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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이메일 삭제’ 침묵한 삼성준법감시위, 진정성 있나”

등록 :2020-02-05 04:59수정 :2020-02-05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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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윤석 삼성전자 노조위원장 첫 언론 인터뷰]

뜻 맞는 이들과 2013년부터 준비
3대째 무노조 경영에 ‘저항의 물꼬’
“지난달 노조 가입 독려 이메일 삭제
의견 안 낸 감시위에 기대하지 않아
노동자 파트너 인정 요구할 것”
<한겨레> 자료사진
<한겨레> 자료사진

 

 

삼성의 ‘무노조 경영’ 고집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지난해 11월 삼성전자 창립 50년 만에 상급단체에 가입한 노조가 생겼고, 지난 3일엔 삼성화재에도 68년 만에 처음으로 노조가 출범했다. 삼성디스플레이에서도 노조 설립 논의가 한창이다. 삼성은 정말 변한 걸까? 3대째 이어지는 무노조 경영에 맞서 ‘저항의 물꼬’를 튼 진윤석(38)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위원장은 3일 <한겨레>와 만나 “삼성은 변하지 않았다”고 잘라 말했다.

 

진 위원장이 언론과 별도로 인터뷰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조 출범 이후에도 최근까지 언론에 개인 정보와 연락처를 공개하지 않았다. 조합원 조직 활동을 하는 데 회사가 어떤 방해를 할지 몰라 조심스러웠던 까닭이다. 실제로 회사는 지난달 6일과 29일 두 차례, 노조가 전 사원에게 보낸 노조 가입 독려 전자우편을 일방적으로 삭제했다. 그는 “삼성이 무노조 경영을 포기했다면, 우리가 보낸 노조 가입 독려 이메일을 삭제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2019 한국노총 전국노동자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진윤석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위원장. 연합뉴스
지난해 11월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2019 한국노총 전국노동자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진윤석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위원장. 연합뉴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법감시위)도 “삼성이라는 회사가 여태까지 걸어온 길을 보면, 이것 역시 눈 가리고 아웅 식의 쇼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준법감시위는 법원이 주문해 지난달 꾸려진 기구로, 삼성 계열사의 준법 경영 여부를 감시한다. 하지만 이들은 회사의 전자우편 삭제에 아무런 의견을 내지 않았다. 진 위원장은 “준법감시위가 진정성 있는 기구라면 전자우편이 삭제됐을 때 얘기를 했어야 한다. 하지만 아무런 의견도 밝히지 않았다”며 “준법감시위가 무엇을 할 것인지 구체적인 걸 내놓은 게 없어서 그 구실에 기대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진 위원장은 회사 창립 50년 만에 처음으로 전국 단위의 상급단체를 둔 노조가 생긴 뒤 일어난 가장 큰 변화로 “‘노조’란 단어가 직원들 사이에서 회자되기 시작한 점”을 꼽았다. 공개적인 오프라인 공간에선 여전히 노조를 언급하는 것을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지만, 3개월 사이 사내 인트라넷 등에서 노조 관련 글이 자주 등장하고, 댓글도 많이 달린다고 한다. 노조 누리집은 7차례나 다운됐다. “호스팅 업체에서 ‘회사 역사상 이렇게 접속자 수가 많은 적이 없었다. 무슨 사고가 났느냐’고 연락이 왔더라”며 그는 웃었다.

 

이렇게 큰 관심은 2013년께부터 노조 설립을 준비해온 데 따른 결과다. 뜻을 같이한 여러 사람들이 “어설프게 만들면 삼성에서 큰일 날 수 있다는 생각에 누구는 법 공부, 누구는 정치인 조력 얻기, 누구는 시민단체 만나기 등으로 할 일을 나눠 준비했다.” 노조를 만든다는 말은 안 했지만, 양대 노총과 가맹 산별노조 관계자들도 두루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상급단체로 한국노총을 선택하게 된 것은 “조합원 투표의 결과로, 에스케이(SK)하이닉스, 엘지(LG)전자 등 동종업계 노조들이 가입돼 있었기 때문에 쉽게 (처우 등을) 비교할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된 결과 같다”고 말했다.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한다’는 생각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는 “교섭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교섭력을 확보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지금은 노조의 이름으로 회사의 잘못을 공론화하고, 법적 대응도 하면서 최대한 조합원을 모아야 할 때”라며 “조합원이 많아야 회사가 불성실하게 나올 경우 쟁의행위 등으로 압박할 수 있다”고 했다. 당장 회사에 교섭을 요구하기엔 힘이 모자라고, 교섭을 하더라도 제대로 대응할 수 없으니 ‘때’를 기다리겠다는 것이다.

 

진 위원장은 삼성전자도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데 무슨 노조를 만드냐며 ‘귀족노조’로 바라보는 게 ‘오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단순히 ‘급여를 더 달라’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회사가 노동자를 파트너로 인정하고, 우리의 의견을 반영해 줄 것을 요구하기 위해 노조를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labor/926975.html?_fr=mt1#csidxadc7400164f1334adee4db3078b7f2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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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4.15총선의 의미

21대 4.15총선의 의미

21대 총선은 중대선거(critical election)일까, 정초선거(Foundation Election)일까.
중대선거는 기존 정치지형을 흔들어 새로운 정치구조를 만드는 계기가 되는 선거라는 뜻이고, 정초선거는 새로운 정치지형을 분명하게 확정짓는 선거를 의미한다. 정치학계에서는 1958년 선거와 1987년 선거를 정초선거라고들 한다. 58년 선거는 여촌야도(여당은 농촌, 야당은 도시)로 보수양당체제가 들어섰다는 의미에서, 87년 선거는 영-호남 지역주의 구도가 만들어진 선거라는 의미에서이다. 여촌야도는 30년간 이어졌고, 지역주의는 지금까지 33년째 이어지고 있다.
눈앞에 둔 모든 선거는 언제나 항상 중요하기 때문에 2020년 선거도 정초선거가 ‘될 것’이라든가 또는 ‘되어야 한다’는 진단들이 나온다. 어떤 논자는 ‘무엇을 해주겠다’는 '산타'식 20세기형 선거에서 입법, 예산결정, 국정감사 등을 제대로 운영하는 입법부를 구성하는 21세기형을 선거로 가야한다는 의미에서 정초선거로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혹자는 진영대결을 넘어서는 의미에서 정초선거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21대 선거는 과연 어떤 선거일까.
반일총선, 자주총선, 촛불총선이다.
정초선거나 중대선거의 의미를 뛰어넘는 ‘역사선거’라는 뜻이다. 분단 70여 년의 기득권 세력, 더 길게 보면 일제강점 식민지 시절로부터 지난 100년 역사에서 친일매국세력을 청산하느냐 못하느냐를 가르는 선거이기 때문이다. 이번 총선의 결과에 따라 대한민국은 친일파들이 세운 나라로 돌아갈 것인가, 독립투사들, 민주투사, 민중투사들이 세운 나라로 전진할 것인가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21대 총선정국을 진단할 때 흔히 빠지는 중대한 함정이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우리공화당, 새로운 보수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대안신당, 정의당, 민중당 등 각 정치세력간의 각축전을 선거공학적으로 분석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보면 중요한 문제를 놓치게 된다. 21대 총선에서 형성된 기본전선은 미국, 일본을 등에 업고 친일친미로 부귀영화를 누려온 세력을 한편으로 하고, 민주와 개혁, 자주와 평등, 평화와 통일의 길로 전진하려는 세력을 한편으로 하는 100년 전쟁의 결산이다. 단순히 이러저러한 국내 정치세력간의 표싸움이 아니라는 뜻이다.

역대선거에서 미국과 일본은 중대 변수로 부각되거나 눈에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북풍만 크게 불었을 뿐이다. 그런데 지난 촛불항쟁과 4.27판문점 선언 이후 미국과 일본이 국민들 눈앞에 전면에 나타났다. 지금도 거의 매일 나타나고 있다. 우리 국민은 대한민국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는 자들이 누구인지 지난 2년간 생생하게 확인했다. 미, 일의 이익을 위해 어떤 정치세력이 기를 쓰고 앞장서고 있는지 너무도 똑똑히 확인해 왔다. 지금도 광화문에서 그들이 어느 나라 국기를 들고 있는지, 그들과 연계된 국회내 정치세력이 누구인지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 21대 선거는 동물국회, 특권국회를 심판해야 한다. 그러나 더 본질적으로는 매국의 역사를 심판하는 선거이다.

눈을 크게 뜨고 역사적 안목에서 총선을 바라보아야 한다.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면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친다.
21대 총선은 위안부 문제, 강제징용노동자 문제, 역사교과서 문제, 경제보복문제, 한반도 재침략 문제를 해결하는 반일선거이다.
21대 총선은 방위비분담금 문제, 미군 생화학실험문제, 미군기지 환경문제, 유엔사 문제, 남북관계 파탄문제, 한반도 전쟁문제를 해결하고 평화와 번영의 길을 열어가는 자주선거이다.
21대 총선은 검찰개혁, 국회개혁, 경제개혁, 언론개혁, 민생개혁으로 촛불항쟁의 요구를 완성하고 공정과 평등사회로 가는 길을 부정하는 세력, 20년만에 이룬 공수처 설치 등 검찰개혁을 거꾸로 돌리고 촛불혁명을 부정하려는 세력을 국회에서 들어내는 촛불선거이다.
때문에 21대 총선은 위대한 주권자들의 반일, 자주, 촛불의식이 폭발하는 정치혁명의 장이 될 것이다.

현장언론 민플러스  webmaster@minplusnews.com

<저작권자 © 현장언론 민플러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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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에서의 217일, '노동존중' 정부는 어디에?

[해설] 한국도로공사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217일간의 투쟁
2020.02.04 19:49:02
 

 

 

 

 

한국도로공사 요금수납원들이 점거 145일 만인 1월 31일 김천 도로공사 본사 농성을 해제했다. 도명화 민주일반연맹 톨게이트지부장과 유창근 공공연대노조 한국도로공사영업소지회장도 같은 날, 단식을 풀었다. 단식 15일 만이다. 작년 11월부터 이어져온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무실 농성도 이날 마무리됐다. 정부종합청사 앞 천막 농성도 2월 1일 결의대회와 함께 정리됐다.

두 번의 명절이 지나고 해가 바뀌도록 이어져 온 8개월 간의 해고 수납원 전원 직접고용 싸움이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돌아보면 지난 8개월은 정부의 '자회사도 정규직'이라는 방침과 도공의 반복되는 '노동자 갈라치기'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온몸'으로 저항한 시간이었다.

시작은 2013년이었다. 하청업체 소속 389명의 톨게이트 수납원은 그해 도공을 상대로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2015년 1월, 2심은 2017년 2월 결과가 나왔다. 모두 수납원의 승리였다. 법원은 도공이 불법파견한 수납원을 직접고용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기존 판결을 뒤집는 논거가 나오지 않는 한, 대법원 판결이 나오면 하청 소속의 비정규직 신분인 수납원들은 도공 정규직 직원이 될 터였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2017년 5월,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했다. '노동 존중'을 내건 문재인 정부인지라 톨게이트 수납원들의 기대는 컸다. 그 기대에 부응이라도 하듯 문 대통령은 취임 첫 일정으로 찾은 인천국제공항에서 '공공부문의 비정규직 제로'를 선언했다. 


그리고 두 달여 뒤인 2017년 7월 문재인 정부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때부터 상황이 꼬이기 시작했다. 톨게이트 수납원들이 생각하는 정규직은 도공에 소속돼 정년까지 일하는 것인데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자회사에서 일하는 것도 정규직이었다. 

전문가위원 보고서로 본 도공 비정규직 정규직화 노사전협의회

정부 가이드라인 발표 이후, 도공은 정규직화 노사전협의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도공은 톨게이트 수납원들을 자회사에 고용하는 방침으로 발표했다. 수납원 입장에서는 받을 수 없는 방침이었다. 자회사로 가도 현재의 간접고용 구조는 변하는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이때부터 직접고용을 요구하는 수납원과 자회사 고용을 고수하는 도공 간 입장은 평행선을 달렸다.


도공은 노사전협의회에서 '이해당사자 대표간 합의로 자회사 고용에 합의했다'고 주장한다. 도공의 주장은 사실일까. 조성재 청와대 고용노동비서관(당시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원)을 포함해 협의회에 참석한 전문가 위원들이 작성한 활동결과 보고서에는 결이 다른 이야기가 적혀있다. 해당 보고서는 2018년 9월 도공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에 제출됐다.

"요금수납원 정규직화를 위한 노사전협의회가 1년여 활동을 벌였으나, 노사 간, 회사와 전문가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해 9월 5일 제9차 노사전협의회 본회의에서 사안을 잠정 종결하고, 고용노동부 공공부문 정규직화 추진단과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의 의견과 방침을 구하고자 한다." 

노사 간 이견은 그렇다 쳐도 회사와 전문가 간 이견이라는 표현이 이채롭다. 남정수 민주일반연맹 교육선전실장은 이를 두고 "노사전협의회 당시 전문가위원들도 이 사업장에는 대법원 판결이 남아있기 때문에 지금 자회사 고용으로 결정하면 안 된다는 입장이었다"고 전한 바 있다. 

애초 정부 가이드라인의 노사전협의회 운영 방침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충분히 협의하고 이해당사자 대표가 누락되지 않도록 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도공의 자회사 고용 합의에는 전문가 위원이 통으로 빠졌다. 당시 전문가 위원들은 합의 결렬을 선언하고 협의회를 보이콧했다.  

도공에서 합의 주체로 내세우는 '이해당사자 대표'라는 말을 좁게 해석해 노사 대표로 볼 수도 있다. 이 경우 전문가 위원이 빠진 상태에서 노사가 합의해도 해당 합의는 효력을 갖는다고 주장할 여지가 생긴다. 그런데 활동결과 보고서는 노동자 대표의 자격도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유노조 대표 3명, 무노조 대표 3명 중 유노조 대표 1명의 자격을 두고 논란이 벌어졌다. 한국노총 산하 전국톨게이트노조는 직접고용에서 자회사로 입장을 선회한 송미옥 위원장에 대해 불신임을 결의했으나 고용노동부가 대표 자격이 있는 것으로 판단을 내렸다."

도공이 주장하는 합의가 이루어진 협의회에는 전문가위원이 빠져있다. 이에 따라 도공은 협의회를 노사 합의 틀로 끌고 갔지만, 당시 노동자 대표 중 1명은 조합원 총회를 통해 불신임 결의된 사람이었다. 한 마디로 톨케이트 수납원들 입장에서는 내용은 물론 절차적으로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합의였던 셈이다.  

도공의 자회사 고용 방침이 큰 갈등으로 번지리라는 경고등은 '반쪽'짜리 노사전협의회 때부터 이미 깜빡거리고 있었던 셈이다.  

 

▲ 서울톨게이트 캐노피 위 농성자들. ⓒ프레시안(최형락)

 

 

마침내 다가온 대량해고  

그렇게 문제의 2019년 6월 30일이 왔다. 이날 도공은 자회사 고용에 반대하는 수납원 1500여 명을 전원 해고했다. 공공기관에서 이 정도 숫자의 비정규직 노동자를 한 번에 해고한 일은 유례를 찾기 어렵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양대 노조 수납원은 이날부터 본격적인 싸움에 들어갔다. 두 노조 소속 수납원 30여 명이 해고 당일 서울톨게이트 캐노피에 올랐다. 전국에서 모여든 수납원 수백 명이 그 모습을 지켜봤다. 

 

그래도 정부의 입장은 흔들리지 않았다. 일주일여 뒤인 2019년 7월 8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도공과 관련해 "노사정 합의한 대로 생명·안전 관련 분야만 본사가 직고용하고 나머지 상시적 일자리는 자회사 직고용으로 운영하겠다는 방침"이라며 "모두 본사 직고용으로 해야 한다면 정부의 비정규직 정규직화 기조 자체가 흔들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의 발언에서 도공 노사전협의회에서의 균열이나 대법 판결과 정부 정책이 충돌하는 데 대한 언급은 없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나온 대법 판결에 비추어보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를 천명한 정부가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법보다 못한 인식과 판단을 갖고 있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서울톨게이트 농성이 이후 98일 간 지속된 이유다. 

2019년 8월 29일, 수납원 직접고용 대법 판결이 나왔다. 소송 시작 6년 만이었다. 판결이 1년만 빨리 나왔다면 대량해고 사태는 없을 수도 있었다. 대법원 판결에 따라 정부의 입장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대법 판결 이후인 9월 9일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의 입을 통해 입장을 발표했다. 그러나 일종의 꼼수였다. 이 사장은 '대법 승소자는 직접고용하겠지만 1, 2심 계류 수납원은 대법 판결 결과를 받아오라'고 했다. '노동자 갈라치기'였다

일반적으로 근로자지위확인소송에서 대표 소송 결과가 나오면 그 결과는 다른 노동자에게도 적용한다. 소송 당사자의 경제적·물리적 부담과 불필요한 소송에 따르는 사회적 낭비를 막기 위해서다. 대부분 회사도 다른 의도를 갖고 있지 않은 이상 대표 소송 결과에 따른다. 판례가 나왔으니 결과는 비슷할 텐데 시간을 끌어봐야 득볼 게 없다는 생각에서다. 대법원도 '해당 소송 당사자가 아니라도 수납원을 직접 고용하라'는 판결 취지를 밝혔다.
 

1, 2심 계류자는 물론 대법원 승소자 등 300여 명의 수납원들이 이 사장이 입장을 발표한 날, 도공 본사 점거에 들어간 이유다. 

그럼에도 도공은 '갈라치기' 방침을 그대로 실행했다. 2019년 9월 23일 복귀 예정 대법 승소자를 따로 불러 교육을 진행했다.  

반쪽 합의로 끝난 을지로위원회 개입 

대법 판결에도 갈등이 봉합되지 않자 2019년 9월 말을 기해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중재에 나섰다. 

을지로위원회가 도출한 안은 "대법 승소자에 더해 1심 승소자를 복귀시키고, 1심 계류자는 1심 판결을 받아 오라"는 것이었다. 민주노총 수납원들은 "여전한 갈라치기 안을 받을 수 없다"고 맞섰다. 

 

결국 을지로위원회의 개입은 2019년 10월 10일 도공과 한국노총 소속 노동자 사이의 반쪽 합의로 끝났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의 연대투쟁도 이때 끝났다.

청와대는 합의 당일 "기존보다 진전된 안으로 합의를 이룬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노사 간 지속적 노력으로 도로공사와 민주노총이 합의에 이르기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냈다. 불과 3일 뒤에는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탄력근로제에 대한 질의에 답하던 중 "톨게이트 수납원이 없어지는 직업이라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느냐"고 말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 즈음 요금수납자회사로 간 수납원 사이에서도 불만이 터져 나왔다. 도공이 복지·임금 면에서 자회사로 가기 전에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자회사로 가는 과정에서 도공 직원이나 중간관리자들의 협박과 회유가 있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현재 자회사 수납원 중 일부는 도공을 상대로 묵시적 근로계약관계에 따른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미 복귀한 대법 승소자들이 원거리 발령을 받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민주노총은 원거리 발령이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에게 집중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법 승소 복귀자 전체 인원 380명 중 53%인 200명에 대해 원거리 발령이 났는데 민주노총 소속 복귀자는 51명 중 84%인 43명이 원거리 발령을 받았다는 것이었다. 

이후에도 오체투지, 청와대 행진, 본사 농성, 민주당 의원 사무실 점거 등 민주노총 소속 수납원들의 싸움은 계속됐다. 해고 수납원 1500명 직접고용이라는 요구는 변한 적이 없었다.

 

 

▲ 서울 도심에서 오체투지 중인 요금수납원들. ⓒ프레시안(최형락)


마지막까지 이어진 도공의 갈라치기 
 

 

청와대의 지속적 대화 주문과 수납원의 계속되는 싸움에도, 민주노총과 도공이 교섭 테이블에 마주 앉기까지는 두 달여가 걸렸다. 2019년 12월 6일 4000여 명의 수납원이 계류된 김천지원 1심에서 재판부가 대법 판결을 인용하며 직접고용 판결을 내린 직후였다. 이강래 사장은 교섭을 일주일여 앞둔 2019년 12월 5일, 전북 남원·순창·임실에 국회의원으로 출마한다며 사표를 냈다.  

