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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으로 재산을 만들었다면, 이제 국가가 나서서 환수하고 처벌을 내려야

MB 재산은 얼마? 공식 150억+차명 1조원 이상
 
불법으로 재산을 만들었다면, 이제 국가가 나서서 환수하고 처벌을 내려야
 
임병도 | 2018-03-14 08:58:54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 ‘MB 소환’ 역대 다섯번째 대통령 포토라인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을 하루 앞둔 13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취재진이 설치한 포토라인. 이 전 대통령은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되는 역대 다섯 번째 전직 대통령이다.ⓒ 연합뉴스

 

3월 14일 MB가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합니다. 그의 혐의는 뇌물수수, 직권남용, 횡령·배임,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등 무려 20여 개에 달합니다.

검찰 소환을 하루 앞둔 13일, MB는 자택에서 변호사들과 검찰 조사에 대비한 모임을 했습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돈이 없어 변호사 선임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고 했지만, 용케(?) 구했나 봅니다.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대통령께서는 전 재산을 사회 환원하셨다. 서울시장 4년 동안 월급도 한 푼도 안 받으셨다. 변호인단은 매우 큰 돈이 들어가는데 거기 약간에 어려움이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해 돈이 없어 변호사를 구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는 MB, 그러나 그의 주장은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2012년 신고된 공식 재산만 57억’

2007년 대선 당시 MB는 자신의 재산으로 353억8000여 만원으로 신고했습니다. 대통령 후보치고는 상당히 재산이 많은 편이었습니다.

2010년 MB는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며 ‘청계재단’을 설립하고 330억원을 출연합니다. 그러면 남은 재산은 얼마나 될까요?

 

▲2012년 고위공직자 재산 신고 당시 MB의 재산 총액은 57억 9966만원이었다. ⓒ뉴스타파

 

2012년 MB가 마지막으로 신고한 재산 내역을 보면 논현동 주택이 35억 8000만원, 토지가 13억 7742만원, 예금이 7억7464만원 등으로 57억 9966만원이었습니다.

353억에서 330억을 내놨는데도 남은 재산이 57억이나 되는 셈입니다.


‘시세만 108억이 넘는 논현동 사저’

고위 공직자 재산신고 목록에 있는 부동산의 가치는 공시지가입니다. 실제 거래되는 가격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MB가 퇴임할 당시 논현동 사저의 시세는 108억원이었다. ⓒJTBC 화면 캡처

 

MB는 퇴임하면서 논현동 사저를 재건축했습니다. 대지면적 1천㎡로 2012년 시세만 108억원이었습니다.

전두환(32억원), 김영삼 전 대통령 (23억원), 김대중 전 대통령 (80억원), 노무현 대통령 (13억원)과 비교해도 제일 비싼 사저입니다.

현재 MB는 공식적으로 논현동 사저와 부인 김윤옥씨 명의로 된 논현동 토지만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부동산만 합쳐도 현재 시세를 따지면 최소 150억 원이 넘습니다.

150억이 넘는 부동산을 보유하고도 재산이 없어 변호사를 선임하기 어렵다는 주장은 수사나 처벌을 면하기 위한 치졸한 변명에 불과합니다.


‘국정원 특활비+뇌물+비자금+차명 재산을 합치면 1조원이 넘을 수도’

 

▲MB의 혐의를 통해 정리한 재산, 차명 부동산과 불법 자금의 규모는 아직도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고, 다스 주식의 가치는 수조원이 넘는다고 한다.

 

MB의 재산이 공식적인 부동산만 있을까요? 아닙니다. 그의 혐의를 통해 확인된 재산만 해도 수천억 원이 넘습니다.

-국정원 특수활동비 17억 (민간인 사찰 입막음+불법 여론조사 비용 포함)
-BBK 투자금 140억 (김재수 전 LA 총영사 동원)
-다스 비자금 450억 (경영진 300억+다스 협력사 150억)
-각종 차명 부동산 100억 +α(도곡동 땅, 용산구 상가, 경기도 가평 별장, 제주도 토지 등)
-17대 대선 불법 자금 (이팔성 전 우리금융 22억+11억)
-다스 주식 1,426억 (매각 공고 기준)
-이외 차명 재산 +α

그동안 MB가 받은 국정원 특활비와 뇌물, 조성한 비자금, 차명 부동산을 제외하고도 다스의 주식 가치만 수조원에 이른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MB가 가진 재산은 공식적으로는 150억이겠지만, 차명 재산을 포함하면 1조원 이상은 넘을 것입니다. MB가 불법으로 재산을 만들었다면, 이제 국가가 나서서 환수하고 처벌을 내려야 합니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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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오 장관 임명은 북미정상회담 본격준비 증거

폼페오 장관 임명은 북미정상회담 본격준비 증거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8/03/14 [05:00]  최종편집: ⓒ 자주시보
 
 

 

▲ 대북 강경파로 알려진 폼페오 미 국무장관 내정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을 해임하고 후임에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내정했다.

 

13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폼페이오 국장이 우리의 새 국무장관이 될 것"이라며 "그는 환상적으로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틸러슨 장관의 봉직에 감사한다!"고도 전했다.  

 

▲ 폼페오 내정 관련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현재까지 언론과 전문가들은 북핵문제에 있어 틸러슨은 대화파, 폼페오는 강경파로 분류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매우 일면적인 평가다. 

사실 군사적 방법은 항상 선택지에 들어있다는 입장을 단 한 번도 바꾼 적이 없는 인물이 틸러슨이다. 그에 비해 폼페오는 공개적 직접적으로 대북 군사적 공격을 북핵문제 해결 방법으로 거론한 적이 없다.

 

물론 폼페오가 지난해 김정은 위원장과 핵무기를 분리시켜야 한다는 말을 해서 김정은 위원장을 축출하려는 작전을 준비하는 것 아닌가라는 우려를 낳은 적이 있지만 본지에서는 그 말의 의미를 대화를 통해 김정은 위원장이 더이상 핵개발을 하지 않아도 되게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한 바 있다. 

 

http://www.jajusibo.com/sub_read.html?uid=34683

http://www.jajusibo.com/sub_read.html?uid=36192

http://www.jajusibo.com/sub_read.html?uid=36916

http://www.jajusibo.com/sub_read.html?uid=37678

 

폼페오는 지난해 말과 올 연초에 북의 핵무력 완성이 몇개월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며 특단의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는 보고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올리고 이를 언론에 공개한 바 있다. 그 특단의 조치를 대북선제타격으로 해석하는 국내 언론들이 많았지만 정작 폼페오 국장은 서훈 국정원장과 긴밀한 연락체계를 구축하고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북과의 대화를 모색하는 막후 작전을 전개하고 있었음이 이번 정의용, 서훈 특사단 방북을 계기로 밝혀지게 되었다. 

 

13일 연합뉴스의 또 다른 보도에 따르면 우리나라 한 외교소식통은 "폼페이오 국장은 사실상 북미정상회담 성사의 주역이라고 할 정도로 이번 과정을 주도해온 인사"라며 "정상회담 준비 과정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를 봐도 폼페오가 어떤 방식으로 북핵문제를 풀려고 하는지 능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WP에 보낸 자료에서 "나는 폼페이오 CIA 국장을 우리의 새 국무장관으로 지명해 자랑스럽다"며 "마이크 폼페오는 웨스트포인트를 그의 반에서 수석으로 졸업했으며 미 육군에서 탁월하게 복무했고, 하버드로스쿨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다. 그는 미 하원에 들어가 여야를 넘어 입증된 기록을 남겼다"고 자랑했다는 연합뉴스 보도가 나왔는데 이는 폼페오 국장이 머리가 영리한 수재임을 짐작케 한다.

 

틸러슨 국무장관은 미국의 초대형 기업의 최고경영자였다. 석유관련 회사여서 러시아와 푸틴 대통령과도 친했고 국제적인 인맥이 매우 풍부한 사람이었다. 북에 대한 제재와 압박을 구사하여 북을 대화로 나오게 하는 일을 해왔는데 퇴임에 관한 언론 대담에서도 자신이 주도한 사상 최대의 제재와 압박이 큰 성과를 내었다고 자평했다.

 

물론 미국의 제재와 압박이 북을 대화로 이끌었다는 틸러슨이나 트험프의 평가는 정말 그들만의 평가이다. 대화에 다급한 쪽은 북이 아니라 미국이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은 평양이건 어디건 날아가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겠다는 것이다. 두고 보면 알겠지만 북미정상회담에서 북은 한반도 비핵화 외에 단 하나도 잃지 않을 것이고 미국은 많은 것을 해주어야 할 것이다. 

제재와 압박이 효과를 보고 있다면 더 가혹한 제재를 가하면 될 일인데 무엇하러 북미정상회담을 한단 말인가. 그럼에도 미국이 조금이라도 체면을 세워보기 위해 압박이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약속을 이끌어내었다며 자화자찬하고 있고 북은 그에 대해 굳이 비판을 하지 않고 아량으로 대해주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틸러슨의 역할은 아무 성과도 없이 끝난 것이다. 

 

군사적 공격은 불가능하고 제재와 압박도 통하지 않으니 결국 북과 대화에 나선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본격적으로 그 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해 머리가 비상하고 북 관련해서 가장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폼페오 전 미중앙정보국 국장을 국무장관으로 내정한 것이다. 

 

따라서 폼페오 내정은 북미정상회담을 추진할 확고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며 본격적인 준비에 착수했음을 말해준다. 우리 청와대 외교부에서도 이를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왜 모르겠는가. 북미정상회담을 이끌어내기 위해 우리 서훈 국정원장과 폼페오 미 정보국장이 함께 노력해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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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해 홍어는 열수분출구를 부화기로 쓴다

조홍섭 2018. 03. 13
조회수 1526 추천수 1
 
수온 3도 갈라파고스 심해, 알집 157개 발견
4년 걸리는 부화 기간 단축 위해 열수 이용
 
태평양흰홍어-Bathyraja-1.jpg» 알집을 열수분출구 근처에 낳아 부화에 도움을 받는 사실이 밝혀진 태평양흰홍어.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1977년 해양학자들은 동태평양의 갈라파고스 제도 북쪽 심해에서 역사적인 발견을 했다. 유인잠수정 앨빈호를 타고 해저 2000m까지 잠수한 이들은 해저 지층이 갈라진 틈에서 분화물질이 뿜어나오는 열수분출구와 그 주변에 펼쳐진 독특한 생태계를 발견했다. 지층의 균열을 통해 뜨거운 물과 각종 미네랄로 이뤄진 분화물질이 검은 연기처럼 뿜어나왔고, 햇빛 한 줄기 비치지 않는 찬 바다에서 이 화학물질을 기반으로 거대한 관벌레와 조개, 눈 없는 새우, 게 등이 번성하고 있었다. 심해저 열수분출구는 지구에 생명이 처음 탄생한 후보의 하나로 꼽힌다.
 
Riftia_tube_worm_colony_Galapagos_2011-1.jpg» 1977년 처음 발견된 갈라파고스 리프트의 열수분출구에 발달한 생태계. 거대 관벌레 등이 보인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첫 발견 이후 40년이 지났지만 심해 열수분출구 생태계는 아직 미지의 영역이고 새로운 발견이 잇따른다. 열수분출구가 황량한 심해저에 드문드문 생명의 불을 켠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존재로 알려졌지만, 주변 해양환경과 밀접한 관련을 맺기도 한다는 발견이 최근 이뤄졌다. 심해 홍어인 태평양흰홍어가 열수분출구를 천연 인큐베이터로 이용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41598_2018_20046_Fig1_HTML.jpg» 동태평양 갈라파고스 제도 북쪽에서 두 개의 해양지층 벌어지는 갈라파고스 리프트(녹색 선)와 열수분출구 위치(붉은 점). 살리나스 데 레옹 외, 사이언티픽 리포츠(2018) 제공.
 
펠라요 살리나스 데 레옹 에콰도르 찰스다윈연구소 연구원 등 국제 연구진은 갈라파고스 리프트 해역을 무인잠수정으로 조사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과학저널 ‘사이언티픽 리포츠’ 2월 8일 치에 실린 논문에서 밝혔다. 연구자들은 굴뚝에서 검은 연기가 뿜어나오듯이 격렬하게 활동하는 수심 1660m 열수분출구 근처에서 157개의 심해 홍어 알집을 발견했다. 알집은 대부분 분출구에서 20m 안쪽에 있었는데, 갓 낳은 신선한 것과 함께 오랜 기간이 지난 듯 부착물질이 붙은 것들도 눈에 띄었다.
 
41598_2018_20046_Fig3_HTML-3.jpg» 심해 열수분출구에 집단 산란한 심해 홍어의 알집(왼쪽)과 무인잠수정으로 채집하는 모습. 살리나스 데 레옹 외, 사이언티픽 리포츠(2018) 제공.
 
태평양흰홍어는 수심 800∼2938m에 사는 대표적인 심해 홍어로 1.5m 크기로 자라며 수정된 알을 주머니 상태로 낳는다. 이 알은 부화 기간이 길기로 유명한데, 이 홍어의 가까운 친척인 베링 해 심해 홍어의 알은 수온 4.4도에서 1290일(3.5년)이 지나야 부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자들은 심해의 수온이 2.76도인 갈라파고스에서 홍어 알이 깨는 데는 1500일(4.1년)이 걸릴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자들은 “찬 바다에서 장기간의 부화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주변보다 온도가 높은 열수분출구 근처에 심해 홍어가 산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잠수정이 알집이 있는 바닥에서 3.5m 위에서 측정한 수온은 주변보다 1도가량 높았다. 분출구 1m 이내의 알주머니의 경우 주변보다 4.5도 수온이 높았다. 연구자들은 “알집이 있는 지점의 수온은 측정한 것보다 훨씬 높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열수분출구의 수온은 60∼464도에 이르러 너무 접근하면 치명적일 수 있다.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Pelayo Salinas-de-León et al, Deep-sea hydrothermal vents as natural egg-case incubators at the Galapagos Rift, Scientific Reports volume 8, Article number: 1788 (2018)
doi:10.1038/s41598-018-20046-4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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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 ‘민주평통’ 존폐 갈림길에 서다

국민헌법자문특위, 문재인 대통령에 자문안 보고
조정훈 기자  |  whoony@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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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13  19: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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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위원장 정해구)는 13일 오후 청와대 충무실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오찬을 갖고, 한 달 동안 진행된 ‘헌법 개정 자문안’을 보고했다. 정해구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국민헌법 자문안'을 전달했다. 여기에는 민주평통 존치.폐지안이 모두 담겼다. [사진출처-청와대]

헌법상 대통령 자문기구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가 존폐기로에 섰다. 헌법 개정 논의 과정에서 정치조직이라는 인식의 벽을 넘지 못한 셈. 이번 ‘헌법 개정 자문안’에는 통일 관련 내용은 다뤄지지 않았다.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위원장 정해구)는 13일 오후 청와대 충무실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오찬을 갖고, 한 달 동안 진행된 ‘헌법 개정 자문안’을 보고했다. 이어 오후 2시 반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특위가 보고한 ‘개헌 자문안’은 △국민주권, △기본권 강화, △지방분권 강화, △견제와 균형, △민생개헌 등 5대 원칙이 핵심이다. 하지만 통일 관련 내용은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 영토조항도 그대로 유지된다. 여기에 민주평통 존치와 폐지 의견이 모두 담겨 주목된다.

‘개정 헌법 자문안’, ‘민주평통 존치·폐지 의견’ 모두 담아

특위 한 관계자는 이날 “위원회에서 개정 헌법에 민주평통을 폐지하느냐 존치하느냐가 논의됐다”며 “대통령에게 보고한 자문안에는 두 가지 의견을 모두 담았다. 대통령이 선택할 문제”라고 밝혔다. ‘민주평통’ 존치와 폐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현행 헌법 92조는 ‘평화통일정책의 수립에 관한 대통령의 자문에 응하기 위해’ 민주평통을 둘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대통령의 평화통일정책에 관한 자문 및 건의를 위하여’라고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법 2조는 설립목적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국민 대다수는 민주평통이 보수 관변단체이자 정치조직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게다가 ‘민주평통’이 유신헌법의 제왕적 대통령제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대통령이 발의할 정부 헌법개정안에 민주평통 폐지안이 담길 가능성이 있다.

   
▲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 정해구 위원장과 부위원장들이 이날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자문안' 보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민주평통은 1980년 헌법에 따라 ‘평화통일정책자문회의’로 설치, 1987년 개헌 당시 현재의 이름으로 변경됐다. 거슬러 올라가면 박정희 정권 ‘통일주체국민회의’에서 출발했다. 의장인 대통령의 소속정당, 정파적 성향에 따라 자문위원은 대폭 교체됐고, 범국민적 합의조성과 역량결집을 위한 균형유지는 꾸준히 논란의 대상이었다.

김학성 충남대 교수 “민주평통이 원래 출발점은 통일주체국민회의이다. 출발점이 어땠든 잘하면 되는데, 정권이 바뀌면 정치적 지형은 한쪽으로 쏠리는 정치조직”이라고 꼬집었다.

“물론 국민들의 의견을 잘 수렴하는 역할이 있지만, 그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민주평통이 있으므로 얻는 이익과 없으므로 할 수 있는 것을 계산하면 꼭 있어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며 “항상 효율적으로 다른 것을 할 수 있다고 하지만 민주평통을 바꾸기가 어렵다. 헌법상 폐지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반론도 있다. 최철영 대구대 교수는 “단순한 폐지는 있을 수 없다. 남북관계에서 남남갈등을 해소하고 국민적 통합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가 민주평통”이라며 “민주평통의 기능을 포함한 새로운 형태로 전환해서 만든다는 것이 배제된 상태에서 폐지된다면 분명히 후퇴이다. 국민 여론을 배제하는 개악”이라고 강조했다.

민주평통 관계자는 “통일은 온 민족의 숙원이고 염원이다. 한두 사람이 아니라 온 국민이, 온 민족이 나서서 해야 하는 것”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민주평통 조직이 필요하다. 명칭이야 바뀔 수 있다. 그렇지만 통일을 지향하고 숙명이라고 생각하고 반드시 이루어야 할 것이라며 지향목표를 두는 상황에서 민주평통은 존속이 되어야 한다”고 반발했다.

헌법이 아닌 하위법으로 민주평통을 존치하자는 일부 의견에 대해서도 “아직 통일에 대한 국민적인 인식이나 필요성 당위성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있는데, 하위법이나 법 규정에 근거해 둔다면 국민이나 민족이 생각하는 통일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떨어지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는 '국민헌법 자문안' 논의에는 통일관련 논의가 없었다고 밝혔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개정 헌법 자문안’, 영토조항 그대로 유지

현행 헌법 제3조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는 조항이 유지된다. 정해구 특위 위원장은 “영토조항은 기존과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당 조항은 하위법인 ‘국가보안법’ 상 북한을 ‘대남적화노선을 고수하고, 자유민주주의 체제 전복을 획책하고 있는 반국가단체’로 규정하는 근거로 쓰여 꾸준히 논란이 있었다. 즉, 영토조항이 그대로 유지된 개정 헌법에서도 북한은 반국가단체가 된다는 이야기이다.

