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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 쪄먹고 볶아 먹고, 기억에 오래 사무치는 그맛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8/02/27 13:04
  • 수정일
    2018/02/27 13:04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지금 거기에 가면③] 울진대게와 죽변항, 하트해변

18.02.27 11:26l최종 업데이트 18.02.27 11:26l

 

울진대게 대게는 통째로 찜통에서 쪄낸 다음 먹기 좋게 다리와 몸통을 분리해서 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 울진대게 대게는 통째로 찜통에서 쪄낸 다음 먹기 좋게 다리와 몸통을 분리해서 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 홍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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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대게와 죽변항  

"보통 음력 설 전후가 가장 맛있는 제철이라 하지예. 하지만 그건 가까운 바다에서 잡던 예전의 이야기고, 요즘은 멀리 나가서 깊은 데서 잡아오고, 큰 놈을 많이 잡아오기 때문에 특별히 제철이라 할 시기가 있는 건 아닙니더."

경북 울진군 죽변항에서 하나대게회집을 운영하고 있는 곽영길 사장의 말이다. 과거에 대게는 육지에서 그리 멀지 않은 200~300m 대륙붕 바다에서 많이 잡았지만, 물량이 달려 요즘에는 수심 500~600m 대의 깊고 먼 바다까지 나가서 대게를 잡아 온다고 한다. 박달대게처럼 속이 꽉 차고 맛있는 대게를 원하는 수요가 갈수록 늘어난 것도 먼 바다로 나가는 한 요인이다.

 

그런데 대게의 금어기는 6월부터 11월까지이므로 금어기가 끝나는 12월에 많이 잡히고 차츰 어획량이 줄어든다고 한다. 그러면 영덕대게로 유명한 영덕에서 부족한 물량을 공급하기 위해 이곳 울진의 죽변이나 후포로 와서 대게를 대량 구입해서 영덕으로 실어가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사실 우리 죽변항의 대게 어획량이 가장 많았습니더. 요즘은 포항 구룡포항이 가장 많이 잡지예. 거기(구룡포항)는 큰 배들이 많아서 한꺼번에 많이 잡는데 비해 우리는 소형 어선들이 주로 많고 자망어업을 해서 아무래도 좀 달립니더."

본래 대게는 동해안 전체에서 잡힌다. 북한의 동해안은 물론 남한의 속초부터 강릉, 삼척, 울진, 영덕, 그리고 포항과 울산까지도 대게가 잡히는데, 영덕대게가 가장 많이 알려져 제철이 되면 영덕으로 가는 사람들이 많다.

울진과 포항, 삼척 등 실제 어획량이 많은 고장보다 영덕대게의 이름값이 높아지자 과거 한때 울진과 영덕 사이에 대게 원조 고장의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물론 지금도 현재진행중이다. 과거처럼 치열하지 않을 뿐. 그러다보니 울진과 영덕에는 각각 대게원조마을이 있다).
 

울진대게 대게는 크기에 따라 가격이 책정되는데, 시세는 매일 달라진다.
▲ 울진대게 대게는 크기에 따라 가격이 책정되는데, 시세는 매일 달라진다.
ⓒ 홍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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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원조가 어디냐' 하는 문제와 '현재 어디서 가장 많이 잡히느냐' 하는 문제는 다른 문제이고, '어디 대게가 가장 맛있냐' 하는 문제도 또 다른 문제이다. 지금은 영덕대게의 유명세 때문에 다른 지역의 대게들도 영덕으로 공수해 가는 경우가 많으니 이런 논쟁이 크게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명품 쌀로 통하는 '이천 쌀'에 대하여 같은 들판에서 쌀을 생산하는 여주가 역시 고품질의 명품 쌀임을 내세워 홍보하는 것이나, 최고급 명품 한우로 통하는 '횡성 한우'에 대하여 이웃한 홍천이나 평창이 '우리가 진짜 명품 한우의 고장'임을 내세워 홍보하는 것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이미 소비자에게 각인된 특정 고장의 특산물 브랜드 이미지가 쉽게 바뀌지는 않으니 대게의 경우도 영덕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는 좀 억울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특정 고장의 특산물 브랜드가 유명해지고 소비자들에게 각인된 것이 우연은 아니다. 다른 고장에 앞서 일찌감치 자기 고장의 특산물을 차별화시키면서 집중적으로 홍보하고 다양한 마케팅 방식을 동원해 판매해서 성과를 올렸기 때문이다. 이렇게 한번 고정된 브랜드 가치는 꽤 오래 지속된다.    

그러나 소비자 입장에서는 품질에 큰 차이가 없다면 유명한 브랜드보다 덜 유명해도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면서 다양한 상품을 대하는 것도 괜찮은 일이다. 더구나 원산지가 무의미한 상황이 됐다면 더욱 그렇다. 울진대게도 마찬가지.

어느 고장의 바다라고 하기 곤란한 먼 바다로 나가 대게를 잡아오는 배가 울진군 소속이면 울진대게이고, 영덕군 소속이면 영덕대게이니 이 대게나 그 대게나 큰 차이는 없다. 
 

대게의 다리살 대게의 다리 아랫부분을 가위로 반쯤 잘라내고 천천히 잡아당기면 게살이 쭉 딸려나온다.
▲ 대게의 다리살 대게의 다리 아랫부분을 가위로 반쯤 잘라내고 천천히 잡아당기면 게살이 쭉 딸려나온다.
ⓒ 홍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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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변항에서 대게를 찜 쪄먹다  

울진에서는 주로 죽변항과 후포항에서 대게를 많이 잡는다. 울진대게를 맛보려면 이 두 곳 중 한 곳에 가면 된다. 

죽변항은 남동쪽을 향해 활시위를 크게 당긴 모양처럼 둥글게 휘어진 형태의 항구이다. 이 항구를 따라 대게와 회를 내는 집들이 길게 이어진다. 어디에 가도 크게 상관은 없다. 수족관의 대게를 들여다보며 주인에게 가격을 물어보고 적당하다 싶으면 들어가 식사하면 된다. 

개인적으로는 항구 끝 방파제 아래로 들어가는데, 여기에 3, 4개의 횟집들이 있다. 모두 회와 대게를 같이 취급한다. 보통 외지에서 처음 찾아올 경우 이 항구 끝까지 오는 사람들은 별로 없어 주로 단골들이 많이 찾는다. 

대게는 큰 찜통에 넣고 통째로 쪄먹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조리법이다. 이른바 찜쪄먹는다. 요즘엔 좀 더 다양하게 조리해서 내놓기도 하지만, 별다른 양념 없이 그대로 쪄먹는 것이 여전히 가장 맛이 좋다. 

보통 식당에서는 찐 대게의 몸통과 다리를 분리해서 가위와 함께 내놓는다. 게는 대개 다리 부분이 가장 맛있다. 가위로 다리 아랫부분을 살짝 찝어서 반쯤 자른 다음 천천히 잡아당기면 다리살이 통째로 끌려나온다. 이를 입에 넣으면 짭조름하면서 고소한 감칠맛이 입안에 가득 찬다.  
 

대게 내장볶음밥 대게 몸통의 내장 국물에 밥과 김가루, 참기름을 넣어 비빈 다음 볶아내면 그 맛을 잊기 힘든 볶음밥이 된다.
▲ 대게 내장볶음밥 대게 몸통의 내장 국물에 밥과 김가루, 참기름을 넣어 비빈 다음 볶아내면 그 맛을 잊기 힘든 볶음밥이 된다.
ⓒ 홍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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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게살 먹느라 밥상 주변은 지저분해진다. 먹기에는 맛있지만, 보기에는 그다지 깨끗하지 않다. 그래도 대략 정리하고 마지막에 나오는 내장 볶음밥과 대게 미역국을 먹으면 대게 다리살 만큼이나 뱃속이 든든해진다. 특히, 내장 국물에 김과 참기름을 넣고 비벼서 볶아낸 밥에 참깨를 올린 볶음밥의 맛은 대게 살만큼이나 기억에 오래 사무친다. 

게살이 전혀 들어가지 않고 그저 게맛만을 내는 게맛살이 마트나 슈퍼에서 항상 잘 팔리는 걸 보면, 해산물 중 게만큼 맛있고 사랑받는 것도 별로 없는 듯하다. 더구나 몸통과 다리에 살이 꽉 찬 대게는 그래서 최고의 맛이다. 

그러니 대게는 관리하지 않고 내버려두면 남획으로 멸종될 우려가 커서 매년 철저히 금어기를 설정해 관리하고 있다. 잡을 수 있는 대게의 크기도 제한한다. 몸통 길이 9cm 이하의 대게는 포획이 금지되어 있으므로 9cm 길이의 자를 소지하고 가서 잡아 올린 대게들 중 작은 것들은 현장에서 직접 자를 몸통에 대는데, 몸통이 자에 쏙 들어가 끼워지면 -9cm 이하이므로- 다시 바다에 던진다고 한다. 

이렇게 관리하지 않으면 얼마 못가 대게를 잡을 수 없게 되므로 어민들도 이에 적극 협조한다. 
 

폭풍속으로 세트장  드라마 세트장으로 유일하게 남은 어부의 집은 바닷가 절벽 위에서 푸른 바다를 온몸으로 끌어안는다.
▲ 폭풍속으로 세트장 드라마 세트장으로 유일하게 남은 어부의 집은 바닷가 절벽 위에서 푸른 바다를 온몸으로 끌어안는다.
ⓒ 홍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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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가 있는 하트해변 

대게를 먹고 항구 뒤 언덕을 넘어간다. 죽변항은 동해안의 그 어느 항구보다 아름다운 해안을 갖고 있다.

죽변은 과거 대나무가 많은 바닷가라 하여 죽빈이라 불리었다가 죽변으로 바뀌었다. 지금도 죽변 등대 일대에는 대나무숲이 넓게 분포한다. 인근에 524년(신라 법흥왕 11년)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는 봉평신라비가 있는 것으로 보아 이미 1500년 전 신라 때부터 동해안의 주요 거점으로 활용된 것으로 추측되는 항구이다. 

항구 뒤편 언덕과 죽변 등대 그리고 등대 아래의 절벽은 일찍부터 아는 사람만 찾던 조용한 절경이었으나, 바로 이곳에 과거 SBS 드라마 <폭풍속으로> 세트장이 들어서면서 제법 알려졌다. 

세트장 건물은 딱 하나, <어부의 집> 뿐이지만 바닷가 낮은 절벽 위에서 푸른 바다 전체를 끌어안고 있다. 드라마 자체의 성공 여부와 상관없이 세트장과 바다가 어울린 풍경 덕분에 수많은 사람들의 기념사진 촬영 장소로 애용되고 있다. 죽변 등대 아래쪽 대나무숲길 쪽에서 세트장을 바라보며 사진을 찍는 것이 가장 그럴듯한 포인트이다. 

세트장 내부는 개방되어 있어 들어가 볼 수 있지만, 별다른 볼거리가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바깥에 나가서 내려다보는 풍경이 좋다. 
 

죽변 하트해변  폭풍속으로 세트장에서 내려다본 하트해변. 곡선으로 휘어진 바다 모습이 매력적이다.
▲ 죽변 하트해변 폭풍속으로 세트장에서 내려다본 하트해변. 곡선으로 휘어진 바다 모습이 매력적이다.
ⓒ 홍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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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장에서 바닷가로 내려가면 바로 발 앞에 전혀 오염되지 않은 짙푸른 바다가 출렁거린다. 낚시대를 들고 와 바다낚시를 즐기는 이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고기가 잡히지 않아도 괜찮을 듯하다.

이 해안을 요즘에는 하트해변이라 한다. 바닷물이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육지와 만나고, 그 사이로 작은 바위와 돌들이 줄을 지어 바다로 뻗어나가며 바다 사이를 가른다. 그래서 하트 모양이 된다. 잘 보면 하트 두 개가 겹쳐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언덕 위의 죽변 등대와 그 아래의 대나무숲길은 또 하나의 포인트이다. 죽변 등대는 16m 높이에 팔각형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1910년부터 지금까지 동해안 일대의 바다를 밝히고 있다. 

그 아래의 대나무숲길은 '용의 꿈길'로 불리는데, 길 안에 들어서면 바깥에서 보이지 않을 정도로 높고 울창하여 좋은 산책 코스로 인기가 높다. 가끔 바다가 보이는 지점이 사진 촬영 포인트가 된다. 

저녁 어스름 무렵부터 한밤중까지 이 일대는 밤바다와 산책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발길이 이어진다. 드라마는 잊혀도 세트장 풍경은 오랫동안 살아남아 있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죽변등대 대나무숲길 등대 아래 '용의 꿈길'로 이름붙인 대나무숲길이 있다.
▲ 죽변등대 대나무숲길 등대 아래 '용의 꿈길'로 이름붙인 대나무숲길이 있다.
ⓒ 홍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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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동해안 곳곳에서 대게축제를 벌이는 시기가 왔다. 속초부터 포항까지 동해안 전체가 대게 요리로 밤을 밝히고 곳곳에서 대게축제의 파도가 일렁거린다. 이럴 때 울진 죽변항으로 가보길. 대게의 제철에 동해안에 가서 대게와 아름다운 바다 풍경을 같이 즐기기에 죽변항 만한 곳도 별로 없다. 

올해 울진군에서는 3월 1일부터 4일까지 4일 동안 '울진대게와 붉은대게축제'를 개최한다. 장소는 후포항 왕돌초광장과 부두광장 일원. 대게 경매, 대게춤 연희단 공연, 대게풍어 해원굿 등의 행사, 해산물 요리체험, 요트 승선 체험, 등기산 대게길 걷기 등의 체험 행사가 펼쳐진다.(문의: 054-789-5485,  http://www.uljin.go.kr/crab) 

여행 정보 

죽변항 항구를 따라 대게를 내는 집들이 길게 이어진다. 어느 집이든 가격과 밑반찬의 구성에 큰 차이는 없다. 대게의 시세는 크기에 따라 가격이 매겨지며, 거의 매일 조금씩 달라지지만 대개 큰 것은 한 마리에 5만원 이상 한다. 3인 기준으로 큰 것 두 마리는 먹어야 배가 찬다. 

죽변항은 항구를 따라 차를 댈 수 있는 주차 공간이 있고, 드라마 세트장이 있는 언덕에는 10여대 이상 댈 수 있는 주차장과 길가에 2, 3대씩 댈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따로 주차료나 입장료는 없다. 세트장인 <어부의 집>은 오전 9시~오후 5시까지 개방한다. 

가는 길 
자가용 
영동고속도로→동해고속도로→동해안 7번 국도→삼척→부구→죽변
혹은 포항→7번 국도→영덕→울진→죽변 

대중교통
삼척과 울진을 연결하는 시외버스, 혹은 울진에서 죽변, 부구로 운행하는 군내버스를 이용, 죽변에서 하차한다. 항구에 가깝게 가려면 군내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버스편은 20~30분 간격으로 자주 있다.
 

죽변 등대  1910년부터 바닷길을 밝힌 죽변 등대와 등대를 상징하는 조형물이 잘 어울려 있다.
▲ 죽변 등대 1910년부터 바닷길을 밝힌 죽변 등대와 등대를 상징하는 조형물이 잘 어울려 있다.
ⓒ 홍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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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 계기 북측 인사들의 방남 33일의 기록

평창, 다시 통일의 열기를 만끽하다평창올림픽 계기 북측 인사들의 방남 33일의 기록
조정훈 기자  |  whoony@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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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2.26  19:3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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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남북 선수들이 단일기(한반도기)를 들고 공동입장하고 있다. [사진제공-강원미디어센터]

평창 동계올림픽이 25일 막을 내렸다. 지난 9일부터 16일간 93개국 2천925명의 선수가 출전, 15개 종목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흠이 없다는 것이 흠”이라고 할 정도로 평창올림픽은 성공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여기에는 북측의 대규모 참가가 빛을 더해 주목받았다.

북측은 선수단 46명, 민족올림픽위원회(NOC) 관계자 4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관계자 2명, 응원단 229명, ‘삼지연 관현악단’ 137명, 태권도시범단 31명, 기자단 21명을 파견했다. 여기에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여정 당 제1부부장 등 개회식 참석 고위급대표단 22명, 김영철 당 대남담당 부위원장 등 폐회식 참석 고위급대표단 8명 등 총 500명이 내려왔다.

북측은 지난달 25일부터 차례로 내려왔다. 그리고 33일간 남녘에 머물렀다. 김영철 당 부위원장 등 8명은 오는 27일에 올라갈 예정이다. 이들의 일정을 기록한다.

북측의 평창올림픽 참가는 지난달 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년사로 본격화됐다. 문재인 정부가 북측의 참가를 꾸준히 설득한 결과, 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올해를 ‘의의 있는 해’라고 규정하고, “민족의 위상을 과시하는 좋은 계기로 될 것이며 우리는 대회가 성과적으로 개최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면서 평창올림픽 참가를 공식화했다.

그리고 지난달 9일 남북고위급회담을 열고, 북측의 고위급대표단, 선수단, 응원단, 예술단, 태권도시범단 등의 파견에 합의했다. 뒤이어 17일 열린 남북고위급회담 실무회담에서 △개회식 공동입장,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태권도시범단 평창.서울 공연, △패럴림픽 150여 명 파견, △금강산 합동문화행사, △마식령스키장 공동훈련 등을 구체화했다.

물론, 금강산 합동문화공연은 북측이 2.8 정규군 창설 70주년 열병식에 대한 남측 일부 언론의 보도를 문제 삼아 취소시키는 상황이 발생했지만, 다른 합의는 그대로 이행됐다.

   
▲ 14일 열린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코리아'와 일본의 경기. 이날 첫 골이 터졌다. [사진제공-강원미디어센터]

21년 만의 남북 단일팀, 꼴찌라도 ‘하나’를 느끼다

여기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제안 등을 논의하기 위한 남북 4자 회담이 지난달 20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렸다. 공동입장, 단일기(한반도기) 및 아리랑 사용, 여자 아이스하키팀 단일팀 구성 등이 합의됐다.

일각의 우려 속에서 지난달 25일 북측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단 15명이 경의선 육로를 통해 내려왔다. 남측 선수 23명과 북측 선수 12명 등 35명으로 구성하고, 22인 게임 참가자명단에 3명의 북측 선수가 출전한다는 IOC 합의에 따라, 21년 만의 단일팀 준비를 위해 온 것.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훈련에 돌입한 남북선수들은 새러 머리 총감독의 지휘로 단일팀이 되는데 주력했다. 보관함을 ‘남남북남’ 식으로 배치하거나 남북선수들이 함께 식사하고, 북측 선수의 생일을 축하해주는 등 20대의 발랄함은 순식간에 ‘하나의 팀’을 만들었다.

