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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탈한 결말... MB 검찰의 이상한 수사

<4대강 부역자와 저항자들> 4화 '거북한 초대'

18.03.20 07:29l최종 업데이트 18.03.20 07:29l

 

 

ⓒ 안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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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 이명박씨의 집착은 광기와 같았습니다. 4대강 예산안을 날치기로 통과시킨 뒤, 22조 원의 세금을 4대강에 쏟아붓는 것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편법과 탈법을 동원해 속전속결로 밀어붙였습니다. 이에 저항하는 양심적 학자와 종교인, 환경단체를 탄압했습니다. 특히 MB 정부 당시 검찰은 환경운동연합을 대대적으로 수사해 망신을 줘놓고는 '회계처리가 미흡했다'는 허탈한 수사결과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이명박 4대강'에는 민주주의가 없었습니다.

오마이TV와 10만인클럽이 제작하는 미니다큐 <4대강 부역자와 저항자들> 4편 '거북한 초대'는 4대강을 망치기 위해 저지른 민주주의 파괴 행위를 조명했습니다. 검찰의 먼지떨이식 수사로 고통을 겪은 사람들의 저항과 탄압의 일면도 카메라 앵글에 담았습니다. 국가 폭력에 맞서 생명 평화를 기원하는 숭고한 오체투지 행렬의 의미도 전합니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이명박씨는 권좌에서 내려온 지 1884일째 되던 지난 14일 검찰청 포토라인에 섰습니다. 검찰이 수사하는 20여 개의 혐의 내용에 4대강 사업은 포함되지 않았지만, <오마이뉴스>는 끝까지 추적해 '단군 이래 최악의 토목사업'을 법의 심판대에 초대하겠습니다. 

그동안 많은 분들이 4대강 사업의 역사적 기록 작업을 응원해주셨습니다. 진심으로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오마이뉴스> 4대강 독립군(저항자)들이 지치지 않고 생명의 강을 되살릴 수 있도록 많은 격려와 후원을 부탁드립니다.
 

 <4대강 부역자와 저항자들> 4화 중
▲  <4대강 부역자와 저항자들> 4화 중
ⓒ 안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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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대강 부역자와 저항자들> 4화 중
▲  <4대강 부역자와 저항자들> 4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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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대강 부역자와 저항자들> 4화 중
▲  <4대강 부역자와 저항자들> 4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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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대강 부역자와 저항자들> 4화 중
▲  <4대강 부역자와 저항자들> 4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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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금 22조원, MB 탐욕의 종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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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한강 5년 묵은 골재산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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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대통령의 김정은위원장 극찬 배경

푸틴대통령의 김정은위원장 극찬 배경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8/03/20 [01:55]  최종편집: ⓒ 자주시보
 
 

 

▲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남북대화와 북미대화를 적극 지지하며 잘 될 수 있도록 러시아에서 최선의 지원을 다할 용의가 있음을 표명하고 있다.     © 설명글: 이창기 기자

 

 

♦ 러시아 라브로프 외무장관의 남북, 북미정상회담 적극 지지

 

1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이 일본·베트남 방문을 앞두고 모스크바에서 양국 언론과 한 대담에서 김정은 북한노동당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 추진 합의에 대해 "북과 미국 지도자가 기꺼이 직접 만나겠다는 발표에 우리는 희망에 부풀었다"며 "북·미 정상회담이 실제로 열리면 우리는 그저 기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진전된 남북 간 대화 움직임과 관련, "남북이 올림픽 휴전을 활용해 해법을 찾고 긍정적인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추동력을 얻었다"며 "이를 환영하며 우선 남북정상회담이 성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얼마 전에도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을 지지한다면서 통일을 위해 러시아는 할 수 있는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반대로 라브로프 장관은 한반도 대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미국의 군사훈련에 대해서는 "우리는 한반도에서 재앙적인 군사 시나리오를 피하고 평화적인 합의에 관심이 있으므로 이를 주시하고 있다"며 "러시아는 북 접경 국가로, 전투행위가 개시된다면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만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할 때조차, 미 정부 관료들은 성급하게 북한에 대한 추가 압박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며 "이는 외교에서 관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회담이 합의됐을 때 일반적으로 양측은 이를 결렬시키기 위한 도발로 비칠 수 있는 행동을 요구하기보다는, 그러한 합의를 소중히 여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9일 정의용 특사단장이 백악관 앞에서 북미정상회담 합의를 발표할 당시에도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열린 아프리카연합(AU) 이사회 의장 무사 파키 마하마트와의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이것이 올바른 방향의 행보라고 간주하며 합의가 이행되기를 희망한다"면서 "이는 한반도 주변 정세 정상화를 위해 필수적"이라고 강조하며 즉각적인 환영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당시 미국의 대북 압박 정책이 북미 정상회담 합의를 끌어냈다는 평가에 대해서도 "관련국들은 자신들의 해석을 올바른 것으로 주장하려 할 것"이라며 "무엇이 이러한 합의의 원인이 됐는지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말자"고 선을 그으면서 그는 "중요한 것은 합의가 이루어졌다는 것이며 더 중요한 것은 이 합의가 이행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북미 정상회담이) 단순히 대화로만 끝나지 말고 6자회담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승인된 원칙들에 기초해 한반도 핵문제 해결을 위한 전면적 정치협상 재개로 이어지는 길을 열길 기대한다"고 주장했다. 

 

'전면적 정치협상 재개'는 전쟁위기가 고조되어가고 있는 한반도 위기를 근본적으로 끝내는 북미평화협정체결과 주한미군철수, 북미관계정상화와 같은 북미협상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 수 없다. 

 

한편 1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외무장관은 이날 독일 뮌헨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업무 조찬을 한 자리에서 "독일은 역내 안보를 위협하는 북한 내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면서 "러시아와의 협력 없이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는 리아노보통신이 보도했다. 

그러면서 연합뉴스는 지난해 말 북한을 방문했던 러시아 하원 의원 대표단이 오는 4월께 다시 방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는 소식도 덧붙였다. 

러시아-북한 의원 친선 그룹 간사인 카즈벡 타이사예프 하원 의원(공산당)은 최근 자국 언론 인터뷰에서 "아직 구체적 방북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4월 중순으로 계획돼 있다"며 "러-북 하원 의원 친선 그룹 소속 회원들이 기업인, 언론인 등과 함께 방북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러시아 하원 대표단은 지난해 11월 27일부터 12월 1일까지 방북해 북측 인사들과 한반도 정세 등을 논의한 바 있다. 

이번엔 기업인과 언론인을 대동하고 가는 것을 보니 북러교류협력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 같다. 이런 러시아가 버티고 있는 한 미국의 대북제재는 사실상 아무 의미를 지닐 수 없다. 미국이 독자제재로 북과 거래하는 각국 은행에 제재를 가해서 달러결제를 못하게 해도 이제는 러시아가 주도하는 국제결제시스템 SPFS를 활용하면 얼마든지 북과 거래를 할 수 있다. 대신 미국 중심의 국제결제시스템에서 빠져나가는 각국 은행들이 늘어나면서 미국만 초라해지게 된다.

 

독일외무장관도 이런 측면까지 고려해서 러시아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 같다.

 

 

♦ 푸틴 대통령,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미국 꺾은 유능한 정치인

 

러시아 최고지도자 푸틴대통령은 이런 러시아 외무부의 입장보다 더 친북적이었다. 

 

▲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유능한 지도자라며 북미대결전에서 미국을 이겼다고 선언한 푸틴 대통령에 대한 보도 모음     © 자주시보

 

1월 13일 YTN 보도에 따르면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발표에 따른 판문점 남북고위급 접촉 국면에서 푸틴 대통령이 새해를 맞이하여 러시아 언론사 대표들과 만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불확실한 상황을 진정시키는데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는 기민하고 성숙한 정치인입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김정은위원장이 이번 판에서 서방에 대해 승리했습니다.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을 보유하게 됐습니다."라고 극찬하여 온 세계의 주목을 끌었다.

 지난해 북이 위력적인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그렇게 많이 단행하고 미사일 장착용 수소탄 시험을 두 번이나 성공시켰음에도 러시아는 단 한번도 북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적이 없다. 물론 유엔대북제재결의안에는 찬성하기는 했지만 늘 러시아의 반대와 수정요구로 제재결의안 합의가 늦어지는 사태가 빚어졌으며 러시아가 앞장서 북 주민 생활에 피해가 되는 제재는 모조리 제재안에서 삭제시켰다.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북과 경제교류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북의 미사일과 핵시험에 대한 러시아 외교부의 발표는 거의 북 외무성 대변인과 다를 바가 없었다. 어쩔 때는 북보다 더 강력하게 이런 사태악화의 책임은 미국의 대북군사훈련 때문이라며 미국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근본적인 대북적대정책 철회만이 한반도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길이라는 입장을 입이 닳도록 강조해왔다.

 

이런 러시아의 입장은 푸틴 대통령의 의지와 결코 무관할 수 없다. 실제로 지난해 9월 6일 한러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거듭되는 러시아의 대북원유 중단요구에 대해 구체적인 지원 수치까지 거론하면 그것마저 끊는다면 북 주민들 생활이 어려워진다며 북을 막다른 길로 몰면 안 된다고 반박했다.

 

http://www.jajusibo.com/sub_read.html?uid=35515

 

 

♦ 북의 힘을 알고 있는 러시아

 

러시아가 이렇게 친북적으로 움직이는 이유에 대해 YTN은 북중관계가 약화된 틈을 타고 북의 후견국으로 나서기 위해서라고 분석하고 있는데 정말 쓰레기분석이 아닐 수 없다.

자주를 강조해온 북이 지금까지 중국이나 소련 어떤 나라에도 전혀 휘둘리지 않고 자주의 길을 걸어왔다는 것은 이제 이 나라만이 아니라 온 지구의 산천초목도 다 알고 있는 사실인데 친미, 친일 이제는 친중 사대주의에 빠져있는 남녘의 썩어문드러진 지식인들만 모르고 있는 것이다. 개눈에는 개똥만 보인다고 사대주의의 색안경을 끼고 북을 대하니 푸틴 대통령의 김정은 국무위원장 극찬 발언도 그렇게 귀에 들리는 것이다.

상식적으로 미국을 쥐락펴락하고 미국을 초강경 압박으로 꺾은 북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무엇 때문에 미국에게 비해 훨씬 약한 러시아에 후견을 맡기겠는가. YTN이 이명박근혜 정부들어 썪어가더니 이 정도 문드러진 줄은 미처 몰랐다.

 

중앙일보는 러시아의 극동개발을 위해서는 한반도의 통일이 필요하기 때문에 푸틴 대통령이 북을 지지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는데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매우 일면적인 분석이 아닐 수 없다.

물론 러시아에서 극동지역의 천연가스만 수출하려고 해도 부동항 블라디보스톡 등 러시아의 항구들이 거의 한계에 직면한 만큼 한반도의 항구를 자유롭게 이용하고 남북을 관통하는 파이프라인 건설 등 한반도의 평화정착과 통일이 도움이 된다.

특히 한반도가 통일을 이루면 가장 완전한 평화체제가 구축되고 유엔개발계획에서 오래 전 발표한 두만강지역개발계획이 본격 실현되면서 투자가 집중되고 그 덕을 중국과 러시아가 보게 될 것은 자명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꼭 북을 지지해야 하느냐는 다른 문제이다.

중국도 그런 입장은 같지만 북이 핵강국으로 강해지는 것은 경계해왔기 때문에 미국의 대북제재에 적극 참여하고 있으며 남측과 손을 잡고 오히려 북을 압박하는 일을 해오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은 북이 핵시험을 하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하건 몇년 전부터 무조건 북의 입장을 지지해왔다. 미국이 핵위협이 근본 원인이라며 한반도 비핵화를 하려면 미국이 먼저 핵위협을 가하지 말아야 하며 군사훈련도 중단하고 북과 대화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것이다. 

러시아의소리(이후 스푸트니크로 이름 변경)라는 대외사이트에는 '북러밀월'이라는 꼭지까지 만들어 놓고 북러관계가 강화되고 있는 소식을 연속 보도했다. 그래서인지 박근혜정부 말기 스푸트니크 사이트가 폐쇄되고 말았다.

 

▲ 러시아 함대의 순항미사일 칼리브르 연속 발사 장면

 

본지에서는 북-러 밀월관계가 갈수록 강화되는 것은 북러 군사기술 협력 때문이라고 오래 전부터 분석해오고 있다. 러시아의 최첨단 인공지능 무기들은 대부분 200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1일간 러시아를 방문하고 온 후부터 개발되기 시작했다. 단적인 예가 미국의 요격체계를 무력화한 대륙간탄도미사일 토폴M 등이 2005년부터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사실이다. 2014년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 흑해에서 미국 도널드 쿡 이지스함을 수호이-24 전폭기 2대가 전자전 무기로 완전히 무력화시켜 미군 해병 수십 명이 사직서를 내고 정신치료를 받는 사태를 만들어 냈으며 그 사건 직후 10여일 만에 푸틴대통령은 북의 러시아 부채 100억달러 약 12조원 전액을 탕감하는 문서에 서명했다는 충격적 발표를 내 놓았다.

2016년과 2017년에는 칼리브르 순항미사일을 러시아 함선과 잠수함에서 발사하여 2천여킬로미터 떨어진 시니라 내 이스람국가IS 근거지를 초토화하기도 했다.

 

사실, 미국은 이미 1983년에 개발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로 1990년 걸프전에서 큰 전과를 올렸고 2003년 이라크전쟁은 가히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전쟁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그 능력을 입증하였는데 러시아에서는 2016년 칼리브르 순항미사일을 실전에 사용하여 처음 전과를 올린 것이다.  

 

러시아에서 미사일 엔진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바로 인공지능 프로그램 개발 능력이 부족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본지의 분석에 따르면 그 프로그램 능력에 있어 미국을 상대할 유일한 나라가 북이다. 본지에서는 북이 이미 전자, 정보기술에 있어 미국을 압도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 근거는 많고 많다. 세계 바둑프로그램 대회나 코딩대회에서 북의 청년들이 독보적인 실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도 그 하나이고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북 사이버전사들이 해킹으로 뚫고 들어올 수 있다는 미국 보안회사의 최근 주장도 그 근거일 것이며 적도기니에서 한국돈 1조원 정도를 들여 북의 기술로 해킹이 불가능한 통신망을 깔기로 북과 협약을 체결했다는 보도도 그런 것들 중에 하나이다. 

북은 우리보다 훨씬 먼저 반도체와 CPU, 슈퍼컴퓨터를 개발한 나라이다. 그 개발에 일본의 지원도 한 몫했다는 정보도 본지에서 공개한 바 있다.

 

http://www.jajusibo.com/sub_read.html?uid=38051

 

http://www.jajusibo.com/sub_read.html?uid=33571

 

북의 첨단인공지능기술과 러시아의 전통적인 군사과학이 만나 최근 러시아의 이런 신형무기들이 가능해진 것일 가능성이 높으며 지난 1일 푸틴 대통령이 자랑한 원자로 탑재 핵추진 순항미사일 등 6가지 차세대 신형 슈퍼무기도 북과 공조를 통해 개발했음을 시사하는 근거들도 줄을 이어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http://www.jajusibo.com/sub_read.html?uid=38382

 

 

♦ 정치사상적으로 가까워지고 있는 북과 러시아

 

북은 돈을 많이 준다고 해서 결코 군사기술을 넘겨주지 않는다. 확고한 반제자주의 길을 가는 나라여야만 한다. 이란, 시리아, 쿠바 등이 바로 그런 나라이다. 

러시아 푸틴대통령도 북과 확고한 반제자주의 길을 선택했기 때문에 북과 손을 잡을 수 있었을 것이다.

 

실제로 러시아가 이런 최첨단무기를 개발하면 할수록 사회주의를 더 강화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마피아들이 장악해들어갔다던 러시아 에너지 기업은 모조리 국유화시켰으며 무상주택, 무상교육, 무상의료 등 사회주의적 시책을 확대해가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가혹한 제재로 러시아 경제가 어렵지만 이런 푸틴대통령의 정책 때문에 그의 지지율은 갈수록 공고해지고 있고 최근 선거에서 3번째로 대통령에 당선되었는데 약 76%라는 가장 높은 지지율을 찍었다.

 

▲ 아무르주립대학교 

 

또하나 주목할 점은 러시아 아무르대학교에서 북 사상연구 홍보센터를 설립하는 등 북의 사상을 탐구할 수 있는 기관과 시설들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러시아 주체사상학회 회장이 극동러시아공산당 대표로 내정되기도 했었다.

2014년 4월 평양에서 열린 김일성주석 탄생 기념축전 예술공연에서 러시아 국립예술단이 부른 노래에는 평양과 모스크바는 '하나의 태양' 따르는 나라라는 충격적인 내용까지 들어가 있어 당시 참가했던 해외동포들을 놀라게 했다. 당시 뉴욕 취재 중에 만나 뉴욕동포 리준무 우륵교향악단 단장이 그 노래악보를 직접 보여주었는데 분명한 사실이었다. 

 

http://www.jajusibo.com/sub_read.html?uid=20290

http://www.jajusibo.com/sub_read.html?uid=27263

 

이미 경제적 측면에서는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받아들였고 정치에 있어서도 자유민주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러시아가 북과 같은 완전한 사회주의의 길을 걸을지는 더 두고 봐야겠지만 분명한 점은 경제적, 정치적, 사회문화적 모든 측면에서 사회주의적 색채를 진하게 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서구유럽식 사회주의가 아니라 조선식 사회주의의 길을 가고 있어 더욱 주목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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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왕국을 넘는 세상

휴심정 2018. 03. 19
조회수 202 추천수 0
 

 

 

예수1-.jpg  세살배기 외손자 녀석이 욕실에서 수도꼭지 틀어놓고 물장난에 신이 났습니다. “하부지 이리 들어와 보세요재미나요.”물에 젖은 타일 위로 미끄럼까지 타며 까불어대더니 결국은 꽈당바닥에 얼굴을 박고 넘어졌습니다왕하고 울음을 터뜨리면서 녀석이 하는 말이 이랬습니다. “내가 이럴 줄 알았지엉엉

아마 평소 까불대다가 사고칠 때마다 제 어미에게서 들었던 말을 그대로 따라 한 듯합니다. ‘그리하다가는 그리될 줄 아는 놈이 왜 그랬는고쯧쯧

하지만 저 어린 녀석만 그런 게 아니고 할아비인 나도 그렇고 너도 그렇고 우리 모두가 그렇습니다이리하다가는 이리될 줄 알면서도 이리합니다.

검사시인배우선생신부인권단체 활동가목사정치인...한 달 남짓 계속된 미투” 운동이 온 나라를 흔들고 있습니다한 명한 명 구체적으로 개인 이름이 불려 나오고 있지만 사실 남성 일반이 가해자라 해도 무방할 겁니다.

그러다가 결국에는 가해자로 지탄받던 배우가 제 손으로 삶을 마감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사람을 포함해서 모든 생명들의 삶을 간단히 요약하면먹고 번식하는 일이 두 가지입니다이걸 위해 평생 수고하고 고통을 견뎌냅니다다른 개체를 죽이고 착취하는 일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동물의 왕국을 보노라면 종교나 윤리도덕에 회의가 일어납니다사자는 새끼 누우의 목덜미를 물고 숨이 끊어질 때까지 놓아주질 않습니다원숭이 우두머리는 다른 수컷들이 자신의 암컷들 주위에 얼씬도 못하게 합니다.

먼 옛날 유대 땅 예언자 이사야도 이런 현실이 아주 괴로웠나 봅니다.

사자가 소처럼 여물을 먹고젖 떨어진 아이가 살무사 굴에 손을 디밀리라.”메시아 평화의 왕국을 이렇게 기다렸습니다.

사자며 새끼 양어린 아이로 대변되는 개체들이 살아가는 이 현실에서 이런 일은 불가능하니 하나의 시적 비유일 터이 비유에서 평화의 왕국이란 본능이 지배하는 이 팍팍한 현실 속에서도 가능하면 다른 사람다른 개체들을 저 자신처럼 생각하고 배려하는 삶을 말하는 것이겠지요.

 

 요즘 한창인 미투운동의 대의도 남자가 여자를여자가 남자를혹은 동성끼리도 서로 상대방을 수단으로 여기지 말고 목적으로 여기자는 데 있을 겁니다그렇다면 이 운동의 방식도 그 본 뜻에 걸맞는 모습으로 진행되었으면 싶습니다가해자로 지목된 남자배우에게 쏟아진 여론의 비난과 심판 그리고 미움은 결국 그를 죽음으로 몰아갔습니다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공자님 말씀은 역시 실천하기 어려운 공염불이지 싶기도 합니다피해자와 사회 그 누구로 부터도 용서받지 못하고 죽어간 그의 마지막 순간아마 지옥도 그런 지옥이 없었을 겁니다최소한 용서라도 받고 죽었어야 할 것을...이토록 비참한 그의 영혼은 안식을 누리지 못하고 구천을 떠돌지도 모르겠습니다.

 

예수-.png 

 

 성서의 한 장면이 떠오릅니다.“모세는 이런 여자에게 돌을 던져 죽이라고 우리에게 명령하였습니다스승님 생각은 어떠하십니까?”예수님은 성난 군중들에게 아무런 대꾸도 않으시고 그저 묵묵히 땅바닥에 손가락으로 무언가 글씨를 쓰십니다무얼 쓰셨을까요.

그리고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가 먼저 저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말씀하시고 또 무언가 쓰시기만 하니 나이 많은 자들부터자리를 떴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나도 너를 단죄하지 않는다가거라그리고 이제부터 다시는 죄짓지 마라.”

 

이번 미투 운동을 통해 여성을 남성의 성적 욕망의 대상으로만 여겨온 그간의 우리 문화는 점차 바뀌어 갈 것입니다부디 이 운동이 가해자를 그저 비난과 미움으로 사회에서 매장시키는데 머물러서는 안되고가해자가 죄를 고백하여 용서받고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타인을 자신의 수단으로 삼지 않는저 이사야서의 평화의 왕국을 향해 한걸음 더 나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미워하지 않고 비판하는 일은 참 어렵기도 합니다.

 

이글은 <공동선> 발행인 김형태 변호사가 3,4월호 권두언으로 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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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언론 사장·내정자 한목소리 “동아투위 자유언론 정신”

최승호 MBC 사장 “동아투위 없었다면 MBC 정상화 없었다”… 동아투위 “文정부, 유신 맞선 10·24 정신 제대로 인정해야”

김도연 기자 riverskim@mediatoday.co.kr  2018년 03월 20일 화요일

한국을 대표하는 공영 언론 사장과 사장 내정자들이 19일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동아투위) 결성 43주년을 맞아 한 자리에 모였다.

유신 독재 시절 동아일보 기자들이 자유 언론을 부르짖자 박정희 정권은 중앙정보부를 통해 동아일보에 ‘광고 탄압’을 가했다. 기자들의 저항이 거세지자 동아일보 사주를 압박해 1975년 3월17일 대량 해직 사태를 유발했다. 거리로 내쫓긴 동아일보·방송 언론인들이 결성한 조직이 바로 동아투위다.

이번 동아투위 기념식은 지난 9년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언론장악을 종식하고 공영 언론이 정상화 첫 발을 딛는 시점에 열리는 행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달랐다.

