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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에서 만난 사람들<북녘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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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12/23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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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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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녘포토> 겨레하나 평양 방문 사진스케치 ③

이하나 통신원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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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12.22  15:4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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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에서는 지난 2~5일, 내년 사업협의차 평양에 다녀왔습니다. 오랜만에 찾은 평양은 많이 변해있기도 했고, 또 예전 모습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기도 했습니다. 평양에서의 3박4일, 우리는 평양의 거리와 사람들을 목격했고, 북측 파트너 민족화해협의회와 함께 남북교류, 협력사업을 논의했습니다.

우리가 경험한 평양을 어떻게 전해야 할까? 하는 물음에, 더 많은 남북 만남의 길이 열려야 한다는 당연한 답을 찾게 된 기간이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이들이 평양을 찾을 수 있게 되길 바라며. 2015년 겨울, 평양의 모습을 사진스케치 형태로 전합니다. /필자 주

① 눈 내리던 겨울날, 우리는 평양에 있었다
② 평양은 변했을까? 2015년의 평양이 보여주는 것
③ 평양에서 만난 사람들, 그리고 평양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

 

   
▲ 평양 류경구강병원에서, 휴식을 즐기던 의사들. [사진 - 통일뉴스 이하나 통신원]

아무나 갈 수 없는 곳 평양. 그렇지만 평양은 우리가 아닌 사람들에게는, 하물며 화물들에게도 열려있는 곳이었다. 중국 심양공항에서는 수많은 화물이 평양 비행기에 실리고 있었다. ‘○○기업소’ ‘대동강구역’ 등 주소와 함께 받는 사람의 휴대폰 번호까지 적혀있었다. 평양으로 택배를 보낼 수 있다니, 새삼 놀라웠다.

우리가 모르는 평양에서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평양 사람들은 만원 전차를 타고 출근하고, 대학생들은 도서관에서 공부를 한다. 아이들은 주말이면 물놀이장에, 승마장에 가자고 부모를 조른다고 한다. ‘샴푸’는 ‘머리물비누’라고 부르고, ‘충치’ 대신 ‘이삭기’라는 말을 쓰고, 백화점 앞에는 광고판 대신 선전구호와 그림이 걸려있다.

우리는 평양사람들과 대화하며 여성들이 마음이 편할 때 “친정같다”고 말한다는 것에 공감하고, 자식이 공부를 잘하길 바라는 부모마음은 남이나 북이나 같다며 웃었다.

평양에서의 3박 4일, 우리가 만난 평양 사람들은, 의외로 친숙하기도하고 그만큼 신기하기도 했다. 신기함의 이면에는 우리가 만나지 못한 기간이 얼마나 길었는지, 같이 이야기를 나눌 기회는 얼마나 적었는지,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었다. 남북이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만남과 대화가 중요하다는, 당연한 결론을 내리게 된 여정이었다.

평양에서 심양으로 돌아오던 고려항공. 좌석 왼쪽에 뱃지를 단 북쪽 사람이 앉아 <로동신문>을 보고 있었다. ‘이렇게 옆에 앉아도 되나?’하는 생각도 잠시뿐이었다. 낯선 북쪽 사람이 내 옆에 앉아있어도 아무런 일도 생기지 않았다. 우리는 언제쯤 평양을 자유롭게 오가며 평양사람들과 만나고 대화할 수 있을까.

평양을 마지막으로 나오던 출국심사, 공항 직원이 어디에서 왔냐고 물었다. “서울에서 왔습니다”, “자주 오십니까?”라고 되묻는다. 다음번에는 더 많은 사람들과 찾을 수 있기를 바라며, 그렇게 대답했다. “자주 와야지요.”

   
▲ 평양 김일성 광장을 지나는 전차. 평양의 주요 교통수단은 전차였다. 출퇴근 시간의 전차에는 사람들이 꽉 차 있었다. [사진 - 통일뉴스 이하나 통신원]

 
   
▲ 평양의 백화점. 정면에는 노동당 7차대회 관련 선전그림과 구호가 걸려있다.[사진 - 통일뉴스 이하나 통신원]
   
▲ 평양의 볼링장. [사진 - 통일뉴스 이하나 통신원]
   
▲ 평양 양각도 호텔의 물품들. ‘머리영양물비누’ ‘몸물비누’ 등의 표현들이 이색적이다. [사진 - 통일뉴스 이하나 통신원]
   
▲ 평양의 냉면. 고명이 올라가있는 냉면은 ‘쟁반’이라고 한다. [사진 - 통일뉴스 이하나 통신원]
   
▲ 김일성종합대학의 전자도서관. [사진 - 통일뉴스 이하나 통신원]
 
   
▲ 김일성종합대학 전자도서관 열람실 입구의 도서 안내. 터치스크린으로 작동한다. [사진 - 통일뉴스 이하나 통신원]
   
▲ 김일성종합대학 전자도서관. 전자책을 열람할 수 있도록 컴퓨터가 갖춰져 있다. [사진 - 통일뉴스 이하나 통신원]
   
▲ 김일성종합대학 전자도서관. 북이 개발한 운영체제라는 ‘붉은 별’이 보인다. [사진 - 통일뉴스 이하나 통신원]
   
▲ 이어폰을 끼고, 걸어다니며 공부하던 김일성종합대학 학생. [사진 - 통일뉴스 이하나 통신원]
   
▲ 미림승마구락부의 실내 승마장. [사진 - 통일뉴스 이하나 통신원]
   
▲ 승마장에서 말을 타는 사람들. [사진 - 통일뉴스 이하나 통신원]
   
▲ 문수물놀이장의 실내 모습. [사진 - 통일뉴스 이하나 통신원]
   
▲ 문수물놀이장, 아빠와 함께 물놀이를 하는 아이. [사진 - 통일뉴스 이하나 통신원]
   
▲ 문수물놀이장, ‘파도풀’을 즐기던 사람들. [사진 - 통일뉴스 이하나 통신원]
   

▲ 물놀이장에는 실내 암벽등반, 배구장 등 각종 체육시설도 갖춰져 있다. [사진 - 통일뉴스 이하나 통신원]

   
▲ 류경구강병원의 안내판. ‘충치’를 ‘이삭기’라고 부른다. [사진 - 통일뉴스 이하나 통신원]
   
▲ 류경구강병원의 진료모습. [사진 - 통일뉴스 이하나 통신원]
   
▲ 류경구강병원 내에는 임플란트, 보철재료 등을 제작하는 듯한 기공실도 있었다. [사진 - 통일뉴스 이하나 통신원]

 

 
▲ 옥류아동병원, 약 내주는 곳에 적힌 ‘고려약’은 한약을 말한다. 평양의 병원들은 한방과 양방을 함께 진료, 처방하고 있었다.[사진 - 통일뉴스 이하나 통신원]
   
▲ 애육원, 아이들이 사용하는 캐릭터 모양의 식기. [사진 - 통일뉴스 이하나 통신원]
   
▲  애육원, 손님들을 위한 공연을 끝내고 즐거워보이는 아이들. [사진 - 통일뉴스 이하나 통신원]
   
▲ 평양, 김일성 광장을 오가던 사람들. [사진 - 통일뉴스 이하나 통신원]

 

<평양 사람들과의 만남, 에피소드>

“우리는 다 조선사람 아닙니까?”

평양행 고려항공에서는 세관신고서를 적어야 했다. 한글로 된 신고서를 받아들었는데, ‘민족별’이라는 항목이 있었다. 국적을 적는 란은 따로 있어 “여기에는 뭐라고 적어야 하나요?” 승무원에게 말을 건넸더니 이런 질문은 처음이었는지 살짝 당황한 듯한 승무원이 “음... 조선?”이라고 답했다. ‘민족별’이라는 문항과 맞지 않는것도 같아 좀 의아했던 우리는 “정말 조선이라고 쓰면 되나요?”라고 재차 되물었다. 승무원은 활짝 웃으며 “우리는 다 조선 사람 아닙니까”라고 답했다.

   
▲ 고려항공에서, “우리는 다 조선사람 아닙니까”라고 말하던 승무원. [사진 - 통일뉴스 이하나 통신원]
   
▲ 입국시 적어야 했던 세관신고서. 나이 옆에 ‘민족별’이라는 항목이 보인다. [사진 - 통일뉴스 이하나 통신원]
   
▲ 고려항공에서는 요즘 한층 화제가 되고 있는 모란봉악단의 공연실황을 상영했다. [사진 - 통일뉴스 이하나 통신원]

남이나 북이나, 공부를 잘 하길 바라는 부모 마음

옥류아동병원에는 아이들의 공부를 위한 교실이 있었다. 초,중학교별로 수업을 진행한다고 한다. “아픈 아이들도 공부해야 한다니 너무한 것 아닌가요?” 우리의 짖궃은 질문에 의사는 “그게 또 부모들 마음은 다릅니다”라며 웃었다. 오래 입원해있는 아이들만 공부한다는 설명을 덧붙이기도 했다. 북쪽에서도 공부를 잘하길 바라는 부모 마음은 같아보였다. 최근 완공된 미래과학자거리를 보면서 “친구가 이번에 미래과학자거리에 입주했다며 자랑하는 전화가 왔습니다. 거 역시 사람은 공부를 잘 해야 합니다”라는 농담을 주고받기도 했다.

   
▲ 옥류아동병원에는 아이들의 공부를 위한 교실이 있었다. [사진 - 통일뉴스 이하나 통신원]

“친정집 같다”는 여성병원

“환자들이 병원이 참 편하다며 ‘친정집 같다’고 합니다” 산부인과 종합병원인 평양산원의 부속기관, 유선종양연구소(유방암 연구소) 의사들의 자랑이었다. 결혼한 여성들에게 ‘친정집 같다’는 뜻은 남이나 북이나 매한가지였다. 아내와 남편에 대한 대화가 오고가는 와중에 한 북쪽 남성은 “제가 아들이 둘인데, 아내가 큰아들까지 아들 셋을 키우고 있다고 말합니다. 큰 아들이 잘해야 아들들이 따라한다며 저한테 먼저 일을 시킵니다”라며 웃었다.

   
▲ 북한의 대표적인 산부인과 종합병원인 평양산원 모습. [사진 - 통일뉴스 이하나 통신원]

"세쌍둥이를 집에서 어떻게 키웁니까?"

부모가 없는 아이들, 사정상 집에서 키우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한 보육시설인 애육원. 그러나 부모가 있어도 세쌍둥이들은 여기에 맡겨진다고 한다. “부모가 집에서 키울 수도 있지 않느냐”는 우리의 질문에 관계자분은 “어휴 일하면서 세 쌍둥이를 어떻게 키웁니까”라며 웃었다.

   
▲ 애육원의 쌍둥이. 쌍둥이와 세쌍둥이들이 함께 자라고 있었다. [사진 - 통일뉴스 이하나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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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배 국민회의 위원장, 야권연대 3원칙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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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15/12/22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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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12/22 13:31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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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회의 창당 일정 확정 후 천정배 위원장, 오늘 전남 공식 방문
 
임두만 | 2015-12-22 09:07:26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신당, 국민회의 발기인 대회를 마치고 창당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천정배 창당준비위원장은 21일 야권연대 3원칙을 발표했다. 장진영 국민회의 대변인은 이날 오전 9시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열린 제3차 국민회의 창당준비위원회 운영위원회 결과를 브리핑하면서 이날 발표된 천 위원장의 야권연대 3원칙에 대해 소상히 설명했다.

▲창당준비위원회 중앙위 회의에서 천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장 대변인에 따르면 천 위원장은 이날 회의 모두발언에서 “지금 야권이 여러 모로 혼미한 상황에 빠져 있다” 며 따라서 “오늘 야권연대의 3가지 원칙을 국민들에게 말씀드리고 싶다”고 한 뒤 자신의 구상인 3원칙을 다음과 같이 발표했다.

첫째. 가치와 비전의 연대, 즉 특권세력의 독점·독식과 탐욕을 견제·타파하고, 모두가 잘 사는 상생협력의 가치와 비전을 실현할 수 있는 연대여야 한다.

둘째. 반 패권연대, 즉 한국사회를 병들게 하는 지역패권, 정당패권, 계파패권을 타파하는 연대가 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승리와 희망의 연대, 즉 야권의 총선 승리와 대선승리로 정권교체를 이룩하고 고통에 빠진 국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드릴 수 있는 연대여야 한다.

따라서 이 같은 천 위원장의 기준에 따르면 특정정파 패권주의 정당을 지향하는 새정치민주연합 친노 주류를 제외한 제 세력의 연대는 가능하다는 뜻으로 읽혀져 창당을 선언한 안철수 세력과의 연대는 부정적이지 않음을 알 수 있게 했다.

이 같은 발표와 함께 장 대변인은 또 추후 진행될 국민회의 창당일정을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발표된 일정에 따르면 2016년 1월 9일 전라북도당 창당대회를 시작으로 2016년 1월 31일 오후 2시 일산 킨텍스에서 중앙당 창당대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한편 천정배 위원장은 오늘(12월 22일) 창당준비위원회 출범 이후 처음으로 전남을 공식 방문한다. 천 위원장은 내일 오전 11시 전남 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회의 창당과 향후 계획에 대해 밝힌 후, 오후 4시에는 한농연 총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할 예정이다. 천 위원장은 이번 전남 방문을 통해 천 위원장의 호남지역 지지세를 넓혀나가겠다는 것이다.

앞서 탈당과 함께 부산을 방문하고 그 뒤 전북과 광주를 잇따라 방문, 지지세를 넓혀기고 있는 안철수 의원이 21일 신당창당을 공식 선언했다. 따라서 천 위원장의 이 같은 일정은 안 의원의 행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즉 각자의 지지세 확장에 대한 확인일정인 셈이다. 아래는 21일 천정배 위원장 제3차 운영위원회 모두발언 전문이다.

 

무디스가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사상 최고 수준인 ‘Aa2’로 한 단계 상향조정했습니다. 상대적으로 견조한 신용지표와 대외건전성, 향후 5년 간의 성장세, 구조개혁 역량 등을 평가하여, 향후 등급전망도 ‘안정적’으로 부여했습니다. ‘Aa2’ 이상의 등급을 부여받은 국가는 7개국 뿐으로 한중일 가운데서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이쯤 되면 ‘국가비상사태’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위기론의 근거는 소멸했습니다. 저희는 이유는 다르지만, 우리 경제가 위기에 빠진 것은 사실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그 위기는 오히려 박근혜 대통령이 경제를 살린다는 미명 하에 추진하는 정책 때문에 올 수 있습니다.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기간제법과 파견근로자법 개정안이 비정규직을 오히려 양산한다는 것은 경영계도 인정하고 있는 사실입니다. 또한 노동5법 개정안이 저임금 근로자를 양산하고, 근로자 평균임금을 낮춘다는 데에도 이견을 제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노동5법 개정안은 경제와 서민을 살리기는커녕 동시에 죽이는 악법입니다.

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 임시직 근로자 비중은 OECD 중간값의 1.8배입니다. 파견근로자 비중은 6.5배입니다. 임금이 중간임금의 2/3에 미치지 못하는 저임금 근로자 비중이 1.5배에 달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임시직 근로자와 파견 근로자를 늘리고, 근로자를 만성적인 저임금의 수렁에 빠뜨리는 것이 과연 정부와 여당의 할 일입니까?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은 노동5법의 강행을 중단하고, 노동계, 야권, 그리고 많은 국민들과 함께 범국민적인 토론을 거쳐, 경제와 민생을 살릴 수 있는 개혁방안을 도출해야 합니다.

여야 간의 선거법 협상이 또 실패했습니다. 이제 정말 시간이 없습니다. 앞으로 10여일 후면 우리는 선거구 전체가 무효가 되는 초유의 비상상황을 맞게 됩니다.

이것은 말이 안 되는 것입니다. 엊그제 우리 당에 속하는 3분의 동지들이 주도해서 이번 총선을 연기해야 한다는 취지의 가처분을 법원에 제기했습니다. 사실은 이 가처분이 받아들여져야 할 만큼 위기상황입니다.

예비후보자 등록은 이미 시작되었는데, 선거구조차 정해지지 않았으니 어떻게 정치신인들에게 공정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겠습니까? 제대로 한다면 선거를 연기해야 할 비상상황입니다. 12월 말까지 선거구를 획정하지 못한다면 그야말로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비상사태라고 보아도 손색이 없을 것입니다. 헌정이 중단될 위기인 것입니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여야는 당장 선거법 협상을 마무리해야 합니다. 여야 공히 책임이 있지만 특히 새누리당 책임이 큽니다. 비례대표를 대폭 축소하자는 등 개혁에 반하는 주장을 아직도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다시 한 번 양대 기득권 정당의 각성을 촉구합니다.

아울러 우리는 이번 선거법 개정을 통해 선거연령을 낮추고, 투표시간을 저녁 6시에서 8시로 연장하여 국민의 참여를 확대하자는 주장을 한 바 있습니다. 또한 모든 후보, 정당, 정파가 공평한 선거를 치르자는 의미에서 기호순번제를 폐지하자는 제안도 한 바 있습니다. 국민의 참여를 높이고 선거의 공정성을 높이는 이러한 제안을 여야가 당장 합의할 것을 촉구합니다.

지금 야권이 여러 모로 혼미한 상황에 빠져 있습니다. 저는 오늘 야권연대의 3가지 원칙을 국민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첫째는 가치와 비전의 연대입니다. 극소수 특권세력의 독점·독식과 탐욕을 견제·타파하고, 모두가 잘 사는 상생협력의 가치와 비전을 실현할 수 있는 연대여야 합니다.

둘째로 반 패권연대여야 합니다. 한국사회를 병들게 하는 지역패권, 정당패권, 계파패권을 타파하는 연대가 되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승리와 희망의 연대여야 합니다. 야권의 총선 승리와 대선승리로 정권교체를 이룩하고 고통에 빠진 국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드릴 수 있는 연대여야 합니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28&table=c_flower911&uid=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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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새' 세월호 증인들, 청문회 전에 입 맞췄나?

 

"검찰 수사 전에도 해경 대책회의하더니 또..."
 
서어리 기자 2015.12.22 12:02:11

 

세월호 청문회에 출석한 세월호 참사 관련 증인들이 사전 대책 논의를 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문건이 공개됐다.

권영빈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진상규명소위원장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특조위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청문회 자료'라는 제목의 자료를 배포했다.

겉면에 '대외주의' 표기 있는 해당 문건은 청문회 예상 질문 및 답변으로 보이는 내용으로 빼곡하게 채워져 있다. '123정 직원들은 구조된 사람들이 선원인 사실을 몰랐는지'이라는 문장 옆에는 '급박한 상황에서 구조에 집중하느라 선원인지를 파악 못 했다고 진술'이라는 내용이 적혀있는 식이다.

