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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함도 뒤에 있는 아베를 저격하다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7/07/09 12:18
  • 수정일
    2017/07/09 12:18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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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MBC PD수첩 ‘군함도, 그리고 아베의 역사전쟁’…군함도 강제징용 지우려는 일본 우익들 파헤쳐

장슬기 기자 wit@mediatoday.co.kr  2017년 07월 08일 토요일

지난 1월 영화 ‘군함도(감독 류승완, 26일 개봉예정)’ 예고편이 공개되자 일본 산케이신문은 지난 2월 “영화 ‘군함도’가 역사를 날조했다”고 반박하는 등 잊힌 역사가 주목을 받고 있다. MBC PD수첩이 지난 4일 ‘군함도, 그리고 아베의 역사 전쟁’ 편에서 군함도 강제징용 피해자들을 만나 피해현황에 대해 듣고, 아베 정권이 어떻게 역사를 왜곡하는지 다뤘다.

섬의 모양이 군함을 닮아 군함도로 불리는 나가사키현 ‘하시마’엔 최근 관광객이 많이 몰리고 있다. 2015년 하시마가 세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기 때문이다. 19세기 후반 하시마에서 석탄이 발견되자 전범기업 미쓰비시가 바다 속 석탄개발에 뛰어들었다. 1916년 일본 최초로 철근 콘크리트 아파트를 지어 탄광촌이 형성됐다. 일본에선 산업혁명의 유적이 됐다. 

▲ MBC PD수첩 4일 방영된 '군함도, 그리고 아베의 역사 전쟁' 편 화면 갈무리. 군함도 모형도
▲ MBC PD수첩 4일 방영된 '군함도, 그리고 아베의 역사 전쟁' 편 화면 갈무리. 군함도 모형도
 

 

하지만 1943~1945년 사이 약 800명의 조선인이 하시마에 강제로 끌려가 제대로 임금을 받지 못한 채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석탄을 채굴했다. PD수첩 취재진은 직접 하시마를 찾아 관광객 견학이 금지된 곳에 과거 조선인 합숙소가 있다는 사실, 해설사가 일본의 ‘영광스러운 역사’만 소개하고 있다는 사실 등을 파악했다. 섬을 소개한 책자에도 일본의 부끄러운 역사는 보이지 않았다.  

취재진이 만난 하시마 탄광 강제징용 피해자 김형석(97)씨는 74년 전 그날을 또렷하게 기억했다. “1943년 음력 10월20일, 양력 11월17일. 이장이 나를 불러 징용장이 왔으니 이 사람들을 따라가라 그래요. 미쓰비시 탄광에서 노무자, 인수하러 온 사람이더라고요. 당시엔 일본사람들한테 찍소리도 못하죠. 내 이름이 가네모토 교쿠치, 번호는 4416번. 탄광안이 어찌나 더운지 팬티만 입었고, 땀이 흘러 탄가루 묻은 손으로 눈을 닦아 눈이 못쓰게 돼버렸죠.” 

목숨을 걸고 헤엄을 치다 죽은 이들을 기리는 비석이 섬 맞은편 육지에 있다. 탈출에 성공해도 도착한 곳은 일본 땅이었으니 조선인에 대한 인권침해가 얼마나 극심했는지는 가늠하기도 어렵다. 확인된 사망자만 122명, 유골의 행방은 알 수 없다. 1974년 하시마가 폐쇄되면서 위패와 명부 등을 다 태웠다. 미쓰비시가 만든 공양탑은 통행로부터 막혀있다.  

유네스코에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한 건 ‘가해국에 대한 면죄부’라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 산업혁명 유산으로 2015년 나가사키 관련해 23곳을 지정했는데 그 중 7곳에서 조선인 강제노역이 있었다. 세계문화유산은 인류보편의 가치, 즉 평화와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 지정하는데 가장 평화와 인권이 짓밟혔던 곳이 등재된 것이다.

▲ MBC PD수첩 4일 방영된 '군함도, 그리고 아베의 역사 전쟁' 편 화면 갈무리
▲ MBC PD수첩 4일 방영된 '군함도, 그리고 아베의 역사 전쟁' 편 화면 갈무리
 

 

2015년 유네스코에서 일본 측은 강제동원 피해자를 기리기 위한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고, 유네스코는 강제동원의 역사도 모두 공개할 것 등을 조건으로 등재를 했다. 하지만 등재 직후인 같은해 7월6일 일본은 입장을 바꿨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은 “‘forced to work’라는 표현은 강제노동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고 했고, 4일 뒤 아베 총리는 “공장에서 일하고 싶다는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오는 12월 일본이 유네스코에 관련 보고서를 제출해야하는데 강제동원 역사에 대해 제대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취재진은 일본의 속뜻을 더 파고들었다. 유네스코 등재는 아베 총리실에서 직접 나선 것으로 알려져있다. 아베의 지역구이자 고향인 야마구치현에 있는 ‘쇼카 손주쿠’ 역시 군함도와 함께 2015년 유네스코에 등재됐다. 쇼카 손주쿠는 1850년대 일본의 사상가 요시다 쇼인(1830~1859)이 제자들을 가르치던 학당이다. 유수록(1854)에 따르면 요시다 쇼인은 “서둘러 군비를 정비해 군함과 포대를 갖추고 캄차카반도와 오호츠크해를 빼앗고 조선에게 조공을 바치게 하라”며 정한론을 주장한 인물이다.

이 제자들이 에도 막부를 무너뜨리고 메이지유신을 성공한 주역들이다. 쇼카 손주쿠는 일본 제국주의 침략사상이 전수된 공간이다. 요시다 쇼인 제자 중 가장 유명한 사람은 조선침략의 핵심역할을 맡은 이토 히로부미(초대 조선통감, 1·5·7·10대 일본총리)다. 쇼카 손주쿠 인근에 있는 이토 히로부미 옛집도 명승지로 치장해놨다고 PD수첩 취재진은 전했다.  

요시다 쇼인의 제자 이노우에 가오루 조선 주재 일본공사는 일본 내무대신도 역임했는데 1876년 조선과 강화도조약을 체결하는데 역할을 했고, 1895년 명성황후 시해사건의 실질적 배후로 알려져 있다. 일본은 조선·미국은 필리핀을 각각 지배하기로 인정한 ‘가쓰라-테프트 밀약’의 장본인 가쓰라 타로(11·13·15대 일본총리) 역시 요시다 쇼인의 제자다. 초대 조선총독을 지낸 데라우치 마사타케(18대 일본총리)는 1910년 한일강제합병을 완성한 인물이고, 데라우치에 이어 2대 조선총독을 지낸 하세가와 요시미치는 1919년 3·1운동을 무자비하게 진압한 책임이 있다.

▲ MBC PD수첩 4일 방영된 '군함도, 그리고 아베의 역사 전쟁' 편 화면 갈무리
▲ MBC PD수첩 4일 방영된 '군함도, 그리고 아베의 역사 전쟁' 편 화면 갈무리
 

 

요시다 쇼인의 제자 오오시마 요시마사는 아베 총리의 고조부다. 태평양전쟁 당시 내각 장관이었던 아베의 외할아버지 기시 노부스케는 체포됐다가 풀려나 56·57대 일본총리를 지냈다. 기시 노부스케는 일본 평화헌법에 부정적 입장을 취했는데 아베 총리는 이 뜻을 이어받고 있다. 2013년 아베 총리는 요시다 쇼인의 묘를 참배했다.

하시마와 쇼카 손주쿠 세계문화유산 등재는 박근혜 정부 당시 한일위안부합의와 더불어 반성 없던 전범국 일본의 부담을 국제사회가 덜어준 꼴이 됐다. 아픈 역사를 기억하는 것을 넘어 현재 진행 중인 역사왜곡에 대해 실질적인 문제제기가 왜 필요한지 알려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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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B-1B 폭격기, 북 ICBM 대응 한반도 전개


강원도 필승사격장에서 실사격훈련 첫 공개
조정훈 기자  |  whoony@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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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7.08  16: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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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 공군 B-1B랜서 폭격기 2대가 8일 한반도 상공에 전개, 실사격훈련을 실시했다.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대응한 훈련이라고 주한미군사령부가 밝혔다. [사진출처-미 태평양공군사령부]

미 공군 폭격기 B-1B랜서 2대가 8일 한반도 상공에 전개, 실사격훈련을 실시했다. 이번 훈련은 지난 4일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에 대응한 것이며, 공개적인 실사격훈련은 처음이다.

공군과 주한미군사령부는 이날 "미 공군 B-1B 랜서 폭격기 2대가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출격, 한반도 상공에 전개됐다"며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를 포함한 북한의 점증하는 미사일 발사 움직임에 대응한 일련의 조치"라고 밝혔다.

이번 전개에는 한국 공군 F-15전투기, 주한미 공군 F-16전투기가 합류했으며, B-1B폭격기는 이날 강원도 필승사격장 상공에서 불활성 무기를 방출, 북한을 폭격하는 실사격훈련을 실시했다. 미 태평양사령부는 B-1B 폭격기 전개 및 실사격훈련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B-1B폭격기가 가상의 북한군 탄도미사일 발사대를 폭격한 뒤, F-15전투기가 지하시설을 폭격하는 방식으로, 미 폭격기가 공개적으로 실사격훈련을 한 것은 처음이다.

