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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미국에 평화협정이냐 전쟁이냐 양자택일하라

북, 미국에 평화협정이냐 전쟁이냐 양자택일하라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7/06/20 [06:46]  최종편집: ⓒ 자주시보
 
 

 

▲이 사진은 2017년 5월 12일 중국 베이징 국제공항에 나온 최선희 조선 외무성 미국국장이 평양행 비행기에 탑승하기 위해 출국장을 걸어가는 장면이다. 사진에서 왼쪽에 보이는 사람이 최선희 국장이다. 최선희 국장은 2017년 5월 9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진행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첫 조미회담에 조선측 협상대표로 파견되었다. 베이징 국제공항 출국장에서 마주친 취재기자의 질문에 최선희 국장은 "여건이 되면 트럼프 정부와 대화하겠다"고 말했다.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19일 미국의소리방송((VOA) 보도에 따르면 최근 스위스에서 열린 반관반민 회의에 참석한 북 측 대표들이 미국 측 대표들에게 평화협정을 체결할 것인지 아니면 싸울 것인지 둘 중 한 가지 선택밖에 없다고 강조하였다.

 

스웨덴 안보개발정책연구소가 지난 31일부터 이틀 간 개최한 반관반민 대화에는 남북한과 미국, 중국 측 전문가와 정부 인사들이 참석했는데 미국 측 대표로 참석한 부르스 클링너 연구원은 북 외무성 산하 군축.평화연구소 인사들로 이루어진 대표들이 오직 평화협정을 의제로 한 대화에만 관심이 있다고 밝히면서 평화협정을 체결하거나, 싸우거나 둘 중 한 가지 선택 밖에 없다고 말했다며 미국의소리방송은 북이 핵과 미사일 시험을 성공시킨 데 대한 자신감, 혹은 자만심까지 엿보이는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대표로 초청된 수미 테리 전 백악관 보좌관도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 대표들이 핵무기의 실제 사용 의지를 강조했다고 밝혔다. “핵무기를 얻는데 정말 큰 아픔과 고통을 겪고 막대한 자금을 사용한 만큼, 위협을 받을 경우 이를 사용할 것”이라는 게 북 대표들의 주장이었다는 것이다.
테리 전 보좌관은 또 북 대표들이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이 마지막 단계에 이르렀고, 더욱 다양하고 정밀한 핵무기를 계속 개발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미국 대표로 자리를 함께 한 브루스 클링너 헤리지티재단 선임연구원도 “북 대표들로부터 핵무기 관련 협상에 대한 융통성이나 바람을 보여주는 어떤 신호도 전혀 보지 못했다”고 밝혔는데 “과거 반관반민 대화에 참석했던 미국인들의 말과 달리 비핵화는 완전히 테이블에서 치워졌고, 미국이나 한국이 북의 비핵화를 유도하기 위해 제안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는 게 북의 메시지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클링너 연구원은 “이런 저런 제안을 해 봤지만 북 대표들은 이를 모두 일축했다”면서 “비핵화는 완전히 물 건너 갔고, 6자회담으로 돌아가기 위해 여러 의견을 내며 시간을 끌지 말라”는 태도로 일관했다며 평화협정이냐 전쟁이냐 둘 중 한 가지 선택밖에 없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테리 전 보좌관 역시 북 측이 평화협정, 혹은 평화체제 만을 유일한 의제로 주장하면서 비핵화는 얘기조차 꺼내지 말라는 완강한 태도를 굽히지 않았다며, 심지어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비핵화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신호조차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테리 전 보좌관은 또 북 대표들이 미국의 어떤 군사 행동에도 맞설 준비가 돼 있다는 것과 북을 잘못 판단하지 말라는 것, 또 경제 제재와 미-한 연합군사훈련은 긴장만 고조시킬 뿐이라는 주장을 되풀이했다고 전했다.

 

미국 측 참가자들은 북 대표들에게 압박과 군사력 강화, 미사일 방어망 확충 등을 담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설명하고, 북의 지속적인 핵 개발은 미국의 추가 압박과 제재에 직면할 뿐이란 점을 강조했다고 테리 전 보좌관은 밝혔다. 

 

▲  2017년 4월 태양절에 즈음하여 완공한 평양의 여명거리 모습, 녹색건축 기술을 대거 도입했다.

 

이로서 사실상 북은 미국의 트럼프 정부가 대화가 아닌 북과의 대결을 선택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으며 앞으로 더욱 무서운 물리적 조치로 미국에 대한 압박을 강화할 것이 우려된다.

 

이는 본지에서 그간 일관되게 강조해왔던 내용이다. 북은 미국에게 아쉬울 것이 전혀 없고 오히려 급한 쪽은 미국이라며 미국이 시간을 끌면 끌수록 북은 더욱 더 강해질 것이며 미국의 입지만 좁아지지 않을 수 없고 종당에는 미국의 패권이 더욱 처참하게 붕괴될 것이라고 본지에서는 지속적으로 지적해왔다.
따라서 미국이 대화가 아닌 힘으로 북을 제압하려고 마음먹었다면 지금이 바로 가장 위험한 선택의 시기일 것이라며 한반도 전쟁 가능성을 심각히 우려해왔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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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본지 한호석 소장의 개벽예감 기고글과 연합뉴스 등에서 소개한 월스트리트저널의 ‘북미가 1년 넘게 비밀 외교채널을 가동’했다는 내용도 이런 맥락에서 분석해야 그 본질을 파악할 수 있다고 본다.

 

1년 넘은 비밀 막후 회동을 통해 미국이 북이 비핵화에만 동의해주면 뭐든 다 해주겠다면서 무슨 선물인들 제안 안 해본 것이 있겠는가. 비핵화에만 동의해 주면 신의주, 나진선봉지구를 싱가포르나 홍콩보다 더한 세계 금융과 무역의 중심지로 키워주고 막대한 재정지원도 해주겠다는 약속 등 입안의 침이 마르고 닳도록 말했을 것이다.
하지만 단 한 치의 진전도 없이 지금까지 공회전만 거듭해왔다는 것은 북이 미국이 원하는 비핵화에는 아예 관심조자 없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본지에서는 이점 때문에 북미대화가 진행되더라도 한반도 문제는 쉽게 풀리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한반도문제는 장기성, 간고성, 복잡성을 지닐 수밖에 없기 때문에 조급해서는 안 된다고도 강조해왔다. 하지만 이제는 그 공회전 대화도 막바지에 이른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

 

북이 공회전일 것이란 점을 익히 알면서도 끝까지 미국과 막후접촉과 반관반민 공개적인 대화를 끊지 않고 유지하는 것은 미국과 어떻게든지 평화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하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 북의 입장에서는 이런 노력이 이후 대륙간탄도미사일과 같은 강력한 물리적 조치를 단행할 수 있는 명분으로도 작용할 수 있으리라고 여겼을 것이다.

 

여기에 북이 좀 더 미국과의 대결전을 완벽하게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벌자는 의도도 없지 않았던 것 같다. 

북은 1년을 경제선진국의 10년 맞잡이로 지금 주민생활의 수준을 높여내고 있다고 자랑하고 있다. 올 4월 태양절 기념식에 갔다가 온 해외동포들이 인터넷에 올린 소식들을 보면 북의 평양은 이제 완전히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섰고 지방 곳곳도 동시에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고 했다. 북이 꿈꾸는 이상사회건설이 막바지에 이른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만약 북은 미국과 군사적 대결을 벌이게 된다면 가장 빠르고 간단하게 북미대결전을 끝내고 조국통일이란 민족사적 과업을 달성하게 될 것이며 북일관계 정상화 문제 등도 일거에 해결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물론 북의 예상대로 될 것인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지만 북의 그런 입장에서는 그 다음에는 민심을 수습하는 매우 중요한 과제가 남게 된다. 북녘 주민들은 물론 남녘과 일본, 나아가 미국 국민들의 마음도 모아내야 한다. 이런 나라 주민들의 지지를 이끌어내지 못한 전쟁이라면 실패한 전쟁이 될 것이다. 적어도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제시한 전쟁관에 입각해보면 그렇다는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두 선대 지도자의 사상과 의지를 전면적으로 계승하고 꽃피워낼 의지를 지난 당대회에서 명백히 밝혔다.
그래서 북은 현재 1년을 다른 나라 발전의 10년 맞잡이로 따라잡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상사회 건설을 폭발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이 얼마나 주민들의 위하는 정권이고 인류애를 높이 체현한 나라인지 백 마디 천 마디로 말하는 것보다 만들어서 보여주는 것이 더 결정적이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하지 않던가.

 

그간 북은 그래서 급할 것이 없었다고 여겼을 가능성이 있다. 북은 오래 전 군사적인 준비는 이미 끝났다고 선언했다. 대륙간탄도미사일도 발사 시점만 보고 있는 것이지 준비가 덜 되어 그런 것은 아님이 확실하다. 미국이 당장 대화에 나와도 좋고 안 나와도 그만이다. 북은 그저 총력을 다해 더 높은 이상사회 건설을 다그쳐갈 뿐이다.

 

▲ 2017년 4월 15일 태양절 105주년 경축 열병식에 등장한 최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이다. 미국의 군사전문가들은 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의 길이가 24m, 지름이 1.9m, 사거리가 12,000km인 것으로 추정하였다. 고체연료엔진을 사용하여 거대한 원통형 발사관에서 사출되는 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은 발사준비공정이 매우 간단하여, 언제든지 명령만 내리면 즉시 발사위치로 이동하여 발사될 수 있다. 조선이 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 33분 뒤에 미국의 심장부인 워싱턴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된다. 조선이 미국의 심장부를 강타할 최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보유한 것은 핵무장을 완성하였음을 의미한다.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하지만 최근 북의 행보를 보면 이것도 이제 막바지에 이른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 이번 소년단 대회 당시 소년단원들을 가장 참혹했던 미군 양민학살지 신천박물관 견학을 시켰다는 북의 방송 보도가 처음 나왔다. 전에도 그런 견학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방송에서 소개한 것은 보지 못했다. 전쟁 준비도 막바지에 이른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각지에 미군의 학살만행 기념관을 세우고 전 국민들을 반미계급교양이란 이름으로 참관시키며 끊임없이 대미 적개심을 키워왔다. 
더불어 혁명전통교양이란 이름으로 항일유적지, 한국전쟁유전지 등에 대한 참관교육을 시켜왔다. 지금도 기자 등 선전일꾼들을 선두로 과학자들까지 백두산답사행군 교양이 전면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보도가 매일 나오고 있다.

 

한반도는 정전상태 즉, 전쟁을 잠시 쉬고 있는 휴전상태이다. 전쟁이 끝난 것이 아니다. 사소한 충돌도 언제든지 전쟁으로 비화될 수 있다. 이 위험천만한 정전협정을 완전한 평화협정으로 바꾸지 않는 한, 한 시도 전쟁걱정 없이 마음 편히 살 수 없는 땅이 한반도이다. 
지금까지는 주로 북 주민들과 한국의 깨어있는 사람들만이 미국의 불의의 공격을 걱정하며 불안불안 살아왔다. 하지만 북이 수소탄 장착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에 성공하면 모든 한국인과 일본인 나아가 미국 국민들도 불안불안 살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아무리 패권이 중요하다고 해도 핵공격으로 전멸당할 불안감을 안고 살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미국은 북이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하기 전에 북을 군사적으로 제압하려할 우려가 매우 높은 상황이다. 
북이 전 주민들을 전쟁에 대비하여 완벽한 정신무장을 시킨 이유가 바로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앞두고 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실제 트럼프 정부는 최근 북이 대륙간탄도미사일 보유를 절대로 좌시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혔다. 이는 사실상 쏘기 전에 북과 대화로 일괄타결에 전격 합의하거나 쏘자마자 전쟁을 하거나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지 않을 수 없다는 말과 같다.

 

그 시점이 이제는 임박해오고 있는 것 같아 우려를 금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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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동물에도 귀천이 있다? 있어 줘서 고마울 뿐

이준석 2017. 06. 19
조회수 1875 추천수 1
 
크고 귀하면 보호 작고 흔하면 홀대, 재미로 죽이기도
생명의 가치는 평등, 그들의 존재 자체에 감사해야
 
두꺼비 유생 (3).JPG» 야생을 자유로이 살아가는 모든 동물이 야생동물이다. 늑대나 호랑이처럼 특별한 동물, 멧돼지나 두루미처럼 큰 동물, 황새나 저어새처럼 보호받아야 할 동물뿐만 아니라 아주 작고 보잘것없어 보이더라도 모두 야생동물이다. 어린 두꺼비의 모습.
 
집 밖으로 나가 주위를 둘러보면 어떤 야생동물을 볼 수 있을까. 참새, 까치, 비둘기, 다람쥐 흔하디흔한 동물들이지만 이들도 야생동물이다.
 
야생동물이란 거창한 것이 아니다. 보호해야 하는 귀한 동물만 야생동물인 것도 아니다. 야생에서 자유로이 살아가는 모든 동물이 야생동물이다. 
 
하물며 작은 들쥐나 개구리, 민물고기도 야생동물이란 것을 머리로는 알지만 그들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무슨 이유에선가 홀대받는 생명이 된 '그들'과 그들을 대하는 '우리'를 돌아본다.
 
자주 접하는 것에 대한 감정은 빠르게 퇴색한다. 부모님의 사랑을 매일 새로이 되새기는 사람은 많지 않을 테고, 출근길 만나는 참새를 보며 매일 가슴 벅찬 사람은 없을 것이. 
 
드물고 귀한 것은 오래 기억되지만 흔한 것은 금방 잊힌다. 나 또한 마찬가지다. 검은머리물떼새를 처음 만난 날의 날씨, 주변 풍경과 소음까지 기억나지만 큰고니를 처음 촬영한 날이 언제인지 어디인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물론 처음엔 그렇게 벅찰 수가 없었지만 수차례 반복될수록 그 감정은 점점 무뎌졌다. 어찌 보면 짧은 세월을 살아가는 인간에겐 자연스러운 모습이지만 그들의 생명을 책임지고 그들의 삶에 개입하는 '야생동물 전문가' 에겐 반드시 경계하고 멀리해야 할 모습이다.
 
검은머리물떼새 (11)-horz.jpg» 감사하고 벅찬 마음은 오래 가지 않았다. 검은머리물떼새(왼쪽)와 큰고니.
 
여행비둘기 혹은 나그네비둘기라 불리던 새가 있었다. 한 때, 북아메리카 하늘을 뒤덮으며 이동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개체수가 많았고 이동하는 무리를 일컬어 비둘기 구름이라 부르기도 했다. 
 
워낙 수가 많다 보니 멸종에 대한 경계심 따윈 없었고 그들을 사냥하는 것은 일종의 인기 스포츠가 되어 수만 마리가 희생됐다. 결국 1914년 신시내티 동물원에서 마지막 한 마리가 죽으며 지구 위에서 살아 숨 쉬는 여행비둘기를 다시 볼 순 없게 됐다.
 
Bird_lore_(1913)_(14562557107).jpg» 살아있는 나그네비둘기 암컷의 모습. 휘트먼이 1896~1898년 기르던 개체이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우리 주변에도 여행비둘기와 같은 길을 걷고 있을지도 모를 동물이 있다. 살아있는 모습보단 싸늘한 주검으로 도로 위에서 더 자주 마주치는 고라니다. 
 
고라니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목록에 ’취약’ 등급으로 지정돼 있다. 하지만 국내엔 개체수 조절이 필요할 정도로 많은 고라니가 서식하고 있고 그래서인지 고라니에 대한 연구는 다른 종보다, 심지어 개체수가 훨씬 적은 중국고라니보다 부족하다. 
 
그렇다 보니 개체수 조절이라는 명목으로 매년 많은 수가 수렵, 밀렵으로 희생되고 있다. 또 로드킬 하면 떠오르는 동물이 고라니일 정도로 많은 수가 사고를 당하지만 개체수의 변화가 어떤지 알 길이 없다.
 
고라니 로드킬-horz.jpg» 도로에서 만난 고라니(왼쪽)와 야생에서 만난 고라니.유해조수로 미움받는 그들이 안쓰러울 따름이다. 김봉균(왼쪽), 이준석
 
고라니 외에도 까치, 오리, 꿩, 비둘기 그리고 야생동물의 범주에 속하진 않지만 거리를 배회하는 개, 고양이까지 많은 종이 흔하다는 이유로 차별을 받는다. 작아서인지, 그들의 감정을 느낄 수 없어서인지 가벼운 생명으로 취급받는 양서류, 파충류, 어류 그리고 인간에게 피해를 주든 안 주든 상관없이 많은 사람이 재미로 잡고 죽이는 곤충도 그렇다.
 
파리와 모기까지 사랑하라는 것도, 존중하며 살생을 멈추라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현실이 어떻든 그들 또한 한 생명이란 사실은 인지해야 하지 않을까. 이 작은 사실은 당연하지만 우리 가슴에 쉽게 새겨지지 않으며, 이 작은 사실이 우리의 삶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흰뺨검둥오리-tile.jpg» 우리 주변을 살아가는 수많은 야생동물.그들의 생명에 가치를 매겨선 안 되지만 자신도 모르게 차별을 하고 있다.
 