2019년 12월 11일 열린 교섭에서 도공은 1심 계류자 중 2015년 이전 입사자를 직접고용하겠다며 또다시 갈라치기안을 제시했다. 2015년 이후 불법파견 요소를 제거했다는 주장에 따른 것이었다. 도공 직원이 수납원에게 대면 업무 지시를 내리던 것을 SNS, 유선 지시 등으로 바꿨다는 것이었다. 대법 판결 당시 이미 기각된 주장이었다. 결국 교섭은 결렬됐다.

두 달여 뒤인 2020년 1월 17일 도공은 "1심 계류자를 일단 직접고용하되 2015년 이후 입사자는 판결 결과에 따라 고용 지속 여부를 결정한다"는 안을 냈다. 2015년 이전 입사자와 이후 입사자를 갈라친다는 점에서 이전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입장이었다.

같은 날 도명화 지부장과 유창근 지회장이 단식에 들어갔다. 함께 싸워온 동료에게 고용불안 꼬리표를 붙여 들여보낼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다시 보름의 시간이 흐르고, 수납원들은 1월 31일 단식과 도공 본사 농성을 해제했다. 2월 1일에는 정부종합청사 앞 농성장을 정리했다. 이로 인해 수납원들의 직접고용 싸움이 일단락됐다. 

 

민주일반연맹은 1월 31일 본사 농성 해제를 발표하며 "새로운 투쟁을 결의하고 시작하기 위한 농성 해단 결정"이라고 밝혔다. 

 

노동존중 정부는 어디에 

공기업인 도공의 대량해고 사태를 살펴보면 '노동존중'을 표방한 정부의 역할은 보이지 않았는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무엇보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가이드라인이 문제다. 이 가이드라인에 따라 중앙 정부 부처 소속 간접고용 노동자는 전원 직접고용됐으나 자회사 전환 방식을 열어둔 공공기관에서는 간접고용 노동자 2명 중 1명 가량(47.1%)이 직접고용됐다. 


간접고용 노동자를 직접고용 해 해당 사업장에 문제가 생겼다는 이야기는 아직 나온 바 없다. 일각에서 '공공부문 비대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는 하지만 최근 통계인 2017년 기준 공공부문 일자리 비중은 9%(241만여 명)로 OECD 평균 21.3%의 절반 수준이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으로 직접고용 된 인원은 18만여 명이다.

정규직화 재정 문제에 대해서도 노동부는 "기존에는 전체 인건비의 15% 정도를 파견기관 또는 용역업체에 지급했는데 이를 인건비와 처우개선비에 포함했다"고 발표했다. 직접고용에 들어가는 추가적 재정 부담도 사실상 없었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가이드라인만을 내세우며 도공 사태에 아무런 개입을 하지 않았다.  

 

더구나 현재와 같은 가이드라인을 고수했다면, 대법 판결을 앞둔 도공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요금수납자회사 설립을 판결 이후로 미루는 방법이 제시되기도 했다. 도공 자회사 설립은 2019년 7월이다. 이후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흘러갔다.

 

정부는 자회사 고용을 정규직으로 보는 정규직화 정책 기조를 유지하려 했더라도 대법 판결 이후에는 기존 입장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했다. 그러나 정부는 장외에서 '사태가 잘 해결되길 바란다'고 말하는 것 이상의 대응을 보이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수납원 대부분은 애초 요구대로 도공의 직접고용 노동자로 일하게 됐다. 결국 그렇게 될 일을 두고 도공과 수납원은 217일을 길거리에서 싸워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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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은 한일전' 부산 시민사회 단체 총선후보 친일행적 추적 시작

조윤영 통신원 | 기사입력 2020/02/04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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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총선은 한일전이다

친일 정치인 불매운동은 국민을 위하는 국회를 만드는 첫걸음

의로운 독립운동에 적극적으로 힘모아달라

  

부산 시민들이 정치권 내 친일잔재 청산을 위해 나섰다.

 

4일 부산 시민사회단체들은 4.15총선 후보자 중 친일행적 및 발언을 한 인물을 고발하는 친일파 없는 국회 만들기 운동’ 선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친일파없는 국회만들기 운동'에 함께하는 부산 시민, 사회단체들의 대표들이 구호가 적힌 종이를 들고있다. 왼쪽부터 차례로 김동윤 평화통일센터 하나 대표, 지은주 부산겨레하나 대표, 김종기 부산시민연대 대표,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 장선화 부산여성회 대표, 이원규 아베규탄부산시민행동 기획팀장이다.     © 조윤영 통신원

  

이 운동의 일환으로 4.15총선에 등록한 부산지역 예비후보자 등록자 및 정당공천 신청자 중 친일행위와 발언을 한 사람을 골라 고발하는 노노후보(이하 노노후보운동)’를 진행한다.

 

노노후보운동은 해당 홈페이지(nonohubo.com)에 누리꾼들이 제보하면 별도의 조사팀이 조사한 결과와 부산지역 예비후보 모두에게 판정 기준 각 항목에 대한 정책질의 후 받은 답변을 평가해 벌점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이때 벌점 100점이 넘는 인물은 국민의 대표 부적격자로 판정되어 노노후보가 된다.

 

판정 기준은 친일발언(민족과 국가적 정체성이 없는 발언을 한 경우)’은 20, ‘친일미화주장(일제의 침략과 지배를 옹호하는 주장아베의 경제침탈행위 등을 두둔하는 주장을 한 경우)’은 40, ‘친일행동(말로서가 아니라 실제 행동으로 일본 편을 든 경우)’는 50, ‘항일운동 방해(국회 본회의상임위에서 친일 적폐 청산한일관계 정립 관련 법안결의안 통과를 반대한 경우)’는 60, ‘친일 국정농단(친일 정책의 추진과 수립에 관여한 경우)’는 80점이다.

 

이때 벌점 총점이 100점이 넘는 인물이 대표 또는 원내대표로 있는 정당의 소속 의원후보자는 50점을 가산하기 때문에 특정 정당에 노노후보가 몰릴 가능성이 있다.

 

노노후보운동의 결과는 오는 3월 1일 부산 초량동 항일거리에서 진행할 예정인 ‘3.1운동 101주년 기념 부산시민대회에서 발표한다.  

 

▲ 전기훈 적폐청산사회대개혁부산운동본부 선전팀장이 노노후보운동의 선정방법 및 기준을 설명하고 있다.     © 조윤영 통신원

  

이 외에도 부산시민 1만 명 참가를 목표로 한 친일 정치인 불매운동 친일파 없는 국회 만들기 부산시민 국회 독립선언도 진행한다.

 

기자회견에서 장선화 부산여성회 대표는 일본을 위해 단식하고 반일감성팔이는 안 된다는 등 어느 나라 국회의원인지 분간이 안 되는 자들이 대한민국 국회의 대다수를 차지하면서 온갖 특권을 누리며 떵떵거리고 있다라며 이번 총선까지 진행할 친일 정치인 불매운동은 국민 위에서 군림하는 국회가 아닌 국민을 위하는 국회를 만드는 첫걸음이다이 의로운 독립운동에 적극적으로 힘 모아 달라라고 호소하였다.

 

이어 지은주 부산겨레하나 공동대표가 해당 사업의 취지를 발표하였다.

 

촛불 항쟁으로 정권이 바뀌었지만 70년 넘게 또아리 튼 기득권 적폐세력은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21대 국회는 첫째, ‘평화번영 새 시대를 열어내는데 기여해야한다둘째 자주의 새 시대를 시작해야한다셋째 적폐 청산평등의시대를 선도해야 한다분단 적폐언론 적폐검찰 적폐들은 친일로 일어나 지난 70여 년 간 적폐기득권을 유지해 온 자들로불평등을 강요하던 시대에 가장 많은 것을 누려온 세력이다라며 우리는 친일정치인들을 부적격자들로 규정한다이런 자들은 결코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없으며 국회에 존재해서도 안 된다. ‘친일파 없는 국회 만들기를 통해 새로운 시대 주인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 지은주 부산겨레하나 공동대표가 '친일파없는 국회만들기 국회독립선언'에 서명하고 있는 모습.     © 조윤영 통신원

  

한편해방 이후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1948.1.-1949.6.6.) 등 친일잔재를 청산하기 위한 시도는 많았다그러나 번번이 국회에서 법안 통과가 좌절되거나 정권이 바뀌면서 흐지부지되는 등 국민들이 만족할만한 수준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대표적으로 친일 청산법(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이 당시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의 전신정당)의 반대로 무산된 것이 있다.

 

기자회견을 지켜보던 시민 한 명은 비록 시간이 많이 흘러 일제 시대 친일파와 현재 친일정치인이 다른 의미를 가질지라도 국민의 주권을 훼손한다는 본질이 같기에 이번 노노후보운동이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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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지 않는 ‘코로나’…반도체는 ‘멈출 위기’

멈추지 않는 ‘코로나’…반도체는 ‘멈출 위기’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입력 : 2020.02.04 06:00 수정 : 2020.02.04 06:01
 

ㆍ삼성·SK하이닉스, 춘제 연휴에도 중국 공장 가동 ‘안간힘’
ㆍ소재·장비 하나라도 문제 발생해 생산 멈추면 막대한 손실
ㆍ원료 수급·완성품 수출도 ‘비상’…주재원들은 귀국도 미뤄

중국 전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이 퍼지면서 지난해 저점을 찍고 올해 들어 회복기에 접어든 국내 반도체산업에 위협이 되고 있다. 현지 생산라인이 멈출 경우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한 가운데 육해공을 잇는 물류 여건도 악화되면서 국내 공장으로 유입되는 원부자재 조달에 적신호가 켜졌다. 

3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오는 9일까지 연기된 중국 춘제 연휴기간 중에도 최소 인원을 투입해 현지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신종 코로나 발발지역인 우한시로부터 약 700㎞ 떨어진 시안 등에, SK하이닉스는 약 600~800㎞ 떨어진 우시와 충칭에 생산라인을 보유 중이다. 이들 공장은 4조3교대를 원칙으로 하되 인원 수급에 따라 3조2교대 등으로 탄력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춘제 연휴가 끝난 이후다. 원재료인 웨이퍼가 공장에 투입돼(팹 인) 반도체로 나올 때(팹 아웃)까지 보통 2~3개월이 소요된다. 노광·식각·세정 등 600여개 미세공정을 거쳐야만 품질이 보장되고, 투입되는 화학물질과 장비 종류도 수백종에 달한다. 단 하나의 소재나 장비에 문제가 생기면 전체 생산라인이 멈추게 된다. 일례로 지난해 12월31일 경기 화성시에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1분간 정전이 발생했는데 수십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산업 특성상 공정이 길고 한번 멈추면 기존에 투입된 원재료를 다 버려야 한다”면서 “라인이 멈추면 공정별로 설정한 수치값도 전부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방역을 위해 도시 간 차단이 이어지면서 중국 내 물류 여건도 악화되고 있다. 항공이나 해운뿐 아니라 육로 이동도 통제 분위기가 감지된다. 향후 중국 협력업체에서 만든 원부자재의 국내 조달뿐 아니라 중국에서 생산된 완제품의 해외 수출이 봉쇄될 가능성이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와 관련해 조달·수출 국가 다변화를 물색하는 ‘컨틴전시 플랜(비상 계획)’을 점검하고 있다.

지난해 최악의 실적을 거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반도체 경기 회복을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올해 데이터센터 투자가 재개되면서 서버 D램 회복 기조가 계속되고, 5세대(5G) 이동통신 스마트폰 출하량은 올해 2억대로 교체수요를 자극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전망치를 상회하자 실적 반등의 신호탄으로 해석해왔는데 예기치 못한 사태가 터진 것이다. 

신종 코로나 감염지역이 확대되고 있지만 현지 주재원들은 귀국하지 못하고 있다. 주재원들이 중국 직원들만 남기고 탈출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 정서적으로 위화감이 조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단 주재원 가족들을 중심으로 귀국을 돕고 있다”면서 “주재원들은 잔류하는 쪽으로 잡혀 있다”고 말했다. 



원문보기:
http://biz.khan.co.kr/khan_art_view.html?artid=202002040600005&code=920501#csidx130eebd0ad969089eac20eba8e9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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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대통령’론

 
‘검사 대통령’론
 
 
 
강기석 | 2020-02-03 14:40:00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공무원들의 정치활동은 법으로 금지돼 있지만 (그것이 옳으냐 그르냐의 문제는 별도다) 개별 공무원이 개인적으로 어떤 정치적 지향성을 갖고 어떤 정치세력을 지지하느냐를 금지할 도리는 없다. 공무원도 민주사회를 구성하는 일원이기에 마땅히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가질 수 있으며(혹은 가져야 하며) 누구도, 어떤 세력도 이를 막아서는 안 되고 실제로 막을 방법도 없다.

그러면 공무원들의 정치적 지형은 어떻게 형성돼 있을까. 보수일까, 진보일까, 중도일까, 아무 생각도 없을까. 나는 이에 대해 연구 조사한 것을 본 적이 없지만 내 나름대로 몇 가지 짐작하는 부분은 있다.

‘하위직 공무원들은 대략 일반 시민들과 분포가 비슷할 것이며 고위 공무원들은 압도적으로 보수 편향일 것이다.’

그렇게 추론하는 몇 가지 근거가 있다. 나이가 많아지고 생활이 안정될수록 보수화된다는 인구학적인 일반적 경향도 물론 있겠지만 여기서는 일단 논외로 하자. 노후를 안심하고 보낼 수 있는 막대한 연금, 공직에서 나오자마자 이곳저곳 다른 직장이 보장되는 사람들이 보수적이 안 되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 하지만 그밖에도,

첫째, 지금의 고위 공직자들은 80년대, 90년대 학창시절에 오로지 고시공부에만 몰두해서 합격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들이 나라와 민족을 위해 공무원이 되려 했는지, 개인의 영달을 위해서였는지는 중요치 않다. 학교와 사회에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이 가득할 때 그들은 오로지 고시공부에 몰두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민주주의 실천은커녕 민주주의에 대한 고민 자체가 없는 젊은 시절을 보냈다.

둘째, 공무원들은 높은 지위로 올라갈수록 정치권력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눈치를 많이 보게 되며 기회주의적으로 처신한다는 의미다. 무신념, 무소신, 기회주의는 전형적인 보수적 가치이다.

셋째, 고위 공무원들은 주로 기득권과 논다. 그러면서 자신들에게도 기득권이 생기게 되며 스스로 자기 분야에서 일정한 권력을 행사하게 된다. 기득권자, 권력자가 민주주의자가 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여기까지는 모든 분야 공무원들의 공통 사항이다. 그런데 국방부나 외교부 공무원들의 보수 성향은 거의 극우에 가까울 정도라는 것이 내 오랜 관찰과 탐문의 결론이다. 그것은 이들 기관 공무원들(군인, 외교관)의 업무 성격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지만 특히 미국에 대한 강한 사대의식 때문이라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미국의 보호 없이 존재할 수 없다”는 인식까지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친미 사대주의자들이 개혁적이거나 민주적일 리는 없다.

이보다 더 극우화된 공무원들은 없을까? 있다! 국정원과 검찰이다. 이들은 앞선 모든 조건들에다 스스로 정치권력의 일부라는 특징이 있다. 정치권력에 복무하면서 자신의 권력을 강화 유지하는 존재들이므로 보수정권이 들어서면 때를 만난 것이고 민주정부가 들어서면 괴롭기 짝이 없다.

지금 정보수집권 외에 무기가 없는 국정원은 민주정부에 불만이 있어도 끽소리 못하고 엎드려 있는데(속으론 부글부글 끓겠지) 독점수사권, 독점기소권을 누리며 스스로 절대권력이 된 검찰은 민주정부가 자기들의 숙주가 아니라는 점을 간파하자마자 총력으로 저항하고 있다.

나는 공수처가 출범하고 검경수사권 조정이 이루어져도 진정한 검찰 개혁은 훨씬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확신한다. 사람이든 조직이든 한 번 권력맛을 보면 절대로 그 단맛을 잊지 못하는 법이다. 지금 전혀 개혁되지 않은 채 억눌려 있기만 한 국정원이 언젠가 제대로 된 숙주를 만나기만 하면 다시 이빨을 드러내듯이 검찰도 때만 되면 공수처의 굴레를 벗어 던지고 다시 절대반지를 찾으려 들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 제도를 바꿀 뿐 아니라 사람을 바꾸고 조직문화를 싹 바꿔야 한다. 그러면, 상층부에 제대로 된 인물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조직에서 어떻게 사람을 바꾸고, 위에서 아래까지 온통 부패와 권위주의에 물든 조직문화를 어떻게 싹 바꿀 수 있나.

역시 시간 싸움이다. 10년이건 20년이건 철저한 문민 통제 아래 자연스럽게 물갈이를 하고 위에서 아래까지 “이제 검찰의 좋은 시절은 갔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포기하게 만드는 방법 밖에 없다. (검사 모두가 반성하고 좋은 사람 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끝까지 어렵다)

그것을 알기에 황교안에 이어 윤석열이 나서려는 것이다. 총선에서 노골적으로 보수 정치세력 편들기에 이어 대선에서는 아예 검찰 출신을 대통령 만들어 대한민국을 극우 검찰공화국으로 만들 생각까지 있는 모양이다. 이건 절대 개인적 야욕 때문만이 아니다.

 
본글주소: http://www.poweroftruth.net/m/mainView.php?kcat=2010&table=gs_kang&uid=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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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또 이긴 변호사 "한국 정치, 무책임하다"

[인터뷰] 베트남전 민간인학살 비공개취소소송 이긴 민변 진상규명TF 임재성 변호사

20.02.04 08:17l최종 업데이트 20.02.04 08:17l

 

 한배평화재단 회원들과 베트남전 한국군 민간인학살 피해자 웅우예티탄씨 두 명(동명이인, 오른쪽 두번째, 세번째)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베트남전 종전 43주년 기념 기자회견을 열고 민간인학살 진상규명과 사과를 촉구 하고 있다.
▲  2018년 4월 23일 한베평화재단 회원들과 베트남전 한국군 민간인학살 피해자 웅우예티탄씨 두 명(동명이인, 오른쪽 두번째, 세번째)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베트남전 종전 43주년 기념 기자회견을 열고 민간인학살 진상규명과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마이크를 잡고 있는 인물이 임재성 변호사.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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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 2월 12일 베트남 중부 꽝남성 퐁니·퐁넛마을이 불탔다. 74명이 죽었다. 모두 민간인이었다. 당시 중앙정보부(현 국가정보원)는 은밀하게 조사를 진행, 학살을 자행한 청룡부대 1중대 1~3소대장 세 명을 1969년 11월경 신문했다.

2017년 8월 2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베트남전쟁 시기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학살 진상규명을 위한 TF'는 국정원에 세 소대장을 조사해 작성한 문서와 목록 등을 공개하라고 청구했다. 국정원이 국가 안보 등을 이유로 거부하자 민변 TF는 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하고, 2018년 말 승소판결이 확정된다. 하지만 국정원은 소대장들의 개인정보 침해를 내세워 또 비공개한다. 민변 TF는 2019년 다시 한 번 법원에 소장을 낸다.

지난 31일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부장판사 박형순)는 국정원의 비공개가 위법하다며 세 소대장을 조사해 작성한 문서들의 목록을 공개하라고 했다. 재판부는 소대장들의 생년월일 내지 출생연도 부분을 제외한 부분은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이 정한 비공개 대상 정보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소송에 참여한 임재성 변호사는 3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한국 사회의 성숙함은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문제를 온전하게 인정하고, 어떻게 해결하는지로 만들어질 것"이라며 정보공개는 시작일 뿐이라고 했다. 다음은 그와 나눈 대화를 정리한 내용이다.

모두가 알지만, 모두가 몰랐던 문제

 

- 이번 소송이 어떤 계기로 진행됐는지 궁금하다.
"한국이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사건을 처음 주목한 게 1999년 <한겨레21> 피해자 인터뷰였다. 하지만 당시 사회가 받은 충격은 오래가지 않았다. 2015년 피해자가 처음으로 한국에 방문하고 나서야 민변에서도 '모두가 다 알고 있지만, 모두가 어떻게 되는지 모르는 문제'라는 걸 인식했다. 사법적으로 이 문제를 어떻게 다뤄볼 수 있을까 해서 가장 먼저 한 일이 정보공개청구다.