 

▲ 한국을 대표하는 공영 언론 사장과 사장 내정자들이 19일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결성 43주년을 맞아 한 자리에 모였다. 최승호 MBC 사장이 기념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김도연 기자
▲ 한국을 대표하는 공영 언론 사장과 사장 내정자들이 19일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결성 43주년을 맞아 한 자리에 모였다. 최승호 MBC 사장이 기념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김도연 기자
 
▲ 한국을 대표하는 공영 언론 사장과 사장 내정자들이 19일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결성 43주년을 맞아 한 자리에 모였다. 장해랑 EBS 사장이 기념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김도연 기자
▲ 한국을 대표하는 공영 언론 사장과 사장 내정자들이 19일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결성 43주년을 맞아 한 자리에 모였다. 장해랑 EBS 사장이 기념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김도연 기자
 
촛불 혁명으로 정권이 교체된 뒤 정상화하고 있는 KBS·MBC·EBS·연합뉴스의 사장과 사장 내정자들이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동아투위 기념식에 참석한 것이다. 공영 언론 사장단이 동아투위 기념식에 이처럼 한데 모인 것은 처음이다. 이날 각 언론사 노동조합 대표들도 함께 해 눈길을 끌었다.

 

최승호 MBC 사장은 이날 기념식에서 “동아투위 선배들이 없었다면 자유 언론 정신은 생겨나지 않았을 것이고 저희 MBC 구성원들이 혹독한 어려움을 이겨내지 못했을 것”이라며 “MBC를 잘 가꿔 대한민국 사회가 개혁되는 데 미력하게나마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MBC 정상화의 지난함도 토로했다. 최 사장은 “기존 보도본부 보직자들이 내려가고 다시 후배들이 마이크를 잡으면서 ‘내 할 일을 한 것 같다’고 생각했지만 MBC가 완전히 정상이 되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며 “잃어버린 국민 신뢰는 열심히 노력해서 조금씩 되찾는 길 밖에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도 동아투위 선배들이 ‘좋아지고 있다’고 응원해주실 때 정말 힘이 난다”며 “선배들에게 배운 대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장해랑 EBS 사장은 “다른 말은 필요 없는 것 같다”며 “선배님들 존경하고 사랑한다”고 말했다. 장 사장은 “교육이 바뀌어야 세상이 바뀐다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힌 뒤 “선배들 정신을 잊지 않고 한국사회의 획일적인 교육 패러다임을 바꿔볼 것”이라고 말했다.

 

 

▲ 한국을 대표하는 공영 언론 사장과 사장 내정자들이 19일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결성 43주년을 맞아 한 자리에 모였다. 양승동 KBS 사장 내정자가 기념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김도연 기자
▲ 한국을 대표하는 공영 언론 사장과 사장 내정자들이 19일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결성 43주년을 맞아 한 자리에 모였다. 양승동 KBS 사장 내정자가 기념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김도연 기자
 
▲ 한국을 대표하는 공영 언론 사장과 사장 내정자들이 19일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결성 43주년을 맞아 한 자리에 모였다. 조성부 연합뉴스 사장 내정자가 기념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김도연 기자
▲ 한국을 대표하는 공영 언론 사장과 사장 내정자들이 19일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결성 43주년을 맞아 한 자리에 모였다. 조성부 연합뉴스 사장 내정자가 기념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김도연 기자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는 양승동 KBS 사장 내정자도 “지난 10년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 시간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선배들이 지난 43년 동안 보여주신 의기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조성부 연합뉴스 사장 내정자는 “자유 언론은 지금도 우리 앞에 놓여 있는 과제”라며 “언론 개혁이라는 화두가 제기된 지 20년이 훌쩍 넘었지만 아직도 요원한 일로 남아있다. 연합뉴스가 선두에 서서 국가기간뉴스통신사로서의 역할과 기능을 통해 자유 언론 실천의 시간을 앞당기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기자들이 파업 중인 YTN에서는 최남수 사장 대신 박진수 언론노조 YTN지부장이 참여했다. 최 사장은 동아투위의 초청을 받지 못했다.  

앞서 지난 1월 동아투위를 포함해 각계 원로 단체 인사 227명은 최 사장 퇴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 바 있다. 이는 △노종면 보도국장 재지명 등을 논의했던 지난해 12월 YTN 노사 합의 파기 △과거 MB 칭송 칼럼 논란 △성희롱 트위터 논란 등을 이유로 최 사장 사퇴를 요구하는 언론노조 YTN지부의 투쟁에 공감·연대한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YTN 사측은 “회사는 각계 인사들이 노조의 일방적이고 불법적인 주장을 그대로 수용해 전원 외부 인사가 참여한 사장추천위원회와 이사회를 거쳐 정당하고도 적법하게 선임된 YTN 사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것에 대해 깊은 유감과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 현재 기자들이 파업 중인 YTN에서는 최남수 사장 대신 박진수 언론노조 YTN지부장이 참여했다. 최 사장은 동아투위의 초청을 받지 못했다. 박 지부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김도연 기자
▲ 현재 기자들이 파업 중인 YTN에서는 최남수 사장 대신 박진수 언론노조 YTN지부장이 참여했다. 최 사장은 동아투위의 초청을 받지 못했다. 박 지부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김도연 기자
 
▲ 촛불 혁명으로 정권이 교체된 뒤 정상화하고 있는 KBS·MBC·EBS·연합뉴스의 사장과 사장 내정자들이 19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동아투위 기념식에 참석한 가운데 김종철 동아투위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에 10·24 자유언론실천선언 정신을 국민에게 제대로 알려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진=김도연 기자
▲ 촛불 혁명으로 정권이 교체된 뒤 정상화하고 있는 KBS·MBC·EBS·연합뉴스의 사장과 사장 내정자들이 19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동아투위 기념식에 참석한 가운데 김종철 동아투위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에 10·24 자유언론실천선언 정신을 국민에게 제대로 알려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진=김도연 기자
 
박 지부장은 최 사장에 대해 “부적격 인사가 검증 없이 선임된 뒤 사내 적폐 인사들을 비호하고 있다”고 설명한 뒤 “최남수 사장 퇴진이 없으면 YTN은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다”고 말했다. 

 

박 지부장은 “YTN 정상화가 없다면 대한민국 언론 정상화도 없는 것”이라며 “저희들은 정말 일하고 싶다. 제대로 된 뉴스를 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박 지부장은 “KBS·MBC·연합뉴스 모두 정상화 길로 가고 있는데 YTN은 (MB가 언론 장악을 시도하던) 2008년에 머물고 있다”며 “그래도 동아투위 선배들의 투쟁 정신을 생각하며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다짐했다.  

 

▲ 19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동아투위 기념식에는 재야 운동가 백기완 선생, 이해동 목사, 함세웅 신부(왼쪽부터) 등 동아투위와 연대했던 원로 인사들이 참여해 자리를 빛냈다. 사진=김도연 기자
▲ 19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동아투위 기념식에는 재야 운동가 백기완 선생, 이해동 목사, 함세웅 신부(왼쪽부터) 등 동아투위와 연대했던 원로 인사들이 참여해 자리를 빛냈다. 사진=김도연 기자
 
이날 김종철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가 1974년 동아일보 기자들의 자유언론실천선언과 이듬해 동아투위 결성 등을 제대로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직후 5·18의 역사적 의미를 국민에게 제대로 알렸던 것처럼, 또 4·19혁명 도화선이 됐던 대구 2·28 민주운동을 기렸던 것처럼, 유신에 맞섰던 10·24 자유언론실천선언이 언론과 민족을 일깨우는 역사적 동인이었음을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려주길 소망한다”고 밝혔다. 

이날 기념식에는 재야 운동가 백기완 선생, 이해동 목사, 함세웅 신부 등 동아투위와 연대했던 원로 인사뿐 아니라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관계자들, 전국언론노조, 언론개혁시민연대, 민주언론시민연합 등 언론시민단체 인사 등 100여 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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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조미정상회담, 낙관적 전망의 근거들

[개벽예감 291]다가오는 조미정상회담, 낙관적 전망의 근거들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기사입력: 2018/03/19 [09:18]  최종편집: ⓒ 자주시보
 
 

<차례>

1. ‘핵제국의 폭군’을 44년 만에 정상회담으로 끌어낸다

2. 기대하라, ‘역사적인 타결’과 ‘세계를 위한 가장 위대한 타협’을  

3. 세 가지 요구를 거부할 명분도 없고, 거부할 수도 없다

4. 한반도 안팎에서 성숙된 최적의 조건들

 

 

1. ‘핵제국의 폭군’을 44년 만에 정상회담으로 끌어낸다

 

1974년 8월 27일 제럴드 포드(Gerald R. Ford) 미국 대통령과 헨리 키씬저(Henry A. Kissinger) 국무장관은 니꼴라이 차우쎄스꾸(Nicolae Ceausescu) 루마니아 대통령이 워싱턴에 파견한 바실 푼간(Vasile Pungan) 특사를 접견하였다. 그들 사이에서 다음과 같은 대화가 오갔다.

 

바실 푼간 - “조선이 비공개접촉(confidential contacts)을 하고 싶다는 의사를 미국에게 전해달라는 부탁을 우리에게 보내왔다. 포드 대통령이 원한다면, 차우쎄스꾸 대통령은 비공개접촉이 성사되도록 돕고 싶다고 하였다.”

제럴드 포드 - “당신들의 제의에 감사한다. 키씬저 국무장관과 내가 그 문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하겠다. 그런 접촉에 앞서 선행되어야 하는 것들이 있다. (조선으로부터) 확고한 양해(firm understandings)가 없으면, 우리는 (조미비공개접촉)에 가고 싶지 않다. 키씬저 장관이 (워싱턴주재) 루마니아 대사를 만날 것이다.”

헨리 키씬저 - “우리가 논의한 뒤에 귀국 대사를 통해 우리 생각을 전하겠다.”

바실 푼간 - “조선에게 이를 전하겠다. 좋은 회답을 기대한다.”

 

위의 인용문은 원래 1급 비밀로 분류된 대통령 문서철 비망록(Memorandum for the President's File)에 들어있는 대화록의 일부인데, 2008년 6월에 기밀해제되어 세상에 알려졌다. 위의 인용문에서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사진 1>

 

▲ <사진 1> 위쪽 사진은 1971년 6월 28일 김일성 주석이 평양을 방문한 니꼴라이 차우세스꾸 루마니아 대통령과 상봉하는 장면이다. 아래쪽 사진은 1970년 10월 26일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 부처가 백악관을 방문한 차우세스꾸 루마니아 대통령 부처와 함께 찍은 기념사진이다. 기록에 의하면, 1974년 8월 김일성 주석은 백악관을 방문한 루마니아 대통령 특사를 통해 제럴드 포드 미국 대통령에게 비공개접촉의사를 전했다고 한다. 이것은 조미정상회담을 위한 예비회담을 제안한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그 제안을 거부하였다. 그로부터 44년 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정상회담을 제안하였고, 트럼프 대통령은 그 제안을 즉석에서 아무런 조건 없이 수락하였다.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 40여 년 동안 추진해온 대미전략이 마침내 성공한 것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1) 1974년 8월 김일성 주석이 루마니아를 통해 미국 대통령에게 제안한 비공개접촉은 조미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한 예비회담이다. 미국과 중국은 1972년 2월 21일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하기 전에 그 회담을 준비하기 위한 예비회담을 비공개로 진행한 바 있다. 미중예비회담이 성사되기까지 키씬저는 제3자를 통해 베이징과 연락하려고 애썼다. 이를테면, 키씬저는 1969년부터 1971년까지 야히야 칸(A. M. Yahya Khan) 파키스탄 대통령, 니꼴라이 차우쎄스꾸 루마니아 대통령, 쟝 쌩뜨니(Jean Sainteny) 프랑스 정치인 등의 중재를 통해 저우언라이(周恩來) 중국 총리와 연락하려고 여러 차례 시도하였다. 키씬저가 저우언라이로부터 미국 대통령 또는 대통령 특사의 중국방문을 환영한다는 서한을 받은 날은 1971년 4월 21일이었고, 키씬저가 베이징을 처음 방문한 날은 1971년 7월 9일이었다. 닉슨-마오쩌둥 정상회담이 성사된 때로부터 2년 6개월 뒤 김일성 주석은 루마니아를 통해 닉슨 대통령에게 비공개접촉을 제안한 것이다. 

 

(2) 미국은 조선이 미국과 비공개접촉을 하고 싶으면, 조선이 “확고한 양해”를 해야 한다는 선결조건을 제시하였다. 그것은 미국과 대화를 하고 싶으면 미국에게 머리를 숙이라는 뜻이었다. 44년 전, 자기에게 머리를 숙이라는 미국의 오만한 태도는 2018년 2월까지 지속되었다. 그러나 조선은 미국에게 머리를 숙이고 대화를 구걸하는 일은 절대로 하지 않았다. 조선이 “확고한 양해”를 선결조건으로 제시한 미국의 요구에 응답하지 않자, 포드 대통령은 김일성 주석의 비공개접촉 제안을 거부한다는 의사를 루마니아를 통해 조선에 보냈다.  

 

(3) 비록 미국의 거듭되는 거부와 외면으로 성사되지는 못했으나, 김일성 주석은 1974년부터 조미정상회담을 개최하려는 대미전략을 추진하였다. 조선은 미국을 상대로 최후결전을 벌이려는 대미전략과 조미정상회담을 개최하려는 대미전략을 병행적으로 추진하였다. 조미정상회담을 개최하려는 대미전략의 목표는, 조선의 어법을 빌리면, “조선인민의 철천지 원쑤인 미제”와 화친하려는 것이 아니라, 조미평화협정을 체결하여 “남조선 강점 미제침략군”을 철수시키려는 것이다. 이런 역사적 맥락을 이해하면, 2018년 5월 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미정상회담을 성사시키는 것은 김일성 주석이 시작하였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계승되었던 대미전략을 44년 만에 실현하는 역사적 사변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지난 44년 동안 정세가 변화하였고, 세대가 바뀌었고, 세월이 흘러갔어도 조선의 대미전략이 드팀없이 일관되게 추진되어왔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대미전략의 불변성과 일관성은 오는 5월 말에 열릴 조미정상회담에서 결말을 보게 될 것이다.  

 

미국 대통령이 김일성 주석의 비공개접촉 제안을 거부하였으나, 조미정상회담을 추진하려는 조선의 대미전략은 중단되지 않았다. 1982년 봄 어느 날, 스위스 제네바에 주재하는 각국 외교관들이 한 자리에 모인 회합에서 뜻밖의 일이 일어났다. 제네바주재 조선 대사가 제네바주재 미국 대사에게 다가가더니 불쑥 서류봉투를 내밀면서 영어로 이렇게 말했다. “조선과 미국의 제반 문제를 타결하기 위한 김일성 주석의 제안이 이 문서에 들었으니, 이 문서를 백악관에 전해 주기 바란다.” 미국 대사는 엉겁결에 그 서류봉투를 받고 즉시 미국 국무부에 보고하였는데, 국무부는 서류봉투를 개봉하지 말고 이튿날 제네바주재 조선대표부에 곧바로 돌려보내라고 지시하였다. 미국 대사는 상부의 지시대로 행동하였다. 

 

1982년 6월, 미국 뉴욕에 유엔본부 청사에서 유엔주재 조선대표부 차석대사가 유엔주재 미국대표부 외교관에게 서류봉투를 전달하려고 하였다. 그러자 미국대표부 외교관은 국무부의 지침에 따라 그 서류봉투를 받지 않고 돌아섰다. 당시 미국 국무부가 정해놓은 지침에 따르면, 미국 외교관이 조선 외교관을 접촉하는 것은 금지되었고, 제3국 행사에서 조선 외교관과 우연히 조우하는 경우에도 간단한 인사말 이외에 대화는 나누지 못하게 되어 있었다. 

 

지난 시기 미국이 그처럼 제3국에서 조선 외교관과 우연히 만나는 접촉마저 금하면서, 극단적인 적대관계를 고집해올 수 있었던 것은, 당시 조선이 국가핵무력을 아직 갖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세계의 지배자’라고 자처하는 오만방자한 핵제국은 핵을 갖지 못한 조선을 대등한 지위에서 상대하지 않고 무시하였던 것이다. <사진 2> 

 

▲ <사진 2> 이 사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8년 3월 5일 문재인 대통령이 파견한 방북특사단을 조선로동당 본부 청사에서 접견하고, 그들과 함께 동해 하늘에 떠오르는 눈부신 아침해를 배경으로 찍은 기념사진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접견에서 조미정상회담이 열리면 조미관계개선과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논의할 수 있다는 의사를 표명하였다. 그로써 미국의 대조선적대정책은 충격을 받고 파열되기 시작하였으며, 조선은 오만방자한 '핵제국의 폭군'을 44년 만에 조미정상회담으로 끌어내게 되었다. 이 놀라운 사변은 장장 25년 동안 벌어진 조미핵대결에서 조선이 이룩한 승리가 가져온 놀라운 성과이다. 위의 사진에 나타난 동해 하늘에 떠오르는 아침해는 조국통일의 밝은 미래를 상징한 것으로 보인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러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오만방자한 ‘핵제국의 폭군’을 44년 만에 마침내 조미정상회담으로 끌어내게 되었다. 이 놀라운 사변은 장장 25년 동안 벌어진 조미핵대결에서 조선이 이룩한 승리가 가져온 성과이다. 그 성과는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이 체결된 이후 65년 동안 조선을 고립, 압살하려는 적대관계에 매달려온 미국의 대조선적대정책을 파열시키기 시작하였다. 얼마 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양과 워싱턴을 순차적으로 방문한 정의용 특사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Donald J. Trump) 대통령에게 “조미정상회담에서 조미관계개선과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논의할 수 있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하여 미국의 대조선적대정책은 충격을 받고 파열되기 시작한 것이다. 흔들리지 않을 것 같이 보였던 대조선적대정책에 파열충격을 가하여 ‘핵제국의 폭군’을 44년 만에 정상회담으로 끌어낸다는 이 사실 하나 만으로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승리한 것이다.         

 

 

2. 기대하라, ‘역사적인 타결’과 ‘세계를 위한 가장 위대한 타협’을 

 

승리 뒤에 더 큰 승리가 따라올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조미정상회담과 그에 따른 정세급변과정에서 대승을 거두게 될 것으로 예견된다. 이렇게 서술하면, 현실을 너무 낙관적으로만 보는 게 아니냐고 할 수 있지만, 조미정상회담을 바라보는 낙관적 견해에는 다음과 같은 논거들이 안받침될 수 있다.

 

(1) 조선이 미국과 맞붙은 핵대결에서 승리하였기 때문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조미정상회담과 그에 따른 정세급변과정에서 대승을 거둘 것으로 예견할 수 있다. 되돌아보면, 2000년 10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빌 클린턴(William J. Clinton) 당시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조미정상회담 약속을 받아냈으나, 클린턴 대통령은 그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 그렇게 된 까닭은 당시 조선이 국가핵무력을 개발하던 중이었고, 따라서 미국과 맞붙은 핵대결에서 아직 승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선이 국가핵무력을 완성하여 조미핵대결을 승리로 이끈 오늘, 조미관계는 뒤집혔다. 만일 이번 조미정상회담이 결렬되는 최악의 경우를 가상해도, 조선의 대미전략은 손상을 입지 않을 것이지만, 미국의 대조선전략은 치명상을 입을 것이다. 왜냐하면, 조선은 국가핵무력을 계속 유지, 강화하는 길로 나아가면 되지만, 미국은 태평양작전지대와 미국 본토를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조선의 국가핵무력 앞에서 파탄에 빠진 국가안보를 되살릴 마지막 기회를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조미정상회담이 결렬되는 경우, 미국이 조선에게 ‘군사적 선택방안’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다. 하지만, 그건 기우다. 조미적대관계의 본질에 대해, 그리고 조선의 국가핵무력 실상에 대해 심층적으로 파악하지 못한 사람들이 그런 기우에 사로잡힐 수 있다. 이 글의 길이가 제한되어서, 그 문제를 자세히 설명할 수 없으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발표한 2018년 신년사에 천만마디 설명을 갈음하는 문장이 들어있다.

 

“우리 국가의 핵무력은 미국의 그 어떤 핵위협도 분쇄하고 대응할 수 있으며 미국이 모험적인 불장난을 할 수 없게 제압하는 강력한 억제력으로 됩니다. 미국은 결코 나와 우리 국가를 상대로 전쟁을 걸어오지 못합니다. 미국 본토 전역이 우리의 핵타격사정권 안에 있으며 핵단추가 내 사무실 책장 우에 항상 놓여있다는 것, 이는 결코 위협이 아닌 현실임을 똑바로 알아야 합니다.”  

 

백악관에 두려움을 주고, 전 세계에 큰 파문을 일으킨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핵단추 발언은 25년 조미핵대결이 조선의 승리로 결속되었음을 명료하게 입증하였다. 핵단추 발언이야말로 오만한 ‘핵제국의 폭군’을 조미정상회담으로 끌어낸 극적인 계기인 것이다. 조선의 견지에서 바라보면, 이번에 열릴 조미정상회담은 조미핵대결의 승리로 44년 만에 만들어낸 기회인데, 그런 천금 같은 기회를 얻었으니 ‘조선반도의 근본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하고, 또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바로 이런 근거를 가지고 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미정상회담과 그에 따른 정세급변과정에서 대승을 거두게 될 것으로 낙관한다. <사진 3> 

 

▲ <사진 3> 이 사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7년 12월 8일 백두산 정상에 올라 눈으로 뒤덮힌 백두산 영봉들과 백두산 천지의 장엄한 경관을 배경으로 찍은 기념사진이다.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1월 대사변>을 이루시고 백두산을 찾으셨다"고 보도하였다. 여기서 말하는 '11월 대사변'이란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서 성공한 것을 말한다. 이것은 조선의 국가핵무력이 완성되었음을 전 세계에 알린 놀라운 사변이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선의 국가핵무력이 완성된 직후에 백두산 정상에 오른 것은 '동방의 핵강국'이 '서방의 핵제국'과 벌인 25년 핵대결에서 마침내 승리함으로써 '조선반도의 근본문제'를 해결할 길이 열렸다는 확신을 표명한 것으로 생각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백두산 정상에서 '조선반도의 근본문제'를 해결할 남북정상회담과 조미정상회담을 구상하였을 것이다. 지난날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역사적인 전환을 앞둔 시점에 백두산 정상에 오른 적이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2) 2018년 3월 9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한 바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방북특사단을 접견한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전례 없는 정상회담에서 자신과 만나면, 두 사람은 역사적인 타결(historic breakthrough)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조선의 견지에서 바라보면, 올해 2018년은 미국과 전쟁을 완전히 끝내지 못하고 정전협정을 체결한 때로부터 65년이 되는 해이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통일정부를 세우지 못하고 창건된 때로부터 70년이 되는 해이다. 이처럼 중대한 시기에 김정일 국무위원장이 내린 결심은 올해 반드시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통일국가건설의 결정적 국면을 열어놓으려는 것이고, 그런 결심에 따라 남북정상회담과 조미정상회담을 전격적으로 제안하였던 것으로 생각된다. 다시 말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남북정상회담과 조미정상회담은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통일국가건설의 결정적 국면을 열어놓을 천금 같은 기회로 되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방북특사단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번 조미정상회담에서 ‘역사적인 타결’을 이루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 있게 말했던 것이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이번 조미정상회담은 더없이 중대한 기회이다. 왜냐하면, 조선이 국가핵무력을 완성한 것으로 하여 파탄에 빠진 미국의 국가안보를 조미정상회담에서 되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아래에 열거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들은 조미정상회담이 결렬되지 않고 합의를 이끌어내게 될 것이라는 강한 예감을 안겨준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3월 10일 펜실배니아주에서 열린 정치행사에 참석하여 청중들에게 이번 조미정상회담에서 “세계를 위한 가장 위대한 타협(the greatest deal for the world)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장담했다. 또한 그는 2018년 3월 13일 캘리포니아주 쌘디에고에 있는 해병대항공기지에 모인 수 천 명 장병들 앞에서 연설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지금 우리는 조선과 아주 좋은 일을 하고 있다. 바라건대, 매우 긍정적인 어떤 것이 나올 것이다. 우리는 보게 될 것이다. 우리는 어떤 일에도 준비를 갖추어야 한다. 그러나 나는 어떤 긍정적인 것이 나올 것이라고 정말로 믿는다. 남과 북의 코리아에게 좋을 것이고, 이 나라에게도 좋을 것이다.” 

