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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공동행동, ‘굴욕협상 중단’ 국민 항의행동 선포… 민주노총 ‘미국반대 실천단’ 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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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방위비분담금 5차 협상을 위해 입국한 제임스 드하트 미국 측 협상대표가 어제(15일)도 “드하트 나가라(GET OUT)”, “국민혈세 6조 절대 못 줘” 등 강력한 항의를 받으며 인천공항 입국장을 빠져나갔다. 협상을 앞둔 16일, 그리고 협상을 시작하는 17일에도 항의는 계속될 예정이다.
민주노총, 한국진보연대, 민중당 등 50여 개 진보민중단체로 구성된 민중공동행동은 17~18일 양일간 한국국방연구원에서 열리는 5차 협상을 ‘더 이상 주권국가 간 정상적인 협상이 아닌, 미국의 불법적이고 일방적인 주권·혈세 강탈의 장’으로 규정하고, ‘미국규탄’과 ‘협상 중단’을 요구하며 강력한 항의행동을 선포했다. 16일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1박 2일간 서울 전역에서 항의행동을 벌일 예정이다. 민중공동행동은 민주노총 조합원들을 비롯해 200여 명의 ‘1박 2일 국민 항의행동단’을 구성했다. 이들은 미대사관과 미대사관저 등 미국 협상대표단을 그림자처럼 쫓으며 규탄하는 투쟁을 벌인다. 민중공동행동은 16일 광화문 미대사관 앞 ‘1박2일 국민 항의행동단’ 선포 기자회견에서 “한국정부가 미국의 강요에 한 치도 물러서지 말고 당당하게 맞서 주권과 혈세, 그리고 평화를 지킬 것”을 촉구했다. “만에 하나 타협이라는 이름으로 야합을 추진하면 한국정부 또한 감당할 수 없는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는 경고도 밝혔다.
한충목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한미동맹이 아니라 ‘날강도’에 다름없다는 것이 팩트”라고 외쳤다. 한 상임대표는 “4.27판문점선언에서 남북이 화해하고 협력하고 함께 가자 선언했다. 6.12싱가포르 선언에서 북미 간에도 관계 정상화, 평화로 가자고 선언했다”고 상기시키곤 “미국은 남북관계를 사사건건 방해하고, 급기야 한반도에 평화통일이 아니라 대결과 전쟁을 몰고 오면서 그들의 방위비를 증액해야 한다며 500% 증액을 말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한 상임대표는 이어 “한국이 미국의 꽁무니만 쫓아간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라며 “미국이 날강도 증액 요구를 계속 주장한다면 지금 당장 자기땅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국민의 저항을 모아 미국을 이 땅에서 몰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 항의행동단은 이날 오후 광화문광장 미대사관 앞에서 서울 중구에 위치한 미대사관저 앞까지 항의행진을 벌인 후 관저 앞에서 1박2일 투쟁 결의대회를 열 예정이다. 저녁 7시엔 ‘방위비분담금 인상 반대’를 위한 필리버스터를 이어간다. 협상 당일인 17일 아침(8시)엔 1천여 명이 참가해 협상장(한국국방연구원)을 에워싸고 ‘굴욕협상 중단’을 요구하는 강력한 항의행동을 펼칠 계획이다. 또, 이날 저녁 6시엔 광화문광장에서 시민사회, 종교계 등 각계가 참여하는 ‘미국의 방위비분담금 강요 규탄 범국민 촛불’을 연다. 국민 항의행동단은 “미국의 방위비분담금 강요에 반대하는 90%의 국민을 대표하는 ‘대표선수’라는 각오로 열심히 싸우겠다”는 결의를 높였다.
민주노총은 1박2일 항의행동전을 위해 ‘미국반대 실천단’까지 꾸렸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앞서 열린 민중공동행동 기자회견에서 “민주노총이 한국사회에서 교섭·협상 가장 많이 하는 조직”이라며 방위비분담금 협상에 대해 “이런 협상은 있을 수 없다. 협상이 아닌 협박”이라고 규탄했다. 김 위원장은 “한반도 내 미군의 작전비용 외에 새로운 항목이라며 한반도 밖에서의 작전비용, 미군 순환배치 비용, 미군 인건비까지 달라고 하는 것은 전쟁을 준비하고 수행하는데 필요한 비용을 한국국민이 내라는 것”이라며 “협상장 걷어차고 나와야 한다”고 강조하곤 “평화를 사랑하는 모든 민중들의 분노를 모아 협상을 중단시키는데 민주노총이 끝까지 함께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 실천단은 국민 항의행동단의 1박2일 행동에 함께 하는 것은 물론, 협상이 열릴 17일엔 범국민 촛불에 앞서 ‘방위비 협상 중단하라! 미군은 나가라! 민주노총 미국규탄대회’를 열 예정이다. 민주노총과 민중공동행동은 이날 기자회견 도중 광화문광장 미대사관 앞에 1박2일 농성의 거점을 마련하기 위한 천막 여섯동을 설치하며 경찰과 대치하기도 했다.
조혜정 기자 jhllk20@gmail.com <저작권자 © 현장언론 민플러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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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2.16 06:3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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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오늘의 여성노동자들에게 위로 전하는 작품, 영화 <위로 공단>

▲영화 <위로공단> 포스터ⓒ (주)엣나인필름

▲영화 <위로공단> 스틸 컷ⓒ (주)엣나인필름

▲영화 <위로공단> 스틸 컷ⓒ (주)엣나인필름

▲영화 <위로공단> 스틸 컷ⓒ (주)엣나인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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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탈자 신고
불법정치자금사건, 김기현 동생사건, 비서실장 직권남용 등 김기현 측근 비리 의혹·사건 총정리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 대패한 자유한국당이 연일 문재인 정부가 ‘선거농단’을 저질렀다고 주장하며 검찰수사를 주문하고 있다. 심지어 최근엔 “3·15 부정선거보다 더한 6·13 부정선거”라며, 공세를 높였다.
이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 공천을 받은 김기현 후보의 낙선 이유가 경찰수사 때문이고, 이 수사가 청와대 명령으로 실시된 ‘하명수사’라는 주장이다. 또 이 건이 1960년 3월 정·부통령선거에서 이승만이 장기집권을 위해 대규모 부정행위를 저질러 정권붕괴를 야기한 일보다 더욱 심각한 ‘농단’이라는 주장이다.
이런 주장에 편승해, 검찰은 청와대까지 압수수색하며 논란에 불을 지피고 있다. ‘진짜 하명수사일 수도 있다’는 식의 ‘검찰 발’ 언론보도도 등장한다. 울산지검에서 1년 8개월 동안 잠자고 있던 이 사건을 ‘청와대 하명수사’라는 시국사건으로 키워 서울중앙지검에 재배당하고, ‘정통공안’으로 알려진 울산지검 공안부장과 휘하 수사관들까지 대거 투입하는 등 불안을 극대화한다. 이 과정에서 검찰수사를 받던 백 모 검찰수사관(민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까지 발생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있었던 민정수석실을 중심으로 문재인 정부가 역대 급 선거농단이라도 벌인 것처럼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 조성에, 평소 검찰의 선택적 수사와 검찰개혁에 반하는 행태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던 일부 법조인이나 경찰 관계자는 “반란·쿠데타처럼 느껴진다”고 말할 정도다.
도대체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이전 울산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기에 이토록 시끄러울까?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의 진실은 알기 위해선, 우선 울산에 파다했던 ‘여러 김기현 울산시장 측근 비리의혹 사건’과 ‘이 중 일부가 청와대에 접수되고 경찰청·울산청에 이첩되는 과정’을 시간순서대로 이해해볼 필요가 있다. 시간 순으로 살펴보면 첩보에 의한 수사인지, 수사를 할 만한 배경이 있었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사건을 자세히 따져보면, 이 사건에서 논의되어야 할 부분이 ‘경찰의 표적수사’인지, 아니면 ‘검찰의 봐주기 수사’인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 이른바 ‘김기현 울산시장 측근 비리의혹’ 사건은 크게 ① 불법정치자금사건 ② 김기현 동생사건 ③ 비서실장 직권남용사건 등 세 가지로 분류된다. 이 중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을 빚은 사건은 ‘비서실장 직권남용사건’이다.
①
기업 청탁받고 재판 중인 ‘불법정치자금사건’
자해소동까지 불러, 검찰도 두말없이 기소
경찰 “쪼개기 후원, 이 사건이 다가 아냐”
가장 먼저 발생한 사건은 김기현 울산시장 아내의 이종사촌과 김기현의 회계 담당자 등이 연루된 ‘불법정치자금 사건’이다.
이 사건은 2012년 2~4월경에 발생했다. 김기현이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의원이던 시절 일이다. 당시 울산의 A기업은 신축공장을 짓는 과정에서 전기공급과 관련해 행정절차 문제가 발생하자, 김기현 아내의 이종사촌 ㄱ 씨(중개업자)를 통해 김기현 측에 접근했다. 그리고 수사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A기업 관계자는 행정절차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김기현 측에 정치자금을 건넸다. 정치자금은 개인이 줄 수 있는 한도가 있기 때문에, 이들은 한도를 피하고자 가족과 지인 명의를 빌려 수백만원씩 쪼개 후원했다.
