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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를 전쟁접경에로 ... 미국의 파멸적 후과 더욱 커질 것>

 
  • <정세를 전쟁접경에로 ... 미국의 파멸적 후과 더욱 커질 것>

     

     

    조선중앙통신은 11일 노동신문의 개인명의 논설 <핵에는 핵으로,이것이 우리의 대응방식이다>를 보도했다.

     

    논설은 <조미대결에서 우리는 통쾌하게 승리하였다.미국은 여지없이 패하였다.우리에 대한 미국의 핵위협공갈은 물거품이 되고말았다.>고 주장했다.

     

    논설은 <지금 미국은 남조선에 핵전략폭격기편대를 들이민다 어쩐다 하며 정세를 전쟁접경에로 몰아가고있다.우리 공화국의 지위를 깎아내릴 심산으로 그 누구의 핵보유를 인정할수 없다느니,수소탄시험이 아니라 증폭핵분열탄시험이라느니 하면서 비린청을 돋구고있다.그러나 이것은 공포에 질린 승냥이무리의 단말마적발악에 지나지 않으며 맥빠진자들의 넉두리에 불과한것>이라고 지적했다.

     

    논설은 <미국이 우리의 충고를 귀담아듣지 않고 대조선적대시정책을 고집한다면 우리는 나라의 자주권과 민족의 생존권,조선반도와 지역의 평화를 수호하기 위하여 필요한만큼 정의로운 핵억제력을 질량적으로 부단히 강화해나갈것이다.그만큼 미국에 차례질 파멸적인 후과는 더욱 커지게 될것>이라고 주장했다.

     

    아래는 전문이다.

     

     

    핵에는 핵으로,이것이 우리의 대응방식이다

     
        11일부 《로동신문》에 실린 개인필명의 론설 《핵에는 핵으로,이것이 우리의 대응방식이다》의 전문은 다음과 같다.
        세계의 핵지형도가 완전히 달라졌다.수소탄을 틀어쥔 우리 공화국은 핵강국의 전렬에 당당히 올라섰다.
        온 세계가 끓고있다.우리를 지지하는 나라들에서는 부러움과 놀라움의 목소리가,적대세력들속에서는 두려움과 공포의 아우성이 터져나오고있다.
        조미대결에서 우리는 통쾌하게 승리하였다.미국은 여지없이 패하였다.우리에 대한 미국의 핵위협공갈은 물거품이 되고말았다.만일 미국이 최강의 핵억제력을 갖춘 강국으로 세계의 중심에 우뚝 솟아오른 우리 공화국의 현실을 외면하고 무분별하게 감히 덤벼든다면 차례질것은 우리의 정의의 핵불벼락에 미국이라는 땅덩어리가 재가루가 되는 파국적인 재난뿐이다.미국은 이것을 피할수 없게 되여있다.
        미국이 스스로 이런 결과를 몰아왔다.세계최대의 핵보유국인 미국이 우리를 적대시하면서 핵위협을 가증시켜왔기때문에 우리는 불가피하게 핵을 보유하게 되였고 오늘은 수소탄의 장쾌한 폭음을 울리게 되였다.미국에는 우리를 압살할수 있는 수단이 더는 없다.아마 미국은 수소탄까지 보유한 우리 공화국을 상상도 하지 못하였을것이다.지금까지 다른 나라들을 대상으로 흔히 써오던 힘의 방법을 우리 공화국에도 적용하면 능히 목적을 달성할수 있다는 허망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대조선정책을 추진하여왔기때문이다.
        지난 수십년간의 력사를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미국은 오래전부터 체계적으로 우리에게 핵위협을 가하여왔다.
        이미 조선전쟁때 우리 인민에게 핵공갈을 가한 미국은 전후 1950년대 후반기부터 남조선에 핵무기를 대대적으로 들이밀기 시작하였다.그 수는 1970년대 중엽에 벌써 1 000여개에 달하였다.남조선은 세계최대의 핵화약고,핵전초기지로 되였다.미국은 해마다 방대한 핵무기들을 동원하여 남조선과 그 주변에서 우리를 반대하는 핵전쟁연습을 미친듯이 벌리였다.이것은 우리에 대한 로골적인 핵위협공갈이였다.
        새 세기 부쉬행정부시기에 와서 미국의 대조선위협의 강도는 더욱 높아졌다.미국은 우리를 핵선제공격대상명단에 공공연히 올려놓았다.우리와는 절대로 공존하지 않겠다는것을 정책화하고 핵무력사용까지 시사하면서 분별없이 날뛰였다.
        그 누구도 우리에 대한 미국의 핵위협을 저지시키지 못하였다.국제기구와 조약이라는것은 오히려 미국의 대조선핵위협을 정당화해주는 도구로 악용되였다.
        조선반도에는 엄중한 사태가 조성되였다.우리는 팔짱을 끼고 지켜보고만 있을수 없었다.미국이 핵무기를 휘두르며 우리를 없애버리겠다는것을 명백히 한 이상 그것을 막기 위한 대응책이 필요하였다.그것이 바로 우리를 핵으로 위협하는 미국을 정의의 핵으로 제압하는것이였다.
        우리는 나라의 자주권과 민족의 존엄을 수호하기 위해 합법적으로,정정당당하게 핵무기를 만들었다.
        미국은 조선을 잘못 보았다.상대를 모르고 덤벼들면 랑패를 보기마련이다.우리에 대한 무지로부터 출발한 부쉬행정부의 대조선정책은 우리를 핵보유국으로 만들어놓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오죽하면 미국신문 《뉴욕 타임스》가 조선의 핵보유선언은 부쉬행정부가 실책을 범한데 있다,부쉬행정부의 조선에 대한 정책은 비리성적이였으며 따라서 앞으로 미국의 대조선정책에서 변화가 있어야 한다라고 지적하였겠는가.
        미국의 위신은 땅바닥에 떨어졌다.저들에게는 그 누구도 맞서지 못한다고 으시대던 미국은 세계면전에서 깨깨 망신을 당하였다.잘못된 대조선적대시정책이 낳은 응당한것이였다.미국은 여기에서 늦게나마 교훈을 찾았어야 하였다.
        하지만 미국은 대조선적대시정책을 포기하지 않았다.부쉬행정부후에 출현한 오바마행정부는 무엄하게도 우리의 《붕괴설》까지 내돌리며 우리 공화국을 압살하기 위해 발악적으로 책동하였다.방대한 핵타격무력을 동원하여 각종 합동군사연습을 벌려놓았다.쩍하면 핵항공모함과 핵전략폭격기를 남조선과 그 주변에 들이밀고 우리의 종심에 대한 핵타격연습을 뻔질나게 벌리였다.
        목적은 다른데 있지 않았다.력사적으로 벼르고별러온 우리에 대한 핵공격계획을 기어이 실천에 옮기자는것이였다.미국은 1950년대에 벌써 우리 나라의 평양,원산,청진,신의주,남포 등 주요도시들을 포함한 사회주의나라들의 수천개 주요대상들과 지역들을 목표로 가장 극악한 핵폭탄투하공격계획을 짜놓았다.1969년에는 우리에 대한 핵공격과 그 피해까지 예상한 《프리덤 드롭》이라는 비상계획을 작성해놓았다.
        우리는 극도에 이른 미국의 대조선침략열기를 식혀주기 위해 미국이 무모하게 나오는 경우 그에 따른 대응조치가 있게 된다는것을 알아들을만큼 경고도 하고 충고도 주었다.지난해에는 미국이 북침을 노린 핵전쟁연습을 림시중지하는 경우 핵시험을 림시중지할 용의가 있으며 미국이 원한다면 언제든지 마주앉을 준비가 되여있다는 아량도 보여주었다.
        그런데 미국은 이 모든것을 거부하였다.끝끝내 핵전쟁연습을 벌려놓고 그것이 우리의 《제도붕괴》를 목적으로 한것이라는것을 거리낌없이 공개하였다.적대세력들을 규합하여 형형색색의 대조선경제제재와 모략적인 《인권》소동에 매여달리면서 우리의 강성국가건설과 인민생활향상을 가로막고 불순한 목적을 실현해보려고 피를 물고 덤벼들었다.
        미국이 우리를 어째보려는 어리석은 망상에서 좀처럼 깨여나지 못하고있는 조건에서 우리는 이미 경고한대로 미국의 악랄한 대조선적대시정책과 핵위협에 대처하여 새롭게 발전된 방법으로 전쟁억제력을 강화하는 길로 나가지 않을수 없었다.지난 6일 우리의 첫 수소탄시험의 장엄한 뢰성이 천지를 진감하였다.
        미국은 오산하였다.원쑤들이 칼을 빼들면 장검을 휘두르고 총을 내대면 대포를 내대는 우리 군대와 인민의 담대한 배짱과 기질,본때를 몰라도 너무나도 몰랐다.력대 미행정부가 이것을 몰랐다.바로 그래서 부쉬행정부가 우리를 핵보유국으로 떠밀었고 오바마행정부는 우리가 핵억제력을 보다 강화하는 길로 나가게 하였다.
        비극은 미국이 아직도 교훈을 찾지 못하고 실패한 대조선정책의 전철을 밟고있는것이다.
        지금 미국은 남조선에 핵전략폭격기편대를 들이민다 어쩐다 하며 정세를 전쟁접경에로 몰아가고있다.우리 공화국의 지위를 깎아내릴 심산으로 그 누구의 핵보유를 인정할수 없다느니,수소탄시험이 아니라 증폭핵분렬탄시험이라느니 하면서 비린청을 돋구고있다.그러나 이것은 공포에 질린 승냥이무리의 단말마적발악에 지나지 않으며 맥빠진자들의 넉두리에 불과한것이다.
        미국이 군사적힘으로 우리를 어째보겠다는것은 참으로 어리석은짓이다.이것은 언제 가도 실현될수 없는 개꿈이다.
        미국은 력사적으로 지속되여온 조미대결에서 교훈을 찾아야 한다.력사는 언제나 우리의 승리만을 기록하고있다.미국은 언제나 패하고 수치만을 당하였다.이 전통은 영원히 달라지지 않는다.
        미국은 현실을 똑바로 보아야 한다.미국이 우리의 충고를 귀담아듣지 않고 대조선적대시정책을 고집한다면 우리는 나라의 자주권과 민족의 생존권,조선반도와 지역의 평화를 수호하기 위하여 필요한만큼 정의로운 핵억제력을 질량적으로 부단히 강화해나갈것이다.그만큼 미국에 차례질 파멸적인 후과는 더욱 커지게 될것이다.미국은 이것을 명심하여야 한다.
     
    조선중앙통신 2016.1.11

     

    이수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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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위협 요소는 '증시' 아닌 '탄소'

 
[유라시아 견문] 일대일로의 사상 ② : 천인합일(上)
 
| 2016.01.12 08:24:12
 
이병한 박사의 후안강(胡鞍鋼) 중국 칭화대학교 교수의 인터뷰가 이번 주에도 계속 이어집니다. (☞관련 기사 : 일대일로의 사상 ① : 지리 혁명과 공영주의(上) "2020년 세계 최강대국은 바로 중국"지리 혁명과 공영주의(下) "미국, 금융 조작-기생 국가")

녹색 중국?

이병한 : 저는 미국의 '재균형' 전략이 중국의 부상을 막기는 힘들다고 봅니다. 시간을 지연시키고 비용만 더 지불하겠죠. 그러나 자연과 환경의 '재균형' 기제는 중국의 굴기를 주저앉힐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천지는 자비롭지 않으니까요(天地不仁). '홍색 중국에서 녹색 중국으로'의 이행을 주장하고 계시죠.

후안강 : 국정 연구에 종사하면서 중국의 장기 발전의 제약 요소로 환경 문제를 줄곧 강조했습니다. 에너지와 수자원에 관한 보고서도 여러 차례 작성했고요. 자연과 자원은 대국의 운명을 좌우할 뿐만 아니라 인류의 역사를 좌우합니다. 응당 중국의 미래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중국은 유럽과 미국, 일본의 산업화 과정을 반복할 수 없습니다. 후발 주자의 혜택을 누릴 수가 없지요. 현재의 선진국처럼 지난 100년의 지구 오염에 대한 책임을 외면할 수도 없습니다. 경제 성장과 동시에 생태 문명을 건설하는 것이 중국의 핵심 목표입니다.

이병한 : 대의는 공감합니다. 문제는 각론인데요. 

후안강 : 일단 질문을 바꾸어야 합니다. 중국이 미국에 도전하고 있다고 걱정할 것이 아니라, 미국 스스로 자신들의 체제와 문명을 돌아봐야 합니다. 미국식 생활방식이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자각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미국을 지탱하기 위하여 세계가 감당해왔던 지난 세기의 기회비용에 대해서도 공감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소모적인 경쟁이 아니라 생산적인 합작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미국을 정점으로 하는 서방형 발전 모델이란 고낭비, 고소비, 고오염에 바탕을 둡니다. 재생 불가능한 자원을 남용하고 고도의 소비 생활을 구가하면서 지속적으로 환경을 오염시킵니다. '흑색 모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서방의 발전 모델은 자유나 인권, 민주주의 같은 그럴듯한 말들로 포장하여 합리화할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닙니다. 지구적 관점에서 폐기되어야 합니다. 

이병한 : 서방 모델을 비판하는 것만으로는 '책임 대국'의 역할에 모자랍니다. 환경파괴의 대명사는 이미 중국이 된 것 같은데요. 

후안강 : 미국은 세계 인구의 20분의 1이지만 에너지는 4분의 1을 소비합니다. 중국은 세계의 5분의 1이지만 에너지 소비는 10분의 1에 그칩니다. 그렇다고 중국이 미국의 모델을 반복할 수도 없습니다. 중국의 재앙이고 지구의 재앙입니다. 중국은 어쩔 수 없이 '중국의 길'을 걸어야 합니다.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시장 경제'를 실천해야 합니다.

자원 절약형 생산 체제를 건설하고, 적절한 수준의 소비 생활을 영위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14억 인구와 자연 및 자원의 모순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개혁 개방 초기에는 경제 건설, 정치 건설, 문화 건설의 삼위일체를 강조했습니다. 후진타오 시대에는 사회 건설을 추가했습니다. 시진핑 시대에는 생태 문명 건설을 보탰습니다. 즉, 중국 특색의 근대화는 오위일체로서 추진될 것입니다. 생태 친화형 발전 모델과 녹색 근대화로 '녹색 대국(Green Super-China)'을 실현할 것입니다. 

물 : Governance와 道 

이병한 : 구체적인 사안을 짚을까요. 물 문제가 심각합니다.

후안강 : 물은 생명의 근원이고 생산의 필수이며 생태의 기본입니다. 그런데 중국의 객관적 조건이 엄혹합니다. 중국은 인구가 세계의 20%인데 반해 수자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6%에 불과합니다. 1인당 평균 수자원도 세계 평균의 30%에 그치지요. 지난 30년간 평균 10%의 경제 성장을 지속하면서 수자원 문제는 갈수록 복잡해졌습니다.

가뭄이 빈번하고 물의 수요와 공급 간 모순도 심해졌습니다. 수질 또한 나빠졌고요. 수자원 생태계의 퇴화도 심각합니다. 기후 변화는 물 문제를 더욱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이미 경제 발전의 주요 제약이자, 생태 문명 건설의 장애가 되었어요. 그래서 '水理(수리)'가 독자적인 학술 영역이 된 것입니다. 

이병한 : 국정연구원 산하에 수리연구센터도 있더군요. 역사적으로 줄곧 그랬던 것 같습니다. 治水(치수)가 治國(치국)의 기초였지요. 

후안강 : 중국만도 아닙니다. 인류의 4대 문명은 모두 대하 유역에서 발원했습니다. 강은 각종 문명의 발원지입니다. 황하를 다스리는 것은 역대 중화 민족의 흥망성쇠를 좌우하는 대사였습니다. 예부터 우(禹)왕의 치수가 전설로 전해졌습니다. 한 무제는 황하를 다스림으로써 나라의 기틀을 다졌고요. 수나라는 대운하를 건설함으로써 대당제국의 초석을 두었습니다. 강희제 역시 치수 사업을 통해 대청제국의 번영을 이루었습니다. 마르크스의 주장처럼 대하 유역이라는 지리적 조건이 강력한 중앙 집권적 정부가 공공 사업을 집행하도록 이끌었던 것입니다. 

이병한 : 아시아적 생산 양식은 동양의 정체(停滯)를 설명하는 이론으로 악용되기도 했는데요. 

후안강 : 중국의 역사는 분열과 통일의 반복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분열과 할거의 시대가 거듭 출현했습니다. 그러나 대세는 역시 통일과 재통일이었습니다. 분열의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통일의 기간이 점차 늘어났습니다. 현재 중국은 유럽의 50개 국가 7억의 인구에 중남미의 34개 국가, 6억의 인구를 합한 규모입니다. 슈퍼 인구이고 슈퍼 사회이며 슈퍼 국가입니다.

왜 유럽처럼 수많은 국가들로 나뉘지 않고 대일통이 반복되었을까요? 여기에 아시아적 생산 양식의 요체가 있습니다. 중국의 지리 조건과 긴밀한 관계를 갖습니다. 즉, 중국의 자연과 지리가 대규모 치수 사업을 필요로 합니다. 작은 나라들로 쪼개져서는 황하와 장강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다스릴 수가 없습니다. 통일된 중국이 치수에 더 유리하고, 치수의 과정이 다시 중앙 집권을 더욱 강화시킵니다. 그래서 치수가 곧 치국이고, 치수의 길(治水之道)이 곧 치국의 길(治國之道)이 됩니다. 

이병한 : 그러고 보니 길 '道(도)'자에도 물 '水(수)' 변이 들어가 있네요.

후안강 : 중국인들은 '도'라는 글자를 통하여 우주 만물의 진리를 표현하기 좋아합니다. 지고의 지혜를 '도'라고 표현했습니다. 저는 이 말을 治理(치리), 즉 거버넌스(governance)와 연결시킵니다. 좋은 거버넌스란 곧 良治(양치)의 道(도)를 구하는 것입니다. 물을 다스리는 과정 자체가 좋은 거버넌스를 갈고 닦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병한 : 水理(수리)와 治理(치리), 재미난 비유입니다. 궁금한 것은 실제인데요.

후안강 : 국정연구원에서 치수 연구를 본격화한 것도 이미 10년이 넘었습니다. 치수의 도, 양치의 도에 관한 종합적 관점을 형성해가고 있습니다. 계획 경제 시대 황하의 치수는 홍수 방지면 충분했습니다. 그래서 정부의 대처만으로도 일정한 효과를 보았습니다. 그러나 개혁 개방에 따라 수자원의 이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합니다. 

황하의 곳곳에서 강물의 흐름이 끊어지는 단류(斷流)가 발생했습니다. 도시화와 산업화가 진행되는 지역에서 과도하게 물을 이용함으로써 농촌 지역에는 가뭄이 심해졌지요. 소득 수준의 격차뿐만이 아니라 생태 환경의 격차도 발생했던 것입니다. 즉, 황하 단류의 위기는 겉으로는 자연과 환경의 위기이지만 본질적으로는 거버넌스의 위기인 것입니다. 국가 거버넌스부터 지방 거버넌스까지 포함한 종합적이고 총체적인 거버넌스 문제입니다. 따라서 중국의 물 문제는 거버넌스 변혁으로 대처해야 합니다. 좋은 거버넌스의 신형 모델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병한 : 어떤 모델일까요? 

후안강 : 저는 계획 경제 시대의 전통적 명령과도 다르고 완전 시장형도 아닌 '준(準)시장'을 제안합니다. 지방 정부에 수권(水權)을 부여하고 유역의 상/하 지역에 수시장을 만드는 것입니다. '수권'과 '수시장' 등의 수단을 도입하여 공공성과 시장성을 결합시키는 것입니다. 수자원 관리에 시장 기제를 도입하고, 수자원 배분의 공평과 효율을 높이는 것입니다.

이러한 치수 실천의 진일보에 따라서 수리 거버넌스의 정보와 지식 또한 증대할 것입니다. 중국 특색의 수자원 관리 이론을 확립해 갈 것입니다. 수리만큼이나 치리 또한 풍부해질 것입니다. 녹색 문명은 세계사적 조류와도 합치할뿐더러 天人合一(천인합일)이라는 중화 문명의 전통적인 大道(대도)와도 부합합니다. 

