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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도 쓰는 연차, 못 쓰는 차별 철폐부터

 
[윤효원의 '노동과 세계'] 연차유급휴가, 구체제 적폐 1호
 
 

근로기준법 제60조는 연차유급휴가에 관한 것이다. 1항은 '사용자는 1년간 80퍼센트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게 15일의 유급휴가를 주어야 한다'고 되어 있다. 이 조항을 읽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1년 일하면 15일의 유급휴가가 생긴다고 이해할 것이다. 

그렇다면, 1년 미만 일한 근로자는 어떻게 될까? 2항은 '사용자는 계속하여 근로한 기간이 1년 미만인 근로자 또는 1년간 80퍼센트 미만 출근한 근로자에게 1개월 개근 시 1일의 유급휴가를 주어야 한다'고 규정한다. 한 달에 한 번 유급 휴가를 누릴 수 있다는 말이다. 

근로기준법 제60조의 1항과 2항을 읽은 사람은 누구나 이렇게 생각하게 될 것이다.

 

'입사 첫해에는 최소 한 달에 하루 모두 12일의 유급휴가를 누릴 수 있고 이듬해부터는 15일의 유급휴가, 그래서 첫해와 두해를 모두 합치면 총 27일의 연차유급휴가가 있다!' 

그런데 현실은? 물론 그렇지 않다. 입사 첫해 12일의 유급휴가를 썼다면, 둘째 해에 쓸 수 있는 연차유급휴가는 15일이 아니라 3일뿐이다.  

3항에서 '사용자는 근로자의 최초 1년간의 근로에 대하여 유급휴가를 주는 경우에는 제2항에 따른 휴가를 포함하여 15일로 하고, 근로자가 제2항에 따른 휴가를 이미 사용한 경우에는 그 사용한 휴가 일수를 15일에서 뺀다'고 명하기 때문이다. 결국 입사 3년 차가 되어야 한 해 15일 이상의 연차유급휴가를 온전히 누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현행 근로기준법으로는 입사 첫해와 둘째 해에 누릴 수 있는 연차유급휴가는 한 해 평균 7.5일에 불과하다. 입사 3년 차 이상의 고참은 15일 이상을 누릴 수 있는데 반해, 1,2년짜리 신참은 반쪽만 누리는 것이다.  

전체 노동자의 절반 이상이 비정규직이고 이들의 근속연수가 2년을 넘기 힘들다는 점과 근로기준법 적용에서 합법적으로 제외된 노동자층이 다수 존재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법의 취지에 맞게 연차유급휴가 15일 이상을 누릴 수 있는 사람은 2000만 노동자의 절반도 되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5월 21일 경남 양산 사저에서 하루짜리 첫 휴가를 보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방미 전용기 안에서 "올해 연차휴가 다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시민사회수석, 비서실장, 그리고 국회의원을 지낸 문 대통령은 공무원으로서 재직 기간이 6년을 넘어 21일의 연차휴가를 갈 수 있다.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덕분이라고 한다.  

만약 문재인 대통령이 민간부문 기업에 새로 직장을 얻은 노동자 신분이었다면, 그가 누릴 수 있는 유급연차휴가는 2017년과 2018년 두해를 합쳐 총 15일, 한해 평균 7.5일에 불과하다. 공무원으로서 누릴 수 있는 21일과 비교하여 세 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문 대통령은 대선 당시 "휴식이 곧 국가경쟁력"이라며 "여름휴가 12일 이상을 의무화하고 기본 연차유급휴가일 수를 20일로 늘리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노동자의 충전과 안전을 위해 15일의 연차유급휴가를 의무적으로 사용하겠다. 연차유급휴가를 연속 사용할 수 있게 제도를 개선하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국민들에게 휴가를 장려하려는 대통령의 선의와는 달리 현행 근로기준법 틀 안에서 15일의 연차유급휴가를 누릴 수 있는 노동자는 많지 않다. 청년노동자와 비정규직노동자 등 더 많은 보호와 지원, 휴식이 필요한 노동자들에겐 연차유급휴가 15일이 그림의 떡이다. 

대통령의 선의가 정책과 제도로 뒷받침되지 않을 때 그 선의는 립 서비스나 위선으로 치부되면서 정치적 냉소주의를 초래하는 문제를 노무현 정권 때 경험했다. 그 정치적 후과가 이명박-박근혜 극우 정권의 출현이었다.  

연차유급휴가 관련 법규가 만들어낸 비정규직과 청년, 신입노동자에 대한 차별과 불평등이야말로 시급히 청산할 구체제의 적폐 1호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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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코리아 퍼스트’를 제기하라

문 대통령은 ‘코리아 퍼스트’를 제기하라
데스크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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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6.29  21:3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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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8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3박5일 간의 일정으로 미국 방문길에 올랐습니다. 대통령이 되고나서 첫 해외 방문이자 첫 한.미 정상회담인 것입니다.

그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구속으로 멈칫하던 한미관계를 추슬러야 할 방미이지만, 정상회담 의제에 북핵 문제, 사드 문제 그리고 한미 FTA 재협상 문제 등 난제가 수두룩해 악전고투가 예상됩니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적인 캐릭터도 주요 변수 중에 하나입니다.

물론 청와대는 구체적 사안에 대한 성과보다 양국간 신뢰를 강화하는데 주력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그조차 제대로 될지 예측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어떤 외교를 펼쳐야 할까요?

당연한 얘기지만, 어느 나라나 외교의 근원은 자국의 이익을 우선시하고 또 극대화하는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정 제1 목표로 설정한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도 국정의 모든 중심에 미국의 이익을 우선하겠다는 ‘미국 우선주의’인 셈입니다. 이는 특히 통상 문제 등에서 보호무역주의로 나타나 자칫 외교에서 고립주의로 흐를 공산이 큽니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파리 기후협정 탈퇴를 통해 미국 우선주의와 고립주의를 택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미국에 맞서 유럽연합도 ‘유럽연합 우선주의’로 변화할 조짐이 있으며, 중국도 사실상 ‘차이나 퍼스트’(China First)라 할 수 있는 뿌리 깊은 중화주의가 언제고 폭발해 대국주의와 패권주의로 나아갈 개연성이 매우 높습니다. 돌이켜 보면, 현대적 의미에서 ‘제일주의’(First)의 효시는 북한일 것입니다.

북한은 이미 1986년에 ‘우리민족제일주의’를 주창한 바 있습니다. ‘우리민족제일주의’란 현대판 ‘DPRK First’인 셈입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담화 <주체사상교양에서 제기되는 몇 가지 문제에 대하여>에서 ‘우리민족제일주의’라는 용어를 처음 제기했으며, 이어 1989년 연설 <조선민족제일주의 정신을 높이 발양시키자>에서 구체적으로 ‘조선민족제일주의’를 내놓습니다.

‘조선민족제일주의’라는 단어에서 얼핏 자기 민족만이 최고이고 타민족을 멸시하는 식으로 짐작하기 쉽지만, 김정일은 “우리가 내세우는 민족제일주의는 인종주의나 민족배타주의와 아무런 인연이 없다”고 미리 안전망을 쳐둡니다.

그래서 그런가요, 미국과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북한은 최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조선민족제일주의’를 흉내 낸듯한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에 대해 “21세기 나치즘”이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통신은 “미국 제일주의는 그 악랄성과 잔인성, 배타적 성격에 있어 지난 세기의 파시즘을 능가하는 미국판 나치즘”이라고 비난한 것입니다.

나아가, 통신은 ‘아메리카 퍼스트’에 대해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는 다른 나라와 민족의 자주권과 생존권, 발전권을 짓밟아도 무방하다는 극단적인 침략사상, 배타주의를 선동하는 반동적 사상조류”라며 “히틀러의 세계정복 구상과 마찬가지로 군사적 방법에 의한 세계 제패를 공언하여 국제사회와 자국민들의 규탄을 자아내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렇듯 각 나라들이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흐름 속에,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면 어떤 입장을 표명해야 할까요. ‘미국 우선주의’보다 한 차원 높은 개념을 제기하면 도덕적으로나 현실적으로 우위에 설 수 있을 것입니다. 다름 아닌 ‘코리아 퍼스트’(Korea First)입니다.

‘코리아 퍼스트’란 남북관계 개선의 주인은 남북이고 통일문제 해결의 주인도 남북 우리민족이라는 입장입니다. ‘미국 우선주의’를 잘 아는 트럼프이기에 ‘남북 우선주의’를 강조하는 문 대통령을 반대할 이유가 없을 것입니다. 아울러 ‘코리아 퍼스트’가 대선 때 우려가 된 한반도 문제에서 ‘코리아 패싱’을 극복하는 방편도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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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박근혜 정권 ‘언론장악’ 조사…‘공영방송 정상화’ 신호탄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7/06/30 07:37
  • 수정일
    2017/06/30 07:37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ㆍ노동부, MBC 특별근로감독 착수 왜
ㆍ보수 정권 임명 ‘낙하산’ 사장들 부당노동행위 일삼아
ㆍ2012년 파업 참가·노조활동 조합원 91명 전보조치돼

이명박·박근혜 정권 ‘언론장악’ 조사…‘공영방송 정상화’ 신호탄

고용노동부의 MBC 특별근로감독은 2012년 파업 이후 언론노조 조합원에 대한 경영진의 잇단 징계·해고 등 부당노동행위를 조사해 바로잡겠다는 취지다. 특히 이 같은 행위의 책임자들이 대개 이명박·박근혜 정권이 임명한 ‘낙하산’ 인사들이라는 점에서 문재인 대통령 공약인 ‘공영방송 정상화’의 첫 단추를 끼우겠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노동부 서울서부지청은 29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MBC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한다. 지난 1일 언론노조 MBC본부가 김장겸 사장과 MBC 법인을 상대로 낸 특별근로감독 신청에 따른 것이다.

노동부가 이번 감독에서 가장 주의 깊게 들여다볼 부분은 노조원에 대한 징계·해고 및 단체교섭 거부 등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은 사용자가 노조 활동을 방해하거나 지배·개입하는 행위를 부당노동행위로 규정해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언론노조는 특별근로감독 신청서에서 파업 이후 조합원들에게 돌아온 보복성 인사와 노조 탄압 행위를 부당노동행위 사례로 열거했다. 당시 노조는 김재철 사장 퇴진과 공영방송 정상화를 요구하며 170일간 파업했다. 

이후 파업 참가와 노조 활동을 이유로 한 사측의 징계조치는 71건에 달한다. 이상호·박성제·이용마 기자, 권성민·강지웅 PD 등이 해고와 정직, 출근정지 등 징계를 받았다. 원래 제작·보도본부 소속이었던 조합원 91명은 이른바 ‘유배지’라 불리는 스케이트장 관리, 협찬 영업 등으로 전보조치를 당했다. 인사평가에서 최하등급을 받거나 승진에서 누락되기도 했다. 경영진이 언론노조와의 단체협약을 2013년 파기한 이래 4년 넘게 단체교섭을 거부한 것도 정당한 이유 없이 교섭을 해태하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봤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이미 법원과 노동위원회에서 부당징계·부당노동행위로 판정났다. 이상호 기자, 권성민 PD 등은 대법원에서 부당해고 판결을 받았고 중앙노동위원회도 언론노조 민주방송실천위원회(민실위)가 발행한 보고서를 보도국장이 훼손한 것, 노조 전임자에게 근로시간 면제 시간을 부여하지 않은 것 등을 부당노동행위라고 판정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장기간 노사분쟁이 지속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특별근로감독의 필요성을 인정했다”며 “잇단 중노위 판정과 법원 해고무효 판결 등으로 확인된 사항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감독은 문재인 정부 ‘공영방송 정상화’의 신호탄으로도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3월 MBC가 주최한 경선 토론회에서 “이명박·박근혜 정권이 공영방송을 장악해 정권의 방송으로 만들었다”고 말하는 등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에 관심을 보여 왔다. 


노조 관계자는 “2008년 <PD수첩>의 ‘광우병 보도’ 이후 벌어진 이명박·박근혜 정권 언론장악에 대한 첫 진상조사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MBC 사측은 29일 오전 낸 성명에서 “정치권력이 방송장악, MBC 장악을 위해 노동부를 동원한 것”이라며 감독 중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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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직 고위관리들 트럼프 대통령에 서한 "북과 당장 대화해야"

미 전직 고위관리들 트럼프 대통령에 서한 "북과 당장 대화해야"
 
 
 
자주시보 
기사입력: 2017/06/30 [05:44]  최종편집: ⓒ 자주시보
 
 

 

 

 

 

 
2017.6.30

 

 
함지하

 

 

 

▲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 그는 오래 전부터 북과 대화를 통해 핵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강조해오고 있다.     ©

 

30일 미국의소리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전직 고위 관리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과의 대화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이들은 28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대화만이 현재의 긴장을 완화하고 북의 핵 개발을 막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과 조지 슐츠 전 국무장관,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 핵 특사, 리처드 루거 전 상원의원, 빌 리처드슨 전 뉴멕시코 주지사, 핵 물리학자인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는 공동으로 작성한 이 서한에서 “(미국) 행정부가 가까운 장래에 북과 논의를 시작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북과 대화에 나서는 것이 보상이나 양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북의 핵 무장을 용인하는 신호로 해석될 수 없다며 대화는 핵 재앙을 막는 의사소통에 있어 필요한 과정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북이 갑작스럽게 핵 공격을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비이성적이지 않고, 자신의 정권을 지키고자 하는 데 높은 가치를 두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이들은 우선 트럼프 행정부가 북과 비공식 양자 대화에 나설 것을 제안하면서 여기에는 어떤 조건도 없어야 하고, 또 이후 정식 협상 개시를 위해 선택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알아보는 과정이 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 연평도 포사격훈련이 진행된 기간 평양방문을 마치고 베이징 공항으로 돌아와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리처드슨 주지사,  리처드슨 주지사는 북을 여러차례 방문한 바 있으며 대화로 핵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줄곧 견지해왔다     ©자주민보

 

현재 트럼프 정부는 북미대화가 이뤄지려면 북이 `의미 있는 비핵화 조치를 취하고, 도발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어 북미대화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전직관리들이 이런 편지를 쓴 것으로 보인다.

 

전직 관리들은 북에 선의를 표명하고 협상을 시작하기 위해 미국이 고위급 대통령 특사를 북한에 보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 미국은 북을 향한 적대적인 의도가 없다는 점과 함께, 평화로운 해법을 찾고자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직 관리들은 북한이 이를 대가로 탄도미사일과 핵무기 실험에 대한 동결을 발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중국 역시 이 같은 대화를 지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적대적 의도가 없다는 점을 보여주려면 현재 진행 중인 한반도 주변에 대규모 미군 병력을 동원한 군사훈련을 중단해야 한다. 실제 중국이 북의 핵과 미사일 시험 동결 대 미군 훈련 중단을 공식 제안하고 있고 북도 미국이 군사훈련을 중단하면 핵과 미사일 시험을 중단할 뜻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것이 대화를 위한 분위기 조성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 2013년 아산정책연구소 토론회에서 로벗 갈루치가 연설하는 장면, 그도 최근 조미협상재개론을 제기한 사람들 가운데 한 사람이다.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미국의 전직 관리들은 이 같은 외교적 해법이 효력을 발휘할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밝혔으나 현 상태에서 좋은 군사적 방안은 없으며, 만약 미국이 북에 대한 군사적 공격을 감행할 경우 북의 대응은 한국과 일본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판단이다. 북은 이제 전쟁이 나면 전쟁터는 미국 본토가 될 것이라고 천명한 바 있고 2013년 전쟁 위기 시에 김정은 위원장의 작전지도를 통해 미국 본토 타격 계획도를 공개하였다. 당시 그 타격 수단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3호를 공개하였고 이어 더 위력적인 화성14호도 공개하였다. 