‘불법정치자금 사건’ 소문이 퍼진 시기는 2017년 5월쯤이다. 불법 정치자금 중개역할을 했던 ㄱ 씨가 “중개해줬는데 내게는 아무런 이득이 없었다”며 A기업 본사 앞에서 자해소동을 벌인 것이다.
울산경찰은 그해 10월 1일 내사에 착수했다. 그리고 이듬해인 2018년 7월경 정식수사에 착수한 뒤, 2018년 12월 3일 A기업 관계자, 아내의 이종사촌 ㄱ 씨, 김기현의 회계담당자 등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워낙 증거가 명백했기에, 검찰도 이에 대해선 제동을 걸지 않고 재판에 넘겼다. 이 사건은 현재 공판이 진행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외에도 ‘불법 정치자금사건’ 관련해선 김기현 울산시장 비서실장이 편의를 봐준 대가로 레미콘 업체 관계자에게서 같은 방식의 쪼개기 후원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②
‘김기현 형제’ 건설사업 따주기
“사업 따주면 30억 줄게”
두 번째 사건은 울산지역 건설업자에게 아파트 건설사업 시행권을 따주는 대신 30억을 받기로 한 김기현 동생의 변호사법 위반 의혹(이하, ‘김기현 동생 30억 계약사건’)이다.
2014년, 김기현의 동생 김삼현은 울산시 북구의 한 아파트 건설 수주 사업에 관여했다. ‘제6회 지방선거’를 3개월 앞둔 그해 3월 울산의 한 건설업체 대표 김흥태 씨는 김삼현과 ‘30억짜리 용역계약’을 맺었다. 계약서엔 아파트 신축사업 관리를 위임하는 대가로 30억원을 지급한다고 돼 있었지만, 사실상 ‘아파트 시행권을 따주면 30억원을 주겠다’는 계약이었다. 건설업자 김흥태 씨는 김삼현의 형 김기현이 뒤에서 힘을 써줄 것이라고 믿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 계약은 한 달 만에 파기됐다. 사업권이 경쟁업체에 돌아갔기 때문이다. 알고 보니, 경쟁업체는 김기현의 형이 도와주고 있었다고 한다. 김기현의 동생뿐만 아니라 형까지 이 아파트 사업에 관여하고 있었던 것이다.
화가 난 건설업자 김흥태 씨는 2016년경부터 담당 공무원을 수차례 고발했다. 김기현의 형과 김기현 동생의 압력을 받아 경쟁업체에 유리하도록 일 처리 했다는 혐의였다. 또, 김흥태 씨는 다른 김기현 측근 비리사건들이 논란이 될 때인 2018년 1월초쯤 변호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동생 김삼현을 고발했다.
고발장을 접수한 경찰은 1월 5일 김삼현에 대해 정식수사에 착수했다. 이어 경찰은 김삼현을 기소의견으로 그해 12월 3일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이 봤을 때 김삼현은 무직이고, 용역계약을 이행할 능력도 없었다. 게다가 참고인 진술 등을 따져봤을 때 충분히 시행권을 따주면 30억을 주겠다는 식의 이면계약이었다고 볼 수 있었다.
문제는 검찰이었다. 석연치 않은 이유로 참고인들의 진술이 검찰단계에서 모두 바뀐 것이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검찰은 “참고인 진술이 번복됐기에 이면계약이 있었다고 인정되지 않는다”며, 사건을 무혐의 불기소 처분했다. 이와 관련해, 황운하 당시 울산지방경찰청장은 최근 발행한 자신의 책에서 “검찰의 힘은 처벌할 때보다 봐줄 때 더 돋보인다. 검찰은 자주 그런 요술방망이를 휘둘러왔다”며 “검찰권을 남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될 만했다”고 말했다.

③
논란의 중심 ‘비서실장 직권남용 의혹’
압색영장 검찰이 청구하고 법원도 발부
첩보 아니어도, 경찰수사 필요했던 사건
각종 비리의혹 중 가장 나중에 벌어진 일이자, 가장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진 건은 김기현 울산시장 비서실장의 직권남용 의혹(이하, ‘비서실장 직권남용 사건’)이다. 이 사건은 압수수색 집행 날짜와 자유한국당 공천날짜가 맞물리면서, 논란의 발단이 됐다.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이 김기현 측근 비리의혹 첩보를 듣고 내용을 정리해 경찰청에 이첩한 문건에서 비중 있게 다뤄진 내용이기도 하다. 이를 근거로 자유한국당은 표적수사, 선거개입, 하명수사, 선거농단 등의 각종 의혹을 쏟아내고 있다.
‘비서실장 직권남용 사건’은 당시 울산시장 김기현의 비서실장 등이 울산시 소재 A레미콘업체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이다. 비서실장 박기성 씨는 B업체 대표에게서 민원을 받은 뒤, 2017년 4~5월경 두 차례에 걸쳐 울산의 한 아파트 단지를 건설하는 C시공사 현장소장을 불러, B업체 레미콘 공급을 받도록 강요했다는 게 경찰 수사 결과다. 실제로 B레미콘업체는 시공사와 계약을 맺었고, 계약조건도 좋았다고 한다. 이 대가로 비서실장 박기성 씨 등은 수십만원 상당의 골프 접대를 받은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반면, 비서실장 박기성 씨는 “지역 업체 활성화를 위한 조례에 따라 지역 업체 자재 사용을 권장했을 뿐 납품을 강요한 적은 없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검찰도 이런 박기성 씨의 주장과 ‘비서실장이 A업체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았다’는 일부 진술 등의 근거를 들어, 이 사건을 무혐의 불기소처분 했다.
그럼에도, 경찰은 C시공사 소장을 불러 민원을 처리하는 절차 자체도 부적절한 데다, 당시 배석자 일부 진술에 ‘박기성 씨 등의 행동이 부적절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있었다는 점 등을 토대로 비서실장 박기성 씨에게 혐의가 있다고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업체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았다곤 하지만, 비서실장이 얘기하는 업체가 사실상 B레미콘업체를 가리키고 있었다. 업체명만 얘기 안 했지, 실질적으로 그 업체를 얘기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또 “(조례에 따라 지역 업체를) 권장할 것이면, 울산시 소재의 다른 레미콘업체도 다 같이 권장을 했어야지 (왜 이 업체만을 가리켰나)”라며 “울산에 공사하는 업체 한둘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 사건은 B레미콘업체 경쟁업체들이 곳곳에 투서, 고소고발을 하면서 알려졌다. 전해지는 바로는 청와대와 대검, 공정위 등에 투서와 고소고발이 있었다. 울산경찰청 관계자는 “경찰에 접수된 고발장은 없었다”고 밝혔지만, 경찰이 알았다면 충분히 인지수사를 하고도 남았을 사건이었다.
울산경찰이 이 사건에 대해 내사에 착수한 시기는 2018년 1월 4일이다. 경찰청으로부터 관련 첩보가 내려온 뒤로부터 약 일주일 정도 지난 시점이다. 정식수사로 전환된 시점은 3월 초로 압수수색이 들어가기 직전이었다. 경찰이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해, 검찰이 법원에 청구하고, 법원이 영장을 발부한 날짜는 3월 15일.
검찰과 법원도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던 셈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압수수색 영장 발부 다음 날인 16일 울산경찰은 오후 2시가 넘어서 “오후 3시에 압수수색을 실시한다”고 경찰청에 보고했다. 그런데 하필 이날은 자유한국당이 공천을 발표하는 날이었다. 자유한국당은 경찰이 공천 발표날짜에 맞춰서 의도적으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며, 반발했다. 하지만 압수수색은 시간을 두고 벌일 수 있는 공무집행이 아니다. 언제 어떤 경로로 압수수색 정보가 새어 나갈지 모르기 때문에, 법원에서 발부가 되면 최대한 곧바로 집행해야만 한다. 게다가 검사가 언제 영장을 청구할지, 또 법원이 언제 발부할지 모르기 때문에 당일이 공천이 확정되는 날이었어도 집행은 해야 했다는 게 경찰 측 설명이다.

‘하명’을 한 달 묵히다가 전달?
“하명 같았으면 모조리 수사했을 것”
이처럼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을 둘러싼 수많은 의혹은 이미 울산지역에 파다하게 퍼져 있었다. 이중 일부는 이미 경찰이 내사에 착수했거나, 사건 관계자나 경쟁업체의 투서 및 고소고발로 알려지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울산시청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며 내부사정을 잘 알고 있던 송병기 현 울산시 경제부시장은 자신이 평소 알기 지내온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에게 스마트폰 SNS를 통해 관련 의혹을 제보했다.