 

위에 열거한 인용문들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조미정상회담에서 실패는 없고, 성공만 있을 것이라고 서로 확신하고 있다. 바로 이런 근거를 가지고 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미정상회담과 그에 따른 정세급변과정에서 대승을 거두게 될 것으로 낙관하는 것이다.    

 

 

3. 세 가지 요구를 거부할 명분도 없고, 거부할 수도 없다

 

얼마 전 방북특사단 수석대표를 맡았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평양에서 돌아온 직후 취재진에게 밝힌 바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8년 3월 5일 방북특사단을 접견한 자리에서 “북에 대한 위협이 해소되고, 북의 체제안전이 보장된다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 발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방북특사단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중요한 메시지다. 그 메시지는 이번 조미정상회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조선에 대한 미국의 위협을 해소하고, 조선의 안전을 보장하는 결정적인 조치를 제안하게 될 것임을 예고한다. 조선에 대한 미국의 위협을 해소하고, 조선의 안전을 보장하는 결정적인 조치는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4년 신년사에서 “미국과 남조선호전광들은 조선반도와 주변에 핵전쟁장비들을 대대적으로 끌어들여 북침핵전쟁연습을 광란적으로 벌리고 있으며 이로 하여 사소한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도 전면전쟁으로 번질 수 있는 위험한 정세가 조성되고 있습니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 지적에 따르면, 조선에 대한 미국의 위협을 해소하고, 조선의 안전을 보장하는 결정적인 조치는 “미국이 조선반도와 주변에 대대적으로 끌어들인 핵전쟁장비들을 철수하는 것이고, 광란적으로 벌이는 북침핵전쟁연습을 중단하는 것”이다.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한반도에 출현하는 미국의 핵전쟁장비들 가운데 선제타격장비가 있다는 사실이다. 만일 한반도에서 우발적인 무력충돌이 일어나면, 미국은 한국 정부와 상의하지 않고 괌(Guam)의 앤더슨공군기지에서 B-2 스텔스전략폭격기, B-1B 전략폭격기, B-52H 전략폭격기를 대거 출격시켜 조선의 전략거점들을 공습할 선제타격태세를 갖추고 있다. 조선에 대한 선제타격은 주한미국군기지나 주일미국군기지가 아니라 괌의 앤더슨공군기지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미국의 온라인 안보전문지 <내셔널 인터레스트> 2017년 10월 19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2017년 8월 21일부터 9월 30일까지 기간에 공습작전에서 사용할 각종 폭탄 816,393발을 괌의 앤더슨공군기지에 추가로 비축하였다고 한다. 

 

지난해 괌에서 출격한 전략폭격기들이 한반도 상공으로 날아드는 위험한 상황이 계속되자,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화성-12형 중거리탄도미사일로 괌을 포위사격하는 반격작전준비를 명령하였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7년 8월 14일 조선인민군 전략군사령부를 시찰하면서 전략군사령부가 작성한 괌포위사격작전계획을 “오랜 시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포위사격준비태세를 검열하였으며, “괌포위사격준비를 끝마치고 당중앙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다”는 전략군사령관의 보고를 받고 “대단히 만족하다”고 하였고, “조선반도지역에서 정세를 완화시키고 위험한 군사적 충돌을 막자면 우리 주변에 수많은 핵전략장비들을 끌어다놓고 불집을 일으킨 미국이 먼저 올바른 선택을 하고 행동으로 보여주어야 할 것”이라고 말하였다고 한다. <사진 4>

 

▲ <사진 4> 이 사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7년 8월 14일 조선인민군 전략군사령부 작전실에서 괌포위사격계획을 검열하는 장면이다. 미국이 괌의 앤더슨공군기지에서 전략폭격기들을 한반도 상공으로 출격시켜 조선을 위협하고 있었던 당시 상황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그에 대한 반격작전계획을 준비하였다. 괌은 조선에게 직접적인 핵위협을 가하는 핵심적인 군사전략기지이므로, 그곳에 배치된 핵전쟁장비들이 철수되어야 한반도의 안전이 보장된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이 괌에 배치한 핵전쟁장비들을 철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인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방도는 미국이 대조선적대정책을 폐기하는 것밖에 없다. 그것은 미국이 대조선전쟁연습을 중단하고,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조미관계를 정상화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조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그 세 가지 요구를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세 가지 요구를 거부할 명분도 없고, 거부할 수도 없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런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조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조선전쟁연습을 중단하라고 요구할 것이지만, 한반도와 그 주변에 배치한 핵전쟁장비들을 철수하라고 요구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미국이 한국, 일본, 괌에 배치한 핵전쟁장비들을 철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만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국, 일본, 괌에 배치된 핵전쟁장비들을 철수하라고 요구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펄쩍 뛸 것이다. 

조미정상회담 이후 미국이 대조선전쟁연습을 완전히 중단한다고 해도, 한국, 일본, 괌에 배치된 핵전쟁장비들이 그대로 남아있으면 조선에 대한 미국의 핵위협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 미결로 남을 문제로 된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방도는 미국이 대조선적대정책을 폐기하는 것밖에 없다. 미국이 대조선적대정책을 폐기하는 것은 대조선전쟁연습을 중단하고,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조미관계를 정상화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조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조선전쟁연습 중단, 평화협정 체결, 조미관계정상화를 요구할 것으로 예견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세 가지 요구를 거부할 명분도 없고, 거부할 수도 없다. 

 

 

4. 한반도 안팎에서 성숙된 최적의 조건들

 

조미정상회담에서는 어느 한 쪽의 요구만 일방적으로 관철되지 않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비핵화를 요구할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조선의 핵무기를 완전히, 검증가능하게, 되돌릴 수 없게 폐기하라고 요구하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조선의 핵무기를 완전히, 검증가능하게, 되돌릴 수 없게 폐기하여 조선인민군 전략군을 해체시키는 비핵화는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7년 신년사에서 “지난해에 주체조선의 국방력 강화에서 획기적 전환이 이룩되여 우리 조국이 그 어떤 강적도 감히 건드릴 수 없는 동방의 핵강국, 군사강국으로 솟구쳐 올랐습니다”라고 지적하면서, “핵무기연구부문과 로케트공업부문에서는 이미 그 위력과 신뢰성이 확고히 담보된 핵탄두들과 탄도로케트들을 대량생산하여 실전배치하는 사업에 박차를 가해나가야 합니다. 또한 적들의 핵전쟁책동에 대처한 즉시적인 핵반격작전태세를 항상 유지하도록 하여야 하겠습니다”라고 언명하였다.  

 

위에 인용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그런 지적과 언명은 ‘동방의 핵강국’으로 등장한 조선이 국가핵무력을 어떤 경우에도 폐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말해준다. 그러므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조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장거리탄도미사일발사와 핵시험을 중단하고, 녕변핵시설단지를 국제원자력기구 감시체계로 복귀시키겠다고 하면서, 미국 본토 전역을 초토화할 수 있는 열핵탄두를 폐기하는 핵감축안을 제안할 것으로 예견된다. <사진 5> 

 

▲ <사진 5> 이 사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7년 9월 2일 핵무기병기화사업을 지도하는 장면이다. 사진 속에 나타난 은백색 원통형 물체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전투부에 장착할 열핵탄두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열핵탄두를 살펴본 이튿날인 2017년 9월 3일 정오 만탑산 지하핵시험장에서 바로 그 열핵탄두를 터뜨린 기폭시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어 전 세계를 놀라게 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3월 14일 공화당 상원의원을 위한 선거비용모금행사에서 연설하면서 조선의 열핵탄두 기폭시험으로 거대한 산이 움직였다고 하면서 놀라움을 표하였다. 조미정상회담이 열리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충격을 안겨준 바로 그 열핵탄두,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장착하여 미국 본토 전역을 초토화할 수 있는 바로 그 열핵탄두를 폐기하는 핵감축안을 제안할 것으로 예견된다. 그러면 그에 상응하여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주한미국군 철수요구를 받아들여야 한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조선이 중장거리탄도미사일발사와 핵시험을 중단하고, 녕변핵시설단지를 국제원자력기구 감시체계로 복귀시키겠다고 약속하고, 열핵탄두를 폐기하는 핵감축안을 제안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그에 상응하여 평화협정 체결, 조미관계정상화, 주한미국군 철수를 약속하라고 요구할 것이다. 

 

이런 맥락을 살펴보면, 조미정상회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가장 중시할 의제는 주한미국군 철수이며,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중시할 의제는 조선의 열핵탄두 폐기라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조미정상회담에서 철군과 열핵탄두 폐기를 서로 맞바꾸는 역사적 타결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견할 수 있다. 

 

조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철군요구에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를 예상하려면, 다음과 같은 사실들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1) 며칠 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헌법을 개정하여 장기집권의 길에 들어섰다. 그는 장기집권으로 ‘중국몽(中國夢)’을 실현하려고 한다. ‘중국몽’에는 여러 가지 목표들이 제시되는데, 그 가운데서 돋보이는 목표는 대만통합과 태평양진출이다. 그런데 중국이 대만통합과 태평양진출을 추진하면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미국과 갈등할 수밖에 없다. 그 두 바다에서 중국과 미국의 심각한 갈등은 이미 시작되었다. 이런 심각한 사태에 대처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은 태평양작전지대의 해군력과 공군력을 대폭 증강하는 중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미국은 일본-대만-필리핀-베트남으로 이어지는 대중차단선을 구축하고, 일본자위대와 오스트레일리아군의 해군력, 공군력을 대중차단선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한미연합군이 미국의 대중차단선에서 제외된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한미연합군은 중국인민해방군이 아니라 전적으로 조선인민군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시진핑 주석이 대만통합준비와 태평양진출전략을 가속화할수록 한미연합군의 존재가치는 대폭 감소된다. 일본-대만-필리핀-베트남으로 이어지는 대중차단선을 구축하는데 전력해야 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어서 존재가치가 감소된 한미연합군은 거추장스러운 존재로 된다.   

 

주목되는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중차단선을 구축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을 조미정상회담으로 끌어내어 주한미국군 철수를 강하게 요구하게 된다는 점이다. 조미정상회담이 한미연합군의 존재가치가 감소되는 상황에서 열리는 것은 절묘한 시기적 일치가 아닐 수 없다.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고조되는 중국과 미국의 갈등사태에 대처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은 대중차단선을 구축하는 데서 무익하고, 거추장스러운 한미연합군을 해체하고, 주한미국군을 철수하는 전향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다.      

 

(2) 조미정상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생명이 걸린 중대사이다. 만일 조미정상회담이 결렬되면, 그의 정치생명은 끝나게 된다. 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조미정상회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철군요구를 거절하면, 조미정상회담은 결렬되고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생명은 끝날 것이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철군요구가 싫지만, 그것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조미정상회담을 결렬시키는 한이 있더라도 철군요구는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지만, 아래에 서술하는 몇 가지 사실들은 그런 견해가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판단착오라는 점을 일깨워준다.  

 

<워싱턴포스트> 2018년 3월 15일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상원의원을 위한 선거비용모금행사에서 연설하면서 “지금 우리는 그들(한국을 지칭함-옮긴이)과의 무역에서 매우 큰 적자를 보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그들을 보호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무역에서도 돈을 잃고, 군대에서도 돈을 잃고 있다. 지금 남북코리아 경계선에는 우리 군인 32,000명이 있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두고 보자”고 말했다고 한다. 이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 도중에 즉흥적으로 꺼내놓은 ‘지나가는 발언’이 아니다. 그는 이미 대선후보시절부터 주한미국군 철수문제를 언급한 바 있다. 이를테면, 그는 2016년 5월 4일 미국 텔레비전방송 <CNN>과 대담하면서 한국, 일본, 독일이 미국군 주둔비용을 100% 부담하지 않으면, 그 지역들에 주둔하는 미국군을 철수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연합뉴스> 2016년 5월 16일 보도에 따르면, 당시 트럼프 대선후보의 외교담당보좌관으로 일했던 왈리드 파레스(Walid Phares)는 <연합뉴스> 취재기자와 대담하면서 “트럼프는 수십 년간 협상을 해본 경험이 있는 사업가다. 모든 것을 테이블에 올려놓을 것이다. 주한미군 철수는 마지막 시나리오다. 트럼프가 마지막 시나리오에 곧장 뛰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 트럼프 대통령은 2년 전 왈리드 파레스가 예상하였던 주한미국군을 철수하는 ‘마지막 씨나리오’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왜냐하면, 주한미국군을 유지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대중차단선을 구축하기 위한 시급하고, 방대한 사업에로 돌려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고, 조미정상회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철군요구를 거부할 수 없기 때문이고, 그 참에 주한미국군방위비분담금협정이 2018년 말에 종료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주한미국군을 계속 주둔시킬 조건은 하나둘씩 사라지고, 전면적으로 철수할 조건만 조성된 것이다. 주한미국군 철수는 연방의회의 승인도 필요가 없으므로, 대통령 명령서 한 장이면 즉각 실행에 옮길 수 있다.  

 

조선의 견지에서 바라보면, “남조선 강점 미제침략군” 철수는 조선이 지난 40여 년 동안 허리띠를 조이고 피땀을 흘리며 국가핵무력을 개발해온 목적이며, 조선이 지난 40여 년 동안 미국 대통령을 정상회담으로 끌어내려고 힘써온 목적이다. 그런데 지금 그 목적을 달성할 최적의 조건이 한반도 안팎에서 성숙되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조미정상회담으로 마련된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그 목적을 달성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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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로 개헌안 발의 시점 못 박은 문 대통령, “국회에 주는 마지막 기회”

20일부터 3일간 헌법전문·기본권·정부형태 등 개헌 내용 잇따라 공개

최지현 기자 cjh@vop.co.kr
발행 2018-03-19 10:51:39
수정 2018-03-19 11: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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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자료사진.
문재인 대통령 자료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은 오는 26일 헌법 개정안을 발의할 수 있도록 준비에 만전을 기할 것을 지시했다. 국회 상황 등을 고려한 결정이다.

진성준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은 19일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절차와 기간을 준수하되 국회가 개헌에 합의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드리기 위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당초 문 대통령은 22일부터 28일까지의 베트남·아랍에미리트(UAE) 순방 일정을 감안해 귀국 후에 개헌안을 발의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고 진 비서관은 전했다. 이르면 순방 전인 21일에 발의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었다.

하지만 헌법이 정한 국회 심의기간 60일을 보장해 달라는 당의 요청을 수용해, ‘지방선거 동시 개헌 국민투표를 위한 대통령 개헌안 발의의 마지막 시한’인 26일로 발의 시점을 최종 결정했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21일로 예고된 개헌 발의를 26일로 미뤄줄 것을 대통령께 정중히 요청드린다”고 밝힌 바 있다.

 

6월 13일 지방선거 동시 개헌 국민투표를 이루기 위해선 국회 심의·의결에 최대 60일, 그리고 국민투표 공고에 최대 18일이 필요하다. 선거일로부터 78일(60+18일)을 역산한 마지노선이 3월 26일이 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26일에 개헌안 발의와 공고가 다 한꺼번에 이뤄져야 한다. 그리고 국회 의결과 동시에 공고가 이뤄져야 한다”며 “그럴 때 6월 13일 선거일에 국민투표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오른쪽)가 14일 오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개헌 논의를 위한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모두발언 없이 곧바로 회동에 들어갈 것을 제안하고 있다. 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오른쪽)가 14일 오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개헌 논의를 위한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모두발언 없이 곧바로 회동에 들어갈 것을 제안하고 있다. 자료사진.ⓒ정의철 기자

또한 문 대통령은 개헌안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서 ‘대통령의 개헌안’을 분야 별로 국민들에게 상세히 설명할 것을 지시했다고 진 비서관이 전했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20일에 개정할 헌법 전문과 기본권에 관한 사항, 21일에는 지방분권과 국민주권에 관한 사항, 22일에는 정부형태 등 헌법기관의 권한과 관련된 사항을 연이어 공개할 방침이다. 부칙을 포함해 개헌안을 전부 공개하는 셈이다. 발표는 조국 민정수석이 담당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꺼번에 다 공개하면 개헌 내용이 너무 많아서 국민에게 소상히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데 제약이 있다”며 “나눠서 공개해야 기본권이나 지방분권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높일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방선거 동시 개헌 투표 전제로 국회서 합의안 나오면
대통령 개헌안 발의는 철회할 듯

더 나아가 문 대통령은 “마지막까지 국회의 합의를 존중할 것”이라는 입장을 천명하면서 “국회가 신속하게 논의하고 합의해 줄 것”을 재차 당부했다고 진 비서관이 전했다.

진 비서관은 “청와대는 국회의 합의를 기다리면서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되 임시 국무회의 등 발의에 필요한 준비를 철저히 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국회의 협조를 구하기 위해 국회 연설, 각 정당 원내대표 초청 대화 등 다양한 방식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회가 되는대로 개헌의 당위성과 개헌 내용, 방향에 대해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야권을 중심으로 ‘대통령 개헌 발의’에 부정적인 여론이 나오고 있는 데 대해선 “헌법은 대통령과 국회 모두에게 개헌 발의권을 두고 있다”며 “대통령이 발의한다고 해서 국회 논의가 그 순간에 종료되는 게 아니고, 국회는 그와 별도로 얼마든지 논의하고 합의할 시간 있기 때문에 그것을 반대한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지방선거 동시 개헌 국민투표’를 전제로 국회에서 개헌에 대한 합의안이 나올 경우 대통령 발의권 행사를 철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회에서 개헌안을 합의한다면 문 대통령은 그걸 존중할 것”이라며 “상황을 봐야겠지만, 그럴 경우 대통령이 발의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를 존중한다는 게 문 대통령의 일반적인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만약 국회가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를 하기로 합의할 경우 국회의 개헌안 발의 마지노선은 4월 28일이 될 것으로 청와대는 추산하고 있다.

현행 헌법에는 국회에서 개헌안이 발의되면 20일 동안 공고하도록 돼 있다. 공고 기간이 지나면 국회에서 의결을 하게 된다. 이후 다시 18일 동안 국민투표를 실시한다는 공고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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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조미정상회담, 낙관적 전망의 근거들

[개벽예감 291]다가오는 조미정상회담, 낙관적 전망의 근거들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기사입력: 2018/03/19 [09:18]  최종편집: ⓒ 자주시보
 
 

<차례>

1. ‘핵제국의 폭군’을 44년 만에 정상회담으로 끌어낸다

2. 기대하라, ‘역사적인 타결’과 ‘세계를 위한 가장 위대한 타협’을  

3. 세 가지 요구를 거부할 명분도 없고, 거부할 수도 없다

4. 한반도 안팎에서 성숙된 최적의 조건들

 

 

1. ‘핵제국의 폭군’을 44년 만에 정상회담으로 끌어낸다

 

1974년 8월 27일 제럴드 포드(Gerald R. Ford) 미국 대통령과 헨리 키씬저(Henry A. Kissinger) 국무장관은 니꼴라이 차우쎄스꾸(Nicolae Ceausescu) 루마니아 대통령이 워싱턴에 파견한 바실 푼간(Vasile Pungan) 특사를 접견하였다. 그들 사이에서 다음과 같은 대화가 오갔다.

 

바실 푼간 - “조선이 비공개접촉(confidential contacts)을 하고 싶다는 의사를 미국에게 전해달라는 부탁을 우리에게 보내왔다. 포드 대통령이 원한다면, 차우쎄스꾸 대통령은 비공개접촉이 성사되도록 돕고 싶다고 하였다.”

제럴드 포드 - “당신들의 제의에 감사한다. 키씬저 국무장관과 내가 그 문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하겠다. 그런 접촉에 앞서 선행되어야 하는 것들이 있다. (조선으로부터) 확고한 양해(firm understandings)가 없으면, 우리는 (조미비공개접촉)에 가고 싶지 않다. 키씬저 장관이 (워싱턴주재) 루마니아 대사를 만날 것이다.”

헨리 키씬저 - “우리가 논의한 뒤에 귀국 대사를 통해 우리 생각을 전하겠다.”

바실 푼간 - “조선에게 이를 전하겠다. 좋은 회답을 기대한다.”

 

위의 인용문은 원래 1급 비밀로 분류된 대통령 문서철 비망록(Memorandum for the President's File)에 들어있는 대화록의 일부인데, 2008년 6월에 기밀해제되어 세상에 알려졌다. 위의 인용문에서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사진 1>

 

▲ <사진 1> 위쪽 사진은 1971년 6월 28일 김일성 주석이 평양을 방문한 니꼴라이 차우세스꾸 루마니아 대통령과 상봉하는 장면이다. 아래쪽 사진은 1970년 10월 26일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 부처가 백악관을 방문한 차우세스꾸 루마니아 대통령 부처와 함께 찍은 기념사진이다. 기록에 의하면, 1974년 8월 김일성 주석은 백악관을 방문한 루마니아 대통령 특사를 통해 제럴드 포드 미국 대통령에게 비공개접촉의사를 전했다고 한다. 이것은 조미정상회담을 위한 예비회담을 제안한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그 제안을 거부하였다. 그로부터 44년 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정상회담을 제안하였고, 트럼프 대통령은 그 제안을 즉석에서 아무런 조건 없이 수락하였다.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 40여 년 동안 추진해온 대미전략이 마침내 성공한 것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1) 1974년 8월 김일성 주석이 루마니아를 통해 미국 대통령에게 제안한 비공개접촉은 조미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한 예비회담이다. 미국과 중국은 1972년 2월 21일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하기 전에 그 회담을 준비하기 위한 예비회담을 비공개로 진행한 바 있다. 미중예비회담이 성사되기까지 키씬저는 제3자를 통해 베이징과 연락하려고 애썼다. 이를테면, 키씬저는 1969년부터 1971년까지 야히야 칸(A. M. Yahya Khan) 파키스탄 대통령, 니꼴라이 차우쎄스꾸 루마니아 대통령, 쟝 쌩뜨니(Jean Sainteny) 프랑스 정치인 등의 중재를 통해 저우언라이(周恩來) 중국 총리와 연락하려고 여러 차례 시도하였다. 키씬저가 저우언라이로부터 미국 대통령 또는 대통령 특사의 중국방문을 환영한다는 서한을 받은 날은 1971년 4월 21일이었고, 키씬저가 베이징을 처음 방문한 날은 1971년 7월 9일이었다. 닉슨-마오쩌둥 정상회담이 성사된 때로부터 2년 6개월 뒤 김일성 주석은 루마니아를 통해 닉슨 대통령에게 비공개접촉을 제안한 것이다. 