   
▲ B-1B 폭격가 8일 강원도 필승사격장에서 실사격훈련을 실시했다. 실사격훈련이 공개된 것을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출처-미 태평양공군사령부]

이번 훈련에 대해 태랜스 오샤너시 미 태평양공군사령관은 "동맹국 파트너에 대한 북한의 행동은 위협적"이라며 "우리의 연합공군은 완벽하고 치명적인 능력을 발휘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토머스 버거슨 주한미군 부사령관 겸 미7공군 사령관도 "미 폭격기는 치명적인 군사옵션 중 하나"라며 "이번 임무는 한.미 동맹가 한반도의 지역안정을 유지하고 방어하기 위해 최대한 준비가 되어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원인철 공군작전사령관도 "한.미 공군은 적이 언제, 어디서, 어떤 형태로 도발하더라도 즉각 대응해 적 도발을 응징하고 추가도발 의지를 말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반도 전개를 마친 B-1B폭격기 2대는 괌으로 향하는 중 동중국해 해상에서 일본 공군자위대 F-2전투기와 함께 훈련을 실시했다.

제리 마틴즈 주일미군사령관은 "우리는 미.일 동맹을 비롯해 일본 등 동맹국들과 우리는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준비할 수 있도록 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한.미는 대북 무력시위의 일환으로 지난 5일 동해안에서 연합 탄도미사일 사격 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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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미국 제재엔 추가 시험, 군사적 공격엔 통일성전

북, 미국 제재엔 추가 시험, 군사적 공격엔 통일성전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7/07/09 [05:37]  최종편집: ⓒ 자주시보
 
 

 

▲ 화성-14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장면  

 

북이 7일 외무성과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의 담화를 통해 화성-14형 시험발사에 대응하여 미국이 제재와 압박을 가하며 추가적인 시험으로 군사적 공격을 가한다면 통일성전으로 대답할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7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북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담화를 통해 "미국이 비상히 높아진 우리 공화국의 종합적 국력과 전략적 지위를 그 무슨 제재 압박으로 허물어보려 할수록 우리는 미국에 크고 작은 '선물보따리'들을 계속 보내주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큰 선물은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과 같은 전략무기를 작은 선물은 상용무기와 소형핵과 중단거리 미사일과 같은 전술무기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북에서 전략무기는 미국 본토 타격무기이면서 파괴력이 큰 무기로 단 몇 발만으로도 미국 전역을 초토화할 수 있는 무기, 전술무기는 한반도와 일본 등의 미군기지 등 거점을 타격하는 용도의 무기의 의미로 사용해왔다.

 

결국 전략무기를 확장억제력으로 삼아 전술무기를 이용한 미국과의 대결전에서 승리할 수 있는 비장의 무기를 하나하나 공개함으로써 언제든 전쟁으로 미국을 굴복시킬 군사적 힘이 있음을 세계 만방에 과시하겠다는 선언인 것이다.

 

이는 정치적 측면에서 미국의 핵우산정책 파탄, 나아가 미국의 패권의 붕괴를 의미하며 군사적 측면에서는 해외주둔 미군기지를 언제든 타격할 수 있으며 상황에 따라 미국이란 나라를 지도상에서 지워버릴 힘이 있음을 증명하는 의미가 있다.

특히 북과 미국은 정전 즉, 전쟁을 잠시 중단하고 있는 휴전상태, 다시말해서 실질적인 전쟁상태에 놓여있기 때문에 이는 더욱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따라서 미국은 이를 도저히 묵과할 수 없으며 어떻게든지 북과의 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을 수 없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그 해결방법 중에 전쟁도 있다. 북을 군사적으로 공격하여 제압하는 것이다. 승리만 한다면 가장 완벽하게 미국의 안전을 담보받을 수 있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미 북이 수소탄과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에 성공했기 때문에 사실 북과 전쟁은 쉽지 않게 되었으며 북이 더 강력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공개하면 더더욱 어렵게 된다. 그래서 북이 더 강해지기 전에 군사적으로 공격하려는 움직임이 미국 안에서 일고 있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도 화성-14형 시험 발사에 대한 제재안을 논의하는 유엔안보리 회의석상에서 원하지는 않지만 북이 계속 도발을 하게 되면 군사적 옵션 즉, 대북 군사적 공격 방식을 사용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였다. 

 

실제 한미합동으로 대북 핵심 군사시설을 타격하는 훈련을 진행했으며 7일에는 죽음의 백조라는 B-1b 전략폭격기가 한반도 상공에 날아와 폭탄투하훈련 하는 모습을 언론에 공개하는 등 대북 군사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7일 연합뉴스의 또 다른 기사에 따르면 노동당 외곽기구인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평화위)는 7일 대변인 담화에서 '화성-14형' 시험발사에 대응한 이런 한미연합 탄도미사일 사격훈련 등을 언급하며 "미국의 단말마적 발악으로서 트럼프 행정부의 대조선(대북) 적대시 책동이 극히 무모한 단계에 이르렀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우리 군대와 인민은 트럼프의 미치광이 같은 군사적 선택에 기꺼이 대응할 만단의 준비가 이미 되어있다"며 "앞으로 심심치 않게 크고 작은 선물 보따리들을 자주 보내주어 미국을 더욱 불쾌하게 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전쟁할테면 하자’는 것이다. 

 

그러면서 아태평화위 대변인은 "미국의 음흉한 선제공격 기도를 대화니, 주도적 역할이니 하며 가리워(가려)보려는 남조선 당국도 일단 전쟁이 터지면 무사할 수 없다"고 덧붙였는데 이는 미국과 전쟁이 터지면 바로 남측으로 밀고 내려오겠다는 선언과 다를 바가 없다. 

실제 북은 미국이 0.001mm라도 침범한다면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통일성전을 벌여 민족의 숙원인 조국통일을 실현하고야 말겠다는 입장을 계속 밝혀오고 있다. 

결국 참수부대를 보내건, 외과수술식 타격을 가하건 북 수뇌부 집무실을 골라 타격을 하건 북에 대한 작은 공격이라도 가한다면 바로 통일성전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의 군사적 위협이 조금도 무섭지 않다며 앞으로도 계속 크고 작은 선물보따리를 미국에 보낼 것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외무성이건 아태평화위건 이렇게 미국에게 앞으로도 계속 선물보따리를 보내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북의 대미결전의지, 북미대결전 최종판가리 의지를 확고하게 굳힌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

 

그러면서도 북은 대화를 통한 북미관계문제 해결을 또 다시 촉구하였다. 북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 "우리를 보는 미국의 전략적 시각이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하며 미국은 지체 없이 대조선 적대시정책을 포기하고 우리에 대한 핵위협 공갈에 종지부를 찍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북에 대한 안전이 담보되면 북의 핵과 미사일 문제도 미국과 협상할 의지가 있음을 북은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다.

북에 대한 핵위협을 제거하는 것은 주한, 주일미군기지의 철수와도 연결되는 문제이며 적대관계 청산은 북미평화협정 체결을 의미한다. 이는 사실상 동북아에서 미국의 군사패권포기를 요구한 것이어서 미국으로서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은 내용이다.

 

하지만 미국이 선택할 수 있는 전쟁이 아닌 해결방법은 이 대화의 방법밖에 없다. 미국의 고민이 깊어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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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광장에 모인 촛불시민들 “박근혜 정권이 가둔 양심수 석방하라”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한 양심수 석방 문화제

옥기원 기자 ok@vop.co.kr
발행 2017-07-08 21:59:33
수정 2017-07-08 21:5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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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한 양심수석방문화제에서 촛불의 힘으로 감옥문을 열자! 1000인 퍼포먼스를 진행하며 우산으로 촛불을 만들고 있다.
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한 양심수석방문화제에서 촛불의 힘으로 감옥문을 열자! 1000인 퍼포먼스를 진행하며 우산으로 촛불을 만들고 있다.ⓒ양지웅 기자
 

“한상균, 이석기, 배태선, 이미숙, 김홍열, 이상훈, 최민, 김혜영, 지영철, 김한구, 이영수···”

‘양심수 석방 추진위원회’가 선정한 ‘양심수’ 38명의 이름이 광화문 광장에 울려 퍼졌다. 1000명의 시민이 노랗고 하얀 우산을 활짝 펴 촛불을 형상화하며 양심수 석방을 염원했다. 이들은 “양심수 석방은 가장 용기있는 개혁”이라며 “노동자, 민중을 위해 싸우다 박근혜 정권 때 감옥에 갇혔던 양심수 전원을 석방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한 양심수석방문화제에서 촛불의 힘으로 감옥문을 열자! 1000인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한 양심수석방문화제에서 촛불의 힘으로 감옥문을 열자! 1000인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한 양심수석방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촛불을 들고 있다.
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한 양심수석방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촛불을 들고 있다.ⓒ양지웅 기자

8일 오후 7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한 양심수 석방 문화제’가 열렸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2천여명(주최측 추산) 시민이 광장을 찾아 촛불을 들었다.

이날 문화제를 주최한 ‘양심수 석방 추진위원회’는 “감옥 안에 양심수를 그대로 두고는 인권을 말할 수 없다”며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에게 가장 용기있는 개혁인 양심수 석방을 촉구하기 위해 촛불시민들이 다시 광장에 모였다”고 말했다.

이날 문화제는 작년 겨울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집회 당시 사회자, 연출팀, 가수 등이 함께 무대를 꾸몄다. 사회자 김덕진, 박진, 윤희숙, 가수 이한철, 박준, 손병휘 등 촛불집회에 함께 했던 반가운 얼굴들이 무대에 오를 때 참가자들은 큰 박수로 호응을 보냈다.

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한 양심수석방문화제에서 촛불집회 사회를 봤던 김덕진 천주교인권위 사무국장과 박진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 윤희숙 전 한국청년연대 상임대표가 사회를 보고 있다.
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한 양심수석방문화제에서 촛불집회 사회를 봤던 김덕진 천주교인권위 사무국장과 박진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 윤희숙 전 한국청년연대 상임대표가 사회를 보고 있다.ⓒ양지웅 기자
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한 양심수석방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촛불과 함께 양심수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
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한 양심수석방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촛불과 함께 양심수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이날 문화제는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과 노동자 양심수, 통합진보당 해산과 내란조작 양심수, 동성애자 양심수, 국가보안법 양심수 등 주제로 나눠 총 4부로 진행됐다.