이병한 : 치수 거버넌스와 일대일로는 어떤 관련이 있을까요?

후안강 : 황하와 장강은 히말라야와 티베트 고원에서 발원합니다. 그러나 지구의 지붕에서 대양으로 흘러나가는 물줄기가 황하와 장강만은 아닙니다. 중국에서는 서에서 동으로 흐르지만, 동남아에서는 북에서 남으로 흐릅니다. 동남아의 젖줄인 메콩 강의 수원도 히말라야와 티베트 고원에 있습니다. 즉, 메콩강은 황하와 장강의 자매 강입니다. 남아시아로는 갠지스와 인더스 강도 흐르지요. 

즉, 중국 안에서 중앙과 지방이 합작하여 수리 거버넌스를 형성해 가는 것처럼, 중국과 동남아, 남아시아 또한 합작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공동 관리와 공동 보호로 공생과 공영을 실현해야 합니다. 일대일로의 지리 혁명과 공영주의와 무관할 수 없습니다. 아니 매우 깊이 연동되어 있습니다. 유라시아 단위의 초국적인 거버넌스 마련이 시급하고 절실합니다. 일대일로의 모든 국가들은 같은 물을 먹고 마시는 운명 공동체입니다.
 

▲ 후안강 중국 칭화 대학교 교수. ⓒ이병한 

 
 

에너지 : 기후 적응형 사회 

이병한 : 지난 2015년 12월 파리에서 신(新)기후 협정(파리 협정)이 체결되었습니다. 현장에 계셨지요? 

후안강 : 만족스럽지 않지만, 일정한 진전을 이루었습니다. 중국의 책임을 더욱 절감합니다. 중국은 이미 세계 최대의 이산화탄소 배출국입니다. 따라서 중국이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세계 여타 국가들이 어떠한 행동을 취하더라도 인류에게 최악의 결과가 도래하는 것을 막을 도리가 없습니다. 

중국의 14억 인민부터가 환경오염, 생태 파괴의 가장 큰 피해자입니다. 자연재해로 피해를 입는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입니다. 가뭄 피해 인구가 매년 1000만 명에 육박합니다. 홍수와 폭풍 피해 규모는 5000만 명에 달합니다. 인도에 비해서도 1.3배가 많아요. 중국과 비슷한 영토를 가진 미국에 견주면 90배나 많습니다. 

최근에는 기후 이상으로 인한 재해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2008년 말과 2009년 초 화북 지역에 가뭄이 극심했습니다. 2009년 말에는 서남부에서 가뭄 피해가 컸습니다. 2010년 3월에는 황사가 중국의 절반을 뒤덮었습니다. 중국인의 입장에서는 아시아 금융 위기나 세계 금융 위기보다 자연재해의 피해가 훨씬 컸던 것입니다. 그 후유증 또한 더 심각하고요.

금융 주권 확보로도 어찌할 수 없는 자연의 보복입니다. 기후 온난화가 지속되고 해수면 상승이 현실화된다면 중국에서 가장 발달한 동남부 연해 지방부터 타격을 입을 것입니다. 개혁 개방의 성취가 순식간에 물거품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중국은 반드시 중국 자신을 위해서, 또 인류 전체를 위해서 선도적이고 즉각적으로 탄소 배출을 감소해야 합니다. 미국이나 브라질, 인도 등 여타 이산화탄소 배출 대국의 감소 여부와 무관하게 자주적이고 주동적이며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합니다. 중국의 핵심 이익이자 근본 이익이며, '과학적 발전관'의 필연적 요구이기도 합니다.

후안강 칭화 대학교 교수의 인터뷰는 계속 이어집니다. (☞관련 기사 : 일대일로의 사상 ② : 천인합일(下) 시진핑 책사 "中, 미국-월家 에너지 카르텔 깨부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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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이로운 50킬로톤급 시험용 수소탄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6/01/12 10:05
  • 수정일
    2016/01/12 10:05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한호석의 개벽예감 <187>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기사입력: 2016/01/11 [13:40]  최종편집: ⓒ 자주시보
 
 

 

<차례>
1. 헬륨을 검출하려는 미국의 노력은 헛수고다 
2. 5.1 규모의 인공지진파와 50킬로톤급 폭발에너지
3. 여섯 번째 수소탄보유국이 등장하였다
4. 현 위기국면이 지적하는 다섯 가지 사실

 

▲ <사진 1> 2016년 1월 3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수소탄시험을 진행하라는 최종명령서에 수표하였다. 조선의 언론보도를 통해 세상에 공개된 보도사진을 보면, 김정은 제1위원장에게 올린, "수소탄시험준비가 끝났음을 보고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군수공업부 보고서 겉장에 김정은 제1위원장은 "당중앙은 수소탄시험을 승인한다. 2016년 1월 6일 단행할 것 김정은 2016. 1. 3."이라고 썼다.     © 자주시보

 

1. 헬륨을 검출하려는 미국의 노력은 헛수고다

 

2016년 1월 6일 조선이 수소탄시험에 성공하였다는 놀라운 소식이 전파를 타고 전 세계에 전해졌다. 그 놀라운 소식은 강력한 지진처럼 지구를 흔들어놓았다. <사진 1>


본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말쓰임새에 대해 한 가지 지적할 필요가 있다. 조선에서는 수소탄시험이라는 말을 쓰고, 한국에서는 수소탄실험이라는 말을 쓰는데 어느 것이 올바른 말쓰임새일까? 능력평가실험이라는 말을 쓰지 않고 능력평가시험이라는 말을 쓰는 것처럼, 시험(test)이라는 말은 어떤 사물의 성능을 가늠해보는 행위를 뜻한다. 그와 달리, 화학시험실이라는 말을 쓰지 않고 화학실험실이라는 말을 쓰는 것처럼, 실험(experiment)이라는 말은 어떤 사물에서 일어나는 현상변화를 조사하는 행위를 뜻한다. 이런 맥락을 살펴보면, 수소탄의 성능을 가늠해보는 행위라는 뜻을 나타내는 수소탄시험이라는 말이 옳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국제공용어로도 수소탄시험(hydrogen bomb test)이라고 한다. 


조선에 대한 정치적 입장에 따라 조선의 수소탄시험 성공소식에 대한 반응은 상반되게 나타났다. 이를테면, 조선을 혐오하는 사람들은 아연실색한 반면에, 조선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탄성을 올린 것이다. 더욱이 조선에 대해 혐오감보다 더 심한 적대감을 느끼는 사람들은 조선의 수소탄시험 성공소식을 듣고 병적 흥분(hysteria)에 빠져들어 격렬한 비난을 쏟아내면서 조선의 수소탄시험 자체를 부인하였다. 이번에 조선이 진행한 폭발시험이 수소탄시험이 아닌 것 같다는 의혹을 제기한 그들은 수소탄시험이라는 말을 핵시험이라는 말로 바꾸어놓았다. 수소탄시험 자체를 부인하는 자기들의 주장을 입증할 과학적인 증거를 제시하지도 못하면서, 수소탄시험이 아니라고 우기는 것은 궤변이다. 


이번에 조선이 진행한 폭발시험이 수소탄시험이었는가 아니면 핵탄시험이었는가를 조선의 외부에서 판별할 두 가지 과학적인 증거는 헬륨(helium)과 인공지진파(artificial seismic wave)밖에 없다. 헬륨은 핵탄시험에서는 나오지 않고 수소탄시험에서만 나오는 무색, 무취, 무해한 기체이므로, 조선의 동해 상공 대기 중에서 포집한 대기표본에서 헬륨이 검출되면 수소탄시험이었음을 확증할 수 있다.


그래서 미공군은 방사성 핵종 탐지설비를 장착한 특수작전기 WC-135W를 동해 상공에 급파하였다. 그 특수작전기가 동해의 공해 상공을 날아다니면서 대기표본을 포집하면, 그 대기표본에 대한 성분분석을 진행하여 헬륨을 검출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동해 상공에서 포집한 대기표본에서 헬륨을 검출하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번에 조선의 지하핵시험장에서 외부로 새어나간 방사성 핵종들은 지극히 적은 분량이어서 드넓은 동해 상공에서 포집한 대기표본에서 헬륨을 검출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번에만 그런 게 아니라, 2013년 2월 12일 조선이 제3차 핵시험을 진행한 직후에도 미국은 동해 상공에 출동시킨 WC-135W가 포집해온 대기표본을 분석하였으나 방사성 핵종을 검출하지 못했다.  


미국이 조선의 핵탄시험이나 수소탄시험에서 방출된 방사성 핵종을 검출하지 못하는 까닭은, 조선이 환경오염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지하핵시험장을 특수공법으로 건설하면서 환경오염물질이 대기 중에 방출되지 않도록 완벽한 차단장치를 갱도에 설치해놓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미국은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헬륨을 검출하지 못하고 쩔쩔매게 되는 것이다.


이번에 조선이 진행한 폭발시험이 수소탄시험이었는가 아니면 핵탄시험이었는가를 조선의 외부에서 판별할 두 가지 과학적인 증거 가운데 헬륨검출작업이 허사로 끝나게 될 것이므로, 과학적 증거로 남는 것은 인공지진파뿐이다.

 

▲ <사진 2> 이 사진은 미국지진연구협의회 연구원이 작성한 것인데, 조선이 진행한 3차례의 핵시험 및 이번 수소탄시험에서 각각 발생한 인공지진파가 서로 다른 색으로 표시되었다. 중앙에 보이는 검은색 파형은 2006년 제1차 핵시험에서 발생한 것이고, 청록색 파형은 2009년 제2차 핵시험에서 발생한 것이고, 노란색 파형은 2013년 제3차 핵시험에서 발생한 것이고, 붉은색 파형은 이번 수소탄시험에서 발생한 것이다. 그런데 노란색 파형과 붉은색 파형이 거의 겹쳐져 구분하기 쉽지 않다. 이것은 2013년 핵시험에서 발생한 파형과 이번 수소탄시험에서 발생한 파형이 거의 일치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 자주시보


그런데 이번에 조선이 진행한 폭발시험의 인공지진파를 조선의 외부에서 측정하였더니, 뜻밖의 현상이 나타났다. <사진 2>에서 보는 것처럼, 2016년 1월 6일 수소탄시험에서 발생한 인공지진파의 진폭과 2013년 2월 12일 제3차 핵시험에서 발생한 인공지진파의 진폭이 비슷하게 나타난 것이다. 인공지진강도는 폭발위력을 말해주는 것이므로, 2016년의 수소탄시험과 2013년의 핵탄시험에서 인공지진강도가 서로 비슷하게 나타났다는 말은 폭발위력도 비슷하다는 뜻이다.


수소탄(핵융합탄)의 폭발에너지는 메가톤급이고, 핵탄(핵분열탄)의 폭발에너지는 킬로톤급이다. 1메가톤은 TNT 100만톤이 폭발할 때 나오는 에너지와 같고, 1킬로톤은 TNT 1,000톤이 폭발할 때 나오는 에너지와 같으므로, 1메가톤급 수소탄이 폭발하면 1킬로톤급 핵탄보다 1,000배나 더 강한 폭발에너지가 발생하게 된다.


조선이 2006년 10월 9일에 진행한 제1차 핵시험의 폭발에너지가 약 1킬로톤이었으므로, 이번에 진행한 수소탄시험에서는 그 폭발에너지보다 1,000배 더 강한 1메가톤급 폭발에너지가 나오는 게 정상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번에 진행된 수소탄시험의 폭발에너지는 2013년에 진행된 핵탄시험의 폭발에너지와 비슷하게 나왔으니, 풀기 힘든 수수께끼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조선에 대한 혐오감을 가진 사람들은 그런 수수께끼 같은 현상을 제멋대로 해석하면서, 조선은 이번에 수소탄시험이 아니라 2013년과 똑같은 핵탄시험을 한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그런 주장과 정반대의 주장도 나올 수 있다. 이번에 조선이 진행한 폭발시험이 수소탄시험이므로, 2013년 2월 12일 조선이 진행한 폭발시험도 사실은 핵탄시험이 아니라 수소탄시험이었다고 주장할 수 있는 것이다. 2015년 12월 14일 <자주시보>에 발표한 ‘핵융합시험 5년 뒤 핵융합탄미사일 등장’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나는 조선이 2006년 10월 핵탄시험을 하였고, 2009년 5월 증폭핵분열탄시험을 하였고, 2013년 2월 수소탄시험을 하였다고 논한 바 있다. 하지만 조선은 2013년 2월에 제3차 핵시험을 하였고, 이번에 첫 수소탄시험을 하였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하였으므로, 이 글에서는 조선의 공식발표를 존중하면서 이번에 수소탄시험에서 발생한 인공지진파를 분석적으로 고찰하려고 한다.

 

 

2. 5.1 규모의 인공지진파와 50킬로톤급 폭발에너지


이번에 조선이 진행한 수소탄시험에서 발생한 폭발에너지강도에 대해서는 지하핵시험장에 설치된 계측장비로 그것을 측정한 조선만이 알고 있는데, 조선은 폭발에너지강도가 얼마나 되는지 밝히지 않았다. 그러므로 이번 수소탄시험에서 발생한 인공지진강도를 측정한 자료에 근거하여 폭발에너지강도를 추산하는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인공지진강도를 측정한 자료를 가지고 폭발에너지강도를 추산하는 것도 매우 어려운 일이다. 왜냐하면 인공지진파가 방사될 때 지형이나 지질에 따라 그 진폭이 변형되기 때문에 측정소의 위치나 측정기의 성능에 따라 측정값이 다르게 나오는데다가, 인공지진피해를 우려한 나머지 폭발에너지를 억제하는 특수공법으로 지하핵시험장을 건설하고, 갱도를 견고한 차단물질로 완전히 밀폐한 경우 인공지진파의 진폭이 실제보다 크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미국의 지진전문가들 가운데는 지하핵시험장에서 폭발한 핵탄의 폭발에너지 가운데 약 0.5%만 방사지진에너지로 전환된다고 보는 사람도 있다.


조선의 지하핵시험장은 함경북도 길주군 만탑산에 건설되었는데, 해발고가 2,205m인 그 산은 흙산이 아니라 화강암층이 발달된 돌산이다. 토양층을 파고 들어가는 것보다 암석층을 파고 들어가는 것이 몇 배나 더 힘든데도, 조선이 굳이 돌산에 지하핵시험장을 건설한 까닭은 국토가 비좁은 조선에서 핵탄시험이나 수소탄시험을 진행할 때 발생하는 인공지진피해를 극력 방지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조선의 지하핵시험장은 우물형으로 곧게 파내려간 수직갱이 아니라 달팽이형으로 굽이굽이 돌아가며 파낸 수평갱이다. 우물형 수직갱을 곧게 파내려가는 것보다 달팽이형 수평갱을 굽이굽이 파내는 것이 몇 배나 더 힘든데도, 조선이 굳이 달팽이형 수평갱을 파내어 지하핵시험장을 건설한 것은 국토가 비좁은 조선에서 핵탄시험이나 수소탄시험을 진행할 때 발생하는 폭발에너지를 억제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사진 3>

 

▲ <사진 3> 이 사진은 조선예술영화 '내가 본 나라' 제4부에 나오는 조선의 지하핵실험장 통제실을 가상한 장면이다. 그 영화는 2009년 5월 25일 조선이 진행한 제2차 핵시험을 배경으로 하여 촬영된 것인데, 위의 화면에 나타난 것처럼 지하핵시험장이 달팽이형으로 생긴 긴 갱도로 건설되었고, 모두 10개의 갱도차폐문이 설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이 만탑산 암석층을 뚫고 들어가 달팽이형 수평갱을 파내어 지하핵시험장을 건설한 것은 국토가 비좁은 조선에서 핵탄시험이나 수소탄시험이 진행될 때 발생하는 폭발에너지를 억제하여 인공지진피해를 방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 자주시보


지난 시기 5대 핵강국들도 수소탄시험에서 발생하는 인공지진피해를 우려한 나머지, 사막이나 태평양 한 복판에서 수소탄시험을 진행하였다. 그러나 자기 땅에 사막도 없고, 태평양에 나가서 수소탄시험을 진행할 형편도 되지 못하는 조선으로서는 자기의 비좁은 국토에서 수소탄시험을 진행할 때 폭발에너지가 외부에 방사되는 것을 극력 억제하는 방법으로 지진피해를 방지하여야 하였다.


조선은 이전에 진행한 세 차례의 핵시험에서 계속 사용해온 갱도를 이번에 다시 사용하지 않고, 수소탄시험을 위해 별도로 굴설한, 이전 갱도에서 얼마 떨어진 새로운 갱도를 이번에 사용하였는데, 이것은 이전에 사용한 갱도보다 지진피해방지조치를 더욱 보강한 갱도에서 수소탄시험을 안전하게 진행하였음을 말해준다. 조선정부가 이번에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조선의 수소탄시험은 “안전하고 완벽하게 진행된” 것으로 하여 “주위생태환경에 그 어떤 부정적 영향도 주지 않았다는 것이 확인되였다”고 한다.


위에 열거한 몇 가지 사정을 살펴보면, 조선은 핵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훨씬 더 강력한 폭발에너지를 발생시키는 수소탄을 시험할 때 방사되는 폭발에너지를 지난번 핵시험에서 억제한 것보다 더 강하게 억제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번에 조선이 수소탄시험을 진행하였을 때, 세계 각지의 측정소들이 각기 측정한 인공지진파는 조선의 지진피해방지조치에 의해 억제된 것이었음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


이번에 조선의 수소탄시험에서 발생한 인공지진강도를 측정한 값은 각 나라별로 조금씩 다르게 나왔는데, 그 중에서 신뢰도가 가장 높은 것은 미국지질조사국(U.S. Geographical Survey)이 발표한 측정값 5.1이다. 유럽지중해지진센터(EMSC)도 그와 같은 측정값을 발표하였으니, 5.1이라는 측정값에 대한 신뢰도가 한층 더 높아진다.


그에 비해, 한국기상청은 이번 수소탄시험에서 발생한 인공지진강도를 언론에 공개하기 전에 먼저 청와대에 보고하였고, 청와대 국가안보실에서 가공처리된 측정값을 뒤늦게 언론에 공개하였다가, 다른 나라 측정소들에서 발표한 측정값들보다 너무 낮게 하향조정되었음이 드러나자 두 차례나 상향조정하는 이상한 행동을 하였으므로 그들이 발표한 측정값을 믿기 힘들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미국지질조사국이 발표한 인공지진강도 측정값을 사용한다.


미국지질조사국은 2013년 2월 조선의 제3차 핵시험에서 발생한 인공지진강도도 이번과 마찬가지로 5.1이라고 발표한 바 있으므로, 미국지질조사국의 측정결과에 따르면 이번 수소탄시험의 인공지진강도와 제3차 핵시험의 인공지진강도는 서로 같다.


지진강도를 나타내는 리히터 규모(Richter Scale)와 폭발에너지를 나타내는 킬로톤(kiloton)의 상관관계를 표시한 켈리킬로톤지표(Kelly Kiloton Index)에 따르면, 이번 수소탄시험과 제3차 핵시험에서 똑같이 나타난 인공지진강도 5.1에 상응하는 폭발에너지는 TNT 45킬로톤의 폭발에너지와 같다. 인공지진파 측정값과 켈리킬로톤지표를 대조하면, 이번 수소탄시험의 폭발에너지와 제3차 핵시험의 폭발에너지는 똑같이 45킬로톤의 폭발에너지인 것이다.