 

나아가 2017년 태양절 기념 열병식에서 미 본토 타격용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2종류를 추가로 공개하였다. 콜드런칭 방식 고체연료로켓엔진으로 만든 세계 최첨단 미사일이었다. 북은 현재 그 시험발사도 곧 공개할 것이라고 미국을 압박하고 있다.

 

▲ 대화로 북핵문제 해결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는 미국의 핵전문가 헤커 박사, 그는 북을 직접 방문하여 북이 추출한 플루토늄이 든 비이커도 만져보고 수년 전에는 북의 농축우라늄생산시설까지 보고 왔다. 그 농축우라늄 시설을 보고 너무 충격적이어서 잠신 정신을 잃을 정도였다는 고백도 한 적 있다. 그후 그는 북의 핵능력을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며 무슨 대책을 빨리 세워야 한다고 늘 강조해왔다.     ©자주시보

 

전직 관리들은 또 북에 대한 압박 강화 역시 유용할 수 있지만, 제재만으로는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밝히면서 북 정권은 (국제적으로) 고립된 상황 속에서도 미사일과 핵 기술을 개발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 때문에 외교적 노력이 없다면, 북이 미국에 도달할 수 있는 핵탄두 장착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할 것이라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아마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강력한 대북제재와 압박 나아가 군사적 방법이 합의되면 북은 주저 없이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에 나설 것이다.

 

북과 오랜 협상을 해오는 과정에 북을 어느 정도 알게 된 전직 관리들도 바로 이점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북이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하면 미국은 돌이킬 수 없는 위기에 빠져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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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전환’은 에너지 바꾼다고 이뤄지지 않는다

안재정 2017. 06. 29
조회수 649 추천수 0
 
영화로 환경 읽기 21. <딥워터 호라이즌>
안전보다 돈 선택한 석유 메이저, 이제 태양광 투자에
에너지 생산과 소비구조 바꾸는 일이 재생에너지보다 중요 
 
Deepwater_Horizon_offshore_drilling_unit_on_fire_2010.jpg» 2010년 4월 20일 미국 뉴올리언스 해상에서 발생한 사상 최악의 폭발 및 기름 유출사고 현장. <딥워터 호라이즌>은 이 사고를 영화화했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문재인 대통령이 6월 19일 ‘탈핵 시대’를 선포했다. 고리원전 1호기의 가동 영구정지는 탈핵으로 가는 출발이자 안전한 대한민국으로 가는 대전환의 시작이라며 많은 이들이 환호하였다. 우리는 과연 이 여정을 순조롭게 이어갈 수 있을까? 이웃 나라 일본도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이후 탈핵의 길을 나섰으나, 멀리 가지 못하고 되돌아온 사례를 우리는 알고 있다. 
 
핵발전의 중독에서 벗어나, 재생에너지로 가는 길은 한국수력원자력에서 말하는 것처럼 재생에너지의 ㎾ h 당 전력생산 단가가 높다는 변명을 넘어서는 우리 사회의 대전환을 의미한다(한국수력원자력에서 주장하는 에너지원별 ㎾ h 당 전력생산 단가는 원전 68원, 석탄 화력 73.8원, LNG 화력 101.2원, 신재생에너지 발전 156.5원이다). 이러한 전환의 목표는 재생에너지의 발전 단가를 낮추거나 반대로 핵발전 또는 화력발전의 단가가 높아져 재생에너지의 경제성이 확보되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우리 사회가 가진 에너지 지배 구조를 넘어서는 일이다. 이번 호에서 다룰 <딥워터 호라이즌>을 통해 에너지 전환에 관한 몇 가지 이야기하려고 한다.
  
d1.jpg» <딥워터 호라이즌>의 포스터
  
<딥워터 호라이즌>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임을 강조하기 위해 법정 증언으로부터 시작된다. 실제 영화의 배경은 2010년 4월 20일 미국 뉴올리언스 남쪽 200여㎞ 떨어진 해상에서 벌어진 심해 석유시추선 딥워터호라이즌호의 폭발 사고이다. 이 시추선의 소유주는 세계적인 석유 메이저 업체인 비피(BP)(이전 명칭 브리티시 피트롤리엄, British Petroleum)이다. 
   
현대중공업이 제작한 이 심해 시추시설은 사고 당시 수심 1600m의 깊은 바다에서 석유시추공을 뚫어 해수면 이하 5600m 부근의 지하를 시추하고 있었다. 수심 3000m의 심해에서도 석유 시추가 가능한 이 시설에 왜 딥워터(deepwater) 호라이즌(horizon)이라는 이름을 붙였는지 짐작할 수 있다. 
 
이 사고는 미국 멕시코만 기름유출사고, 딥워터 호라이즌 호 기름유출사고, 비피 기름유출사고, 마콘도 폭발 사고 등으로 불리는데, 원인 제공 기업과 유조선 이름을 포함하여 부르는 국제관례를 따른다면 가장 적당한 이름은 “비피 딥워터 호라이즌호 기름유출사고”이다(■ 관련 기사가해자는 뒤로 숨은 기름유출사고 명칭).
 
이 영화를 감독한 피터 버그는 평론가들의 혹평을 받은 <배틀 쉼> 이후 시나리오의 중요성을 실화를 바탕으로 검증하고자 <딥워터 호라이즌>을 내세웠을 정도로 리얼리티에 초점을 두었다. 실제 영화는 대부분의 재난 영화와는 달리 서사의 힘과 배후 세력에 대한 설명, 그리고 그 속에서 희생되는 이들의 신파적인 감동 스토리에 초점을 두고 있지 않다. 이러한 점에서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판도라>와 비교가 된다(■ 관련 기사영화라 다행이다, 미리 알려줘 고맙다)
 
 
영화는 2010년 4월 20일 발생한 사고 이후 48시간 정도를 다루고 있다. 영화는 마치 바다 한가운데서 벌어진 사고를 경험하는 듯한 현장감을 관객에게 제공한다. 하지만 생생한 현장감과 깔끔한 스토리를 통해 이 영화에 몰입하도록 하면서도, 영화를 다 보고 나면 “그래서 말하고 싶은 건 뭔가?”라는 질문이 여전히 남는다. 그들은 왜 그곳에서 시간에 쫓기어 작업하였고, 무엇 때문에 속도와 경제 논리 속에서 죽어야만 했을까?
  
BP, 그들은 누구인가?
 
BP_Helios_logo.svg.png» BP의 로고. 위키미디어 코먼스
 
영화 <딥워터 호라이즌> 속에서 사고 원인을 제공한 비피(BP)는 어떤 기업일까? 영화에서 자세히 묘사는 되어 있지 않지만, 비피에서 파견 나온 ‘돈 비드린’(존 말코비치 분)을 통해 어느 정도 가늠해볼 수 있다. ‘돈’은 영화 속 재난을 초래한 원인인 안전보다 경제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물이다. 원유 시추를 위한 공정이 43일이나 지체되고 이로 인해 5000만 달러(약 570억 원) 이상의 초과 예산이 발생하자 무수히 많은 사고에 대한 경고와 12만5000 달러(약 1억4000만 원)가 드는 안전성 검사를 무시하고 공사 기간을 단축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여기서 우리가 의문을 제기해야 할 것은, 이것이 영국 최대의 기업이자 미국 엑손 모빌에 이어 세계 2위의 석유 회사이며 세계에서 3번째로 큰 다국적 에너지 기업인 비피의 파견 감독관으로서 당연한 선택인가 하는 점이다.
   
BP의 탄생과 석유 카르텔
  
19세기 후반 영국은 식민지였던 인도의 유전을 개발하기 위해 랑군석유회사를 세운다. 이 회사는 19세기 후반 소유권이 여러 차례 넘어가면서 버마석유회사(Burmah Oil Company)로 이름이 변경된다. 1908년 영국의 지질학자들은 이란에서 엄청난 양의 원유를 발견하고, 당시 이란의 카자르 왕조는 그 시추권을 버마석유회사의 자회사인 앵글로-페르시안 석유 회사(Anglo-Persian Oil Company, APOC)에 넘긴다. 이러한 기업들은 제1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군수, 운송 등에 필요한 정유 공장을 세우며 세력을 확장한다. 이 과정에서 이란 왕조의 석유자원 독점권을 유지하기 위해 당시 영국 총리이던 윈스턴 처칠 등을 컨설턴트로 고용해 로비할 정도로 심각한 정경유착이 발생하였다.
 
이들은 제1차 세계대전 이후 공정한 경쟁 대신 독점과 담합으로 세계의 석유 지배 구조를 견고히 하며 석유 카르텔을 형성하게 된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황폐해진 유럽 경제의 재건을 위해 추진한 ‘마셜 플랜’ 등이 가동되면서 미국의 스탠더드 오일이 이 석유 카르텔에 합류한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중동의 민족주의 정서가 늘어나면서 친서방 정책을 편 이란 정권이 몰락하고 앵글로-이란 석유 회사(Anglo-Persian Oil Company, AIOC, APOC가 1935년 회사명을 변경함) 등이 이란으로부터 추방된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 역시 오래가지 못하는데, 미국과 영국 정보기관의 계획에 따라 친서방 세력인 자헤디 장군이 새로운 이란 수상이 되면서 AIOC는 다시 이란으로 돌아오게 된다. 이 AIOC가 1954년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인 브리티시 피트롤리엄(British Petroleum Company)으로 바뀐다. 이후 이 회사는 알래스카, 리비아, 북해 등에 진출하며, 전 세계 석유를 독식하게 된다. 비피와 같은 성장 배경을 가진 세계 7대 석유 회사를 ‘세븐 시스터스’(Seven Sisters)라 부르는데, 이들은 1970년대 중동 석유 생산량의 90% 이상, 세계 석유 생산량의 90%를 독점하게 된다.
  
세상을 지배하는 슈퍼 메이저의 탄생
  
1970년대에 들어서면서 산유국들의 ‘반란’으로 1973년 오일쇼크가 발생하였다. 이로써 세계 석유 권력은 석유수출국기구(OPEC)로 넘어가고, 산유국들은 민간 석유 회사가 더는 독점하지 못하도록 국유화를 단행하여 국영기업을 만들었다. 이후 1990년대 후반 석유가격하락과 함께 석유 기업들이 합병하며 5~6개의 거대 석유에너지 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우리는 이들을 ‘빅 오일’(Big Oil) 또는 슈퍼 메이저(Supermajors)라고 부른다. 이러한 성장 패턴은 석유 산업뿐만 아니라, 곡물, 전자, 국방, 음반, 자동차 등 경제의 모든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으며, 현재는 아이티(IT)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처럼 우리는 다양한 슈퍼 메이저들의 지배 속에 살아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미지 3] Seven sisters & Super majors.jpg» 세븐 시스터스와 슈퍼메이저 계보도.
  
속도가 돈인 시대, 왜 그들은 안전보다 경제성을 택하는가?
  
영화 속 <딥워터 호라이즌>은 작업을 강행하면서 발생하는 많은 안전상의 문제점을 무시하다 사고에 직면한다. 그렇다면 그들은 왜 이렇게 작업 속도에 연연했을까? 이는 현재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마콘도(MACONDO)에서 30억~40억 배럴이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카스키다(KASKIDA)로 시추선을 이동하기 위해서이다. 영화 속 표현을 빌자면, 원유라는 선물을 배송하기 위해 비피는 산타클로스이며, 딥워터 호라이즌호는 산타클로스의 썰매이고, 이곳에 탑승한 126명은 루돌프 사슴이 되는 셈이다. 사고 당시 딥워터 호라이즌호에 타고 있던 사람 중 115명이 탈출하고 11명이 실종(사망)했는데, 9명은 플랫폼의 승무원이고 2명은 엔지니어였다(비피 소속 6인은 모두 탈출하였다). 폭발 사고와 수습 과정에서 사망한 이들은, 생태계에서와 마찬가지로, 상대적인 약자였다.
  
영화에서는 이러한 사상 최악의 해양 석유 유출 사고를 막을 수 있었는지에 관한 논쟁이 등장한다. 지미 하렐(커트 러셀 분)과 마이크 월리(마크 월버그 분)가 비피 관계자를 찾아가 시추공의 안정성 테스트 팀을 돌려보낸 것을 항의하는 장면이 그것이다.
  
“내 할아버지는 한 번도 치과에 찾아가지 않았어. 왜냐하면 뭐가 문제인지 알고 싶지 않았거든. 문제가 뭔지 알게 되면 그 일에 대해 다뤄야 할 테니까. 당신들은 1800억 달러짜리 회사지만 싸구려로군.”
  
d10_deepwater-horizon-kurt-russell.jpg» 지미 하렐(커트 러셀 분)이 비피 관계자에게 시추공의 안정성 테스트 팀을 돌려보낸 것을 항의한다.
  
그렇다. 그들은 문제에 대해 알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 문제가 이익을 저해할 문제라면 더욱 그렇다. 지미 하렐은 이를 자신의 할아버지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할아버지는 평소 양치질을 게을리하면서도 치실을 쓰지 않고 큰돈이 들까 봐 평생 치과에 가지 않았다. 그러면 죽을 때까지 엄청난 비용과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
이러한 지미 하렐의 비난에 돈 비드린은 다음과 같이 응수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1860억 달러짜리 회사가 된 거야.”
  
그들은 그렇게 평행선을 달리게 되고, 이러한 상황을 검증할 시스템은 작동하지 않는다. 딥워터 호라이즌 호의 390가지가 넘는 장비들이 고장 났다고 마이크 월리가 이야기하지만 2010년 비피는 최고 안전상을 7년 연속으로 받는다. 이미 사고는 예견되어 있고, 이를 막을 수 있는 길은 없었다. 이후 사고는 우리가 아는 대로 발생한다.
  
d-8.jpg» 사고 수습과정에서 희생을 당한 것은 사회적 약자들이었다.
  
1 : 29 : 300 그리고 희생자들
  
우리는 <딥워터 호라이즌>와 같이 큰 사고를 당할 위험을 안고 살아간다. 하지만, 큰 사고가 발생하기 전 이미 비슷한 작은 사고들이 여러 번 발생하고, 이를 방치하면 정말 큰 사고가 벌어지기 마련이다. 이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하인리히 법칙이다. 산업재해가 발생하는 과정에서 큰 재해가 한 번 있었다면 그 전에 같은 원인으로 발생한 작은 사고가 29번 있었고, 또 운 좋게 사고는 피했지만 같은 원인으로 상처를 입을 뻔한 일이 무려 300번이나 있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된 사례는 우리를 안타깝게 한 세월호나 삼성1호-허베이 스피릿호 사고 등 대형 참사에서도 찾을 수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우리는 어떤 희생을 감수했고, 그 희생의 확률은 누구에게 높았는지, 그리고 330번의 사고는 어떤 배경 속에서 발생하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영화 속 희생자 모두가 플랫폼의 승무원과 엔지니어였는지, 텍사스대학교 건축학과 4년 장학생인 케일럽(딜런 오브라이언 분)은 왜 비정규직 근로자로 딥워터 호라이즌 호에 탑승했고, 마지막까지 배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담보로 뛰어들었어야 했는지에 대해서 우리는 관심이 없다. 어쩌면 우리의 미래 (또는 현재) 이야기일 수도 있는데 말이다. 
  
d9-deepwater-horizon-dylan-obrien-mark-wahlberg.jpg» 텍사스대학교 4년 장학생이자 비정규직인 케일럽(딜런 오브라이언 분).
 