청와대 조사에 따르면, 2017년 10월경 당시 민정비서관실 소속 행정관은 송병기로부터 김기현 측근 비리의혹을 제보받고 문건으로 정리했다. 이 첩보는 업무 계통을 거쳐 당시 민정비서관에게 보고됐다. 백원우 전 비서관은 이를 기억하진 못하나, 제보 문건이 비리의혹에 관한 것이기에 소관 비서관실인 반부패비서관실을 통해 경찰에 이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 출신이 첩보문건을 작성했다’ 등의 온갖 의혹이 있었으나, 첩보문건을 작성한 행정관은 경찰 출신도 아니고 특감반원도 아닌 그냥 행정관이었다.
첩보문건에 경찰을 질책하는 등의 문구가 등장한다는 ‘검찰 발’ 언론보도도 있었다. 하지만 이 또한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문건 사본을 확보했다는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나 문건을 봤다는 경찰관 등에 따르면, 해당 문건엔 수사가 지지부진하다는 식의 질책을 찾아볼 수 없었다고 한다. 첩보문건은 총 4페이지 분량으로 △ 지역 토착 업체와 유착의혹 △ 김기현 형제의 비리의혹 △ 비서실장 직권남용 의혹 등이 정리돼 있다고 한다. 경찰이 모르고 있는 사건도 있었으나, 일부는 이미 경찰이 내사 또는 수사에 착수했던 건이었고, 대부분은 울산에 소문이 퍼졌거나 알려지고 있던 의혹이었다.
지역 상황을 잘 모르는 경찰청은 다른 일 때문에, 잠시 첩보문건을 묵혀두다가 1달여 뒤쯤 경찰청에서 수사할 만한 사안은 아니라고 보고, 원본 형태로 울산청에 전달했다. 울산청은 해당 문건에서 아직 수사에 나서지 않은 사안 중 문건에서 가장 자세히 다루고 있던 ‘비서실장 직권남용 사건’에 대해서만 내사에 착수했다.

황운하 당시 울산청장을 비롯해 울산경찰들은 일관되게 경찰청에서 내려온 첩보가 청와대에서 전달된 것인지도 몰랐다고 말하고 있다. 해당 봉투에도 출처가 ‘기타’라고 적혀 있었다고 한다. 일상적인 첩보문건 다루듯이 내용을 검토하고, 수사할 사안인지 아닌지만 판단했다는 것이다. 울산청 관계자는 “청와대 하명 같았으면 경찰청에서 한 달이나 있다가 보내줄 이유도 없고, 문건에 담긴 여러 건의 의혹 중 한 건만 골라서 수사도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경찰도 할 말은 정말 많은데 시간 지나면 다 답이 나오는 거라서 해명을 안 하고 있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김기현 측근에 대한 경찰의 수사는 대부분 청와대 첩보가 있기 전에 이미 내사가 착수됐거나, 이미 지역에 소문이 돌던 사건이어서 인지수사가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또 사건을 자세히 따져보면, 이 사건에서 논의되어야 할 부분은 ‘경찰의 표적수사’에 앞서 ‘검찰의 봐주기 수사는 없었는지’를 검토해볼 필요성도 있어 보인다. 일부 사건에 대해선 경찰보다 검찰이 먼저 수사를 했다가 사건을 마무리 짓지 않았던 사실이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드러난 부분도, 검찰의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 수사에 대한 의도를 의심케 한다.
새로운 세상을 만들겠다는 진보정당의 꿈은 의회에 진입하면 퇴색할 수밖에 없는 것일까. 개혁과 혁명 혹은 당면 과제와 장기적 목표 사이에서 진보정당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현실과 이상이 충돌하는 가운데 나오는 위와 같은 질문은 진보정치의 오랜 난제다. 선거제 개혁이 논의되고 있는 요즘 이 난제는 더욱 도드라져 보인다.
정해진 답은 없다. 정립된 이론도 없다. 정치는 사람의 이해가 부딪치는 일이고, 상대가 있는 일이다. 매뉴얼을 기대하기 어렵다. 역사를 살펴봄으로써 앞 사람들이 어떻게 했는지를 참고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장석준의 <세계 진보정당 운동사>(서해문집 펴냄)는 요긴한 책이다. 저자는 역사를 네 시기로 나눠 각 시기의 주요 진보정당을 설명한다. 1부는 19세기 말부터 1차 세계대전까지다. 2부는 전간기를 다룬다. 3부는 2차 세계대전 이후의 20세기다. 4부에서는 21세기의 실험을 소개한다.
그렇다고 <세계 진보정당 운동사>가 타국의 진보정당을 나열하고 소개하는 책만은 아니다. 저자는 16개로 이뤄진 각 장의 앞머리를 왜 이 진보정당을 소개하는지에 대한 문제의식으로 시작한다. 미국 사회당을 다룰 때는 '왜 미국에 사회주의정당이 없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아옌데 시기 칠레의 진보정당을 다룰 때는 '그들의 창의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꽤 자주 반복되는 문제의식이자 책 전체를 꿰뚫는 문제의식이 하나 있다. 바로 개혁과 혁명의 관계다. <세계 진보정당 운동사>가 이 문제를 다루는 방식을 보면 책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알 수 있다. 또, 이는 꼭 진보정당 활동을 하지 않더라도 세상을 바꾸겠다는 꿈을 꾸는 사람들이 흔히 고민하는 문제라는 점에서 이 책의 보다 보편적인 효용을 드러내주기도 한다.
개혁이냐 혁명이냐, 진보정당의 역사를 장식한 수많은 논쟁들
<세계 진보정당 운동사>는 세계 최초의 진보정당인 독일 사회민주당 이야기로 시작한다. 개혁과 혁명에 대해 아마도 가장 유명한 논쟁을 벌인 에두아르드 베른슈타인과 로자 룩셈부르크가 해당 장의 주인공이다.
베른슈타인은 이 논쟁에서 개혁 편에 섰다. 그렇다고 베른슈타인이 자본주의 극복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그의 목표 역시 사회주의였다. 다만, 자본주의의 붕괴와 그에 따른 혁명을 통해 사회주의로 나아간다는 전망은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봤다. 그렇다면 남은 길은 개혁적 조치를 쌓아가는 것뿐이다. 베른슈타인은 진보정당의 입법활동, 노동조합의 단체협상, 협동조합의 집단적 소비 확산 같은 운동이 곧 사회주의 운동이라고 말했다.
로자는 다르게 생각했다. 그렇다고 그가 개혁을 부정한 것은 아니다. 로자는 개혁만이 사회주의로 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베른슈타인과는 방점이 달랐다. 로자에게는 개혁 자체보다 어떤 개혁 투쟁이냐가 중요했다. 노동조합 투쟁이나 개혁 투쟁은 대중에게 경험을 제공해 혁명적 주체를 탄생시킬 때 의미가 있다. 로자가 굳이 혁명을 이야기한 것은 자본주의가 붕괴할 것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자본주의가 붕괴하는 시기에 혁명적 주체가 없다면 우리는 야만으로 돌아가리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이를 보다 익숙한 이야기로 바꾸면 이렇게 말할 수도 있겠다. 한 해에 2000명이 넘는 사람이 산업재해로 죽는 현실을 바꾸기 위해 산업안전보건법을 개정하는 개혁은 필요하다. 그러나 이는 그 과정을 통해 이윤보다 생명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늘려나갈 때 의미가 있다. 비정규직의 처우를 개선하는 싸움 역시 이를 통해 비정규직 철폐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늘려갈 때 의미가 있다. 꼭 자본주의 붕괴나 혁명이 아니더라도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해 장기적인 목표를 달성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여전히 귀기울여볼 만한 제언이다.
베른슈타인과 로자의 논쟁은 이후 진보정당의 역사에서 수도 없이 변주된다. 저자가 첫손에 꼽는 진보정치인인 프랑스 사회당의 장 조레스는 '혁명적 개혁주의'라는 명칭으로 자신의 생각을 정식화하며 로자와 가까운 편에 섰다. 지구상에서 가장 모범적인 복지국가를 만든 주역 중 한 명인 스웨덴 사회민주당의 에른스트 비그포르스는 "'당면 개혁정책'과 '대안사회 건설' 사이에 만리장성을 긋는 전통적 개혁론에 끊임없이 비판하고 도전"했다. 이외에도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등에서 개혁과 혁명에 대한 진보정당의 고민은 또다시 목격된다. 당장의 한국사회도 마찬가지다.
저자는 개혁과 혁명에 대한 역사적 논변을 소개하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간다. 결론에서 "한국에서 진보정당운동에 어떤한 모색이나 도전이 필요할지 생각해보거나 토론하려는 분들을 염두에" 뒀다며 자신의 의견을 제시한다.
"민주주의가 발전한 시대에 좌파정당은, 9할은 베른슈타인주의, 즉 사회민주주의에 가까울 수밖에 없다. … 그러나 개혁노선의 틀 안에서만 마냥 머무르면 막상 개혁조차 제대로 실현되지 못한다. 좁은 의회정치 문법에 갇히면 일상의 세력균형을 바꾸는 실질적 힘인 대중행동과 유리되기 쉽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혁명만 부르짖는다고 하여 대안이 될 수는 없다. … 21세기 진보정당운동은 이 두 함정, 즉 '작은' 개혁들만 좇는 개혁정당과 '큰' 혁명만을 꿈꾸는 혁명정당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 역설적으로, '큰' 개혁들과 '작은' 혁명들에 익숙한 정당이 되어야 한다."