최철영 대구대 교수는 “영토조항을 그대로 둔다는 것은 현재 우리나라 법체계의 모순을 그대로 유지한 상태로 가자는 것이다. 우리의 지향점은 통일이라는 측면에서 아쉽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북.미 정상회담은 북.미관계를 정상화한다는 의미가 있다. 나아가 이를 통해 평화협정을 뒷받침한 미국의 북한에 대한 국가승인인데, 우리 헌법은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게 되는 것”이라며 “북.미관계가 더 진전된다면 우리 헌법의 모순은 더 심해진다. 크게 돌아가는 국제관계를 전혀 반영하지 못한 개헌”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심지어 국가보안법을 예로 들며, “매우 보수적이거나 수구적인 의미의 개헌”이라고도 꼬집었다.

반면, 한 북한 전문가는 “영토조항은 손을 대기가 어렵다. 통일지향의 목표적 의미가 있기 때문”이라며 “국가보안법 등에서 충돌되는 것은 있지만 국민통합이나 통일지향 차원에서 손대기 쉽지 않다”고 짚었다.

이번 ‘헌법 개정 자문안’에는 통일과 관련된 내용은 전혀 담기지 않았다. 김종철 특위 부위원장은 “대북관계는 헌법에서 구체적으로 다룰 수 있는 것이 제한적이다. 특별히 의제화된 것이 없다. 개헌안에도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충무홀에서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 위원들과 오찬을 했다. 문 대통령은 빠른 개헌을 국회에 촉구했다. [사진출처-청와대]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는 지난달 13일 출범했다. 한 달 동안 온라인, 토론회, 간담회, 여론조사 등으로 국민 의견을 수렴한 결과를 이날 ‘헌법 개정 자문안’으로 종합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문 대통령은 특위 위원들과 한 오찬에서 “우리가 보다 정의로운 대한민국,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개헌을 앞당길 필요가 있고, 지금이 적기라는 이야기를 우리가 지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개헌은 헌법 파괴와 국정농단에 맞서 나라다운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자고 외쳤던 촛불광장의 민심을 헌법적으로 구현하는 일”이라며 “국민의 삶을 담는 그릇인 헌법이 국민의 뜻에 맞게 하루빨리 개정이 되어서 국민의 품에 안길 수 있도록 정치권의 대승적 결단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헌법 개정 자문안’을 토대로 오는 21일경 개헌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국회의 논의가 진전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회 심의기간(60일)과 국민투표 공고기간(18일)을 고려해 6월 지방선거에서 동시투표가 진행되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국회가 4월 28일까지 개헌안을 발의하면, 정부 개헌안은 철회될 수 있다는 전제를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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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담한 심정... 국민께 죄송 역사에서 이번이 마지막이길"

퇴임 후 5년만에 검찰 포토라인에 선 MB... 역대 5번째 전직 대통령 소환

18.03.14 09:31l최종 업데이트 18.03.14 10:19l

 

검찰 소환된 이명박 전 대통령 다스 비자금 의혹과 뇌물 수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 검찰 소환된 이명박 전 대통령 다스 비자금 의혹과 뇌물 수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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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3월 14일 오전 9시 50분]

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검찰 소환 조사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한 자리에서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라며 "안보 환경이 엄중할 때 심려 끼쳐 국민들께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뇌물수수·횡령·조세포탈 등 혐의로 소환된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14분 논현동 자택에서 차량을 타고 출발해 8분 만인 오전 9시 22분경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했다. 이 전 대통령은 청사로 들어가기 전 현관 앞 포토라인에 서 취재기자들 앞에서 준비한 원고를 꺼내 읽었다. 

 

이 전 대통령은 "무엇보다 민생경제가 어렵고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환경이 매우 엄중할 때 저와 관련된 일로 심려를 끼쳐 드려 대단히 죄송하다"라며 "전직 대통령으로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지만 말을 아껴야 한다고 스스로 다짐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바라건대 역사에서 이번 일로 마지막이 됐으면 한다. 다시 한 번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라고 덧붙였다. 

이 전 대통령은 청사 안으로 이동하면서 "100억 원대 뇌물 혐의를 부인하느냐" 등 기자들의 질문에 특별한 답을 하지 않았다. 이날 기자들은 혐의 인정 여부를 비롯해 "측근들이 대부분 혐의 인정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다스 누구 거라고 생각하나?", "다스 소송 비용을 삼성이 내줬다는 뇌물 혐의를 인정하나" 등의 질문을 던질 예정이었다. 

현재 이 전 대통령의 정확한 혐의 개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뇌물수수, 횡령, 조세포탈 등 15개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혐의가 많고 재소환이 어려운 만큼 검찰은 이번 소환에서 조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검찰은 이를 위해 120페이지 가량의 질문지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박근혜 전 대통령이 21시간 조사를 받은 걸 감안하면 이 전 대통령의 조사 또한 15일 새벽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통령은 지검 10층 1010호 특수1부장실에서 수사 실무 지휘자인 한동훈 3차장검사에게 조사 취지를 설명받고 같은 층 1001호실에 마련된 특별조사실로 이동해 본격적인 조사를 받게 된다. 조사는 이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의혹 수사를 맡은 송경호 특수2부장, 다스 의혹 수사를 맡은 신봉수 첨단범죄수사1부장이 번갈아가며 진행한다. 특수2부 이복현 부부장검사도 조사에 참여할 예정이다.
 

고개 숙인 이명박 전 대통령 다스 비자금 의혹과 뇌물 수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피의자 신분 조사에 앞서 국민들에게 고개를 숙이고 있다.
▲ 고개 숙인 이명박 전 대통령 다스 비자금 의혹과 뇌물 수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피의자 신분 조사에 앞서 국민들에게 고개를 숙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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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이날 이 전 대통령 발언 전문이다.

"오늘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무엇보다도 한반도를 비롯한 안보환경이 매우 엄중할 때 저와 관련된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합니다.

또한 저를 믿고 지지해주신 많은 분들과 이와 관련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전직 대통령으로서 할 말은 많지만 말을 아껴야 한다고 스스로 다짐하고 있습니다.
다만 바라건대 역사에서 이번 일로 마지막이 되었으면 합니다.

다시 한번 국민들 여러분께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검찰 소환된 이명박 전 대통령 다스 비자금 의혹과 뇌물 수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 검찰 소환된 이명박 전 대통령 다스 비자금 의혹과 뇌물 수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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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소환된 이명박 전 대통령 다스 비자금 의혹과 뇌물 수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 검찰 소환된 이명박 전 대통령 다스 비자금 의혹과 뇌물 수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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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청 앞에 모인 시민들 "이명박을 구속하라" 이명박 전 대통령이 검찰에 소환된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한 시민이 이 전 대통령 구속을 촉구하고 있다.
▲ 검찰청 앞에 모인 시민들 "이명박을 구속하라" 이명박 전 대통령이 검찰에 소환된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한 시민이 이 전 대통령 구속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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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청에 모인 시민들 "이명박을 구속하라" 이명박 전 대통령이 검찰에 소환된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시민이 이 전 대통령 구속을 촉구하고 있다.
▲ 검찰청에 모인 시민들 "이명박을 구속하라" 이명박 전 대통령이 검찰에 소환된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시민이 이 전 대통령 구속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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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피해자대책위 "이명박을 구속하라" 이명박 전 대통령이 검찰에 소환된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전국저축은행피해자대책위원회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저축은행 사태 진상규명 방해한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을 촉구하고 있다.
▲ 저축은행피해자대책위 "이명박을 구속하라" 이명박 전 대통령이 검찰에 소환된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전국저축은행피해자대책위원회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저축은행 사태 진상규명 방해한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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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의 달인' 두꺼비…중국과 한국 오갔다

'이동의 달인' 두꺼비…중국과 한국 오갔다

조홍섭 2018. 03. 12
조회수 721 추천수 0
 
빙하기 때 육지였던 서해 건너 유입
간빙기 때 고립됐다 다시 중국으로
금개구리, 한반도 적응 ‘특산종' 됐지만
두꺼비는 유전자 교류해 ‘세계인' 됐다

 

f1.jpg» 한반도의 두꺼비는 중국에서 왔고 또다시 중국으로 이동해 갔다는 유전적 증거가 나왔다. 2016년 3월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연못 밖으로 나온 두꺼비.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산에서 겨울을 난 두꺼비가 요즘 저수지나 논, 도랑에 내려와 번식이 한창이다. 2~3월 동안 짝짓기와 산란을 마친 두꺼비는 주변 논두렁이나 산자락의 흙·낙엽 속에 몸을 숨기고 약 40일 동안 봄잠을 자며 먹이인 곤충의 활동기를 기다린다. 잠에서 깬 두꺼비와 태어난 새끼 두꺼비는 위험한 도로를 건너 다시 원래 서식지인 산림으로 길을 떠난다.
 
“두꺼비는 양서류 가운데 가장 많이 이동하는 종”이라고 이정현 국립생물자원관 박사는 말한다. 한반도 고유종인 금개구리가 평생 자신이 태어난 논을 떠나지 않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 이 박사가 두꺼비 수컷의 등에 소형 전파발신기를 부착해 연구한 결과 번식지로부터 100~500m 범위로 흩어졌다. 두꺼비 암컷은 수컷보다 행동권이 2~3배 넓기 때문에 두꺼비의 번식지로부터 이동 범위를 500~1500m로 추정했다. 이 박사는 “이 조사는 번식지에서 서식지에 이르는 3~6월 사이로 국한됐기 때문에 두꺼비의 실제 이동 거리는 이보다 길고, 수킬로미터까지 이동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어기적거리거나 가끔 네발로 뛰는 두꺼비의 느린 이동이 오랜 자연사에 걸쳐 지속하면 놀라운 결과를 낳는다. 한반도의 두꺼비는 중국에서 이동해왔고 또 이후 한반도의 두꺼비가 중국으로 다시 이동해 갔다는 유전적 증거가 밝혀졌다. 빙하기와 간빙기가 거듭 찾아와 서해의 물이 마르고 다시 차는 수십만~수백만년 동안에 걸쳐 벌어진 일이다.
 
아마엘 보르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박사후연구원 등은 한반도와 중국 두꺼비가 빙하기 도래와 함께 어떻게 이동했는지를 두 나라 두꺼비의 유전정보를 비교·분석해 알아봤다. 과학저널 <피어제이> 최근호에 실린 논문에서 연구자들은 200만년 전 중국 서부의 두꺼비 집단이 한반도로 확산하기 시작해 80만년 전까지 이동이 이어졌다고 밝혔다. 한반도를 포함한 동아시아가 빙하기에 생물의 피난처 구실을 했기 때문에 이런 일이 가능했다.
 
연구에 참여한 장이권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교수는 “빙하기에 한반도를 포함해 황허~아무르강~일본~중국 중앙을 지나는 동경 100도로 둘러싸인 동아시아는 차고 건조한 기후를 피해 다양한 생물이 서식지를 일시적으로 옮겨 살아남은 피난처였다”며 “이 지역은 같은 몬순 기후의 영향을 받는데다 빙하기에 서해가 육지로 이어져 큰 장벽 없이 연결된 하나의 생태계였다”고 설명했다.
 
f2.jpg» 2016년 3월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연못의 두꺼비가 물속에서 얼굴을 내밀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f3.jpg» 교미를 하는 두꺼비.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보르제는 “우리가 보는 두꺼비는 여러 세대에 걸쳐 수없이 많이 왕래한 두꺼비 가운데 살아남은 것일 뿐”이라며 “서해가 황허와 한강 등 많은 지류가 흐르는 삼각주였기 때문에 중국과 한국 사이의 두꺼비가 이동하는 통로 구실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빙하기가 끝나고 해수면이 상승해 서해가 바다로 바뀌자 한반도의 두꺼비는 중국과 격리됐고 독자적인 유전적 변화를 겪었다. 이어 30만년 전 다시 빙하기와 함께 서해가 육교로 이어지자 한반도에서 번성하던 두꺼비는 서해를 거쳐 중국 동부와 한반도 북부로 퍼져나갔다고 연구자들은 밝혔다. 연구자들은 돌연변이가 쉽게 일어나는 염기서열 부위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찾아낸 뒤, 종마다 일정한 돌연변이의 빈도를 이용한 ‘유전자 시계’ 기법으로 유전적 고립과 확산 시기를 추정했다.
 
이번 연구에서 한반도 안은 물론 중국과 비교해도 두꺼비들의 유전자는 대체로 동일했다. 집단 사이의 교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는 뜻이다. 금개구리나 수원청개구리는 한반도 환경에 적응해 고립된 특산종으로 분화했지만 어떻게 두꺼비는 ‘세계인’이 될 수 있었을까. 보르제는 “금개구리나 수원청개구리가 건조한 환경에 매우 취약하지만 두꺼비는 잘 견디는 것이 장거리 이동을 가능하게 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 박사는 “두꺼비는 번식지로의 회귀본능이 있지만, 환경이 바뀌면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도 한다”며 “그 과정에서 유전자의 교류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양서류는 고립된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일부 개체는 10㎞까지 이동해 다른 무리와 연결한다고 알려진다.
 
그렇다더라도 두꺼비가 백두대간은 어떻게 넘었을까. 장 교수는 “어떻게 그런지는 미스터리”라며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00500397_20180312.JPG» 2011년 5월 충북 청주의 두꺼비 산란지인 낙가산 늪지대에서 자란 새끼 두꺼비들이 도로를 건너 주변 야산 서식지로 이동하고 있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이동성 적은 개구리는 화학비료가 최대 위협
 
두꺼비와 달리 금개구리와 수원청개구리는 한곳에 정착하는 종이다. 평생 살던 논을 떠나지 않는 이들은 고립돼 한반도 특산종이자 멸종위기종이 됐다. 이들은 서식지인 논의 환경 변화에 민감하다. 보르제 연구원 등은 전국의 금개구리와 수원청개구리 서식지를 조사한 결과 화학비료 살포가 이들 개구리의 최대 위협으로 나타났다고 과학저널 <허퍼톨로지카> 3월호에 실린 논문에서 밝혔다.
 
연구자들은 두 종의 서식지로 알려진 40곳을 조사해 수원청개구리를 22곳에서, 금개구리를 18곳에서 관찰했고 14곳에서는 두 종 모두를 확인했다. 서식지의 수질을 측정했더니 물에 인과 질산암모늄 성분이 많을수록 두 종이 적게 출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물질은 각각 칼슘 대사와 산소 흡수를 방해해 개구리에게 독성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화학비료를 통해 논에 들어가는 것으로 추정됐다. 물속에 잠겨서 생활하는 생활이 긴 금개구리는 물속에 녹아 있는 물질이 많은 곳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연구자들은 “이 두 종의 개구리가 이미 서식지 훼손과 질병 확산의 위협에 노출돼 있는데, 수질오염에도 민감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서식지 논에서 화학비료 사용을 제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Borze´e et al. (2017), Phylogeographic and population insights of the Asian common toad (Bufo gargarizans) in Korea and China: population isolation and expansions as response to the ice ages. PeerJ 5:e4044; DOI 10.7717/peerj.4044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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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의 방어불가 6가지 슈퍼무기와 북의 기술

푸틴의 방어불가 6가지 슈퍼무기와 북의 기술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8/03/13 [03:18]  최종편집: ⓒ 자주시보
 
 

 

▲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18년 3월 1일(현지시간) 연례 국정연설을 통해 핵 추진 순항미사일, 차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최신예 '슈퍼 무기' 6가지를 전격 공개하였다. 

 

 

들어가며

 

2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연례 국정연설을 통해 핵 추진 순항미사일, 차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최신예 '슈퍼 무기' 6가지를 전격 공개하였다.

차기 대선을 앞 둔 시점에서 푸틴 대통령이 현재 70% 이상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는데 이런 무기까지 공개함으로써 러시아 국민들에게 미국도 압도하는 강한 러시아 영상을 심어주어 당선이 더욱 확실해졌다.

 

반대로 미국과 유럽 등 서방진영에서는 경악적 충격을 금치 못하고 있으며 혹시 거짓이 아닌가 의문을 제기하고 있지만 서방의 군사전문가들은 공개된 실제 무기 시험 영상과 그래픽 영상을 보면서 진짜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분석 평가하고 있다.

사실 최첨단 무기를 그보다 못한 성능의 무기만 알고 있는 전문가들이 평가를 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 현재 조건에서는 푸틴 대통령의 발표를 신중하게 대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북 무기 전문가로 오랜동안 인터넷에서 활동해왔고 북으로부터 박사학위까지 받은 예정웅 북 전문가가 이런 러시아의 차세대 슈퍼 무기에는 북의 기술이 적지 않게 들어가있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정웅 분석가는 그런 북의 기술의 원리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어 허무맹랑하다는 지적도  받고 있지만 사실 그런 최첨단 슈퍼무기는 그 과학적인 원리를 공개할 리가 없다. 이는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이다. 그의 주장도 마냥 무시할 수만은 없다고 본다.

 

특히 미국을 압도하는 이런 무기를 속속 공개하고 실제 시리아와 우크라이나 등 전쟁터에서 신형순항미사일 등을 이용하여 IS 테러세력을 공격하고 있는 러시아의 경우 이상하게 북과의 우호관계를 갈수록 강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의 대북 제재를 가장 앞장에서 반대하고 있고 지금도 북의 노동자를 받아들이고 북 나진 선봉항을 이용하여 석탄을 수출하는 등 미국이 반대하는 대북교류를 거침없이 진행하고 있다. 이는 공식적인 대북 무역관련 기록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코트라 등의 발표를 보면 북과 중국의 교역은 줄고 있는데 러시아와 교류는 계속 증가추세에 있다는 것이다.

 

▲ 지난 2014년 7월 북한-러시아 협력 사업으로 건축된 라진항 부두에서  러시아에서 기차로 운송해온 석탄을 중국 등에 보내기 위해 선적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더불어 러시아 외교관들은 북이 수소탄과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전격 공개한 지난해 들어 북핵문제에 있어 사실상 북의 대변인이라고 할 정도로 북의 입장을 지지하고 있다. 미국의 핵위협 때문에 북핵문제가 발생했다며 미국이 핵위협을 먼저 제거해야한다는 주장을 꿋꿋하게 강조해오고 있는 것이다.

북과 러시아는 공식적으로 과학기술 교류협력 사업도 확대해가고 있다.

 

▲  2018년 3월 5일 마쩨고라 평양주재 러시아 대사와 최선희 미국 국장의 화기애애한 접견     © 자주시보

 

▲ 2018년 3월 5일 마쩨고라 평양주재 러시아 대사가 최선희 미국국장과 면담을 하고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마련된 한반도 평화가 더욱 발전하기를 바라는 입장을 전했다. 당시 러시아 외교부는 남과 북의 통일에 도움이 된다면 어떤 일이건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역사적으로 북러협조관계가 지금처럼 뜨거웠던 적이 있어나 싶을 정도다.     © 사진: 평양 러시아 대사관 페이스북, 설명글 이창기 기자

 

없는 자원이 없고 식량도 풍족한 러시아는 북에 아쉬울 것이 전혀 없는 나라이다. 무기개발에 필요한 

북의 뛰어난 컴퓨터 소프트웨어, 인공지능 등의 기술과 특수금속 등의 군사부문이 아니라면 지금의 러시아가 북을 대하는 절대적 친절과 협조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현대 첨단무기 가격의 70-80% 이상이 소프트웨어가 차지한다. 어떤 것은 거의 90%가 넘는다. 그래서 북의 노동신문은 몇 해 전 현재 러시아 첨단무기 기술의 국산화 비율이 매우 낮다며 '푸틴 대통령은 2017년 첨단무기 기술 국산화율을 30%까지 끌어올리고 2030년까지 90% 더 나아가 10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내용을 보도한 바 있다. 

http://www.jajusibo.com/sub_read.html?uid=23230

 

러시아에게 그런 첨단기술을 넘겨줄 나라가 북 외에는 존재할 수 없다. 서방은 적대적이다. 중국도 러시아와 국경선 때문에 전투까지 치른 나라이다. 그리고 중국은 그런 기술이 없어서 러시아에서 대부분 막대한 비용을 지급하고 오히려 사오고 있다. 답은 누가 봐도 북뿐이다. 북은 유일하게 컴퓨터 코드쉐프대회 등 소프트웨어분야 국제경기에서 미국 구글 드림팀을 가볍게 꺾어왔다. 북의 해킹 실력은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가능할 정도라고 미국 전문가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http://www.jajusibo.com/sub_read.html?uid=19536

http://www.jajusibo.com/sub_read.html?uid=38051

http://www.jajusibo.com/sub_read.html?uid=27044

http://www.jajusibo.com/sub_read.html?uid=21703

 

이번에 공개한 슈퍼무기에도 그런 최첨단 소프트웨어가 탑재되었다. 더불어 핵추진엔진이라는 충격적인 기술도 적용되었다. 무시무시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북과 러시아가 손을 잡고 일을 낸 것으로 보인다. 