단일팀은 일본을 상대로 첫 골을 기록하고, 이어 스웨덴과 경기에서 두 번째 골을 넣었지만, 5전 전패로 8개 팀 중 꼴찌를 기록했다. 그러나 꼴찌보다 값진 ‘우리는 하나’였음은 확인했다.

머리 총감독은 “결국 스포츠는 어떠한 장벽도 극복한다. 대회가 끝난 뒤 남과 북의 선수가 함께 포옹하는 모습은 너무나 자랑스러웠다”면서 “우리는 진정한 하나가 됐다”고 평가했다.

32일간 함께 생활한 선수들은 북측 선수단이 26일 돌아가자 눈물바다를 이뤘다. “아프지 말고 우리 꼭 다시 만나.”

   
▲ 피겨스케이팅 페어 렴대옥-김주식 조는 평창올림픽에서 개인최고기록을 달성, 종합 13위에 올랐다. [자료사진-통일뉴스]
   
▲ 크로스컨트리 여자 10km 프리스타일에 출전한 리영금 선수[사진제공-강원미디어센터]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만큼 주목받은 선수는 피겨스케이팅 페어 렴대옥-김주식 조였다. 총점 193.63점으로 개인 최고기록을 달성, 종합 13위에 올랐다. 이들은 마지막 갈라쇼에서 북측 노래 ‘반갑습니다’에 맞춰 공연을 선보이기도 했다.

남자 쇼트트랙 1,500m에 출전한 북측 최은성 선수는 2분18초213의 기록으로 6위에 올랐다. 남자 쇼트트랙 500m에 출전한 정광범 선수는 넘어지면서 실격처리됐다.

알파인스키 남자 회전 강성일 선수는 74위, 최명광 선수는 75위, 크로스컨트리 남자 15km 프리스타일에 나선 한춘경 선수와 박일철 선수는 각각 101위와 107위, 알파인스키 여자 회전 김련향 선수는 54위, 크로스컨트리 여자 10km 프리스타일 리영금 선수는 89위로 올림픽을 마감했다.

앞서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1일까지 마식령스키장에서 남북선수 공동훈련이 진행됐다. 북측 선수단은 1일 원산 갈마비행장에서 비행기를 타고 남측 양양공항을 통해 들어왔다.

   
▲ 북측 삼지연 관현악단은 8일 강릉, 11일 서울에서 각각 공연을 선보였다. [자료사진-통일뉴스]

예술단.응원단, “반갑습니다” “안녕히 다시 만나요”

북측 ‘삼지연 관현악단’ 114명이 지난 6일 ‘만경봉-92호’를 타고 강원도 동해시 묵호항을 들어왔다. 2002년 이후 16년 만이었다. 이보다 앞서 예술단 선발대 23명은 무대설치를 위해 5일 경의선 육로로 방남했다.

현송월 단장을 선두로, 예술단은 8일 강릉아트센터, 11일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각각 한 차례씩 공연했다. 2002년 8.15민족통일대회 이후 16년만의 남쪽 공연은 그야말로 성황을 이뤘다. 15만여 명의 신청이 몰려 강릉 140대1, 서울 468대1의 경쟁률을 기록한 것. 

예술단은 북측 노래 ‘반갑습니다’를 시작으로 ‘흰 눈아 내려라’, ‘평화의 노래 비둘기야 높이 날아라’ 등을 불렀다. 남측가요 ‘J에게’, ‘여정’ 등을 노래해 관객들의 박수를 받았다. 그리고 ‘우리의 소원은 통일’에 에어 ‘다시 만납시다’를 끝 곡으로 선사했다.

서울 공연은 특별했다.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여정 당 제1부부장 등 북측 고위급대표단이 관람했다. 강릉의 찬바람에 감기에 걸렸다던 현송월 단장은 ‘백두와 한나는 내 조국’을 불렀고, 남측 가수 서현과 북측 가수들은 ‘우리의 소원은 통일’, ‘다시 만납시다’를 함께 불러, 박수를 받았다.

예술단은 12일 경의선 육로를 통해 돌아갔다. ‘만경봉-92호’는 이보다 앞서 10일 귀항했다.

   
▲ 북측 인민보안선 산하 여성 취주악단이 15일 강릉 올림피파크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통일뉴스]
   
▲ 22일 강릉 정동진 모래시계공원에서 북측 응원단은 취주악단의 연주에 맞춰 부채춤을 선보였다.[사진-박창술 객원사진전문기자]

예술단의 공연이 아쉬울 찰나, 북측 응원단 229명이 7일 경의선 육로로 내려왔다. 올림픽위원회 4명, 태권도시범단 26명, 기자단 21명과 함께였다.

응원단은 총 9회 공연을 선보였다. 8일 입촌식, 13일 강릉 오죽헌, 15일 강릉 올림픽파크, 17일 상지대관령고등학교, 20일 평창 올림픽플라자, 21일 인제 스피디움, 22일 정동진 모래시계 공원, 23일 인제 다목적경기장, 24일 원주 종합체육관에서 각각 30분씩 공연했다.

북측 인민보안성 산하 여성 취주악단의 연주에 맞춰 응원단은 춤과 노래를 선보였다. ‘반갑습니다’를 시작으로, 민요연곡, ‘고향의 봄’, ‘토장의 노래’, ‘옹헤야’, ‘설날’, ‘륜춘’, ‘쾌지나칭칭나네’, ‘달려가자 미래로’, ‘청춘송가’ ‘설눈아 내려라’ 등의 곡이 연주됐다.

그리고 마지막은 언제나 “안녕히 다시 만나요”로 끝나는 ‘다시 만납시다’였다.

이들의 공연 소식에 시민들은 항상 몰렸다. 특히, 마지막 공연이 열린 원주 종합체육관에는 7천여 명이 들어찼다. 

응원단은 공연 외에도 응원에도 열중했다.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경기는 물론, 쇼트트랙, 피겨스케이팅, 알파인스키와 남측 남자 아이스하키 경기 등 13차례 응원전을 펼쳤다. “우리는 하나다”, “조국 통일”, “힘내라”, “잘한다”를 외쳤다.

한때, 북측 노래 ‘휘파람’에 맞춰 미남 가면을 선보였는데, 일각에서 ‘김일성 가면’이라는 억측이 나와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은 6.15남측위원회와 6.15남측위 강원본부,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 등과 함께 단일기를 흔들며 열띤 응원을 펼쳐 주목받았다.

   
▲ 북측 응원단이 아이스하키 경기 휴식 중간에 춤으로 응원하고 있다.[사진제공-강원미디어센터]
   
▲ 남북 태권도시범단은 네 차례 합동공연을 했다. [사진제공-세계태권도연맹]

그뿐만 아니라, 북측 국제태권도연맹(ITF) 태권도시범단 26명은 남측 세계태권도연맹(WT)과 합동공연을 했다. 9일 평창올림픽 개막식 식전행사, 10일 속초 강원진로교육원, 12일 서울시청, 14일 MBC 상암홀 등 네 차례 공연을 펼친 뒤, 15일 경의선 육로를 통해 돌아갔다.

남북 합의에 따라 재일조선인총연합회(재일총련) 동포응원단 170여 명도 지난 8일부터 3진으로 나눠 4박 5일의 일정으로 방남했다. 6.15남측위원회 공동응원단과 해외동포 응원단, 재일 총련 응원단은 10일 황영조기념체육관에서 '남북공동응원전 민족화합한마당'을 별도로 펼치기도 했다.

   
▲  6.15남측위원회 공동응원단과 해외동포 응원단, 재일 총련 응원단은 10일 황영조기념체육관에서 '남북공동응원전 민족화합한마당'을 별도로 펼치기도 했다.[자료사진-통일뉴스]

북 고위급대표단 방남..“한반도 평화정착 여건 마련”

북측 선수단.예술단.응원단 등의 방남에 이어 북측 고위급대표단이 방남했다. “한반도 평화정착 여건을 마련했다”는 평가이다.

북측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대남특사인 김여정 당 제1부부장,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위원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 등 22명의 대표단이 9일 ‘참매-2호’기를 타고 방남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5번, 김여정 당 제1부부장과 4번 만났다. 특히,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은 문 대통령에게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하고, 방북을 초청했다.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제안한 셈이다. 

   
▲ 지난 10일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코리아'와 스위스 경기를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북측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여정 당 제1부부장 등이 함께 관람했다. [사진제공-강원미디어센터]

북측 고위급대표단의 방남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25일 김영철 당 대남담당 부위원장과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 등 8명이 2박 3일의 일정을 경의선 육로를 통해 내려왔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개회식에 참가한 북측 고위급대표단을 만나 “향후 남북관계 개선 발전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해당 부분에서 이를 위한 실무적 대책을 세울 것”을 지시한 이후 방남으로, 남북대화가 본궤도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북측의 평창올림픽 대규모, 최고위급 참가에 통일부는 고무적인 상황. 지난 25일 통일부는 설명자료를 통해, “평창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데 기여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리고 “남북관계 개선이 한반도 평화정착으로 이어질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며 “아직까지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공식적인 입장변화는 없으나, 북미 모두 대화 자체에 대해서는 긍정 입장을 표명하는 등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한반도 평화정착 과정에 진전 가능성이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 북측 김영철 당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한 고위급대표단이 25일 평창올림픽 폐회식 참가를 위해 방남했다. [자료사진-통일뉴스]

북측 김영철 당 부위원장 등 고위급대표단을 제외하고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방남한 북측 인사 492명은 26일부로 모두 돌아갔다. 이들의 33일간 방남은 다시 통일의 열기를 만끽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아직 아쉬움을 달래기에는 이르다. 다음 달 9일부터 18일까지 평창 동계패럴림픽이 열린다. 여기에 북측은 장애자올림픽위원회 대표단, 선수단, 응원단, 예술단, 기자단 등 150여 명을 파견하기로 했다.

남북은 오는 27일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북한의 패럴림픽 참가를 위한 실무회담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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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도 정당한 평가를 받고 싶습니다

 
이제 우리도 정당한 평가를 받고 싶습니다
 
 
 
김용택 | 2018-02-27 09:55:39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귀하는 대한민국의 민주헌정 질서 확립에 기여하고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회복·신장시켰으므로 「민주화운동관련자명예회복및보상등에관한법률」의 규정에 의하여 이 증서를 드립니다.”

2007년 8월 1일 민주화 운동관련자명예회복 및 보상심의 이원회로부터 받은 ‘민주화운동관련자증서’ 한 장 이게 끝이다. ‘탈퇴각서’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1989년 해직돼 1994년 복직된 교사들이 4번째 대전 유스호스텔에서 다시 만났다.

“1988년 2월 노태우 대통령이 취임했으나 민주세력의 반발은 쉽사리 사그라지지 않았다… 취임 2년 차인 1989년, 노 대통령에게는 이 난국을 타개할 ‘한방’이 필요했다. 노 대통령이 선택한 카드는 ‘공안정국’이었다. 마침 1989년 봄 문익환 목사 등 민간인이 방북했다. 평민당 소속 국회의원이던 서경원의 방북으로 정부와 야당의 갈등도 깊어졌다. 안기부·검찰 등 정부 내 공안세력이 정국을 주도했다…” 2011년 新東亞 8월호가 보도한 ‘1세대 전교조 해직교사의 한(恨)’ 기사의 일부다.

1989년 5월 28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창립되자 전국 3만 명의 조합원 중 끝까지 전교조탈퇴각서를 쓰지 않은 1,527명은 교단에서 쫓겨났다. 김영삼대통령은 해직된 지 5년 후인 1994년 3월 1일 자로 ‘특별신규채용’형식으로 끝내 복직을 거부한 70명을 제외한 1,457명은 교단에 복귀시켰다. 좋게 말하면 복직이었지만 따지고 보면 탈퇴각서를 한계상황에 처한 해직교사들에 대한 제 2의 항복문서 요구였다. 하루아침에 길거리로 내쫓긴 해직교사들은 사망, 이혼 혹은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신문배달이나 운전기사를 비롯한 막노동까지 감수면서 막다른 골목에 내몰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2007년 10월 국가정보원(국정원)이 발행한 ‘과거와 대화 미래의 성찰’ 및 언론보도 기록에 의하면 1987년 12월 대선 막바지에 “5공을 청산하고 국민의 신임을 다시 확인하기 위해 중간평가를 실시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으나, 당시 상황으로는 중간평가에서 승산이 없자 위기에 처한 노태우대통령은 중간평가에서 「난국을 타개할 ‘한방’이 필요」해 1,527명은 희생양이 되어야 했던 것이다. 1,457명의 ‘특별신규교사(?)’들은 복직 후 명예회복을 위해 법원에 제소까지 했지만, 사법부는 끝내 해직교사원상회복을 거부했다. 김영삼정권에 이어 출범한 김대중정부는 해직교사들의 불만을 무마하기 위해 내놓은 카드가 ‘민주화운동’도 아닌 ‘민주화운동관련자증서’ 한 장이었다.

2018년 2월 24일 3시. 대전유성유스호스텔에는 전국에서 61명의 노인(?)들이 모여들었다. 모두가 반가워 부둥켜안고 지난 얘기로 시간가는 줄 몰랐다. 해직돼 명동성당에서 혹은 경찰서유치장에서 만났던 동기들이다. 20여 년 혹은 30년 만에 처음 만난 동지들이였으니 왜 아니 그렇겠는가? 그것도 보통 학교에서 몇 년간 함께 근무했던 사이가 아니라 해직의 고통을 함께 한 동병상련의 동지. 악몽의 5년을 견디고 살아남은 동지들이 아닌가? 가까운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야 가끔 만나기도 했지만 멀리 해남에서 혹은 강원도 등등에서 처음 만난 동지들이 왜 반갑지 않겠는가?

이들이 전국에서 모여든 이유는 단 하나. 교육민주화를 위해 군사정권과 싸웠던 민주화운동관련자(?)가 아닌 교육민주화를 위해 최전선에서 싸우다 희생된 해직교사들이 우리도 정정당당하게 역사적 평가를 받고 싶다며 모인 것이다. 아들 딸들에게 부모로서 부끄럽지 않게 살았다는 인정을 받고 싶다는 것이 해직교사들의 마음이다. 정확한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는 1세대 해직교사 중에는 이미 세상을 떠난 교사들을 비롯해 가정파탄으로 혹은 불치의 병으로 병마와 싸우고 있는 교사들도 있다.

이들은 5년간의 호봉인정은 말할 것도 없이 연금혜택조차 받지 못하고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병마와 싸우고 있는 해직교사도 있다. 5년간 교육민주화 운동의 대가가 고작 민주화운동관련자(?) 한 장이라면 언제까지 침묵하고 있어야 옳은가? 이제 앞으로 2,3년만 지나면 교단에는 1세대 해직교사를 모두 학교를 떠나 학교현장에는 해직 1세대 교사들은 찾아볼 수 없게 된다. 해직 당시 발령받은 지 1년도 채 안 된 교사들이 이제는 정년을 한 두 해 남겨 둔 노인들이 됐기 때문이다.

1박 2일간의 대전유성유스호스텔에서 만난 해직교사 1세대들은 ‘해직교사원상회복을 위한 교육민주화유공자동지회’를 결성하고 ‘호봉인정뿐만 아니라 연금불이익 개선 등 이들에 대한 정당한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은 앞으로 원상회복회추진위원회의 활동을 유공자동지회가 맡아서 하고 지역은 원회추 조직 그대로 유지 해 지역회장이 이사로 참여하기로 했다. 이들은 앞으로 민주화운동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받기 위해 1989년 당시의 해직사태가 국가공권력의 과도한 개입으로 발발했음을 국가인권위원회와 진실화해위원회에 제소하는 등 7개항을 결의를 모았다.

2017년 광복절을 하루 앞둔 8월 14일, 문재인대통령은 청와대 영빈관에서 독립유공자 및 유족을 초청 오찬을 갖고 “독립유공자 3대까지 합당한 예우를 받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문대통령은 그 후 여러 차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나라를 위해 일한 애국자는 3대가 망하고 친일한 자는 3대가 흥한다’는 속설을 비판하며, 국가 유공자에 대한 합당한 예우를 천명한바 있다. 또한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며 우리 사회의 앞날의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전교조 해직교사들은 우연한 사고에 우연히 발생한 ‘관련자’가 아니라, 정권의 노예교육에서 벗어나, 위기의 교육, 무너진 교육을 살리겠다고 나선 사람들이다. 전교조 1세대 해직교사 1,527명 뿐만 아니다. 그 후에도 사립학교민주화를 위해 또 교육민주화를 위해 정권의 희생자가 된 해직교사들은 복직되어야 하고 원상회복되어야 한다. 늦기는 하지만 정부는 이제라도 이들에 대한 합당한 예우를 해 자라나는 2세대들에게 나라를 위해 헌신하고 봉사한 사람들이 대접받고 존경받는 전통을 세워야 한다. 전교조 1세대들이 요구한 원상회복 요구는 빠른 시일 안에 이루어져 그들이 당한 해직기간의 악몽에서 벗어나게 해야 한다. 그것이 정의를 세우는 길이요, 촛불 정부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 아닌가?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30&table=yt_kim&uid=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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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중재한 조미예비회담, 왜 무산되었나?

[개벽예감288] 청와대가 중재한 조미예비회담, 왜 무산되었나?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기사입력: 2018/02/26 [09:30]  최종편집: ⓒ 자주시보
 
 

 

<차례>

1. 남, 북, 미 3자구도로 복잡하게 얽힌 사연

2. 서훈-팜페오 비밀회담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의 최종결정

3. 평양과 워싱턴 사이에서 조용히 진행된 정치곡예

4. 대남특사파견 예측하지 못해 상황을 오판한 청와대와 국정원

5. 조미예비회담이 무산된 원인은 백악관의 자가당착 괴행

 

1. 남, 북, 미 3자구도로 복잡하게 얽힌 사연

 

세상의 이목을 집중시킨 보도기사가 <워싱턴포스트> 2018년 2월 20일부에 실렸다. 그 보도기사의 핵심내용을 간추리면, 평창동계올림픽이 시작된 지난 2월 10일 당시 서울에 머물고 있었던 조선 고위급 대표들과 미국 고위급 대표들이 청와대에서 비공개 회담을 진행하기로 예정되었는데, 회담을 시작할 시간이 2시간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 북측 고위급 대표단이 회담을 일방적으로 취소하여 무산되었다는 것이다. 그 사연을 <워싱턴포스트> 취재기자에게 털어놓은 제보자는 마익 펜스(Michael R. Pence) 미국 부통령과 함께 그 회담에 참석할 예정이었던 닉 에이어스(J. Nick Ayers) 부통령 비서실장이다. 

