는데,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정책을 약간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윤 장관이 말씀하신 여러 우려사항들에 대해서도 응대할 수준으로 진화해야 한다는 뜻이다. 퍼주기 문제만 해도, 남북연합 건설이라고 하면 아득하게 들리겠지만 정치적으로도 점점 더 접촉면이 넓어지고 공동관리기구를 만든다는 전제로 경협과 대북지원이 이뤄진다면 일방적 퍼주기가 아니라 통일과정의 일부라는 점이 분명해진다. 우리도 정치적 약속을 받아내면서 하게 된다.

일부 포용정책 주장자들은 지원하고 대화하면 북이
중국이나 베트남처럼 개혁개방을 할 거라는 전제를 갖고 있는데 베트남, 중국과 한반도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 아무리 조건이 좋아져도 분단상황의 공동관리에 관한 정치적인 진전이 없으면 기대하기 어렵다. 그 점에서 북은 개혁 개방을 못 한다는 보수층의 논리와 오히려 통하는 입장인데, 다만 그 대안에서 차이가 난다. '어차피 북의 개혁 개방은 안 될 거니 압박해서 붕괴시키자'는 것이 아니고, 한반도 특유의 정치적 경제적인 연합 상태를 향해 차근차근 접근하자는 것이다.

시민참여라는 말도 오해가 있을 수 있지만, 보수층에서 말하는 '국민적 동의에 기반한 남북정책'이라는 말과 비슷하다. 다만 수구세력이 '국민적 동의'를 말하는 것은 자기네들 허가 받아서 하라는 말이기 십상이다. '시민참여형 통일'은 정부를 제쳐놓고 시민들이 통일문제를 좌우한다는 뜻이 아니라 점진적이고 단계적인 통일과정에 민간인들도 한껏 참여함으로써 정권의 변화에 따라 쉽게 바꿀 수 없는 민주적 과정으로 남북관계를 추진하자는 거다.


윤여준 : 막말로 북한을 붕괴시키려 해도 내부를 이완시켜야 하는 거 아닌가? (웃음)

백낙청 : 그래서 한때 북한이 햇볕정책에 반발하기도 했다.

프레시안 : 검찰개혁 문제에 대해 여쭙고 싶다.

안경환 : 검찰개혁 문제는 누구보다 문 후보가 잘 알고 있다. 그 어느 의제보다 국민의 공감대도 높다. 근본적으로 국가에는 정당한 권력이 있어야 하는데, 정치적 중립성을 갖고 하느냐와 권력에 대한 통제가 가능한가가 문제다.

▲안경환 교수 ⓒ프레시안(최형락)
문제되는 것 하나는 검경 수사권 조정이다. 이는 대단히 중요하다 우리나라 검찰처럼 모든 수사권을 독점하고 있는 경우가 없다. 이는 검경 간의 권력 나눔이 아니다. 국민 입장에서도 감시를 일상적으로 할 수 있어야 통제가 된다. 따라서 일상적 민생사건은 경찰에 주는 게 맞다. 검찰은 시민의 감시가 어렵다.

다음은 검찰총장직을 개방직으로 해야 한다. 그럼 일사불란한 명령지휘체계가 무너지게 된다. 법무부를 검찰과 분리시켜야 한다. 법무장관도 검찰 출신이고 청와대 민정수석도 검찰, 그러니 검찰공화국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국민이 관여할 여지를 남겨 두고 감시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국민의 상식과 정의감이 반영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리고 법무장관은 5년 내내 대통령과 임기를 함께 한다는 각오를 가져야 한다. 종전처럼 1~2년 만에 바꿔서는 검찰 개혁이 불가능하다. 검찰의 조직적인 저항이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확고한 소신과 개인적인 부담을 버틸 수 있는 사람과 국민의 관심과 격려 없이는 개혁 안 된다.

윤여준 : 헌법은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이라고 하지만 검찰공화국이다, 재벌공화국이다 한다. 이제 검찰개혁은 국민적 동의가 있다. 개혁을 안 하면 대통령이 또 검찰을 권력 도구로 삼으려 한다는 불신을 씻지 못할 것이다.

남는 게 재벌 문제다. 경제민주화 정책이 후보마다 다 다른데 국민 입장에서 어느 쪽이 합리적인지 판단하기 어렵다. 출자총액제니 순환출자니, 소유구조랑 지배구조가 뭐가 다른지도 알기 어렵고 힘들다. 저는 단순하게 보자는 거다. 정치권력도 집중과 연장을 못하게 하려고 권력을 분산시키고 선거제도를 만들어 일정 기간마다 바꾸게 한 것 아닌가.

그런데 지금은 시장권력이 국가를 압도할 만큼 비대해졌다. 견제하지 않으면 국가가 재벌을 위해 봉사하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그러면 국가의 존립을 위한 핵심가치인 공공성을 파괴하는 것이고, 민주주의 원리에도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국민 입장에서는 공공성을 파괴하는 국가를 굳이 유지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경제력이 특정한 소수 기업에 집중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경제민주화는 정치적 민주주의와 분리될 수 없다. 경제민주화가 경제 분야에서 재벌의 횡포만 바꾸는 게 아니라 한국사회를 총체적으로 바꾸는 문제의 핵심에 있다.

프레시안 : 긴 시간 좋은 말씀 감사하다. 마무리 말씀 부탁드린다.

안경환 : 어느 쪽이 집권하든 과거를 뒤돌아보기보다는 앞을 내다보기에 주력해야 한다. 우선 중산층, 서민의 심리적 위축감을 다스리면서 청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펴야 한다. 청년층에 팽배한 정치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고 정치적 담론에 일상적으로 참여할 수 있은 여건과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윤여준 : 이번 대선은 민주화 이후에도 여전히 지속되어 온 대립과 갈등의 낡은 정치를 극복하는, 특히 양김 퇴장 이후 10년 간 유예된 새 시대, 새 정치의 문을 활짝 여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튼튼한 국민통합 위에 민주주의를 공고히 하면서 오늘과 같이 세계화된 시대 그리고 최근 본격화된 G2시대를 헤쳐 나갈 모범적인 민주공화국을 가꾸어 가는 한편, 평화와 통일의 기반을 다질 수 있는 새로운 국가발전모델을 정립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통령후보의 자질과 능력이 중요하다. 민주주의 특히 공공성을 확실히 내면화, 체질화하고 있는지, 그리고 정치와 정부개혁, 경제민주화, 복지국가 그리고 남북관계의 개선과 한반도 평화 등 주요한 개혁과제들을 확실하게 추진할 수 있는 국가운영경륜(statecraft)을 갖추고 있는지를 눈을 크게 뜨고 살펴야 할 것이다. "한 나라의 정치는 국민들의 수준을 넘을 수 없다"는 말을 명심, 국민께서 현명한 판단을 해주실 것으로 믿는다.

백낙청 : 선거 날이 코앞에 닥쳤으니 모두들 투표하시라는 말로 끝맺으려 한다. 첫머리에 말했듯 이번 대선이 워낙 중요한 선거다. 뿐만 아니라, 중요한 쟁점을 놓고 전 국민의 보통선거로 결정한다는 것이 민주주의 시대에나 가능한 일종의 성찬식(聖餐式)이라 할 수 있다.

현재 한국의 유권자 수가 약 4000만이라는데 실은 그 4000만 명이 정치적 판단력이나 책임감은 천차만별이다. 그런데도 1인1표의 원리를 수용하고 투표에 참여하는 것은, 이번에는 불교식 표현을 쓰자면, 하심(下心) 즉 내가 누구보다 잘났다는 교만을 버리고 겸손하게 행동하는 일이다. 게다가 4000만에서 한 표쯤 없어도 대세에 지장이 없건만, 그 4000만분의 1이 각기 자신의 작은 몫을 성실히 해낼 때 세상이 바뀌고 시대가 바뀐다. 그 오묘한 보람을 이번에 꼭 맛보시게 되길 바란다.

 

 
 
 

 

/곽재훈 기자(정리) 필자의 다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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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이자 마지막 양자토론... 박 "참여정부 심판"-문, "정권교체" 강조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2/12/17 09:39
  • 수정일
    2012/12/17 09:39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박 "국정원 직원 인권침해, 사과 없다"
문 "불법선거사무실 운영 인정하나"

처음이자 마지막 양자토론... 박 "참여정부 심판"-문, "정권교체" 강조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중앙선관위 주최로 열린 제18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3차 토론에 앞서 인사한 뒤 각자 자리로 향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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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신 : 17일 오전 12시 14분]

처음이자 마지막 양자토론... 정책 차이 드러나고 변별력 높아
마지막 발언... 박은 참여정부 심판론, 문은 정권교체 강조

대선후보 TV토론회 사상 처음으로 유력후보 두 명이 마주 앉았다. 지난 16일 오후 8시부터 2시간 동안 생방송으로 진행된 3차 대선후보 토론회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사회를 가운데 두고 마주보는 구도로 진행됐다. 이번 대선의 처음이자 마지막 양자토론이었다.

토론회 시작 직후 두 후보는 다소 긴장한 모습이었다. 사회자가 긴장을 푸는 의미에서 "서로 한두 마디 덕담을 해달라"고 제안했다. 하지만 예정에 없던 순서여서 그랬는지 덕담을 하는 두 후보 사이에는 다소 어색한 분위기가 흘렀다. 먼저 발언에 나선 문 후보는 "갑자기 포맷이 바뀌어서 당황스럽지만, (오늘 토론회 주제는) 박 후보가 평소 잘 아시는 주제라 잘 하실 것 같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웃으면서 해달라"고 사회자가 말하자 "그럼 제가 안 웃은 것처럼 되잖아요"라며 "문 후보도 잘 하실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덕담이 끝나자마자 토론회장은 후끈 달아올랐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가 사퇴하면서 1·2차 토론만큼의 '스릴'은 없었지만 두 후보는 의료비 등 복지·교육·불법선거운동 의혹 등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두 후보의 발언 시간이 각각 50% 늘어난 데다 토론 형식도 반론과 재반론이 보장되고, 후보들이 주도하는 자유토론까지 이뤄진 영향이 컸다.

토론 첫 주제인 저출산-고령화 대책부터 두 후보는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문 후보는 저출산 문제를 언급하면서 "제 딸도 결혼과 출산 때문에 직장을 그만뒀다, 출산은 축복인데 지금 여성들은 출산휴가를 받는 게 아니라 출산사표를 쓴다"는 감성적 접근으로 눈길을 끌었다.

감성적 접근 선보인 문재인... 박근혜는 'MB 차별화' 화법 선보여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16일 오후 여의도 KBS에서 열린 3차 TV토론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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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후보는 이날 토론회에서 문 후보의 공세를 차단하는데 '대통령이 됐으면 했을 것'이라는 식의 '이명박 대통령과 차별화 화법'을 여러 차례 선보였다.

대학 반값 등록금 정책에 대해 문 후보가 "2006년 지방선거부터 공약을 해놓고 이명박 정부 들어 실천하지 않았다"고 지적하자 박 후보는 참여정부의 등록금 폭등 사실로 방어막을 친 후 "제가 대통령이 됐으면 진작 했을 것이다, 대통령이 되면 하겠다"고 맞섰다. 특히 이명박 정부 '민생 실패론'으로 선긋기에 나섰던 박 후보는 이날 토론회에서도 "이명박 정부도 (반값 등록금을 실천하지 않은 것은) 잘못했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차별화에 나섰다.

과학기술을 주제로 한 토론에서도 문 후보가 "박정희 대통령이 해외 과학기술 인력을 유치했고 그런 기조가 참여정부까지 이어졌는데 이명박 정부에서 성과를 다 까먹었다, 그동안 박 후보는 뭘 했느냐"고 묻자 박 후보는 "그래서 대통령이 되려고 하는 것 아니냐"고 답했다.

두 후보는 서로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문 후보가 "등록금 인상 등 사학들의 전횡을 막기위해 (참여정부가) 사학법 개정을 추진했는데 박 후보가 53일간 장외투쟁으로 막지 않았느냐"고 하자 박 후보는 "갑자기 왜 사학법 개정 이야기가 나오느냐"며 발끈했다.