 

(2) 미국은 조선이 미국과 비공개접촉을 하고 싶으면, 조선이 “확고한 양해”를 해야 한다는 선결조건을 제시하였다. 그것은 미국과 대화를 하고 싶으면 미국에게 머리를 숙이라는 뜻이었다. 44년 전, 자기에게 머리를 숙이라는 미국의 오만한 태도는 2018년 2월까지 지속되었다. 그러나 조선은 미국에게 머리를 숙이고 대화를 구걸하는 일은 절대로 하지 않았다. 조선이 “확고한 양해”를 선결조건으로 제시한 미국의 요구에 응답하지 않자, 포드 대통령은 김일성 주석의 비공개접촉 제안을 거부한다는 의사를 루마니아를 통해 조선에 보냈다.  

 

(3) 비록 미국의 거듭되는 거부와 외면으로 성사되지는 못했으나, 김일성 주석은 1974년부터 조미정상회담을 개최하려는 대미전략을 추진하였다. 조선은 미국을 상대로 최후결전을 벌이려는 대미전략과 조미정상회담을 개최하려는 대미전략을 병행적으로 추진하였다. 조미정상회담을 개최하려는 대미전략의 목표는, 조선의 어법을 빌리면, “조선인민의 철천지 원쑤인 미제”와 화친하려는 것이 아니라, 조미평화협정을 체결하여 “남조선 강점 미제침략군”을 철수시키려는 것이다. 이런 역사적 맥락을 이해하면, 2018년 5월 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미정상회담을 성사시키는 것은 김일성 주석이 시작하였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계승되었던 대미전략을 44년 만에 실현하는 역사적 사변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지난 44년 동안 정세가 변화하였고, 세대가 바뀌었고, 세월이 흘러갔어도 조선의 대미전략이 드팀없이 일관되게 추진되어왔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대미전략의 불변성과 일관성은 오는 5월 말에 열릴 조미정상회담에서 결말을 보게 될 것이다.  

 

미국 대통령이 김일성 주석의 비공개접촉 제안을 거부하였으나, 조미정상회담을 추진하려는 조선의 대미전략은 중단되지 않았다. 1982년 봄 어느 날, 스위스 제네바에 주재하는 각국 외교관들이 한 자리에 모인 회합에서 뜻밖의 일이 일어났다. 제네바주재 조선 대사가 제네바주재 미국 대사에게 다가가더니 불쑥 서류봉투를 내밀면서 영어로 이렇게 말했다. “조선과 미국의 제반 문제를 타결하기 위한 김일성 주석의 제안이 이 문서에 들었으니, 이 문서를 백악관에 전해 주기 바란다.” 미국 대사는 엉겁결에 그 서류봉투를 받고 즉시 미국 국무부에 보고하였는데, 국무부는 서류봉투를 개봉하지 말고 이튿날 제네바주재 조선대표부에 곧바로 돌려보내라고 지시하였다. 미국 대사는 상부의 지시대로 행동하였다. 

 

1982년 6월, 미국 뉴욕에 유엔본부 청사에서 유엔주재 조선대표부 차석대사가 유엔주재 미국대표부 외교관에게 서류봉투를 전달하려고 하였다. 그러자 미국대표부 외교관은 국무부의 지침에 따라 그 서류봉투를 받지 않고 돌아섰다. 당시 미국 국무부가 정해놓은 지침에 따르면, 미국 외교관이 조선 외교관을 접촉하는 것은 금지되었고, 제3국 행사에서 조선 외교관과 우연히 조우하는 경우에도 간단한 인사말 이외에 대화는 나누지 못하게 되어 있었다. 

 

지난 시기 미국이 그처럼 제3국에서 조선 외교관과 우연히 만나는 접촉마저 금하면서, 극단적인 적대관계를 고집해올 수 있었던 것은, 당시 조선이 국가핵무력을 아직 갖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세계의 지배자’라고 자처하는 오만방자한 핵제국은 핵을 갖지 못한 조선을 대등한 지위에서 상대하지 않고 무시하였던 것이다. <사진 2> 

 

▲ <사진 2> 이 사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8년 3월 5일 문재인 대통령이 파견한 방북특사단을 조선로동당 본부 청사에서 접견하고, 그들과 함께 동해 하늘에 떠오르는 눈부신 아침해를 배경으로 찍은 기념사진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접견에서 조미정상회담이 열리면 조미관계개선과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논의할 수 있다는 의사를 표명하였다. 그로써 미국의 대조선적대정책은 충격을 받고 파열되기 시작하였으며, 조선은 오만방자한 '핵제국의 폭군'을 44년 만에 조미정상회담으로 끌어내게 되었다. 이 놀라운 사변은 장장 25년 동안 벌어진 조미핵대결에서 조선이 이룩한 승리가 가져온 놀라운 성과이다. 위의 사진에 나타난 동해 하늘에 떠오르는 아침해는 조국통일의 밝은 미래를 상징한 것으로 보인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러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오만방자한 ‘핵제국의 폭군’을 44년 만에 마침내 조미정상회담으로 끌어내게 되었다. 이 놀라운 사변은 장장 25년 동안 벌어진 조미핵대결에서 조선이 이룩한 승리가 가져온 성과이다. 그 성과는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이 체결된 이후 65년 동안 조선을 고립, 압살하려는 적대관계에 매달려온 미국의 대조선적대정책을 파열시키기 시작하였다. 얼마 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양과 워싱턴을 순차적으로 방문한 정의용 특사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Donald J. Trump) 대통령에게 “조미정상회담에서 조미관계개선과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논의할 수 있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하여 미국의 대조선적대정책은 충격을 받고 파열되기 시작한 것이다. 흔들리지 않을 것 같이 보였던 대조선적대정책에 파열충격을 가하여 ‘핵제국의 폭군’을 44년 만에 정상회담으로 끌어낸다는 이 사실 하나 만으로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승리한 것이다.         

 

 

2. 기대하라, ‘역사적인 타결’과 ‘세계를 위한 가장 위대한 타협’을 

 

승리 뒤에 더 큰 승리가 따라올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조미정상회담과 그에 따른 정세급변과정에서 대승을 거두게 될 것으로 예견된다. 이렇게 서술하면, 현실을 너무 낙관적으로만 보는 게 아니냐고 할 수 있지만, 조미정상회담을 바라보는 낙관적 견해에는 다음과 같은 논거들이 안받침될 수 있다.

 

(1) 조선이 미국과 맞붙은 핵대결에서 승리하였기 때문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조미정상회담과 그에 따른 정세급변과정에서 대승을 거둘 것으로 예견할 수 있다. 되돌아보면, 2000년 10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빌 클린턴(William J. Clinton) 당시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조미정상회담 약속을 받아냈으나, 클린턴 대통령은 그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 그렇게 된 까닭은 당시 조선이 국가핵무력을 개발하던 중이었고, 따라서 미국과 맞붙은 핵대결에서 아직 승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선이 국가핵무력을 완성하여 조미핵대결을 승리로 이끈 오늘, 조미관계는 뒤집혔다. 만일 이번 조미정상회담이 결렬되는 최악의 경우를 가상해도, 조선의 대미전략은 손상을 입지 않을 것이지만, 미국의 대조선전략은 치명상을 입을 것이다. 왜냐하면, 조선은 국가핵무력을 계속 유지, 강화하는 길로 나아가면 되지만, 미국은 태평양작전지대와 미국 본토를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조선의 국가핵무력 앞에서 파탄에 빠진 국가안보를 되살릴 마지막 기회를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조미정상회담이 결렬되는 경우, 미국이 조선에게 ‘군사적 선택방안’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다. 하지만, 그건 기우다. 조미적대관계의 본질에 대해, 그리고 조선의 국가핵무력 실상에 대해 심층적으로 파악하지 못한 사람들이 그런 기우에 사로잡힐 수 있다. 이 글의 길이가 제한되어서, 그 문제를 자세히 설명할 수 없으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발표한 2018년 신년사에 천만마디 설명을 갈음하는 문장이 들어있다.

 

“우리 국가의 핵무력은 미국의 그 어떤 핵위협도 분쇄하고 대응할 수 있으며 미국이 모험적인 불장난을 할 수 없게 제압하는 강력한 억제력으로 됩니다. 미국은 결코 나와 우리 국가를 상대로 전쟁을 걸어오지 못합니다. 미국 본토 전역이 우리의 핵타격사정권 안에 있으며 핵단추가 내 사무실 책장 우에 항상 놓여있다는 것, 이는 결코 위협이 아닌 현실임을 똑바로 알아야 합니다.”  

 

백악관에 두려움을 주고, 전 세계에 큰 파문을 일으킨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핵단추 발언은 25년 조미핵대결이 조선의 승리로 결속되었음을 명료하게 입증하였다. 핵단추 발언이야말로 오만한 ‘핵제국의 폭군’을 조미정상회담으로 끌어낸 극적인 계기인 것이다. 조선의 견지에서 바라보면, 이번에 열릴 조미정상회담은 조미핵대결의 승리로 44년 만에 만들어낸 기회인데, 그런 천금 같은 기회를 얻었으니 ‘조선반도의 근본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하고, 또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바로 이런 근거를 가지고 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미정상회담과 그에 따른 정세급변과정에서 대승을 거두게 될 것으로 낙관한다. <사진 3> 

 

▲ <사진 3> 이 사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7년 12월 8일 백두산 정상에 올라 눈으로 뒤덮힌 백두산 영봉들과 백두산 천지의 장엄한 경관을 배경으로 찍은 기념사진이다.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1월 대사변>을 이루시고 백두산을 찾으셨다"고 보도하였다. 여기서 말하는 '11월 대사변'이란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서 성공한 것을 말한다. 이것은 조선의 국가핵무력이 완성되었음을 전 세계에 알린 놀라운 사변이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선의 국가핵무력이 완성된 직후에 백두산 정상에 오른 것은 '동방의 핵강국'이 '서방의 핵제국'과 벌인 25년 핵대결에서 마침내 승리함으로써 '조선반도의 근본문제'를 해결할 길이 열렸다는 확신을 표명한 것으로 생각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백두산 정상에서 '조선반도의 근본문제'를 해결할 남북정상회담과 조미정상회담을 구상하였을 것이다. 지난날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역사적인 전환을 앞둔 시점에 백두산 정상에 오른 적이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2) 2018년 3월 9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한 바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방북특사단을 접견한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전례 없는 정상회담에서 자신과 만나면, 두 사람은 역사적인 타결(historic breakthrough)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조선의 견지에서 바라보면, 올해 2018년은 미국과 전쟁을 완전히 끝내지 못하고 정전협정을 체결한 때로부터 65년이 되는 해이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통일정부를 세우지 못하고 창건된 때로부터 70년이 되는 해이다. 이처럼 중대한 시기에 김정일 국무위원장이 내린 결심은 올해 반드시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통일국가건설의 결정적 국면을 열어놓으려는 것이고, 그런 결심에 따라 남북정상회담과 조미정상회담을 전격적으로 제안하였던 것으로 생각된다. 다시 말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남북정상회담과 조미정상회담은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통일국가건설의 결정적 국면을 열어놓을 천금 같은 기회로 되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방북특사단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번 조미정상회담에서 ‘역사적인 타결’을 이루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 있게 말했던 것이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이번 조미정상회담은 더없이 중대한 기회이다. 왜냐하면, 조선이 국가핵무력을 완성한 것으로 하여 파탄에 빠진 미국의 국가안보를 조미정상회담에서 되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아래에 열거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들은 조미정상회담이 결렬되지 않고 합의를 이끌어내게 될 것이라는 강한 예감을 안겨준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3월 10일 펜실배니아주에서 열린 정치행사에 참석하여 청중들에게 이번 조미정상회담에서 “세계를 위한 가장 위대한 타협(the greatest deal for the world)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장담했다. 또한 그는 2018년 3월 13일 캘리포니아주 쌘디에고에 있는 해병대항공기지에 모인 수 천 명 장병들 앞에서 연설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지금 우리는 조선과 아주 좋은 일을 하고 있다. 바라건대, 매우 긍정적인 어떤 것이 나올 것이다. 우리는 보게 될 것이다. 우리는 어떤 일에도 준비를 갖추어야 한다. 그러나 나는 어떤 긍정적인 것이 나올 것이라고 정말로 믿는다. 남과 북의 코리아에게 좋을 것이고, 이 나라에게도 좋을 것이다.” 

 

위에 열거한 인용문들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조미정상회담에서 실패는 없고, 성공만 있을 것이라고 서로 확신하고 있다. 바로 이런 근거를 가지고 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미정상회담과 그에 따른 정세급변과정에서 대승을 거두게 될 것으로 낙관하는 것이다.    

 

 

3. 세 가지 요구를 거부할 명분도 없고, 거부할 수도 없다

 

얼마 전 방북특사단 수석대표를 맡았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평양에서 돌아온 직후 취재진에게 밝힌 바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8년 3월 5일 방북특사단을 접견한 자리에서 “북에 대한 위협이 해소되고, 북의 체제안전이 보장된다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 발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방북특사단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중요한 메시지다. 그 메시지는 이번 조미정상회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조선에 대한 미국의 위협을 해소하고, 조선의 안전을 보장하는 결정적인 조치를 제안하게 될 것임을 예고한다. 조선에 대한 미국의 위협을 해소하고, 조선의 안전을 보장하는 결정적인 조치는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4년 신년사에서 “미국과 남조선호전광들은 조선반도와 주변에 핵전쟁장비들을 대대적으로 끌어들여 북침핵전쟁연습을 광란적으로 벌리고 있으며 이로 하여 사소한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도 전면전쟁으로 번질 수 있는 위험한 정세가 조성되고 있습니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 지적에 따르면, 조선에 대한 미국의 위협을 해소하고, 조선의 안전을 보장하는 결정적인 조치는 “미국이 조선반도와 주변에 대대적으로 끌어들인 핵전쟁장비들을 철수하는 것이고, 광란적으로 벌이는 북침핵전쟁연습을 중단하는 것”이다.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한반도에 출현하는 미국의 핵전쟁장비들 가운데 선제타격장비가 있다는 사실이다. 만일 한반도에서 우발적인 무력충돌이 일어나면, 미국은 한국 정부와 상의하지 않고 괌(Guam)의 앤더슨공군기지에서 B-2 스텔스전략폭격기, B-1B 전략폭격기, B-52H 전략폭격기를 대거 출격시켜 조선의 전략거점들을 공습할 선제타격태세를 갖추고 있다. 조선에 대한 선제타격은 주한미국군기지나 주일미국군기지가 아니라 괌의 앤더슨공군기지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미국의 온라인 안보전문지 <내셔널 인터레스트> 2017년 10월 19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2017년 8월 21일부터 9월 30일까지 기간에 공습작전에서 사용할 각종 폭탄 816,393발을 괌의 앤더슨공군기지에 추가로 비축하였다고 한다. 

 

지난해 괌에서 출격한 전략폭격기들이 한반도 상공으로 날아드는 위험한 상황이 계속되자,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화성-12형 중거리탄도미사일로 괌을 포위사격하는 반격작전준비를 명령하였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7년 8월 14일 조선인민군 전략군사령부를 시찰하면서 전략군사령부가 작성한 괌포위사격작전계획을 “오랜 시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포위사격준비태세를 검열하였으며, “괌포위사격준비를 끝마치고 당중앙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다”는 전략군사령관의 보고를 받고 “대단히 만족하다”고 하였고, “조선반도지역에서 정세를 완화시키고 위험한 군사적 충돌을 막자면 우리 주변에 수많은 핵전략장비들을 끌어다놓고 불집을 일으킨 미국이 먼저 올바른 선택을 하고 행동으로 보여주어야 할 것”이라고 말하였다고 한다. <사진 4>

 

▲ <사진 4> 이 사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7년 8월 14일 조선인민군 전략군사령부 작전실에서 괌포위사격계획을 검열하는 장면이다. 미국이 괌의 앤더슨공군기지에서 전략폭격기들을 한반도 상공으로 출격시켜 조선을 위협하고 있었던 당시 상황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그에 대한 반격작전계획을 준비하였다. 괌은 조선에게 직접적인 핵위협을 가하는 핵심적인 군사전략기지이므로, 그곳에 배치된 핵전쟁장비들이 철수되어야 한반도의 안전이 보장된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이 괌에 배치한 핵전쟁장비들을 철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인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방도는 미국이 대조선적대정책을 폐기하는 것밖에 없다. 그것은 미국이 대조선전쟁연습을 중단하고,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조미관계를 정상화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조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그 세 가지 요구를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세 가지 요구를 거부할 명분도 없고, 거부할 수도 없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런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조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조선전쟁연습을 중단하라고 요구할 것이지만, 한반도와 그 주변에 배치한 핵전쟁장비들을 철수하라고 요구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미국이 한국, 일본, 괌에 배치한 핵전쟁장비들을 철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만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국, 일본, 괌에 배치된 핵전쟁장비들을 철수하라고 요구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펄쩍 뛸 것이다. 

조미정상회담 이후 미국이 대조선전쟁연습을 완전히 중단한다고 해도, 한국, 일본, 괌에 배치된 핵전쟁장비들이 그대로 남아있으면 조선에 대한 미국의 핵위협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 미결로 남을 문제로 된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방도는 미국이 대조선적대정책을 폐기하는 것밖에 없다. 미국이 대조선적대정책을 폐기하는 것은 대조선전쟁연습을 중단하고,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조미관계를 정상화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조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조선전쟁연습 중단, 평화협정 체결, 조미관계정상화를 요구할 것으로 예견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세 가지 요구를 거부할 명분도 없고, 거부할 수도 없다. 

 

 

4. 한반도 안팎에서 성숙된 최적의 조건들

 

조미정상회담에서는 어느 한 쪽의 요구만 일방적으로 관철되지 않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비핵화를 요구할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조선의 핵무기를 완전히, 검증가능하게, 되돌릴 수 없게 폐기하라고 요구하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조선의 핵무기를 완전히, 검증가능하게, 되돌릴 수 없게 폐기하여 조선인민군 전략군을 해체시키는 비핵화는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7년 신년사에서 “지난해에 주체조선의 국방력 강화에서 획기적 전환이 이룩되여 우리 조국이 그 어떤 강적도 감히 건드릴 수 없는 동방의 핵강국, 군사강국으로 솟구쳐 올랐습니다”라고 지적하면서, “핵무기연구부문과 로케트공업부문에서는 이미 그 위력과 신뢰성이 확고히 담보된 핵탄두들과 탄도로케트들을 대량생산하여 실전배치하는 사업에 박차를 가해나가야 합니다. 또한 적들의 핵전쟁책동에 대처한 즉시적인 핵반격작전태세를 항상 유지하도록 하여야 하겠습니다”라고 언명하였다.  

 

위에 인용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그런 지적과 언명은 ‘동방의 핵강국’으로 등장한 조선이 국가핵무력을 어떤 경우에도 폐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말해준다. 그러므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조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장거리탄도미사일발사와 핵시험을 중단하고, 녕변핵시설단지를 국제원자력기구 감시체계로 복귀시키겠다고 하면서, 미국 본토 전역을 초토화할 수 있는 열핵탄두를 폐기하는 핵감축안을 제안할 것으로 예견된다. <사진 5> 

 

▲ <사진 5> 이 사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7년 9월 2일 핵무기병기화사업을 지도하는 장면이다. 사진 속에 나타난 은백색 원통형 물체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전투부에 장착할 열핵탄두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열핵탄두를 살펴본 이튿날인 2017년 9월 3일 정오 만탑산 지하핵시험장에서 바로 그 열핵탄두를 터뜨린 기폭시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어 전 세계를 놀라게 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3월 14일 공화당 상원의원을 위한 선거비용모금행사에서 연설하면서 조선의 열핵탄두 기폭시험으로 거대한 산이 움직였다고 하면서 놀라움을 표하였다. 조미정상회담이 열리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충격을 안겨준 바로 그 열핵탄두,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장착하여 미국 본토 전역을 초토화할 수 있는 바로 그 열핵탄두를 폐기하는 핵감축안을 제안할 것으로 예견된다. 그러면 그에 상응하여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주한미국군 철수요구를 받아들여야 한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조선이 중장거리탄도미사일발사와 핵시험을 중단하고, 녕변핵시설단지를 국제원자력기구 감시체계로 복귀시키겠다고 약속하고, 열핵탄두를 폐기하는 핵감축안을 제안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그에 상응하여 평화협정 체결, 조미관계정상화, 주한미국군 철수를 약속하라고 요구할 것이다. 

 

이런 맥락을 살펴보면, 조미정상회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가장 중시할 의제는 주한미국군 철수이며,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중시할 의제는 조선의 열핵탄두 폐기라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조미정상회담에서 철군과 열핵탄두 폐기를 서로 맞바꾸는 역사적 타결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견할 수 있다. 

 

조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철군요구에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를 예상하려면, 다음과 같은 사실들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1) 며칠 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헌법을 개정하여 장기집권의 길에 들어섰다. 그는 장기집권으로 ‘중국몽(中國夢)’을 실현하려고 한다. ‘중국몽’에는 여러 가지 목표들이 제시되는데, 그 가운데서 돋보이는 목표는 대만통합과 태평양진출이다. 그런데 중국이 대만통합과 태평양진출을 추진하면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미국과 갈등할 수밖에 없다. 그 두 바다에서 중국과 미국의 심각한 갈등은 이미 시작되었다. 이런 심각한 사태에 대처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은 태평양작전지대의 해군력과 공군력을 대폭 증강하는 중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미국은 일본-대만-필리핀-베트남으로 이어지는 대중차단선을 구축하고, 일본자위대와 오스트레일리아군의 해군력, 공군력을 대중차단선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한미연합군이 미국의 대중차단선에서 제외된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한미연합군은 중국인민해방군이 아니라 전적으로 조선인민군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시진핑 주석이 대만통합준비와 태평양진출전략을 가속화할수록 한미연합군의 존재가치는 대폭 감소된다. 일본-대만-필리핀-베트남으로 이어지는 대중차단선을 구축하는데 전력해야 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어서 존재가치가 감소된 한미연합군은 거추장스러운 존재로 된다.   

 

주목되는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중차단선을 구축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을 조미정상회담으로 끌어내어 주한미국군 철수를 강하게 요구하게 된다는 점이다. 조미정상회담이 한미연합군의 존재가치가 감소되는 상황에서 열리는 것은 절묘한 시기적 일치가 아닐 수 없다.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고조되는 중국과 미국의 갈등사태에 대처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은 대중차단선을 구축하는 데서 무익하고, 거추장스러운 한미연합군을 해체하고, 주한미국군을 철수하는 전향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다.      

 

(2) 조미정상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생명이 걸린 중대사이다. 만일 조미정상회담이 결렬되면, 그의 정치생명은 끝나게 된다. 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조미정상회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철군요구를 거절하면, 조미정상회담은 결렬되고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생명은 끝날 것이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철군요구가 싫지만, 그것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조미정상회담을 결렬시키는 한이 있더라도 철군요구는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지만, 아래에 서술하는 몇 가지 사실들은 그런 견해가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판단착오라는 점을 일깨워준다.  