저는 사실 (청구 결과) '정보 부존재'라고 나올 줄 알았다. 이미 고경태 한겨레 기자가 여러 경로로 '자료 존재 여부만 확인해달라'고 했는데, 매번 국정원은 '없다'고 회신했다. 그래도 한 번 해보자 했는데 비공개가 나왔다. 자료가 있다는 뜻이다. 2017년 1차 소송 때는 (관련 정보의) 내용과 목록을 더 넓게 청구했는데 정보의 내용이 특정되지 않았다고 각하가 나왔다. 일단 (세 소대장 조사 문건) 목록부터 받으려고 (2차 소송을 시작)했는데 이렇게 길어질 줄 몰랐다."

- 한국 정부는 소송 과정에서 어떤 태도를 보였나.
"국가가 이 사건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국정원이 언급했던 것 중 하나가 NCND(Neither Confirm, Nor Deny 확인도 부인도 안 함)다. 굉장히 중요한 외교 전략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일본군 위안부나 일제강제동원 피해문제에는 그렇게 안 하지 않나. 외교의 문제이기 전에 인권의 문제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정작 이 문제에서 한국 정부는 '피해자가 존재하지만 베트남 정부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먼저 정보를 공개하거나 입장을 낼 수 없다'라고 나왔다. 더 나아가 '하나의 정보가 열리면 얼마나 많은 피해자들이 정보를 확인해달라고 할지 모른다, 구멍이 뚫리면 둑이 무너진다'는 식이어서 좀 치사해 보였다."

- 베트남전에 깊숙이 개입한 미국과도 비교해봤을 것 같은데, 한국과 차이가 있던가.
"미국도 보수적이다. 미라이 학살(1968년 3월 16일 미국 23보병사단이 베트남 중부 미라이에서 저지른 민간인 학살사건. 베트남 정부가 추산한 피해자는 504명, 미군 공식 통계는 347명에 달한다 - 기자 주) 하나는 박물관도 짓고 피해마을에 지원도 했지만, 개별 피해자 지원은 이뤄지지 않았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베트남 정부다. 북베트남 정규군의 민간인 학살도 적지 않았기 때문에 이 문제 이슈화를 원하지 않는다. 한국에 있는 베트남 관계자들도 만나봤는데 '과거 얘기다, 결혼이주여성문제나 신경쓰라'고들 하더라."

베트남조차... "결혼이주여성문제나 신경쓰라더라"
 
  베트남전 한국군 민간인학살 피해자인 응우옌 떤 런(NGUYEN TAN LAN)씨와 응우옌 티 탄(NGUYEN THI THANH)씨가 언론 앞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  2015년 한국을 방문한 베트남전 한국군 민간인학살 피해자인 응우옌 떤 런(NGUYEN TAN LAN)씨와 응우옌 티 탄(NGUYEN THI THANH)씨가 언론 앞에서 인터뷰를 하는 모습.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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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트남 정부조차 대응하지 않는 민간인 학살 문제가 한국 사회에선 어떤 의미일까.
"한국 사회를 위해서다. 사회의 성숙도는 스스로가 행한 가해 사실을 얼마나 기억하고 전승하느냐에 있지 않을까. 한국 사회에선 그런 성취는 없었다. 우리가 제주 4.3이나 광주 5.18을 기억할 때 서북청년단 혹은 공수부대가 될 수 있었다는 생각은 잘 안 한다. 피해자 위치에서 가해자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쉽다. 그런데 가해자 위치에서 피해자를 어떻게 대면하고, 사과해야 하는지 등을 풀어나가는 사회가 훨씬 성숙한 사회인데 (한국은)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저는 한국 사회의 성숙함은 베트남전 민간인학살문제를 온전하게 인정하고 어떻게 해결하는지로 만들어지리라 본다."

- 1차 정보비공개 취소소송 승소가 확정됐지만 국정원이 개인정보를 이유로 비공개해서 2차 소송까지 왔다. 재판부는 이 부분을 어떻게 판단했나.
"저희가 두 개를 주장했다. 하나는 무효, 국정원의 2차 비공개는 아예 효력이 없다. 두 번째는 비공개 처분 자체는 인정하지만 적법하지 않다(취소). 무효 주장은 (법원이) 인정하지 않았다. 사실 저희가 급진적 주장을 하긴 했다. (국정원 쪽에서) 재판 때 그러더라. '정보공개 세 번을 해도 안 되는 경우가 있다'고. 쉽게 말해 저희가 이번에 이겨도, 국정원이 또 다시 사유를 바꿔서 비공개할 수 있다. 이건 문제가 있다, 다른 판례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정보공개법이 만들어진 건 '알 권리'라는 기본권 때문이다. 그런데 알 권리의 중요한 가치 중 하나가 '적시에 알 권리 아니냐'고 소송에서 주장했다. 예를 들어 지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복지부에 정보공개를 청구했는데 계속 사유를 바꿔서 비공개하다가 10년 후에 공개하면 알 권리 보장인가. 권리침해이고, 적절한 사법통제가 필요하다고 논리를 만들었다. 이게 인정된 판례가 전무하다.

저희는 판례를 바꿀 수 있다고 판단했다. (정보공개청구 대상이) 제3자 개인정보라는 점은 국정원도 처음부터 알았다. 그런데 그때는 안 하다가 지금에야 주장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또 이분들 중에 한 분은 돌아가셔서 개인정보의 주체가 아니다. 나머지 둘의 생존여부도 확인할 수 없다. 국정원이 처음에 정보공개청구를 받았을 때 당사자들에게 (개인정보 제공 동의여부를) 물어봤어야 했는데 그런 절차도 진행하지 않고 비공개 결정한 것은 비공개 사유를 만든 것에 불과하지 않나. 여러 정황들을 볼 때 비공개 권한 남용해서 무효라고 열심히 주장했는데 재판부도 '이건 어렵다'고 얘기하긴 했다."

"적당히 외면? 점점 할 수 없는 상황 된다"
 
 청원서 제출에 앞서 발언하는 베트남전 민간인학살 피해자 응우옌티탄(1960년생/퐁니마을)
▲  2019년 청와대 청원서 제출에 앞서 발언하는 베트남전 민간인학살 피해자 응우옌티탄.
ⓒ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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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정원이 항소할까.
"항소하죠. 이번 재판 때도 재판부가 비공개 심리할 테니 자료를 가져오라고 했는데 안 가져오고선 딴 얘기하더라. 재판부가 '한 번만 더 안 가져오면 불리한 심증으로 판결문 쓰겠다'고 하니 다음 기일에 자료를 가져온 다음에도 선고기일을 늦춰달라고 하더라. (재판을 지연해도) 안 되는 건 줄 알면서도 최선을 다하는 거다. 국정원은 그게 애국하는 길이라고 생각할 거다. 정보기관의 특수성이 있긴 하다. 그러면 정치가 개입해야 하는데... 청와대는 개입할 능력도 여지도 없고, 국회도 관심 없다. 의원 10명을 못 모아서 진상조사특별법 발의조차 못했다. 그나마 의사를 밝힌 분들이 9명(더불어민주당 2명, 정의당 6명, 민중당 1명)이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적당히 (이 문제를) 외면해온 시간들이 있다. 그래도 한국의 시민사회가 피해자들을 한국에 모시고, 또 모시고 하면서 피해자가 제주 4.3평화상 수상하고, 지난해엔 103명이 직접 청와대 청원을 넣는 등 직접 권리를 행사하는 과정들이 계속 늘고 있다. 올해 3, 4월에는 실제 (손해배상청구)소송도 진행한다. 아마 베트남전 민간인학살 관련해서는 한국과 미국 통틀어 처음으로 피해자가 가해국가에 제기하는 공식소송일 거다. 그런 식으로 피해자들이 더 많이 목소리를 내면, 점점 더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

제발 정치가 이 문제에서 온전하게 작동하길 희망한다. 피해자들에게 본인들의 권리 구제를 맡겨 놓지 말고. '너희가 재판해봐, 이기든 말든 놔두자.' 이건 무책임하지 않나. 일제 강제동원 문제가 정확히 그랬다. 피해자들 소송이 끝날 때까지 일본도, 한국도, 정부가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전해 듣기론 문재인 대통령도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 문제를 인지하고 있고, 첫 베트남 방문 때 언급하려고 했지만 베트남 정부가 반대했다더라. 하지만 국내에서부터 진상규명을 시작할 수 있다. 참전군인들만 해도 일반사병 단계에선 인터뷰가 이뤄진 적 없다. 그런 자료들이 쌓여야 더 공식적인 문제 제기가 있을 때 한국 정부도 대응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공식 조사가 영(0)이었다. 이제는 전문가들이 모여서 정부가 가진 자료가 뭔지 확인하고, 어떤 내용인지 검토하고, 어디까지 공개할 수 있는지, 어떤 입장을 낼 수 있는지 등을 논의하는 데에서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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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2번 환자 완쾌...국내 첫 퇴원 사례 나오나

중앙방역대책본부 "PCR 검사도 음성, 퇴원기준 논의 중"
2020.02.03 15:38:5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국내 2번 환자의 증상이 완쾌됐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 환자의 퇴원을 검토 중이다. 퇴원이 이뤄질 경우, 국내 첫 완치 사례가 된다. 
 
3일 본부는 국내에서 두 번째로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2번 환자(55세 한국인 남성)의 상태가 호전돼 퇴원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본부에 따르면 해당 환자의 증상이 완쾌됐고, PCR 검사(유전자 증폭 검사. 침, 가래, 소변 등 환자의 분비물을 채취해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에서도 신종 코로나 음성이 확인됐다.  
 
본부는 다만 "2번 환자가 퇴원할 경우 국내 첫 사례라 그 기준을 명확히 정하기 위해 현재 전문가와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2번 환자는 신종 코로나 발원지로 알려진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머물다 상하이를 경유해 지난 22일 입국했다. 입국 시 곧바로 능동감시 대상자로 분류돼 자택에서 자가 격리 조치를 시행하다 24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간 해당 환자는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아 왔다. 자가 격리 전까지 김포공항에서 택시를 이용해 곧바로 집으로 들어가 외부 전파 가능성이 적은 환자였다. 
 
2번 환자가 퇴원할 경우 첫 번째 환자(35세 중국인 여성)가 발생한 후 보름만의 국내 첫 완치 사례가 된다. 현재 신종 코로나 환자가 나온 국가 중 완치 사례는 중국(420명), 일본(1명), 태국(7명), 호주(2명), 베트남(1명), 네팔(1명), 스리랑카(1명) 등에서 나왔다.  
 
한편 이날 오전 9시 기준 한국의 신종 코로나 환자는 15명이다. 조사대상 유증상자는 475명이며 그 중 414명은 음성 판정을 받아 격리 해제됐다. 현재 검사가 진행 중인 사람은 61명이다.  
 
15명의 환자 중 중국으로부터 유입된 사례로 추정된 이는 9명이며 일본에서 감염된 이는 한 명이다. 나머지 5명은 2차 이상의 감염 사례다.  
 
환자 15명의 접촉자는 총 913명(밀접 474명, 일상 439명)이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오는 4일부터는 밀접 접촉자와 일상 접촉자를 구분하던 종래 구분 기준을 폐지하고 일괄 ‘접촉자’로 구분해 자가 격리 조치키로 했다.  
 
그간 밀접 접촉자는 자가 격리됐지만, 일상 접촉자는 능동감시 대상자로 분류돼 보건소 모니터링만 받아 왔다. 하지만 능동감시 대상자 중에서도 확진 사례가 나오면서 정부의 구분 방침이 더 엄격화했다.  
 
지침 변경 기준에 따른 접촉자는 △확진환자 유증상기 2m 이내에서 접촉한 사람 △확진 환자가 폐쇄 공간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기침한 경우 같은 공간에 있던 사람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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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당 총선 대표 슬로건 “대물림 계급사회 타파, 한미동맹 파기”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0/02/04 08:02
  • 수정일
    2020/02/04 08:02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민중당 총선 대표 슬로건 “대물림 계급사회 타파, 한미동맹 파기”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0/02/03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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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민중당이 오는 4.15 총선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을 진행했다. 민중당은 현재 59명의 후보가 전국적으로 출마 할 예정이다. [사진제공-민중당]     © 자주시보

 

민중당이 오는 4월 15일에 치르는 총선 대표 슬로건으로 대물림 계급사회 타파한미동맹 파기!”로 설정했다.

 

민중당은 3일 오전 11시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선거대책위원회(이하 선대위발족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지난 1일까지 민중당은 지역별로 총선 후보자 선출을 위한 당원 투표를 진행해 현재 52명의 후보가 확정되었다아직 선거를 치르지 못한 지역까지 포함하면 59명의 후보가 전국적으로 4.15 총선에 출마한다남성 후보는 31여성 후보는 28명이다.

 

또한 민중당은 비례대표 후보는 민중 공천제를 통해 선출한다. 1번은 일반 여성 후보 2번은 농민 후보, 3번은 청년 후보, 4번은 일반 남성이며 그 뒤 번호는 홀수가 여성짝수는 남성으로 선출된다.

 

민중당 공동 선대위원장은 한충목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강규혁 민주노총 서비스연맹위원장최은철 민주노총 서울본부장박행덕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김식 한국청년연대공동대표 등 20명으로 구성되었다.

 

공동 선대위원으로는 민중당한국진보연대민주노총한국청년연대여성빈민 등 97명으로 구성되었다.

 

민중당은 선대위 발족 기자회견문을 통해 “2020년 우리는 한국 사회 미래에 대한 근본적 재설계가 필요한 대전환기에 서 있다수십 년 동안 내려온 예속과 분단의 오래된 질서가 무너지고 있다라며 이번 총선은 더 이상 한국 사회에서 자기 자리를 유지할 수 없는 자유한국당의 퇴출을 확인하는 절차일 뿐이라고 밝혔다.

 

또한 민중당은 기성 정치가 주목하지 않은가진 것 없고 억울한 민중의 처지에서 민중당의 존재 이유를 입증할 것이며 한국 사회의 질서를 근본에서 규정해 온 한미동맹 파기는 평화와 통일의 새로운 미래자주의 시대를 우리에게 선사해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충목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는 선대위 발족 기자회견에서 촛불국회 실현하겠다국민과 함께촛불 시민과 함께 민중당이 달려간다힘 실어주시고 동참해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라고 말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도 민주노총은 이번 4.15총선에서노동자와 민중사회적 약자사회 대개혁을 요구하는 국민들과 함께선거판을 뒤흔드는 대중투쟁도 전개할 것이라며 민주노총과 함께 하는 민중당이 이번 4.15 총선 투쟁에서 민중과 촛불 국민의 편에 서 있는 진보정당으로 자리매김하고거대한 보수의 벽을 허물고 원내에 노동자 민중의 진지를 만들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아래는 민중당 선대위 발족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아래-----------------------

 

 

미래에 대한 근본적인 재설계가 필요합니다.”

 

2020년 우리는 한국 사회 미래에 대한 근본적 재설계가 필요한 대전환기에 서 있다수십 년 동안 내려온 예속과 분단의 오래된 질서가 무너지고 있다오랜 억압과 수탈의 구조도 흔들리고 있다.

 

한국 사회의 진보는 거스를 수 없는 확고한 대세가 됐다관건은 새로운 사회를 누가 주도할 것이냐에 있다낡은 지배구조의 정점에 서 있던 자유한국당은 극우로 치달으며 사멸해가고 있다이번 총선은 더 이상 한국 사회에서 자기 자리를 유지할 수 없는 자유한국당의 퇴출을 확인하는 절차일 뿐이다.

 

기득권의 한 영역을 차지해 온 민주당을 비롯한 기성 정당도 대안이 될 수 없다민중의 절박한 고통 대신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 확보에 골몰하는 현 집권세력은 한국 사회의 재설계라는 사명을 감당할 수 없다민중에 뿌리 내리지 못하고 집권세력이 그어놓은 선을 넘지 못하는 기존 진보정치의 한계도 드러나고 있다.

 

새로운 시대는 새로운 주체가 필요하다노동자와 농민을 비롯한 민중이 한국 사회를 근본부터 혁신해나갈 새로운 주체로 등장해야 한다이번 4.15 총선은 낡은 정치를 혁파하고 새로운 정치질서를 만들어 나가는 중대한 분수령이 되는 선거다. 4.15 총선이 민중의 정치적 진출을 위한 획기적 계기가 되도록민중당은 모든 진보민중진영의 힘을 모으고 굳게 단결해 우리 앞에 주어진 시대적 과제를 실현하겠다.

 

계급이 대물림되는 사회는 미래가 없다소득과 자산을 비롯한 여러 영역의 불평등이 얽히고 굳어져가고 있다기득권 카르텔에는 진보와 보수가 다르지 않다는 것도 드러났다민중에 뿌리내리고 기득권에서 자유로운 민중당이 대물림 계급사회 타파의 적임자다민중당은 불로소득을 환수하고 소득과 자산을 재분배하기 위한 획기적인 대안을 제시하겠다기성 정치가 주목하지 않은가진 것 없고 억울한 민중의 처지에서 민중당의 존재 이유를 입증할 것이다.

 

70여 년 동안 유지돼 온 한미동맹이란 낡은 틀은 한반도의 새로운 미래와 양립할 수 없다역대 집권세력은 물론 문재인 정부심지어 기존 진보정치도 여기서 예외가 아니다민중당은 한미동맹이란 주술에 정면으로 맞서면서 우리 민족의 운명을 개척해 나가려 한다한국 사회의 질서를 근본에서 규정해 온 한미동맹 파기는 평화와 통일의 새로운 미래자주의 시대를 우리에게 선사해 줄 것이다.

 

진보를 향한 민중의 열망은 전례 없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여성이란 이유로 가해지는 부당한 차별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배제는 더 이상 합리화될 수 없다기후 위기에 대한 비상한 대응을 미룬다면 인류의 미래를 장담하기 힘든 지경에 이르렀다진보의 가치는 인간을 넘어 생명을 가진 동물과의 공존으로 확대되고 있다민중당이 존재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다당사자들은 이미 행동에 나섰다이들과 연대해 21대 국회를 새로운 진보 의제가 만개하는 장으로 만들겠다.

 

주권자를 배제한 지금의 국회로는 민중의 생존과 권리를 실현할 수도한국 사회의 미래를 새롭게 설계할 수도 없다민중과 함께 근본적 정치개혁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기 위해오늘 우리는 2020 총선 민중당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을 선언한다.

 

2020년 2월 3

21대 총선 민중당 선거대책위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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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건너가는 ‘물갈이 공천’

물 건너가는 ‘물갈이 공천’

박홍두·임지선 기자 phd@kyunghyang.com

입력 : 2020.02.03 06:00 수정 : 2020.02.03 07:15

 

여, 현역 60% ‘무경선 공천’ 유력
야, 거물 중진 ‘영남 알박기’ 행보

물 건너가는 ‘물갈이 공천’
 

4·15 총선에서 여야의 인적쇄신 공약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40명 이상 물갈이를 자신했지만 현역 의원 60%가 무경선 공천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은 중진 ‘험지 출마론’이 흐지부지되는 분위기다. 여야가 ‘쇄신공천’을 공언했지만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가 2일 집계한 지역구 후보자 신청 현황을 보면, 현역 109명 중 단수 후보자는 59%인 64명이다. 5선 박병석 의원(대전 서구갑), 4선 김진표(경기 수원무)·변재일(충북 청주 청원)·송영길(인천 계양을)·안민석(경기 오산)·최재성(서울 송파을) 의원 등 다선 의원도 적지 않다. 현역 의원 중 3선 10명, 재선 17명, 초선 30명이 단수 후보로 등록했다. 이들은 공관위 심사만 통과하면 본선행이 유력하다. 

복수 후보자 지역구도 ‘현역 프리미엄’ 등을 고려했을 때 현역 의원이 회생할 지역구가 현재 64명보다 늘어날 전망이다.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 대상자들도 경선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당초의 ‘최대 40명 물갈이’가 현실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민주당은 475명의 지역구 후보자 접수를 완료하고 지난달 30일부터 오는 5일 서류심사, 2~5일 후보자 적합도 여론조사, 9~13일 면접심사 등을 실시한다. 

한국당은 거물급 중진들이 ‘험지 출마론’을 거부하고 당선 가능성이 높은 영남 지역에 나섰다. 당 공관위가 ‘험지 출마’를 권고하며 공천 불이익을 경고했음에도 받아들여지지 않는 분위기다.