문 후보가 "박 후보가 영남대 이사 7명 중 4명을 추천하지 않았느냐"고 하자 박 후보는 "추천하지 않겠다고 했는데도 학교 발전을 위해 해달라고 해서 대한변협이나 의사협회에 좋은 분 추전해달라고 했다, 개인적으로 추천한 게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후보는 토론 과정에서 자신의 질의답변 시간을 다 쓰고도 문 후보의 질문 시간에 여러 차례 답변을 내놓아 사회자로부터 제지를 당하기도 했다.

또 과학기술 발전 방안 토론 도중 자신에게 주어진 1분간의 질문 시간을 활용하지 못하고 한동안 침묵하는 모습을 보였다.

양 캠프 모두 "정책 차이 분명하게 드러났다"

이날 토론은 양자대결답게 두 후보가 진검승부를 벌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약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면서 정책적 차이가 분명히 드러났고, 대통령 후보로서의 자질 검증에 있어 비교적 변별력이 높았다는 게 양 후보 측의 공통된 평가다.

토론회 마지막 발언에서 문 후보는 '정권교체'를, 박 후보는 '참여정부 심판'을 호소했다.

문 후보는 "지난 5년 국정을 맡아온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 정권이 잘했다고 생각하시면 계속 할 수 있게 지지하시고 잘못했다고 생각하시면 바꿔 달라"고 했고 박 후보는 "문 후보가 정권교체를 말하지만 지난 4년 전 경제 때문에 참을 수 없다고 벌써 평가를 받아서 현 정부가 탄생한 것"이라며 토론회를 마쳤다.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중앙선관위 주최로 열린 제18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3차 토론에서 답변자료를 준비하고 있다.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가 사퇴하면서 불참해 이날 TV토론은 첫 양자대결로 치러졌다. 사진 오른쪽 하단에 빈 채로 놓여진 이정희 후보의 자리가 보인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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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신 : 16일 오후 11시 51분]
문 "과학기술부 폐지, 찬성표 던지지 않았나"
박 "민주당 총선 공천 이공계 출신 9명밖에 안 돼"


'과학기술 발전 분야' 토론에서는 이명박 정부의 과학기술부 폐지와 나로호 발사 실패가 도마 위에 올랐다.

문재인 후보는 공통질문 답변에서 "새누리당 정권의 과학기술 정책 실패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게 나로호발사 실패다, 러시아에 천문학적인 돈을 주고도 기술 이전조차 받지 못했다"며 "IT 분야에서도 참여정부 당시 경쟁력 3·4위에서 (이명박 정부 하) 20위권 밖으로 추락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가장 근본적 원인은 과학기술부를 폐지해서 과학기술 정책에 대한 컨트롤 타워를 없애버린 것"이라며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후보를 겨냥했다. 박 후보가 상호토론에서 '우주개발계획 비전'에 대해 물었을 때도 "여야가 정파를 초월해 다 함께 협조해야 할 국가적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답하면서도 "항공우주기술을 발전시키려면 경남 사천에 있는 '카이(KAI·항공우주회사)'를 중심으로 클러스터를 조성해야 하는데, (이명박 정부는) 카이 민영화 매각작업 중"이라고 꼬집었다.

박 후보는 이에 "저도 경남 사천·진주 일대를 항공우주산업 클러스터로 조성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공약에 넣었다"며 "(카이) 민영화 과정에서 여러가지 얘기 있는데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답했다.

문 후보는 또 "이명박 정부 들어서면서 과학기술부 폐지에 박 후보도 찬성표를 던졌다"며 "과학기술 침체와 과학기술 인력의 사기를 떨어뜨린 결정적 계기인데 지금 와서 부활을 공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후보는 "오죽하면 (제가) 미래창조과학기술부를 새로운 개념으로 설립하겠다고 공약하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무엇보다 당시 과기부 폐지가 포함된 정부조직개편안은 여야 합의 통과사안이었다며 "문 후보가 그렇게 한 부(처)씩 따져서 말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맞받았다.

문 "MB정부가 과학기술 성과 까먹을 때 뭐했나"...박 "그래서 대통령 되려한다"

문 후보는 또 "과학기술인력이 우리나라 세계적 경쟁력을 세워주는 유일한 길"이라며 "박정희 전 대통령은 해외에서 과학기술 인력을 유치했고, 그런 기조가 참여정부까지 이어졌는데 이명박 정부는 오랜 성과를 다 까먹었다. 그 때 박 후보는 무엇을 했나"라고 따졌다.

박근혜 후보는 이에 대해 "그래서 대통령이 되려고 하는 거 아닌가"라고 피해갔다.

박 후보는 자유토론에서 "4·11 총선 당시 새누리당은 이공계 출신 인사 24명, 전체 공천의 65.7%를 했는데 민주당은 이공계열 출신 인사 9명, 25.7%밖에 공천하지 않았다"며 "과학기술 인력 중용 의지가 있는지 궁금하다"고 역공에 나섰다.

문 후보는 "과학기술인들을 정치적으로 우대한 것은 잘 하신 것이라 생각한다"고 동조하면서 "연구원들의 인건비조차 스스로 연구 프로젝트를 수주해 와서 해결하게끔 하는 PBS 연구과제 중심운영제 때문에 과학기술인들이 연구에 전념할 수 없다고 하소연한다"고 주제를 돌려세웠다.

문 "신재생에너지 정책으로 전환" - 박 "원전 의존도 높아 대책 세워야"

원자력 발전에 대해서도 공방이 벌어졌다. 문 후보는 "원전은 일자리가 별로 안 만들어지는 반면에 신재생에너지는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진다, 독일은 신재생 에너지 산업에 200만 명이 종사한다"며 "신재생에너지로 정책을 돌리고 원전을 줄여나가면 그만큼 일자리 만들어질 수 있지 않겠나"라고 물었다.

박 후보는 "신재생에너지 부분도 계속 연구·개발하고 키워나가야 한다"면서도 "우리 전력에 있어서 거의 30% 이상, 40% 정도가 원전에서 공급되기 때문에 지금 어떤 대책도 없이 신재생에너지로 전부 바꾸자 하는 것은 현실성이 없는 얘기 아닌가"라고 맞받았다.

그러나 문 후보는 "지금 이명박 정부 들어서 연일 원전이 사고가 나고 있고. 그래서 아까 설계수명이 다한 원전 뿐만 아니라 설계수명이 남은 원전을 포함해 전체 23기 중에 5기가 가동이 중단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박 후보는 "계속 검토 해야죠"라고 답했다.

[4신 : 16일 오후 11시 27분]
'국정원 직원 불법 선거 개입 의혹' 두고 박·문, 공방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최근 논란이 된 국정원 직원 불법 선거 개입 의혹 문제를 두고 중앙선관위 주관 3차 방송토론에서 공방을 벌였다.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는 '범죄예방과 사회안전대책'을 주제로 한 세 번째 토론에서 서로 반박과 재반박을 주고받으며 각자의 주장을 내세웠다. 박 후보는 사건 당시 민주당이 여성을 감금해 인권을 침해했다고 공격했고, 문 후보는 국정원 직원이 선거에 개입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며 역공했다. 또 박 후보가 국정원 여직원이 선거에 개입한 근거가 없다고 주장하자, 문 후보는 수사 중인 사건에 결과를 내려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먼저 공격을 시작한 쪽은 박 후보였다. 그는 "국정원 여직원 사태에서 발생한 여성 인권 침해에 대해서는 한 마디 말씀도, 사과도 없다"며 "여직원이 댓글을 달았다는 증거가 없다고 나왔다"고 주장했다.

문 "박 후보가 왜 국정원을 변호하나"

 

16일 오후 여의도 KBS에서 열린 사회·교육·과학·문화·여성 분야 대선후보자 초청 3차 토론회에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보다 앞서 도착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박 후보를 바라보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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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후보는 "그 사건은 수사 중이다, 수사결과를 지켜봐야지 안 끝났는데 증거 없다고 하는 건 수사에 개입하는 것"이라며 "(국정원 직원은) 선거 개입 의혹을 받고 있다, 지금 사실이 밝혀지지 않았는데 왜 사과를 말하나"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박 후보는 왜 국정원 직원을 변호하나, 경찰이 문을 열어달라고 요구했는데도 (직원은) 문을 걸어 잠그고 응하지 않았다"며 "중요한 건 여성이 아니다, 국정원 직원의 선거법 위반 여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박 후보는 "2박 3일 동안 여직원을 밖에 못 나오게 하고 부모님도 못 만나게 하고 물도 안주고 그런 부분이 인권침해 아니냐"며 "이것이야 말로 준거영장주의·무죄추정의 원칙·절차적 민주주의의 완전 실종이다"라고 꼬집었다.

문 후보는 "처음에 경찰이 신분 확인을 요구하니 국정원 직원이 아니라고 부정했고, 이후 (국정원 직원이라는) 사실이 확인돼 경찰이 다시 가서 문을 열어 달라고 하니 1시간 동안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정원) 직원이 왜 경찰관에게 문을 열어주지 않는가, 본인 IP만 제출하면 SNS에 불법 댓글을 달았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데 그 자체도 안 했다"고 재반박했다.

이어 문 후보는 최근 선관위를 통해 확인된 새누리당 불법 선거사무소 운영 의혹을 두고 박 후보를 역공했다. 그는 "오히려 새누리당 관계자가 운영한 불법선거사무실에서 SNS 조작이 들통났다"며 "선관위가 (새누리당 관계자) 8명을 고발한 불법선거사무실 운영을 인정하는 건가"라고 물었다.

박 후보는 "그 부분은 (경찰에서) 수사를 하고 있으니까 결과가 나올 것"이라면서도 "당 주변에서 그런 얘기가 나왔다는 자체는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당에서도 적극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답했다.

박, 불법선거사무실 운영 의혹에 "유감... 수사 중이니 결과 나올 것"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18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3차 토론회에 참석해 자리에 앉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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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명박 정부의 핵심 정책인 4대강 사업에 대해서는 두 후보가 다른 평가를 내놨다. 박 후보는 "4대강은 현 정부의 최대 핵심사업이다, 개인이 하지 말라고 할 수 있는 범위는 넘어섰다"며 "침수 등의 문제 있었지만 앞으로 결과를 보고 거기에 따라서 검토해야 한다, 단정적으로 보를 철거하고 (정책을) 폐지하는 것은 (이후 상황을) 지내봐야 된다"고 말했다. 사실상 4대강 사업을 찬성한 것이다.

문 후보는 "지난 여름에 엄청난 홍수가 발생해 설치된 보 인근 강이 호수가 됐다"며 "(낙동강) 북쪽 지역인 대구에도 녹조 현상이 발생하는 수준까지 문제가 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4대강 사업은 잘못된 것이었다, 물론 무조건 철거하라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검증이 필요하다"고 비판적 입장을 내놨다.

또한 원전 문제와 관련해 문 후보가 "이미 수명이 완료된 원전을 무리하게 가동시키는 건 위험하지 않나"라고 묻자, 박 후보는 "무조건 중지보다는 한 번 테스트를 해서 (안전 문제를) 투명하게 해야 한다"고 답했다.

[3신 : 16일 오후 10시 15분]
박 "참여정부 때 대학등록금 폭등"
문 "반값 실천 안한 박, 진정성 의문"

교육 분야를 주제로 한 토론에서는 대학 반값 등록금 정책을 놓고 두 후보가 치열한 토론을 벌였다. 문재인 후보는 반값 등록금에 대해 박 후보가 오락가락한 태도를 보였다며 공세를 취했고 박 후보는 참여정부 시절 대학 등록금이 사상 최대로 올랐다는 점을 부각시키며 맞섰다.