어릴 때부터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던 말이 있다. '직업에 귀천은 없다.' 정말 그런가. 이 말이 옳고 그르고를 떠나 현실과 동떨어지게 느껴진다. 
 
마찬가지로 모든 생명의 가치가 평등하다는 말도 그리 느껴져 안타깝다. 사람 사이에서도 생명의 가치가 나뉘지 않은 적이 없는데 하물며 동물은 오죽할까.
 
꾸미기_KakaoTalk_20170618_230252363-tile.jpg» 태어날 때부터 가격이 매겨지는 동물들. 인간의 욕심은 사그라들 기미가 없다.
 
유해조수인지 아닌지, 개체수는 어떻고 생태적 가치는 어떤지 그러한 이유를 막론하고 한 마리, 한 마리가 우리처럼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생명임을 잊어선 안 된다. 특히 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은 세상이 매긴 그들의 가치가 어떠하든 그들을 대하는 자세에 다름이 없어야 한다. 물론 어찌할 수 없는 날들이 많겠지만 그래도 애써야만 한다.
 
나무가 아닌 숲을 보라지만 나무가 있기에 숲이 있고 그들이 있기에 지금의 야생, 생태계가 있다. 우리가 야생의 많은 것들을 누려오던 오랜 시간 동안 그들의 존재에 대해 한 번이라도 감사해 본 적이 있었던가.
 
KakaoTalk_20170618_232414663.jpg»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앞에 선 어린 고라니.
 
이준석/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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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서울시장은 누구? 박원순 1위, 이재명 2위

 
[리얼미터] 3위 황교안, 4위 유승민…文 서울지역 지지율은 73.3%
2017.06.20 00:02:45
 

 

 

 

2018년 6월 13일, 제 7회 지방선거가 전국에서 동시에 실시된다. 지방선거까지 불과 1년여를 남겨두고 있다. 수도권에는 서울시장, 성남시장 등을 포함해 유독 재선 지자체장들이 많다. 3선 도전이냐, 새로운 진로를 모색하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는 지자체장들이 많다. 2010년 이후 야권(지금의 여권)은 유독 지방선거에서 강세를 보여왔던 전력이 있다. 다름 지방선거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프레시안>은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와 함께 가장 주목도가 높은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한 여론조사를 실시해보았다. 

 

서울시민은 박원순 현 서울시장의 3선 도전을 가장 원하고, 그 다음으로 이재명 성남시장의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원한다는 내용의 여론조사 결과가 20일 나왔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프레시안>의 의뢰로 지난 17일부터 이틀간 서울 지역 유권자 1008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현 박원순 서울시장은 25.5%로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 1위를 차지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19.0%로 2위를 차지했다. 

3위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13.9%), 4위는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10.2%), 5위는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6.9%), 6위는 정의당 심상정 대표(5.4%), 7위는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5.0%), 8위는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4.9%), 9위는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전 원내대표(2.5%)가 차지했다.  

서울시장 출마 후보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소속 후보군(박원순, 이재명, 추미애, 우상호)의 적합도만 추리면 51.8%로 과반을 차지했다.  

 

눈에 띠는 인물은 이재명 성남시장과 유승민 의원이다. 지난 대선 경선에서 안희정 충남도지사 근사한 지지율을 받아 3위를 기록한 이 시장은 현재 다양한 진로를 모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에 지역구를 둔 유승민 의원이 서울시장 여론조사에서 10.2%를 얻은 부분도 주목된다. 보수 후보군이자 자유한국당과 가까운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불과 3.7%포인트 차이를 기록했다. 정치에 나서기 전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됐던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의 지지율을 넘어선 부분도 주목된다. 지난 대선에서 '전국 정치인' 이미지를 얻은 것이 주요한 것으로 해석된다.   

 

<프레시안>은 차기 서울시장 여론조사와 함께,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그리고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를 별도로 조사했다.  

 

(☞관련기사 : 박원순 3선 도전 안할시, 이재명이 與 적합도 1위)

 

(☞관련기사 : 제1야당 서울시장 후보는? 황교안 15.9%로 1위)

 

 

▲ 왼쪽부터, 박원순, 이재명, 황교안 ⓒ프레시안 자료사진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 평가도를 보면, 서울시민의 73.3%는 '잘한다'고 평가하고, 19.3%는 '잘못한다'고 평가했다.  

'매우 잘함'은 56.2%로 과반을 차지했고, '잘하는 편'도 17.1%였다. '잘못하는 편'은 8.4%, '매우 잘못하고 있음'은 10.9%, '잘 모름'은 7.4%였다.

 

 

이번 조사는 무선(70%)·유선(3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 걸기, 자동 응답 방식으로 진행했다. 총 2만3270명 중 1008명이 응답을 완료해 응답률은 4.3%다. 통계 보정은 지난 5월 말 행정자치부가 발표한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 연령, 지역별 가중치를 부여했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리얼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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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평생을 조국통일에 바치셨다”

곽동의 6.15해외측위원회 위원장 추모식과 고별식 엄수
도쿄=이계환 기자  |  khlee@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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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6.19  23:3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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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오후 일본 도쿄도 지요다구 소재 쥬라구 호텔에서 곽동의 6.15공동선언실천 해외측위원회 위원장의 추모식이 열렸다.[사진-통일뉴스 이계환 기자]

“선생님은 청운의 뜻을 품고 청년운동에 뛰어들고부터 생의 마지막까지 한평생을 조국통일에 바치셨다.”

19일 오후 일본 도쿄도 지요다구(千代田区) 소재 쥬라구 호텔에서 지난 10일 별세한 곽동의 6.15공동선언실천 해외측위원회 위원장의 추모식이 열렸다.

이날 추모식에서 손형근 한통련(재일한국민주통일연합) 의장은 추도사에서 고인을 이같이 기리고는 “높은 이상을 추구하며 한결같이 그 실현을 위하여 행동하는 사람을 위인이라고 한다면 선생님이야말로 바로 위인이시다”며 찬사를 보냈다.

   
▲ 손형근 한통련 의장이 추도사를 통해 고인을 기리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계환 기자]

손 의장은 고인에 대해 “위대한 통일운동의 선구자”, “우리의 영원한 스승”, “영원한 한통련 의장” 등으로 부르며, 고인이 1973년 만든 한민통(한국민주회복통일촉진국민회의), 그리고 1989년에 한민통을 개편한 한통련을 소개하면서 “선생님께서 이끄신 한통련은 남북해외의 동포가 한자리에 모이는 90년 범민족대회 실현에 크게 공헌했으며, 그 성공적 개최는 남북해외를 망라하는 첫 통일조직인 범민련을 탄생시켰다”고 업적을 기렸다.

특히, 손 의장은 “수년 동안 아프신 몸을 이끌고 목숨이 있는 한 해외측 위원장으로서의 책무를 완수하시려는 선생님의 모습이 떠올라 통일에 대한 선생님의 지위와 역할이 얼마나 큰 것인지 새삼 느껴진다”며 고인의 말년의 투혼에 경의를 표했다.

   
▲ 고인에게 헌화하기 위해 줄을 선 조문객들. [사진-통일뉴스 이계환 기자]

고인의 삶과 통일운동 과정을 소개하는 동영상이 상영됐으며, 조문객들의 헌화가 이어졌다.

고인이 의장을 맡았던 한통련 성원들을 비롯해 남측에서 온 조문단, 그리고 일본에서 활동하는 통일운동가들은 경건한 마음으로 헌화에 임했다.

조사가 이어졌다.

   
▲ 조사를 하고 있는 이창복 6.15남측위원회 상임대표의장. [사진-통일뉴스 이계환 기자]

이창복 6.15남측위원회 상임대표의장은 “고인은 한국의 여러 정권의 핍박 속에서도 민주화와 통일을 위해 헌신하다가 돌아가셨다”고 애석해하면서 “남북 사이에 화해 분위기가 싹트는 이때 더 발전된 남북관계를 못 보시고 떠나서 너무 안타깝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이규재 범민련 남측본부 의장은 “고인의 생은 조국의 민주화와 조국 통일을 위한 투쟁이 전부였다”며 “우리 가슴에 영원히 남아있는 애국애족의 푯대”라고 기렸다.

박용 6.15해외측위원회 부위원장은 “병중에 있을 때 찾아뵜더니 통일 정세가 좋아지면 남북해외가 함께하는 전민족대회에 꼭 참가하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면서 “통일에 대한 확신, 통일을 이루겠다는 의지가 유난히 강했던 분”이라고 회고했다.

최병모 민변 전 회장은 2004년 10월 한통련이 한국을 방문하던 ‘재일한국민주통일연합 고국방문단 환영위원회’ 상임대표를 맡아 고국방문단 일을 추진했던 것을 상기하면서 “고인이 인천공항을 통해 한국에 들어올 때 마치 어린아이처럼 감격적으로 기뻐했다”고 회상하고는 “그 이후 한국에 들어오지 못하시다가 이제 세상을 떠났다”며 아쉬워했다.

오종렬 한국진보연대 총회의장은 한충목 한국진보연대 공동상임대표가 대독한 조사에서 고인과 1999년 만나 형, 아우 관계를 맺은 친분 일화를 소개하며, 특히 김대중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고서도 한통련을 멀리한 것에 대해서 주변 사람들이 서운해했음에도 “고인은 김 대통령이 6.15선언에 합의한 남측의 당사자이니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고인의 담대함을 기억했다.

   
▲ 추모식 후 참가자들이 건배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계환 기자]

특히 이날 조전을 소개하는 순서에서는 남북해외의 여러 단체와 개인들이 보내온 수많은 조전이 소개돼 고인의 광범한 활동 범위를 짐작케 했다.

박명철 한통련 선전국장의 사회로 시작된 이날 추모식에는 100여명의 조문객이 참가했으며 추모식 후 건배와 함께 만찬이 이어졌다.

   
▲ 이날 오전에는 도쿄 오치아이 장례장에서 벽암 스님이 고인을 기리는 추모 독경을 읊는 가운데 고별식이 시작됐다. [사진-통일뉴스 이계환 기자]

앞서, 이날 오전 도쿄 오치아이(落合) 장례장에서 열린 고별식은 국평사(國平寺) 주지인 벽암 스님이 고인을 기리는 추모 독경을 읊는 가운데 시작됐다.

고인 가족 측의 요청에 따라 고별식에는 제한된 50여명의 조문객만 초청됐으며, 애도와 함께 시종 엄숙하고 절제된 분위기 속에서 1시간가량 진행됐다.

고인의 가족 친지들을 비롯해, 이창복 6.15남측위원회 위원장 등 남측 조문단과 한통련 손형근 의장과 성원 등이 참여했다.

식장 가운데에는 고인의 영정이 걸렸으며 그 아래에는 관이 놓였고 주위는 온통 국화 등 꽃으로 장식되었으며, 양쪽 끝에는 고인이 생전에 활동했던 주요 장면들이 사진으로 전시돼 있었다.

고인의 시신이 안치된 관 위에는 고인이 생전에 즐겨 입던 검은색 두루마기와 검은색 중절모가 놓여 있었다.

벽암 스님이 독경을 읊는 동안 가족, 친지 그리고 한통련 성원들과 남측에서 간 조문단은 차례로 향을 피우고 고인에 인사를 하며 고인과 결별했다.

   
▲ 꽃들 속에 누운 고인. 오열하는 유족들. [사진-통일뉴스 이계환 기자]
   
▲ 고인의 큰아들인 상주 양춘 씨가 조문객들에게 조의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계환 기자]

이어 추모객들이 고인의 시신이 누운 관 속에 국화 등 여러 꽃들로 채우는 의식을 진행하며 고별식을 마감했다.

고별식에서 상주인 큰아들 양춘 씨는 조의인사말에서 “아버님은 17살 때부터 한국의 민주화와 조국통일을 위한 운동을 해오셨다”면서 “가족도 돌보지 않고 자신의 신념에 따라 살아오신 분”이라고 회고했다.

이어 시신을 태운 영구차가 바로 맞은편에 화장을 하는 건물로 운구 됐고, 추모객들은 이승에서 고인과 영원한 작별을 고했다.

   
▲ 고별식장에 전시된 고인의 활동사진들. [사진-통일뉴스 이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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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한 달 - 반격의 틈을 노리는 적폐세력

 

[기고] 개혁의 동력을 막아서지 말아야

전지윤 다른세상을향한연대 실행위원 media@mediatoday.co.kr  2017년 06월 19일 월요일
 

문재인 정부 한달 동안의 의미있는 진전들을 객관적으로 부정하긴 어렵다. 국정교과서 폐기, 세월호 기간제교사 순직 인정, 원전 건설 중단, 위안부 재협상 공식화, 성과연봉제 폐지, 일부 진보적 인사들의 입각…

 

좌파의 덕목은 이걸 없는 셈치고 못 본 척하는 게 아니라, 이걸 가능하게 한 핵심 동력이 어디서 왔는지 말하는 데 있다. 이 요구들을 위해 힘겹게 투쟁해 온 사람들의 땀과 눈물을 기억하고 함께 기뻐하는 데 있다. 일부 좌파들처럼 문재인 정부를 칭찬할 수 없다는 강박 때문에 ‘아무 것도 바뀐 게 없다’고 냉소하는 것이 아니라 말이다.

성과를 인정하는 것은 무엇보다 아래로부터 투쟁이 헛되지 않았음을 말하는 것이다. 그런 투쟁이 없었다면, 무엇보다 촛불혁명이 없었다면 문재인이 예전처럼 김종필이나 정몽준 같은 세력과 손잡지 않고, 이처럼 유리한 구도 속에 집권하는 것은 가능치 않았다. 우파와 기득권 세력이 이처럼 고립, 분열, 위축된 상황은 없었을 것이다.

지금 코너에 몰린 (자유당과 바른당 등) 우파는 문재인 정부의 약점과 허점들을 필사적으로 두들기고 있다. 심지어 반부패, 5.18정신, 여성주의까지 훔쳐가 공격 무기로 쓰고 있지만 그 효과는 매우 작다. 독재후예, 부패원조, 최강여혐에 존재 자체가 ‘내로남불’이자 적폐인 세력이 말하는 ‘협치’ 운운에 귀 기울이고 박수쳐줄 사람은 별로 없는 것이다.  

 

 
▲ 지난 14일 오후 국회 교문위 회의실에서 도종환 문체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자유한국당 김석기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청문회에 참석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노트북에는 보은코드인사, 협치파괴, 5대원칙훼손 등의 문구가 적힌 종이가 붙어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 지난 14일 오후 국회 교문위 회의실에서 도종환 문체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자유한국당 김석기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청문회에 참석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노트북에는 보은코드인사, 협치파괴, 5대원칙훼손 등의 문구가 적힌 종이가 붙어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효과가 아예 없지는 않았지만, 기본으로 맘에도 없는 ‘사회정의, 성평등’ 등을 떠들다보니 영 어색하고 손발이 안 맞아 비웃음도 커지고 있다. 안경환의 경우는 우파의 공격이 먹히는 사례라기보다는 ‘뿌리깊은 여혐에는 좌우가 없다’는 여성주의적 시각이 옳다는 것만 보여 줬다. 강경화 결사 반대를 외치는 우파에게 여성주의는 도저히 어울릴 수 없다.  

결국 이들은 익숙한 곳으로 옮아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미군 감사 콘서트의 무산, 성주 시위대의 군차량 검문, 북한 무인기 발견이 쟁점이 됐다. ‘고마운 미군에 감사하려는 자리를 종북세력이 막았고, 시위대가 군차량까지 검문하며 치외법권을 휘두르고 있으며, 사드 사진을 찍고 돌아가던 북한 무인기가 언제 화학무기를 달고 올지 모른다’는 것이다.  

미군 장갑차에 죽어간 학생들의 15주기에 미군 감사 잔치를 벌이는 게 왜 문제인지 이해도 못하는 사람들이 ‘성주는 공산당이 장악한 지역이냐’며 난리치는 걸 보면 기가 막힌다. 특히 무인기에 대한 호들갑은 보면 볼수록 웃긴다.  

구글어스로 다 볼 수 있는 데 북한은 왜 그런 조잡한 무인기를 보냈으며, 그 장난감 같은 무인기가 500킬로미터를 날아서 세계 최고의 기술을 보였다는 것도 그렇다. 20킬로미터 정도의 무인기에 수백 킬로미터의 폭탄을 실어 보낼 수 있다는 황당한 상상력도 놀랍다.  

이걸로 우리가 ‘충격과 공포’에 빠져야 한다면 인공위성과 첨단 무인정찰기로 나라 전역을 24시간 샅샅이 감시당하는 북한은 뭐란 말인가. 그래서 우파의 이런 낡은 카드들도 당장은 효과가 별로 크지 않았다.  