복구와 책임은 누구의 몫인가?
  
<딥워터 호라이즌> 사고로 인해 2010년 4월 20일부터 7월 15일까지 총 490만 배럴(약 7.78억ℓ)의 원유가 멕시코만으로 유출되었다. 당시 비피사는 바닷물 위에 뜬 유막을 제거하기 위해 일부러 불을 내 기름을 태웠고(약 4925만ℓ를 태움), 대규모 오일 스키머(Oil skimmer, 물에 뜬 기름을 유착 벨트 등에 흡착시켜서 제거하는 것) 선박을 이용해 기름을 걸러 냈다. 또한 비피 계열사가 만든 코렉시트(Corexit)라는 유화제를 70만 갤런이 넘는 양을 사용해서 세계 기록으로 남기도 했다. 하지만 워낙 유출량이 많아 이런 물리적, 화학적 노력만으로는 역부족이었다.
 
미국 역사상 최대의 원유 유출 사고라는 불명예를 남기며 사고는 마무리가 되고 있지만, 수습과 복구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또한 이에 따른 책임도 묻고 있는데 2016년 4월 미국 법무부는 비피에 단일 기업에 대한 손해배상액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인 208억 달러(약 24조원)의 손해 배상금을 부과했다. 
 
04526050_P_0.JPG» 허베이스피리트호 서해안 기름 유출 사고 피해자 모임인 서해안유류피해민전국총연합회 회원들이 2012년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 앞에서 성의있는 피해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2007년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삼성1호-허베이 스피릿호’ 원유 유출 사고와 비교해 보면, 사고에 대한 책임을 분명히 묻는 이러한 징벌성 판결은 한국과 미국의 법정과 정부의 대응 차이만으로 보기에는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삼성1호-허베이 스피릿호’ 원유 유출 사고의 경우, 사고가 발생한 지 6년이 지난 2013년 피해액이 7341억 원으로 정해졌다. 이중 원유를 유출한 허베이스피리트호 선사 1500억 원, 유출 사고를 유발한 삼성중공업 56억 원에 더하여 IOPC(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에서 최대 3258억 원까지 배상한다면, 세금으로 약 2000억 원을 부담하게 된다. 유출 사고의 원인을 제공한 삼성중공업이 최대 56억 원에 불과한 배상금과 별개로 출연한 2900억 원 규모의 지역발전기금은 2017년 6월까지 배분되지 않았다. 2016년 7월 기준, 중국 선박회사 '허베이 스피리트 시핑'에 부과한 161억 원의 방제 비용에 대해서도 법정 다툼이 계속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2017년 4월 24일부터 국제해사기구(IMO) 본부에서 개최되는 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IOPC) 회의에 참석해 '허베이스피리트호 기름 유출 사고 관련 배·보상 소송 내용‘을 논의하였으니 이 사고의 수습은 여전히 진행형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물론 지금까지 그래 왔던 것처럼 우리는 ‘기름 유출 9주년 태안군, 피해 배·보상 완벽 마무리’라는 기사를 늘 접하게 될 것이긴 하다. 
  
에너지 전환의 시작 그리고 남겨진 고민
  
머지않아 석유가 시대가 끝날 것이다. 아니 벌써 값싼 석유의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 미국 텍사스의 앞마당을 파면 석유가 나는 시대가 더는 아니다. 망망한(horizon) 멕시코만에서 1600m의 깊은 바다(deepwater)를 파헤쳐야 석유를 찾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 ‘비피 딥워터 호라이즌 기름유출사고’의 배경이다. 그렇다고 핵에너지가 그다음을 이어갈 것으로 보기 어렵다. 
 
앞서 살펴본 것과 같이 그동안 석유 시대는 슈퍼 메이저가 이끌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많은 이들이 희생을 당했으며, 저항하던 정권들을 몰락시키며 그들은 몸집을 키웠다. 최근 이러한 에너지 슈퍼 메이저들은 재생에너지와 관련된 전력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2016년 프랑스의 거대 석유 회사인 토탈이 배터리업체 사프트를 9억5000만 유로(약 1조3000억 원)에 인수했고, 세계 최대의 원유 수출업체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람코도 석유 이후의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태양광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cp-3.jpg» 사우디 아람코의 태양광 주차장.
 
이러한 변화 속에서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에너지 전환을 이룰 것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는 에너지를 핵, 석유-석탄-천연가스, 재생에너지 등 에너지원의 문제로 주로 보았다. 하지만 에너지 전환의 시대에는 에너지원의 변화와 함께 에너지를 지배하는 방식에 대한 고민이 포함되어야 한다. 
 
지금처럼 사용할 에너지를 가능한 한 많이 생산하고, 가능한 한 많이 소비하는 구조를 유지한다면 슈퍼 메이저에 의한 파괴와 지배 방식이나 그들이 사회 구성원들을 태도가 바뀌지 않을 것이다. 이에 다소 불편을 수반하더라도 개인의 에너지 자립과 독립을 통해 불평등한 에너지 지배 구조를 바꾸고, 에너지 생산과 소비 과정에서 희생되는 생명과 삶이 생기지 않도록 주위를 살피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지금 우리가 직면한 새로운 에너지 전환의 시작에서 말이다. 
 
안재정/ 환경과교육연구소 선임연구원, 송내고등학교 교사
  
■ 참고 문헌
 
<월간 환경> 2014년 7월호 – 환경일보, 2014.6.25. 5쪽.
<중앙일보> 숫자로 알아보는 최악의 해양 재난영화 '딥워터 호라이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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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핵 동결 북한에 무엇을 줄지 미국과 협의”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7/06/29 12:03
  • 수정일
    2017/06/29 12:03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등록 :2017-06-29 07:46수정 :2017-06-29 08:36

한-미 정상회담 위한 미국행 비행기 안에서 간담회
북핵 해결 ‘포괄·단계·행동 대 행동’ 원칙 재확인
“핵 동결이 대화의 입구, 완전한 비핵화가 출구”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 미국행 기내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7.6.28.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 미국행 기내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7.6.28.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북한이 핵 동결을 하면 그에 대해 무언가를 주어야 할 것이고, 준다면 무엇을 줄 수 있을 것인지 한-미 간 협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비핵화의 첫 단추로 북한이 추가 핵 개발을 않겠다고 약속하고 이를 실행에 옮길 경우, 그에 상응해 어떤 보상 조처를 취할 것인지에 대해 미국과 논의를 하겠다는 뜻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 워싱턴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반도 위기의) 가장 이상적인 해법은 원샷으로 북한 핵의 완전한 폐기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한꺼번에 이루는 것이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어쨌든 북한과 대화를 시작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북한이 추가적인 핵과 미사일 도발을 하지 않고, 핵 동결 정도는 약속을 해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추가 핵 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멈추고 핵 동결을 선언하는 것과 동시에 대화를 시작하고, 비핵화를 향한 행동이 진척되는 것에 상응해 북한이 원하는 조처들을 단계적으로 취해나가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핵 동결은 대화의 입구이고, 그 대화의 출구는 완전한 핵 폐기(비핵화)다. 핵 폐기와 함께 한반도 평화체제가 구축되는 것”이라며 “중간에 여러 가지 이행 과정을 거칠 수 있고, 각 이행과정들은 하나하나 완벽하게 검증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지난 2005년 9·19 공동성명에서 6자 회담 당사국들이 합의한 ‘포괄적(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연계)-단계적(낮은 수준에서 높은 수준으로)-행동 대 행동(비핵화의 각 단계마다 상응하는 행동으로 보상)’ 원칙이 지금의 한반도 위기 해법으로도 유효하다는 문 대통령의 인식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핵 동결을 핵 폐기를 위한 대화의 입구라고 생각한다면, 핵 폐기에 이를 때까지 서로가 행동 대 행동으로 교환해가는 여러 단계가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문 대통령의 발언 역시 같은 맥락이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핵 동결 및 검증에 이어) 핵 시설에 대한 폐기 단계에 들어선다면 그 때는 또 무엇을 줄 수 있을지, 궁극적으로 기왕에 만든 핵 무기와 핵 물질들을 다 폐기하는 단계에 이르면 무엇을 줄 수 있을지, 이런 부분들도 한-미 간 긴밀히 협의해야 하는 일”이라고 했다. ‘핵 동결 선언→ 검증→핵 시설 폐기→검증→핵무기·핵물질 폐기→검증’으로 이어지는 다단계 프로세스를 상정하고, 각 단계마다 우리 쪽이 취해야 할 상응조처를 미국과 협의해 마련하겠다는 뜻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부인 김정숙씨와 28일 오후(현지시간) 방미 첫 일정으로 버지니아주 콴티코 미 해병대 국립박물관에 있는 ''장진호 전투 기념비'' 방문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부인 김정숙씨와 28일 오후(현지시간) 방미 첫 일정으로 버지니아주 콴티코 미 해병대 국립박물관에 있는 ''장진호 전투 기념비'' 방문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다만 “지금까지 한-미 양국의 공식 입장은 북한의 핵 동결과 한-미 연합 군사훈련은 연계될 수 없다는 것이고, 개인적으로도 나쁜 행동에 대해 보상이 주어져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을 중단하면 한-미 연합군사훈련의 축소를 논의할 수 있다’는 문정인 통일외교안보특보의 최근 방미 발언이 국내는 물론 워싱턴 정가에서도 미묘한 파장을 일으키자 정상회담을 앞두고 불필요한 논란을 피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워싱턴/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현지시간) 방미 첫 일정으로 버지니아주 콴티코 미 해병대 국립박물관에 있는 '장진호 전투 기념비'를 방문해 설명을 듣고 있다. 2017.6.29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현지시간) 방미 첫 일정으로 버지니아주 콴티코 미 해병대 국립박물관에 있는 '장진호 전투 기념비'를 방문해 설명을 듣고 있다. 2017.6.29청와대사진기자단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politics/bluehouse/800733.html?_fr=mt1#csidx63201df650a6ddca2b7113242b07e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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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애국이나 누군가에겐 학살이다"

시민사회, 문재인 대통령에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 성찰 촉구
조정훈 기자  |  whoony@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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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6.28  16:2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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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베평화재단, 베트남프렌즈 등 53개 시민사회단체는 28일 오후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한.베트남 역사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우리에게는 애국의 역사였지만 누군가에게는 학살의 역사였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일 현충일 추념사에서 베트남전쟁 참전군인을 언급하며 애국을 강조한 데 대해 시민사회는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에 대해 성찰하라고 촉구했다.

한베평화재단, 베트남프렌즈 등 53개 시민사회단체는 28일 오후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한.베트남 역사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명진 스님이 읽은 기자회견문에서, 이들 시민사회는 "20세기 우리가 겪은 가장 비극적인 두 개의 전쟁. 바로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이다. 이 두 개의 전쟁은 한국사회에 씻을 수없는 상처를 남겼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현충일 추념사를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통합과 애국을 강조했다. 그러나 통합에 방점이 찍힌 추념사는 정의의 관점에서 균형있는 시각을 제시하지 못했다. 애국과 보훈에 대한 강조로 정작 우리가 겪은 두 개의 큰 전쟁 중 하나인 베트남 전쟁에 대한 성찰을 간과하고 말았다."

   
▲ 명진스님이 기자회견문을 읽고 있다. 이들 시민사회는 문재인 대통령의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에 대한 성찰을 촉구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그리고 "이번 현충일 추념사 논란의 한가운데에는 바로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학살 의혹이 크게 자리하고 있다"며 "참전 병력수가 전쟁 당사국인 미국 다음으로 많았던 한국군에 의한 베트남 민간인의 피해도 매우 크다. 민간인 학살문제는 20년이 되도록 여전히 의혹으로만 머물러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가 베트남 전쟁에 대해 성찰하고 해결하는 정부가 되길 기대한다. 이제 더 이상 베트남과의 역사 문제를 외면할 수 없다. 참전군인의 상처뿐만 아니라 베트남 피해자들의 아픔까지 보듬는 것이 바로 문재인 대통령이 강조하는 정의로운 국가의 모습"이라며 정부차원의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 이예진 씨는 "우리에게는 애국의 역사였지만 누군가에게는 학살의 역사였다"고 꼬집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예진 '베트남프렌즈' 소속 청소년은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 "참전군인분들의 희생과 경제발전에 가려지고 묻힌 사람들 역시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에게는 애국의 역사였지만 누군가에게는 학살의 역사였다"고 꼬집었다.

"평화는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한국이 베트남 전쟁 당시의 역사를 제대로 기록하고, 베트남 전쟁의 모든 피해자분들에게 사과하여 그 분들이 조금이나마 상처가 치유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유학생인 도 웅옥 루옌 씨는 "한국에 살면서 한국이 일본을 끊임없이 원망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떤 목적으로든 다른 나라게 가서 사람을 죽였으면 반성할 줄 알아야 한다"며 "한국 군인에 의해서 베트남의 많은 민간인이 생명을 잃었다는 것을 반성한다면 한국이 진정한 선진국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30여 명이 참가했으며, 가수 홍순관 씨가 노래를 불렀다.

   
▲ 가수 홍순관 씨가 노래를 부르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한편, 문재인 대통령이 베트남전 참전군인은 애국이라고 한 현충일 추념사로 베트남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단체 관계자에 따르면, 베트남 현지 언론은 연일 현충일 추념사 비판 기사를 쏟아내고 있으며, 한국제품 불매 여론도 일고 있다는 것.

급기야 베트남 외교부는 지난 12일 "베트남 국민들의 마음에 상처를 주고 양국의 우호협력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발언과 행동을 삼가해 줄 것을 요청한다"는 입장을 한국 정부에 전달했다. 이에 한국 외교부는 "관계를 매우 중시한다"고만 밝혔다. 한국과 베트남은 올해 수교 25년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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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밤 살수는 처음, 살수차 지침도 전날 처음 봐” 백남기 사건 살수차요원의 거짓말

 

백남기 사건 직후 작성된 경찰 ‘살수차요원 진술조서 및 청문감사보고서’ 입수

 

 

 

 

 

 

 

‘백남기 농민 물대포 사망 사건’ 당시 충남 9호 살수차 요원이던 최모 경장이 밤 살수 경험이 전혀 없던 상황에서 민중총궐기 현장에 투입된 것으로 사건 직후 작성된 ‘경찰 진술조서’ 확인 결과 드러났다. 최 경장은 작년 9월 국회 청문회에 출석해 “충분한 교육을 받았고, 밤 살수 경험이 있다”고 증언한 바 있다. 또 최 경장은 ‘살수차 운용 지침’을 민중총궐기 전날 처음 본 것으로 확인됐다. 충분한 교육과 운용 지침 숙지 없이 살수차 요원들이 현장에 투입된 것이다.

2015년 11월 백남기 농민 물대포 사건 직후 작성된 살수차 요원들의 진술조서 일부
2015년 11월 백남기 농민 물대포 사건 직후 작성된 살수차 요원들의 진술조서 일부ⓒ민중의소리

경찰이 국회와 법원에 제출을 거부하던 ‘백남기 청문감사보고서’를 <민중의소리>가 28일 입수했다. 해당 감사보고서는 사건 당시 살수차 요원이던 최모·한모 경장의 진술조서와 7쪽짜리 서울지방경찰청 청문감사담당관실 보고서로 구성됐다.