하나하나 공개한 무기를 살펴보자. 

 

 

1. 핵추진엔진 순항미사일

  

▲ 푸틴 대통령이 2018년 3월 1일 국정연설을 통해 전격 공개한 핵추진엔진 장착 차대세 순항미사일     © 자주시보

 

이번에 푸틴 대통령이 공개한 가장 충격적인 무기는 핵추진 순항미사일이다. 

연합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푸틴은 "지난해 말 우리는 최신형 핵 추진 순항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며 이 미사일이 "발사 후 비행 동안 핵 추진 엔진은 설계대로 성능을 발휘했고, 필요한 추진력도 충분히 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핵 추진 순항미사일의 지상 발사 시험 성공은 기존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신형 무기의 탄생이 시작됐음을 보여준다"며 "이 신형 무기는 원자로를 장착한 전략 핵미사일"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충격과 경악을 금할 수 없는 이유는 현재 핵분열을 이용한 원자로의 경우 연쇄반응을 감속시킬 수 있는 감속기 등이 반드시 장착되어야 한다. 따라서 잠수함이나 항공모함처럼 큰 장비가 아니면 장착이 어렵다. 미국의 모든 원자력추진 잠수함은 길이가 100m가 넘는 이유도 감속기 등을 줄줄이 설치하려면 그정도 길이가 나와야 하기 때문이다. 

 

또 핵분열시 나오는 열을 비행체의 에너지로 이용하려면 공기가 없는 우주공간에서는 이온추진체를 달거나 대기중에서는 증기터빈 등 설치하여 회전력을 얻어 날개를 돌려 날아야 한다. 이런 장치가 추가되려면 크기가 커지지 않을 수 없고 무게도 증가하는 것이다. 그래서 핵추진 비행기나 우주선이 아직 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핵융합 원자로라면 가능할 수도 있다. 그런데 핵융합을 위해서는 엄청난 고온 고압의 조건을 마련해야 하는데 핵융합을 이용한 수소탄은 핵분열폭탄을 기폭제로 사용하여 그런 고온 고압조건을 만드는데 그건 폭발시키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그 힘을 조절 통제할 필요가 없어서 가능하다. 하지만 현재의 어떤 특수금속도 지속적인 핵융합을 유도할 핵폭발정도의 고온고압 조건을 견딜 수 없다.

 

북에서는 98년 노동신문을 통해 상온에서 핵융합에 성공했다는 발표를 한 바 있다. 핵융합발전소도 건설중이라는 북 과학자의 대담이 해외 언론에 보도된 적도 있다. 상온에서 핵융합이 가능하다면 이런 비행체를 제작하는 것도 꼭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특히 북에서는 이런 핵융합원자로의 에너지를 증기터빈 등을 돌리지 않고 직접 전기에너지나 추진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는 기술도 확보하고 있다는 주장도 인터넷에 등장하기도 했다. 예정웅 분석가가 그런 주장을 했는데 그 원자로 크기가 손을 들 수 있는 20리터 정도 물통 크기라는 것이다. 그정도면 전투기에도 장착이 가능하고 이런 순항미사일에 딱 맞는 크기이다. 워낙 충격적인 주장이어서 소개를 하지 못했는데 푸틴이 발표한 핵원자로 탑재 순항미사일을 보니 그런 주장이 무조건 근거 없이 나온 것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http://www.jajusibo.com/sub_read.html?uid=19907

http://www.surprise.or.kr/board/view.php?uid=189096

http://www.surprise.or.kr/board/view.php?uid=188924

 

문제는 그런 핵융합 기술은 너무 엄청나고 무서운 것이어서 과연 북이 완전히 성공했다고 해도 러시아에 전해줄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또 러시아에서도 그런 무시무시한 핵추진기를 무기에 적용하고 공개를 한 것도 사실 잘 납득이 되지 않는다. 이런 핵추진 엔진이 있다면 무한 전기에너지를 작은 비행체에 공급할 수 있다는 말이며 그런 전기에너지라면 이온추진체를 만들어 순간 정지와 지그재그 이동이 가능한 ufo식 비행체도 만들 수 있고 강력한 플라즈마를 이용한 완벽한 스텔스 비행체도 가능하다. 남의 나라 영공을 제 집 안 방마냥 넘나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사실상 그 나라 어떤 지도자라도 마음만 먹으면 제거하는 것 쯤은 식은 죽 먹기가 될 수도 있다.

 

그런 무기를 공개하는 순간 상대가 그 기술을 빼가기 위한 첩보전을 벌일 것이고 언젠가는 상대에게도 넘어가게 될 것이다. 무기에 있어 영원한 비공개는 없다. 이는 김일성 주석도 언급했던 적이 있다.

그래서인지 이번 러시아에서 이 순항미사일만은 이름도 붙이지 않아고 실물은 전혀 공개하지 않고 그래픽으로만 처리했다. 

다만 핵분열이나 핵융합을 손쉽게 제어할 수 있는 핵연료물질을 개발했고 그것이 상대에게 넘어가더라도 그런 물질을 만드는 것이 절대 불가능하다면 그런 핵물질을 이용한 무기 개발과 이전 및 공개가 가능할 것이다.

고온 고압을 견딜 그릇을 만드는 특수물질도 마찬가지이다. 공개해도 이미 물성이 완전히 새로운 것으로 변해서 아무리 분석해도 어떻게 그것을 만들었는지를 알 수 없다면 공개할 수 있다고 본다. 

 

이 핵추진 순항미사일이 사실이라면 대기권을 비행하면서도 연료걱정이 없게 된다. 지구를 몇 바퀴 돌고돌아 타격할 수도 있다. 실제로 푸틴 대통령이 공개한 그래픽 영상을 보면 러시아 서부 지역에서 대서양으로 발사한 순항미사일이 남아메리카와 남극 사이로 에돌아 태평양 위의 미국 함대를 타격하는 장면이 나왔다. 최단거리가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요격망이 거의 없는 지역으로 에돌아 때리면 된다.

요격망이 있는 지역도 산골짜기를 따라서 이리저리 이동하면 레이더가 탐지하기 어렵다. 바다에서는 지그재그로 이리저리 피해다닐 수도 있다. 사실상 방어가 불가능한 미사일이다. 이런 미사일에도 핵폭탄을 탑재할 수 있기 때문에 러시아는 전략미사일로 분류한 것이다.

아주 작은 소형 핵폭탄이라도 단 한 발이면 미국 기지나 항공모함 전단 전체가 깨끗히 소멸된다. 사실상 미국의 군사패권은 처참하게 무너진 것이다.

 

미국도 1960년대부터 핵추진 비행체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해왔지만 번번이 실패를 하다가 포기했었다. 그러나 최근 핵에너지를 이용한 비행체 일명 ufo식 비행체가 여기저기서 발견되면서 미국도 다시 핵추진비행체 개발을 시작하여 북극 지역에서 실험을 하고 있는데 번번이 폭발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연합뉴스 보도에서도 복수의 미 국방부 관계자가 북극해에서의 실험 과정에서 핵 추진 순항미사일이 최근 몇 차례 추락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 2018년 3월 1일 국정연설에서 푸틴 대통령이 공개한 아방가르드 탄도미사일 마하 20이상의 속도를 낸다,     ©

 

 

2. 마하 20 이상의 RS-26 '아방가르드'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푸틴이 "운석이나 불덩이처럼 표적을 향할 수 있는" 신형 ICBM이라고 한 RS-26 '아방가르드'(Avangard)도 큰 위협으로 등장했다. '루베즈'(Rubezh)로도 불리는 이 미사일은 RS-24 '야르스'(Yras)를 기초로 한 3단 고체연료로 일단 우주공간까지 올라간다. 2011년 첫 시험발사에는 실패했으나, 이듬해 성공함으로써 본격적인 개발과 개량작업이 시작됐다.

서유럽을 겨냥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로 개발돼 양산 단계에 들어간 아방가르드는 최대 속도가 마하 20(2만4천480㎞/h) 이상이다. 사거리 5천800㎞에 최대 16개의 분리형 독립목표 재돌입핵탄두(MIRV)를 탑재할 수 있다. 각 탄두의 위력은 100∼900kt로 알려졌다. 또 최대 5MT(TNT 500만t) 위력을 내는 극초음탄두는 1개만 실을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푸틴 대통령이 공개한 동영상을 보면 이를 탑재하여 발사하는 로켓은 야르스로 보이는 실제 로켓이었다. 기존 미사일과 다른점은 탄두에서 나온 납짝하고 날개가 달려 상하좌우 방향전환을 쉽게 할 수 있는 비행체가 나온다는 점이다. 결국 이 탄두는 대기권 상층부를 비행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기는 희박해서 극초음속을 내면서도 어느정도의 분포해 있는 대기를 이용하여 방향전환을 아주 자유자재로 함으로써 요격망을 요리조리 피해 날 수 있는 탄두라는 것이다. 극초음속은 마하 5이상을 의미한다. 특히 그런 엄청난 극초음속으로 대기권을 비행하면 불덩이처럼 변하지 않을 수 없는데 그런 극 고온, 고압을 이겨낼 수 있는 특수재질이 없다면 불가능한 미사일이다. 

이를 성공시켰다면 미국의 중거리미사일 요격망은 사실상 걸레조각으로 변했다고 봐야 한다. 최신 경향의 전위예술을 의미하는 프랑스어 아방가르드를 이름으로 붙인 이유도 전에 없는 특이하고 무서운 미사일이기 때문일 것이다.

 

▲ 2018년 3월 1일 국정연설에서 푸틴 대통령이 전격 공개한 킨잘 미사일     © 자주시보

 

 

3.대기권에서 마하 10 속도로 내리꽂는 벙커버스터 '킨잘'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문가들이 경악한 또 다른 신형 무기가 '킨잘'(Kinzhal) 미사일이다. 지난해 12월부터 러시아 남부 지역에 배치된 킨잘은 발사 후 마하 10 이상의 속도로 수분 이내에 표적을 타격할 수 있는 극초음속무기로 사거리 2천 마일(3천218㎞)의 중거리 미사일이다. 당연히 요격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동영상을 보면 이를 실제 수호이전투기에 장착하여 공중발사하는 장면이 나온다. 람제트엔진을 가동하기 위해서는 초음속 속도가 필요한데 발사 초기에 전투기가 그 속도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람제트엔진은 현존 대기권 엔진 중에서 가장 강력한 추진력을 낼 수 있다. 아무리 람제트엔진이라고 해도 마하 10이상은 사실 상상이 되지 않는다. 엄청난 기술이 아닐 수 없다. 그런 미사일을 러시아에서 실전배치했다니 경악할 일이다. 미국은 러시아와 군사적 대결을 이제 꿈도 꿀 수 없게 되었다. 미국의 항공모함 전단은 완전히 이 '킨잘'의 밥으로 전락하였다.

 

대기권을 비행한다는 것은 자유자재로 레이더 회피기동을 능란하게 할 수 있다는 의미가 있다. 현재 대기권에서 마하 10이상의 속도를 내는 요격미사일이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뒤나 옆에서 쏘아서는 맞힐 수가 없다. 정면충돌이 아니면 방어할 방법이 없는데 이 정도 빠른 속도라면 미사일을 탐지하여 이동경로 예측, 요격 미사일 발사와 조종을 하는 시간이면 이미 목표물은 박살난 상황이 되기 십상이다.

 

특히 공개한 동영상을 보니 종말단계에서는 목표탐색을 광학탐색기를 이용하고 있었는데 이는 외부의 빛을 흡수하여 목표를 탐색하기 때문에 어떤 신호도 발생시키지 않는다. 따라서 레이더가 이 미사일 접근을 알 수 없게 되어 무방비로 얻어맞게 된다.

특히 종말타격단계에서 항공모함이나 벙커를 파괴하기 위해 위에서 직각으로 내리꽂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었다. 비행종말단계에서 팝업기능을 통해 높은 고도로 올라갔다가 내리찍는 것이다. 이렇게 직각으로 내리꽂힐 때는 더욱 요격이 불가능하다. 중력가속도까지 더해져서 최대속도로 타격하기 때문에 광학탐지기로 전환하기 전에 미사일 접근을 알아차렸다고 해도 요격 준비할 틈이 없다. 

대신 그 엄청난 운동에너지를 이용해 지하 깊숙이 관통하기 때문에 어지간한 깊이의 지하시설은 초토화를 면할 수가 없다. 항공모함은 밑창까지 완전히 뚤리게 된다. 이 탄두에 전술핵탄을 장착하면 그 일대에 지진이 일어나서 기지 전체가 쑥대밭이 될 것이다.

 

이런 미사일을 이미 실전배치했다는 것이다. 미국의 항공모함은 이제 완전히 죽음음 수중 공동묘지로  모든 지상 미군 기지들은 사실상 파철더미나 가득 쌓아둔 고물상 마당 신세로 전락한 셈이다.

 

▲ 2018년 3월 1일 푸틴 대통령이 국정연설에서 전격 공개한 사르맛 대륙간탄도미사일     © 자주시보

 

 

4. 단 발로 프랑스 크기 전체를 쓸어버리는 '사르맛'

 

푸틴 대통령은 이번 발표에서 차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 RS-28 '사르맛'(Sarmat)이 일련의 발사 시험에 성공해 본격적인 실전 배치를 앞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미사일은 사거리가 1만 8천키로미터나 되기 때문에 미국의 요격망이 촘촘한 알라스카 상공이 아닌정 반대 남극 쪽으로 돌아서 미국을 타격할 수가 있다. 또한 많은 양의 핵폭탄 탑재도 가능하다. 그래서 현존하는 어떤 미사일보다 길고 큰 미사일이다. 러시아는 그래서 차량 위에 탑재하지 못하고 트레일러 위에 얹어 견인하는 방식의 이동식 발사 체계를 만들었다. 물론 사일로우에서 발사하는 방식도 있다. 동영상에서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기차에서도 발사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은 이런 대륙간탄도미사일 차량탑재용을 만들지 못하고 오직 지상의 사일로우 방식의 대륙간탄도미사일만 실전 배치해놓고 있다. 지상 사일로우 방식의 경우 위치가 노출될 우려가 높다. 선제타격을 당하면 사실 속수무책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사르맛은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등 거의 모든 미사일 방어(MD) 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는 성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지하격납고(사일로) 사출 등 기술결함으로 최소 3차례 연기했지만 이후 성공하여 사르맛의 시험발사를 지난해 사실상 마무리했다.

 

러시아가 지상 발사 핵전력의 근간으로 옛 소련 시절 생산된 ICBM RS-36M '사탄'(SS-18) 대체용으로 개발해온 사르맛은 2016년 10월 러시아 마케예프 로켓 설계국이 웹사이트에 처음으로 사진을 올리면서 주목을 받았다. 

무게 100t, 최대사거리 1만1천185마일(1만8천㎞)에 이르는 사르맛은 최대 15개의 탄두를 탑재하고 오는 2019∼2020년부터 러시아 크라스노야르스크주(州)와 오렌부르크주(州)의 전략미사일군 기지에 본격 배치될 예정이다. 이 사르맛은 메가톤(TNT 화약 폭발력 100만t)급 독립목표 재돌입탄두(MIRV)를 15개까지 탑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사르맛 한 기로 프랑스 전체나 미국 텍사스주 정도의 지역을 완전히 초토화할 수 있다는게 러시아측 주장이다.

 

사르맛은 특히 '오브젝트 4202'(object 4202)로 불리는 신형 극초음속(HGV) 탄두를 탑재한다. 지구 상 어느 곳이든 1시간 이내에 타격할 수 있는 HGV탄두는 미사일에서 분리된 뒤에도 자체 경로를 따라 비행하도록 설계됐다.

 

푸틴 대통령이 발표한 동영상을 보면 이 극초음속 탄두 모양은 미국 등도 보유한 원뿔형 탄두와 똑 같았다. 그럼에도 내장된 인공지능 프로그램에 의해 자체적으로 불규칙한 궤도비행을 할 수 있어 요격을 능란하게 회피하면서도 목표물을 정확히 찾아가 타격할 수 있다. 아마 뒷면과 옆면에 방향조종 소형로켓을 장착했을 것이다. 우주공간에서는 대기가 없기 때문에 날개로 조종할 수 없다. 소형로켓(킥모터)을 분사하여 그 반작용 힘으로 방향전환을 할 수밖에 없는데 뛰어난 인공지능프로그램이 그것을 자유자재로 조종하여 요격을 회피하면서 목표물을 정확히 찾아가 타격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 탄두에 메가톤급 핵폭탄이 장착되는데 미사일 한 발에 최대 15개의 탄두가 탑재된다. 어지간한 대륙간탄도미사일 15발과 맞먹는 수준이다. 그러니 단 한발로 나라 전체를 거의 생명체가 존재할 수 없는 불모의 땅으로 초토화시킬 수가 있는 것이다. 미국도 수십발이면 전체가 불모의 땅이 되고 만다.

 

▲ 2018년 3월 1일 푸틴 대통령이 국정연설에서 공개한 차세대 수중드론 전략무기     © 자주시보


 

5. 핵탄두 탑재 대륙간 수중 드론

 

푸틴 대통령은 핵 추진 대륙간 수중 드론도 소개했다. 이 무인 수중 드론은 핵탄두나 재래식 탄두를 장착하고 심해에서 잠수함이나 최신 어뢰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사실상 무제한의 거리를 이동해 항공모함이나 해안 시설을 타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양 건너 대륙을 타격할 수 있기 때문에 대륙간 수중드론이라고 하는 것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 언론매체 워싱턴 프리비컨은 러시아가 전략 핵잠수함 기지와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 해안을 낀 미국의 주요 전략목표를 초토화할 수 있는 핵 탄두 탑재 수중 드론을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카년'(Kanyon)이라는 암호명을 가진 러시아의 이 드론은 수십 메가톤급의 위력을 지닌 자동잠항타격체(ASSP)로 옛 소련 시절 개발된 핵 어뢰 T-15에 기반을 둔 것이라고 전했다.

미 중앙정보국(CIA) 출신 전문가인 잭 캐러벌은 "핵탄두를 탑재한 이 수중 드론은 미국 등 서방에 맞선 러시아의 공격적이면서도 혁신적인 군사 능력을 잘 보여주는 사례로 서방의 해군 시설물들이나 해안 도시들에 가공할만한 타격을 줄 수 있는 메가톤급 핵탄두의 위력은 더욱 위협적"이라고 평가했다.