 

ⓒ프레시안(서어리)

ⓒ프레시안(서어리)


권 소위원장은 "청문회 내내 증인들이 왜 모른다고만 할까, 왜 한결같이 답이 동일한지 궁금했을 것"이라고 말문을 뗐다. 그는 "해경 증인들이 감사원 감사, 검찰 수사를 받기 전 123정장을 중심으로 승조원 대책회의를 했다"며 "확정할 순 없지만 이런 자료를 봤을 때, 이번에도 관련 증인들이 다 같이 대책회의를 한 게 아닌지, 입을 맞춘 게 아닌지 의심이 매우 강하게 들었다"고 밝혔다. (☞관련 기사: '파란 바지', 세월호 구조 책임자들 '모르쇠'에 자해 시도)

특조위가 확보한 자료는 30~40쪽 분량으로 이는 전체 문건 가운데 일부이며, 특정 증인 한 명에만 해당되는 내용이다. △11시 10분경 구조자 중 일부가 선원인 것을 인지했으며, △(선체에) 갇혀 있는 승객을 보지 못했으며, △헬기 간 충돌방지를 위해 수색활동을 권고했다는 답변을 준비한 점을 감안할 때, 특조위가 확보한 자료는 김경일 전 해경 123정장 부분으로 보인다.

권 소위원장은 "(증인들이) 이번 청문회에서 국민 앞에 진실을 이야기해줄 것을 기대했다"면서, "본인이 형사처벌 받을만한 부분에 대해 소극적으로 답변하는 건 이해할 수 있지만, 천편일률적으로 '모르겠다'. '기억이 안 난다'고 한 건 막연히 감에 의해 답한 게 아니라, 사전 회의를 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고 했다.

 

▲세월호 청문회에서 증인 선서를 하는 증인들. ⓒ프레시안(최형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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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막내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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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조선, 공장 농장 등 과학기술 보급기지 2천 곳 설립

북, 공장 농장 등 과학기술 보급기지 2천 곳 설립
 
전민 과학기술 인재화 실현 위한 거점들 마련
 
이정섭 기자
기사입력: 2015/12/22 [12:16]  최종편집: ⓒ 자주시보
 
 

 

▲ 조선은 공장과 기업소 농장 광산 등에 과학기술보급소를 설립하여 자기가 속한 단위에서 요구하는 과학기술을 배우도록하고 있다.     © 자주시보 이정섭 기자



조선은 전민과학기술 인재화를 위해 2015년 한해 공장과 협동 농장, 광산 등 2천 것에 과학기술 보급기지를 설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동포들이 운영하는 매체들은 22일 조선의오늘을 인용 “전사회적으로 과학기술중시기풍을 세우며 전민과학기술인재화의 구호를 높이 들고 모든 일꾼들과 근로자들이 현대과학기술을 열심히 배우도록 하여야 한다.”는 김정은 제1위원장의 말과 함께 보도했다.

 

조선의오늘은 “공화국에서 현대과학기술에 정통하고 그에 의거하여 경제강국건설과 인민생활향상에서 나서는 모든 문제들을 풀어나가기 위한 거세찬 열풍이 휘 몰아치고있는 속에 2015년 한해에만도 각지의 기관, 공장, 기업소, 협동농장들에 2 000여개의 과학기술 보급실들이 훌륭히 꾸려져 전민과학기술인재화실현에 힘 있게 이바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 전민의가학기술인재화를 구호로 들고 나가고 있는 북은 과학기술 보급실을 설치하여 실질적으로 인재화 방침을 구현하고 있다.     © 자주시보 이정섭 기자

 

이 매체는 김정숙 평양방직공장에서는 종업원들이 현대과학기술로 튼튼히 준비할 수 있게 과학기술보급실을 더 잘 꾸려주어야 한다고 한 김정은 제1위원장의 현지지도 당부를 실천하여 과학기술보급실을 훌륭히 변모시켰다고 소개했다.

 

매체는 천지개벽된 사동구역 장천남새전문협동농장에서는 도서실, 전자열람실, 기술학습실을 갖춘 과학기술보급실을 번듯하게 일떠세우고 운영을 정상화하여 농업생산에 실질적으로 이바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김정숙 평양제사공장과 무산 광산연합기업소, 천리마제강연합기업소, 신포원양수산연합기업소의 일꾼들과 근로자들은 지식경제시대의 요구에 맞게 과학기술보급실을  그쯘하게 꾸려놓고 그 운영을 과학화하기 위한 사업을 짜고 들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생산 장성의 열쇠가 과학기술에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재령광산, 경성애자공장, 함흥청년전기기구공장, 2. 8직동청년탄광, 함흥모방직공장, 갈마식료공장, 평양기초식품공장에서는 과학기술보급에 필요한 물질 기술적 토대를 튼튼히 갖추어놓고 일군들과 종업원들이 현대과학기술의 요새를 점령하기 위해 열심히 배우도록 하고 있다고 썼다.

▲ 조선의 전민과학기술인재화 방침은 지식인지자 노동자 농민이요, 농민 노동자이자 지식이라는 새로운 단계에 들어서려는 것으로 풀이 된다.     © 자주시보 이정섭 기자

 

과학기술 보급실 운영을 잘하여 필요한 인재들을 키워 생산과 경영활동에서 근본적인 전환을 가져온 천지윤활유공장, 남흥청년화학연합기업소, 12월5일청년광산의 좋은 경험이 전국에 널리 일반화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강서구역 청산, 안악군 오국, 룡천군 신암, 재령군 삼지강협동농장들에서도 과학기술보급실을 잘 꾸리고 농장원들을 높은 과학기술의 소유자들로 준비시켜나가고 있다며
중앙양묘장에 과학기술보급실이 현대적으로 꾸려지고 자료기지와 컴퓨터망이 형성 되어 각지 양묘장들에 선진산림과학기술을 보급할 수 있는 새로운 체계가 마련되었다고 자랑했다.

 

이어 황해남도에서는 도버섯공장, 수양산종합식료공장, 계남목장을 비롯한 80여개 단위에 과학기술보급실들을 꾸려놓고 종업원들의 전반적 기술기능수준을 부단히 높여 생산에서 은(성과)을 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선의오늘은 당의 과학기술중시사상을 받들고 나선시에서는 목표를 높이 세우고 일판을 통이 크게 벌려 시안의 40여개 단위들에 과학기술보급실들을 멋들어지게 꾸려놓았다면서 평안남도, 자강도의 일군들과 근로자들도 평원 피복공장, 강계 은하 피복공장, 강계 포도 술공장 등에 과학기술보급실들을 잘 꾸려놓고 경영활동에 실질적으로 이바지하도록 하고 있다고 게재했다.

▲ 북의 전민가학기술인재화는 지난 10월 원격교육을 통해 30여명의 학위학직 소유자를 배출하는 성과를 냈다.     © 자주시보 이정섭 기자

 

그러면서 공화국각지에 일떠선 과학기술보급실들에서 수천명의 일군들과 근로자들이 원격교육대학강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매체는 원격교육대학 학생들은 기계, 건설, 화학, 의학, 경공업, 식료일용, 정보기술, 기업관리에 이르기까지 희망하는 모든 학과목에 대한 현대과학기술을 배우면서 자기 단위의 기술혁신과 현대화사업의 1번수들로 쟁쟁하게 준비해나가고 있다며 지난 10월 김책공업종합대학 원격교육대학 제1기 졸업생들속에서 경제발전과 인민생활향상에 이바지하는 새로운 기술혁신성과들을 낸 발명가들과 가치있는 연구론문들을 집필한 학위소유자들이 30여명이나 배출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격교육대학의 학생이 되려는 대중의 열의가 비상히 높아가는 속에 김책제철련합기업소, 락원기계련합기업소, 대안중기계련합기업소, 순천화력발전소, 신의주화장품공장 등 여러 단위들이 학생수를 늘이고 지식형의 인재들을 수많이 키워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선의 오늘은 끝으로 “지금 곳곳에 꾸려진 과학기술보급실들에서 우리 인민들은 높은 과학기술을 소유한 인재로 준비하기 위하여 열심히 배우고 있다.”며 전민과학기술 인재화 방침이 실현을 위해 나아가고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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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가 열흘이나 남았다, 어떤 일이 터질지 나는 두렵다

2015년 당신이 분노한 것들, 2013자에 다 담았다... 숨 크게 쉬고 읽을 것!
15.12.22 10:30l최종 업데이트 15.12.22 10:30l이찬우(lupinn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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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


올 해는 참 별일이 많았네요, 라고 말하려다 한참을 고민했다. 올해 특별히 별일이 많았던 건가 싶었다. 아닌데, 작년에도 별일 참 많았는데. 리조트 붕괴에, 세월호 사건에, 잠실 싱크홀에, 통합진보당 해산판결에. 몇 개를 손꼽아보다가 그만두기로 했다. 올해 일어난 일들을 손꼽기가 차라리 더 쉬웠다. 다른 질문이 떠올랐다. 내년에는 이것보다 별일이 더 없을까. 없었으면 좋겠다. 그런 소망을 조금 담아서, 이렇게 말하기로 했다. "올해는 참 별일이 많았네요, 유독."

담뱃값 인상으로 시작된 새해는 고달팠다. 사실상의 서민증세라는 비판 여론에도, 정부는 이를 금연정책이라고 불렀다. 며칠 후엔 샤를리 엡도 총격 사건이 있었고, 무슬림들은 한국에서도 혐오의 대상이 됐다. 크림빵 뺑소니 사건에 누리꾼들은 분노를 표했고, 사흘 후에 벌어진 인천 어린이집 폭행 사건에는 벌벌 떨었다. 비선 실세가 국정에 개입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청와대 음종환 행정관이 사표를 냈다. 사흘 후엔 10대 한국인 남성이 터키 국경에서 ISIS에 가담하는 일이 벌어졌다. 팝칼럼니스트 김태훈은 이를 두고 페미니즘이 IS보다 위험할 수 있다는 칼럼을 써 공분을 샀다. 며칠 후엔 박근혜 대통령이 정홍원 전 국무총리의 사표를 수리하고 이완구를 새 국무총리에 지명했다. 불과 2달 만에 사퇴하게 될 줄도 모른 채로. 2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대선개입이 인정되어 유죄가 선고됐다. 영종대교에서 100여 개의 차량이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상 최대, 보상액만 40억 원에 달했다. 김기춘 비서실장이 사임했고, 이완구 국무총리의 (곧 닫힐) 시대가 열렸다. 5년 만에 불어온 최대의 황사가 시민들의 입에 마스크를 씌웠고, 때마침 월성 원전 1호기의 수명이 연장되었다. 그 날, 헌재는 간통죄가 위헌임을 확인했으며, 일부는 판결의 취지를 이해하지 못한 채 마음껏 바람을 피워도 되는 세상이 되었다며 환호했다. 3월에는 리퍼트 주한미국대사가 흉기로 피습을 당하는 일이 벌어졌고, 신실한 한국인들은 이에 부채춤으로 쾌유를 빌었다. 리퍼트 주한대사가 피습당한 날, 주민등록번호를 대체하겠다던 아이핀 역시 피습당해 75만 건을 부정 발급한 사실이 드러났다. 얼마 후에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웹툰 사이트인 레진 코믹스를 차단했다가 취소했다. 만화 좀 보겠다는데. 레진엔터테인먼트는 2014 대한민국인터넷대상 국무총리상까지 수상한 적 있는 곳이다. 4월, 비리로 수사를 받던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사망한 채 발견됐다. 그의 품에서 발견된 메모는 이완구 국무총리를 비롯한 친박 핵심인사의 무덤이 되었다. 이윽고 세월호 참사 1주기가 되었고, 시민들은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폐기를 외쳤지만, 공허한 메아리가 되었다. 아니다. 벌금과 연행이 돌아왔다는 점에서 공허하지만은 않았을지 모르겠다. 5월이 되었다. 경찰은 맥도날드에게 큰 위협을 선사한 알바노조 위원장을 연행했고, 맥도날드를 대신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얼마 후 서울 내곡동의 예비군 훈련장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다시 며칠 후, 국내에서 처음으로 메르스 환자가 발생했고, 6월의 첫날엔 메르스로 인한 첫 사망자가 발생했다. 얼마 후엔 리퍼트 주한미국대사가 퀴어문화축제를 축하했고, 그에 분노한 한국인들은 저주의 부채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달 말엔 서울시의 교통요금이 인상되었다. 7월이 되자 그리스는 국가부도를 선언했고, 넥슨은 메이플스토리2를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음, 재밌긴 재밌는데 어렵더라. 다시 얼마 후 상주에서 농약사이다 사건이 발생했고, 일본에서는 자민당이 집단적 자위권 법안을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일본은 이로써 전쟁이 가능한 군대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국정원 해킹프로그램도입 논란에 국정원의 한 직원은 목숨을 끊었다. 얼마 후, 1명을 제외한 메르스 환자가 모두 음성판정을 받았고, 메르스 종결을 선언했다. 첫 환자가 발생한 지 석 달 만의 일이었다. 9월의 첫날에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통합법인이 출범했다. 양천구의 한 중학생은 자신이 다니던 학교를 부탄가스로 만든 폭탄으로 테러했고, 직접 영상을 촬영해 SNS에 올린다. 영상에는 그의 웃음소리 역시 녹음되었다. 세 살의 어린 시리아 이민자가 해역에서 목숨을 잃은 채 발견됐으며, 유럽 정상들은 더 많은 이민자를 받아들이겠다고 선언했다. 아산의 한 대형마트에서는 납치 및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의 신체 일부가 도려져 있었고, 시신은 불에 탄 채로 발견됐다. 사람들은 반성 없는 가해자에게 분노를 표했다. 폭스바겐은 디젤엔진 배출가스양을 조작해 파산 위기에 몰렸으며,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성지순례를 온 이들이 뒤엉켜 717명이 사망하는 압사사고가 발생했다. 10월이 되자 정부와 여당은 역사 교과서를 국정화할 것을 결정했다. 야당의 반발과 시민의 분노는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얼마 후에는 스타크래프트2 승부조작 사건이 일어났고 e스포츠 팬들은 다시 분노에 들끓었다. 며칠 사이에 베이루트와 파리에서 ISIS에 의한 테러가 발생했고, 무슬림 혐오 정서는 걷잡을 수 없게 커졌다. 이 테러를 이유로, 박근혜 대통령은 조속한 테러방지법의 입법을 주문했다. 이번에도 역시 국민들의 반발과 우려는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다음날 있던 민중총궐기 집회에서 국가는 시민의 목소리에 최루액과 살수차 직사로 응답했다. 폐기된 것은 국정교과서가 아니라 민주주의였다. 물대포를 맞은 농민 백남기씨는 쓰러져 의식을 잃었고, 경찰은 그것이 폭력집회를 벌인 시민의 탓이라고 이야기했다. 얼마 후 제14대 대통령 김영삼이 사망했다. 조선대에서는 여자친구를 상습적으로 감금, 폭행한 미래의 의사 선생님이 있었고, 학교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대중의 입방아에 오르게 된 뒤에야 제적 처분을 내렸다. 12월이 됐고, 서해대교에서는 케이블 화재사고가 발생했고, 소방관 한 명이 순직했다. 이틀 후에는 '평화'로운 민중총궐기가 열렸고, 알바노조 이혜정 비상대책위원장이 1차 민중총궐기를 이유로 체포되었다. 오직 집회만이 평화로웠고, 세상은 그렇지 못했다. 동국대에서는 학생들의 의견을 무시, 거부하는 이사회와 총장에 대한 분노로 수십일 째 단식을 이어가던 김건중 부총학생회장이 병원에 실려 갔다. 10일, 오랜 기간 조계사에 은신하고 있던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일반도로교통방해 혐의를 받아 경찰에 자진 출두했고 경찰이 그에게 소요죄를 적용했다. 최근 법원에서 소요죄를 인정한 건 광주 민주화 운동과 1986년 5.3 인천 민주화 운동 정도였다. 경찰이 민중총궐기를, 민주화 운동으로 보고 있었다는 방증인지도 모른다. 13일 안철수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하겠다고 선언했다. 새정치는 사라졌다. 똑같은 구태와 똑같은 혐오만 남았다. 얼마 후 열린 세월호 청문회에서 책임자들은 모르쇠로 일관했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참으로 일관적인 망각이었다. 어떤 이는 "학생들이 철이 없어서"라는 말을 남겼다. 참으로 일관적인, 무책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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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3천만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의혹을 받고 있는 이완구 전 국무총리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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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5일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가 피습 당한 당시의 사진
ⓒ 사진가 김성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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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참사 1주기인 지난 4월 16일 오전 박근혜 대통령이 남미 해외순방 출발에 앞서 진도 팽목항을 방문해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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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4일 오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선별진료실이 설치된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실앞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119대원과 의료진이 구급차에서 환자를 내리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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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 예비군 총기사고가 발생한 서울 서초구 내곡동 강동송파예비군훈련장 내 사격장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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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대포에 실신한 농민, 생명 위독 민 중총궐기 대회가 열린 지난 11월 14일 오후 서울 종로1가 종로구청입구 사거리에 설치된 경찰 차벽앞에서 69세 농민 백남기씨가 강한 수압으로 발사한 경찰 물대포를 맞은 뒤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시민들이 구조하려하자 경찰은 부상자와 구조하는 시민들을 향해서도 한동안 물대포를 조준발사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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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상균 위원장 체포영장 집행 집시법, 도로교통법 위한 혐의로 수배중이던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지난 10일 오전 자진출두를 위해 24일간 피신중이던 서울 종로구 조계사를 나오자 경찰이 체포영장을 보여주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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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 월호 참사 희생자 정동수 학생의 아버지 정성욱씨가 지난 16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 YWCA에서 열린 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목포해양경찰청으로부터 건네받은 아들의 수습 당시 찍은 사진을 공개하자, 방청석에 앉아 있는 유가족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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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해는 유독 참 별일이 많았네요, 라고 다시 소리 내어 읽어본다. 올해는 정말 별일이 많았다. 이 수많은 일들 가운데서 당신은 얼마나 분노했느냐고 묻는다면, 난 단 하나도, 라고 대답할지 모르겠다. 하나의 일에도 분노하지 못했다. 모든 부조리와 비상식에 분노하기에 내 분노의 총량은 턱도 없었다. 이 사회가 얼마나 추악한지 냉소하면서 그 추락을 지켜보고 있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내년에는 얼마나 더 큰 일들이 벌어질까. 나는 알지 못한다. 다만 분노할 만한 일에 분노하더라도 그 분노에 지치지 않는 한 해였으면 좋겠다. 그래. 올해는 유독 참 별일이 많았다.