 

<워싱턴포스트> 2018년 3월 15일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상원의원을 위한 선거비용모금행사에서 연설하면서 “지금 우리는 그들(한국을 지칭함-옮긴이)과의 무역에서 매우 큰 적자를 보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그들을 보호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무역에서도 돈을 잃고, 군대에서도 돈을 잃고 있다. 지금 남북코리아 경계선에는 우리 군인 32,000명이 있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두고 보자”고 말했다고 한다. 이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 도중에 즉흥적으로 꺼내놓은 ‘지나가는 발언’이 아니다. 그는 이미 대선후보시절부터 주한미국군 철수문제를 언급한 바 있다. 이를테면, 그는 2016년 5월 4일 미국 텔레비전방송 <CNN>과 대담하면서 한국, 일본, 독일이 미국군 주둔비용을 100% 부담하지 않으면, 그 지역들에 주둔하는 미국군을 철수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연합뉴스> 2016년 5월 16일 보도에 따르면, 당시 트럼프 대선후보의 외교담당보좌관으로 일했던 왈리드 파레스(Walid Phares)는 <연합뉴스> 취재기자와 대담하면서 “트럼프는 수십 년간 협상을 해본 경험이 있는 사업가다. 모든 것을 테이블에 올려놓을 것이다. 주한미군 철수는 마지막 시나리오다. 트럼프가 마지막 시나리오에 곧장 뛰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 트럼프 대통령은 2년 전 왈리드 파레스가 예상하였던 주한미국군을 철수하는 ‘마지막 씨나리오’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왜냐하면, 주한미국군을 유지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대중차단선을 구축하기 위한 시급하고, 방대한 사업에로 돌려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고, 조미정상회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철군요구를 거부할 수 없기 때문이고, 그 참에 주한미국군방위비분담금협정이 2018년 말에 종료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주한미국군을 계속 주둔시킬 조건은 하나둘씩 사라지고, 전면적으로 철수할 조건만 조성된 것이다. 주한미국군 철수는 연방의회의 승인도 필요가 없으므로, 대통령 명령서 한 장이면 즉각 실행에 옮길 수 있다.  

 

조선의 견지에서 바라보면, “남조선 강점 미제침략군” 철수는 조선이 지난 40여 년 동안 허리띠를 조이고 피땀을 흘리며 국가핵무력을 개발해온 목적이며, 조선이 지난 40여 년 동안 미국 대통령을 정상회담으로 끌어내려고 힘써온 목적이다. 그런데 지금 그 목적을 달성할 최적의 조건이 한반도 안팎에서 성숙되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조미정상회담으로 마련된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그 목적을 달성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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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기자, 한국 언론은 내 기사를 공정하게 번역해달라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8/03/19 10:27
  • 수정일
    2018/03/19 10:27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로라 비커 BBC 기자가 말했던 공정 보도는 저널리즘의 기본 원칙
 
임병도 | 2018-03-19 08:42:42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로라 비커 BBC 한국 특파원이 한국 언론의 외신 오역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3월 18일 로라 비커 기자는 본인의 트위터에 ‘한국 언론은 제 기사를 공정하게 번역해달라’는 트윗을 올렸습니다.

로라 비커 기자는 ‘자신의 기사가 문재인 대통령을 공산주의자라고 말한 것이 아니라, 우익 역사학자의 말을 인용했다’라고 밝혔습니다. (관련기사:“리영희-신영복 존경하는 문재인은 공산주의자”)

로라 비커 기자는 청와대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알려진 BBC 한국 특파원입니다. 도대체 로라 비커 기자는 왜 이런 트윗을 올렸을까요? (관련기사:외신기자가 본 ‘문재인 vs 박근혜’ 신년 기자회견)


‘BBC가 문재인을 공산주의자라고 말했다?’

3월 9일 로라 비커 기자가 작성한 <트럼프와 북한 대화: 21세기 정치적 도박>라는 제목의 기사가 <BBC> 사이트에 게재됩니다.

3월 12일 <조선일보>는 이 기사를 인용해 “BBC는 문 대통령에 대해 ‘외교의 천재’ 또는 ‘나라를 파괴하는 공산주의자’ 둘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했다”고 보도합니다.

이어서 3월 17일 <동아일보>도 ““천재이거나 공산주의자” 영국 BBC 방송은 (중략)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외교의 천재이거나 자신의 나라를 파괴하는 공산주의자 중 하나일 것”이라고 평가했다.”라고 보도합니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의 기사만 보면 <BBC>가 문재인 대통령을 ‘공산주의자’라고 말한 듯 보입니다. 그러나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누구와 이야기하느냐에 따라”(depending on who you speak to)라는 문장은 제대로 번역하지 않았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공산주의자 거나 외교적 천재’라는 문장은 <BBC>가 문재인 대통령을 평가한 말이 아니라, 말하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극단적인 평가를 받는다는 의미로 봐야 합니다.


‘페리 전 미국 국방장관도 오역 지적’

로라 비커 기자가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기사를 제대로 번역해달라고 한 이유는 한국 언론의 외신 오역이 한두 번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12월 6일 <연합뉴스>는 <페리 전 美국방 “北, 실전형 ICBM보유때까지 시험발사 안멈출 것”>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의 전직 국방 장관이 무기 관련 세미나에서 ‘한국과 일본이 독립적인 핵전력을 갖는 것을 더 선호한다’고 보도했습니다.

<연합뉴스>는 “전직 국방부 장관이긴 하지만 미국 내에서 한국의 핵무기 보유를 옹호하는 언급이 나오는 것은 이례적이다”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나 발언 당사자였던 월리엄 페리 전 장관은 직접 트위터에 <연합뉴스>와 <조선일보>, <코리아헤럴드> 등을 지목하며 “나는 한국이든 일본이든 어떤 나라에서든 핵무기 배치를 지지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미 <연합뉴스>는 9월에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에 ‘북한에서 기름을 사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Long gas lines forming in North Korea)라며 북한 상황이 ‘나쁘다’고(Too bad!) 말한 내용을 ‘가스관’이라고 오역한 적도 있습니다. (관련기사: 기레기 대참사,트럼프 트윗 ‘오역’을 그대로 받아쓴 언론사들)


‘르몽드의 조중동 비판을 멋대로 오역한 조선일보’

언론의 외신 오역은 기자가 언어를 제대로 알지 못해서도 있지만, 언론사가 의도적으로 원문을 왜곡해 보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2003년 프랑스 <르몽드>는 ‘한국 정부는 언론의 지나친 비판에 대응하고 싶은 유혹을 느낀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의 조중동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기사를 게재했습니다.

<르몽드>는 기사에서 “조선, 중앙, 동아일보 등 세 신문이 “노무현 대통령과 공개적으로 전쟁을 수행하고 있는 족벌 왕국을 형성하고 있다”며 “이들 신문들은 87년 민주화가 시작된 후 조금도 변하지 않은 채 과거와 마찬가지로 보수진영과 재벌의 시각을 대변하고 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그런데 <조선일보>는 <르몽드> 기사를 번역해 보도하면서 엉뚱하게 자신들 입맛대로 바꿔버립니다.

“국영방송과 경제적 강자들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3대 신문의 무게 때문에 보다 독립적인 미디어의 필요성을 요구하는 여론이 야기되고 있다.” (오마이뉴스 번역문,상지대 김정란 교수)

“한국 국영 방송사와 재계를 대표하는 3대 일간지가 더욱 독립성을 확보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조선일보 번역문)

김정란 교수(상지대 불어불문학)의 번역문을 보면 조중동 때문에 독립적인 미디어가 필요하다고 나와 있습니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자신들을 비판하는 외신 기사를 멋대로 번역해 참여정부가 언론의 독립성을 더 보장해줘야 하는 식으로 보도합니다.

결국, <조선일보>는 “chosun.com이 자체적으로 번역해 보도한 기사 전문에 일부 오역이 있어 정정한다”라고 밝힙니다. (관련기사:<조선>, 르몽드 기사 “번역 잘못했다” 인정)


‘번역 논란에 ‘독재자의 딸’로 표현한 미국 타임’

지난 2012년 12월 미국의 시사 잡지 <타임>은 당시 박근혜 대선 후보를 표지로 ‘The Strongman’s Daughter’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일부 언론은 ‘독재자의 딸’로 번역했지만, 새누리당은 <타임>이 ‘강력한 지도자의 딸 : 역사의 후예’라는 제목으로 박근혜 후보를 표현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논란이 되자 <타임>은 인터넷판에는 ‘The Dictator’s Daughter’라는 제목으로 친절(?)하게 ‘독재자의 딸’이라고 표현합니다. 외신을 정치적으로 해석해 외신으로부터 망신을 당한 셈입니다.

외신을 100% 완벽하게 번역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최소한 기사가 말하는 사실 관계만큼은 왜곡하지는 말아야 합니다. 한국 언론이 전문가 번역이나 검증 시스템을 도입한다면, 그 누가 봐도 엉터리 오역 보도는 막을 수 있습니다.

로라 비커 BBC 기자가 말했던 공정 보도는 저널리즘의 기본 원칙입니다. 외신 기자마저 한국 언론이 공평하고 올바르지 못하다고 보고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부끄럽습니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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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북과 분쟁의 평화적 해결 기회.도전 논의”

(추가) 리용호 북 외무상 ‘함구’..CNN “억류 미국인 석방 깊게 논의”
이광길 기자  |  gklee68@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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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18  12:2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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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마르고트 발스트룀 스웨덴 외교장관. [사진출처-스웨덴 외교부]

“외교장관들은 분쟁의 평화적 해결에 도달하기 위한 계속된 외교적 노력에 연관된 기회와 도전들에 대해 논의했다.”

스웨덴 외교부가 17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북한 리용호 외무상과 마르고트 발스트룀 스웨덴 외교장관 간 사흘에 걸친 회담이 끝났고 “회담은 주로 유엔 안보리 의제 중 우선순위가 높은 한반도 안보상황에 초점을 맞췄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기회’와 ‘도전’의 구체적 내용을 명시하지는 않았다. 

지난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으로부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초청 의사를 전해듣고 즉석에서 ‘5월까지 북미정상회담을 하겠다’고 밝힌 이후 북한은 공식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리용호 외무상이 이와 관련된 북한의 입장을 스웨덴 측에 설명했을 것으로 보인다.

스웨덴은 북미 정상회담이 제3국에서 열릴 경우 첫손 꼽히는 후보지다. 1973년 서방국가로는 처음으로 북한과 수교하고 1975년 평양에 상주공관을 설치한 뒤 1990년대부터는 미국 등을 대신해 영사보호권을 행사하고 있다. 유럽연합(EU) 회원국이나 군사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는 들어가지 않았다. 현재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이다. 서방국가 중에서는 북.미 사이를 중재할 최적의 위치에 있다. 발스트룀 외교장관과 스테판 뢰벤 총리는 공공연하게 북미정상회담의 장소를 제공할 용의가 있다고 밝혀왔다.

스웨덴 외교부는 또한 “회담은 미국, 캐나다, 호주를 대신한 보호국으로서 스웨덴의 영사 책임에도 할애됐다”고 확인했다. 현재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3명의 석방 문제가 논의됐음을 내비친 것이다. 

이어 “스웨덴은 북한이 여러 안보리 결의들에 맞춰 핵무기와 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으며, “북한 내 인도적 상황, 제재, 한국과 일본, 러시아 중국, 미국이 포함된 나라들의 지역 협력과 안보 이슈들도 논의됐다”고 알렸다. 

스톡홀름발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리용호-발스트룀 회담은 15~16일 이틀간 열릴 예정이었으나 17일까지 연장됐다. ‘소식통’은 “대화는 건설적이었다”면서 “회담이 연장된 것은 긍정적인 신호로 보인다”고 말했다. 

스웨덴은 회담 전에 한.미와 긴밀하게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을 방문 중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19일 열리는 유럽연합(EU) 비공식 외교이사회 참석차 18일 벨기에 브뤼셀로 향한다. 발스트룀 장관을 만나 리용호 외무상과의 논의 결과를 전해들을 예정이다. 

18일 귀국길에 오르는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취재진의 잇따른 질문 공세에도 입을 꾹 다물고 있다. 

<CNN>은 북-스웨덴 협상을 잘 아는 ‘소식통들’을 인용해 억류 미국인 3명 석방 문제가 깊이있게 논의됐다고 알렸다. 한 ‘소식통’은 “언제나 이들 억류자 문제는 미국에 큰 협상”이라며, 스웨덴이 최후통첩 보다는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일 어떤 것”을 북한 측에 줬다고 밝혔다.

‘소식통들’은 지난해 낮은 급에서 진행된 북미 회동이나 지난 1월 한성렬 북한 외무성 부상의 스웨덴 방문 때도 억류 미국인 3명 석방 문제가 중심 의제였다고 알렸다. 2015년 ‘간첩 혐의’로 체포된 김동철 씨는 10년형을 받고 복역 중이다. 평양과학기술대학에 몸담았던 김학송, 김상덕 씨는 2017년 체포됐다.

(추가,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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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스마트쿠스', 당신의 목이 위험하다

[인터뷰] <백년 목>의 정선근 교수
2018.03.19 08:27:53
 
 

 

 

 

서울 도심 퇴근길의 러시아워에 시달리던 A. 뒤에서 오는 차량의 부주의로 접촉사고 피해를 입었다. 가벼운 사고였으나, 그 후 뒷목이 뻐근하다. 이른바 '나이롱 환자'로 병원에 입원할까 고민하게 됐다. 
 
평소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을 즐겨하는 대학생 B. 한 번 컴퓨터 앞에 앉으면 온갖 자세를 다 취한다. 의자 깊숙이 몸을 파묻기, 의자에 다리를 세워 컴퓨터 앞에서 라면 먹기, 게임에 지쳐 의자에 기대 잠깐 졸기, 던전에 들어가 목을 쭉 빼고 게임에 몰두하기. 새벽 잠이 들 때 그는 목부터 어깨 사이가 약간 결림을 느낀다. 게임을 너무 오래 피로한 탓이리라 생각한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스마트폰 콘텐츠를 즐겨 보는 직장인 C. 운 좋게 자리에 앉으면 곧바로 스마트폰에 얼굴을 파묻는다. 재미있는 동영상에 집중하다보면 자연스레 허리를 굽히고, 목도 스마트폰에 파묻을 듯 깊이 숙인다.  
 
하루 종일 노트북으로 시나리오를 썼다 지우곤 하는 작가 D. 한 번 책상에 앉으면 두세 시간은 창작에만 집중하는, 이른바 '엉덩이가 무거운 작가'로 업계에 정평이 자자하다. 이번에 그는 자신의 커리어상 최고의 작품을 쓰겠노라 다짐했다. 평소보다 더 깊이 고심하며 이야기의 바다에 몸을 맡겼다. 저녁이 되어 일어나면 목과 어깨, 팔이 다 저리지만,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믿는다. 시나리오 공모전 마감일이 얼마 남지 않아 스트레스 때문에 유독 더한 것 같다. 이럴 때 그는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소파에 누워 TV를 밤늦도록 시청한다. 
 
위 사례 모두 우리가 살면서 흔히 취하는 자세를 나열했다. 내가 아니라도 주변에 이런 사람, 꼭 한 명은 있다.  
 
전부 디스크성 목 통증이나 목 디스크 탈출증 가능성이 높은 이들이다. 우리 목은 생각보다 훨씬 상처 입기 쉽다. 하지만, 우리는 목이 보내는 위험 신호를 대개 근육 피로쯤으로 가볍게 여기고 나쁜 자세를 계속 취한다. 그러다 심해지면? 목 통증이 더 심각해져 연관통이 발생하고, 급기야는 신경을 자극해 견디지 못할 통증으로 고생할 수 있다. 잘못하면 결국 목에 칼을 대야 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평생을 따라다닐 고통의 시작이다. 
 
지난 2016년 '허리 디스크 수술을 하지 마라'는 강렬한 경고로 큰 화제를 모은 책 <백년 허리>의 저자 정선근 서울대 의과대학 재활의학교실 교수가 신간 <백년 목>(사이언스북스 펴냄)으로 돌아왔다. (☞관련기사 : 천기누설...디스크 수술, 절대로 하지 마라!
 
이번에도 핵심은 전작과 같다. 목에 칼을 함부로 대지 마라. 목 디스크에 이상이 생겨도 좋은 운동을 하면 디스크는 절로 회복된다. 무엇보다, 평소 좋은 자세를 취하는 버릇을 들여 목을 예방하라.  
 

▲ 정선근 서울대 의과대학 재활의학교실 교수는 디스크 손상을 자가 치유로 극복하려 노력할 것을 권한다.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은 다음 달 11일 오후 7시 30분, 강남출판문화센터 이벤트홀에서 정선근 교수를 모시고 목 통증을 완화하고, 목 디스크 이상을 예방하는 방법을 알아보는 조합원 강연을 개최한다. (신청 방법은 기사 하단 참고) 강연에 앞서 보다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 12일 오후 서울대병원 본관에서 정선근 교수를 만났다. 정 교수는 얼마나 많은 이가 목 통증을 앓는지, 그리고 목 통증을 단순한 근육통쯤으로 치부해 잘못된 치료에 의존하다 목을 망치는지를 지적하고, 올바른 생활 습관을 들여 통증을 예방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아울러 목 통증이 심해지더라도 함부로 수술대에 오르기보다, 올바른 운동으로 디스크가 자가 치유할 시간을 벌어줄 필요가 있다고도 지적했다. 다음은 정 교수와의 인터뷰 전문. 
 
스마트폰 때문에 목 디스크 손상 온다 
 

▲ <백년 목>(정선근 지음, 사이언스북스 제공) ⓒ사이언스북스 제공

프레시안 : 목 디스크 손상이 왜 생기는지부터 말씀해주세요. 
 
정선근 : 우리 몸의 기둥이 척추입니다. 목(경추)과 허리(요추)는 척추에서 이어지는 중요한 부위죠. 
 
우리 목뼈는 목을 받치는 원통인 척추체, 척추체와 척추체 사이를 잇는 디스크(추간판, 물렁뼈)로 이뤄져 있습니다. 디스크가 평생 목이 받는 충격을 흡수하죠, 
 
디스크 속에는 젤리 같이 말랑말랑한 수핵이 있고, 수핵 바깥은 유륜이라는 딱딱한 껍질이 있습니다. 이 같은 목은 4.5~5킬로그램의 머리 무게를 지탱하고, 머리의 회전을 떠받치죠. 그런데 감당하기 힘든 수준의 충격이 가해지면, 디스크가 튀어나오거나 수핵이 유륜을 찢고 돌출해 큰 통증으로 가해집니다. 디스크 손상이죠.  
 
프레시안 : 디스크 손상 원인이 여러 가지겠네요.  
 
정선근 : 근본 원인은 디스크가 받는 압력이 커지는 것입니다. 힘이 작용하는 원인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디스크가 한 번에 강한 힘을 받은 경우를 우선 들 수 있습니다. 자동차 사고와 같은 케이스죠. 우리 일상에 이런 충격을 받을 일은 흔치 않습니다. 
 
다음으로, 어느 정도 강한 자극이 반복적으로 계속 목 디스크에 작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일은 특정 직종 종사자에게 특히 잘 일어납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골프 선수를 들 수 있습니다. 고개를 아래로 향한 상태에서 고정하고 스윙하죠. 이에 따라 회전하는 몸이 목 디스크에 충격을 줍니다. 실제로 나이 들어 뒤늦게 골프를 배우면서 스윙 연습을 무리해 하시다 병원에 오시는 분이 많습니다.  
 
프레시안 : 마지막으로 일상에서 약한 힘이 아주 오랜 기간 작용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셨죠. 아무래도 이게 우리가 목 건강을 해치는 가장 대중적 사례인 듯한데요. 
 
정선근 : 맞습니다.  
 
프레시안 : 가장 놀라웠던 지적이 스마트폰 사용이 목 디스크 손상으로 이어진다는 부분이었습니다.  
 
정선근 :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0년에는 목 디스크 환자가 70만 명 수준이었는데 2015년에는 87만 명으로 24.3%나 증가했습니다. 스마트폰 보급 활성화 시기와 겹칩니다.  
 
우리가 스마트폰을 볼 때 어떻게 하죠? 목을 앞으로 숙입니다. 앞서 우리 목이 약 4.5~5킬로그램의 무게를 견딘다고 했습니다만, 목을 앞으로 숙일수록 목에 가해지는 무게가 몇 배로 증가합니다. 머리 무게를 5킬로그램으로 가정할 때, 목을 45도 앞으로 숙이면 받는 무게가 22.2킬로그램으로, 60도 숙이면 27.2킬로그램으로 늘어납니다. 
 
우리가 이렇게 목을 숙일 일이 많죠. 스마트폰 사용, 독서, PC작업 등을 할 때, 나도 모르게 거북목을 하는 포즈를 취하지 않습니까? 이런 자세를 오래 유지한다는 건, 우리 목에 20킬로그램짜리 쌀포대 하나를 올려놓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만큼 목 근육은 떨어지는 목을 견디기 위해 더 강하게 수축합니다. 자연히 목 디스크에 강한 힘이 작용하게 되죠. 이런 상태가 오랜 시간 반복되면, 결국 디스크가 압력을 견디지 못해 탈출하게 됩니다. 
 
우울증이나 스트레스도 목 디스크 손상 원인입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자연스럽게 목에 힘이 들어가지 않습니까? 그만큼 디스크가 받는 압력이 커지죠. 
 

▲ 목을 앞으로 숙일수록 목 디스크가 받는 압력은 커진다. 스마트폰을 오랜 시간 사용하면 좋을 게 없다. ⓒ사이언스북스 제공

소파에서 잠들지 마라 
 
프레시안 : 말씀을 들으니, 아무래도 목 디스크 손상은 사무직 노동자가 많이 받을 듯하네요.  
 
정선근 : 어느 정도 맞습니다. 목 디스크 손상 환자 중 사무직 노동자가 상대적으로 많고, 허리 디스크 손상 환자 중에는 현장 노동자가 많습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유전 요인입니다.  
 
프레시안 : 암 등 질병이나 내장기관 등에 유전 요인이 큰 영향을 미친다는 건 알았지만, 가족력이 디스크에도 영향을 미친다니 놀랍네요.  
 
정선근 : 2009년 캐나다 앨버타 대학교 미셸 배티(Michele C. Battie) 박사 발표에 따르면, 요추 디스크 퇴행에 허리를 많이 쓰는 정도와 나이가 11% 영향을 미치는데, 유전 요인 기여도는 무려 43%에 달했습니다.  
 
기본적으로 목이나 허리 디스크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요인은 유전입니다. 물렁뼈가 약한 유전 인자를 타고나신 분이라면, 주의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보면 디스크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도 디스크 건강에 아주 큰 영향을 미칩니다. 
 
프레시안 : 그밖에도 우리 일상에서 목 디스크에 악영향을 미칠 만한 생활습관이 있을까요?
 
정선근 : 소파에서 자거나, 벽에 등이나 목을 기대 TV를 시청하는 습관이 있는 분은 디스크 건강을 스스로 해치시는 겁니다. 옆으로 누워 잠을 자는 분도 주의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간단히 말해, 한 자세를 오래 취했는데 목이나 목 주위가 조금 뻐근함을 느낀다면, 당장 그런 자세를 그만둬야 합니다. 젊을 때야 괜찮지만, 나이 들면 이런 나쁜 자세로 인해 목 디스크 손상이 옵니다.  
 