 

대양 건너 대륙을 타격하려면 핵추진 원자로엔진을 장착해야 한다. 예정웅 북 무기전문가도 최근 인터넷에 발표한 글에서 카년은 핵추진 수중 드론이라고 지적했다.

핵추진이라 사거리에 한계가 없기 때문에 수중 방어체계가 허술한 곳을 찾아 이리저리 마음대로 이동을 하다가 목표함선이나 항구 해군기지에 순간적으로 득달같이 달려들어 타격하게 된다. 요격이 거의나 불가능한 수중 드론이다.  

특히 핵탄두 장착이라 단 한발이라도 항공모함전단 근처에서만 터져도 일대의 모든 함선은 다 뒤집어지고 격파될 것이다. 항구의 모든 함선과 시설들도 쑥대밭이 되고 만다. 아마 강력한 2차 해일까지 덮치면 살아남을 생명체가 거의 없을 것이다.

 

 

▲ 2018년 3월 1일 푸틴 대통령이 공개한 러시아의 신형 레이저무기     © 자주시보

 

 

6. 신형 레이저 무기

 

푸틴 대통령은 이번에 이름도 밝히지 않은 신형 레이저 무기도 공개하였다.

그래픽이 아니라 충격적이게도 실물을 공개하였는데 그 어마어마한 크기에 경악을 금할 수 없었다. 이동식 차량에 장착되어 있었는데 차량 바퀴를 세어보니 8축 16륜 차량이었다.

토폴이나 야르스 대륙간탄도미사일 탑재차량이 8축 16륜이다. 그러니 이 레이저무기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운지 단적으로 알 수 있다.

푸틴 대통령이 공개한 동영상의 레이저 무기가 흰 머리를 처들고 아가리를 떡 벌린 모습은 무슨 괴물처럼 괴기스럽기까지 했다.

 

최신 레이저무기는 전차와 같은 대형 장비의 파괴, 접근하는 미사일 요격용으로 주목받고 있는 무기인데 아직은 레이저가 대기와의 충돌로 발생하는산란과 굴절현상을 극복하지 못해 파괴력이 약하고 먼 거리를 타격하지 못하는 등 그 성능이 제한적이었다. 

러시아에서 시험장면이 아니라 실전배치한 차량을 공개했다면 그런 문제를 극복하고 어느 정도 성능이 검증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미국은 아직 개발 중에 있으며 시범적으로 함선과 대형 보잉기에서 운영해 보고 있는정도인데 성능은 만족스럽지 못해 실전배치를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도 북의 미사일을 상승단계에서 요격하는데 유용할 것으로 보고 최근 이 레이저 요격무기 개발에 천문학적 자금을 배정하고 개발을 다그치고 있는 중이다.

 

 

마치며

 

푸틴 대통령이 공개한 사르맛 대륙간탄도미사일은 러시아에서 사실상 미국과 핵무기 감축 협상은 걸레조각이 되었다고 판단하고 최단 시간에 미국 전체를 초토화할 수 있는 보복타격무기로 개발한 극강 미사일이 아닌가 생각된다. 푸틴 대통령이 이런 미사일까지 만든 이유는 미국이 먼저 러시아 전체를 최단 시간에 초토화할 무기 개발에 적극 뛰어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미 살벌한 신냉전은 시작된 것이다. 특단의 조치를 통해 세계 핵군비감축 협상과 전세계적 범위에서의 핵폐기에 나서지 않는다면 인류는 핵참화의 공포 속으로 점점 더 깊이 빠져들게 될 것이다.

혹시 푸틴 이후 러시아에 호전적인 대통령이 등장해서 미국과 유럽의 대러시아 제재와 압박에 분노를 참지 못할 경우 그런 무기를 일시에 발사하여 미국을 쓸어버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도 트럼트 대통령이 지난해 화염과 분노니 뭐니 하며 금방 북을 향해 핵미사일 단추를 누르기라도 할 거처럼 말하고 실제 핵전략자산을 한반도 주변으로 대거 급파하자 미국 국민들과 언론들은 미치광이 트럼프가 북과 핵전쟁을 하는 것 아니냐며 우려를 금치 못했었다.

의회에서도 오죽 걱정이 되었으면 의회 승인없이는 핵무기를 사용할 수 없게 하는 법을 만들자는 움직임이 일어났겠는가. 

 

특히 푸틴이 이런 무기를 공개한 직접적인 이유로 밝힌 것이 한국에 배치한 미국의 사드요격미사일이다. 사드는 북의 핵미사일이 용격용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미국이 배치한 미사일이다. 결국 북의 김정은 위원장이 2017년 미 본토타격용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하게 되자 난데없이 어마무시한 러시아 핵미사일까지 떠억 나타나 미국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는 셈이다. 

트럼프가 북과의 평양으로 날아가고 싶어 안달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이번 푸틴 대통령이 공개한 이 무시무시한 무기 체계에도 있는 것이다. 

 

사실, 미국이 구 소련 해체 이후 더는 핵무기가 필요없게 되었다면서 신무기 개발에 나서지 않았다면 푸틴 대통령도 애써 많은 돈을 들여 이런 무기 개발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미국은 소련해체 이후 본격적으로 첨단 순항미사일 등을 공개하면서 중동에서 대대적인 전쟁을 일으켰고 유럽지역에서도 러시아를 압박하는 전쟁을 부추기고 대러 압박 무기를 속속 배치하였다. 

일극패권을 본격적으로 구축하자는 것이었다. 이에 푸틴은 북의 뛰어난 군사과학 기술을 소식을 접하고북과 손을 잡았고 지금 공개한 무기들을 하나 둘 개발했던 것으로 보인다. 

http://www.jajusibo.com/sub_read.html?uid=36770

 

그리고 북의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해 연이은 두 번의 수소탄 시험에 수많은 첨단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와 훈련발사를 단행하자 미국은 사드 배치를 본격적으로 밀어붙였고 푸틴 대통령은 그것을 기화로 이런 차세대 최첨단 슈퍼무기를 전격 공개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결국 미국은 러시아와 무기경쟁에서 완전히 패배하였다. 미국이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이제 겸허하게 세계적인 핵군비감축과 핵폐기에 나서는 것뿐이다. 

그렇게 되면 미국의 제국주의 패권은 무너지게 되며 회복불능의 상태로 전락할 것이다. 대신 미국도 정상적인 국가로 거듭나게 된다. 

 

프럼프 대통령이 주장하는 미국우선주의가 정상국가로 거듭나는 측면도 보여주고 있다. 중동 등에서 전쟁에 무리하게 개입하지 않고 파견 미군을 축소하려는 움직임이 그것이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평양으로 날아가서 김정은 위원장과 평화공존과 동북아에서 미군철수 등을 약속한다면 세계적 범위에서 핵무기 감축협상도 탄력을 받게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본다.

 

이런 측면에서만 봐도 이번 평양에서의 북미정상회담은 역사적인 회담이며 새로운 세계질서 구축을 암시하는 대사변이 아닐 수 없다고 본다. 

아!

그런 역사적 사건이 한반도 평양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되면 한반도는 세계의 중심이 될 것이다. 평양은 물론 서울도 더욱 주목받을 것이 남다.

북의 남포, 신의주, 원산, 단천, 나진선봉과 남의 인천, 부산, 목포, 평택, 속초, 강릉 등 주요 항구는 홍콩, 마키오, 싱카포르 못지 않은 세계의 허브항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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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 만난 시진핑 “남북정상회담·북미대화 지지”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8/03/13 09:28
  • 수정일
    2018/03/13 09:28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문 대통령, 시 주석에 “국빈 방한 정중히 요청”

최지현 기자 cjh@vop.co.kr
발행 2018-03-12 20:41:33
수정 2018-03-12 20:4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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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특사단의 북한 지도자 김정은 및 트럼프 미 대통령 방문과 북미 정상회담 합의 등을 설명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12일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주석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한국 특사단의 북한 지도자 김정은 및 트럼프 미 대통령 방문과 북미 정상회담 합의 등을 설명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12일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주석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뉴시스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은 12일(현지시간)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 주석은 또 한반도 문제에서 한국과 입장을 같이 하며 앞으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이날 오후 5시부터 35분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가진 면담 자리에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북한과 미국을 방문한 결과를 설명 듣고 이같이 밝혔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정 실장은 시 주석에게 “19차 당대회 성공에 이어 양회가 역사적인 성과를 거두어 중국의 꿈이 조기에 성취되기를 기원한다. 지난해 국빈 방문했을 때 환대해준 점에 사의를 표한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했다.

문 대통령은 또 “조기에 국빈으로 한국을 방문해주길 바란다. 정중히 초청한다”고 밝혔다고 정 실장이 전했다.

시 주석은 “중국은 한국의 가까운 이웃으로서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화해협력이 일관되게 추진되는 점을 적극 지지한다”며 “북미대화도 지지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어 “한국의 노력으로 한반도 정세 전반에서 큰 진전이 이뤄지고 북미간에 긴밀한 대화가 이뤄지게 된 것을 기쁘게 평가한다”며 “남북정상회담이 순조롭게 진행돼 성과가 있기를 기대하고 이를 적극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시 주석은 “평창동계올림픽 성공을 축하한다”며 “특히 남북단일팀의 구성과 공동입장은 남북관계 희망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시 주석은 또 “한중 양국은 한반도의 중대한 문제에서 입장이 일치한다”며 “앞으로도 계속 긴밀히 협조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시진핑 주석(오른쪽 두번째)이 12일 북미 정상회담 합의를 설명하기 위해 방문한 한국의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왼쪽 두번째) 등 한국 대표단을 맞아 인민대회당 회의실에서 대화하고 있다. 정 실장 맞은편에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앉아있고 정 실장 옆에는 노영민 주중 대사가 보인다.
중국 시진핑 주석(오른쪽 두번째)이 12일 북미 정상회담 합의를 설명하기 위해 방문한 한국의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왼쪽 두번째) 등 한국 대표단을 맞아 인민대회당 회의실에서 대화하고 있다. 정 실장 맞은편에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앉아있고 정 실장 옆에는 노영민 주중 대사가 보인다.ⓒ시진핑

정 실장은 시 주석과의 면담을 마친 뒤 왕위 외교부장과 만찬을 가졌다.

정 실장은 시 주석과의 면담에 앞서 조어대에서 낮 12시15분부터 3시간 동안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과 면담 및 오찬을 갖기도 했다.

양 국무위원은 모두 발언을 통해 중국과 한국의 관계가 개선, 발전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문 대통령이 이른 시일 안에 (정의용) 안보실장을 중국에 보내 관련 상황을 통보하도록 했으며 이는 문 대통령과 한국 정부가 중한 관계를 매우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어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 목표 실현, 한반도 평화와 안정 유지,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을 견지하고 있다”며 “현재 한반도 정세의 적극적인 변화는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올바른 궤도로 복귀시키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안의 방향에도 맞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양 국무위원은 “각국이 정치적·외교적 해결이라는 큰 방향을 견지할 수 있다면 한반도 문제는 반드시 국제사회가 공통으로 바라는 방향으로 진전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에 정 실장은 “문 대통령과 우리 정부는,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 목표 달성에 있어서 진전이 있는 것은 시진핑 주석과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기여와 역할에 힘 입었다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그는 이어 “중국 정부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고, 특히 비핵화 목표의 평화적 달성 원칙을 견지해온 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믿는다”며 “중국 정부는 남북 간의 문제는 남북 당사자 간 직접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원칙을 일관되게 지지했다”고 덧붙였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정원장이 11일 귀국해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방미 성과를 보고하고 있다. 자료사진.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정원장이 11일 귀국해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방미 성과를 보고하고 있다. 자료사진.ⓒ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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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 70년만에 온 평화기회, 촛불로 지키고 키워야"

50여 평화단체, '한반도 비핵화·평화협정 실현을 위한 3.24평화촛불' 참가 호소
이승현 기자  |  shlee@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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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12  17:3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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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상임대표인 문규현 신부(오른쪽 두번째)와 원불교성주성지비상대책위원회 박명은 교무(맨 오른쪽) 등이 12일 오전 서울 광화문 미국 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는 24일 저녁 6시 광화문 평화촛불에 많은 시민들이 참가해 줄 것을 호소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제 우리는 남북 당국이 천신만고 끝에 이끌어낸 합의를 확고하고 충실하게 이행해 나갈 것을 촉구하는 평화와 통일의 촛불이 됩시다. 3월 24일(토) 오후 6시 광화문에서 만나기를 소망합니다. 촛불이 통일이고 평화이며, 희망입니다. 여러분 모두가 우리의 희망입니다."

남북 정상회담 합의에 이어 지난 8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초청을 수락함으로써 초유의 북미 정상회담이 두달 앞으로 가시화된 가운데 분단 70년 동안 늘 위태로웠던 한반도에 영구적인 평화와 통일의 희망을 키워야 한다는 제안이 힘을 얻고 있다.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평통사) 상임대표인 문규현 신부는 12일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 세종대왕상 인근 미국 대사관 건너편에서 진행된 '3.24 평화촛불 참여 호소 대표자 기자회견'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 동시 실천, 그리고 북미 수교 등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 이뤄질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었다. 우리는 남북, 북미간 정상회담 합의를 크게 환영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3월 24일 오후 6시 광화문에서 남북, 북미 정상회담 합의를 환영하고 한미 군사연습과 북의 핵·미사일 실험중단, 그리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실현을 위한 '평화촛불'을 개최하겠다는 것.

이를 위해 평통사와 주권자전국회의, 민주노총 공공서비스노동조합총연맹, 원불교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원회 등 52개 단체와 개인들이 '3.24 평화촛불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대회 준비를 하고 있으며, 미국, 일본 등 해외에서도 속속 평화촛불에 합류하고 있다.

문 신부는 "지난 70여 년 동안 분단과 정전체제 속에서 남과북, 북미간 불신과 대결은 켜켜이 쌓여 있고 그렇게 때문에 앞으로도 수많은 곡절과 난관이 도사리고 있다"며, "우리는 남북·미 당국이 결코 이 길에서 이탈하지 않고 끝까지 한반도 평화체제와 자주통일의 길을 가도록, 한편으로는 뒷받침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이끌어 나가는 역할을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 일은 그 누구에게 맡길 일이 아니다. 우리가 나서야 한다"면서 ""우리는 촛불로 그 강고한 박근혜 정권을 무너뜨리고 민주주의를 바로 세워 나가고 있다. 평화도 이 땅의 주인인 우리의 손으로 만들 수 있고,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분단 79년만에 찾아 온 평화기회를 지키고 키우기 위해서는 시민들이 스스로 평화의 촛불이 되어야 한다며, 3.24 평화촛불 참여를 호소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제3차 남북 정상회담과 북의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확인한 '3.6 남북합의'에 이어 사상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이 전격적으로 합의되었다. 이로써 남북관계 회복과 발전의 확고한 기반이 마련되었으며, 한반도 비핵화와 북미관계 정상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 이뤄질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문재인 정부에 대해서는 이번 제3차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적폐청산 차원에서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의 충실한 이행 확인과 개성공단 및 금강산관광 재개 등 남북 화해와 협력, 평화와 상생의 확고한 이정표 제시 △한미연합연습 등 대북제재 압박 중단 △북미협상에서 평화와 통일 원칙에 부합하는 성실한 중재자, 조정자 역할 수행에 충실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정은 위원장과 북한 당국에는 △한반도 비핵화와 북미관계 정상화 의지 표명 △대화 중 추가 핵 및 미사일 실험 중지 △남에 대한 핵 및 재래식 무기 사용 금지 등 '3.6 남측 특사단과의 합의'를 충실히 이행하고 특히 한반도 비핵화를 매개로 미국을 견인하기 위한 주동적 조치를 취해나가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북의 전향적 조치에 상응하여 먼저 대북 적대정책의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표현인 한미연합연습을 중단하거나 공격성과 규모, 기간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신뢰구축을 위해 대북 제재와 압박을 중단하고 나아가 북이 한반도 비핵화 조건으로 제시한 대북 군사위협 해소와 체재안전 보장을 위해 한반도 평화협정과 북미 불가침조약 체결 등 대북 적대정책 폐기를 법적, 제도적으로 담보해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장 현실적이고 타당한 방안은 북의 한반도 비핵화와 연동하여 평화협정을 실현하면 북미는 안보우려를 함께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한반도의 공고한 평화를 바라는 시민사회단체, 종교, 정당을 비롯한 평화를 바라는 모든 이들의 동참을 호소한다. 3월 24일 광화문으로 모여 평화의 촛불을 들자. 해외의 평화세력들은 각국에서 함께 평화의 촛불을 들자"고 호소했다.

변희용 전국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평화협정과 상호불가침조약을 통해 70년 이상 지속되어온 한반도 전쟁위기가 완전히 종식되는 소중한 기회를 위해 공공운수노동자들은 3.24 평화촛불에 참여하겠다"고 다짐했다.

원불교 성주성지수호 비상대책위원회 박명은 교무는 "성주 소성리 진밭교에서 여는 평화기도회는 세상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스스로 평화가 되길 바라는 참가자들의 염원이기도 하다. 3.24 평화촛불에 참가하는 모든 이들이 평화를 위해 세상의 희망이 되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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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소환 MB에게 꼭 물어야 할 '죗값'

[4대강 부역자와 저항자들] 10년간의 거짓말에 맞선 김정욱 교수

18.03.13 07:49l최종 업데이트 18.03.13 07:49l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12월 트리플크라운데이 때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12월 트리플크라운데이 때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4대강 다큐제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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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18일, 서울 강남의 한 식당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트리플 크라운 데이' 행사가 열렸다. 이 전 대통령의 생일과 결혼기념일, 2007년 대선 승리일인 12월 19일을 기념한 날이다. 이날 이 전 대통령이 차에서 내리자 카메라 플래시가 일제히 터졌다. 그를 쫓아가면서 기자들이 물었다.  

- 오늘은 특별하게 한 말씀 해주시죠. 
"한 해를 보내면서 우리나라 국민들이 나라 안팎에서 일어난 일에 대하여 많이 걱정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국민들은 '다스는 누구 것이냐'고 묻고 있습니다.
"그건 나한테 물을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검찰 수사 결과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허-허-허-."

핵심 질문은 피했고, 부담스러운 질문에는 웃었다. 이런 이명박씨가 피의자 신분으로 오는 14일 검찰 포토라인에 선다. 다스 관련 횡령·배임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2개월 전과는 달리 '다스는 당신 것이냐'는 검찰의 날 선 질문을 피할 수 없다. 최근 드러난 다스 실소유주에 대한 측근의 증언과 증거 앞에서 나라 걱정하면서 웃을 수 없다.    
  
그의 범죄 혐의는 다스를 비롯해 20여 개에 이른다. 범죄 백화점 수준이다. 하지만 여기서 빠진 게 있다. 4대강 사업에 대한 책임이다. 이번에 수사를 받을 100억대 뇌물 혐의와는 격이 다르다. 세금 22조 원을 낭비했고, 강도 망쳤다. 지금도 매년 수천억 원에서 수조 원의 혈세를 4대강 사업 유지 보수비용으로 쓰고 있다.  

수많은 탈법과 편법 사실도 드러났다. 박근혜 정권 시절의 감사원도 4대강 사업이 대운하를 위한 사업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감사원은 턴키 공사 입찰 때 불법 담합했던 건설 재벌에게 천 억대 과징금을 물렸지만, 검찰은 수사에 착수하지 않았다. 지금도 감사원은 4대강 사업을 감사하고 있다. 검찰 수사로 이어진다면 불법 사실이 드러날 수 있다.