 

▲ <사진 4> 이 사진은 <연합뉴스>가 중국 텔레비전 보도방송 화면을 전재한 것인데, 조선의 수소탄시험에서 발생한 지진에너지가 방사되었을 때 중국 동북지방의 옌지(연길)에 있는 어느 학교에서 공부하던 학생들이 진동위험을 피해 교사 밖으로 대피한 장면이다. 그 진동은 조선의 핵시험장에서 400여 km나 떨어진 단둥(단동)에서도 느껴졌다고 한다. 이런 현상은 이번 수소탄시험이 2013년 핵탄시험보다 더 큰 폭발에너지를 발생시켰음을 말해준다.     © 자주시보


하지만, 이번 수소탄시험에서 발생한 폭발에너지가 제3차 핵시험에서 발생한 폭발에너지보다 좀 더 강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그렇게 판단하는 근거는, 제3차 핵시험에서 발생한 인공지진파보다 더 강력한 인공지진파가 이번 수소탄시험에서 발생하였다는데 있다. 이를테면, 이번에 조선이 수소탄시험을 진행하였을 때, 중국의 옌지시, 훈춘시, 창바이현 등에서 인공지진파에 의한 강한 진동이 일어났으며, 조선의 핵시험장에서 400여 km나 떨어진 단둥에서도 그 진동이 느껴졌다. 조선에 인접한 중국 동북지방 각지에서 그처럼 강한 진동이 있었으므로, 함경북도와 량강도에서는 그보다 더 강한 진동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사진 4> 이런 사실을 생각하면, 이번 수소탄시험에서 발생한 폭발에너지는 제3차 핵시험에서 발생한 45킬로톤급 폭발에너지보다 조금 더 강한 50킬로톤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 50킬로톤의 폭발에너지는 TNT 5만톤이 폭발할 때 발생하는 엄청난 폭발에너지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조선이 이번에 진행한 수소탄시험은 50킬로톤급 수소탄을 폭발시킨 시험이었다.


만일 조선이 50킬로톤급 폭발에너지보다 더 강력한 수소탄을 시험하였다면, 조선 북부지역에 있는 도시들과 조선에 인접한 중국 동북지방의 도시들에서 건물붕괴사태가 일어났을 것이다. 조선이 수소탄의 폭발에너지를 50킬로톤급으로 제한하였던 까닭이 거기에 있다.

 

3. 여섯 번째 수소탄보유국이 등장하였다


수소탄이 폭발하면 최소 1메가톤급 이상의 초강력한 폭발에너지가 발생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상식이다. 그렇다면 1메가톤급 수소탄의 폭발에너지를 2만분의 1로 축소시킨 50킬로톤급 수소탄도 존재할 수 있을까? 미국이 1960년대 초에 만든 B28 계열의 수소탄 4종 가운데 제3종의 수소탄이 70킬로톤급 수소탄이다. 미국이 55년 전에 70킬로톤급 수소탄을 만들었다면, 오늘 고도로 발전된 핵공학기술을 가진 조선이 50킬로톤급 수소탄을 만들지 못할 이유가 없다. 조선에 대한 무지와 편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은 조선의 핵공학기술수준을 너무 과소평가하지만, 조선은 이미 15년 전에 핵융합기술을 개발할 정도로 핵공학기술의 높은 수준에 도달하였다.


조선의 수소탄시험을 정확히 인식하려면, 그와 관련하여 조선정부가 수소탄시험 당일에 발표한 성명을 분석적으로 고찰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하는 까닭은, 조선의 수소탄시험에 대한 가장 정확한 설명이 그 성명에 들어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성명을 읽어보지도 않고 조선의 수소탄시험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거론하는 것은 무지와 편견이 빚어낸 횡설수설 이외에 다른 것이 아니다. 그 성명을 분석적으로 고찰하면 아래와 같은 몇 가지 중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첫째, 그 성명에 따르면, 2016년 1월 6일 조선에서 “첫 수소탄시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는 것이다. 첫 수소탄시험이라는 말은 제1차 수소탄시험이라는 뜻이므로, 조선은 필요한 경우 제2차, 제3차 수소탄시험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사정은 핵무력증강에서 비약적 발전을 이룩한 조선이 핵탄시험단계에서 수소탄시험단계로 올라섰음을 의미한다.


둘째, 그 성명에 따르면, “새롭게 개발된 시험용 수소탄”의 기술적 제원들이 이번 시험에서 정확히 확증되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왜 수소탄이라고 간단히 쓰지 않고, 수소탄이라는 말 앞에 “새롭게 개발된 시험용”이라는 수식어를 달았을까? 시험용 수소탄을 새롭게 개발하였다는 말은 수소탄을 이번에 처음 개발하였다는 뜻이 아니라, 기존 수소탄과 구분되는 시험용 수소탄을 이번에 새로 개발하였다는 뜻이다. 이번에 시험용 수소탄을 개발하였다면, 이전에 이미 작전용 수소탄을 개발하여 실전배치해놓은 것이 분명하다. 다시 말해서, 작전용 수소탄을 가진 조선은 이번 폭발시험에 사용하기 위해 시험용 수소탄을 새로 개발한 것이다. <사진 5>

 

▲ <사진 5> 2016년 1월 10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수소탄시험을 성공시킨 핵과학자, 기술자, 군인건설자, 노동자, 당일군들을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청사로 불러 그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이 사진은 조선이 전 세계에서 여섯번째 수소탄보유국으로 등장하였음을 말해준다.     © 자주시보


셋째, 그 성명에 따르면, 조선은 이번 시험에서 “소형화된 수소탄의 위력을 과학적으로 해명하였다”는 것이다. 조선이 이번 폭발시험에서 사용하려고 새로 개발한 시험용 수소탄은 소형화된 수소탄이다. 
수소탄을 소형화하였다는 말은 무슨 뜻일까?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처럼, 수소탄의 크기를 탄도미사일 탄두부에 장착할 수 있을 만큼 작게 만들었다는 뜻이다. 물체의 크기가 작아지면 당연히 무게도 가벼워진다.


또한 수소탄을 소형화하였다는 말은 크기를 작게 만들고 무게를 가볍게 만들었다는 뜻만이 아니라, 폭발에너지를 축소시켰다는 뜻도 지닌다. 핵탄이나 수소탄의 폭발에너지를 축소시키는 것을 열화(劣化)라고 한다. 그러므로 이번에 조선은 폭발에너지를 축소시킨 열화수소탄을 폭발시험에 사용한 것이다. 2016년 1월 8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한 일본 총리 아베 신조(安培 晉三)는 조선이 수소탄시험에 사용한 수소탄이 통상적인 수소탄보다 폭발규모를 억제한 수소탄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조선이 수소탄의 폭발에너지를 억제하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지만, 가능성이 아니라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미국이 1메가톤급 수소탄을 실전배치하기 시작한 때는 1960년이고, 소련이 1메가톤급 수소탄을 실전배치하기 시작한 때는 1964년이다.  
미국은 1958년에 미국-영국상호방위협정을 맺어 1메가톤급 수소탄을 만드는 첨단기술을 영국에 전수해주었다. 그리하여 영국도 1960년대 초반부터 미국산 1메가톤급 수소탄을 모방생산할 수 있었다.


5대 핵강국들 가운데 수소탄을 늦게 만든 나라는 중국과 프랑스다. 1967년 6월 17일 중국이 진행한 자기의 첫 수소탄시험에서 3.3메가톤급 폭발에너지가 발생하였다. 1968년 8월 24일 프랑스가 진행한 자기의 첫 수소탄시험에서 2.6메가톤급 폭발에너지가 발생하였다.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1998년 5월 11일 인도가 200킬로톤급 수소탄을 시험하였지만 45킬로톤의 폭발에너지밖에 나오지 않아 실패하였다.


미국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1메가톤급 수소탄을 만들어 실전배치한 때로부터 약 반세기가 지난 뒤에 조선도 자력으로 1메가톤급 수소탄을 개발하여 실전배치하였고, 이번에 수소탄시험을 진행하여 수소탄보유사실을 세상에 공개하였다. 조선은 전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수소탄보유국이 된 것이다.


조선의 시각에서 바라보면, 핵탄개발→대륙간탄도미사일개발→핵융합기술개발→증폭핵분열탄개발→수소탄개발로 이어진 장장 30여 년에 걸쳐 허리띠를 졸라매고 자력으로 헤쳐온 조선의 핵무력증강의 장정은 마침내 김정은 시대에 종착지에 도달하게 되었음을 알 수 있다.

 

▲ <사진 6> 조선의 수소탄시험과 관련하여 조선정부가 발표한 성명을 읽어보면, 조선은 기존 수소탄과 구분되는 시험용 수소탄을 이번에 새로 개발하여 폭발시험을 진행하였음을 알 수 있다. 작전용 수소탄을 가진 조선은 이번 폭발시험에 사용하기 위해 시험용 수소탄을 별도로 개발한 것이다. 조선이 보유한 작전용 수소탄은 탄두화되어 대륙간탄도미사일과 잠대지탄도미사일에 장착되었다. 위의 사진은 2015년 10월 10일 조선로동당 창건 70주년 열병식 행진에 등장한 신형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4호를 촬영한 것인데, 그 미사일 탄두부에 수소탄두가 장착된 것으로 보인다.     © 자주시보

 

 

4. 현 위기국면이 지적하는 다섯 가지 사실


조선을 포함한 6대 핵강국들이 보유한 수소탄은 핵탄보다 100배, 1,000배 더 강한, 상상을 초월하는 파괴력을 가진 최종병기다. 조선은 그런 수소탄을 어디에 쓰려고 만들었을까? 두말할 나위 없이, 조선이 자기의 주적인 미국과 최후결전을 벌일 때 쓰려고 수소탄을 만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조선의 수소탄은 그들이 계획한 반미결전의 마지막 순간에 쓰일 가장 강력한 공격수단라고 말할 수 있다. 조선의 수소탄은 파괴력이 상상을 초월할 만큼 강하기 때문에 조선이 계획한 최후결전에서만 쓰일 것이다.


조선이 자력으로 개발한 1메가톤급 수소탄은 탄두화된 수소탄두다. 수소탄두는 조선이 2015년에 공개한 최신전략무기들인 화성-14호 대륙간탄도미사일과 북극성-1호 잠대지탄도미사일에 각각 장착되었다. 화성-14호나 북극성-1호는 조선의 최후결전에서 미국 본토 타격에 사용될 가장 강력한 전략무기들이다. <사진 6>


군사학의 논법으로 말하면, 최후결전에서 조선인민군이 주한미국군과 주일미국군을 동시격파하기 위한 공격에 나섰을 때, 조선에 대한 미국의 보복핵공격기도를 좌절시킬 억제수단이 바로 조선의 수소탄인 것이다. 조선이 보유한 다른 무기들은 수소탄만큼 확실한 억제수단으로 되지 못한다.


그런데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최후결전의 마지막 억제수단으로 쓰일 수소탄을 보유하였음을 2015년 12월 10일에 공식적으로 언명하였고, 수소탄시험을 진행하라는 명령을 12월 15일에 하달한 까닭은, 최후결전이 임박하였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만일 최후결전이 임박하였다고 판단하지 않았다면, 조선이 이제껏 최후결전의 마지막 억제수단으로 비장해온 수소탄을 굳이 세상에 공개하여 자기 핵무력의 결정적인 부분을 외부에 노출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전쟁은 아무 때나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적대관계에서 일어난 사소한 사건이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될 때, 바로 그럴 때 전쟁이 일어나는 법이다. 2015년 8월 한반도에서 일어난 8월위기사태는 적대관계에서 일어난 사소한 사건이 어떻게 급속히 확대되어 전쟁재발위험을 격화시켰는지를 체험하게 해준 계기였다. 비무장지대 지뢰폭발사건→한국군의 대북확성기방송재개→한국군의 비무장지대 포격사건→조선인민군의 전쟁태세돌입으로 이어진 일련의 증폭된 위기사태는 한반도의 위태로운 정전상태가 갑작스럽게 무너질 수 있음을 말해주었다. 8월위기사태는 한국군의 대북확성기방송 중단조치로 전쟁재발위험을 아슬아슬하게 비껴갈 수 있었지만, 지금은 아래에 서술한 몇 가지 중대한 이유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8월위기사사태 당시의 사정과 다르다. 한국 언론매체들은 이번에 한국군이 확성기방송을 사용하는 대북심리전을 재개함으로써 한반도 정세가 8.25합의 이전의 위기사태로 되돌아갔다고 보도하였지만, 8월위기사태로 되돌아간 것이 아니라 그보다 훨씬 더 심각한 미증유의 위험 속에 빠졌다고 보아야 한다. 그렇게 보는 까닭은 아래와 같다.


첫째, 박근혜 대통령은 조선의 수소탄시험을 비난하고, 확성기방송을 사용하는 대북심리전을 재개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문화일보> 2016년 1월 8일 보도에서 한국 국방부 고위관계자가 지적한 것처럼, 대북확성기방송은 단순한 대북방송이 아니라 일종의 군사작전이다. 8월위기사태에서 경험한 것처럼, 확성기방송을 사용하는 대북심리전은 조선을 심히 자극하여 도화선에 불을 당기는 듯한 위험천만한 행동이 아닐 수 없다. <조선일보> 2016년 1월 8일 보도에 따르면, 한국군이 확성기방송을 사용하는 대북심리전을 재개하자 조선인민군 최전방부대들은 즉각 경계태세에 돌입하였고, 한국군 최전방부대들도 최고경계태세에 돌입하였다. 
한국군의 대북심리전 재개가 오죽 위험천만한 행동으로 보였으면, 얼마 전 일본을 방문 중인 영국 외무장관도 한국군의 대북확성기방송 재개에 대해 우려하면서 자제를 촉구하였겠는가.


둘째, 2016년 1월 10일 서태평양의 미국령 괌(Guam)의 앤더슨공군기지에서 이륙한 B-52 전략폭격기 1대가 오산미공군기지 상공까지 장거리를 비행하고 괌으로 돌아갔다. 미국과 최후결전을 벌이겠다고 공언한 조선이 여섯 번째 수소탄보유국으로 세계무대에 등장하는 것을 물끄러미 바라만 볼 수 없었던 미국은 B-52 전략폭격기를 한반도 상공으로 출동시켜 조선을 위협하려고 한 것이다. <사진 7>

 

▲ <사진 7> 2016년 1월 10일 오전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수소탄시험을 성공시킨 핵과학자, 기술자, 군인건설자, 노동자, 당일군들을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청사로 불러 그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그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있었을 때, 오산미공군기지 상공에 미공군 B-52 전략폭격기 한 대가 호위기를 거느리고 나타났다. 위의 사진은 <국방일보>에 실린 현장보도사진이다. 괌의 앤더슨공군기지에서 이륙한 그 전략폭격기는 오산미공군기지 상공까지 장거리를 왕복비행하면서 조선을 위협하려고 하였다. 하지만 조선은 미국의 핵공격을 막아내고, 보복핵공격으로 미국 본토를 초토화할 능력을 가졌기 때문에 미공군 전략폭격기의 한반도 출동에 대해 위협을 느끼지 않는다.     © 자주시보


그러나 내막을 파헤치면 한국의 언론보도와는 다른 실상이 드러난다. 조선은 B-52 전략폭격기의 한반도 출동에 대해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다. 조선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능력을 갖지 못했던 지난 시기에는 B-52 전략폭격기의 한반도 출동이 조선에게 위협적이었지만, 조선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능력을 갖게 된 이후에는 B-52 전략폭격기의 한반도 출동이 조선에게 위협적이지 않다.


그것만이 아니라, 한반도를 향해 북상하는 B-52 전략폭격기를 동중국해 상공에서부터 감시, 추적할 수 있는 장거리탐지레이더가 조선인민군에게 있고,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를 포함한 모든 종류의 비행체를 격추할 수 있는 최첨단 장거리지대공미사일 번개-6이 조선인민군에게 있고, 무전파초저공비행으로 B-52 전략폭격비행대를 요격할 비행사결사대가 조선인민군에게 있으므로, 조선은 B-52 전략폭격기의 한반도 출동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B-52 전략폭격기를 한반도 상공에 출동시켜 조선을 위협해보려는 미국의 의도는 크게 빗나간 것이며, 조선이 미국의 호전성을 비난할 구실을 주는 역효과만 불러오게 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미국이 그런 사정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어쩔 수 없이 B-52 전략폭격기를 한반도에 출동시킬 수밖에 없는 까닭은, 조선의 수소탄시험에 대해 극도로 반발하는 한국과 일본의 안보불안감을 덜어줄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만일 미국이 오늘과 같은 위기상황에서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한국과 일본은 자기들에 대한 미국의 안보공약을 의심하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한국과 일본이 대미관계에서 어떤 태도를 보일지 알 수 없다.


셋째, 미국은 조선의 수소탄시험을 유엔안보리로 끌어갔고, 유엔안보리는 조선에 대한 추가제재를 결정할 것이다. 
유엔안보리가 조선에 대한 추가제재를 결정하면, 조선은 그에 대한 응징조치를 단행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전에도 조선은 유엔안보리가 자기에 대한 추가제재를 결정할 때마다 응징조치를 단행한 바 있다.


유엔안보리의 대북추가제재에 대한 조선의 응징조치는 실행준비를 끝내고 김정은 제1위원장의 명령을 기다리는 위성발사를 전격적으로 단행하는 것이다. 조선이 위성을 발사하면, 미국은 조선의 위성발사를 유엔안보리로 끌어갈 것이며, 유엔안보리는 조선에 대한 또 다른 추가제재를 결정할 것이다.


한국군이 확성기방송으로 대북심리전을 재개하고, 미국군이 B-52 전략폭격기의 한반도 출동을 감행한 가운데, 유엔안보리의 대북추가제재가 연쇄적으로 반복되면, 8월위기사태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훨씬 더 심각한 전쟁재발위험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넷째, 미국은 해마다 3월초부터 4월말까지 강행해온 ‘키리졸브-독수리’ 대북전쟁연습을 올해도 강행할 것이다. 미국은 특히 올해에는 지난해보다 더 증강된 대북타격수단들을 동원하여 조선을 심히 자극할 것이다. 이것은 조선을 최후결전으로 떠미는 행동이나 마찬가지다.


다섯째, 이전에 발표된 나의 글들에서 여러 차례 논한 것처럼, 조선은 결전준비를 완료하고 결정적인 기회를 기다려왔다. 이를테면, 김정은 최고사령관의 지도 밑에 조선인민군이 진행한 2015년 12월 23일의 쌍방실동훈련과 2016년 1월 4일의 포사격경기는 조선이 결전준비를 완료하였음을 말해준다.


그런데 만일 미국을 비롯한 조선의 적대세력들이 위에 서술한 것처럼 극단적인 대북적대행동을 계속 감행하는 경우, 조선은 그들이 기다려온 최후결전의 결정적인 기회가 마침내 왔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지난해 8월위기사태 당시에 조선은 준전시상태를 선포했지만, 올해 그보다 더 심각한 위기사태가 발생하는 경우 조선은 전시상태에 돌입할 것으로 예견된다. <사진 8>

 

▲ <사진 8> 2016년 1월 9일 미국을 비롯한 조선의 적대국들이 조선의 수소탄시험을 빌미로 대북적대행동의 강도를 차츰 높이고 있는 가운데,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새해를 맞아 인민무력부를 축하방문하였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제1위원장은 그 날 인민무력부 회의실에서 진행한 연설에서 "혁명 앞에 조성된 복잡한 정세에 대하여 통보해주시"고, 조선의 수소탄시험은 "미제와 제국주의자들의 핵전쟁위험으로부터 나라의 자주권과 민족의 생존권을 철저히 수호하며 조선반도의 평화와 지역의 안전을 믿음직하게 담보하기 위한 자위적조치"라고 하면서 "올해 인민군대사업에서 틀어쥐고나가야 할 중심과업"을 제시하였다.     © 자주시보


조선이 요구한 평화협정 체결을 거부한 미국의 전략적 오판은 조선의 수소탄이 미국의 존립 자체를 위험에 빠뜨리는 불가역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그리하여 철지난 6자회담 재개설을 되뇌이던 미국에게 지금 남은 것은 뼈저린 후회와 미증유의 패배밖에 없다. 박근혜 대통령이 조선의 수소탄시험을 비난하면서 언급한 ‘값비싼 대가’는 그가 적대시하는 조선이 아니라 그가 철석같이 믿는 미국이 치루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마지막 비밀병기까지 세상에 공개한 조선에게 지금 남아있는 선택의 길은 최후결전밖에 없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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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들쥐근성'에 맞서는 시민정신을 보며

'소녀상' 앞에서 36년 전 '들쥐론'을 떠올리다

[주장] '들쥐근성'에 맞서는 시민정신을 보며

16.01.11 09:24l최종 업데이트 16.01.11 20:12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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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녀상 주변에 놓인 수많은 꽃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열린 소녀상 지키기 2차 토요시위에 참석한 시민들이 한일 위안부 문제 협상 폐기와 평화의 소녀상 이전 반대를 요구하며 꽃을 놓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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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28일 한국 정부와 일본 정부는 '한일 위안부 합의문'을 발표했다. 도발적일 정도로 전격적인 것이어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과 다수의 국민들에게 선전포고와 같은 느낌을 주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와 야당 대표는 즉각 반대 성명을 내었고, '정신대할머니와 함께 하는 시민모임'을 비롯한 많은 시민 단체들이 반대 시위에 돌입했다. 