하지만 마음을 놓아선 안 된다. 재벌, 주류언론, 공안기관, 국가기구 등에 뿌리를 둔 부패우파는 여전히 이 체제의 핵심세력이다.(일부 좌파 학자들은 선출·통제되기 어려운 이런 권력자들을 ‘심층 국가’라고 부른다.) 잠시 엎드려 있는 이들의 존재 기반에서 지지율은 핵심이 아니다.  

 

▲ 문재인 대통령   사진=사진공동취재단
▲ 문재인 대통령       사진=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정부와 자유주의 세력도 여전히 이들의 눈치를 본다. 이명박근혜의 경제정책을 계승한 관피아 김동연은 자유당의 적극적 지지 속에 경제부총리가 됐다. NLL 사수파이자 사드 찬성파인 송영무가 국방장관 후보로 등장했고, 론스타 먹튀 주범인 김석동은 금융위원장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미군 감사 콘서트를 추진한 의정부 시장은 민주당 소속이었고, 조중동이 난리치자 문재인 대통령은 콘서트 무산에 유감을 표했으며, 성주 시위대 검문소에 경찰력을 배치했다. 자유당이 떠드는 ‘야당 무시’와 ‘협치 파괴’는 엄살의 성격이 있는 것이다.

사드 문제와 다가오는 한미정상 회담은 주요 고비가 될 것 같다. 일단 문재인 정부는 사드 추가배치를 막고 환경영향평가로 1년 정도의 시간을 벌었다. 현재 사드는 레이더와 발사대 2기만 임시 배치된 상태고, 그마저 전력 공급이 잘 안 돼 정상 가동이 불가능하다. 이것은 성주 주민들과 사드반대 운동이 거둔 성과다.

하지만 미국, 중국, 보수, 진보 모두가 만족하지 못하는 지금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 순 없다. 결국 결단의 순간은 올 것이고, 문재인 정부가 이 나라의 뿌리깊은 한미동맹과 친미우파의 거대한 압력을 거스르려면 더 큰 압력과 여론이 필요하다.

문재인 정부 지지자들과 진보좌파 진영의 상호존중과 토론, 협력이 지속될 필요는 여기에 있다. 문재인 지지자들은 이 정부 앞에 여전히 수많은 걸림돌이 있다는 걸 잘 알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개혁을 추진하기 위해서도, 적폐세력의 반대를 허물기 위해서도 더 큰 힘이 필요하다.  

따라서 ‘가만히 믿고 기다려 보라’며 아래로부터 투쟁 건설을 가로막는 비난하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 문재인을 비판하는 것은 그것이 어느 방향에서 나오는 것이든 무조건 막아내자는 단순 논리는 위험하다.  

진보좌파는 아래로부터 압력이 없다면 문재인 정부가 개혁을 포기하고 우파에 굴복하기 쉽다는 것을 잘 알 것이다. 따라서 문재인 정부를 공격하는 우파의 목소리에 힘을 보태서는 안 되고, 그보다는 우파를 공격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타협 시도를 비판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도 자본주의 정부이니 우파와 다를 게 없고 똑같이 공격하자는 단순 논리도 위험하다.  

얼마 전 한 집회에서 세월호가족협의회 유경근 집행위원장님이 한 발언은 전적으로 타당했고 지금 상황의 핵심을 담고 있었다.  

‘문재인이 해줄테니 기다리라는 가슴아픈 말은 더 듣고 싶지 않다. 이 정부를 지지하지 않거나 못 믿어서가 아니다. 더 강력하게 문제를 해결하려면 힘이 있어야 하는데 그 힘은 문재인 개인의 의지가 아니라 바로 우리에게서 나오는 것이다. 그래야 개혁 반대 세력도 막을 수 있다. 우리에게 기다리라는 말은 죽으라는 말이다.’

다른세상을향한연대 http://www.anotherworl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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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슬로 조미회담과 트럼프의 조선정책기조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7/06/19 15:43
  • 수정일
    2017/06/19 15:43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개벽예감254] 오슬로 조미회담과 트럼프의 조선정책기조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기사입력: 2017/06/19 [14:33]  최종편집: ⓒ 자주시보
 
 

 <차례>

1. 트럼프는 왜 조선정책기조 결정을 뒤로 미루었을까?
2.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오슬로 조미회담
3. 트럼프가 직접 결정한 조선정책기조 4개항
4. 핵동결은 선결조건이 아니라 최종목표다
5. “핵공포에 덜덜 떠는 아메리카제국을 굴복시켜라”

 


1. 트럼프는 왜 조선정책기조 결정을 뒤로 미루었을까?

 

도널드 트럼프(Donald J. Trump) 미국 대통령은 2017년 1월 20일 취임식을 마치고 백악관에 들어간 날로부터 며칠 뒤 국가안보관리들에게 조선정책기조 권고안 목록을 작성하여 자신에게 제출하라고 지시하였다. 권고안 목록이라는 것은 백악관 국가안보관리들이 각자 생각하는 여러 가지 정책방침들을 단문으로 간략하게 서술하여 문헌목록처럼 죽 열거한 문서를 말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들어가자마자 그런 긴급지시를 내린 것은 그가 조미핵대결이 격화되는 현 정세를 얼마나 심각하게 대하고 있었는지를 말해준다.

 

<로이터통신> 2017년 4월 2일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 국가안보관리들은 조선정책기조 권고안 목록을 마침내 완성하였다고 한다. 그것은 근 2개월에 걸쳐 진행된,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권고안 목록이 4월 초에 완성되었으니, 트럼프 대통령이 그것을 받아보고 그 가운데서 몇 가지 방침을 선정하면, 그것이 곧 새로운 조선정책기조로 확정될 판이었다.

 

그런데 이야기가 좀 이상하게 흘러가기 시작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국가안보관리들이 촉박한 시간에 쫒기며 근 2개월에 걸쳐 작업을 진행한 끝에 작성한 조선정책기조 권고안 목록을 받아놓고서도, 결정을 차일피일 뒤로 미루었다. 2017년 6월 12일 제임스 매티스(James N. Mattis) 미국 국방장관은 연방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하여 조선의 핵무기프로그램이 “가장 절박하고, 위태로운 위협(the most urgent and dangerous threat)”이라고 지적하였는데, 그런 불안과 공포는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하여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체가 느끼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만사를 제쳐놓고 가장 먼저 처리해도 시원치 않을 조선정책기조 결정을 차일피일 미루었으니,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사진 1> 

 

▲ <사진 1> 이 사진은 2017년 5월 29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에 올려놓은 글이다. 미국 언론매체들을 불신하는 그는 트위터를 사용하여 자기 주장을 직접 전파하는 선전선동술에 열중한다. 위의 트위터 메시지는 조선이 당일 오전 5시 38분 강원도 원산 인근 갈마반도 끝에서 초정밀탄도미사일을 발사하여 동해에 띄워놓은 표적을 7m 편차로 명중시킨 소식을 듣고 발신한 것이다. 그 트위터 메시지를 우리말로 번역하면, "북조선은 또 다른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여 조선의 이웃나라인 중국에게 큰 결례를 보였다. 그러나 중국은 애쓰고 있다"는 문장이다. 동해 '코리아작전구역'에 전진배치된 미국 해군 항모타격단을 초정밀탄도미사일로 타격하기 위해 조선이 미사일을 시험발사하였는데, 그것을 두고 중국에게 결례를 보였다고 하니, 앞뒤가 맞지 않는 소리다. 지난 5월 9일 오슬로 조미회담이 원만히 진행되었고,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은 5월 11일경 조선정책기조를 결정하였으나, 조선이 미사일발사를 계속 강행하자, 조선의 초정밀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중국과 결부시키는 억지논리를 편 것으로 생각된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조선정책기조 결정을 한 달 넘게 차일피일 미뤄오던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지난 5월 11일부터 12일 사이에 조선정책기조를 결정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차일피일 미뤄오던 조선정책기조를 결정하였다는 사실은 지난 5월 25일 워싱턴을 방문하고 있었던 한국 국회의원 세 사람이 워싱턴 주재 한국 언론 특파원들에게 알려준 중요한 정보다. 당시 한국 국회의원 세 사람은 미국 국무부에서 조섭 윤 조선정책특별대표를 면담한 뒤에 워싱턴 주재 한국 언론 특파원들과 만났는데, 국민의당 김관영 국회의원은 자기들이 조섭 윤 조선정책특별대표를 면담한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약 보름 전에 조선정책기조를 결정하였다는 말을 들었다고 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20일 백악관에 들어간 직후부터 조선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급박하다고 재촉하더니, 정작 4월 초에 조선정책기조 권고안 목록을 받아놓고서도 왜 신속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한 달 넘게 뒤로 미룬 것일까?

 


2.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오슬로 조미회담

 

트럼프 대통령이 조선정책기조를 결정하기 직전인 2017년 5월 9일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에서 조미회담이 진행되었다.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처음으로 진행된 조미회담이다. 그런데 오슬로 조미회담과 같은 시점에 오슬로 반관반민대화도 진행되었다. 오슬로 반관반민대화는 최선희 조선 외무성 미국국장과 미국 민간정책연구기관인 새로운미국재단(New America Foundation) 쑤잰 디매지오(Suzanne DiMaggio) 국장을 비롯한 양측 대표단 사이에서 진행된 비공식대화였고, 오슬로 조미회담은 최선희 조선 외무성 미국국장과 조섭 윤 미국 국무부 조선정책특별대표 사이에서 진행된 비공개회담이었다.

 

오슬로 조미회담에 관한 보안이 얼마나 철저했는지 며칠 전까지만 해도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고, 반관반민대화만 진행된 줄 알았다. 오슬로 조미회담이 진행되었다는 사실은 그 회담이 열렸던 날로부터 약 한 달이 지난 6월 13일 쌔라 헉커비 쌘더스(Sarah Huckabee Sanders) 백악관 대변인의 입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그는 조선에서 실형을 받고 수감되었던 아토 웜비어(Otto Warmbier) 석방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조섭 윤 조선정책특별대표가 지난 5월 9일 오슬로에서 최선희 외무성 미국국장을 만났다고 밝혔던 것이다. 쌘더스 대변인은 오슬로 조미회담에서 웜비어 석방문제만 논의된 것처럼 말했지만, 그런 건 아니었다. 오슬로 조미회담에서 양측 대표들은 여러 가지 조미현안들을 논의하였는데, 웜비어 석방문제는 그 현안들 가운데 하나였다.

 

▲ <사진 2> 이 사진은 2017년 5월 12일 중국 베이징 국제공항에 나온 최선희 조선 외무성 미국국장이 평양행 비행기에 탑승하기 위해 출국장을 걸어가는 장면이다. 사진에서 왼쪽에 보이는 사람이 최선희 국장이다. 최선희 국장은 2017년 5월 9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진행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첫 조미회담에 조선측 협상대표로 파견되었다. 베이징 국제공항 출국장에서 마주친 취재기자의 질문에 최선희 국장은 "여건이 되면 트럼프 정부와 대화하겠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오슬로 조미회담이 긍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음을 암시한다. 오슬로 조미회담에 파견된 조선측 협상대표와 미국측 협상대표가 조선이 납득할만한 수준에서 조미현안들을 원만히 논의하였기 때문에 조선에서 체제전복죄로 실형을 살고 있었던 웜비어가 석방되어 미국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웜비어 석방문제는 미국 국무부가 오슬로 조미회담에서 조선 외무성에게 정중히 요청하는 형식으로 논의되었지만, 조선에서 체제전복죄를 저질렀다가 15년형을 받고 수감된 미국인을 구출하는 책임은 미국 대통령에게 있으므로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이 웜비어를 석방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하지만 최선희 국장에게는 그 요청에 즉답을 줄만한 결정권이 없었다. 그래서 <뉴시스> 2017년 6월 14일 보도에 따르면, 오슬로 조미회담에서 최선희 국장은 평양에 주재하는 스웨덴 외교관이 웜비어를 면회할 수 있도록 선처하겠다는 답변만 주었을 뿐이다. <사진 2>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오슬로 조미회담에서 어떤 중요한 문제가 논의되었는가 하는 것이다. 오슬로 조미회담 자체가 비공개로 진행되었으므로, 그 회담에서 어떤 현안들이 논의되었는가 하는 문제도 당연히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조선이 웜비어를 돌려보내달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을 들어준 것을 보면, 오슬로 조미회담이 긍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것이 분명하다. 오슬로 조미회담을 마치고 2017년 5월 12일 중국 베이징 국제공항에서 평양행 비행기를 타려던 최선희 국장은 취재기자의 질문에 “여건이 되면 트럼프 미국 정부와 대화하겠다”고 말했다.
  
체제전복죄로 실형을 받은 수감자를 석방하는 조치는 어느 나라에서나 최고지도자의 사면령으로 실행되는 법이다. 사면문제에 관한 한, 조선도 예외가 아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조선에서 체제전복죄를 저지르다가 체포되어 15년형을 받은 웜비어를 사면하였고, 조선의 사법기관은 그를 석방하여 지난 6월 13일 미국으로 돌려보냈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웜비어의 사면, 석방, 송환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을 들어준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만일 오슬로 조미회담에 파견된 미국측 협상대표가 회담 중에 조선이 납득할 수 없는 소리를 늘어놓았다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석방요청을 들어주지 않았을 것이다. 다시 말해서, 오슬로 조미회담에서 조선측 협상대표와 미국측 협상대표가 조선이 납득할만한 수준에서 조미현안들을 원만히 논의하였기 때문에 웜비어가 미국으로 돌아갈 수 있었던 것이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조선과 미국 사이에 제기된 가장 중대하고, 시급한 현안은 조미핵대결을 언제, 어떻게 종식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다. 조미핵대결을 종식시키는 문제보다 더 중요한 현안은 없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오슬로 조미회담에 협상대표를 파견한 목적은 조선이 납득할 만한 수준에서 조미핵대결을 종식시킬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한 것이었음을 알 수 있다. 조선이 납득할 만한 수준에서 조미핵대결을 종식시킬 가능성을 타진하였다는 말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 달 넘게 차일피일 결정을 미루어오던 조선정책기조를 실현할 가능성을 타진하였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서, 트럼프 대통령은 조미핵대결을 종식시킬 조선정책기조의 실현가능성을 오슬로 조미회담에서 타진한 뒤에 한 달 넘게 미뤄오던 조선정책기조를 결정하였던 것이다. 미국의 국가안보가 파탄되느냐 유지되느냐 하는 사상 최대 국가안보문제가 조선정책기조에 걸려있으므로 트럼프 대통령은 조미정책기조를 결정하는 문제를 그처럼 신중하게 처리하였던 것이다. 

 

 

3. 트럼프가 직접 결정한 조선정책기조 4개항

 

트럼프 대통령이 오슬로 조미회담에 파견한 조섭 윤 국무부 조선정책특별대표는 지난 5월 25일 국무부를 방문한 한국 국회의원 세 사람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결정한 조선정책기조에 관한 중요한 정보를 알려주었다. <연합뉴스> 2017년 5월 26일 보도에 따르면, 조섭 윤 조선정책특별대표가 자신을 만난 한국 국회의원들에게 말해준 트럼프 대통령의 조선정책기조는 아래와 같이 네 가지 정책목표를 추구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1) 조선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2) 조선에게 제재와 압박을 가한다.
(3) 조선의 정권교체를 추구하지 않는다.
(4) 대화로 문제를 해결한다. 
 
위에 열거한 네 가지 정책목표를 읽으면서 누구나 직감하게 되는 것은, 그 정책목표들이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전에 오바마 행정부도 위와 똑같거나 유사한 정책목표들을 내걸었으나 실패하고 말았다. 그렇다면, 트럼프 행정부는 오바마 행정부의 실패전철을 답습하려는 것일까? 트럼프 대통령의 판단능력이 백치 수준이 아니라면, 실패전철을 그대로 답습할 리 없다.
위에 열거한 네 가지 정책목표들은 복잡하고, 중대하고, 민감한 내용을 대폭 생략한 단문으로 서술되었다. 그러므로 생략된 내용을 되살려내어야 단문 뒤에 존재하는 전모를 파악할 수 있다.
 
첫째, 조선정책기조 제1항은 트럼프 행정부가 “조선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조선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말은 조선이 핵시험을 진행할 때마다 이전 행정부 고위관리들이 상투적으로 꺼내놓은 말이다. 전혀 새롭지 않아 진부한 느낌마저 주는 상투적인 발언내용이 왜 가장 중시되어야 할 조선정책기조 제1항에 올라가 있는 것일까?
“조선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문장에는 매우 중요한 내용이 생략되었다. 그 문장에서 생략된 내용을 되살려내 다시 읽으면, 조선이 핵무기를 가지고 있지만, 핵보유국으로는 인정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핵보유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말과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말은 얼핏 똑같은 말처럼 들리지만, 하늘과 땅 차이가 있다. 조선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제1항의 속뜻을 이해하려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한 핵보유국은 공인 핵보유국이고, 핵확산금지조약에 가입하지 않는 핵보유국은 비공인 핵보유국이다. 공인 핵보유국과 비공인 핵보유국을 가르는 판별기준은 핵확산금지조약 가입여부다. 핵확산금지조약에 가입한 공인 핵보유국들은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이고, 핵무기를 가지고 있지만, 핵확산금지조약에 가입하지 않아 비공인 핵보유국으로 된 나라들은 조선, 인도, 파키스탄이다. 이스라엘은 자국의 핵보유사실을 공개하지 않았으므로 논외로 친다.