[10년 전] 미국 운하를 가다
 

 미국 크레이터 뉴올리언스 다리를 통과하는 컨테이너선
▲  미국 크레이터 뉴올리언스 다리를 통과하는 컨테이너선
ⓒ 김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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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씨는 10년 전 대통령 후보자 시절에 "다스는 큰 형과 처남의 회사다" "내가 다스 소유주? 그건 네거티브다"라고 말했다. 검찰은 2007년 대선 직전에 이 주장에 면죄부를 줬고 한 달도 지나지 않아 그는 대통령에 당선됐다. 10년 뒤 검찰은 당시 주장이 거짓말이라는 혐의에 무게를 두고 있다. 어떤 결론을 내릴까?     

10년 전, 다스 실소유주 논란이 증폭됐을 때 그가 했던 또 다른 거짓말은 한반도대운하(경부운하) 공약이었다. 검찰 출두를 앞둔 그의 오래된 이야기를 꺼내 든 이유는 막대한 국민 혈세를 낭비하는 거짓말에 대해 책임을 물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거짓말에서 끝난 게 아니라 막대한 세금을 낭비했다. 거짓말에 빌붙어 호가호위했던 4대강 부역자들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당시 대선 후보였던 이명박 씨는 경부운하 공약을 반대하는 70% 이상의 국민들을 향해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운하 선진국을 봐라... 나에게는 10년 동안 운하를 연구한 100명의 학자가 있다."

유력 대선 후보의 제1 공약이자 국운융성 프로젝트였기에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사업을 밀어붙일 공산이 컸다. <오마이뉴스>는 생태지평연구소와 함께 독일과 네덜란드 운하를 취재한 데 이어 2008년 3월, 미국으로 날아갔다. 미국은 이 전 대통령이 자기 공약을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말했던 "운하 선진국" 중의 하나였다.   

[국운융성?] 시속 10km 운하로는 불가능한 이야기 

당시 미국 운하를 취재하면서 도달한 결론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운하는 역사박물관에 있었다.' 아래 한 장의 도표만 보아도 운하 1단계 사업인 4대강 사업의 민낯을 볼 수 있다.  
 

 미국운하하의 쇠락을 보여주는 도표.
▲  미국운하하의 쇠락을 보여주는 도표.
ⓒ 고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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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운하는 도표의 시작점인 1980년대 초 철도와 도로, 항공 운송과 함께 미국 산업을 지탱하는 주요 동력이었다. 그 뒤 운하는 쇠락의 길을 걸었다. 2007년에 경부운하로 4만 불 시대를 앞당기겠다는 이명박씨의 주장은 허구였다. 내륙항으로 지역 경제를 살리겠다면서 '지역표'를 긁어모으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미국 내륙수운 운송량을 보면 거짓말이었다.  

미시시피강을 오가는 컨테이너선은 하루에 1~2척뿐이었다. 미국 취재팀은 세계에서 4번째로 긴 강인 미시시피강 하구의 뉴올리언스항까지 기차가 줄지어 서 있는 것을 보았다. 컨테이너를 실은 대형 트럭들이 쭉 뻗은 도로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무섭게 질주했다. 시속 10km 남짓한 운하의 속도로는 이를 따라잡을 수 없다. 

멕시코만과 뉴올리언스를 잇는 122km의 MRGO(Mississippi River Gulf Outlet:미스터고) 운하의 비극적 운명도 보았다. 이 운하는 물류운송을 목적으로 만들었는데, 2005년 뉴올리언스를 강타해 수많은 인명을 앗아갔던 카트리나 폭풍해일을 육지로 실어 나르는 통로 역할을 했다. 게다가 환경을 파괴하고 경제성도 없어서 폐쇄를 앞두고 있었다. 

폰차트레인 호수 재단 사무실에서 만난 칼튼 듀프리초(Carton Dufrechou) 대표는 "미스터고 운하는 결단코 지역경제의 발전을 가져오지 않았다"면서 "미스터고를 폐쇄하는 데 2500만 불이 소요되고, 복원에 필요한 초기 사업비만 따져보면 운하 건설비의 10배 이상이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관광효과?] '톰소여'호를 타고 확인한 MB 거짓말
 

 미국 세인트루이스 항에서 카지노로 사용되는 크루즈선.
▲  미국 세인트루이스 항에서 카지노로 사용되는 크루즈선.
ⓒ 김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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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씨가 내건 경부운하 조감도에는 호화스럽게 치장한 대형 유람선이 떠다녔다. 대통령으로 당선된 뒤에 추진한 4대강 살리기 사업 조감도에도 빠짐없이 등장했다. 운하 찬성론자들은 '물류 혁명'을 강조하다가 경부운하를 통한 물류 효과가 별반 없다는 게 밝혀지자, 경제 효과의 70~80%가 관광이라고 말을 바꿨다. 

이 주장을 확인하려고 미시시피 강 변에 있는 세인트루이스로 갔다. 미국 3대 내항 도시였다. 물류 운송으로 지역경제를 발전시킨 대표적인 곳이었지만 취재팀이 찾아간 항구에는 3척의 대형 유람선만 정박해 있었다. 그중 2개는 수지가 맞지 않아서 선상 카지노로 업종을 바꾼 뒤부터 엔진을 멈췄다. 

취재팀은 그곳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유람선 '톰소여호'를 탔다. 토요일 점심때였다. 객실은 텅 비어 있었다. 유람선에서 내리면서 입구에서 표를 받는 사람에게 물어보니 관광객은 취재팀을 포함해 총 15명이었다. 승객보다 승무원이 많았다. 승객들이 낸 승선비용을 셈했더니 총 168달러였다. 1시간 동안 17만 원 남짓한 돈을 받고 유람선을 띄운 셈이다.  

문을 닫은 것은 유람선만이 아니었다. 유람선을 타니 주변 경관이 한눈에 들어왔다. 하늘 높이 치솟은 굴뚝에선 연기가 나지 않았다. 문을 닫은 공장과 창고가 창문이 다 뜯긴 채 방치되어 있었다. 한 시간 동안 유람선을 타면서 미시시피 강을 떠다니는 단 한 척의 바지선도 볼 수 없었다. 미국 3대 내항 도시라는 명성은 운하의 쇠락과 함께 역사가 되어 있었다. 

[호화 유람선?] 역사박물관에 있다
 

 미국 오하리오-이리 운하의 과거 모습. 노새 3필이 배를 끌고 있다.
▲  미국 오하리오-이리 운하의 과거 모습. 노새 3필이 배를 끌고 있다.
ⓒ 김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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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팀은 미국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 아래쪽에 위치한 쿠야호가 계곡(Cuyahoga Vally) 국립공원으로 갔다. 당시 미국 390여 개의 국립공원 중 9번째로 많은 연간 300만 명의 관광객이 몰린 곳이다. 대표적 명물은 오하이오-이리 운하길(Canalway). 이곳에 가면 이명박 발 호화 유람선의 실물을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유람선이 없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토지매매와 관련된 업무를 하고 있는 데니스 햄은 이렇게 말했다.

"이 운하는 1825년에 착공해 1848년에 완공됐습니다. 1913년까지 이용했죠. 처음 만들어졌을 때는 농산물과 목재·돌 등을 운반하는 데 쓰였는데, 1913년 큰 홍수로 무너지고 난 뒤에는 그대로 놔뒀습니다. 지금은 폐쇄된 상태죠. 철도나 다른 대체 운송 수단이 있는 데 굳이 재건설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는 "운하에 물을 공급하기 위해 댐으로 인근 강을 막으니, 그 강 수질이 나빠졌고, 깨끗하지 않은 물을 끌어다 사용하니 운하의 물도 나빴다"면서 "수영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수질도 아니고 레크리에이션을 권장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곳이 관광명소가 된 것은 '살아있는 운하'가 아니라 '죽은 운하'를 보기 위해서였다. 이명박씨가 말했던 '친환경 운하'를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썩은 물이 흐르는 운하를 사실상 폐쇄한 뒤에야 비로소 되살아나고 있는 자연 생태 환경을 보기 위해서였다.  

"운하를 공원으로 만든 건 '운하 역사관'을 보여주기 위해서였죠. 이곳에 운하가 있었다는 사실을 기록하려는 겁니다. 지금은 운하 주변의 길을 산책로로 이용합니다."

햄이 이 말을 마치고 건네준 국립공원 홍보물에는 이런 글귀가 적혀 있었다. 

"오하이오-이리 운하는 미국 경제개발의 상징이다."

이명박씨가 좋아할 구절이지만, 100년 전에나 유효했던 말이다. 

[100명의 학자?] 반기를 든 2500여 명의 학자들
 

 김정욱 서울대 환경대학원 명예교수
▲  김정욱 서울대 환경대학원 명예교수
ⓒ 4대강 다큐제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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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가 미국 운하를 취재해 현지에서 기사를 쏘아 올릴 때 한국에서는 학자들이 나서기 시작했다. 이명박 캠프에 있다는 '10년 동안 운하를 연구해 온 100명의 학자'들이 아니었다. 한반도대운하에 반기를 든 전국교수모임이었다. 전국 대학의 교수들이 학교별로 운하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120여 개에 달하는 대학교로 확산됐다. 

김정욱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명예교수는 그해 1월에 이 일을 처음으로 시작했다. 그는 최초로 성명을 발표한 서울대 교수모임과 그 뒤에 결성된 전국교수모임의 공동 대표를 맡았다.

"이명박씨가 한반도대운하를 통해 물류 혁명을 일으키고, 4만 불 시대를 가져오겠다고 했죠. 독일 라인-마인-도나우 운하를 벤치마킹한다고 했는데, 직접 가봤습니다. 중심이 되는 항구도시가 뉴른베르크인데, 반나절을 그곳에서 보냈어요. 배를 거의 보지 못했고, 트럭 한 대가 지나다닐 수 있는 부둣가에서 노인이 낚시를 하더라고요. 이건 완전히 사기라고 봤지요."

김 교수는 서울대학교에서 한반도대운하의 허구에 대해 발표를 했다. 아주 짧은 기간에 전국 2500명 이상의 대학 교수들이 성명서에 사인을 했다. 국민들의 호응도 뜨거웠다. 결국, 이명박 전 대통령은 그해 5월 광우병 사태에 대해 사과를 하면서 한반도대운하 포기선언을 했다. 그 뒤 4대강 정비 사업만 하겠다고 발표했을 때에도 김 교수는 믿지 않았단다.

"한반도대운하와 4대강 사업의 공사비가 14조 원으로 같았습니다. 운하 터널을 뚫거나 하늘에 다리를 만들어서 한강과 낙동강을 운하로 잇겠다고 말했는데, 4대강 사업 공사비와 어떻게 같을 수 있나요? 운하 갑문 위치와 16개 댐의 위치도 같았습니다. 수심을 6m로 파는 것도 같았고요. 처음부터 끝까지 다 거짓말이었습니다."

[황당한 훈시] "북한에 가서 살아라"

이명박 전 대통령은 인수위 시절부터 한반도대운하 TFT를 만들어 제1 공약인 경부운하를 의욕적으로 추진했다. 학자들이 이제 막 시작하는 기세등등한 권력에 맞서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김 교수는 전국을 돌면서 200회에 걸쳐 4대강 반대 특강을 했다.     

"초기에는 인신공격이 심했죠. '김정욱 교수는 국책사업마다 반대한다' '하천 관련 논문 한 편도 없는 사람'이라고 욕했지만,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우리가 4대강 현장 조사를 하러 가면 '북한 도발 옹호하는 4대강 반대 세력 물러나라'는 현수막이 나붙었죠."

이뿐이 아니었다. 그는 서울대학교 측으로부터 교육부 감사에 걸렸다는 통보를 받았다. 3~4년 전에 한 강의를 30분 늦게 시작했다는 것이었다. 그날 서울대학교 사범대에서 특강을 한 시간과 자기 강의 시간 중 30분이 겹치는 것을 감사 근거자료로 내밀었다.  

"그 뒤부터 외부 특강 보고 양식을 주면서 매번 보고를 하라고 하더군요. 1년 동안 그렇게 하다가 집어치웠죠. 지방 강의 때마다 이상한 사람들이 따라다니더라고요. 나보다 먼저 내 강의장에 와서 '빨갱이' '종북 좌파'라고 떠들었습니다. 내 정보를 누가 알려준 것일까요? 당시 4대강 반대 교수 불법사찰 건이 터졌는데, 국정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섬뜩했죠."

김 교수는 '4대강 사업 위헌‧위법 심판을 위한 국민소송단'을 발족시켜 4대강사업 취소 청구소송을 주도했지만 패소했다. 이때 황당한 일을 경험했단다. 

"항소심 때 변론 피고석에 앉았는데 판사가 훈시를 하더라고요. '북한을 찬양하는 사람들은 북한에 가서 살면 되는 데 왜 여기서 떠드느냐'라면서 30분 동안이나 이어졌습니다. 그 판사는 자기가 한 말을 밖에 나가서 떠들면 재미없다는 식으로 이야기했죠. 기분은 나빴지만, 판결에 영향을 줄 것 같아서 입을 닫았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졌죠. 우리에게 북한에 가서 살라고 말하는 판사가 제대로 된 판결을 내리겠어요."  
 

 김정욱 서울대 환경대학원 명예교수
▲  김정욱 서울대 환경대학원 명예교수
ⓒ 4대강 다큐제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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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긴 판결] 편법과 탈법의 면죄부

이명박 정부는 4대강 사업을 국회에서 날치기로 통과시켰다. 그 뒤 사업을 시행하면서 환경정책 기본법 25조에 있는 사전환경성 검토를 하지 않았다. 국가재정법 38조의 예비타당성 조사도 생략했다. 하천법 23조 수자원 장기종합계획 수립, 24조 유역 종합 치수계획의 수립, 25조 하천 기본계획도 건너뛰었다. 환경영향평가도 부실 덩어리였다. 

"환경영향평가에서 수질 예측하는 게 있습니다. 미국 EPA(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 환경 보호국)에서 만든 EDFC(Environmental Fluid Dynamics Code) 모델을 썼다고 하더군요. 이 모델을 사용하려면 기본적으로 1년은 현장 조사를 하고, 취합한 데이터에 기초해 1년 동안 예측 보고서를 써야 합니다. 이 모든 것을 불과 6달 만에 마친 거죠. 

우리가 자료를 전부 확인했는데, EDFC 입력 자료와 출력 자료도 없었습니다. 완전히 거짓말이었죠. 법원은 '부실하지만 그래도 평가는 했다'면서 면죄부를 줬습니다. 이걸 대법원이 인정했으니... 한 마디로 정권의 눈치를 본 웃긴 판결이죠."

김 교수는 4대강 피해자 증언대회 때 들은 덤프트럭 운전자의 이야기도 전해줬다. 

"그는 공사를 하고 매달 돈을 받았는데, 그중에서 절반 가까이 되는 돈을 다음 날 아침 현금으로 돌려달라고 해서 그렇게 했답니다. 제일 말단에서 하청을 받은 사람조차 그렇게 했는데, 그 많은 돈은 다 어디로 갔을까요? 당시 건설사들은 불법 담합을 해서 통상 55%의 낙찰가를 97~98%까지 올렸습니다. 이 돈은 또 어디로 갔을까요?"  

[사기죄?] 세상도 속았다
 

 한반도대운하 포기 선언을 하는 이명박 전 대통령
▲  한반도대운하 포기 선언을 하는 이명박 전 대통령
ⓒ 4대강 다큐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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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씨는 4대강 공사가 한창이던 2009년 9월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용수 확보와 홍수 조절의 근본책을 마련함은 물론, 하천 생태계를 복원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이 사업을 모범적인 녹색사업(Global Green New Deal)으로 선정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4대강의 생태계를 살린 공로로 유엔으로부터 생물다양성협약 상을 받았고 자이드 국제환경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항의를 하자, 유엔환경계획(UNEP)은 모범적인 녹색사업 선정을 취소했고, 온실가스 줄이는 CDM(청정개발체제)사업으로 신청했던 것도 반려했습니다. 이렇게 세상도 속였던 겁니다."

김정욱 교수는 4대강 사업 이후의 이명박씨의 거짓말은 더 선명하게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은 낙동강의 물그릇을 10배 키우면 희석 효과 때문에 수질도 10분의 1로 줄어든다고 했습니다. 여기에 그치는 게 아니라 환경영향평가서를 보면 4조 원을 들여 하수처리장을 만들면 BOD(생화학적 산소요구량) 배출량을 95% 이상 줄일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 정도면 낙동강 물을 떠먹어도 됩니다. 

하지만 지금 낙동강 물을 그냥 먹으면 죽습니다. 녹조에 있는 마이크로시스티스라는 독성물질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죠. 그 물로 농사를 지으면 안 됩니다. 독성 물질은 물고기의 몸속에도 들어있겠지요. 어민들은 물고기 없는 강을 떠나고 있습니다. 어떻게 경제가 살아나겠습니까. 돈만 낭비했지."

김 교수는 "이탈리아에서는 지진 예측을 잘못한 전문가에게 6년 형을 선고했다"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이 4대강 사업 때 금전 비리가 밝혀지면 추가로 처벌하면 되겠지만, 국민을 대상으로 사기를 친 것이 확실하게 드러났기에 지금이라도 법적으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마침표]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
 

 2016년 8월, 오마이뉴스 4대강 독립군이 투명카약으로 탐사에 나서는 모습.
▲  2016년 8월, 오마이뉴스 4대강 독립군이 투명카약으로 탐사에 나서는 모습.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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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에 시작된 다스 실소유주 논란은 이제 마침표를 찍기 위해 치닫고 있다. <오마이뉴스>가 '4대강 독립군'들과 함께 <4대강 부역자와 저항자들>이란 제목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것도 10년간의 사기극에 대해 마침표를 찍기 위해서이다. 

'단군 이래 최대 토목 사기극'이라고 불리는 4대강 사업에서 우리는 무엇인가를 배워야 할까? 이마저도 없다면 우리는 수십조 원의 혈세를 수장시키고, 또다시 이런 일이 되풀이되는 오류를 범할지도 모른다.   

오는 14일 이명박씨의 검찰 출두는 다스 논란의 마침표이자 또 다른 사기극의 죗값을 묻는 시작이어야 한다. 이날 아침 일찍 그의 집 앞에 가서 검찰에 출두하는 모습을 볼 예정이다. 철옹성 같은 그의 집 담벼락에 기대어 허물어지는 권력의 민낯을 확인할 예정이다.   

오마이TV와 10만인클럽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4대강 부역자들의 민낯을 다큐멘터리로 제작하고 있다. '이명박근혜 정권'으로부터 4대강을 해방시키려고 노력해온 '4대강 독립군'들도 <오마이뉴스>가 만드는 다큐멘터리의 주인공이자 조력자이다. MB와 부역자들에 저항하면서 10년의 삶을 희생해온 독립군들의 어깨를 한번 두드려주시기 바란다. 오늘도 찬바람을 맞으며 죽어가는 강과 함께 아파하는 진실 고발자들을 응원해주셨으면 한다.   