문 후보는 "박 후보는 2006년 지방선거·2007년 대선에서 반값 등록금을 주장했지만 18대 국회에서는 민주당의 반값 등록금 요구를 계속 거부했다"며 "작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시장의 (서울시립대) 반값 등록금 공약에 대해서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이 제출한 반값 등록금 법안에 민주당 의원들과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만 찬성 했어도 (국회를) 통과 했을 것"이라며 "그러면서 선거 때가 되니 다시 반값 등록금을 하겠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지난 5년 동안 하지 않은 것은 잘못된 것이 아니냐"고 따졌다.

답변에 나선 박 후보는 "대학 등록금 부담으로 인한 학생·학부모들의 고통은 누가 시작했느냐, 문 후보가 주역이었던 참여정부에서 역대 최고로 등록금이 올랐다"며 "문 후보는 고통을 준 것에 대해서 사과부터 해야한다"고 맞섰다.

박 "참여정부가 준 고통 사과해야"... 문 "반성에서 나온 게 반값등록금"

문 후보는 참여정부 시절 등록금 폭등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이명박 정부 시절 반값 등록금 공약이 사문화된 것에 대한 책임론을 제기했다.

문 후보는 "참여정부에서 대학 경쟁력 강화에 우선 순위를 두면서 등록금이 많이 올랐는데 여러 번 사과 드렸고 그 반성에 나온 정책이 반값 등록금"이라며 "박 후보도 공약을 했으면 이명박 정부에서 실천했어야 하는데 지난 5년 내내 민주당과 대학생들의 요구를 묵살해 왔다"고 말했다.

두 후보의 논쟁은 사학법 개정 무산을 둘러싼 책임 공방으로 번졌다. 박 후보가 "대학 경쟁력 강화 때문에 등록금이 폭등했다고 하는데 대학 평가 기준도 시설 위주로 해서 어떤 곳은 호텔처럼 (건물을) 지었다, 그래서 등록금이 폭등한 것"이라며 "대학 경쟁력과는 관계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문 후보는 "사학들의 그런 (등록금) 전용을 막기 위해 사학법을 개정하려고 했는데 박 후보가 53일간의 장외투쟁으로 막았다"고 반박했다.

문 후보가 "참여정부 시절 등록금이 많이 올라서 반값 등록금 정책의 필요성이 대두됐으니 이명박 정부에서 실천을 했어야 한다"며 박 후보의 진정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자 박 후보는 "대통령이 되면 할 것"이라며 논쟁을 끝냈다.

반값 등록금 논쟁 속에서 두 후보의 정책 차이가 드러나기도 했다. 박 후보는 현재 등록금 수준은 그대로 둔 채 국가 장학금 지급을 통해 소득 수준에 따라 차등적인 등록금 부담 완화를 주장했고 문 후보는 대학 등록금의 절대 액수를 반으로 낮추고 여기에 더해 장학금을 추가 지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박 후보는 "모든 학생들에게 똑같이 등록금을 반값으로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어려운 학생들은 무료로 다닐 수 있게 하고 소득 분위별로 75%, 50% 덜 부담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이게 학생들을 제대로 돕는 반값 등록금 정책"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는 "저는 대학이 학생들로부터 받는 등록금을 먼저 반으로 낮추고, 저소득층에게는 장학금까지 적용될 수 있게 할 것"이라며 "박 후보의 정책은 대학 등록금 인상 억제가 빠져있고 인하 노력이 담겨있지 않아 장기적으로 가능하지 않은 무늬만 반값"이라고 밝혔다.

박, '전교조'로 작심 공격... 문 "전교조가 불순세력? 이념 편가르기"

두 후보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을 놓고도 치열한 논쟁을 벌였다. 박 후보는 "문 후보는 전교조 해직교사 변론도 많이 맡고 선대위에 전교조 출신들도 요직으로 참여하고 있다"며 "전교조와 긴밀한 유대 관계를 이어나갈 것인가"라고 따졌다. 그는 "전교조는 이념 교육, 민노당 불법 가입 등으로 교육 현장을 혼란에 빠뜨린 것에 대해서 우려스럽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고 공세를 취했다.

문 후보는 "저는 (보수적 교원단체인) 한국교총이나 전교조를 가리지 않고 옳은 주장은 공감하지만 지나치게 이념적인 주장에는 찬동하지 않았다"며 "참여정부 시절 나이스(NEIS) 도입을 놓고 반대하는 전교조와 갈등이 있었지만 결국 도입했다, 옳은 주장은 받아들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박 후보의 질문 취지를 보면 전교조는 뭔가 함께 해서는 안되는 불순한 세력이라는 뜻이 내포돼 있는 것 같은데 그야말로 이념으로 교육을 편가르기 하는 것"이라며 "그러면서 대통합을 말하나"라고 반박했다.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중앙선관위 주최로 열린 제18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3차 토론에 앞서 인사한 뒤 각자 자리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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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 16일 오후 9시 17분]

문재인 '간병비' 송곳 질문에 박근혜 "건보공단 계산 잘못돼"
이정희 빠진 방송토론, 반박·재반박으로 분위기 뜨거워... 박-문 잇단 설전




문재인 : "박근혜 후보, 4대 중증질환 책임지겠다면서 연간 1조5천억 원을 투입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건강보험공단 자료 받아보니 작년 한 해동안 암환자 부담비용만 1조5천억 원이다. 어떻게 할 건가."

박근혜 : "문재인 후보, 복지재원 조달계획 보면 세제 개편 통해 연간 19조 원을 조달하겠다고 했다. 연간 19조 원의 40%는 지방에 가야 된다는 사실을 간과하신 것 아닌가. 올해 초 지방비가 부족해 보육대란 위기도 경험했는데 지방재정은 고려 않나."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선후보의 사퇴로 첫 양자대결로 열린 중앙선관위 주관 3차 방송토론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지난 1·2차 방송토론 당시 토론회 분위기를 팽팽하게 당겼던 이정희 후보의 빈자리를 늘어난 상호·자유토론이 메우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는 '저출산·고령화'를 주제로 한 첫 번째 상호토론에서 서로 반박과 재반박을 주고받으며 상대방의 허점을 날카롭게 파고들었다. 특히 앞서 방송토론에서 이 후보에 가려, 존재감이 약했다는 평가를 받은 문 후보는 보다 적극적인 공세를 펼쳤다.

박 후보는 주로 문 후보 측의 공약 재정 실현 가능성을 파고 들었고, 문 후보는 복지정책을 좌절시킨 것은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이라고 공격을 이어갔다.

먼저 칼을 빼든 것은 문재인 후보였다. 문 후보는 참여정부 당시 세웠던 '저출산·고령화' 대책을 무력화시킨 게 새누리당과 이명박 정부라며 박 후보의 관련 대책이 앞뒤가 다르다고 꼬집었다.

그는 "대통령을 위원장으로 하는 고령화 및 미래사회위원회 출범시키고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법을 제정했는데 이명박 정부 출범하면서 박근혜 후보도 공동발의에 참석해 새누리당 의원들이 법안 폐지안을 내놨다"며 "반대 때문에 폐지는 안 됐지만, 위원회는 보건복지부 소속으로 격하됐다, 지금 (저출산 고령화 대책) 하겠다는 건 모순되지 않나"고 물었다.

박 후보가 "법이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실질적인 것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답하자 문 후보는 "과학기술부가 없어지니 과학기술 경쟁력이 떨어지듯 무엇이든 컨트롤 타워가 필요한데 그것(대통령 산하 위원회를)을 없애니 대책이 빈약한 것"이라며 "한나라당은 2008년 총선 당시 기초노령연금을 현행 9만 원에서 36만 원으로 올리겠다고 해놓고 5년 내내 한 푼도 안 올렸다"고 꼬집었다.

박 후보는 주로 문 후보의 공약재정 실현가능성에 대해서 캐물었다. 그는 "(문 후보는) 아동후보 수당을 도입하겠다고 했는데 연간 7조 원 투입돼야 한다, 일본 민주당도 아동수당 공약했다가 결국 폐지했다, 실천 가능성이 있다고 보느냐"고 물었다.

문 후보는 "저의 모든 정책을 최종정리해서 한 권의 책으로 내놨다, 정책공약집에 근거해서 말해주시기 바란다"며 "무상보육이 구현되면 그 다음 단계로, 아동수당을 발전시키겠다고 했다"고 맞받았다. 또 "아직 우리나라는 무상보육 조차 정착돼 있지 않다"며 "지금 (민주당과 새누리당의 공약이) 일치하지만 금년 초만 해도 무상보육 자체를 이명박 정부를 반대하지 않았나"라고 꼬집었다.

"1조5천억으로는 4대 중증질환 보장 못해"... "건보공단 계산 잘못된 것"

문 후보는 역으로 박 후보의 4대중증질환 건강보험 100% 보장 공약 재원 1조5천억 원을 문제 삼았다. 문 후보는 "작년 한 해 동안 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보면 암환자가 부담한 비용이 1조5천억 원, 뇌혈관 질환·심장질환 환자 부담비용은 3조6천억 원이나 된다"며 "박 후보가 마련한 재정만으로 불가능하다"고 꼬집었다.

박 후보가 "건강보험에 되지 않는 비급여 부분에 대해 지원하면 그렇게 많이 재정 소요되는 게 아니다"고 맞받자, 문 후보는 "6인 병실만 건강보험이 적용되는데 4인 병실까지 (건보 적용 대상으로) 해야 된다, 간병비까지 고려하신 재원계산이냐"고 파고들었다.

박 후보가 "병실에 6인 들어가고 4인 들어가고 얘기하실 필요가 있냐"며 말끝을 흐리자, "간병비가 건강보험대상이 되느냐고 묻는 것이다" "(4대 중증질환에 대한) 간병비나 선택진료비를 다 보험급여로 적용하는데 1조5천억 원으로 된다는 것이냐"고 거듭 물었다. 결국 박 후보는 "암질환만 갖고 1조5천억 원이 든다고 생각 안 한다, 거기(건강보험공단)에서 계산을 잘못 하신 것 같다"고 물러섰다.

박 후보는 "복지재원 조달계획 보면 세재 개편 통해 연간 19조 원을 조달하겠다고 했다, 연간 19조 원의 40%는 지방에 가야 된다는 사실을 간과하신 것 아닌가"라고 역공을 펼쳤지만 별 소득을 얻지 못했다.

문 후보는 "금년 무상보육 펑크는 처음부터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이 예산 소요를 잘못 산정했기 때문"이라며 "제가 말한 연간 39조 원 재정 마련 계획은 항목별로 꼼꼼하다, 잘 살펴보시라"고 답했다.

박 후보는 문 후보의 답변이 불만스러운 듯, "어쨌든 지방에 줘야 할 예산까지 써야 되는데 중앙정부가 어떻게 하실 것인지는 답 안 하셨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중앙선관위 주최로 열린 제18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3차 토론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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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신 : 16일 오후 6시 26분]
사상 첫 대선 양자토론... 박·문 진검 승부 벌인다
반론에 재반론, 토론 방식도 변경... 자질 검증 변별력 높아질 듯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선후보의 전격 사퇴로 16일 저녁 8시에 열리는 3차 대선후보 TV 토론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간 맞대결이 펼쳐지게 됐다. 이번 대선의 첫 박근혜-문재인 양자 토론이다. 1997년 대선부터 실시된 TV토론 역사상 유력 후보간 양자 토론이 성사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박근혜-문재인 후보 간 '맞장 토론'이 가능하게 되면서 후보 자질 검증의 변별력 또한 높아지고 대선 막판 판세에 미치는 영향력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앙선관위 산하 중앙선거방송토론위는 이정희 후보 사퇴 직후 긴급위원회 회의를 소집해 토론 방식을 변경했다. 두 후보 간 토론으로 방식이 전환되면서 반론과 재반론 기회와 후보 간 자유토론 시간이 대폭 늘어났다.

120분간 생방송으로 실시되는 이날 토론의 주제는 ▲ 저출산고령화 ▲ 교육제도개선 ▲ 범죄예방과 사회안전대책 ▲ 과학기술발전 방안 등 4가지다. 각 주제마다 두 후보 간 질문(1분)과 답변(1분30초)이 보장되고 반론(1분)과 재반론(1분30초)이 이어지는 5분간 상호토론이 2차례 진행된다. 후보별 3분씩 쓸 수 있는 자유토론도 이어진다.