그 자신이 진보신당 부대표, 정의당 부설 정의정책연구소 부소장을 역임하는 등 진보정당 운동에 깊게 관여해 온 저자의 삶과 어울리는 저술 태도다.
"진보정당은 대기업과 관료기구의 힘을 약화시키는 데 가장 강력한 무기"
이외에도 <세계 진보정당 운동사>에는 어떤 정당이 진보정당인가에 대한 저자의 정의, 진보정당의 흥망성쇠와 그에 대한 분석, 진보정당과 노동조합의 바람직한 관계, 진보정당의 대중 기반을 확충하는 문제 등에 대한 역사적 사실과 저자의 의견이 수놓아져 있다.
역사를 크고 작은 명확한 문제의식에 따라 정리하되 기본적인 정보를 빠뜨리지 않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 독일 사회민주노동당을 다루면서는 역사적 배경은 물론 당대 가장 영향력 있는 독일 진보정치인 베벨의 행보를 빼먹지 않고 기술한다. 그러면서 이론가를 중심으로 역사를 볼 때 현실에서 일어난 일을 놓치기 쉬움을 경계한다. 프랑스 사회당을 다루면서는 장 조레스의 정치적 성장 과정은 물론 당시에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킨 '진보정치인이 보수 정부에 노동부 장관으로 입각하는 문제'를 둘러싼 이야기를 적었다.
끝으로, 일생을 진보정당 운동에 참여하고, 이제 세계 진보정당의 역사를 다루는 책까지 쓴 저자의 진보정당에 대한 애정이 드러나는 논쟁적인 문장을 소개한다.
"민중이 스스로 결정(자기 통치)하는 삶의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대기업과 관료기구의 권력을 약화시키는 데 좌파정당만 한 무기는 아직 없다."
진보정당을 가장 강력한 무기로 꼽는 저자의 의견을 부인할 수는 없겠다. 이 때문에도 <세계 진보정당 운동사>는 꼭 진보정당 활동을 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이 일독할 만하다.
등록 :2019-12-14 15:10수정 :2019-12-14 19:20

상주영천고속도로에서 14일 ‘블랙 아이스’로 차량 연쇄 추돌 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7명이 숨지고 32명이 다쳤다.
이날 새벽 4시43분께 경북 군위군 소보면 달산리 상주영천고속도로(상주JC~영천JC·94㎞) 상행선 영천 방면 26.4㎞(상주 기점) 지점에서 차량 28대가 잇따라 추돌했다. 이 사고로 차량 8대에 불이 나 6명이 숨지고 14명이 다쳤다. 부상자 중에서는 중상자 2명도 있어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이어 43분 뒤인 새벽 5시27분께에는 첫 사고가 난 곳에서 5㎞ 떨어진 군위군 소보면 산법리 상주영천고속도로 하행선 상주 방면 30.7㎞(상주 기점) 지점에서도 차량 22대가 연쇄 추돌했다. 이 사고로 1명이 숨지고 18명이 다쳤다.
경북소방본부는 소방장비 44대와 인력 113명을 동원해 부상자를 구조했다. 하지만 차량에 불을 끄느라 구조 작업에 애를 먹었다. 사고가 난 상주영천고속도로 통행은 이날 오후가 되서야 정상화됐다. 사망자는 구미차병원(4명), 상주성모병원(2명), 상주적십자병원(1명) 등에 옮겨졌다. 경찰과 소방은 도로 표면에 낀 살얼음에 차량이 미끄러져 잇따라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겨울철 ‘도로 위의 암살자’라 불리는 블랙 아이스(Black Ice)는 눈, 비 등으로 도로 표면에 얇은 살얼음이 생긴 것을 뜻한다. 눈으로는 도로 색깔과 같아 보여 얼음이 낀 지 알 수 없다. 도로에 살얼음이 생겨있을 때 급제동, 급가속, 급핸들 조작을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area/yeongnam/920833.html?_fr=mt1#csidxa0764ad6c99c772aa51f6aac23c4b7b 
입력 : 2019.12.14 17:28
위험성을 알리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강윤중 기자정부 ‘전기요금 동결’ 공식 입장… 내년 총선 의식한 듯
삼한사미(사흘은 추위, 나흘은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는 최근 겨울 날씨를 비유하는 신조어)의 계절이 돌아왔다. 미세먼지와 함께 ‘탈원전 정책’도 언론의 도마에 올랐다. 탈원전으로 ‘깨끗한’ 원전 가동을 멈추고 석탄화력발전을 늘려 대기오염이 심해졌다는 것이다. 미세먼지와 더불어 탈원전으로 인한 전기요금 폭탄이 터진다는 분석도 쏟아진다. 지난 12월 8일에는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에서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 전기요금이 2040년까지 33% 오를 것”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 내부에서도 전기요금 인상론이 흘러나온다.
이 같은 주장을 종합해보면 탈원전은 미세먼지와 전기요금 인상을 부르는 문제투성이 정책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이 같은 주장은 사실일까. 사실이 아니라면 논란은 왜 반복되는 것일까.
미세먼지 시즌이 되면 정부는 석탄발전부터 줄인다. 이미 지난 12월 1일부터 석탄발전 감축에 돌입했다. 12월 첫 주에는 석탄발전소 12기의 가동을 멈추고 최대 45기의 상한제약(발전출력 80% 제한)을 시행했다. 전체적으로는 하루당 석탄발전기 16∼21기를 실질적으로 멈추는 효과가 있었다. 산업부는 석탄발전 감축을 통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미세먼지 배출이 408톤에서 221톤으로 187톤(45.8%) 줄었다고 밝혔다.
친환경 에너지 전환에 걸림돌로 작용
가동 중인 원전을 중단한다는 ‘설’도 사실이 아니다. 2017년 22.5GW(기가와트) 수준인 원자력발전량은 2022년 27.5GW까지 늘어날 예정이다. 지난해 원전 이용률이 2017년에 비해 5%포인트가량 떨어진 65.9%로 집계됐지만 이는 원전 보수를 위해 가동을 중단하면서 떨어진 수치일 뿐 탈원전과는 무관하다. 올해 원전 가동률은 79%(6월 30일 기준)로 2016년 수준으로 회복됐다.
석탄발전 중단으로 부족한 전력은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을 통해 맞춘다. LNG 발전은 석탄보다 깨끗하지만 비용이 많이 든다. LNG 발전의 전력 구입 정산 단가는 1㎾h당 125.3원(2018년 1~8월 평균)으로 석탄발전 89.1원보다 36원가량 비싸다. 석탄발전을 감축하고 LNG 발전량을 늘리면 비용도 늘어난다. 비용 감당을 위한 전기요금은 당연한 수순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부는 2017년 탈원전·신재생 에너지 확대 정책을 발표하면서 “에너지 전환으로 인한 전기요금 인상은 없다”고 못박았다. 요금 동결 시기는 ‘문재인 대통령 임기’로 특정했다. 2017년 12월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공개하며 “2022년 전기요금이 2017년 대비 1.3%가량 상승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신재생 에너지 발전량이 늘어나는 2030년에도 전기요금은 2017년 대비 10.9% 인상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해당 수치는 연료비와 물가 요인을 제외한 과거 13년간 실질 전기요금 상승률(13.9%)보다 낮은 수준으로 사실상 ‘동결’ 수준이다.
문제는 이 대목에서 생긴다. 낮은 전기요금은 지난 정부에서 허가된 원자력·석탄 발전소의 추가 완공과 신재생 에너지 발전 원가 하락 덕분에 가능하다. 만약 미세먼지 감축을 위해 석탄발전량을 줄이고 신재생 에너지 설비를 늘릴 경우 ‘환경비용’이 발생한다. 이렇게 되면 전기요금 인상은 피할 수 없다는 것이 한전과 발전업계, 시민사회의 공통된 견해다. 양이원영 에너지전환포럼 사무처장은 지난 6월 열린 전기요금개편안 토론회에서 “사회환경 비용을 전기요금에 반영해야 한다”며 “전기요금 현실화를 통해 수요 감축을 유도하고 재생에너지가 감당해야 할 에너지 생산 부담을 줄이는 것은 전환을 위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전기요금 동결’을 공식 입장으로 내세우고 있다. 지난 11월 26일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브리핑에서 “당분간 전기료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정부가 전기요금 인상 불가 의사를 거듭 밝히는 과정에서 요금인상은 ‘해서는 안 되는 것’, 나아가 ‘나쁜 것’으로 인식된다.
상대적으로 낮은 전기요금을 고수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친환경 에너지 전환에 걸림돌로 작용한다. 이미 저요금 고수 정책의 폐해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당장 전력 소비 증가로 이어진다. 실제로 한국의 1인당 전기사용량 증가세는 연평균 1.5%(2010년 이후)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국 가운데 가장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소비량도 한국은 1인당 5.73toe(석유환산톤·2017년 기준)로 OECD 국가 평균 4.10toe보다 40%가량 많다.