홍준표 전 대표는 지난 1일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지역 공천 신청을 했다”며 “무소속 출마를 강요당하게 되면 내 지역구에서만 선거운동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태호 전 경남지사도 고향인 경남 거창 출마 뜻을 굽히지 않았다. 

당 차원에서 대구·경북(TK), 부산·경남(PK) 등 전통적 지지기반 중심으로 ‘현역 절반 교체’를 공언했지만 당내 반발이 커 실행 여부가 불투명하다. 낙천자가 탈당해 우리공화당이나 무소속으로 출마할 수도 있다. 한국당은 5일까지 공천 신청을 받고 심사에 돌입한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002030600025&code=910402#csidx5f756429b56394bb9117ff84282882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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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지역 4개 대학 총학생회 지원금 분석해봤더니

[분석&제안] 학생자치는 무엇으로 사는가 1

20.02.03 07:14l최종 업데이트 20.02.03 07:14l

 

 전남대학교 정문.
▲  전남대학교 정문
ⓒ 배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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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년간 대학교 학생회 활동을 하면서 소문으로만 들었던 학생회 문제를 확인할 수 있었다. 중요한 것은 '학생회의 위기'가 아니라 학생회가 있건 없건 대학교육의 질은 낮아졌고 학생은 대학 운영에서 배제되어 갔다는 사실이었다. 

어떻게 좋은 학생자치를 만들 것인가? 축제나 체육행사가 아니라 교육의 질과 대학 운영에 집중하는 학생자치는 불가능한가? 이러한 물음에 답을 찾던 중 '재정감시운동'이 그 대답이 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공익재정연구소 이상석 소장의 강의를 듣고 실제로 총학생회 지원금 지출내역을 검토하면서 학생자치의 자원이 대부분 축제와 같은 행사에 쓰이는 원인을 알게 됐다.

학생자치는 왜 필요한가? 그 이유는 교육받는 사람의 권리를 찾고, 교육기관이 민주적으로 운영되도록 하는 데 있다. 그런데 지금의 학생자치는 학생회비에 더해 등록금과 국고지원으로 대학회계·교비회계에서 편성된 연간 억대의 지원금을 축제에 쏟아붓고 있다. 얼마나 호화로운 축제를 했는가로 평가받는 학생회는 잘못되었다. 학생자치가 이래서는 안 된다.

이런 문제의식에서 광주지역 4개 대학 총학생회의 지원금 결산을 분석했다. 먼저 정보공개와 행정심판 청구 과정을 설명하고 실제 자료를 토대로 학생자치의 실태를 살펴본 뒤 내가 생각하는 대안을 제시한다.

정보공개 청구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정보를 특정하는 것이었다. 학생회의 재정은 두 가지 부분으로 나뉘는데 정보공개가 가능한 것이 있고 불가능한 것이 있다. 첫째, 사립학교의 경우 교비회계, 국공립대학의 경우 대학회계라고 불리는, 등록금과 국고지원금으로 편성된 회계의 학생회 지원금이다. 둘째, 매 학기 학생들이 납부하는 학생회비와 학생회 자체 수입이다. 일부 학생회는 공개하지만 온라인으로 공개하는 곳은 많지 않고 공개하더라도 정확히 보고하지 않는 곳이 많다.

교비회계나 대학회계의 경우 총학생회가 사용처를 결정하더라도 실제 계약은 대학본부에서 담당해 관련 자료가 대학본부에 남아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특정해야 할 정보는 교비회계 혹은 대학회계에서 총학생회 관련 결산자료다. 여기에 더해 학생회와 관련해 정확히 어떤 문서들이 존재하는지 알기 위해 '문서목록'을 추가해야 한다. 이 자료들을 통해 어떤 지출내용과 문서가 존재하는지를 알면 그다음 세부적인 자료 청구가 용이해진다.

정보공개 청구에 대해 국공립대인 전남대학교는 해당하는 자료가 너무 많아서 비용이 청구된다고 답변했다. 그렇다면 정보목록을 먼저 달라고 하자 전남대에서는 목록이 따로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것은 정보를 주지 않기 위한 교묘한 거짓말이었다. 전남대는 모든 세부공문과 증빙자료 전체를 뭉뚱그려서 '정보량이 너무 많다', '전체 정보가 다 적힌 목록은 없다'고 답한 것이다.

자료를 열람하러 간 자리에서 담당 주무관은 총학생회 관련 지출내역 목록을 주며 이 중 원하는 정보를 말하면 개인정보를 가린 후 열람하게 해주겠다고 했다. 제시한 제한 시간을 초과할 시 비용 부과 방침까지 더해져 그 자리에서 충분히 자료를 볼 순 없었다. '목록'이 있다는 것과 계약과정에서 첨부해야 하는 문서의 종류만 확인한 뒤 해당 문서의 목록을 특정해 다시 정보공개를 청구했고 그제야 의도했던 자료를 얻을 수 있었다.

행정심판

사립대인 광주대학교, 조선대학교, 호남대학교에서는 '비공개', '부존재' 처리하거나 일부만 공개했다. 이럴 경우 청구인은 행정심판을 청구할 수 있고 여기서 지면 행정소송을 청구할 수 있다. 행정심판을 하지 않고 행정소송을 청구할 수도 있으나 소송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보통은 행정심판을 청구한다.

3개 대학 총장을 상대로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청구서에는 정보공개청구와 피청구기관의 처분이 있었던 날짜를 적시해 사건 개요를 설명하고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을 근거로 처분이 취소되어야 하는 이유를 제시했다. '부존재' 처분의 경우는 교비회계 지출내역이 부존재할 수 없다는 점, 대학업무가 전산화된 현실을 고려하면 검색을 통해 해당 정보에 관한 목록을 추출할 수 있다는 지적을 추가했다. 원본 자료를 가공해서 일부만 공개한 경우는 비공개된 정보가 존재하는 정황을 지적하고 원본 그대로 공개해야 함을 주장했다.

몇 달이 지나 각 대학에서 보낸 답변서가 온라인으로 송달되었다. 광주대에서는 부존재 처리에 대해 '실무자의 법률 지식 부족에서 발생된 착오'라며 법 규정에 따라 공개하겠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조선대와 호남대에서는 해당자료가 공개될 경우 학생자치가 침해될 우려가 있다는 점, 개인의 경영상·영업상 비밀로 법인의 정당한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점을 들어 행정심판 청구 기각을 주장했다.
 
 호남대 총학생회는 행정심판 청구 기각을 주장했다.
▲  호남대 총학생회는 행정심판 청구 기각을 주장했다.
ⓒ 황법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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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용역이나 품목에 대한 가격 및 업체명이 경영상·영업상 비밀이 아니라는 취지의 보충서면을 제출했다. 나머지 근거들은 법령에서 정한 비공개 사유가 아니라는 지적도 덧붙였다.

광주대, 호남대, 조선대에 대해 부분인용취지의 재결서를 받아볼 수 있었다. 광주대와 호남대의 경우 정보보존기간인 2013년 자료에 대해서 기각되었고 조선대의 경우 관련 서류에 카드번호와 업체주소, 전화번호 등이 포함되어 있다는 이유로 계약업체와 증빙자료에 관한 부분이 기각되었다.

가격이나 품질에서 경쟁력이 있는 것이 아닌데 총학생회가 유착관계에 있는 특정업체와 계약하는 경우가 있다. 내부자들의 증언이 있지 않은 이상 이런 정황을 알아내기는 매우 어렵다. 다만 자주 계약되는 업체의 등기를 발급받아 임원사항을 확인한다거나 계약내용에 대해 비교 견적을 받아보는 형태로나마 단서를 추적할 수 있다. 따라서 계약업체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한 연결고리다. 추가적인 정보공개 청구와 행정심판 그리고 행정소송이 필요하다.

대법원에서는 '법인 등의 상호, 단체명, 영업소명, 사업자등록번호 등에 관한 정보는 법인 등의 영업상 비밀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법인 등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에 해당하지 아니하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린 바 있다(판례 2003두8302).

지난해 10월 10일 조선대 재결서 송달을 마지막으로 광주지역 3개 사립대학을 대상으로 한 행정심판은 일단락되었다. 행정심판 청구 대상 기간이 2013~2017년이었던 까닭에 행정심판 이후 2018년 자료에 대해 추가적으로 청구해 받아보았다. 그러던 중 단과대 학생회는 총학생회와 다른 경로로 별도의 지원금을 받고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일부 단과대 학생회 지원금에 대해서도 정보공개를 청구해 자료를 받았다.

광주 4개 대학 총학생회 지원금 2014~2018 자료가 모두 모인 것은 지난해 12월 19일이었다. 그때부터 약 2주간 지출내역을 검토하고 사업분야별로 분류했다. 그리고 1월 5일 '[보도자료] 광주소재 4대 대학 총학생회 결산자료 분석', 1월 7일 '[보도자료] 광주지역 대학 총학생회 지원금 부정·부패 심층분석'을 배포했다. 이 밖에도 추적해야 할 부패의 단서가 보였지만 확보한 자료만으로는 정황을 추정하기 어려웠다. 앞으로 더 많은 시민들과 협업하여 밝혀내야 할 것이다.

총학생회 지원금 주요지출 내용과 학생자치의 문제
 
 광주지역 4개 대학 총학생회 지원금 주요 지출내용
▲  광주지역 4개 대학 총학생회 지원금 주요 지출내용
ⓒ 황법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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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2018년 광주지역 대학의 총학생회 지원금 5개년 결산 자료를 살펴보면 학생자치는 모두 동일한 경향을 띠고 있다. 4개 대학 모두 축제에 가장 많은 돈을 집행했다. 그 밖에 지원금이 많이 사용된 사업은 출범식과 캠프·기행이다. 연예인을 초청하는 축제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대략이나마 알고 있겠지만 출범식과 캠프·기행 사업, 복지사업은 학생회 관계자가 아니면 그 실상을 잘 모르는 경우가 있다.

- 출범식
매년 1학기 초에 임기를 시작하는 학생회가 실시하는 행사이다. 일부 지방대에서는 예비군 전우회나 군 관련 학과 학생들이 사열하는, 학도호국단의 부활처럼 보이는 광경이 연출되기도 한다. 말 그대로 '출범'만 하고 끝나기도 하지만 연예인 섭외 공연을 배치해 축제처럼 운영하는 경우도 많다.

- 캠프기행 사업
과거 80~90년대 학생회는 학생운동의 연장 선상에서 '실천단', '선봉대', '농민-학생 연대활동'과 같은 사업을 했다. 이러한 사업들은 2010년대에 이르러 정치적 맥락이 제거되고 일종의 '수학여행' 더 나쁘게는 학생회 간부들에게 주어지는 '보상여행' 같은 것이 되었다. 여전히 농촌을 가기도 하고 국토순례를 한다면서 제주도, 독도를 가거나 역사기행을 한다면서 백두산, 일본을 가기도 한다.

- 복지사업
흔히 시험기간 간식행사를 실시한다. 이번 4개 대학 자료에서는 예비군 훈련 간식 사업, 학기 초 이삿짐 운반 지원 사업, 시험기간 야간 버스 운영 등이 있었다. 4개 대학 공통적으로 지원금을 이용한 복지사업 지출은 대부분 단체 야구 관람에 쓰였다.

이런 사업들이 도대체 왜 대학에서, 그것도 등록금과 국고지원금으로 이루어져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그러나 1년 임기의 학생회 선거에 출마하여 축제나 체육행사 등을 폐지하고 그 돈을 정책연구사업과 재정감시 그리고 이것들에 필요한 인력운영에 쓰겠다고 한다면 당선될 수 없을 것이다. 총학생회라는 기구는 학생자치를 현 상태에 가두는 가장 큰 구조적 원인이다. 총학생회를 청산하지 않으면 학생자치의 혁신은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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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학생회장이 먹지 않으면 업체들이 먹게 돼있다" http://omn.kr/1mfn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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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강도 전투정치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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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20/02/03 10:27
  • 수정일
    2020/02/03 10:27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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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벽예감 380] 고강도 전투정치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 기사입력 2020/02/03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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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1. 문재인 대통령을 미국의 하수인이라고 비난한 여성

2. 전체 무력이 고강도 전투정치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3. 수도권으로 가지 않고 남해안으로 직진할 철마군단

 

 

1. 문재인 대통령을 미국의 하수인이라고 비난한 여성

 

2020년 1월 11일 김계관 조선외무성 고문이 담화를 발표하였다. 김계관 고문은 담화에서 “우리는 미국과의 대화탁에서 1년 반이 넘게 속히우고 시간을 잃었다”고 반성하고, “명백한 것은 이제 다시 우리가 미국에 속히워 지난 시기처럼 시간을 버리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중략) 우리에게는 일방적인 강요나 당하는 그런 회담에 다시 나갈 필요가 없으며 회담탁 우에서 장사군들처럼 무엇과 무엇을 바꿈질할 의욕도 전혀 없다”고 언명하였다. 이것은 조선이 대미협상을 완전히 중단했음을 밝힌 것이다. 

 

대미협상을 완전히 중단했다고 밝힌 김계관 고문은 “조미 사이에 다시 대화가 성립되자면 미국이 우리가 제시한 요구사항들을 전적으로 수긍하는 조건에서만 가능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우리는 미국이 그렇게 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으며 또 그렇게 할 수도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지적하고, “우리는 우리가 갈 길을 잘 알고 있으며 우리의 길을 갈 것”이라고 단언하였다. 

 

오늘 현실이 보여주는 것처럼, 조선은 대미협상만 중단한 것이 아니라, 대남협상도 함께 중단했다. 조선이 대남협상을 완전히 중단하였다는 사실은 <조선중앙텔레비죤방송>이 2020년 1월 24일 17시 보도시간에 방영한 즉석대담에서도 확인된다. 평양 길거리에서 어느 여성이 즉석대담을 진행하면서 발언한 장면이 방영되었는데, 그 여성은 이렇게 말했다.  

 

“문재인이가 왔을 때 나도 손바닥이 아프게 박수를 쳐주었습니다. 그때 무슨 합의서에 서명을 한다, 어쩐다 하면서 당장 큰일이나 칠 거 같이 그러더니, 뒤돌아보니 아무 것도 해놓은 게 없습니다. 력대적으로 제 주견이라는 건 하나도 없이 미국의 하수인이 되어 가지고 제 할 소리도 변변히 하지 못하는 것들이라는 걸 잘 알기 때문에 애초에 믿지 않았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을 문재인이라고 부르며 미국의 하수인이라고 강하게 비난한 즉석대담이 조선의 텔레비전보도시간에 방영된 것은 남북관계가 문재인 정부의 대미종속 때문에 완전히 파탄되었음을 전체 인민에게 알린 것이다. <사진 1>  

 

▲ <사진 1> 오늘 현실이 보여주는 것처럼, 조선은 대미협상만 중단한 것이 아니라, 대남협상도 함께 중단했다. 위의 사진은 <조선중앙텔레비죤방송> 2020년 1월 24일 17시 보도시간에 방영된 즉석대담장면이다. 사진 속의 여성은 문재인 대통령을 문재인이라고 부르며 미국의 하수인이라고 강하게 비난하였다. 이런 장면이 텔레비전방송을 통해 전체 인민에게 전달된 것은 조선이 평범한 녀성의 입을 빌어 문재인 정부를 강도 높게 비난하였음을 보여준 것이다. 조선이 협상전략을 폐기하고 택한 새로운 전략은 최후결전전략이다.     

 

그런데 조선이 협상을 왜 중단했는지 모르는 사람들은 제멋대로 상상한다. 이를테면, 올해 11월 3일에 실시될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정권이 교체될 것인지 아니면 현 집권자가 집권을 연장할 것인지 판정될 것이므로, 조선이 대선결과를 보고 협상을 다시 시작할 것처럼 제멋대로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생각은 착오다. 조선이 협상을 완전히 중단한 것은 미국 대선결과를 지켜보기 위한 일시적인 조치가 아니라, 미국 대선결과와는 무관한 전략적인 조치다. 조선은 2018년부터 2019년까지 2년 동안 추진해온 협상전략을 폐기하고 새로운 전략을 결정한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새로운 전략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9년 1월 1일 신년사에서 언급한 ‘새로운 길’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신년사에서 “나라의 자주권과 국가의 최고 리익을 수호하고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이룩하기 위한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습니다”고 언명한 바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 있다고 언명한 이후, 조선 외무성과 조선 국무위원회도 그 문제에 대해 각각 언급하였다. 이를테면, 2019년 8월 6일 조선 외무성은 대변인 담화에서 “우리 역시 이미 천명한대로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고하였으며,  2019년 11월 13일 조선 국무위원회도 대변인 담화에서 “우리가 어쩔 수 없이 선택하게 될 수도 있는 <새로운 길>”을 예고한 바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9년 신년사에서 ‘새로운 길’을 예고하고, 미국에게 1년 시한을 주어 전향적인 태도변화를 기다렸지만, 2019년 12월이 되어서도 변화의 조짐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2019년 12월 28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된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에서 새로운 대미-대남전략이 결정되었던 것이다. 

 

조선이 협상전략을 폐기하고 새로운 대미-대남전략을 결정하였다는 사실이 이처럼 명백한데도, 미국은 오판하고 있다. 이를테면, 2020년 1월 10일 로벗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미국 언론매체와 대담하는 중에 “우리는 북조선과의 접촉에서 지난해 10월 스톡홀름에서 진행한 협상을 이어가기 바란다는 의사를 전했다. 협상이 재개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약속한 비핵화가 이행되기 바란다는 뜻을 여러 경로를 통해 북조선에게 전했다”는 얼빠진 소리를 늘어놓았다. 또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도 2020년 1월 22일 국무부 출입기자들 앞에서 발언하는 중에 조선이 미국과 대화하지 않고서는 얻을 수 있는 게 없다느니, 조미대화는 조선에게 이익이라느니, 조선에게 대화를 권고한다느니, 인내심을 갖고 천천히 꾸준하게 대조선 외교를 추진하면서 유엔안보리의 대조선 제재를 계속 이행하도록 동맹국들과 협력하겠다느니 뭐니 하는 얼빠진 소리를 늘어놓았다.  

 

얼빠진 소리에 귀를 기울일 필요는 없지만, 조선이 12월 전원회의에서 결정한 새로운 대미-대남전략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이 문제를 파악하려면, 2020년 1월 1일 조선의 언론매체들이 보도한,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 결정서를 다시 읽어볼 필요가 있다. 

 

그런데 결정서에 관한 보도내용을 다시 읽어봐도, 새로운 대미-대남전략에 관한 구체적인 언급은 찾을 수 없다. 보도에 따르면, 12월 전원회의에서 채택된 결정서에는 여덟 가지 결정사항이 담겼다고 하는데, 새로운 대미-대남전략과 관련된 결정사항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은 네 번째로 서술된 “강력한 정치외교적, 군사적 공세로 정면돌파전의 승리를 담보할 것”이라는 짤막한 문장밖에 없다. 

 

그러므로 이 짤막한 문장 속에 담긴 속뜻을 파악해야 하는데, 문장에 들어있는 ‘강력한 정치외교적 공세’, ‘강력한 군사적 공세’, ‘정면돌파전’, ‘승리’라는 네 개의 개념을 서로 연결하면서 문맥을 파악할 수 있다. 문맥을 읽으면, 협상전략을 폐기한 조선은 미국과 한국에게 강력한 정치외교공세를 가할 것이고, 결정적 시기에 군사공세로 정면돌파전을 벌여 승리할 것이라는 속뜻을 알 수 있다. 이런 해석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2월 전원회의에서 “우리는 결코 파렴치한 미국이 조미대화를 불순한 목적 실현에 악용하는 것을 절대로 허용하지 않을 것이며, 이제껏 우리 인민이 당한 고통과 억제된 발전의 대가를 깨끗이 다 받아내기 위한 충격적인 실제행동에로 넘어갈 것”이라고 언명한 내용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2. 전체 무력이 고강도 전투정치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조선은 협상전략을 폐기하고, 현상유지전략을 택했을까? 조선에게 정전-분단체제를 유지한다는 말은 통하지 않는다. 협상전략을 폐기한 조선이 택한 것은 ‘인민이 당한 고통과 억제된 발전의 대가를 깨끗이 다 받아내기 위한 충격적인 실제행동’ 또는 ‘강력한 군사공세로 벌이는 정면돌파전’이다. 길게 설명할 필요도 없이, 그것은 최후결전을 뜻하는 언술이다. 그러므로 조선에서 말하는 ‘새로운 길’은 최후결전의 길이며, 조선이 협상전략을 폐기하고 채택한 새로운 전략은 최후결전전략이다. 최후결전은 군사대결이 폭발계선으로 접근할 때마다 조선이 자주 써온 전쟁개념이다. 