또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유흥식 주교)는 '한일 위안부 합의문'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며, 한일 양국의 정부 관계자들이 이 문제를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지난 4일 발표했다. 주교회의 성명은 한일 위안부 합의문의 내용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서울 종로구 율곡로에 위치한 주한일본대사관 앞의 '소녀상'을 지키기 위한 학생들과 시민들의 행동은 연일 계속되고 있다. 한일 합의를 받아들일 것을 요구하는 어버이연합과 엄마부대 등 보수단체들의 거친 시위에 당당히 맞서는 '효녀연합' 등 청년단체와 시민들의 행동은 한결 뜨거운 기운을 발산한다.  

소녀상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노년층 보수단체들과 청장년층을 주축으로 한 시민단체들의 대립 현상을 보면서 나는 우습게도 위컴의 '들쥐론'을 상기한다. 조금은 엉뚱한 생각일 것도 같지만, 전적으로 생뚱맞은 것은 아닐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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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버이연합’에 맞선 ‘효녀연합’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6일 오후 일본군위안부 한일협상을 환영하는 집회를 열기 위해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평화비)쪽으로 이동하자, 한일협상 무효와 소녀상 지키기 운동을 벌이고 있던 홍승희씨 등 시민들이 ‘대한민국효녀연합’ 피켓을 들고 가로막고 있다. 피켓에는 ‘애국이란 태극기에 충성하는 것이 아니라 물에 빠진 아이들을 구하는 것입니다’고 적혀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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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삼스럽게 36년 전 위컴의 '들쥐론'을 떠올리는 심정

1980년 전두환의 신군부가 정권을 찬탈할 당시 주한 미8군 사령관 위컴이 했던 말을 나는 확연히 기억하고 있다. 이른바 '들쥐론'이다. "한국인은 '들쥐'와 같아서 누가 지도자가 되건 그를 따른다"라는 말이었다. 

좀 더 명확히 풀어 말한다면, "한국인은 '들쥐근성'을 가지고 있어서 누가 어떤 방법으로 지도자가 되건 전후좌우를 따지지 않고, 옳고 그름을 분별하지도 못하고, 설혹 그름을 알더라도 전적으로 그를 따르고 복종하며 충성한다"라는 뜻일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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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쥐' 발언으로 큰 파문을 일으켰던 위컴 당시 주한 미 8군 사령관
ⓒ <동아일보> 네이버 뉴스라이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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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때는 모욕감으로 치가 떨렸다. 신군부의 만행을 묵인하고 정권 찬탈을 방조한 미국의 한국 주둔군 사령관이 공개적으로 한 말이라니, 처음에는 어안이 벙벙하고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밀기도 했다. 

그러나 단순한 모욕감이 아니었다. 이상한 모멸감이었다. 겉으로는 분노를 표출하면서도 속으로는 찔리는 것이 있었다. 외국인에게 우리 민족의 열등한 근성과 치부를 들켜버린 데서 오는 미묘한 자기모멸감 같은 것이 실은 더욱 뼈아팠다. 말하자면 이중의 아픔이었다. 외국인에게서 모욕을 당했다는 감정과 우리 민족의 약점을 들켜버렸다는 수치심이 내 가슴에서 쌍곡선을 이루는 것이었다.            

그때로부터 위컴이 지적한 우리 민족의 '들쥐근성'을 되새기고 확인하는 비애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북한을 생각하면 위컴의 '들쥐론'이 오버랩 되곤 한다. 북한의 전체주의와 독재체제는 우리 민족의 들쥐근성 때문에 가능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에서 세계 유일의 폐쇄왕조 체제가 유지되는 비결은 바로 우리 민족의 들쥐근성에 있다. 그것을 빼고는 북한의 신기하고도 가공할 독재체제를 설명할 길이 없다. 

거기에서도 나는 수치심을 느낀다. 북한도 우리 동포, 같은 민족이 아닌가. 바로 우리 민족에게서 세계 유일의 폐쇄왕조 체제가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 다시 말해 우리 민족 특유의 들쥐근성 때문에 그것이 가능하다는 사실은 내게 좀 더 얄궂은 수치심으로 작용한다. 정말이지 우리 민족은 별종이다. 세계인들에게 창피스럽고, 그만큼 슬프다.

북한의 독보적인 폐쇄왕조 체제를 가능케 하는 들쥐근성은 남한에도 있다. 남한 사회의 곳곳에서도 들쥐근성의 유형들을 접하고 확인할 수 있다.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이 세습 체제로 유지되고 있는 개신교의 일부 대형교회들이다. 대형교회들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우리 민족 특유의 들쥐근성과 광신(狂信)의 기류들이 잘 결합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그 특이성이 빠른 기간 내에 가공할 성장을 이룩하여 수많은 대형교회들을 출현시켰다. 

북한의 왕조체제와 남한 대형교회 세습체제의 유사성

'반공'을 입에 달고 사는 일부 대형교회의 교역자들은 기절초풍할 말일지 모르지만, 북한의 왕조체제와 남한 대형교회들의 세습체제는 한마디로 닮은꼴이다. 두 집단의 공통적인 성격을 부인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북한의 왕조체제와 남한 대형교회들의 세습체제를 떠받치고 있는 것은 우리 민족 특유의 들쥐근성과 광기에 가까운 극렬함, 두 기둥이다. 

그래서 나는 세계 10대 교회들 중에 한국교회가 1, 2, 3위를 비롯하여 7개나 되고, 세계 50대 교회들 중에 한국교회들이 절반에 가까운 23개나 되는 현상에서도 부끄러움을 느낀다. 그것은 우리 민족의 특이성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나는 그것이 하나님의 특별한 은총으로 느껴지기보다는 우리 민족 특유의 약점을 노출시키는 것으로만 느껴진다. 그리고 그 사실은 내게 이상한 공포감마저 갖게 한다.  

최근 세상에 드러난 박성배 목사의 66억 탕진 도박사건도 같은 맥락이다. 목사를 무조건 믿고 따르며 추앙하는 신앙 태도, 들쥐근성의 발호 때문에 66억을 탕진하는 목사의 도박 행위도 발생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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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일합의 반대시위 “기억하는 것이 책임이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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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쥐근성과 광기에 가까운 극렬성은 '조중동' 등 수구 족벌언론도 마찬가지다. 친일과 친미와 반공을 입에 달고 사는 세습 족벌언론들의 토양도 사실은 들쥐근성이다. 세습 족벌언론들을 지탱시키는 조건도 따지고 보면 북한의 폐쇄적 왕조체제, 그리고 남한 대형교회의 세습체제와 같은 성격이라고 볼 수 있다.    

폐쇄적 왕조체제 속에서 광기 어린 모습을 연출하는 북한 주민(세분하자면 주요 행사에 참석하거나 동원되는 사람)들이나, 세습체제가 유지되는 남한 대형교회 교역자(또는 교주)들의 광적인 설교를 들으며 아멘 소리를 연발하는 극렬 신자들이나, 언론 본연의 사명보다는 사주(社主)의 이익에 맹종하는 세습 족벌언론의 먹물들이나 동질의 공통성을 지니고 있다. 그들 내면에 잠재된 우리 민족 특유의 들쥐근성과 광기는 위치와 상황은 다르더라도 매한가지다. 

우리 민족의 그 특이성, 그 약점을 극복하지 못하는 한 우리는 30여 년 전에 위컴이라는 미국인이 지적한 '들쥐론'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다. 실은 그 근성이 오늘의 '들쥐천국'을 만들었다. 남한의 들쥐상황은 북한의 들쥐왕국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어줄 뿐이다. 그것을 헤아리지 못하는 것 또한 시야가 좁은 들쥐의 습성 때문이다. 

한국인인 내가 1980년에 처음 들었던 미8군 사령관 위컴의 '들쥐론'을 회억하며 우리 한국인들의 특이성을 말한다는 것은 분명 불행한 일이다. 그때로부터 30여 년이 지나고 있는 오늘에도 그 상황을 극복하지 못한 채 내가 오늘 또 다른 유형의 '들쥐우리'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에서 나는 절망에 가까운 슬픔과 공포를 느낀다.

이 대목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우상화 현상, 이른바 '박정희 향수'로 말미암은 박근혜 정권의 출현도 북한의 왕조체제를 가능케 하는 우리 민족의 들쥐근성과 전혀 무관하지 않음을 설파할 수 있으나, 그 얘기는 길게 하지 않겠다.  

들쥐근성의 발호를 제어하는 오늘의 기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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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녀상 지키기 위해 꽃 들고 나왔어요” 학생과 시민들이 9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광장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한일합의 무효선언 국민대회를 마친 뒤 한일 위안부 문제 협상 폐기와 평화의 ‘소녀상 이전’ 반대를 요구하며 거리행진을 벌이고 있다.ⓒ 유성호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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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처음 얘기로 돌아가서, 나는 왜 일본 대사관 앞의 소녀상 앞에서 오늘 다시 위컴의 들쥐론을 떠올리는가? 들쥐론의 세 갈래 작동을 뼈아프게 인식하기 때문이다.

우선 미국 정부의 태도에서 들쥐론의 음험한 기운을 느낀다. 이번 '한일 합의'의 배경에는 미국이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부터 일본을 지극히 편애해온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려는 차원에서 일본 정부를 편들며 한일 합의를 한국 정부에 종용했다. 미국 정부는 한국인들의 반발심리 따위는 안중에도 두지 않았다. 한국인들을 얕잡아보고 공개적으로 들쥐론을 발설했던 30여 년 전 위컴의 시각이 오늘 그들의 심중에 내포되어 있었다. 

아베의 일본 정부는 미국을 등에 업고 한국을 얕잡아보는 태도로 협상을 밀어붙였다. 한국 정부가 미국이라면 기를 펴지 못한다는 것을 일본은 잘 알고 있었다. 미국의 종용이 쉽사리 성사되리라는 것을 믿고 그들은 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올 수 있었다. 

가장 큰 문제는 한국 정부가 발휘한 들쥐근성이다. 한국 정부 또한 보수층의 들쥐근성만을 믿고 일을 저질렀다. 자신들이 어떻게 결정하든 국민들은 따라줄 것으로 믿었고, 국민 아무에게도 의견을 묻지 않았으면서 국민은 정부 결정을 이해해야만 한다고 강변했다. 국민 의사는 전적으로 무시한 채 미국의 종용에 굴종하여 쉽게 일본과 타협을 한 것은 그야말로 들쥐근성의 발호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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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화의 소녀상' 축복식 2014년 5월 28일 오전 경기도 안성시 유무상통마을(미리내실버타운)에서 ‘동양평화 소녀상’ 제막식 행사가 있었다. 이 행사에 초대받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행사 후 천주교 수원교구 총대리 이성효 리노 주교 등과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 지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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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다시 한 번 국제사회의 조롱거리가 되었다. 한국은 국제사회에서 자존심도 없고 줏대도 없는 국가로 치부되고 있다. 그것은 세게 각국의 언론 보도로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그런 사실을 한국 메이저 언론들은 철저히 외면하고 있고, 한일 합의를 받아들이라고 요구하는 보수층만 모르고 있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한국의 국민대중은 30여 년 전 미군사령관 위컴이 들쥐론을 설파할 때와는 양상이 확연히 다르다. 특히 젊은 층은 재래의 들쥐근성을 단호히 배격하고 있다. 일본 돈 10억 엔에 민족의 자존심과 역사를 팔아넘기는 것을 거부한다. 아울러 가만히 앉아 있는 것을 거부한다. 정부 말만 듣고 가만히 앉아 있다가는 모두 물에 빠져 죽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젊은 층의 깨어 있는 행동이 이 나라를 미래로 견인한다. 그것의 상징적인 현상이 오늘 일본대사관 앞의 소녀상을 지키려는 행동으로 나타난다. 한일 합의를 '역사의 매듭'이라고 강변하며 찬성 시위까지 해대는 보수층의 들쥐근성은 역사의 뒤란으로 사라질 날이 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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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폭탄 실험은 '자강력제일주의'의 산물?

[신년특집⑤]수소폭탄 실험은 '자강력제일주의'의 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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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왜 외교공세가 아닌 핵실험을 선택했을까?

북한은 왜 외교공세가 아닌 핵실험을 선택했을까?<연재> 정창현의 ‘색다른 북한이야기’ (2)
정창현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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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1.11  10: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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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월 6일 전격적으로 4차 핵 실험을 실시했다. 실험 직후 북한은 “첫 수소탄시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됐다며 “새롭게 개발된 시험용수소탄의 기술적 제원들이 정확하다는 것을 완전히 확증”했다고 발표했다.

2010년 5월 핵융합 반응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후 5년 8개월이 흐른 시점이다. 2014년 3월 말 “핵 억제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새로운 형태의 핵실험도 배제되지 않겠다”고 선언한 지 약 2년만이다.

이에 대해 대다수 전문가들은 핵융합 반응을 기본으로 하는 수소탄이 아니라 증폭핵분열탄(원자폭탄의 핵분열을 이용하는 기본 기술에 중수소를 이용해 폭발력을 증폭시킨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수소탄이든 증폭핵분열탄이든 이번 핵실험을 통해 북한이 플루토늄탄과 우라늄탄 실험에 이어, 수소탄 개발이라는 일반적인 핵 개발 수순을 밟고 있고, 핵탄두 소형화․경량화․다종화 기술에서 상당 수준에 올라섰다는 점은 분명하다.

   
▲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1일 신년사를 발표했지만 핵실험을 시사하지 않은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올해 신년사를 분석하면서 필자는 5월 초 노동당 7차대회 개최 시점까지 북한이 국제적 고립 탈피와 경제건설을 위한 대외환경 조성을 목표로 적극적인 외교공세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북한은 외교공세가 아닌 ‘핵무력’ 시위를 선택했다.

북한의 핵실험 자체는 어느 정도 예고된 상황이었다. 2014년 제기된 ‘4월 위기설’부터 시작해 지난해 당 창건 70주년을 앞두고 한국과 미국이 제기한 ‘전략적 도발설’까지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은 지속적으로 거론돼 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북한은 자신들의 전략적 선택에 따라 언제든지 핵실험을 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왔다.

문제는 왜 지금이냐 하는 것이다. 2년 전쯤인 2014년 4월 리동일 북한 유엔대표부 차석대사는 다음과 같은 흥미로운 이야기를 했다.

“북한은 미국의 적대시 정책에 이미 붉은 선(레드 라인)을 그어놨다. 미국은 이걸 넘어서는 안 된다. 넘을 경우 우리가 어떤 대응조처를 취할지 미국은 알고 있다.”

미국이 새로운 방식으로 북한의 정권 교체를 노리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정권 교체를 하려는 어떤 시도도 금지선(레드라인)을 넘는 것으로 간주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이 같은 논리대로라면 북한이 상정한 금지선을 미국이 넘어섰기 때문에 핵실험으로 대응했다는 것이 된다. 지난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수소탄 발언을 보도한 것은 지난해 12월 10일이다. 북한 보도매체의 관행을 고려하면 12월 9일 이 발언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김 제1위원장은 평양 평천혁명사적지를 시찰하면서 “오늘 우리 조국은 나라의 자주권과 민족의 존엄을 굳건히 지킬 수소탄의 거대한 폭음을 울릴 수 있는 강대한 핵 보유국이 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김 제1위원장의 갑작스런 ‘수소탄 발언’은 미국 재무부가 12월 8일(현지시간) 북한 전략군을 비롯한 단체 4곳과 개인 6명을 제재 대상으로 추가 지정한 직후에 나왔다. 미국의 추가 제재는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에 대한 대응이었다.

그리고 6일 후 김 제1위원장은 “첫 수소탄시험을 진행할 데 대한 명령”을 내렸다. ‘수소탄 발언’이 즉흥적으로 나온 것이 아닌 셈이다.

미국의 추가 제재에 대한 맞대응으로 핵실험 실시

   
▲ 북한의 4차 핵실험은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에 대한 미국의 제재 조치와 연관돼 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21일로 추정되는 SLBM 발사 장면. [자료사진 - 통일뉴스]

형태상으로 보면 과거 북한의 핵실험은 장거리 로켓발사 후 유엔의 대북 제재에 대한 대응으로 단행됐는데, 이번에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발사 후 나온 미국의 제재에 대한 맞대응으로 핵실험을 실시한 것이다.

이러한 북한의 대응은 새삼스러운 게 아니다. 2012년 4월 김정은 제1위원장은 첫 공개연설에서 “강성국가 건설과 인민생활 향상을 총적 목표로 내세우고 있는 우리 당과 공화국 정부에 있어서 평화는 더없이 귀중하다”라며 평화의 중요성을 언급했지만 “우리에게는 민족의 존엄과 나라의 자주권이 더 귀중하다”라고 해 ‘자주권’을 더 강조했다.

북한은 위성 탑재 로켓 발사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도 자주권 차원으로 합리화하고 있다. 이번 핵실험에 대해서도 북한은 “미제와 제국주의자들의 핵전쟁위험으로부터 나라의 자주권과 민족의 생존권을 철저히 수호하며 조선반도의 평화와 지역의 안전을 믿음직하게 담보하기 위한 자위적 조치”라는 점을 강조했다.

즉 북한은 자주권과 자위권 차원으로 주장하는 미사일 개발에 대해 미국이 제재, 그것도 미사일 부대를 지휘 총괄하는 전략군을 제재 대상으로 하자 곧바로 핵실험을 결정한 것이다.

특히 북한이 올해 신년사에서 미국이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꿔 평화적 환경을 마련하자는 제안을 받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비판하며 특별한 제안을 내놓지 않은 것이 주목된다. 더 이상 미국에 기대할 것이 없다는 판단이 선 것이다.

북한은 지난해 1월 9일 미국이 합동군사연습을 임시 중지하면 미국이 우려하는 핵실험을 임시 중지하는 화답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다며, 이를 위한 회담을 제안했다.

1월 18일 싱가포르에서 북한 리용호 외무성 부상을 만난 조지프 디트라니 전 미국 국가정보국(DNI) 산하 비확산센터 소장도 “리 부상이 한.미 합동 군사훈련 중단의 대가로 핵실험과 함께 핵탄두 소형화 노력도 중단하겠다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은 이 제안을 거부했고, 성김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평양 방문도 무산됐다.

그러자 북한은 한미합동군사연습이 끝난 후인 5월 9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수중 시험 발사를 해 미국을 압박했다. 북한은 2013년 3월 ‘경제와 핵 건설 병진노선’을 채택하면서 “정밀화, 소형화된 핵무기들과 그 운반수단을 더 많이 만들며 핵무기 기술을 끊임없이 발전시켜 보다 위력하고 발전된 핵무기들을 적극 개발하여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는 ‘핵무기 운반수단’의 다양화 차원이다.

남북 간에 8.25합의가 성사된 후 북한은 리수용 외무상의 유엔 총회 연설과 외무성 대변인 성명을 통해 평화협정 체결을 다시 제안했다.

북한은 “평화협정이 체결되고 모든 문제의 발생근원인 미국의 적대시정책의 종식이 확인되면 미국의 우려사항을 포함한 모든 문제들이 타결될 수 있다”며 선 평화협정, 후 비핵화 논의를 제의한 것이다. 미국은 “정전체제를 대체하는 평화체제로 가려면 그 전에 비핵화의 핵심 이슈에서 중요한 진전이 있어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으로 대응했다.

10월에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한국과 미국은 북한의 전략적 도발을 억제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공조 강화만을 강조해 압박을 통해 북한의 변화에 초점을 맞췄다. 그리고 11월 11월 한국과 미국은 “실질적인 (대북)제재 조치가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되어야 한다”는 합의했고, 이틀 후 미국은 김석철 주미얀마 대사를 비롯한 북한인 4명과 북한 기업 1곳을 제재 대상으로 추가 지정했다.