 

그날 조선 고위급 대표들이 취소한 회담은 백악관이 조선에게 몇 차례 만나자고 제의하였으나 조선이 번번이 거절하는 바람에 조선에게 말도 붙여보지 못했던 ‘조건 없는 조미예비회담’이다. <세계일보> 2018년 1월 8일부 보도기사에서 미국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미국과 대화에 나서겠다는 입장표면을 하면 언제든 북미직접대화가 열릴 수 있다. 미국은 이미 북한측에 회담개최제안을 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북한과 조건 없이 대화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지만, 그런 제안은 외교채널을 통해 북한에도 공식 전달됐고, 이후에도 이 채널이 수시로 가동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아직 미국과의 대화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히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위에서 언급한 <워싱턴포스트> 2018년 2월 20일부 보도기사가 나왔을 때, 한국 언론매체들은 곧바로 그와 관련된 기사들을 써냈고,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던 사연들이 그 보도기사들을 통해 하나 둘씩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조선 고위급 대표들과 미국 고위급 대표들이 청와대에서 비공개로 진행하려고 하였던 조미예비회담은 워낙 극비로 추진되었기 때문에, 보도기사 몇 편만 읽어봐서는 어떤 복잡한 사연이 얽혀있었는지 파악하기 어렵다. 더욱이 <워싱턴포스트> 2018년 2월 20일부에 실린 그 보도기사는 백악관의 제보자가 전해준 사연을 듣고 작성된 것이므로 남, 북, 미 3자구도로 복잡하게 얽힌 사연을 전체적으로 밝혀주지 않았다. 백악관의 시각으로 치우친 서술내용을 남, 북, 미 3자구도로 넓혀 서술균형을 바로잡을 때, 복잡하게 얽힌 사연 전체가 시야에 들어오게 된다. <사진 1> 

 

▲ <사진 1> 이 사진은 2018년 1월 4일 오후 10시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는 장면이다. 옆에 앉아있는 사람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다. 그날은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 북, 미 3자구도가 복잡하게 얽힌 사연이 시작된 날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조미예비회담을 중재하려고 하였고, 트럼프 대통령은 대조선인권공세로 강화된 최대압박공세를 계속 감행하여 남북관계개선을 '통제'하려고 들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제의한 조미예비회담을 소극적으로 수용하였다. 다른 한편,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대남관계개선을 적극 추진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남북정상회담을 제의하였으며, 문재인 대통령이 중재한 조미예비회담 제의를 받았다가 백악관이 조선을 모욕하고 남북관계개선을 방해하는 망동을 부리는 것을 보고 그 회담을 취소하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남, 북, 미 3자구도로 복잡하게 얽힌 사연이 시작된 날은 2018년 1월 4일이다. 그날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Donald J. Trump) 대통령은 전화통화를 하였다. <워싱턴포스트> 2018년 1월 20일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을 옆집 아이 부르듯 ‘재인아(Jae-in)’라고 하대하였는데,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대통령님(Mr. President)’이라는 존칭으로 깍듯이 공대하였던 전화통화였다. 그 보도기사에 따르면, 그날 전화통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남북대화계획에 대해 설명하였고, 트럼프 대통령은 자기가 남북대화를 위한 환경을 마련하는 공을 세웠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밝혀달라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요구하였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그 발언에는 남북관계개선을 반대하지 않겠다는 뜻이 담겼지만, 남북관계개선이 마치 자기 노력으로 시작된 것처럼 착각한 것은 그가 정상인보다 약간 낮은 지능을 가졌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2018년 1월 10일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엿새 만에 또 다시 전화통화를 하였다. <로이터통신> 2018년 1월 10일 보도에 따르면, 그 전화통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1월 9일에 있었던 남북고위급회담이 잘 진행되었다고 설명하였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적절한 시점과 상황에서 조선과 대화하려고 한다”고 말하였고, 펜스 부통령을 평창동계올림픽 미국 대표단 단장으로 파견하기로 결정하였음을 알려주었다. 

 

여기서 눈길을 끄는 것은, “미국이 적절한 시점과 상황에서 조선과 대화하려고 한다”고 말하면서 대화의사를 드러낸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다. 그 발언이 언론보도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던 1월 20일 당시에는 그가 무슨 속셈을 가지고 그런 말을 했는지 알 수 없었지만, 지금에 와서 다시 생각하면 문재인 대통령이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할 북측 고위급 대표들과 미국 고위급 대표들이 만나는 회담을 중재하려는 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입에서 그런 말이 튀어나온 것으로 생각된다. 

 

그날 두 정상이 전화통화에서 주고받은 대화내용을 좀 더 명료하게 재구성하면,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자신이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조미예비회담을 중재하고 싶다는 의향을 전했고, 그런 의향을 들은 트럼프 대통령도 적절한 시점과 상황에서 조선과 회담하려고 한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던 것이다. 위에 인용한 <세계일보> 2018년 1월 8일부 보도기사에서 드러난 것처럼, 미국은 이미 2017년 12월에 조선에게 회담을 하자고 몇 차례 제의하였으나 번번이 거절당했는데, 해가 바뀌면서 시간이 더욱 촉박해지는 바람에 백악관은 조선과의 회담을 급하게 추진할 수밖에 없는 곤경에 빠지고 말았다. 백악관이 그런 곤경에 빠진 때에 문재인 대통령이 조미예비회담을 중재해보겠다고 제의하였으니, 트럼프 대통령은 그 제의를 반대할 수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조미예비회담을 중재하고 싶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의향을 들은 뒤에 조미예비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의 기대감은 <가디언> 2018년 1월 10일부 보도기사와 <블룸벅뉴스> 2018년 1월 10일부 보도기사에서 각각 찾아볼 수 있다. 그 두 보도기사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출입기자들에게 “우리와 북조선 사이에는 확실히 문제들이 있지만, 지금 유익한 대화들이 많이 진행되고 있다...좋은 에너지들이 많이...매우 좋은 일이다. 바라건대 좋은 일들이 많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때까지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기대감을 제 손으로 무너뜨리는 자가당착적인 괴행을 저지르게 될 줄은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2. 서훈-팜페오 비밀회담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의 최종결정

 

트럼프 대통령은 조미예비회담을 중재하고 싶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제의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그런 중대하고 민감한 사안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기 혼자 마음대로 결정할 수 없는 것이고, 반드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서 공식 결정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한 자신의 조미예비회담 중재제의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서 결정될 수 있도록 후속작업을 추진하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 후속작업에 관련된 모든 업무를 서훈 국정원장에게 맡겼다. 원래 국정원은 은밀히 움직이는 비밀활동기관이므로, 극비로 추진해야 할 조미예비회담 중재업무를 국정원장에게 맡기는 것이 적합하다고 보았던 것이다. 더욱이 2017년 5월 평택미국군기지 안에 대조선첩보기관인 ‘코리아임무쎈터(Korea Mission Center)’를 설치한 미국 중앙정보국은 대조선첩보사업에서 국정원과 더욱 긴밀히 협력하게 되었고, 그런 분위기 속에서 서훈 국정원장이 2017년 6월 1일에 취임하였으므로, 마익 팜페오(Michael R. Pompeo) 중앙정보국장과 서훈 국정원장의 관계는 전화통화를 주고받을 만큼 밀착되어 있었다.   

 

<조선일보> 2018년 2월 23일 보도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의 특명을 받은 서훈 국정원장은 2018년 1월 하순 워싱턴을 극비로 방문하였다. 그는 워싱턴에서 팜페오 중앙정보국장을 만나 비밀회담을 진행하였다. 서훈-팜페오 비밀회담에서 조미예비회담 중재문제와 관련하여 구체적으로 무슨 이야기가 오갔는지는 알 수 없지만, 서훈 국정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의한 조미예비회담 중재문제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서 결정해달라고 팜페오 중앙정보국장에게 요청하였던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그 비밀회담에서 서훈 국정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추진하려는 대북관계개선이 조선의 비핵화로 이어지게 될 것이므로, 미국도 평창동계올림픽의 호기를 놓치지 말고 조선과 예비회담을 하여 비핵화협상으로 나아가는 것이 좋겠다는 식으로 설득하였던 것으로 생각된다. <사진 2> 

 

▲ <사진 1> 이 사진은 2018년 1월 4일 오후 10시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는 장면이다. 옆에 앉아있는 사람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다. 그날은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 북, 미 3자구도가 복잡하게 얽힌 사연이 시작된 날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조미예비회담을 중재하려고 하였고, 트럼프 대통령은 대조선인권공세로 강화된 최대압박공세를 계속 감행하여 남북관계개선을 '통제'하려고 들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제의한 조미예비회담을 소극적으로 수용하였다. 다른 한편,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대남관계개선을 적극 추진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남북정상회담을 제의하였으며, 문재인 대통령이 중재한 조미예비회담 제의를 받았다가 백악관이 조선을 모욕하고 남북관계개선을 방해하는 망동을 부리는 것을 보고 그 회담을 취소하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팜페오 중앙정보국장은 백악관 대결파 3인방 가운데 한 사람이지만, 서훈 국정원장의 그런 설명을 듣고 공감을 표시하였다. 다시 말하면,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관계개선구상과 트럼프 대통령의 대조선비핵화구상이 서로 어긋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팜페오 중앙정보국장이 그 사실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보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렇게 되어 트럼프 대통령은 조미예비회담 추진문제를 최종적으로 결정하기 위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회의를 소입하였는데, 그날은 2018년 2월 4일이었다. <워싱턴포스트> 2018년 2월 20일 보도에 따르면, 그날 트럼프 대통령이 소집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회의에 참석한 사람들은 트럼프 대통령, 마익 펜스 부통령, 렉스 틸러슨(Rex W. Tillerson) 국무장관, 제임스 매티스(James N. Mattis) 국방장관, 허벗 맥매스터(Herbert R. McMaster) 국가안보보좌관, 존 켈리(John F. Kelly) 대통령 비서실장, 닉 에이어스 부통령 비서실장이었고, 출장 중인 팜페오 중앙정보국장은 전화통화를 통해 간접적으로 참석하였다고 한다. 위의 보도기사에 따르면, 그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이 중재하고 싶다고 한 조미예비회담에 대해 찬성하였다고 한다. 조미예비회담에 대한 백악관의 최종결정이 내려진 그날은 펜스 부통령이 평창동계올림픽 미국 대표단을 이끌고 워싱턴을 출발하기 하루 전날이었다.   

 

3. 평양과 워싱턴 사이에서 조용히 진행된 정치곡예

 

평양과 워싱턴 사이에서 중재외교를 벌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곡예는 계속되었다. 그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자신의 조미예비회담 중재의사를 전해야 하였다. 그는 이 임무도 대북비밀사업을 전담해온 서훈 국정원장에게 맡겼다.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 시기에 국정원이 남북정상회담을 비공개로 준비할 때 상대하였던 북측 기관은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였다. 그래서 서훈 국정원장은 국정원-통전부 연락통로를 복구하였다. 여기서 복구라는 말을 쓰는 까닭은,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기에 가동되었으나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끊어버린 국정원-통전부 연락통로가 다시 연결되었기 때문이다. 

 

복구된 국정원-통전부 연락통로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조미예비회담 중재의사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전해졌다. 하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중재제의를 받지 않았다. 그렇게 판단하는 근거는 <중앙일보> 2018년 2월 23일 보도기사에서 찾을 수 있다. 그 보도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인 문정인 연세대학교 특임명예교수는 2018년 1월 말 <중앙일보> 취재기자를 만났을 때, “북한이 북미접촉을 주선하는 우리의 말을 잘 듣지 않아서 서훈 원장이 상당히 고생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문정인 특보의 이 발언은 지난 1월 말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조미예비회담 중재제의를 받지 않고 있었음을 말해준다. <사진 3> 

 

▲ <사진 1> 이 사진은 2018년 1월 4일 오후 10시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는 장면이다. 옆에 앉아있는 사람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다. 그날은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 북, 미 3자구도가 복잡하게 얽힌 사연이 시작된 날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조미예비회담을 중재하려고 하였고, 트럼프 대통령은 대조선인권공세로 강화된 최대압박공세를 계속 감행하여 남북관계개선을 '통제'하려고 들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제의한 조미예비회담을 소극적으로 수용하였다. 다른 한편,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대남관계개선을 적극 추진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남북정상회담을 제의하였으며, 문재인 대통령이 중재한 조미예비회담 제의를 받았다가 백악관이 조선을 모욕하고 남북관계개선을 방해하는 망동을 부리는 것을 보고 그 회담을 취소하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조미예비회담 중재제의를 받지 않았던 까닭은 무엇일까?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보도한 바 없으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미국이 조선과 회담을 하려면 백악관이 선행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선결문제는 대조선전쟁연습을 평창동계올림픽 이후로 연기하지 말고 이번 기회에 완전히 중단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백악관이 대조선전쟁연습을 완전히 중단해야 조미예비회담이 성사될 수 있다는 뜻이다. 입으로는 대화하겠다고 떠들면서도 상대에게 총구를 겨눈다면, 대화가 어떻게 시작될 수 있겠는가.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이 조미예비회담을 중재하려던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에 백악관은 대조선전쟁연습을 유예하는 중이므로, 대조선전쟁연습에 대한 백악관의 속셈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평창동계올림픽이 끝난 뒤에, 다시 말해서 대조선전쟁연습 유예기간이 끝난 뒤에 백악관이 그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는가를 지켜본 뒤에 백악관의 회담요청을 들어줄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하려는 것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구상인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그런 사정을 제대로 알지 못한 문재인 대통령은 국정원-통전부 연락통로를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중재제의를 거듭 전하였다. <동아일보> 2018년 2월 22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청와대는 “펜스 부통령의 격에 맞는 최고위급 인사가 와야 한다는 뜻을 여러 차례 북측에 전달하면서 설득하였다”고 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앞으로 남북정상회담에서 상봉하게 될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을 봐서 그의 중재제의를 딱 잘라 거절할 수 없었다. 그래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펜스 부통령의 회담상대로 남측에 파견하였다. 김영남 상임위원장을 고위급대표단 단장으로 남측에 파견한다는 북측 통보가 남측에 전달된 날은 2018년 2월 4일이었고, 펜스 부통령이 평창동계올림픽 미국 대표단을 이끌고 중간기착지인 일본 도꾜를 향해 워싱턴을 떠난 날은 한반도 시간으로 그 이튿날이었다. 그런데 2월 4일까지만 해도, 북측은 김영남 상임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고위급 대표단을 남측에 파견한다는 것과 대표단 성원이 몇 명이라는 것만 통보하였을 뿐, 고위급 대표단 전체 명단은 통보하지 않았다. 

 

 

4. 대남특사파견 예측하지 못해 상황을 오판한 청와대와 국정원

 

펜스 부통령이 중간기착지인 도꾜에 잠시 머물고 있었던 2018년 2월 7일 뜻밖의 일이 벌어졌다. 그날 북측은 고위급 대표단 전체 명단을 통보하였는데, 그 명단을 받아본 청와대는 자기들이 미처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일어나게 될 것임을 직감하였다. 

 

(1) 조선 고위급 대표들이 조미예비회담에 참석하려고 하면, 대미회담경험이 있는 외교관이 반드시 고위급 대표단에 포함되어야 한다. 예컨대 지난날 조미회담이 진행되었을 때, 조선외무성 외교관들이 대미회담에 나선 것은 이미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북측이 그날 통보한 고위급 대표단 명단에는 대미회담경험이 있는 외교관이 없었고, 대남사업전문가들만 있었다. 

(2) 놀라운 것은, 김여정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의 이름이 고위급 대표단 명단에 들어있었다는 점이다. 그로부터 며칠 뒤 세상에 알려졌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자신의 친서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하고 그를 평양에 초청한다는 의사를 구두로 전하는 특명을 김여정 제1부부장에게 주어 그를 특사로 남측에 파견하였던 것이다. 

 

2018년 2월 20일 <워싱턴포스트>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평양에 초청한 것은 조선에게 ‘최대압박공세’를 가하는 트럼프 행정부를 “소스라치게 만든 것 같다”고 지적하였다. 물론 문재인 대통령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김여정 특사를 파견하여 남북정상회담을 제의할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그렇게 된 까닭은 대북정보를 분석하는 국정원이 오판하였기 때문이다. 그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대남관계개선구상이 얼마나 넓고 깊은지 예측하지 못하고 상황을 오판하였다. 당시 국정원은 북측이 전략적 차원의 남북정상회담이 아니라 전술적 차원의 장관급회담을 제의해올 것으로 오판하였다. 당시 국정원이 그렇게 오판하였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근거는 국정원 직속 연구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2017년 12월에 펴낸 대북정보분석자료 ‘2018년 북한 정세 8대 관전 포인트’에서 발견된다. <연합뉴스> 2017년 12월 18일 보도에 따르면, 보도 당일 조동호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은 서울 세종문화회관 지하층에 있는 식당 설가온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하면서 그 자료를 공개했는데, 거기에는 북측이 2018년에 한미관계를 이간시킬 목적으로 전술적 차원의 남북대화를 제의해올 가능성, 그리고 미중관계 및 미러관계를 이간시킬 목적으로 6자회담 재개를 제의해올 가능성이 있다고 오판한 내용이 들어있었다. <사진 4>

 

▲ <사진 1> 이 사진은 2018년 1월 4일 오후 10시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는 장면이다. 옆에 앉아있는 사람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다. 그날은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 북, 미 3자구도가 복잡하게 얽힌 사연이 시작된 날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조미예비회담을 중재하려고 하였고, 트럼프 대통령은 대조선인권공세로 강화된 최대압박공세를 계속 감행하여 남북관계개선을 '통제'하려고 들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제의한 조미예비회담을 소극적으로 수용하였다. 다른 한편,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대남관계개선을 적극 추진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남북정상회담을 제의하였으며, 문재인 대통령이 중재한 조미예비회담 제의를 받았다가 백악관이 조선을 모욕하고 남북관계개선을 방해하는 망동을 부리는 것을 보고 그 회담을 취소하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서훈 국정원장으로부터 빗나간 정세분석을 듣고, 북측이 전술적 차원의 남북회담을 제의해올 것으로 잘못 예상하고 있었던 문재인 대통령은 뜻밖에 남북정상회담 제의가 담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받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위에 서술한 몇 가지 사실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미예비회담을 추진하는 문제에는 관심이 없고,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하는 문제에 깊은 관심을 돌리고 있었음을 말해준다. 그러므로 조미예비회담이 설령 성사되었다고 하더라도,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펜스 부통령이 무슨 말을 하는지 들어보자는 식으로 대응하려고 하였던 것이 분명해 보인다. 

백악관도 그와 비슷한 회담대처방식을 생각하였다. 당시 청와대에서 진행하려고 하다가 무산된 조미예비회담에는 대조선회담경험이 있는 국무부 외교관이 반드시 참석해야 하였는데, 미국측 회담참석예정자 명단에는 그런 외교관의 이름이 들어있지 않았다. <워싱턴포스트> 2018년 2월 20일 보도에 따르면, 무산된 조미예비회담에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를 대표하는 펜스 부통령, 미국 국가정보기관을 대표하는 정보관료 한 사람, 그리고 닉 에이어스 부통령 비서실장이 참석하려고 하였다고 한다. 