 

그런데 심층정보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조선이 ‘충격적인 실제행동’을 하지 않고 말로만 최후결전을 외울 것으로 생각하거나, 미국의 보복공격이 두려워 최후결전전략을 영영 실행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은 제멋대로 생각하는 것이다. 

 

조선인민군은 최후결전 작전계획서를 이미 하달 받았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2년 8월 25일 선군절 경축연회 연설에서 “조국통일대업을 성취하기 위한 전면적 반공격전에로 이행할 데 대한 명령을 전군에 하달하였으며 이를 위한 작전계획을 검토하고 최종수표하였다”고 밝힌 바 있다. 그것만이 아니라, 군사대결이 폭발계선으로 접근했던 2015년 8월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최후결전 총공격명령을 내리기 직전 상황까지 갔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6년 5월 6일과 7일에 진행된 조선로동당 제7차 대회에서 “나라의 통일을 이룩하는 데는 평화적 방법과 비평화적 방법이 있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어떤 경우에도 다 준비되여 있습니다”고 하면서 “전체 인민이 우리의 철천지 원쑤인 미제국주의자들과는 반드시 결판을 내야 한다는 각오를 가지고 일단 전쟁이 일어나면 침략자들을 격멸하고 조국통일을 이룩하기 위한 전민항전에 한사람같이 떨쳐나서야 합니다”고 촉구한 바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7년 8월 25일 조선인민군 특수작전부대들의 대상물타격경기를 지도하면서 “모든 일군들과 군인들을 (중략) 조국통일대전의 맹장들로 튼튼히 준비시켜 (중략) 오직 총대로 적들을 무자비하게 쓸어버리고 서울을 단숨에 타고 앉으며 남반부를 평정할 생각을 하여야 한다”고 지시한 바 있다. 

 

위에 열거한 인용문들을 읽어보면, 협상전략이 폐기된 올해 2020년에 조선이 최후결전을 실행에 옮길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 올해 어느 시점에 군사분계선에서 우발적인 충돌이 일어나면, 조선이 최후결전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예상을 안받침해주는 사실들은 다음과 같다. <사진 2>

 

▲ <사진 2> 2019년 12월 28일부터 31일까지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가 평양에서 진행되었다.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는 이 회의에서 기존 협상전략을 폐기하고, 새로운 대미-대남전략을 채택하였다. 조선이 협상을 중지하였던 2012년부터 2017년까지 6년 동안 조선의 언론매체들에 보도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대미발언 및 대남발언은 "총대로 적들을 무자비하게 쓸어버리고 서울을 단숨에 타고앉으며 남반부를 평정해야 한다"는 말로 요약될 수 있다. 협상전략이 폐기된 올해 2020년에 조선이 최후결전을 실행에 옮길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올해 어느 시점에 군사분계선에서 우발적인 충돌이 일어나면, 조선이 최후결전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1)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는 지난 12월 전원회의에서 결정한 새로운 대미-대남전략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다. 위에서 서술한 것처럼, 짤막한 문장으로 암시하였을 뿐이다. 이런 정황은 외부에 알릴 수 없고, 알려서도 안 되는 새로운 대미-대남전략이 결정되었음을 말해준다. 외부에 알릴 수 없고, 알려서도 안 되는 새로운 대미-대남전략은 최후결전전략밖에 없다. 

     

(2) 조선은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핵무력을 완성함으로써 미국의 핵공격을 억제할 능력을 가졌다. 조선이 가진 핵억제력은 미국의 보복핵공격을 우려하지 않고 최후결전을 단행할 수 있도록 추동하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된다. 그런 점에서, 조선이 핵무력을 완성한 것은 최후결전준비를 완성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3) 2019년 한 해 동안 조선은 신속타격능력과 정밀타격능력을 갖춘 신형 저고도활공도약미사일과 신형 대구경방사포를 개발, 완성하였다. 이것은 민간인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한국군과 주한미국군의 전략거점들만 족집게식으로 골라 눈 깜빡할 사이에 제거할 새로운 공격수단을 보유하게 되었음을 실증한 것이다. 다시 말해서, 조선은 미국의 증원부대가 부산에 도착하기 전에, 민간인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한국군과 주한미국군의 전략거점들만 골라 신속타격과 정밀타격으로 제거할 최후결전준비를 완성한 것이다.   

 

(4) 내가 이 글의 집필을 거의 끝내가고 있는 2020년 2월 2일 현재, 조선에서는 정규군을 비롯한 국가무력 전체가 전례 없이 강도 높은 전투정치훈련을 진행하는 중이다. 고강도 전투정치훈련은 최후결전훈련이다. 이에 관해서는 아래에서 다시 논한다. 

 

(5) 올해 대만문제를 놓고 중국과 미국의 무력충돌위험이 높아지고, 중동문제를 놓고 이란과 미국의 무력충돌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국제정세는 서로 다른 지역에서 두 개의 전쟁을 동시에 수행할 수 없는 미국에게 불리하게 전개되고, 최후결전준비를 완료한 조선에게 유리하게 전개되는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9년 12월 1일 최고사령관 명의로 전체 국가무력에게 고강도 전투정치훈련을 명령하였다. 이 훈련은 2020년 4월 30일까지 5개월 동안 지속된다.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 2020년 1월 29일 보도에 따르면, “새해 들어 총참모부의 지시에 따라 부대들이 주둔지를 벗어나 야외에 훈련장을 전개하고 강도 높은 야외훈련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번 야외훈련은 력대 어느 동계훈련보다 힘들고 강도가 세다”고 한다. <사진 3>

 

▲ <사진 3> 위의 사진은 2019년 9월 조선인민군출판사에서 발간한 선전화를 촬영한 것이다. "전쟁만을 생각하고 싸움마당을 안고 살자!"라는 전투구호가 적혀있다. 이 선전화는 조선인민군 산하 각 소대들까지 배포되었다고 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9년 12월 1일 최고사령관 명의로 전체 국가무력에게 고강도 전투정치훈련을 명령하였다. 2020년 4월 20일까지 세 단계에 걸쳐 진행되는 전투정치훈련은 "서울을 단숨에 타고앉아 남반부를 평정하는" 최후결전훈련이다. 지금 조선에서는 그런 강도 높은 최후결전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자유아시아방송> 2019년 12월 3일 보도에 따르면, “전군이 동계훈련에 진입하면서 외부에 돌아다니는 군인들을 전혀 볼 수 없”고, “사회의 각 기관, 기업소, 인민반들도 훈련분위기에 맞춰 군대를 지원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나라 전체가 병영처럼 움직이고 있다”고 한다. 

 

조선에서 민간무력이 진행하는 군사훈련과 관련하여 <자유아시아방송>이 2014년 12월 2일에 보도한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읽어볼 필요가 있다. 

 

- 12월 1일 오전 5시, 로농적위군과 교도대에게 비상소집령이 하달되었다. 

- 로농적위군과 교도대는 평상복을 전투복으로 갈아입고, 전시비상용품을 가지고, 40분 만에 지정된 장소에 집결하였다. 

- 교도대 대원들은 즉각 조선인민군 전투부대들에 배속되어 1개월 동안 전투정치훈련에 참가하였다. 

- 로농적위군 대원들은 집결장소에서 오전 6시 30분까지 50분 동안 지방당위원회 조직지도부 및 민방위부 검열원들로부터 전투복검열, 비상용품검열, 대렬검열을 받은 뒤 해산하였으며, 임의의 시각에 전투정치훈련에 참가할 비상대기상태에 들어갔다. 

- 동계전투정치훈련 기간 모든 가정세대들은 오후 8시부터 오전 6시까지 의무적으로 등화관제훈련에 참가한다.  

 

위에 열거한 군사활동은 정규무력이 진행하는 전투정치훈련이 아니라, 민간무력이 진행하는 비상소집훈련이다. 정규무력의 전투정치훈련과 민간무력의 비상소집훈련은 하늘과 땅 차이다. 로농적위군과 교도대는 600,000명이다. 

 

<자유아시아방송> 2014년 12월 2일 보도에 따르면, 12월 1일에 시작된 전투정치훈련은 이듬해 4월 20일까지 세 단계로 진행된다고 한다. 1단계 훈련에서는 12월 1일부터 12월 7일까지 1주간 동안 정치사상학습을 진행하고, 12월 8일부터 12월 25일까지 실동훈련을 진행한다. 2단계 훈련에서는 이듬해 1월 1일부터 1월 15일까지 2주간 동안 신년사학습, 정치사상학습을 진행하고, 1월 16일부터 2월 15일까지 1개월 동안 쌍방실동훈련, 육해공군합동훈련을 진행한다. 3단계 훈련에서는 작전지휘훈련, 연합훈련, 통신훈련을 진행하고 마지막에 대렬판정을 받는다.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처럼, 조선인민군이 진행하는 실동훈련은 “서울을 단숨에 타고앉아 남반부를 평정하는” 최후결전훈련이다. 

 

 

3. 수도권으로 가지 않고 남해안으로 직진할 철마군단

 

전쟁은 정찰에서 시작된다. 정찰을 하지 못하면, 전쟁을 할 수 없다. 정찰활동이 전쟁의 운명을 좌우한다. 조선인민군의 정찰활동은 어떠한가? 

 

미국 국가안전국(NSA)이 2001년에 펴낸 한반도 군사상황에 관한 백서에 따르면, 조선의 전략정보총국에서는 약 300명에 이르는 전문요원들이 로씨야군 정찰위성이 촬영한 영상자료를 분석하여 한국군과 주한미국군의 움직임을 감시하고, 그들의 무선통신을 감청한다고 한다. 조선이 쏘아올린 지구관측위성들인 광명성-1호와 2호가 영상자료를 보내오기 시작한 2009년 이후부터 조선의 전략정보총국은 로씨야군 정찰위성에 의존하지 않게 되었다. 2017년 5월 8일 <조선중앙텔레비죤방송>은 조선의 지구관측위성이 경상북도 성주에 있는 주한미국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를 촬영한 영상자료를 공개했는데, 해상도는 약 1m였다. 

 

조선은 지구관측위성만이 아니라 무인정찰기로도 정찰활동을 진행한다. 2017년 5월 2일 강원도 인제에 추락한 조선인민군 무인정찰기가 촬영한 영상자료는 해상도가 24cm였다. 

 

위에 열거한 사실들은 조선인민군이 한국군과 주한미국군의 움직임을 손바닥 들여다보듯 정찰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면밀한 정찰활동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전투동원태세다. 적에게 조기경보시간을 주지 않는 즉시적인 전투동원태세를 갖추어야 전쟁에서 이길 수 있다. 조선인민군의 전투동원태세는 어떠한가?

 

2013년 11월 5일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조보근 당시 국방정보본부장은 조선인민군이 군사분계선에서 북쪽으로 150km 떨어진 평양-원산계선 이남지역에 배치했던 전체 병력의 70%와 전체 화력의 80%를 군사분계선에서 북쪽으로 100km 떨어진 사리원-통천계선 이남지역으로 50km 더 남하하여 재배치하였다고 지적한 바 있다. 2019년 7월 11일 주한미국군사령부가 펴낸 자료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육군의 70%, 공군과 해군의 50%는 군사분계선에서 북쪽으로 100km 이내 최전방에 전진 배치되어 있다고 한다. 

 

이렇게 최전방에 배치된 조선인민군 전투부대들은 다른 곳으로 이동하지 않고 현재 위치에서 곧바로 전투에 돌입할 수 있으므로, 한국군과 주한미국군은 조기경보시간을 사실상 갖지 못하게 된 셈이다. 조선인민군 전투부대들이 평양-원산계산 이남지역에 배치되었던 1999년에 주한미국군사령부는 한국군 당국자들에게 조선인민군 전투부대들이 전진 배치되어 한미연합군의 조기경보시간이 “충격적일 만큼” 단축되었다고 우려하였었는데, 지금은 그때보다 50km나 더 남하하였으므로, 한미연합군에게 조기경보시간은 주어지지 않는 것이다.   

 

최후결전의 날, 사리원-통천계선 이남지역에 배치된 조선인민군 전투부대들은 3개 방향에서 동시에 남진돌격을 개시할 것으로 예견된다. 서부전선에서는 개성-문산 진격로로 밀고 내려가고, 중부전선에서는 철원-포천 진격로로 밀고 내려가고, 동부전선에서는 동해안 진격로로 밀고 내려가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인 예상 씨나리오는 다음과 같다. <사진 4>

 

▲ <사진 4> 위의 사진은 2017년 4월 2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지도 밑에 조선인민군 해군, 항공 및 반항공군, 포병무력이 참가하여 원산 갈마반도 해안에서 진행된 군종합동타격시위의 한 장면이다. 당시 갈마반도 해안에는 수 백 문의 대구경방사포와 대구경장거리포가 3개 화선에 도열하였는데, 제1화선에서 일제사격을 하고, 제2화선에서 일제사격을 하고, 제3화선에서 일제사격을 진행했다. 4차 일제사격은 전체 화선에서 모든 종류의 포를 한꺼번에 집중적으로 사격하는 것이었다. 최후결전의 불우박타격이 그런 집중사격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그날 불우박타격시위와 더불어, 하늘에서는 추격기, 폭격기, 공격기들이 공습을 시위하였고, 바다에서는 잠수함대가 어뢰공격을 시위하였다.     

 

최후결전시각이 오면, 최전방에 배치된 조선인민군 화력타격부대들은 갱도진지에서 사격지점까지 멀리 이동하지 않고, 갱도진지 출입구로 나와 발사 징후를 노출하지 않은 무징후 선제타격을 개시할 것이다. 이것을 불우박타격이라 한다. 이를테면, 미사일부대들이 각종 미사일 약 3,000발을 동시다발로 발사하고, 포병부대들이 대구경방사포와 대구경장거리포를 1분마다 1,000발씩 30분 동안 약 30,000발을 집중사격하는 것이다. 그러면 초정밀 무인타격기 200대가 각지에서 이륙하여 벌떼공격을 가할 것이고, 폭격기와 공격기 450대가 대규모 후속공습에 나설 것이다. 하늘을 뒤덮는 불우박타격이 3시간 동안 계속 쏟아지면, 한국군과 주한미국군의 미사일기지, 기갑무력, 포무력, 방공망, 공군기지, 해군기지들은 거의 초토화될 것으로 예견된다. 

 

3시간 불우박타격이 끝나면, 조선인민군 군단들이 3개의 진격로로 돌진할 것이다. 남하하지 않고 후방을 지킬 6개 후방군단은 평양방어군단(평양), 3군단(남포), 7군단(함경남도 함흥), 8군단(평안북도 영주), 9군단(함경북도 청진), 10군단(량강도 혜산)이다. 3개의 진격로로 남진할 4개 전연군단을 열거하면, 개성-문산으로 이어지는 서부전선 진격로로 4군단(황해남도 옹진군)과 2군단(황해남도 봉천군)이 남진하고, 철원-포천으로 이어지는 중부전선 진격로로 5군단(강원도 김화군)이 남진하고, 동해안으로 이어지는 동부전선 진격로로 1군단(강원도 금강군)이 남진하는 것이다. 

 

그런데 위에 열거한 4개 전연군단보다 기동력과 화력이 훨씬 더 강한 전투군단이 있다.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 직속 6개 전투군단이다. 최후결전의 날, 개성-문산으로 이어지는 진격로로 남진한 서부전선 2개 전연군단이 수도권을 북쪽과 동쪽에서 포위하고, 철원-포천으로 이어지는 진격로로 남진한 중부전선 1개 전연군단이 수도권을 남쪽에서 포위하는 동안,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 직속 6개 전투군단은 수도권으로 가지 않고 남해안으로 진격할 것이다. 남진돌격에 나설 전투군단을 열거하면, 108기계화군단(함경남도 영광), 425기계화군단(평안남도 정주), 806기계화군단(강원도 문천), 815기계화군단(황해북도 서흥), 820땅크군단(황해북도 사리원), 620포병군단(황해북도 신계)이다. 6개 전투군단의 전시작전임무는 수도권을 평정하는 것이 아니라 곧바로 남진하여 이른 시간 안에 남해안에 도달하는 것이다. 남해안에 도달한다는 말은, 조선에서 쓰이는 표현을 빌리면, “공화국 남반부 전역을 평정한다”는 뜻이다.

 

짧은 시간에 남해안에 도달하려면, 고속으로 질주하는 장갑차들이 남진대오선두에 서야 한다. 조선인민군 장갑차는 얼마나 빨리 달리나? 한국국방기술품질원이 2015년 1월 12일에 펴낸 자료 ‘2011~2014 세계 장갑차 획득동향’에 따르면, 조선인민군이 운용하는 궤도식 장갑차의 최고속도는 시속 80km이고, 차륜식 장갑차의 최고속도는 시속 90km라고 한다. 

 

시속 90km로 질주하는 4축8륜 수륙양용장갑차 M-2020에는 승조원 3명과 무장병력 10명이 탑승한다. 수륙양용장갑차이므로, 다리가 없는 강도 건널 수 있다. 조광무역회사가 인터넷에 공개한 판매광고에 따르면, 조선이 국제무기시장에 수출품목으로 내놓은 수륙양용장갑차 M-2020의 판매단가는 대당 720,000달러다. 

 

위에 인용한 자료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장갑차보유량은 2년 만에 300대가 늘었다고 한다. 연간 장갑차생산량이 150대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2014년 12월을 기준으로 조선인민군 장갑차보유량은 2,500대였는데, 그로부터 5년 동안 장갑차를 계속 증산하였으므로 2020년 2월 현재 장갑차보유량은 3,250대로 늘어났다. 

 

최후결전의 날, 조선인민군 4개 기계화군단 소속 최정예 전투원 32,500명은 수륙양용장갑차 3,250대를 타고 평균시속 80km로 진격하여 남해안에 도달할 것으로 예견된다. 수륙양용장갑차대오 뒤에는 조선인민군 1개 전차군단 소속 전차 1,650대가 평균시속 60km로 진격하여 남해안에 도달할 것으로 예견된다. 전차대오 뒤에는 조선인민군 4개 기계화군단 소속 자행포 360문과 1개 포병군단 소속 자행포 540문을 포함한 자행포 900문이 평균시속 40km로 진격하여 남해안에 도달할 것으로 예견된다. 조선인민군 남진돌격무력은 6개 전투군단에 소속된 수륙양용장갑차 3,250대, 전차 1,650대, 자행포 900문을 포함한 총 5,800대로 구성된 최강의 철마군단이다. 피난차량들로 가로막힌 정체도로를 우회하는 시간을 감안하더라도 최강의 철마군단은 20시간 안에 남해안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 5>

 

▲ <사진 5> 최후결전의 날,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 직속 6개 전투군단은 수도권으로 가지 않고 남해안으로 진격할 것이다. 짧은 시간에 남해안에 도달하려면, 고속으로 질주하는 장갑차들이 남진대오의 선두에 서야 한다. 위의 사진은 2017년 4월 15일 태양절 경축 열병식에 참가한 조선인민군 수륙양용장갑차 M-2010가 주석단 앞을 지나는 장면이다. 이 장갑체에는 14.5mm 기관포 2문, 저고도지대공미사일 1문이 장착되었다. 이 장갑차의 최고속도는 시속 90km다. 최후결전의 날, 조선인민군 4개 기계화군단 소속 최정예 전투원 32,500명은 수륙양용장갑차 3,250대를 타고 평균시속 80km로 진격하여 남해안에 도달할 것으로 예견된다. 장갑차대오 뒤에서 전차대오와 자행포대오가 진격할 것이다. 조선인민군 남진돌격무력은 6개 전투군단에 소속된 수륙양용장갑차 3,250대, 전차 1,650대, 자행포 900문을 포함한 총 5,800대로 구성된 최강의 철마군단이다.     