이렇게 되면 전력 수요와 요금을 맞추기 위해 원자력과 석탄발전량을 늘릴 수밖에 없다. 재생 에너지는 전환 초기인 만큼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미 국내 발전량의 80%를 차지하는 원전과 석탄발전에 다시 의존해야 한다. 전기요금 현실화가 이뤄지지 않고서는 친환경 에너지 전환도 불가능한 구조다.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시민사회단체 “사회환경 비용 반영해야”
정부 전기요금 방침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한전이다. 한전은 지난해 1조174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순손실은 연결 재무제표 기준 9322억원이다. 지난해 김종갑 한전 사장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콩을 가공해 두부를 생산하는데 이제는 두붓값이 콩값보다 싸다”며 연료비보다 전기요금이 싼 현실을 지적했다. 한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전기요금 1% 인상되면 한전의 세전이익은 4200억원 늘어난다.
상장 기업인 한전이 인위적으로 손실이 지속될 경우 문제가 생긴다. 한전은 지난 10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충분한 요금인상이 없을 때 연료비 부담 증가추세가 계속될 경우 한전 이익에 미치는 영향을 밝혀달라”는 질의에 대해 “연료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전기요금 인상이 없다면 재무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답했다. 한전은 ADR(미국 예탁증서) 형태로 미국 증시에 상장돼 있다. 한전 관계자는 “전기요금 인상 관련해 SEC에 답변서를 보낸 것은 사실”이라며 “해외 투자자와의 소송 이슈를 포함해 법률 서비스 수요가 있어서 법조 인력 채용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한전 적자로 인한 전기요금 인상은 없다”며 선을 긋고 있다. 한전 역시 지난 11월 중 내놓겠다던 전기요금 개편안 발표를 연기했다. 업계에서는 전기요금 인상을 미루는 정부·한전의 내년 총선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본다. 전기요금을 인상에 따른 반발 여론이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당초 에너지 전환 정책을 정공법 대신 포퓰리즘에 기대 설계했다가 벌어진 사달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헌석 정의당 생태에너지본부장은 “전기요금 인상은 현실적으로 피할 수 없다”며 “정부는 지금이라도 용기 있게 친환경 에너지는 비싼 재화라는 사실을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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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엔 패권 약화 국민에겐 안전 위협 트럼프에겐 재선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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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이 많은 것을 잃는다고? 고장난 레코드 판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의 김영철 아태평화위원회 위원장이 대판 붙었다. 싸움판을 만든 건 북이었다. 지난 7일 북이 동창리 발사장에서 한 대단히 `중대한 시험’을 한 것이다. 싸움은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걸었다. 중대한 시험과 관련 “김정은 위원장이 적대적으로 행동하면 잃을 것이 너무 많고, 사실상 모든 것을 잃을 것”이라고 했다. 그에 대해 “우리는 잃을 것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김영철 위원장은 맞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싸움에 뛰어들었다. 언론은 주로 트럼프 편 드는 사람들 입장만을 보도해주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이 대북대결주의자답게 가장 먼저 나섰다. 11일 VOA에 ‘미-북 외교의 기회의 창이 닫히면 대북 제재가 이어져 김정은 위원장이 원하는 경제발전은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했다. 대북 제재가 유지되면 북이 해외 투자와 무역에 접근할 수 있는 제약을 갖는다는 것이었다.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차석대표도 끼어들었다. 북의 추가 도발 시 북의 고립, 특히 국제사회의 경제적 따돌림이 잇따를 것이라고 했다. 북이 해외 투자를 받지 못할 것이고, 외교적, 경제적 투자 목적을 위한 국제적 접근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수석부차관보는 군사적 측면을 강조했다. 미국이 군사 활동과 취소된 훈련을 다시 시작할 것이며 한반도에 전략자산을 배치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미국 내 전쟁세력의 지지와 지원을 받는 반북전문가들 틈으로 한국인 한 사람도 기꺼이 끼어들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외교전략연구실장이다. 11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김정은 위원장이 계속 고립돼 있다가 작년에서 올해까지 5번이나 시진핑 주석을 만나고 식량도 100만 톤’도 받았다는 것을 강조하고는 ‘만약에 이번에 미사일을 쏘면 시진핑 주석은 좋든 싫든 안보리 추가 제재를 해야하고 정유나 원유도 못 주게 된다’며 북이 경제적으로 잃을 것이 많다고 했다. 자주 그랬었다. 미국 내 반북전문가들의 논리와 입장에 언제라도 충실한 전문가였다. 모두 다 십 수년 전부터 귀 따갑게 수도 없이 들었던 말들이다. 반북대결주의자들이 애용하고 있는 고리타분하기 짝이 없는 대표적인 논리들이 또 다시 아무렇지도 않게 출몰하고 있는 셈이다. 단언컨대, 북이 핵보유 전략국가 된 지금엔 전혀 통할 리 없는 완전 비현실적 논리들이다. ‘새로운 길’, 이전과는 완전 다른 전략 며칠 남지 않은 내년 정세가 보다 분명해지고 있다. 북미대결전 정세는 언제라도 그렇듯 북이 주동한다. 북은 북미 대화의 가능성을 안은 채 '새로운 길'로 가게 될 것이다. 물론, 전제가 있다. 다음 주에 방한하는 스티브 비건 국무부 부장관이 판문점으로 가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을 만나 보여줄 ‘새로운 셈법’이 없었을 경우다. 북이 ‘새로운 길’로 간다는 건 북이 이른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에 대해 대결과 대화를 동시에 병행한다는 것이다. 언뜻 보면, 6.12북미공동성명으로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을 약속했으면서도 여전히 대화와 대결을 병행하고 있는 미국의 투트랙 전략에 맞서겠다는 것으로 비친다. 틀리진 않다. 그러나 북의 투트랙 전략은 미국의 투트랙 전략과 질적으로 다르다. 종국적으로는, 투트랙 전략으로 포장돼 있는 미국의 대북적대전략을 무력화해 북미대결전을 속도 있게 종식시키겠다는 전략구상이 북의 투트랙 전략이다. 늦은 감이 없지 않다. 북은 사실, 많이도 참았고 많이도 기다렸었다. 북미가 서로 투트랙 전략으로 대충돌을 하게 될 때 그 손익계산이 어떻게 될지 계산해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초등학생 산수실력이면 충분하다. 북은 김영철 위원장이 말했듯 잃을 게 없다. 그러나 북은 현실적으로는 명시적으로 말 한 적이 없기는 하지만 얻을 게 더 많다. 이와는 달리 너무나 많은 것을 잃게 되는 것은 미국이다. 북이 가려는 새로운 길에서 첫 번째 전략이 핵전력 강화다. 북은 핵전력 강화로 핵과 미사일 발전 수준을 최정점에 올려 놓게 된다. 북이 지난 7일 동창리 발사장에서 했다는 ‘중요한 시험’에서 그 징후를 엿볼 수 있다. 북은 ‘전략적 지위를 또 한 번 변화시키는데서 중요한 작용을 하게 될 시험’이라고 했다. 그 이후 북이 그 시험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모르는 전문가는 없다. 인공위성용 액체로켓엔진시험이거나 아니면 ICBM용 고체로켓엔진 시험이었을 것이다. 둘 다, 발사체의 추력을 높여 탑재할 탄두 무게를 늘리는 기술이다. 기존 ICBM급에 사용된 액체로켓엔진인 ‘백두산 엔진’을 클러스터링(결합)하는 시험이었다면 대형 인공위성 발사를 위한 준비작업이 된다. 추력이 높은 만큼 한 개의 위성이 아니라 여러 개의 위성을 동시에 올릴 수가 있다. 이것이 갖는 경제적 가치는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크다. 전문가들은 고체로켓엔진 시험이었을 가능성에 더 큰 무게를 싣고 있다. 북이 2017년 11월 29일 쏴올린 ICBM 화성 15형 재진입체 탄두부는 둥글고 뭉툭한 외양이었다. 지난 10월 2일 발사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 3형’도 마찬가지였다. 다탄두 미사일이 갖는 특성이었다. 다탄두 ICBM는 핵 소형화 기술과 고체로켓엔진이 있어야 가능하다. 북은 핵소형화를 오래 전 완료했다. 북이 ICBM용 고체로켓엔진을 보유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탄두 ICBM은 현존하는 핵무기 중에서 가장 강한 무기로 평가받는다. 