미리 선관위에 접수된 질문에서 선정한 '국민 질문'의 경우 사회자의 질문에 두 후보가 2분씩 답변한 뒤 10분간 자유토론이 예정돼 있다.

박근혜·문재인 두 후보 간 진검승부가 대선 투표일 3일을 앞두고 펼쳐지게 됨에 따라 두 후보측도 토론 준비에 사활을 걸고 있다. 양측 모두 마지막으로 남은 부동층 중 투표장에 나갈 유권자들은 이날 토론을 통해 지지입장을 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 2차 토론에서 이정희 후보의 매서운 공격에 다소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기도 했던 박 후보는 양자 대결에서는 적극적인 공세로 문 후보의 상승세 차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참여정부 실패론'을 부각하는 한편 이정희 후보 사퇴에 대해 문 후보를 상대로 맹공을 퍼부을 것으로 예상된다. 새누리당은 이미 이날 오후 '국고보조금 27억 원 먹튀론'에 이어 '민주당 종북 연대론' 등 색깔론 공세도 퍼부었다. 박 후보는 또 이날 토론 주제에 맞춰 '여성대통령론'을 강조한다는 방침이다.

문 후보 측은 그동안 강하게 요구해왔던 양자토론이 성사된 것을 적극 반기고 있다. 문 후보 측은 3차 토론을 통해 지지율 상승세를 굳히겠다며 벼르고 있다.

문 후보 측은 정책 자이점을 적극 드러내고 약점을 파고드는 공세로 박 후보의 자질 부족을 드러낸다는 전략이다. 문 후보는 이명박 정부의 민생 실패를 집중 파고 들면서 ' 정권 심판론'을 강조한다는 방침이다. 또 박 후보의 공동책임론을 집중 부각하는 한편 박 후보가 주장하는 여성대통령론의 허구성도 파고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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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헌, 거짓자료 보고 이야기한 것 아닌가 의혹든다"

 

"정문헌, 거짓자료 보고 이야기한 것 아닌가 의혹든다"
2차 남북정상회담 배석한 이재정 전 통일부장관
 
 
2012년 12월 16일 (일) 12:43:21 김치관 기자 ckkim@tongilnews.com
 

 

   
▲ 2007년 2차 남북정상회담 주역 중 한 명인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과 15일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 - 민족21 백운종 기자]

“정상회담에서 정문헌 의원이 이야기한 것 같은 그런 NLL에 관한 발언이나 미군철수에 관련된 발언이나 경수로를 제공한다는 어떤 논의도 정상회담에서 없었다는 것을 아주 분명하게 말한다.”

2007년 2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통일부 장관이었던 이재정 전 장관은 15일 <통일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다시 한 번 2차 남북정상회담의 기획단장이었고, 통일부 장관이었던 명예를 걸고 말한다”며 이같이 재확인했다.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이 지난 13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국가정보원(국정원)이 보관하고 있는 2차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의 열람을 촉구하면서 NLL(북방한계선) 문제 등을 다시 제기하고 14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불씨 살리기에 나서자 이재정 전 장관이 반격의 선봉에 섰다.

15일 오후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광화문 유세가 끝난 뒤 인근 커피숍에서 만난 이재정 전 장관은 “악의적인 날조와 악의적인 정치적 공세”라며 “이건 정말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서나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나 앞으로의 정치적 발전을 위해서도 있어서는 안 될 그런 것”이라고 강력히 성토했다.

2007년 10월 3일 남북 단독 정상회담의 배석자 중의 한 명인 이재정 전 장관은 당시 회담 준비에서부터 진행경과 등을 설명하며 “무슨 정문헌 의원이 이야기한 것처럼 별도의 단독회담은 상상할 수도 없고 있을 수도 없었던 거”라며 “전혀 근거 없는 정말 허무맹랑한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또한 정 의원이 주장한 NLL 문제 등 회담 의제에 대해서도 “외교안보조정회의에서 충분히 검토가 되고, 전문가그룹에서 충분히 논의가 되고 기획단과 준비위원회의 마지막 검증과정을 거쳐서 대통령께 보고된 범위 안에서 대통령도 회담에 임한 것이기 때문에 그 범위에서 본다면 지금 정문헌 의원이나 새누리당이 주장하는 내용들은 전혀 근거가 없는 이야기들”이라고 반박하고 “이런 주장은 도저히 있을 수 없다”고 확언했다.

특히 “정문헌 의원이 처음에는 NLL 이야기만 하다가 그 다음에는 미군철수 이야기하다가 이제 와서는 경수로를 제공하겠다고 했다는 이야기를 덧붙여 얘기하는 걸 보면, 이것은 정말 이 사람들이 문서를 직접 보고 하는 이야기가 전혀 아니고, 정말 엉뚱한 거짓정보나 거짓자료를 보고 이야기한 것 아닌가 그런 의혹이 든다”고 말해 주목된다.

정문헌 의원이 대화록에 나온다며 따옴표로까지 인용하고 있는 내용들이 ‘거짓자료’에 근거한 것일 수도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재정 전 장관은 새누리당 측의 국정원에 보관 중인 대화록 열람 요구에 대해 “만일 정상회담 기록물을 함부로 열어보게 되면 결국 정상회담을 열 수가 없는 것”이라며 “정말 철없는 소리들일 뿐만 아니라 도대체 정상회담에 대한 기본적 이해도 없는 사람들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또한 자신은 2007년 2차 정상회담 준비과정에서 “1차 정상회담에 참석했던 사람들에게 직접 정상회담 준비과정과 정상회담 진행에 대한 내용들을 듣고 그것들을 참조했었다”고 밝혔다.

다만,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열어봐야겠다면 전혀 문제가 없다”며 “국회가 3분의 2이상 동의하면 되는데 대선시기에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한다면 국가적 불행”이라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은 “정문헌 의원 자신이 먼저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며 “언제, 어디서, 뭘 봤는지 아직까지 안 밝히고 있다”고 반격했다.

이 전 장관은 “아무리 공세를 하더라도 진실은 하나”라며 “정상회담 과정에서 정문헌 의원이 주장한 내용이 전혀 없었다는 것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라고 못박고 “국민들이 현명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대선을 통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명박 정권 5년 동안 저지른 폐정에 대한 준엄한 심판”이라며 “이번 선거에서 분명한 것이 6.15공동선언과 10.4정상선언에 대한 가치, 그리고 실천의지가 의제가 돼야 역사 발전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통합진보당을 탈당한 뒤 현재는 무소속으로 문재인 후보 캠프의 ‘남북경제연합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는 이재정 전 장관과 15일 오후 6시 서울 광화문 한 커피숍에서 가진 인터뷰 문답은 아래와 같다.

“정치적 악용, 정말 불행한 일”
 

   
▲ 이재정 전 장관은 문재인 캠프 '남북경제연합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다. [사진 - 민족21 백운종 기자]

□ 통일뉴스 : 13일 국회 정보위원회 회의와 14일 정문헌 의원의 기자회견을 통해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 측이 다시 한 번 NLL 문제에 불씨를 지피고 있다. 어제 이 전 장관도 반박 기자회견을 했지만 오늘도 새누리당은 대변인실을 통해서 2차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열람하자면서 문재인 후보를 공략하고 있다.

먼저, 13일 국회 정보위 회의와 14일 정문헌 의원의 기자회견을 지켜본 입장은?

■ 이재정 전 통일부장관 : 남북문제를 이렇게 정치적으로 악용한 적이 한국 정치사에 없었다고 생각한다. 과거 2000년 김대중 대통령의 첫 번째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당시 한나라당이 이렇게까지 정치적으로 악용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완전히 날조된 내용을 가지고 정치적으로 이렇게 악용한다는 것은 정말 불행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 이미 지난 10월 8일부터 시작된 논란에 대해 이 전 장관을 비롯해 참여정부 인사들이 반박 기자회견도 했고 입장을 분명히 밝혔는데도 불구하고 국회 정보위를 통해 다시 여러 내용들을 제기했는데, 새롭게 반박할 내용이 있나?

■ 다시 한 번 2차 남북정상회담의 기획단장이었고, 통일부 장관이었던 명예를 걸고 말한다. 정상회담에서 정문헌 의원이 이야기한 것 같은 그런 NLL에 관한 발언이나 미군철수에 관련된 발언이나 경수로를 제공한다는 어떤 논의도 정상회담에서 없었다는 것을 아주 분명하게 말한다.

정상회담의 모든 의제는 사전에 준비된 의제를 가지고 논의했다. 준비과정에서도 일체 그같은 의제에 대한 어떤 논의의 계획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더 나아가서 노무현 대통령이 당시 정상회담에 임할 때 개인적 입장을 가지고 임한 것이 아니고 국가적 입장에서 준비팀들이 충분히 논의하고 준비된 내용을 가지고 회담에 임했기 때문에 지금 이런 주장은 도저히 있을 수 없다.

너무 악의적인 거다. 악의적인 날조와 악의적인 정치적 공세다. 이건 정말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서나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나 앞으로의 정치적 발전을 위해서도 있어서는 안 될 그런 것이라 생각한다.

□ 정문헌 의원이 13일 국회 정보위와 14일 기자회견에서 제기한 내용은 NLL 뿐만 아니라 의혹 항목이 많이 늘었다.

■ 정문헌 의원이 처음에는 NLL 이야기만 하다가 그 다음에는 미군철수 이야기하다가 이제 와서는 경수로를 제공하겠다고 했다는 이야기를 덧붙여 얘기하는 걸 보면, 이것은 정말 이 사람들이 문서를 직접 보고 하는 이야기가 전혀 아니고, 정말 엉뚱한 거짓정보나 거짓자료를 보고 이야기한 것 아닌가 그런 의혹이 든다.

이번에 북한의 로켓 발사에 대해서도 바로 발사하기 그 전날 해체 중이라고 했던 것처럼 이 사람들이 뭔가 잘못 알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

□ 2007년 10월 3일 ‘배석자가 있는 단독 정상회담’에 직접 참석하지 않았나?

■ 그렇다. 정상회담이 10월 3일 오전과 오후에 각각 약 2시간씩 약 4시간 걸렸다. 이 정상회담은 처음부터 끝까지 북쪽에서는 김양건 통전부장이 배석했고, 남쪽에서는 권오규 부총리, 백종천 청와대 실장, 김만복 국정원장, 그리고 통일부장관인 내가 시종일관 배석을 해서 회담을 진행했다. 중간에 휴회도 없었고 계속해서 논의했다.

오후 회의에서는 잠시 중간에 6자회담 북측 대표로 참석했던 김계관 외무성 부부장이 막 북경에서 돌아와서 ‘10.3합의’ 과정과 내용에 대해 양 정상의 허락을 받아서 보고한 바가 있었고, 그리고 나서는 일체 회담에서 다른 단독회담이라든가 별도의 접촉이라든가 이런 건 전혀 없었다.

정문헌 의원이 처음 문제제기 했을 때, 10월 3일 별도의 비밀회담이 있었다고 한 이것부터 근거가 없고 허무맹랑한 거짓이다.

□ 정문헌 의원이 ‘배석자 있는 단독회담’을 잘못 해석한 것 아니겠나?

■ 아니다. 오후 2시 45분부터 회의가 시작돼서 4시 25분까지 있었다. 이것은 그 회의에 무슨 정문헌 의원이 이야기한 것처럼 별도의 단독회담은 상상할 수도 없고 있을 수도 없었던 거다.

□ 지난 10월 8일 국회 외통위 국정감사에서 정문헌 의원은 “당시 회담 내용은 북한 통일전선부가 녹음을 하였고, 통전부는 녹취된 대화록이 비밀합의 사항이라며 우리 측 비선라인과 공유했다”고 비밀합의가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했다.