북한은 이에 반발해 11월과 12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발사했지만 미국의 정책변화를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이렇게 볼 때 이번 북한의 핵실험은 지난해 미국을 향한 북한식 대화와 압박정책이 현재로서는 성과를 내기 어렵다고 판단해 고강도의 대미압박책으로 결정됐다고 할 수 있다. 당장 미국이 협상에 나서지는 않겠지만 자신들의 핵 능력이 갈수록 소형화.경량화.다종화되고 있다는 점을 시위함으로써 미국의 ‘전략적 인내’나 인권문제 등을 통한 대북압박이 현실적으로 실효성이 없다는 점을 보여주려는 것이다.

물론 신정 연휴 마지막 날인 1월 3일 김정은 제1위원장이 최종 서명하고, 6일에 핵실험을 단행한 데는 5월 초에 열리는 노동당 대회를 염두에 뒀을 것이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당창건 70돌 기념열병식에 류윈산 중국공산당 상무위원이 참석한 것을 계기로 북.중 관계의 회복과 북.중 정상회담을 모색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사전 행사로 기획된 모란봉악단 방중 공연이 무산되는 돌발 상황이 일어나면서 대중외교가 의도대로 진행되기 어렵게 됐다.

어렵게 성사된 12월 11~12일 남북차관급 당국회담도 아무런 성과 없이 결렬됐다. 북한으로서는 박근혜 정부가 미국의 압력으로 금강산관광 재개조차도 수용할 수 없다는 점을 확인했을 것이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북한이 당대회 전에 북.중 정상회담과 남북대화를 다시 추진할 것이라고 예측했으나 ‘주관적 희망’이 담긴 전망일 뿐이었다.

한.미 합동군사연습 기간까지는 외길 수순

2월 한미합동군사연습이 시작되면 4월 초까지는 예년처럼 남북 간에 긴장국면이 조성될 수밖에 없다. 더구나 4월까지는 총선국면이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적극적인 외교공세나 남북대화가 별 다른 성과를 낼 수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또한 올해 말 대선을 앞두고 있는 오바마 행정부와 그나마 대화의 통로를 열 수 있는 시점은 상반기까지다. 오바마 행정부가 협상에 나서지 않을 경우 자신들의 핵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려 차기 행정부와 협상에 대비하려는 포석도 깔려 있다.

이번 핵실험이 전략적 선택에 따라 이뤄진 만큼 북한은 국면 전환 카드도 마련해 놓았을 것이다. 통상적으로 북한의 선택에 대해 ‘벼랑끝 전술’이라고 폄하하지만 북한은 1990년대 북핵문제가 발생한 후 지금까지 한 번도 벼랑 끝에 선 적이 없다. 항상 강온책을 구사하며 국면을 전환시켜왔다.

물론 한.미 합동군사연습 기간까지는 외길 수순이다. 미국과 한국은 한.미.일 차원의 국제공조를 통해 유엔 안보리를 비롯한 대북 추가제재 및 실효적 대북 압박을 위한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이끌어내려고 할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도 유엔 안보리 차원의 대북 추가제재에 대해서는 동의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실제적으로 북한을 군사적으로 응징할 방법은 없고, 중국의 협력 없는 경제제재는 더 이상 할 것도 없는 상황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유엔안보리 결의차원의 대북제재에는 동참하겠지만 북한문제와 북핵문제는 분리 대응한다는 원칙에 변함이 없다.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 외교부를 통한 국제공조에 나서면서도 북한과의 경제협력은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2월 말 한.미 합동군사연습이 시작되고 여기에 핵미사일로 무장한 미국의 전략무기와 항공모함이 참가할 경우 북한의 대응에 따라 한반도는 일촉즉발의 긴장국면에 도달할 수도 있다. 북한은 지난해 8월 최고사령관 명령으로 준전시상태를 선포하며 도상연습까지 마쳤다.

역설적으로 한.미 합동군사연습 기간의 긴장국면은 ‘핵실험정국’의 종결과 새로운 전환을 모색하는 국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4월 총선이 다가오면 북핵대응은 뒷전으로 밀리고 정치공방만 치열해질 것이다. 북한은 5월 초 당대회 개최 전 국면 전환이 필요하다. 그 때쯤이면 북한은 다시 ‘핵실험과 핵탄두 소형화 시도 중단’을 내세워 미국의 대북적대시 정책 폐기와 평화협정 논의를 요구할 수도 있다.

긴장국면을 어떻게 슬기롭게 넘길 것인가 하는 것은 소극적이고 단기적 대응책일 뿐이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북한붕괴론에서 벗어나 장기적 평화프로세스를 일관되게 추진해야 하는 방안 외에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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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미국에 전쟁 언급하며 평화협정 압박”

 
 
“미국적대정책 종식 확인되면 우려 상황 순간 해결”
 
이정섭 기자 
기사입력: 2016/01/11 [06:55]  최종편집: ⓒ 자주시보
 
 

 

▲     ©이정섭 기자

 

조선이 수소탄 시험 완전 성공을 선언한 이후 미국에 전쟁을 언급하며 평화협정에 나설 것을 압박했다.

 

러시아 통신 스푸티니크와 해외동포 웹싸이트는 지난 10일 조선로동당 기관지인 로동신문을 인용 “평화협정을 요구하는 것은 모든 문제의 화근인 미국의 대조선적대시정책을 종식시키기 위해서이다. 평화협정이 체결되고 긴장격화의 발생근원인 미국의 적대시정책의 종식이 확인되면 미국의 우려사항을 포함한 그 밖의 모든 문제들은 순간에 해결될 수 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로동신문은 "평화조약 체결한 이후라야 한반도 평화 보장 문제가 해결 될 수 있다"며 “미국 행정부의 '근거 없는' 시각이 현재 북한과 미국간 평화조약 체결이 아닌, 한반도 비핵화 행보에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미국의 한반도 핵 정책을 거론한 뒤 “비핵화타령은 우리를 무장 해제시키기 위한 기만술책에 불과하다.”면서 “우리(조선)는 미국의 핵위협공갈책동에 대처하여 나라의 자주권과 민족의 존엄을 지키기 위하여 핵을 보유하게 되었다.”고 핵보유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또한 “오늘 우리(조선)의 핵은 미국의 핵위협공갈을 끝장내고 나라의 자주권과 민족의 존엄을 수호하며 조선반도와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전을 보장하는 만능의 보검으로 되고 있다. 오늘에 와서 미국이 우리를 핵으로 위협하던 시대는 영원히 끝장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미국 내 조선문제 전문가들 속에서 미행정부의 ‘전략적인내’ 정책은 완전한 실패작이며 대조선 정책을 바꾸어야 한다는 주장들이 울려나오고 있는 것은 우연한 일이 아니”라며 “클린톤 행정부시기 국방성 전파방지(핵 확산)정책담당 부차관보로 근무한적 있는 미첼 월러스타인은 ‘북조선핵위협을 무시하는 것은 위험한 실수로 될 것’이라고 하면서 ‘북조선은 핵물질보유량을 늘이는 한편 장거리미사일과 미사일발사장치, 소형핵탄두개발에서 진전을 이룩하였다. 지금까지 북조선은 제재에도 충분히 대처해왔다.지금은 미국이 북조선과의 적대관계종식을 위한 과감한 행동에 나설 때”라고 워싱턴 포스트에 기고한 글을 실었다.
  
그러면서 “미국이 분별을 잃고 우리에 대한 대조선적대시정책에 한사코 매어 달릴수록 우리의 자위적국방력은 질량적으로 더욱 강화될 것”이라면서 “이번에 성공적으로 진행된 수소탄시험은 그에 대한 명백한 실증으로 된다. 미국은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이 되었다. 명백히 말하건대 미국의 ‘전략적인내’정책은 파멸의 운명을 면치 못하였다. 미국에 우리를 기다려보겠으면 실컷 기다려보라고 말해둔다.”고 미국에 적대정책 포기를 압박했다.

 

특히 “역사가 보여주었듯이 조미대결전에서 언제나 시간은 우리 편이였으며 승리도 우리의 것”이라며 “미국은 이제라도 평화협정체결을 위한 올바른 정책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 그것이 자신을 위해서도 현명한 처사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미국 정책 담당자들과 대조선 전문가들은 미국의 ‘전략적인내 정책’은 실패 했다며 워싱턴과 평양이 대화와 평화협정을 통해 평화협정과 조지관계 정상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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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후죽순 늘어나는 新黨, 그만큼 멀어지는 希望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 과거의 거울이 있어서다.
 
임두만 | 2016-01-11 08:48:25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2006년 지방선거에서 집권 열린우리당은 수도권 지역구 광역의원 선거의 전패라는 엄청난(?) 기록을 세웠다. 당시 지역구 광역의원 수는 서울 96석, 경기 108석, 인천 30석… 모두 234석이었으나 이중 집권당인 열린우리당은 단 1석도 얻지 못하는 참패를 당했다. 무려 234 : 0이다. 열린우리당이 얻은 의석은 비례대표로 서울 2 경기 2 인천 1석 등 고작 5석이었다.

▲2006년 지방선거의 MBC 개표현황 © MBC pd수첩

더 참담한 것은 광역단체장 16곳 중 집권 열린당은 전북 1곳, 호남당이라고 손가락질을 했던 민주당이 전남과 광주 2곳, 무소속이 제주 1곳… 나머지 12곳은 한나라당이 싹쓸이를 했다. 그리고 집권 열린우리당 소속은 수도권의 시장, 군수, 구청장 등 기초단체장 당선자 중 구리시장에 당선된 박영순 당선자 1인이었다. 반면 한나라당은 서울 25개 구청장 전승, 인천은 무소속이 당선된 강화군수 빼고 8곳, 경기도는 구리시 외 무소속이 당선된 양주시, 가평군, 양평군 등 4곳 빼고 23곳 승리라는 1당 상황을 만들었다.

우리나라 선거 역사상 4.19 민중혁명으로 치러진 선거 말고, 집권당이 이처럼 처참하게 패한 선거는 없었다. 당시 기초 광역의원 비례대표를 포함한 전국의 당선자 수를 보면 한나라당은 광역단체장 12명, 기초단체장 155명, 광역의원 557명, 기초의원 1621명 등 도합 2,345명의 당선자를 냈다. 그리고 민주당은 광역단체장 2명, 기초단체장 20명, 광역의원 80명을 당선시켜 집권 열린당을 능가했다.

반면 집권 열린우리당은 광역단체장 1명, 기초단체장 19명, 광역의원 52명, 기초의원 630명 등 도합 702명의 당선자를 내는데 그쳤다. 따라서 기초의원에서 276명만 당선시킨 민주당이 전체숫자가 열린당에 밀렸을뿐 사실상 2당으로 등극한 선거결과를 냈다. 이외 국민중심당이나 민주노동당은 사실상 의미있는 선거결과라고 할 수 없는 소수의 기초단체장 및 광역 기초의원 (국중당=기초단체장 7명, 광역의원 15명, 기초의원 67명, 민주노동당=광역의원 15명, 기초의원 66명)을 당선시켜, 전국적으로 광역단체장 1명 기초단체장 29명 광역의원 14명, 기초의원 228명이 당선된 무소속 보다 못한 선거결과를 얻었다.

때문에 이 선거를 기화로 열린우리당은 소멸의 길을 걸었다. 즉 노무현 대통령이 집권한 뒤 모든 특권을 타파한다며 집권세력을 동강내고 만든 ‘100년 정당 열린우리당’은 창당 3년의 역사가 되기도 전에 이 선거를 통해 처참한 종말을 예고한 것이다. 그리고 이 같은 결과는 누가 뭐라고 해도 ‘순혈주의’를 고집한 노무현과 그 패밀리의 독선과 아집에 의한 ‘마이너스’ 정치 때문이었다.

독재와 부정선거로 인해 대통령은 망명, 부통령 당선자는 가족과 함께 자결, 그 불의한 권력의 지탱을 위해 봉직한 경찰수장과 관료들은 사형을 당할 정도로 처참한 심판을 받은 것이 4.19 혁명이다. 그런데 이 민중혁명의 끝에 민주정부 수립을 위해 치러진 1960년 7.29 총선거에서 자유당은 민의원 2석, 참의원 4석을 얻었다. 집권당이 된 민주당은 민의원 175석, 참의원 31석, 도합 206석을 휩쓸었다. 206:6이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 선거승패의 기준인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 광역의원의 집권 열린우리당 당선자 총 수는 72명이다. 그 외 한나라당 이하 집권 열린우리당 반대의 야권 당선자 총 수는 907명이었다. 이 대비는 907:72다. 비율로 치면 열린우리당이 자유당에 비해 조금 높다. 그러나 4.19와 같은 민중혁명이 아니라 유권자의 선거혁명으로 집권 열린우리당의 퇴출을 명한 것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그런데 그러함에도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2016년 총선을 앞두고 이 열린우리당 주류세력이 자신들만이 정권교체를 할 수 있다며 자신들을 반대하는 진영 내 반대파들을 지역패권주의자, 기득권자, 썩은 구정치인, 새누리당 세작, MB아바타, 호남퇴물 등의 이름을 붙여 몰아내면서 또다시 ‘순혈주의’를 고집하고 있다. 그래서 이 같은 낙인이 찍혔거나, 아니면 그 같은 낙인찍기 정치는 안 된다는 세력이 떨어져 나와서 ‘신당’이라는 이름으로 각개약진을 하고 있다. 그것이 2016년 1월 현재의 정치 기상도다.

그러면 이 신당은 저들 ‘순혈주의파’보다 더 승리의 희망을 주는가? 아프지만 아니다. 그랬으면 좋겠는데 아직은 아니다. 그래서 더 아프다. 반대로 패악한 권력자들과 그 지지자들은 좋아서 희희낙락이다.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창당 발기인대회에서 발언하는 안철수 의원 © 이미지 제공, 국민의당

▲대방동 여성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국민회의 서울시당 창당대회에서 발언하는 천정배 의원장 © 이미지 제공, 국민회의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통합신당 발기인 대회에서 발언하는 박주선 위원장 © 이미지 제공 통합신당

10일, 서울에서는 무려 3곳에서 ‘신당’이라는 이름으로 군중들이 모여 자기들끼리 기세를 올렸다. 숫자상으로만 보면 세종문화회관이 가장 많았고, 여의도 의원회관과, 그 건너편 대방동 여성회관은 거의 비슷한 수가 모였다. 하지만 이 3곳 모두 선거 승리를 말하고 정치의 세력교체를 말했으며 통합을 말했음에도 각개약진 느낌을 떨칠 수 없었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날까? ‘희망’이라는 이름표를 붙여야 할 세력인 ‘국민회의’는 열우당의 실패 요인인 ‘순혈주의’의 색이 너무 강하고, 또 다른 ‘희망’이라고 불러야 할 ‘국민의당’ 세력은 출발부터 창당 취지에 맞지 않는 잡탕 성격이 더 강하게 나타나면서 불안해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세종문화회관에서 발기인 대회를 치른 국민의당은 보수진보 양날개라며 그 이미지에 맞는 창당준비위원장을 세웠으나 실제는 건전한 진보와 건전한 보수의 결합이 아니라 기존 정당에서 자리잡지 못한 ‘정치낭인’들의 ‘둥지’로 보이는 것은 나뿐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특히 이 정당의 머리가 될 주요 인사들의 현안대응은 우려하지 않을 수 없게 한다. 그래서 더욱 슬프다.

한·일 양국 정부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협상 합의에 대한 입장의 오락가락,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에 대한 무대응, 섣부른 세불리기에서 나타난 헛발질, 그럼에도 비판과 비난엔 날선 대응으로 대드는 새로운 진영논리… 이것은 신당의 성공과 매우 거리가 멀다. 더구나 안철수라는 아이콘 차별화 전략은 또 다른 문재인, 또 다른 노무현을 만들어 낼 것 같은 개연성도 보인다.

특정인의 이름을 거론해서 안되었기는 하지만 김한길은 신당운동에 실패한 인물이다. 그가 주도한 열린우리당 해체와 대통합민주신당 창당, 그리고 또 그가 주도한 민주통합당과 안철수의 새정치연합의 합당, 이 두 가지 정치 이벤트는 실패했다. 대통합민주신당은 열린우리당의 이름표만 바꿔단 것 이상이 아니며, 새정치민주연합은 창당 1년10개월에 두사람 모두 떨어져 나왔다. 그가 민주통합당 대표가 될 즈음 당헌당규는 당 대표 1인체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으나 그 정당을 김한길은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

현재의 국민의당에게 왜 기대보다 실망이 많은가? 유권자 단체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낮은 점수가 나왔다고 유권자 단체와 정면 대응을 하겠다며 선관위에 조사를 의뢰한 정치인도 신당의 주요 멤버이며, 영입한 인사들은 초장부터 검증미비라며 영입취소를 발표한 창당준비위원장의 머쓱한 표정이 방송화면을 타야 했다. 그리고도 모자라 발기인 대회 당일 또 발기인으로 발표된 이남기 전 공정거래위원장은 2002년 SK텔레콤의 KT 지분매입 심사과정에서 제3자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됐던 인물로 밝혀지기도 했고, 경선불복의 명패가 선명한 이도 있으며, 전직 의원이긴 하지만 부정비리로 이미 걸러졌던 옛 정치인들도 있다.

그러니 최재성 같은 이에게까지 비판을 당한다. 신한국당 민주자유청년봉사단 성남수정지구회장을 하고 신한국당에 공천을 신청했던 전력을 숨기고 열린우리당 공천을 받아 3선을 한 최재성은 자신이 그쪽 출신임에도 국민의당에게 ‘호남팔이’라는 딱지를 붙이고, 그 아류들은 이태규 정용화의 신당 참여를 두고 ‘MB정당’이냐고 비아냥이다. 이러한 태클들은 지금 상황에서 너무 깊어 상처를 입기 십상이다.

나는 정치의 순혈주의를 지지하지 않는다. 그러나 ‘용광로’論도 지지하지 않는다. 용광로는 생물도 무생물로 만드는 화로다. 용광로가 모두를 용해시켜 필요한 철만 생산해 내지만 용해의 과정은 ‘죽음’이다. 따라서 ‘생물인 정치’는 용광로 안으로 들어가서는 안 된다. 병든 생물은 치유가 필요하지 용해의 과정으로 보내면 안 된다. 모든 병든 생물들의 치유가 필요한 곳은 병원이거나 숲이어야 한다. 질병의 치유는 환자의 질병에 대한 고백이 필수다. 환자가 자신의 상태를 고백하지 않으면 치유의 길도 없다.

한상진 창당준비위원장은 창당준비팀 회의를 처음 주재하며 “반드시 우리 안에는 단결과 화합, 일치를 이루는 과정이 있어야한다”며 “ ‘화합적 결합의 과정’을 밟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또 창준위원장 수락의 변에서도 ‘진실과 화해의 과정’이란 말을 했다. 나는 이 말을 지지한다. 순혈주의는 필경 마이너스로 가는 지름길이지만 플러스라도 고해를 통하여, ‘진실과 화해의 과정을 통한 화학적 결합’이란 결과를 만들어 내야 한다. 이것은 환자가 질병을 고백하고 의사와 가족 친지 모두가 함께 치유하는 과정과 같다. 환자는 진실한 고백에 뒤따르는 치유의 고통 감당이란 각오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나찌의 죄악을 고백한 독일은 프랑스와 유럽, 지구촌 모두와 ‘진실과 화해의 과정’을 통한 하나 되기에 성공했다. 유럽은 패전국 독일의 전비 낭비로 인한 국가부도까지 협동해서 막아줬으므로 오늘의 독일이 있다. 반면 아직도 침략과 약탈과 강압을 흔쾌하게 인정하고 죄악을 고백하지 않는 일본은 인접국인 우리와 중국에게 진정한 우방으로 대우받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동아시아의 전화는 종전 70년이지만 꺼지지 않고 있다.

고백과 화해가 아니라 변명과 강변으로는 어떤 치유도 불가다. 치유를 할 수가 없다. 친노의 실패는 변명과 강변이 가장 확실한 이유다. 그런데 새로움, 신당, 세력교체를 말하면서 고백을 통한 화해보다 변명과 강변을 통한 밀어붙이기를 주장한다면 친노와 다를 바가 전혀 없다.