충남 9호차 살수차 요원, 밤 살수 등 실전 경험 전무
살수차 운용 지침도 전날 처음 봐
살수차 내 모니터 조작법도 몰라

해당 보고서에는 2015년 11월14일 민중총궐기 당시 경찰이 주먹구구식으로 살수차를 운용했다는 기록이 담겼다.

최 경장의 증언이 담긴 진술조서에 따르면 최 경장은 민중총궐기 현장에 투입되기 전까지 실전경험이 없었다. 최 경장은 백 농민을 직사살수한 ‘충남 9호 살수차’에서 물대포의 방향을 조작하는 역할을 했다. 그는 민충총궐기 두 달 전 지휘검열 당시 살수차 조작요원으로 2~3번 준비했던 경험밖에 없어서 살수차 조작에 익숙하지 않았다. 그는 또 살수차 운용지침을 민중총궐기 전날 교육에서 처음 봤다고 증언했다. 경찰이 충분한 교육과 살수차 운용지침 숙지를 시키지 않고 살수차 요원들을 실전에 주먹구구식으로 투입한 것이다.

2015년 11월 민중총궐기 직후 살수차 요원이었던 최모, 한모 경위의 경찰 진술조서. 맨 위와 중간 진술은 최 경장, 맨 아래 진술은 한 경장 진술.
2015년 11월 민중총궐기 직후 살수차 요원이었던 최모, 한모 경위의 경찰 진술조서. 맨 위와 중간 진술은 최 경장, 맨 아래 진술은 한 경장 진술.ⓒ민중의소리

사건 당시 충남 9호 살수차 운전과 물대포 강도 등을 조작했던 한모 경장 역시 살수차 실전 경험은 한 번(2014년 9월 충남 보령 플랜트노조 집회)밖에 없었다. 한 경장은 살수차 내에서 실제 발사 등을 실행하는 조장이였지만, 내부에 설치된 모니터 작동 방법조차 잘 알지 못했다. 살수차 요원들은 해당 모니터를 보고 사물의 위치를 가늠해 물대포를 발사한다. 하지만 그는 당시 4분할 된 모니터 화면을 대화면으로 바꾸는 방법을 전혀 몰랐다고 진술했다. 밤 집회 당시 주변이 어두운 상황에서 외부 사물을 보는 유일한 수단인 모니터 화면을 키우기 위한 시도 조차 불가능했던 것이다.

최 경장과 한 경장은 국회 청문회 등에서 “밤이라서 어둡고 가랑비가 내리는 상황에서 모니터 화질이 좋지 않아 백 농민 등을 보지 못했다”는 내용의 진술을 반복했다. 모니터 작동 방법을 잘 몰랐다는 취지의 증언은 전혀 하지 않았다.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는 살수차 운용을 주먹구구식으로 했다는 사실이 드러난 상황에서 실무자뿐만 아니라 현장을 관리했던 경찰 지휘부 등도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쓰러진 백 농민 부축한 시위대 겨냥해 직사살수
살수차 요원 ‘잘못 인정’에도 ‘정당한 직무집행’ 논리 고집한 경찰

2015년 11월 14일 서울 종로구청입구 사거리에서 경찰이 물대포를 맞고 실신한 민중총궐기 참가자에게 물대포를 쏘고 있다.
2015년 11월 14일 서울 종로구청입구 사거리에서 경찰이 물대포를 맞고 실신한 민중총궐기 참가자에게 물대포를 쏘고 있다.ⓒ기타

진술조서에는 충남 9호 살수차가 사건 당시 백남기 농민을 부축하러 나온 시위대를 겨냥해 직사살수를 했다는 진술도 담겼다.

쓰러진 사람을 대신해 등으로 살수를 막은 사람에게 추적살수를 했는지를 여부를 묻는 청문감사관의 질문에 최 경위는 “비닐 우의를 입고 있는 사람이 물포를 맞았는데도 자리를 옮기지 않아 방향을 옮겼다가 다시 맞췄다”고 진술했다. 그의 진술은 민중의소리가 사고 직후 공개한 살수차가 백 농민과 그를 부축하고 있는 집회참가자 등에게 12초~17초정도 직사살수한 영상 내용과 일치한다.

 

국회 청문회에서 최 경장은 “화면이 잘 보이지 않았고, 특정인을 겨냥해 직사살수한 적이 없다. 밧줄을 당기거나 폭력을 행사하는 시위대 무리를 향해 상하좌우 방향을 바꿔가며 살수를 했다”고 증언했다.

최 경장과 한 경장 모두 사건 직후 진행된 조사에서 백 농민 사건의 “잘못을 인정한다”, 직사살수 행위 등의 “위험성을 인정한다”고 자백했다. 하지만 현장 실무자의 자백에도 불구하고 그간 경찰 지휘부는 백 농민 사건이 폭력 시위대를 향한 정당한 직무집행이라는 논리를 고집했다. 급기야 작년 9월 백 농민 사망 당시 사망진단서 사인이 병사라는 이유로 무리하게 부검 시도를 강행하며 논란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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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적 대법원장'이 '제왕적 대법원장 제도' 끝장낼 때

 
[기고] 제왕적 인사권과 사법 독립은 양립 불가

 

 

 

 

지난 22일 양승태 대법원장은 일부 판사들의 사퇴 요구에 직면했다. 1988년 김용철 대법원장의 용퇴이후 30년 동안 없었던 일이다. 지난 19일엔 사법사상 세 번째로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소집돼 판사 블랙리스트 추가조사 등을 요구사항으로 결의했다. 양 대법원장은 시민단체에 의해 직무남용혐의로 검찰에 고발당한 상태이기도 하다. 국회법사위도 조사청문회를 벼르고 있고 국회개헌특위는 법관인사권과 사법행정권을 대법원장에서 사법평의회로 이양하는 개헌안을 내놓았다. 

이 모든 움직임은 지난 3월 5일 법원행정처의 사법개혁 저지 의혹이 언론보도를 탄 이래 계속 진행돼 온 저강도 사법파동의 후과들이다.  


사법파동의 1단계 산물로 이인복 진상조사위가 구성돼 지난 4월18일 조사결과 보고서를 냈다. 그러나 부실조사로 말미암아 다시 판사들이 들고 일어나 판사 블랙리스트 의혹 재조사 및 전국법관대표회의 소집을 요구했다. 사법파동의 2단계였다. 지난 19일 개최된 전국법관대표회의는 아예 사법개혁 저지 의혹 및 판사 블랙리스트의혹 추가조사소위원회를 구성하고 조사권한 위임을 요구했다.  

이번 사법파동의 성격상 양승태 대법원장은 한국 사법부의 마지막 제왕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 아니, 꼭 그렇게 돼야 한다. 우리 사회는 촛불시민혁명으로 공사 분간 못한 제왕적 대통령을 쫓아냈다. 드디어 제왕적 대법원장도 도마 위에 올라와있다. 대법원장의 제왕적 권력은 지금까지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사법 부문의 영순위 제도 적폐라고 할 수 있다. 

청산 대상 사법 적폐라고 하면 유전무죄, 특히 재벌 총수에 대한 집행유예 판결을 제일 먼저 떠올리기 쉽다. 전관예우와 정치사법도 빠뜨릴 수 없다. 그러나 이 모든 사법적폐들이 단연 대법원장의 제왕적 법관인사권에 그 뿌리와 토대를 두고 있다는 불편한 진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사법파동은 처음으로 대법원장의 제왕적 권력을 본격적으로 문제 삼는다는 점에서 한국 사법 역사의 획기적 사건이다.  

우리 헌법과 법률은 대법원장에게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전방위적 법관인사권을 부여한다. 대법원장은 모든 법관에 대해 첫째, 최초 임용 여부와 10년 주기 재임용 여부를 정할 수 있다. 둘째, 전국 어디로나 정기적으로 전보시킬 수 있다. 셋째, 해외연수를 보내줄 수 있다. 넷째, 고법부장 승진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다섯째, 법원행정처의 모든 보직에 발탁할 수 있다. 대법원장은 또한 여섯째, 모든 지법원장과 고법원장을 임명할 수 있고, 일곱째, 모든 대법관에 대해 임명제청권을 갖는다.  

대법원장의 법관인사권 행사를 견제하기 위해 대법관회의, 대법관후보추천위, 판사회의 등이 없는 건 아니지만 현실적으로는 통과의례를 위한 들러리 장식에 지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대법원장은 사법부 안에서 누구한테도 견제 받지 않는 막강한 권력을 누린다. 제왕적 대법원장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거꾸로 한국의 법관들은 대법원장의 제왕적 인사권 앞에 장기판의 졸처럼 무력감을 느끼며 사법부 관료로 길들여진다. 매년 전보와 승진, 재임용이 대규모로 이뤄지는 현행 법관인사제도 아래서 한국의 법관들은 꽃보직과 승진, 좋은 임지와 주요 재판부를 향해 경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여기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면 대법원장과 그의 대리인인 소속 법원장에게 잘 보여야 한다. 주요 사건을 판결할 때도 혹시 튀지나 않을까, 혹시 밉보이진 않을까 신경을 써야한다. 이처럼 대법원장의 제왕적 인사권은 법관독립의 관점에서 수용할 수 없는 제도다. 

비교법적으로 한국의 대법원장처럼 제왕적 인사권을 보유한 외국의 대법원장을 찾아보기 어려운 건 그래서다. 선진국에서는 법관의 독립성 보장을 위해 법관의 전보마저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소신파 법관을 오지나 한직으로 좌천 인사할 가능성을 원천봉쇄하기 위해서다. 재임용 제도도 소신파 판사를 해임하는 데 악용될 소지가 높기 때문에 운영하지 않는다. 

대법원장이 대법관제청권을 갖는 나라도 없다. 대법원장 덕에 대법관이 된 이가 대법원장과 대등한 입장에서, 때로는 대법원장과 맞서며, 판결하는 게 쉽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법원장도 소속법관의 호선으로 뽑고 사무분담과 사건 배당도 법관자치에 맡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법행정권과 법관인사권 자체를 대법원장이 아닌 별도의 헌법기관(사법평의회, 사법최고위 등 다양한 명칭)에 맡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국에선 법관인사권과 사법행정권이 대법원장 1인에게 속한다는 엄청난 사실이 알려지면 외국의 대법원장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잠시 부러움과 자괴감을 느끼는 것은 인지상정이겠으나 곧바로 한국의 사법부를 매우 얕잡아볼 게 틀림없다. 법관인사권이 대법원장 1인에게 집중되면 법관사회의 관료화와 법관독립(사법독립)의 손상을 초래한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다. 법관사회를 눈치 보는 난쟁이들의 관료사회로 타락시키는 제왕적 대법원장의 존재는 민주법치국가의 품격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대법원장이 제왕적 권력을 누리는 대가는 누가 지불하는가? 일차적으로 법관이 지불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사법이용자인 국민이 지불한다. 세상의 이목이 쏠린 주요 사건에서 법관이 인사권자인 대법원장과 소속법원장의 의중을 살피게 되면 공정사법이 멀어지고 사법불신이 확산된다. 우리나라 법관들은 이구동성으로 지금의 제왕적 대법원장 아래서는 소신파 판사들이 발붙이기 어렵다고 토로한다.  

이거 놔두면 진짜 큰일 난다. 한시바삐 바로잡아야 한다. 제왕적 대법원장 탓에 소심법관이 소신법관을 대체하면 사법부의 권력통제는 시늉에 그치고 약자보호는 지체되며 사법불신은 심화된다. 이것이 기관과 제도로서 제왕적 대법원장이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인권보장에 미치는 해악이다. 그로 말미암는 사회적 비용은 힘없는 국민 순으로 몸으로 부담한다. 

그럼에도 제왕적 대법원장에 대한 우리사회의 문제의식은 제왕적 대통령에 대한 문제의식과 비교해볼 때 너무나도 일천하고 미약하다. 그 업보는 결코 간단치 않다. 

 

첫째, 우리 사회는 민주주의와 인권보장을 위한 아주 중요한 실천과제를 오랫동안 놓쳤다. 제왕적 대법원장을 그대로 둔 채 사법독립과 공정사법, 법치주의와 민주주의를 논하는 어리석음에 너무 오래 빠져있었다.  

대법원장의 제왕적 권력은 대통령의 제왕적 권력보다 훨씬 안정적이다. 대통령의 제왕적 권력은 국정원과 검찰의 시녀화, 총리의 각료제청권 형해화 등 불법과 편법에 빚지는 부분이 적지 않다. 하지만 대법원장의 제왕적 권력은 100% 헌법과 법률에서 나온다. 양대 제왕적 권력의 합헌성과 합법성 차이는 어째서 대통령의 권력행사가 수시로 정치문제로 비화한 반면 대법원장의 권력행사는 그런 일이 없었는지, 그 이유를 설명한다. 대법원장처럼 합헌적, 합법적 제왕에 대해서는 외부 비판이나 시비 논쟁이 몹시 어렵다. 

둘째, 지난 역사에서 제왕적 대법원장은 제왕적 대통령에게 합법성과 정당성을 부여하며 제왕적 대통령을 뒷받침해온 가장 중요한 기둥이었다. 정권의 사활적 이해관계가 걸린 정치적, 정책적 사안에서 대법원장은 서울지법과 서울고법의 요로에 배치된 심복법관들과 대법원장의 제청권 행사로 구성된 대법원을 통해 구원투수 노릇을 했다. 코드가 맞는 제왕적 대법원장이 결정적인 순간에 판결로 정권의 손을 들어주지 않으면 제왕적 대통령도 운신의 폭이 좁다. 그럼에도 우리사회는 제왕적 대통령을 청산하려면 동시에 제왕적 대법원장도 청산해야 한다는 진실을 좀처럼 깨닫지 못했다. 

지금은 촛불시민혁명으로 제왕적 대통령을 쫓아내고 다시는 제왕적 대통령이 등장하지 못하도록 관련 제도 개혁을 강구하는 중이다. 이런 시점에서 제왕적 대통령의 강력한 동맹인 제왕적 대법원장을 본격적으로 문제 삼게 된 것은 매우 자연스럽다. 또한 판사들이 앞장서서 이 문제를 제기하는 것도 매우 자연스럽다. 실은 법학자나 법운동가도 사법부의 내부사정을 아는 게 쉽지 않다. 하물며, 재판받을 경우를 제외하면 사법부의 권력을 체감할 일이 전혀 없는 일반시민에게 사법부의 내부사정은 너무나 먼 얘기일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법관들이 제왕적 대법원장의 관료적 사법행정제도를 법관독립의 관점에서 비교법 연구를 통해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시작한 건 법관들의 연구모임, 우리법연구회가 1988년에 등장하면서부터다. 그러나 국제인권법의 관점에서 유엔과 EU, OECD 등 국제기구의 관련규범까지 본격적으로 검토하며 더 체계적인 연구조사를 진행한 건 이번에 문제가 된 국제인권법연구회가 2011년에 출범하면서부터다. 국제인권법연구회는 현재 5백 명 가까운 현직 법관을 연구회원으로 둔 최대 법관연구모임이다.  