프레시안 : 이런 문화 행동, 직업 행동이 디스크 건강을 해친다는 지적을 들으니 자연스레 '직립 진화의 저주'라는 말이 떠오르네요. 흔히들 네 발 짐승은 디스크 손상을 입지 않는데, 사람은 두 발로 걸으면서 디스크 손상이라는 숙명을 안게 되었다고들 하죠. 
 
정선근 : <사피엔스>의 유발 하라리도 그런 지적을 했죠. 
 
완전히 잘못된 생각입니다. 네 발 짐승도 디스크 손상을 잘 입습니다. 대표적으로, 개의 경우 25% 정도가 디스크에 손상을 입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사람 중 디스크 탈출증으로 고통 받는 이의 비율은 약 20% 정도입니다. 중력이 작용하는 한, 모든 척추 동물은 디스크 손상의 공포를 안고 살 수밖에 없습니다.  
 
프레시안 : 우주인은 디스크 손상의 위협에서 자유롭겠군요?
 
정선근 : 그럴 수 있겠지만, 대신 뼈가 약해지겠죠.  
 

▲ 소파에서 잠자는 습관은 목 건강을 해친다. ⓒ사이언스북스 제공

사우나에 가야 겠다 싶으면? 목 디스크 손상입니다 
 
프레시안 : 디스크 손상을 보통 사람이 인지하기란 어렵습니다. 단순히 근육이 뭉친 건지, 스트레스 때문에 목이 뻣뻣해진 건지 알기, 정말 디스크 손상 때문인지 구분이 어려워요. 더구나 책을 보니 목 디스크 손상으로 인해 두통이 생기거나, 팔이 아프거나, 심지어 다리가 아파 심하면 걷기 힘들어진다고도 하셨는데요. 우리가 목 디스크 손상을 쉽게 알 방법이 없을까요? 
 
정선근 : 간단합니다. 말씀하신 내용의 원인이 전부 목 디스크 손상입니다. 
 
목 디스크 손상으로 인해 생기는 통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나는 디스크 내부가 찢어져서 생기는 디스크성 목 통증입니다. 다음은 디스크가 완전히 탈출(디스크 탈출증)해 신경을 건드리면서 발생하는 방사통입니다.  
 
수핵이 섬유질을 찢는 디스크성 통증은 크게 아프지는 않습니다. 목이나 목 주변이 뻐근하거나, 뒤통수, 옆머리, 눈, 귓구멍, 어금니 등이 아픕니다. 간단히 말해, 우리가 흔히 말하는 '근육이 뭉친' 상태나 '잠을 잘못 자 담에 걸린' 상태, 밤샘 작업 후 어깨가 뭉쳐 '사우나에 가야 겠다'고 느끼는 상태는 전부 디스크성 목 통증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특히 승모근(어깨 부근)이 아프죠. 하지만, 건강한 사람이라면 시간이 지나면 자각하기 힘들어집니다. 
 
그래서 중요합니다. 초기에 목 디스크 관리에 들어가야 잘 낫습니다. 
 
디스크 탈출증은 매우 아픕니다. 디스크가 탈출함에 따라 수핵이 신경뿌리를 건드려 염증이 생기면, 대상포진 수준으로 아픕니다. 통증 부위도 넓어서 목부터 가슴, 양 팔, 손가락 끝까지 통증 범위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프레시안 : 전혀 생각지 못했는데, 두통 역시 디스크성 통증의 대표적 증세라고 하셨어요. 현대인 중 두통에 시달리지 않는 사람은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텐데요. 
 
정선근 : 맞습니다.  
 
프레시안 : 목 디스크 진단이 매우 어려울 듯한데요? 
 
정선근 : 사실 MRI를 찍어도, 전문가조차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는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젊은이가 처음 목 디스크가 찢어져 병원에 왔다고 칩시다. 아파요. 하지만, 아직 디스크가 탈출하진 않았으니 MRI를 찍어도 확실히 판별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많은 의사가 이를 근육통으로 치부합니다.  
 
반면, 나이 든 분의 목 MRI를 찍으면 대부분이 온갖 손상을 이미 입은 상태입니다. 간단히 말해 흉터가 많죠. 그런데, MRI는 흉터와 새로 생긴 상처를 구분 못 합니다. 그러니 의사가 봐도 왜, 어디가 아픈지를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 목 디스크 손상으로 인한 통증 범위는 매우 넓습니다. ⓒ사이언스북스 제공

목 디스크 수술, 웬만하면 하지 마라 
 
프레시안 : 현대인 대부분이 목 디스크 손상을 안고 산다고 보면 되겠네요?
 
정선근 : 맞습니다. 아무 통증이 없는 건강한 이가 MRI를 찍어도 젊은이의 경우 20%, 64세 이상의 이는 57%가량이 목 디스크 탈출증 환자입니다.  
 
프레시안 : 일단은 근육통이 발생하면 목 디스크에 이미 손상이 왔다고 인지해야 하고, 치료에 들어가야 하는 거군요. 선생님께서는 자가치료를 잘 해야 한다고 강조하셨어요. 
 
정선근 : 네. 왜냐하면, 감기가 낫듯 디스크 손상도 시간이 지나면 절로 치유되거든요. 심지어 신경뿌리에 염증이 생겼거나, 디스크가 완전히 찢어져도 결국에는 자연 치유됩니다. 물론 시간은 오래 걸리죠. 보통 감기에 걸려도 열흘가량 컨디션 관리를 잘 하면 낫죠. 반면 디스크가 회복되는 데는 6개월~1년가량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프레시안 : 그러면, 특별히 크게 아프지 않은 한 목 디스크 손상 때문에 병원을 찾을 필요는 없겠는데요? 
 
정선근 : 괜히 이상한 치료에 돈과 시간을 낭비하는 것보다 좋죠. 하지만, 자연치유를 위해 전제해야 할 건 있습니다. 올바른 자세를 취하고, 디스크 회복에 도움을 주는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합니다.  
 
프레시안 : 디스크 수술도 할 필요가 전혀 없나요? 
 
정선근 : 디스크를 아물게끔 하는 여러 노력을 할 수 있는데도, 무턱대고 수술부터 할 필요는 없다는 말씀입니다.  
 
목 디스크 수술은 탈출증을 유발한 디스크를 아예 제거하고, 그 자리에 인공물을 넣는 식으로 이뤄집니다. 디스크를 잘라내면 당장은 덜 아플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해당 디스크 인근의 디스크가 인접분절 퇴행으로 인해 또 손상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 통증이 오더라도 일단 참고 자가치유 노력을 한 후, 그럼에도 도저히 치유가 안 되면 최후의 수단으로 수술을 택하시라는 게 제 말씀입니다. 특히, 회복 불가능한 근육 약화가 온다면 서둘러 수술해야죠.  
 

▲ 목 건강을 지키는 좋은 운동. ⓒ사이언스북스 제공

프레시안 : 목 디스크 손상을 치유하는 운동을 소개해주셨어요. 
 
정선근 : 맥켄지 신전 동작이라고 합니다. 경추 전만, 요추 전만(경추와 요추가 자연스럽게 C자 형태로 휘어진 상태) 상태를 유지하도록 돕는 자세입니다. 쉽게 말해,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요추 전만) 가슴을 활짝 연 후, 고개를 뒤로 젖히는 자세(경추 전만)입니다. 
 
목을 뒤로 젖히면, 그만큼 수핵은 앞으로 이동해 목 디스크 탈출의 반대 방향으로 이동합니다. 탈출하려던 수핵을 원래 자리로 되돌리는 거죠. 신전 운동만 꾸준히 잘 해도 목 디스크 탈출을 치유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신전 동작이 양날의 칼이기도 합니다. 만일 후방 섬유륜이 뒤로 튀어나오는 곳에 염증이 심한 신경뿌리가 있다면, 방사통이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 이런 환자가 있다면, 신전 동작을 '방사통을 유발하지 않는 범위'에서만 하셔야 합니다. 
 
프레시안 : 꾸준히 운동하는 분이라면 일상에서 스트레칭 동작을 많이 하실 겁니다. 그런데, 잘못된 스트레칭 동작이 매우 많다고요? 
 
정선근 : 많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목을 옆이나 앞으로 구부리는 동작입니다. 디스크를 더 유발하는 잘못된 자세죠. 목 디스크가 안 좋은 환자는 취해서는 안 됩니다. 
 
턱을 뒤로 당기는 자세 역시 안 좋습니다. 이런 자세를 취하면 잠시 통증이 호전되는 경험을 하신 분도 있으실 겁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오히려 디스크 손상을 더 키웁니다. 
 
특히 퍼스널 트레이너들이 잘못된 목 운동을 많이 가르칩니다. 이런 나쁜 운동은 하셔서는 안 됩니다.  
 

▲ 목 건강 망치는 대표적 나쁜 운동. ⓒ사이언스북스 제공

목 건강 지키는 십계명, 기억하자 
 
프레시안 : 치료보다 중요한 게 예방이겠죠. 평소 생활할 때 목 디스크 손상을 예방할 방법이 있을까요? 
 
정선근 : '척추 위생' 관념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우리가 화장실에 드나들면 손을 깨끗이 씻죠? 이런 위생 관념을 척추에도 도입해야 합니다. 목 디스크를 보호하기 위한 척추 위생의 두 가지 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경추 전만을 유지한다. 
2. 목을 자주 움직인다. 

 

이를 바탕으로 저는 '목 디스크 살리는 척추 위생 10계명'을 소개합니다. 이를 일상에 꼭 잘 지키시길 바랍니다. 책상에 써붙이셔도 좋습니다. 그렇다면, '백년 가는' 목을 만드실 수 있습니다.  
 
1. 서 있을 때나 걸을 때나 허리를 꼿꼿이 유지하라. (허리가 무너지면 목도 무너진다.)
2. 앉을 때도 요추 전만을 최대한 유지하라. (당신의 자세가 목을 살린다.)
3. 컴퓨터 화면은 무조건 높이 둬라. (전자파가 아니라 컴퓨터의 위치가 당신 목을 죽인다.)
4. 스마트폰을 볼 경우 무조건 높이 들라. (스마트폰이 당신을 거북목으로 만드는 주범이다.)
5. 잠자는 동안에도 경추 전만이 유지되도록 하라. (잠자는 동안에도 당신 목은 망가지도 있다.)
6. 몰두 본능이 발동할 때면 잊지 말고 틈틈이 자주자주 신전 운동을 하라. (업무 몰두와 스트레스도 당신의 목을 해치는 숨은 주범이다.)
7. 운전 중에도 요추 전만, 경추 전만이 유지되도록 하라. (운전이 얼마나 많이 당신 목을 망치는지 모를 것이다.)
8. 장거리 여행 시 오래 고개를 숙이고 잠들지 마라. (가능하다면 목을 젖히고 자라.)
9. 텔레비전 시청 습관을 살펴보라. 당신의 목 디스크를 당신 스스로 찢어 버리고 있을지 모른다. 
10. 나쁜 목 운동을 절대로 따라 하지 마라. (좋은 목 운동이 따로 있다.)

- 정선근 교수와 함께 하는 <백년 목> 프로젝트 -

 

 

○ 일시 : 2018년 4월 11일(수) 오후 7시 30분 ~9시 30분

○ 장소 : 강남출판문화센터 지하 2층 이벤트홀 (강남구 도산대로1길 62) 약도클릭           

○ 신청서 작성 : 클릭 (프레시안 조합원·후원회원 우선순위, 선착순 마감)

○ 참가비 : 프레시안 조합원·후원회원 : 무료(동반 1인까지 무료)

            일반독자 : 1만 원 (현장현금결제)

○ 문의 : pcoop@pressian.com / 02-722-8545 (프레시안 협동조합팀)

 

▲ 척추 위생 십계명을 기억합시다. ⓒ프레시안(최형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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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담판, 5월 북미정상회담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8/03/18 11:47
  • 수정일
    2018/03/18 11:47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이정훈의 여명의 눈동자(31)

1. 예상되는 세기의 담판

누구도 예상치 못한 급진전이다. 평창올림픽에서 시작된 남북, 북미 완화흐름이 이렇게 빠른 속도로 남북, 북미 정상회담으로 추진되리라 예상치 못했다. 4월 남북정상회담 조기합의도 놀라운데 5월 북미정상회담이 이어서 열리게 되어, 이제 한반도와 동북아시아는 새로운 질서와 운명의 갈림길에 놓이게 되었다. 분단과 전쟁상태를 종결하고 새로운 남북, 북미 평화 실현의 길로 가는가, 아니면 북미담판이 실패해 다시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아시아태평양 핵위기의 수렁으로 더 깊이 빠지는가의 갈림길에 섰다. 다가오는 5월이 한반도의 운명을 가른다.

5월 북미정상회담의 의제와 성격, 타결수준에 대해 다양한 예측이 나온다. 회담과 협상의 성격만도 예비적 탐색대화, 초기단계의 협상, 기만적 위장 협상, 포괄적 전격 담판 등으로 여럿이다. 미국이 진행한 지난 1994년 북미 제네바 협상, 이란 핵협상, 리비아 관계정상화 협상 등은 기만적 협상에 가깝고, 1972년 닉슨과 마오쩌둥의 중미정상회담, 1973년 베트남전쟁 파리평화협상이 전형적인 담판협상이다. 필자는 다가오는 5월 북미협상을 역사적인 포괄적 ‘담판협상’으로 예상한다. 또 담판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대부분 언론은 이런 북미 정상간 대화 흐름이 미국의 최대의 압박과 제재의 결과로 보고 있다. 북이 압박에 굴복한 결과라는 얘기다. 하지만 전문가가 아니어도 그동안의 과정을 관심 있게 봐왔다면 흐름을 주도하는 승자와 ‘운전자’는 북한(조선)이라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알게 된다. 과거 빌 클린턴 정부에서 대북정책조정관을 지낸 웬디 셔먼 전 미국 국무차관조차 김정은 로동당 위원장이 한반도 운명을 결정짓는 “운전석에 지금 앉아 있다”고 밝혀 격세지감을 느끼게 했다. 이 글에서는 운전자석에서 강력한 평화공세를 펴는 북의 제안과 구상이 무엇이며, 5월 북미정상회담의 주요 내용과 결과를 전망하려한다.

2. 담판의 원칙, ‘관계정상화 + 비핵화’ 평화협상

대부분 언론은 북미정상회담을 ‘비핵화 회담’으로 규정하는데 이는 편향된 해석과 추정으로 보인다. 5월 북미정상회담의 성격을 한마디로 말하면 ‘북 비핵화’ 평화협상이 아니라 ‘관계정상화’ 평화협상으로 요약할 수 있다. 더 명확히 설명하면, 이 회담의 본질은 비핵화 의제도 함께 논의해 해결하는 북미 관계정상화 담판이다. 회담의 강조점이 관계정상화에 있지 북 비핵화에 있지 않다는 얘기다. 이 말은 무슨 뜻인가?

북이 과거 다양한 북미협상의 실패 원인을 어떻게 평가하는지를 보면 의미를 이해할 수 있다. 지난 2009년 1월13일 북 외무성 성명을 참조하자. “우리가 9.19공동성명에 동의한 것은 비핵화를 통한 관계개선이 아니라 바로 관계정상화를 통한 비핵화라는 원칙적 입장에서 출발한 것이다”,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정책과 그로 인한 핵위협 때문에 조선반도 핵문제가 산생되였지 핵문제 때문에 적대관계가 생겨난 것이 아니다”, “우리가 핵무기를 먼저 내놓아야 관계가 개선될 수 있다는 것은 거꾸로 된 론리이다.”

이 주장을 해석하면, 지난 시기 협상의 실패 원인은 미국이 대북 적대정책을 정말 전환할 의사를 전혀 갖지 않은 채 회담에 임했기 때문이란 것이다. 즉 미국이 회담 과정에서도 북의 선(先) 무장해제를 요구했을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정권붕괴 기도를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란 얘기다. 대표적인 게 미국의 리비아 협상 사례인데 미국이 북에게도 이런 기만적인 대화전술을 시도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다시 북미간에 열린 회담이 성공하려면, 미국이 진정으로 대북 적대정책을 포기할 의사가 있어야하는 게 첫째 관건이란 의미이다. 즉 미국이 북한(조선)과 진정으로 공존을 추구하는 관계정상화를 할 의향이 있어야 성공한다는 얘기다. 미국이 뒤로 다른 속셈을 하지 말아야한다는 뜻이다. 만약 미국이 비핵화 협상에 이렇게 달라진 자세와 태도로 임한다면 해결의 길이 없지 않다는 의미이다. 즉 신뢰관계가 먼저 형성되면 상호 군사적 위협 수단을 제거하며 단계적이고 장기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거꾸로 쌍방이 속셈을 따로 하고 미국이 일방적인 북 비핵화를 고집한다면 회담은 깨진다는 얘기다.

3. ‘관계정상화’ 평화협상 추진의 여건과 조짐들

‘관계정상화’ 평화협상의 핵심은 대화 상대를 공존할 상대로 진심으로 인정한 바탕에서 대화하는 것이다. 그런데 북이 이런 협상을 추진하려해도 미국이 과거처럼 나온다면 진척될 수 없다. 따라서 협상은 미국이 응할 ‘충분한 여건’이 성숙되어야한다. 북은 지금 여건이 성숙되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럼 과연 그 여건은 무엇인가?

적대하는 국가관계에서 협상과 대화의 진정한 여건은 대화 조건이나 기술이 아니라 힘의 관계 변화이다. 여기서 힘이란 적대한 세력이 가진 군사, 정치, 경제, 사상 분야 등의 역량을 합친 총체이다. 그 중에서도 군사력의 역학관계와 현대전의 절대무기인 핵·미사일 등 전략무력의 위력이 핵심이다. 지난해 북의 핵·미사일 시위와 국가 핵무력 완성으로, 북 핵을 제거하고 정권을 붕괴하려는 미국의 전략은 완전히 파산, 실패했다. 미국이 이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경우 이제부터는 북한(조선)이라는 ‘전략국가’에 의한 자국 본토의 안보위기와 세계 핵전쟁 위기를 반복적으로 감수해야 한다. 이것이 지난해 북미대결의 결과인 역학관계 변화와 지난 경험에서 얻게 된 교훈이다.

미국이 대결이 아니라 현상타개를 위해 가능한 대화와 협상을 먼저 모색하려 했다는 것은 오바마 정부 말기부터 언론을 통해 확인된 사실이다. 미국이 비밀접촉, 반관반민 회의 등 다양한 외교경로로 북에 협상 의사를 계속 타진한 것으로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북은 이런 미국의 협상 제안을 일관되게 거부했는데 이유는 미국이 ‘비핵화 문제’를 의제로 올렸기 때문이다. 북이 비핵화 협상 자체를 거부한 이유는, 과거 미국이 적대정책을 유지한 채 지루하게 진행해온 협상 형태를 더는 반복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핵 문제와 관련해 북은 대등한 핵보유국끼리의 군축협상이 아니면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런 북의 완강한 입장 때문에 미국은 틸러슨 전 국무장관, 펜스 부통령의 발언을 통해 확인되듯 “전제조건 없는 대화”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미국이 북과의 협상에서 비핵화를 전제로 하지 않는 대화를 할 수 있다는 후퇴신호인 셈이다. 미국이 북의 핵 증산을 막기 위해, 비핵화가 아니라 먼저 ‘핵동결’이란 현실적 목표부터 접근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4. 북의 과감하고 파격적인 포괄 제안

미국이 대북제재를 공공연히 강변하면서도, 뒤로는 북에 협상을 타진할 수밖에 없던 이유는 북이 예고한 다음번 대미공세의 수준 때문이다. 언론들이 북의 핵무력이 미완성이라고 ‘가짜뉴스’를 쏟아내도, 북이 리용호 외무상의 발언을 통해 공개 예고한 태평양상의 수소폭탄 시험과 전략잠수함 등의 미국 근접 미사일 시험발사를 실행하면, 미국의 안보위기는 쿠바미사일 위기를 능가해 트럼프 정부의 정권위기로까지 번질 수 있는 심각한 문제가 된다. 그렇지 않아도 올 11월 미국은 중간선거를 앞둬 지지율이 낮은 트럼프 정부에게는 위기 요인이다.

미국이 겉으로 더욱 강한 경제제재와 코피전략 가능성을 흘리며 전쟁 광기를 부리면서도 속으로 전전긍긍하며 비공식 경로로 북에 후퇴한 협상의사를 타진할 즈음 북은 뜻밖의 구상을 하고 있었다.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밝힌 평창올림픽 참가와 평화공세이다. 북이 대결에서 대화로 과감히 선회한 것이다. 북의 이른바 ‘준비된 대화전략’이 개시됐다. 이 대화전략은 북미 탐색전과 남북관계 개선 정도가 목적이 아닌, 남측과 미국을 포괄하는 일괄 단번 담판전략으로 보인다. 그럼 어떻게 이런 포괄적 평화담판전략이 가능할까?

북은 이미 미래에 있을 수 있는 군사대결전략과 대화전략을 모두 공개했다. 핵보유국 지위에 기반한 대결과 대화전략이다. 지금처럼 빠른 속도로 북이 핵무력을 증강할 경우 미국에게 다자간 핵군축 협상은 거부할 수 없는 현실이 된다. 북의 핵능력이 중국, 영국, 프랑스 등의 핵억제력 수준을 능가한다면 일방적인 비핵화 주장은 공염불이 될 뿐이다. 게다가 가까운 미래 북핵문제는 필연적으로 세계 비핵화와 연동해 해결할 수밖에 없는 구도로 간다. 이는 단지 시간문제였다. 그런데 북이 남측 정의용 특사를 통해 남측과 미국 모두에게 예상 밖의 파격적인 ‘협상안’을 내놓은 것이다.

5. 북의 제안, 김정은 메시지 추론

방북 특사단의 지난 6일 언론발표문이 파격인 것은 북이 과감히 양보해 비핵화 문제를 북미대화 의제로 삼은 것이다. 즉 기대 이상의 예상 밖 협상이 시작된 것이다. 물론 북이 말하는 비핵화 의제는 북한(조선) 일방의 선(先)비핵화가 아니라 ‘한반도 전역 비핵화’이다. 이의 구체적인 내용은 지난 2016년 7월 나온 북의 정부 대변인 성명(관련 기사)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동안 거부해 온 비핵화를 의제로 삼았다면, 북은 미국이 말하는 되돌릴 수 없는 완전 비핵화를 수용하겠다는 것일까? 이전에 표명한 상호 핵군축 전략을 포기하고, 이미 완성한 핵무력을 북미 평화협정, 북미수교와 교환하려는 걸까?

필자의 결론을 먼저 말하면, 북이 이미 개발한 과거 핵무력은 당장 일거에 제거될 수 없다. 북이 말하는 비핵화는 단계적이고 장기적이며 상호적인 개념이다. 당분간 현재진행 중인 핵 증강을 중지하는 ‘핵동결’이 현실적인 출발점이라고 판단한다. 만약 과거핵의 일부를 해체한다면 상징적이고 정치적인 조처일 것으로 보인다. 즉 억제력 수준의 핵무력을 유지하면서 미래핵의 포기와 과거핵 일부의 해체를 단행할 의향이 있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렇게만 해도 북은 대외적으로 핵정책을 대폭 양보하는 것이어서 협상의 최대 난관을 사실상 제거하게 된다. 북이 미래의 합법적 핵보유국 지위를 취하는 방향이 아니라, 현실적인 억제력 수준에서 비공식 핵보유국 지위를 유지하는 쪽으로 가겠다는 전향적인 태도인 셈이다. 또 국제적으로 여건이 되면 세계 비핵화에 합류해 나머지 과거핵마저도 폐기하겠다는 뜻이다. 이런 전향적인 양보를 미국이 오판하고 욕심을 내 5월 북미정상회담에서 선(先) 관계정상화를 무시하고, 과거처럼 북 비핵화만 강변한다면 협상은 보나마나 결렬될 것이다.