그래서다. ‘희망’을 말하는 제 신당 세력에게 고한다. 지금, 오늘, 하나를 향한 진군을 시작하라. 하나가 된 뒤 진솔하게 국민들 앞에 지금까지의 잘못을 고백하고 국민과 함께 치유의 길로 들어서라. 한상진의 "반드시 우리 안에는 단결과 화합, 일치를 이루는 과정이 있어야한다"와 천정배의 “기득권 때문에 통합은 안 하는 일을 없다”와 박주선의 “새누리당의 특권세력, 친노패권의 기득권세력, 좌우극단주의 세력을 제외한 모든 세력은‘하나되는 통합신당’의 단일한 깃발 아래 모두 뭉쳐야 한다”는 모두 같은 말이다.

이 말들이 하나로 통일될 때 영입경쟁을 통한 헛발질도 없고, 흘러간 물이 물레방아를 다시 돌리겠다고 설치는 일도 생기지 않는다. 동참하는 사람들도 고백의 용기를 얻는다. 그리고 이런 일들을 통하여 ‘신당의 희망’을 말할 수 있으며 유권자들이 인정한다. 그래야 2006년의 저 참담한 선거결과를 다시 보지 않는다. 신당세력은 그 같은 결과가 예측되므로 우리를 더는 슬프게 하지 말라. 우리는 이제 슬퍼할 기력도 없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28&table=c_flower911&uid=4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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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사태에 정부여당, 테러방지법‧북한인권법 군불때기…뭔 관계?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6/01/11 09:38
  • 수정일
    2016/01/11 09:38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고발뉴스 브리핑] 1.11 신문을 통해 알게 된 이야기들북핵 사태에 정부여당, 테러방지법‧북한인권법 군불때기…뭔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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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효상 특파원  |  balnews21@gmail.co
   
▲ 핵 미사일로 무장한 미국의 전략무기 ‘B-52’ 장거리 폭격기가 10일 경기도 오산 상공을 우리군 F-15K와 미 공군 F-16 전투기의 호위를 받으며 저공비행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1. 북한의 4차 핵실험을 계기로 새누리당이 정부여당의 관심법안인 테러방지법과 북한인권법 통과에 군불을 지피고 있습니다. 
하지만 테러방지법과 북한인권법을 북한 핵실험과 엮는 것은 과도하게 불안을 부추기는 행태라는 비판도 적지 않습니다.
수소탄이 터져도 몰랐는데 뭔들 잘하겠냐고... 주어진 임무나 잘했으면 좋겠어~

2. 한국노총의 노사정 대타협 파기 선언이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대타협 파기가 결정되면 지난해 4월에 이어 1년도 못 돼 노동계가 정부와의 결별을 재차 선언하는 것으로 대화 복귀 가능성마저 거의 없어 노정 관계가 파국으로 치달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노동자가 반대하는 노동법은 누굴 위한 법이랍니까? 답이 나온다 답이...

3. 지난 5월 부산의 길거리에서 묻지 마 집단폭행으로 한 남성이 숨졌습니다. 
그런데 최근 법원이 가해자들에게 징역 3년형의 판결을 내려 그 결과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가해자도 항소했다네요... 젊어서, 반성하기 때문이라고 하기엔 그 죄가 가볍지 않은데 말입니다.

4. 본격적으로 한겨울에 접어들면서 독감 환자가 전체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아직 유행단계에 이르진 않았지만, 특정 연령대와 일부 지역에서는 독감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 건강관리에 신경을 써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건강은 과신하는 게 아니고 잘 관리해야 한다는 것 아시죠?

5. 하이패스가 없어도 한국도로공사가 운영하는 고속도로와 민자고속도로 통행료를 한 번에 계산하는 '원톨링 시스템'이 11월부터 시행됩니다.
중간정산 요금소 20곳을 없애는 대신 차량 번호 영상인식시스템을 설치, 운전자는 마지막 요금소에서 통행료를 내고 고속도로 운영사끼리 요금을 나누는 방식입니다.
처음부터 그랬으면 더 좋았을 텐데 말입니다. 아무튼, 참 잘했습니다~

6. 지난해 서울시에서 담뱃불을 부주의하게 다루거나 음식물 조리 중 실수를 해 발생한 불이 전체의 44%에 달했습니다.
이 가운데 담뱃불과 음식물 조리 중 부주의로 인한 화재는 각각 1천300건(22.0%)과 1천295건(21.9%)이었습니다.
초딩때부터 들어왔던 '꺼진 불도 다시 보자' 이것만 잘해도 큰 피해를 줄일 수 있답니다. 아셨죠~

7. 인사혁신처가 올해부터 각 부처 인사혁신 수준을 처음으로 평가하고 내달 초 그 결과를 공개합니다.
평가 대상은 국무조정실 등 24개 장관급 기관과 국세청 등 21개 차관급 기관 등 45개 중앙행정기관으로 진단 항목은 혁신기반 20%와 혁신과정과 성과 80%입니다.
진단 항목대로 공정하게 평가하실 거죠? 일명 ‘진실한 부처’ 찾는 건 아니지 말입니다.

8. 마이크로소프트가 예고한 인터넷 익스플로러 옛 버전들에 대한 지원 중단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국내에서는 옛 버전 IE와 액티브X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파악돼 주의가 요구됩니다.
꼭 닥쳐야 허겁지겁하는 것 좀 그만 봤으면 좋겠다. 그게 그렇게 안 되나?

9. 올해 전체적인 범죄는 줄겠지만, 고령화가 심화하면서 노인 범죄자는 오히려 증가할 것이라는 경찰 전망이 나왔습니다.
노인 빈곤이 지속할수록 노인층의 생계형 범죄는 점점 늘어날 것이고, 성폭력 범죄 등 강력범죄로 진화할 가능성도 커질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65세 이상 노인의 빈곤율이 OECD 회원국 가운데 최하위라는데 걱정이 많습니다요.

10. 해외 제품을 인터넷으로 사는 ‘직구’가 늘어나면서 직구 제품을 다른 이에게 판매하는 '되팔이'를 하다가 처벌받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자가 사용 조건으로 150 ~ 200달러까지 관세를 면제하는 제도가 시행 중이나 이를 통해 직구한 제품을 되파는 행위는 형사처벌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용돈 벌이 하다가 졸지에 밀수범 될 수 있어요. 꼭 필요하신 것만 사기 바래요~

11. 지난해 대규모 학사구조 개편을 추진하다 홍역을 치른 건국대가 이번에는 개설된 지 3년밖에 되지 않은 학과 폐지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대학 측은 학과 폐지를 거의 결정하고 나서 학생들에게 '카카오톡'으로 이 사실을 일방 통보해 학생들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습니다
정부 지원받자고 3년 만에 학과폐지라니... 그것도 카톡으로? 이것도 소통이라고 하긴 했다는 거네?

12. 몽고식품 김만식 전 명예회장의 또 다른 운전기사가 ‘상식 이하의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해 김 전 회장을 둘러싼 갑질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운전기사와 관리부장, 비서실장에 이어 이번 추가 폭로까지 피해를 주장하는 몽고식품 관계자는 4명이라고 합니다.
100년 역사의 몽고 간장 갑질이 오래된 장맛 같았나 봅니다. 젠장~

   
▲ 지난해 12월28일 오후 2시 경남 창원시 의창구 팔룡동 몽고식품 창원공장 강당에서 김현승 대표이사가 기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최근 부친인 김만식 명예회장의 운전기사 폭행 및 폭언 사건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13. 식료품과 공공요금이 줄줄이 인상되고 있습니다. 
소주에 이어 두부, 달걀, 쓰레기봉투 등이 오르고, 지자체별로는 택시·버스 요금, 상하수도 요금이 인상 앞두고 있고, 신선식품 역시 가격이 치솟아 연초부터 서민들이 울상입니다.
저물가 탈피하겠다더니 이런 건 참 빠르다 빨라...

14. 한국과 중국이 북핵에 대한 제재에 온도 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강력한 제재에 동참해달라는 우리 정부의 바람과 달리 중국은 6자 회담을 통한 북핵 문제 해결에 방점을 둔 원론적인 답변만 나오고 있습니다.
아무 성과 없이 결국 6자 회담이라는 과거형 대답만 나오고 있으니... 이걸 워짠댜 그래~

15. 회생 가능성이 없는 환자가 품위 있는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하는 ‘웰다잉법’이 통과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2018년부터 연명 의료를 중단할 수 있게 됩니다.
여전히 논란은 있겠지만, 죽음을 품위 있게 준비하고 맞이하는 지혜도 필요하지 않겠어요?

16. 울산지방경찰청이 교통사고 피해자가 현장에 두고 간 소지품을 수거해 전달할 때 사용할 종이가방을 만들었습니다.
검은 비닐봉지에 담아 교통사고 피해자에게 유류품을 건넬 때 부끄러웠고, 따로 만든 종이가방에 넣어 전달하면 조금이라도 위안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제작했다고 합니다.
원래 민중의 지팡이라는 경찰의 모습이 이런 거 아닐까요? 피해자의 아픔까지 지켜주는 모습 말입니다. 멋져요~

17. 법원이 경품을 미끼로 획득한 개인정보 수천만 건을 보험사에 판매해 230억 원을 챙긴 홈플러스 법인과 임원들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서울중앙지법은 홈플러스가 개인정보 제3자 유상고지의 의무를 다했으며, 고객들도 자신의 개인정보가 보험회사 영업에 사용된다는 점을 인식하고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소비자들 신상 팔아서 수백억 번다는 말은 내가 못 들은 것 같아서 말인데... 하여간 관대하기가 이를 때 없어요~

   
▲ 지난해 5월7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국소비자연맹에서 열린 홈플러스 개인정보 유출 관련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좌혜선(오른쪽)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사무국장이 개인정보분쟁조정위원회 조정불성립의 문제점을 지적 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18.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을 수사했던 박형철 검사가 결국 사표를 제출했습니다.
정권을 불편하게 한 수사를 한 검사는 조직을 나가라는 신호나 마찬가지라는 검찰 내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긴 나온답디까? 줄 서시는 대들 바쁘셔서 잘 알들리던데~

19. 한일 정부 간 일본군 위안부 합의에 대한 반발이 확산되는 가운데 경기 부천시에서 성금으로 제작된 위안부 기림비가 건립 장소를 마련해놓고도 1년째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동상 마무리 작업과 설치에 들어가는 1,500만 원의 비용 문제가 걸림돌인 가운데 정재현 시의원의 성금 모금 제안이 나와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소녀상 건립이 추진되고 있다는데, 이건 만들어 놓고 미뤄지니 안타깝네요... 조속한 시일 내 좋은 결과 기대합니다~

20. 북한의 핵실험이 휴면 중인 백두산 화산을 자극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안철수 ‘국민의당’에 4대강지지 인사가 참여해 환경단체가 발끈하고 있습니다.
남경필지사가 보육대란 해법 안 나오면 경기도가 책임지겠다고 나섰습니다.
미국 로또 당첨금이 1조 796억 원까지 치솟아 역대 최고랍니다.
핵미사일을 탑재한 미국 전략 폭격기 B-52가 한반도에 도착했습니다.
지난해 미국 공권력에 의해 숨진 사람은 1,152명이라고 합니다.

이번 주는 한주 내내 춥고 눈 소식도 있네요.
독감이 기승이라는데 건강 관리에도 신경 쓰시고, 한파 사고에도 유의하셔야겠습니다.
뜨거운 열정으로 추운 한파도 녹이는 한주 되시고,
월요일 시작부터 멋지게 출발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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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략무기 B-52, 한반도 '무력시위 비행' 후 괌기지로 복귀

 

박성진 기자 longriver@kyunghyang.com

 

한반도 상공에 나타단 B-52/ 공동취재단

한반도 상공에 나타단 B-52/ 공동취재단

미국의 전략무기인 ‘B-52’ 장거리 폭격기가 북한의 핵실험 나흘만인 10일 한반도 상공에 나타나 ‘무력 시위비행’을 실시했다.

한국과 미국 군당국은 이날 미국의 B-52 장거리 폭격기를 괌의 앤더슨 기지에서 한반도 상공으로 출동시켰다고 동시에 발표했다.

B-52는 오전 앤더슨 기지를 출발해 정오쯤 오산기지 상공에 도달했다.

B-52는 오산기지 상공에서 우리 공군 F-15K 2대와 주한 미 공군 F-16 2대 등 4대의 전투기 호위를 받으면서 저공비행으로 오산 상공을 지나갔다.

B-52의 한반도 출동은 대북 확성기 방송에 이은 2단계 군사조치이다. 한미는 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보복 및 무력시위 차원에서 단계별 군사적 조치를 계속해 나갈 계획이다.

이왕근 공군작전사령과 테런스 오샤너시 미 7공군사령관은 이날 B-52가 오산기지를 통과할 때 각각 성명을 발표했다.

이 사령관은 “우리 공군은 적이 언제, 어디서, 어떠한 형태로 도발해오더라도 단호하고 강력하게 응징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한미 연합공군력은 유사시 긴밀한 정보 공유와 강력하고 정밀한 화력을 바탕으로 적의 도발 의지를 무력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B-52는 길이 48m, 너비 56.4m, 무게 221.35t에 최대 항속거리가 1만6000㎞에 달한다. 최대 31t의 폭탄을 싣고 6400㎞ 이상의 거리를 날아가 폭격한 후 기지 복귀가 가능하다.

지하 동굴을 파괴하는 가공할 폭탄인 ‘벙커버스터’를 탑재해 전시에 지하시설에 있는 북한 지도부를 타격할 수 있다.

이 폭격기의 최대 상승고도는 5만5000피트(약 16.8㎞)로, 고고도 침투가 가능하며 2000파운드(약 907㎏)의 재래식 폭탄 35발과 순항미사일 12발, 사거리 200㎞의 공대지 핵미사일, 2500∼3000㎞의 공중발사 순항미사일 등의 탑재가 가능하다

오산기지 상공을 비행하는 B-52 /공동취재단

오산기지 상공을 비행하는 B-52 /공동취재단

B-52는 오산기지 상공을 고도 100m로 두차례 저공비행한 뒤 모기지가 있는 괌으로 복귀했다.
 

B-52의 저공비행은 TV 방송사 기자의 카메라 및 신문 사진기자의 앵글에 잡혀주기 위한 언론 노출용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B-52는 당초 알려진 것과는 다르게 오산기지에 잠정 배치되는 게 아니라 한반도 기동 비행만 실시했다.

이에 따라 오산기지에 착륙 시도조차 하지 않고 태평양 상공으로 기수를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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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배 위원장 “호남을 바꿔서 나라를 바꿉시다”

 
 
국민회의 전북도당 창당대회에서 전봉준과 호남정신 강조, 자구구국 선언
 
임두만 | 2016-01-10 10:34:46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신당 국민회의 창당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천정배 국민회의 창당준비위원장은 9일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통합을 안 하는 일은 없다”고 밝혔다. 이날 국민회의 전북도당 창당식에 참석차 전주를 방문한 천 위원장은 창당식에 앞서 전주시내 한 음식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야권의)분열은 패배인 만큼 통합으로 가야만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9일 전주화산체육관에서 열린 국민회의 전북도당 창당대회에서 치사를 하는 천정배 위원장 © 임두만

그러나 천 의원은 통합에 대해 지금까지 견지한 기준에서는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다만 정치는 타이밍과 절차, 순서가 있으며 통합에는 원칙이 있어야 한다”면서 지금까지 줄곧 주장했던 가치와 비전 중심의 통합, 반패권 통합, 승리와 희망의 통합 등 3가지를 다시 말했다.

그리고는 “이런 원칙 있는 통합이 이뤄지면 충분히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면서도 통합의 기준은 명확했다. 그는 “호남은 지금껏 정권교체의 볼모가 돼 모든 것을 희생해왔으며 경제적 낙후도 시간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면서 “(야권의 통합은)호남의 정당한 이익을 지키며 대한민국의 발전과 정권교체를 이루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통합이 정치인들의 정치생명 연장의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한편 국민회의 전북도당은 이날 전주 화산 체육관에서 약 5,000여 명이 모여 전북도당 창당대회를 열고 김호서 전 전라북도의회 의장, 김정호 호산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홍경희 전 더민주당 전북도당 체육위원회 부위원장을 전북도당 공동위원장으로 선출했다.

▲국민회의 전북도당 창당대회에 참석한 청중등이 체육관을 가득 채웠다. © 임두만

이날 국민회의 전북도당 창당대회에는 △창당준비위원장의 개회선언 및 경과보고 △대회사 △도당위원장 선출 △창당선언문(결의문) 채택 및 낭독 순으로 진행되었으며, 앞서 국민회의 전라북도당은 지난 2일 250여 명의 당원 및 지지자가 참석한 가운데 전북도당 창당 발기인대회를 연 바 있다.

그리고 이날 창당대회에서 천정배 위원장은 다시 한 번 국민회의의 창당에 대한 역사성을 말하면서 야권의 총선 및 대선승리를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어떤 일이 있더라도 이 나라 국민들을, 그리고 미래의 희망인 젊은이들을 헬조선에서 구해야 한다. 우리는 기필코 극소수 특권세력의 독점·독식 패권을 타파하고, 정직하고 부지런한 사람들이 모두 함께 잘 사는 상생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뒤, 호남정신, 즉 국난에 처했을 때 일어나서 나라를 구한 호남 민중의 정신을 강조했다.

▲창당대회가 열린 체육관 단상… “풍요롭고 공정한 대한민국”이란 문구가 국민회의를 상징한다. © 임두만

천 위원장은 이날 “호남정신이 무엇인가? 120년 전 전봉준과 동학이 목숨 걸고 싸웠던 정신이다. 이제 극소수 몇 사람이 독점 독식하며 패권을 누리는 세상 안 된다"고 말한 뒤 "누구나 똑같이 귀하게 대접받으면서 함께 잘 사는 상생과 협력의 세상을 만들자. 이것이 전봉준이 주장한 호남정신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그는 이 처럼 나라를 바꾸기 위해서는 야당을 바꿔야 한다면서 “호남정신, 전봉준과 동학의 정신이 오늘 우리에게 준 엄숙한 명령은 이처럼 지엄한데 그동안 호남이 불기차게 밀어 준 야당은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질타하는 것으로 야당에 포문을 열었다.

그는 “(야당이)박근혜 정부, 새누리당의 폭정에 맞서 제대로 싸우고 있는가? 상생과 협력의 세상을 열어갈 비전과 희망을 주고 있는가? 호남의 소외와 낙후를 극복할 능력을 보이고 있는는가? 야당으로 정권교체의 희망이 있는가?”라고 묻고는 “아니다. 야당은 죽었다. 만년 야당이라도 좋으니 국회의원만 계속 해먹겠다는 쩨쩨한 기득권자들이 돼버렸다. 가짜야당이 돼버렸다”고 질타했다. 또 “(이러한 야당의 실정으로)우리 호남의 발전도 정권교체도 가로막는 걸림돌이 돼 버렸다”고 한탄하기도 했다.

이어서 천 위원장은 “그 야당은 우리 호남을 하청동원기지로 여겨왔다. 우리가 결정할 테니 너희는 표만 찍으라는 오만한 패권주의가 야당을 지배해 왔다”면서 “우리 호남사람들은 야당에 표만 주고 무시당해 왔다”고 진단했다. 그리고는 “더 이상 그래서는 안 된다”며 “우리는 정권교체를 이룩할 강력한 야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호소한 뒤 “그 정권교체는 더이상 호남의 희생 위에 이루어져서도 안 되며, 호남의 정당한 권익을 지키는, 무엇보다도 경제적 낙후를 극복할 수 있는 정권교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호소와 함께 천 위원장은 마지막으로 “국민회의가 바로 그 길을 가고자 한다”면서 “(국민회의는) 호남도 살리고 나라도 살리는 길을 가고자 한다”고 선언했다. 또 이 선언과 함께 “전북에는 새만금이라는 엄청난 기회의 땅이 있다”면서 “국민회의는 새만금을 쾌적한 해양도시, 연구개발과 친환경산업과 고부가가치 첨단산업의 중심 도시로 만들겠다”고 확약했다.

이 같은 천 위원장의 확신에 찬 인사말에 청중들은 연설 중간중간에 “천정배”를 합창하면서 호응, 뜨거운 열기를 내뿜었다. 아래는 이날 천 위원장이 했던 연설문의 전문이다.