2015년 7월 국제인권법연구회 안에는 사법행정과 법관인사 관련제도를 하나씩 잡아 매달 집중 토론하는 '인권보장을 위한 사법제도 연구모임'(인사모)가 결성됐다. 법원행정처는 인사모의 활동상황과 토론결과를 비상한 관심과 경계심을 갖고 감시했다. 법원행정처는 인사모를 법원행정처를 반대하는 불온한 조직으로 규정했다. 지난연말 국제인권법연구회가 법관독립 강화의 관점에서 법관인사제도에 대한 공동학술대회를 개최하기로 결정하자 법원행정처는 금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탄압과 회유의 양동작전을 전개한다. 

알려진 바와 같이 법원행정처는 법관인사제도 학술대회를 어떻게든 내부행사로 축소하거나 양승태 대법원장의 임기종료(9월 24일)이후로 연기하려고 공작 차원의 꼼수를 몇 가지 동원했다. 통틀어서 법원행정처의 사법개혁저지의혹 또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불리는 일련의 사태가 지난 3월 5일 언론보도로 알려지면서 이번 사법파동이 점화된다. 

이런 흐름에서 엿볼 수 있듯이 이번의 사법파동은 문제의식과 조직력을 갖춘 단단한 주체들이 형성돼 있을 뿐 아니라 오랜 조사연구에 의해 탄탄한 논리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전례 없이 '준비된' 사법파동이다. 사법제도의 부분개혁을 내걸었던 과거의 사법파동과 달리 이번엔 법관인사제도와 사법행정시스템의 전면개혁을 내세운 사실도 이번의 특별한 준비태세를 보여준다.  

다른 어느 때보다도 주체와 역량이 준비돼 있다는 점에서 이번에는 쉽게 물러서거나 중간에 포기할 것 같지 않다. 전국법관대표회의도 오는 7월 24일, 2차 회의 때부터 법관의 독립성을 국제규범과 선진국 수준으로 보장하는 데 필요한 법관인사제도의 전면 재설계 논의에 착수할 전망이다. 하필이면 양승태 대법원장 말년에 이렇듯 과거와 차원이 다른 사법파동이 터졌다. 소장법관들이 보기에 양 대법원장 시절에 대법원장의 제왕화와 법원행정처의 관료화가 부쩍 심해졌기 때문이다.  

지난 3월 25일에 공표된 현직법관 507명의 설문조사결과는 양승태 대법원장의 법관인사와 사법행정에 대한 소장법관들의 진단과 평가를 적나라하게 드러내준다. 절대다수의 응답법관들은 현행 사법행정/법관인사시스템의 주요제도들을 빠짐없이 반드시 고쳐야할 나쁜 제도로 평가했다. 법관독립의 관점에서 볼 때 지금의 대법관제청제도와 법원장임명제도, 법관전보제도와 법관승진제도, 사무분담제도는 조금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절대다수의 현직법관들은 또한 법관독립 침해주범을 다름 아닌 제왕적 대법원장과 관료화된 법원행정처로 인식하고 있었다.  

한마디로, 일반법관들은 대법원장의 제왕적 인사권이 법관독립과 상극이며 본원적인 사법적폐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절감하고 있었다. 이제 법원 안팎의 누구도 이 설문조사결과를 외면하거나 덮을 수 없다. 더 이상 그 문제의식과 처방전을 들어보지 못했다고 딴청부릴 수 없다. 사법개혁 문제의식의 관점에서 볼 때 대한민국 사법제도사는 법관설문조사결과가 공표된 지난 3월 25일을 기준으로 이전과 이후로 확연하게 구분된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인가? 개혁파 법관들은 현재의 제왕적 대법원장과 법관인사제도에 대한 유력한 대안으로 사법부와 사법행정의 법관자치방안을 제시한다. 대표적으로 차성안 판사는 첫째,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사법정책 최고결정기관으로서 제왕적 대법원장을 대체한다, 둘째, 대법원장이 임명해온 법원장을 소속법관 호선으로 선출한다, 셋째, 법원장의 사무분담권한을 판사회의 운영위를 선출해서 넘겨준다, 넷째, 지법-고법 이원화를 통해 고법부장 승진제도를 없앤다, 다섯째, 법원행정처를 상근법관 중심에서 비법관 전문가조직으로 대체한다는 방안을 제시한다.  

위의 방안들은 기본적으로 지금의 제왕적 사법행정/법관인사를 최대한 법관자치형 사법행정/법관인사로 바꾸자는 내용이다. 이러한 대안은 개헌 없이 법원조직법과 대법원규칙을 고치기만 해도 가능한 점이 장점이다. 또한 법관설문조사결과가 말해주듯이 절대다수의 법관들이 이러한 5종 세트 개혁안을 지지하는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대통령이 개헌의지를 표명하고 국회개헌특위가 구체적 개헌안 마련에 나선 지금 시점에서 대법관제청권을 행사하고 법관인사권을 가질 최고사법정책기구를 어떤 원칙과 모습으로 구성할지는 좀 더 검토와 논의가 필요하다.  

이미 언급했지만 대부분의 국가들은 우리나라와 달리 사법행정권과 법관인사권을 대법원장에게 주지 않고 별도의 헌법기관에 준다. 보통 사법평의회나 사법최고위 등의 명칭이 붙는데 구성 원리에 따라 세 유형으로 대별된다. 법관대표로만 구성하는 순수법관자치기구형, 법관대표를 중심으로 법률가직역(검찰, 변호사, 법학교수)대표를 망라하는 법관·법률가자치기구형, 국회대표와 법관대표를 중심으로 변호사대표와 법학교수대표를 섞는 국회·법률가혼합기구형이 그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임명직이나 당연직이 아니라 각 직역이나 국회에서 선출된 ‘대표’들로 위원회가 구성된다는 점이다.  

어떤 유형이든 상관없이 법관인사권과 사법행정권이 별도의 합의제헌법기관에 부여될 경우 법관은 인사권자의 눈치를 볼 일이 없다. 인사권자가 합의제 대표기구이기 때문에 특정한 한두 사람의 눈치를 봐도 소용이 없다. 그렇다고 모든 위원들의 눈치를 보는 건 물론 불가능하다. 또한 법관독립성도 강화된다. 일단 대법원장이나 소속법원장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는데다 법률가들이 주도할 사법정책기관이 법관독립에 역행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제 양승태 대법원장은 어떻게 해야 하나? 28일 전격 발표한 판사회의 상설화 정도로는 부족하다. 지금 같은 상황에선 제일 필요한 것이 과거의 잘못에 대한 정직한 고해와 철저한 반성이다. 여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런 다음, 과거의 잘못을 책임지고 바로 사퇴해서 새 길을 앞당겨주든가, 모든 사심을 버리고 전국법관대표회의와 함께 사법개혁에 앞장설 것을 약속하든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만약 어정쩡한 제3의 길을 선택하면 고작 1, 2주 안간힘을 쓰다 결국 소장법관들에게 떠밀려 그만둘 수밖에 없다. 

두 가지만 생각해보면 왜 그런지 답이 나온다. 양 대법원장이 이도저도 아닌 대응으로 면피하려들면 법관들의 집단행동, 즉, 사퇴요구가 빗발치게 될 것이다. 그러면 국회가 인사청문회국면이 끝나는 즉시 사법파동 청문회 개최를 벼르게 될 것이다. 시민단체들의 고발장을 접수한 검찰도 수사의 칼을 뽑을 시점을 저울질하게 될 것이다. 이런 상황을 피하려면 양승태 대법원장은 오직 사법부의 명예와 법관의 독립을 위해서 어떤 길이 최선인지만 고민하고 그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 작금의 상황에서 남은 임기를 채우려면 최소한 국민들과 법관들에게 막판 감동과 믿음을 줘야 한다.  

그래서 말이다. 나는 이번의 사법파동을 계기로 양승태 대법원장이 제왕적 대법원장 시대를 본인의 대에서 끝내겠다고 깜짝 선언하고 전국법관대표회의에 발본적인 개혁방안을 마련해달라고 당부하는 파격적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만약 양승태 대법원장이 지난 과오를 진솔하게 사과하며, 전국법관대표회의의 개혁주도권을 확실하게 인정하고 대승적으로 뒷받침해줄 경우 전국법관대표회의도 양승태 대법원장 임기 중에 치고나가지 않을 이유가 없다. 

새 대법원장이 임명되면 아무리 개혁적인 인물이라도 권한의 대폭 축소를 달가워하지 않고 타협안을 제시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반면 양 대법원장의 경우 허물이 큰데다 임기도 다 돼 어떤 개혁안을 내밀어도 적극적으로 저항할 힘이 없다. 일반적인 예측과 달리 제왕적 대법원장의 해체 및 사법행정시스템 재설계 방안에 대한 합의가 전국법관대표회의와 양승태 대법원장의 몫일 수도 있는 이유다.  

양 대법원장의 임기가 90일도 채 남지 않은 점을 감안할 때 양 대법원장의 임기 내에 그와 같은 합의까지 기대하는 건 무리일 수 있다. 그럼에도 양 대법원장이 꼭 해야 할 일이 있다. 제왕적 대법원장의 해체와 법관독립의 강화라는 사법개혁의 목적과 방향을 돌이킬 수 없는 수준에서 확립하는 역할이 그것이다. 드물지만 진보의 역사가 가장 맞지 않는 사람을 통해 스스로를 실현하는 때가 있다. 어쩌면 지금이 그와 같은 역사의 아이러니가 작동하는 때일지 모른다.  

마지막으로 나는 이번의 잘 준비된 사법파동의 결과로 사법부에서 제왕적 존재가 제거되고 사법독립과 법관자치가 획기적으로 강화될 것으로 낙관한다. 머지않아 전개될 개헌국면도 사법개혁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것으로 기대한다. 후세의 역사가 2017년의 대한민국은 촛불시민혁명의 힘으로 제왕적 대통령에 이어 제왕적 대법원장을 청산하고 법관독립과 공정사법을 보장하는 새로운 사법행정시스템을 만들어냈다고 기록할 것으로 상상하며, 양승태 대법원장의 올바른 결단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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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대 오른 한국사회 탈핵논쟁…“투명한 정보공개가 관건”

 

등록 :2017-06-27 20:23수정 :2017-06-28 10:44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왜
후쿠시마 사고이후 건설 결정 
안정성 의문·주민들 반발에도 
전세계적 탈핵 흐름과 거꾸로

과거실패 반면교사 삼아야
사용후핵연료 공론화위 내부 분열 
사회적 관심 못끌고 반쪽 결론 내 
정확한 정보전달·투명운영 전제돼야
부산을 비롯한 동부지역 와이더블유시에이(YWCA) 회원들이 지난해 11월14일 세계 최대 원전 밀집지대인 울산 울주군 서생면 신암리 고리원전 신고리 5·6호기 예정 부지 앞에서 ‘신고리 5·6호기 건설 백지화’를 요구하는 바람개비 행진을 하고 있다. 울산/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부산을 비롯한 동부지역 와이더블유시에이(YWCA) 회원들이 지난해 11월14일 세계 최대 원전 밀집지대인 울산 울주군 서생면 신암리 고리원전 신고리 5·6호기 예정 부지 앞에서 ‘신고리 5·6호기 건설 백지화’를 요구하는 바람개비 행진을 하고 있다. 울산/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정부가 27일 내놓은 이른바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 운영계획 발표는 본격적으로 전 사회적인 ‘탈핵 논쟁’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으로 평가할 만하다. 핵발전소를 둘러싼 논쟁을 시민사회가 직접 참여해 결정한다는 점에서 민주주의 이정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민사회 안에서는 석달이라는 제한된 활동기간이 갖는 한계를 인식하고,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 등의 신고리 5·6호기에 대한 투명한 정보 공개가 바탕이 되어야 공론화가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고리 5·6호기는 2011년 3월11일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가 벌어진 뒤 국내에서 처음으로 건설 여부가 결정된 핵발전소다. 앞서 한수원은 2009년 2월 신고리 5·6호기의 건설기본계획을 확정했으나 후쿠시마 사고가 벌어진 뒤인 2011년 10월 신고리 5·6호기의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당시 주민들은 중대사고에 대한 대비에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당시 주민들은 신고리 5·6호기 건설 예정지가 ‘핵발전소 밀집지역’이라는 문제도 제기했다. 신고리 5·6호기가 들어서는 울산 울주군 서생면 신암리 주변에는 반경 3㎞에 가동이 영구정지된 고리1호기를 포함해 총 8기(올해 11월 가동 예정인 신고리 4호기 포함)의 핵발전소가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신고리 5·6호기의 내진설계(규모 6.9)가 한반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지진의 최대 규모인 7.5에 못 미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린피스에서는 안전성에 대한 적절한 조사 없이 건설이 결정됐다며 지난해 9월 법원에 건설 취소소송을 제기했으며 현재 진행 중이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한 일부 대선후보들도 “신고리 5·6호기의 건설 중단”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문재인 정부의 출범으로 건설 중단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였던 신고리 5·6호기는 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위원장이 “지역 경제에 미칠 파장 등을 따져본 뒤 공사 중단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히면서 다시 논란의 불이 지펴졌다. 당시 김 위원장은 원자력 학자들과 일부 지역 주민들의 공사 중단 반발을 의식해 공약에서 한 발 물러선 입장을 발표한 것이다. 그러나 환경단체 등은 국내 최초의 핵발전소인 고리 1호기의 영구정지와 함께 신고리 5·6호기의 건설도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지난 19일 “공론화위원회 설치”를 제안한 것이다.

 

시민사회에서는 공론화위원회의 출범이 “유례 없는 논쟁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일본 후쿠시마 사고 이후 신규 핵발전소의 건설을 중단한 독일·대만과 달리 우리나라는 핵발전소 건설이 계속돼서 이해관계가 복잡하기 때문이다.

 

그런 탓에 공론화 과정에서 투명한 정보 공개와 여론 형성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정부가 발표한 공론화위원회 운영안을 보면 “이해 관계자나 에너지 분야 관계자가 아닌 사람 중 국민적 신뢰가 높은 덕망 있고 중립적인 인사를 중심으로 10인 이내 선정하고 불특정 국민 대상 설문조사 겸 여론조사를 먼저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언론 등을 통해 핵발전소의 문제를 다루는 여론전이 뜨거워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핵발전소 관련 정보 전달도 투명하게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공론화위원회의 벤치마킹 사례로 독일의 ‘핵폐기장 부지 선정 시민소통 위원회’나 일본의 ‘에너지 환경의 선택에 대한 공론조사’ 등을 제시했으나, 앞서 국내에서는 고준위 핵폐기물의 처리 등을 논의하는 사회적 합의기구인 ‘사용후핵연료 공론화위원회’를 운영한 바 있다. 당시 정보 공개와 소통 문제로 운영위원 일부가 탈퇴하면서 반쪽짜리 결론을 내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는 “석달이라는 기간을 정해 논의한다는 점에서 사용후핵연료 공론화위원회가 겪었던 논란을 반복할 가능성이 있다. 또 매몰비용 등 경제성 논의를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진다면 애초 위원회의 운영 취지에 맞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시민배심원 제도, 배경과 운영은?

 

 

1980년대 덴마크에서 ‘합의회의’ 처음 도입 
국내 GMO·생명복제기술·전력정책 시민배심원 제도 시도
정부 주도의 시민배심원제 시도는 이번이 두 번째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의 뼈대는 시민배심원 제도에 있다. 정부가 주도하는 것이 아닌 시민 가운데 10명을 선발해 핵발전소 건설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낸다는 점에서 ‘참여 민주주의’의 틀을 가지고 있다.