아래 영상은 시민들의 소중한 후원금으로 제작한 세 편의 미니 다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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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개헌안 발의 임박…여야 여전히 평행선 “이제 시간 없다” VS “국회 기만하나”

정부개헌안 초안 확정 앞두고 여야 신경전 팽팽

남소연 기자 nsy@vop.co.kr
발행 2018-03-12 11:09:22
수정 2018-03-12 11: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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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뉴시스
 

정부 개헌안 발의가 임박한 가운데 여야는 여전히 개헌안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개헌안을 마련하고 있는 대통령 직속 국민헌법자문특위는 12일 정부 발의 개헌 초안을 확정하고 그 다음날인 13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할 예정이다. 그러나 여야는 개헌 내용은 물론 시기까지도 접점을 찾지 못한 채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하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대선에서 여야가 모두 약속한 대로 '6월 지방선거 동시 개헌'이 이뤄져야 하며, 국회가 개헌안에 대해 합의를 보지 못할 경우 정부 개헌안 발의를 무조건 비판해서는 안 된다고 야당을 압박했다. 반면, 야당에서는 정부가 아닌 국회가 개헌을 주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국회 개헌 논의 한 발짝도 못 나가 개탄스러워"
"야당이 국회 책임 포기한다면, 대통령 권한인 개헌안 발의 비판할 수 없어"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12일 오전 국회 당 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12일 오전 국회 당 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하고 있다.ⓒ정의철 기자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1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청와대는 국민과 함께 개헌을 준비하는데 오히려 국회는 개헌특위에서부터 헌정특위까지 이어져왔지만, 여전히 (개헌 논의가) 답보상태에 머물러있다"며 "야당이 사실상 국회 책임을 방조하거나 포기한다면 대통령 권한인 개헌안 발의를 마냥 비판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추 대표는 "아직까지 국회 논의가 한 발짝도 못 나가는 현실이 개탄스럽다"며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야당은 지방선거와 동시 개헌을 찬성하면서도 구체적인 개헌안을 아직 내놓지 않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개헌시기에 대한 국민과의 약속도 헌신짝처럼 버리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추 대표는 "대통령 개헌안 발의가 가시권에 들어온 만큼 이제라도 각 당은 명문화된 개헌안을 내놓고, 국회안을 마련하기 위해 대승적인 차원의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도 개헌 논의에 소극적인 야당을 향해 쓴소리를 했다. 우 원내대표는 "야당은 무작정 비판하기 전에 스스로를 되돌아봐야 할 것"이라며 "6월에 개헌이 안 되면 개헌이 언제 되겠나. 기약 없이 표류하다가 30년 만에 다가온 개헌 기회를 상실할까 크게 걱정된다"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대선이 끝나고 10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개헌 관련 당론을 내놓지 않고 무작정 개헌을 뒤로 미루고자 하는 것은 도저히 공당 자세로 보기 어렵다"며 "정부여당은 국회 차원의 개헌안 마련을 최우선에 두고 노력해왔고, 나머지 시간도 그렇게 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러나 야당이 끝내 국민 개헌 발목잡기에 매몰된다면 정부 발의권 행사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많은 국민의 생각"이라며 "이제 정말 시간이 없다"고 호소했다.

자유한국당 "관제 개헌안 논의 즉각 중단"
민주평화당도 부정적 "정부 개헌안 발의는 국회와 국민 기만"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정의철 기자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정부 개헌안 발의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상대적으로 정부에 우호적인 입장을 보였던 민주평화당도 정부의 개헌안 발의는 "국회 기만"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나름대로 시한을 정해놓고 설익은 '문재인 개헌안'을 다그치듯 종용해온 것이 얼마나 무모한 정치적 시나리오였는지 스스로 되돌아보기를 바란다"며 "개헌은 분명한 시대적 과제이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개헌을 했다는 시늉이 아니라 얼마나 잘 된 개헌을 할 것인지 내실을 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회 헌법개정 및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인 황영철 의원도 "개헌정책자문위를 통한 관제 개헌안 논의를 즉각 중지해달라"며 "오히려 지금은 자유한국당과 민주당이 중심이 돼서 국회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도록 조장하고 협조해줄 때"라고 주장했다.

민주평화당 조배숙 대표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정부의 개헌안 발의에 대해 "대의기관인 국회를,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조 대표는 "개헌은 국회에서 논의하는 것이 맞다. 정부가 주도해 야당이 동참하는 것은 주객전도격"이라며 "개헌을 정략적으로 하려는 시도를 즉각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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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혈동물’ 산거머리, 야생동물 조사 일꾼이 되다

‘흡혈동물’ 산거머리, 야생동물 조사 일꾼이 되다

조홍섭 2018. 03. 12
조회수 1698 추천수 0
 
생쥐부터 들소, 박쥐, 멧닭까지 길목 잠복하다 공격
혈액 유전자 분석하면 그 지역 동물 다양성 조사 ‘끝’
 
l1.jpg» 남아시아 열대우림에서 효과적으로 포유류 생물 조사를 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진 해마딥사 속 산거머리. 미국자연사박물관 마크 시달 제공.
 
빠르게 사라지고 있는 열대우림의 포유동물을 조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덥고 습하며 거머리가 덤벼드는 나쁜 여건에다 동물이 야행성이거나 은밀하게 행동하고 워낙 희귀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야생 포유류를 조사할 때 주로 쓰는 방법은 배설물이나 털, 발자국 등을 찾는 것이고, 최근에는 동물이 지나갈 때 작동하는 무인 카메라가 널리 쓰인다. 그런데 이보다 훨씬 유력한 조사 수단이 나타났다. 바로 연구자들을 애먹이던 산거머리가 그 주인공이다.
 
산거머리는 길이 2∼3㎝이며 다른 거머리와 달리 물속이 아니라 숲에 난 동물의 이동통로에 잠복하다가 지나가는 동물에 들러붙어 피를 빤다. 이 피를 확보해 유전자를 분석하면 거머리의 공격을 당한 동물이 어떤 종인지 알 수 있다. 마이클 테슬러 미국 자연사박물관 학예사 등은 과학저널 ‘계통분류학과 생물다양성’ 최근호에 실린 논문에서 산거머리가 포유류 생물 다양성을 조사하는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음을 방글라데시, 캄보디아, 중국 남부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밝혔다.
 
l2.jpg» 산거머리는 동물 이동통로에 잠복하다 체온과 공기 흐름, 진동 등으로 동물을 감지하고 들러붙어 흡혈한다. 미국자연사박물관 릴리 베르니커 제공.
 
연구자의 하나인 마크 시달 미국 자연사박물관 학예사는 “이번 조사에서 우리는 보호구역 안에서 총을 쏘지도, 덫을 놓지도, 배설물이나 털을 채집하지도, 특히 무인 카메라도 설치하지 않고도 어떤 포유류가 있는지 알 수 있었다”며 “이런 방법은 이런저런 문제를 안고 있다”고 박물관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예컨대, 연구자들은 무인 카메라가 쥐 같은 소형 포유류는 감지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비해 거머리는 “정확도, 완성도, 속도, 비용 등 모든 면에서 다른 조사 방법보다 우월했다”고 시달은 말했다. 거머리는 흡혈 몇달 뒤에도 유전자 분석을 할 수 있는 혈액을 간직하고 있으며 소형 포유류도 빠뜨리지 않는다.
 
이번 연구에서 산거머리는 마치 진공청소기처럼 그 지역 동물의 피를 두루 빤 것으로 나타났다. 흡혈 대상으로는 야생 소인 가우어와 문착 등 발굽을 갖는 우제류, 야생 고양이 등 육식동물, 토끼류, 쥐류, 나무두더지류, 마카크원숭이 등을 포괄했고, 메추라기, 멧닭, 꿩 등 땅에 사는 새와 박쥐도 들어있었다. 남아시아에 매우 드문 천산갑과 코끼리를 빼고 포유류의 대부분이 산거머리의 공격대상으로 나타났다.
 
l3.jpg» 산거머리를 이용한 조사는 빠르고 간편하지만 무엇보다 조사 대상인 거머리가 스스로 사람을 찾아온다는 장점이 있다. 미국자연사박물관 릴리 베르니커 제공.
 
테슬러는 “거머리를 이용하는 방법은 보전을 위해 매우 유용한 수단임이 드러났다. 이 방법은 아주 빠르고 쉽다. 심지어 분석 대상인 거머리조차 찾아다닐 필요가 없이 제 발로 찾아온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저 하이킹을 가듯이 조사지역에 가기만 하면 되고 단지 당신 피를 빨기 전에 떼어내는 것만 신경 쓰면 된다”며 “어떤 지역의 척추동물상을 알아보는데 기존의 방법으로는 여러 달이 걸렸지만 이 방법으로는 하루 동안의 샘플링이면 된다”고 보도자료에서 덧붙였다.
 
산거머리는 주로 열대지방과 대만, 일본 등에 서식하지만 우리나라에도 서남쪽 끄트머리인 전남 신안군 가거도에서 확인된 바 있다(▶관련 기사열대 정글 흡혈 산거머리, 남해 가거도에도 산다). 가거도 산거머리는 주로 장마철에 출현해 9월 중순까지 활동하다 휴면에 들어간다. 채준석 서울대 수의대 교수팀이 국립생물자원관의 의뢰로 한 조사에서 산거머리가 사람, 생쥐, 족제비, 흰배지빠귀, 울새 등 다양한 동물의 피를 빤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leech3.jpg» 신안 가거도에서 발견된 산거머리가 등산객의 다리에서 흡혈해 통통해졌다. 이 거머리 혈액에서도 다양한 야생동물의 유전자가 확인됐다.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Michael Tessler, Sarah R. Weiskopf, Lily Berniker, Rebecca Hersch, Kyle P. Mccarthy, Douglas W. Yu & Mark E. Siddall (2018): Bloodlines: mammals, leeches, and conservation in southern Asia, Systematics and Biodiversity, DOI: 10.1080/14772000.2018.1433729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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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개벽은 어떻게 시작되는가?

[개벽예감 290]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개벽은 어떻게 시작되는가?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기사입력: 2018/03/12 [09:18]  최종편집: ⓒ 자주시보
 
 

 

<차례>

1. 2018년 3월 8일 트럼프는 크게 흥분하였다

2. 의문이 풀려 명료해진 몇 가지 장면들

3. 김정은 국무위원장,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언급하다

4. 조미정상회담의 역사적인 타결은 무슨 뜻인가?

 

1. 2018년 3월 8일 트럼프는 크게 흥분하였다

 

2018년 3월 8일 백악관 상공에는 조각구름들이 떠다니고 있었다. 오후 2시 30분, 검은색 외교관 차량 한 대가 백악관 정문으로 들어갔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정원장이 거기에 타고 있었다. 

백악관에 들어간 그들은 허벗 맥매스터(Herbert R. McMaster) 국가안보보좌관과 지나 헤이스펄(Gina C. Haspel) 중앙정보국 부국장을 30분 동안 각각 따로 만났고, 오후 3시부터는 그 네 사람이 함께 30분 동안 만났다. 

오후 3시 30분이 되자, 백악관 고위관료 20명이 회의실에 우르르 몰려들었다. 2018년 3월 5일 평양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접견을 받았던 정의용 실장으로부터 방북성과를 듣기 위해 한 자리에 모인 것이다. 불과 사흘 전, 방북특사단 수석특사로 평양에 갔던 정의용 실장은 그들에게 방북성과를 설명하였다. 조윤제 주미한국대사가 합석하였다. 

그런데 방북성과설명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던 오후 4시 15분경 뜻밖의 일이 일어났다. “당장 내 집무실로 들어오라. 빨리 만나자”는 도널드 트럼프(Donald J. Trump) 대통령의 긴급호출이 전해진 것이다. 원래 백악관 방문일정에 따르면, 정의용 실장과 서훈 원장은 백악관 고위관료들에게 방북성과를 이틀에 걸쳐 충분히 설명하고 그에 대한 검토를 마치고 나서, 방문일정 마지막 날 트럼프 대통령의 접견을 받게 되어 있었으나, 그런 방문일정은 트럼프 대통령의 긴급호출로 뒤집어지고 말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고위관료들에게 방북성과를 설명하고 있던 정의용 실장과 서훈 원장에게 설명을 중단하고 즉시 자기 집무실로 오라고 부른 것이야말로 그가 그들의 내방을 얼마나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는지를 잘 말해준다. <사진 1> 

 

▲ <사진 1> 이 사진은 2018년 3월 8일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집무실에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방북성과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는 장면이다. 그 자리에는 트럼프 행정부 고위관료 13명이 참석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4시 15분부터 5시까지 45분 동안 방북성과설명을 들으면서 질문도 하였고, 즉석에서 중대한 결정도 내렸다. 정의용 실장이 전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구두메시지는 놀라운 것이었고, 트럼프 대통령은 크게 흥분하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트럼프 대통령은 정의용 실장이 방북특사단 수석특사로 평양에 갔다가 서울로 돌아온 직후 그와 전화통화를 하였던 맥매스터 보좌관으로부터 사전설명을 들었으므로, 정의용 실장이 자기에게 전하려는 방북성과가 무엇인지 미리 알고 있었다. 백악관 관리의 말을 인용한 <월스트릿저널> 2018년 3월 10일 보도에 따르면, 소수의 백악관 고위관료들은 방북특사 두 사람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어떤 방북성과를 설명할 것인지를 미리 알고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정의용 실장의 설명을 직접 듣고 싶었고, 그에게 물어보고 싶은 것도 있었다. 그래서 그들을 급히 대통령 집무실로 부른 것이다. 긴급호출을 받은 정의용 실장과 서훈 원장은 백악관 고위관료들에게 방북성과를 설명하다 말고 급히 대통령 집무실로 자리를 옮겼다. 마익 펜스(Mike R. Pence) 부통령, 제임스 매티스(James N. Mattis) 국방장관, 존 케리(John F. Kerry) 비서실장, 조섭 던포드(Joseph F. Dunford) 합참의장 등 고위관료 13명이 대통령 집무실에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4시 15분부터 5시까지 45분 동안 정의용 실장으로부터 방북성과를 들으면서 의문이 나는 점을 그들에게 물었다.  

정의용 실장은 “(자신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보니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진정성이 느껴졌다.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우리의 판단을 미국이 받아주고,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하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내는 구두메시지를 전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의용 실장에게 조선이 전향적으로 태도를 바꾼 배경이 무엇인가, 방북특사단이 조선에서 관찰한 것이 무엇인가, 문재인 대통령은 방북성과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등을 질문하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구두메시지의 내용은 전부 공개되지 않았고, 두 가지 내용만 언론보도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1) 정의용 실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구두메시지는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만나 대화하면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가능하면 이른 시일에 만나고 싶다”는 것이었다. <뉴욕타임스> 2018년 3월 10일 보도에 따르면, 정의용 실장은 방북특사단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접견을 받았을 때,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과 만나 정상회담을 개최하면, 역사적인 타결(historic breakthrough)을 이루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는 사실을 전했다고 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언급한 ‘역사적인 타결’이라는 말은 조미정상회담을 계기로 미증유의 개벽이 일어나게 될 것임을 강하게 예고한다.    

(2) 정의용 실장은 외부에 공개하지 않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또 다른 구두메시지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했다. 정의용 실장은 백악관 방문을 마친 직후, 워싱턴 주재 한국 특파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언론에 공개되지 않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구두메시지가 무엇인지 궁금증을 느끼는 특파원들에게 “정상 간에 주고받은 것을 다 공개할 수는 없다. (공개되지 않은 구두메시지는) 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서로 간의 신뢰구축의 일환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미정상회담을 원만히 성사시키기 위해 특별한 사전조치까지 이미 준비해두었음을 말해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주도면밀한 회담준비를 엿볼 수 있다.  

 

정의용 실장이 전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구두메시지는 놀라운 것이었다. 놀라운 구두메시지를 전달받은 트럼프 대통령은 아연 흥분하였다. 특히 조미정상회담에서 역사적인 타결을 이루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구두메시지를 듣는 순간, 트럼프 대통령의 흥분은 절정에 이르렀다. <월스트릿저널> 2018년 3월 10일 보도에 따르면, 흥분이 절정에 이른 트럼프 대통령은 정의용 실장의 설명을 도중에 갑자기 끊더니, “알았다. 알았다. 북조선에게 내가 그렇게 한다고 전해달라. 그(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지칭함-옮긴이)에게 ‘예스(yes)’라고 전해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렇게 흥분하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던 백악관 각료들은 근심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뉴욕타임스> 2018년 3월 10일 보도에 따르면, 매티스 국방장관과 맥매스터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제안을 좀 더 시간을 두고 차분히 검토해주기를 바란다고 건의하면서 “이대로 가면, 위험과 전복(risks and downsides)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각료들의 그런 의견을 물리치며 “내가 한다. 내가 한다(I get it. I get it.)”고 자신만만하게 소리치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제안을 즉각 수락하였다고 한다. <뉴시스> 2018년 3월 9일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정의용 실장이 전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제안을 즉석에서 수락하면서 곁에 앉은 백악관 고위관료 13명에게 “거봐라. 대화하는 것이 잘하는 것”이라고 “큰 소리로” 외쳤다고 한다. 

<월스트릿저널> 2018년 3월 10일 보도에 따르면, 정의용 실장, 서훈 원장, 조윤제 대사는 방북성과설명을 끝까지 들어보지도 않고, 각료들의 우려 섞인 의견을 물리치면서, 길게 생각하지 않고 즉석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제안을 수락한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이 너무도 믿어지지 않아 자기들끼리 서로 마주보며 어리둥절하였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원래 다혈질로 소문난 사람이지만, 그처럼 흥분한 것은 보기 드문 일이었다. 그의 흥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하루빨리 만나보고 싶은 충동을 불러일으켰다. 그래서 그는 조미정상회담을 다음 달에 개최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것은 문재인 대통령보다 자기가 한 발 먼저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고 싶다는 뜻이다.  

정의용 실장은 그 말을 듣는 순간, 난감해졌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남북정상회담이 4월 말에 예정되었으므로, 남북정상회담을 먼저 개최하고 그 다음에 조미정상회담을 개최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말했다. 백악관 각료들도 그 의견에 동조하였다. 그 의견을 받아들인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 5월에 조미정상회담을 하겠다고 결정하였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의용 실장이 방북특사단 수석특사로 임무를 수행하고 서울로 돌아온 직후 그와 전화통화를 하였던 맥매스터 보좌관으로부터 사전설명을 듣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정의용 실장을 통해 자기에게 전하려는 제안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을 뿐 아니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개최제안을 수락하기로 미리 결심하였다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개최제안을 즉석에서 수락한 것은 즉흥적인 결정처럼 보였으나, 실제로는 자신의 결심에 따라 행동한 것이었다. <사진 2>

 

▲ <사진 2> 이 사진은 2018년 3월 8일 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정원장, 조윤제 주미한국대사가 백악관 현관문 앞 차량진입로에서 취재진에게 둘러싸여 방북성과설명에 관한 언론발표문을 낭독하는 장면이다. 그들은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 사무실에서 백악관 국가안보 실무관리들과 함께 2시간 동안 그 언론발표문을 작성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제의를 수락하였고, 오는 5월에 조미정상회담을 개최하게 되었다는 놀라운 사실이 언론발표문을 통해 알려지자, 전 세계는 충격을 받았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트럼프 대통령의 흥분은 좀처럼 가라앉을 줄 몰랐다. 그는 정의용 실장이 직접 백악관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하면서 자신의 결정을 세상에 공개하라고 즉석에서 지시하였다. 하지만 곁에 앉은 백악관 각료들이 이의를 제기하였다. 백악관 기자실을 외국 관리들에게 내줄 수 없다는 의견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너무 흥분한 상태에서 실언한 것이다. 그렇게 되어 정의용 실장, 서훈 원장, 조윤제 대사는 어둠이 깔린 백악관 현관문앞 차량진입로에서 영어로 작성된 짤막한 언론발표문을 읽었고, 취재진과 질의응답도 하지 않은 채 총총히 모습을 감추었다. 정의용 실장이 취재진 앞에서 읽은 언론발표문은 그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방북성과를 설명한 직후 맥매스터 보좌관 집무실로 자리를 옮겨 백악관 국가안보부문 실무관리들과 함께 2시간 동안 작성한 것이다.   