 

중요한 것은, 미국이 비공인 핵보유국들인 인도와 파키스탄에게 비핵화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것을 불간섭 정책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미국과 적대관계에 있지 않기 때문에, 미국이 그 두 나라에게 비핵화를 요구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므로 조선과 미국이 적대관계를 청산하면, 미국은 조선에게 비핵화를 요구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조선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조선정책기조 제1항에는 트럼프 행정부가 조선에게 비핵화를 요구하지 않는 불간섭 정책을 추구하게 된다는 속뜻이 들어있음을 알 수 있다. 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이전 미국 대통령들처럼 조선의 비핵화를 조선정책기조로 정했다면, 조선정책기조 제1항에 조선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명시할 게 아니라, 조선의 핵보유를 인정하지 않으며, 조선의 비핵화를 추구한다고 명시했어야 한다. 그런데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조선의 비핵화를 추구하지 않는 불간섭 정책을 새로운 조선정책기조로 결정하였음을 알 수 있다. <사진 3>

 

▲ <사진 3> 이 사진은 2017년 4월 15일 태양절 105주년 경축 열병식에 등장한 최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이다. 미국의 군사전문가들은 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의 길이가 24m, 지름이 1.9m, 사거리가 12,000km인 것으로 추정하였다. 고체연료엔진을 사용하여 거대한 원통형 발사관에서 사출되는 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은 발사준비공정이 매우 간단하여, 언제든지 명령만 내리면 즉시 발사위치로 이동하여 발사될 수 있다. 조선이 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 33분 뒤에 미국의 심장부인 워싱턴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된다. 조선이 미국의 심장부를 강타할 최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보유한 것은 핵무장을 완성하였음을 의미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선의 핵무장이 완성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고, 그래서 자신이 결정한 조선정책기조 제1항에서 조선에게 비핵화를 요구하지 않는 불간섭 정책을 수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조미핵대결은 그렇게 조선의 승리와 미국의 패배로 끝나가고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런데 인도와 파키스탄이 비공인 핵보유국들이라고 해서, 미국이 그 두 나라를 비공인 핵보유국으로 공식 인정한 적은 없다. 비공인이라는 것은 공식적인 인정행위 자체를 배제하는 개념이므로, 미국이 조선을 비공인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일이란 있을 수 없다. 다만 미국이 인도와 파키스탄에게 비핵화를 요구하지 않는 것처럼, 조미핵대결을 종식시키기 위해 조선에게도 비핵화를 요구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조미정책기조 제1항에 따르면, 조미핵대결은 곧 끝나게 되어 있다.

 

미국의 이전 행정부들이 지난 24년 동안 제1국정과제로 추구했던 조선의 비핵화를 트럼프 행정부가 더 이상 추구하지 않는다면, 조미핵대결이 격화되어 폭발임계점에 이른 오늘의 조미관계를 근본적으로 뒤집어놓을 대격변이 일어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조선의 비핵화를 포기한 새로운 조선정책기조를 결정한 것은 지난 시기 조선에게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폐기”를 집요하게 요구하며 온갖 적대행위를 계속했던 미국이 결국 전략적으로 완패하였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지난 24년 동안 치열하게 전개되어온 조미핵대결은 바로 그렇게 조선의 승리와 미국의 패배로 끝나가고 있다.

 

둘째, 조선정책기조 제2항은 트럼프 행정부가 “조선에게 제재와 압박을 가한다”는 것이다. 이 인용문에서 구분한 것처럼 제재와 압박을 구태여 구분한다면, 제재라는 것은 경제제재를 뜻하고, 압박이라는 것은 정치모략과 군사압박을 뜻한다. 주목되는 것은, 미국이 조선에게 들이대는 경제제재, 정치모략, 군사압박이 모두 미국의 대조선적대정책이 낳아놓은 직접적인 산물이며, 조선의 정권붕괴를 목적으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고위관리들은 미국이 조선에게 제재와 압박을 가하는 목적은 조선의 비핵화라고 말하곤 하는데, 그들이 말하는 조선의 비핵화는 조선의 정권붕괴 이외에 다른 게 아니다. 

 

셋째, 조선정책기조 제3항은 트럼프 행정부가 “조선의 정권교체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정권교체란 반미자주정권을 친미예속정권으로 교체시킨다는 뜻이므로, 정권교체는 정권붕괴와 같은 말이다. 그러므로 조선정책기조 제3항에서 미국이 조선의 정권교체를 추구하지 않는다고 한 것은 조선에 대한 경제제재, 정치모략, 군사압박을 중지한다는 뜻이며, 정권붕괴를 노리는 대조선적대정책을 폐기한다는 뜻이다. <사진 4>

 

▲ <사진 4> 이 사진은 2017년 4월 25일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주재 각국 대사 15명을 백악관으로 초청하여 오찬을 베풀면서 담화하는 장면이다. 그는 그 자리에서 유엔안보리가 조선에 대한 경제제재를 추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에서 트럼프 대통령 오른쪽에 앉은 여성이 니키 헤릴리 유엔주재미국대사이고, 트럼프 대통령 왼쪽에 앉은 남성은 류지이 유엔주재중국대사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주재 각국 대사들에게 조선에 대한 경제제재를 추가해야 할 것이라는 발언을 꺼내놓았을 때는 그가 조선정책기조를 결정하기 전이다. 2017년 5월 11일경 그가 결정한 조선정책기조 제3항은 미국이 조선의 정권교체를 추구하지 않는다고 하였는데, 이것은 조선에 대한 경제제재, 정치모략, 군사압박을 중지한다는 뜻이며, 정권붕괴를 노리는 대조선적대정책을 폐기한다는 뜻이다. 물론 조미정상회담이 성사되기 전까지 트럼프 행정부는 조선에 대한 경제제재, 정치모략, 군사압박을 계속하겠지만, 조미정상회담이 성사되면, 트럼프 행정부는 대조선적대정책을 폐기하게 될 것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이렇게 놓고 보면, 조선정책기조 제2항과 제3항은 상호모순된다. 제2항은 대조선적대정책을 계속한다는 뜻을 내포하였고, 제3항은 대조선적대정책을 폐기한다는 뜻을 내포하였으니, 이거야말로 모순이 아닌가.  
이런 모순현상과 관련하여 렉스 틸러슨(Rex W. Tillerson) 미국 국무장관의 말을 들어볼 필요가 있다. <연합뉴스> 2017년 5월 19일 보도에 따르면, 틸러슨 국무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이 워싱턴에 파견한 홍석현 특사를 지난 5월 18일 국무부 청사에서 접견하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조선의 정권교체도 추구하지 않고, 조선을 침략하지도 않고, 조선의 체제를 보장하겠으니 “(조선은) 우리를 한 번 믿어 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틸러슨 국무장관의 그 발언은, 그 발언시점으로부터 약 1주일 전 트럼프 대통령이 결정한 조선정책기조 제3항을 반영한 것이었다. 그런데 <연합뉴스> 2017년 6월 14일 보도에 따르면, 틸러슨 국무장관은 6월 13일 미국 연방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하여 미국이 조선에게 원유, 석유 같은 필수품 공급을 불허하는 방안을 추진하도록 다른 나라와 협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것은 극단적인 경제제재로 조선의 정권을 붕괴시키겠다는 말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결정한 조선정책기조 중에서 제2항과 제3항이 서로 모순되는 것처럼, 틸러슨 국무장관이 홍석현 특사 앞에서 꺼내놓은 발언과 연방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꺼내놓은 발언도 서로 모순된다.   
왜 이런 모순현상이 나타난 것일까?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은 현재진행형 서술과 미래지향형 서술을 구분하는 데서 찾아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조선에게 제재와 압박을 가한다”는 제2항은 지금 어떤 행동을 실행하는 중이라는 현재진행형 서술이고, “조선의 정권교체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제3항은 앞으로 어떤 행동을 실행할 것이라는 미래지향형 서술이라고 말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트럼프 행정부는 현재 조선에게 제재와 압박을 가하는 중이지만, 앞으로 외교적 해법으로 정세가 바뀌면 제재와 압박을 중단하고 조선의 정권교체를 더 이상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명한 것이다.
 
넷째, 조선정책기조 제4항은 트럼프 행정부가 “대화로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대화는 외교적 해법을 뜻하는 말이다. 그런데 그런 외교적 해법은, 몇 해에 걸쳐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다가 결국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나버린 클린턴 행정부 시기의 조미고위급회담이 아니며, 부쉬 행정부가 조미고위급회담을 회피하려는 술책으로 조작해놓았던 6자회담은 더욱 아니다. 조선정책기조 제4항에서 언급된 조미대화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몇 차례 공개적으로 언급한 조미정상회담을 뜻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조미정상회담이 성사되지 않으면, 조미핵대결은 종식될 수 없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고, 제4항을 다시 읽으면, 조미정상회담으로 조미핵대결을 종식시키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사가 조선정책기조에 직접적으로 반영되었음을 알 수 있다. 

 


4. 핵동결은 선결조건이 아니라 최종목표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조선은 트럼프 행정부가 조선의 비핵화를 거론하는 것 자체를 용납하지 않는다. 이를테면, 2017년 5월 31일과 6월 1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진행된 반관반민대화에 참석한 조선측 대표들은 조선의 비핵화 문제가 논의되는 것 자체를 거부하였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게 닥쳐온 “가장 절박하고, 위태로운 위협”인 조미핵대결을 종식시킬 조미정상회담이 성사되기를 바란다면, 조선의 비핵화가 아니라 조선의 핵동결을 조미정상회담의 최종목표로 택할 수밖에 없다. 여기서 말하는 핵동결이란 핵시험과 중장거리미사일 발사를 중지한다는 뜻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조선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명시한 조선정책기조 제1항의 의미를 뒤집어보면, 트럼프 행정부가 조선에게 요구하는 것은 조선의 비핵화가 아니라 조선의 핵동결이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트럼프 대통령이 조선의 핵동결 문제를 직접 거론한 적은 없지만, 핵동결은 조미핵대결을 종식시키기 위해서 그가 불가피하게 선택해야 할 유일한 출로다.

 

미국의 일부 전문가들은 조선의 ‘선 핵동결, 후 핵폐기’를 주장하면서, 2단계 비핵화 방안을 거론하기도 하지만, 그런 주장은 조선의 핵폐기라는 환각에 사로잡혀 있는 것이지 현실에 대한 이성적인 판단은 아니다. 근본적으로 변화된 조미관계를 직시하면서 이성적으로 판단하는 미국의 전직 고위관리들은 조선이 핵무장을 완성하여 조선의 비핵화가 불가능하게 되었으므로, 현실적인 대안은 조선의 핵동결밖에 없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하고 있다. 이를테면, 2016년 10월 25일 미국 대외관계협의회(CFR) 토론회에 출연한 제임스 클래퍼(James R. Clapper) 당시 미국 국가정보국장의 발언, 2017년 4월 25일 미국 연방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켈리 맥사먼(Kelly E. Magsamen) 전 미국 국방부 아태차관보 대리의 발언, 그리고 2017년 6월 13일 조지워싱턴대학교에서 진행된 토론회에 출연한, 클린턴 행정부에서 국방장관과 조선정책조정관을 지낸 윌리엄 페리(William J. Perry)의 발언 등을 손꼽을 수 있다. <사진 5>

 

▲ <사진 5> 이 사진은 2017년 6월 13일 미국 조지워싱턴대학교에서 진행된 토론회에 출연한 윌리엄 페리가 연설하는 장면이다. 그는 클린턴 행정부에서 국방장관과 조선정책조정관을 지냈다. 연설에서 그는 조선의 비핵화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되었으므로, 트럼프 행정부는 조선의 핵동결을 대안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윌리엄 페리만 그렇게 주장하는 게 아니라, 몇몇 다른 전직 고위관리들도 그렇게 주장하고 있다. 조미핵대결에서 조선의 승리와 미국의 패배가 차츰 명백해지면서 근본적으로 변화된 조미관계를 직시하고 이성적으로 판단하면, 트럼프 행정부는 조선의 비핵화를 포기하고 조선의 핵동결을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6월 15일 6.15 남북정상회담 17주년 기념식 축사에서 “북한의 핵포기 결단은 남북 간 합의의 이행의지를 보여주는 증표”라고 하면서, “북한이 핵과 미사일의 추가도발을 중단한다면, 북한과 조건 없이 대화에 나설 수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조선은 자기와 미국이 맞서 싸우는 조미핵대결에 한국이 끼어들 여지가 없다고 생각하는 판인데, 문재인 대통령이 조선에게 핵포기 결단을 요구하고, 조선의 핵동결을 남북정상회담의 선결조건으로 제시한 것은 조선에게 황당한 소리로 들렸을 것이다. 조선은 조선의 비핵화라는 말 자체를 용납하지 않으며, 조선의 핵동결을 남북정상회담의 선결조건으로 제기하는 것도 용납할 수 없는데, 문재인 대통령이 조선에게 비핵화를 요구하고, 조선의 핵동결을 남북정상회담의 선결조건으로 내세우면 남북정상회담은커녕 남북관계개선마저도 전혀 진척되지 않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오는 5월 29일과 30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정상회담을 진행할 것인데, 그 기회에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새로운 조선정책기조를 귀담아 듣고 정세오판에서 벗어나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5. “핵공포에 덜덜 떠는 아메리카제국을 완전히 굴복시켜라”

 

조선이 트럼프 행정부의 핵동결 요구를 들어줄지 아니면 거부할지 단정할 수는 없지만, 조선이 미국에게 요구해온 조미평화협정 체결과 주한미국군 철수를 트럼프 행정부가 전향적으로 받아들이는 경우 조선은 그에 상응하여 핵동결 요구를 들어줄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구상하는 조미정상회담이 성사되어 조선이 핵시험과 중장거리미사일 발사를 중지하겠다고 공약하면, 트럼프 행정부는 그에 상응하여 조미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주한미국군을 철수하겠다고 공약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조미정상회담은 조미핵대결을 완전히 종식시킴으로써 한반도의 자주적 통일을 실현하는 결정적인 전환을 불러일으킬 것이고, 조미핵대결에서 전략적 패배를 코앞에 두고 있는 미국이 국가안보파탄위험에서 구출되고 아시아태평양지역에 평화가 실현되는 사상 최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견된다.

 

물론 세부사항으로 들어가면, 합의해야 할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를테면, 조선이 핵동결을 공약하는 경우 조선의 핵시험과 평화적인 핵활동을 구분하고, 전자를 중지시키고 후자를 용인하는 문제, 조선의 중장거리미사일 발사와 평화적인 위성발사를 구분하고, 전자를 중지시키고 후자를 용인하는 문제, 조선의 핵무기 및 핵기술이 해외에 이전되는 핵확산을 금지하는 문제, 조선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회원국으로 복귀하는 문제 등을 합의해야 할 것으로 예견된다. 조선은 국제원자력기구에 복귀할 수 있지만, 핵확산금지조약에는 복귀하지 않을 것이다. 비공인 핵보유국들인 인도와 파키스탄도 국제원자력기구 회원국들이기는 하지만, 핵확산금지조약은 체결하지 않았다.