 

시민배심원 제도의 뿌리는 덴마크에서 시작했다. 이영희 가톨릭대 교수(사회학)의 연구자료를 보면, 덴마크에서는 1980년대 후반부터 사회적인 결정을 위해 ‘합의회의’라는 제도를 운영해왔다. 합의회의는 신문 등의 대중매체를 통해 지원한 시민 가운데 15명 정도의 패널을 선발한 뒤, 이들이 자료와 전문가 강의를 통해 주제를 익힌 뒤 정부 정책에 대한 의견을 내는 방식이다. 미국에서는 비영리단체인 제퍼슨 센터가 1970년대 초반 무작위로 뽑힌 시민들이 4~5일 동안 정부 정책 등 중요한 문제에 대해 논의한 뒤 결정하는 ‘시민배심원 회의’라는 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국내에서 시민배심원 제도를 운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참여연대 시민과학센터가 1998년 유전자변형식품(GMO)에 대한 정책 제언을 위해 ‘합의회의’를 처음 열고, 1999년에는 생명복제기술, 2004년에는 전력정책 전반에 대한 시민사회의 의견을 모으는 시민배심원 제도가 운영된 바 있다.

 

정부가 중심이 돼 시민배심원 제도를 운영한 것은 2009년 처음 문을 연 ‘사용후핵연료 공론화위원회’가 처음이다. 그러나 당시 위원회 운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2013년 10월 다시 문을 연 사용후핵연료 공론화위원회도 논란을 거듭하다 2015년 6월30일 운영을 종료했다.

 

 

김성환 기자 hwa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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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좋은 걸까? 무서운 걸까?

대통령에 당선되면 가장 먼저 방문하는 나라, 미국은 한국에게 어떤 존재인가?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터뜨려 우리민족을 일제로부터 해방시켜 준 나라. 6.25전쟁에 참전해 이남의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준 나라. 무상원조로 한국경제를 일으켜 준 나라. 군사작전권을 넘겨받아 우리의 안보를 지켜주는 나라’일까? 기획연재, ‘한미관계 이대로 좋은가?’에서는 미국 그 이면에 숨은 적폐를 역사적 사건들을 소재로 재조명해본다.[편집자]

“사드로 깨질 동맹이 무슨 동맹이냐”는 문정인 특보의 발언을 막말이란다.

1년이 넘게 자국민들이 촛불로 사드를 반대해도 보도 한 번 않던 언론이 사드 배치가 연기돼 트럼프 미 대통령이 격노했다고 대서특필한다.

박근혜 탄핵 반대 집회에 등장했던 성조기가 사드 배치 찬성 집회에도 나타나,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의 뜻에 따르라"고 고함질이다.

미대사관 인간띠잇기를 두고 ‘한국대사관이 시위대에 포위되면 어떻겠나’라며 미국 언론인지 한국 언론인지 헷갈리는 사설을 써대고 있다.

이처럼 미국보다 미국을 더 걱정해주는 정치인과 언론이 너무 많다.

▲ 박근혜 탄핵 반대 집회에 등장한 성조기. [사진 뉴시스]

사람이 사대를 하면 머저리가 되고, 나라가 사대를 하면 식민지가 된다

국어사전에 사대주의는 ‘주체성이 없이, 세력이 강한 나라나 사람을 붙좇아 자기의 존립을 유지하려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미국을 숭상하고 미국 말을 잘 들어야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미국병이 바로 숭미사대주의다.

우리는 주변에서 미국에 대해 지나친 환상을 품고 있거나, 자신이 미국의 홍보사절단이라도 되는 양 미국 사회를 과도하게 찬양하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여기에 한국 사회에 대한 불만까지 겹치면 어떻게든 미국과 비교하며 한국을 까지 못해 안달하는가 하면, 자녀의 미국 시민권 취득을 위해 원정출산도 마다하지 않는다.

미국 하면 자유, 풍요, 힘센 나라 등의 단어를 떠올리는 것까지야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미국에 쓴소리라도 하려 하면 마치 자기 나라인 듯 발끈하여 반박하는가 하면 심지어 미국사회에서 빈번한 총기난사 같은 문제에 대한 정당한 비판도 “님이 아직 미국에 대해 잘 모르시나본데”라며 전력으로 미국을 옹호하고 나서면 얘기가 달라진다.

지난 겨울 박근혜 탄핵 반대 집회에 등장한 성조기는 미국병의 극치라 할만하다.

이들이 성조기 집회를 연 게 지지하는 대통령의 탄핵을 막는 데까지 미국의 힘을 빌려보려는 뼛속 깊은 사대근성의 결과라면 지나친 표현일까?

리퍼트 미 대사 피습 사건 당시 개고기와 미역을 갖다 주며 부채춤에 굿판을 벌이는 석고대죄 행사를 하는가 하면, 버지니아 총기난사 범인이 한국계라는 이유로 미 대사관 앞에 무릎을 꿇고 한국인에 편견을 갖지 말아달라고 사과 집회와 자성의 금식 시위까지 하는 장면에 이르러서는 할 말을 잃는다.

최근 사드 찬성 집회에 성조기가 재등장하자 “미국이 그리 좋으면 사드 들고 미국 가서 살든가”라는 말이 나왔는데, 적절한 촌평으로 보인다.

 

‘미니슈퍼’를 아시나요?

한때 가게 이름 뒤에 ‘미니슈퍼’라고 붙이곤 했다. 슈퍼마켓에서 마켓은 사라지고 규모가 작다는 것을 표현한다는 것이 그만 국적 없는 말 ‘미니슈퍼’라는 신조어로 탄생한 것이다. 지금도 가게 다녀온다는 걸, “요 앞 슈퍼에 다녀올게”라고 흔히 표현한다.

왜 이런 말이 생겨 났을까? 우리나라 사람들의 영어실력 탓일까?

한국의 영어 열풍은 ‘영어 잘하기 범국민운동’이라도 벌이는 기세다. 3~4세 아이들을 영어로만 말하게 하는 어린이집이 문전성시를 이룬다.

극성스런 부모가 아니라도 거의 본능적으로 자녀의 영어공부에 열을 올린다.

그도 그럴 것이 영어를 잘해야 원하는 학교에 진학할 수 있고, 대학에선 중국철학 마저 영어로 수업하고, 영어실력이 부족하면 승진은 꿈도 꿀 수 없는 세상이니 오죽하겠는가.

영어 교육에 대한 과도한 집착, 이 또한 사대주의의 발로로 보인다.

과거 이승만 대통령에게 올리는 중요한 결재서류는 영문으로 작성했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영어를 미 본토 발음으로 구사하면 양아치도 학자처럼 보이는 착시 현상까지 생긴다.

일제 강점기에는 창시개명을 하고, 학교에서 조선말을 사용하다 들키면 몰매를 맞던 시절이 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영어를 강요하지 않아도 자진해서 우리말 보다 영어에 집착한다.

제 나라 제 민족의 힘을 믿어야 미국병을 고친다

영화 ‘암살’에서 염석진(이정재 분)은 “일본이 망할 줄 몰랐다”며 자신의 친일 행적을 변명했다.

이처럼 사대주의는 강자의 힘이 영원할 것이라는 착각에서 비롯된 공포감에 기인한다.

그러나 천하를 호령하던 청나라도 망했고, 해가 지지 않는 나라 대영제국도 쪼그라들었다. 승승장구하던 일본도 결국 폐망하고 말았다. 미국이라고 영원할 리 없다.

미국에 자주적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는 여론이 가장 높던 시절은 2000년대 초반, 6.15공동선언으로 민족대단결의식이 고취된 시기다.

특히 우리의 안보를 위협하는 나라로 국민의 33%가 북한을 지목한 반면 39%가 미국이라고 답했다(2004년 1월12일자 조선일보).

제 나라 제 민족의 힘을 믿게 되면 미국에 대한 두려움도 줄어든다. 문재인 정부는 촛불 시민의 힘을 믿고,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민족의 염원을 받아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당당히 나서주길 기대해 본다.

[기획연재] 한미관계 이대로 좋은가?

(1) 5.18광주 학살과 5.16쿠데타의 공통점 – 미국의 국내정치 개입

(2) 맥아더 포고령, ‘일장기 대신 성조기’ – 분단과 청산하지 못한 친일

(3) 정전협정문에 대통령 이승만은 왜 이름 빠졌나? – 군작전지휘권

(4) 사드, 문재인 대통령 뜻대로 안되는 이유? – 한미상호방위조약

(5) 미군, 아직 한반도에서 전쟁 중 – 한미합동군사훈련

(6) 두 여중생의 죽음, 15년이 지난 오늘 미군은? – 주한미군 범죄와 SOFA

(7) 미국이 좋은 걸까? 무서운 걸까? – 숭미 사대주의

(8) 우리는 IMF를 잊지 않았다 – 대미의존 경제

강호석 기자  sonkang114@gmail.com

관련기사icon두 여중생의 죽음, 15년이 지난 오늘 미군은?icon미군, 아직 한반도에서 전쟁 중icon사드, 문재인 대통령 뜻대로 안되는 이유?icon정전협정, 대통령 이승만의 이름은 왜 빠졌나?icon맥아더 포고령, ‘일장기 대신 성조기’icon5.18광주 학살과 5.16쿠데타의 공통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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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의 '5월 5일' "시체는 하나인데 모두 자기가 범인이라고..."

 

폭로 이틀 전 조작 자료 유입...무분별한 네거티브 공세 "안철수, 사과해야"

17.06.27 20:44l최종 업데이트 17.06.27 20:44l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12년 총선과 대선에 연이어 출마하며 사실상 혹독한 검증 과정을 거쳤다. 아들 문준용씨의 한국고용정보원 특혜 채용 의혹 역시 한 차례 불거졌던 사안으로 선거 초반에는 큰 이슈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앞섰다. 그러나 국민의당은 지난 대선 기간 내내 '문준용'에 매달렸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에서도 의혹 제기가 있었지만, 논란을 생산하고 주도했던 것은 국민의당이었다. 

국민의당은 '검증'이라는 명분 아래 문씨와 관련한 수많은 의혹들을 쏟아냈다. 선거운동 기간 국민의당이 발표한 문씨 관련 발표는 모두 29건이다. 하루 평균 2건에 가까운 의혹 제기와 논평으로 상대 후보를 공격한 것이다. 이러한 증상은 선거 후반으로 갈수록 심해졌다. 특히 여론조사 공표 기간이 끝나고 '깜깜이 선거'로 들어간 이후에는 단순 의혹이 아니라 수위 높은 폭로전을 펼쳤다. 
 
국민의당 “문재인 아들 취업특혜 진상규명 응답하라”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 이용주, 이태규 의원과 선거운동원들이 28일 오후 서울 동작구 노량진역 앞에서 문재인 후보 아들 특혜 취업 규탄 집중 유세를 펼치며 “문 후보 아들 문준용씨가 고용정보원에 근무하지 않으면서 매월 월급을 받아갔다”며 문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 이용주, 이태규 의원과 선거운동원들이 지난 4월 28일 오후 서울 동작구 노량진역 앞에서 문재인 후보 아들 특혜 취업 규탄 집중 유세를 펼치며 "문 후보 아들 문준용씨가 고용정보원에 근무하지 않으면서 매월 월급을 받아갔다"며 문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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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씨와 미국 파슨스 디자인스쿨을 함께 다녔다는 인물의 폭로가 나온 것도 이때다. 지난 5월 5일 김인원 국민의당 공명선거추진단 부단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후보 아들 준용씨가 한국고용정보원 채용 과정에 대해 '아빠(문 후보)가 얘기를 해서 어디에 이력서만 내면 된다고 얘기를 했다'는 증언을 확보했다"며 증언한 사람을 "준용씨와 함께 미국 뉴욕 파슨스 디자인스쿨 대학원을 다녔던 한 동료"라고 밝혔다.
 
단순히 '문씨의 채용 과정에 특혜가 있었다'라는 의혹 차원을 넘어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문씨 채용에 직접 개입했다는 폭로였다. 김 부단장은 또 "아버지(문 후보)가 대통령까지 하려면 좀 치밀하게 했어야 하는데, 너무 허술했다. 파슨스 있을 때도 지 아버지(문 후보에 대해) 별 얘길 다 하고 다녔다", "돈 물 쓰 듯했다"는 내용의 증언도 가감 없이 공개했다. 

결과적으로 이 같은 폭로는 모두 조작된 것으로 밝혀졌다. 국민의당은 당원 이유미씨가 조작된 자료를 이준서 전 최고위원에게 전달해 폭로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조작된 자료가 어떻게 당의 검증 체제를 통과해 누구의 책임 아래 폭로된 것인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이씨가 안철수 전 대표의 카이스트 제자이고, 2012년 대선도 도왔다는 점에서 안 전 대표의 책임론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오마이뉴스>는 5월 5일 전후로 국민의당을 취재했던 내용과 조작 사실이 밝혀진 후 현재까지의 취재내용을 바탕으로 이번 사건이 진행됐던 과정을 되짚어봤다. 

[5월 2일] 조작된 자료의 출발점

김인원 부단장은 지난 5월 5일 해당 자료를 공개하면서 제보자가 5월 2일 마지막 대선후보 TV토론회를 보고 인터뷰에 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시 토론회에서 문씨와 관련한 내용이 거론되지는 않았다. 다만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민주당의 분열을 놓고 책임 공방을 벌였다. 안 후보는 "계파 패권 때문에 탈당했다"고 주장했고, 문 후보는 "민주당 쪼갠 건 안 후보"라고 맞섰다. 

그 날은 마지막 TV토론이 있는 날이자 투표일 전까지 공표가 가능한 마지막 여론조사가 실시되는 시점이기도 했다. 각 당은 지지율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네거티브 공세에 열을 올렸다. 국민의당은 이날도 '문재인 후보는 친인척 권력 비리 의혹에 대해 떳떳하다면 당장 국민의당을 고발하기 바란다'라는 제목으로 김철근 대변인의 논평을 내놓았다. 국민의당은 문씨뿐 아니라 문 후보의 처조카의 특혜 채용 의혹까지 제기한 상태였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당시 연이은 토론회 실패로 당의 사기가 상당히 떨어져 있었다"라며 "마지막 토론회에서도 이렇다 할 반전 지점이 보이지 않았다. 마지막 여론조사를 앞두고 홍준표 후보와 실버크로스가 거론되고 있어서 초조해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라고 말했다. 

[5월 3일] 조작 자료가 당으로 들어오다
 
 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씨의 취업 특혜 증거 조작에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이준서 전 국민의당 최고위원(왼쪽)과 이유미씨.
▲  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씨의 취업 특혜 증거 조작에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이준서 전 국민의당 최고위원(왼쪽)과 이유미씨.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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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취재 결과 해당 자료가 당으로 들어오게 된 것은 폭로 이틀 전인 5월 3일이다. 복수의 당 관계자들은 당원 이씨에 의해 조작된 것으로 드러난 카카오톡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이때 국민의당은 이용주 의원이 단장을 맡은 공명선거추진단 이외에도 다양한 통로를 통해 문씨와 관련한 제보를 받고 있었다. 일부 관계자들은 독자적으로 문씨 의혹을 파헤치기도 했다. 