여러 개의 탄두를 지구 궤도에 올려서는 원하는 시각에 원하는 장소를 향해 내리 꽂을 수 있어서다. 대형 인공위성 발사 준비든 다탄두 ICBM 발사 준비든 이것들은 북의 핵전력 강화가 미국 내 전쟁세력의 심장에 내리 꽂히는 직격탄이라는 것을 확정해준다. 미국 내 전쟁세력이 타격 받을 건 구체적으로 미국이 쥐고 있는 핵 패권이다. 인공위성 발사 혹은 다탄두 ICBM 발사로 미국의 핵 패권이 치명적으로 약화되는 것이다. 미국 내 전쟁세력이 북의 핵전력 강화로 타격받을 핵 패권 영역은 이 뿐이 아니다. 더 치명적인 것으로 북의 핵확산 가능성이 주는 타격도 있다. 북의 핵전력 강화는 이처럼 펜타콘의 밤을 악몽의 밤으로 바꿔버릴 수 있는 것들이다. 펜타곤은 아주 오랫동안 잠들지 못하고 뒤척이게 될 것이다. 북의 핵전력 강화는 미국 내 전쟁세력들 뿐만 아니라 미 국민들에게도 치명적인 위협이 된다. 미 하와이 주민들이 북이 핵무력 능력 고도화를 진행하던 시기 때 미사일 대피 훈련을 하면서 익히 경험했었던 끔직한 공포이다. 미 국민들은 이때껏 경험해보지 못했던 안보위협에 시달리게 되는 것이다. 북의 핵전력 강화가 트럼프에게 가할 타격은 더 구체적으로 치명적이다. 재선을 꿈꾸는 트럼프에게 북의 핵전력 강화는 민주당의 탄핵공세 보다 더 심한 악재다. 외교안보치적이 없는 트럼프에게 북의 핵전력 강화는 구체적으로 필시 재선 실패를 선물하게 될 것이다. 미국에 미국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핵보유 전략국가로서 북이 일상적으로 벌이는 그 핵전력 강화를 어떤 그 무엇으로도 막을 수 없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이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에 초 집중하고 있던 때인 2017년 9월 초, 북에 군사행동을 할 수 있다는 경고를 보내기 위해 주한미군 가족들을 비롯해 한국에 거주하는 민간인 소개령을 내리려 했었다. 사실상 전쟁 준비였었다. 놀란 건 북이 아니라 펜타곤이었다. 군 장성들이 사색이 돼 말렸다. 백악관 고위 관리들도 분주히 움직였다. 트럼프의 구상은 그렇게 좌절되고 말았지만 펜타곤을 패닉상태에 빠졌던 펜타곤의 기억은 지금도 생생할 것이다. 많은 것을 시사해주고 있다. 핵보유가 갖는 정치안보적 위력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준다. 북의 새로운 길에서 핵전력 강화에 이어지는 또 하나의 전략이 북중러연대다. 북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사회주의연대이자 반제연대이다. 미국은 북중러연대 또한 막을 수단도 방법도 갖고 있지 않다. 미국으로서는 감수하는 것 이외에 다른 수가 없다. 북의 핵전력 강화로 약화된 미국의 패권은 북중러연대로 인해 더 크고 깊은 약화의 길로 들어서게 될 것이다.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까지 도달할 것은 필연이다. 세계의 많은 정세분석가들이 미 제국주의 몰락을 예견하고 있는 이유다. 북의 새로운 길은 아울러 자력자강에 기초한 사회주의경제 발전의 길이다. 북이 하게 될 인공위성 발사 그리고 원산, 마식령, 금강산으로 이어지는 세계적인 관광벨트 구축 등이 그 초보적 징후들이다. 미국의 경제제재가 철회되지 않고 있는 복판에서 진행될 것들이라 미국의 경제제재를 무용지물로 만드는 것들이다. 이와 관련 미국은 가할 수 있는 대북경제제재 카드를 더는 갖고 있지도 않다. 북의 자력자강은 애초, 미국의 경제제재를 무력화하는 가운데 경제개발을 촉진해가는 전략자산이다. 미국이 살 길은 단 하나, 새로운 셈법 북의 새로운 길은 필연적으로 북미대화를 동반하게 돼 있다. 곧바로 뒤에 두거나 면밀히 보면 보이는 위치인 좌에 두고 있을 것이다. 그만큼 고도의 전략이다. 물론, 새삼스러운 건 아니다. 북은 언제라도 미국에 압박을 통해 대화를 강제해왔었다. 북의 새로운 길이 동반하고 있을 대화는 다름 아니라 3차 북미정상회담이다. 주관적 희망이 아니다. 북의 새로운 길은 예컨대, ‘북의 전략적 지위에 중대한 변화’를 가속화시키는 것이면서 당장엔 미 투트랙 전략이 맨 앞에 세우고 있는 ‘대결’을 무력화시켜 없애고 말 정밀한 타격력이기 때문이다. 정세가 알려주고 있듯 설계도와 작전도는 물론 시간표까지도 다 정해져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현실적으로 해야될 일은 너무나도 분명해진다. 그 어느 때보다 ‘비지니스 마인드’를 한껏 높이는 일이다. CEO출신이니만큼 사업가다워야 한다. 세상의 초등학생들도 해낼 수 있는 손익계산을 제대로 해야하는 것이다. 핵미사일 시험 중단을 대북외교안보의 치적으로 삼아 대선에 나서려는 것은 단언컨대, 오산이다. 그 셈법은 핵보유 전략국가 북에게 더 이상은 통할 수가 없다. 문제는 6.12북미공동성명 이후 곧바로 폐기했어야했던 대북적대정책을 지금껏 유지한 것에 있다. 그 대북적대정책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것이 미국의 투트랙 전략이다. 미국의 투트랙 전략은 정세에 더 이상은 조응하지 않는다. 스스로 없애지 않는다면 현실적으로 미국에게 재앙을 차려줄 것이 투트랙전략이다. 국가엔 되돌이킬 수 없는 패권 약화를 국민들에겐 치명적인 안전위협을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에겐 낙선이라는 재앙을 차려주게 되는 것이 미국의 투트랙 전략 혹은 대북적대정책이다. 현실을 똑똑히 봐야한다. 시간이 촉박하다. 크리마스가 며칠밖에 남지 않았다. 한성 자주통일연구소 소장 webmaster@minplusnews.com <저작권자 © 현장언론 민플러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유최늘샘의 세계방랑기 39] 화장실도 전기도 없는 삶, 마사이족의 오래된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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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2.12 21:4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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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12-14 08:56수정 :2019-12-14 09:08

검찰은 지난달 11일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을 꾸려 재수사에 나섰다. 특수단장은 “이번 수사가 마지막이 될 수 있도록 백서를 쓰는 심정으로 모든 의혹을 철저하게 조사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하지만 6년 가까이 해경, 검찰, 감사원 등 정부기관이 만들어낸 참사 기록과 자료를 분석해온 세월호 희생자 아버지는 “2014년 검찰의 부실 수사에 대한 반성과 사과를 먼저 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청와대의 압력에 밀려 사고 현장에 도착한 해경만 ‘꼬리 자르기’ 식 처벌을 해놓고 대다수 증거 기록이 사라진 2019년에야 늑장 수사에 나섰기 때문이다. 돌고 돌아 다시 칼자루를 쥔 검찰은 ‘침몰한 진실’을 인양할 수 있을 것인가.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의 불쏘시개 정도는 될 수 있지 않을까.’
지난달 11일 검찰이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검찰 특수단)을 꾸려 본격 수사에 나선다는 언론 보도를 보고 세월호 희생자 단원고 2학년 박수현군의 아버지 박종대(55)씨는 이렇게 기대했다. 한편으로는 지난 6년간 속고 또 속았던 기억이 떠오르며 불안했다. ‘진실을 덮는 마지막 카드로 이용되는 건 아닐까.’
2014년 4월15일 ‘수학여행 잘 다녀오겠다’고 인사하고 나갔던 아들이 돌아오지 않은 집에서 아버지는 매일 새벽에 일어나 아들의 책상에 앉는다. 아들의 방과 복도를 가득 채운 세월호 관련 수사·재판기록, 국회와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에 제출된 녹취록과 진술서, 정보공개 청구로 받은 자료 등 문서 10여만장을 읽기 위해서다. 왜 내 아들을 구하지 않았는가, 정부가 밝혀내지 않은 그 답을 찾는 “죽기보다 힘든 작업”을 아버지는 5년8개월째 이어가고 있다.
<한겨레>는 지난달 27일과 지난 4일 경기도 화성시 자택에서 아버지를 두차례 만났다. “참으로 대답하기 힘든 질문이다.” 검찰 특수단이 조사할 세월호 진상 규명 과제를 몇가지 꼽아달라는 요청에 아버지는 난감해했다. “세월호 참사는 대통령 역할을 못 했던 박근혜부터 말단 해경까지, 모든 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가 개입된 사건이고 과거와 현재, 미래가 상존하는 대형 참사라서 몇가지로 압축해 답변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검찰 특수단에 브리핑을 하는 심정으로” 해경 수뇌부의 구조 방기, 122구조대의 늑장 출동과 수중 수색 시간 조작, 청와대의 상황보고서 은폐 등을 짚었다. 아버지가 심사숙고 끝에 제기한 핵심 의문을 <한겨레>가 정리했다.

①김문홍은 왜 구조 지휘를 하지 않았나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사고 현장은 구조하기에 더없이 좋은 조건이었다. (방송 장비를 갖춘 100t급 해경 경비정) 123정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선내에 진입하기에 용이할 정도로 배가 기울어져 있었다. 바람이 불지 않아 파도는 잔잔하고 수온도 낮지 않았다. 승객이 바다로 뛰어내리면 이를 구조해 태울 수 있는 선박(둘라에이스호)도 옆에 대기했다. 구조가 안 되는 게 이상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해경이 선내 진입도, 퇴선 방송도 하지 않으며 우왕좌왕하다가 구조에 실패했다.”