아직 12월이 열흘이나 남았다. 나는 한 해의 남은 기간 동안 얼마나 더 큰 일이 일어날지 무섭고, 또 두렵다. 

○ 편집ㅣ박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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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원칙의 승리’아닌 ‘원칙의 합의’로

남북관계, ‘원칙의 승리’아닌 ‘원칙의 합의’로

<2015 송년특집 ②> 남·북관계

이승현 기자  |  shlee@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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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12.22  00:4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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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 70년이자 광복 70년을 맞는 2015년은 연초부터 국내외적으로 많은 기대가 모아졌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남측과 북측은 신년 초 정상회담 운운하며 호기롭게 출발했습니다. 그러나 제대로 된 남북대화 한번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오 히려 8월초 비무장지대 지뢰폭발사건으로 촉발된 한반도 위기가 급상승하자 남측에서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북측에서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참석하는 이른바 ‘2+2회담’을 성사시켜 8.25합의를 극적으로 이뤘습니다. 그러나 12월 11-12일 열린 남북 당국회담에서 공동보도문은커녕 다음 회담 일정도 잡지 못하면서 사실상 결렬됐습니다.

북. 미관계도 별 것이 없었습니다. 연초부터 양측은 북한의 공식적인 대미 대화 제안과 미국 측의 거절 등, 대화 제의를 둘러싼 진실 공방으로 하세월하다, 결국 하반기 들어 북한 측의 평화협정 회담 제의와 미국 측의 비핵화 합의 이행 요구로 평행선만 긋다 한해를 마감하게 되었습니다. 

올 해 특기할 만한 것은 북한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행사에 류윈산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이 방북해 북한과 중국이 관계회복으로 이어질지 관심을 모은 점입니다. 이어 양측 관계개선의 움직임으로 12월 북한 모란봉악단과 공훈국가합창단이 중국을 방문해 베이징에서 공연을 앞뒀으나 돌연 공연단이 철수를 하게 된 사건이 일어나 양측 관계가 다시 오리무중에 빠졌습니다. 

통일뉴스는 <2015년 송년특집>으로 ①북.미관계 ②남북관계 ③북한의 대외관계 ④북한내부 순으로 게재합니다. / 편집자 주

 

“8월 달력을 찢어버리고 싶다.”

2015년 8월 남북대화 통로가 꽉 막힌 상태에서 통일부는 극도의 압박을 받고 있었다. 광복 70년의 정점을 찍는 8.15를 전후해서는 당국자들이 차라리 8월 달력을 찢어버리고 싶은 심정이라며 고충을 호소하기도 했다.

몰론 박근혜 정부 들어 최대의 성과라고 일컬어지는 8.25합의가 나오기 전까지의 상황이다.

8월 달력이 찢겨나가기 전에 남북은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발생한 일촉즉발의 군사적 충돌 위기를 맞아 무박 4일 43시간 연속 접촉으로 남북 고위급 접촉을 열어 8월 25일 새벽 극적인 합의를 이끌어 냈다.

8.25합의, 긴장완화와 관계개선의 흐름 만들어

   
▲ 남측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 북측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이 참석한 2+2회담에서 8.25합의가 나와 남북관계는 극적 계기를 맞았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남측에서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북측에서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이 참석한 2+2회담은 정상회담을 제외하고는 대표단의 급도 가장 높은 것이었다.

8.25합의를 통해 남북은 당면해서는 무력충돌로 치닫던 남·북간 긴장을 완화시키는 성과를 거두었고 이후 이산가족 상봉행사와 다양한 민간교류, 그리고 12월 남북당국회담으로 이어지는 관계 개선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 냈다.

8.25합의 이후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은 올 들어 최고치인 50%에 육박했으며, 이에 탄력을 받은 것인지 ‘원칙론의 승리’라는 평가가 정부 내부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이마저 경계하던 군 일각에서는 북이 장거리미사일발사와 핵실험 등의 전략적 도발 위협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른 바 10월 위기설을 노골적으로 흘렸다.

국방부는 합의문에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상대 지도자를 제거하겠다는 ‘참수작전’이라는 전략적 개념을 무분별하게 흘리는 등 남북합의 이행에 찬물을 끼얹었다. 청와대와 통일부에서는 과속은 금물이라며 속도조절론이 슬슬 흘러나왔다.

훈풍이 불던 남북관계에는 다시 살얼음이 끼고 긴장의 도수도 비례해서 높아갔다. 그 와중에도 8.25합의 이행을 위한 이산가족 상봉, 다양한 분야의 민간교류 등 분야별 과제들은 하나둘씩 진행이 되었다.

남북이산가족 상봉행사는 9월 7일부터 실무접촉을 시작해 10월 20일부터 26일까지 금강산에서 진행됐으며, 10월 중순부터 개성과 서울에서 만월대 출토유물에 대한 전시회가 열리고 10월 28일부터 31일까지는 남북 노동 3단체가 주최한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 결승전 경기가 평양에서 열렸다.

금강산에서는 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편찬회의와 7대 종단 수장이 참여한 남북종교인모임 등 남북 공동행사가 10월, 11월에 잇따라 개최되는 등 남북교류 협력 횟수와 방북인원이 상반기에 비해 대폭 늘어났다.

그러나 8.25합의 1항에 명시한 당국회담은 난산을 거듭했다. 남측에서 3차례나 실무접촉 제의를 했으나 지난 11월 20일 북측이 당국회담을 위한 실무접촉을 11월 26일 갖자고 제안하고 남측이 동의함으로써 간신히 해를 넘기지 않고 진행될 수 있었다.

남북당국회담 결렬로 급격히 소진된 8.25합의 동력

   
▲ 6.15, 8.15 공동행사가 무산된 뒤 8.25합의에 따라 올해 최대 규모의 민간교류로 기록된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가 10월 29일 평양에서 열렸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남북 당국은 실무접촉을 통해 12월 11일 개성공단에서 제1차 남북당국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하고 회담 대표단은 차관급을 수석대표로 하며, 회담의제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현안문제'로 하기로 했다.

막상 얼굴을 맞댄 12월 11~12일의 제1차 남북당국회담은 1박2일의 회담이 무색하게도 회의시간은 총 6차례, 3시간 남짓에 불과했고 다음 회담 일자도 정하지 못한 채 결렬되고 말았다.

회담을 마친 후 남측 수석대표인 황부기 통일부 차관은 “북한은 먼저 금강산 관광 재개를 합의문에 먼저 넣자고, 지속적으로 주장해서 실질적인 협상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며 북측에 회담 결렬의 책임을 돌렸다.

북측은 며칠 뒤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담화를 통해 “남조선 당국의 악랄한 동족대결정책과 계획적인 음모책동으로 하여 이번 북남당국회담은 하지 않은 것보다 못한 결과를 초래하였으며 북남관계의 전도는 더욱 암담해졌다”고 주장했다.

지난 8.25합의의 주역인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최근 관훈토론회에 나와 내년 남북관계 구상에 대해 밝히면서 “기존에 해왔던 신뢰프로세스에 입각해서 차근차근 남북관계를 발전시키겠다는 것이 기본 목표”라고 재확인했다.

그는 “남북대화가 제도화 돼서 큰 문제가 있을 때 당연히 만나고 주기적으로 만나 관심사를 이야기하고 이해의 폭을 넓혀나가는 틀을 만들 필요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차원에서 내년에는 남북대화의 제도적 틀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해보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

8.25합의 이행을 위한 후속회담의 성격을 갖는 남북당국회담이 맥없이 결렬되고 그에 따라 8.25합의 자체의 효력과 동력이 급격히 소진되는 상황에서 다소 엉뚱하다고 느껴질 만큼 지나치게 상황을 낙관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남측의 관심사가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이었으며, 북측은 금강산관광재개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는 건 회담이 시작되기도 전에 대부분의 언론에 나온 내용이었다. 누구나 짐작하고 알만한 일을 당국만 모를 리는 없다. 결국 문제를 풀기 위한 성의 있는 준비를 하지 않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정부는 금강산관광과 이산가족문제는 서로 성격이 다른 사안으로 이를 연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강조하면서 이를 ‘원칙’이라고 표현했다. 또 원칙을 훼손하면서까지 협상할 수 없다고 강변했다. 그렇지만 상대와 마주 앉은 이상 회담에서는 필요한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 목표이자 원칙이기도 하다.

회담결렬의 원인은 정부가 주장하는 ‘원칙’보다는 회담이 열리기 3일 전인 12월 8일 미국 행정부가 8일 북한 전략 로켓군을 비롯한 단체 4곳과 개인 6명을 대북 제재 목록에 추가하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고 이를 정부가 수용하면서 유연성을 잃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대화의 계기를 잡기도 쉽지 않지만 무언가 될 만하면 미국의 개입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거나 상대를 불필요하게 자극함으로써 관계개선의 능선을 좀처럼 넘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실질적 대화위해 ‘전제조건’도 ‘분위기 조성’도 필요

연초의 남북 분위기는 가히 환상적이었다. 1월 1일 신년사에서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광복 70년을 맞는 남북관계에 상당 부분을 할애하면서 “분위기와 환경이 마련되는데 따라 최고위급회담도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밝혀 기대감을 키웠다.

또 “우리는 남조선 당국이 진실로 대화를 통하여 북남관계를 개선하려는 입장이라면 중단된 고위급접촉도 재개할 수 있고 부문별회담도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해 ‘최고위급 회담’과 함께 ‘고위급 접촉’, ‘부문별 회담’을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류길재 전 통일부 장관은 김정은 제1위원장의 신년사가 발표된 당일 오후 “우리 정부는 가까운 시일 내에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남북 당국간 대화가 개최되길 기대한다”고 화답해 새해 벽두부터 남북관계 발전에 대한 분위기를 한껏 띄웠다.

께름칙한 대목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각) 소니픽처스에 대한 해킹 사건을 빌미로 북한 정찰총국과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 조선단군무역회사 등 단체 3곳과 관련 인사 10명을 제재 대상으로 공식 지정하는 행정명령을 내린 것이었다.

미국의 이 같은 결정은 모처럼 조성된 남북화해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여기저기서 제기됐다.

그리고 채 일주일도 지나지 않은 1월 7일 북한 국방위원회는 대변인 담화를 발표, 일부 탈북자 단체들의 삐라살포와 한미합동군사훈련을 비롯한 3개항에 대한 남측 당국의 책임있는 입장표명을 요구하는 등 금새 훈풍에 매서운 기운이 서렸다.

특히 접경지역에서 발생한 탈북자 단체들의 전단살포는 두고 두고 말썽거리였다. 통일부가 대통령에게 신년업무보고를 하는 1월 19일 밤에도 이들은 경기도 파주, 문산 쪽에서 비밀리에 대북전단을 살포했다.

북측은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의 관영 매체를 통해 "반공화국 삐라살포에 대한 입장과 태도는 북남관계개선을 바라는가 바라지 않는가 하는 것을 가르는 시금석"이라며 반발했지만 정부는 대북 전단살포가 ‘헌법상 기본권에 속하는 표현의 자유 영역’이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렇게 새해 벽두에 확 피어올랐던 기대는 한 달을 채 넘기지 못하고 급랭하고 말았으며 대통령이 제안한 설 계기 이산가족 상봉도 그대로 묻혀버렸다.

남측은 북에 대해 ‘전제조건을 내세우지 말고 무조건 대화의 장에 나와서 문제를 해결하자’고 내세웠지만 상대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이거나 선언적인 대북제안에 그치거나 북한 문제를 국내 정치위기 돌파를 위해 이용하려 드는 경우가 왕왕 있다.

실질적인 대화를 위해서라면 상대가 원하는 전제조건을 들어줄 수 있어야 하고, 분위기가 필요하다면 연출을 해서라도 만들어야 한다.

특히 신뢰프로세스를 운영하려할 때 상대에 대한 신뢰를 높여나가는 과정은 상호적이어야 하며, 그것이 일방적일 때는 신뢰가 아니라 불신과 불만이 쌓일 수 있다는 점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광복 70년을 맞은 올해 분단 극복의 필요성은 어느 때보다 절실했지만, 8.25합의 이전까지 남북간 대화와 교류는 사실상 전무했고, 6.15, 8.15 계기 남북 공동행사도 모두 무산되고 말았다. 8.25합의로 불씨를 살린 남북관계가 다시 비틀거리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이 연말까지 계속되고 있다.

   
▲ 2015년 남북관계 주요 일지 [정리-통일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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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군 수뇌부가 예상한 조미전쟁 전개양상

미국군 수뇌부가 예상한 조미전쟁 전개양상
 
한호석의 개벽예감 <185>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기사입력: 2015/12/21 [12:45]  최종편집: ⓒ 자주시보
 
 

<차례>
1. 지난 5개월 사이에 달라진 던포드 합참의장의 주적관
2. 조미전쟁 전개양상에 대한 미국군 수뇌부의 예상은 어떻게 바뀌었나?
3. 조미전쟁의 초지역적 전개양상은 무엇인가?
4. 조미전쟁의 다영역적 전개양상은 싸이버전쟁 전개양상
5. 조미전쟁의 다기능적 전개양상과 조선인민군의 결전의지

 

▲ <사진 1> 2015년 10월 1일 제19대 미국군 합참의장에 취임한 조셉 던포드는 2015년 12월 14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진행된 미국신안보센터(CNAS) 토론회에 참석하여 조선이 미국의 주적이라고 인정하면서 미국군 수뇌부가 예상하는 조미전쟁 전개양상에 대해 언급하였다. 위의 사진은 그 토론회에 참석한 던포드 합참의장의 연설장면인데, '차기국방현안을 설정하며'라는 토론회 제목이 보인다.     © 자주시보

 

 

1. 지난 5개월 사이에 달라진 던포드 합참의장의 주적관

 

“미국에 대한 실제적인 위협을 말하라고 하면, 나는 러시아를 첫손에 꼽게 된다.” 이것은 마틴 뎀프시(Martin E. Dempsey) 합참의장의 뒤를 이은 차기 합참의장 지명자로 2015년 7월 9일 연방상원 군사위원회 인준청문회에 출석했던 당시 해병대사령관 조셉 던포드(Joseph F. Dunford) 대장이 현 시기 미국의 국가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도전요인에 대해 언급하면서 꺼내놓은 말이다. 그 자리에서 그는 러시아, 중국, 조선, 이슬람국(ISIS)을 위협적인 도전요인들이라고 열거하고, 그 가운데서도 특히 러시아를 가장 위협적인 도전요인으로 지목하였다.


연방상원 인준과정을 통과한 해병대사령관 조셉 던포드는 2015년 10월 1일 제19대 미국군 합참의장으로 취임하였다. 그는 이라크전쟁과 아프가니스탄전쟁에 모두 출전하여 피비린내와 화약내를 맡으며 전투를 지휘했던 야전사령관 출신이다. 그런 그가 2015년 12월 14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진행된 미국신안보센터(Center for a New American Security) 토론회에 참석하여 주목할 만한 발언을 하였다. <사진 1>


2015년 12월 14일 미국 국방부 홈페이지에 현시된 보도기사에 따르면, 미국신안보센터 토론회에서 조셉 던포드 합참의장이 지목한, 미국의 국가안보에 도전하는 나라는 조선이다. 2015년 7월 9일 연방상원 군사위원회 인준청문회에 합참의장 지명자로 출석하여 러시아, 중국, 조선, 이슬람국을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심각한 도전요인들이라고 열거하면서, 그 가운데서도 특히 러시아를 가장 위협적인 도전요인으로 지목했던 그가 그로부터 5개월 뒤에는 조선을 미국의 국가안보에 도전하는 나라로 지목한 것이다. 세계 최강의 군대를 지휘한다며 자만에 빠진 미국군 수뇌부의 입에서 캘리포니아주 인구보다 1,300만 명이 적은 인구를 가진 조선을 자기들의 주적이라고 인정하는 말이 차마 나오지 않았을 텐데, 그는 조선이 미국의 주적이라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것은 미국군 합참의장이 미국의 주적으로 경계하는 대상이 러시아에서 조선으로 바뀌었음을 말해준다. 미국군 합참의장의 주적관을 바꿔놓은 결정적인 전환계기는 무엇이었을까? 지난 5개월 사이에 그에게 주어진 전환계기들 가운데 두 가지 결정적인 전환계기를 지적할 수 있다.


첫째, 조셉 던포드는 자신이 해병대사령관으로 근무하던 시기에 알 수 없었고, 오로지 국방장관과 합참의장 두 사람만 알고 있는 조미적대관계에 관한 극비정보를 알게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국방장관과 합참의장만 보고받는, 조미적대관계에 관한 극비정보는 미국의 주적이 러시아가 아니라 조선이라는 사실을 말해주는 군사정보였을 것이다. 그런 극비정보의 구체적인 내용을 알 수 없으나, 합참의장에 취임한 뒤 그런 극비정보를 보고받았으니 그의 주적관이 바뀌지 않을 수 없었다.


둘째, 2015년 11월 2일 던포드 합참의장은 서울에서 진행된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 회의에 참석한 직후 판문점을 방문하였다. 그는 합참의장 정복 대신에 간편한 옷차림을 하고 판문점에 도착하였다.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극도의 적대감에 휩싸인 대결현장에 들어선 그는 그곳을 둘러본 미국인들이 그런 것처럼 조미적대관계가 미국의 국가안보를 가장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는 사실을 절감하였을 것이다. <사진 2>

 

▲ <사진 2> 2015년 11월 2일 던포드 합참의장은 서울에서 진행된 한미연례안보협의회 회의에 참석한 직후 판문점을 방문하였다. 위의 사진에서 군모를 쓰지 않고 뒷모습을 보이는 사람이 던포드 합참의장이다.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극도의 적대감에 휩싸인 판문점 경비구역에 들어선 그는 조미적대관계가 미국의 국가안보를 가장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는 사실을 절감하였을 것이다.     © 자주시보


던포드 합참의장은 판문점에서 그런 위협적인 현실을 직접 체험한 때로부터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은 2015년 11월 18일 자신의 특별보좌관(Senior Enlisted Advisor to the Chairman)을 임명하였다. 용산미국군기지에서 근무하는 미국군 합참의장 특별보좌관은 한반도전선에서 발생하는 전반적 동향을 합참의장에게 직보하는 임무를 맡는다. 미국군 합참의장 특별보좌관이라는 특이한 군직이 처음 생겨난 때는 2005년 10월 1일이었는데, 미국군 합참의장이 그런 특별보좌관을 용산미국군기지에 상주시키는 것은 조미전쟁 재발위험이 고조되었음을 말해주는 하나의 방증으로 된다.