 

원래 예비회담은 본회담에 어떤 의제를 상정할 것인지를 논의하기 위해 열리는 사전준비회담인데, 이번에 무산된 조미예비회담은 사실상 회담 쌍방이 사전준비회담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에서 건성으로 진행하려고 하였던 것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이번에 조미예비회담이 설령 성사되었더라도, 서로 입장차이만 확인하였을 뿐 아무런 성과도 내지 못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5. 조미예비회담이 무산된 원인은 백악관의 자가당착 괴행 

 

상황은 문재인 대통령이 예상한 것보다 더욱 심하게 꼬이면서, 그가 기울여온 중재노력을 완전히 가로막아버렸다. 트럼프 대통령에 버금가는 막말쟁이로 악명이 높은 펜스 부통령은 중간기착지인 일본 도꾜에 들렀을 때부터 조선을 자극하고 남북관계개선을 방해하는 망언을 늘어놓았을 뿐 아니라, 한국에 도착한 뒤에는 한 술 더 떠서 꼴불견 망동까지 서슴없이 저질렀다. 조미예비회담에 미국 대표로 참석하려고 하였던 펜스 부통령이 회담 직전에 그처럼 조선을 극도로 자극하고 남북관계개선을 방해하는 망언과 망동을 저질렀던 데는 사연이 있었는데, 그 사연은 아래와 같다.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백악관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었다. <뉴욕타임스> 2018년 1월 17일 보도기사는 그들의 고심을 이렇게 전했다. “백악관 관료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궁극적인 목표가 한반도에서 미국군을 몰아내고 두 개의 코리아를 하나의 깃발 아래 통일하려는 것이라는 점을 경고한다. (줄임) 올림픽 개막식 한 차례가 통일을 향한 발걸음으로 되기는 힘들겠지만, 통일기(unified Korea flag)를 들고 행진하는 남북단일선수단의 모습은 트럼프의 보좌관들이 우려하는 것을 상징적으로 과시하는 계기로 될 것이며, 남과 북의 군중들이 함께 응원하는 모습은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위협에 맞서는 극적인 대조장면으로 보이게 될 것이다. (줄임) 남과 북의 선수들이 다른 나라 선수들 특히 일본 선수들과 경기를 할 때, 강한 민족주의의식은 남과 북이 함께 자기 선수들을 응원하도록 추동할 것이다.” <사진 5> 

 

▲ <사진 1> 이 사진은 2018년 1월 4일 오후 10시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는 장면이다. 옆에 앉아있는 사람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다. 그날은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 북, 미 3자구도가 복잡하게 얽힌 사연이 시작된 날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조미예비회담을 중재하려고 하였고, 트럼프 대통령은 대조선인권공세로 강화된 최대압박공세를 계속 감행하여 남북관계개선을 '통제'하려고 들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제의한 조미예비회담을 소극적으로 수용하였다. 다른 한편,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대남관계개선을 적극 추진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남북정상회담을 제의하였으며, 문재인 대통령이 중재한 조미예비회담 제의를 받았다가 백악관이 조선을 모욕하고 남북관계개선을 방해하는 망동을 부리는 것을 보고 그 회담을 취소하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위의 인용문이 말해주는 것처럼, 백악관은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과 북이 “우리는 하나”라는 민족단합의식을 고조시키고, 남북관계개선의 강한 추동력을 얻게 되는 것을 우려하였고, 그에 대응하는 대책을 고심하고 있었던 것이다. 

 

조선이 미국에게 머리를 숙이고 회담을 제의해올 때까지 섣불리 조미회담을 시작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고 주장하는 백악관 대결파는 당시 워싱턴에 퍼져나가고 있었던 위와 같은 고심과 우려의 틈새를 교묘하게 파고들었다. 지난 1월 10일 전화통화에서 조건 없는 조미예비회담을 중재해보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제의를 덜컥 받아준 트럼프 대통령의 ‘경솔한’ 행동을 못마땅하게 보면서, 조선이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대남관계개선을 공세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우려한 백악관 대결파는 자기들에게 불리한 정세변화가 다가오고 있음을 직감하며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다. 그래서 백악관 대결파의 우두머리로 악명이 높은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만나 남북관계개선과 조미예비회담 중재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진의를 파악하고 그에 대한 대책을 세우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게 되어 2018년 1월 13일 미국 쌘프랜씨스코에서 맥매스터-정의용 비밀회담이 진행되었다.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은 그 비밀회담에 야찌 쇼따로(谷內正太郞)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도 동석시켰다. 

 

백악관 대결파는 조선에 대한 최대압박공세를 강화하려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의 추세에 편승하여 조선이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추진하려는 대남관계개선에 ‘맞불’을 놓으려는 방해공작을 준비하였다. 남북관계개선에 대해 우려하면서 대책수립에 고심하고 있었던 백악관 국가안보회의는 2018년 1월 23일에 진행된 회의에서 조선에 대한 ‘최대압박공세’를 더욱 강화하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조선과의 예비회담도 추진하기로 결정하였다. 조선에 대한 최대압박공세를 더욱 강화하려는 그들의 결정은 악질 탈북자들을 앞세운 대조선인권공세로 전개되었다. 이를테면, 트럼프 대통령은 1월 30일 연방의회에서 연두교서를 발표할 때, 탈북자를 참석시키고 조선의 ‘인권실태’를 맹비난하는 악담을 늘어놓았고, 2월 2일에는 탈북자 8명을 대통령 집무실로 불러들여 조선의 ‘인권실태’를 청취하면서 “북조선은 살기 힘들고 위험한 곳”이라고 중얼거리는 어설픈 광대극까지 연출하였던 것이다. 

 

백악관 대결파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조선에 대한 ‘최대압박공세’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벌여놓은 대조선인권공세를 남북관계개선을 방해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하였다. 펜스 부통령은 백악관 대결파가 만들어준 각본에 따라 지난 2월 8일 천안함 기념관을 방문한 자리에 악질 탈북자들을 불러놓고 꼴불견 광대극을 연출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만인의 시선은 온통 북측 고위급 대표단의 남측 방문과 평창동계올림픽으로 집중되었으므로, 펜스의 광대극을 구경한 관객은 악질 탈북자들밖에 없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중재하려는 조미예비회담에 참석하겠다고 하면서도 다른 한쪽에서는 대조선인권공세로 강화된 ‘최대압박공세’에 분별없이 매달린 백악관의 행동은 자가당착이 아닐 수 없었다. 대화하고 싶은 상대를 악담과 망동으로 적대하는 자가당착적인 괴행을 의학적으로 규명하면 조현병(schizophrenia)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런 증상을 보이는 백악관은 한반도만이 아니라 지구 전체를 혼란과 불안 속으로 밀어 넣고 있다.     

 

조미예비회담에 참석하겠다고 하면서도 대조선인권공세로 강화된 ‘최대압박공세’에 매달리는 백악관에게 조선은 또 다시 단호한 조치를 취했다. 북측 고위급 대표단은 2월 10일 청와대를 방문하여 문재인 대통령을 접견한 자리에서 조미예비회담을 일방적으로 취소해버렸다.  

그날 북측 고위급 대표단은 청와대에서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3시간 동안 머물렀다. 그러므로 조미예비회담은 오후 4시에 청와대에서 북측 고위급 대표들과 미국 고위급 대표들만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열리기로 예정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주한미국대사관 관저에서 조미예비회담을 시작할 시각이 되었으니 청와대로 들어오라는 연락이 오겠지 하고 대기하고 있었던 펜스 부통령은 조선 고위급 대표단이 그 회담을 일방적으로 취소했다는 통보를 청와대로부터 전달받고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은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이번에 조미예비회담이 무산된 원인과 배경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중요한 사실들을 알 수 있다.

 

(1) 조미예비회담은 제3자가 중재하기 보다는 당사자인 백악관이 직접 조선에게 제의하여야 성사될 수 있다.

(2) 백악관은 조선에게 예비회담을 제의하기 전에 대조선전쟁연습을 중단하는 선행조치를 취함으로써 대화의지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

(3) 문재인 대통령은 조미예비회담을 중재하려고 할 것이 아니라, 백악관의 눈치를 살피지 말고 남북정상회담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여야 한다. 

(4) 백악관은 조미예비회담과 대조선압박공세를 동시에 추진하는 자가당착에서 벗어나, 조미예비회담을 추진하는 것에만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 

(5) 백악관은 영원히 실현될 수 없는 조선의 비핵화를 독백하며 허송세월할 것이 아니라, 조선과 고위급 회담을 추진하여 주한미국군 철수의사를 밝혀야 국가안보파탄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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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코원숭이 커다란 코는 분쟁 막는 ‘평화의 코’?

긴코원숭이 커다란 코는 분쟁 막는 ‘평화의 코’?

조홍섭 2018. 02. 26
조회수 920 추천수 0
 
코 클수록 힘세고 생식능력 뛰어나
다른 수컷과 평화적 분쟁 해결 신호
 
n1.jpg» 보르네오섬의 긴코원숭이 수컷. 긴 코는 강한 힘과 생식능력과 상관관계가 높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마쓰다 잇키 제공
 
동남아의 보르네오섬에는 오랑우탄과 함께 특이하게 생긴 긴코원숭이가 산다. 수컷의 코는 길게 늘어져 입 아래까지 늘어지기도 한다. 긴코원숭이는 어떻게 이렇게 긴 코를 지니게 됐을까.
 
수컷의 과장된 형질을 진화론에서는 성 선택의 결과로 설명하곤 한다. 이를테면 공작 수컷의 거추장스러울 정도로 크고 화려한 깃털은 그만큼 크고 건강한 개체라는 신호여서 암컷이 짝짓기 상대로 선호한 결과이다. 깃털이 클수록 더 많은 자손을 남긴다. 그러나 실제로 야생 상태에서 성 선택이 어떤 결과를 빚는지 확인하기는 쉽지 않다. 일본 교토대 영장류연구소 등 국제연구진은 긴코원숭이를 대상으로 수컷의 긴 코가 어떻게 진화했는지 조사했다.
 
n2.jpg» 긴코원숭이는 덩치가 큰 수컷 한 마리와 여러 암컷으로 이뤄진 집단을 이뤄 생활한다. 암컷은 코가 상대적으로 작다. 마쓰다 잇키 제공
 
긴코원숭이는 수컷 한 마리가 여러 암컷과 함께 일부다처제 집단(하렘)을 이룬다. 어린 수컷은 총각 집단을 이뤄 호시탐탐 하렘을 차지하려 노린다. 밤이 되면 잠자리에 여러 무리가 몰려든다. 암컷은 종종 하렘을 떠나 다른 집단으로 달아난다. 이래저래 수컷은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성 선택 압력이 매우 강한 조건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 원숭이 수컷 사이에선 큰 싸움이 드물다. 그 이유도 큰 코와 관련이 있었다.
 
연구자들은 야생 긴코원숭이 18마리의 코 길이, 체중, 고환 부피 등을 측정했다. 그랬더니 코가 클수록 체중이 무겁고 고환도 컸다. 다시 말해 수컷의 큰 코는 힘(체중)이 세고 생식능력(고환)도 뛰어나다는 광고판 구실을 한다. 이런 시각적 신호는 암컷에게만 효과적인 것이 아니다.
 
n3.jpg» 수컷 긴코원숭이의 큰 코는 불필요한 수컷 사이의 갈등을 막아주는 구실도 한다. 마쓰다 잇키 제공
 
총각 집단 긴코원숭이의 코 크기는 하렘을 차지한 수컷보다 현저히 작았다. 따라서 암컷들을 차지하고 싶은 수컷은 그 무리의 수컷과 부상을 무릅쓴 무리한 싸움을 벌이기 전에 코의 크기를 비교하는 편이 낫다. 연구자들은 “긴코원숭이가 수컷 사이에 직접적인 싸움이 없이 분쟁을 해결하는 데는 큰 코가 작용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밝혔다. 큰 코가 평화를 부른다.
 
연구자들은 또 코의 길이가 울음소리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조사했다. 긴코원숭이는 나무 위에서 생활하고 해안과 강변의 열대우림을 멀리 떠나지 않는다. 울창한 숲에서는 시각 신호보다 청각 신호가 잘 전달된다. 조사 결과 코가 길수록 공명이 잘 일어나 암컷을 유인하는 긴 콧소리를 내는 데 유리한 것으로 밝혀졌다.
 
n4.jpg» 어린 긴코원숭이. 긴코원숭이는 주로 나무 위에서 생활하며 물가를 떠나지 않는 세계적 멸종위기종이다. 마쓰다 잇키 제공
 
결국 큰 코는 이 원숭이가 암컷의 인기를 끌고 경쟁 상대인 다른 수컷에게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알리는 시청각 신호라는 사실이 이번 연구로 드러났다. 긴코원숭이는 보르네오 고유종으로 수컷이 암컷보다 훨씬 몸집이 크며 체중은 30㎏에 이른다. 코의 길이는 최고 10㎝이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목록에 ‘멸종위기’ 등급에 등재된 종이다.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Koda et al. Nasalization by Nasalis larvatus: Larger noses audiovisually advertise conspecifics in proboscis monkeys, Sci. Adv. 2018;4: eaaq0250, DOI: 10.1126/sciadv.aaq0250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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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은 끝났다…다음 수순은 MB소환과 구속영장 청구?

[아침신문 솎아보기] 한국일보 “검찰, 구속영장 청구 방침” 보도…‘다스 소송비 삼성대납’ 문건도 확보

손가영 기자 ya@mediatoday.co.kr  2018년 02월 26일 월요일
원문보기: 

http://www.mediatoday.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141464#csidx20fb36419fe2823938fe57e86f2881f 검찰이 뇌물수수·횡령·조세포탈 등 혐의를 사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 이르면 3월 초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일보는 “25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검찰은 평창 동계올림픽이 이날로 모두 종료됨에 따라 이 전 대통령 소환 일정을 조율하며 막판 ‘다지기’수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검찰은 소환 조사보다는 그 이후 이 전 대통령 신병 처리에 고심이 컸지만 구속영장 청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고 지적했다.  

 

▲ 26일 한국일보 12면
▲ 26일 한국일보 12면
 
 

 

지난 25일 이 전 대통령의 아들이자 다스 전무인 이시형씨가 검찰에 비공개 소환된 것을 두고는 ‘이 전 대통령 소환을 위한 포석’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한겨레는 “이날 이씨의 소환은 이 전 대통령 조사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 성격이 짙다”고 분석했다.

한국일보는 “다만 이날 조사를 받은 시형씨와 조사가 예정된 이상은 다스 회장이 검찰이 확보한 다스 관련 증거자료 앞에서 어떤 입장을 취하는지가 이 전 대통령 신병 처리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며 이들이 혐의를 인정하나 이 전 대통령이 부인할 때 영장 청구는 당연한 수순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삼성의 ‘다스 소송비 대납’ 사실을 수회 보고받은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 26일 조선일보 10면
▲ 26일 조선일보 10면
 
 

 

26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검찰이 확보한 ‘VIP 보고’ 문건엔 2009년 중반 미국에서 진행 중인 다스 투자금 반환 소송 진행 과정이 보고 형식으로 적혀 있다. 문건엔 다스 소송 비용 월 12만5천달러가 삼성 계좌에서 나가고 있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건은 지난달 말 검찰이 이 전 대통령 사무실이 있는 영포빌딩 지하 2층을 압수수색하면서 발견했다. 조선일보는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수차례 소송 진행 상황에 대해 이 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는 것”이라며 “김씨는 검찰 조사에서 관련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지적했다.  

청와대 문건이 청와대 밖 이 전 대통령 사무실 인근에서 발견된 점에서 공무상 비밀누설죄 등의 혐의가 추가 적용될 수도 있다. 조선일보는 “국가 최고 안보 기밀이 다뤄지는 국가위기관리센터와 민정수석실, 국정원 등에서 생산해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하거나 대통령실에서 접수한 문건들이 발견됐다”며 “이 전 대통령의 이삿짐에서 나온 문건인 만큼 이 전 대통령이 몰랐을 수 없다는 것이 검찰 판단”이라고 분석했다.

종교계 #미투, “올 것이 왔다” 

천주교 수원교구 신부의 신자 성폭행 시도가 폭로되면서 성폭력 피해 사실 고발 운동인 ‘미투운동’(MeToo·나는 고발한다)이 종교계로 확산될 조짐이다.

 

▲ 26일 경향신문 8면
▲ 26일 경향신문 8면
 
 

 

가해자 신부가 소속된 수원교구는 지난 25일 교구장인 이용훈 주교 명의로 “그동안 깊은 상처를 안고 살아온 피해 자매님과 가족들, 교구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한다”며 “(성폭력 등) 그릇된 행위는 교회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고 사죄했다.

경향신문은 “내부적으로 성폭력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개신교, 불교계도 긴장한 모습”이라며 “개신교의 경우 교회개혁운동을 이끌고 있는 ‘교회개혁실천연대’에 피해 제보가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교회개혁실천연대는 다음달 2일 교회 내 성폭력 피해 경험을 고발하는 자리를 마련하기로 했다. 실천연대는 오는 7월엔 ‘기독교 반(反)성폭력센터’ 개소를 준비 중이다.  

경향은 “불교계도 ‘성평등불교연대’ 등 연합단체나 재가불자모임 등을 중심으로 교계 내 미투운동 확산 방안 등을 통한 교단 자정노력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종교계 성폭력 실태는 경찰청 등 공식 수사기관이 조사한 통계를 훨씬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청이 지난 2016년 12월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성직자 ‘2010~2016년 전문직군별 성폭력 범죄 검거인원 수’ 통계를 보면 전체 5261명 중 종교인이 681명으로 가장 많았다.  

경향신문은 “성직자의 권위가 절대적이고 종교 내 의사구조가 폐쇄적인 특성을 감안하면 실제 일어나는 성폭력은 공식 통계보다 ‘적어도 2~3배’ ‘많게는 10배 이상일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말”이라며 “이미 각 종교계 내에서 성폭력 문제를 다루는 단체나 모임 등이 활동하는 점도 종교계 성폭력이 얼마나 만연됐는지를 방증한다”고 평가했다.  

 

▲ 26일 중앙일보 8면
▲ 26일 중앙일보 8면
 
 

 

한편 연극계 미투운동은 관객들의 보이콧 운동까지 이끌어내는 등 비연극계 종사자들의 미투운동 동참으로 확대됐다.  

문화예술계의 ‘미투(#MeToo) 운동’을 지지하는 일반시민 500여 명(경찰 추산 300명)은 지난 25일 오후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연극계 미투운동을 지지하는 ‘위드유(WithYou·당신과 지지한다)’ 집회를 열었다.  