그런데 언론발표문이 준비되고 있었던 시간에 뜻밖의 일이 또 벌어졌다. 앞으로 두 달 뒤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게 된 것으로 하여 흥분에 사로잡힌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기자실로 내려가 출입문을 살짝 열고 얼굴을 빼꼼히 들이밀면서 한국에서 온 관리들로부터 곧 “중대발표”가 있을 것이라는 예고발언을 흘렸다.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언론매체들과 갈등을 빚으면서 백악관 기자실에는 코빼기도 내밀지 않던 그가 그날따라 매우 이례적으로 백악관 기자실에 나타나 정의용 실장의 언론발표를 예고한 것은, 그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게 된 것으로 하여 얼마나 흥분하였는지를 말해준다. 대통령이 자기들 앞에 갑자기 나타나 아리송한 예고발언을 남겼을 때, 백악관 출입기자들은 무슨 영문인지 알 수 없어 어리둥절하였다. 그래서 미국 텔레비전방송 <ABC> 기자가 백악관 기자실 출입문을 닫고 복도를 걸어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뒤를 따라가 “중대발표”라는 것이 조미회담에 관한 발표인가 하고 캐물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것 이상이야. 내 말을 믿어도 돼”라고 대꾸하였다.  

 

 

2. 의문이 풀려 명료해진 몇 가지 장면들

 

위에 자세히 서술한 내용은 2018년 3월 8일 오후 백악관에서 5시간 동안 일어났던 극적인 사건이다. 그날 백악관에서 5시간 동안 전개된 극적인 사건들을 살펴보면, 지난 70일 동안 좀처럼 해답을 찾을 수 없었던 몇 가지 의문이 풀린다. 의문이 풀려 명료해진 장면을 재구성하면 아래와 같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월 1일 신년사에서 조선의 국가핵무력 완성을 선포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조선의 국가핵무력 앞에서 파탄에 빠져든 미국의 국가안보를 건져낼 회생방도를 고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회생방도가 조미정상회담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그는 제3자를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회담의사를 몇 차례 전하였다. 명백하게도, 그것은 조미핵대결에서 패배한 패자의 다급한 요청이었다. 미국 정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한 <요미우리신문> 2018년 3월 11일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정의용 실장을 통해 조미정상회담을 제의하기 훨씬 전부터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루트(유엔통로라는 뜻-옮긴이)”를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회담의사를 몇 차례 전했다고 한다. 

그러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제3자를 통해 그런 제의를 몇 차례 받고서도 일절 응답을 주지 않았다. 패자의 다급한 요청에 묵묵부답하면서 패자를 더 깊은 궁지에 빠뜨려 꼼짝 못하게 만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략을 읽을 수 있다. 

오만한 핵제국의 체면까지 슬그머니 내려놓고 몇 차례 회담의사를 전했건만 응답을 받지 못해 애를 태우며 고심하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8일 ‘노회한 책사’로 알려진 헨리 키씬저(Henry A. Kissinger)를 백악관으로 초빙하여 조미정상회담 개최문제에 관한 조언을 받기까지 하였다. 그 날 두 사람이 만난 것은 세 번째 회동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키씬저는 1972년 2월 21일 리처드 닉슨(Richard M. Nixon) 당시 미국 대통령이 중국 베이징을 방문하였던 극적인 장면들을 그에게 이야기해주었던 것으로 보인다. <사진 3>

 

▲ <사진 3> 트럼프 대통령은 오만한 핵제국의 체면까지 슬그머니 내려놓고 제3자를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몇 차례 회담의사를 전했건만, 응답을 받지 못했다. 애를 태우며 고심하던 트럼프 대통령은 2108년 2월 8일 '노회한 책사'로 알려진 헨리 키씬저를 백악관으로 초빙하여 조미정상회담 개최문제에 관한 조언을 받기까지 하였다. 위의 사진은 2017년 10월 10일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있었던 트럼프-키씬저 회동장면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응답을 받지 못해 안달이 난 트럼프 대통령은 마지막 방도를 쓸 수밖에 없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응답을 받지 못해 안달이 난 트럼프 대통령은 더 이상 견딜 수 없게 되자 마지막 방도를 쓸 수밖에 없었다. 그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응답을 받을 수 있는 마지막 방도는 문재인 대통령을 통해 회담의사를 전하는 것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을 통하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응답을 받을 수 있으리라고 타산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마지막 방도를 준비하였다.

 

(1) 이전에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한 방북특사임무를 국정원장에게 각각 맡겼다. 그래서 문재인 대통령도 과거 관례를 따라 국정원장을 방북특사로 보낼 것으로 예상되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가안보실장을 방북특사단 수석대표로 임명하였던 것이다. 관례를 뛰어넘어 사정이 그렇게 바뀐 까닭은 백악관의 ‘입김’이 작용하였기 때문이다. 지난 2월 말 백악관은 정의용 실장을 방북특사로 파견하라고 청와대에 요구하였다. 

정의용 실장은 평소에 문재인-트럼프 전화통화현장에 빠짐없이 배석해왔다. 그래서 그는 문재인-트럼프의 비밀대화내용을 속속들이 알고 있다. 또한 백악관은 맥매스터-정의용 연락통로를 통해 자기 의사를 수시로 청와대에 전하고 있다. 그래서 정의용 실장은 백악관의 의사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로 그런 ‘백악관 측근’이 방북특사로 평양에 가주기를 바랐던 것이다. 

(2) 2018년 3월 1일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자신의 마지막 방도를 실행에 옮겼고,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보내는 친서에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의사를 담았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방북특사단 수석대표로부터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받고 즉석에서 읽어본 다음 “참으로 훌륭한 친서를 보내온 데 대하여 사의를 표하시였다”고 한다. 이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하루빨리 만나고 싶어 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의사가 담겼음을 강하게 암시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백악관 측근’을 방북특사단 수석대표로 임명하였을 때,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측근’을 통해 조미정상회담을 또 다시 제의할 것이라고 예견하였다. 그래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흥분시킬 놀라운 제안을 마련하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백악관 측근’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한 구두메시지가 바로 그 놀라운 제안이다. 

조선의 국가핵무력 완성으로 파탄지경에 빠진 미국의 국가안보를 되살릴 회생방도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한 트럼프 대통령은 마침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놀라운 구두메시지를 받을 수 있었다. 2018년 3월 8일은 트럼프 대통령이 흥분과 격정에 사로잡힌 날이었다.   

 

 

3. 김정은 국무위원장,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언급하다

 

트럼프 대통령을 흥분시킨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구두메시지, 한반도 정세를 근본적으로 바꿔놓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놀라운 제안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비밀에 쌓인 그 제안이 어떤 것인지 외부에서 알 길이 없지만, 그것을 백악관에 전달한 ‘백악관 측근’은 잘 알고 있다. 그러므로 정의용 실장의 말을 들어볼 필요가 있다. 방북특사임무를 수행하고 서울에 돌아온 그는 2018년 3월 6일 기자회견 중에 이런 말을 남겼다. 

 

“김 위원장 언급을 구체적으로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북미대화에 적극적으로 임할 용의가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밝혔고, 북미대화의 의제로 비핵화도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저희가 주목할 만한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비핵화 목표는 선대의 유훈이다’(라고 말했다는 사실이다). 선대의 유훈에 변함이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미북관계의 정상화도 논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위의 인용문에 나타난 핵심내용을 집어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방북특사단에게 조미정상회담에서 ‘조선반도의 비핵화’와 조미관계정상화를 논의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 놀라운 소식이 전파되자, 전 세계가 흔들렸다. 이제껏 조선은 비핵화 문제를 거론하는 것조차 거부해왔는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미정상회담에서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논의하겠노라는 구두메시지를 정의용 실장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했으니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 <사진 4> 

 

▲ <사진 4> 이 사진은 2018년 3월 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양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의 방북특사단 성원들을 조선로동당 본부 청사로 불러 접견하는 장면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방북특사단 수석대표인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전한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받고, 그와 악수하였다. 조선의 최고영도자가 외부인사를 조선로동당 본부 청사에서 접견한 것은 조선 건국 이래 처음 있는 놀라운 일이다. 이런 일만 보더다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반복, 격식, 모방을 싫어하고, 혁신, 파격, 창조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런데 그런 놀라움에는 “과연 정말일까?”하는 물음표가 따라붙었다. 그런 의문이 생긴 사람들 가운데는 <조선일보> 특파원도 있었다. 정의용 실장과 함께 방북특사임무를 수행한 서훈 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방북성과를 설명하기 위해 워싱턴으로 가는 비행기에 올랐을 때, 그 특파원은 기내에서 서훈 원장과 단독으로 대담한 기사를 2018년 3월 10일부에 실었다. 대담 중에 이런 이야기가 오갔다.

 

특파원 - “김정은 위원장이 이번에 대북특사단에 말한 ‘비핵화’는 ‘핵동결’이나 ‘핵확산방지’가 아닌, 정말 완전한 비핵화를 말하나?”

국정원장 - “그게 아니라면 우리가 받아들일 수 없다. 김정은 위원장이 처음으로 직접 비핵화를 약속한 것에 의미를 뒤야 한다.”

특파원 - “김정은 위원장이 정말로 진정성 있는 비핵화 의지를 갖고 있다고 판단하나?”

국정원장 - “이런 일을 할 때는 상대의 의지를 가지고 판단하지 않는다. 상대가 한 말 중에서 의미 있는 것을 끄집어내 실천할 수 있게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위의 인용문에서 주목되는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미정상회담에서 다른 중대현안들과 함께 ‘조선반도의 비핵화’도 논의할 수 있다고 하면서, ‘조선반도의 비핵화’는 ‘선대 수령님들의 유훈’이라고 방북특사단에게 말했다는 사실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미정상회담에서 ‘조선반도의 비핵화’도 논의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을 두고, 청와대는 그 말의 의미를 “북한의 비핵화 의지 천명”이라고 해석하였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자기들의 그런 해석을 곧바로 전하였다.  

정말 그럴까? 청와대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언급한 ‘조선반도의 비핵화’의 의미를 정확히 해석한 것일까? 누구나 직감하는 것처럼, 일반상식으로는 이 중대하고 예민한 문제를 해석할 수 없다. ‘조선반도의 비핵화’는 곧 조선의 핵폐기라는 일반상식의 단순한 등식은 성립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미정상회담에서 논의할 수 있다고 말한 ‘조선반도의 비핵화’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사진 5>

  

▲ <사진 5> 이 사진은 2018년 3월 5일 조선로동당 본부 청사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방북특사단을 접견하는 장면이다. 김여정 조선로동당 제1부부장과 김영철 조선로동당 통일전선부장이 접견에 참석하였다.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접견을 받았던 서훈 국정원장은 나중에 대담기사를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거침없이 자신의 생각을 말했고, 결단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미리 예측하지 못한 사안에 대해서도 빠른 판단을 하고 결단했으며, 남북관계는 물론 국제정세의 배경과 역사에 대해서도 속속들이 다 파악하고 있었다고 말한 바 있다. 이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풍부한 지식과 정보, 특출한 지략과 날카로운 판단, 파격적인 결단으로 조미정상회담을 시종 이끌어갈 것임을 예고한다. 그런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 정상회담을 해야 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늙기도 하였거니와 정상인보다 조금 낮은 지능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니 백악관 각료들의 걱정이 자꾸만 커가고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놀랍게도, 조선과 미국은 이미 25년 전에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공식적으로 합의한 바 있다. 너무 오래 전에 있었던 일이라서 사람들의 기억 속에 희미해졌지만, 1993년 6월 11일 미국 뉴욕에서 채택된 조미공동성명에 이런 내용이 들어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미합중국은 다음과 같은 원칙들에 합의하였다.

- 핵무기를 포함한 무력을 사용하지 않으며 이러한 무력으로 위협도 하지 않는다는 것을 담보한다.

- 전반적인 담보적용의 공정성 보장을 포함하여 조선반도의 비핵화, 평화와 안전을 보장하며 상대방의 자주권을 호상존중하고 내정에 간섭하지 않는다.

- 조선의 평화적 통일을 지지한다.

이러한 원칙들에 준하여 조미 쌍방 정부들은 평등하고 공정한 기초 우에서 대화를 계속하기로 합의하였다.”  

 

‘조선반도의 비핵화’에 관한 공식적인 합의는 그 뒤에 6자회담으로 이어졌다. 2005년 9월 19일 중국 베이징에서 진행된 제4차 6자회담에서 채택된 공동성명은 이렇게 명시하였다. 

 

“6자는 6자회담의 목표가 조선반도의 검증가능한 비핵화를 평화적인 방법으로 달성하는 것임을 만장일치로 재확인하였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계획을 포기할 것과, 조속한 시일 내에 핵확산금지조약과 국제원자력기구의 안전조치에 복귀할 것을 공약하였다. 미합중국은 조선반도에 핵무기를 갖고 있지 않으며, 핵무기 또는 재래식 무기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공격 또는 침공할 의사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대한민국은 자국 영토 내에 핵무기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1992년도 ‘한반도의 비핵화에 관한 남북공동선언’에 따라 핵무기를 접수 또는 배비하지 않겠다는 공약을 재확인하였다.”

 

위의 인용문이 명백히 말해주는 것처럼, ‘조선반도의 비핵화’는 조선만 비핵화하는 것이 아니라, 조선, 미국, 한국이 모두 공평하게 비핵화한다는 뜻이다. 이 중요한 사실을 더욱 명료하게 서술한 공식문서는 2013년 10월 21일 조선국방위원회가 발표한 대변인 성명이다. 거기에는 이런 문장이 기록되었다.

 

“미국은 조선반도의 비핵화 의미를 똑바로 알고 우리에 대한 모든 고립압살조치를 전면 철회하여야 한다. 조선반도 비핵화는 공화국정부가 실현하려는 불변의 정책적 목표이다. 조선반도의 비핵화는 남조선을 포함한 조선반도 전역의 비핵화이다. 이 비핵화는 우리에 대한 미국의 핵위협까지 완전히 청산하고 그것을 세계의 비핵화와 이어놓기 위한 평화애호적이며 힘있는 물리적 수단이다.”

 

위에 인용된 개념설명에 따르면, 조선에서 말하는 ‘조선반도의 비핵화’는 조선에 대한 미국의 핵위협을 완전히 청산하는 비핵화인 것이다. 이 중대하고 예민한 문제에 대해 2013년 4월 18일 조선국방위원회가 발표한 정책국 성명은 이렇게 밝혔다.

 

“당면하여 남조선과 그 주변지역에 끌어들인 핵전쟁수단들을 전면적으로 철수하고 재투입 시도를 단념할 결단을 내려야 한다. 미국이 끌어들인 핵전쟁수단들이 철수하는 것으로부터 조선반도의 비핵화가 시작될 수 있고 그것으로 세계의 비핵화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똑바로 알아야 한다.”

 

 

4. 조미정상회담의 역사적인 타결은 무슨 뜻인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미정상회담에서 논의할 수 있다고 언급한 ‘조선반도의 비핵화’가 무엇을 뜻하는지 좀 더 분명해졌다. 위의 인용문에 따르면, ‘조선반도의 비핵화’는 미국이 “남조선과 그 주변지역에 끌어들인 핵전쟁수단들을 전면적으로 철수하는” 것을 뜻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미국이 주한미국군기지들, 주일미국군기지들, 괌(Guam)의 군사기지에 전진배치해놓고 조선을 끊임없이 위협해오는 각종 핵전쟁수단들을 전면 철수하면, 조선은 그에 상응하여 핵무기를 폐기하고 핵무기 생산 및 배치를 중단한다는 뜻이다. 

 

이런 의미맥락을 이해하면, ‘조선반도의 비핵화’라는 개념은 미국이 동아시아작전지대에 배치한 핵우산을 철거한다는 뜻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해 미국은 핵우산을 철거해야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미국은 주한미국군기지들을 모두 폐쇄하고, 주일미국군기지들과 괌의 군사기지에 배치된 항공모함, 순양함, 구축함, 전략잠수함, 전략폭격기, 스텔스전투기를 하와이와 알래스카로 모두 철수, 재배치해야 하는 것이다. 물론 그에 상응하여 조선은 핵무기를 폐기하고, 핵물질생산시설, 핵탄두생산시설, 중장거리미사일생산시설을 폐쇄하고, 전략군을 해산하여야 한다. 

 

그러나 미국이 동아시아작전지대에 전진배치한 핵우산을 철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이고, 조선이 40년 걸려 완성한 국가핵무력을 폐기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인다. 이것이 정상적인 판단이다. 

물론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논의할 수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조선반도의 비핵화’는 핵제국이 쇠락하는 장래에 실현될 수 있는 궁극적인 목표이지, 오는 5월에 열릴 조미정상회담에서 합의할 수 있는 현안은 아니다. 그래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다른 중대현안들과 함께 ‘조선반도의 비핵화’라는 목표도 조미정상회담에서 논의할 수 있다고 방북특사단에게 말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오는 5월에 예정된 조미정상회담에서 ‘조선반도의 비핵화’에 관하여 논의만 하고, 아무 것도 합의할 수 없다는 말인가? 그런 것은 아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조선반도의 비핵화’의 범위를 현실에 맞게 조정한 합리적인 방안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안할 것으로 예견된다. 여기서 말하는 ‘조선반도의 비핵화’ 조정안이라는 것은 미국이 핵우산을 부분적으로 철거하고, 그에 상응하여 조선도 국가핵무력을 부분적으로 폐기하는 것을 말한다. <사진 6> 

 

▲ <사진 6> 이 사진은 2017년 10월 중순 동해작전구역에 출동한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이 함대를 거느리고 항진하는 장면이다. 항모타격단의 동해 출동은 미국이 조선에게 핵공격위협을 가하고 있음을 말해주는 가장 확실한 증거로 된다.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을 체결한 이후 미국은 지금까지 65년 동안 각종 핵전쟁수단들을 동원하면서 조선에 대한 핵공격위협을 멈추지 않았다. 그러나 그런 핵공격위협소동도 이제는 더 이상 계속할 수 없게 되었다. 오는 5월 조미정상회담이 성사되면 미국은 조선을 위협하는 핵전쟁수단들을 한반도와 그 주변에서 모조리 철수해야 한다.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개벽이 시작되는 것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나는 미국의 핵우산을 부분적으로 철거한다는 말을 생각하면서, 미국이 모든 유형의 대조선전쟁연습을 영구 중단하고, 전쟁돌격대로 전진배치된 주한미국군을 완전히 철수한다는 뜻으로 해석한다. 그렇게 되면, 조선은 국가핵무력을 부분적으로 폐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핵동결이 아니라, 명백한 핵폐기다. 나는 조선이 국가핵무력을 부분적으로 폐기한다는 말을 생각하면서, 중장거리탄도미사일발사, 핵시험, 핵탄두생산을 중단하고, 핵탄두 일부를 폐기하고, 핵물질을 생산하는 녕변핵시설단지를 국제원자력기구의 감시체계로 복귀시킨다는 뜻으로 해석한다. 물론 위에 서술한 것은 어디까지나 나의 추론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어떤 방안을 내놓을지 알 수 없지만, 위에 열거한 ‘조선반도의 비핵화’ 조정안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방북특사단에게 언급한 ‘역사적인 타결’로 될 수 있을 것으로 나는 생각한다. 