 

존경하는 전북도민 여러분, 그리고 자랑스러운 당원 동지 여러분, 새해가 밝았지만 헬조선이라 외치는 젊은이들의 비명소리는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노인 자살율 1위 국가 어르신들의 신음소리도 여전히 우리를 슬프게 하고 있습니다.

저 일본 대사관 앞 소녀상은 엄동설한에 추위에 떨며 울고 있습니다. 우리는 어떤 일이 있더라도 이 나라 국민들을, 그리고 미래의 희망인 젊은이들을 헬조선에서 구해야 합니다. 우리는 기필코 극소수 특권세력의 독점·독식 패권을 타파하고, 정직하고 부지런한 사람들이 모두 함께 잘 사는 상생의 시대를 열어야 합니다.

여러분, 천정배입니다. 우리 호남이 낳아주고 길러주고 힘을 주신 천정배입니다.

저는 이 자리에서 단지 호남이라는 지역을 말하려고 하는 게 아닙니다. 호남정신을 말하고자 합니다. 호남정신이 무엇입니까? 120년 전 전봉준과 동학이 목숨 걸고 싸웠던 정신 아니겠습니까? 세상을 바꾸겠다는 정신, 극소수 몇 사람이 독점 독식하며 패권을 누리는 세상 안 된다, 누구나 똑같이 귀하게 대접받으면서 함께 잘 사는 상생과 협력의 세상을 만들자하는 것입니다. 전봉준과 동학 농민들, 바로 여러분의 증조부, 고조부들은 바로 그 호남정신으로 세상을 바꾸고자 했습니다. 호남정신은 그때나 지금이나 같습니다.

저는 오늘 그 호남정신, 그 전봉준의 심장으로 여러분께 호소합니다. 호남을 바꿔 나라를 바꿉시다. 민생의 불안도 경제의 불평등도 사회의 불공정도 사라진 세상 만듭시다. 우리 국민회의가 맨 앞장 선두에 서서 그 길을 열어갑시다.

여러분, 사랑하는 동지 여러분, 우리 호남은 아직도 정치 사회 문화적으로 소외되고 차별받고 있습니다. 박정희 시대 이후 산업화 과정에서 완전히 배제되어 경제적으로 심히 낙후돼 있습니다. 이대로 가면 우리와 우리 후손들은 호남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영원히 정당한 기회를 박탈당하고, 가난과 불안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 정의입니까? 이것이 대한민국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평등입니까? 아닙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정당한 권리와 이익을 지켜내고 대한민국의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똘똘 뭉치고 앞장서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여러분 생각은 어떻습니까?

우리 앞에는 두 가지 과제가 놓여 있습니다. 첫째, 극소수 특권세력의 독점 독식 패권을 타파하고 모든 국민이 함께 잘사는 상생과 협력의 시대를 열어가는 것, 둘째, 호남의 경제적 낙후와 정치적 사회적 소외를 극복해서 지역평등의 시대를 여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구구국의 길, 호남 스스로를 구하고 나라도 구하는 길을 가야 합니다. 이것이 호남정신, 전봉준과 동학의 정신이 오늘 우리에게 준 엄숙한 명령입니다.

여러분! 그런데 우리가 줄기차게 밀어준 야당은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박근혜 정부, 새누리당의 폭정에 맞서 제대로 싸우고 있습니까? 상생과 협력의 세상을 열어갈 비전과 희망을 주고 있습니까? 호남의 소외와 낙후를 극복할 능력을 보이고 있습니까? 야당으로 정권교체의 희망이 있습니까? 아닙니다. 야당은 죽었습니다.

만년 야당이라도 좋으니 국회의원만 계속 해먹겠다는 쩨쩨한 기득권자들이 돼버렸습니다. 가짜야당이 돼버렸습니다. 우리 호남의 발전도 정권교체도 가로막는 걸림돌이 돼 버렸습니다. 그 야당은 우리 호남을 하청동원기지로 여겨왔습니다. 우리가 결정할 테니 너희는 표만 찍으라는 오만한 패권주의가 야당을 지배해 왔습니다. 우리 호남사람들은 야당에 표만 주고 무시당해 왔습니다.

더이상 그래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정권교체를 이룩할 강력한 야당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 정권교체는 더이상 호남의 희생 위에 이루어져서도 안 됩니다. 호남의 정당한 권익을 지키는, 무엇보다도 경제적 낙후를 극복할 수 있는 정권교체여야 합니다. 국민회의가 바로 그 길을 가고자 합니다. 호남도 살리고 나라도 살리는 길을 가고자 합니다. 호남에는, 전북에는 새만금이라는 엄청난 기회의 땅이 있습니다.

새만금은 명실상부한 서해안시대의 중심, 동북아 미래산업의 중심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합니다. 국민회의는 새만금을 쾌적한 해양도시, 연구개발과 친환경산업과 고부가가치 첨단산업의 중심 도시로 만들겠습니다. 새만금을 대한민국 미래 산업의 중심으로 우뚝 세워서, 일자리를 찾아 타향으로 떠나는 전북이 아닌, 일자리를 찾아 외지인들이 몰려오는 전북을 만들겠습니다.

지난 해 4월 보궐선거에 출마하면서 저는 광주 시민들께 호남개혁정치를 부활시켜서 호남도 살리고 정권교체도 이루는 길을 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정의로운 광주시민들께서는 저를 압도적으로 신임해 주셨습니다. 저는 여러분께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호남 개혁정치의 길이 아무리 멀고 험난하여도 이 길은 우리가 반드시 가야 할 길이기에 어떤 고난을 무릅쓰더라도 저 천정배가 여러분과 함께 가겠습니다. 호남의 위대한 주민들께서 정의로운 국민들과 함께 이 길에 동참해 주시리라 확신합니다.

이 자리에 있는 우리 모두 전봉준과 동학의 이름으로 호남을 바꿔 대한민국을 바꿔나갑시다. 120년 전 이루지 못한 꿈을 이제 이룩해냅시다. 호남의 아들 이 천정배가 전봉준처럼 맨 앞에서 나아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28&table=c_flower911&uid=4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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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 인민무력부 연설 “수소탄 정정 당당”

김 위원장, “미제 핵 위협에 대한 자위적 조치” 강조
 
김 위원장, 인민무력부 연설 “수소탄 정정 당당”
 
이정섭 기자 
기사입력: 2016/01/10 [11:46]  최종편집: ⓒ 자주시보
 
 

 

▲ 김정은 제1위원장은 수소탄은 미제와 제국주의 세력들의 핵 위협에 대한 자위적 조치로 주권국가의 권리로 누구도 시바 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 자주시보 이정섭 기자



조선국방위원회 김정은 제1위원장이 수소탄 시험은 미제와 제국주의자들의 핵위협으로부터 민족의 생존과 나라의 자주권을 지키기 위한 자위적 조치였다고 정당성을 강조했다.

 

연합뉴스는 10일 조선중앙통신과 로동신문을 인용 조선국방위원회 김정은 제1위원장이 새해를 맞아 인민무력부를 축하방문 했다고 보도했다.

 

조선로도당 기관지인 로동신문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은 인민무력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연설을 통해 "새해 벽두에 우리가 단행한 수소탄 시험은 미제와 제국주의자들의 핵전쟁위험으로부터 나라의 자주권과 민족의 생존권을 철저히 수호하며 조선반도의 평화와 지역의 안전을 믿음직하게 담보하기 위한 자위적 조치"라고 강조했다.

▲ 인민무력부에 도착하는 김정은 제1위원장 차량     © 자주시보 이정섭 기자

 

조선중앙통신도 10일 "(김정은 제1위원장이) 주체조선의 첫 수소탄 시험의 장쾌한 뇌성이 천지를 진감시킨 주체105(2016)년 새해에 즈음하여 인민무력부를 축하방문하시였다"고 전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인민무력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연설을 통해 "로동당 제7차 대회가 열리는 새해 벽두에 우리가 단행한 수소탄 시험은 미제와 제국주의자들의 핵전쟁위험으로부터 나라의 자주권과 민족의 생존권을 철저히 수호하며 조선반도의 평화와 지역의 안전을 믿음직하게 담보하기 위한 자위적 조치"라고 주장했다.

 

김 제1위원장은 "이것은 주권국가의 합법적 권리이며, 그 누구도 시비할 수 없는 정정당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 사열하는 김정은 제1위원장     © 자주시보 이정섭 기자

 

김정은 제1위원장은 올해 인민군대의 중점 사업에 대해서도 언급하면서 "'인민군대의 정치군사적 위력을 백방으로 강화하여 조선 노동당 제7차 대회를 보위하자!', 이것이 올해 인민군대가 들고나가야 할 전투적 구호"라고 피력했다.

 

또한 "인민군대는 올해 포병훈련에서 새로운 전변을 일으켜 포병무력의 질적 강화를 이룩해야 한다."면서 "당 중앙은 조선인민군 제4차 포병대회에서 시사 없이 단발에 명중하는 것을 포병훈련에서 도달하여야 할 기본목표로 내세웠다"고 밝혔다.

 

이어 "인민군대에서 청년사업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청년사업을 당 정치사업의 3대축의 하나로 틀어쥐고 적극화하는것은 우리 당이 인민군대를 정치적으로 강화하는 데서 견지하고 있는 중요한 원칙"이라고 언급했다.

▲ 사열하는 김정은 제1위원장 카메라 렌즈에는 눈 발이 날리는 것이 잡혔다.     © 자주시보 이정섭 기자

 

아울러 “인민군대에서 칼날 같은 군기를 세우고 정규화적 면모를 철저히 갖추어야 한다."면서 "항일유격대식 부대지휘관리방법을 철저히 구현하여 모든 사업과 생활을 군사규정과 교범의 요구대로 조직 진행하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후방사업을 개선하기 위한 방법론 ▲부강조국건설의 주력군으로서 인민군대의 역할 ▲ 7차 당 대회를 앞두고 농업 전선에서의 성과 ▲자강력 제일주의 등에 대해서도 연설했다.

▲ 김정은 제1위원장이 인민군대가 조국보위와 인민생활 향상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 자주시보 이정섭 기자

 

▲ 김정은 제1위원장이 인민무력부 관계자로 부터 환영 인사를 받고 있다.     © 이정섭 기자


 

김정은 제1위원장의 인민무력부 방문시 황병서 총정치국장, 박영식 인민무력부장, 리영길 총참모장이 축하의 꽃다발을 전달했다고 통신은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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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댐 담수로 죽어가는 내성천... 국립공원 지정해 보존해야

4대강 사업의 마지막 전리품, 이렇게 완성되나

[주장] 영주댐 담수로 죽어가는 내성천... 국립공원 지정해 보존해야

16.01.09 11:22l최종 업데이트 16.01.09 11:22l

 

 

흰수마자란 물고기를 아시나요? 이름도 특이한 이 녀석은 맑은 강에서, 그것도 고운 모래가 항상 공급되는 강의 모래 속에서 살아갑니다. 그래서 모래가 없는 강에선 살 수가 없고요, 모래의 색과 무늬를 온몸에 지니고 있어 모래 속으로 숨을라치면 육안으로는 거의 찾을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 고유종이지만 아직 녀석의 생태에 대해서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녀석은 1935년에 일본인 모리타 메조란 사람에 의해서 경북 영주의 내성천에서 처음 발견돼 신종으로 보고됐다고 합니다. 그래서 학명이 'Gobiobotia naktongensis'로 낙동강 수계의 내성천이 바로 녀석의 고향인 셈이고, 모래의 강 내성천이 녀석의 주된 서식처일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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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성천의 깃대종 흰수마자. 우리나라 고유종으로 그 개체수가 급격히 줄고 있어 멸종위기 야생동물1급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는 법정보호종이다. 4대강사업으로 낙동강에서 멸종한 흰수마자는 내성천이 유일한 국내 최대 서식처이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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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가 5~6cm 가량인 이 물고기의 자세한 생태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되지 않았다. 주로 수서곤충의 유충을 먹고, 6월경에 산란하고, 바닥이 모래로 돼 있으면서 물살이 빠른 곳을 좋아하는 까다로운 성질을 지녔다는 정도만 알려져 있다. 이런 성질 때문에 같은 하천이라도 사는 장소가 넓지 않고, 바닥이 자갈로만 된 곳이나 물살이 느린 곳에는 찾아보기 어렵다" - <한겨레> 2005.8.16 [멸종위기 동식물] ⑧흰수마자 중

이 독특하고 신기한 물고기는 원래 낙동강에서도 발견이 되었습니다. 낙동강도 거대한 모래강이었으니 말입니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의 4대강사업으로 낙동강의 모래를 대부분 준설해 버리고 나자 낙동강에서는 전멸하고 이제 내성천에서만 유일하게 발견되는 우리나라 토종 물고기입니다. 

녀석의 까다로운 서식 조건과 개체수 때문에 우리나라는 녀석을 멸종위기 야생생물1급으로 지정해 특별히 보호하고 있습니다. 환경부 산하 국립생물자원관에서 운영하는 '한국의 멸종위기종' 누리집에서 멸종위기종의 정의를 살펴보면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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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래색과 같은 보호색을 띄고 있어, 모래 속으로 숨어버리면 육안으로는 구별하기 어렵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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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종 야생생물이란, 자연적 또는 인위적 위협요인으로 인하여 개체수가 현격히 감소하거나 소수만 남아 있어 가까운 장래에 절멸될 위기에 처해 있는 야생생물을 말한다. 멸종위기 야생생물은 멸종위기종을 법(야생동식물보호법,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으로 지정하여 보호·관리하는 법정보호종으로, 현재 멸종위기 야생생물1급과 멸종위기 야생생물2급으로 나누어 지정 관리하고 있다." 

그렇습니다. 이 흰수마자란 녀석은 우리나라에서 2002년 제정된 '야생동식물보호법'과 2012년에 제정된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로 특별히 보호받고 있는 법정보호종이자 우리나라 고유종이고 멸종위기종인 것입니다. 

영주댐 공사로 내성천에서도 사라져 가는 흰수마자

다른 곳에서는 대부분 멸종됐고, 오직 내성천에서만 발견되고 있는 흰수마자. 그런데 녀석의 운명도 영주댐 공사 때문에 위기입니다. 이미 영주댐 수몰지 내에서는 담수 전임에도 불구하고 흰수마자가 한 마리도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이런 현실을 바꿔보고자 수자원공사에서는 영주댐 하류 미호교 부근에 2014년과 2015년 두 해에 걸쳐 흰수마자 치어 5000마리를 방사했습니다. 하지만 2015년 최종 생태조사에서는 방사한 치어 중 단 한 마리만이 발견된 사실이, 지난 2015년 국정감사에서 심상정 의원을 통해 밝혀지기도 했습니다. 

당시 심 의원은 흰수마자 생태 문제의 심각성을 제기하면서 내성천을 관할하고 있는 대구지방환경청장에게 내성천의 생태변화 즉 모래 입자를 분석하는 입도조사를 지시한 바 있습니다. 즉, 내성천이 이미 흰수마자가 살 수 없는 환경으로 급변한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인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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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성천의 고운 모래와 물살이 빚은 작품. 흰수마자의 생존을 위해서는 입자가 고운 모래가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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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흰수마자는 내성천의 생태계를 대표할 수 있는 깃대종(flagship species)으로 흰수마자의 생존 여부가 내성천의 생태환경의 변화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내성천 깃대종 흰수마자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이 사실만으로도 내성천의 생태계가 심각한 교란을 당하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는 것이겠지요. 

한 종이 사라지는 건 내성천의 생명 그물이 끊어지는 것

그뿐만이 아닙니다. 우리강의 원형을 간직한 모래의 강 내성천은 그 원형이 심각히 훼손당하고 있습니다. 바로 내성천에 들어선 영주댐 때문으로 문제의 영주댐은 거의 완공돼 현재 한국수자원공사는 영주댐에 물을 채우는 담수를 준비 중에 있습니다. 

그런데 담수 전임에도 내성천의 생태환경 변화는 극심합니다. 내성천의 자랑인 고운 모래는 입자가 거칠어지고 딱딱해지는 장갑화 현상이 일어나고, 드넓은 모래톱엔 상류에서 더 이상 모래가 공급되지 않아 풀이 뒤덮이는 육상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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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교사진 2009년 8월의 회룡포. 깨끗한 모래톱이 회룡포의 큰 특징이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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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교사진 2016년 1월의 회룡포. 모래톱에 들어온 풀들이 말라죽어 마치 불이라도 난듯한 을시년스런 모습이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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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영주댐의 담수가 본격적으로 시작돼 물길이 막힌다면 내성천의 생태환경 변화는 걷잡을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한국수자원공사 영주댐관리단 관계자는 "지금껏 내성천의 생태환경의 변화는 심하지 않고 담수를 하더라도 물을 완전히 차단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내성천의 환경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수자원공사와 정부가 주장하듯 내성천의 생태환경의 변화는 절대 단순한 것이 아닙니다. 극심한 물리적, 생태적인 변화를 맞고 있습니다. 그 증거가 바로 흰수마자의 생존 환경입니다. 2014년 대구환경연합의 흰수마자 생태조사에서는 경진교 부근에서 3시간 동안 9마리의 흰수마자를 채집했지만, 2015년 같은 지점·같은 시간의 조사에서는 단 한 마리도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습니다. 하나의 종이 사라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것은 내성천의 생명그물이 끊어진다는 것입니다. 내성천에는 비단 흰수마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흰수마자 외에도 삵, 수달, 흰꼬리수리, 흰목물떼새, 먹황새를 비롯한 많은 멸종위기종과 수많은 생명들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먹이사슬의 아래 단계에 있는 흰수마자가 살 수 없다면 이들 또한 더 이상 내성천에서 살 수가 없습니다. 수많은 멸종위기종의 서식처가 사라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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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성천의 또다른 깃대종 흰목물떼새. 역시 멸종위기종이고, 내성천은 흰목물떼새의 국내 최대 서식처이기도 하다. 그만큼 내성천의 야생동물의 마지막 남은 보루인 셈이다.
ⓒ 박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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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멸종위기종 먹황새. 해마다 내성천을 찾고 있는 겨울 철새 먹황새다. 내성천의 급변한 생태환경은 이런 멸종위기종들에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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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많은 야생동물의 흔적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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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저 수많은 야생의 서식처를 수장 시키게 될 영주댐은 과연 무슨 가치가 있을까요? 영주댐의 주목적은 이 지역의 홍수방어 용도도 아니요, 가뭄극복도 아니요, 전기를 생산하기 위한 목적도 아닙니다. 90% 이상의 주된 목적이 바로 낙동강 보에 물을 채우기 위한 것이고, 낙동강 보에 모래를 차단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렇지요. 운하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4대강사업의 마지막 전리품인 것입니다. 

대운하를 위한 영주댐입니다. 그러니 애초에 시작부터가 잘못인 사업이 진행되었고, 이 때문에 국민혈세 1조1천억 원이 탕진됐습니다. 그리고 우리강의 원형이 사라지고 수많은 멸종위기종들이 사라지는 현실을 맞고 있습니다. 과연 이 무용한 댐을 위해 내성천의 수많은 가치를 수장시켜도 좋은 것일까요? 

내성천을 문화와 생태가 살아 숨쉬는 공간으로 만들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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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주댐 공사 현장. 수몰지 안의 교량을 없애는 공사를 진행중에 있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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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주댐은 홍수방어라든가, 가뭄극복이라든가, 수력발전용이라든가 일반적인 댐의 목적과는 다르게 계획됐다. 이 댐의 90% 이상의 주 목적은 낙동강 보에 물을 채우기 위함이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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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환경연합을 비롯한 환경단체에서 내성천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해서 내성천을 보존해가자고 주장하는 까닭입니다. 저 무가치한 댐 대신에 내성천을 수많은 야생동·식물들의 낙원으로 만들어서 이를 관광자원화하자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영주댐을 관리하는 일보다 더 가치 있는 사업이 될 것이란 제안이었습니다. 