가해자의 사과와 반성이 뒤따르는 것에 대해선 “미투 운동이 거둔 가시적인 성과”라는 평가도 나왔다.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배우 조재현씨는 현재 출연 중인 tvN 드라마 ‘크로스’에서 조기하차하고 DMZ국제다큐영화제 집행위원장 사직 처리를 앞두고 있다. OCN 드라마 ‘작은 신의 아이들’ 측은 논란 후 배우 조민기씨를 이재용씨로 교체했다.

오태석 극단 목화 대표의 신작 연극 ‘모래시계’는 다음 달 15일부터 무대에 올려질 예정이었으나 현재 공연 연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뮤지컬계의 윤호진 에이콤인터내셔널 대표 성추행 문제가 불거지며 다음 달 6일부터 개연 예정이었던 뮤직컬 ‘명성황후’도 개막 여부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 26일 한겨레 13면
▲ 26일 한겨레 13면
 
 

 

한겨레는 연극계 내 성폭력 문제가 이제야 폭로된 것과 관련, “‘왜 그때는 가만있었느냐’는 발언은 미투 피해자들을 향한 2차 폭력이다. ‘너도 잘못이다’는 그릇된 인식을 심어주며 그들을 더 숨게 한다”며 “미투 운동 이전에도 ‘작은 용기’들은 곳곳에서 솟았지만, 내부자들의 외면으로 성폭력 사태를 걷잡을 수 없이 키웠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미 대화 물꼬’ 말할 때 조선일보 “천안함 주범에 군사도로 열어주나”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을 단장으로 하는 북한 고위급대표단이 지난 25일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 등을 참여하기 위해 방남한 것을 두고 조선일보는 한국 정부의 ‘과잉의전’을 지적했다.  

 

▲ 26일 조선일보 1면
▲ 26일 조선일보 1면
 
▲ 26일 조선일보 4면
▲ 26일 조선일보 4면
 
 

 

조선일보는 ‘천안함 주범에 군사도로 열어주고… KTX 안서는 역에 특별정차’ 기사에서 “김영철 일행이 통일부 천해성 차관의 영접을 받으며 우리 군의 작전 도로를 넘어왔다는 소식에 많은 국민은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김학용 국회 국방위원장의 성명서 발언을 인용했다. “북한 도발 총책임자에게 어떻게 우리의 비밀 군사도로를 보여줄 수 있느냐”는 것이다.  

조선일보는 고속열차 KTX가 덕소역에 정차한 것을 두고도 과잉 의전이라고 비판했다. 김영철 대표단은 이날 숙소인 워커힐 호텔을 나와 경의중앙선역인 덕소역에서 KTX를 타고 평창까지 이동했다.  

조선일보는 “덕소역은 본래 KTX가 정차하지 않는 역이다. 김영철 일행을 위해 정규 편성에 포함되지 않았던 특별열차편을 운영한 것”이라며 “이 특별열차 편성으로 평창행(行) 일반열차는 10여 분씩 연착됐다. 특별열차 한 대 편성하는 데에는 1000만원 안팎의 예산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지난 25일 한시간 여 가량 진행된 문재인 대통령과 김영철 통일전선부장 간 대화를 두고 ‘탐색적 대화의 길이 열렸다’고 평가했다.  

 

▲ 26일 한겨레 4면
▲ 26일 한겨레 4면
 
▲ 26일 경향신문 1면
▲ 26일 경향신문 1면
 
 

 

김 통일전선부장은 이날 문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북-미 대화에 나설 뜻이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한겨레는 이와 관련 “북·미가 지금처럼 최악의 대결 구도에 머물러 있는 한 남북관계의 질적인 도약도 어렵다는 현실 인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며 “북·미가 대화에 나선다면 북핵·미사일 문제가 의제가 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 비춰, 적극적으로 해석하자면 북이 핵·미사일 문제를 협상 테이블에 올릴 수 있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밝힌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겨레는 이어 “중요한 것은 미국이 북쪽의 메시지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라며 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사실 북한이 대화를 하고 싶으면 뉴욕 채널을 통해서 말하면 되는데,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은 여전히 북-미 간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아래는 26일 아침 전국단위종합일간지 1면 머리기사 제목.

경향신문 "[평창 올림픽]평화의 불 지피고 성화 꺼지다" 
국민일보 "[‘평화의 평창’ 결산 <2>] 우려를 찬사로… 원더풀 평창!"
동아일보 "美 최강제재속… 北 “美와 대화 용의있다”" 
서울신문 "北 “미국과 대화 충분한 용의있다”" 
세계일보 "文대통령 “北·美 대화 열려야”… 北대표단 “충분한 용의 있다”"
조선일보 "평창의 남북, '비핵화·천안함' 한마디 없었다" 
중앙일보 "김영철, 문 대통령 만나 “북·미 대화 용의”" 
한겨레 "문 대통령 만난 김영철 “미국과 대화 충분한 용의”"
한국일보 "문 대통령 만난 김영철 “북미대화 충분한 용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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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조작된 간첩사건 같은 국가폭력

천안함사건 진실규명 범시민사회협의체(준) 공동대표 조헌정 목사를 만나다
 
편집국  | 등록:2018-02-26 10:18:03 | 최종:2018-02-26 10:18:35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천안함’, 조작된 간첩사건 같은 국가폭력 
천안함사건 진실규명 범시민사회협의체(준) 공동대표 조헌정 목사를 만나다

(사람일보 / 이정훈 기자 / 2018-02-25)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에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의 참석이 확정되면서 한국사회는 다시금 천안함 사건이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되었다. 그간 김영철 부위원장이 ‘천안함 피격사건 배후’로 지목되어 왔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 22일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 ‘천안함 침몰사고 진상규명을 위한 재조사를 청원합니다!’라는 청원이 이미 시작되어 분위기는 달아오를 대로 달아오른 상태이다.

여기에 개신교 진보 인사인 문대골 목사와 조헌정 목사(이상, 한국기독교장로회 소속), 불교계 명진 스님, 김원웅 전 국회의원과 박해전 6.15 10.4 국민연대 상임대표가 공동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천안함 진실규명을 위한 범시민사회협의체 준비위원회’(이하, 범시민협의체)도 24일 “천안함 사건 진실규명을 위한 재조사를 요청한다”는 제하의 성명을 발표하고 천안함 사건의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에 범시민협의체 공동대표인 조헌정 목사를 만나 인터뷰를 나눴다. 인터뷰를 통해 확인한 바 조헌장 목사의 어조는 분명하고 단호했다. 천안함 사건의 진실이 규명 되지도 않았고, 진실도 규명되지 않은 채 북을 범인으로 지목한 것 자체가 한국 정부의 잘못이었다는 것이다. 또한 이를 규명하는 일은 단순히 천안함 사건의 진실 규명을 넘어 남북 간의 반목을 씻어내는 또 한 걸음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드린다. 긴급히 발표한 성명서를 읽었다. 성명서의 주된 내용은 천안함 사건에 대한 재조사를 요구하는 것이다. 이는 자유한국당을 비롯해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고위급 대표단이 방남하는 것을 극렬히 반대하는 보수진영 논리에 대한 반작용인가?

- 아니다. 천안함 문제는 2010년 사고가 일어난 직후부터 이는 진실의 문제였기에 한 명의 종교인으로서 계속 깊은 관심을 갖고 있었고, 설교를 통해 여러 차례 이것이 왜 거짓인가를 공개적으로 천명한 바 있다. 1970년대 박정희 군사독재정권 시대에 계속 되었던 간첩 조작과 같은 국가 폭력으로 이해하여 왔다. 그래서 얼마 전 신상철 전 천안함진상 조사위원의 재판도 참관한 바 있는데 당시 증인으로 나왔던 천안함 인양에 직접 참여했던 민간업체의 부사장으로부터 이것이 어뢰 폭발에 의한 절단일 수는 없다는 증언도 들은 바 있다. 그래서 올해 3월 26일 천안함 8주년을 기해 진실규명을 위한 재조사를 촉구하는 범시민단체 구성을 논의하고 있었던 것인데, 이번 김영철 방남을 계기로 천안함 사건이 주요 사회적 이슈로 떠올라 원래 3월 초로 예정되었던 공식 성명발표를 앞당기게 된 것이다.

▲ 자유한국당을 비롯해 보수 진영에서 갑자기 천안함 사건을 전면에 내세우는 의도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자유한국당이 천안함 문제만 거론되면 무척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는가? 예를 들면 장관 청문회 때 “천안함 폭침이 누구 소행이라고 믿느냐?”는 질문을 던지는 등 그들이 천안함 사건을 이념적 판단의 기준점으로 삼으려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명박 정권에서 조작 발표한 천안함 사건의 원인이 세상에 알려질 것에 대한 우려와 함께 그것을 원천봉쇄하겠다는 강한 의지의 발현이라 보고, 두 번째로는 그들의 전유물과 같은 일종의 ‘종북 프레임’을 덧씌우고 진보진영으로 하여금 ‘레드컴플렉스’를 갖도록 강제하는 효과를 노리고 있는 것이라 본다. 이번에 커다란 논란이 되고 있는 김영철의 경우 2014년 박근혜 정권 당시 그 사람들은 환영하고 악수하고 회담하는 등 환대하지 않았나? 그런데 그때의 김영철과 지금의 김영철이 어떻게 다른지 그들은 설명해야 한다.

▲ “남북 간의 대화와 한반도의 긴장완화 그리고 경제협력 및 교류의 재개에 있어 가장 커다란 걸림돌이요 반드시 넘어야 할 장애물인 <천안함 침몰사건>에 대한 진실규명과 그 책임소재에 대한 명확한 결론 없이 어떻게 미래로 나아갈 수 있을지 묻지 않을 수 없다.”는 표현이 있다. 남북 간의 대화와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방해하는 요소들이 많이 있는데, 특별히 이것을 문제 삼은 이유가 무엇인가? 이것도 역시 자유한국당의 주장에 대한 반박인가?

- 너무나 상식적인 얘기일 수 있는데, 만약 한 동네 살면서 아무 잘못도 없는 이웃을 ‘살인범’이라고 누명을 씌웠다면 두 집 간에 정상적인 관계가 가능하겠는가?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에 대한 진실규명없이 관계개선은 원초적으로 불가능한 것이다. 그 외 이산가족 상봉을 비롯한 여러 현안들이 있고 특히 북한 정부에서는 2년 전 중국의 북한 식당에서 일하던 12명의 여성들-남한에서는 자진 탈북으로, 북한에서는 납치로 주장-의 문제가 먼저 해결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참고로 제가 소속되어 있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화해통일위원회에서는 여러 가지 정황을 보아 납치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직접 면담을 요청하여 왔지만, 번번이 거절당해 왔고, 심지어는 이 12명의 부모님들이 평양 봉수교회를 통해 자신의 자녀들에게 보내는 서신을 위원회에 보내왔고, 그래서 이를 국가정보원에 보내 이분들에게 전달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그마저도 거절 당했다.

아무튼 중요한 것부터 하나씩 풀어가야 하는데 이기적인 정치적 목적을 갖고 접근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데, 이미 언론에도 알려진 바 있지만, 이명박 정권 말기에 꽉 막힌 남북관계를 풀기 위해 그리고 이명박 퇴임 전 업적을 남기기 위해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한 적이 있다. 당시 청와대 김태효 비서관이 싱가폴에서 북측을 만나 정상회담추진을 제안하며 “북에서 보면 사과가 아니지만, 남에서 보면 사과로 보이는 유감표명을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북에서 거절하자 돈봉투까지 건넸다가 그마저 북측이 모두 폭로하는 바람에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망신만 당한 적이 있다. 그만큼 남북의 갈등문제를 풀어가는 데에 신중해야 하고 무엇보다 신뢰를 바탕으로 한 대화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은 두 말 할 필요가 없다.

▲ 한편으로 생각하면 북측에서도 김영철 부위원장에 대한 한국 보수진영의 평가를 알고 있을 텐데 굳이 김영철 부위원장을 파견한 이유를 예상한면 어떤 것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 첫째는 문재인 정부와의 남북대화를 트기 위한 진정성의 일환이라고 본다. 개막식에 외교를 책임지는 최고위급 김영남 위원장과 김여정씨를 특사로 보냈듯이, 이번 폐막식에 최고위급 김영철 부위원장이 오는 것은 전혀 이상한 것도 아니며 이미 2014년 군사회담 시 북측 대표단장으로 온 적이 있기 때문에 특히나 보수진영에서 지금처럼 난리를 칠 일은 아니라고 본다. 또 한편으로는 언론에서 지적하기도 한데, 유엔 제재 결의의 대상 중의 한 명인 김영철을 보내 미국의 의도를 파악하려는 시도일 수도 있다고 본다.  
  
▲ 또 한편으로 북측에서 이 천안함 사건에 대해 책임 없음을 밝히려는 의도로도 읽을 수 있을까? 한국사회에서 불고 있는 이명박 정권의 적폐 청산에 기류를 읽은 것으로 이해해도 될까?

- 본인으로서는 천안함에 대한 북측의 현재의 입장이 어떠한지 상세히 알 수는 없지만, (나는 100% 북이 저지른 폭침 사건이라고 보지 않기 때문에) 섣불리 동의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그들이 일종의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것은 읽을 수 있는데, 김영철 위원장의 방남을 천안함 사고와 관련하여 이명박 정권의 적폐 청산과 연계시키는 것은 너무 앞서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 어쨌든 천안함 사건은 여전히 한국사회에서 극명하게 의견이 갈리는 부분이다. 하지만 성명서에는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증거가 있는가?” 하고 되물으며 천안함 사건의 원인에서 북한을 제외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국사회에 많은 국민들은 여전히 천안함 사건은 북한이 일으킨 것으로 각인되어 있다. 또한 며칠 전 한 언론에서는 천안함 사건에 대해 북측의 “포괄적 책임”이라는 중화적인 표현까지 사용하며 여전히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 사실 이 문구는 제 개인으로서는 마땅치 않는 문구이지만, 이것이 대국민 성명서이기에 국민일반 정서에 기초하여 문서를 작성한 것이다. 우선 매우 간략하게 천안함 사건이 왜 북한에 의한 폭침이 아닌지에 대해서 제가 생각하는 바를 말해 보겠다. 첫째, 당시 언론을 보면 아시겠지만, 이 사건이 일어났을 때, 저를 포함해서 모든 국민이 북한이 하지 않았는가 하는 의문을 품었다. 그러자 이틀 후 바로 미 국무성은 공식발표를 통해 “북한은 관련이 없다”고 발표했을 뿐만 아니라 “한국 자체의 문제”라고 규정한 바 있다. 그건 당시 북의 잠수정 침투를 막기 위한 한미합동해상훈련을 하는 과정에서 생긴 일이었기에 만약 이를 북의 소행으로 한다면, 미군의 최첨단 레이다망이 전혀 쓸모없는 것이었음을 인정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물론 미국의 입장이 후에 바뀌는데, 여기에는 제가 아는 바 F35 전투기 구입 등 군수산업의 문제와 일본 오키나와 후텐마 기지 이전을 무산시키기 위한 전략 등과 관련이 있는데, 얘기가 기니까 여기서는 그만 하겠다.

두 번째는 침몰된 천안함 함수의 길이가 47m, 함미는 38m인데, 이것을 발견하는데 3일이 걸렸다. 생각해 보면 어떤가. 수심이 얕은 서해 바다에서 46명의 고귀한 생명이 갇혀 있는 거대한 철근 덩어리를 찾는데 3일이나 걸렸다? 이게 말이 되는 얘기인가? 더구나 발견하고 보니 사고 원점에서 불과 180m, 즉 천안함 길이의 두 배 정도되는 거리에 침몰해 있었다는 얘긴데… 찾는 데 3일 걸렸다?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는 일인가?

제가 20년 전 미국에서 어선을 타고 고기잡이를 간 적이 있다. 당시 어군탐지기라고 자동차 네비게이션 정도의 작은 화면에 수십 미터 아래의 물고기들이 다 보이더라. 그런데 겨우 47m 수심에 가라앉은 길이 38m 높이 10m 짜리 대형구조물이 보이지 않는다고? 이건 말이 안 된다. 어부 출신 친구 목사가 있었는데, 이분은 보수 중의 보수였다. 그런데 이 뉴스를 듣더니 말이 안 된다고 하더라. 물론 3일 동안이나 손 놓고 있었던 이유는 따로 있다. 그건 침몰된 잠수정의 시신을 먼저 끄집어내고 이를 다른 장소로 이동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했던 것인데 이 정도 얘기하겠다.

세 번째는 이것이 어뢰에 의한 폭침이냐 아니냐 하는 것은 절단면을 보면 분명하다. 어뢰든 뭐든 폭발에 의한 절단이라면 찢어진 단면자체가 다르고 화염에 불탄 흔적이나 그을음 등이 발견되어야 하는데 그런 것이 전혀 없었다. 더구나 절단부위 천정의 형광등이 깨어지지 않은 채 그대로 있다는 것은 어떤 논리로도 설명할 수 없는 것이고, 폭발에 노출되었을 때 가장 약한 것이 생명체인데 생존자나 희생자나 폭발에 의한 손상 즉 고막이 터지거나 코피가 나는 등의 손상이 전혀 없다는 것은 폭발자체가 없었다는 것을 증명할 뿐이다. 제가 참관했던 신상철 위원 재판의 증인으로 나왔던 당시 천안함 인양업체(88수중개발)의 부사장은 증언대에서 천안함의 손상형태를 봤을 때 폭발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증언했다.

네 번째는 당시 UDT 출신의 한준호 준위는 침몰된 천안함과는 전연 다른 장소에서 잠수 활동을 하다 순직을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분만을 위한 추도식이 미군 주도하에 미 함정에서 따로 거행되었고, 여기에 캐슬린 스티븐스 미국 대사와 미8군 사령관이 참석하여 애도를 표하고 유가족에게 금일봉을 전달했다. 왜 그랬을까? 그리고 30년 CIA 국장 출신으로 전 주한 대사였던 도널드 그레그는 그의 자서전에서 천안함은 북한에 의한 소행이 아니라고 밝혀 놓았다.

다섯 번째는 이명박 정부가 발표한 것을 보면 천안함 사고는 경계에 실패하여 반파되어 46명이 사망한 사건인데, 그렇다면 경계에 실패한 것에 대한 책임, 부하대원 46명을 사망케 한 책임을 지휘라인에서 져야 하는데, 그런 것이 전혀 없었다? 오히려 포상을 받고, 훈장을 받고, 진급을 하는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는 일 아닌가? 군대에서 총기사고만 나도 지휘관들이 줄줄이 옷을 벗는데? 몇 년전 휴전선 동부지역에서 소위 ‘노크귀순사건’이라고 있지 않았나? 북한군인 한명이 38선을 넘어 내무반의 창문을 두들겨서 귀순 의사를 밝힌 일이 있었는데, 그때 사단장 이하 많은 장교들이 옷을 벗었다. 사람이 죽지도 않았어도 이런 일이 있는데, 46명이나 죽었는데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았다.