노동자 양심수 석방 문제와 관련해 민주노총 박병우 대외협력실장은 무대에 올라 “한상균 위원장을 비롯해 15명의 노동자들이 노동권 쟁취를 위해 싸우다 감옥에 갔고, 국제노총 등 전세계 노동·인권단체들은 이들이 석방돼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며 “8.15사면 때 한 위원장 등이 석방자 명단에 포함되지 않는다면 새정부는 이에 합당한 이유를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란음모조작사건 변호를 맡았던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하주희 변호사는 “내란조작사건과 통합진보당 해산문제는 감옥에 갇힌자들과 10만명의 당원만의 문제가 아니다. 민주주의 중요한 의제를 제시하는 한축이 무너진 것”이라며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서로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차별하고 탄압해서는 안 된다. 이들이 석방되고 당원들의 명예가 회복되는게 민주주의가 회복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한 양심수석방문화제에서 가수 이한철이 공연하고 있다.
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한 양심수석방문화제에서 가수 이한철이 공연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한 양심수석방문화제에서 촛불의 힘으로 감옥문을 열자! 1000인 퍼포먼스를 진행하며 현수막을 펼치고 있다.
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한 양심수석방문화제에서 촛불의 힘으로 감옥문을 열자! 1000인 퍼포먼스를 진행하며 현수막을 펼치고 있다.ⓒ양지웅 기자

이날 문화제는 각계 단체 대표들의 발언과 가수들의 공연으로 다채롭게 꾸며졌다. 참가자들은 비가 오락가락 내리는 날씨해도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한편, ‘양심수 석방 추진위원회’는 향후 양심수 38명의 감옥문을 열기 위한 활동을 이어갈 방침이다. 현재 세종문화회관 인근에서는 양심수 석방 서명과 독방 체험, 피켓 시위 등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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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 팔뚝 천만 개 자르고, 개선문 세우다

 
[유라시아 견문] 브뤼셀 : 다문화사회와 다문명세계
2017.07.08 12:26:12
 
 

 

 

 

1. 암흑의 핵심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한다. 모르는 게 약일 수도 있다. 선입견이 무섭다. 편견이 무겁다. 색다름을 새로움으로 수용하지 못하는 고정관념이 고약한 장애물이 된다. 낯선 것을 익숙한 틀로써 변형하여 재단하기 일쑤이다. 20대의 세계관으로 반세기 여생을 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글줄이나 읽었다는 이들일수록 그러하기 십상이다. 단단하기보다는 딱딱하다. 그렇게 아재가 되고 꼰대가 되어간다. 살아가기에는 편할 것이다. 그 편리함을 신념이나 신조로 근사하게 포장할 수도 있다. 그렇게 살고 싶지는 않다. 최대한 선입견을 버리려고 애쓴다. 머리를 말랑말랑한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천진한 눈으로 천일 견문을 이어가려고 했다. 그 훈련이 통 안 통하는 곳이 브뤼셀이었다. 


아는 게 병이다. 나는 네가 지난 세기에 한 일을 알고 있다. 아는 만큼 여행의 경로도 달라졌다. 가장 먼저 향한 곳은 데르뷰덴이다. 중심가에서 동남쪽으로 뻑은 소와인 숲에 자리한다. 구태여 시내에서 15km 정도 떨어진 곳부터 찾은 것이다. 몽고메리 역에서 44번 트램을 타면 된다. 목적지가 종점인고로 신경을 곤두세우지 않아도 되었다. 느긋하게 창 밖을 감상할 수 있었다. 광대한 녹지 사이로 여러 나라 깃발이 보인다. 각국 대사관이 밀집한 외교가와 고급스런 주택지도 스쳐간다. 과연 유럽의 수도다운 풍경이다. 트램역에 내려서도 곧장 공원이 펼쳐진다. 아름드리 수목들에 곳곳에 조형된 연못들도 어여쁘다. 일요일 점심, 가족끼리, 친구끼리, 연인끼리 오순도순하다. 저 멀리 눈에 드는 코끼리 동상마저 살아 걸어 다닐 것 마냥 생기가 돌고 활기가 넘친다. 마침내 왕립 중앙아프리카 박물관에 당도한 것이다. 

 

▲ 왕립 중앙아프리카 박물관. ⓒ이병한

 

 

5년 전이다. 박사 논문을 쓰면서 아시아-아프리카 작가회의를 추적했다. 베이징과 자카르타와 델리와 콜롬보와 카이로와 모스크바에서 발간된 자료들을 모으고 읽어갔다. 1960년대, 중소논쟁의 한복판.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작가들도 친소파와 친중파로 나뉘어 다투었다. 유'이'(二)하게 이구동성을 이룬 주제가 있었으니, 첫째가 미국과 베트남전쟁이요, 둘째가 벨기에와 콩고 내란이었다. 베트남에서의 미국만큼이나 콩고에서의 벨기에 또한 악명이 높았던 것이다. 그 상징으로서 자주 거론되던 장소가 바로 이 박물관이었다. 사료로써 문자로서만 접했던 장소를 드디어 두 눈에 담게 된 것이다. 기어이 오고야 말았다.


레오폴 2세와 직결된다. 1865년부터 1905년까지 재위했다. 그가 콩고에서 수집한 컬렉션을 소장하고 있는 곳이 바로 이 박물관이다. 건축가 샤를 지로(Charles Girault)에 명하여 루이 16세 양식의 궁전처럼 지었다. 1897년 브뤼셀에서 열린 콩고 박람회의 성과를 후세에 남기기 위해서였다. 내부로 들어서니 높은 돔 천장에서 환한 빛이 쏟아져 내린다. 그 아래 야생동물 표본을 비롯하여 고무, 커피, 코코아 등 식물 자료도 풍부하다. 코발트, 망간, 우라늄, 아연, 다이아몬드 등 광물자원 샘플도 다채롭다. 민속 공예품과 토속 악기, 전통 의상 등도 전시되어 있다. 연중 다양한 특별전과 특강이 열린다고 한다. 벨기에는 물론 유럽에서, 아니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아프리카 연구소가 되었다. 나는 심사가 뒤틀리기 시작했다. 


벨기에는 소국일뿐더러 신생국가이다. 겨우 19세기에 등장한 새파란 나라이다. 이 작은 나라의 일개 국왕이 본국의 80배에 달하는 콩고를 '사유지'로 확보했다. 유럽의 후발국가로서 아시아에서의 식민지 획득은 힘들었다고 한다. 최후까지 남은 미답지가 아프리카의 콩고 강 일대였다. 1876년 아프리카 협회를 설립하고, 1882년에는 (동인도회사를 모방한) 콩고회사를 출범시킨다. 그러나 이미 회사 운영을 대신하여 식민지 통치로 전환되던 제국주의 시절이다. 콩고회사 또한 곧장 식민지 기구로 변질된다. 콩고의 위치가 절묘하다. 아프리카의 한복판에 자리한다. 서쪽에서는 프랑스가, 동쪽에서는 영국이 강세였다. 중간 중간 독일과 이탈리아, 포르투갈의 식민지들도 있었다. 이들 가운데 어느 한 나라가 콩고를 차지하면 아프리카에서의 세력균형이 무너질 수 있었다. 그럴 바에야 소국의 왕에게 이 땅을 맡기는 편이 낫다는 담합에 이른다. 레오폴 2세의 사유지에 합의함으로써 완충지대를 설정한 것이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1885년 '콩고 자유국'이다. 


자유국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유럽의 식민통치 가운데서도 가장 잔혹한 장소였다. 혹은 개인 재산이었으므로 더더욱 자유롭게 착취가 자행되었다. 자동차 발명으로 타이어 수요가 폭발하던 무렵이다. 천연 고무 가격이 급상승한다. 국왕의 사고 속으로 막대한 돈이 쏟아져 들어왔다. 졸부는 좀체 어질기가 힘들다. 벼락부자의 채찍질이 더욱 거칠어졌다. 중노동에 항의하는 이들은 오른쪽 팔을 베어버렸다. 그 형벌로 희생된 숫자가 '천만'을 헤아렸다. 처음에는 내 눈을 의심했다. 표기가 잘못된 것인가 동그라미를 그리고 물음표를 달았다. 그런데 카이로에서 나온 문서에서도, 타슈켄트에서 작성된 문헌에서도 '천만'이라는 숫자를 확인할 수 있었다. 17세기의 균형이 붕괴되어버린 19세기의 초상이었다. 몸통에서 떨어져 나와 뒹굴거리는 천만의 까만 팔뚝이 벨기에의 선입견으로 각인되었던 것이다. 100년이 더 지난 오늘날의 벨기에 인구가 천만이다. 착잡하기보다는 참담하다. 그 '문명화 사업'의 본질을 일찍이 꿰뚫어본 예외적인 사람도 있었다. 조셉 콘래드의 <암흑의 핵심>이 바로 벨기에의 콩고 수탈을 배경으로 쓴 소설이다. 이 작품을 모티브로 삼아 베트남으로 무대를 옮겨 제작된 영화가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지옥의 묵시록>이다.  