내성천 전 구간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할 수 없다면 수몰되는 평은면과 이산면이라도 국립공원을 지정해서 보존하자는 것입니다. 수몰지 주민들은 이미 마을을 다 떠나서 그 땅들은 공공의 영역으로 들어와 있으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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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성천의 천혜의 곡류 자리에 위치한 운포구곡 중 금탄(錦灘)의 한 부분. 운포구곡은 송리원유원지 자리인 지포에서 시작해 하류로 동저, 금탄, 구만, 운포, 전담, 용추, 송사, 우천을 이른다.
ⓒ 박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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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영주댐이 들어선 자리는 운포구곡(雲浦九曲)이라고 해서, 1736년 당시 그곳에 살던 성리학자 와은 장위항이 그 아름다움을 경탄해 운포구곡가를 지음으로써 비롯된 이름이라고 합니다. '6번의 S자를 그리고 4개의 물돌이 마을이 형성된, 하늘이 깎아 만든 천혜의 곡류를 가지고 있는 곳입니다. 하천의 특징을 잘 나타내주는 내성천의 비경을 간직한 그 한가운데 영주댐이 들어선 것이고, 영주댐은 내성천의 등허리를 잘라서 내성천의 생명을 야금야금 갉아먹고 있는 것입니다. 

게다가 담수가 되면 2014년 5월 뒤늦게 발굴된 1000년 전 창건된 금강마을의 금강사 터 또한 수장 당하게 됩니다. 금강사는 통일신라 말기로 추정되는 사찰로서 당시 발굴된 유구기와, 자기, 구리거울, 광명대 등 불교 유적들은 보물급에 해당하는 것으로 당시 금강사의 가치를 오롯이 나타내준다 할 것입니다. 

담수를 하지 않고 금강사 터를 복원한다면 이 일대를 불교문화와 자연 생태가 다시 되살아나는, 가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시킬 수도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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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성천 금강마을의 1,000년 전 고찰 금강사 터 발굴 현장. 이곳에서 보물급 불교유물이 다량 출토되었다. 이 정도 되면 금강사 터 자체를 보존하는 것이 옳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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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강사 터의 우물터에서 발굴된 유물들
ⓒ 한국문물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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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선비 장위항이 감탄해 마지않던 운포구곡이 되살아나고, 1000년 전 불교문화가 다시 복원된 그 자리에 흰수마자를 비롯한 수많은 멸종위기종 생명들이 자리 잡아 공존하는 내성천을 꿈꿔봅니다. 

그러기 위해선 임박한 영주댐 담수는 일단 중단하고, 사회적 논의기구를 꾸려서 어느 것이 더 가치 있는 일인지를 충분히 토론한 후에 선택을 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앞에서 밝힌 대로 영주댐은 단지 낙동강 보에 물을 채우는 용도이기 때문입니다.

2016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에는 문화와 생명이 공존해 흘러가는 내성천을 간절히 희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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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하천의 원형을 간직한 강이자, 야생동물의 마지막 남은 보루 내성천이 영원토록 흘러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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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필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으로 지난 6년간 낙동강과 내성천을 모니터링 해왔습니다. 그것을 바탕으로 이 제언을 올립니다. <평화뉴스>에도 함께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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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식 4만 달러 대신, 월 40만 원 기본소득!

 
[주간 프레시안 뷰] 기본소득, '헬조선'에서 희망 찾기
 
녹색당 공동운영 위원장 
 

2016년은 시작부터 평안하지 못합니다. 북한 핵실험과 박근혜 정부의 대북 강경 대응, 작년 연말에 있었던 졸속적인 위안부 협상, 그리고 무리하게 밀어붙이는 노동법 개악, 중국발 경제 쇼크 등으로 대한민국의 새해는 불안하게 시작합니다. 

정부가 시민들의 삶에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삶을 힘들게 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입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나라들도 있습니다. 작년 연말 핀란드에서 날아온 '기본소득 월 100만 원 지급' 소식은 여러 논란이 있었지만, 다른 사회에 대한 상상력을 자극했습니다. 당장 시행하는 것도 아닌데 과장되게 전달된 면도 있었고, 핀란드 녹색당 등 핀란드에서 기본소득을 처음부터 제기해 왔던 쪽의 입장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던 면이 있었지만, 어쨌든 핀란드 소식은 보편적인 기본소득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했습니다. 핀란드만이 아니라 네덜란드에서도 기본소득 실험이 시작된다고 하고, 영국 녹색당은 '시민월급'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에서도 성남시가 청년배당을 올해부터 실시할 예정입니다. 이제 한국에서도 기본소득 실험이 시작된 것입니다.  

'헬조선'을 악화시킬 국민소득 4만 달러 


이런 상황에서도 박근혜 대통령은 노동법 개악과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체결, 각종 규제완화와 개발사업의 명분으로 국민소득 4만 달러론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역대 독재 정권 또는 권위주의 정권이 그랬듯이 한손에는 경제성장주의와 다른 한손에는 '안보'론을 들고 총선을 치르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민소득 4만 달러는 국민들에게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라, 재앙이 될 것입니다. 실현가능성도 없을 뿐만 아니라, 4만 달러를 달성하기 위해 벌이는 각종 정책들은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우리들의 삶을 더욱 팍팍하게 만들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민소득 4만 달러론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국민소득 1만 달러론을 연상시킵니다. 1992년 대선에서 당선된 김영삼 전 대통령은 당시에 7000달러 수준이던 1인당 국민소득을 1만 달러로 무리하게 끌어올리려다 IMF 금융위기를 초래했습니다. 설사 1인당 국민소득이 증가한다고 해도, 정작 소득이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돈이 돌아가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국민소득 4만 달러가 아니라 월 40만 원 기본소득이 필요합니다. 이 기본소득이 사람들에게 최소한의 비빌 언덕이 되어 줄 것입니다. 그리고 사람들의 삶에 숨통을 터 줄 수 있을 것입니다. 

관념적인 논의는 무의미합니다. 대한민국은 기본적인 복지제도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나라입니다. 그래서 기본소득을 도입하는 것은 오히려 복잡하지 않습니다. 핀란드와 같은 북유럽의 복지국가에서 기본소득 제도를 도입하는 것과는 맥락이 다른 것입니다. 

녹색당의 기본소득 로드맵 


녹색당은 작년 3월 기본소득을 당론으로 채택하고, 여러 현장에 있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현실가능한 기본소득 로드맵을 만들어 왔습니다. 그래서 한국형 기본소득 모델을 만들었습니다. 기초생활수급자나 장애인들은 '기본소득 + 보충급여(부가급여)'를 받는 방식으로 기본소득을 설계했습니다. 기본소득이 기존의 모든 복지를 대체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또한 녹색당이 설계한 기본소득 모델은 최저임금 현실화, 주거기본권 보장, 상가임차권 보장과 함께 가는 모델입니다. 노동을 하고 받는 임금도 정당하게 받아야 하고, 토지/주택/상가를 통해 투기적 이익을 얻는 것은 통제되어야 합니다. 기본소득이 만병통치약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노동 여부에 관계없이 지급받는 기본소득은 일자리가 줄어들고 불안이 팽배한 시대에 '비빌 언덕'이 되어 줄 것입니다.  

월 40만 원으로 무슨 '비빌 언덕'이 되겠느냐? 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올해도,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월 40만 원이 통장에 들어온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나만 받는 것이 아니라 부모님도 받고 자녀도 받는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기본소득은 개인별로 지급되는 개념이기 때문에, 월 40만 원이고 4인가구라고 하면 월 160만원이 지급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노동을 해서 돈을 더 벌면, 그만큼 소득이 늘어나는 것입니다. 

기본소득을 지급받으면 일을 하지 않으려 할 것이다는 얘기도 있지만, 이미 여러 기본소득 실험에서 그 얘기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분 중에 '월 40만 원을 받으면 나는 일을 안 할 것이다' 라는 분이 얼마나 될까요? 아마 대부분은 '기본소득을 받아도 나는 일을 할 것이다'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한꺼번에 5000만 인구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하기는 어렵지 않겠냐? 는 의문도 있을 것입니다. 물론 그렇습니다. 그래서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고, 로드맵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재원마련을 위해서는 조세개혁, 예산낭비 근절과 연계해서 기본소득을 도입할 필요가 있습니다.

녹색당은 1단계에서는 중산ㆍ서민층의 직접적인 세부담을 증가시키지 않는 방법으로 재원을 마련할 것을 제안합니다. 왜곡된 조세제도를 정상화하고 불로소득과 탈세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는 한편, 예산낭비를 줄여 재원을 마련하자는 것입니다. 계산을 해 보면, 이렇게 해서 연간 103조 원 정도의 재원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그 재원으로 만15세~만29세의 청소년ㆍ청년, 만65세 이상 노인, 장애인, 농ㆍ어민에게 월 40만원의 기본소득을 우선 지급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만15세부터 지급하는 방안을 제안하는 것은 그 시점이 의무교육이 종료되는 시점이고, 알바노동 등 저임금ㆍ불안정노동이 시작되는 시점이기 때문입니다. 청소년ㆍ청년들에게 기본소득이 지급되면, 삶이 많이 달라질 것입니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단계에서 불안하지 않으면, 그 이전의 단계에서도 불안과 스트레스가 줄어들 것입니다. '월 40만 원'이라는 안전판위에 자신의 삶을 찾아간다면, 다양한 삶읠 가능성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농민들에게 기본소득을 우선 지급해야하는 이유는 농산물시장개방으로 인해 농가소득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기본소득같은 정책없이는 농업 자체가 유지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유럽의 경우에는 농민들 소득의 30% 이상이 국가로부터 직접 받는 돈이고, 스위스의 경우에는 농가소득의 50% 이상이 국가로부터 직접 받는 돈입니다. 우리나라에도 직불금이라는 제도가 있지만, 금액이 낮아서 실효성이 없습니다. 농민들에게 기본소득이 필요합니다. 


노인들중 70% 가까이가 기초연금을 받기 시작했지만, 그래도 노인빈곤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입니다. 금액이 너무 낮습니다. 지금의 월 20만 원 수준을 월 40만 원으로 올리면 노인빈곤 문제를 푸는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노동능력이 없거나 일자리를 찾기 어려운 장애인들에게도 소득보장이 필요합니다. 장애인연금 제도가 있지만, 역시 금액이 낮고 지급대상이 매우 제한되어 있습니다. 장애인들의 경우에는 '월 40만 원' 기본소득과 함께 부가급여(장애로 인해 소요되는 의료비, 보조기구 비용 등 장애로 인해 추가로 소요되는 비용을 충당)가 현실화되어야 합니다. 

기본소득의 도입과 함께 기존 복지제도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복지운동을 하는 분들이 오랫동안 주장해 왔듯, 부양의무제를 폐지해야 합니다. 장애인들에 대한 장애등급제도 폐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람을 관리와 통제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존엄성을 갖춘 주체로 보는 방향으로 복지의 철학이 바뀌어야 합니다. 

1단계 시행의 경험을 바탕으로 2단계로 나아가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2단계에서는 보편적인 증세와 생태세 과세를 통해서 재원을 마련하면 됩니다. 기후변화를 낳는 온실가스 배출과 핵발전 등 환경/생명을 파괴하고 위협하는 행위들에 대해 비용을 부담시켜 재원을 마련하면 됩니다.  

'헬조선'이라는 말이 상징하듯, 대한민국은 불안, 빈곤, 불평등, 팍팍하고 지속가능하지 않은 삶으로 뒤덮여 있습니다. 50%에 달하는 노인빈곤율, 22.4%에 달하는 체감청년실업률이 대한민국의 현실입니다. 사실 연령대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들의 삶은 팍팍하고 불안한 상황입니다.  
 

당장에는 먹고 살 수 있지만, 언제 벼랑 끝으로 몰릴지 모른다는 불안감에서 자유롭지 못한 사람들이 전체 인구의 90%는 될 것입니다. 그런데 정부의 정책은 그 90%의 사람들끼리 경쟁하고 다투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90%의 연대가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그리고 90%의 연대는 100%의 사람들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보편적 비전을 중심으로 만들어가야 합니다. 그 한 가운데에, 보편적 소득보장 정책인 '기본소득'이 놓여 있습니다. 

'기본소득'은 만병통치약이 아니지만, 대한민국이 지금보다 나은 사회로 전환하는 '입구'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2016년 대한민국에서 '기본소득'이라는 희망을 얘기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기본소득은 '헬조선'이 지금보다 나은 곳으로 바뀌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프레시안(손문상) 

 
 
 

 

- 기본소득, 재원 마련은 어떻게 하나 

 
 

글의 분량상 모든 계산을 다 보여줄 수는 없습니다. 다만, 재원 마련이 가능하다는 것을 간단하게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현재 OECD국가 평균 34.4%인 국민부담률(조세+사회보장기여금)에 비해 대한민국의 국민부담률은 24.6%로 매우 낮은 편입니다. 멕시코, 칠레를 제외하고는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만약 대한민국이 OECD 평균 국민부담률 수준인 34.4%수준까지 국민부담률을 끌어올린다면, 전 국민에게 1인당 30만 원을 지급할 수 있는 재원이 마련됩니다. 증세분 145조 원(2015년 GDP 기준)에 예산낭비 절감분까지 합치면 가능한 일입니다. 

 
 

세계행복도 1위 국가인 덴마크는 국민부담률이 50.9%에 달합니다. 만약 대한민국이 덴마크 수준으로 국민부담률을 끌어올린다면 1인당 매월 60만 원씩을 지급하고도 돈이 남습니다. 

 
 

1단계 재원마련방안에 대해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토지보유세 강화, 불로소득(부동산 임대소득, 이자ㆍ배당소득, 주식ㆍ파생상품양도차익)에 대한 과세 강화, 상속ㆍ증여세 강화, 고소득자의 소득세 및 법인세 강화, 탈세 방지, 특혜성 비과세ㆍ감면 축소를 통해 최소 65.1조 원 이상의 재원 마련이 가능하고, 예산낭비 절감분 30조 원과 노인 기초연금 예산 7.9조 원을 통합하면 103조 원의 재원이 마련됩니다. 이는 1단계 지급대상 2138만4905명(2017년 인구추계 기준)에게 월 40만 원을 지급할 수 있는 재원입니다.  

 
 

참고로 1단계 증세를 하더라도 대한민국의 국민부담률은 지금에 비해 4.38%정도 올라가는 것에 불과합니다. 그렇게 해도 OECD국가 평균에 비해 낮은 수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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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도 방귀 뀐다, 미모사 뿌리 건드리면 ‘뿡’

식물도 방귀 뀐다, 미모사 뿌리 건드리면 ‘뿡’

조홍섭 2016. 01. 08
조회수 3019 추천수 0
 

만지면 뿌리털에 난 미세한 자루 보관 황화합물 가스 분출

유리나 쇠로 건드리면 무반응, 어떻게 차이 알고 왜 분출 몰라

 

H. Zell _1280px-Mimosa_pudica_003.jpg» 열대식물 미모사. 손으로 대면 잎을 접는 동작 말고도 새로운 행동이 밝혀졌다. 사진=H. Zell, 위키미디어 코먼스

 

식물원 온실이나 관상용으로 널리 기르는 미모사라는 열대식물이 있다. 브라질 원산의 콩과 식물인데, 손으로 만지면 깜짝 놀라는 것처럼 잎을 내려뜨리는 모습이 신기하다.
 
그런데 앞으로 미모사는 잎뿐 아니라 뿌리도 눈여겨봐야 할 것 같다. 미모사의 뿌리를 건드리면 방귀를 뀐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발이 없는 식물은 화학물질을 주요 방어무기로 쓴다. 누리장나무처럼 만지면 악취를 풍기는 식물이 적지 않다. 그러나  대부분 그런 자극적 냄새는 양파를 썰 때처럼 조직이 손상됐을 때 나오는 것이다.
 
악취를 수동적으로 내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뿜어내는 식물은 없을까. 이를테면 동물의 스컹크처럼 악취를 내어 자신을 방어할 수도 있지 않을까.

 H. Zell _Mimosa_pudica_001.JPG» 미모사가 있는 토양을 자극하면 악취가 난다는 사실은 전부터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식물이 능동적으로 가스를 방출한다는 사실은 이번에 처음 밝혀졌다.사진=H. Zell, 위키미디어 코먼스

 
래비 무사 미국 뉴욕 알바니대 식물학자 등은 미모사를 대상으로 이런 의문을 검증해 보았다. 미모사 뿌리 근처의 흙을 교란하면 악취가 나온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연구자들은 미세한 화학물질을 검출하는 장치와 전자현미경 등을 이용한 실험 끝에 미모사의 뿌리가 능동적으로 황이 주성분인 다양한 화학물질을 배출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연구결과는 과학저널 <식물 생리학> 12월호에 실렸다.
 
미모사는 뿌리 근처의 흙을 건드리거나 손으로 뿌리를 만지면 악취를 풍겼다. 키가 몇 센티미터인 작은 미모사 한 뿌리가 방 전체에 악취가 진동할 정도로 가스를 내보냈다.
 
흥미롭게도 미모사는 사람 손에는 민감하게 반응했지만 실험도구로 쓰이던 유리막대나 금속제 핀셋 등에는 반응하지 않았다. 연구자들은 “미모사 뿌리가 자극의 유형에 따라 달리 반응하는 능력이 있다는 사실은 여태까지 보고된 바 없다.”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땅을 손으로 가볍게 두드리는 정도로는 미모사가 반응하지 않았다. 그러나 뿌리를 가볍게 잡아당기면 강력한 가스를 뿜었다.
 
연구자들이 미모사 뿌리를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한 결과 뿌리털에 일련의 미세한 자루가 달려 있는 것을 확인했다. 길이가 0.1㎜가량의 길쭉한 자루가 뿌리털에 다닥다닥 붙어 있는데, 자극을 받으면 자루가 납작해지면서 속에 있던 가스가 방출된다.

 

mi.jpg» 미모사 뿌리털의 전자현미경 사진. 뿌리털에 돌기 모양의 자루가 촘촘하게 달려있다(a). b는 이를 확대한 모습. c는 돌기가 없는 뿌리털. d는 가스를 방출한 뒤 자루가 납작해진 뿌리털의 모습. 사진=무사 외 <식물생리학>
 
이 자루속 성분을 분석한 결과 만지지 않은 뿌리털에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칼륨과 염소 이온이 포함돼 있었다. 연구자들은 “미모사가 잎을 접을 때도 이들 이온농도의 변화가 작용하는 것으로 보아 뿌리의 가스 배출과 잎을 접는 것은 비슷한 원리로 작동하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미모사가 자극을 받았을 때 잎을 재빨리 접는 까닭은 명백해 보인다. 잎을 접으면 침입자는 깜짝 놀라거나 잎에서 떨어지기 십상이다. 또 시든 것처럼 보여 천적의 식욕을 떨어뜨리는데다 잎에 가려있던 날카로운 가시가 드러나는 효과도 있다. 위험이 사라지면 10분쯤 뒤 잎은 서서히 원상으로 돌아온다.

 

H. Zell _1280px-Mimosa_pudica_002.jpg» 자극을 받아 입을 접은 미모사. 뿌리의 악취 방출도 작동 얼개는 비슷한 것으로 밝혀졌지만 용도는 미지수다. 사진=H. Zell, 위키미디어 코먼스
 
그러나 미모사 뿌리가 자극에 악취로 대응하는 이유는 잎과 달리 분명하지 않아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연구자들은 논문에서 밝혔다. 천적을 물리치기 위할 가능성이 크지만 다른 식물이 영역 안으로 침입하는 것을 막는 용도일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미모사가 같은 크기의 자극을 주는데도 손과 유리를 어떻게 구분하는지도 수수께끼다. 사실, 식물은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다윈은 이미 끈끈이주걱이 촉수에 곤충이 닿는 것과 빗물이나 바람이 접촉하는 것을 구별할 수 있음을 기록했다. 어떤 난은 곤충의 더듬이가 꽃 중앙에 닿으면 자루를 터뜨려 폭발적으로 꽃가루를 뒤집어씌우기도 한다. 그렇지만 식물이 어떻게 대상을 감지하는지는 아직 밝혀져 있지 않다.
 
연구자들은 미모사속 식물 6종에서 이런 악취 분출 능력을 찾아냈고 앞으로 아카시아 등 다른 식물에서도 비슷한 기능을 찾을 예정이다. 식물의 ‘방귀’는 의외로 흔한 현상일지 모른다. 
 
■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Rabi A. Musah et. al., Mechanosensitivity Below Ground: Touch-Sensitive Smell-Producing Roots in the “Shy Plant,” Mimosa pudica L. First Published on December 9, 2015, doi:http://dx.doi.org/10.1104/pp.15.01705Plant Physiology December 9, 2015 pp.01705.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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