■ 전혀 그런 사실이 없고, 우리 쪽의 대화록이 있다. 다만 우리도 녹음을 했었는데 녹음 상태가 너무 안 좋아서 녹취록을 만들지 못한 거다. 그래서 우리는 수기한 내용들을 가지고 몇몇 사람들이 수정보완해서 만든 대화록만 남아있는 거다.

□ 정문헌 의원은 이 전 장관 등이 반박할 때 우리 측이 녹음한 사실을 숨겼다고 비판했다.

■ 처음부터 녹취록이 없다고 했지 ‘녹취록이 왜 없느냐’는 이야기한 바 없다. 그런데 정문헌 의원 자신은 비밀녹취록이 있다고 했다. 본인이 없는 걸 있다고 한 거니까 그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3시 비밀 단독회담이 있었다. 비밀녹취록이 있다”, 이 이야기 자체가 전혀 근거 없는 정말 허무맹랑한 이야기다.

정상회담 대화록 열람 요구, “정말 철없는 소리들”
 

   
▲ 이재정 전 장관은 정문헌 의원의 주장을 일축했다. [사진 - 민족21 백운종 기자]

□ 지금 논점이 되고 있는 것은 새누리당이 국정원에서 보관하고 있는 2차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열람하자는 것이다. 국정원장은 열람할 수 없다고 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첫째 (노무현) 대통령 기록물은 대통령직을 물러나면서 모든 것이 다 국가기록원에 보관돼 있다. 그리고 이것은 분명하게 지정기록물이 돼서 15년 내지 30년 동안 열어 볼 수 없도록 한 것이다.

법률에 의해서 이것을 열어 보려면 국회의원 제적 3분의 2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열어볼 수 있도록 한 것은 대통령 기록물을 정치적 목적으로 악용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그렇다면 국정원이 보관하고 있는 것도 열람용으로 보관하고 있는 것이 아니고 국정원의 국가정보 기능을 위해 보관하고 있는 것 아니겠나. 그래서 국정원에 있는 자료도 국가기록원에 있는 자료와 같은 절차를 밟지 않으면 열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국정원 고유의 목적을 위해서 가지고 있는 것이지, 국정원이 누구에게 알려주기 위해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나는 국정원에 있는 것은 대통령이 요구해도 열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령 국정원에 있는 것은 열 수 있고 국가기록원에 있는 것은 열 수 없다. 국가기록원에 있는 것은 국회 동의가 있어야 되고 국정원에 있는 것은 국회 동의 없이도 열수 있다면, 그 생각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두 번째, 국가기록원에 이렇게 중요문서로, 지정기록물로 해놓은 것은 정상회담이라고 하는 가치와 권위를 보존하기 위한 것이 또 하나의 중요한 목적이다. 만일 정상회담 기록물을 함부로 열어보게 되면 결국 정상회담을 열 수가 없는 것이다.

나는 어떤 국회의원들이 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해서, 과거 정상회담을 참조하기 위해서 열어봐야 되지 않느냐.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은 정말 철없는 소리들일 뿐만 아니라 도대체 정상회담에 대한 기본적 이해도 없는 사람들이 아닌가 생각한다.

□ 예를 들어 3차 남북정상회담을 하더라도 1,2차 정상회담 대화록을 열어볼 수 없다는 말인가? 1급 비밀 취급 인가증을 가진 사람도 열어 볼 수 없나?

■ 열어 볼 수 없다. 지금은 법률에 의해서 국회의원 3분의 2이상 찬성이 없으면 못 열어보도록 돼 있는 것이다. 열어 보려면 국회의원 3분의 2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된다.

□ 그러면 2차 남북정상회담 때는 1차 정상회담 대화록을 보지 않고 준비했나?

■ 그래서 그 당시에 내가 1차 정상회담에 참석했던 사람들에게 직접 정상회담 준비과정과 정상회담 진행에 대한 내용들을 듣고 그것들을 참조했었다.

□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열람은 완전히 불가능하다는 뜻인가?

■ 국회가 3분의 2이상 동의하면 되는데 대선시기에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한다면 국가적 불행이다. 국가의 기본질서를 어지럽히는 것 아니냐. 법률이 정하는 정신이 그게 아니다.

참 안타까운 건 마치 우리가 열어보지 말자는 주장처럼 들리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열어봐야겠다면 전혀 문제가 없다. 가령 새로운 남북관계 설정을 위해서 이 문서를 열어보자고 국회에서 결의한다면 얼마든지 열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어떤 한 의원이 근거도 없이 의혹을 제기하고 ‘의혹을 밝히기 위해 열어봐야겠다’고 한다면 이건 말이 안된다. 정문헌 의원 자신이 먼저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언제, 어디서, 뭘 봤는지 아직까지 안 밝히고 있다. 이것이 먼저 선행돼야 한다.

□ 정문헌 의원의 공세는 결국 정상회담 대화록 열람을 동의하지 않는 문재인 후보의 국가관을 의심한다는 쪽으로 초점이 모아지는 것 같다.

■ 나는 열람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국회가 3분의 2이상 동의를 받아서 하면 되는데, 목적 자체가 대선이라고 하는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한다면 이것이야말로 국가적 불행이라는 것이다. 국가의 기본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는 것 아니겠나. 법률이 정하고 있는 정신이 그게 아니다. 선거에 이용하기 위해서 열어본다는 건 이건 말이 아니지 않느냐.

만약 정문헌 의원이 그런 내용을 정말 봤었다면 진작에 그런 내용을 가지고 ‘6.15, 10.4선언 지킬 수 없다’고 했다면 얼마나 정정당당했겠나. 그런데 그런 얘기는 안 하고 있다고 5년 후에 지금에 와서 이러는 것을 나는 참 이해하지 못하겠다. 더구나 정문헌 의원이 이명박 정권 초창기에 통일비서관을 하지 않았나. 그 좋은 걸 왜 밝히지 않았겠느냐. 말도 안 되는 것이다.

나는 정말 정문헌 의원이나 박근혜 후보나 6.15공동선언과 10.4정상선언을 저렇게 5년 동안 폐기시킨 상태에서 그것에 대한 책임있는 발언은 없이 ‘그 내용 가운데 이런 것이 있었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을 이해를 못하겠다. 그런 내용이 있었다면 처음부터 ‘이런 내용이기 때문에 이건 폐기한다’ 그렇게 하지 않았겠나. 그런데 그런 이야기 한 마디 없이 이걸 폐기조치한 사람들이 이제 와서 이렇게 하는 것은 문제가 있는 거다.

□ 선거가 며칠 안 남았는데 새누리당이 다시 이 문제를 제기했고 오늘도 거론했는데, 어떤 식으로 대응할 생각인가?

■ 앞으로 선거 운동기간이 3일밖에 안 남았는데, 역시 이 사람들이 더 공세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그러나 아무리 공세를 하더라도 진실은 하나다. 내가 여러 번 관계자들과 함께 기자회견에서 밝힌 것처럼 정상회담 과정에서 정문헌 의원이 주장한 내용이 전혀 없었다는 것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다.

“정문헌 의원은 어떤 경우도 볼 수가 없었던 것”
 

   
▲ 이재정 전 장관은 새누리당의 공세를 '만행'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사진 - 민족21 백운종 기자]

□ 정문헌 의원이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이라며 따옴표를 붙여가며 인용하는 식으로 말해서 일반인들이 볼 때 직접 대화록에서 베껴쓴 것처럼 보이더라.

■ 그건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 지금 그것은 볼 수가 없는 문서다.

□ 만약에 봤다면 그것도 문제가 되나?

■ 봤다면 봤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된다.

□ 정문헌 의원이 대통령실 통일비서관을 지냈기 때문에 볼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았나 하는 추론도 있다.

■ 천만의 말씀이다. 첫째, 통일비서관이 그것을 볼 수 있는 1급 자격이 없다. 두 번째, 대통령이 지시했다고 해도 못 본다. 만약 그것을 국정원이 임의로 보여줬다면 국정원 자체가 법을 어긴 것이 된다.

□ 1급 비밀 취급 인가증이 있으면 볼 수 있나?

■ 1급 자격을 가지려면 통상 장관이나 차관 정도가 돼야 한다. 그리고 1급 비밀 취급인가를 가졌다고 아무거나 다 볼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 그 문건을 볼 수가 있는 것인데, 이번 경우에는 이미 기록물이 대통령 퇴진과 동시에 다 국가기록원에 넘어갔기 때문에 정문헌 의원이 비서관하는 동안은 볼 수가 없었던 것이다.

정문헌 의원은 어떤 경우도 볼 수가 없었던 것이다. 왜냐하면 이건 1급 비밀로 돼서 부처에 보관하고 있거나 청와대에 보관한 문서가 아니고 이미 국가기록원으로 다 넘어간 건이기 때문에 볼 수가 없다는 이야기다.

□ 혹시 국정원에 보관하고 있는 대화록을 국정원의 협조로 열람했을 가능성은 없나?

■ 그렇다면 국정원에 열람 기록이 남아 있을 것이다. 열람했다면 열람한 날짜와 시간, 목적, 장소, 인물이 다 기록이 돼 있어야 한다. 그리고 국정원 열람 기록도 공개할 수가 없는 것이다.

지금 이처럼 공개할 수 없다는 이유 때문에 저렇게 막 날조해서 이야기기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 새누리당 측에서 계속 같은 주장을 홍보하면서 대선까지 끌고 간다면 어떻게 되나?

■ 국민들이 현명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누구의 말을 더 믿느냐는 것은 국민들 몫이다. 언론에 어떤 보도가 나가더라도 국민이 정문헌 의원 이야기를 더 믿느냐 아니면 저를 비롯한 관계자들, 특히 배석했던 사람들이 정말로 진실을 증언한 내용을 믿느냐 이건 뭐 국민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정말 한반도의 평화와 미래를 고려한다면 이런 만행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정문헌 의원 등에 대한 법적 조치도 고려하고 있나.

■ 그것은 내가 할 일이 아니고 민주당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할 일이고, 아마 이미 정문헌 의원을 고발한 것으로 알고 있다.

□ 새누리당이나 정문헌 의원이 국민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 중의 하나가 ‘노무현 대통령이 남북관계에서 양보하려고 했다. 북측 입장을 거들려고 했다’는 식의 내용인 것 같다. 이같은 맥락에 대해 어떻게 보나?

■ 완전히 거짓말이다. 대통령도 정상회담을 나가기 전에 충분히 준비단계에서 의견들을 다 나누고, 그 준비단계에서 확정된 의견을 가지고 나가는 거다. 노무현 대통령의 개인적인 어떤 판단이나 의견을 갖고 나간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국가적 정상회담이기 때문에 정상회담을 그렇게 가볍게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외교안보조정회의에서 충분히 검토가 되고, 전문가그룹에서 충분히 논의가 되고 기획단과 준비위원회의 마지막 검증과정을 거쳐서 대통령께 보고된 범위 안에서 대통령도 회담에 임한 것이기 때문에 그 범위에서 본다면 지금 정문헌 의원이나 새누리당이 주장하는 내용들은 전혀 근거가 없는 이야기들이다.

□ 2차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이 이번 18대 대선 과정에서 불거졌는데, 이번 대선에 대한 바람이나 하고 싶은 말씀은?

■ 이번 대선을 통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명박 정권 5년 동안 저지른 폐정에 대한 준엄한 심판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선거라고 하는 것은 지금 정권에 대한 심판이지 과거 정권에 대한 심판이 아니다. 그런데 새누리당은 자꾸 참여정부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참여정부를 끌어들이려 하는데 그건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국민이 과거 이명박 정권 5년에 대한 심판을 어떻게 하느냐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두 번째로 이번 선거는 이상하게 역사의 재판이 되고 말았다. 가령 쿠데타에 의한 유신정권이 저지른 여러 가지 일들, 군사정권의 문제 등이다. 왜냐하면 박근혜 후보가 바로 그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과거 역사에 관한 것도 상당히 중요한 이슈로 돼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 국민이 역사에 대한 올바른 판단을 가지고 평가를 해내는 선거가 아닌가 생각한다.