지난 5개월 사이에 미국의 주적을 러시아에서 조선으로 바꿔야 할 만큼 조미전쟁 재발위험을 직감하였던 던포드 합참의장은 미국군 수뇌부가 해결해야 할 중요한 문제를 제기하였으니, 그것이 바로 미국군 야전사령부를 전면적으로 개편하는 문제다. 미국신안보센터 토론회에서 그가 발언한 내용 가운데 일부를 인용한 <워싱턴타임스> 2015년 12월 14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오래된 (전쟁)계획들”은 실행하기에 너무 긴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미국군 수뇌부는 “미래전쟁”의 승리를 위해 자기 휘하의 야전사령부를 개편해야 한다는 것이다. 던포드 합참의장은 “우리가 (전쟁을) 계획하는 방식, 우리가 전략을 개발하는 방식, 그리고 우리의 조직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우리는 제때에 결정을 내리고 행동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하면서, 앞으로 일어날 전쟁의 운명이 정보부문, 싸이버부문, 우주부문, 탄도미사일부문의 기술력에 의해 결정될 것이므로 그런 조건에 맞게 미국군 야전사령부를 개편해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던포드 합참의장의 주장을 좀 더 구체적으로 펼쳐놓으면,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주한미국군사령부, 주일미국군사령부, 태평양사령부, 싸이버사령부,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 전략사령부, 특수작전사령부, 군수사령부 등이 총동원되어 작전해야 하는데, 현재 그 사령부들의 협동능력과 실전능력이 상당히 제한되어 있으므로 시급히 개편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던포드 합참의장은 미래전쟁의 변화된 양상에 맞게 미국군 야전사령부를 개편하는 중대한 문제를 왜 하필이면 미국신안보센터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꺼내놓았을까? 미국군 수뇌부가 군 외부의 공개행사에 참석하여 중요한 군사문제를 거론하는 까닭은, 문제를 풀어가기 위한 여론과 추진력을 군부 안팎에서 끌어내려는 일종의 공론화작업이다. 그런 점에서 미국신안보센터는 미국군 합참의장이 야전사령부 개편문제를 공론화하기에 적합한 곳이다. 왜냐하면, 미국 국방부에서 한때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던 인물들이 퇴임 후 그곳에 모여들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미국신안보센터의 공동창설자이며, 사무총장인 미셸 플러노이(Michele Flournoy)는 2009년부터 2012년까지 미국 국방부 정책담당 부장관을 역임하면서 미국의 군사정책 수립과정을 이끌었던 미국군 수뇌부의 핵심인물이었다. 플러노이는 요즈음 미국의 유력한 대선주자로 등장한 힐러리 클린턴(Hillary Clinton)이 선거에서 승리하여 집권하는 경우 차기 국방장관 물망에 제1순위로 올라선 여성정치인이다.

 

 

2. 조미전쟁 전개양상에 대한 미국군 수뇌부의 예상은 어떻게 바뀌었나?


미국의 언론매체들은 던포드 합참의장의 미국신안보센터 토론회 발언 중에서 미국군 야전사령부 개편문제에 대한 언급을 가장 비중 있게 다루었지만, 이 글의 관심은 그 토론회에서 그가 조미전쟁 전개양상에 대해 언급한 내용으로 쏠리게 된다.


던포드 합참의장의 토론회 발언에 따르면, 지난 시기 미국의 전쟁기획자들은 한반도 전쟁의 범위가 한반도에 국한될 것으로 생각하였지만,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오늘 조선은 대륙간탄도미사일과 싸이버전능력을 가졌기 때문에, 한반도에서 일어나는 전쟁은 “초지역적이고(transregional), 다영역적이고(multidomain), 다기능적(multifunctional)인”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현재 미국군의 전쟁계획, 조직구조, 작전통제는 그런 전쟁양상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 그가 지적한 문제점이다. 
조미전쟁 전개양상에 대한 던포드 합참의장의 발언내용을 정확히 이해하려면, 아래와 같은 몇 가지 부연설명이 요구된다. 


첫째,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조미전쟁 전개양상에 대한 미국군 수뇌부의 예상은 던포드 합참의장의 예상과 전혀 달랐다. 이를테면, 미국의 방송매체 <ABC>가 2003년 1월 10일 ‘나잇라인(Nightline)’에서 방영한 ‘가상시험: 한반도 전쟁(Simulation: War on the Korean Peninsula)’이라는 제목의 방송프로그램내용이 대표적인 사례다. <ABC> 방송편집인들이 그 방송프로그램을 작성하기 위해 조미전쟁 전개양상에 관한 자문을 구한 전문가들은 주한미국군 제2사단 사단장을 지낸 퇴역장성 테리 스캇 (Terry Scott), 클린턴 집권기에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를 지낸 커트 캠블 (Kurt Campbell), 평양을 방문하여 김일성 주석의 접견을 받은 경험이 있는 퇴역대령 빌 테일러 (Bill Taylor), 미국 국방부의 자문에 응하고 있는 아시아안보전문가 빅터 차 (Victor Cha) 등이다. 여기에 열거한 군사전문가들은 미국군 수뇌부에 속한 인사들이 아니었지만, 그들이 미국 국방부 및 합참본부와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조미전쟁 전개양상에 관한 그들의 견해와 당시 미국군 수뇌부의 견해는 서로 일치하였다고 말할 수 있다.
위에 열거한 군사전문가 네 사람이 예상한 조미전쟁 전개양상을 종합하여 전한 <ABC>보도내용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은 4단계의 예상장면이 나타난다. <사진 3>

 

▲ <사진 3> 지금으로부터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미국군 수뇌부는 한반도 인근에 긴급증원군을 미리 출동시켜놓고 이른바 족집게식 선제타격으로 조선에 있는 주요타격대상들을 파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였다. 그러나 그런 식의 예상은 이미 오래 전에 폐기되었다. 이제는 정반대로 예상할 수 있다. 조선인민군이 대서양의 수중매복구역에 전략잠수함을 미리 출동시켜놓고 주한미국군기지들과 주일미국군기지들을 족집게식 선제기습타격으로 파괴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이다.     © 자주시보


1단계 예상장면 - 미국은 한반도 인근에 긴급증원군을 미리 출동시켜놓고 이른바 ‘족집게식 공격(pinpoint attack)’이라고 부르는 선제타격으로 조선에 있는 주요타격대상들을 파괴하는 것으로 전쟁을 개시할 것이다.


2단계 예상장면 - 미국의 선제타격을 받은 조선은 즉각 방대한 지상화력을 동원하여 전면전에 돌입하고, 생물무기와 화학무기로 주한미국군기지들을 공격하고, 장거리미사일로 주일미국군기지들을 공격할 것이다.


3단계 예상장면 - 미국은 조선의 전면공격에 보복하기 위해 전술핵탄을 사용하여 조선을 공격할 것이다. 미국의 전술핵공격을 받고 멸망위험에 빠진 조선은 중국과 러시아를 통해 미국에게 정전을 요청하게 될 것이다.


4단계 예상장면 - 한국인들과 주한미국인들이 약 500만명이나 사망하는 혹심한 인명손실이 발생한 가운데, 제2정전협정이 체결됨으로써 조미전쟁은 또 다시 정전상태로 회귀할 것이다.


그러나 미국군 수뇌부가 10여 년 전에 예상했던 위와 같은 조미전쟁 전개양상은 지난 10여 년 동안 정반대로 뒤집혔다. 아래와 같은 정반대의 예상장면들을 거론할 필요가 있다.


첫째, 위에서 언급한 1단계 예상장면에서 나타난 것처럼, 지난 시기 미국군 수뇌부는 전시에 긴급증원군을 한반도 인근에 미리 출동시켜놓고 족집게식 대북선제타격을 개시할 것으로 예상하였지만, 그런 식의 전술은 오래 전에 이미 폐기되었다. 왜냐하면, 조선인민군은 미국의 긴급증원군이 한반도를 향해 출동하는 공격징후를 장거리감시레이더로 포착하면 초정밀타격수단을 동원하여 족집게식 선제기습타격을 먼저 개시할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10여 년 사이에 조선인민군이 장거리감시레이더와 초정밀타격수단을 새로 개발하여 실전배치하였다는 사실은 설명이 필요 없을 만큼 명백하다.


미국군은 조선에 대한 족집게식 선제타격을 개시하기 전에 주일미국군기지들에 배치된 긴급증원군을 한반도 인근으로 출동시키면서 조선인민군에게 공격징후를 노출하게 되지만, 조선인민군은 황해북도 사리원과 강원도 통천을 잇는 동서횡단선 이남의 최전방작전구역에 총병력의 70%, 총화력의 80%를 전진배치하였고, 족집게식 정밀타격에 사용하는 각종 타격수단들을 최전방작전구역의 지하갱도들에 은밀히 배치해놓고 즉시발사태세를 갖추었으므로 공격징후를 전혀 노출하지 않고 임의의 시각에 족집게식 선제기습타격을 개시할 수 있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족집게식 선제타격권은 미국군이 아니라 조선인민군에게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선제기습타격으로 전쟁에서 압승을 거둔 선행경험은 이집트-요르단-시리아와 이스라엘이 1967년 6월 5일부터 10일까지 격전을 벌인 6일전쟁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 전쟁에서 이스라엘군은 선제기습타격으로 6일 만에 압승을 거두어 인접국들의 드넓은 영토를 점령하였는데, 이스라엘군 전사자는 약 1,000명밖에 되지 않았다. 그런데 선제기습타격을 받은 이집트군, 요르단군, 시리아군의 전사자는 약 23,000명이나 되었다. 1,000명 대 23,000명으로 대비되는 6일전쟁의 전사상황은 선제기습타격이 전쟁승리의 결정적인 요인이라는 사실을 웅변적으로 말해준다.
그런데 6일전쟁 당시 이스라엘은 전술핵탄을 아직 갖지 못했기 때문에, 전쟁기간을 6일 안으로 더 단축시킬 수 있는 전술핵탄을 사용하지 못했다. 만일 이스라엘군이 선제기습타격에 전술핵탄까지 사용했더라면 그 전쟁을 72시간 안에 끝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 4>

 

▲ <사진 4> 1967년 6월 5일부터 10일까지 격전을 벌인 6일전쟁에서 이스라엘군은 선제기습타격으로 이집트-요르단-시리아를 제압하고 그 인접국들의 드넓은 영토를 점령하는 압승을 거두었다. 위의 사진은 6일전쟁에 동원된 이스라엘군 전차들과 폭격기가 전선으로 이동하는 장면이다. 6일전쟁에서 이스라엘군 전사자는 약 1,000명이었고, 이집트군, 요르단군, 시리아군 전사자는 약 23,000명이었다. 이것은 선제기습타격이 전쟁승리의 결정적인 요인이라는 사실을 웅변적으로 말해준다. 당시 이스라엘은 아직 전술핵탄을 갖지 못하였다. 만일 이스라엘군이 선제기습타격에 전술핵탄까지 사용했더라면 그 전쟁을 72시간 안에 끝냈을 것이다.     © 자주시보


군사전문가들이 일치하게 예견하는 것처럼, 현대전의 승패는 전술핵탄을 사용하는 선제기습타격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며, 전술핵탄을 사용하여 선제기습타격을 개시하는 쪽이 단숨에 압승을 거두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조미전쟁에서 족집게식 선제타격권을 장악한 조선인민군이 전술핵탄을 사용하는 선제기습타격으로 미국군을 단숨에 제압하고 압승을 거둘 것이라는 나의 3일전쟁 예상씨나리오는 충분한 근거를 가진 전쟁씨니리오인 것이다. 미국군 수뇌부는 상상하기 싫겠지만, 주한미국군과 주일미국군은 전술핵탄을 사용하는 조선인민군의 선제기습타격을 받고 교전 1시간 만에 전멸하는, 전대미문의 전쟁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예견된다.

    
둘째, 주한미국군과 주일미국군이 전술핵탄을 사용하는 조선인민군의 선제기습타격을 받고 교전 1시간 만에 전멸하면, 미국군 수뇌부는 전술핵탄을 사용하는 대북보복공격을 감행하려고 하겠지만, 미국 본토에 대한 조선인민군의 핵융합탄공격이 두려워 결국 조선에 대한 보복핵공격을 포기할 것으로 예견된다. 그 대신 미국은 중국을 통해 조선에게 황급히 정전을 요청하게 될 것이나, 조선은 미국의 정전요청을 거부하고 항복을 요구하게 될 것으로 예견된다. 이러한 예상씨나리오에 따르면, 조미전쟁은 미국의 항복으로 교전 72시간 만에 3일전쟁으로 끝나게 되는 것이다.  


셋째, 위에서 언급한 4단계 예상장면에서 나타난 것처럼, 지난 시기 미국군 수뇌부는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한국인과 주한미국인 약 500만명이 사망하는 전대미문의 대참사가 발생한 가운데, 제2정전협정이 체결됨으로써 전쟁은 또 다시 정전상태로 복귀할 것으로 예상하였지만, 그런 예상은 폐기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조선은 전쟁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자기의 반미최후결전을 72시간 안에 신속하게 결속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조미전쟁에서 조선인민군은 전술핵탄을 사용하는 족집게식 선제기습타격으로 주한미국군기지들과 주일미국군기지들만 선별적으로 파괴할 것이고 거주지역이나 산업시설은 전혀 파괴하지 않을 것이므로, 조미전쟁에서 한국인들과 주한미국인들이 500만명이나 사망할 것이라는 예상은 터무니없는 억측이다.


조미전쟁이 일어나면, 주한미국군기지와 주일미국군기지에 배치된 전투병력 79,000명과 군무원 89,500명이 교전 1시간 안에 전술핵탄을 사용하는 조선인민군의 선제기습타격을 받고 거의 모두 전사할 것이고, 최전방에 배치된 한국군 전투병력 23만명 가운데 조선인민군과 교전하는 약 10%의 전투병력이 전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예상에 따르면, 조미전쟁에서 미국군 및 한국군 전사자는 약 20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조미전쟁에서 조선인민군은 선제기습타격으로 교전상대를 단숨에 제압할 것이므로, 조선인민군 전사자는 미국군 및 한국군 전사자에 훨씬 적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1967년 6일전쟁에서 발생한 교전쌍방의 전사비율을 조미전쟁씨나리오에 적용하면, 최전방에서 교전을 벌인 조선인민군 전투병력 50만명 가운데 약 21,000명이 전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조선인민군의 족집게식 선제기습타격이 미국군의 ‘급소’를 치명적으로 가격하여 그들의 전쟁수행능력이 예상한 것보다 더 급속히 마비되는 경우, 위에서 서술한 조미전쟁에서 예상되는 인명손실은 3분의 1 이하로 급감하여 최소화될 것으로 예견된다. 조미전쟁의 인명손실을 최소화하는 문제는 조선인민군의 급소타격에 달렸다고 말할 수 있다. <사진 5> 

 

▲ 방사포 일제 사격     © 자주시보
▲ <사진 5> 군사전문가들이 예상할 수 있는 전쟁씨나리오에 따르면, 전시에 조선인민군의 족집게식 선제기습타격이 미국군의 '급소'를 치명적으로 가격하여 그들의 전쟁수행능력이 예상한 것보다 더 급속히 마비되는 경우, 조미전쟁에서 예상되는 인명손실은 더 급감하여 최소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 점에서, 조미전쟁의 인명손실을 최소화하는 문제는 조선인민군의 급소타격에 달렸다고 말할 수 있다. 위쪽 사진은 2013년 3월에 진행된 화력타격연습에서 조선인민군 포병부대가 방사포 집중사격을 하는 장면이고, 아래쪽 사진은 방사포탄이 우박처럼 떨어진 타격목표구역이 완전히 파괴되는 장면이다.     © 자주시보


  
3. 조미전쟁의 초지역적 전개양상은 무엇인가?


조미전쟁 전개양상에 대한 던포드 미합참의장의 예상발언에 따르면, 조미전쟁은 초지역적이고, 다영역적이고, 다기능적인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다. 조미전쟁이 초지역적이고, 다영영적이고, 다기능적인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그의 예상발언은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날 경우 그 전쟁이 지역전(regional war)으로 전개될 것으로 내다보았던 군사전문가들의 기존 예상을 뒤집어엎는 것이다. 군사전문가들이 말하는 지역전이라는 개념은 전쟁범위가 한반도와 일본을 포괄하는 지역에 한정된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서, 그들이 말하는 지역전에서 조선인민군의 공격범위는 주한미국군기지들과 주일미국군기지들만 포괄하게 된다는 것이다.


<조선일보> 2015년 9월 23일 보도에 따르면, 조미전쟁이 일어나면 48시간 만에 한반도로 출동할 태세를 갖춘 요꼬스까해군기지, 아시아에서 가장 규모가 큰 미공군기지인 가데나공군기지, 전쟁이 일어나면 가장 먼저 한반도로 긴급출동할 제3해병원정군이 배치된 후뗀마해병대기지, 조미전쟁에서 사용할 수백만 t의 탄약이 저장된 사세보해군기지 등 7개소의 주일미국군기지가 있다.
이 보도기사에서 언급한 7개소의 주일미국군기지들은 일본을 지켜주는 방어기지들이 아니라 조선을 침공하는 공격기지들이므로, 전시에 조선이 자기를 침공할 주일미국군기지를 지체 없이 선제타격하는 것은 당연한 일로 보인다.


그런데 던포드 합참의장이 예상한 조미전쟁의 초지역적 전개양상은 전시에 조선인민군이 주한미국군기지들과 주일미국군기지들만 공격할 것이라는 뜻이 아니다. 그가 예상한 조미전쟁의 초지역적 전개양상은 조선인민군의 공격범위가 태평양을 넘어 미국 본토로 확대될 것이라는 뜻이다. 조선은 전시에 미국 본토를 공격할 대륙간탄도미사일과 전략잠수함 같은 강력한 타격수단들을 보유하였으므로, 조미전쟁은 조선인민군의 공격범위가 미국 본토로 확대된 초지역적 전쟁으로 전개되는 것이다.


조선이 2015년 5월 8일 함경남도 신포 앞바다에서 핵융합탄 잠대지탄도미사일 북극성-1호 2발을 수중에서 성공적으로 시험발사한 것과 2015년 10월 10일 평양에서 진행된 조선로동당 창건 70주년 열병식에서 각개조준식 핵융합탄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4호 4발을 8축16륜 자행발사대에 실어 공개한 것은 조선이 초지역적 전쟁을 수행할 능력을 가졌음을 과시한 것이다. <사진 6>

 

▲ <사진 6> 올해 조선이 공개한 잠대지탄도미사일 북극성-1호와 각개조준식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4호는 조선인민군의 공격범위가 미국 본토로 확대된 초지역적 전쟁이 수행될 것임을 예고해주는 실물들이다. 위의 사진은 2013년 3월 29일 심야에 김정은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이 최고사령부 작전실에서 소집한 긴급작전회의 현장을 촬영한 보도사진의 일부를 확대한 것인데, 전략군미본토타격계획이라는 제목이 적혀있는 세계지도 위에 네 줄의 열핵직격선이 그어져있고, 그 가운데 세 줄은 미국 본토에로 그어져있다.     © 자주시보


조선의 초지역적인 전쟁수행력에서 특히 주목되는 전투수단은 전략잠수함이다.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이제껏 자국의 잠수함에 대해 보도한 적이 없었는데, 2015년 5월 9일 사상 처음으로 자국의 잠수함에 대해 보도하면서 북극성-1호를 수중에서 시험발사한 잠수함이 전략잠수함이라는 놀라운 사실을 전하였다.