 

다른 한 편, 미국이 조미평화협정 체결을 공약하는 경우 대조선적대정책을 포기하고 경제제재를 해제하는 문제, 조선침공전쟁연습을 중지하는 문제, 조미관계를 정상화하는 문제, 주한미국군을 철수하는 문제 등을 합의해야 할 것으로 예견된다. 특히 주한미국군 철수문제는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정세를 뒤집어놓을 엄청난 충격파를 몰고 올 것이므로, 공개된 합의문에 명시하지 않고 공개하지 않는 이면합의로 신중하게 처리할 가능성이 있다. <사진 6>

 

▲ <사진 6> 위쪽 사진은 미국 본토 워싱턴주에 있는 루이스-맥코드 통합기지에 주둔하던 미국 육군 제23화학대대 병력 250명이 2013년 4월 4일 경기도 의정부에 있는 미국 육군 제2사단으로 재배치되어 행진하는 장면이다. 미국은 정전협정 체결 이후 64년 동안 평화협정 체결을 한사코 거부하면서, 주한미국군을 철수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조미핵대결이 조선의 승리와 미국의 패배로 종식될 최종단계에 이르렀으므로, 이제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국군 철수를 진지하게 검토해야 할 것이다. 주한미국군 철수는 의회 승인도 필요하지 않으므로, 트럼트 대통령의 명령으로 언제든지 전격철수를 단행할 수 있다. 지난 시기 베트남전쟁이 북베트남의 승리와 미국의 패배로 최종단계에 이르렀을 때, 리처드 닉슨 당시 미국 대통령이 철수명령을 내리자 남베트남에 주둔하던 미국군 500,000명이 불과 3개월 만에 완전히 철수되었다. 1973년 1월 27일 프랑스 빠리에서 북베트남과 미국이 평화협정을 체결하자마자 남베트남에 주둔하던 미국군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가운데 1973년 3월 29일 북베트남은 마지막 미국군 포로들을 석방하였고, 미국은 마지막 전투부대를 철수시켰다. 아래쪽 흑백사진은 바로 그 날 마지막 전투부대가 철수하는 장면이다. 그로부터 2년 뒤 남베트남 정부의 무조건 항복으로 베트남전쟁은 종식되었고, 베트남은 통일위업을 달성하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지금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조미핵대결 종식전략에 대해 서술하였는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조미핵대결 종식전략에 대해서도 서술할 필요가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조미핵대결 종식전략은 전략적 핵압박공세로 조미핵대결에서 승리하여 한반도의 근본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전략구상을 알지 못하고 비난공세에 매달려온 문외한들은 이해할 수도 없고, 이해하려고도 하지 않겠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해결하려는 한반도의 근본문제는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고 주한미국군을 완전히 철수시킴으로써 조국통일을 실현하는 역사적인 과업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그런 역사적 과업을 실현하기 위해 국가역량을 집중하여 조선의 핵무력을 비상히 강화해왔으며, 이전에 비할 바 없이 강해진 핵무력으로 전략적 핵압박공세를 가중시켜 조미핵대결을 최종단계로 끌어간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대미핵압박일정표는 조선이 다종다양한 핵공격전법들과 핵타격수단들을 하나씩 차례로 세상에 공개하거나 시험발사하면서 미국을 국가안보파탄의 벼랑끝으로 밀어버리는 핵압박공세의 강도를 단계적으로 높여온 것이다.

 

그러는 사이에 어느덧 조미핵대결은 최종단계에 이르렀다. 지금 조선에게 남은 일은 조선이 보유한 4종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하나씩 차례로 시험발사하는 것이다. 2017년 6월 7일 미국 연방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로벗 쑤퍼(Robert Soofer) 국방부 핵미사일방어정책 부차관보는 조선이 2017년 안에 첫 대륙간탄도미사일시험발사를 단행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것은 미국에게 닥쳐온 국가안보파탄위험이 폭발임계점으로 밀려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조미정상회담에서 조미평화협정 체결과 주한미국군 철수를 공약할 때까지, 다시 말해서 미국이 조선에게 굴복할 때까지 조선은 대륙간탄도미사일시험발사 준비태세를 계속 견지할 것이다. 그렇게 조미핵대결을 최종단계로 끌어간 조선의 시야에 보이는 목표는 이런 것이다. “핵공포에 덜덜 떠는 아메리카제국을 굴복시켜라.”

 

 
<보충서술>

 

이 글을 탈고한 직후, 미국 일간지 <월스트릿저널> 2017년 6월 18일 보도기사를 읽었다. 보도에 따르면, 조선과 미국은 지난 1년 이상 비밀접촉을 해왔다고 한다. 이것은 오바마 행정부 말기부터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거쳐 지금까지 미국이 조선과 비밀접촉을 꾸준히 진행해왔음을 말해준다. 웜비어 석방문제도 그 비밀접촉에서 해결되었다.

 

위의 보도에 따르면, 2017년 5월 9일에 진행된 오슬로 조미회담에서 최선희 조선 외무성 미국국장이 조섭 윤 미국 국무부 조선정책특별대표에게 조선이 핵시험을 동결하는 방법으로 미국과 협상할 용의를 표명했다고 한다. <월스트릿저널>은 그 보도기사에서 최선희 국장이 조섭 윤 특별대표에게 조선의 핵동결 문제를 제시하였다고 서술했지만, 조섭 윤 특별대표가 조선의 핵동결 문제를 먼저 제시하였고, 최선희 국장이 그에 대해 긍정적인 의사를 표명하였을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어째든 조선과 미국이 조선의 핵동결과 미국의 평화협정 체결을 맞바꾸는 형식으로 조미정상회담을 성사시킬 가능성을 오슬로 조미회담에서 타진한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조미핵대결은 그렇게 끝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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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택은 여당 몫 국회 ‘운영위원장’부터 내놔야

찾아가고, 초청하고, 만나자고 해도 거부했던 자유한국당
 
임병도 | 2017-06-19 08:41:40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는 모습 ⓒ자유한국당

 

자유한국당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이하 원내대표) 문재인 대통령의 강경화 외교부 장관 임명에 대해 “더이상 협치를 않겠다는 협치 포기 선언”이라며 임명 철회를 요구했습니다.

정 원내대표는 “국민의 눈에 어떤 문제나 결격사유가 있어도 내 맘대로 한다는 오만과 독선의 의미가 담겨 있다”며 “모든 문제의 시작은 문 대통령 본인의 잘못된 인사에서 비롯됐다”고 말했습니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추경과 정부조직법 처리,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준표결, 다른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등 앞으로 국회 관련 현안에 대해 원활한 협조는 대단히 어려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경고와 함께 “국회 운영위를 소집해 청와대 인사문제의 심각성을 따져볼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정우택 원내대표의 말을 정리하면 ‘모든 문제의 시작은 협치하지 않는 문재인 대통령이다. 앞으로 절대 협조하지 않겠다. 오히려 국회 운영위 소집을 통해 조국 민정수석을 불러다 문책하겠다’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과연 자유한국당이 그럴 자격이 있을까요?


‘찾아가고, 초청하고, 만나자고 해도 거부했던 자유한국당’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대통령이 협치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협치의 기본은 소통에서 시작됩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이미 자유한국당을 향해 계속 대화와 소통을 하자고 했고, 이를 거부한 것은 자유한국당입니다.

지난 6월 9일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예정에도 없던 브리핑을 했습니다. 박 대변인은 “강 후보자가 외교부와 유엔 무대에서 쌓은 경험을 기반으로 새 리더십으로 외교의 새 지평을 열어가도록 도와줄 것을 국회에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말했습니다.

청와대는 국회에 전병헌 정무수석도 보냈습니다. 전병헌 정무수석은 온종일 국회에 머물면서 각 당 지도부와 원내대표단 등을 만나 강 후보자 청문보고서 채택을 요청했습니다.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은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를 만나 ‘대통령이 국회 주요직을 맡고 있는 분들과 소통하기 위한 자리’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국회상임위원장과의 오찬 참석을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정우택 원내대표는 불참하겠다고 밝혔습니다.

6월 12일 문재인 대통령은 국회에서 시정연설을 하기 전 여야 지도부 간의 차담회 자리를 마련했지만, 정우택 원내대표는 빠졌습니다.

6월 13일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 오찬에 여야 모든 상임위원장을 초대했습니다. 하지만 야당 소속 상임위원장으로는 국민의당 소속인 유성엽 교문위원장, 장병완 산자위원장, 그리고 바른정당 소속 김영우 국방위원장만 참석했습니다. 자유한국당 소속 상임위원장은 불참한 것입니다.

간곡히 요청하고, 찾아가고, 만나자고 해도 거부해놓고 이제 와서 ‘협치를 하지 않는다’라고 주장하는 자유한국당의 말은 궤변에 불과합니다.


‘여당 몫 국회운영위원장 자리 내놓지 않고 버티고 있는 정우택’

야당은 국회운영위를 소집해 조국 민정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의 출석을 요구하겠다고 합니다. 국회운영위에 조국 민정수석 등이 참석하면 ‘책임을 지고 물러나라’는 말이 반드시 나옵니다. 최종 목표는 조국 민정수석을 쳐내겠다는 의도입니다.

현재 국회운영위원회 위원장은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가 맡고 있습니다. 하지만 원래 국회운영위원회 위원장은 여당 몫입니다. 즉 자유한국당이 아니라 민주당이 맡아야 합니다.

국회운영위원장을 여당이 맡는 이유는 회기 결정이나 의사일정 협의, 특별위원회 구성 등 국회 운영이나 대통령비서실, 경호실 소관 사항 등 주요 업무를 담당하기 때문입니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가 국회운영위 위원장을 맡고 있으면 야당이 운영위를 국정 발목잡기용으로 쓸 수 있습니다. 야당이 청와대 업무보고를 받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청와대를 공격하는 등의 정치적 목적으로 운영위 소집을 요구할 수도 있습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정권교체가 됐으니 당연히 여당이 운영위원장을 해야 한다고 몇 차례 한국당에 요구했으나 논의가 안 되고 있다”면서 “과거에는 한 번도 이런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무조건 문재인 대통령의 발목을 잡겠다는 자유한국당의 강력한 의지와 태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자유한국당은 조국 민정수석을 부르기 전에 국회운영위원장 자리부터 내놔야 할 것입니다.


‘사과는 문재인 대통령이 아닌 야당이 해야’

 

▲6월 17일 조선일보의 사설 . 조선일보는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선일보PDF

 

야당과 조선일보는 인사청문회를 계기로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통령 인수위도 없이 시작한 문재인 정부에게는 너무나 가혹한 태도입니다.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정부가 야당과 국민은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마이웨이 하고 있다’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민심은 문재인 정부를 지지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야당을 고려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소통하고 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를 야당이 거부해 놓고 문 대통령이 마이웨이 하고 있다는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자유한국당 정태욱 원내대변인은 ‘지지도가 만병통치약이 아니다’라며 ‘오로지 실력과 실적만이 말해줄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지금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일자리 대책, 검찰 개혁, 언론 개혁, 재벌 개혁 등을 막고 있어 제대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만드는 집단이 야당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사과할 것이 아니라 여전히 적폐 세력과 손잡고 있는 야당이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할 것입니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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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곤-조대엽 ‘정조준’ 인사대치 제2라운드

 

[아침신문 솎아보기] 강경화 외교부 장관 임명 강행에 조선일보 “너무 빨리 대결로, 대통령이 손해”

정민경 기자 mink@mediatoday.co.kr  2017년 06월 19일 월요일

문재인 대통령이 안경환 서울대 명예교수의 법무부 장관 후보자 사퇴에 대해서는 “검증에 안이했다”고 말하는 반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임명은 강행했다. 문 대통령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임명 강행에 대해 “선전포고라든가, 협치가 없다고 하지말아달라”고 당부했지만 언론은 청와대와 야당의 갈등을 부각했다.

다음은 19일 아침에 발행하는 주요 종합일간지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첫 원전 고리 1호기 영구 정지…대한민국 탈핵 신호탄
국민일보 ‘靑 검찰 개혁 반대 조직적 움직임 있다’ 
동아일보 ‘文 대통령 검증 안이했다, 강경화는 임명’ 
서울신문 ‘예정대로 강경화는 임명, 3野 반발’ 
세계일보 ‘강경화 임명 강행, 정국 시계제로’ 
조선일보 ‘9급, 1만명 뽑는데 22만 몰렸다’ 
중앙일보 ‘사드 이어 문정인, 싸늘해지는 워싱턴’ 
한겨레 ‘국내 첫 원전 고리 1호기 오늘 0시부터 영구정지’ 
한국일보 ‘개혁 조급증에 구멍난 靑 검증 시스템’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안경환 서울대 명예교수가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서 물러난 것을 두고 “(검찰개혁의) 목표 의식을 너무 앞세우다 보니까 검증에 약간 안이해졌던 것 아닌가, 우리 스스로도 마음을 한 번 새롭게 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18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임명을 강행했다. 강경화 장관은 국회 인사청문 경과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채로 임명됐다. 지난달 21일 외교장관 후보자로 내정한 지 28일 만이다. 

문 대통령은 “국회에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가 오지 않은 상태에서 임명을 하게 되어서 좀 유감”이라며 “대통령과 야당 간에 인사에 관한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마치 선전포고라든지, 무슨 강행이라든지, 이제는 협치는 더 이상 없다든지 마치 대통령과 야당 간에 승부를 겨루고 전쟁을 벌이는 것처럼 표현들을 하는 것은 참으로 온당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 19일 경향신문 1면.
▲ 19일 경향신문 1면.
언론은 야권이 강 장관 임명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서고, 향후 여야 대치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미 강경화 외교부 장관 임명에 야3당은 반발하고 나섰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긴급원내대책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아무런 해명과 사과조차 없이 숨어서 부끄러운 일을 하듯이 임명장을 줬다”며 “협치 포기 선언”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김수민 원내대변인은 “가파르게 냉각될 정국의 책임은 전적으로 청와대와 여당에 있다”고 했다. 바른정당은 19일로 예정된 6개 국회 상임위원회 불참을 선언했다. 야 3당은 인사검증 실패 책임을 물어 청와대 조국 민정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 사퇴를 요구했다.

 

일부 언론은 인사를 둘러싼 청와대와 야당의 갈등을 강조했다. 조선일보는 이날 사설 ‘대통령 對 야당, 너무 빨리 대결로 간다’에서 “새 정부 출범 두 달도 안 돼 너무 빨리 대결 국면이 벌어지려 한다”며 “모두 패자(敗者)가 되지만 결국 대통령의 피해가 더 크게 된다”고 썼다. 또한 “지금 사퇴한 법무장관 후보자 외에도 김상곤, 조대엽 후보자의 흠결은 맡을 직무와 직결돼 도저히 그냥 넘어가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청와대 인사를 반대하는 야당과 같은 입장을 보였다.  

 

▲ 19일 조선일보 사설.
▲ 19일 조선일보 사설.
동아일보 역시 사설 ‘강경화 임명 강행한 文, 더 낮은 자세로 野 설득하라’에서 대통령과 야당의 갈등을 부각했다. 동아일보는 “대통령이 ‘유감’이란 말까지 하며 미약하나마 야당에 유화 제스처를 보낸 것으로 보이지만, 야당의 반발은 오히려 거세지는 형국”이라며 “ 야당의 거듭된 경고에도 밀어붙이는 것은 야당을 더욱 강경하게 몰아갈 뿐”이라고 썼다. 이어 이 신문은 “당장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본회의 인준 표결과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안, 정부조직법 개편 같은 국정 현안이 여소야대 국회에서 어떻게 처리될지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 19일 동아일보 사설.
▲ 19일 동아일보 사설.
반면 경향신문은 다른 야당과 같은 입장을 보인 국민의당을 비판했다. 경향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문 대통령 인사와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의당의 태도”라며 “야당으로서 선명성을 보인다는 것이 고작 한국당 따라하기라니 한심”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경향신문은 “국민의당은 자신들의 행위가 호남의 문 대통령 절대지지 민심에 부합하는지 자문할 일이다”라며 “협치를 볼모 삼아 공세만 취하는 것은 무능함을 자인하는 것”이라고 썼다.

 

 

▲ 19일 경향신문 사설.
▲ 19일 경향신문 사설.
고리 1호기 영구정지…대한민국 ‘탈핵’ 시작되나

 

한국의 첫 원전인 고리 1호기가 18일 밤 12시(19일 0시)에 영구정지됐다. 고리 1호기가 상업적 운전을 시작한 지 40년 만이다.  

고리 1호기는 부산 기장군에 위치하고, 1971년 착공한 뒤 1977년 6월19일 가동을 시작했다. 이듬해 4월29일 본격적인 상업운전에 들어갔다. 2007년 설계수명 30년을 채웠으나 다시 10년간 운전할 수 있는 수명연장 허가를 받아 40년간 전력을 생산했다.

고리 1호기는 2011년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안전성 등이 도마에 오르며 폐쇄 여론이 고조됐다. 다만 영구정지가 됐다고 해서 바로 고리 1호기가 해체되는 것은 아니다. 고리 1호기는 영구정지 후 해체 절차를 밟아 부지를 복원하기까지 적어도 15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 19일 한겨레 1면.
▲ 19일 한겨레 1면.
고리 1호기 영구정지에 대한 언론의 온도는 달랐다.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해당 소식을 1면에 배치하고, 경향신문은 5면, 한겨레는 8면 전면을 원전에 대한 기사로 배치했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관련 소식을 전하지 않았다.

 

경향신문은 “고리 1호기가 영구정지되면서 한국도 이제 원전 해체 시대로 접어들게 됐다”고 평가하며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한 ‘탈핵’ 로드맵 수립의 신호탄이 된 셈”이라고 썼다. 또한 “한국수력원자력은 19일 고리원자력본부에서 고리 1호기 퇴역식을 연다. 이날 문 대통령이 탈핵 로드맵을 공식 선언할 가능성이 있다”며 대통령이 ‘탈핵’ 메시지를 전할 것을 기대했다. 