세 번째는 역시 민주주의의 가장 중요한 요체라고 할 수도 있지만 무엇보다 그걸 뛰어넘어서 남북 간에 정말 평화와 통일을 위한 문제에 대해서 분명한 판단을 해내는, 다시 말하면 6.15와 10.4정상선언이 다 이명박 정권 5년 동안에 정말 완전히 폐기되다시피 하지 않았느냐. 이런 문제를 놓고 적어도 이번 선거에서 국민이 분명한 판단을 해줘야만 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선거에서 분명한 것이 6.15공동선언과 10.4정상선언에 대한 가치, 그리고 실천의지가 의제가 돼야 역사 발전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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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살 아이의 생이빨을 뽑는 고문

6살 아이의 생이빨을 뽑는 고문

 
청전 스님 2012. 12. 14
조회수 9375추천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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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총사령관의 아들 목촉린포체

 

 

 

며칠 전 오랜만에 반가운 소식이 왔다.

 

멀리 프랑스 땅 남부 마르세이유에서다. 너무 반가웠고 그 옛날 함께 했던 시간들이 죽 이어진다. 이 스님(목조: MogChok 린포체)과의 인연은 필자와 유별났다. 그것도 필자가 첫 인도 땅, 이곳 다람쌀라에 1987년 첫 발을 디디면서다. 유달리 왜소한 몸매와 병색이 짙은 모습에 보기가 좀 그랬다. 늘 소화가 안 되고 속 쓰림의 고통을 하소연 한다. 그러다가 일 년 후에 정식으로 티벳 불교 수학으로 다시 왔을 때서야 이 스님의 사정을 알아 차렸다. 필자와 동갑 나이로 당시 서른다섯 살인데도 어찌 치아가 하나도 없는 어설픈 틀니를 하고 있었다. 왜 벌써부터 치아가 없느냐고 물으니 그냥 웃음만 지었다.

 

1959년. 우리가 다 알다시피 중국이 티벳을 무력 합병과 함께 마지막 방법으로 달라이 라마는 측근과 비밀리에 인도 땅에 망명을 시도한다. 이때 만일 한시 한발이 어긋난다면 탈출은커녕 망명객 모두가 생명은 고사하고 이 지구촌에서 흔적도 없어질 그런 절박한 상황이었다. 이때 탈출을 도맡은 최고 군인 책임자가 바로 이 스님의 아버지였다. 티벳군 야전 총사령관이었던 것이다. 탈출 시 누구에게도 이 기밀을 얘기 할 수도 없었기에 집에 있는 가족에게도 어떤 언질조차 할 수가 없었던 극비의 문제였던 것이니 말이다.

 

그러면 달라이 라마 일행의 인도 망명 이후 티벳내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졌는가. 말할 것도 없이 탈출에 가담한 측근 일행의 가족 친지부터 혹독한 조사가 된 것은 당연, 일차로 그 스님의 가족이 무서운 고문과 폭력의 조사를 받았다. 얼마나 그 조사가 심했겠는가는 그 스님의 어머니는 연행 되자마자 감옥에서 고문으로 며칠 안에 죽고 만다. 얼마나 심한 고문이었을까 상상이 간다. 그때 이 스님은 여섯 살, 그런대도 생 이빨을 빼는 혹독한 고문과 함께 아버지가 어디 있는가를 밝히라는 것이었다.

 

이후 천만다행으로 죽음까지는 면했어도 그 어린 나이에 감옥이라니. 그것도 십년이 넘는 감옥생활이라니.

지금처럼 열린 이 시대에도 중국내의 판첸 라마(본명: 최기 니마 린포체)는 나이 일곱 살 때부터 지금까지도 감금 상태이니, 60년 전의 티벳 상황은 어땠을까 짐작하고도 남는다. 세계 최연소 나이로 감옥에 있음은 세계 인권단체에도 잘 알려져 있는 일이기도하다. 물론 지금까지도 공산당에서 임명한 가짜 판첸 라마가 그 역할을 공산당 구미에 맞게 충실히 해내고 있다.

 

막상 감옥에서 나왔을 때도 삶에 문제가 컸단다. 가족이나 친인척이 거의 죽고 흩어진 상태였으니까. 그래도 자기는 어린 나이에 이미 어느 고승의 환생자, 즉 린포체로써 승가에 있어왔는데 밖에 나왔을 땐 자기가 있던 절이 다 파괴되어 실제로 승가가 없어진 현실이었다. 린포체로써 해야 될 공부나 승려로써 어떤 승가교육이나 자리매김이 없는 것이다.

 

그러다가 인도로 넘어오는 계기를 만들어 천신만고 끝에 1987년 살아 넘어 올 수가 있었다. 불행하게도 막상 넘어와서도 친부인 티벳 총사령관이었던 아버지는 몇 해 전 돌아가셔 만나 볼 수도 없었다. 바로 이 때 필자와 첫 조우였다. 이후 필자에 소속된 불학 연구소에서 근 십년을 함께 생활 할 수 있었다. 혈육으로는 친누나가 지금 이곳 다람쌀라에 살고 있다.

 

티벳 전통 승가에서는 린포체라면 수행원과 수족이 있게 되지만 이 스님의 상황은 너무도 달랐다. 자기 개인 혼자 달랑 남아 있는 꼴이 되었고, 무엇보다도 해야 할 승가 교육이 전혀 안 된 것이었다. 그래도 늦었지만 이곳 다람쌀라에 있는 불교학당에서 기초 불학을 공부할 수가 있었다. 필자도 그곳에서 티벳말 부터 배워온 인연 터로 지금까지 애정을 가지고 있다. 인도 체류 비자 문제도 그 학당의 학생으로서 뿌리를 두고 이 나이에도 학생 비자를 가지고 있다.

 

그러다가 다행히도 프랑스 불자들의 주선으로 10여 년 전 이곳을 떠나더니 조그만 절을 꾸며 지금은 승가의 어른이 되어 민중의 귀의처로써 잘 계신다는 연락에 너무도 기쁜 마음이다. 유럽 방문 길에 꼭 자기를 찾아달란다.

 

지금 티벳내의 종교적인 상황은 참 암담하다. 이미 매스컴에 잘 알려진 대로 종교 자유와 달라이 라마의 환국을 요구하며 분신자만 근 백 여명에 이른다. 공식적으로 오늘까지 밝혀진 분신자만 94명에 이른다. 오늘도 이곳 큰 법당에서 추모회가 있었다. 현재 티벳내에서는 우선 감시와 어떤 자유로운 종교행사를 제약 받고 있는 실정이다. 과연 중국 공산당에서 주장하는 “서장 자치구의 종교자유”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분신이 있고나서는 그 모든 책임을 달라이 라마의 사주라고 몰아 부친다.

 

달라이 라마는 몇 번이나 천명을 해왔다. 불법을 위하고 나라를 위한다는 목적으로 어떤 자해나 분신을 삼갈 것을 누누이 말해왔다. 이번 중국 최고 통치권자로 등극한 시진핑은 분신을 돕거나 방조한 사람에게도 사형으로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선언 했다. 또 중국 공산당 정부는 이곳 달라이 라마에게 살인죄를 적용하겠다고 한다.

 

필자가 이 한자리에서 25년을 티벳 난민들과 함께 하면서 꼭 불교를 위하고 달라이 라마를 위해서 티벳이 자유 독립을 바라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이 지구상에서 마지막 인간의 때 묻지 않은 인간의 영혼을 지닌 민족으로써 세계의 마지막 인류의 빛으로써 가치를 두고 있기 때문인 것이다. 티벳 땅을 여행한 사람은 그저 독특한 풍경을 구경하는 여행이 아닌 티벳 사람을 만나본 이후에 느끼는 순수한 참인간임을 알아차릴 것이다. 그들을 만나보고는 누구나가 인간이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거듭 생각해 보게 하는 인류의 마지막 보고(寶庫)이기 때문이다. 또 우리 한민족과 가장 가까운 몽골리언의 조상이며 시조이기도 한데서 더욱 애정과 관심이 일어나는 것을 어찌 설명해야 할까. 우리 한국 땅의 착한 민중들이 티벳내에 벌어지는 인권탄압에 남 일로 보며 무관심하지 않기를 바란다.

 

겨울 입구에서 티벳 장탕 고원의 혹독하게 추운 유목민이나 승가의 착한 스님들을 생각하면 저절로 숙연해진다. 필자에게 겨울이 오면 생각이 깊어지는데 오늘따라 심한 악천후에 눈발이 진해간다. 20년 전 1993년 도보 카일라스 성산 순례가 내 일생 수행 길에 어찌 잊혀 질 수가 있겠는가. 끝까지 법에 희망을 두고 그 자리를 지켜나가는 용감한 그러나 비폭력의 티벳족으로 그리고 인류를 지킬 순수한 인간의 영혼을 지닌 사람으로 길이 남아지기를 기원한다.

 

2012년 12월 천축 겨울 스물다섯 번째를 지내며, 비구 청전 두 손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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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전 스님
가톨릭 신부가 되기 위해 광주 대건신학대에 다니다 송광사 방장 구산스님을 만나 출가했다. 1988년 인도로 떠나 히말라야에서 달라이라마를 만나 그의 제자가 되었다. 매년 여름 히말라야 최고 오지인 라다크를 찾아 고립된 티베트 스님들과 오지 주민들에게 약과 생필품을 보시하고 있다. 어느 산악인보다 히말라야를 많이 누빈 히말라야 도인.
이메일 : cheongjeon9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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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언론 ‘북 로켓 잔해’ 들고 ‘박근혜 구하기’

보수언론 ‘북 로켓 잔해’ 들고 ‘박근혜 구하기’
(블로그'사람과세상사이' / 오즈르디 / 2012-12-15)
 

두 차례 TV토론과 ‘안철수 효과’가 반영된 모양이다. 여론조사 공표 금지 직전에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문재인 상승세’가 뚜렷하다. 문 후보가 박근혜 후보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TV토론과 ‘안철수 효과’ 더해지며 문재인 상승세

<한국일보>가 지난 12일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성인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의 지지율은 45.3%로 박 후보(44.9%) 보다 0.4% 높게 나타났다. <헤럴드경제>와 ‘리얼미터’의 조사에서는 박 후보(47.8%), 문 후보(47.7%)로 격차가 0.1%에 불과했다.

SBS가 지난 12일 실시한 ‘패널조사’에서도 근소하지만 두 후보간 지지율에서 박근혜 45.8%, 문재인 46%로 문 후보가 0.2% 높았다. <문화일보>와 ‘코리아리서치’의 조사에서는 박 후보 42.8%, 문 후보 41.9%로 격차가 0.9%밖에 나지 않았다.

이런 초박빙 상태에서 두 가지 ‘대형 사건’이 터졌다. 국정원 여직원이 오피스텔에서 문 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올려왔다는 의혹이 불거졌고, 새누리당 간부가 등록이 안 된 불법 사무실을 운영하며 문 후보를 비방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리는 등의 공직선거법 위반사실이 선관위에 의해 적발됐다.

▲문재인 비방 댓글 의혹 국정원 여직원

문재인 추월직전 박근혜 앞에서 터진 두 사건

국정원 여직원 ‘댓글 사건’이 터지자 새누리당은 민주당을 향해 ‘증거를 내놓으라’며 압박하는 동시에 국정원 여직원이 선관위 직원과 경찰과 대치 중이던 상황을 ‘불법 감금’이라고 주장하는 등 역공을 폈다. 박 후보는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의 흑색선전이라고 규정한 뒤 “공당이 젊은 여성 한명을 집단테러한 것은 심각한 범죄행위”라고 비난했다.

선관위가 적발한 새누리당 간부의 불법선거운동 사실은 박 후보의 ‘흑색선전’ 주장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7명을 고용해 SNS에서 문 후보와 민주당을 비방하는 글을 수개월 동안 올리면서 이를 안상수 새누리당 가계부채특별위원장에게 수시로 보고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선관위는 사무실 임대비용도 새누리당 선대위 측이 제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장에서 발견된 ‘새누리당 SNS 미디어단장’ 명함과 박근혜 후보 명의의 임명장 800여장 등 확고한 물증이 발견됨에 따라 선관위는 사무실 운영자인 윤씨를 검찰에 고발했고, 서울남부지검은 곧바로 수사에 들어갔다.