 

 

▲ 생캉토네르 개선문. ⓒ이병한

 

 

샤를 지로는 세기의 건축가였던 모양이다. 브뤼셀이 자랑하는 생캉토네르(Cinquantenaire) 개선문 또한 그의 작품이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그 거대함에 압도된다. 파리의 개선문보다 더 크지 싶다. 벨기에 건국 50주년을 기념하여 1880년 만국박람회를 위해 건설된 것이다. 그런데 규모가 너무 커서 최종 완성된 것은 1904년이라고 한다. 양 날개로는 왕립미술역사박물관과 왕립군사박물관이 들어섰다. 천만의 팔뚝을 잘라내며 축적한 거대한 부가 이곳 브뤼셀에서 찬란한 건축물로 승화한 셈이다. 식민지 경영은 너무나도 달콤했던 모양이다. 1960년 콩고가 독립한 이후에도 그 중독된 맛을 포기하려 들지 않았다. 광산 지역만 분리 독립시키는 교묘한 방안을 획책했다. 무기와 자금을 지원하여 지방 세력의 무장투쟁을 독려했다. 피비린내 진동하는 콩고 내란이 시작된 것이다. 베트남전쟁과는 달리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1960~70년대 인도차이나의 밀림에 못지않은 지옥의 묵시록이 펼쳐졌던 장소가 아프리카의 콩고이다.  


생캉토네르 광장에도 사람들이 가득했다. 따뜻한 봄 햇살에 싱그러운 녹음. 음침한 제국주의 시대와 콩고 내란의 그림자는 말끔하게 소거되었다. 과거를 기억하지 않는 자에게는 망각이라는 축복이 수여된다. 역시 아는 게 병이다. 아는 만큼 보이는 법, 나는 좀처럼 즐겁지가 않았다. 즐길 수가 없었다. 이 예쁘장한 중세풍 도시가 되레 야속하고 얄미웠다. 빅토르 위고가 '위대한 광장'이라고 찬탄해마지 않았다는 그랑플라스의 회화적 아름다움 앞에서도 어쩐지 배알이 더욱 꼬이는 것만 같았다. 바삭함과 촉촉함이 환상적인 궁합을 이룬 벨기에 와플마저도 마냥 달콤하지만은 않았다. 차라리 독주가 땡겼다.  

2. 아세안의 기적 

빨빨거리고 돌아다니지 않는다. 관광 명소를 즐겨 찾지도 않는다. 점과 점 사이 선 잇기를 좋아한다. 명소와 명소 사이, 도시의 공기를 들이킨다. 하늘과 태양과 구름을 나침반 삼아 무작정 걷는 쪽이다. 카메라도 잘 챙기지 않는다. 카메라를 메는 순간 렌즈가 주인이 된다. 정작 나는 목줄 찬 안내견이 된 기분이다. 카메라는 어디까지나 '업무용' 장비일 뿐이다. 발길 닿는 대로 하염없이 걷다가 마음에 드는 카페가 보이면 진지를 차리고 책 읽는 것을 더 좋아한다. 그곳에서 사람들 구경하는 것이, 사피엔스를 관찰하는 것이 훨씬 더 재미나다.


이튿날 진을 친 곳은 룩셈부르크 광장이다. 마주 편으로 유럽의회 건물이 내다보이는 명당자리다. 지붕을 반원형 돔으로 처리했다. 유럽연합(EU)을 상징하는 파란색 유리창이 돋보인다. 햇볕을 받아 푸른빛을 반사한다. 의회 내부를 구경할 수도 있었다. 그런데 줄을 서서 기다리고 싶지가 않았다. 킨들을 열어 EU에 대하여 지젝이 쓴 글을 읽는 쪽이 내 스타일이다. 그런데 다른 책 한 권이 다운로드 된다. 싱가포르대학의 키쇼어 선생이 선물로 보내오신 것이다. 벌써 2년 전이다. 싱가포르 건국 50주년을 기하여 뵈었다. 당시 아세안에 대한 책을 준비하고 있노라는 얘기를 들었다. 2017년 8월이 아세안 창립 50주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그새 2년이 훌쩍 흐른 것이다.  

▲유럽의회. ⓒ이병한


2017년 아세안은 노벨평화상을 노리고 있다. EU가 수상한 것은 2012년이다. 5년 사이 무척 머쓱하고 민망해졌다. 영국은 이미 EU와의 결별을 선택했고, 각 나라에서 선거가 열릴 때마다 또 다른 이탈국이 생길까봐 브뤼셀은 전전긍긍한다. 극우파만 준동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지젝 같은 동유럽의 급진좌파 지식인들도 소련의 위성국에서 벗어났더니, 서유럽의 내부 식민지가 되었다며 EU 해체를 목청껏 외쳐댄다. 좌/우 양쪽에서 비판의 표적이 되었다. 동네북으로 전락한 것이다. 그에 비하자면 아세안의 성취가 훨씬 값지다며 세계의 관심을 환기하고 촉구하는 것이 <미라클>의 취지였다. 서문에 이어 본문까지 내쳐 읽게 된 것은 '다문명 세계'라는 접근 때문이었다. EU의 다문화사회가 문명간 공존의 방법을 마련하지 못했다면, 아세안(ASEAN)이야말로 여러 문명을 아우르는 독보적인 국제기구라고 자부하는 것이다. 다문화사회와 다문명세계라? 색다른 접근이다. 새로운 발상이다. 뇌가 말캉말캉해진다. 미끼에 훅 낚였다. EU 본부를 앞에다 두고 ASEAN 책을 읽느라 꼬박 한나절을 보냈다. 

 


유라시아의 극서에 자리한 유럽과 달리 동남아시아는 2000년이 넘도록 유라시아 문명의 교차로였다. 크게 4번의 물결로 가름해볼 수 있다. 인도의 물결, 중국의 물결, 이슬람의 물결, 유럽의 물결이다. 마지막을 제하고는 비교적 순탄하고 평화로운 물결이었다. 그래서 동남아시아는 지구상에서 문화적, 종교적, 언어적, 민족적 다양성에서 단연 으뜸인 곳이 되었다. 2억5000만의 무슬림에 1억4000만의 불교도에 1억3000만의 기독교인에 7000만의 힌두교도가 더불어 살아가는 풍요로운 땅이다. 세속적 관점에서도 다양한 체제가 공존한다. 왕국과 공화국이 있는가 하면, 공산당이 다스리는 사회주의 국가도 여전하다. 인류의 축약도이자, 압축된 지구인 것이다. 지구촌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다문명 세계, 다체제 지역이 문명의 충돌 없이, 이념과 체제의 갈등 없이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음을 인류에게 증명해 보였다는 것이다. 출범 당시 만해도 전망은 무척 어두웠다. 1967년, 동남아시아는 세계의 화약고였다. '아시아의 발칸'이라고도 불리었다. 베트남 전쟁은 최고조로 격화되었다. 라오스와 캄보디아까지 깊숙이 휘말려들었다. 태국과 필리핀의 미군기지는 풀가동되었다. 말레이시아에서 갓 분리 독립한 싱가포르는 존속을 장담하기 어려운 형편이었다. 양대 이슬람국가인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또한 영토 분쟁으로 전쟁 직전까지 치달았다. 내륙부도 해양부도 온통 전운에 휩싸였던 시점에 아세안이 출발했던 것이다. 돌아보니 주역들의 면모가 참으로 흥미롭다. 태국의 타낫(Thanat Khoman)은 프랑스에서 교육받았다. 와인을 사랑하고 유럽 문학에도 조애가 깊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독실한 불교신자였다. 철저한 반식민주의자이기도 했다. 라모스(Narciso Ramos)는 필리핀에서 태어났다. 미국의 역사에 정통한 기독교도였다.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미국 독립의 아버지들의 이념으로 필리핀 독립운동에 헌신했다. 말릭(Adam Malik)은 수마트라에서 태어난 무슬림이다. 네덜란드어에 농하고 영어도 구사했다고 한다. 수카르노와 더불어 반식민주의 운동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라작(Abdul Razzk)은 말레이시아에서 태어나 런던에서 교육을 받았다. 그곳에서 리콴유를 만나고 영국에 맞선 반식민주의 운동에 동참한다. 라자라트남(S. Rajaratnam)은 스리랑카의 타밀계 힌두 집안에서 태어났다. 싱가포르로 이주한 후에 반식민주의 운동에 가담한다. 불교도 태국인, 크리스천 필리핀인, 두 명의 무슬림, 그리고 싱가포르의 힌두교도까지. 이들이 모여서 아세안 선언에 조인했던 것이다. 단순한 국가간 회합이 아니었다. 출발부터 문명간 연합체였다. '역사적 동남아'에 정치적 형식을 부여하여 현대적으로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아, 장탄식이 새어나왔다. 깨달음은 항상 늦다. 1967년 8월의 방콕이 얼마나 위대한 순간이었나를 이제야 알아챈다. 동남아를 누비고 다녔던 2년 전만 해도 눈에 들지 않던 대목이다. 인류의 미래를 앞서 제시했다. 21세기의 선취라고 할만하다. 상상력을 가동해 본다. 기독교도인 트럼프와 유교 좌파인 시진핑과 정교회 신자인 푸틴과 무슬림 하메이니와 힌두교도 모디가 한 자리에 모여서 세계평화, 태평천하를 다짐하는 근사한 조합을 공상해 본다. 흔하디흔한 국가간 회담(United Nations)이 아니다. 문명간 연합(United Civilizations)이다. 기가 막히는 장면이다. 기똥찬 장관이다. 유투브에서 "We dare to dream, We care to share. Together for ASEAN."을 노래하는 '아세안의 길'을 찾아 들었다. 소름이 돋는다. 등잔 밑이 어둡다. 유불도에 기독교와 이슬람까지 혼합시킨 베트남의 민간종교 까오다이 사원도 다시 챙겨보았다. 