앞서 설명했듯 북미간 협상이 타결을 목표로 한다면, 그것은 비핵화가 아닌 관계정상화에 방점을 찍은 협상이어야 한다. 관계정상화를 앞세우면서 상호신뢰에 기반해 비핵화를 단계적으로 처리하는 방식이다. 그럼 관계정상화 협상에서 중요한 게 뭘까? 적대정책을 중단하고 친선정책으로 상호 존중해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다. 또 상호 존중에서 중요한 건 각자 주권과 실체의 존중이다. 실체의 존중과 신뢰회복이란 상대방이 가진 무력의 전략적 지위를 일방적으로 제거하려는 무장해제 기도를 중지하는 것이다. 정상회담 이후 한미합동군사훈련과 핵·미사일 시험을 상호 중지하는 것을 시작으로, 상호 적대정책과 무력을 실질적으로 후퇴, 제거하는 조처로 나아가야 한다.

따라서 이번 협상이 성공하려면 강조점과 진행 순서가 과거와는 달라야한다. 정치적 신뢰를 앞세워 군사적 과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다. 상호 신뢰에 기초해 관계정상화 선언을 포괄적으로 하고 평화협상을 진행해, 거기서 비핵화와 주한미군 철수문제를 단계적으로 처리하는 수순이어야 한다. 따라서 북미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과 북의 비핵화 선언을 동시에 언급하되 관계정상화, 즉 북미수교 착수 선언, 연락사무소(대사관) 설치 문제가 바로 나와야 한다. 이어 평화협정 추진 선언과 신뢰회복 조치인 경제제재 해제가 병행돼야 한다.

평화협상에서는 단계적 비핵화, 즉 핵동결과 연동해 미국의 전략자산 남한 반입중지와 당연히 주한미군의 단계적 철수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주한미군은 한미합동군사훈련이 중지되고 미국의 전략자산 반입이 중지되면 그 기능과 역할이 약화되고 사실상 무력화된다. 더구나 한미가 한국군으로 전시작전지휘권 조기 이양에 합의하고 한미연합사를 해체하면 대북 돌격대와 특수군 기능은 단계적으로 자연스럽게 축소 소멸된다. 선(先) 무력화, 후(後) 단계적 철수를 해도 큰 지장은 없다. 주한미군 철수 추진은 북미 관계정상화와 남·북·중·미 4자 정상의 종전선언과 연동해 정치적 환경이 바뀌면서 단계적으로 처리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런 역대급 사항들을 일괄타결로 추진할 공간은 정상회담밖에 없다.

▲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8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면담하고 있다.[사진 : 뉴시스=청와대]

6. 타고난 장사꾼 트럼프가 흥분한 이유

정의용 특사가 북한(조선)에게서 전달받은 내용을 보고받고 문재인 대통령도 놀라고 트럼프 대통령 역시 놀랐을 것이다. 문 대통령은 북의 과감하고 파격적인 통일의지와 비핵화 구상에 놀랐을 것이고, 트럼프는 그동안 미국이 뒤로 제안한 내용을 북이 사실상 모두 수용해 공식 제안한데 매우 놀랐을 것이다. 북의 제안 내용대로라면 미국 내 네오콘 등 다양한 강온파의 알력과 이견도 충분히 잠재울 수 있다고 판단했을 법하다.

북은 사실상 대결의 승자임에도 승자의 방식이 아니라 미국의 체면을 세우는 방식으로 제안한 것이다. 미국과 문 대통령에게 비핵화 명분과 성과를 주고 있다. 우선 트럼프는 역대 미국 정부가 해결하지 못한 한반도 비핵화와 미국 안보의 최대 난제를 해결하는 대통령으로 된다. 이는 트럼프에게 역사적인 업적이 될 수 있다. 북미 핵대결 해소로 트럼프는 세계 평화 위업을 달성하는 대통령이 된다. 그들이 좋아하는 노벨평화상감이다. 이는 연말 중간선거에 호재로 됨은 물론, 미국 대외정책 사상 큰 성과로 기록되고도 남는다. 사실상 북미대결에서의 패배를 미국의 대성공으로 포장할 명분과 기회를 얻는다.

북한(조선), 미국, 남한이 모두 일정한 성과를 갖고 승리하는 유례를 찾기 어려운, 뜻밖의 대담한 협상 제안이다. 그럼에도 트럼프가 비핵화 성공을 자화자찬하며 자기 공적이라고 선전하는 것을 넘어 실제 선(先) 북 비핵화를 무리하게 욕심낸다면 협상은 깨질 것이다. 장사꾼 트럼프가 북이 의도하는 바의 진의를 모를 리 없고, 이렇게 현실적인 동시에 환상적인 제안을 깰 이유는 거의 없어 보인다. 미국이 막다른 골목에서 완전히 파산한 대북정책을 수습하는 것을 넘어 성공으로 포장할 유일한 대안이기 때문이다.

북미대결이 이렇게 굴복의 방식이 아니라, 협상을 통한 신뢰회복과 관계정상화 형태로 정리되면, 통일 코리아는 미국과 적대할 이유가 없다. 그렇게 되면 미국도 동북아 지역에서 힘의 상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남북은 통일하면 중립외교노선을 표방할 것으로 보인다. 또 북미 협상이 성공하면 장차 미국은 세계가 탐내는 북의 석유와 희토류 광물 자원, 그리고 중국 3성과 러시아 극동 개발사업 등 경제교류 분야에서도 배제 없이 북과 협의할 수 있을 것이다.

7. 북의 태도와 미국의 다른 선택 가능성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북의 반응은 의외로 차분하다. 미국과 남한 언론이 대대적으로 떠드는 것과 상반되게 별말이 없다. 로동신문은 관련 논평조차 없다. 미국에 일괄타결의 파격 제안을 했지만, 설사 미국이 이를 안 받아도 대화와 협상을 구걸하지 않고 이미 예고한 계획들을 완강히 밀고 나가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외려 평양은 핵보유의 정당성과 반미교양을 강화 중이다. 그렇다고 북이 북미정상회담에 진짜 기대와 관심이 적다면 거짓일 것이다. 다만 트럼프가 다른 선택을 할 경우 실망은 하겠지만 전혀 개의치 않는다는 의중으로 보인다.

트럼프의 선택은 두 가지다. 이미 협상을 한다고 공표했으므로, 진짜 대타결 협상을 하거나 아니면 다시 시간끌기 협상을 할 가능성이다. 대화하는 동안에는 북이 핵·미사일 시험을 중단한다고 했으니 나쁠 이유가 없다. 대화 시늉만 해도 제재는 풀지 않으니 미국에게 당장 손해될 일도 없다. 하지만 그렇게 궁색하고 전술적인 기만 대화를 북이 계속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그런 대화를 한다면 북미관계가 유지되는 동안 남북관계도 유지될 테지만 지속될 근거는 매우 약해 보인다. 그리고 머지않아 군사적 재격돌로 귀결될 것이다.

현 정세는 북한(조선)이 국가 핵무력 완성 이후 ‘전략국가’로서 주동적으로 북미 관계정상화와 (남)북(중)미 평화협정, (연합)연방통일을 동시에 전환적으로 추진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하는 게 타당해 보인다. 현 정세를 이끌어가는 방식의 특징은 6자 회담 등 주변 강대국의 간섭을 용인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철저히 우리 민족이 중심이 돼 남북 주도로 외세를 다루는 방식이다. 북은 문재인 정부를 통일의 동반자로 존중하며, ‘한국 운전자론’도 무시하지 않고 되레 높여주고 입지를 넓혀주고 있다. 제안은 대담하고 방식은 유연하다. 분단 해체와 평화로 가는 운명의 담판, 역사적인 4월과 5월이 다가온다.

이정훈 국제팀장  webmaster@minplu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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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성노예제 피해 할머니들을 위한 마라톤 “이건 달리기가 아니에요”

‘2018 평화나비:RUN’…“할머니들과 함께해요”

이승훈 기자 lsh@vop.co.kr
발행 2018-03-17 18:13:12
수정 2018-03-17 18: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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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후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린 '도심형 기부 마라톤 2018 평화나비:RUN'에서 참가자들이 출발선을 지나고 있다. 평화나비가 주최한 이번 마라톤행사는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요구하는 프로젝트이다.
17일 오후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린 '도심형 기부 마라톤 2018 평화나비:RUN'에서 참가자들이 출발선을 지나고 있다. 평화나비가 주최한 이번 마라톤행사는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요구하는 프로젝트이다.ⓒ임화영 기자
 

“2018 평화나비 RUN! 5. 4. 3. 2. 1. 출발! 와~!”

17일 서울광장에서 ‘2018 평화나비:RUN’ 마라톤 행사가 개최됐다. 함성 소리와 함께 연보랏빛 맞춤복을 입은 1700여명의 학생·시민들이 달리기를 시작했다.

마라톤이 시작됐지만, 누구하나 경쟁하며 달리지 않았다. 기록에는 욕심이 없는지 어떤 이들은 옆 사람과 담소를 나누기도 하면서 뛰었다. 기록을 세우기 위한 행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1등을 해도 특별한 혜택은 없었다. 그럼에도 참가자들은 즐거운 표정으로 이 행사를 즐겼다.

평화나비 RUN은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 할머니들의 명예·인권 회복을 위해 달리는 행사다. 그래서 기록보단 ‘함께 한다’는데 의의를 뒀다. 행사를 담당한 평화나비 네트워크 간사 김샘씨는 “빠르게 달리기 보단, 함께 할머니들을 기억하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해 모였다”며 그 취지를 설명했다.

이날 행사의 참가비는 학생 2만5000원, 일반인 3만5000원이다. 평화나비 RUN 관계자는 “참가비와 후원금 등 이날 행사를 통해 모은 수익은 모두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재단 김복동 평화기금’에 기부된다”고 말했다.

17일 오후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린 '도심형 기부 마라톤 2018 평화나비:RUN'에서 참가자들이 출발선을 지나고 있다. 평화나비가 주최한 이번 마라톤행사는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요구하는 프로젝트이다.
17일 오후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린 '도심형 기부 마라톤 2018 평화나비:RUN'에서 참가자들이 출발선을 지나고 있다. 평화나비가 주최한 이번 마라톤행사는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요구하는 프로젝트이다.ⓒ임화영 기자
17일 오후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린 '도심형 기부 마라톤 2018 평화나비:RUN'에서 참가자들이 참석하고 있다. 평화나비가 주최한 이번 마라톤행사는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요구하는 프로젝트이다.
17일 오후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린 '도심형 기부 마라톤 2018 평화나비:RUN'에서 참가자들이 참석하고 있다. 평화나비가 주최한 이번 마라톤행사는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요구하는 프로젝트이다.ⓒ임화영 기자

“아픈 역사, 함께 나눌 수 있어 너무 좋았어요”

올해로 3번째 열리는 ‘2018 평화나비 RUN’은 사회적 기업 ‘마리몬드’와 서울시 등이 후원하고 ‘평화나비 네트워크’와 ‘프랜트립’이 주관했다. 전국 주요 대학 총학생회와 단과대 학생회 및 학생 단체들도 ‘평화나비:RUN 추진위원회’를 결성해 200여명의 서포터즈들을 모으고 행사 프로그램 아이디어를 짜는 등 행사 준비·진행을 함께했다.

평화나비 RUN 서포터즈 총괄을 맡은 곽지민씨는 “많은 학생·시민들과 함께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 할머니들을 위한 행사를 만들 수 있게 되어 뿌듯함을 느낀다”고 밝혔다. 곽지민씨는 “콘서트 등의 행사는 수동적인 형태를 띠기 쉽다”면서 “성취감도 있고, 기억에 남을 수 있는 형태를 기획하다보니 마라톤을 생각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로 많은 분들이 즐겁게 참가해주고 있고, 서포터즈로 참가했던 친구들도 활동을 계속하고 싶어서 평화나비 회원으로 들어오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행사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어 서포터즈로 참여했다는 한태균(24) 연세대 학생은 “준비할 때 솔직히 힘들었다”면서도 “하니까 보람도 많이 느끼고, 무엇보다 마라톤에 참여한 분들의 즐거운 표정에 저도 기분이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17일 오후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린 '도심형 기부 마라톤 2018 평화나비:RUN'에서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평화나비가 주최한 이번 마라톤행사는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요구하는 프로젝트이다.
17일 오후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린 '도심형 기부 마라톤 2018 평화나비:RUN'에서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평화나비가 주최한 이번 마라톤행사는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요구하는 프로젝트이다.ⓒ임화영 기자

마라톤이 시작된 뒤 20여분이 지나자 참가자들이 종착지점인 서울광장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마라톤을 완주하고 서울광장 잔디밭에서 숨을 고르고 있는 서울과학기술대학교 학생들을 만났다. 서울과기대 4학년 학생 이정인씨는 “평소 역사책이나 ‘위안부’ 문제를 다룬 영화를 보면서 항상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에 함께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렇게 좋은 기회에 참여할 수 있게 돼 뜻깊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이씨는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나’라는 질문에 “다 같이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이 좋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아픈 역사임에도 불구하고 함께 나누는 모습 같아 좋았다”고 덧붙였다.

대학생 시절 봉사활동 단체에서 만난 친구들과 함께 왔다는 직장인 류건혁(28)씨도 행사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류씨는 “사실 ‘위안부’할머니들을 위한 행사로만 알고 왔다가 마라톤이어서 좀 당황했다”면서도 “오랜만에 뛰어서 생각보다 힘들었지만, 뛰고 나니 충분히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평화나비 RUN은 서울광장을 출발해 청계천 일대를 돌고 다시 서울광장으로 돌아오는 코스로 구성됐다. 평화나비 RUN 준비위원회는 아쉽게도 구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까지 코스를 짜진 못했다. 이날 극우단체들의 집회 및 행진코스와 겹치지 않도록 마라톤 코스를 짜야했기 때문이다.

2018 평화나비 RUN은 서울뿐만 아니라, 지역에서도 열릴 예정이다. 평화나비 RUN 관계자는 “3월 중으로 경기도와 제주도, 충청지역에서도 각 지역 평화나비 단체들이 주관하여 열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17일 오후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린 '도심형 기부 마라톤 2018 평화나비:RUN'에서 참가자들이 마라톤을 하기 전 스트레칭을 하고 있다. 평화나비가 주최한 이번 마라톤행사는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요구하는 프로젝트이다.
17일 오후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린 '도심형 기부 마라톤 2018 평화나비:RUN'에서 참가자들이 마라톤을 하기 전 스트레칭을 하고 있다. 평화나비가 주최한 이번 마라톤행사는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요구하는 프로젝트이다.ⓒ임화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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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발적 가난' 아닌 '아름다운 욕망'을 선택하다

[귀농통문] 계획이나 원칙을 세우지 않는 삶, 이정아·송용석 부부
2018.03.17 11:20:11
 
 

 

 

2003년 5월 정아 씨는 충격적인 소식을 듣는다. 인생에 가장 큰 지지자였던 엄마가 췌장암 말기라는 선고를 받은 것이다. 의사는 더 이상 손 쓸 수 없으니 그냥 집으로 가라고 말했다. 고작 환갑도 채 되지 않으셨는데…. 엄마의 삶을 그냥 그렇게 보내드릴 수는 없었다. 몇 군데 다른 병원을 더 찾아가 보았는데 같은 상황이었다. 암울하고 막막했지만 맥없이 손 놓고 있을 수 없어서 뭔가 할 수 있는 것이 없을까 찾아 나섰다. 그러다 '암환자 시민연대'라는 단체를 만났다.

그곳은 암에 대해 환자와 가족이 함께 공부하고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다양하게 모색하고 있었다. 이 만남이 당장 먹을거리를 비롯하여 환경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 새로 공부하는 계기가 되었다. 암 환자와 가족이 함께 하는 세미나와 워크숍에 참여하면서 건강과 자연을 깊이 생각하였다. 무엇보다 먼저 생활환경부터 바꿔야겠다 싶어서 경기도 안성으로 엄마 집을 옮겼다. 내 생활 기반을 통째로 옮기지 않은 간접귀농(?)을 시도한 셈이다. 엄마는 시골생활에서 한결 여유를 찾았다. 삶에 감사하고 늘 웃음 잃지 않고 행복해하시는 엄마의 한 생애가 새록새록 다가왔다.  

엄마는 시골로 이사해서 5개월을 넘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셨다. 그동안 모자랐던 내밀하고 솔직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더불어 지나간 내 삶을 돌아보고 앞으로 살아갈 길에 대해 거듭 자문해 보는 시간이기도 했다. 삶을 찬찬히 음미해 볼 겨를도 없이 바쁘게 내달린 인생이 안쓰러워졌다. 삶과 죽음이라는 문제가 이전과 다르게 다가왔다. 이때가 귀농으로 가는 첫 번째 변곡점이자 전환기였다. 
 

▲ 이정아·송용석 부부. ⓒ귀농통문


국토순례와 여성귀농학교라는 전환점  

엄마가 돌아가시고 나자, 내 삶에서 버팀목이 사라져 버린 느낌이었다. 그 뒤로 오랫동안 우울 증상에 시달렸다. 견디지 못하고 방황하다 지역아동센터에서 일주일에 두 번씩 청소년 대상 책 읽기 봉사에 나섰다. 그곳에서 만난 중고생 아이들은 분노가 많았고, 가족이라는 둥지에서 따뜻함과 애정을 받아보지 못한 채 바깥으로 겉돌았다. 다르지만 비슷한 아픔이 공명을 일으켰다. 분노와 좌절을 털어버리고 더 큰 시야에서 인생을 받아들이는 경험을 이 아이들과 함께하고 싶어 국토순례를 계획하였다. 

2009년 매주 금요일 밤 출발해 주말까지 꼬박 1년에 걸쳐 해남 땅끝마을부터 통일전망대까지 국토순례를 마쳤다. 바쁜 일상의 틈을 비집고 나만의 목표를 이룬 데서 오는 자신감 덕분이었을까? 묵은 짐을 털고 다른 삶을 선택할 수 있는 용기를 얻었다. 곧 회사를 그만두었다. 더 이상 경제적인 이유와 목표가 다인 삶에 매이고 싶지 않았다. 시골로 내려가서 생태적인 삶을 살자고 결단을 내렸다. 

엄마가 떠나가기 전후로 스콧 니어링, 서정홍 농부시인, 권정생 선생님 등의 글을 읽으면서 생태주의 가치에 눈뜨기 시작했다. 도시 생활에서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이 자라났다. 이즈음인 2013년에 사회복지 활동에 지치기도 해서 휴식도 취할 겸 3박 4일 동안 여성귀농학교에 참가했다. 여기서 당도은의 책 <없는 것이 많아서 자유로운>(행성B 펴냄)을 읽고 진짜 귀농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생산 활동을 하며 검소하게 생활하고 마음을 풍요롭게 가꾸는 삶을 꿈꿔 왔는데 바로 그 모습이 책 속에 들어있었다. 더 이상 귀농을 늦추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하고 가족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첫눈에 반해 결정한 귀농지 

2014년 여름휴가 기간을 탐타 4박 5일 간 전북 순창 여름귀농학교를 마쳤다. 꽤나 오랫동안 귀농하자는 말을 입에 달고 살다시피 했지만, 남편은 마이동풍으로 흘려들었던 터였다. 휴가 대신 가보자고 꼬드겼는데 의외로 순순히 따라나섰다. 남편은 귀농교욱 기간 내내 남의 일 구경하듯이 편한 마음으로 지냈다. 하지만 강의가 영 낯선 세상 이야기만은 아니었다. 그간 아내를 통해 생태주의에 공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내만큼 강한 실행 의지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그해 10월에 귀농학교 동기들과 이곳에 방문했는데, 첫눈에 반했다. 어릴 적부터 왠지 산을 넉넉히 끼고 있는 병풍과 같은 풍광이 좋았고, 높지도 낮지도 않은 산들에 둘러싸여 아늑하고 정겹게 다가왔다. 사실 귀농지에 대해 특별한 기준이 없어서 이곳저곳을 기웃거렸는데, 단박에 정리가 되었다. 

아내는 '인생에 정해진 계획은 없다'는 주의로 산다. 먼저 일을 저질러 놓고 보는 성격이다. 남편은 심사숙고하고 하는 편이어서 '주저하고 망설이다 끌려 내려왔다'고 표현하지만, 이미 깊숙이 아내에게 동조되어 있기에 가능한 일일 게다. 서로 완급과 강약을 조절하는 조화로운 부부관계이지 싶다. 

귀농 이듬해 옮긴 집은 동네 가장 안쪽에 숨어 들은 듯 마을에서 외따로 떨어져 있다. 1킬로 이상 구불구불 이어진 진입로 거개가 좁은 비포장이다. 가로등 따위가 있을 리 없다. 게다가 주변에 묘지가 군데군데 널려 있다. 밤에도 거리가 환하고 이웃이 빼곡한 집단 주거지에 살다 와서 잘 적응이 될까, 무섭지 않을까? '외딴집이라서 온전히 자연을 느낀다. 빛과 소음으로부터 완벽하게 차단되어 있어서 좋다.' 주변에 묘지가 널려 있어도 전혀 겁나지 않을뿐더러, 묘지가 주변에 있기 때문에 오히려 자연친화적인 느낌을 준단다.
 

▲ 귀농 첫 해 단칸방 집. ⓒ귀농통문


마을공동체와 연결된 귀농 이후의 삶 

경북 상주 모동면 시흥리 36가구 가운데 세 가구가 귀농인인데, 이 마을은 유독 40대가 중심 세대이다. 시골에서는 흔치 않게 원주민의 자식 세대들이 귀향을 많이 했다. 포도농사로 비교적 경제적인 여유가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요즘 도시에서 벌어먹기가 얼마나 팍팍하고 어려운가. 연 소득이 4~5000만 원에 이른다 하니 중상층 농가에 속한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원래는 아주 빈한하고 지역에서도 고립된 마을이었다. 대다수가 20여 년 전에 논농사에서 환금성이 뛰어난 과수농가로 전환했다. 

올해로 귀농 3년 차요, 농사로는 2년 차다. 새로 집을 짓고 임대한 포도밭 2000평과 고구마, 토마토, 고추, 양파, 마늘, 잎채소 따위를 100평 텃밭에서 가꾼다. 포도 농가 10여 가구가 모여 친환경 무농약 공부하며 점진적인 유기농 전환을 시도 중이다. 여기 포도밭은 20년 이상 관행농으로 지은 땅이어서 땅심으로 키우는 농사가 될 때까지 족히 5년은 걸린다. 올해는 비가 너무 많이 오는 바람에 성과가 거의 없었다. 올 초 들여놓은 스프링클러 장비 값도 못 건졌다. 직거래하면 펑당 만 원 소득을 올릴 수 있다. 일반 농사에 비하면 꽤 괜찮은 소득이다. 더 부가가치를 높이려면 포도주를 가공해야 하는데, 지금 키우고 있는 캠벨포도는 당도가 떨어져서 포도주 담그기가 마땅치 않다. 