한 당직자는 당시 상황을 놓고 "시체는 하나인데 서로 자기가 죽였다고 말하는 꼴이었다"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내부에서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자기가 문씨의 취업 특혜 의혹을 증명할 수 있는 정보를 갖고 있다고 경쟁했다는 얘기다. 선거가 치열해질수록 공적을 세우려는 사람들에 의해 허위 정보가 넘쳐나는 시기였다. 해당 자료는 공명선거추진단으로 입수돼 다른 당 관계자들에게 전파된 것으로 확인됐다. 

마찬가지로 조작된 것으로 드러난 음성녹음도 이날 당으로 전달됐다. 당원 이씨는 친척동생과 모의해 해당 음성을 녹음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호 공명선거추진단 수석부단장은 5월 5일 브리핑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제보자와 인터뷰는) 5월 3일에 했고, (제보자는)한국에 있다"라며 문준용씨가 그 당시엔 아버지가 정치할 생각이 전혀 거의 없었고, 현직에서 물러났기 때문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날 마지막으로 발표된 다수의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는 2위와 10%p 이상의 차이로 1위를 독주했다. 안 후보는 20% 내외 지지율로 홍 후보와 비슷한 지지율을 기록했다. 국민의당은 이날도 서울대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을 가지고 "문준용씨의 의혹이 사실이라는 고용정보원 전 간부 아들의 증언을 확보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해당 간부는 언론 인터뷰에서 "권재철 전 원장에게 (문씨 채용에 대한) 압력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라고 밝혔다. 

[5월 4일] 이용주 단장의 사과, 주춤하는 네거티브 공세
 
 국민의당 이용주 공명선거추진단 단장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권재철 초대 한국고용정보원장 재임 시절 특혜채용 의혹 10여건이 발견됐다고 밝히고 있다.
▲  지난 4월 24일, 국민의당 이용주 공명선거추진단 단장이 권재철 초대 한국고용정보원장 재임 시절 특혜채용 의혹 10여건이 발견됐다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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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주 의원은 국민의당 공명선거추진단장으로 선거기간 내내 문씨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를 주도했다. 그는 4월 24일 "권재철 초대 한국고용정보원장 재임 시절인 2006년 3월~2008년 7월까지, 문준용씨를 비롯해 영부인 친척 등 고위공직자 자녀와 부인 등이 고용정보원에 채용됐다"라며 9명 명단을 공개했다. 이 의원이 언급한 '영부인'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아름다운봉하' 이사장을 지칭한 것이었다. 

그러나 5월 4일 이 의원은 "'권양숙 여사와 (특혜취업 의혹을 제기한)권 모 과장'의 친척 관계가 있는지에 대하여 추가로 확인하는 과정에서 애초에 저희가 파악한 것과 일부 다른 사실이 확인되어 이를 정정하고자 한다"라며 사과했다. 그는 "향후 제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으면 응분의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 권양숙 여사께는 이후 직접 찾아뵙고 다시 정중히 사과를 드리겠다"라고 말했다.

각 당이 치열하게 네거티브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국민의당의 '주포'가 고장이 난 것이다. 이날은 사전투표 일이기도 했다. 투표소로 유권자들이 향하는 가운데 이 의원의 사과는 국민의당에 악재 중 악재였다. 이 의원이 "사과한다"라면서도 "권양숙 여사의 친척이 아니라고 확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의혹 자체를 완전히 부인하지 않은 것 역시 이 같은 상황을 의식한 발언이었다고 할 수 있다. 

첫날 사전투표율은 11.7%로 전국에서 500만 명에 가까운 유권자들이 투표소를 찾았다. 전날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에게 크게 뒤처지며 홍 후보에게 추격당하는 것으로 나온 안 후보 측은 높은 사전투표율에 더욱 불안감에 휩싸였다. 당시 <오마이뉴스>와 만났던 캠프의 한 관계자는 "(이 의원이) 사과를 할 거면 일찍 해야지 왜 지금 하는 건지 모르겠다"라며 "지금은 아주 작은 것 하나도 예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5월 5일] 조작된 자료 폭로, "100% 신뢰" 자신했던 국민의당
 
박지원 "문재인 아들 고용정보원 근무하지 않으면서 월급 받아갔다" 국민의당 박지원 상임공동선대위워장과 소속 의원들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아들 문준용씨가 고용정보원에 근무하지 않으면서 매월 월급을 받아갔다”며 “이것은 국민 세금을 도둑질 한 것이다. 등교하지도 않고 학점을 받은 최순실 딸 정유라 사건과 똑같다”고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 박지원 "문재인 아들 고용정보원 근무하지 않으면서 월급 받아갔다" 국민의당 박지원 상임공동선대위워장과 소속 의원들이 지난 4월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아들 문준용씨가 고용정보원에 근무하지 않으면서 매월 월급을 받아갔다"며 "이것은 국민 세금을 도둑질 한 것이다. 등교하지도 않고 학점을 받은 최순실 딸 정유라 사건과 똑같다"고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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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5일 오전 11시, 김인원 부단장이 여의도 국민의당 당사에서 기자들 앞에 섰다. 그는 "문준용씨의 고용정보원 원서 제출은 문재인 후보가 시켜서 한 일"이라며 "문준용씨의 미국 파슨스 대학원 동료는 문씨가 "아빠가 얘기를 해서 어디에 이력서만 내면 된다"라는 얘기를 했다고 증언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카카오톡 화면을 갈무리한 사진과 변조된 음성을 공개했다. 

그동안 국민의당은 줄기차게 의혹 제기를 하면서도 구체적인 물증을 내놓지 못했다. 대부분이 "어떠했더라"는 식의 정황 증거를 내놓고 의문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의혹을 키워왔다. 그런 가운데 문씨의 학교 동료가 아주 구체적으로 문 후보가 문씨 채용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증언했다는 것은 이전까지와는 비교되지 않는 수준의 폭로였다. 당연히 기자들의 관심도 높았다. 기자들은 김 부단장과 김성호 수석부단장을 둘러쌌다. 

이 자리에서 김 수석부단장은 "증언자를 100% 신뢰할 수 있는 것이, 문준용 이야기뿐 아니라 (참여정부) 시민사회수석의 딸에 대해서도 문준용씨가 '나와 같이 특혜 입사를 해서 꿀 보직을 받았다'라고 직접 얘기를 했다. 이 부분을 확인했다"라며 "우리가 당시 시민사회수석의 딸이 그 당시 은행에 입사했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에 이 증언의 신뢰도를 저희는 100%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기자 여러분 중 한 명을 딱 지정해서 만약에 이메일로 인터뷰를 요청하면 자기가 적극적으로 인터뷰에 응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우리가 이메일 주소를 본인으로부터 가져왔다"라며 해당 제보자와 이메일 인터뷰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오마이뉴스>도 당시 제보자와 이메일 인터뷰를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며칠 후 국민의당은 제보자의 사정으로 인터뷰가 어렵게 됐다고 알려왔다. 

<오마이뉴스>는 당시 국민의당의 폭로 내용을 기사화하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측이 해당 의혹을 폭로한 이용주 의원, 김인원 부단장, 김성호 수석부단장 등을 고발하기로 했다는 기사를 전하면서 관련한 내용을 언급하는 수준으로만 보도를 했다. 폭로 내용이 구체적인 반면 제보자와 제보를 접수한 사람에 대한 정보가 너무나 부족했기 때문이다. 가능하다고 했던 인터뷰까지 무산되면서 제보를 신뢰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당시 <오마이뉴스> 기자는 국민의당으로부터 '왜 기사를 쓰지 않냐'라는 이야기를 수차례 들었다. 이에 <오마이뉴스>는 "제보자는 보호할 수 있지만, 당에서 제보자와 통화한 사람이 누구인지 정도는 밝혀야 제보 내용을 신뢰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답했다. 김성호 수석부단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제보자와 통화는) 국민의당에서 했다"라고 말했을 뿐 제보가 입수되고 검증된 과정을 더 공개하지 않았다. 

"제보 너무 완벽해 의심, 그래도 나갔으면..."
 
박주선 "문준용 취업 특혜 의혹 제보 조작 확인" 대국민 사과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대선 기간 국민의당이 발표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씨의 고용정보원 취업 특혜 의혹과 관련 제보가 조작된 것이 확인됐다며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 박주선 "문준용 취업 특혜 의혹 제보 조작 확인" 대국민 사과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대선 기간 국민의당이 발표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씨의 고용정보원 취업 특혜 의혹과 관련 제보가 조작된 것이 확인됐다며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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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작된 자료가 폭로되는 과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김성호 수석부단장과 김인원 부단장인 것으로 보인다. 이용주 의원의 경우 전날 '영부인 친인척 특혜채용' 의혹 제기에 사과하면서 다시 네거티브 전면에 나서지 않는 모습이었다. 김 부단장은 27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나와 김성호 수석부단장이 검증하고 (기자회견)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이 의원에게도 최종적인 검증 책임이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이번 사건을 놓고 국민의당 내부가 받은 충격도 상당하다. 한 보좌관은 "당이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윤미, 이준서 두 사람이 저지른 일이라고 수사 결과가 나와도 어떤 국민이 믿어주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또 "설령 두 사람이 꾸민 일이라고 해도, 그걸 입으로 말한 건 김인원 부단장이었고, 고위 당직자들이었다"라며 "치명타가 아니라 이미 사형선고가 내려진 거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안철수 전 대표의 책임도 거론된다. 안 전 대표의 한 측근은 "부끄러워서 고개를 들고 다닐 수가 없다"라며 "안 전 대표를 옹호하려는 게 아니라 이유미씨가 측근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안 전 대표가 당의 대선 후보라는 점에서 모든 책임을 다해야 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안 전 대표가 조작된 자료를 미리 알았을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모든 문제가 자기로부터 시작됐다는 점에서 사과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 당직자는 이번 사건을 놓고 "국민의당의 민낯이 제대로 드러난 사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거 때 많은 사람이 미친다"라며 "공명선거추진단뿐 아니라, 공보단, 대변인실 모두 그랬다. 제보 내용이 너무 완벽해 의심이 되기도 했지만, 그래도 모두가 (언론에) 나갈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거 전략을 쥐고 당을 이끌 리더십이 전혀 없었던 게 이런 참상을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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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지 필진의, 아니, 은수미의 청와대행을 격렬하게 환영한다

 

 

 

 

 

교보문고에 들렀다가 딴지일보 편집장 김창규(필명 죽지않는 돌고래, 약칭 죽돌)의 인터뷰집을 샀다. 지승호 선배와는 또 다른 맛의 인터뷰를 긁어내는 재능을 가진 걸 일찌기 아는 바 눈에 띈 김에 냉큼 카드를 긁었다. 그런데 그 책에 없는 인터뷰 하나가 가물가물 떠올라서 인터넷 검색을 했다. 인터뷰 대상 이름은 기억나지 않으나 무척 호감과 공감이 갔던 인터뷰였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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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지일보 검색을 해서 김창규 인터뷰를 뒤지다보니 내 기억이 잘못되었음을 곧 알게 됐다. 인터뷰어조차 달랐다. 죽지않는 돌고래가 아니라 딴지일보 정치부장물뚝심송이었다. 당연히 인터뷰이도 알게 됐다. 은수미 의원이었다. 다시 읽어 보니 예전에 보았을 때의 느낌이 새록새록 죽순이 되어 돋는다. 서는 곳에 따라 풍경이 바뀌는 법이고 지나온 길에 따라 상대방 코스를 판단하는 이치라 내가 느낀 호감과 공감 목록을 줄줄이 소개하지는 않겠다. 

 


응답하라 1988보다 한 단계 위 세대, '말죽거리 잔혹사' 세대에 해당하는 그녀의 인생 역정은 기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것이다. 위장 민증 가지고 공장에 들어가고 거기서 별의 별 일을 겪고 감옥에 가고 세상 바닥을 쓸고 하는 운동권 후일담이야 거실 책꽂이 한 켠에 수북하다. 


비록 현장 투신 한 번도 못한 처지로 시덥잖은 부채의식은 있겠지만, 유별나게 감응할 일도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시선이 갔던 것은 그녀의 '기억' 때문이었을 것이다. 보통 사람들은 지나치기 쉽고 까먹기 좋은 '가늘고 보잘것없는' 기억들 말이다. 

 
은수미 의원에 따르면 감옥에선 평생 커피를 안먹던 사람도 커피를 먹고 싶어하게 된다고 한다. 즉, '자유'의 문제는 기호마저 바꾼다는 것이겠다. 사회에선 거들떠보지도 않는 초코파이에 이등병들이 환장을 하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보통 인터뷰들은 여기에서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가는데 은수미 의원은 기억 한 자락을 더 뽑는다. 

 

 

 

"어떤 오십대 아주머니 한 분이 평생 노래 한 번 안 해본 분인데 커피가 그렇게 마시고 싶다고 하시는 거에요. 그러다가 이십대 교도관이 어머니뻘 되는 이 아주머니에게 자기 앞에서 노래를 세 곡을 하면 커피를 한 잔 주겠다고 하는 겁니다.

 

처음에는 교도관도 장난이었죠. 그냥 노래 세곡 하면 커피를 준다고 한 것뿐인데, 이 아주머니가 진짜 똑바로 서서 노래를 하시더라구요. 천주교 신자였는지 성가를 두 곡 정도 하시고 나서 동요를 부르시더군요. 나비야, 나비야 하는 노래를 하는 겁니다.

 

옆에서 보는 제가 정말로 눈물이 나더라구요. 교도관도 처음에는 장난으로 시작했다가 이게 너무 진지해지니까 놀란 거에요. 착한 교도관이었어요." 

 


이 대목에서 가슴이 찡해진 것은 은수미 의원의 시선이었다, 고종석 기자 표현대로 "나라의 깃털 하나도 못건드릴 거면서 말의 인플레만 심했던" 사노맹 투사로서, 그것도 "격앙하기 쉬웠던" 20대로서 사실 이 장면에서는 '교도관에 대한 분노'가 앞서기 쉬웠을 것이다. 이 개새끼가 커피 하나 가지고 사람을 이렇게... 하면서 말이다. 나 역시 현장에 있었다면 괜시리 정의감에 불타올랐을지도 모른다. 50대 아주머니에게 "노래 세 곡 부르면 커피 한 잔 주지." 하는 20대 교도관이라니. 이런 싸가지! 너는 에미도 없냐. 이른바 '진보'라는 사람들이 참 쉽게 빠지기도 하고 세우기도 하는 정의로움의 함정(내가 진보라는 말은 아님).


하지만 은수미 의원은 거기서 장난이었지만 너무 진지해지니까 놀라버리는 착한 교도관을 발견한다. 이해가 간다. 사실 별 악의도 없이 조롱의 의사도 없이 이미 줄 생각하고 있으면서 "노래 하나 하면 줄게요!" 는 일상에서도 많이 보는 장치지 않은가. 단, 20대 교도관의 경우 그 커피가 얼마나 절실한지, 평생 커피를 거들떠보지도 않던 사람들이 왜 커피에 환장하게 되는지에 대한 이해가 없었던 것이 문제였겠지. 