▲ 호치민의 까오다이 사원. ⓒ이병한

 

 

50년 만에 세계에서 가장 불안했던 지역을 가장 안정적인 지역으로 탈바꿈시킨 아세안은 향후 50년의 장래도 다짐하고 있다. 첫째는 아래로, 민간으로의 하방이다. 둘째는 아세안 모델의 수평적 확산이다. 민간이 주도하는 기구로 진화함으로써 각국의 정권교체에 따라 갈팡질팡하는 20세기형 국제기구의 한계를 혁파해갈 것이라고 한다. 국제기구에서 민제(民際)기구로 조직 성격을 전환시켜간다는 것이다. 올림픽과 월드컵을 아세안 도시연합으로 공동주최하는 획기적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아세안 모델을 세계화하는 작업에도 심혈을 기울인다. 21세기의 'CIA', 중국(China), 인도(India), 미국(America)의 패권 경쟁을 억제하는 창조적 역할을 자임하는 것이다. 인도양과 태평양의 평화를 견인하는 주역이 되겠다는 것이다. 21세 전반기의 G2 미국과 중국, 21세기 후반기의 G2 중국과 인도가 천하삼분지계의 중지를 모을 수 있는 방편으로 아세안을 활용하라는 것이다. 2067년을 내다보는 담대한 구상이다. 아세안 100주년을 준비하는 원대한 목표이다.  


감탄을 연발하다 문득 고개를 들자 EU 의회가 달리 보인다. 인도네시아를 지배했던 네덜란드 깃발이 나부낀다. 베트남과 라오스, 캄보디아를 통치했던 프랑스의 깃발도 펄럭인다. 필리핀의 국명에까지 흔적을 남긴 스페인의 깃발도 눈에 든다. 그런데 말레이시아부터 미얀마까지 다스렸던 영국의 깃발은 그새 사라졌다. 브뤼셀의 고위 관료들은 영국과의 이혼 소송으로 골머리를 썩고 있다. 정중앙에 자리한 파란색 EU 깃발이 옹색하다. EU는 '다문명 세계'에 값하는 조직인가? 기독교 일색일뿐더러 '자유주의 근본주의'로 획일화된 기구가 아닌가? 냉전의 주박으로부터 얼마나 벗어난 모임인가? 그제야 건물 주변을 에워싸고 있는 무장인력들이 도드라져 보인다. 경찰만이 아니라 특공대까지 투입되어 경비가 삼엄하다. 벌써 EU 의회를 겨냥한 테러가 두 차례나 일어났다. 좌파도 불만이요, 우파도 불평이며, 무슬림들은 불안하고 불편해 하는 기구이다. 유럽과 아랍, 기독교와 이슬람의 평화공존은 난망해 보일뿐더러, 유럽의 동부와 서부 사이에 패인 골도 무척 깊다. 어느 쪽이 신세계화와 진세계화에 부합하는 미래형 혁신체인가? 혹 EU가 ASEAN을 견문하고, 그 노하우를 한 수 배우고 익힐 때가 온 것은 아닐까. 일방적인 학습에서 교학상장, 상호진화로. ASEAN의 노벨평화상을 축원하는 답신 메일을 보내고 나서야 자리에서 일어났다.  

3. '1989년 체제' 

눈썹이 꿈틀 솟는다.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본부를 지켜보고 있자니 심란하다. 마음이 어지럽다. 2년간 삭혀온 불만이 터질 것만 같다. 명색이 유라시아 견문이건만, 가보지 못한 곳이 많다. 아프가니스탄의 카불에서는 혜초의 <왕오천축국전>을 회고해 보고 싶었다. 천 년 전 아랍문명의 절정을 구현했던 이라크의 바그다도도 눈에 담지 못했다. 기독교가 탄생한 시리아 땅도 밟아볼 수 없었다. '이슬람 사회주의'를 구축했다는 리비아의 살림살이도 관찰하지 못했다. 이 곳곳에 구멍이 뚫린 공백지대가 대개 NATO군의 폭탄이 투하되었던 장소이다. 아프간부터 리비아까지, 남아시아부터 북아프리카까지 '민주화'라는 이름의 무질서를 양산하는 전위부대였던 것이다.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발휘하지 못하고, 나의 이념과 체제와 가치관을 기어코 남에게도 주입시키겠다는 십자군의 못된 습성을 NATO군이 계승하고 있는 것 같다. 
 

▲ 나토 본부. ⓒ이병한


NATO는 명백하게 냉전기의 산물이다. 그런데 냉전 종식 한 세대가 흐르도록 NATO는 해체되지 않았다. 커녕 도리어 몸집을 불리고 근육을 키웠다. 동유럽의 위성국들과 소련에서 분리 독립한 신생국가들까지 거느리는 비대한 조직이 되었다. 군산복합체의 총화로 진화한 것이다. 그러나 그 오월동주도 변곡점에 이른 듯하다. 2016년 나토 창설 60주년을 지나 올해 61번째 회합에서 미국과 유럽의 갈등이 노골적으로 표출되었다. 유럽의 좌장 메르켈이 트럼프에 대한 불편한 기색을 조금도 숨기지 않았다. 포스트-아메리카 세계의 도래를, 유럽의 독자노선을 공공연하게 천명한 것이다. 대서양 사이로 구미(歐美)가 멀어진다. 영국의 이탈로 흔들리는 EU에 이어 NATO 마저도 미국과 독일의 갈등으로 내연한다. NATO 최강 부대의 하나였던 터키마저 멀어지고 있음을 고려한다면, 파죽지세로 동진하던 지난 30년의 기세가 크게 한풀 꺽인 것이다. EU도 NATO도 결정적인 전환기이다. 

 


브뤼셀에서 정작 EU와 NATO를 깊이 천착하지 않았다. 뜬금없이 ASEAN를 더 자세히 살폈다. 엉뚱하달 수도 있겠다. 퉁치고 넘어가지는 않을 것이다. EU의 속성과 NATO의 실체를 살피는 데에도 동유럽이 훨씬 요긴하다. 1989년 공산주의 정권들이 도미노처럼 쓰러져간 이후, EU에 포함되고 NATO에 편입되어 갔던 지난 30년을 복기하는 편이 더욱 이롭다. 그 중에서도 요체는 발칸 반도이다. 제1차 세계대전으로 20세기를 열고, 유고내전으로 20세기를 마감한 '암흑의 핵심'이었다. 탈냉전 이후 NATO군의 첫 공습이 단행된 곳도 발칸이었다. 발칸을 '자유민주 세계'로 평정한 이후에 남아시아부터 북아프리카까지 종횡무진 활약한 것이다. 고로 1989년 역사의 종언에 임하여 서구화의 막차에 올라탄 발칸의 경험을 반추하는 편이 EU와 NATO로 상징되는 구세계화의 적폐를 밝히는데도 유용할 것이다. 이미 경제적 복속과 군사적 종속으로 점철된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에 대한 성찰이 무르익고 있었다. '1989년 체제'에 대한 자성과 비판으로 '다른 유럽', '다른 백년'에 대한 담론이 분출하고 있었다.


서구와 러시아 사이 발칸이 자리한다. 유럽과 아랍 사이 발칸이 위치한다. 지난 백년에는 사회주의와 자유주의가 교착하고, 지난 천 년에는 기독교와 정교회, 이슬람이 교차했던 곳이다. 비잔틴제국과 오스만제국, 소비에트연방과 유럽연합까지. 서유라시아 천년의 제국사가 응축된 장소가 바로 발칸이기도 하다. 다시 기차를 타고 동쪽으로 이동한다. 유럽 내부의 다문명세계, 발칸 행 오리엔트 익스프레스에 올랐다. 
 

▲ 오리엔트 익스프레스. ⓒ이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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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과 정의를 향한 과거청산 결의대회’ 개최

희생자 유족 등 600여명, 진실화해기본법 개정안 조속 처리 촉구
▲사진= 류경완 담쟁이기자

(사)한국전쟁전후민간인희생자전국유족회 등 30개 시민사회단체가 공동주관한 ‘진실과 정의를 향한 과거청산 결의대회’가 4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희생자 유가족 등 6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대회는 역사정의실천연대와 권은희, 소병훈, 진선미, 추혜선 국회의원이 공동 주최했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이하 진실화해위원회) 활동이 중단된 지 7년째를 맞아 피해자들의 고통은 해를 거듭할수록 더하고 있어 국가폭력으로 얼룩진 한국현대사의 감춰진 진실을 드러내고, 피해자들의 명예회복과 사회정의 실현을 위해 과거청산은 더는 미룰 수 없는 상황. 이날 과거청산 결의대회는 새 정부와 국회가 과거청산을 위한 입법에 적극 나서도록 촉구하기 위해 마련됐다.

참가자들은 20대 국회에서 입법 발의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기본법 개정안(진실화해위원회 활동 재개 및 조사권 강화 등)의 조속한 처리와 이를 통해 한국사회에 여전히 남아있는 한국전쟁 당시 민간인 집단희생 사건, 국가폭력에 의한 인권침해 사건 등에 대한 진상규명과 명예회복 등 후속조치를 촉구했다.

원로 사학자인 안병욱 전 진실화해위원회 위원장은 기조연설에서 한국의 과거청산 작업은 어느 것 하나 반듯하게 마무리된 일이 없음을 사례를 들어 지적하곤, “한국 사회를 갈등과 분열로부터 화해와 평화로 이끌어 나가기” 위해 중단된 과거사 정리가 새롭게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격려사를 통해 “오늘 결의대회를 계기로 그간 과거청산의 재개를 위해 추진된 많은 입법적 노력들이 조속히 결실을 맺기 바란다”고 피해자와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이날 대회 공동주최자인 권은희, 소병훈, 진선미 의원은 올해 초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기본법 개정안을 각각 발의했으며, 추혜선 의원 역시 개정안을 준비하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한국전쟁 유가족들과 권위주의 통치 시기 고통을 당한 피해자들 600여명은 이날 대회 결의문을 통해 국회와 정부가 과거청산에 나서줄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한편 결의대회에 앞서 제4차 한국전쟁기 민간인학살 유해발굴 보고대회가 열렸다. 대회에선 지난 2월23일부터 3월2일까지 경남 진주시 명석면 용산고개 2차 학살지에서 진행된 4차 공동조사 결과와 관련, 지속적인 유해 발굴을 통해 민간인학살 사건의 실상을 기록하는 데 국가가 나설 것을 거듭 촉구했다.