전시에 북극성-1호를 탑재하고 동해의 지하해군기지를 떠나 거대한 유빙들이 가득한 북극해를 통과하여 대서양의 수중매복구역에로 갈 수 있는 조선의 전략잠수함은 디젤-전동식 잠수함보다 2배나 빠른 속도로 잠항하는 핵추진 잠수함이어야 한다. 디젤-전동식 잠수함도 수중배수량이 2,500t급 이상이라면 동해에서 북극해를 거쳐 대서양까지 갈 수 있지만, 잠항속도가 느린 디젤-전동식 잠수함을 대양을 넘나드는 대륙간수중작전에 투입하는 경우 분초를 다투는 긴박한 전시상황에 대처하지 못하게 된다. 북극성-1호를 개발한 조선이 그 미사일을 탑재하는 핵추진 잠수함도 함께 개발하였다고 보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미국 국방부는 침묵하고 있고, 미국의 군사전문가들은 부인하고 있지만, 조선의 각개조준식 대륙간탄도미사일과 북극성-1호를 탑재한 전략잠수함은 미국의 미사일방어망을 뚫고 들어가 미국 본토를 초토화할 가장 강력한 타격수단들이다. 

 

 

4. 조미전쟁의 다영역적 전개양상은 싸이버전쟁의 전개양상


던포드 합참의장이 예상한 조미전쟁의 다영역적 전개양상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 그가 예상한 조미전쟁의 다영역적 전개양상은 싸이버전쟁에 의해 전개되는 전쟁양상을 뜻한다. 원래 싸이버전쟁 전개양상은 군사부문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행정, 산업, 금융, 통신, 교통 등 전사회적 영역에서 전개되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의 군사전문가들은 싸이버전쟁이 핵전쟁보다 더 혹심한 전쟁피해를 가져올 것으로 크게 우려한다.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과학원(Defense Science Board)이 2013년 1월에 발표한 ‘탄력적인 군사체계와 고도의 싸이버위협(Resilient Military Systems and the Advanced Cyber Threats)’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사일공격과 배합된, 정교한 싸이버선제공격은 교전상대에 대한 미국의 보복능력을 마비시킨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전시에 조선이 미사일선제공격과 배합된 싸이버선제공격으로 미국의 보복능력을 마비시키면서 주한미국군과 주일미국군을 집중공격하게 될 것임을 예견할 수 있다.


군사전문가들이 일치하게 인정하는 것처럼,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조선은 상상을 초월한 싸이버선제공격을 개시할 것이다. 조선의 싸이버공격대상은 한국과 미국이다. 조선은 한국과 미국의 전사회적 영역을 싸이버선제공격으로 파괴할 고도의 능력을 갖추고 있다.


한국군 당국의 정보를 인용한 <연합뉴스> 2015년 5월 10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은 싸이버전쟁에 동원할 해커 1,700여명, 지원인력 5,100여명 등 총 6,800여명의 전문인력을 배치해놓았다고 한다. 2015년 11월 18일 국방대학교 안보문제연구소가 주최한 안보학술회의를 앞두고 공개된 발표논문을 인용한 <조선일보> 2015년 11월 17일 보도에 따르면, 전시에 조선인민군 싸이버부대는 한국에 있는 컴퓨터 1,000만대 이상을 조정하는 싸이버총공격으로 사회기능의 50% 이상을 마비시키기 위한 장기공작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조선의 싸이버공격에 맞서 싸우는 미국의 싸이버전쟁지휘부는 2010년 10월 30일에 정식으로 가동되기 시작한 미국싸이버사령부(United States Cyber Command)다. 2015년 12월 9일 미국 정치전문지 <폴리티코(Politico)>가  미국 국방부의 2013년도 자료를 인용하여 작성한 ‘미국의 비밀병기’라는 제목의 보도기사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2013년 당시 싸이버전쟁 교전규칙을 마련하는 중이며, 4개의 싸이버작전본부와 133개의 싸이버부대를 창설하는 중인데, 그 가운데서 적국을 공격할 싸이버교전능력을 가진 단위는 27개다.
미국의 정치전문지 <워싱턴자유횃불(WFB)> 2015년 6월 1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가 창설하는 4개의 싸이버작전본부들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것은 조지아주 어거스타의 포트 고든(Fort Gordon)에 있는 미육군 산하 최상위싸이버센터(Cyber Center of Excellence)인데, 거기에 배치된 요원은 1,000명이다. <사진 7>

 

▲ <사진 7> 미국 국방부가 창설하는 4개의 싸이버작전본부들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것은 조지아주 어거스타의 포트 고든에 있는 미육군 산하 최상위싸이버센터인데, 거기에 배치된 요원은 1,000명이다. 미국싸이버사령부가 전시에 동원할 싸이버전 전문인력은 3,500명 수준으로 추산되고, 조선의 싸이버전 전문인력은 6,800명으로 추산된다. 얼마 전 미국 연방하원에 제출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싸이버공격을 막아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은 조미싸이버전쟁에서 어느 쪽이 승리할 것인지 예고해준다.     © 자주시보


최상위싸이버센터에 배치된 요원이 1,000명이므로, 그보다 규모가 적은 다른 3개소의 싸이버작전본부에 배치된 요원은 모두 합해 3,000명이 채 되지 않는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미국싸이버사령부가 전시에 동원할 싸이버전 전문인력은 3,500명 수준인 것으로 보인다.
조선의 싸이버전 전문인력이 6,800명인데, 그에 맞설 미국의 싸이버전 전문인력은 3,500명밖에 되지 않으니, 조선과 미국의 싸이버전쟁에서 어느 쪽이 승리할 것인지 예견할 수 있다.


미국 연방하원에 제출된 보고서를 인용한 <워싱턴자유횃불> 2015년 6월 1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싸이버방어능력은 “파편적(fragmented)”이어서 “싸이버공격을 막아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미국의 싸이버방어능력이 그처럼 취약한 상태에 있으니, 싸이버방어능력에서 미국과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뒤쳐진 한국은 사실상 무방비상태에 있는 것이다.


미국은 2009년에 이스라엘과 공모결탁하여 스턱스넷(Stuxnet)이라고 부르는 강력한 컴퓨터바이러스를 동원하는 싸이버공격을 감행하였는데, 그 공격대상은 이란이었다. 이란에 잠입한 스턱스넷 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2009년 11월부터 2010년 1월 사이에 이란의 나탄즈(Natanz)에 있는 우라늄농축시설에서 가동 중이던 원심분리기들 가운데 약 10%에 이르는 1,000대의 원심분리기가 파괴되었다. 그런데 <로이터통신> 2015년 5월 29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스턱스넷 바이러스를 사용한 싸이버공격을 감행하여 이란의 나탄즈핵시설단지의 상당부분을 파괴할 때, 조선의 녕변핵시설단지에도 그와 똑같은 싸이버공격을 감행하려고 시도하였으나 실패하였다고 한다. 이것은 조선이 미국의 싸이버공격을 막아낼 충분한 방어력을 갖추었음을 말해준다.


미국이 전적으로 의존하는 작전통제지휘체계와 첨단무기체계는 모두 컴퓨터전자통신망으로 작동되기 때문에 조선이 그 컴퓨터전자통신망을 싸이버공격으로 파괴하면 미국은 그것으로 끝장나게 될 것이다. 

 

5. 조미전쟁의 다기능적 전개양상과 조선인민군의 결전의지


던포드 합참의장이 언급한 조미전쟁의 다기능적 전개양상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그것은 전쟁의 파괴기능, 살상기능, 마비기능을 총체적으로 수행하는 전쟁양상이라는 뜻이다. 파괴력, 살상력, 마비력이 고도화된 무기체계를 동원하는 현대전이 다기능적 전쟁양상으로 전개되리라는 것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다. 특히 조선에서 말하는 반미최후결전이야말로 파괴기능, 살상기능, 마비기능이 총체적으로 수행되는 다기능적 전쟁양상으로 전개되는 것이다. 


이를테면, 전시에 조선의 전술핵탄 선제기습타격은 교전상대의 전후방 핵심거점들을 파괴할 것(파괴기능)이고, 조선의 방대한 화력타격전은 교전상대에게 회복할 수 없는 인명손실을 입힐 것(살상기능)이고, 조선의 싸이버선제공격은 교전상대의 보복능력을 전면적으로 마비시킬 것(마비기능)으로 보인다. 한 마디로 말해서, 조선에서 말하는 반미최후결전은 교전상대의 전쟁능력을 완전히 압도하는, 상상을 초월한 다기능적 전쟁인 것이다.


조선의 언론보도를 유심히 살펴보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2015년에 들어와서 조선인민군 야전부대들의 전투준비태세를 현장에서 직접 점검하는 현지지도를 거의 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직접적인 지도 밑에 진행되는 대규모 군사훈련도 올해는 거의 없었다. 그 대신 김정은 제1위원장의 2015년 현지지도는 정치행사, 생산현장, 건설현장, 음악공연에 집중되었다. 이것은 조선의 결전의지가 올해 들어와 다소 감소되었음을 의미하지 않는다. 언론보도를 통해 공개되지 않지만, 조선인민군은 정치사상교양과 실전훈련을 통해 자기의 결전의지를 더욱 강렬하게 불태우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조선 국방위원회는 2015년 6월 25일에 발표한 성명에서 조선인민군의 결전의지를 아래와 같이 표명한 바 있다. “날강도 미제에 대한 우리 군대와 인민이 보복일념은 하늘 끝에 치닿고 있다. 미국은 상용전쟁에도, 핵전쟁에도, 싸이버전에도 다 준비되여 있다는 우리의 경고를 무심히 대하지 말아야 한다. 씨도 없이 벌초해버리고 흔적도 없이 불바다를 만들며 항복서에 도장을 찍을 놈도 없게 할 것이라는 우리의 선언이 빈말이 아님을 똑바로 알아야 한다. 미국이 선택해야 할 앞길은 우리 군대와 인민 앞에 사죄하고 흰기를 들고 나서야 할 외통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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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용표 통일부 장관의 '문제 발언들' 유감

합의 성과 없는 대화는 시늉일 뿐

홍용표 통일부 장관의 '문제 발언들' 유감

이승현 기자  |  shlee@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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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12.20  18: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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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홍용표 통일부 장관의 이례적이고 일반적 인식과는 동떨어진 공개 발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홍 장관은 지난 17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6.15남북공동선언을 부정하는 것으로 들릴 수 있는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홍 장관은 그 자리에서 “낮은 단계든, 높은 단계든 연방제는 연방제고 그건 북측의 통일방안이다. 그 방안을 수용하겠다는 여론은 없다고 본다. 낮은 단계의 연방제를 받아들일 수는 당연히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자리에서 그는 5.24대북제재조치에 대해 일반의 이해와는 거리가 먼 이야기를 했고, 최근 결렬된 남북당국회담에서 현안으로 제기되었던 금강산관광재개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결의 2094호에서 명시한 대량현금 이전 금지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5.24조치가 남북관계를 차단한 것은 아니”라면서 “5.24 조치 하에서도 협력을 할 수 있고 민간 교류는 계속 장려한다는 입장이고 그렇게 해왔다”고 강변했다. 또 “(남북관계 발전을 저해한 데에는) 5.24조치 보다 북한의 소극적 태도가 더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고까지 말했다.

또 금강산관광이 재개될 경우 대량현금이 북에 유입돼 핵개발 등에 전용될 수 있다는 일부 우려에 대해 언급하면서 “그런 문제는 논의될 시점에 가서 판단이 필요한 부분”이라며, “금강산 관광 대금 지급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 중 ‘벌크캐시(대량 현금) 이전금지’ 조항 위반인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연방제’, ‘5.24조치’, ‘금강산관광과 유엔제재의 연관성’ 등이 남북관계에서 민감한 주제임을 감안하면 통일부 장관의 발언으로서는 대단히 이례적일 뿐만 아니라 사안에 대한 일반적 인식과는 상당히 동떨어져 있다는 것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먼저, 6.15남북공동선언은 2항에서 “남과 북은 나라의 통일을 위한 남측의 연합제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하고, 앞으로 이 방향에서 통일을 지향시켜 나가기로 하였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2항을 통해 남과 북은 분단 역사상 최초로 남북이 서로 배타적인 것으로 이해하던 서로의 통일방안에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했으며, 통일을 지향해 나가는 방향의 원점으로 삼겠다고 합의함으로써 민족공동체가 지향해야 할 통일방안의 단초를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이 18일 정례브리핑에서 6.15공동선언 2항은 남북의 통일방안에 공통성이 있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지 북의 연방제 통일방안을 우리가 수용한 것은 아니라며, 홍 장관의 발언 취지를 설명했으나 ‘말장난’을 하는 것이 아니라면 해석 수정을 꾀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또 남북 교역 중단과 대북 신규 투자 금지, 대북 지원사업의 원칙적 보류, 방북 불허 등 북과의 교류 및 지원을 중단한 2000년 5.24대북제재조치로 인해 그동안 쌓아올린 남북관계의 신뢰와 조건이 허물어지고 있다는 것은 여러 지표로 나타날 뿐만 아니라 체감 여론도 상당하다.

지난 8.25합의 이후 후속회담 성격으로 열린 지난 11~12일의 회담이 무려 8년만의 남북 당국회담이 될 수밖에 없었던 배경에도 5.24조치의 어두운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점에서 남북관계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5.24조치보다는 북의 소극성을 꼽는 장관의 발언은 어떤 맥락에서 나왔는지조차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북에 지급하는 금강산관광 대가 문제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에 포함돼 있는 대량현금 금지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며, 국제사회의 우려를 무시할 수 없다고 한 장관의 언급도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 북측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가 남북당국회담 결렬 직후 담화를 발표해 남측이 금강산관광 재개를 요구한 북측 요구에 대해 ‘미국의 승인이 없이는 합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주장하면서 불거진 이 문제에 대해 고위 당국자가 유엔 제재를 무시할 수 없다는 언급을 하는 것이 적절한 조치였느냐 하는 것이다.

이 사안은 지난해 8월 정부가 ‘최종 유권해석은 유엔 안보리가 하는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당시 한국을 방문한 미국 재무부의 한 고위 당국자가 ‘금강산 관광 재개는 유엔 안보리의 북한 제재 결의와는 무관하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된 바 있다.

이후 류길재 전 통일부 장관은 올 초 박근혜 대통령에게 한 '2015년 통일준비 부문 업무계획'에서 “정부는 금강산 관광 사업이 아직 국제사회 대북제재와 상충된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밝히는 등 정부 입장의 혼선으로 비춰지는 모습이 드러나기도 있다.

홍 장관은 관훈토론회에서 이 같은 발언과 함께 ‘기존에 해왔던 신뢰프로세스에 입각해서 차근차근 남북관계를 발전시키겠다는 것이 기본 목표”이며, “내년에는 남북대화의 제도적 틀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해보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홍 장관이 새롭게 밝힌 몇 가지 남북관계 현안에 대한 입장과 앞으로 남북대화의 제도적 틀을 만들겠다는 계획이 서로 양립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18일자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도 홍 장관은 5.24조치와 금강산관광재개 문제 등에 대해 유사한 발언을 한데 이어 원칙을 훼손하면서까지 북측과 합의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홍 장관은 “신뢰를 쌓으려면 북한이 우선 잘못된 행동을 해서는 안 되고, 했을 때는 단호한 대응이 뒤따른다는 점을 초기 2년 동안 끊임없이 경고한 결과가 8.25합의로 이어졌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대화는 제도화해서라도 하겠는데 목표는 상대의 잘못된 행동을 바로 잡는데 있는 것이며, 절대 원칙없는 합의는 하지 않겠다면 대화의 상대는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

내년 4월에는 총선이 있고 2017년에는 대선이 기다리고 있다.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을 관리하는 차원에서 이른바 남북관계의 대화 모멘텀을 유지하는 시늉만 할 뿐 대화의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는 그저 우려로 끝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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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제출 의견서] 국방부의 비공개 KNTDS 정보에 대하여

서울중앙지법 형사36부 귀중
 
신상철 | 2015-12-21 11:10:00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법원제출 의견서] 국방부의 비공개 KNTDS 정보에 대하여


의 견 서

사건번호 : 2010고합1201
피 고 인 : 신상철

제   목 : 국방부의 비공개 KNTDS 정보에 대하여

존경하는 재판장님,

지난 12월 7일 마지막 공판 모두에 재판장님께서 언급하신 국방부의 비공개  KNTDS 정보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의견서를 제출코자 합니다.

- 다 음 -


1. KNTDS 정보에 대한 국방부의 제한적 공개에 대하여

국방부는 KNTDS 정보에 대한 검증과 관련하여 <해군의 작전 운영 현황 등을 알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군사기밀이므로 검증은 불가능하다. 다만, 재판부에 한하여 천안함 침몰 당시의 KNTDS를 공개할 수 있다>라고 하였습니다.

천안함 사고 원인을 규명함에 있어 가장 기초적인 정보는 천안함이 언제 어디에서 어디로 어느 정도의 속도로 이동하였느냐, 즉 항적(航跡)입니다.

자동차 사고에서 차량이 언제 어느 방향에서 어떤 속도로 어떻게 진행하다가 사고가 발생했느냐의 문제가 가장 기본적이고 기초적인 정보이듯이 선박 운항과 관련된 사고 역시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국방부는 그것을 <군사기밀>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변호인과 피고인에게는 공개할 수 없고 재판부에만 공개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것은  <진실을 보여줄 수 없다>는 선언에 다름 아닙니다.

그것이 진실이라면 있는 그대로 국민들께 공개하면 그 뿐인데 말입니다.
군함(軍艦)은 첫째, 군사적 목적으로서의 전투를 수행하는 역할이 있는 한편  둘째, 운송수단으로서 기능이 있습니다. 

우리가 알고자하는 것은 그날 천안함이 어떤 작전을 수행했느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어디에 있다가 어디로 이동했느냐의 문제인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의 일부는 TOD에 의해 부분적으로 공개된 바 있으며 승조원들의 법정 증언을 통해 알려진 바 있기 때문입니다.