이 외에도 1번 어뢰 등등의 과학 논쟁이 아닌 상식에 어긋나는 무수히 많은 의문점들이 차고도 넘치는 것이 천안함 사건이다.

▲ 이건 기술적인 문제라 질문하기가 참 어려운 부분이지만, 의견을 듣는 차원에서 질문드린다. 2010년 3월에 발생한 천안함 사건의 진상 규명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가? 그간 조사자료들이 제대로 남아 있을지도 의문이고 지금 드러나고 있는 이명박 정권의 성격상 조직적인 자료 폐기도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 이번 3월26일이면 8년 째가 되는데 10년에 가까운 세월이 흘렀으니 자료들이 제대로 남아 있을지 걱정이 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천안함 진실규명을 위한 재판이 지금도 현재진행 중이다. 무슨 얘기냐면 재판이라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이며 그 논리싸움을 위해 얼마나 많은 증거자료들을 모아야 하는지 그것은 상상을 초월한다. 따라서 신상철 전 위원에 말에 의하면 변호인단이 갖고있는 증거자료들이 진실규명을 하기에 충분할만큼 확보되어 있다고 하니 그리 염려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다만 진상규명을 해 나가는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만약 천안함 침몰사고가 북한의 행위가 아니라고 정부가 발표하는 순간 여기에 관련된 모든 사람들 말하자면 국방부, 청와대 권력 내부에 끼치는 영향력이 너무나 크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진상규명의 과정은 과학적이어야 하고 합리적이며 객관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박정희 정권 하에서 저질러진 수많은 간첩단 사건들 지금은 거의 다 조작이라고 밝혀지지 않았는가? 결국 국가 권력이 개입한 조작 사건은  시간의 문제이지 언젠가는 반드시 밝혀진다는 것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 이제 다시 질문을 앞으로 돌려, 천안함 사건의 진실규명이 남북관계에 끼칠 선한 영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사실 남쪽에서는 은행 컴퓨터 해킹 사건 등등 무슨 일만 생기면 북의 소행이라고 일단 말한다. 그러다가 슬그머니 아니라고 꽁무니를 뺀다. 미국은 1945년 분단 이후 북한을 적으로 보았고, 한국전쟁 이후 철천지 원수로 그리고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악의 축’으로 규정해 왔다. 여기에 남한은 계속 동조를 해왔다. 뭐든지 북에게 책임을 돌림으로 우리 국민의 마음이 북에 대해 완전히 닫혀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동계올림픽 여자하키팀 단일팀 구성과 경기 그리고 응원전을 보면서 처음엔 젊은층의 반대가 많았지만 결국 ‘하나의 민족’이라는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결과를 가져왔지 않았나?

그리고 천안함 사건의 진실규명은 북한의 누명을 벗겨주는 것과는 다른 차원이다. 폭발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입증이 되면, 어뢰도 가짜인 것이고, 어뢰를 쏜 주체도 허상이 되는 것이다. 그러면 한 국가가 국가기관을 총동원하여 전 국민을 속이고 국제사회를 속인 것이 백일하에 드러나게 되는데, 이것은 단순히 어떤 ‘선한 효과’라는 표현을 넘어 ‘고질적인 암덩어리를 도려내는 것’과 같은 커다란 변혁이 오게 되는 것이다. 물론 우리 정부뿐만 아니라 미국 그리고 그에 동조했던 국제사회는 무고한 나라를 살인범으로 비난한 것에 대해 사과하고 사죄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는 홀가분하게 평화와 협력을 이야기하며 남북 간에 손을 잡고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본다.

▲ 천안함 사건은 한국사회 그 어느 계층들보다 보수적 교회가 북측에 책임을 제기하며 극렬히 북측을 공격하는 한 이유이기도 하다. 보수적 한국 교회가 천안함 사건을 이렇게 이용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보수적 교회들의 뿌리는 북한에서 내려온 이북 출신들이다. 일단 북의 공산주의에 대한 기본적인 증오가 있고, 북한 헌법이 종교자유를 허락하고 있긴 하지만, 자유로운 선교를 할 수 없는데다가 3대에 이르는 김일성 체제를 하나의 우상숭배로 보고 있어 북을 받아들일 수가 없다. 그러기에 공격할만한 기회만 있으면 이를 들고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저는 그분들에게 묻고 싶은게, 예수님을 십자가에 매달려 돌아가시게 한 자들이 누구인가? 로마인인가? 아니다. 같은 유대인들이었다. 시기하고 질투하는 동족의 음모와 음해로 예수님은 십자가에 달리셨다. 가난한 사람, 아픈 사람, 힘없는 사람을 품어주신 예수님이야 말로 진정한 진보인이요 혁명가 아닌가? 그 분을 음해하고 죽음에 이르게 한 자들이 기득권 세력이요 권력자들이었다. 예수님을 믿으라고 하면서 스스로 기득권 수구세력이 되고 권력자가 되는 종교인은 ‘거짓 종교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본다. 그들이 증오를 불러일으키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렇게 함으로서 자신들을 의인화시키는 것이다. 또 하나의 바리새주의인 것이다.

▲ 보수적 한국교회에게 이 천안함 사건의 진실 규명이 가지는 중요성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린다.

- 이는 단지 보수적 교회에게만 해당되는 얘기는 아니다. 바른 국가가 성립이 되려면 바른 국민이 있어야 하고 바른 국민이 되려면 정부가 국민들을 현혹시키기 위한 술책과 거짓에 속아 넘어가지 않아야 한다. 히틀러 시대에 수많은 목사들이 그리고 지식인들이 거짓 논리에 속아 넘어간 것을 넘어 독재자의 조력자가 됨으로써 수천만 명의 인류가 희생을 당해야만 했다. 천안함 사건을 조금만 들여다보면 ‘진실’은 매우 분명하게 드러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이성을 유보하고 위의 권위가 얘기하는 대로 쫓아가는 행위는 예수의 복음 정신을 위반하는 일이다. 예수께서는 당시의 종교 지도자들을 비판하고 헤롯 왕을 여우라고 비난하셨다. 결국은 예루살렘 성전 숙청이라는 당시의 사회기반을 뒤흔드는 민중혁명을 일으켰기에 로마가 정치 게릴라들만을 처형하는 십자가형을 당하신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민족화해와 평화통일이다. 남한이 경제적으로는 세계 15위 안에 드는 경제대국이지만, 세계 최고의 자살률 국가가 되는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태어나면서부터 자기 동족에 대한 미움과 증오 속에서 살아오다 보니 자기 생명에 대한 경외심마저 사라졌다. 그래서 살아가다 어려움이 생기면 그만 자기 목숨을 쉽게 버리는 풍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북에 대한 증오 뿐만아니라 타인에 대한 증오심은 결국 스스로를 파멸의 길로 이끌 뿐인데 말이다.

<에큐메니안=이정훈 기자>


출처: http://www.saramilbo.com/sub_read.html?uid=18681&section=sc1&section2=

 
본글주소: http://www.poweroftruth.net/news/mainView.php?uid=4415&table=byple_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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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고위급대표단 "북미대화 충분한 용의 있다"

<추가3> 문 대통령, 북 김영철.리선권 접견...정의용.서훈 배석
김치관 기자  |  ckkim@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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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2.25  18:4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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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 참가차 방남한 김영철 조선노동당 부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고위급대표단을 25일 오후 평창에서 접견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오늘 대화는 5시부터 1시간 동안 평창의 모처에서 진행됐다”며 “김영철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과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 등 북한의 고위급대표단을 만나 남북관계 전반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김영철 부위원장 등 북측 대표단 8명 전원과 접견을 한 뒤 김영철 부위원장과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과 대화를 나눴으며, 이 자리에는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과 서훈 국정원장이 배석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이어 폐회식에도 대표단을 보내 축하를 해줘 평창올림픽이 안전하게 치러진데 대해 높이 평가”했으며, “남북의 이런 노력으로 평창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치르게 됐다”고 평가했다.

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남북관계가 앞으로 광범위하게 확대되고 진전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고, 북쪽 대표단은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같은 의지를 지니고 있다고 김 위원장의 뜻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또한 문 대통령은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문제의 본질적 해결을 위해서라도 북미대화가 조속히 열려야 한다고 지적했고 북 대표단도 북미대화를 할 충분한 용의가 있다며 북도 남북관계와 북미관계가 같이 발전해야 한다는데 생각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결국 남북 정상이 북측 고위급대표단을 매개로 남북관계 진전과 북미대화 추진에 의기투합한 모양새다.

   
▲ 북측 고위급대표단 김영철 단장은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을 문재인 대통령 내외 뒷줄에서 함께 지켜보았다. [사진제공 -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과 북측 고위급대표단은 오후 8시부터 평창 개폐막식장에서 진행되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에도 함께 참석했으며, 문 대통령 내외 바로 뒷줄에 자리잡은 김영철 부위원장은 문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 대표단 단장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과는 특별한 접촉이 없었다. 

김영철 부위원장 북측 고위급대표단 일행은 오후 9시 55분께 서둘러 폐막식장을 나서 숙소가 있는 서울로 향했다. 

​앞서, 북측 고위급대표단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 초청으로 통일부 고위간부들과 오후 6시 30분부터 1시간 가량 공동만찬을 가졌다.

​통일부는 “양측은 평창 동계올림픽이 남북 간 협력과 국제사회의 지지를 통해 평화올림픽으로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데 대하여 높이 평가하였다”면서 “평창 동계올림픽을 통해 마련된 남북 간 화해협력 분위기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자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계속 협력해 나가기로 하였다”고 밝혔다. 

   
▲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에 참가할 북한 고위급대표단이 25일 오전 경의선 육로를 거쳐 도라산 출입사무소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 - 사진공동취재단]
   
▲ 김영철 단장(가운데)과 리선권 단원(오른쪽)이 천해성 통일부 차관(왼쪽)의 영접을 받으며 입경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 - 사진공동취재단]

한편, 김영철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 부장을 단장으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단원으로 하는 북측 고위급대표단 일행 8명은 이날 오전 10시경 경의선 육로를 통해 도라산 출입사무소로 방남했다.

지원인원은 리현, 김성혜, 최강일, 김명국, 김주성, 조봄순 등 6명이며, 이 중에서 리현, 김성혜는 통일전선부 소속 대남통으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고 최강일은 외무성 북아메리카국 부국장이다.


​(추가3,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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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 등 북 고위급대표단 방남..반대시위대 우회

(추가3) 지원인원에 대남통 리현.김성혜, 대미라인 최강일 포함
도라산=공동취재단/김치관 기자  |  ckkim@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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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2.25  10:0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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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철을 단장으로 하는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에 참가할 북측 고위급대표단이 25일 오전 도라산 출입사무소 입경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 - 사진공동취재단]

김영철 조선로동당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북한의 고위급대표단이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에 참가하기 위해 25일 오전 9시 49분께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경의선 육로로 방남했다.

북한 고위급대표단은 김영철 단장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해 6명의 수행원으로 구성됐으며, 통일부 천해성 차관이 영접했다.

​공동취재단에 따르면 10시 11분께 도라산 남측 출입사무소(CIQ) 로비에 나온 김영철 부위원장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다소 굳은 표정으로 10시 15분께 대기 중이던 승용차 편으로 떠났다. 

그러나 2010년 천안함 사건에 책임이 있다며 김영철 부위원장의 방남을 반대하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등 반대세력들도 길목인 통일대교 남단에 진을 치고 있는 상황이어서 통일대교 동쪽 전진대교를 통과해 숙소인 서울 워커힐 호텔로 향했다

​북측 고위급 대표단은 김영철 단장과 리선권 단원을 비롯해 지원인원 리현, 김성혜, 최강일, 김명국, 김주성, 조봄순 등 모두 8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리현, 김성혜는 통일전선부 소속 대남통으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고 최강일은 외무성 북아메리카국 부국장이다.   

   
▲ 김영철 단장(가운데)과 리선권 단원(오른쪽)이 천해성 통일부 차관(왼쪽)의 영접을 받으며 입경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 - 사진공동취재단]

이들은 25일 오후 8시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에 참석하는 등 2박 3일간의 방남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지난 22일 “문재인 대통령이 자연스럽게 (북측) 대표단을 만날 것”이라며 “남북관계와 평화발전, 화해 등을 위한 여러 가지 논의가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한 바 있다.

북측 고위급대표단은 방남 기간 문재인 대통령을 청와대로 예방할 것으로 보이며, 김영철 부위원장의 파트너에 해당하는 서훈 국정원장과 이미 고위급회담에서 리선권 위원장과 대좌한 바 있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 등과도 나란히 자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과 특사로 파견한 김여정 조선로동당 제1부위원장 등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고위급대표단으로부터 방남 결과를 보고받고 “금후 북남관계 개선 발전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해당 부문에서 이를 위한 실무적 대책들을 세울 데 대한 강령적인 지시”를 한 바 있다.

따라서 대남분야 책임자인 김영철 부위원장이 어떤 카드를 들고 올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또한 수행원 중에는 최강일 외무성 북아메리카국 부국장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북미대화 재개와 관련해 주목받고 있다. 최 부국장은 외무성 대미라인으로 6자회담에도 참석한 인물이다.

앞서 지난 23일 방한한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을 단장으로 하는 미국 대표단에는 비공식 수행원으로 앨리슨 후커 미국 국가안보회의의(NSC) 한반도담당 보좌관이 포함돼 있다.

후커 보좌관은 지난 2014년 11월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북한에 억류된 미국 국적자 캐네스 배 석방을 위해 방북할 때 동행해 김영철 부위원장 등을 만난 적이 있다.

   
▲ 김영철 고위급대표단 단장이 대기 중인 차량에 승차하고 있다. [사진 - 사진공동취재단]
   
▲ 리선권 고위급대표단 단원이 대기 중인 차량에 승차하고 있다. [사진 - 사진공동취재단]

한편, 자유한국당과 천안함 46용사 유족회 등은 김영철 부위원장이 천안함 사건에 책임이 있다며 방남 반대에 나서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김영철 방한 저지 투쟁위원회’를 구성, 24일 저녁부터 경기도 파주 통일대교 남단 도로를 점거하고 밤샘 농성을 벌이고 있고, 천안함 46용사 유족회는 전날 김 부위원장의 방남 철회를 촉구하는 서한을 청와대에 전달했다.

통일부 백태현 대변인은 23일 브리핑을 통해 “천안함 폭침을 분명히 북한이 일으켰으며, 김영철 부위원장이 당시 정찰총국장을 맡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구체적인 관련자를 특정해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한 “김영철 부위원장이 현재 북한에서 남북관계를 총괄하는 통일전선부장으로서 남북관계 개선과 비핵화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책임있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상대가 누구이며 과거 행적이 어떤가에 집중하기보다, 어려운 한반도 정세 하에서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실질적인 대화가 가능한 상대인지 여부에 집중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 북측 고위급대표단 일행을 태운 차량 행렬은 반대시위대를 우회해 통일대교 동쪽 전진대교를 통과, 숙소인 서울 워커힐 호텔로 향했다[사진 - 사진공동취재단]


(추가3,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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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미셀 초스도브스키 “미국, 북한 아닌 한반도 전체에 전쟁 위협 가하고 있다”

“美 통상압박은 남북대화 반대하기 때문…북한처럼 한국도 제재할 것”

김백겸 기자 kbg@vop.co.kr
발행 2018-02-24 12:04:39
수정 2018-02-24 12:04:39
이 기사는 번 공유됐습니다
 
인터뷰 중인 미셀 초스도브스키 교수
인터뷰 중인 미셀 초스도브스키 교수ⓒ민중의소리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이 모처럼 대화 무드가 조성된 가운데 미국 측에서는 대북 강경 발언이 계속되는 등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8일 평창 올림픽 개회식에 참석하고 돌아간 마이클 펜스 부통령은 “대북 압박정책에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미국 보수층에서도 북측의 평창올림픽 참가 등 행동을 ‘미소 작전’이라며 ‘속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절하하면서 남북 평화 무드를 달가워하지 않는 반응이다.

이에 대해 반세계화 이론가인 미셀 초스도브스키 캐나다 오타와 대학 교수는 “미국은 평창올림픽 중간 뿐 아니라 올림픽이 끝나고 나서도 위협을 할 것”이라며 “이는 미국 정부가 전쟁을 야기할 것이라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미셀 교수는 23일 ‘민중의소리’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남북 간의 평화적인 대화에 긍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평창 올림픽 개회식에서 남북 선수단 공동입장 당시 가만히 앉아만 있던 마이클 펜스 미국 부통령 보여준 행동이 미국의 입장을 명백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펜스 부통령이 남북대화를 반대할지라도 그는 그렇게 해서는 안 됐다”면서 “그의 행동은 미국이 통일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명백하게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9일 강원 평창올림픽플라자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위원장과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아베 일본 총리가 대화 하고 있다.
9일 강원 평창올림픽플라자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위원장과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아베 일본 총리가 대화 하고 있다.ⓒ뉴시스

북측 고위급 대표단과 펜스 부통령간 만남이 불발된 데 대해서도 “펜스가 손을 잡는 것을 거부한 것”이라며 “외교는 싫어하는 사람과도 말할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하는데 이를 펜스 부통령은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미셀 교수는 최근 미국 정부의 한국에 대한 통상 압박도 남북 대화를 반대하는 미국의 입장이 반영된 것이라고 바라봤다. 그는 “지금까지는 북에 제재 조치를 했었는데, 그러한 무역 제재 조치를 이제는 한국에 가하는 것”이라며 “이것은 남북 간 평화로운 회담에 대한 제재 조치이며 궁극적으로 미국의 입장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통상 압박은 안보 문제와 과계없다’는 한국 정부의 입장과는 반대되는 의견이다.

미셀 교수는 “남북 간에 대화가 되면 개성공단 문재가 재협상되고 남북 간 무역이 재개될 텐데 그러면 미국은 한국에 대해 제재 조치를 할 것”이라며 “미국이 한국에 대해서도 적대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며 이것이 남북 관계 정상화를 막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한국을 제재하는 것은 남북간에 대화를 동의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한국사람들이 알아야 할 중요한 것은 미국은 지금 북한에 대해 전쟁위협을 가하는 게 아니라 한반도 전체에 전쟁 위협을 가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셀 교수는 미국의 전쟁 위협을 막기 위해서는 전시작전권 회수 등 한미 군사 동맹 수정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남북 간 평화적인 대화를 위한 선제 조건은 바로 한미 군사 동맹이 수정”이라며 “한국의 군사력이 미국의 통제 하에 들어가선 안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북 위협을 계속하는 미국으로부터 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결정권인 전시작전권을 한국이 회수해 와야 한반도 평화를 위한 진정한 남북 간 대화가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미셀 교수는 “전작권이 돌아와야 한국은 ‘우리는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다”면서 “지금은 미국에 의해 전쟁을 할지 여부가 결정된다. 북과 미국의 전쟁을 피하고 싶다면 현재의 전시작전권 프로세스가 무너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중인 미셀 초스도브스키 교수
인터뷰 중인 미셀 초스도브스키 교수ⓒ민중의소리

한편 그동안 미셀 교수는 ‘내란음모 사건’으로 인한 이석기 전 의원의 구속을 규탄하면서 그의 석방을 주장해 왔다. 이날 미셀 교수는 이 전 의원을 면회하기도 했다.