▲선관위가 입수한 새누리당 간부 불법선거운동 증거(출처: 뉴시스)

‘흑색선전과의 전쟁’ 말하자마자 새누리 간부 선거법위반 수사착수

‘국정원 여직원 댓글사건’은 ‘흑색선전과의 전면전’을 선포하는 등의 방법으로 야당과 정면으로 맞서던 박 후보가 당 간부의 불법선거운동과 관련해서는 언급조차 회피하고 있다. 증거가 확실하고 검찰이 이미 수사에 착수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야당의 공세를 ‘흑색선전’으로 몰아가려던 전략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박 후보가 체면을 구기고 말았다.

“이런 세력이 정권을 잡으면 대통령 비방하는 댓글 하나 달아도 컴퓨터 내놓으라고 폭력정치, 공포정치 하지 않겠나”라고 핏대를 세워 문 후보를 비방하던 박 후보가 ‘역풍’을 맞게 됐다. 네거티브 하지 말라고 역공을 펼치다가 제 스스로 넘어지고 만 꼴이다.

물증이 확고해 새누리당 간부의 선거법 위반 사실은 빼도 박도 못할 상황이 됐다.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2011년 강원도지사 보궐선거에서 당시 한나라당 엄기영 후보 측이 펜션을 임대해 전화홍보원 20명을 고용하고 불법선거운동을 하다 적발된 사실이 있다. 이 사건으로 5% 이상 앞서가던 엄 후보가 최문순 후보에게 고배를 들고 말았다.

다급해진 보수언론 ‘박근혜 구하기’

문 후보의 상승세가 계속되는 시점에 불거진 ‘댓글사건’과 ‘당 간부 불법선거운동’ 여파로 박 후보 진영이 위기에 봉착한 상황이다. 선거는 나흘 앞으로 다가 왔다. 이러자 다급해진 보수언론들이 황당한 방법으로 ‘박근혜 구하기’에 나섰다.

보수신문과 방송은 어제(14일) 일제히 북한 로켓 잔해물 회수 소식을 메인뉴스로 올렸다. 15일자 <조선일보>는 1면의 거반을 북한 로켓 등 북한 관련 뉴스로 장식했다.

 

북한 로켓 잔해물 공개는 의외였다. 국방부는 14일 오전만 해도 로켓 잔해물 수객과 관련해 일체 공개하지 않겠다는 게 국방부의 확고한 입장이었다. 불과 서너시간만에 국방부가 말을 바꾼 것이다.

“잔해 수거활동과 수거 내용을 공개할 계획이 없다”던 국방부가 스스로 말을 뒤집고 수거과정을 상세하게 브리핑하며 잔해물을 언론에 공개한 이유가 뭘까? 또 보수언론들이 로켓 잔해물 수거 소식을 톱뉴스로 다룬 이유가 뭘까?

 

▲북한 로켓 잔해물 수거 관련 소식을 상세하게 보도한 KBS

북한 로켓 잔해물 공개, 국방부와 보수언론의 노림수는?

국방부와 보수언론의 ‘노림수’가 서로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북한이 로켓을 발사한 사실조차 몰라 ‘위성사진 판독 능력조차 없느냐’는 질타를 받던 국방부로서는 ‘은하’라는 한글이 선명한 잔해물을 공개함으로써 여론 환기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겠다는 계산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여론의 질타에서 벗어나려는 ‘꼼수’란 얘기다.

보수언론에게도 북한 로켓 잔해물은 그런대로 용도가 있는 물건에 해당한다. 위기에 봉착한 박 후보를 구할 수도 있는 ‘카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 로켓 잔해물을 영상과 기사로 집중 노출키면 ‘댓글사건’과 불법선거운동 사건에 꽂혀있는 여론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유도하는 효과가 가능할 수 있다.

 

국방부는 ‘안보 무능’이라는 비난에서 벗어나려는 ‘여론환기 용’으로, 보수언론은 위기에 처한 박근혜 구하기 카드로 들고 나온 북한 로켓 잔해물, 그들의 의도대로 될까? 박근혜 진영이 많이 초조한 모양이다. 예전의 그 ‘대세론’은 어디로 증발한 걸까?

 

오주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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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를 버려야 교회가 산다! 정말로?

[프레시안 books] 양희송의 <다시, 프로테스탄트>

김진호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연구실장 필자의 다른 기사

기사입력 2012-12-14 오후 6:39:05

 

나는 양희송과 깊은 대화를 나눠본 적이 없다. 몇 차례 토론의 자리에서 논쟁의 상대편으로 만났고, 그가 쓴 에세이 몇 편을 읽었으며, 페이스북에 쓴 그의 짧은 글들을 읽었다. 그리고 그에 관해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얘기를 들었고, 그에 관한 기사들 몇 편을 보았다. 아, 토론 모임이나 책을 기획하면서 그와 전화 통화를 길게 나눈 적도 있다. 이게 전부다. 해서 그의 깊은 생각이나 습관, 가족관계, 개인 이력 등에 대해 거의 알지 못한다. 하지만 그가 한국 개신교에서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는 안다. 그는 한국 개신교를 진단하고 비평하며 대안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사람의 하나이고, 내가 보기에, 그중 가장 돋보이는 사람에 속한다.

여기서 하나 짚어둘 것은 그는 교회에 신세진 것이 많은 사람이라는 점이다. 그를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 대다수도 교회에서 만난 사람들이고, 그에게 영향을 미치고 그가 존경하는 대다수 사람들 또한 교회에서 만난 사람들이다. 해서 그의 신랄한 교회 비판으로 가장 아파하는 이는 바로 그 자신이다. 내가 알고 있는 그에 관한 정보로는 그렇다. 그런 점에서 그는 진정 '내부 고발자'다.

10년 전 어느 신문의 고참 기자가 민중 신학에 관한 나의 책을 소개하면서 "교회 내부 고발자의 목소리"라고 평했다. 과분한 지적에 감사하지만, 이제 와서 고백하건대, 아니 이제야 절감한 것인데, 그 말은 내게는 타당하지 않다. 왜냐면 나는 이미 그 무렵 한국 개신교에서 사실상 떨려나간, 존재감 없는 목사였다. 해서 아무리 독설을 해도 들어줄 이가 거의 없었고, 기독교에 남겨둔 정신의 유산도 거의 없었다.

당시 내가 강연을 하면 거의 예외 없이 받아야 했던 질문은 '당신도 기도를 하는가'였다. 물론 나는 열심히 기도하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그건 연기였을지도 모른다. 혹은 아직 한국 교회에 대한 애정이 남아 있다는 걸 스스로에게 확인하려는 버둥거림인지도…. 하여 나는 그 고참 기자가 내게 부여해준 그 가슴 아픈, 숭고한 칭호를 그에게 넘긴다.

<다시, 프로테스탄트>(복있는사람 펴냄), 이 책을 양희송은 "개신교 내부자의 입장에서" 쓴다고 했다(16쪽). "한국 개신교에 대한 소란스러운 진단과 부적절한 처방에 대한 하나의 항의"(15쪽)를 표하는 그의 자리다. 이런 맥락에서 필경 나의 여러 글들도 이 "소란스러운 진단과 부적절한 처방"에서 벗어나진 못할 것이다. 왜냐면 안타깝게도 나의 글 어느 것도 "교회를 설득시키는 데 성공하지 못했기"(15쪽) 때문이다. 그의 논지를 따라 추론하면 그것은 내가 '외부자'에 다름 아닌 자리에서 비평을 했기 때문이다.


▲ <다시, 프로테스탄트>(양희송 지음, 복있는사람 펴냄). ⓒ복있는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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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나는 교회를 설득하려는 데 관심이 없다. 더 정직한 말은 내가 무엇을 말해도 교회는 나에게 설득당하지 않을 것이다. 한국 개신교에서 나는, 보수에서든 진보에서든, 의미 있는 역할을 해보지 못했다. 반면 그는 복음주의 그룹에서, 특히 젊은 층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 왔고 그럴만한 자질이 있는 사람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그가 의도한 대로 한국 개신교의 "새로운 시대를 위한 재구성의 단초"가 될 만하다(17쪽).

이 책은 3부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 장('현실')에서 한국 교회의 현실을 진단하고, 둘째 장('오해')에서 그 진단을 추상화해서 문제의 원인을 세 가지로 해석해 내고, 마지막 장('전환')에서 대안을 논한다. 전체적으로 그 개요는 간명하다. 지난 30년간 한국 개신교를 추동했던 (대형) 교회 중심 패러다임이 좌초하고 있다. 그 원인을 추상화하면 성직주의, 성장주의, 승리주의로 요약된다. 한데 이 셋은 프로테스탄트의 기본 정신에서 벗어난 결과다.

하여 대안은 어떻게 그 본래의 정신에로 되돌아갈 수 있는지에 달렸다. 이 책의 제목 '다시 프로테스탄트' 바로 그것이다. 이를 그는 '교회 중심 패러다임에서 기독교 사회 패러다임으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는 대형 교회를 개혁하는 것이 아닌, 개신교 전체의 생태계를 재구성하는 것을 뜻한다. 여기에는 교회 전체를 아름답게 재구조화하는 교회 생태계, (복음주의적) 지식의 저변을 형성하는 지식 생태계, 그리고 시민 사회와 교회를 공공적으로 엮어내는 시민 생태계가 있다. 이렇게 프로테스탄트의 기본 정신에 따라 기독교 사회적 생태계를 재구조화함으로써 한국 교회는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큰 틀의 논지에 대해서 나는 별로 할 말이 없다. 단지, 내가 잘 독서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한 권의 책이 이렇게 간명한 논지로 요약될 수 있다는 것이 경이로울 뿐이다. 그만큼 흐름을 흐트러뜨리는 군더더기가 별로 없다는 뜻이겠기 때문이다. 복잡한 걸 선호하기도 하거니와 어느 순간에 흐름을 놓치고 미궁에 빠지곤 하는 나의 허우적대는 문투와는 대조적이다.

그렇지만 책 전체를 통제하는 그의 집중력에도 불구하고, 그 큰 틀의 논지는 그다지 신선하지 않다. 한국 교회가 직면한 위기들의 요체로 제기한 성직주의, 성장주의, 승리주의, 이 세 가지는 많은 이들이 이미 여러 차례 이야기한 것들이고, 그것들이 프로테스탄트적 기본 정신을 망각한 결과라는 주장은 상투적이기까지 하다. 저자가 여러 차례 말하고 있듯이 이 책에서 사용하는 '프로테스탄트'라는 용어는 비역사적인 이념형적 개념이 아니라 서양 중세 가톨릭의 위기를 극복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적 개념이다(88쪽). 그렇게 탄생한 것이 '만인 사제(萬人 司祭)의 원칙'이고 '정교분리 원칙'이라면, 그리고 이것들이 그가 말하는 프로테스탄트 기본 정신의 핵심 요소들이라면, 이런 정신으로 구축된 교회는 과연 역사적으로 새로웠던가? 그 정신에 입각해서 세워진 근대 유럽의 개신교 교회들은 오늘 한국의 교회보다 과연 나았던가?

좀 더 신랄하게 말하면, 만인 사제의 원칙이 (모든 이들의 사제권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제후들이 자신의 영지에서 가톨릭 교회의 사제권을 대체하려는 욕구와 종교 개혁가들의 반가톨릭적 신학이 결탁한 결과였다는 해석, 그리고 정교분리의 원칙이 국가 권력과 종교 권력 간의 정치적 야합을 위한 종교적 도구였다는 해석, 이런 해석들이 프로테스탄트 정신의 역사적 실체를 더 잘 드러내는 것은 아닐까?