 

그런데 심층정보를 모르는 사람들은 조선인민군 6개 철마군단이 군사분계선을 돌파하더라도 한국군의 강력한 반격에 가로막혀, 밀고 밀리는 격렬한 공방전을 계속할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하나만 알고 둘과 셋은 모르는 단견이다. 조선인민군 6개 철마군단의 남진돌격로를 열어놓을 세 가지 결정적인 요인이 있다. 

 

첫째 요인은 상상을 초월하는 불우박타격이다. 최전방에 배치된 조선인민군 화력타격부대들이 불시에 불우박타격으로 한국군과 주한미국군의 전략거점들을 초토화하면, 조선인민군 6개 철마군단의 남진을 저지할 전투력은 거의 사라질 것이다.  

 

둘째 요인은 무인경전차의 출동이다. 무인경전차에는 무한궤도가 아니라 타이어가 달렸고, 차체무게도 가벼워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다. 5,800대로 편성된 6개 철마군단이 남진돌격에 나설 때, 무인경전차들이 선봉에서 돌격로를 열어놓을 것으로 예견된다.   

 

셋째 요인은 특수작전군의 사전침투-후방습격이다.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 직속 전투군단들 가운데 하나였던 11군단은 2017년 초에 확대, 개편되어 육군, 해군, 항공군 및 반항공군, 전략군에 뒤이은 제5군종인 특수작전군으로 독립하였다. 특수작전군이 수행하는 여러 임무들 가운데 하나는 철마군단의 남진돌격로를 열어놓는 것이다. 남진돌격로를 어떻게 열어놓을 수 있을까? 

 

조선인민군 공병부대는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측 깊숙이 파고드는 장거리전략갱도를 1971년부터 건설하기 시작했는데, 현대식 굴진기를 사용하여 40년 동안 파내려갔으므로 그 길이가 얼마인지 가늠하기 힘들다. 굴진기의 평균굴진속도를 시간당 1m로 가정하면, 40년 동안 약 350km를 뚫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1960년대 윁남전쟁 중에 민족해방전선 소속 공병들이 삽과 호미를 사용하여 15년 동안 총연장이 250km인 구찌갱도를 뚫어놓았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조선인민군 공병부대가 현대식 굴진기계를 사용하여 40년 동안 총연장 350km에 이르는 장거리전략갱도를 뚫어놓았다는 것은 결코 무리한 추론이 아니다. 1974년 경기도 연천에서, 1975년 강원도 철원에서, 1978년 판문점에서, 1990년 강원도 양구에서 한국군에게 각각 발견된 남진갱도들은 조선인민군 특수작전군이 사용할 장거리전략갱도가 아니라 조선인민군 전연부대들이 사용할 단거리전술갱도들이다. 단거리전술갱도는 전차가 지날 수 있는 폭으로 넓게 뚫었고, 장거리전략갱도는 전투원이 지날 수 있는 폭으로 좁게 뚫었다. 조선에서는 장거리전략갱도를 ‘통일대통로’라고 부른다.    

 

‘통일대통로’를 타고 군사분계선에서 남쪽으로 약 300km까지 사전에 침투하여 지하공간에서 매복하던 조선인민군 특수작전군 전투원들은 최후결전의 날 조선인민군 화력타격부대들이 불우박타격을 끝낸 시각에 맞춰, 본선갱도의 끝에서 여러 방향으로 부채살처럼 갈라져나간 10여 개 지선갱도들에서 지하출구를 허물고 밀물처럼 쏟아져 나올 것이다. 미국군 소식지 <성조> 2017년 6월 21일 보도에 따르면, 1개 갱도에서 시간당 전투원 약 30,000명이 쏟아져 나올 수 있다고 한다. 2시간 동안 여러 지선갱도들에서 쏟아져 나온 특수작전군 전투원 약 60,000명 가운데 일부는 남측의 교통요충지들을 신속히 차지하여 철마군단의 남진돌격을 보장할 것이다. 

 

위에 서술한 최후결전 예상 씨나리오는 불우박타격부대의 무징후 선제타격, 철마군단의 고속기동 남진돌격, 특수작전군의 사전침투 후방습격을 유기적으로, 밀접하게 연계한 배합전략이 수행될 것임을 예고한다.  

 

조선인민군 1개 군단은 약 60,000명이다. 해군과 항공군을 계산에 넣지 않더라도, 4개 전연군단 240,000명과 6개 철마군단 360,000명과 특수작전군 100,000명을 포함한 정예병력 700,000명이 불우박타격, 고속기동, 후방습격을 연계한 배합전략으로 집중공격하면, 이 세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군대도 72시간 만에 제압당할 것이다. 

 

지금 조선에서 진행되는 고강도 정치전투훈련에 대해 언급한 <자유아시아방송> 2019년 12월 3일 보도에 따르면, “부대들의 실전능력평가에서 기본이 되는 것은 야간전투훈련, 사격훈련, 혹한기 야외생존능력과 작전수행능력 등으로 이들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게 된다. 특히 야간사격훈련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는데 야간에 잠을 극복하고 상시적으로 전투에 임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한다. 이런 보도를 보면, 지금 조선인민군 전투부대들이 야간정찰훈련, 야간기동훈련, 야간비행훈련, 야간해상훈련, 야간사격훈련, 야간침투훈련, 야간매복훈련, 야간습격훈련, 야간보급훈련 등에 힘을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정황을 살펴보면, 조선인민군이 최후결전을 야간전투로 개시할 것이라는 점을 예상할 수 있다. 달빛도 없는 어느 그믐날 깊은 밤, 조선인민군의 싸이버공격으로 전력망과 교통망이 마비된 남측 전역이 칠흑 같은 어둠 속에 잠길 때, 북녘 하늘에서 총공격의 신호탄이 날아오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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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가 미래한국당의 정당등록을 거부해야 하는 이유

[기고] 위성정당은 헌법이 보호하는 진성정당이 아니다

 

 

 

한국당이 자기몸통에서 깃털 하나를 뽑아내고 후~ 입김을 불어넣은즉 위성정당이 잉태되었다더라. 그 이름을 비례한국당으로 붙였다가 미래한국당으로 바꿨다더라. 5천 명의 당적을 통째로 오려붙이길 거듭하며 창당서류를 급조하였다더라. 미래한국당으로 위장 간판을 단 한국당의 2중대가 마침내 세상에 나오자 정치권은 정당설립자유를 노래하며 우왕좌왕했다더라. 곧 총선 경주가 시작하였다더라. 
 
여기서 다른 정당은 모두 1당1각으로 콩콩거리고 가는 데 한국당만 1당2각으로 성큼성큼 내달렸다더라. 덕분에 한국당이 좋은 성적을 올려 개헌 저지 의석을 넘어 패스트트랙 저지 의석마저 확보하였다더라. 촛불개헌과 촛불개혁을 목 빼고 기다리던 국민이 뒤늦게 후회막급이었다더라. 그 후 대한민국이 다시 일어나는 데 제법 세월이 지났다더라. 나는 혹시라도 이런 사설로 시작하는 창작판소리 ‘한국당 꼼수 대첩가’가 나올까 걱정되는 마음으로 이 글을 쓴다.       
 
한국당은 공공연하게 위성정당 서류창당을 마무리 중이다
 
지난1월13일 중앙선관위는 한국당의 위성정당 창당과 관련해서 유사당명 사용금지를 결정했으나 위성정당 창당의 적법여부에 대해선 여태까지 공식안건으로 다룬 적이 없다. 일단 합법성의 외관을 부여받은 한국당은 하루 만에 위성정당 이름을 미래한국당으로 바꾸며 서류창당 작업을 서둘러 이제 중앙당창당만 남겨두고 있다. 선관위는 한국당의 위성정당 창당을 더 이상 문제 삼지 않음으로써 기정사실화를 돕고 있다. 한국당에 우호적인 조중동매 중앙일간지와 조중동매 종편TV도 미래한국당 창당을 기정사실로 전제하고 효과예측과 전망을 쏟아낼 뿐이다.     
 
한국당은 위성 종이정당의 창당과정을 조금도 거리끼거나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위성정당 창당이 한국당의 공식 총선전략으로 채택돼 당대표, 정책위의장, 사무총장 등 지도부의 결정과 독려 속에서 추진되기 때문이다. 물의를 빚자 바로 바꿨지만 실무책임을 맡은 한국당사무부총장은 자기아내를 첫 창당준비위 대표로 신고했었다. 창준위 소재지로는 자유한국당 서울주소를 써냈다. 부산시당 창당대회에선 자유한국당의 ‘자유’를 가리고 ‘미래’를 덧댄 재활용 플랭카드가 중앙단상을 장식했다. 어차피 선관위용 서류만 만들어내자는 생각이라 창당대회는 요식행위에 맞춰 초스피드로 진행된다. 축제분위기나 격정연설 따위는 약에 쓸래도 없다.   
     
어떤 국민이 이런 일련의 작태를 정상적인 창당과정으로 볼까. 살다 살다 제1야당의 분신변장 창당 쇼까지 보게 될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21세기도 20년이나 지난 백주대낮에 때 아닌 위성정당 소동을 지켜보는 마음은 참담하다. 우여곡절 끝에 간신히 국회를 통과한 연동형선거법이 능멸 받고 빛이 바래는 모습에 씁쓸하기 그지없다. 한국당이 끝까지 능멸하는데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민주당 등 4+1 연동형선거법 산파역들의 무책임에도 공분이 치민다. 마땅히 중앙선관위가 나서서, 위성정당은 정당법상의 정당이 갖춰야하는 자주독자성을 못 갖춰서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다고 선언하고 위성정당 창당 쇼를 중단시켰어야 했다. 그러나 현실의 선관위는 지금까지도 위성정당의 적법성 판단을 회피한다.  
 
법질서는 탈법행위 꼼수에 쉽게 굴복하지 않는다 
 
선관위가 아무리 눈감아줘도, 미래한국당이 비례의석용 자유한국당이라는 사실이 바뀌진 않는다. 자유한국당이라는 동일정당의 후보들이 지역구선거에서는 자유한국당 간판으로, 정당투표에서는 미래한국당 간판으로 출마한다는 사실도 바뀌지 않는다. 자유한국당의 위장 분당을 뻔히 지켜보는 국민들은 정신분열이 올 지경이다. 자유한국당의 분신변장 창당꼼수 앞에 법질서는 정녕 속수무책인가? 다른 정당들은 모두 한발로 뛰는데 혼자서만 두발로 뛰어가서 남의 몫으로 책정된 상금까지 가로채겠다는 한국당의 불공정선거의지를 원천 차단할 법원칙이 정녕 없다는 말인가? 그럴 리 없다. 법질서는 겉으로 보기만큼 성기질 않다. 탈법행위를 솎아내지 못할 정도로 무능하지 않다. 원칙이라는 이름의 불문율과 종합적인 체계해석이 도처에서 브레이크를 걸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나는 이글에서 정당은 공공연하게 분신정당이나 위성정당, 종이정당을 만들 자유가 없으며 이것이 헌법의 불문율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자유설립주의와 형식심사주의 등 일련의 정당보호법리는 모두 자주성과 독자성을 갖춘 진성정당을 염두에 두고 발전해왔기 때문에 자주성과 독자성이 없는 분신정당과 위성정당, 종이정당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결론적으로 나는 미래한국당은 분신정당과 위성정당, 종이정당의 속성을 다 갖추고 있으므로 법의 보호대상이 아니라 금지대상으로서 선관위가 정당등록을 받아주면 안 된다고 주장한다.       
 
법무부장관의 위헌정당해산심판청구? 법리와 전망 
 
민주주의국가에서 정당설립과 정당활동의 자유는 최대한 보장되어야 맞다. 우리나라에서도 법무부장관의 심판청구로 헌법재판소가 해산결정을 내리지 않는 이상 정당을 강제로 해산시킬 합법적 방법은 없다. 두터운 정당보호를 위해 창당과정 중에도 동일하다고 해석된다. 미래한국당을 상대로 법무부장관이 헌법재판소에 위헌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해야한다는 주장이 SNS에서 심심치 않게 개진되는 이유다. 헌법상 법무부장관은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를 위배”할 때만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 
 
한국당은 1당2간판으로 총선에 임해 개정선거법상의 연동성 제약을 면탈하고 비례의석을 확보할 목적으로 미래한국당 창당에 나섰다. 만약 한국당의 위성정당 전술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된다고 판단되면 법무부장관이 정당해산심판청구권여부를 검토하지 못할 바는 아니다. 본래 헌법재판소의 위헌정당해산심판제도는 폭력혁명주의정당, 파시스트정당, 인종주의정당 등 민주공화국 헌법의 관점에서 위험성과 폭발력이 강한 극단적 이념정당들을 솎아낼 목적으로 마련됐다. 이들과 달리 두어 달 시한부 종이정당에 지나지 않는 미래한국당 해산에 위헌정당해산제도를 원용하는 걸 주저하게 되는 이유다. 호미로 할 일에 쟁기를 동원하는 것과 다르지 않아서다.  
   
탈법목적의 위성정당은 민주적 기본질서에 반한다 
 
개정선거법을 무력화하기 위한 위성정당 창당을 민주적 기본질서 위배행위로 볼 수 없는 건 아니다. 정당자유설립주의와 복수정당제는 민주적 기본질서의 중요한 구성요소로서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진성정당을 전제한다. 자주성과 독자성이 전무한 위성정당은 자유설립주의의 보호대상이 될 수 없다. 아무리 생겨도 국민의 정치의사 형성에 기여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치체제를 분류할 때에도 위성정당은 중요하지 않다. 위성정당이 아무리 많아도 진성정당이 하나면 1당 독재체제고 둘이면 복수정당체제로 분류된다. 아무도 위성정당을 복수정당체제의 정당한 구성원, 즉, 진성정당으로 쳐주지 않는다.    
    
한국당이 그러듯이 공당이 탈법행위를 공개적으로 감행하며 지지자들의 탈법행위 가담을 호소하는 행태도 민주적 기본질서의 당연한 일부인 공당의 헌법준수의무에 위배된다. 공당은 입법과정에서 아무리 치열하게 반대투쟁을 벌였더라도 법이 제정되는 순간부터 일단 법에 승복하고 법 개정운동을 벌여야지 지지자들에게 탈법행위를 선동하며 법을 악용해서는 안 된다. 이것이 정당의 헌법존중의무가 요구하는 바다. 요컨대, 개정선거법 면탈목적의 위성정당 창당과 운영은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된다.      
           
만약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미래한국당을 상대로 정당해산심판청구권 행사여부를 검토한다고 가정해보자. 현실적으로는 민주당 대표 출신 법무부장관이 미래한국당 해산심판청구권한을 행사할 경우 총선을 앞두고 야당탄압논란과 선거개입시비를 불러일으켜 득보다 실이 더 클 수 있다. 총선이 끝나면 사정이 달라질까? 비례의원까지 주렁주렁 달린 미래한국당에 정당해산심판청구권을 행사하는 순간 현 정권은 집권후반기 내내 한국당의 협력을 전혀 기대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총선결과 한국당이 위성정당의 비례의석 덕분에 제1당이 되거나 패스트트랙 단독저지의석을 확보하는 위기상황이 오지 않는 이상 뽑아들기 어려운 카드라고 할 수 있다.  
   
선관위의 정당등록거부가 해법이다 
 
실은 선관위도 창당준비위 결성신고를 접수하지 않거나 정당등록을 거부하는 방법으로 창당과정 중의 정당을 사실상 해산할 수 있다. 사법기관도 아닌 선관위 결정으로 헌재결정에 의한 정당해산과 동일한 효과를 내기 때문에 이 권한은 몹시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 엄격하고 신중하게, 또한 최후적으로만 인정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정당설립의 자유가 빈말이 되고 헌재의 정당해산심판권이 창당이후로만 제한되기 때문이다. 같은 취지로 정당법도 정당설립의 “형식적 요건을 구비하는 한” 선관위가 정당등록을 거부하지 못한다고 규정한다.      
 
여기서 구별이 필요하다. 미래한국당처럼 자타공인 위성정당에 대해서는 자유설립주의나 형식심사주의 등 진성정당을 염두에 두고 발전된 일련의 강력한 정당보호법리가 적용될 여지가 없다. 진성정당은 최대한 보호하되 독자성의 실질을 조금도 갖추지 못한 위성정당은 처음부터 정당행세를 못하게 막아야 한다. 요컨대, 법리적으로는 진성정당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어긋나면 헌법재판소를 통해 정당해산을 추진하되 독자성이 없는 위성정당에 대해서는 선관위가 창당시점에 정당등록을 거부하는 게 바람직하다. 
      
선관위는 헌법기관답게 법원칙에 충실하라 
 
중앙선관위는 문재인 정권이 출범한지 2년8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박근혜 정권 시절의 보수성향 위원들이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는 매우 이례적인 헌법기관이다. 2014년3월과 15년 박근혜정권의 한가운데서 임명된 위원 4인과 2인의 6년 임기가 아직 끝나지 않아서다. 이 가운데 국회 몫 민주당 추천 1인만 빼고 확실한 보수성향이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취임 두 달여 만에 지명권을 행사한 권순일 위원장도 전임 양승태 대법원장 키드로 소문난 확실한 보수성향이다. 지명당시 모든 대법관이 똑같은 조건이라 불가피했다. 아직도 6대3으로 보수우위 선관위지만 금년3월에 위원들 넷이 바뀌면 역전된다. 위성정당으로 판을 뒤흔들 생각을 할 때 한국당지도부는 당분간 선관위의 인적구성이 보수우위로 유지된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선관위가 위성정당 자체를 문제 삼진 않을 것으로 낙관했을 가능성이 높다. 
 
중앙선관위가 지금과 같은 구성이 아니라면 과연 위성정당의 위헌불법여부를 정면에서 다루지 않고 고작 유사명칭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선에서 그쳤을까? 나는 이 대목에서 보수성향 중앙선관위원들의 팔이 한국당 쪽으로 일제히 굽었다는 의심을 거두지 못한다. 물론 위성정당 창당이 정당자유설립권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 공당이 탈법행위에 앞장서고 지지자들의 가담을 호소해도 되는지는 선관위원의 정치성향과 무관하게 법원칙에 따라 결정되어야 한다. 하지만 위성정당문제 뿐 아니라 모의선거교육문제에서도 한국당의 입장과 궤를 같이해온 선관위의 최근 행태는 선관위의 현재 인적 구성을 따로 떼어놓고 이해하기 어렵지 않나 싶다.   
    
중앙선관위는 대통령과 국회, 대법원장이 각각 선관위원을 3인씩 지명해서 구성하는 독립헌법기관이다. 겉보기와 달리 실제로는 인적 구성에서 여권프리미엄이 무지 강하다. 대통령 몫 3인과 여당추천 국회 몫 1인, 그리고 (대통령이 임명한) 대법원장 몫 3인이 대체로 비슷한 정치성향을 갖기 때문이다. 만약 논쟁적인 사안에서 선관위원이 정치성향을 앞세워 판단할 경우 결과는 대체로 집권세력이 7대2로 우세하게 돼있다. 선관위원은 이 사실을 깊이 인식하고 더더욱 법원칙을 판단기준으로 삼아야한다. 이것이 선관위원에게 주어진 최상급의 정치중립의무가 요구하는 바다. 중앙선관위원들은 과연 자주성과 차별성이 전무하고 탈법목적으로 급조된 1회용 위성정당마저도 헌법과 정당법의 보호대상이 되는지를 가슴에 손을 얹고 정직하게 자문자답해보기 바란다.      
   
유권자 심판에 맡기자는 주장은 진성정당에만 유효하다 
 
이쯤에서 유권자심판론, 즉, 나쁜 정당으로 의심되더라도 등록거부나 정당해산을 최대한 피하고 유권자의 심판에 맡기는 게 최선이라는 주장을 검토해보자. 나쁜 정당도 표로 심판해서 사라지거나 쪼그라지게 놔두면 되지 굳이 공권력을 동원할 이유가 없다는 주장도 진성정당에나 통하지 위성정당엔 통하지 않는다. 위성정당이 받을 표는 위성정당을 보고 찍은 표가 아니라 배후의 진성정당을 보고 찍은 표다. 진성정당과 달리 위성정당에 대해선 표의 심판이 이뤄질 방법이 없다.      
 