[경향신문] 40년 굉음 내던 원자로 터빈, 버튼 하나 누르자 '잠잠'_종합 05면_20170619.jpg
19일 경향신문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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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 특보 지원 못할망정, 이 나라 언론들 왜 이러나

문정인 특보 지원 못할망정, 이 나라 언론들 왜 이러나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7/06/18 [20:40]  최종편집: ⓒ 자주시보
 
 

 

▲ 문정인 특보의 미국 방문 발언에 대한 언론들의 부정적인 보도들 

 

도대체 문정인 특보가 미국에서 한 발언 중에 틀린 말이 단 한자라도 있는가.

 

북핵문제의 핵심원인은 미국이 한반도에 주변, 정확히 말해서 북 턱 밑에서 핵항공모함, 핵잠수함 등 대규모 핵공격수단을 들이밀고 매년 셀 수 없이 북침공격훈련을 해대고 있기 때문이라는 점은 중국, 러시아는 물론 미국의 페리 전 장관, 핵전문가 해커 박사 등 나라와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북의 핵동결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대북 군사적 위협을 중단해야 한다는 것이 그들의 일관된 주장이었다.

 

우리나라 문정인 외교안보 특보가 그와 한 치도 다름없는 말을 했는데 왜 한미동맹 균열을 조장한다는 말이 나오는가.

자유한국당과 같은 미국인보다 더 친미적인 사대매국정치세력이 민족의 존엄과 주권은 안중에도 없는 이런 망발을 했다고 해서 언론들이 지적을 못할망정 앵무새처럼 대서특필로 받아적어 보도하는 행태를 도대체 어떻게 봐야 하는가.

 

사드배치도 그렇다. 문정인 특보는 사드배치를 하고 말고를 언급한 것이 없다. 환경영향평가만은 법대로 정당하게 해야다는 것이었고 이는 주민의 안전은 물론 지구 생태계, 인류의 복지와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미국의 대통령과 한국의 대통령도 심지어 신도 거스를 수 없는 절대적인 가치라고 강조했던 것뿐이다. 너무나 지당한 말이 아닐 수 없다.

 

그래 미국이 원하면 국토가 오염되고 귀중한 인류 자산인 온갖 동식물과 세균들이 사드 전자파에 의해 멸종할 수도 있는데 환경영향평가도 없이 무조건 네네하면서 사드기지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인가. 그것도 중국과 러시아의 경제보복과 대응군사적 압박으로 나라가 경제 군사적인 극단적 위기에 빠져드는데 미국의 요구라면 무조건 고개숙여야 한단 말인가.

그렇게 해서 멸종할지도 모를 식물과 미생물에 인류 구원의 특효약을 만들 수 있는 물질이 들어있을 수도 있는데도 환경영향평가를 무시해야 한다는 것인가.

 

성주는 우리나 참외의 80%를 생산하는 곳이고 최근 들어서는 전혀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유기농 참외 생산도 점차 늘리고 있다. 세계 최고의 맛을 자랑한다. 유기농은 생태계의 균형이 관건이다. 천적들이 해충을 잡아먹고 미생물들이 토양을 비옥하게 해야만 가능한 일이다.

미국의 요구라고 해서 환경영향평가 없이 무조건 기지를 배치했다가 이런 생태계 균형이 깨지면 세계 인류는 다시는 성주참외를 먹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문정인 특보는 너무나 지당한 말을 한 것이다. 하기에 사대매국으로 제정신을 잃은 일부 친미수구세력들이 준동을 하더라도 언론들이 바로 잡아주어야 할 것인데 부화뇌동하여 문정인 특보를 공격하는데 앞장서고 있으니 이 얼마나 치욕스런 일인가.

 

물론 한국이 미국의 경제와 군사력에 많은 부분을 기대고 있는 조건에서 미국의 보복조치에 대한 우려를 아예 저버릴 수는 없다. 하지만 외교는 밀고 당기기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협상에서 조금이라도 유리한 상황에 서게 하기 위해서는 특보나 측근은 총대를 매고 직언도 해야 하고 상대국에게 정당한 이치라면 강한 언질도 해야 한다.  그럴 때 언론들이 우리 국익을 지키기 위해 총대를 맨 사람에게 힘을 실어주어야하는 것은 어느 나라에서나 기본이며 상식이다.

 

국민의 바른 판단은 언론이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주어야만 가능하다. 그래서 자유민주주의제도에 있어 언론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칠 수 없다. 언론인들 어깨에 걸린 이 막중하고도 영예로운 임무를 한시도 망각하지 말고 이제는 친미사대 앵무새 언론에서 벗어나 영혼을 가진 언론, 제 나라, 제 민족, 호혜평등, 인류보편적 상식에 부합한 언론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언론이 앞으로도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면 국민들로부터 적폐청산대상 1호로 지목될 것이며 국민들의 가혹한 비난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이젠 인터넷을 통해 국민들이 스스로 정보를 생산하고 유통하는 시대이다. 국민을 함부로 여기다가가는 이 나라 언론들도 더는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다. 국민 무서운 줄 알아야 한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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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고리1호기 영구정지…신고리5·6호기 백지화 탄력받나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7/06/19 07:42
  • 수정일
    2017/06/19 07:42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신고리 5·6호기 백지화 두고 원자력 업계 "철회하라"...환경단체 "탈핵 공약 이행"

박소영 기자 psy0711@vop.co.kr
발행 2017-06-18 16:09:38
수정 2017-06-18 16:3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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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원전.
고리원전.ⓒ민중의소리 김보성기자
 
 

한국사회가 탈원전을 향한 첫발을 내딛었다. 고리 1호기 사용 영구 정지는 한국 사회 원전 정책 변화의 시작이다. 하지만 갈길은 멀다. 특히나 현재 건설중인 신고리 5,6호기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는 이제 막 시작 된 탈원전 정책의 성공 가능성을 점쳐 볼 수 있는 중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반발하는 원전업계와 탈원전을 추구하는 문재인 정부, 이를 견인할 시민사회의 기싸움이 팽팽하다.

신고리 5,6호기 5월 기준 공정률 28%
한수원 “계약금 일부 1.5조원 이미 집행..사업 중단시 2.5조원 손실”

문재인 정부의 신고리 5,6호기 사업 백지화에 반발하고 있는 원자력 업계에서는 신고리 5,6호기의 공정률이 이미 28%에 달하고 있어 사업을 중단할 경우 천문학적인 비용 손실을 감수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6월부터 건설 허가 승인이 난 이후 울산 울주군 서생면에 공사가 진행 중인 신고리 5,6호기는 오는 2022년과 2023년 3월에 각각 완공될 계획이다.

지난 5월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이 작성한 ‘신고리 5,6호기 건설 현황’ 자료에 따르면 4월말 기준 사업종합공정률은 28%를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는 설계 79%, 구매 53%, 시공 9%의 공정률을 합한 수치다. 총 사업비 8조 6천억원 가운데 1조 5천억원이 집행된 상태다.

원자력 업계 및 학계에서는 사업 백지화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에너지 분야 교수 200여명은 이달 초 성명서를 통해 “일방적인 탈원전 정책을 중단하라”고 요구했고, 한수원 노동조합에서도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시도를 철회하라”는 성명서를 내고 위원장이 직접 국정기획자문위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한수원은 사업이 중단시 영향으로 기존에 투입된 1조 5천억원과 계약해지 비용 1조원 등을 더해 2조 5천억 가량의 비용이 발생할 거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신고리 5,6호기가 울산 지역 주민들이 자율적으로 유치한 사업으로서 사업 중단시 이에 반발하는 민원이 빗발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공정률 28%는 장비구매 계약까지 포함된 것...실제 건설공정률은 그보다 낮아”
18일 고리1호기 영구정지 맞춰 탈핵 선언 요구 목소리도 나와

그러나 공정률이나 비용 등을 근거로 신고리 5,6호기의 사업 백지화를 반대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더불어민주당 원자력안전대책특별위원회 소속 의원실 관계자는 “한수원이 밝힌 28%의 공정률은 장비 구매계약 등을 포함한 수치로서 실제 건설 공정률은 10%도 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본격적인 공사는 아직 시작된 게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미 구매한 장비가 있더라도 기존에 가동 중인 원전에도 교체해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실제 구매 공정률은 더 적을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했다. 한수원 자료에 따르면 종합공정률에 포함된 구매 항목에는 원자로 설비, 터빈발전기, 보조기기 등이 포함돼 있다.

게다가 외국의 사례를 비춰 봐도 공정률은 사업 중단의 판단 기준이 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실제로 대만의 경우 2011년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를 목격한 이후 탈핵 여론이 높아지면서 지난 2014년 공정률 98%로 완공 직전이던 원전 건설이 중단되기도 했다.

노태민 부산탈핵시민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은 “나중에 핵발전소를 가동한 뒤 발생할 핵폐기물 처리비용이나 그로 인한 위험들을 생각하면 잠시라도 가동하는 것이 오히려 더 큰 비용을 초래한다”라면서 “지금이라도 정부가 나서서 현재 운영중인 발전소 가동을 중지하고 건설 중인 핵발전소에 대해서도 백지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탈핵 단체들은 문 대통령이 대선 때 공약으로 내세운 신규 원전 건설 전면중단과 신고리 5·6호기 공사 중단, 월성 1호기 폐쇄 등 탈핵 공약을 신속히 이행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특히나 18일 고리1호기의 영구 정지에 맞추어 문 대통령이 신고리 5·6호기 백지화를 선언해야한다는 요구도 나오고 있다.

신고리 5,6호기 사업 취소가 결정되면 대통령, 산업부 장관, 한수원의 건설 중단을 발표하게 되고 이후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취소 반영 검토 뒤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최종 반영하게 된다. 전원개발사업추진위의 승인을 거치면 최종적으로 사업이 취소된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신고리 5·6호기 백지화 여부 등을 포함해 구체적인 탈핵 로드맵을 이달 말 100대 국정과제로서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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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징용 노동자상으론 부족, 100평 공간으로 확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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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6.17  22: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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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희자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 대표는 16일 용산역 광장에서 강제징용노동자상 건립을 위한 릴레이 행동전에 나서 노동자상 뿐만 아니라 100평 규모의 추모공간으로 확대할 것을 요구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렇게 조그만 동상 하나로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지도 않는데, 이마저 허락하지 않는다니 너무하지 않나. 새 정부도 출범했으니 용산역 광장에 100평쯤 공간을 확보해서 오가는 사람들이 이곳에 서린 슬픈 역사를 한번쯤 되돌아볼 수 있는 추모의 장소가 만들어지길 바란다.”

일제 식민지강점기 강제 징용 노동자들의 집결지였던 용산역 광장에 강제징용 노동자상 건립을 추진하던 강제징용 노동자상 건립추진위원회(상임대표 단체 : 민주노총·한국노총)가 지난 4월 6일부터 진행해 온 릴레이 행동전이 지난 16일로 72일에 접어들었다.

강제동원 피해자 유가족인 이희자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 대표(75살)는 햇살이 뜨거운 16일 용산역 광장에서 1인 시위를 하던 중 “우리 아버지가 용산역을 통해 끌려갔다가 다시 돌아오지 못했다. 많은 분들이 그렇게 용산역에서 기차에 실려 끌려간 후 저 세상으로 가셨거나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귀환했지만 일찌감치 병에 걸려 돌아가셨는데 누구도 그런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다”며, 왜 이곳 용산역에 강제징용 노동자 동상이 건립되어야 하는지를 역설했다.

일제는 전국에서 강제징용한 노동자들을 용산역에 집결시켜 한쪽으로는 부산역으로 옮긴 후 시모노세키를 거쳐 일본 전 지역과 남양군도, 파푸아뉴기니 등으로 동원했고 또 다른 방향으로는 평양을 거쳐 중국, 시베리아까지 끌고 다녔다.

이 대표는 “지금까지 누가 나에게 이런 사실을 가르쳐 준 것도 아니고 기록을 갖다 준 것도 아니다. 40대에 시작한 유족회 활동을 통해 한 가지씩 사실을 알아 가는데 걸린 시간이 30년이었다”며, “최소한 용산역을 지나 다니는 사람이라도 이 역사를 마주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 살아있는 사람들은 그래야 할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3월 1일 건립추진위원회가 당시 국토교통부의 부지협조 불가 입장에 따라 제막식을 하지 못하고 이후 릴레이 행동전이 진행되고 있는데 대해서는 “지난 정권이 하지 못한 일이지만 문재인 정부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또 그렇게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건립추진위원회가 세우려는 강제징용 노동자상이 너무 협소하다고 거듭 지적하면서 용산역 광장에는 강제징용 지도를 만들어서 여기서부터 어느 곳으로 얼마나 많은 우리 선조들이 끌려갔는지 버튼 하나만 누르면 알 수 있도록 추모와 교육을 겸한 시설이 세워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가능하다면 용산 미군기지 건물 중에 아직도 남아있는 일제시대 일본군 숙소, 교육장 등은 미군기지가 나가면 돌려받아서 많은 사람들이 비극의 역사를 알 수 있도록 보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어릴 적에는 부모를 일본에 빼앗겼고 나라가 돌봐 주지도 않았다. 가족들에게도 외면당해 차별받고 헐벗었다. 이제 200~300명밖에 남지 않은 생존자·유가족들의 노후는 정부가 껴안아주길 바란다. ‘그래도 살아있으니까 이런 대우를 받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해주었으면 좋겠다.”

이 대표는 시민들에게 우리의 현재가 그런 아픈 과거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한시라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그래야 다시는 그런 아픈 과거가 우리의 미래가 되지 않는다고 역설했다.

   
▲ 이날 릴레이 행동전에는 현인덕 전국공무원노조 서울본부 통일위원장(노동자상 오른쪽)과 강제징용 희생자 유가족인 이명구 씨 등이 함께 했다. 릴레이 행동전은 민주노총 서울본부와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가 주관해 진행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한편, 강제징용 노동자상 건립추진위원회는 지난 3월 1일 용산역 광장에 강제징용노동자상을 건립할 예정이었으나 ‘외교부의 반대로 부지를 내어주기 어렵다’는 국토부의 답변으로 무산된 바 있다.

민주노총 통일위원회를 비롯한 노동자들은 “강제징용 노동자상은 이미 일본에도 세워져 있다. 우리나라 땅에 세우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반발, 지난 4월 6일부터 매일 용산역 광장에서 노동자상 모형과 함께 릴레이 행동전을 진행하고 있으며, 오는 8월 15일까지는 노동자상 건립 제막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강제징용 노동자상 건립추진위원회 대표 단체인 양대노총은 지난 2015년 평양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에서 후속작업으로 합의한 ‘강제징용 관련 남북노동자 대토론회’ 평양 개최를 올해 8.15~10.4기간 내에 성사시키고 내년에는 노동자상 평양 설립도 빠르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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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정신이상자로 여성혐오를 지우다

 

[프레임 전쟁] 10 강남역 살인사건, 경찰의 ‘정신이상자의 묻지마 살인’ 프레임에도 피어오른 ‘여성혐오’ 담론의 시발점

정민경 기자 mink@mediatoday.co.kr  2017년 06월 18일 일요일

한 사건을 ‘프레임’에 넣어 바라볼 때, 사건의 원인을 하나로 좁히는 부작용을 낳는다.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의 경우, ‘조현병 환자의 묻지마 살인’이냐, ‘여성혐오 범죄’냐에 대한 논의로 프레임 대결이 펼쳐졌다. 이 대결의 문제는 사건을 ‘조현병 환자의 묻지마 살인’으로 규정하면 ‘여성혐오’라는 프레임은 ‘틀린’ 것처럼 취급하는 데 있다.

이 사건이 ‘여성혐오 범죄’가 아니라고 주장한 이들은 당시 경찰이 사건을 ‘묻지마 살인’으로 규정했기 때문에 ‘여성혐오 범죄’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여성혐오 범죄를 주장한 이들을 향해 비극적 사건을 ‘여성혐오’ 의제에 동원한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하나의 사건에 원인은 여러 가지 일 수 있으며, 조현병 환자의 살인이라고 결론이 난다고해도 여성혐오가 역시 사건의 또 다른 원인이 될 수 있다.  

‘조현병 환자의 묻지마 살인’ vs ‘여성혐오 범죄’ 

2016년 5월 17일 한 남성이 서울 강남역의 노래방 건물 공용화장실에서 한 여성을 살해했다. 해당 사건은 △전혀 알지 못하는 여성을 살해한 점 △범인이 피해자가 오기 전까지 여섯 명의 남성을 그냥 돌려보낸 점 △사건 직후 체포된 범인이 경찰에 “여자들이 무시해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점 때문에 ‘여성혐오’ 범죄사건의 요소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사건이 ‘여성혐오 범죄’임을 강조한 시민들은 강남역 10번 출구 앞에서 추모행사를 열고, 포스트잇을 붙였으며 ‘나는 우연히 살아남았다’는 구호를 외쳤다. 끊임없는 추모행렬이 이어졌다. 흉악 강력범죄에 노출되는 여성 피해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수많은 여성들은 이 사건에서 자신들이 공중화장실을 갔을 때 느꼈던 서늘함이 단순한 우려가 아니었음을 깨달았다. 어쩌면 이 사건을 ‘여성혐오 범죄’로 명명한 것은 여성들이 느꼈던 일상적 공포였다. 공중화장실을 갈 때 누군가 칸 속에 있지는 않을까, 밤에 길을 걸을 때 이어폰을 낄까 말까 망설였던 순간, 엘리베이터를 탈 때 함께 누가 타는지 의식했던 시간들이 모여 만든 공포는 여성들의 일상에 피로감을 더해왔다.