미셀 교수는 이 전 의원의 ‘내란음모 사건’과 이를 근거로 한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부정부패로 재판을 받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자신을 반대하는 이야기한다는 이유로 국회의원을 가두기도 했다”면서 “의회에 있는 국회의원들은 나라의 지도자에 대해 비판하는 이야기를 하는 게 역할”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내란음모에 대한 판결과 옛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을 한 사법부가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을 결정하는 등 모순적인 태도를 보인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에 반대하는 정치인들에게 (불리한) 판결을 내린 헌법재판소가 어떻게 박근혜 정부에 반하는 탄핵을 판결할 수 있는지 헌법재판소에 물어보고 싶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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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보는 천안함 사건의 진실-스모킹 건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8/02/25 11:15
  • 수정일
    2018/02/25 11:15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다시보는 천안함 사건의 진실-스모킹 건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8/02/25 [00:02]  최종편집: ⓒ 자주시보
 
 

 

 

▲ 진보미디어 '청준'과 천안함 사고 원인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는 이창기 기자     © 자주시보

 

자유한국당에서는 연일 평창겨울올림픽 폐막시 참석을 위해 내려오는 북 고위급 방문단 김영철 단장을 천안함 침몰 책임자라며 총살까지 운운하고 있다.

 

하지만 천안함 사건 발생 당시 정부의 사고 관련 발표가 너무 말이 되지 않아 온갖 의혹이 끊이지 않았었다. 미국 내에서도 천안함 사건으로 가장 이득을 본 나라는 미국이고 가장 손해를 본 나라는 경제제재를 당하게 된 북이라며 이 사건은 이득을 본 미국이 조작한 사건일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제기되기까지 하였다. 

 

당시 정부 합동조사단은 버블젯 어뢰에 의한 폭발로 두동강이 나서 침몰했다고 주장했지만 천안함 어디에도 폭발의 흔적이 없고 시신도 거의 수중 질식사로 밝혀졌으며 가벼운 타박상 외에는 너무나 깨끗했다. 특히 어뢰 폭발에 의한 사고라면 생존장병들 중 귀의 고막이 파손 되는 등 폭발로 인한 피해가 있어야 하는데 전혀 없었다.

또 버블젯 방식의 폭발로 두동강이 났다면 끊어진 단면의 격벽 등이 다 터졌어야 하는데 너무 깨끗했다. 심지어 얇은 유리로 만든 형광등 알까지도 멀쩡하게 천정에 달려있을 정도였다. 

이를 통해 천안함은 폭발이 아니라 잠수함과 같은 거대한 구조물과 충돌로 두동강이 났을 가능성이 높다고 필자도 주장한 바 있다. 그로인해 법적 처벌을 받기까지 했었다.

 

▲ 어떻게 그 배의 용골을 부러뜨러 두동강을 낼 정도의 버블젯 가스압력이 타격을 가했는데 저렇게 조그마한 형광등에 알까지 그대로 달려 있을 수가 있을까. 순간적인 폭발력으로 타격하는 폭발에 의한 것이라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대신 잠수함이 치고 지나갈 경우 직접 충돌하지 않은 부분에 달린 형광등이라면 저렇게 멀쩡할 수가 있을 것이다.     ©자주민보
▲ 20일 국방부에서 공개한 천안함 함미부 절단면 모습, 이것을 보고 버블젯 공격을 믿으란 말인가. 배의 지지대인 용골을 부러뜰릴 가스압에 의한 버블젯 공격에 당했다면 내부는 안쪽 깊숙하게 가스압에 의해 다 뭉개져야 한다. 
▲ 호주의 버블젯에 의해 두동강이 난 함수, 끊어지 단면의 격벽이 완전히 형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다 터져 나갔다. 그만큼 폭발에 의해 발생한 팽창 압력이 강하게 작용하여 내부를 다 터트려버린 것이다. 특히 측면을 보면 둥그렇게 말려들어간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압력이 위로 빠져나가면서 저렇게 둥그렇게 말았던 것이다. 하지만 천안함의 측면은 직각형택로 꺾여있다. 큰 구조물이 뚫고 들어와 꺾어버렸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 천안하의 절단면 격벽은 아주 형태가 온전하다. 심지어 천정엔 형광들이 그래로 달려있기까지 했다.

 

진보미디어 '청춘'에서 만든 위 동영상은 이런 의문점들을 총정리한 내용을 담고 있다. 

물론 참회하라는 의도에서 한 말이기는 하지만 미 국무부 헤더 노오트 대변인도 김영철 단장이 내려오면 천안함 기념관을 방문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부디 김영철 단장이 깨진 천안함 단면도 살펴보고 국방부에서 제시한 근거 자료들을 보고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아예 이렇게 논란이 다시 불붙은 차에 천안함 의혹을 해소하기 위한 특별조사와 청문회 등을 열어 한점 의혹이 없는 진실을 밝혀냈으면 좋겠다. 이 의혹을 해결해야 남북관계도 제대로 풀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남과 북의 실질적 교전으로까지 이어진 연평도 포격전도 결국 천안함 사건을 빌미로 보복차원에서 북에 사격위협을 가해 발생한 사건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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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는 살아남았다…난 덜 멍청해졌을까?

등록 :2018-02-25 08:59수정 :2018-02-25 09:05

[토요판] 뉴스분석 왜?
내가 ‘데이터 빈민’을 자처한 이유

스마트폰 환경에 익숙해질수록
뇌가 퇴화하는 것 같았다
월 1기가 요금제로 갈아탔다

텔레·카톡…메신저부터 절제
와이파이와 ‘극약처방’ 덕분에
데이터 다이어트는 일단 성공했다

280배 빠른 5G 시대가 오면
퇴화는 더 빨라질까 느려질까

 

 

시도 때도 없이 날 호출하던 스마트폰과 몇년을 함께했다. 이제 내가 먼저 시도 때도 없이 스마트폰을 찾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시도 때도 없이 날 호출하던 스마트폰과 몇년을 함께했다. 이제 내가 먼저 시도 때도 없이 스마트폰을 찾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 “데이터 없는 것과 돼지고기 없는 것 중에 하날 고른다면 뭘 택할래?” 스마트폰에 빠져 있는 육식주의자 조카에게 물었다. 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돼지고기 없는 거. 다른 고기 먹으면 되지만 데이터는 대신할 게 없잖아.” 데이터로 돌아가는 스마트폰은 조카에게뿐만 아니라 모든 이들의 삶에 필수품이 되었다. 그 필수품 소비를 좀 줄여보고 싶었다. 너무 과해서 탈이 나고 있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아침 7시. 스마트폰 알람이 울리면 나의 ‘스마트(폰에 잠식당)한’ 아침이 시작된다. ①사파리를 열어 페이스북을 ‘새로고침’한다. ②새로운 이메일이 왔나 확인한다. ③간밤 인스타그램에 새로 생긴 좋아요와 팔로어가 얼마나 되나 확인한다. 시간 여유가 있는 아침엔 ④게임 앱 붐비치(슈퍼셀사에서 개발한 모바일 전략 게임)를 열어 ‘자원’을 획득한 뒤 12시간 이상 걸리는 유닛 업그레이드까지 해놓는다. 침대에 모로 누워 안경도 쓰지 않은 채 ①~④를 끝내면 그제야 슬슬 일어나 기지개를 켠다. 잠자기 전 밤엔 ①~④를 역순으로 반복한다.

 

스마트폰으로 시작해 스마트폰으로 끝나는 하루는 침대 밖에서도 계속된다. 출퇴근길 버스나 지하철 안에선 말할 것도 없고 운전을 할 때도 신호를 기다리며 ①~④ 중 일부를 하거나 메신저를 확인한다. 먼저 메신저 알림음이 울릴 때도 있지만 울리지 않아도 보는 경우가 더 많다. 식당에서 음식을 기다리며 각자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일은 너무나 자연스럽다. 그런 스마트(폰에 잠식당)한 사람들을 보며 혀를 끌끌 차던 내가 어느새 그들과 똑같은 삶을 살고 있었다.

 

정확히 언제부터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대충 언제부터였는지는 확실히 알고 있다. 2016년 3월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시작하고부터다. 디지털 관련 부서에서 일하면서 시작된 스마트한 생활은 무제한 데이터 세례를 받아 꽃을 피웠다.

 

페북을 켤 때마다 잃어가는 것

 

애초 ‘통신비를 줄여야겠다’는 생각은 생활비 절감 차원에서 시작했다. 내가 가입한 케이티(KT)에서 가장 저렴한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는 부가세 포함해 한달에 6만5000원. 여기에 단말기 할부금을 포함해 매달 9만원 가까운 돈이 통신비로 빠져나갔다. 시간이 흐를수록 돈 쓸 곳은 늘어나는데 수입은 이에 비례해 늘지 않으니 씀씀이를 줄이는 방법밖에 없었다. 그런데 다른 씀씀이는 좀처럼 눈에 잘 보이질 않았다. 매달 꼬박꼬박 나가는 비용이라도 줄여볼 심산이었다.

 

이동통신사들의 요금체계는 왜 하나같이 비싸고 복잡한 걸까. 이통사들은 최근 정부가 제시한 ‘월 2만원에 음성 200분, 데이터 1기가바이트’의 보편요금제 도입을 거부했다. 이상현 에스케이텔레콤 상무는 지난 9일 열린 ‘가계통신비 정책협의회’에서 “우리나라 요금 수준은 해외보다 저렴하고 데이터 사용량 증가로 인해 가계통신비 부담이 증가한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정말 외국보다 저렴할까?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가 지난 7일 나라별 저가요금제를 비교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월 3만2890원에 데이터 300메가바이트를 제공하는 한국과 달리 프랑스(10기가·2만917원), 네덜란드(4기가·2만8760원), 영국(2기가·2만원), 이탈리아(10기가·3만2683원) 등 많은 나라들이 한국보다 요금이 저렴하다.(음성과 문자는 모두 무제한) 더군다나 국내 통신 3사는 짬짜미라도 한 듯 데이터중심 요금제 최저가가 3만2890원으로 똑같다.

 

이통사를 향한 불만과 함께 ‘데이터에서 자유롭지(Free) 않고도 살 수 있을까’라며 망설이던 지난 2월 초. 페이스북 담벼락에 뜬 한 카드뉴스가 눈에 들어왔다.

 

“페이스북을 한번 켤 때마다, 카톡을 확인할 때마다 여러분이 잃어가는 게 있습니다.”

 

내용인즉, 스마트폰을 자주 이용해 한 가지 일에 집중하기 어려워진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의지력을 탓하지만 그건 의지력이 아니라 스마트폰 환경에 익숙해진 우리의 뇌가 많은 정보를 빠르게 수집하는 능력을 키우는 쪽으로만 발달한 결과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스마트폰 환경이 계속 유지되는 한 논리적 분석력, 비판적 사고, 상상력 등 ‘깊은 수준’의 사고력은 점점 퇴화할 거라는 내용이었다. 인터넷이 엄청나게 느린 산악지대로 이사하고 나서야 책 원고를 마감할 수 있었다는, 미국 아이티(IT) 미래학자 니컬러스 카가 쓴 책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에서 다룬 주제였다.

 

딱 내 얘기 같았다. 논리적 분석력이나 비판적 사고까지 갈 것도 없었다. 머릿속에 무언가 맴돌지만 정확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고 챙겨야 할 물건을 두고 오는 일들이 최근 들어 갑자기 늘었다. 한 가지 일에 집중하기 어려운 건 말도 못할 지경이다.(이 글 또한 이틀에 걸쳐 쓰는 중이다) 역시 정확히 언제부터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대충 2015년을 전후로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해 여름 국외출장을 가서 300만원 가까운 돈을 호텔방 금고에 뒀는데 다른 도시로 이동하고 나서야 생각난 일이 있었다.(결국 찾긴 했다) 대형 사고에 긴장할 법도 한데 두달 뒤 여름휴가를 다녀오다 스마트폰을 비행기에 두고 내리기도 했다.(이건 결국 못 찾았다) 그즈음부터 자동차 정비소에 노트북이 든 가방을 두고 오거나 헬스장에 옷가방이 아닌 노트북가방을 들고 가는 일들이 연이어 발생했다. 과거엔 일어나지 않던 일이었다.

 

그게 죄다 스마트폰 탓만은 아니겠지만 뭔가 행동을 하려면 이유가 있어야 했다. 마음먹은 뒤 찾아보긴 했지만, 적어도 유아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스마트폰의 과다사용이 두뇌 활동을 저하시킨다는 결론들이 많이 나와 있었다. 때마침 통신비 지원 금액을 줄인다는 회사의 결정도 있었다. 이유는 충분했다.

 

 

결국 셀룰러를 off 하다

 

‘스마트폰이 바보 같은 뇌를 만든다’는 카드뉴스를 본 그날, 요금제를 바꿨다. 그동안 써온 6만5000원짜리 요금제는 음성은 무제한, 문자는 기본제공(하루 200건 이하), 데이터는 ‘월 10기가바이트+(초과시) 하루 2기가바이트’로 설계돼 있었다. 사실상 문자나 음성, 데이터 모두 무제한인 요금제였다.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1월까지 석달 동안 내가 쓴 데이터는 월평균 15기가바이트, 음성 통화는 348분이었다.

 

집과 회사에선 와이파이에 연결하면 되고, 데이터로는 게임이나 동영상 재생을 안 하면 되니… 여러 요인들이 있었으나 다 고려하긴 복잡해 데이터 1기가 요금제로 바꿨다. 부가세 포함한 요금이 월 3만8390원이었다. 하루아침에 데이터와 음성이 동시에 제한된 삶을 살긴 두려워 음성 무제한은 유지했다.

 

요금제를 바꾼 첫 주는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크게 불편하거나 ‘긴장’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걱정했던 금단 증상도 없었다. 습관적으로 꺼내던 스마트폰을 필요할 때만 쓰자고 마음먹으니 정말 열어볼 일이 별로 없었다. 노트북 앞에 앉으면 페이스북이든 메일 확인이든 메신저든 모두 노트북으로 가능했다.(노트북 앞에서의 집중력 부재 역시 해결해야 할 문제이긴 하다)

 

가장 의식적으로 자제했던 건 카카오톡이나 텔레그램 같은 메신저였다. 사진이나 영상을 올리고 내려받지 않는다면 메신저로 인해 소비되는 데이터는 미미한 수준이다. 그럼에도 메신저 절제를 요금제 변경 이후의 행동수칙 1순위로 꼽은 것은 나 스스로 옭아맨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었기 때문이다.

 

사실 이전부터 스마트폰 메신저들의 알림 기능을 모두 꺼놓고 지냈다.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단체방의, 급하거나 중요하지 않은 때로는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톡’들을 견디지 못했기 때문이다. 채팅방에서 몰래 나가기 기능이 있었으면 하고 바라는 이가 나뿐만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 알림 기능을 끈다고 굴레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기능을 꺼놨더니 언제부턴가 시도 때도 없이 나 스스로 메신저를 확인하고 있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해 9~11월 스마트폰 사용자 2만9712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95% 이상(복수응답)이 주 이용 콘텐츠로 메신저를 꼽았다. 만 20살 이상의 경우 99%를 넘었다. 주 이용 콘텐츠는 ‘주로 구속당하는 콘텐츠’의 다른 말이기도 하다. 그렇게 벗어나고픈 메신저를 제 발로 찾아들어가는 사람들이 많다는 얘기기도 하다. 나도 그런 사람 중 하나였다.

 

데이터를 의식하면서 제일 먼저 느낀 건 와이파이의 존재감이었다. 데이터를 의식해서라도 불필요한 스마트폰 이용을 줄여보자는 게 요금제를 낮춘 이유였는데, 데이터를 의식하지 않아도 될 만큼 곳곳에 와이파이들이 빵빵했다. 출근길에 참았던 페북과 메신저는 출근 뒤 노트북이나 회사 와이파이로 해결했고, 퇴근길에 참았던 페북과 메신저는 퇴근 뒤 집 와이파이로 해소했다. 1주일이 지났을 무렵 사용한 데이터는 100메가바이트가 채 되지 않았다. 한달 15기가바이트를 쓰던 때와 비교한다면 큰 변화였지만 줄어든 데이터 사용량만큼 와이파이 이용시간이 늘어났다는 게 문제였다. 그 문제는 설 연휴에 본색을 드러냈다.

 

부모님댁엔 와이파이가 없었다. 평소 삼촌의 핫스팟(스마트폰을 무선공유기화해서 무선인터넷을 이용하는 것)을 찾던 초등학생 조카는 제한 요금제로 바꿨다는 얘길 듣자 가까이 오지 않았다. 딱히 할 일이 없으니 습관이 튀어나왔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열고 네이버 뉴스를 보고 조카들 사진을 찍어 메신저로 올리기를 하루이틀 반복하니 위기가 닥쳤다. 900메가바이트를 넘던 ‘잔여사용량’이 400메가바이트 아래로 떨어져버렸다. 한달 250메가 요금제를 시작했다가 하루 만에 탕진했다는 친구 생각이 났다.

 

1기가바이트를 다 쓴 뒤 부가되는 요금이 문제가 아니었다. 큰맘 먹고 시작한 ‘데이터 다이어트’를 실패하고 맞게 될 자괴감이 더 두려웠다. 극약처방이 필요했다. 카카오톡과 텔레그램, 뱅킹앱을 제외하고 셀룰러 데이터 버튼을 꺼버렸다. 끝내 메신저는 포기하진 못했다. 아이폰끼리 주고받는, 문자메시지 같지만 사실은 데이터를 소모하는 아이메시지 기능도 꺼버렸다. 데이터 빈민인 내게 아이메시지는 문자메시지가 제한적일 때나 환영받던 구시대의 유물에 불과했다.

 

데이터가 없는 스마트폰은 전화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스마트폰으로 할 게 없었다. 덕분에 데이터는 설 연휴 상태 그대로 유지됐다.

 

그렇게 극약처방 상태로 1주일, 데이터 빈민으로 한달 가까이 살았다. 스마트폰의 굴레에서 점점 벗어나고 있다는 만족감과 동시에 라디오 수신 기능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커졌다. 제조사들은 왜 스마트폰에 라디오 수신 기능을 넣지 않는 걸까. 2016년 경주 지진 이후 정부가 삼성, 엘지 등 제조사들과의 논의 끝에 올해부터 출시되는 제품에 에프엠(FM) 라디오 수신 기능을 넣기로 했다고 한다. 그동안 뭐 하다 이제서야. 그런데 또 아이폰 제조사인 애플은 들은 척도 안 한다고 한다.