분명히 하자. 미래한국당은 간판만 미래한국당일 뿐 실질은 100% 자유한국당이다. 한국당 지지자들과 일반국민들은 미래한국당이 비례의석을 확보하기 위해 잠시 간판만 바꿔달은 자유한국당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미래한국당이 획득할 정당투표는 100% 자유한국당 표일 뿐 미래한국당 표가 아니다. 다시 말해서 정당투표에서 유권자의 심판을 받는 정당은 미래한국당이 아니라 자유한국당이다. 미래한국당을 놓고 총선에서 국민심판을 받으면 된다고 두둔하는 얘기는 하지말자. 어떻게 봐도 지금은 선관위가 나서야 할 시점이다.    
 
선관위, 미래한국당의 정당등록을 거부하라    
 
정당설립의 자유는 민주적 기본질서의 중대한 한 축으로 최대한 보장해야 마땅하다. 정당법은 정당의 개념을 첫째, “국민의 이익을 위해” 정책과 후보를 내고, 둘째, “국민의 정치의사” 형성에 참여하는 “국민의 자발적인 조직”으로 정의한다. 다시 말해서 헌법과 정당법의 보호를 받는 진성정당은 국민의 이익을 위해 국민의 정치의사에 참여하는 국민의 자발적 조직을 일컫는다. 이러한 정당은 당연히 다른 정당에 대해 창당이념과 정강정책, 지도자와 지지기반, 현안입장 등에서 나름의 독자성과 자주성을 갖는다.    
 
미래한국당은 경우가 다르다. 미래한국당은 국민의 이익이 아니라 한국당의 이익을 위해 급조된 한국당의 2중대다. 국민의 자발적 조직이 아니라 한국당의 결정에 따라 간판만 바꿔 단 위장 분신조직이다. 한국당의 분신 아바타로서 정당법의 정당개념이 상정하는 독자적이고 자주적인 정당이 아니다. 한국당도 미래한국당은 자기들과 한뜻으로 움직이는 “위성정당”이라고 공공연하게 말해왔다. 선관위가 미래한국당 창당을 정당설립자유법리로 옹호하거나 묵인할 수 없는 이유다.   
 
선관위는 위성정당은 정당설립자유법리에 의해 보호받는 정당법상의 정당이 될 수 없어서 정당등록을 받아줄 수 없다고 선언해야 한다. 이때 선관위는 위성정당 금지법리는 정당법의 불문율이라는 점과 위성정당은 정당의 개념요건을 못 갖췄기 때문에 시정보완대상이 아니라 등록거부대상이라는 점을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 다시 말해서 등록거부 사유가 시정과 보완이 가능한 창당서류요건 미비에 있지 않고 시정과 보완이 불가능한 정당개념요건 불비, 즉, 위성정당성 자체에 있음을 선언해야 한다. 
   
위성정당 금지법리가 정당법의 불문율이라는 사실은 정당법의 유사당명 금지법리에 의해서도 뒷받침된다. 정당법이 유사당명 사용을 금지하는 이유는 유권자의 혼동을 막기 위해서다. 그런데 신생정당이 유사당명을 내거는 이유는 많은 경우 기성정당과 별다른 독자성과 차별성이 없는 유사정당이기 때문이다. 유사당명 사용금지를 유사정당 창당금지로 이해해도 무방한 이유다. 그렇다면 유사정당보다 더 자주성과 차별성이 없는 복제 위성정당이나 분신 위성정당을 정당법이 허용할 리 만무하다고 봐야 한다.    
 
4+1협의체, 위성정당금지법안을 공동발의하고 여론전에 나서라
 
미래한국당에 대해선 선관위가 위와 같은 법해석을 통해 정당등록을 거부하는 게 최선의 대응책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선거법개정을 이뤄낸 민주당, 바른미래당, 정의당 등 4+1정당이 개정선거법을  무력화할 임박한 위협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만 보고 있는 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정치적 직무유기다. 실은 선거법개정의 막판협상국면에서 4+1의 누구라도 위성정당금지조항을 내놓았더라면 미래한국당 따위가 등장하진 않았을 게다. 당시 위성정당금지조문이 제출됐더라면 4+1의 최종합의안에 반영하는 데 아무런 어려움이 없었을 것이다. 법내용으로 보나, 법감정으로 보나 누구도 반대할 수 없는 당연한 원칙규범이기 때문이다. 
 
위성정당금지원칙은 헌법과 정당법에 명문의 규정이 없었어도 계속해서 불문율로 존재해왔다고 할 수 있다. 정당법상의 정당개념요건도 위성정당을 원천 배제하는 것으로 해석되기에 충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바른미래당, 정의당 등 4+1정당들이 명문의 금지조항을 당장 공동 발의하는 건 현 상황에서 두 가지 의미를 갖는다. 첫째, 한국당을 제외한 4+1정당들의 대표와 소속의원(재적과반수)이 위성정당은 금지대상이라고 믿는다는 사실을 국민과 선관위에 분명하게 알릴 수 있다. 4+1이 위성정당금지법리를 공유하고 한국당에 십자포화를 집중하면 강한 금지여론이 일어날 수 있다. 둘째, 법안공동발의를 계기로 압도적인 위성정당금지여론을 조성하는 데 성공할 경우 4+1은 한국당의 막판포기를 이끌어내고 민주당의 막판편승을 막아낼 힘을 가질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선관위에도 엄청난 국민여론의 압력이 가해져서 선관위가 움직이기도 쉽다.    
 
어둠이 빛을 이길 수 없다             
 
특정정당을 위한, 특정정당에 의한, 특정정당의 위성정당 창당은 헌법과 정당법, 개정선거법이 결단코 용인할 수 없는 탈법목적의 권리남용행위다. 설마하니 2020년의 대한민국 법질서가 분신변장술을 동원한 특정정당의 탈법행위에 속아 넘어갈 만큼 멍청하진 않을 것이다. 누구보다도 선거 및 정당 전문 헌법기관인 중앙선관위가 하루바삐 나서서 이 사실을 보여줘야 한다.    
 
선관위는 지금에라도 한국당의 ‘위성정당’ 전술이 정당한 권리행사인지 부당한 권리남용인지, 미래한국당이 정당법상의 정당개념에 부합하는 진성정당인지, 위장정당인지를 지체 없이 판단해야 한다. 물론 이건 드물게 ‘답정너’ 문제이긴 하다. 4+1정당도 하루바삐 위성정당 금지법안을 공동발의하고 위성정당 금지여론 확산에 팔을 걷어붙임으로써 선관위의 위성정당 불허판정과 한국당의 위성정당 포기선언을 이끌어내야 한다. 
 
두말할 것 없다. 개인의 위장전입도 최장 3년의 징역형으로 엄벌하는 대한민국의 법질서가 최소한 5천명의 당원을 위성정당으로 위장전입시켜 비례의석을 도둑질하겠다는 한국당의 놀부 심보에 더 이상 농락당할 수는 없다. 미래한국당은 다음 주중으로 중앙당 창당을 마치고 중앙선관위에 정당등록을 신청할 예정이다. 이때 중앙선관위가 위성정당의 실질을 꿰뚫어보고 정당등록을 단호하게 거부함으로써 민주적 선거질서 교란행위를 바로잡아야 한다. 그래야만 어둠이 빛을 이길 수 없다는 소박한 믿음이 다시 살아날 수 있다. 
 
ilys123@pressian.com다른 글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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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 후 확진 우한 출신 중국인 관광객의 ‘제주 주요 이동 경로’

제주도, 중국인 입국 일시 금지, 무비자 일시 중지 등 정부에 건의
 
임병도 | 2020-02-03 09:09:47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우한 출신 중국인 관관객이 제주 여행을 하고 귀국한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중국인 관광객 A씨는 지난달 21일 중국 춘추항공편으로 제주에 입국한 뒤 25일까지 체류했습니다. A씨는 4박 5일간 제주 시내와 관광지, 면세점 등을 시내버스 등을 이용해 돌아다닌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A씨는 25일 중국 항저우로 귀국한 후 발열 증상 등을 보였고, 3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제주에서 해열진통제 구입한 중국인 관광객

제주특별자치도는 중국인 관광객 A씨가 제주 지역 여행 시에 약국에서 해열진통제를 구입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2일 밝혔습니다.

제주도는 지난 1일부터 중국인 관광객 A씨의 딸의 진술을 토대로 여행 동선에 대해 CCTV 확인 및 방문 조사를 벌이던 중 A씨가 지난 1월 24일 오후 제주시 연동 누웨마루거리 소재 H약국에서 해열진통제를 구입한 것을 확인했습니다.

해당 약국 약사는 제주도 방역담당자와의 면담에서 “A씨는 약국에 들어온 뒤 가지고 있던 약을 보여주었고, 해당 약을 확인해본 결과 기침과 해열제 성분이 든 해열진통제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제주도는 중국인 관광객 A씨가 기존부터 기침과 가래 등의 유사 증세가 있었을 수도 있다고 보고, A씨와 제주에서 접촉했던 사람들을 확인하기 위해 철야 CCTV 분석작업에 돌입했다고 밝혔습니다.

제주도는 해열진통제를 구입한 약국에 대해 약국의 협조를 얻어 임시휴업 조치를 했습니다.

중국인 관광객 A씨의 주요 이동 경로

제주를 거쳐 중국으로 귀국한 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 확진 판정을 받은 중국인 관광객 A씨의 일자별 이동 경로는 질병관리본부의 지침에 따르면 공개 대상이 아니지만, 제주도는 공개했습니다.

중국인 관광객 A씨의 동선은 참고하시되 이동 경로 이외의 장소에 대한 불안감은 불필요하며 과도한 불안감 전파 또는 가짜뉴스 확산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아래 동선은 중국인 확진자 A씨 딸의 진술에 의한 것이고, 제주도는 지난 1월 25일부터 역순으로 CCTV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 (1월21일) 마지막 비행기 편으로 제주에 도착한 후 플로라호텔(제주시 연동 소재) 차량을 이용하여 플로라호텔로 이동.
□ (1월22일) 오전에 중국인 10명이 승합차를 이용하여 에코랜드, 산굼부리를 거쳐 우도에 도착한 후 우도 내 음식점에서 점심을 먹은 뒤 우도를 나와 성산일출봉을 거쳐 숙소 근처 하차, 신라면세점 인근 음식점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숙소로 이동.
□ (1월23일) 오전에 숙소에서 나와 도보로 이동하여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에서 쇼핑을 한 후 신라면세점 인근 치킨집에서 점심식사를 한 뒤 시내버스를 이용하여 칠성통으로 이동, 칠성통 구경 후 시내버스를 이용하여 숙소로 이동.
□ (1월24일) 숙소에서 버스를 이용하여 1100고지와 무지개도로, 도두 해안도로를 구경한 후 도두해안도로 소재 카페에서 점심식사, 다시 버스를 이용하여 숙소 인근 음식점에서 저녁을 먹고 누웨마루거리를 산책하던 중 편의점에 들렀다가 다시 숙소로 이동.
□ (1월25일) 숙소에서 시내버스를 이용하여 제주국제공항으로 이동한 후 중국행.

제주도, 중국인 입국 일시 금지, 무비자 일시 중지 등 정부에 건의

제주도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차단방역을 위해 ‘중국인 입국 일시 금지’, ‘중국인 제주도 무비자 일시 중지’, ‘질병관리본부 사례 관리에 잠복기 해당자 포함’ 등 세 가지 사안을 정부에 공식 건의했습니다.

원희룡 지사는 2일 오전 집무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와 관련한 긴급종합점검회의를 열고 “앞으로 발생 가능한 검사대상자, 동선 접촉자 파악 대상의 업무부담을 관리 가능한 수준에서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정기간 추가 중국인 입국자를 최소화시킬 필요가 있다”며 “정부는 중국인 입국 일시 금지 조치를 조속히 취해줄 것을 공식 건의한다”고 말했습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신종코로나 감염증 대응 확대회의’를 열고 “오는 4일 0시부터 후베이성을 14일 이내 방문하거나 체류한 적이 있는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전면 금지한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제주특별자치도와 협의해 무사증입국제도를 일시적으로 중단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제주도는 도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유증상자는 2월 2일 17시 기준 12명으로 진단 결과 모두 음성이며 추가로 발생한 유증상자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본글주소: http://www.poweroftruth.net/m/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19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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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이라’ 외치는 혐오시위대에 ‘올 가와사키’로 맞서다

등록 :2020-02-01 09:26수정 :2020-02-01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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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판] 커버스토리
차별과 맞서 이긴 사람들

‘차별 발언 땐 최고 50만엔 벌금’
벌칙 담은 조례는 일본에서 최초

165개 단체, 시민네트워크 참여해
표현의 자유 우려해 벌칙 주저하는
시 당국과 시의회 설득에 성공

재일동포 3세 최강이자씨 앞장
헤이트시위대 마을 진입 막고
일본 국회에서 피해 진술하기도
“처음엔 무서워 피해 다녔으나
도와주는 일본 시민에 힘 얻어”
헤이트스피치 반대운동의 주역들인 최강이자(왼쪽)씨와 미우라 도모히토가 지난 9일 오후 <한겨레>와 인터뷰를 마친 뒤 가와사키 사쿠라모토에 있는 후레아이관(어울림관)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다문화 종합시설인 후레아이관은 조례를 만드는 데 앞장선 ‘헤이트스피치를 허용하지 않는 가와사키 시민 네트워크’의 산실이다. 김종철 선임기자 phillkim@hani.co.kr
헤이트스피치 반대운동의 주역들인 최강이자(왼쪽)씨와 미우라 도모히토가 지난 9일 오후 <한겨레>와 인터뷰를 마친 뒤 가와사키 사쿠라모토에 있는 후레아이관(어울림관)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다문화 종합시설인 후레아이관은 조례를 만드는 데 앞장선 ‘헤이트스피치를 허용하지 않는 가와사키 시민 네트워크’의 산실이다. 김종철 선임기자 phillkim@hani.co.kr

 

 

 

▶ “누구든지 인종, 국적, 민족, 신조, 연령, 성별, 성적 지향, 성자인(性自認), 출신, 장애 및 그 밖의 사유를 이유로 부당한 차별적 취급을 받아서는 안 된다.” “이 규정(차별적 언동 해소)에 따른 시장의 명령을 위반한 자는 50만엔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일본 가와사키시의 ‘차별없는 인권존중마을 만들기 조례’의 핵심 내용이다. 모든 종류의 차별 금지를 명시하고 있을 뿐 아니라 특히 헤이트스피치(혐오발언)에 대해서는 벌금형을 규정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최초이며, 재일한국인에 대한 헤이트스피치를 억제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조례를 만든 힘은 가와사키 시민들이었다. 우리나라는 차별금지법이 2007년부터 매번 발의되고 있지만, 여태 국회 문턱을 못 넘었다. 인권 조례 역시 장애인 차별 금지 조례 등 특정 사안에 한정돼 있거나, 보수적 종교단체 등의 반대로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 금지 부분은 빠진 경우가 있다.

 

가와사키 조례를 만드는 데 앞장서온 4명을 만났다. 최강이자 후레아이관(어울림관) 관장과 미우라 도모히토 시민네트워크 사무국장은 지난 9일 후레아이관에서, 간바라 하지메와 송혜연 변호사는 8일 가와사키시 자신들의 사무실에서 인터뷰했다.

 

 

 

 

“사실 저도 되게 무서웠어요. 무서워서 공개적으로 헤이트스피치(혐오발언)에 맞서기가 힘들었죠. 그런데 일본 시민들이 먼저 나서서 힘차게 도와주니까 저의 작은 목소리를 크게 낼 수 있는 용기를 얻었어요.”

 

 

차별 발언을 처벌하는 내용의 가와사키시 조례(‘차별없는 인권존중마을 만들기 조례’, 이하 ‘가와사키 조례’)를 만든 주역 중 한 사람인 최강이자(46·존칭 생략) 후레아이관(어울림관) 관장은 시민들에게 공로를 돌렸다. 차별적인 언동을 하는 사람에게 최고 50만엔(약 540만원)의 벌금을 매길 수 있도록 한 가와사키 조례는 일본에서 최초일 뿐 아니라 세계 인권운동사에도 기록될 내용이다. 일본에서는 그동안 ‘헤이트스피치 해소법’(2016)이나 오사카시 조례(2016년) 등 차별금지와 관련된 법률이나 조례가 여럿 있었지만, 선언적인 내용이거나 처벌 규정이 없어 실효성이 약했다. 처벌 규정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넘기 어려운 장애물로 여겨졌다. 가와사키시는 숱한 토론과 심의 끝에 혐오발언을 제어할 수 있는 처벌 조항을 조례에 담았다. 주저하고 고심하는 시 당국과 시의회를 움직인 힘은 시민들이었다.

 

 

“2013년에 헤이트스피치가 가와사키역 앞에서 처음 열렸어요. 그때 거기를 우연히 지나다가 집회와 마주쳤는데 너무너무 무서웠어요. 200명 가까이 모인 사람들이 ‘한국 사람을 죽이라’고 외치는 것을 현장에서 보고 들으니까 정말 두려웠죠. 도쿄에서 그런 혐한 집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언론 보도로 접할 때와는 차원이 달랐어요. 그래서 그 후로는 집회가 열리는 장소를 피해 다녔어요.”

 

 

연좌농성으로 마을 진입 막아

 

그러나 그러한 외면이 결코 정답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얼마 지나지 않아 깨달았다. 혐한 시위를 주도하던 우익단체는 2015년 11월8일 헤이트스피치 집회를 조용한 주택가인 사쿠라모토로 바꿨다. 가와사키시 남쪽 바닷가 가까운 곳에 위치한 사쿠라모토는 재일동포들이 많이 사는 코리아타운이다. 일자리를 찾아 가와사키 공업지대로 몰려든 한반도 출신 노동자들이 일제강점기부터 자리잡아 대대로 살아온 마을이다. 재일동포 3세인 최강이자도 여기서 나고 자랐다. ‘일본 정화 시위 제1편’이라고 내건 집회 명칭이 말해주듯, 이 지역에 사는 재일동포들이 이들 우익의 공격 목표임이 더 분명히 드러났다.

 

 

재일동포 3세 최강이자씨는 가와사키시뿐 아니라 일본 전역에서 헤이트스피치 반대운동의 상징적인 인물이다. 그는 2015년부터 자신이 사는 사쿠라모토로 쳐들어오는 우익들의 집회를 앞장서 막아냈으며, 일본 국회에서 헤이트스피치 피해 상황을 진술해서 2016년 헤이트스피치 해소법이 제정되는 데 주요한 구실을 했다. 최씨가 2016년 6월5일 가와사키시에서 열린 헤이트데모를 막아낸 뒤 동료 시민들에게 얘기하면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재일동포 3세 최강이자씨는 가와사키시뿐 아니라 일본 전역에서 헤이트스피치 반대운동의 상징적인 인물이다. 그는 2015년부터 자신이 사는 사쿠라모토로 쳐들어오는 우익들의 집회를 앞장서 막아냈으며, 일본 국회에서 헤이트스피치 피해 상황을 진술해서 2016년 헤이트스피치 해소법이 제정되는 데 주요한 구실을 했다. 최씨가 2016년 6월5일 가와사키시에서 열린 헤이트데모를 막아낸 뒤 동료 시민들에게 얘기하면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사쿠라모토를 지키자고 나선 사람은 당시 후레아이관 관장으로 있던 미우라 도모히토(65)였다. 그는 1978년부터 사쿠라모토의 사회복지법인 세이큐샤(청구사·이사장 배중도)에서 일하고 있다. 1970년대 초 일본 국적이 아니라는 이유로 취업을 거부당한 재일동포 2세 박종석의 ‘히타치 투쟁’ 재판을 도우면서, 세이큐샤를 만든 고 이인하 목사와 인연을 맺은 것이 계기였다. 1973년에 설립된 세이큐샤는 보육원을 운영하면서 재일동포뿐 아니라 일본 노동자 등 지역주민들의 자녀를 함께 돌보는 등 처음부터 공생을 실천했다. 가와사키시가 1988년 다문화 종합교육시설인 후레아이관을 세워 세이큐샤에 위탁 운영을 맡긴 것은 이러한 경력 때문이었다. 후레아이관 역시 출범 때부터 재일동포와 일본인, 중국인, 필리핀인 등 지역에 거주하는 다양한 시민들이 함께 사용하는, 일본에서도 유례가 드문 다문화 공생 공간이다. ‘누구나 힘껏 살 수 있도록’이 후레아이관의 슬로건이다.