김동원 기자  ikaros0704@g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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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탈원전’을 미국 ‘환경단체’까지 반대했다고?

 

미국 원자력 지지단체인 ‘환경발전’, 문 대통령에게 ‘탈원전 반대’ 서한 보내

 

 

 

 

 

 

19일 고리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19일 고리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제공 :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핵심 공약인 '탈원전' 실천에 나서자 이른바 원전마피아들이 반기를 들었다. 급기야 환경단체라고 주장하는 미국단체까지 탈원전에 반대하고 나섰다.

미국 원자력 지지 단체인 '환경발전(Environmental Progress)' 마이클 쉘런 버거 교수는 지난 5일 학자들과 환경단체 회원 27명 명의로 문재인 대통령에게 탈원전을 재고해달라고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

환경발전은 한국 보수 언론에서 '환경단체', '환경 운동가 단체' 등으로 소개됐다. 하지만 환경운동연합 양이원영 처장은 이 단체가 환경단체라는 것에 대해 "사쿠라(가짜)"라고 일축했다. 이어 그는 "원자력 찬양단체"라며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면 원자력을 '클린 에너지'라고 홍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수 언론들은 환경발전의 설립자인 마이클 쉘런 버거 교수가 2008년 타임지에서 뽑은 '환경의 영웅'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그는 다큐멘터리 '판도라의 약속'에 출연해 원전의 필요성을 주장한 원전 지지자이다. 이 다큐멘터리는 한국수력원자력이 2014년 판권을 사 원전을 홍보하기 위해 국내에 배급했다.

환경발전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
환경발전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환경발전 홈페이지

미국의 단체가 갑자기 한국의 탈원전에 반대하고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이미 해외에서 원전은 죽어가는 사양산업이다. 원전 건설사인 프랑스 아레바와 미국 웨스팅 하우스는 재정적인 어려움으로 시장에서 실패했고, 이제 중국과 러시아, 한국에만 원전 건설을 할 수 있는 기업이 남아있다.

쉽게 말하자면, 원전을 사고 팔 수 있는 시장이 줄어들었다는 말이다. 그래서 원자력과 관련된 과학자들과 교수 등은 원전 사업에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탈원전에 반대입장을 보이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탈원전을 주장하는 이들은 원전 해체의 기술력을 갖춘다면 건설시장 못지 않은 큰 시장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환경발전은 홈페이지에 공개한 서한을 통해 원전을 모두 없애면 석탄이나 천연가스 사용이 늘어 이산화탄소 배출이 늘고 대기 질이 악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양이원영 처장은 "문재인 정부가 석탄 에너지를 늘리자고 한 것이 아니"라며 "원전과 석탄을 함께 줄이면서 재생에너지로 커버하고 중간에서 가스가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반박했다.

환경발전의 우려와 달리 문재인 정부는 단계적인 탈원전뿐만 아니라 탈석탄까지 선언했다. 문재인 정부는 석탄발전에 대해서도 신규 석탄발전 금지와 노후 석탄발전 10기에 대해 임기 내 폐기를 약속했다.

고리1호기 영구 폐쇄를 앞두고 18일 자정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와 탈핵부산시민연대가 공동으로 주최한 행사에서 부산시 기장군 고리원자력 발전소 건물 벽면에 대형 메시지가 투사되고 있다.
고리1호기 영구 폐쇄를 앞두고 18일 자정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와 탈핵부산시민연대가 공동으로 주최한 행사에서 부산시 기장군 고리원자력 발전소 건물 벽면에 대형 메시지가 투사되고 있다.ⓒ그린피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시절 대선 공약으로 '원전 제로'를 약속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1978년에 가동을 시작해 올해로 40년이 된 고리원전 1호기의 영구정지를 선포했다. 또한 신규 원자력 발전 계획 백지화, 원전 설계 수명 연장 금지를 선언했다. 지난 1일부터는 탈원전 정책의 일환으로 신고리 5·6호기 공사를 중단하고 사회적 합의를 위한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하기로 결정했다.

점점 탈원전이 가시화 되자, 공대 등 60개 대학 교수 417명은 지난 5일 국회에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졸속추진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2차 집단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전문가들과 계획을 논의하지 않고 대통령의 선언 하나로 탈원전 계획을 기정사실화하는 것은 제왕적 조치라며 원자력 산업을 말살시킬 탈원전 정책의 졸속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국민에게 원전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으면서 전문가의 권위로 원전을 확대해 온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김익중 탈핵에너지교수모임 공동대표는 "원자력 전문가들은 원전산업과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들"이라며 "이해 당사자들이 정책을 결정하면 어찌 올바른 정책이 되겠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또한 원자력이외의 대안이 없는 것으로 믿게 만드는 일종의 우민정책이 지속됐던 것은 이러한 전문가들의 의사결정이 보장된 탓이라고 꼬집었다.

양이원영 처장 역시 "반대로 원전 확대나 신규원전을 건설할 때 안정성 고려는 했냐.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은 국민들에게 많은 지지를 받은 공약"이라면서 "원전 건설에는 시민들과 공청회나 토론 없이 일방적으로 그것도 밀실에서 졸속 추진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원전에 대한 이익 공유하면서 최근 일어난 원전사고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언급이 없다"며 "전문가가 연구를 해서 결과를 발표해야하는데, 정작 자기들에게 필요한 이익이 줄어들 것 같으니까, 탈원전 반대에 목소리 높이는 것은 부끄러운 모습"이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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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도청 프레임에 봉인된 X파일, 승자는 삼성이었다

 

프레임 전쟁 ⑬ 2005년 삼성 X파일 사건, 조선일보와 MBC가 만나고 중앙일보가 맞서다

김도연 기자 riverskim@mediatoday.co.kr  2017년 07월 08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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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년 만에 '무죄' 한승헌 "늦어빠진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

 

시민사회 원로 40여 명 '무죄 축하연' 열어... "아직 할 일 많다"

17.07.07 20:29l최종 업데이트 17.07.07 20:29l

 

 

"솔직히 기쁘기보다 착잡하고 참담합니다."

42년 만에 열린 재심에서 마침내 주홍글씨를 지웠지만, 한승헌 변호사의 얼굴은 밝지 않았다.

지난달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부(부장판사 이헌숙)는 1975년 반공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던 그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한 변호사는 '유럽간첩단 사건'으로 사형된 김규남 의원을 애도하는 글을 썼다는 이유로 구속돼 유죄 판결을 받았다. 법원은 그가 '북괴'를 이롭게 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2015년 12월 대법원이 김 의원의 재심 무죄판결을 확정하면서 한 변호사도 자연스레 무죄가 됐다.

여든넷 인권변호사 "아직 할 일 많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 등 시민사회 원로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승헌 변호사(가운데) 무죄 축하연이 열렸다.
▲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 등 시민사회 원로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승헌 변호사(가운데) 무죄 축하연이 열렸다.
ⓒ 정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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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 서울 논현동의 한 평양냉면집에서는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 등 시민사회 원로 40여 명이 마련한 한승헌 변호사 무죄 판결 축하연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한 변호사는 자신보다 더 참혹한 형을 받았거나, 이미 사형이 집행돼 재심 무죄 판결을 직접 듣지 못한 이들을 떠올렸다. 그는 "그때 그 제도와 법률 또는 권력의 독수가 지금도 가시지 않고 있다"며 "앞으로 우리가 할 일이 많이 남았다"고 말했다. 1934년생인 한 변호사는 올해로 여든넷이다.

 

그는 유신독재 시절 '김지하 오적 필화 사건' 등을 변호하며 '시국사건 1호 변호사'로 불렸다. 권력 앞에 벌거벗은 피고인에게 나라도 우군이 되어주자는 마음이었지만 자신의 삶도 고됐다. 1980년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으로 옥살이를 할 때는 '각서를 쓰면 내 보내주겠다'는 중앙정보부의 제안을 거절한 대가로 47살에 소년교도소 생활을 했다. 한 변호사가 그 시절을 떠올리며 "교도소 중에 여자교도소 빼고 다 가봤다"고 농담을 건네자 원로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졌다.

오랜 '의뢰인' 백기완 소장은 "한 변호사와 어려운 고비를 몇 번 넘겼다"고 회상했다. "유신 반대 싸움하다 잡혀가고, 전두환 일당에게 잡혀갔을 때"도 한 변호사는 돈 한 푼 받지 않고 그를 변호했다. 오랜 수배 생활 때문에 처참한 몸으로 수감된 그를 이틀에 한 번씩 접견 와 살핀 것도 한 변호사였다. 백 소장은 "한 변호사의 무죄 선고는 정말로 반갑게 맞이할 사건"이라며 "그를 반공법 위반으로 감옥에 넣은 것 자체가 반공법이 무효라는 걸 보여준다"고 소리 높였다. 모든 테이블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약 30년 만에 다시 만난 '유럽간첩단 사건' 피고인 김판수씨(좌)와 한승헌 변호사(우)
▲  약 30년 만에 다시 만난 '유럽간첩단 사건' 피고인 김판수씨(좌)와 한승헌 변호사(우)
ⓒ 정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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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축하연에는 '유럽 간첩단 사건'의 마지막 생존자 김판수씨도 참석, 한 변호사와 약 30년 만에 재회했다. 1969년 5월, 27살의 김씨는 서울 서대문구치소에서 한 변호사와 처음 만났다. 간단한 사실관계 확인 후, 한 변호사는 김씨에게 "혹시 여기까지 온 걸 후회합니까?"라고 물었다. 김씨는 "좀 고통스럽긴 하지만 후회하지 않는다고 답했다"며 "'길을 잘못 들어 신세 망쳤다'는 사람들의 말에 동의하지 않았고, 후회한 적도 없는 걸 자랑으로 삼고 있다"고 전했다. 