 

식사를 하거나 운전을 하거나 화장실에서도 우리는 스마트폰에서 눈과 손을 떼지 않고 살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식사를 하거나 운전을 하거나 화장실에서도 우리는 스마트폰에서 눈과 손을 떼지 않고 살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팝콘 브레인’이 될 순 없다

 

웬 호들갑이냐고 하겠지만, 케이티가 평창올림픽에서 열심히 홍보중인 5G 시대가 난 두렵다. 이제 곧 5G 시대가 온다고, 일반 엘티이보다 280배 빠른, 1기가바이트 영화 한 편을 10초 안에 내려받을 수 있는 시대가 온다고 한다. 10초 만에 한달 데이터 사용량을 탕진해버릴 수 있는 시대가 온다는 말이다.

 

디지털 기기에 익숙해진 뇌가 현실에 무감각하거나 무기력한 대신 즉각적인 자극에만 반응하는 현상을 미국 워싱턴대학교 데이비드 레비 교수는 ‘팝콘 브레인’이라고 불렀다. 5G 시대가 오면 내 뇌의 ‘팝콘화’는 지금보다 280배 빨라질지도 모른다. 데이터 다이어트만으로 그 시대를 버텨낼 수 있을까. 통신사에 웃돈을 줘가며 팝콘 브레인이 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당분간 데이터 빈민의 삶을 이어갈 작정이다. 오는 3월엔 월 500메가 요금제로 바꿔야겠다.

 

 

*참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니컬러스 카·2011)

 

<스마트폰 과다사용이 유아의 기억과 추론에 미치는 영향>(전초원 박사학위 논문·2017)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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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이 ‘인권과 민주주의’를 말해도 그대로 보도할 건가

[기자수첩] ‘무가치·무논평·기계적 중립’ 고수하는 방송뉴스, 언제까지 봐야 하나

 

 
민동기 기자 mediagom@mediatoday.co.kr  2018년 02월 24일 토요일

“자유한국당은 서울 청계광장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김영철의 방문을 저지하겠다고 강조했고, 북측 대표단이 통과할 통일대교 앞에서 밤샘 농성에 돌입했습니다.” (KBS ‘뉴스9’ 2월24일)

“민주당은 박근혜 정부 시절 군사회담에 참여했던 김영철과 지금 김영철이 무슨 차이가 있냐며 자유한국당도 겨냥했습니다. 한국당은 청와대를 항의 방문해 천안함 폭침 주범의 방문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습니다.” (KBS ‘뉴스9’ 2월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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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24일 KBS ‘뉴스9’ 화면 갈무리
 
“야당은 장외투쟁에 나섰습니다 …자유한국당은 광화문 광장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대여 투쟁 강도를 높여가기로 했습니다. 논란이 가라앉지 않는 가운데 북측 고위급대표단은 내일 오전 경의선 육로를 통해 방남합니다” (SBS ‘8뉴스’ 2월24일)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의 방남과 관련해 '김영철 방한 저지 투쟁위원회'를 출범시킨 자유한국당 의원 60여 명은 오늘(24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 천막을 치고 비상 의원 총회를 열었습니다. 이들 의원들은 '천안함 폭침 주범 김영철을 처단하라'는 구호를 외친 뒤, 문재인 정권을 규탄하고 김영철 방한을 용납한 통일부 장관의 사퇴를 요구했습니다.” (MBC ‘뉴스데스크’ 2월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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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23일 SBS ‘8뉴스’ 화면 갈무리 
 
무가치·무논평·기계적 전달 위주로 리포트 하는 지상파 방송사들

 

이른바 ‘김영철 방남’ 논란을 다룬 지상파 방송3사 리포트 가운데 일부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이들 리포트에는 공통점이 있다. 무가치·무논평·기계적 전달이다. 사안에 대한 가치판단을 배제하고, 주장과 행태에 대한 팩트체크를 하지 않는다. 논평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사건기사처럼 단순전달만 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드라이하게’ 사안을 전달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김영철 방남’ 논란에서 천안함 유가족들 입장을 전할 때다. 그런 경우는 언론의 가치판단보다 유가족들 주장과 요구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게 우선이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다르다. 과거 행태와 현재 주장 사이에 모순은 없는지 ‘팩트체크’ 해야 하고, 주장 이면에 정치적 복선은 없는 지도 따져야 한다. “김영철이 내려올 경우 모든 국회 일정을 거부하겠다”며 통일대교 앞에서 밤샘 농성에 돌입한 것을 그대로 전하는 것은 아무 의미 없다는 얘기다.

 

자유한국당 김성태(왼쪽 두번째부터), 김무성 의원 등이 24일 오후 '파주시 임진각 통일대교 앞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방한에 반대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김성태(왼쪽 두번째부터), 김무성 의원 등이 24일 오후 '파주시 임진각 통일대교 앞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방한에 반대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런데 ‘이런 의미 없는 짓’을 지상파 방송사들이 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의원이 주장하는 것을 ‘리바이벌’ 하는 수준에서 그대로 전달만 한다. 지난 대선과정에서 유행처럼 번졌던 팩트체크가 작동할 법도 한데 이상하리만치 작동을 멈춘다. 자유한국당이 이랬고, 더불어민주당이 반박했다는 식의 보도가 많다. 이런 구조를 바탕으로 천안함 유가족들 주장을 ‘슬쩍’ 포함시킨다. 무가치·무논평·기계적 전달을 넘어 불성실한 리포트 구성이다.

 

묻고 싶다. 광주시민들을 학살하고 쿠데타로 정권을 찬탈한 전두환이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역설해도 그대로 전할 텐가. ‘전두환이 이런 발언을 했다’고 하면서. 일본 극우파들이 망언을 쏟아낼 때도 그냥 무가치적으로 보도할 건가. 많은 사람들을 성추행했던 인사가 ‘남녀평등과 젠더의식의 중요성’을 역설할 때도 그냥 그대로 전달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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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2018년 2월24일자 2면. 
 
공적인 자리에 있는 사람의 발언과 주장에는 합리성과 설득력 그리고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합리성과 설득력이 없을 때는 비판을 해야 한다. 그리고 기존 입장이 바뀔 때 국민들에게 그 이유를 밝히는 것 역시 중요한 덕목이다. 일관성이 있는지, 입장이 바뀐 이유의 근거 등이 온당한지를 따지는 것도 언론의 역할이다. 그런데 여전히 방송뉴스는 ‘A는 이랬고, B는 저랬다’는 리포트 방식을 고집한다. 비판도 없고 맥락을 설명해주지도 않는다. 정권이 교체되고 방송사 경영진이 바뀌었어도 ‘개혁해야 할 부분’이 많다는 얘기다.

 

물론 모든 방송뉴스가 그렇다는 건 아니다. MBC는 지난 23일 ‘뉴스데스크’에서 북한의 김영철 통일전선부장 남한 방문을 놓고 엇갈린 두 관점을 소개하며 자유한국당의 이중잣대를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JTBC도 같은 날 ‘뉴스룸’에서 “김영철은 이미 박근혜 정부 당시 남북 군사회담을 위해 판문점 우리측 지역을 찾은 바 있고, 당시 새누리당은 회담에 대한 환영 논평을 내기도 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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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23일 JTBC 뉴스룸 화면 갈무리 
 
하지만 자유한국당 주장이 얼마나 모순되고 이중적인지를 지적하는 리포트는 여전히 소수다. 경향신문이 24일자 사설에서 지적한 것처럼 “보수 야당의 논리라면 남북 간에 대화는 금물이고 오직 전쟁밖에 할 게” 없다. “북한의 역대 지도자는 대한항공기 폭파범이거나 목함지뢰 도발범 뿐”이니까. 자유한국당과 보수언론 논리는 이중잣대 논란을 넘어서는 한마디로 말도 안 되는 억지에 가깝다. 그런데 이상하리만치 이 억지를 비판하는 언론보도를 찾기가 어렵다. 특히 방송뉴스가 심하다.

 

[관련기사] 김영철에 대한 자유한국당의 이중성·조선일보의 ‘궤변’

‘무가치·무논평·기계적 중립’ 고수하는 방송뉴스를 대체 언제까지 계속 봐야 하나. 자유한국당의 이중성과 정치적 의도를 ‘모른 척’하니 이명박 전 대통령도 김영철 부위원장 방남 비판 대열에 동참했다. 올림픽 폐막 이후 검찰 소환을 의식한 행보라는 게 너무나도 분명히 보이지만 방송뉴스에서 ‘이런 맥락’을 제대로 설명해 줄지 의문이다.

적어도 2월24일 경향신문 사설 정도의 맥락은 짚어주는 게 시청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 아닐까.  

“그렇다면 과거 2차례의 남북정상회담은 물론 박정희 정부의 7·4공동성명, 노태우 정부의 ‘남북기본합의서’도 이적행위로 문제 삼는 게 맞다. 그럼에도 보수 진영이 진보 정권의 대북 정책만 콕 집어 비난하는 것은 나라의 운명이야 어찌 되든 당파적 이득만 챙기면 그만이라는 위험한 이기주의일 뿐이다. 

지금 한반도 정세는 언제 전쟁이 벌어질지도 모를 만큼 엄중하다. 전쟁을 막고 평화를 찾기 위해서라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고, 쓸 수 있는 수단을 다 동원해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 문제를 협상할 수 있는 김 부위원장이 온다. 이런 기회를 차버릴 수는 없다. 정쟁에 눈이 멀어 평화를 내팽개치지 않기 바란다.”

20180224_경향신문_[사설] 새누리당은 2014년에 왜 김영철을 환영했나_오피니언 27면.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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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한국인들이 여자컬링 일본전 승리에 유독 열광하는 이유 알아야

일본은 한국인들이 여자컬링 일본전 승리에 유독 열광하는 이유 알아야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8/02/24 [06:40]  최종편집: ⓒ 자주시보
 
 

 

▲ 여자컬링 준결승 일본전 승리가 확정되자 열광의 함성을 지르는 한국 국민들 

 

▲ 준결승 일본전이 열리자 의성여고 체육관에서도 지역주민들과 선후배들이 모여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열광도 이런 열광은 없었다. 여느 경기 금메달 딸 때보다 더 크게 열광하고 있다. 

언론들도 특종으로 보도하고 있고 인터넷사회적관계망에서도 기쁨과 열광이 불꽃놀이 축포처럼 터져오르고 있다. 

바로 준결승 일본전에서 우리 여자컬링선수들이 일본선수들을 연장 접전끝에 꺾고 결승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우리 국민들이 왜 일본전에서는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생각하고, 또 이겼을 때 이렇게 감격스러워하는지 일본위정자들은 알아야 한다. 

 

김은정 선수는 이번 승리 직후 가진 언론 대담에서 "일본과의 예선에서 지고 돌아가는 길에 너무 화가 났다. 응원도 많이 받았는데 죄송했다"며 "다른 팀보다 더욱 이겨야 할 이유가 있으니까 조금 더 목표의식을 심어준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은 왜 우리 선수들이 이렇게 일본만은 반드시 꺾어야 한다고 결사의 각오를 다지는지도 똑똑히 알아야 한다.

 

바로 20여만명의 우리 여성들을 전쟁터에 끌고가 성노예 만행과 학살만행을 저지르고 아직까지도 진실한 사죄와 배상을 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매춘부니 뭐니, 소녀상을 철거하라느니 뭐니 하며 계속 우리 민족을 모욕하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 아직도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강도처럼 우기며 최근엔 교과서에 독도가 일본땅이라는 주장을 훨씬 더 강화하는 조치까지 시행했다. 

이것은 독도를 빌미로 언젠가는 다시 한반도를 침략하여 우리를 또 다시 식민지 노예로 부려먹겠다는 야심의 표현임을 우리 국민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일본이 이런 못돼먹은 제국주의 야욕을 버리지 않는 한 일본은 우리 민족의 백년숙적, 아니 천년숙적이다. 

 

▲ 승리의 마지막 돌을 쏘아 성공시킨 후 얼싸안고   기쁨과 감격을 나누는 우리 선수들을 일본 선수가 미소를 지으며 바라보는 모습이다. 일본 선수도 우리 선수들의 승리를 미소로 축하해준 것이다. 자신들도 최선을 다했기에 실망하지 않고 일본선수끼리 서로 웃으며 안아주는 모습도 보기 좋았다.  그럼에도 우리 국민들은 일본만은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결사의 의지를 다진다. 이런 일본 선수들이 미워서가 아니라 일본의 군주주의자들, 제국주의자들의 야욕때문이다.

 

일본 여자컬링선수들도 정말 잘 했다. 솔직히 같은 동양인이고 이웃나라로서 너무 기특해서 박수를 쳐주고 싶은 마음이다. 

하지만 그 일본선수들을 이기지 못하면 우리 국민들은 밥맛이 떨어지고 잠이 오지 않는다. 

 

왜 그런지 일본의 군국주의자들과 우익세력들은 깊이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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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미국, ‘사상 최대의 대북 제재’?... 트럼프 대통령이 ‘톤다운’한 이유는

트럼프, “북한과 협상할 수 있다면 대단한 일”... 외교부 관계자, “미국 추가 제재는 북한 대화에 나오라는 압박용”

김원식 전문기자
발행 2018-02-24 10:49:43
수정 2018-02-24 12: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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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 시간) ‘보수주의정치행동회의(CPAC)’ 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 시간) ‘보수주의정치행동회의(CPAC)’ 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백악관 공개 동영상 캡처
 
 

로이터통신, CNN 방송 등 주요 외신들은 23일(이하 현지시간) 익명을 요구한 미국 정부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예정된 ‘보수주의정치행동회의(CPAC)’ 연설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대북 제재를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부 한국 언론들은 이러한 외신을 인용하며, 미국이 포괄적인 ‘해상 차단(maritime interdiction)’을 포함한 강력한 대북 제재를 단행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런데, 이날 오전 약 80분에 가까운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이 진행되는 동안, 북한에 대한 언급은 한 마디도 나오지 않았다.

이윽고 연설이 끝날 무렵 관계자 누군가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무언가가 빠졌다는 듯이 언질을 줬고, 그제야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관해 다음과 같이 언급하면서 연설을 마쳤다.

“사람들의 요청이 있어, 북한에 관해 말하고자 한다. 우리는 오늘 북한에 관해 이전보다 무거운(heaviest) 제재를 가했다. 그리고 솔직히, 무언가 긍정적인 일이 일어나기를 희망한다. 보게 될 것이다. 그러나 무언가 긍정적인 일이 일어나기 바란다, 그래서 우리가 가장 무거운 제재를 가했다는 것을 여러분께 알려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가장 무거운 제재’를 가했다면서도, 무언가 긍정적인 일이 일어나기를 바란다고 두 번이나 강조했다. 원래 백악관이 사전에 언론에 배포한 연설 발췌문(excerpts)에는 “‘가장 최대 규모의(the largest-ever) 새로운 제재를 가한다”고 돼 있었다.

또 “미 재무부가 곧 북한이 핵 프로그램에 자금을 지원하고 군대를 유지하기 위해 사용하는 수입과 연료원을 더는 사용할 수 없도록 차단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56개의 제재 대상을 발표할 것이라는 내용도 생략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사전 연설 원고에도 없던 “무언가 긍정적인 일이 일어나기를 희망한다”고 두 번이나 반복한 것이다.

물론 미국 재무부는 이날 북한과 관련된 무역회사 27곳, 선박 28척, 개인 1명 등 총 56곳에 대한 추가 대북 제재를 발표했다.

일부 언론들은 “군사행동을 빼고는 가장 강력한 압박조치로 여겨지는 사실상의 대북 포괄적 해상차단이 이뤄졌다”라고도 평가했다. 하지만 지난달 24일, 북한의 기관 9곳, 개인 16명, 선박 6척을 제재한 것에서 제재 대상만 더욱 확대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이에 관해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추가 제재가 이미 증가하는 경제적인 고통에 반항하고 있는(defiant) 북한 김정은 정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지는 불분명하다”고 분석했다.

이 매체는 그러면서 “이것은 (기존과) 본질적으로 다른 것이 아니라, 압력을 추가한 것이고 갑작스러운 타격(blow)이 아니라 천천히 압박을 증가하는 전략으로 본다”고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 점을 인지한 듯, 이후 백악관에서 맬컴 턴불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그 제재가 효과가 없으면 우리는 제2단계(Phase Two)로 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그 카드를 꼭 쓰게 될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면서 “제2단계는 매우 거친(tough) 것이 될 수도 있고, 전 세계에 매우, 매우 불행할 수도 있다. 그러나 바라건대 그(오늘) 제재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북한을 ‘불량(rogue) 국가’라 칭하면서도, “우리가 협상할 수 있다면 대단한 일일 것이고, 우리가 (협상)할 수 없다면 무슨 일이 일어나야 할 것이다. 그러니 두고 보아야 한다”면서 대북 협상의 의지가 있음을 분명히 했다.

신년사 발표하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신년사 발표하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조선중앙통신

트럼프, 보수 지지자 연설에서 이례적으로 북한 비난 안 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CPAC 연설에서 북한에 대한 비난을 거의 하지 않고, 또 사전 연설문에 포함된 내용도 생략하고 단지 대북 추가 제재만 알리고 끝낸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앞서, 전날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같은 연설에서 북한 김여정 제1부부장을 ‘악의 가족 패거리’, ‘독재자의 여동생’ 등으로 칭하며 북한을 맹비난했다. 이에 반해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지지자들로 가득한 행사에서 단골 메뉴인 북한을 비난하지 않은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는 평가다.

미 CNN 방송도 이날 “대북 제재 발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거의 80분 연설 마지막에 단지 간단하게만(briefly) 언급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매체도 “트럼프 대통령은 거의 그의 연설 마지막에 생각(afterthought)이 떠오른 것처럼, 특히 (북한 문제는) 열정적이지(effusive)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관해 워싱턴의 한 외교전문가는 23일, “한국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관여(engagement)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자신의 딸인 이방카마저 올림픽을 축하하기 위해 한국에 가 있는 마당에, 무작정 북한을 비난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국 외교부의 한 관계자는 23일,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전에 기자와의 통화에서 “미국 측이 발표하지 않은 상황에서, 말해줄 수는 없다”고 ‘엠바고(embargo)’를 전제하면서 “이번 미국의 추가 대북 제재는 언론의 예상처럼 엄청난 것이 포함되지는 않는다”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이 다시 대북 제재를 추가로 발표하는 것은 대화의 장으로 나오라는 압박 차원으로 봐야 한다”면서 “한미 간에도 이에 관해 긴밀한 조율이 이뤄지고 있고, 현재 미국은 우리 정부의 대북 관여와 대화 추진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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