 

 

“헤이트스피치 데모대가 사쿠라모토를 타깃으로 삼은 계기는 2015년 9월에 있었던 재일한국인 할머니들의 전쟁 반대 집회였어요. 그 시위가 인터넷으로 널리 알려진 뒤에 훌륭하다는 반응이 많았으나,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는 공격도 있었어요. 우익들은 할머니들이 사는 동네를 공격 대상으로 삼은 거죠. 저는 그들이 사쿠라모토로 쳐들어온다는 얘기를 집회 사흘 전에 들었어요. 아이들과 할머니들을 지키기 위해서 우선 시위대가 마을에 들어오는 것부터 막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할머니들 시위에 응원 나왔던 시민 200여명에게 연락해서 사람들을 모았어요. 할머니들을 도와왔으니 마을을 지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죠.”(미우라)

 

 

2차 세계대전을 경험했던 재일동포 할머니 40여명은 2015년 9월 가와사키에서 아베 정권이 당시 추진하던 집단 자위권 관련 법안에 대해 ‘전쟁은 정말 싫다’ ‘평화가 제일이다. 아이들을 지켜라’ 등의 구호를 외치면서 반대시위를 벌였다. 일본 전역에서 평화시위가 한창일 때였지만, 전쟁을 경험한 할머니들이 벌인 이 시위는 화제였다. 미우라는 20년 전부터 할머니들과 여러 활동을 함께 해왔다.

 

그날 극우 시위대 15명 정도가 사쿠라모토 입구에 왔을 때 미우라의 부름에 호응해 거리로 나온 시민은 150명이 넘었다. 이들의 반대시위로 헤이트시위대는 진로를 바꿔야 했다. 1차 대결에서 패배한 극우 시위대는 두달 남짓 지난 이듬해인 2016년 1월 말 전열을 가다듬어 ‘일본 정화 시위 제2편’이라며 다시 사쿠라모토로 쳐들어왔다. 이번에는 극우 시위대가 60여명으로 늘었지만, 미우라와 최강이자 등이 이끄는 반대시위에 참여한 시민은 1천명에 이르렀다. 반대시위대는 어깨를 서로 껴안고 도로 한복판에 드러누워 이들의 마을 진입을 다시 막아냈다.

 

2016년 6월5일 일본 가나가와현 가와사키시 나카하라구 평화공원에 모인 일본 시민 수백명이 도로 건너편에 있는 일본 우익들을 향해 “혐오집회를 그만두라”고 외치고 있다. ‘함께 살아요’라고 쓴 대형 펼침막과 ‘헤이트스피치를 용납하지 않는다’고 쓴 팻말들이 보인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2016년 6월5일 일본 가나가와현 가와사키시 나카하라구 평화공원에 모인 일본 시민 수백명이 도로 건너편에 있는 일본 우익들을 향해 “혐오집회를 그만두라”고 외치고 있다. ‘함께 살아요’라고 쓴 대형 펼침막과 ‘헤이트스피치를 용납하지 않는다’고 쓴 팻말들이 보인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데모대가 첫번째로 사쿠라모토에 왔을 때 바로 눈앞에서 ‘죽여라’, ‘죽인다’고 하는 말을 보고 들었는데 그 자체가 큰 충격이었어요. 두번째 데모가 예고됐을 때는 이것을 미리 막아야겠다는 생각에서 시에 시위 장소 허가를 하지 말 것을 요구했어요. 그랬더니 법이 없어서 못 도와준다고 하더라고요. 당일 현장에서는 경찰이 ‘이 데모는 허락을 받았으니까 인정할 수밖에 없다, 이를 막는 너희가 불법이다’라며 우리를 꾸짖었어요. 그때가 가장 힘들었어요. 우리를 지켜줘야 하는 대상으로부터 지킴을 못 받는구나 싶어서 정말 충격이 컸죠.”(미우라)

 

 

“룰이 없으면 만들어야” 아이들의 요구

 

최강이자와 함께 큰아들(당시 중1)도 우익들의 1차 및 2차 사쿠라모토 공격 때 반대시위에 합류했다. 부모의 만류에도 현장에 나온 아들은 재일동포 어머니와 일본인 아버지 옆에 서서 “차별은 그만하고 함께 살아요, 사쿠라모토에는 절대로 들어오지 말아주세요, 부탁입니다” 하고 울면서 외쳤다. 최강이자 모자가 눈물로 호소한 헤이트스피치 반대 투쟁은 일본 전역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헤이트스피치 해소법을 심의하던 참의원 법무위원회는 2016년 3월22일 최강이자를 도쿄로 불러 가와사키의 헤이트스피치 피해 상황을 청취했다. 최강이자의 진술은 ‘헤이트스피치 해소법’(‘본국 외 출신자에 대한 부당한 차별적 언동의 해소를 위한 대책 추진에 관한 법률’) 통과(2016년 5월24일)에 큰 힘이 됐다.

 

 

헤이트시위를 하는 사람들의 양심을 믿고 차별을 그만두고 함께 살자고 러브콜을 보냈어요. 하지만 그들은 많은 경찰의 보호를 받으며, ‘한 사람도 남김없이 일본에서 나갈 때까지 차분히 목 졸라 줄 테니’라고 시위를 선도하는 사람을 따라 사쿠라모토를 향해 왔습니다. ‘남한, 북한은 적국이다, 적국인에 대해 죽어라, 죽여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여러분 당당하게 말합시다, 조선인은 나가라, 바퀴벌레 조선인은 나가라, 조선인은 공기 오염되니 공기 좀 마시지 마라’고 외치는 사람들이 우리 거리로 경찰의 보호를 받으며 달려왔습니다. 그때 제 마음은 죽임을 당했던 거나 다름없었습니다.”(최강이자, 2016년 3월22일 참의원 증언)

 

 

헤이트데모와 인터넷에서의 혐오발언이 아무리 심해도 시나 경찰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은 최강이자와 미우라는 시민의 힘에 기대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들의 요구에 165개 단체가 호응해 ‘헤이트스피치를 허용하지 않는 가와사키 시민 네트워크’(2016년 1월, 이하 ‘시민네트워크’)가 결성됐다. 저명한 원로 인사인 세키타 히로오(91·아오야마학원대 명예교수)가 선뜻 회장을 맡아줬으며, 미우라 도모히토와 야마다 다카오가 사무국장을 맡았다. 야마다 다카오는 ‘히타치 투쟁’ 때부터 재일동포 인권 개선에 힘을 보탰다.

 

 

“두번째 헤이트스피치 공격을 받고 대응하면서 결국시민의 힘으로 받아쳐야 한다는 생각을 했어요. 바깥 공격에 대해서 마을에 사는 사람들 모두가 하나가 돼서 대응을 해야겠구나, 그러자면 모두를 묶을 수 있는 모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죠. 이 운동의 성공을 위해서는 정치적인 게 아니라 ‘올 가와사키’(All Kawasaki) 정신이 중요하다고 봤어요.”(미우라)

 

 

시민네트워크는 2016년 6월5일 3차 사쿠라모토 공격 등 여러 차례 가와사키에서 벌어진 헤이트스피치 시위와 극우인사 강연회 등을 대부분 막아냈다. 이런 실력 행사뿐 아니라 시민네트워크는 처음부터 차별금지를 막아내는 조례 제정이라는 더 큰 목표를 세웠다.

 

 

“헤이트시위대가 사쿠라모토로 쳐들어올 때 ‘여기 사는 사람들이 헤이트데모는 오지 말아달라고 하는데 왜 그들이 오느냐’고 우리 지역 청년들과 아이들이 물었어요. ‘그것을 막을 룰이 없어서 그렇다’고 했더니 ‘그러면 어른들이 룰을 만들면 될 것 아니냐’고 되묻더군요. 그 말을 들으면서 ‘그래, 우리가 룰을 반드시 만들게’라고 약속했지요.”(최강이자)

 

 

차별 발언을 처벌하는 내용의 가와사키시 조례를 만든 주역 중 한 사람인 미우라 도모히토(왼쪽)와 최강이자씨가 지난 9일 오후 일본 가와사키시 사쿠라모토의 후레아이관(어울림관)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종철 선임기자 phillkim@hani.co.kr
차별 발언을 처벌하는 내용의 가와사키시 조례를 만든 주역 중 한 사람인 미우라 도모히토(왼쪽)와 최강이자씨가 지난 9일 오후 일본 가와사키시 사쿠라모토의 후레아이관(어울림관)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종철 선임기자 phillkim@hani.co.kr

 

시민 의견 64%가 ‘처벌 조례’ 찬성

 

조례를 만들기 위해 시민네트워크는 2016년 출범 초부터 시민 학습회를 조직했다. 학습회에는 한 번에 200명가량의 시민들이 참석해서 국제인권법이나 표현의 자유와 관련한 공부를 했다. 이를 돕기 위해 전문가인 변호사들도 여러 명 시민네트워크에 참여했다. 인권변호사로 유명한 간바라 하지메(53)와 송혜연(47)이 대표적이다. 간바라 하지메는 2013년 2월 도쿄 신오쿠보에서 열린 혐한시위를 목격한 뒤 카운터스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왔으며, 한국에서도 번역된 <노 헤이트스피치>를 썼다. 송혜연도 간바라와 함께 2013년 6월부터 헤이트스피치 시위의 불법을 감시하는 현장 활동을 벌였다. 두 사람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소송을 돕고 있다. 간바라는 고 김학순 할머니의 위안부 증언을 일본에서 처음 보도한 우에무라 다카시 전 <아사히신문> 기자가 우익 논객을 상대로 한 소송의 변호도 맡고 있다.

 

 

“사쿠라모토에 우익들이 와서 시위를 벌일 때 우리는 그것을 직접 막으러 간 게 아니라 참관하러 갔어요. 변호사들은 그런 현장에 완장을 차고 가요. 물론 우리가 완장을 차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여기 변호사도 있구나 해서 조심하게 되죠. 우익을 견제하는 역할을 하는 셈이죠.”(송혜연)

 

 

일본인 미우라 도모히토도 주역
시민네트워크 결성 및 운영 주도
“경찰의 헤이트시위 보호에 충격
마을 스스로 지키려 조례 운동”

 

 

간바라 하지메, 송혜연 두 변호사
“차별 발언 처벌 사례가 쌓이면
불법 인식 퍼져 억제효과 낼 것”

 

 

초안 공개 뒤 헤이트데모 없어
다른 조례로 트위터 협박범에
지난 연말 30만엔 벌금 부과도

 

헤이트스피치 반대운동에 앞장서온 일본의 인권변호사 간바라 하지메가 지난 8일 오후 가와사키시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종철 선임기자
헤이트스피치 반대운동에 앞장서온 일본의 인권변호사 간바라 하지메가 지난 8일 오후 가와사키시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종철 선임기자

 

간바라와 송혜연은 우익들의 세번째 사쿠라모토 집회 (2016년 6월)를 앞두고 다른 변호사 3명과 함께 사쿠라모토 반경 500미터 이내에서 헤이트스피치 데모를 금지하라는 내용의 접근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요코하마지방법원 가와사키지부는 그해 6월2일 “헤이트스피치 데모는 ‘헤이트스피치 해소법’에 위반하는 행위이며, 표현의 자유를 넘은 위법행위”라며 시민들의 손을 들었다. 시민네트워크의 활동에 힘입어 후쿠다 노리히코 가와사키 시장도 세번째 집회를 앞두고 헤이트스피치 시위대의 공원 사용을 불허했다. 시위대는 집회 장소를 사쿠라모토에서 한참 떨어진 나카하라구의 평화공원 앞 도로로 바꿔야 했지만, 이마저 시민들의 힘으로 가로막혔다.

 

 

“ 2016년 5월에 헤이트스피치 해소법이 만들어져 차별적인 발언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을 사람들이 알기 시작했지만, 그 법은 이를 금지시키는 강제 조항이나 처벌이 없는 이념법이었어요. 오사카시 조례에도 처벌 규정은 없었고요. 우리는 가와사키 조례에 벌칙 규정을 꼭 넣어야 한다고 봤어요. 그래야 사람들이 차별이나 혐오 발언은 불법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거기에 대한 두려움이 생겨서 실질적인 억제 효과를 낼 수 있거든요.”(간바라)

 

 

시민네트워크는 조례 내용에 처벌 규정이 들어가야 한다는 내용으로 4만명의 서명을 받아 2018년 11월 시의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시는 조례 개요를 발표(2019년 3월)할 때도 “실효성을 확보할 조치를 강구”한다고만 언급했을 뿐 벌칙 규정을 포함시킬지 여부에 대해서는 추후 검토를 진행하겠다며 모호한 태도를 취했다. 이에 시민네트워크는 차별 발언에 대한 처벌 규정을 포함하고, 인터넷에서의 헤이트스피치 대책을 강화할 것을 요구하는 의견서를 시에 제출했다. 며칠 뒤 가나가와현 변호사회도 같은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6월24일 발표된 조례 초안에는 처벌 규정이 들어갔다. 조례 발표 후 가와사키시에 제출된 시민 의견 1만8천여건 중 64%가 이 초안에 찬성했다. 마침내 지난해 12월12일 가와사키 시의회는 자민당 의원까지 포함한 전원 찬성으로 조례를 통과시켰다. 벌칙 조항은 올해 7월부터 시행된다.

 

 

“협박에 외출 땐 아이와 떨어져 걸어”

 

‘올 가와사키’를 내세운 시민네트워크가 시민들의 호응을 얻는 만큼 일본 우익들의 방해도 거셌다. 이들은 ‘가와사키가 뚫리면 일본 전체가 뚫린다’며 헤이트스피치 반대운동의 핵심 인물들에 대한 공격에 초점을 맞췄다. 첫번째 타깃은 가와사키의 구심점이자 전국적인 상징으로 떠오른 최강이자였다. 우익들은 사쿠라모토 지키기에 나섰던 그의 아들도 무자비하게 공격했다. 이들은 익명 뒤에 숨을 수 있는 인터넷을 주로 활용했다. 트위터와 인터넷 댓글 등을 통해 “바퀴벌레” “구더기”라며 혐오발언을 하는가 하면 “정원에 사용할 손도끼를 살 거야” “가와사키의 레이시스트가 칼을 사니까 통보하길”이라는 내용으로 노골적인 협박도 했다. 이들의 집요한 협박에 최강이자는 현기증과 난청, 불면증 등에 시달렸다. 그는 집 앞 문패를 뗐으며, 집으로 걸려오는 전화는 아예 받지 않았다. 또 쇼핑 등 외출할 때는 아이와 멀찍이 떨어져 걸었다. 다른 사람인 것처럼 행세해서 차별주의자의 공격이 있더라도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서였다.

 

 

“인터넷 댓글 등에 신경쓰지 않는 것이 좋다고 조언을 받은 적이 있지만, 신경쓰지 않을 수 없어요. ‘죽어라’는 댓글이 있을 때는 밤새 잠을 못 자기도 했어요. 건수가 아무리 많아도 익숙해지는 일은 없고, 한 건 한 건 확실하게 상처받습니다. 그리고 인터넷의 피해는 현실 사회에서 다른 형태로 전환해서 나타납니다. 인터넷에서 프린트한 제 얼굴에 바퀴벌레 일러스트를 붙여서 우편으로 보내오기도 합니다. 또 바퀴벌레 시체가 집으로 배달돼 오기도 해요.”(최강이자, 2018년 6월2일 가와사키 자치단체 직원조합 강연)

 

 

살해 협박을 했던 ‘극동의 메아리’라는 이름의 트위터 사용자는 경찰 수사로 후지사와시에 사는 50대 남성임이 드러났다. 그는 한때 검찰의 불기소 처분으로 법망을 빠져나가는 듯했으나, 가나가와현의 ‘민폐(迷惑)행위 방지조례’ 위반 혐의로 지난해 12월27일 결국 법원에서 30만엔(약 33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큰아들을 공격했던 규슈 오이타현 거주 60대 남성도 지난해 1월 9천엔(약 10만원)의 벌금을 선고받았다.

 

 

“집요한 인터넷 공격에 솔직히 사는 걸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어요. 그러나 아무리 많은 공격을 받아도 멈출 수가 없었어요. 왜냐하면 저는 모두의 희망이었기에 중간에 넘어질 수도 그만둘 수도 없었어요. 앞만 바라보고 앞으로 갈 수밖에 없었죠. 반드시 일본의 양심이 통할 거라고, 사회정의가 통할 거라고 믿었거든요.”(최강이자)

 

 

간바라 하지메와 송혜연도 우익들의 집중 공격을 받고 있다. 우익들은 일본변호사협회에 두 사람을 징계해달라는 청구를 3천건 넘게 냈으며, 이 중 720명은 지난해 초 두 사람을 상대로 7억2천만엔짜리 소송을 제기했다. 두 사람은 720명을 상대로 맞소송을 제기해 싸우고 있다. 또 사쿠라모토의 헤이트스피치 시위(2016년 1월)를 주도했던 우익 인사 4명은 지난해 11월 간바라가 자신들의 집회를 방해했다고 주장하며 총 440만엔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2017년 7월16일 가와사키시 평화공원 인근 도로에서 시민들이 ‘함께 행복하게’라는 펼침막을 든 채 길 건너편의 헤이트스피치 시위대를 바라보고 있다. 이날 헤이트스피치 시위대는 시민들에게 막혀 곧 해산하고 말았다. 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2017년 7월16일 가와사키시 평화공원 인근 도로에서 시민들이 ‘함께 행복하게’라는 펼침막을 든 채 길 건너편의 헤이트스피치 시위대를 바라보고 있다. 이날 헤이트스피치 시위대는 시민들에게 막혀 곧 해산하고 말았다. 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149명 변호인단의 변호 받는 변호사

 

“간바라를 반헤이트스피치 운동의 상징으로 생각하고 우익들이 그를 깨부수려 하고 있죠. 그러나 이런 움직임을 가만히 두면 안 된다고 해서 많은 변호사들이 도와주면서 함께 대응하고 있어요. 결국 우리가 이길 거예요.”(송혜연)

 

 

동료 변호사 149명이 간바라를 응원하기 위해 대규모 변호인단을 꾸렸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그린 영화 <변호인>을 연상케 하는 것으로, 일본에서는 좀체 보기 힘든 현상이다. 이 소송의 1차 변론이 지난 21일 요코하마지방법원 가와사키지부에서 열렸다.

 

 

“처음에는 헤이트스피치에 반대하는 일을 하다 보니까 한-일 간의 역사 같은 것을 공부하게 돼 더 많은 것을 배우게 됐죠. 강제징용이나 위안부 문제를 알았고, 한-일 관계를 좋게 하기 위해서라도 일본이 식민지 역사에 대해 반성해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됐어요. 재일한국인이 받는 차별을 없애는 일이나 반헤이트 운동도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죠.”(간바라)

 

 

가와사키 조례 초안이 발표된 이후 가와사키에서는 헤이트스피치 시위가 한 번도 없었다. 후레아이관으로 걸려오는 비난 전화도 협박 연하장 사건이 터지기 전까지는 한 번도 없었다. 인터넷상의 혐오발언은 그동안 워낙 많아서 아직 그 효과를 느끼기 힘들지만, 벌금 사례가 쌓여가면 이 역시 많이 줄어들 것으로 이들 반헤이트스피치 전사들은 예상하고 있다.

 

 

“가와사키 지역 자체가 특별해요. 재일한국인들이 40여년에 걸쳐 사회활동을 해왔고, 그런 경험이 쌓여서 공생과 협력의 분위기가 만들어져 있어요. 반헤이트스피치 운동 과정에서도 보면 피해 당사자들이 발신을 하면 이들과 교감한 사람들이 모여서 결과물을 만들어냈죠. 사람과 사람을 잇는 연결고리의 힘이 가와사키에는 확실히 있어요.”(미우라)

 

 

연하장 협박 사건이 알려지자, ‘인종차별 철폐 기본법을 요구하는 의원 연맹’ 소속의 여야 의원 7명이 지난 23일 저녁 도쿄에서 달려와 후레아이관을 방문했다. 이들은 경찰의 신속한 수사와 시의 적절한 대책 수립을 촉구했다. 가와사키 시민의 연결된 힘이 느껴지는 장면이다. 가와사키/김종철 선임기자 phillkim@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japan/926481.html?_fr=mt1#csidx0b43b879cfae0f5830bb6bdfa7e3b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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