한 변호사도 당시를 떠올리며 "무죄를 확신하면서도 유죄를 확신했다"고 설명했다. 간첩이 만들어지던 시대에, '조작 간첩' 변호하는 시국변호사의 현실이었다. 끝내 김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던 대법원은 지난해 1월 그의 재심 무죄 판결을 확정했다. 이 사건을 설명하던 한 변호사는 "너무 늦어빠진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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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 88% 대멸종 이후 출현, 공룡 가고 개구리 왔다

조홍섭 2017. 07. 06
조회수 4530 추천수 0
 
새로 쓴 개구리 진화사, 공룡 빈자리 포유류 더해 개구리 차지
나무에 서식지 마련, 난태생 고안 등으로 세계 퍼져 6700종 진화
 
Peng Zhang, Sun Yat-Sen University.jpg» 청개구리는 공룡 멸종 뒤 급속하게 서식지를 넓히며 세계로 퍼져나간 3 무리의 고대 개구리 가운데 하나이다. Peng Zhang, Sun Yat-Sen University
 
6600만년 전 거대한 혜성 또는 소행성의 충돌과 함께 지구에는 대멸종 사태가 일어나 날지 못하는 공룡을 포함해 생물 종의 4분의 3이 사라졌다. 포유류는 그 생태계의 빈자리를 차지해 번성했다.
 
그러나 대멸종의 기회를 잡은 동물이 포유류만이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개구리가 중생대 동안 서서히 진화해 종이 분화했다는 기존 학설과 달리 대멸종 사태 이후 급속히 종이 나뉘어 세계로 퍼졌다는 가설이 나왔다.
 
f1_Brian Freiermuth.jpg» 마다가스카르의 이 청개구리도 대멸종 이후 서식지를 나무 위로 넓혀 확산한 종 가운데 하나다. Brian Freiermuth
 
중국과 미국 연구자들은 전 세계 개구리 156종의 핵 유전자 95개를 새로 분석하고 기존 145개 종의 유전자 데이터와 함께 화석자료 등과 비교했다. 과학저널 <미 국립 학술원 회보(PNAS)> 3일 치에 실린 이들의 논문은 이제까지 개구리 계통 유전학 연구 가운데 가장 포괄적인 것으로 개구리 진화사를 새로 썼다는 평가를 받는다.
 
공동 저자의 하나인 데이비드 블랙번 미국 플로리다 자연사박물관 학예사는 “지구에 개구리가 산 지는 2억년이 넘지만 우리가 오늘날 보는 것처럼 엄청나게 다양한 개구리가 폭발적으로 분화한 것은 공룡의 대멸종 사태 이후의 일”이라고 이 박물관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개구리는 현재 6775종이 밝혀져 있으며, 척추동물 가운데 가장 다양한 분류군에 속한다.
 
유전자 분석 결과 오늘날 개구리 종의 88%는 대멸종 사태 때 살아남은 3개 계통에서 기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룡 등 대부분의 육상동물이 사라진 생태계에서 이들 개구리 무리는 급속하게 서식지를 넓히며 다양한 종으로 분화했다.
 
Figure-1_timetree.jpg» 계통유전학적 분석을 바탕으로 새로 작성한 개구리 진화의 계통도. 중생대 말 대멸종 사태(점선)을 계기로 종다양성이 급속히 늘어났음을 알 수 있다. <미 국립학술원회보(PNAS)>
 
그렇다면 대멸종 뒤 개구리가 크게 번성한 비결은 무엇일까. 공저자인 데이비드 웨이크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캠퍼스 교수는 나무에서 새로운 서식지를 마련한 것과 난태생을 고안한 것을 꼽았다.
 
그는 이 대학 보도자료에서 “대멸종 사태 뒤 세계는 매우 황폐화했는데 식물이 다시 살아났을 때 꽃이 피는 속씨식물이 지배하게 됐다. 바로 이때가 나무 진화의 전성기였다. 개구리는 나무에 살기 시작했다. 개구리가 특히 남아메리카로 급속하게 분화해 나간 비결은 나무에 사는 능력이었다.”라고 말했다.
 
나무는 육상 포식자로부터 도피처를 제공해 줬고, 개구리가 바닥에 내려왔을 때는 땅에 떨어진 나뭇잎에 숨을 수 있었다. 또 나무는 번식장소이자 곤충이 풍부한 먹이터이기도 하다. 
 
frog3.jpg» 대멸종 뒤 살아남은 3 대 무리 가운데 하나인 나타타누라 개구리. 카메룬에 서식한다. Brian Freiermuth
 
올챙이 단계를 거치지 않고 알에서 바로 새끼 개구리가 나오는 난태생은 현재 개구리의 절반가량이 채택하는 번식 방법이다. 웨이크 교수는 “유생을 거치지 않는 직접 발생과 나무 서식지 확보가 결합해 개구리의 급속한 분화를 낳았다”고 말했다.
 
대멸종에서 살아남은 개구리는 10개 계통이지만 이 가운데 청개구리상과, 맹꽁이과, 나타타누라(Natatanura) 무리 등 3개 집단만이 살아남아 오늘날 개구리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다. 연구자들은 계통지리학적으로 볼 때 현재 개구리의 조상은 아프리카에서 기원했으며, 초대륙 판게아와 뒤이은 남반구 초대륙 곤드와나가 분리하면서 현재의 분포를 이루게 됐다고 논문에서 밝혔다.
 
이처럼 대멸종의 위기를 기회로 삼은 개구리는 현재 세계적인 멸종위기에 놓여있다. 논문의 주저자인 장펑 중국 국립중산대 생화학 및 분자생물학과 교수는 “이 연구에서 가장 멋진 일은 개구리가 얼마나 강인한 동물인지를 밝혔다는 점이다. 개구리는 공룡을 멸종시킨 격변을 살아남아 재빨리 번성했다. 하지만 요즘 개구리는 인류가 서식지를 파괴하는 바람에 사라지고 있다. 우리는 대멸종 사태보다 강력한 거대한 멸종사태를 일으키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라고 플로리다 자연사박물관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Yan-Jie Feng et al, Phylogenomics reveals rapid, simultaneous diversification of three major clades of Gondwanan
frogs at the Cretaceous–Paleogene boundary, PNAS, www.pnas.org/cgi/doi/10.1073/pnas.170463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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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북한 ‘선제타격’은 ‘최악의 전쟁’으로 확대될 것”

 

재래식 보복 공격만으로도 초기 피해 엄청나... 첫날에만 3~6만명 사망 예측

김원식 전문기자
발행 2017-07-07 11:33:26
수정 2017-07-07 11:3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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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NYT)는 북한에 '선제공격'은 최악의 전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 기사에서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북한에 '선제공격'은 최악의 전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 기사에서 보도했다.ⓒ뉴욕타임스 인터넷판 캡처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른바 대북 군사적 수단의 하나로 거론되는 '정밀 타격(Surgical Strike)'은 북한의 반격으로 최악의 전쟁 상황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6일(현지 시간) '북한에 대한 정밀 타격은 최악의 전쟁(Fighting)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제목의 분석 기사에서 "북한과 미국의 대치 상황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어떠한 군사적 공격도 북한의 반격을 불려와 한국에는 잔혹한(bloody) 피해를 입히는 위험을 초래해 사용할 수 있는 군사적 옵션(선택)이 없다"고 보도했다.

NYT는 그 이유로 미국의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시설을 겨냥한 미국의 군사공격 시 북한이 휴전선 일대에 배치한 자주포와 방사포 등으로 한국의 수도권을 향해 집중적인 보복공격에 나서는 상황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NYT는 미국 민간 연구기관인 노틸러스연구소의 2012년 보고서를 토대로 북한이 이러한 재래식 무기로 한국의 군사 시설을 겨냥한다면, 몇 시간 안에 3천여 명이 사망하고 민간인을 겨냥했다면 3만 명에 가까운 사망자가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NYT는 군사 전문가들을 인용해 북한이 미국의 군사공격을 받더라도 곧바로 핵무기에 손을 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했다. 북한이 미국의 핵 보복을 자극할 것이라는 우려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이 핵무기나 생화학무기의 즉각적인 사용은 자제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하지만 NYT는 김 위원장이 전면적인 북침을 격퇴해야 하거나, 외부의 핵 공격 또는 자신의 목숨을 위태롭게 하는 시도가 임박했다고 판단할 때는 이러한 무기에 의존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전했다.

NYT는 이러한 대량살상무기가 아닌 휴전선의 재래식 무기만 동원되더라도 북한의 반격으로 한반도는 엄청난 피해가 불가피하고, 전황의 예측 또한 어렵다고 지적했다. 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앤서니 코즈먼 연구원은 미국의 북한 공격 이후 단기간에 벌어지는 상황을 예상하는 것은 '3차원 체스와 같은 아주 복잡한 게임'이라고 묘사했다.