2. 피고인의 <절차참여권> 제한에 대하여

국방부가 천안함 침몰 사건의 핵심적 자료인 KNTDS 정보를 군사보안의 이유로 재판부에만 비공개 열람케 한 것은 피고인의 <절차참여권>과 <진실접근권>에 제한을 가한 것입니다. 

10월 26일 오후 평택 2함대에서 천안함 선체에 대한 검증이 끝난 이후 재판장님께서 피고인에게 “국방부가 재판부에게만 KNTDS를 공개하겠다고 하는데 피고인이 원치 않으면 보지 않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에 대하여 저는 재판장님께 “재판부에서 KNTDS를 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다만, 지금까지 유일하게 KNTDS를 검증한 박영선 의원이 코멘트한 내용에 대하여 염두에 두어주시길 바랍니다.”라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따라서 저는 재판부에서 단독으로 KNTDS를 본 것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하지는 않겠습니다. 제가 동의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국방부가 KNTDS 검증에 있어 변호인단과 피고인을 배제한 것에 대하여 전적으로 수긍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저는 국방부가 변호인단과 피고인에게 공개하지 않은 것을 비판합니다. 그리고 그 행위는 피고인의 절차참여권과 진실접근권을 막은 것은 분명한 사실로서 중요한 재판기록의 일부분으로 남아야 할 것입니다.


3. 재판부 만의 제한적 열람에 동의한 이유

국방부의 <변호인단과 피고인 배제> 원칙에 대하여 저희 변호사님들께서는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저에게도 <재판부만 열람하는 것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주셨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재판부라도 KNTDS 정보를 보시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한 이유는, <누구든 상관없이 국방부에서 준비한 KNTDS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그 자체가 사실대로 알려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진실을 담고 있는지, 아니면 거짓을 담고 있는지 여부는 얼마든지 검증 가능하기 때문에 <어떤 정보를 담고 있는지> 그 사실 자체만 알려질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 점에 있어 그 날 KNTDS 정보를 열람하신 재판장님과 판사님들께서 보신 내용을 사실 그대로 전해주신 것에 대해 전적으로 신뢰합니다.

지난 12월 7일 마지막 공판의 모두에 재판장님 께서는 KNTDS 감정결과를 소개하시면서 “사건 발생전 천안함은 백령도 서남쪽 해상에서 항로를 따라 오르내리며 항해하다 21시 21분과 21시 22분 사이에 발신 신호가 끊어졌고, 2분~3분 후 완전히 사라졌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본래 항로를 벗어나 해안가 근접하거나 백령도 남방과 대청도 중간 해역에 진입한 일이 없었으며 사고 직전에 멈췄거나 후진해 진행한 일도 없었다. 일정 속도로 진행하던 중 갑자기 발신 신호가 끊어져 상황이 발생한 것임을 확인했다”고 말씀하신 바 있습니다.


4. 재판부에서 열람하신 KNTDS 정보에 대하여

국방부가 재판부에 공개한 KNTDS 정보가 당일 몇 시부터인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으나 천안함 반파 및 침몰 직전부터 발신신호가 소멸된 2~3분 후까지가 아닌가 추정합니다.

따라서 재판장님께써 말씀하신 첫 부분 <사건 발생 전 천안함은>의 의미는 <천안함 반파 직전>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피고인이 주장하는 것은 천안함이 한 번의 사고가 아닌 두 번의 사고, 즉 첫 사고인 <좌초>후 두 번째 사고인 <충돌>에 의해 반파되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사건 발생 전 천안함은>이하의 말씀 내용은 <천안함 반파사건 직전의 천안함은>의 의미로 첫 번째 사고인 <좌초>의 여부를 판단할 수 없는 정보의 내용이며 국방부는 첫 사고의 내용이 아닌 두 번째 사고의 내용을 중심으로 열람케 한 것으로 판단합니다. 

 

(1) 사건 발생 전 천안함은 ;

저는 천안함 사건은 한 번이 아니라 두 번이라 분석합니다. 첫 사고는 <좌초> 그리고 두 번째 사고는 <충돌>입니다.

그러나 국방부는 피고인의 견해와는 달리 사고는 <단 한 번>이라고 강변하고 있으므로 <사건 발생 전>의 의미는 천안함이 반파되는 <두 번째 사고 직전>을 의미하였을 것입니다.

이러한 검증은 온전한 검증이라 할 수 없습니다. 피고인이 주장하는 첫 번째 사고 시점을 포함하여 포괄적인 검증이 이루어졌어야 합니다. 두 번째 사고인 충돌은 수심47m 지점에서 발생한 것이므로 정지와 후진이 없는 것이 당연한 일입니다. 그것은 저수심에서 발생한 첫 번째 사고인 좌초에서 나타나는 현상이기 때문입니다. 

 

왼편 사진은 천안함 사고 사실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첫 속보 화면입니다.

<침수되면서 5km 표류 후 두 동강> 타이틀에 대하여 지금까지 <그것이 사실이 아니다>라는 방송사의 공식발표나 해명 혹은 그에 대한 국방부의 공식입장 표명은 전혀 없었습니다. 따라서 그것이 사실인지 여부를 떠나 그 또한 합리적 의심의 근거 중 하나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중요한 단서라 할 것입니다.

저 상황을 취재한 기자는 분명 국방부내 누군가의 확인을 거치고 또한 내부의 승인을 득한 후 방송으로 내보냈을 것입니다. 사건 초기의 보도가 대단히 중요한 이유는 조작과 거짓이 개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입니다.

첫 방송 화면이 보여주는 것은 세 가지 정황입니다. <침수>, <표류> 그리고 <두 동강>입니다. 

무슨 이유로 배에 물이 차게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도 없고, 왜 두 동강이 났는지, 그것이 침수와 관련이 있는지 아니면 또 다른 사고가 발생한 것인지 등은 저 보도만으로는 알 수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침수되었다>는 사실과 <두 동강 났다>는 사실, 그것이 팩트로서 분명히 확인되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중간의 <5km 표류>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선박이 표류한다는 것은 동력이 끊어진 상태에서 조류에 떠내려 간다는 것을 말합니다. 프로펠러가 돌지 않는 상태, 즉 엔진이 정지한 상태를 말합니다. 이러한 상황은 분명 정상적인 운항속도와 다른 형태의 움직임을 보이게 됩니다.

천안함이 5km를 표류하려면 얼마나 시간이 걸릴까요. 당시 조류의 속도는 2~3노트입니다. 시속으로 대략 3~5km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천안함이 5km를 표류하려면 최소 40분~1시간 혹은 그 이상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표류를 했는지 하지 않았는지 여부 혹은 표류를 하다가 다시 엔진이 가동되어 정상운항을 했는지 여부 등 여러 가지 있을 수 있는 상황까지를 감안하여 충분한 시간에 대한 KNTDS 검증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뜻입니다.

피고인은 <방송화면이 Fact이므로 선체의 움직임이 그렇게 되어야만 한다>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있을 수 있는 정황을 포함하여 검증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대를 포괄적으로 검증되었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만약 피고인이 KNTDS 정보에 대한 검증에 임했다면 피고인은 3월 26일 저녁 18시 이후의 함체 기동상황과 관련한 모든 정보에 대해 검증할 것을 요구했을 것입니다.  

KNTDS 정보는 기본적으로 디지털정보(Digital Information)입니다. 만약 데이터를 조작하려고 마음만 먹는다면 얼마든지 그렇게 할 수 있고도 남음이 있는 소위 <변조가 쉬운 정보>라는 뜻입니다. 검증의 의미는 그러한 조작이 가해졌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객관적인 데이터와 함께 비교되어져야 하고 분석되어져야 합니다. 

(2) 백령도 서남쪽 해상에서 항로를 따라 오르내리며 항해 ;

이에 대해서는 특별히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습니다. 

(3) 21시 21분과 21시 22분 사이에 발신 신호가 끊어졌고, ;

이 또한 특별히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습니다. 선체가 반파되어 전원이 끊어지면 함에서 발신하는 신호가 끊어지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4) 2분~3분 후 완전히 사라졌다 ;  < 별도 항목에서 설명 >

이 부분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별도의 항목 <5항>에서 상세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5) 본래 항로를 벗어나 해안가 근접하거나 ;

선박이 예정된 항로 위를 정확하게 항해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조류, 바람, 그물 등의 변수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예정된 항로를 중심으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의 안전한 항로를 따라 항해를 계속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작전상황도 상의 별표(최초좌초) 위치는 해안가에 근접한 지점으로 볼 수 있습니다. 만약 KNTDS상에 천안함이 별표 위치를 지나지 않았다면 KNTDS정보 자체의 신뢰성에 대해 의문을 가져야 하는 것입니다.  

(6) 백령도 남방과 대청도 중간 해역에 진입한 일이 없었으며 ;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피고인 또한 천안함이 백령도 남방과 대청도 중간 해역에 진입한 사실이 있다고 주장한 적이 없습니다.

(7) 사고 직전에 멈췄거나 후진해 진행한 일도 없었다 ;

피고인이 주장하는 것은 첫 번째 사고(좌초) 당시 천안함은 정지했을 것이고, 그곳으로부터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후진했을 것으로 판단하는 것입니다. 그러한 정황은 선저하부에 나타난 스크래치와 함안정기 앞뒤로 나타난 물리적인 접촉 및 압박으로인한 손상으로부터 충분히 입증가능한 사실입니다. 그러나 두 번째 사고(충돌후 반파) 직전 천안함이 멈췄거나 후진해 진행한 일이 없었던 것에 대해서는 피고인도 동의합니다. 피고인은 천안함이 충돌 전 멈췄거나 후진했다고 주장한 사실이 없습니다. 

(8) 일정 속도로 진행하던 중 갑자기 발신 신호가 끊어져 상황이 발생 ;

이에 대해서 부분 동의하는 것은, 선박이 사고를 당해도 칼로 무 자르듯이 단번에 동력이 끊어지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리고 주요 장비에 대해서는 비상밧데리와 연결되어 있어서 어느 정도 동력이 지속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4)항의 <사고 2~3분후 소멸되었다>라는 부분과 <일정속도로 진행하던 중 갑자기 발신신호가 끊어졌다>는 것은 다소 배치되는 내용일 수 있습니다만, 이 문제에 대해서 피고인 입장에서는 추정만 가능할 뿐 확실한 정보와 데이터가 없기 때문에 <부분 동의>합니다.


5. 함수가 떠 있는데 KNTDS에서 소멸될 수 있는지 여부

재판장님께서 보신 KNTDS에서 <사고 2~3분 후 완전히 사라졌다>고 하셨습니다.

천안함 함수는 3월26일 밤 21시21분58초에 반파된 후 익일인 3월27일 오후 13시37분에 최종적으로 가라앉습니다. 즉, 반파된 이후에도 무려 16시간22분 동안이나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이 사실은 천안함 재판과정에서 증인들의 증언을 통해 확인되었으며 천안함 백서에도 기록되어 있습니다.

 

천안함 백서에 표시된 함수의 이동 경로

천안함이 반파된 후 56명의 생존 대원들은 옆으로 기울어진 함수의 좌현 위에 모여 구조를 기다립니다.

천안함 생존 대원들이 기울어진 함수 위에 모여 구조를 기다리는 이 상황은 해경 501호가 22:15 현장에 도착하여 천안함 대원들을 구조하기 시작하는 22:30까지 지속됩니다.

 

그러면 그 생존대원 구조 이전의 천안함의 모습은 어땠을지, 백령도 초소에서 촬영한 TOD 영상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사고발생 후 35분이 지난 21:57분경의 천안함 함수는 구조를 위해 접근한 고속정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만큼 여전히 큰 함체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KNTDS에서 소멸되어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 국방부의 주장입니다. 만약 그렇다면 이 대목에서 던질 수 있는 질문은 딱 한가지 뿐입니다.

그런 KNTDS가 왜 필요합니까?

그런 KNTDS로 전투를 하는 것이 가능하기나 한 일입니까? KNTDS가 부실한 겁니까, 아니면 국방부의 주장이 거짓인 겁니까? 이에 대해 국방부는 답을 해야 할 것입니다.  


6. KNTDS 관련 김장수 주중대사의 발언 (미디어오늘 기사인용)

 

천안함 KNTDS 기록, 사라진 3분 미스터리
( 미디어오늘 | 조현호 기자 | 2015-12-13 )

2010년 당시 한나라당 국회의원이었던 김장수 주중대사는 그해 10월 18일 열린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 질의자료에서 KNTDS에 대해 함정이 보낸 자함신호 전송(천안함에서 신호 전송)으로 위치를 표시되거나 위성항법장치(GPS)가 없는 함정의 경우 인근 레이더 기지에서 포착 송신하는 위치정보로 표시되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사에 따르면, KNTDS에서는 신호가 소멸된지 2분 뒤 곧바로 천안함의 위치가 표시됐다는 것이다. 이는 인근의 레이더가 반파 이후 다음날 오후까지 떠있던 천안함 함수를 포착했기 때문이다.

김 대사는 국감 질의자료에서 “해작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당시 2함대사 KNTDS 당직자였던 배 하사는 21시25분03초에 천안함 ‘전시상태’(화면에 표시되는 상태-기자 주)가 점멸상태로 바뀐 뒤 소멸된 사실을 확인했다”며 “그러나 이러한 현상은 함정이 변침하거나 위성 전송상태가 불량할 경우에도 종종 발생하기 때문에 상급자에게 보고하지 않은채 약 2분 후 천안함의 위치를 탐지하고 있던 ‘296R/S(전탐감시소)’ 당직자에게 천안함 위치를 KNTDS 화면에 표시하도록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GPS-100 R/D로 천안함을 확인하고 있던 296R/S 당직자는 2함대의 지시에 따라 천안함의 위치정보를 KNTDS로 전송했다고 김 대사는 전했다. 특히 당시 296R/S 당직자는 천안함 함수를 천안함으로 인식하고 있었고, 사고 발생 1시간여 후인 22시37분까지도 천안함 함수의 위치정보를 KNTDS에 송신했다고 김 대사는 설명했다. 사고발생 1시간 동안에도 계속 KNTDS에 천안함이 남아있다는 얘기이다.

또한 해작사 KNTDS 운용담당자였던 임아무개 중사도 21시25분27초에 KNTDS 화면상의 천안함 표시가 소멸된 사실을 인지했다고 김 대사는 밝혔다. 그러나 임 중사는 일시적인 전송상태 불량으로 판단해 2함대사 KNTDS 운용담당자인 배 하사에게 천안함의 위치정보를 전송하도록 지시했고, 21시30분경 천안함 위치 표시가 다시 수신되자 상급자에 보고하지 않은 채 사건을 일단락 지었다고 김 대사는 밝혔다. 이 같은 사실은 해당 부대에서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가 합조단 조사와 감사원 감사를 통해 드러났다고 김 대사는 설명했다.

출처 :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26575


7. 해작사 작전처장 심승섭 준장의 법정증언 (위 미디어오늘 기사 인용)

 

천안함이 반파 직후 정전 등으로 KNTDS에 보내는 신호가 중단됐다 해도 다시 표적 전송을 지시해 천안함 위치가 복원됐다는 것은 법정 증언으로도 확인된다.

천안함 침몰 당시 해군작전사령부 작전처장이었던 심승섭 해군준장은 지난 2011년 9월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해 “21시25분경에 KNTDS 상으로 표적이 소실됐고, 그에 따라 실무자, 당직자 간에 2함대 당직자가 표적전송 지시를 해서 21시30분경에 다시 2함대사령부에서 표적을 전송해줬다”고 밝혔다.

심 준장은 KNTDS에 대해 “1차적으로 그 당시 전송하는 부서에서 예를 들어 천안함에서 자함 전송하는 표적을 위치로 전송했었을 경우 천안함이 소실되면 접촉이 안되고, 안될 경우 음영구역에 들어간 것인지, 접촉이 안돼서 그런 것인지 원인을 파악한 다”며 “그러면 현장에 있는 전파 사무실에서 그 표적을 자함전송방식에 의해 자기가 포착하고 있는 레이더파로 전송방식을 바꿔준다. 그렇기 때문에 5분 정도 공백이 있었던 것은 벙커안에서 보고있는 사람은 좌초돼 표적전송을 그렇게 했는지 여부를 식별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심 준장은 이를 파악한 시점에 대해 “내가 파악하기로는 이틀 후 정도였다”며 “다만 실무자들은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함정에서 보내는 신호와 레이더신호가 통합돼 있는 KNTDS에서 어떻게 그렇게 쉽게 신호가 소실될 수 있느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특히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해수부가 진성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등에 제출한 AIS(자동선박정보시스템) 항적 자료와 진도VTS 레이더 영상 항적자료를 보면, 세월호가 물 속에 전복된 이후에도 항적좌표와 속도, 방위각 등이 기재돼 있었다.

 

출처 :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26575


8. 민주당 박영선 의원의 문제 제기

2010년 10월 15일 국회 법사위 주재로 국방부에서 열린 군사법원 국정감사에서 당시 민주당(현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의원이 KNTDS에 관련한 질문을 하였습니다.

박영선 의원은 민주당 천안함 특위 위원 가운데에서도 KNTDS를 직접 눈으로 확인한 유일한 의원입니다.

 

천안함 KNTDS 소멸, 軍발표 침몰지점서 600m 떨어져
( 민중의소리 | 조태근 기자 | 2010-5-25 )

 

천안함이 KNTDS(해군전술지휘통제시스템) 상에서 사라진 좌표가 24일 처음으로 공개됐다. 그런데 이 지점이 해군이 발표한 천안함 '폭발원점' 좌표와 크게 차이가 나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KNTDS에서 천안함이 사라진 시간은 3월 26일 밤 9시 25분 이었으며, 천안함은 9시 22분부터 25분까지 움직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군이 발표한 천안함의 침몰 시간은 9시 22분(9시 21분 58초)이었는데, KNTDS상에서는 이 때도 천안함이 기동하고 있었다는 의미다.

박영선 민주당 의원은 24일 열린 국회 천안함 특별위원회 회의에서 천안함 사고지점이 KNTDS상에서 동경 124도 35분 47초/북위 37도 56분 01초로 나오는데, 해군발표 좌표와 무려 600m가량이나 차이가 난다며 "왜 이렇게 차이가 나느냐"고 질의했다.

실제 민.군 합동조사단이 20일 최종 조사결과에서 천안함이 북한 어뢰에 의해 피격당했다는 '폭발원점'의 좌표는 동경 124도 36분 02초/북위 37도 55분 45초였다. 그러나 이날 박영선 의원이 KNTDS에서 천안함이 사라졌다고 밝힌 곳은 이보다 북서쪽으로 상당히 떨어져 있다.