- 대형 거위농장 신축 반대 운동을 벌였다는데? 

"귀농자가 주측이 되어 1년 넘게 수없이 회의하고 집회하며 투쟁했다. 현재 행정소송 1심에서 승소판결을 받은 상태다. 원주민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았기에 귀농자에 대한 선입관을 없애 주는 계기가 되었다. 이 일로 빠른 시간에 마을에서 신뢰를 얻었다. 몸으로 부대끼며 느끼는 끈끈한 공동체 의식이 각성된 사건이었다." 

- 귀농 3년 차를 지나며 초기와 달라진 생각이 있다면? 

"처음에 생태주의와 '자발적 가난'이라는 이념에 끌렸다. 생태와 자립이라는 이념이 매력적이었다. 목적의식성과 자존감이 한창일 때였다. 그런데 귀농 첫해에 낡은 단칸방도 집도 어디냐며 호기롭게 살림을 펼쳤지만, 불편을 견디지 못하고 1년 만에 손들었다. 뭔가 '멋지고 다른 삶'은 결코 절로 주어지지 않는다. 삶의 원리는 도시나 농촌이나 다르지 않더라."

- 생태주의는 현실에서 무력한 이념인가? 

"삶의 방향을 바꾸려는 내적 동기를 이끌어내는 힘이 있다. 그것이 이념이 가진 역할이다. 이념은 현실을 만나 풍부해지고 유연해지는 과정에서 성숙해간다. 이념을 잣대 삼아 수십 년 살아온 업과 습으로 굳어진 삶의 방식을 손쉽게 바꿀 수 있다고 믿으면 곤란하다."

- 생태농과 관행농 사이에서 갈등과 반목은 안 생기는가?

"어떤 사람은 관행농 눈치를 보느라, 독자적인 방식을 고집하지 않고 서서히 적응하고자 한다. 생태농과 관행농이 상호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를 만드는 게 중요한 것 같다."

- 마을공동체는 왜 중요한가? 

"생활 단위가 고립적이거나 너무 작아도 자기만족에 그칠 수 있다. 고령화로 마을이 공동화될 위기에 처했는데, 일단 사람이 살아야 나도 살 것 아닌가. 그래서 젊은 세대가 중요하다. 다양한 생활양식이나 다른 생각을 존중하는 분위기도 생기고, 미래가 보이니까 내 자식이 농부가 되어도 좋다는 생각이 늘어난다." 

- 포도농사 외에 일반 농사에 대한 미련은 없는지? 

"쌀농사, 밀농사, 자급자족이 가능한 농사를 짓고 싶은데 아직은 몸과 마음이 따로다. 당분간은 포도농사와 조그만 텃밭 외에는 엄두도 못 내는 형편이다. 중장기에 걸쳐 자급자족 가능한 농사를 준비하고 있다. 얻을 수 있는 땅은 얼마든지 있다."

- 예비 귀농자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꿈과 환상을 농촌에서 찾으려고 한다면 귀농하지 마시라. 도시 생활이 힘들어서 탈출구를 찾을 거면 귀농하지 말아야 한다. 도시든 농촌이든 삶의 주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조용히 살고 싶은 사람은 그냥 아파트에서 살아야 조용히 혼자 살 수 있다고 이야기해줄 것이다. 농촌은 마을 자체가 가족처럼 대면해야 하는 공동체이고, 그 안에서 소소한 슬픔, 기쁨 등의 일상을 느낄 수 있는 넉넉한 품을 갖춰야 하는 것 같다."
 

▲ 수확을 끝낸 포도밭. ⓒ귀농통문


지금 소농으로 생존가능한 삶의 방식 

앞으로 자급자족이 가능한 농사를 짓고 생활은 낮게 사상은 높게 가지려고 노력하겠다고 한다. 관념적이고 이상적인 얘기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뜻과 이상이 높고 뚜렷하면 삶을 밀고 가는 동력이 될 수 있다. 다만 원칙 자체를 절대화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원칙은 현실과 타협하면서 풍부해진다고 믿는다.  

현실적으로 소농이 생존가능하려면 지출을 최대한 낮추는 것이 중요한데 이 방법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가끔 우울함에 바지게 만들더라. 지역에서 주민들의 재능을 모아 사회적기업이나 협동조합을 만들어 기본적인 소득을 보장하는 대안을 만들까 고민 중이다.

농촌으로 오기 전에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부부가 한꺼번에 직장을 그만두지 말라는 이야기다. 남편은 귀농 1년 차에는 주말부부를 하면서 서울에서 하던 학원 강사 일을 놓지 않았고, 지금은 가까운 시내에서 강사 일을 하고 있다. 정아 씨는 옆 동네에 있는 '녹색농촌체험마을'에서 일하고 있다. 

소농으로 살아가고자 농촌에 왔고 처음엔 그렇지 못한 자신을 책망했는데 지금은 '천천히 가자'고 다독인다. 돌아보면 운이 많이 따라주었다. 덕분에 빠르게 정착했고 만족스럽다.

"40여 년 살아온 업과 습으로 얽힌 삶의 방식은 쉽게 바꿀 수 없다." 
"원칙은 타협을 통해 풍부해진다."  

이 부부의 깨달음이다. 그들에게서 아집과 고정관념이 빠지지 않는 지혜를 보았다. '자발적 가난'이라는 고상한 가치도 자칫 생명 에너지를 억압하는 도그마가 될 수 있다.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욕망, 삶의 동력을 이루는 자기 고유의(이기적이 아닌) 욕망(꿈)을 무시하지 말고 살려야 '살맛'이 난다. 우리 시대 소농에게는 '자발적 가난'보다 '아름다운 욕망'이 더 어울리는 말이 아닐까….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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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통문은 1996년부터 발행되어 2017년 10월 현재 83호까지 발행된 전국귀농운동본부의 계간지입니다. 귀농과 생태적 삶을 위한 시대적 고민이 담긴 글, 귀농을 준비하고 이루어나가는 과정을 솔직하게 보여주는 귀농일기, 농사∙적정기술∙집짓기 등 농촌생활을 위해 익혀야 할 기술 등 귀농본부의 가치와 지향점이 고스란히 담긴 따뜻한 글모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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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가협 33차 총회-양심수, 국보법 남북화해 시대 어울리지 않는다

민가협 33차 총회-양심수, 국보법 남북화해 시대 어울리지 않는다
 
 
 
김영란 기자 
기사입력: 2018/03/17 [22:10]  최종편집: ⓒ 자주시보
 
 

 

▲ 민가협 33차 정기 총회에 참석자들이 통일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자주시보, 김영란 기자

  

민주화실천가족협의회(이하 민가협) 33차 정기총회가 3월 17일 열렸다.

 

과거 군부독재정권에서 부당한 연행구속 그리고 심각한 고문까지 자행되던 시기에 직접행동을 하던 가족들이 양심수 석방과 국가보안법 철폐를 외치며 1985년 12월 12일 창립한 민가협이 벌써 33년이 되었다. 

 

민가협이 1993년 9월 23일 양심수 문제를 제기하며 시작한 목요집회는 이제 1160회 차를 맞이했다.

 

33번째 민가협 총회에는 통일광장범민련 남측본부유가협사월혁명회양심수후원회민중당민중민주당한보진보연대 등 각계 시민사회단체 회원들 15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성황리에 진행되었다.

 

▲ 권오헌 민가협 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이 민가협 33차 총회에서 모시는 말씀을 하고 있다.     © 자주시보, 김영란 기자

 

권오헌 민가협 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은 내외빈을 맞이하는 모시는 말씀을 했다.

 

권오헌 명예회장은 아직도 국가보안법이 살아있고양심수가 갇혀 있다지금 남북정상회담조미정상회담이 열리는 순간에 남북관계 개선에 장애가 되고 있는 법적제도적 장치들이 있고 그것으로 피해를 본 양심수들이 감옥에 있다우리는 반드시 빠른 시일 안에 양심수가 없는 세상국가보안법이 없는 세상자주통일이 된 세상을 만들겠다는 다짐을 한다.”고 말한 뒤에 민가협 어머님들은 전 세상에 유래 없는 투쟁을 하고 있다어머님들은 우리사회 민주화의 상징이시다.”고 어머님들의 투쟁을 높이 평가했다이어 남북정상회담은 비핵화가 의제가 아니라 통일을 선언해야 하며조미정상회담에서 미국은 적대정책 포기북의 제도를 인정하고 존중하면 된다한미상호방위조약 폐기미군철수가 이번 정상회담에서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민가협 33차 총회를 맞이하여 각계의 격려사연대사가 이어졌다.

먼저 이규재 범민련 남측본부 의장은 축사에서 남북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며 우리 역사가 커다랗게 요동치고 있다미국에게 의해 여러 가지 수난을 당해온 역사가 100여 년이 넘었다우리 민족이 겪은 수난과 모욕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는 역사적 순간을 맞이하고 있다이 시기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반미투쟁이다모든 악의 근원모순의 근원이 미국이 아닌가. 2018년 모든 역량을 반미로 결집시키고 행동으로 해야 한다.”고 반미투쟁으로 나서자고 호소했다.

 

▲ 민가협 어머님들이 각계에서 연대와 축사가 이어지는  권낙기 통일광장 대표가 평양에 꼭 함께 가자는 말씀에 박수를 치고 있다.     © 자주시보, 김영란 기자

 

한충목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는 우리 어머님도 민가협 활동을 하신 것을 너무나 자랑스러워 하신다.고 소회를 밝힌 뒤에 한반도 평화와 통일은 분단 적폐 중의 적폐인 국가보안법미국에 대해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불가역적인 방법으로 철폐 할 때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국가보안법 완전철폐양심수 석방미국을 몰아내고 평화협정 체결, 615방식의 통일을 달성하는 길에 한국진보연대가 앞장서서 싸우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김창한 민중당 상임공동대표는 축사를 통해서 자주민주통일의 한길에서 든든한 동지이자투쟁하는 사람들에게 어버이처럼 따뜻한 보살핌을 주시는 민가협 어머님들이 계셔서 늘 든든하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이어 폭풍전야의 한반도에 격변이 시작되고 있다우리민족끼리 단결하면 그 어떤 역경도 순경도 바꿔낼 수 있다는 교훈을 새겨주고 있다남북 화해시대감옥에 있는 양심수같은 민족을 적이라 규정하는 만남과 화해를 불법으로 규정한 국가보안법은 새로운 시대와 공존할 수 없다남북대화와 단결의 분위기가 실질적인 조치로 이어질 수 있도록 민중당은 노력하겠다외세의 지배와 간섭이 영원히 종식될 수 있도록 함께 투쟁하겠다.”고 김창한 상임공동대표는 투쟁의지를 담은 연설을 했다.

 

▲ 민가협을 앞장에서 이끌고 있는 조순덕 상임의장     © 자주시보, 김영란 기자

 

2017년 사업보고와 2018년 사업계획을 민가협 조순덕 상임회장이감사보고는 임방규 통일광장 공동대표와 김정숙 어머님이 하였다.

 

민가협은 2018년 주요사업을 통해 국가보안법 철폐 운동 양심수 석방투쟁 및 지원·조사사업 △ 민가협 목요집회 △ 민가협장터 △ 소식지 <민주가족평화, 615, 104선언이행자주통일 사업 △ 민주수호 운동 인권관련 연대사업 △ 민중생존권 연대사업 등으로 밝혀 우리 사회에서 민주와 인권 증진 사업 및 고통 받는 모든 이들과 함께할 것을 밝혔다.

 

민가협 감사패는 2017년 양심수 석방을 위해 헌신해 온 조영건 구속노동자후원회 회장에게 수여되었다.

 

조영건 회장은 감사패를 받은 뒤에 지난해 양심수 석방을 위해 끊임없이 싸웠는데 아직 결실을 맺지 못했다올해 한반도에 평화통일의 분위기가 불어오는데 우리 모두 힘을 뭉쳐 반드시 빠른 시일 안에 양심수를 모두 석방시키자.”라고 호소했다.

 

▲ 민가협 33차 총회에서 감사패를 받은 조영건 구속노동자 후원회장과 민가협 어머님들     © 자주시보, 김영란 기자

 

민가협은 총회 결의문에서 “2017년 촛불혁명을 통해 정권이 바뀌었지만 아직 우리 사회에는 바꿔야 할 것들이 많이 남아 있다촛불혁명을 만들었던 힘으로 적폐청산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한 투쟁을 중단 없이 지속해야 한다.”고 밝혔다.

 

총회 참가자들은 △ 국가보안법 철폐양심수 전원 석방 △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 확장 △ 한반도의 자주와 평화통일 앞당기자고 결의를 다졌다.

 

▲ 민가협 33차 총회에는 투병 중인 임기란 어머님이 영상을 보내주셨다. 임기란 어머님이 오래오래 사시길 바라며     © 자주시보, 김영란 기자

 

▲ 민가협 33차 총회에서 지난해 돌아가신 서경순 어머님이 생전에 민가협에 보낸 영상이 상영되어, 참가자들의 마음을 적셨다.     © 자주시보, 김영란 기자

 

한편민가협 33차 총회에서는 투병 중인 임기란 어머님의 영상과지난해 돌아가신 서경순 어머님의 영상이 상영돼 참가자들이 다시한번 어머님들의 투쟁과 헌신을 되돌아보며 눈물을 흘렸다.

 

총회 참가자들은 구호를 함께 외치고 단체 사진 촬영으로 민가협 33차 총회를 마쳤다.

  

▲ 민가협 33차 총회에서 자료집을 보고 있는 총회 참석자들     © 자주시보, 김영란 기자

 

▲ 민가협 33차 총회에서 축하공연을 하는 <판소리 길음>, 모든 분들이 국가보안법 피해자이거나, 그 가족들이다.     © 자주시보, 김영란 기자

 

▲ 민가협 33차 총회에서 축하공연을 하는 우위영씨, 옛 통합진보당 대변인이었으며, 소위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으로 옥고를 치르다가 만기출소 한 지 얼마 안되었다.     © 자주시보, 김영란 기자

 

▲ 민가협 33차 총회에서 공연을 보면서 함께 노래 부르는 어머님들     © 자주시보, 김영란 기자

 

▲ 민가협 33차 총회에서 양심수 전원석방, 국가보안법 철폐의 구호를 외치는 참가자들     © 자주시보, 김영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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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시울 붉어진 도종환, 그는 왜 '아재 개그' 던졌나

 
 평창동계패럴림픽 '한국 선수단의 밤' 행사가 17일 오후 강릉 올림픽플라자 내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렸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이날 생일을 맞은 아이스하키 팀 이재웅 선수의 발언을 들으며 웃음을 내보이고 있다.

평창동계패럴림픽 '한국 선수단의 밤' 행사가 17일 오후 강릉 올림픽플라자 내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렸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이날 생일을 맞은 아이스하키 팀 이재웅 선수의 발언을 들으며 웃음을 내보이고 있다.ⓒ 소중한


"(휠체어)컬링 선수들도 잘하셨어요."

17일 '한국 선수단의 밤' 행사가 진행된 강릉 올림픽파크의 코리아 하우스. 18일 평창동계패럴림픽 폐회식을 앞두고 선수들을 치하하기 위한 이 자리에서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격려사를 하기 위해 연단 위로 올랐다. 그러더니 방민자, 서순석, 정승원, 차재관, 이동하 이렇게 휠체어컬링 선수들의 이름 하나하나를 언급했다. 

이날 휠체어컬링 팀은 동메달 결정전에서 캐나다에 패하며 4위에 이름을 올렸다(관련기사 : 두 '마술사'의 눈물, 오벤저스 덕분에 행복했다). 같은 날 아이스하키 팀이 동메달을 거머쥐고, 크로스컨트리스키의 신의현 선수가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휠체어컬링 팀의 분위기는 다소 침체돼 있었다. 도 장관은 이날 한국 선수단 모두가 모인 자리에서 신의현 선수와 아이스하키 팀을 축하한 뒤, 오랜 시간을 들여 휠체어컬링 팀을 위로하고 치켜세웠다. 
 

 평창동계패럴림픽 '한국 선수단의 밤' 행사가 17일 오후 강릉 올림픽플라자 내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렸다. 아이스하키 팀 정승환 선수(왼쪽)와 휠체어컬링 팀 차재관, 서순석, 이동하 선수가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평창동계패럴림픽 '한국 선수단의 밤' 행사가 17일 오후 강릉 올림픽플라자 내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렸다. 아이스하키 팀 정승환 선수(왼쪽)와 휠체어컬링 팀 차재관, 서순석, 이동하 선수가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소중한


"선수촌장님이 그렇게 말씀하셨어요. 자로 잰 듯이 던지기 때문에 방민'자'라고. 그리고 정말 이름 그대로 순수한 돌을 던지는 '순석', 서순석. 그러니까 스킵을 바꾸자는 요구도 받아주시고, 그리고 팀 전체를 위해 하나 되는 마음으로 팀을 끌어가 주시고. 앞으로도 그러실 거라고 생각해요."

도 장관의 아재(?)개그가 섞인 위로에 행사장은 웃음바다가 됐다. 휠체어컬링 팀도 박수로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다. 아재개그는 계속됐다.

"그리고 하우스 안에, 원 안에 집어넣는 거니까 정승'원'이라고 했어요. 그리고 반드시 승리의 월계관을 다시 쓰게 될 거라고 해서 '재관', 차재관이라고 했어요. (마지막으로) 하하하 웃는 날이 반드시 올 거라고 해서 이동'하'라고 했습니다."

이어 도 장관은 "컬링 팀 정말 잘하셨다. 우리는 진짜 그렇게 생각한다"라며 "정승원 선수 휠체어 루틴 카드에 '그동안 우리가 흘린 피눈물을 잊지 말자'라고 써놨다고 한다. 대한민국 정부도 여러분들이 흘린 피눈물을 잊지 않겠다"라고 덧붙였다. 
 

 평창동계패럴림픽 '한국 선수단의 밤' 행사가 17일 오후 강릉 올림픽플라자 내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렸다. 아이스하키 팀 유만균, 장종호 선수가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평창동계패럴림픽 '한국 선수단의 밤' 행사가 17일 오후 강릉 올림픽플라자 내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렸다. 아이스하키 팀 유만균, 장종호 선수가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소중한


"국가는 여러분을 잊지 않겠다"

별다른 원고 없이 연단에 오른 도 장관은 신의현 선수를 응원하러 갔다가 생긴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며칠 전 크로스컨트리 경기를 응원하러 갔는데 앞줄에 신의현 선수 어머니, 아버지, 아들, 딸, 부인 이렇게 앉아 계셨어요. 뒷줄엔 대통령님, 여사님, 저 이렇게 앉아 있었고요. 선수들이 내려오다가 넘어지는 걸 보고 신의현 선수의 딸이 '아이고, 저걸 어떻게 해'라고 말하니까 부인이 '괜찮아. 아빠는 더 많이 넘어졌어. 넘어졌으니까 여기까지 온 거야' 그렇게 말하더군요. 그 말이 너무 감동적이어서 제가 얼른 적었어요. 그 말 속엔 우리가 지금까지 걸어오고 헤쳐 온 삶이 함축돼 있었습니다."

도 장관은 아이스하키 팀을 향해선 "열정이 우리를 움직이게 한다고 했는데, 여러분의 열정과 도전이 국민들을 움직였고, 대통령을 달려오시게 했고, 그리고 그 자리에 모인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함성으로 대한민국을 외치게 만들었다"라며 "여러분 정말 대단하다. 고맙다"라고 감사의 말을 남겼다(관련기사 : 무릎 굽힌 문 대통령 '포옹'에, 선수와 관중들 반응은?).
 

 평창동계패럴림픽 '한국 선수단의 밤' 행사가 17일 오후 강릉 올림픽플라자 내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렸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행사 도중 상영된 패럴림픽 하이라이트 영상을 보며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평창동계패럴림픽 '한국 선수단의 밤' 행사가 17일 오후 강릉 올림픽플라자 내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렸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행사 도중 상영된 패럴림픽 하이라이트 영상을 보며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소중한


도 장관은 이날 행사에서 선수들의 모습이 담긴 패럴림픽 하이라이트 영상이 상영되자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도 장관은 "(패럴림픽 선수들이) 새로운 운명을 만들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일 폐회식이 있다. 폐회식 여러 공연 중 '도당살풀이'라는 춤 공연이 있다. 살이라는 건 우리가 사는 동안 부딪히는 나쁜 기운을 말한다"라며 "그 살 중엔 '곡각살'이란 게 있다. 뼈가 부러지고 팔다리를 잃는 그런 흉살인데, 그 운명을 좋은 운명으로 바꿔달라고 기원하는 춤이 도당살풀이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도 장관은 "여러분은 스포츠로 운명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라며 "251만 명 장애를 갖고 있는 많은 분들이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거야'라는 생각을 갖게 만들었다. 1000만 명 장애인 가족에게 희망을 줬다"라고 강조했다.

또 도 장관은 "올림픽을 통해 이 땅에 평화가 실현되면서 국가의 운명을 바꿨고 치유의 패럴림픽을 통해 새로운 운명을 만들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라며 "그래서 여러분께 감사하다. 국가는 이걸 잊지 않을 것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평창동계패럴림픽 '한국 선수단의 밤' 행사가 17일 오후 강릉 올림픽플라자 내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렸다. 스노보드 박항승 선수가 행사 도중 박수를 치고 있다. 박 선수는 교통사고로 오른팔과 오른다리를 잃었다.

평창동계패럴림픽 '한국 선수단의 밤' 행사가 17일 오후 강릉 올림픽플라자 내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렸다. 스노보드 박항승 선수가 행사 도중 박수를 치고 있다. 박 선수는 교통사고로 오른팔과 오른다리를 잃었다.ⓒ 소중한


마지막으로 도 장관은 "'모든 꽃은 자기 내면으로부터 스스로를 축복하며 핀다'는 시의 한 구절이 있다"라며 "스스로 운명을 바꿔 가는 여러분도 그 꽃처럼 스스로를 축복하며 다시 태어나길 바란다. 여러분은 이미 인생의 금메달을 딴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의 인생이 아름답게 꽃필 수 있도록 저희도 지원하겠다"라며 "그리고 여러분이 훌륭하게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을,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그런 평등하고 따뜻한 세상, 동행하는 세상, 함께 살아가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도록 있는 힘을 다해 지원하고 노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는 18일 경기가 남은 알파인스키, 크로스컨트리스키 선수들을 제외한 선수들이 자리해 그동안의 피로를 푸는 시간을 가졌다. 대한장애인체육회는 모든 선수들에게 자신의 얼굴이 새겨진 메달을 선물했다.  

팽창패럴림픽 폐회식은 18일 오후 8시 평창 올림픽플라자의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진행된다. 
 

 평창동계패럴림픽 '한국 선수단의 밤' 행사가 17일 오후 강릉 올림픽플라자 내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렸다. 대한장애인체육회는 모든 선수들에게 자신의 얼굴이 새겨진 메달을 선물했다. 이날 대표로 메달을 받은 휠체어컬링 방민자(왼쪽), 아이스하키 한민수 선수의 메달.

평창동계패럴림픽 '한국 선수단의 밤' 행사가 17일 오후 강릉 올림픽플라자 내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렸다. 대한장애인체육회는 모든 선수들에게 자신의 얼굴이 새겨진 메달을 선물했다. 이날 대표로 메달을 받은 휠체어컬링 방민자(왼쪽), 아이스하키 한민수 선수의 메달.ⓒ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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