 

그런데 문제로 제기되는 것은 상호검증을 어떻게 실행하는가 하는 것이다. 검증하려면 전문가들이 현장사찰을 해야 하는데, 군사기지와 핵시설에 대한 외부인의 현장사찰은 어느 나라에서나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면 상호검증은 실현될 수 없는 것일까? 

원래 상호검증이란 신뢰구축의 문제다. 그러므로 가장 확실한 검증장치는 쌍방이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신뢰관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바로 그런 까닭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조미정상회담에서 조미관계정상화를 의제로 논의할 것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안하였던 것이다.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처럼, 조미관계정상화는 조선과 미국이 정전상태를 청산하고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것이며,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국교를 수립하는 것이다. 위에 서술한 ‘조선반도의 비핵화’ 조정안이 실현되고, 조미관계가 정상화되면, 한반도에 평화적 환경이 조성될 것이며, 자주통일국가건설의 길이 열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만일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조선반도의 비핵화’ 조정안과 조미관계정상화를 조미정상회담에서 극적으로 합의하면, 그것은 4월 말에 예정된 남북정상회담과 함께 동반상승효과를 극대화하면서 한반도 정세를 근본적으로 뒤바꿔놓는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개벽을 일으키게 될 것이다. 명백하게도, 그 위대한 개벽은 우리 민족을 자주통일국가건설로 힘있게 이끌어 갈 것이다. 

해솟는 백두산처럼 온 누리에 눈부시게 빛날 위대한 개벽, 우리 민족의 절절한 염원대로 반드시 이루어질 위대한 개벽을 심장에 아로새긴다는 이 벅찬 사실 하나만으로도 우리의 가슴은 부풀어 오른다. 올해 진달래 피는 봄이 어김없이 시작되는 것처럼,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개벽이 2018년 봄에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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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놓치면 6개월 기다려야... 3월에 보는 특별한 일출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8/03/12 11:17
  • 수정일
    2018/03/12 11:17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지금 거기에 가면 ⑥] 거제 해금강 사자바위 일출과 바람의 언덕

18.03.12 08:08l최종 업데이트 18.03.12 08:08l

 

해금강 사자바위 일출  매년 3월 중순 경과 9월 중순 경, 해금강과 사자바위 사이로 해가 뜬다. 이 시기를 놓치면 일출을 볼 수 없다.
▲ 해금강 사자바위 일출 매년 3월 중순 경과 9월 중순 경, 해금강과 사자바위 사이로 해가 뜬다. 이 시기를 놓치면 일출을 볼 수 없다.
ⓒ 홍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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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밍을 잡아라, 거제 해금강 사자바위 일출  

'해금강' 하면 금강산의 해안 절경 '해금강'이 원조인데, 남한 땅에서는 '해금강' 하면 경남 거제 해금강을 가리킨다. 사방이 온통 기암으로 이루어져 있고, 사람이 살 수 없는 작은 섬이라  보통 유람선을 타고 접근하는 곳이다. 해금강과 외도를 연계하는 유람선 코스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보러 오는 대표적인 해상 관광 코스라서 일년 내내 호황이다.   

그런데 이 거제 해금강 앞 갈곶 부두쪽에서 사자바위 방향으로 사람들이 특별하게 몰리는 시기가 있다. 매년 3월 중순과 9월 중순. 

 

매년 3월 5일 경부터 3월 15일 경까지 해금강과 사자바위 사이로 뜨는 해를 찍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사진 찍는 이들이 몰려든다. 거제시 지역민들 중에는 아침 일출을 보고 출근하려는 사람들도 있다. 

해는 매일 같은 지점에서 뜨는 것이 아니다. 지구의 공전 때문에 해 뜨는 지점이 겨울로 갈수록 남쪽에서 뜨고, 여름으로 갈수록 북쪽으로 이동한다. 그런데 갈곶 앞바다에는 동쪽에 해금강 바위섬이 버티고 있어 평상시에는 바다 위로 뜨는 해를 볼 수 없다. 다만 해금강이 끝나는 지점과 사자바위 사이에 수평선이 보이는 좁은 공간이 있어 연중 특정 시기에만 이 두 바위 사이의 바다로 뜨는 해를 볼 수 있다. 그 때가 바로 3월 중순과 9월 중순이다. 

그러다보니 약 10여 일간의 타이밍에 멋진 풍경을 보거나 담으려는 사람들 덕분에 평일이라도 거의 200~300여 명의 인파가 몰린다. 물론 날이 맑다는 예보가 있는 날에 한해서다. 비 오는 날에는 썰렁하다. 

일단 날이 좋다는 예보가 뜨면 1월 1일도 아닌 평일에 다 어디서 온 인파인지 모를 정도로 사람들이 몰린다. 이미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다 알려진, 사진 촬영의 명당자리를 잡으려는 사람들로 해 뜨기 한참 전인 새벽부터 전쟁터가 된다. 
 

거제 해금강 사자바위 일출 조금 멀리서 본 해금강 사자바위 일출 장면이다.
▲ 거제 해금강 사자바위 일출 조금 멀리서 본 해금강 사자바위 일출 장면이다.
ⓒ 홍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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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출 시간이 되어갈수록 사람들은 침을 꿀꺽 삼키며 긴장 속에 때를 기다린다. 갈수록 조용해진다. 그러다 사자바위 사이로 햇살이 비치고 강렬한 붉은빛을 발산하며 바다 위로 몸을 내미는 순간부터 연속적인 셔터 소리가 정적을 깨고, 분주하게 뛰어다니는 사람들의 발소리가 창공을 가른다. 

"어허, 어허!" 

자기 앞을 가로막는 사람에 대해 경고하는 목소리가 도처에서 들린다. 입술 사이로 웃음이 나온다. 그럴 만도 하다. 이거 놓치면 2~3일 안에 다시 오거나 6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누가 가장 먼저 발견했는지 몰라도 거제 해금강 사자바위 일출은 정말 장관이다. 오케스트라의 모든 악기가 한꺼번에 "꽝" 때리는 듯한 울림이 하늘과 바다, 사람들의 심장에 강한 반동을 준다. 특히, 양쪽 바위에서 뜨는 해를 영접하는 듯한 모양새가 참 멋지다. 

그러다 해가 어느 정도 떠오르면 사람들은 순식간에 사라진다. 그 속도도 경이롭다. 32배속 썰물 같다. 해가 뜬 해금강은 한동안 조용한 정적 속에 잠긴다. 

반면, 해금강 주차장에 오면 사람들의 영웅담, 경험담이 와글거리며 허공을 떠돌고, 이들을 겨냥한 식당들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며 아침 식사를 차려낸다. 식당들은 매년 겪어서 그런지 알아서 식사 준비를 마치고 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이맘때 평일이면 거제 해금강은 이미 아침 8시 전에 하루가 끝난다. 아침 손님이 밀물처럼 들어와서 썰물처럼 빠져 나가면 그 다음부터는 온종일 조용하다.  
 

거제 해금강 전경  갈곶 언덕 위에서 바라본 해금강. 평범한 작은 바위섬이지만, 가까이에서 볼수록 절경이다. 사진에서 왼쪽 끝이 사자바위다.
▲ 거제 해금강 전경 갈곶 언덕 위에서 바라본 해금강. 평범한 작은 바위섬이지만, 가까이에서 볼수록 절경이다. 사진에서 왼쪽 끝이 사자바위다.
ⓒ 홍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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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람선으로 보는 거제 해금강 

우리나라 자연의 자존심 금강산, 이 금강산의 해안 쪽 절경을 해금강이라 하는데, 이 해금강만큼 아름다운 풍경이라 하여 해금강의 이름을 달고 있는 곳들이 두 곳 있다. 거제 해금강과 추암 해금강. 동해시 추암 해금강도 드물게 보는 아름다운 풍경이지만, 흔히 해금강 하면 바로 거제 해금강을 가리킨다.  

거제 해금강은 이미 1971년에 명승 제 2호로 지정된 오래 된 여행지이지만, 거제도에서는 여전히 가장 유명하고 지명도가 높은 여행지이다. 해금강 자체의 경치도 멋지지만, 해금강으로 가는 해안도로와 진입로의 풍경도 아름다워 사계절 사람들이 찾는다. 
 

거제 해금강 기암  유람선으로 해금강을 한바퀴 돌면 이같은 기암의 풍경을 한껏 감상할 수 있다.
▲ 거제 해금강 기암 유람선으로 해금강을 한바퀴 돌면 이같은 기암의 풍경을 한껏 감상할 수 있다.
ⓒ 홍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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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금강은 본래 갈도(칡섬)라고 불리는 작은 섬이지만, 섬 자체가 기암절벽의 해안으로 이루어져 금강산을 연상케 한다는 이유로 일찌감치 해금강이라고 불리어왔다. 

따라서 거제 해금강은 육지에서가 아닌, 해금강을 바라보는 갈곶에서 유람선을 타고 접근해야 진면목을 감상할 수 있다. 보통 외도와 연결해서 같이 보는 코스가 일반적이며, 장승포항을 비롯한 거제도 동부의 여러 항구에서 유람선이 출발한다. 

해안에서 보면 그저 하늘을 향해 둥그스름하게 솟아 오른 방패 모양의 작은 섬에 불과하지만, 유람선으로 접근하면 부처바위, 사자바위, 촛대바위, 신랑·신부바위, 만물상 등의 기암을 볼 수 있으며, 십자동굴에 배가 들어가 절벽을 올려다보는 체험도 할 수 있다. 

이 십자동굴에 들어가는 것이 백미이지만, 파도가 높으면 들어가지 못한다. 만약 십자동굴 안으로 들어가면 배를 멈추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시간을 준다. 

날씨가 좋은 날, 특히 주말과 공휴일에는 해금강 주변에 많은 유람선들이 오고간다. 해상에서 교통 체증을 빚는 경우도 있다. 이에 경쟁을 의식한 듯 유람선 선장들은 저마다 베테랑임을 뽐내며 구수한 말투로 해금강에 대하여 열심히 설명한다. 이 설명을 듣는 재미도 있다.  
 

해금강 십자동굴  유람선으로 십자동굴 안에 들어가 바라보는 모습이 멋지다. 단, 파도가 높지 않아야 들어갈 수 있다.
▲ 해금강 십자동굴 유람선으로 십자동굴 안에 들어가 바라보는 모습이 멋지다. 단, 파도가 높지 않아야 들어갈 수 있다.
ⓒ 홍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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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언덕과 신선대도 들러 가자  

거제 해금강 가는 길에는 육지가 사람의 목처럼 좁아지며 양쪽 해안이 모두 보이는 지점이 있는데, 왼쪽이 바람의 언덕, 오른쪽이 신선대이다. 

바람의 언덕은 최근 10년간 거제도에서 이른바 가장 '뜬' 여행지이다. 인근 거제해금강이 유람선을 매개로 여전히 명성을 유지하고 있지만, 요즘에는 젊은층들을 중심으로 언제든 접근하기 쉬운 바람의 언덕이 인기이다. 아마도 각종 드라마, 영화와 CF에 나왔기 때문인 것 같은데,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기암절벽과 인공 구조물이 조화를 이룬 덕택인 듯하다. 
 

바람의 언덕 풍차  해금강 가는 길, 요즘 잘 알려진 바람의 언덕 위 풍차의 모습이 하늘과 바다에 어울린다.
▲ 바람의 언덕 풍차 해금강 가는 길, 요즘 잘 알려진 바람의 언덕 위 풍차의 모습이 하늘과 바다에 어울린다.
ⓒ 홍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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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장포마을 위에 자리한 바람의 언덕은 말 그대로 바람이 많은 언덕으로, 완만한 언덕길을 내려가며 바다를 한눈에 전망하는 곳이다. 멀리 학동과 구조라를 연결하는 거제도 동부 해안 전체가 눈에 들어오는 전망이 대단히 빼어나다. 

언덕에 기세 좋게 자리 잡은 풍차는 그림 같은 바다와 어울린 이곳의 명물이다. 풍차 아래로 낭만적인 산책길이 잔디밭과 어우러져 푸른 바다를 한 아름 가득 안고 있다. 그 아래 도장포 항구조차 일부러 만들어놓은 세트처럼 아기자기한 풍경이다. 

신선대는 바람의 언덕이 있는 도장포마을 맞은편 해안 쪽에 있는데, 나무 데크길이 나 있어 누구나 천천히 걸어내려 갔다 올 수 있다. 신선대는 층층이 퇴적암을 겹쳐 쌓아놓은 것 같은 모양으로, 경사진 형태로 바다 옆 거대한 기암군을 이루고 있다. 금강산에서 하나 뚝 떼어온 수석 같이 빼어난 모습이다. 

이 신선대 위에 서서 바다를 바라보며 등 돌리고 있는 청년의 모습을 보았는데, 그 자체로 분위기가 있었다. 누구라도 그 지점에 서서 뒷모습을 보이면 신선대 풍경의 한 점 포인트가 될 것 같다. 

신선대 아래쪽에는 까맣고 동글동글한 몽돌이 깔린 함목해수욕장이 있다. 여름 해수욕보다는 봄, 가을의 가벼운 산책에 더 어울리는 해안이다. 
 

신선대 바람의 언덕 반대편에는 싢선대가 있다. 거대한 기암이 금강산에서 수석 하나 잘라온 듯한 느낌의 비경이다.
▲ 신선대 바람의 언덕 반대편에는 싢선대가 있다. 거대한 기암이 금강산에서 수석 하나 잘라온 듯한 느낌의 비경이다.
ⓒ 홍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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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일대를 돌아보면서 느낀 점 하나. 신선대에서 해금강까지 바다를 따라 걸어갈 수 있는 해안길을 따로 조성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도로를 따라 걸어봤는데, 저 아래 바다로 길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바닷길 이름은? '바다와 바람의 길'이라고 하면 어떨까. 

여행 정보

- 해금강 입구 주차장은 100대 이상 수용, 주차료 없음
- 해금강이 보이는 갈곶항에서 해금강 유람선이 뜬다. 평일에 3회, 주말에 4회 운행(구조라, 도장포, 지세포, 장승포항 일대에서도 외도와 해금강을 연결하는 유람선이 뜬다). 주말에 갈 경우 사전에 온라인으로 예약하는 것이 좋다. 또 유람선을 타도 신분증이 반드시 필요하니 챙겨갈 것. 

해금강유람선 : 055-633-1352(www.hggtour.net
도장포선착장 : 055-632-8787 
장승포 유람선(여기가 가장 규모가 큼) : 1688-8788(www.oedoticket.com)

- 해금강 입구에 횟집촌이 있다. 꽤 여러 집이 있는데, 집집마다 회 맛이나 나오는 반찬은 크게 다르지 않다. 식사하겠다면 현장에서 보고 마음에 드는 집에 들어가면 된다. 해금강이 보이는 갈곶에 호텔, 모텔, 펜션, 민박들이 있고, 해금강 들어가는 길에 몇몇 펜션이 있어 숙박하기에 불편함은 없다. 
 

바람의 언덕 거제도 바람의 언덕이 푸른 하늘과 바다와 어울려 그림 같은 풍경을 이룬다.
▲ 바람의 언덕 거제도 바람의 언덕이 푸른 하늘과 바다와 어울려 그림 같은 풍경을 이룬다.
ⓒ 홍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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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작가연합 창립

분단시대 통일문학, 민족예술 다짐
▲ 3월 10일 서울 시민청 바스락홀에서 민족작가연합 창립대회가 열린 가운데 김해화 상임대표(왼쪽에서 4번째) 등 임원진이 인사하고 있다.
▲ 인사말을 하고 있는 노동자 시인 민족작가연합 김해화 초대상임대표

통일시대 자주적 민족문학을 지향하는 새로운 문학단체 민족작가연합(상임대표 김혜화)이 3월 10일 서울 시민청 바스락홀에서 회원 및 작가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대회를 열었다.

민족작가연합은 이날 ‘예술은 인간을 역사의 주체로 만드는 용광로다. 민족작가연합은 진실을 밝혀내는 참된 예술적 힘으로 역사를 이끌어 가는데 한 몸이 될 것임을 선언’하고 '문학을 통한 인간의 주체성과 자주성, 분단 극복을 위한 문화공동체 추구, 노동해방을 위한 연대, 제국주의 반대, 이기주의를 극복하는 인간적인 문학, 민족정신 승화, 민족어의 올바른 재생 등'을 민족작가들의 주요 지향임을 밝혔다.

▲ 민족작가연합 창립을 축하하는 희망새 공연
▲ 민족작가연합창립 축하인사를 하고 있는 연사들(위에서 시계방향으로 정영이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사무총장, 손솔 청년민중당 공동대표, 김창규 민족작가연합 공동대표, 한명희 민중민주당 대표, 이재형 민주노총 동양시멘트노조 지부장, 이적 민족작가연합 자문위원)

창립대회는 노래극단 희망새의 축하공연을 시작으로 김해화상임대표 인사말과 정영이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사무총장, 한명희 민중민주당 대표, 이적 평화협정운동본부 상임대표 등 뜻을 같이한 각계 인사들의 축사와 창립선언문 낭독, 축시 낭송, 시국선언문 낭독 순으로 이어졌다.

민족작가연합은 자주와 통일을 지향하는 민족문학정신의 필요성을 절감한 작가들이 모여 지난 해 12월 단체 결성 준비대회를 갖고 여러 차례 모임을 통해 방향과 목적, 강령과 규약을 정하는 등 4개월간의 준비과정을 거쳐 이날 창립대회를 가졌다.

▲ 민족작가연합 창립대회에서 박분란 시인의 축시와 회원들의 작품 낭송이 진행되었다.(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박분란 시인, 박희호 시인, 정미숙 시인, 강기희 작가). 강기희 작가의 '위험한 특종'은 제주 4.3항쟁을 다룬 소설로 3월 12일 출판작이다


민족작가연합은 창립대회 직전 인근 고냉지 식당에서 창립총회를 개최하고 강령과 규약을 확정하고 임원진을 선출하였다. 
민족작가연합의 임원진은 초대 상임대표에 김해화 시인, 공동대표에 강기희 작가, 고희림 시인, 김창규 시인, 문창길 시인, 박금란 시인, 한도훈 시인이 선출됐다. 감사는 김동순 시인, 사무국장은 박학봉 시인, 사무차장은 지창영 시인이 맡았다. 아울러 고문에 강상기 시인, 윤정모 소설가, 자문에 이적 시인, 박희호 시인, 박응천, 황상현 변호사가 위촉되었다.

이날 채택된 강령서문에서는 ‘모든 예술작품은 역사 속에서 창조되는 생산물로서 그 시대를 반영하며 의미있는 문제들을 심오하게 밝혀내고 승화시키는 가치를 가진다. 일제강점기에는 마땅히 저항의 문학을 지향해야 했듯이 분단시대에는 문학을 통한 통일을 지향해야 하고, 격변의 시기에는 민족의 갈 길을 앞장서서 밝혀야 한다”고 천명했다.
민족작가연합은 올해 통일문학제를 개최하고 회원작품집을 발간할 예정이다.

 

김장호 기자  jangkim21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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