박 의원이 이날 공개한 KNTDS 좌표는 지난달 23일 민주당 천안함 특위 위원들이 합참을 방문해 군으로부터 받은 좌표다.

KNTDS는 해상에 떠 있는 선박의 위치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해주는 시스템으로, 해군 2함대, 해군작전사령부, 합참 군사지휘본부, 공군 중앙방공통제소(MCRC) 등 주요기지와 시설에 설치돼 운영되고 있으며, 사고 발생 시각과 위치를 확인하는 데 가장 확실한 근거다.

박 의원은 "KNTDS 좌표는 지금까지 나와있는 자료 중 유일한 디지털 자료"라며 "우리가 (합참에서 준 KNTDS 좌표를)'초'단위로 찍어서 했지만 군사기밀이라 지금 가지고 오진 않았다"며 "그 어디에도 해군이 말한 좌표 나와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틀렸으면 우리가 시정하겠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이게 수정할 문제냐"며 "초기에 얼마나 데이터 분석을 하지 않았는지 대표적 사례"라고 말했다.

출처 :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26575


존경하는 재판장님,

이 문제는 단순히 ‘실수’ 혹은 ‘착오’ 정도로 끝날 문제가 아닙니다. 박영선 의원의 표현을 빌리지 않더라도 <KNTDS 좌표는 지금까지 나와있는 자료 중 유일한 디지털(Digital) 자료>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600m나 오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더더욱 중요한 문제는 KNTDS 소멸좌표가 해군이 발표한 침몰지점보다 <북서쪽>으로 600m나 떨어져 있다는 사실입니다.

천안함이 반파된 시점은 21:22분이며 KNTDS상에서 소멸된 시점은 21:25분이라고 합니다. 3분의 간격이 존재합니다.

사고 당시 조류는 <동남 방향>이었습니다.   

국방부가 공개한 KNTDS 정보가 사실이라면 천안함이 반파된 이후 함수가 <조류의 반대방향으로 거슬러 600m를 이동했다>는 결과가 됩니다.

그것이 사실이 아님을 지금부터 명백한 과학적 증거로 입증하겠습니다. 


9. 백령도 초소 TOD 영상과의 비교 분석

 

위 사진의 좌측은 <백령도 서안 해도>입니다. 그리고 우측은 구글 위성 영상이며 <방위각>이 표시되어 있습니다. 아래 영상은 백령도 초소 TOD에 반파직후 천안함의 모습으로 시각은 21:22:40이나 국방부에서 1분40초 오차가 난다 했으므로 실제시각은 21:24:20이며 당시 <방위각은 4035>입니다. 

 

위 세 개의 영상, 그리고 해군침몰좌표와 KNTDS소실좌표를 하나의 영상으로 합성해 보겠습니다.

 

Ⓐ해군좌표는 천안함 함미 침몰지점입니다. ⒷKNTDS좌표는 국방부가 박영선 의원에게 열람케 한 KNTDS상 소실지점의 좌표입니다.

그런데 Ⓒ노란선은 천안함 반파시각 21:21:58초로부터 2분22초가 지난 21:24:20초의 천안함의 방위각을 보여주고 있으며 함수 및 함미 모두 수면위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 즉, 함미가 아직 가라앉기 전이며 함수가 KNTDS상으로 소멸되기 직전의 상황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국방부에서 주장하는 KNTDS상으로 천안함이 완전히 소멸되는 21:25:00 시각을 지나 천안함 함미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기 시작하는 순간, 21:25:20초(TOD시각 21:23:40)의 영상과 방위각을 체크해 보겠습니다.

 

함미가 수면 아래로 막 모습을 감추는 순간의 영상입니다. 영상 중앙의 방위각이 4030이므로 함미의 방위각은 4020~4025정도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즉, TOD 영상으로 확인 가능한 것은 함수와 함미 모두 반파이후 TOD에 잡히고 난 후 조류에 의하여 동남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는 사실이 방위각의 변화가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로 확인이 가능한 것입니다.

부력이 소진되어 수면 아래로 잠기기 시작하는 함미는 47m 수심의 해저에 닿을 때까지 어느 정도 조류의 영향으로 아래쪽으로 흐르다가 해저에 가라앉았을 것이고 그 지점이 바로 Ⓐ해군좌표 지점인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이후의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함수 역시 방위각이 계속 줄어드는 방향으로 이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결론적으로 천안함은 반파된 이후 국방부 KNTDS상에 나타나 있는 소실지점Ⓑ에 간 사실이 없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주목해야 할 사항은 검찰이 재판 후반부에 백령도 TOD초소의 위치에 대하여 기존에 알려져 있던 곳보다 아래쪽(Ⓓ)에 위치해 있다는 새로운 사실을 법정에서 밝힌 바 있습니다.  

설사 검찰에서 새로이 입수한 내용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위 해도에서 Ⓐ와 Ⓒ는 만나게 되어 더욱 설득력이 높아지게 되는 반면 Ⓑ와 Ⓒ의 거리는 더 멀어지게 되어 더더욱 국방부의 KNTDS소실 좌표의 존재는 허공에 뜨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은 단순한 피고인의 주장이 아니며, 국방부에서 제출하고 검찰에서 제시한 증빙자료들만으로 과학적이고 논리적으로 입증한 것입니다.

국방부가 재판부에 열람케 한 KNTDS 정보가 박영선 의원이 보았던 바로 그 영상과 다르지 않다면 국방부는 재판부에 사실이 아닌 KNTDS 정보를 보여 주었다는 결론입니다.


10. 국방부가 KNTDS 정보열람에 피고인을 배제한 이유

국방부는 KNTDS 정보가 군사기밀이므로 외부유출 우려가 있어 피고인에게 보여줄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만, 피고인은 그러한 국방부의 주장이 궁색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피고인이 KNTDS 검증을 하였다면 어떻게 하였을까 말씀을 드리는 것으로 그 이유를 설명드리겠습니다.

(1) 천안함은 최초좌초지점을 지났어야 합니다

검증은 백지상태에서 하는 것이 아닙니다. 기존에 알게 된 여러 가지 정황과 정보 그리고 근거에 바탕하여 확인하기 위하여 행하는 것이 <검증>입니다.

천안함이 좌초했다는 증거는 무수히도 많습니다. 그 가운데 눈을 속일 수 없는 증거는 선체에 나타난 스크래치이며 프로펠러의 손상입니다. 그리고 <좌초>라는 단어가 기록된 곳 - 두 곳중 하나가 <해경보고서>이며 또 하나가 바로 <작전상황도>입니다. 

작전상황도 상에 표기된 별표(☆)와 그 옆에 기록된 <최초좌초>라는 단어. 그곳은 천안함이 항해할 수 있는 수심대의 항로 가운데 천안함이 좌초할 수 있는 유일한 지점입니다. 만약 최저조 시간대가 아니었다면 천안함은 그 위를 항해했어도 좌초하지 않고 무사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하필이면 가장 수심이 낮아지는 시간대에 그곳을 지나간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작전상황도에는 친절하게도 고조/저조 시간대를 기록하고 있어 사고 당시가 저조시간대임을 나타내고 있고 당시의 평균수면(6.4m)과 최저수심(4m)을 기록해 놓고 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천안함이 그곳에서 좌초했을 이유가 충분한 것입니다.

 

흘수가 3m인 천안함은 트림(Trim, 함수 함미의 경사도)이 1m정도 존재하고 프로펠러가 선저하부 기선(Base line)보다 1m정도 하부로 돌출해 있어 실제 3+1+1=5m의 영향을 받습니다. 그러한 선체가 파고 2~3m를 오르내리면 그 지점에서 좌초를 하기에 충분한 상황이 되는 것입니다. 

만약 제가 KNTDS 정보를 검증한다면 천안함이 그 지점을 통과하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따졌을 것입니다.

그리고 최초촤초한 시간대는 두 번째 사고(반파) 이전에 최소 30분~ 수 시간으로 거슬러 올라간 시간대부터 KNTDS정보를 살폈을 것입니다.

(2) 천안함 U-Turn 이후의 침로와 항적

 2010년 10월 15일 국회법사위 주재로 국방부에서 열린 군사법원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KNTDS 자료를 토대로 질의를 하면서 천안함이 왼쪽으로 급변침(U-Turn)한 화면을 띄워놓고 있습니다.

 

천안함이 좌초를 할 수 밖에 없었던 중요한 원인 중 하나가 바로 U-Turn의 방향입니다. 박영선 의원이 국감장에서 그 점을 지적한 것은 아니지만, 저는 화면을 보면서 항해장교의 운항과실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당시는 밤 21시 이후 캄캄한 야간시간대이며 파고 2~3미터인 해상상태로 파고가 그 정도였다면 바람의 영향 또한 적지 않았을 것입니다. 특히 저수심대를 항해할 때는 수심이 깊은 쪽 그리고 바다가 트인 쪽으로 변침을 하는 것이 항해사가 지켜야 할 수칙입니다. 그것이 법으로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안전운항을 위해 항해사가 취해야 할 현명한 항법이라는 것입니다.

제가 법정에서 당시 <항해장교가 초보운전>이라고 표현했던 이유가 바로 그런 점입니다. 천안함 항해장교는 위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좌변침을 합니다. 저수심대에서 백령도 쪽으로 변침을 한 것이지요. 그것이 왜 위험한가 하면 해도상에 항적을 그려놓고 그 이후의 결과가 어떻게 되는지 살펴보면 알 수 있는 일입니다. 

 

야간에 천안함을 동남쪽으로 운항한 항해장교는 21:05분경 변침지점에서 좌변침을 합니다. 그 방향은 (1)백령도쪽이며 (2)저수심쪽입니다.

항해장교가 A지점에서 판단해야 할 사항 가운데 중요한 것은 ;

첫째, 바람과 조류의 영향을 감안했어야 합니다. 당시 북서쪽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남동쪽으로 흐르는 조류의 영향으로 인하여 변침할 경우 회전반경(Turning Circle)이 더 커진다는 점입니다.

둘째, 저수심 지대가 어느 쪽인지 감안했어야 합니다. 회전반경이 커지는만큼 저수심 지대로 더욱 깊숙이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만약 천안함 항해장교가 우변침을 했더라면 내려왔던 항로보다 수심이 깊은 쪽으로 다시 올라갔거나 바람과 조류의 영향을 받더라도 내려온 항로 그대로 지키면서 올라갈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변침이 아닌 좌변침을 함으로써 더 커진 회전반경으로 인하여 저수심 지대로 더욱 들어가게 된 상황을 인지하지 못하고 문제의 별표지점(☆ 최초좌초지점)쪽으로 항해했을 것으로 분석합니다.

만약 항해사 출신인 제가 KNTDS 정보를 검증했다면 사고 당일 저녁 이후 충분한 시간대에 걸쳐 KNTDS 정보를 모두 보자고 요구함은 물론, 그 좌표를 제시해 줄 것을 요구했을 것입니다. 박영선 의원이 최종 KNTDS 소실 좌표를 국방부에 요구해 손에 쥐고 나왔던 것처럼 데이터 자료를 요구했을 것입니다.

비록 피고인은 KNTDS 정보를 보지 못하였지만, 국방부와 검찰이 제시한 자료 그리고 박영선 의원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국방부가 주장하는 KNTDS 정보가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이상과 같이 분석하여 제출드립니다. 

2015. 12. 18  피고인 신상철

서울중앙지법 형사36부 귀중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1003&table=pcc_772&uid=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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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첨단화 된 종합기계공장

(사진)북, 첨단화 된 종합기계공장
 
심장 본보기 공장
 
이정섭 기자
기사입력: 2015/12/20 [20:43]  최종편집: ⓒ 자주시보
 
 

 김정은 제1위원장이 "최고수준'이라고 극찬한 1월 18일 종합기계공장은 로봇,CNC화, 무인창고 등 무인화 자동화 된 21세기 공장으로 탄생했다. 재미동포 언론이 공개한 사진을 게재한다. 

 

▲     © 이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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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멈추지 못하는 백남기 농민 딸

[오마이포토] 눈물 멈추지 못하는 백남기 농민 딸 ⓒ 이희훈
지난 11.14 민중총궐기대회에서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중태에 빠진 백남기씨의 딸 백민주화씨가 19일 오후 서울 대학로 서울대병원 앞에서 열린 3차 민중총궐기 '소요문화제' 마무리행사에 참석해 시민들에게 눈물로 감사 인사말을 마친 뒤 병원으로 돌아가면서도 눈물을 멈추지 못하고 있다.
[오마이포토] 눈물 멈추지 못하는 백남기 농민 딸ⓒ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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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석의 편지] 천정배 의원께

 
고종석 | 작가·칼럼니스트


편지를 쓰기로 마음 정하기까지 많이 망설였습니다. 이 연재를 시작하기 전에, 국내 정치에는 간여하지 않겠다고 다짐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박정희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에게 이미 편지를 쓴 것이 그 자체로 국내 정치에 개입한 셈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무엇보다도 제가 최근 읽은 <아주 낯선 상식>(김욱 지음, 개마고원 펴냄)이라는 책이 인상 깊어서 당신을 수신자로 불러냈습니다. <아주 낯선 상식>은, ‘호남 없는 개혁에 대하여’라는 부제가 드러내듯, 영남패권주의를 정교하게 분석한 책입니다. 이 책은 한 챕터를 지난해 광주 보선 때 당신이 치켜든 ‘호남정치’에 할애하고 있습니다.

당신도 짐작하시겠지만, 이 책의 저자는 당신에게 우호적입니다. 그러나 우호적이라는 것이 절대적 지지를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자는 당신의 발언들에 기대어 ‘호남정치’라는 것이 무엇인지 따져본 뒤 다소 유보적인 결론을 내립니다. 그러나 당신의 ‘호남정치’라는 것에 ‘반영남패권주의’라는 요소가 있음을 지적하고, 그것이 ‘진정한 민주주의’를 위한 첫걸음임을 인정합니다. 저는 당신이 이 책을 꼭 읽어보기 바랍니다. 한 챕터가 당신에게 할애돼 있어서가 아니라, 이 책은 대한민국의 지역모순을 가장 심도 있게 분석하고, 비록 가망이 크지 않지만 그 해소 방식까지 시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당신도 배울 점이 많을 것입니다. 당신이 공부 천재라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일이지만, 공부 천재라고 해서 모든 것을 알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이 편지에서 <아주 낯선 상식>이라는 책의 주장을 요약하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아주 낯선 상식>의 저자에게 동의하며, 당신이 내세운 ‘호남정치’라는 프레임이 전략적으로 그다지 현명하지 않음을 지적하고자 합니다. ‘친노패권’ 프레임을 내걸고 ‘개혁 세력’ 내부의 영남패권주의자들과 싸우기로 했다면 그 효과가 더 컸을 것입니다.

당신은 옛 민주당에서 노무현 옹립을 주도한 사람입니다. 노무현 상임고문 주변에 원내 우군이 거의 없던 시절에, 당신은 ‘노무현 대통령’의 깃발을 치켜들었습니다. 그리고 세력을 결집해 노무현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었습니다.

선거일 저녁 출구조사에서 이미 ‘노무현 대통령’이 예견되기는 했으나, ‘노무현 대통령’이 확정되기까지 저는 계속 마음을 졸였습니다. 그리고 노무현 후보가 대통령으로 확정됐을 때 무교동의 낙지집으로 달려가 행복한 소주를 마셨습니다.

2003년 민주당의 소위 개혁파 의원들이 분당을 추진했을 때, 저는 한 신문의 논설위원으로 있었습니다. 어쩌면 당신도 그때 제가 민주당 분당을 격렬히 반대했다는 것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아주 낯선 상식>의 저자와 전북대 강준만 교수도 저처럼, 아니 저 이상으로 민주당 분당을 반대했습니다. 그러나 막상 분당이 이뤄졌을 때, 저는 ‘우리가 만든 노무현 정부’라는 프레임을 내걸며 호남 유권자들이 열린우리당을 지지해야 한다고 썼습니다. 분당 뒤 민주당이 한나라당을 이용해 노무현 대통령을 탄핵소추했다는 사실이 제게 영향을 끼쳐서 그랬던 것은 아닙니다. 탄핵소추 이전에도 저는 “가난한 부모가 창피하다며 집을 뛰쳐나갔다가 세상에서 따돌림당하는 자식을 거두어 보살피는 심정으로, 호남 유권자들은 신당을 감싸 안아야 한다”고 썼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으로 순진한 생각이었습니다. <아주 낯선 상식>의 저자와 강준만 교수는 저와 달리 여전히 옛 민주당의 지지자로 남았고, 강준만 교수는 그 분당의 충격으로 한동안 정치에 관한 글을 쓰지 않았습니다.

그 분당을 주도한 이들은 흔히 ‘천신정’이라 불립니다. 당신과 신기남, 정동영 세 사람의 성을 따서 만들어진 말입니다. 그 분당 앞뒤로 신기남 의원이 “호남에서 표 떨어지는 소리가 나야 영남에서 표를 얻을 수 있다”며 제 고향 사람들 마음에 대못을 박은 것이 기억납니다. 그것은 당시 한나라당의 비열한 선거전략을 고스란히 베낀 것입니다. 분당은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었습니다. 분당을 통한 개혁신당론의 핵심 아이디어가 힘센 새 친구를 얻기 위해 그 자가 싫어하는 옛 친구를 버리자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당신을 비롯한 신당 추진파는 ‘망국적 지역주의’의 해소를 정치적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당신들이 그 거룩한 명분의 실현을 위해 고른 길은, 얄궂게도, 영남패권주의에 사실상 굴복하고 영합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을 노무현 대통령은 방조하거나 북돋우거나 지휘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지금 제1야당의 지지부진함과 내분의 뿌리가 바로 2003년의 민주당 분당이라는 것이 또렷이 드러납니다. 분당 뒤에 뭘 크게 잘못했다기보다 분당 자체가 문제였던 겁니다.

분당이 아니었다면 호남과 노무현 대통령 사이가 지금처럼 데면데면해지지 않았을 것이고, 분당이 아니었다면 대한민국 여당과 제1야당의 주류가 모두 영남패권주의 세력으로 채워지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분당이 아니었다면, 당신이 광주에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와 대결하며 ‘호남정치’의 복원을 내세울 일도 없었을 것입니다.