교도관은 어쩔 줄 몰라 했을 것이다. 노래를 그만하라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그냥 떠나 버릴 수도 없고. 나비야 나비야 나올 때 와와 박수 치면서 커피 건네고 끝내고 싶은데 그 타이밍도 잘 모르겠고 무척 당황했을 것이다. 왜 이렇게 본 듯이 말하냐 하면 그게 착한 사람들이 흔히 보이는 '인간적인 미안함'이 부르는 결정 장애의 전형적인 모습이기 때문이다. 은수미 의원은 그걸 본 것이리라. 결국 부처 눈엔 부처가 보이고 돼지 눈엔 돼지가 보이는 법이라는 사실은 무학 대사 이래의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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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인터뷰는 별 신경 세우지 않고도 물 먹듯 읽을 수 있는 내용으로 가득하다. 늦깎이 대학생으로 열 몇 살 차이나는 대학생들과 어울려 공부할 때 김수행 교수가 강의실에서 그녀에게 내린 평가는 가슴 뭉클하다. "지금 나한테 답안지를 받아간 은수미라는 사람을 아는가? 자네들 선배였고, 아주 극렬한 운동권이었다가 감옥 갔다가 돌아왔다. 그런데 이 친구는 돌아와서 어떻게 이렇게 공부를 하는지, 정말 죽어라 공부를 했는지, 이번에 최고점이다."


90년대 초반부터 '젊은 피'로 정계에 들어가기 시작한 386에 대한 원천적 불신이, 적어도 내게는 있다. 특히 '의장님'이나 '총장님' 출신들이라면 두 페이지 접어서 본다. 실력은 없고 이름만 높은, 샥스핀 앞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부를 줄은 알았는데 20년 동안 해 놓은 것이라곤 좀 의관정제하고 다초점 누진렌즈 구비해야 몇 줄 보일까 말까 한 사람들. 하지만 김수행 교수의 평가(강의실에서 한 것이니 증인도 많으리라) 는 최소한 이 은수미라는 386에 대한 기대를 하게 만든다. 적어도 의장 놀이하면서 가마 타고 등장해서 그 이름값으로 한세상 호령한 이들과는 좀 결이 다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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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이미지는 당시 은수미 의원의 첫 연재물 마빡입니다)

 

한번에 보는 은수미칼럼(클릭)

 

 

 

 

 

 

산하

 

편집 : 딴지일보 인지니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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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5남측위 "한반도 평화대화 물꼬 터야"

<추가> 한미정상회담 기자회견..이창복, '북핵 정책 전환' 촉구
김치관 기자  |  ckkim@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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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6.27  13: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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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15남측위원회는 27일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사진 - 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대통령에게 다시 권고합니다. 동맹은 변화해야 합니다. 그리고 핵문제에 매달려서는 문제의 진전이 한 보도 나갈 수 없습니다. 사드 문제는 철수되어야 합니다.”

이창복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상임대표의장은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촛불의 힘으로 혁신하는 가운데서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의 목소리를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미국에 전달해줘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주문했다.

6.15남측위원회는 27일 오전 10시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이 땅에서 전쟁을 막고, 한반도 평화대화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창복 6.15남측위원회 상임대표의장이 여는말을 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창복 의장은 여는말을 통해 “핵은 북에 있어서는 상당히 중요한 생존의 문제일 것이다. 우리는 북을 설득하고 대화와 평화의 입장에서 함께 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 “핵 제재는 실패했다. 이제 바뀌지 않으면 우리의 평화는 멀리 갈 수 밖에 없다”고 ‘선 핵폐기’ 정책의 전환을 촉구했다.

6.15여성본부 상임대표인 권오희 수녀는 이 땅에서 전쟁의 무기는 지금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충분하다”며 “더 이상의 사드배치를 원하지 않고 더 큰 무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의 민간인들이 교류를 하려면 남북의 정상이 만나야만 확실하다”면서 “남북의 정상이 만날 수 있는 길, 그 길을 저희들은 간곡히 원하며 요구한다”고 밝혔다.

김영호 6.15농민본부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은 이참에 대한민국 국민들의 자존심을 세워”달라며 “자신있게 남과 북이 함께 평화를 나눌 수 있는 당당한 목소리를 전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 독립유공자유족회 회장인 김삼열 6.15남측위원회 상임대표가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김삼열 6.15남측위원회 상임대표가 낭독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한반도 핵문제는 북미간 적대관계를 비롯한 냉전체제로부터 기인한 것이므로, 쌍방의 안보우려를 동시에 해결하는 평화협상을 시작하여 한반도 평화의 디딤돌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최근 중국은 물론 미국 외교협회 등 각계에서 제안한 군사적 행동의 동시 중단, 즉 <핵-미사일 실험 동결>과 <한미연합군사훈련 및 전략자산 전개 중단>을 첫걸음으로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고 제안하는 것에 귀를 기울여, 즉각적으로 군사적 행동을 중단하고 대화의 물꼬를 터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핵문제 해결과는 독자적인 영역에서 남북대화 재개, 남북공동선언 이행에 대한 의지를 확고하게 견지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는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에 대한 이 땅 국민들의 염원과 절박함을 존중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아울러 문재인 대통령에게 “6.15, 10.4선언의 정신을 철저히 견지하며 한미 정상회담에 임할 것을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정권교체에도 불구하고 6.15민족공동행사를 성사시키지 못한 6.15남측위원회는 8.15민족공동행사의 서울 개최를 추진하고 있으며, 이번 한.미 정상회담 결과와 북측의 반응을 지켜본 뒤 입장과 일정을 구체화 할 예정이다.
 

“희망도 섞으면서 경고도 하는”
<미니 인터뷰> 손미희 6.15남측위원회 신임 대변인
   
▲ 손미희 6.15남측위원회 대변인(왼쪽)이 27일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이창복 상임대표의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통일뉴스 : 오늘 긴급하게 기자회견을 열게 된 배경은?

■ 손미희 대변인 : 6.15남측위원회는 6.15공동행사 성사를 희망적으로 보고 있다가 안 된 과정에 여러 이유가 있지만, 어쨌든 한.미 정상회담이 놓여있는 거다.

좋은 결과를 기대하는 마음도 있지만 우려도 많고, 그래서 각계각층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남북관계 문제, 평화 문제, 통일 문제로 가는 가장 중요한 지점이니까 우리 목소리를 내고자 한 것이다.

오히려 이른바 ‘촛불 정권’, 국민을 등에 든든한 백으로 둔 정권이니까 우리의 목소리를 가지고 가라는 것이다. 좀 희망도 섞으면서 경고도 하는. 그래서 일각에서는 청와대로 우리 목소리를 들고 가서 전달해야 한다고 했지만 6.15남측위원회의 위상을 고려해 이곳에서 하게 된 것이다.

□ 오늘 여러 제언 중에 가장 핵심적인 메시지는 뭔가?

■ 오늘 전국에서 동시다발로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지역들까지 기자회견문을 회람해 마지막 결론으로 ‘전쟁을 막고 한반도 평화대화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남북관계 발전에 대한 존중의 장이 되어야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정상회담이 내용적으로는 사실 기대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래도 가서 국민을 등에 업고 할말 다 하고 와라. ‘전쟁은 안 된다’, ‘대화하라’는 것이다.

기자회견문 회람할 때 구체적인 군사훈련 문제 등 이러저러한 강한 내용들도 많았다. 그러나 6.15남측위원회는 중간적 입장에서 자기의 이야기를 하면 되는데 무슨 방향을 제시하는 것처럼 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의견들도 있었다.

결국 구체성은 각 개별단체들이 입장을 낼 때 정확하게 표현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 이렇게 되면서 정말 두리뭉실한 기자회견문이 됐다.

□ 한.미 정상회담 이후 6.15남측위원회의 북측과의 교류 계획은?

■ 6.15남측위원회에서 따로 공식적으로 결정된 것이 없다. 한.미 정상회담 이후에 각급회의를 다 잡아놨다.

내부적으로 남쪽의 8.15행사를 일단 충실하게 준비하자. 지금 그 논의를 하고 있다. 남과 북이 함께하는 것은 한.미 정상회담 이후에 기류를 보고 각급회의를 통해 토론하자는 것이다

원래는 지난 2월 심양회의에서 6.15공동행사 치르고 7월 정도에 6.15공동위원장회의를 갖자고 했다. 한.미 정상회담에 따라 공동위원장회의가 열릴 것이고, 그게 없으면 실제 8.15공동행사도 어려울 수 있다.

□ 6.15남측위원회 대변인을 맡게 된 계기는?

■ 6.15여성본부 공동대표 임기를 마치고 필요한 일이라면 뭐든지 하겠다고 했는데, 이창복 의장님이 실무급은 맞지 않다면서 “나를 도와 함께 했으면 좋겠다”면서 대변인을 제안했다.

글쓰는 것도 말하는 것도 안 돼 어렵다고 했지만 대변인실을 꾸리고 해보자고 해서 자꾸 이유를 대기가 뭐해서 부족하지만 시작해 보기로 했다.

올해 초부터 이야기가 되다 5월 31일 상임대표자회의 때부터 엉겁결에 시작하게 된 거다.

□ 6.15공동행사가 무산된 과정에서 6.15남측위원회가 정돈되지 않은 모습을 외부로 드러냈는데.

■ 대변인을 맡자마자 너무 정신이 없었다. 6.15남측위원회 공동집행위원장을 맡고 있을 때는 내부 돌아가는 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대표를 맡으면서 결정에만 참여해왔다. 대변인 업무도 서툴러 전화받고, 설명하는 것도 익숙지 않았다.

6.15남측위원회 내부적으로도 행사장소를 일단 개성으로 북측에 제안했다가 다시 평양으로 제안했고, 공동행사 무산 기자회견도 내부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연기하는 진통을 겪기도 했다.

어쨌든 앞으로는 대변인실을 통해서만 6.15남측위원회의 입장을 발표하기로 회의를 통해 공식 결정했다.


(추가2,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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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정상회담 쟁점 : 누가 대북정책 주도권 확보하나

 

문 대통령, 북한과의 대화국면 주도할 수 있을까

최지현 기자 cjh@vop.co.kr
발행 2017-06-27 07:28:51
수정 2017-06-27 07:3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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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전직 주미대사 초청 간담회에 입장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홍구, 문 대통령, 한덕수, 홍석현.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전직 주미대사 초청 간담회에 입장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홍구, 문 대통령, 한덕수, 홍석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첫 한미정상회담에서 남북 간 대치 국면을 안정시키고 북한과의 대화 국면을 조성하는데 한국의 주도권을 확보하고 돌아올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미국의 영향력에서 사실상 자유롭기 힘든 한국이 미국의 동의를 얻어 대북정책에서 주도성을 보일 수 있다면, 이는 북한의 '핵 포기'라는 한미 양국의 공동목표로 나아갈 수 있는 중대한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 "북한과 대화 반드시 필요"
'핵 동결'→'핵 폐기' 2단계 접근법 한미 공감대 강조

문 대통령은 최근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주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북정책에 대한 자신의 구상을 밝히면서 한국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을 뒀다.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자신의 대북정책 구상이 서로 다르지 않다며 불필요한 논란을 적극 해소하려고 한 모습에서 그 의도를 엿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일 미국 CBS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핵의 완전한 폐기를 위해서는 "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국제 사회가 유엔 안보리의 결의에 따라서 해왔던 제재와 압박만으로는 북핵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 전에 북한과 대화한다는 구상은 오랫동안 지속돼온 미국의 정책과 근본적으로 배치된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적극 반박에 나섰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은 그와 같은 과거 정부의 실패에 대해서 비판하고 있고 반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저도 그에 대해서 트럼프 대통령과 똑같은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핵 폐기'라는 양국의 공동 목표가 달성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도 최고의 외교적 성과가 될 것"이라고 기대를 높였다.

'아무런 전제조건 없이 북한과 대화하는 것은 북한에 굴복하는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문 대통령은 "대화 자체가 목표가 아니다. 대화를 위한 대화는 할 필요가 없다"며 "저는 아무런 전제 조건 없는 그런 대화를 말한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6.15 남북공동성명 17주년 기념사에서 "북한이 핵과 미사일 추가 도발을 중단한다면 북한과 조건 없이 대화에 나설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왼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
문재인 대통령(왼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민중의소리/뉴시스


이러한 입장은 문 대통령이 제시하고 있는 '2단계 접근법'으로도 나타난다. 2단계 접근법은 '핵 동결'과 '핵 폐기'로 단계를 구분해 북핵 문제에 접근하는 방법을 말한다. 대북압박과 제재로만 이어진 지난 한미 양국의 대북정책과 달리 북한과 대화에 임할 수 있는 문턱을 낮춘 방안으로 평가된다.

문 대통령은 "우선적으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동결시키고, 2단계로 북한의 완전한 핵 폐기를 이뤄야 한다는 단계적인 접근 방법의 필요성은 미국 내에서도 많이 이야기되고 있다"며 이 역시 현재 미국의 대북정책 노선과 다르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러한 문 대통령의 메시지는 북한과의 대화에 반대하거나 소극적인 미국을 설득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이 연일 한미동맹을 강조하고, 웜비엄 사망 사건과 관련해 유가족에게 조전을 보내는 등의 행보도 미국 여론을 달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를 바탕으로 문 대통령이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구체적인 북핵 해법까지는 아니더라도 트럼프 대통령과 큰 틀에서 단계적인 접근법에 합의할 경우 향후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데 주도권을 쥘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문 대통령의 경우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서라도 북한과의 대화에 미국보다 더욱 적극적이고 자유로울 수 있다는 이점도 가지고 있다. 문 대통령이 북핵 문제에 대해 규탄의 목소리를 내면서도, 인도적 차원의 민간 교류에 힘을 싣고 있는 것도 향후 국면에서 미국보다 더 넓은 보폭을 보여줄 수 있는 사례다.

문재인 대통령, 한미정상회담 준비에 '매진'
사드 배치 문제 등 쟁점도 산적

그런 만큼 문 대통령과 청와대는 물밑에서 한미정상회담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출국을 이틀 앞둔 26일 전직 주미 한국대사들과의 초청 간담회에서 "성과 도출에 연연해 하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과의 우애와 신뢰를 쌓을 예정"이라며 담담하게 말했지만, 한미정상회담은 외교력의 첫 시험대라는 성격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부담은 실제 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문 대통령은 최근 통일외교안보 특보인 문정인 연세대 명예교수와 김대중 정부 시절 햇볕정책을 주도한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을 만나 외교 자문을 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이 26일 이홍구 전 주미대사 등 7명의 전직 주미대사를 청와대로 초청해 대화를 나눈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문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더욱 긴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주한미군의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라는 이슈도 겹쳐있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사드 배치 문제는 이번 한미정상회담의 주요 의제가 아니라며 겉으로는 거리를 두고 있지만, 한미 양국의 핵심 쟁점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문 대통령이 미군이 애초 한미 양국 간의 합의 사항과 다르게 서둘러 사드를 배치했다며 공개적으로 의문을 제기한 터라, 이에 대한 미국의 대응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문 대통령은 당초 한미 합의에는 올해 말까지 사드 발사대 1기를 배치하고 나머지 5기는 내년에 배치하기로 돼 있는데, 벌써 사드 발사대 2기가 대선 전에 기습 배치된 것도 모자라 4기가 추가로 몰라 배치돼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2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러한 한미 합의 내용 일부를 공개하며 "어떤 연유에서인지 알 수 없지만, 이런 모든 절차들이 앞당겨졌다"고 지적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청와대 차원의 조사까지 지시했지만, 아직까지 진상을 밝혀내지 못한 상황이다.

문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오는 28일 미국으로 출국한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30일 백악관에서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을 연 뒤 그 결과를 직접 언론에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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