304명이 목숨을 잃은 참사가 발생한 이유를 아버지는 “해경 수뇌부가 구조 지휘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정리했다. 해경 수뇌부란 해경 본청, 서해지방해양경찰청, 목포해양경찰서의 우두머리와 구조 책임자들을 말한다. 특히 최초의 ‘현장지휘자’인 목포해경서장 김문홍을 일차적 책임자로 지목했다. 당시 수난구호법과 관련 시행 세칙을 보면, ‘수난구조활동의 현장지휘는 지역구조본부장이 행한다’ ‘지역구조본부장이 일차적 수난구호 책임을 진다’고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중국 어선 특별 단속을 지휘했던 김문홍은 이날 아침 헬기 512호를 타고 3009함에 내렸다. 조타실로 올라가자 부함장이 “지금 맹골도 근해에서 여객선이 침몰 중”이라고 보고했다. 오전 9시3분이었다. 김문홍은 사고 현장으로 직접 이동해 구조를 지휘해야 한다. 하지만 헬기 512호만 출동시키고 가지 않았다. 각종 통신 장비를 갖춘 3009함에서 지휘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김문홍은 주장했다.
하지만 3009함은 그 후 세월호와 직접 교신을 시도하지 않았다. 해경 지휘부가 사고 소식을 공유한 문자상황보고시스템에도 9시16분부터 9시33분까지 17분간이나 참여하지 않았다. 김문홍의 침묵에 해경 본청 상황실이 “목포해경서장도 현장 복귀 지휘할 것”(9시37분)이라고 지시할 정도였다. 사고 현장에 도착한 123정에 김문홍이 내린 첫 지시는 “힘줘, 힘 좀 내봐”(9시49분)였다.
서해해경청장 김수현은 항공구조 세력과 특공대를 지휘해야 했지만 세월호가 침몰할 때까지 상황조차 파악하지 못했다. 그는 사고 현장에 도착한 항공구조사를 선내에 진입시키는 대신 뒤집혀 가라앉는 6000t급 여객선을 “세울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10시8분). “상식 밖”의 “말도 안 되는 지시만 반복”한 것이다.(2014년 감사원 감사결과보고서)
해경 본청장 김석균은 상황실에 언제 들어왔는지도 불분명하다. 김석균은 오전 9시5분께 세월호 사고를 보고받고 상황실로 이동했다고 주장했지만, 해경 본청 상황실 경비전화에는 9시28분에 김석균을 급히 찾는 전화가 녹음돼 있다. “야, 청장님 오셔야 돼.” “예, 지금 올라가셨습니다.”
구조 세력이 사고 현장에 도착하기 전 해경 수뇌부는 세월호의 상태, 현재 승객의 상황 등에 관한 정보를 파악해 승객 퇴선을 유도하기 위한 준비 작업에 돌입했어야 했다. 하지만 그런 구조 계획을 세우는 지휘자가 단 한명도 없었다. 참사 이후에는 구조 실패를 조직적으로 은폐하는 데 급급했다. 퇴선 방송을 한 것으로 거짓 기자회견을 하고 함정 일지를 뜯어고쳤다. 이 기자회견에는 123정장과 승조원이 출연했지만 해경 수뇌부가 철저히 기획·통제했다.
아버지는 “해경은 기본적으로 구조의 원칙을 지키지 않았다. 이미 수색구조 매뉴얼이 있었지만 전혀 따르지 않았다. 구조를 방기한 해경 수뇌부를 검찰 특수단이 반드시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날 구조는 123정장 김경일이 혼자서 단독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해경 본청장 김석균부터 말단 해경까지 합동 작전을 펼쳐야 했다. 업무상 과실치사로 징역 3년형을 받은 김경일의 구조 실패 책임은 사고 현장에 도착한 9시30분부터다. 하지만 해경 수뇌부는 사고 신고를 접수한 9시부터 거의 100분간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어마어마한 잘못을 저지른 것이다. 그런데도 2014년 검찰은 그 수뇌부를 제대로 불러 조사하지도 않았다.”
②122구조대는 언제 출동했나
잠수 능력을 갖춘 수난구호 전문 조직인 122구조대가 수색구조한 시각은 물론 사고 현장에 출동한 시간도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다. 122구조대는 해상 사고가 나면 즉각 출동해야 하지만 목포해경 122구조대가 사고 현장에 도착한 시간은 낮 12시15분이었다. 이들은 9시5분께 전원이 출동했지만, 배로 이동하면 30~40분이면 도착하는데, 차량을 이용하는 바람에 현장에 늦게 도착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아버지는 기록을 파헤치다가 목포해경 상황실 통화 내역에서 상황실과 122구조대 사무실이 9시21분, 22분에 통화한 사실을 찾아냈다. 일반적으로 통화가 연결되지 않으면 통화 내역에 기록이 남지 않는다.
아버지는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해경에 물었다. “해경 구조대가 9시5분께 출동했다면 텅 빈 사무실에서 누가 통화를 했다는 것인가?” 해경이 답했다. “당시 122구조대는 비번자 포함 10명이 모두 현장으로 이동, 구조에 투입돼 (구조대) 사무실은 비어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통화 성공 여부 및 통화 내용을 확인하기 어렵다.” 빈 사무실에서 누군가 통화했을지도 모르지만 그게 누구인지, 어떤 내용으로 통화했는지 알 수 없다는 이상한 답변이다.
사고 현장에 처음 도착한 122구조대가 어디 소속이며 어떤 구조 활동을 했는지도 의문이다. 세월호 침몰 사고가 전파되자 각 지역의 해경 122구조대가 전남 진도 앞바다로 모여들었다. 군산항공대 헬기 502호도 122구조대 3명을 태우고 사고 현장으로 날아가고 있었다. 서해해경청 상황실은 9시39분께 “서해해경청으로 돌리라”고 지시했다. 서해해경청장 김수현을 태우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김수현은 타지 않았다. 대신 정보수사과장과 특공대장이 올라탔다. 헬기 502호는 오전 11시 전에 사고 현장에 모습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사고 현장에서 헬기를 지휘하던 항공기 703호(초계기)의 교신 기록을 보면 10시38분께 헬기 502호에 지시한다. “닻 쪽에 침몰되어 있는 위에 사람이 있는 것 같은데 가까이 접근해보라.”
아버지는 헬기 502호가 태운 122구조대가 군산해경 소속이라고 판단한다. 이들은 사고 현장에 처음 도착한 122구조대였지만 현장에 투입되지 않는다. 특공대장의 검찰 진술을 보면, “(헬기 502호가) 사고 현장 상공에 도착했으나 대형 함정이 없어 바로 착륙하지 않았”다고 돼 있다.(2014년 8월26일 검찰 진술조서) 대신 익수자 한명만 태우고 목포한국병원에 갔다가 헬기 502호는 서해해경청과 목포항공대를 거쳐 사고 현장에 오후 1시50분께야 되돌아왔다.
헬기의 이런 소극적 구조 활동은 항공기 703호의 지시였을 것으로 보인다. 인천해경이 파견한 항공기 703호는 사고 현장에 출동한 헬기들을 지휘했다. 세월호가 급속히 기울어져 좌현 5층까지 물에 잠긴 9시50분께 703호는 헬기에 지시한다. “해경 본청장께서 출발해 현장에 올 예정이니까 너무 임무에 집착하지 말고 안전에 유의하라.” 무리하지 말라는 지시는 세차례나 반복된다. “항공에서 할 수 있는 조치 없을 것 같다”(10시26분), “배가 90% 이상 침몰돼 구조할 수 없다”(10시30분)며 사실상 구조 활동을 포기한다.
아버지는 말했다. “재판·수사 서류를 다 뒤져봤는데, 배가 넘어가고 난 다음에 (해경이) 수중 수색 구조 계획을 수립하고 실시했다는 기록이 하나도 없다. 애초에 수중 수색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배에 남아 있는 생존자를 구조할 수 있는 122구조대가 늑장 출동하거나 사고 현장에 도착해서도 구조 활동을 제대로 펼치지 않은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해경은 수중 수색 시간을 조작한 적도 있지 않나. 이들의 행적을 낱낱이 되짚어 검찰 특수단이 책임을 물어야 한다.”
해경은 122구조대 ‘최초 수중 수색 시간’을 조작했고 감사원이 이를 밝혔다. 목포해경 122구조대는 차량→어선→경비정→구명보트를 옮겨 타는 바람에 낮 12시15분께 사고 현장에 도착했고, 오후 1시께야 세월호 수색을 처음 시도했다. 하지만 정부는 참사 직후인 4월17일 “(오전) 11시24분 목포해경 122구조대가 첫 수중 수색 했지만 거센 물살 탓에 선체 진입에 실패했다”고 잘못 발표했다. 이에 맞춰 122구조대는 “현장 도착 시간을 11시15분에서 20분경”이라고 거짓말했다. 나중에 감사원이 ‘왜 거짓 보고를 했느냐’고 추궁하자 “침몰할 때 (122구조대가) 창문을 깨고 승객을 구조해야 했다는 비판이 들끓고 있어서”라고 해명했다.