대통령 탄핵소추의 반동으로 열린우리당은 과반의석을 얻었지만, 그 과반의석으로 노무현 정권이 무슨 업적을 이뤘는지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국가보안법을 비롯한 소위 4대 악법의 개폐는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몽니에 휘둘려 흐지부지돼 버렸고, 노무현 대통령은 마침내 선거법 개정을 매개로 한나라당과 대연정을 시도하다 박근혜 대표에게 거절당하는 망신을 합니다. 그리고 여기에는 여당의 원내대표를 지냈던 당신에게도 큰 책임이 있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을 장악한 친노세력에게 떠밀려나 당신이 광주에서 호남정치를 내세웠을 때, 나는 당신이 2003년 분당에 대해 사과할 줄 알았습니다. 호남 민심을 다독거리기 위해서였지만, 대통령 후보 시절의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도 호남 유권자들에게 분당을 사과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호남정치의 복원을 내세우는 당신이 그 분당에 대해 사과하지 않는 게 저는 의아합니다.

당신의 심정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당신은 노무현 정권에서 여당 원내대표와 법무부 장관을 지냈습니다. 분당이 아니었다면, 당신이 그런 호사를 누리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당신은 당신의 과거를 부정하기 싫은 것입니다.

그러나 당신이 2003년 민주당 분당을 사과하지 않는다면, 저는 당신의 ‘호남정치’를 신뢰할 수 없습니다. 분당의 가장 참혹한 결과는 호남 유권자들을 친노 영남패권주의 세력의 인질로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당신은 호남 유권자들에게, 그리고 이 나라 민주주의 세력에게 깊이 사과해야 합니다. 당신이 주도한 그 분당 때문에, 호남 유권자들은 노예의 도덕을 내면화해야 했습니다. 선거 때마다 친노가 주류인 새정치연합에 몰표를 주지만, 새정치연합 주류는 영남패권주의를 버릴 생각이 없습니다. 호남 유권자들에게 돌아오는 것은 비웃음뿐입니다. <아주 낯선 상식>은 당신이 지난해 보선에서 당선한 직후 서울대 조국 교수가 했다는 이런 발언을 소개합니다. “내가 호남사람이라도 새정치연합을 안 찍는다. 돈 대주고, 힘 대주는데 의사결정에선 소외된다고 여긴다면 찍을 이유가 없다.”

조국 교수의 이 발언이야말로 독립적 주체의 냉철한 합리주의를 드러낸 것입니다. 그런데 호남 유권자들은 이런 냉철한 합리주의를 실천하지 못해왔습니다. 이제 이 희비극적인 인질극을 끝내야 합니다. 이 인질극을 끝내는 데 당신이 이바지해주시기 바랍니다.

<아주 낯선 상식>의 저자는 ‘신성광주’가 ‘세속광주’로 내려와야 한다고 말합니다. 광주가 세속의 욕망을 발산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저도 그 주장에 아무런 이의 없이 공감합니다. 호남 유권자들이 다른 지역 유권자들에 견줘 더 민주주의적이고 더 윤리적이어야 할 의무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민주주의의 보루’라는 굴레에서 호남은 벗어나야 합니다.

호남의 일당지배를 이제는 끝장내야 합니다. 호남은 모든 정당에 일정한 거리를 두고 그 정당들과 거래해야 합니다.

호남에 정당한 이익을 주겠다고 신실하게 약속하고 그것을 실천하는 정당이라면, 그것이 새정치연합이든 진보정당이든 심지어 새누리당이든 지지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지금의 새누리당이 80년 광주학살의 주체인 전두환 민정당의 후신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습니다. 김영삼 정권의 하나회 척결과 전두환·노태우 기소를 통해서, 새누리당의 전신인 신한국당은 적어도 상징적으로나마 5공과의 관련을 끊어냈기 때문입니다. 지역모순은 한국 사회의 주요 모순입니다. 지역모순을 모른 체하는 진보는 가짜 진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새누리당을 지지할 일이 결코 없겠지만,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제 동향인들을 이해하려고 애쓸 것입니다. 당신의 ‘호남정치’가 닫힌 정치가 아니라 열린 정치가 되기 바랍니다. 한국 정치의 정상화에 기여하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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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들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는 '혼용무도'

교수들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는 '혼용무도'

[<교수신문> 전국 교수 886명 설문 결과] "나라 상황 암흑에 뒤덮인 것처럼 온통 어지럽다"
15.12.20 13:11l최종 업데이트 15.12.20 13:11l김동환(heaneye)

기사 관련 사진
"이제까지 것 중 제일 세다." (조국 서울대 교수)

대 학 교수들이 2015년 올 한해를 되돌아보는 사자성어로 '혼용무도'(昏庸無道)를 꼽았다. 혼용무도는 '나라 상황이 마치 암흑에 뒤덮인 것처럼 온통 어지럽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조국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위와 같이 평했다.

<교수신문>은 지난 8일부터 14일까지 전국 교수 88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524명(59.2%)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혼용무도'를 선택했다고 20일 밝혔다.

' 혼용'은 고사에서 어리석고 무능한 군주를 가리키는 '혼군'과 '용군'이 합쳐진 말이고, '무도'는 세상이 어지럽고 도리가 사라졌음을 묘사한 '천하무도(天下無道)'에서 유래한 표현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지식계층인 교수들이 2015년 한국 사회에 대해 국가 지도자가 무능하고 사회가 어지러운 상태라고 노골적으로 지적한 것이다.

이 사자성어를 추천한 이승환 고려대 교수는 "연초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온 나라의 민심이 흉흉했으나 정부는 이를 통제하지 못하고 무능함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그는 "(임기) 중반에는 여당 원내대표에 대한 청와대의 사퇴압력으로 삼권분립과 의회주의 원칙이 크게 훼손됐고, 후반기에 들어서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으로 국력의 낭비가 초래됐다"고 꼬집었다.

2위 '사시이비', 3위 '갈택이어', 4위 '위여누란'... 모두 심각한 위기 지적

혼용무도를 이어 2위에 오른 사자성어는 '사시이비(似是而非)'로 127명(14.3%)이 선택했다. 사시이비는 겉보기에는 맞는 것 같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는 의미다.

사 시이비를 추천한 석길암 금강대 불교학과 교수는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비롯한 최근 정부정책을 보면 국민을 위한다고 말하거나 공정하고 객관적이라고 홍보하지만, 실제로는 근거를 왜곡하거나 없는 사실조차 날조해 정당성을 홍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그러나 이 같은 시도에도 불구하고 국민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갈택이어(危如累卵)'는 교수 121명(13.6%)의 지지를 받아 3위에 올랐다. 연못의 물을 모두 퍼내어 고기를 잡는다는 뜻이다.

이 를 추천한 남기탁 강원대 국문학과 교수는 "사회 현상에 대한 대립은 불가피하지만 최근 대립을 넘어 상대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고 없애버리려는 폭력과 욕설이 난무하고 있다, 당장은 고기를 많이 잡을 수 있더라도 장기적인 발전은 불가능하게 되는 것을 빗댔다"고 말했다.

이밖에 '달걀을 포개어 놓은 것과 같은 몹시 위태로운 형세'라는 의미의 '위여누란(危如累卵)'(6.5%), '미련하여 융통성이 없다'는 뜻의 '각주구검(刻舟求劍)'(6.4%) 등의 사자성어들도 후보에 올랐다.

모두 심각한 위기에 놓인 한국사회를 걱정하는 시선들이다.

이 번 선정은 사자성어 후보 추천위원단 추천과 예비심사, 전국 교수 대상 본설문의 3단계로 진행됐다. 설문에 참여한 교수들은 전국 국공립대학교수회연합회와 한국 사립대학교수연합회, 주요학회 등에 소속된 교수 및 각 대학교의 보직교수, 명예교수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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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대권잠룡’ 문․박․이 한자리에.. 朴정부 복지 후퇴 비판

 

‘안철수 탈당’ 사태 언급 눈길.. 박원순 “통합은 필승, 분열은 필패”

김미란 기자  |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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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12.20  15:03:10
수정 2015.12.20  15: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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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성남시장이 한자리에 모여 박근혜 정부의 복지축소, 후퇴를 강하게 성토했다.

이들은 20일 국회에서 ‘박근혜 정부 복지 후퇴 저지 토크콘서트’를 열고 박근혜 정부의 복지 축소에 맞서 바람직한 지방자치단체의 역할과 복지 정책에 대해 논의했다.

   
▲ ⓒ go발뉴스 

이날 문재인 대표는 ‘정부의 철학’을 지적, “불평등을 해소하는 제도가 ‘복지’인데, 그런 복지를 축소하겠다는 것은 역사에 죄를 짓는 것”이라며 “박근혜 정권의 독재화에 맞서는 강력한 경제정책과 불평등 문제를 타파하는 강력한 복지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원순 시장은 “중앙정부의 정책들은 획일적일 수밖에 없고 이에 비해 지자체의 정책들은 좀 더 구체적이고 시민들의 삶과 더 밀접하다”면서 “중앙과 지자체의 정책들이 서로 조화롭게 가야 하는데 현재 중앙정부는 획일적으로 반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시장도 “현재 지방자치단체에서 시행하고 있는 1500개 가까운 사업을 내년까지 통폐합하라고 지자체를 압박하고 있다”면서 “이 사업들은 실제 가장 어렵고 고통 받는 사람들을 위한 작은 규모의 복지정책이라 만약 이것들이 통폐합되거나 사라지면 약 600만명의 피해가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현재 서울시는 ‘청년수당’ 정책으로, 성남시는 ‘공공산후조리원’, ‘무상교복’, ‘청년배당’ 정책으로 중앙정부와 갈등을 빚고 있지만, 이 같은 정책들을 반드시 관철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이 시장은 “정부에 돈이 없는 것이 아니라 ‘도둑’이 너무 많은 것”이라면서 “잘하면 상을 주고, 일한만큼 돌려받게 해주는 사회를 만드는데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민주주의, 국민의 권리, 지방자치를 지키는 것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싸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런가하면 박원순 시장은 이를 위해 ‘사회적대타협 논의기구’를 만들어 줄 것을 당에 요청했다.

박 시장은 “당에서 중앙정부의 복지후퇴에 대해 전국민적인 대화기구를 만들어달라”면서 “함께 의견을 모아가고 사회적 논쟁을 토론해 나가는 중심 축이 있어야 한다”며 이를 당이 주도적으로 해줄 것을 당부했다.

   
▲ ⓒ go발뉴스 

이날 자리에서는 안철수 의원 탈당 사태를 비롯, 당 내홍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박 시장은 ‘안철수 의원의 신당 창당’ 관련 보도와 관련 “통합은 필승이고 분열은 필패”라며 “문 대표에게도 그랬고 안 의원에게도 절대 그건(분열)은 안 된다고 전화도 했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더불어 “중도보수층까지 (통합을)해서 내년 총선을 이겨야 하는 것 아니냐”며 “모든 방법을 다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재인 대표는 “우리는 충분히 해낼 수 있다”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낙관주의”라고 답했다.

이어 “‘우리 당은 안 될 것이다’, ‘총선에선 이길 수 없다’는 패배주의적 사고는 당을 어렵게 만드는 것”이라며 “(패배주의적 사고는)새누리당과 함께하는 보수언론의 프레임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단단하게 출발하면 (외연을) 확장하고 그것이 통합을 만든다”면서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만큼 (힘을) 합쳐서 국민들과 함께 희망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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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유승민, 천정배 그리고 정의화

 
새로운 정치세력은 합리적 보수세력 견인할 수 있어야…
 
이진우  | 등록:2015-12-20 08:58:10 | 최종:2015-12-20 09:04:49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안철수 돌풍이 거세던 시절, 여론조사에서 그의 지지율은 35%를 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부동의 여권 대선주자 박근혜 후보와의 1대 1 가상 대결에서도 상당한 격차로 앞서기도 했습니다. 그랬던 그의 지지율이 이제는 10%도 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한 때 그를 지지했던 나머지 25%는 다 어디로 갔을까요? 지극히 일부가 새누리당 혹은 새정치민주연합으로 옮겨갔겠지만, 아마도 대부분은 부동층으로 남았을 것입니다. 왜 부동층으로 남았을까요? 수구 기득권도 싫고 운동권 진보도 모두 거부하는 ‘합리적 보수’를 기대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것이 ‘안풍’의 실체였지요.

바로 이 부분을 안철수는 오판했습니다. 기존 한국 정치 지형에서 존재하기 어려운 ‘제3의 길’을 열어달라고 유권자들은 간절히 요구했는데, 그 열망을 ‘반 박근혜’ 진영 쪽에 그냥 넘겨줘 버렸습니다. 그 후 대선 국면에서 애매모호한 행보를 보이다가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다시 독자노선을 걷는 듯 하더니 이번에는 또다시 민주당과의 합당으로 그 열망을 문재인 세력에게 넘겨줘 버렸습니다. 그리고는 또다시 독자 노선을 걸어가겠다고 합니다.

도대체 왜 이 시점에 안철수는 다시 마이웨이를 선언한 것일까요? 그리고 안철수의 홀로서기는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요?

‘합리적 보수’를 기대하는 우리 국민의 정서는 생각보다 그 뿌리가 깊습니다. 92년 총선의 국민당과 신정당, 96년과 2000년 총선의 자민련, 2008년 총선의 자유선진당과 창조한국당 등을 지지한 유권자가 대략 20%(500~550만 표) 정도 됩니다. 이들 20%로 상징되는 ‘제3 정당’ 혹은 ‘제3 후보’의 색깔이 보다 분명해지고 스펙트럼이 넓어지면 30% 넘는 지지율을 기록하며 돌풍으로 이어지는 것이지요. 92년의 정주영 돌풍, 97년의 이인제 돌풍, 2002년의 정몽준 돌풍, 2007년의 이회창 돌풍, 그리고 2012년의 안철수 돌풍 등이 그 대표적 사례입니다.

 

 

결론적으로, ‘안철수 돌풍’은 소멸된 것이 아니라 수면 위로 잠시 가라앉았을 뿐입니다. 92년 정주영을 지지했고, 97년 이인제를 지지했고, 2002년 정몽준을 지지했고, 2007년 이회창과 문국현을 지지했고, 2012년에 안철수를 지지했던 사람들이 결코 다른 사람들이 아니라는 이야기지요. 그 증거가 있습니다. 국회선진화법을 무력화시키려는 박근혜 대표에 맞서 싸우다가 원내대표를 사임한 유승민, 그리고 국회선진화법을 이유로 경제활성화 관련법 직권상정을 거부하고 있는 정의화, 새정치민주연합을 뛰쳐나와 새로운 합리적 중도정당을 만들겠다는 천정배. 이들 모두가 바로 ‘합리적 보수’를 열망하는 국민의 정서와 현재 맞닿아 있습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합리적 보수’라는 것이 무엇일까요? 민주주의와 국민행복을 위해 정도를 걸어가 달라는 것입니다.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행위, 선거 승리만을 위해 유권자를 분열시키고 갈등을 조장하는 행위, 독선과 권위주의에 빠져 국민을 섬기기보다는 국민 위에 군림하려는 태도, 공공의 이익이 아닌 사당의 이익을 위해서만 움직이는 계파 정치… 이러한 것들에 대해 단호하게 거부하고 기본과 원칙에 충실한 정치와 국정운영을 펼쳐달라는 것이지요. 알고 보면 쉽지요.

2012년 안철수 돌풍의 원동력도 ‘갈등과 분열의 정치’가 아닌 ‘통합과 상생의 정치’로 가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기 때문입니다. 비록 원내대표 직을 사임하기는 했지만 유승민 의원에게 적지 않은 국민들이 박수를 친 이유도 '합리적 보수'를 지향했기 때문입니다.

호남 유권자들이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아닌 무소속 천정배 후보를 선택한 이유도 ‘계파 정치’와 ‘낡은 진보’를 청산해달라는 것이었지요. 이들에게 보낸 국민의 열렬한 박수 속에 ‘제3의 길’을 위한 작은 씨앗들이 담겨 있습니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삼권분립’과 ‘의회민주주의’를 요즘 들어 부쩍 강조하고 있습니다. 누구나가 고등학교 사회문화(혹은 법과정치) 시간에 배운 지극히 상식적인 것들이지만, 새삼 그 진정한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게 됩니다. 본래 삼권분립이라는 것이 입법부는 입법부대로, 행정부는 행정부대로, 사법부는 사법부대로 각자의 존재의미와 역할에 충실하다 보면 이들 3부간 합리적 견제와 균형으로 국민을 위한 최선의 정치가 펼쳐진다는 것에 기반을 두고 있지요. 결국 기본은 각자가 각자의 존재의미와 역할을 제대로 해야 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게 지금 무너지고 있습니다.

유권자가 선출한 국회의원, 그리고 그 국회의원들이 모두 모여서 선출하는 자리가 바로 국회의장입니다. 아무리 여당이라 할지라도 국회의원은 입법부의 일원이고, 입법부의 수장은 엄연히 국회의장인데, 입법부의 일원인 국회의원이 청와대 수석의 편을 들면서 국회의장을 압박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일까요?

입법부의 일원인 국회의원을 버젓이 행정부의 수장인 대통령의 특보로 임명하는 것, 여당이 의원총회를 열어 직선제로 선출한 원내대표를 평당원 신분인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망신을 주고 사임을 압박하는 행위, 아무리 대통령이라 할지라도 국회의장이나 여당 대표를 만나려면 국회나 당사를 찾는 것이 당연한데 그것이 용납되지 않는 조직 문화… 이 모든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다 보니 ‘삼권분립’이 무력화되고 민주주의가 훼손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는 것이지요. 이거야말로 ‘비정상’이며 ‘국가비상사태’입니다.

정말 흥미로운 것은,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으로 인해 우리 국민들이 제대로 된 시민의식을 갖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대단히 역설적이지만, 언론과 표현의 자유의 참뜻과 중요성을 일깨워준 게 바로 그들이고, 집회/결사/시위의 자유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느끼게 해준 것도 그들입니다. 올바른 ‘역사인식’이 중요하다는 것도, 그리고 ‘삼권분립’과 ‘민주주의’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일깨워 준 것도 바로 그들입니다. 본인들은 결코 의도하지 않았겠지만, 이 부분에 있어서는 민주주의에 기여한 거지요.

안철수에게 ‘콘텐츠’가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유승민과 천정배에게는 ‘세력’이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콘텐츠’와 ‘세력’ 모두 이미 우리 국민들이 갖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것을 제대로 듣고 수용하여 새로운 정치로 풀어낼 수 있느냐에 있습니다.

그것이 가능하다는 믿음만 우리 국민에게 줄 수 있다면 국민의 목소리와 바램이 바로 ‘콘텐츠’이고 그 국민들의 열렬한 지지가 바로 ‘세력’이 될 수 있는 거지요. 부디 안철수와 천정배가 그 의미를 제대로 알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유승민과 정의화도 자신들을 향하는 격려와 기대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제대로 인식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정답은 국민의 목소리와 바램 속에 있습니다.

이진우 / 한국정치커뮤니케이션센터(KPCC)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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