▲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 시민들은 강남역 10번출구에 추모공간을 만들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 시민들은 강남역 10번출구에 추모공간을 만들어 포스트잇 부착 등 추모행사를 진행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통계 역시 이 공포가 ‘근거 있는 공포’임을 말해준다. 대검찰청의 2015년 범죄분석 피해결과에 따르면 1995년 강력범죄(살인, 강도, 강간, 방화)에 노출된 여성 피해자는 전체 7947명 중 29.9%인 2377명이었고 남성은 5570명이었으나 5년 뒤 2000년에는 전체 피해자 8765명 중 남성피해자가 2520명으로 뚝 떨어진다. 여성 피해자는 6245명이었다. 이후 여성 피해자는 꾸준히 늘어 2014년 3만4126명을 기록했다. 남성 피해자는 2009년 5649명까지 증가했지만 꾸준히 줄어 2014년에는 3552명이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해당 통계를 두고 “강력범죄의 성별 피해자 현황은 강력범죄가 여성을 대상으로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극명하게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특히 성폭력 범죄 피해자의 경우는 여성이 전체 통계의 90%를 차지할 정도로 극명하게 높다. 2014년 흉악 강력범죄 피해자 3만4126명 가운데 성폭력 범죄 피해자는 2만 9863명(87.5%)이며, 이 가운데 여성은 2만7129명으로 90%에 달했다.

(관련기사: 한겨레 '이유있는 언니들의 분노, 통계로 짚어봤습니다')

시민들, 특히 일상에서 무의식적으로 공포를 느꼈던 많은 여성들은 이 사건을 통해 공포의 실체를 알게 됐다. 엄기호 작가는 이러한 시민들의 움직임을 두고 ‘집단적 각성’이라고 표현했다. 엄기호 작가는 “일각에서는 우연한 사고에 과잉 대응한다고 말하지만 오히려 이들이 깨달은 우연은 그 사고가 아니라 자신들의 집단적 운명”이라고 썼다.  

여성들이 ‘강남역 살인사건’에서 느낀 ‘집단적 운명’은 이 사건이 ‘여성혐오 범죄’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느껴봤던 감정일 것이다. 크게 다른 감정이 아니다. 엄기호 작가의 표현을 빌리자면 “세월호에서부터 메르스, 그리고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 이르기까지 하나하나 이 계보가 그려지고 있다. 이 국가와 사회가 나를 지켜주지 않을 것이라는 공포와 그리 죽어간 사람들에 대한 슬픔, 그리고 무고한 죽음이 발생할 때마다 사람들의 숨을 턱턱 막히게 한” 것이었다. 이 집단적 각성은 “그 불행한 사건이 언제 내 차례가 될지 모르며, 그 차례는 정확하게 약자들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게 하는 사건들”이었다.  

그러나 경찰은 범인이 조현병을 앓았다며 ‘정신이상자의 묻지마 살인’으로 브리핑했다. 2016년 5월23일 강신명 경찰청장은 “혐오는 의지적 요소가 들어가야 한다”며 “이번 사건은 발생 열흘 전 김씨가 본인이 일하던 장소에서 쫓겨나는 과정에서 여성들이 고자질한 것으로 소위 망상을 하게 돼 피해의식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 청장은 “김씨는 ‘여성을 혐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며 “실체가 없는 망상으로 인한 범행을 혐오범죄로 보긴 적절치 않다”고 강조했다.  

 

▲ 강남역 10번출구에 붙은 포스트잇.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강남역 10번출구에 붙은 포스트잇.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정신병 증상은 사회적 맥락에서 발현된다”

 

‘조현병 때문에 발생한 사건’이라는 경찰의 결론을 ‘여성혐오 범죄가 아니다’라고 해석하기에는 오류가 있다. ‘조현병’과 ‘여성혐오’는 배타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전혀 다른 유형의 개념이기에, 두 개념이 동시에 겹쳐질 수도 있는 것이다. 조현병 환자라고해서 여성혐오에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오히려 조현병 환자의 망상에 낀 여성혐오는 한국사회의 사회문화적 환경을 비췄다. 배은경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 사건이 진짜 조현병 증상 때문에 생긴 거라면, 오히려 여성혐오가 작동한 무의식을 잘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현병 환자의 망상에도 사회학적 맥락이 들어가 있다. 망상도 인간이 만들어낸 것이기 때문이다. 서천석 정신과전문의 설명에 따르면 정신병 증상은 사회적 맥락에서 발현된다. 과거 권위주의 독재시절에는 많은 조현병 환자들이 환청을 호소하며 중앙정보부가 자신을 미행하고 도청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1980년대 후반에는 CIA가 자신을 미행한다는 망상들이 많았고 2000년대 이후에는 삼성이 소재가 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여성혐오 의식이 정신병의 증상으로까지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의 무의식에는 사회현상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때문에 서천석 전문의는 “만약 환자의 망상에 여성혐오가 포함돼 있다면 그 심각성을 인정하고, 사회 전반에 이런 의식이 자리 잡지 못하도록 구조적 개혁을 하고 의식의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pixabay
▲ @pixabay
 
또 한가지 주목할 점은 가해자가 경찰에서 “여자들이 나를 무시해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대목이다.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 ‘무시’라는 개념이 가해자가 자신도 모르게 여성혐오적 생각을 드러낸 것이라고 분석한다.

 

“조현병에 시달렸던 피의자는 평소 수많은 남성들로부터 어쩌면 더 많은 무시를 당했을지도 모른다. 모욕감과 수치심도 느꼈을 것이다. 비가시적이나 구조적 차별에 많은 피해를 입었을지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적으로 상대적 약자인 피의자가 ‘평소 여자들이 나를 무시해서’라고 말했다는 사실은 ‘내가 무시해 마땅한 너(여자)마저 감히 나(남자)를 무시해?(너는 나를 무시해선 안된다)’는 생각의 다른 표현이다.”(여성혐오와 젠더차별, 페미니즘-이나영, 2016)  

‘강남역 살인사건’이 조현병 환자의 망상으로 인한 묻지마 살인사건이었더라도, 그 망상에는 ‘여성혐오’가 자리 잡고 있었다고 볼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경찰 브리핑 받아쓴 언론, 여성혐오를 지우다  

사건 당시 많은 언론이 경찰의 브리핑을 그대로 받아 ‘조현병 환자의 일탈’이라고 보도했다. 해당 프레임은 앞서 지적한 것처럼 한 사건에는 마치 하나의 이유만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기 때문에 문제다.  

조선일보의 ‘강남역 뒤덮은 추모 포스트잇 5000장’(5월20일)과 같은 보도가 대표적이다. 이 기사에서 조선일보는 “추모의 벽의 엄숙한 분위기와는 달리, 일부 극렬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남녀 간에 성별을 비하하는 볼썽사나운 싸움이 벌어졌다”며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여성 혐오 범죄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발언을 인용하며 해당 사건이 ‘여성혐오 범죄’가 아님을 강조했다. 이어 조선일보는 경찰이 “(김씨가) 최근 정신분열 약을 복용하지 않아 증세가 악화돼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면서 “여성에게 무시당해 범행을 저질렀다는 범인의 변명에 현혹되면 안 될 것 같다”는 시민의 발언을 인용했다.  

 

▲ 2016년5월20일 조선일보.
▲ 2016년5월20일 조선일보.
 
‘조현병 환자’만을 강조한 보도는 결국 사건이 ‘여성혐오 범죄’가 아님을 언급하는데 사용됐다. 용의자가 조현병, 남성, 30대, 빈곤층 등 다양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만큼 해당 사건은 ‘조현병 환자의 묻지마 살인’이 될 수도, ‘여성혐오 범죄’가 될 수도 있다. 만약 조현병을 가지고 범죄를 설명하는 것이라면 관련 보도에서는 범죄와 조현병의 상관관계나 인과관계를 정교하게 설명했어야 했다. 하지만 언론은 경찰의 브리핑을 그대로 받아쓰는데 그쳤다.

 

경찰 브리핑을 그대로 보도한 언론들의 또 다른 문제점은 경찰의 모순을 지적하지 않은 것이다. 경찰은 당시 발표 내용과 이어지지 않는 대책을 내놓았다. 당시 경찰은 “여성의 불안감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며 ‘여성 대상 범죄 및 묻지마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을 발표했다. 경찰이 발표한 대책에는 △6월1일부터 8월31일 3개월 동안 여성범죄대응 특별 치안 활동 △위험인물에 대한 제보 접수 후 순찰 강화 △신변 위협을 받는 여성들에게 위험 상황을 곧바로 알리는 ‘스마트 워치’ 지급이 포함돼 있었다.  

“여성혐오 범죄가 아니다”라고 발표한 경찰이 ‘여성 대상 범죄’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모순이다. 물론 경찰은 조현병 환자 등 정신장애인을 격리하는 대책들도 내놓았다. 경찰이 내놓은 대책은 △여성범죄가 아니라고 사건을 규정지으면서 여성 범죄 방지 대책을 내놓은 점 △정신장애인 혐오를 확산하는 대책을 내놓은 점에서 문제가 있다.

만약 경찰이 발표대로 ‘조현병 환자의 묻지마 살인’이라면 대책은 여성뿐 아니라 모든 시민으로 확대돼야 했다. 어쩌면 경찰은 ‘이 사건은 여성혐오 범죄가 아닌데, 여성들은 발표를 믿지 않고 불안해하기 때문에, 여성 대상 범죄 대책을 일단 내놓겠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만약 그렇다면, 여성들이 왜 불안한지를 고려해 최종브리핑을 내놓았어야 했고, 섣불리 “이 범죄는 여성혐오 범죄가 아니다”라고 단정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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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병’ 강조하며 정신장애인 혐오 강화한 경찰과 언론

 


또 다른 문제점은 경찰의 브리핑과 대책이 결과적으로 정신장애인의 혐오를 불러일으켰다는 점이다. 경찰은 “이번 사건은 여성혐오 범죄가 아니다”라는 브리핑과 함께 정신장애인 혐오를 조장하는 결과를 만들었다. 정부는 강남역 살인사건 등에 대한 조치로 ‘여성 대상 강력 범죄 및 동기 없는 범죄 종합대책’을 통해 여성 범죄에 대한 대책과 함께 정신질환자에 대한 응급입원 조치 실행, 학교에서 조기에 정신질환을 분류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라는 장애인 혐오를 조장하는 대책을 발표했다.

언론 역시 이런 경찰의 발표를 그대로 받았고, 정신장애인에 대한 공포를 확산시켰다. ‘묻지마 살인 부른 망상, 국내 50만명 정신분열증 앓고 있다’(뉴스1), ‘국내 10명 중 1명 정신분열증 환자…인권 논란에 관리 어려움’(MBN), ‘정신분열증 환자 관리 더 어려워져…정신보건법은 예방에 역행’(연합뉴스)과 같은 기사가 대표적이다.

심층적 뉴스를 다루는 탐사보도프로그램도 ‘강남역 살인사건’을 보도하면서는 아쉬운 면모를 보였다. 대표적 탐사보도 프로그램 SBS ‘그것이 알고싶다’ 강남역 살인사건편(2016년 6월4일 방영)은 여성혐오범죄를 부정하고 정신장애(조현병)인의 범죄로 규정해 조현병 환자에 대한 전수조사 등의 대책을 내놓은 경찰의 시선을 거르지 않고 그대로 방영했다. 추가적으로 비판적 관점을 보도하지도 않았다.

언론보도와는 다르게 통계는 총범죄자 중 정신장애인 비율이 0.3%(2012년 경찰통계연보)라고 말하고 있다. 경찰과 언론은 해당 사건이 ‘여성혐오 범죄’가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새로운 먹잇감을 찾은 게 아닐까.  

 

▲ 2016년 5월 25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추모 참여자 인권침해 공동대응 기자회견.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2016년 5월 25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추모 참여자 인권침해 공동대응 기자회견.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페미니즘 열풍’의 시발점 된 강남역 살인사건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 등장한 ‘페미니즘 열풍’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언론사가 눈에 띄기도 했다. 한국일보와 경향신문은 당시 ‘강남역 살인사건’을 보도하며 여성혐오 등 페미니즘 개념을 적극적으로 확산시킨 언론으로 꼽을 수 있다. ‘페미사이드’라는 개념을 1면 기사에 등장시킨 한국일보의 ‘극단 치닫는 여성혐오, 무섭지만 굴하지 않겠다’(5월20일) 기사는 대표적 사례중 하나다. 이 기사는 ‘페미사이드’(여성female과 살해homicide의 결합어, 여자라는 이유로 살해당한 것을 규정짓는 단어) 용어를 설명하며 “우연한 결과로 희석돼 온 그간의 페미사이드를 여성 혐오 범죄로 분명하게 가시화하겠다는 여성들의 의지와 연대”를 언급했다. 경향신문 사회부는 강남역 10번 출구에 시민들이 남긴 1004개의 포스트잇을 빼곡히 기록해 책으로 남기는 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 2016년5월20일 한국일보.
▲ 2016년5월20일 한국일보.
 
강남역 살인사건은 여성들이 지금까지 자신만 겪는 줄 알았던 개별적 공포와 사건들을 한데 모으는 계기가 됐다. ‘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의 저자 이민경 작가는 강남역 살인사건의 의의를 가리켜 “여성혐오범죄, 증오범죄 속 여성 대삼 범죄로 분류될 첫 번째 사건이 강남역 살인사건에 빚지고 있다는데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민경 작가는 “증오범죄는 인정하지만 여성혐오범죄라는 지칭이 본질을 다룰 수 없다는 가치판단 자체에 여성혐오가 깃들어 있다”며 “이 사건에서 ‘여성’이라는 말을 빼는 것은 존재하는 문제를 직시하지 않으려는 핑계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경찰이나 법정의 결론과는 별개로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 논쟁이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한국사회는 ‘여성혐오’라는 개념에 조금 더 익숙해졌다. 물론 여전히 경찰이나 법정은 강남역 살인사건의 동기에서 ‘여성혐오’를 지우고 있다. 대법원은 4월14일 김씨에게 살인죄로 30년 징역을 선고했지만 판결문을 보면 ‘김씨가 여성을 혐오했다기보다 남성을 무서워하는 성격 및 망상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피해의식으로 상대적 약자인 여성을 대상으로 범행했다’고 판단했다. ‘여성혐오’라는 표현에는 선을 그은 것이다.  

 

▲ 2017년5월17일 경향신문.
▲ 2017년5월17일 경향신문.
 
그러나 변화가 없다고 볼 수 없다. 강남역 살인사건을 계기로 ‘여성혐오’에 대한 담론이 폭발적으로 쏟아져 나왔다. 사건 1주기였던 지난 5월17일 기사를 살펴봐도 이런 흐름을 알 수 있다. 꾸준히 여성혐오와 페미니즘에 관련된 기사를 내온 한국일보와 한겨레, 경향신문은 강남역 살인사건을 계기로 페미니스트가 된 이들을 인터뷰하는 기획기사 등을 실었다. 그 외에도 서울신문 ‘출근길, 난 오늘도 여혐과 마주쳤다’, 국민일보 ‘1년 전 오늘 스러진 여성인권, 아직도 여성은 무섭다’처럼 여성들이 일상에서 맞추지는 공포와 혐오를 인정하는 기사들이 종종 접할 수 있다. 동아일보도 ‘코르셋과 맨박스로부터의 탈피’라는 칼럼을 통해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 여성혐오는 더 이상 개인적 고민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담론으로 대두됐다”고 강조했다. 

 

기사 외에도 각종 미디어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여성주의 액티비즘이 매우 활발해졌다. 강남역 10번 출구 운동 등에서 시작해 페미네트워크, 불꽃페미액션, 리벤지포르노(디지털성범죄)아웃, 페미당당, 페미디아 등 다양한 조직을 결성하고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페미니즘 이슈뿐 아니라 김포공항 청소노동자 투쟁에 연대하는 등 사회이슈와 노동이슈에도 함께 하고 있다. 이 비극적 사건을 계기로 한국사회가 그동안 감추고 지워왔던 ‘여성혐오’가 드러났고 그에 대한 연대가 확장됐으며 그 연대는 지금도 진행 중이다. 