프로테스탄트 기본 정신을 그 역사성과 분리된 이념형으로 얘기하지 않는다면 역사적 프로테스탄트 운동의 부정적 측면들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고, 반대로 비역사적 이념형으로만 이해한다면 그 함의를 아무렇게나 도용해온 정통주의적 개신교 신학의 오류를 반복하지 않을 수 없는 딜레마, 누구든 프로테스탄트의 기본 정신 운운하는 이는 이런 딜레마를 쉽사리 극복하지 못한다.

물론 나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해서 나는 '다시, 프로테스탄트!'라는 테제보다는 그 테제와 대결하면서 우리시대의 문제의식에서 새롭게 상상을 펴는 '새로운 프로테스탄트!'라는 테제를 선호한다. 실제로 1986년 일단의 선배 민중 신학 연구자들이 선언한 '새로운 교회 패러다임'을 나는 내 신앙의 주축으로 받아들였고, 그것은 지금도 변함없다. 아무튼 그가 말하는 '새로운 생태계' 운운하는 말은 아직 시민이 형성되기 이전의 패러다임인 프로테스탄트 이상보다는 '시민 이후'의 관점으로 교회를 새롭게 재구조화하자는 것이니 '다시, 프로테스탄트'보다는 '새로운 프로테스탄트'가 더 어울리지 않을까.

하여 나는 그의 큰 틀의 논지를 우호적으로 바라볼 수만은 없다. 하지만 이 책의 힘은, 내가 보기엔, 디테일에 있다. 특히 개신교 성직주의에 대한 구체적인 비판과 대안은 인상적이다.

그는 우리 시대의 '성직주의' 문제를 설명하기 위해 목사가 "전문직인가 일반직인가"를 묻는다(92쪽). 기독교가 국가 종교로 재탄생하던 4세기 초 이후 전문직으로서의 성직이 제도화되었다. 성만찬 등 신앙 의례를 독점하였고 교회의 재산권 행사에 관한 일체의 권리를 장악하였다. 그리고 전문 교육을 받고 소정의 엄격한 통과의례 거치는 성직자 양성 제도가 국가적으로 공식화된다.

또한 주위의 다른 건조물과 확연히 차별화된 화려하고 웅대한 교회의 건축 양식과, 일요일 제도를 통해 정례화된 집회의 비일상적 양식, 그리고 성직자만의 독특한 의복 양식 등은 신자 대중으로 하여금 성직자-평신도의 비대칭적 이분화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게 했다. 이렇게 시작된 성직자의 구별 짓기 장치는 시간과 공간의 심대한 간격을 가로질러 오늘날까지 계속되고 있다.

한데 전문직으로서 성직의 견고한 배타적 위상은 한국 교회의 급속한 팽창 과정에서 교란된다. 그 팽창률에 맞추어 신학생 정원을 최대화하였고, 그것으로도 수요를 다 충원할 수 없어 국가의 학력 인정 제도를 벗어난 속성의 양성 기관들이 수없이 세워졌다. 하여 목회자는 전문직의 형식을 갖추고 있지만 사실상 '일반직'화되었다는 것이다(94쪽).

문제는 개신교 교세의 팽창이 멈추고 심지어 마이너스 성장기에 돌입하게 되면서 표면화되었다. 목회자 수급 제도가 지나친 공급 과잉의 상황으로 반전된 것이다. 지난 10년간의 변화를 추적하는 2005년 인구 통계 조사에 따르면, 개신교 신자가 1.4퍼센트 감소했음에도 신학생 수와 교회 수는 현격히 늘었다. 이것은 신학생 미취업자와 폐업한 교회가 현저히 늘어난 현상과 맞물린다. 또 교회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어 미자립 교회가 전체의 70~80퍼센트에 달한다는 추정 보고도 있다. 이는 소수의 대형 교회 목회자를 제외한 절대 다수의 목회자의 생계가 심각한 위기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는 것을 뜻한다.

이러한 전문직과 일반직의 어법이 얼마나 적절한지의 문제는 차치하고 그의 논지를 따라 이해하면, 그의 해석은 대단히 흥미로운 스토리라인을 형성한다. 그 출발점은 전문직으로서의 성직은 중세적 교회의 성직자 권력 독점주의를 정당화하는 구별 짓기의 장치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는 문제 제기다. 한데 한국 교회의 과속 성장은 목회자 수를 제한하는 것을 요체로 하는 전문직으로서의 성직의 위상을 격하하여 상당 부분 일반직처럼 전화시키는 결정적 원인이 됐다. 이는 구별 짓기 장치가 이완되었다는 의미를 수반한다. 즉 목회자 자신도 '성직으로서의 직업'보다는 '직업으로서의 성직'에 더 집착하게 했고, 신자 대중도 목회자에 대한 존경을 상당 부분 철회하고 하나의 직업처럼 바라보게 했다.

이것은 중소형 교회의 목회자들에게는 생계의 위기와 관련이 있다. 즉 많은 중소형 교회의 목회자들은 생계의 문제에 집착하면서 직업으로서의 성직을 수행한다. 또 대형 교회의 목회자는 권력 독점 체제를 계속 유지하려는 욕구를 갖고 있지만, 그것을 숭고하게 포장해왔던 구별 짓기 장치가 무너짐으로써 권력 욕구에 몰입하는 양상이 적나라하게 노출되었다.

이러한 스토리라인은 그의 결론 부분 논지와 절묘하게 결합된다. 그의 성직주의 비판은 프로테스탄트의 기수였던 마르틴 루터의 '만인 사제론'을 불러들여 '크리스천 리더십'을 주장하는 것으로 이어짐으로써 대안 제시로 귀결된다. 이른바 '평신도 지도력'을 강조하는 것이다. 그이들이 교회에서 유의미한 발언권을 갖게 됨으로써 신앙 제도에 대한 목사의 권력 독점 체제를 해체하고 수평적이고 대화적인 공동체로의 교회 개혁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건강한 교회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다는 얘기다.

또한 전문성을 갖춘 평신도 지도자들이야말로 크리스천 지식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는 주체이며, 시민 사회와 네트워크되어 공공성의 확대를 위해 유의미한 기독교로 재탄생하게끔 이끄는 시민 생태계의 주역일 수 있다. 하여 성직주의에서 크리스천 리더십으로의 전환은 교회 중심 패러다임에서 기독교 사회 패러다임으로 전환을 위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흥미롭게도 이런 주장은 1952년 안병무를 연상하게 한다. 그는 '목회론―내가 만일 목회를 한다면'이라는 글에서 목사의 권력 독점의 제도적 장치로서의 교회를 해체하고, 수평적 공동체로서의 '평신도 교회'를 주장했다. 그 전 해에 그는 한국 전쟁으로 뿔뿔이 흩어진 일신회 동료들 몇과 함께 평신도 수도자 공동체를 만들었다. 일신회는 해방 직후 서울대학교의 기독학생회 내에 만들어진 신앙 공동체 분파로, 이념적 노선 투쟁이 한창이던 시절에 좌와 우에 가담하지 않고 사회와 교회의 개혁을 상상하던 이들의 모임이었다. 내 생각에는 안병무와 일신회 동료들의 자의식은 양희송이 말하는 '세속 성자'(220쪽)의 이상과 유사하다.

그렇게 해서 세워진 교회가 향린교회였다. 여기에서 수도자적 생활 공동체의 일원이던 이들이 안병무와 일종의 평신도 사제로서 공동 목회를 하였다. 그들은 각기 자기의 전문적 소양으로 교회의 사역에 참여하여 역할을 분담했으나(해서 안병무는 이를 '그룹 목회자 운동'이라고 명명하였다), 목회자라는 직업을 갖지 않았고 각기 자신의 전문성으로 생계 노동을 하였다. 이러한 교회 양식을 안병무는 '입체적 교회'라고 불렀다. 그렇게 함으로써 교회를 자족적 신앙 공동체가 아니라 생활과 밀착된, 하여 시민 사회와 삶을 나누는 신앙 공동체로 전환시킬 수 있다는 꿈을 담아보고자 했다.

한데 1인의 목회자를 특화시키고 그의 역할을 성화시키는 방식의 교회 모델이 목회자의 욕구 때문에 위기를 맞게 되었듯이, 다수의 평신도 지도자들이 중심이 되는 새로운 교회 모델 역시 그이들의 욕구 때문에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 실제로 안병무는 이 실험을 실패로 자인했고, 평신도 지도력이 가족주의적 욕구와 충돌하게 되면서 자신들의 이상이 좌초했다고 진단했다.

양희송은 크리스천 리더십의 덕목을 얘기했다. 로고스, 파토스, 에토스가 그것이다. 안병무도 수도자적 자의식을 말했다. 필경 이런 개개인의 덕목들이, 혹은 수도자적 수련이 그들 자신의 욕구를 더 잘 통제할 것이라고 보았기 때문이겠다. 하지만 안병무가 진단했듯이 '준비된 리더십'의 역량이 그들 자신의 사적 욕구에 의해 압도되는 순간 문제가 발생했다.

나는 안병무의 이 실패의 해석을 경청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1인의 지도자에게 권력을 집중시키는 대신 덕목을 갖춘 '잘 준비된' 지도자들이 권력을 분점하는 모델은 종종 '신뢰의 제도'가 직면하는 함정에 빠지곤 한다. 그것은 잘 준비된 지도자들이 평범한 다른 이들보다 더 잘 공동체를 이끌 수 있다는 믿음을 전제함으로써 생기는 문제다. 하지만 그런 덕목들은 종종 실패를 관리하는 데 아무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곤 한다. 가령 최근 안철수와 문재인 간의 '아름다운' 단일화를 기대했던 사람들은 이 두 인물이 누구보다도 정치적 욕구를 조절할 줄 아는 자기 덕목을 갖추었다는 점에 주목했었다. 하지만 잘 알다시피 그 단일화는 전혀 아름답지 못했다.

그런 점에서 권력 분점을 추구하는 공동체는, 지도자들의 덕목을 통한 '신뢰의 제도'보다는, '불신의 제도'를 채택할 필요가 있다. 누구나 실패할 수 있다는 가정 하에, 실패를 관리하는 제도들을 마련하는 것이다. 가장 손쉬운 불신의 제도는 임기제다. 그리고 임기제는 일정 기간 공동체를 운영할 이를 선발하는 제도를 필요로 한다. 뛰어난 덕목을 갖춘 이는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임기제와 선발 제도는 가장 훌륭한 이를 선발하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즉 임기제와 선발 제도 같은 불신의 제도들은 덕목을 갖춘 지도자를 선발하고자 하지만 동시에 덕목에 의존하는 공동체성을 해체한다.

하여 나는 양희송의 후속 저작을 기대한다. 거기에는 덕목들에 대한 논의만이 아니라, 불신의 제도에 관한 서술과, 이런 제도들의 덕목 해체적 측면이 갖는 장점과 단점에 대한 구체적 물음이 다루어지기를 바란다. 또한 새로운 교회 생태계를 위해 공동체의 적정 규모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다루어져야 할 것이다. 안병무는 초기에 적정 규모를 150명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말년에는 50명으로 축소했다. 이때에는 수도자적 지도자들의 그룹 목회가 아니라 평범한 교인들 간의 '대화'를 강조했다. 한편 만약 규모가 그 적정치를 넘게 되면 '분가 선교'를 하자고 제안했다.

아무튼 이 책에서 프로테스탄트의 정신을 다시 되새기자는 주장은 1인 대신에 소수의 자기 초월적 지도자들의 덕목 운운하는 얘기와 맞물린다. 하지만 프로테스탄트 당대에는 아직 시민이 형성되지 않았다. 반면 양희송은,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시민 이후의 패러다임으로서의 새로운 교회 생태계, 나아가 기독교 사회 생태계를 주장한다. 그런 점에서 내가 위에서 부가한 소수 엘리트주의에 대한 비평에 대해서 그는 자신에 대한 오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만약 그렇다면 그의 주장은 '다시, 프로테스탄트'가 아니라 '새로운 프로테스탄트'라고 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런 점에서 '다시'와 '새로운' 사이에서 교회 생태계의 재구축을 위해 더 많은 토론을 해야 할 것 같다.

 

 
 
 

/김진호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연구실장 메일보내기필자의 다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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