③청와대 상황보고서 1·4보의 행방은
박근혜 대통령의 참사 당일 행적을 밝힌 검찰의 ‘청와대 세월호 보고 조작’ 사건 수사 결과에 아버지는 동의하지 않는다. 검찰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세월호 구조의 ‘골든타임’ 마지노선인 10시17분까지 청와대 상황보고서 1보를 받지 않아 세월호 사고를 몰랐다가 비서관 안봉근이 대통령 관저로 찾아가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김장수와 통화 연결을 하면서 사고를 처음 인지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청와대 상황보고서 1보가 대통령 관저에 도착한 시간은 10시20분께라고 짚었다. 하지만 아버지는 사고 개요만 간략히 적은 별도의 1보가 따로 있었고, 보고 시점은 10시 이전이라고 본다. 근거는 이렇다. 첫째, 상황보고서 1보를 청와대 비서관들에게 이메일로 전송한 국가안보실 위기관리센터 전아무개가 이를 캡처한 사진을 저장했는데, 그때 1보로 보이는 ‘140416 진도 인근 여객선 조난 신고.hwp’의 파일 크기(173kb)는 현재 1보(720kb)보다 훨씬 작다. 둘째, 상황보고서 1보를 작성한 이아무개는 세월호 톤수를 6647t으로 잘못 적어서 수정했다고 하는데 6647t이라고 적힌 상황보고서가 없다. 셋째, 참사 직후 첫 보고 시간을 확인하기 위해 위기관리센터 직원 오아무개씨가 폐회로텔레비전(CCTV)을 확인해보니 상황병이 9시40~50분께에 뛰어나가는 것이 보였다. 하지만 그 영상을 “나중에 문제 될까 봐” 따로 저장하지 않았고, 나중에 자동으로 덮어씌워졌다. 넷째, 상황병은 1보를 위민관 2층에 있는 김장수 실장이 아니라 대통령 관저로 전달했다고 기억한다.
상황보고서 4보도 박근혜 청와대는 오후 4시에 작성했다고 주장하지만, 아버지는 오후 1시께 전송한 별도의 4보가 있다고 판단한다. 역시 이메일 캡처 사진을 보면, ‘진도 인근 여객선(세월호) 침수, 승선원 475명 구조작업 중(4보)’이 오후 1시22분께 청와대 비서관들에게 발송돼 있다. 이메일을 전송한 안전관리센터 직원은 검찰 조사에서 “(당시 이메일로 보낸 4보에는) ‘탑승객이 전원 구조되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이 4보가 잘못된 것을 확인한 후 약 7분 후에 각 비서실에 다시 ‘4보 내용 중 구조 인원에 변동이 있다’는 이메일을 발송했다. 하지만 (오후 4시에 작성된 상황보고서 4보는) 전원 구조 관련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청와대 상황보고서 4보가 사라진 셈이다.
비서관 안봉근이 세월호 참사 당일 10시20분께 대통령 관저를 방문해 국가안보실장 김장수, 해경청장 김석균과 대통령 박근혜의 통화를 연결했다는 검찰의 판단에도 아버지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박근혜 탄핵 심판을 앞두고 변호사 유영하가 전화해 세월호 참사 당일 오전 관서에 올라가지 않았느냐고 묻자 안봉근이 “나는 같이 가지 않았다” “나를 끌어들이지 말라”고 진술했다는 행정관 이영선의 검찰 진술이 있기 때문이다. 또 박근혜가 불러서 갔는지, 김장수 전화를 받고 갔는지 안봉근 검찰 진술도 자꾸 바뀐다고 했다. 게다가 관저에서 일하던 경호관이나 내실 근무자가 그날 오전에 안봉근을 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아버지는 “검찰은 (시시티브이나 화면 캡처 사진 등) 기계적 언어를 배제하고 당시 상황을 기억나는 대로 진술한 하급자보다 변명에 급급한 상급자 진술을 채택했다”고 문제점을 짚었다. 이어 “검찰 특수단은 출범하면서 백서를 쓰는 심정으로 모든 의혹을 철저히 조사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는데, 이는 기존의 검찰 수사를 뒤집는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특수단 규모(검사 8명)나 구성원(청와대 보고 조작 사건을 수사한 검사 참여) 등을 볼 때 그것이 가능할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그런데도 ‘공소시효’ 등을 고려할 때 이번 수사가 책임자 처벌의 마지막 기회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도 속아서 미심쩍지만, 그래도….” 실낱같은 희망의 불씨라도 품고 싶지만, 그 희망이 다시 절망으로 변하는 게 눈에 보이는 듯, 아버지는 복잡하고 답답해 보였다.
화성/정은주 기자 ejung@hani.co.kr
구조 실패한 ‘윗선’에 면죄부 준 2014년 검찰
2014년 검찰은 사고 현장에 도착한 첫 해경 함정인 123정 정장 김경일만 업무상 과실치사로 기소해 법원은 징역 3년형을 선고했다. 당시 소극적 구조 활동을 펼쳤던 헬기 등 항공 구조 세력이나 구조 지휘를 하지 않았던 해경 수뇌부에는 ‘면죄부’를 줬다. 해경의 초동 대응 실패로 304명이 목숨을 잃고 142명이나 다쳤으며, 법원이 “해경 지휘부나 사고 현장에 같이 출동한 해경들에게도 승객 구조 소홀에 대한 공동책임이 있다”고 밝혔는데도 말이다.
나중에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우병우가 검찰의 해경 수사에 외압을 넣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는 세월호 수사지원팀장인 윤대진 당시 광주지검 형사2부장에게 전화를 걸어 “청와대와 해경 간 전화통화 녹음 파일을 꼭 압수해야 하느냐”고 말했다. 이번에 검찰은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특수단)을 꾸린 지 11일 만인 지난달 22일 인천 송도의 해경 본청과 서해해경청, 목포·완도·여수해경서 등을 동시에 압수수색했다. 특수단의 압수수색은 지난 2일까지 진행됐고, 해경 수뇌부의 소통 내역이 담긴 주파수 공용 통신(TRS)과 해경 상황실 경비전화 통화 내용 등 참사 당일 교신 내역의 ‘원본’이 이제야 확보됐다.
참사 당일 청와대의 행적이나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1기 특조위)의 활동 방해 등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 검찰이 수사해 김기춘·이병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 기소됐다. 하지만 산발적인 검찰 수사만으로는 의혹이 규명되지 않았다. 결국 검찰은 특수단을 꾸려 형사처벌을 대상으로 한 혐의뿐만 아니라 세월호와 관련한 국민적 의혹을 전반적으로 다시 들여다보기로 했다.
앞서 세월호 진상 규명 활동은 2015년 출범한 1기 특조위와 2017년 꾸려진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가 1년씩 조사를 벌였고, ‘가습기살균제 사건과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2기 특조위)가 지난해 3월 시작돼 조사를 이어왔다. 2기 특조위는 해경이 맥박이 남아 있는 학생을 발견하고도 병원에 헬기로 이송하지 않았다는 중간 조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수사권이 없는 1·2기 특조위의 한계가 거듭 드러나자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은 전면 재수사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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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법, 선거법 등 개혁입법 막겠다고 농성하는 자유한국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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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농성이다. 황교안 대표가 국회 로텐더홀에서 패스트트랙을 저지하겠다고 무기한 농성을 삼일째 이어가고 있다. 장외투쟁, 단식, 농성으로 국회를 마비시키는 깽판 놀음이 이제 극점을 향해 가고 있는 듯하다. 바닥에는 “나를 밟고 가라!”는 문구를 새긴 현수막까지 내걸었는데, 참으로 국민들 심정을 대변한 말이다. 공수처법와 선거법은 촛불혁명 이후 어렵사리 만들어진 개혁입법이다. 개혁입법을 저지하는 것은 원래 자유한국당의 전문이다. 자유한국당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한나라당이 야당이었던 17대 국회도 마찬가지였다. 사립학교법, 국가보안법, 과거진상규명법, 언론관계법이라는 4대 개혁입법을 못하게 하려고 국회를 난장판으로 만들었던 자들이다. 특히 사학법의 경우 당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그것을 무효화하겠다고 국회를 70일 이상 공전시킨 일도 있었다. 결국 사학법은 누더기가 되고 말았다.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에서 ‘목숨을 건 투쟁’ 등 극단적인 구호도 나왔다는데 무엇을 위하여 이렇게 열성인지 궁금할 뿐이다. 개혁입법하나를 만드는게 이렇게 힘들어서야 어떻게 인권이 존중받고, 민생을 돌보며, 민족자존을 지켜나갈 수 있을까. 사실 선진화법을 만든 당사자들이 자유한국당이다. 그런데 이제 와서는 자신들이 만든 법도 안 지키고 국회를 무법천지로 만들고 있다. 자유한국당이라는 무리가 자기 이익을 위해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는 집단이라는 비난이 쏟아지는 이유이다. 현장언론 민플러스 webmaster@minplusnews.com <저작권자 © 현장언론 민플러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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