 

▲ 2016년 10월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불꽃페미액션’, ‘페미당당’, ‘강남역 10번 출구’ 등 페미니스트 그룹들과 시민이 보건복지부의 시행 개정안 및 낙태죄를 반대하는 폴란드의 ‘낙태 금지법’ 반대 시위를 모티브로 하는 검은 시위를 하고 있다.ⓒ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 2016년 10월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불꽃페미액션’, ‘페미당당’, ‘강남역 10번 출구’ 등 페미니스트 그룹들과 시민이 보건복지부의 시행 개정안 및 낙태죄를 반대하는 폴란드의 ‘낙태 금지법’ 반대 시위를 모티브로 하는 검은 시위를 하고 있다.ⓒ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이렇게 ‘강남역 살인사건’에서 여성혐오 담론을 지우려던 수많은 시도들은 사후적으로, 사실상 실패한 게 아닐까. 
 

참고문헌 

‘뉴스의 배경’-조영주, 2016 
‘우리에게도 언어가 필요하다: 입이 트이는 페미니즘’-이민경, 2016
‘나는 세상을 리셋하고 싶습니다’-엄기호, 2016 
‘대한민국 넷페미사’-권김현영, 손희정, 박은하, 이민경, 2016
‘여성혐오 젠더차별, 페미니즘’-이나영,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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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 부동산 대책 발표, '핀셋 규제'의 방향은?

 

아파트 중도금에 대출 심사 적용, 투기과열지구 지정도 일부 가능성

17.06.18 10:35l최종 업데이트 17.06.18 10:35l

 

 

 서울 강남구 압구정 현대아파트. 최근 들어 시세가 급등하고 있다.
▲  서울 강남구 압구정 현대아파트. 최근 들어 시세가 급등하고 있다.
ⓒ 신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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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다음주초 부동산 대책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대출규제와 투기과열지구 지정 등 여러 예측이 나오고 있다. 대출 규제는 현재 아파트 집단 대출에 대해서도 부채상환비율을 적용하는지가 관심거리다. 

LTV·DTI 선별적 규제? 집단대출에 DTI 적용하나

이번 대책에는 담보인정비율(아래 LTV)과 총부채상환비율(아래 DTI)등 대출 규제가 포함될 것이 유력해 보인다.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도 지속적으로 대출 규제에 대해 언급해왔다. 

 

현재 적용되는 DTI는 70%, LTV는 60%다. 상환기간을 1년으로 한정하면, 연 1억 원을 버는 사람은 최대 7000만 원(70%), 1억 원짜리 아파트를 가진 사람은 최대 6000만 원(6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비율이 올라가는 만큼 더 많은 돈을 빌릴 수 있다. 

LTV와 DTI는 7월을 끝으로 완화 조치가 끝난다. 8월부터 LTV는 수도권 50%, 지방 60%로 강화된다. DTI의 경우 서울은 50%, 경기인천은 60%가 된다. 일단 현재 상황에서 완화조치는 추가 연장 없이 종료될 것으로 보인다. 

관심이 모이는 것은 추가 대출 규제에 대한 것이다. 그동안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LTV와 DTI의 선별적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왔다. 투기 세력을 잡으면서 실수요자들에게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집단대출 심사시 DTI 적용하면 투기 세력 원천 차단"

맞춤형 대책의 하나로 거론되는 것은 아파트 집단대출(중도금)에 대해서도 DTI 등을 적용하는 방안이다. 현재 아파트 분양 집단 대출은 대출자에 대한 별도의 심사가 없다. 그런데 집단대출에도 DTI가 적용되면, 중도금 대출을 받기도 까다로워진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처음 분양 신청을 할 때, DTI가 적용된다고 하면 투기 세력들이 원천 배제되는 효과가 있다"면서 "예를 들어 소득이 없거나 집을 2채 이상 소유해, 갚아야 할 빚이 많은 사람은 심사를 통해 집단대출을 받을 수 없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최환석 하나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지난 11.3 대책에서 아파트 분양권 전매 규제가 시행됐음에도 최근 아파트가 투자 수요로 급등세를 보였다"면서 "중도금 대출도 대출 규제를 하게 되면 일정 부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1년 이후 처음으로 투기과열지구 나오나?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점을 방문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 악수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점을 방문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 악수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 기획재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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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집값이 급등한 서울 강남 등 일부 지역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는 것도 맞춤형 대책카드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투기과열지구 지정에 대해 "종합적으로 검토를 하고 난 이후 결정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언급했었다.

투기과열지구는 재건축 아파트 매매를 아예 차단하는 강력한 카드다. 지난 2011년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송파구 등 3곳에 대한 투기과열지구 지정이 해제된 이후, 아직까지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사례는 없다. 

투기과열지구 지정은 주택가격 상승률이 물가상승률보다 현저히 높은 지역이 대상이다. 2개월간 청약경쟁률이 5:1을 초과하거나, 주택 전매 행위가 성행하는 등 주거 불안 우려시 지정할 수 있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곳은 재건축 조합원 지위의 양도가 금지된다. 재건축 아파트를 사더라도 조합원 지위를 얻을 수 없다. 과열지구에서 재건축 아파트를 산 사람은 일정 기간 거주하다가 재건축이 진행되면 돈 한 푼 못 받고 나와야 한다. 사실상 재건축 거래가 중지되는 것이다.

투기과열지구에서는 총부채상환비율(DTI)의 경우 주택담보대출시 40%만 적용되고, 담보인정비율(LTV)도 50%가 적용된다. 과밀억제 권역 안에 있는 재건축 아파트는 의무적으로 후분양을 해야 한다. 분양권 전매도 소유권이전 등기를 완료하기 전까지 원천 금지된다.

송 연구위원은 "투기과열지구를 지정하면 정말 해당 지역에 거주하려는 의사가 있는 실수요자만 들어오게 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금리 인상과 맞물려 판단하면, 신중해야 할 듯"

금리 인상과 맞물린 시기를 감안할 때, 정부가 신중한 판단을 하지 않겠느냐는 일부 예측도 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3일 부동산 대책 때 정부는 투기과열지구 지정도 검토했지만 결국 실현되지 않았다. 

대신 서울, 경기 과천과 성남, 부산, 세종을 규제 강화 지역으로 지정하고 분양권 전매 제한을 강화했다. 특히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는 분양권 전매를 '소유권이전등기' 시점까지 미뤘다. 따라서 이번 대책에서도 분양권 전매 추가 강화 등으로 해법을 찾지 않겠느냐는 전망이다. 

최 팀장은 "(투기과열지구 지정 문제는) 7월 금리인상 문제와 맞물려 봐야 할 것 같다"면서 "투기과열지구 등 강력한 대책이 나온 뒤, 금리 인상까지 맞물린다면 단기간 시장이 급랭할 수 있다는 부분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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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개혁의 고삐를 당겨야 할 시점

철도, 민영화할 것인지, 말 것인지만 결정하면 된다
[기고] 철도 개혁의 고삐를 당겨야 할 시점

 

 

한국철도의 르네상스를 맞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그동안 한국철도가 갖고 있던 문제는 운영기관의 독점문제가 아니라 국토부의 철도 정책 독점이 문제였다. 국토교통부는 전 세계 모든 철도운영 국가가 직면해야 했던 철도적자 문제를 운영기관의 비효율 문제로 규정하고 철도공사와 그 임직원들을 부실의 주체로 몰아세웠다. 
 
이 바탕에는 국토부의 공적체제에 대한 지독한 불신이 내재되어 있다. 한국철도가 국영체제였을 때에는 공무원 마인드로는 절대로 경영혁신을 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공무원인 국토부 정책담당자들은 혁신과 담쌓은 무사안일주의가 공무원 조직의 특성이라고 대놓고 말했다. 대안은 시장경쟁이었다.  
 
민간의 창의적인 경영 방식을 도입하고 경쟁을 통한 효율화를 이루게 된다면 철도는 승승장구할 것이라는 것이 국토부의 입장이었다. 철도민영화는 이를 위한 전제조건이었다. 여기에 제동이 걸린 것은 참여정부 때였다. 민영화 로드맵을 밟던 철도청은 공적체제인 철도공사(코레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정보와 자료를 독점하고 있는 관료들은 언제든 민영화의 길로 연결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해외사례의 아전인수식 해석과 현실 문제를 특정한 프레임으로 구성해 법을 만들고 제도화 했다. 그 결과 100년 독점체제의 낡은 한국철도를 경쟁체제 도입으로 회생시킨다는 명제가 만들어졌다.   
 
재벌 친화적 보수 정권 시대에 철도는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끊임없이 수술시도가 이루어졌다. 그 방아쇠가 된 것은 평택-수서 간 신설되는 고속노선이 되었다. 한국철도의 고질적 문제인 수송용량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방책으로 제시되었던 60킬로미터 남짓의 신선을 철도민영화의 트로이 목마로 밀어 넣은 것이다. 용인시를 파탄 내고 의정부시마저 민자 철도의 수렁에 밀어 넣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국책연구원 한국교통연구원이 국토부의 청부해결사로 앞장섰다. 교통연구원의 이데올로그들은 수서고속철도 민영화는 한국철도가 도달할 유토피아로 그려냈다.  
 
이명박 정권으로부터 바통을 넘겨받은 박근혜 정권은 취임 첫해 수서고속철도를 코레일로부터 분리해 내는 데 성공했다. 민영화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공적자금이 투자되었지만 지분매각금지 법제화는 절대 안 된다는 국토부와 새누리당의 고집으로 이사회에서 정관만 바꾸면 언제든지 민간회사가 될 수 있는 주식회사가 만들어졌다. 
 
현재 개통 6개월이 지난 SRT(수서고속철도주식회사)는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많은 언론들은 6개월 만에 850만의 승객을 실어 나른 SRT가 코레일과의 경쟁체제를 안착시켰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SRT가 기록한 850만의 승객은 경쟁의 결과가 아니다. 존재하지 않던 철도 인프라가 신설되면서 선로용량이 증가하고 이용객이 늘어난 것이다. SRT가 운영했든 코레일이 운영했든 확장된 고속철도망이 이룰 수 있는 성과이다. 
 
경쟁체제가 아니라 통합운영구조에서는 수서역에서도 포항, 마산, 진주 까지 운행구간을 늘려 수서역 이용객들의 편의성도 늘어난다. 승객이 몰리는 주말에는 코레일이 보유한 20량 편성의 고속열차 투입이 가능해 더욱 많은 좌석을 공급할 수도 있었다. 통합의 시너지 효과가 구현된다면 더 많은 이로움이 창출된다. 통합을 통한 규모의 경제를 이룩하는 것은 철도의 공공성을 확장시키는 지렛대다.  
 
국토부나 교통연구원이 경쟁체제의 효과라며 선전하는 것들이 경쟁을 통해서만 구현되는 것이라면 철도경쟁체제의 의미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이 주장하는 경쟁효과는 통합구조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는 것들이다. 반면 경쟁체제의 부정적 영향은 한국철도의 기초를 뿌리부터 흔들고 있다. 고속철도운영 수익으로 그나마 영업적자를 벗어났던 코레일은 또다시 만성적자의 늪으로 유도되고 있다.  
 
경쟁에 내몰린 코레일은 비용절감이 화두가 되다 보니 인력감축이나 외주화의 손쉬운 길을 택하게 됐다. 지난해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에서 보듯 외주화는 만성적인 위험을 안고 있다. 나쁜 일자리이며 인간 경시 풍조를 만연시킨다. 정규직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일손이 부족한 상황에서 일하던 광운대역의 철도공사 정규직 노동자는 작업 중 사고를 당해 목숨을 잃었다.  
 
코레일은 가뜩이나 적자기업의 오명을 쓰고 있는 마당에 적자를 양산하는 지방선의 운행을 줄이려 시도했다. 열차운행이 줄면 당연히 이용 환경이 악화되고 이용자가 외면하게 되는 악순환의 고리에 갇히게 된다. 친환경 교통수단으로서 수송분담률 상승 자체가 사회적 이익이 되는 철도가 지역에서부터 부실화되는 것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역과 역으로 이어지던 지역의 공동체와 문화, 역사가 소실되는 것이다. SRT에서 시작되는 나비효과의 결과이다. 
 
15일 열린 국토부 장관 인사 청문회에서 많은 의원들이 김현미 장관 후보자에게 SRT관련 서면질의를 했다. 안호영 의원은 수서고속철도 운영을 SRT에 맡긴 것이 공공성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보는지 물었다. 장관 후보자는 SRT 경쟁도입으로 인해 요금인하 등 긍정적인 측면과 철도공사 경영악화 등 부정적인 측면이 모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행 경쟁체제가 공공성 측면에서 바람직한 것인지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답했다. 
 
김현미 후보자가 국토부 장관에 임명된다면 면밀히 검토할 측면은 의외로 간단하다. 부정적인 측면이 현행 체제로 극복이 가능하다면 SRT 경쟁체제를 지속시키면 된다. 반대로 코레일로의 통합 구조가 부정적인 면을 상쇄하고 긍정적인 면을 유지 할 수 있다면 통합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 어떤 구조가 부실을 영구화 시키는지 판단하면 된다. 현재의 구조를 설계하고 집행한 여러 이해집단의 방해와 견제가 만만치 않겠지만 사회적 유익을 최고의 가치로 놓는다면 철도 개혁의 고삐를 당겨야 할 시점이다.  
 
다행인 것은 김현미 장관 후보자가 코레일과 SRT의 통합을 검토하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철도가 시민들의 친근한 벗으로 다시 태어나는 전기가 마련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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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최첨단 구축함 상선과 충돌 대파, 상선은 멀쩡

미, 최첨단 구축함 상선과 충돌 대파, 상선은 멀쩡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7/06/18 [02:51]  최종편집: ⓒ 자주시보
 
 

 

▲ 2017년 6월 17일 새벽 필리핀 컨테이너선과 충돌하여 심각한 파손을 당한 피츠제럴드 미 최첨단 이지스 구축함     © 자주시보

 

▲ 피츠제럴드함이 결국 요코스카 미군기지로 자력으로 이동하지 못해 예인선에 끌려가고 있다.     © 자주시보

 

복수의 국내외 언론보도에 따르면 17일 새벽 2시 반쯤 일본 시즈오카현 미나미이즈초에서 20km 떨어진 해상에서 미국 최첨단 이지스 구축함 피츠제럴드함이 필리핀 컨테이너 선박과 충돌하여 측면에 심각한 손상을 입었으며 미군 벤슨 함장을 비롯한 미해병 3명이 부상을 당하고 7명이 실종되었다. 안타깝게도 만 하루가 지난 지금까지도 실종 해병들의 구출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 거의 멀쩡한 필리핀 컨테이너선     © 자주시보

 

▲ 피츠제럴드함 충돌 관련 기사 댓글     © 자주시보

 

하지만 충돌했던 필리핀 컨테이너선은 약간 긁혔을 뿐 거의 멀쩡한 상태여서 많은 이들이 의아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는 배를 아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일이다. 배는 파도를 이겨내며 나가야 하기 때문에 정면은 매우 튼튼하지만 측면은 그에 비교할 수 없이 약하다. 컨테이너선 배수량이 3배나 큰 점보다 부딪힌 위치가 결국 미군 함선에게 치명적이었던 것이다.

 

따라서 아무리 큰 군함이라고 해도 측면을 파고드는 대함미사일에 치명상을 피할 수 없다. 포클랜드 전쟁에서 프랑스 엑조세 공대함미사일로 셰필드 대형 구축함을 단발 격침했던 것도 바로 이 이치 때문이다. 또한 미군 잠수함이 항공모함 측면을 머리로 들이박아 잠수함은 멀쩡했는데 항공모함에는 구멍이 뻥 뚫렸것도 같은 이치 때문이다. 그래서 천안함도 미군 잠수함 머리와 충돌로 동강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나왔던 것이다.

 

특히 군함은 여러 무장장비를 탑재해야 하고 포탄과 미사일도 많이 실어야 하기 때문에 배를 무겁게 만들 수 없다. 따라서 무거운 철판으로 측면까지 만들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 점 때문에 로켓무기가 발전한 현대전에서 항공모함이나 구축함과 같은 대형장비들이 매우 심각한 위험에 처했다고 볼 수 있다.

 

북은 그래서 대형 함선은 거의 보유하지 않고 있다. 대신 각종 대함미사일과 어뢰 등 원거리 타격무기를 장착한 빠른 속도의 어뢰정과 잠수함을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으며 각종 대함 탄도미사일과 대함 순항미사일을 수없이 많이 개발 준비해두고 있는 것이다.

북에 대형 구축함이나 항공모함이 없다고 곧잘 무시하는 반북진영 전문가들이 많은데 좀 더 면밀한 분석이 필요할 것이다.

 

그나저나 이지스 구축함은 100개 이상의 공격 목표물을 탐지하여 동시에 수십개를 요격할 수 있는 것으로 유명한데 바로 옆에서 들이박고 있는 느려터진 대형컨테이너선을 피하지 못했다는 점은 좀 의아하다.

 

레이더 감시병도 혼자가 아니뿌만 아니라 육안 관측병과 중층적으로 감시하게 되어 있는데 왜 이를 피하지 못했는지 납득이 안 된다.

 

모든 레이더 감시병이나 육안관측병이 근무태만을 해야만 발생할 수 있는 사고가 난 것이다. 미군의 정신상태가 엉망인 것만은 분명한 사실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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