NYT는 미국이 북한 선제 타격을 시행한다면, 확전으로 치달을 요소가 양측 모두에 많아 일단 전쟁이 발발하면 멈추기가 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국의 공격을 받는다면 의도적으로 '제한적 대응'을 하기보다는, 미국과 한국의 북침에 대비해 단시간에 화력을 집중시켜 큰 피해를 안기려 할 것으로 전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민중의소리

"미국의 선제공격은 '끝장내기 게임' 될 것" 
남경필 경기도지사, "한국 국민 스스로 목숨 지켜야"

노틸러스연구소는 북한이 예고 없이 서울과 수도권의 군사시설을 향해 포 공격을 할 경우 첫날 만 하루 동안 6만 명의 사망자가 날 수 있다고 예견했다. 북한이 수도권을 겨냥한 170mm 자주포, 240mm와 300mm 방사포 공격을 어느 정도로 할 것이냐가 초기 피해를 가늠할 것이라는 게 이들의 분석이다.

미국 랜드연구소의 제프리 호르넝 연구원은 이에 관해 NYT에 "북한도 (미국의 선제공격이) 싸움 없이는 완화할 수 없는 '끝장내기 게임(end game)'이라는 것을 안다"며 "격전(barrage)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의 방사포 등 재래식 무기를 한국 보복 타격에 사용하고 탄도미사일은 미군 군사기지 등에 사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북한 군사문제 전문가 조지프 버뮤데즈는 "탄도미사일은 주일 미군기지 등 군사시설을 겨냥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에 배치된 미사일 방어체계는 이스라엘의 단거리미사일 방어체계인 '아이언 돔'의 기능을 해내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그 때문에 한국과 미국은 레이더로 북한의 포를 탐지한 후 공습으로 궤멸시키는 대포병 전략에 집중할 것으로 봤다.

노틸러스연구소는 이라크전을 토대로 한미가 이 전략을 구사하면 북한이 시간당 1%의 포를 잃고, 만 하루 동안 포 전력의 5분의 1 정도를 상실하며, 3∼4일이 지나면 북한의 포대를 제압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북한은 이 과정에서 탱크와 지상군을 휴전선으로 보내거나, 주요 항만에 특수부대를 투입할 가능성도 예상했다.

NYT는 북한의 보복 공격으로 인한 인명 피해 규모는 한국 정부의 국민 보호 능력에 달렸다면서도 피상적인 민방위 훈련, 비상 물품 비축 부재 등 일반 주민의 '안보 불감증'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개전 후) 첫 72시간이 문제"라며 "각 개인들은 그들 자신의 목숨을 지켜거나, 스스로 대비해야 한다"라는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인터뷰 내용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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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한반도 평화 구상’]“북한 체제 보장하는 비핵화”…이산상봉 등 ‘선이후난’ 로드맵

 

이지선 기자 jslee@kyunghyang.com

 

ㆍ‘평화 구상’에 담긴 5대 정책 방향·4대 제안
ㆍ“완전한 비핵화와 함께 평화협정 체결을” 포괄적 접근
ㆍ‘10·4 선언 10주년’ 추석에 성묘 방문·적십자회담 제의
ㆍ휴전일에 군사적 적대 행위 중단 제안…북 호응 미지수

[문 대통령 ‘한반도 평화 구상’]“북한 체제 보장하는 비핵화”…이산상봉 등 ‘선이후난’ 로드맵
 

문재인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쾨르버재단 초청 연설에서 밝힌 ‘한반도 평화 구상’의 요지는 우선 전쟁을 방지해 평화를 정착시키고 북한의 안보·경제적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도록 ‘체제 안전을 위협하지 않는 비핵화’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북한에 핵·미사일 도발을 중단하고 비핵화를 위한 대화로 나설 것을 촉구하고 완전한 비핵화와 함께 평화협정 체결을 추진하겠다는 제안을 내놓았다. ‘긴 여정’에 첫발을 떼면서 손쉬운 현안에서 신뢰를 쌓자며 이산가족 상봉 등 구체적 사안도 제시했다. 남북정상회담에 대해서도 열린 태도를 보였다.

■ ‘체제 보장 비핵화’ 평화 구상 

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남한이 한반도 문제의 주도권을 갖고 남북대화를 재개하는 것에 대한 지지를 확보한 뒤 이날 연설을 통해 자신의 대북구상에 탄력을 가했다. 지난달 30일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설 등을 통해 밝힌 북한 붕괴, 흡수통일, 인위적 통일 반대를 더욱 확장해 ‘북한 체제 안전을 보장하는 비핵화’를 추구하겠다는 입장도 드러냈다. 특히 이 같은 접근법은 북한에 대해 정권교체나 공격을 하지 않고 체제를 보장하겠다는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의 언급과도 맥이 닿아 있다. 

더 나아가 “북핵문제와 평화 체제에 대한 포괄적 접근으로 완전한 비핵화와 함께 평화협정을 체결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북한의 안보·경제적 우려도 해소하겠다”고 했다. 정부 관계자는 “그간 북한이 ‘핵 개발은 자위권’이라고 주장해 왔는데, 북한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며 “김대중·노무현 정부와 지난 9년의 정부가 차이를 보이는 지점이 바로 이 부분”이라고 말했다. 

■ 공식화한 ‘문재인 로드맵’ 

 

이를 실행하기 위해 문재인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로드맵도 공개됐다. “한반도 평화 통일의 돌파구를 열기 위해 먼저 쉬운 일부터 시작해 나갈 것”이라는 이른바 선이후난(先易後難) 접근 방식이다.

시간적으로는 가장 먼저 7월27일 휴전협정 64주년을 맞아 남북이 군사분계선에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일체의 적대적 행위를 중지하자는 제안이 담겼다. 군은 지난해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 조치로 대북 심리전 확성기 방송을 전면 재개했다. 일각에서는 남한 정부가 이를 선제적으로 중단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또 추석과 맞물린 10·4 정상선언 10주년을 계기로는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 더해 성묘 방문을 제의했다. 내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을 평화 올림픽으로 만들자며 북한의 참여를 재차 요청했다.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도 열어뒀다. 문 대통령은 ‘올바른 여건이 갖춰져야 한다’는 전제를 달았지만 “한반도 긴장과 대치국면을 전환시킬 계기가 된다면 언제 어디서든 김정은 위원장과 만날 용의가 있다”며 “남북의 모든 관심사를 대화 테이블에 올려놓고 한반도 평화와 남북협력을 위한 논의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제재·압박 국면, 북한의 ICBM 발사 등에도 불구하고 평화 체제 구축,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등을 강조한 것은 대화를 강조한 대통령의 의지가 담겨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 북한의 호응 가능성은 

주목되는 것은 북한의 반응이다.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명백히 하고 핵 보유국 지위를 바탕으로 대화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황에서 북한이 이 제안에 당장 반응을 보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특히 북한은 민간 교류를 통해 접촉을 확대시켜 나간다는 구상에 부정적이다.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참석차 방한했던 북한의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은 스포츠 교류가 남북관계의 물꼬를 틀 것이라는 기대에 대해 “천진난만한 생각”이라며 “정치·군사적 문제가 해결되기 전에 가능하지 않은 일”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북한이 거부감을 보이고 있는 흡수통일이나 체제 붕괴를 배제하고 체제 안전을 보장하는 비핵화라는 접근법에 대해 북한이 관심을 가질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특히 군사분계선 적대행위 상호 중단과 관련된 군사회담 등에 대해서는 북한이 호응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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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 홍장표 경제수석에 기대를 건다!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7/07/07 11:38
  • 수정일
    2017/07/07 11:38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최저임금인상 요구는 촛불시민혁명의 인권선언문이다.
 
이래경  | 등록:2017-07-07 10:29:37 | 최종:2017-07-07 10:41:46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최저임금 인상’ 홍장표 경제수석에 기대를 건다! 
[다른백년 칼럼] ‘최저임금 1만원’은 촛불 인권 선언문이다


문재인 정부가 내세운 최저임금 정책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갑론을박의 토론이 있는 것은 미래로 향해 나가는 한국사회를 위해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마침, 필자가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이 출범하면서 구성된 비전위원회에 참여한 적이 있었다. 당시에 ‘새정치의 사회경제운영의 원칙’이라는 문건을 통하여 필자는 박근혜 정권이 마감되는 2018년 기준하여 1만 원을 원칙으로 적용할 것을 주장하였으나, 같이 참여한 비전위원 여러분들과 비전 내용을 당과 연계하는 의원들의 대부분 의견이 너무 과격하다 조언하면서 이를 공식적으로 만원에서 8000원으로 조정한 경험이 있다.

최근 소개된 국민정책연구원의 연구보고서 내용은 매우 공을 들여 준비한 것으로 현실에 대한 통계를 중심으로 조밀하게 분석한 전문성은 인정할만하나, 변혁기에 놓인 한국사회의 과제상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거나 변화에 대한 의지가 매우 결여된 것으로 보인다. 행여 전문성을 가장해서 기득권을 보호하기 위해 문재인 정부의 핵심적 정책에 딴지를 거는 것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 상기 보고서는 급격한 임금 인상이라는 개혁에 반대하면서 현재적 상황을 통계라는 단순한 프리즘을 통하여 접근하는 기능적 한계를 지니는 반면에, 다만 최저임금이라는 매우 중요한 주제를 준비없이 성급하게 시행하려는 것에 대한 경고를 담고 있어 후자의 부분은 충분히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정말 가관인 것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기획위원장이라는 사람의 발언이다. 평소부터 그를 국세청의 사무관급 인물이라고 낮게 평가한 필자이지만, 오래 전부터 합의하고 준비해온 종교기관과 종교직업인들에 대한 과세 계획을 연기하려는 그의 의도적 발언에서 교회장로라는 사적인 신앙의 영역과 국가운영의 공적인 중심주제를 혼동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던 차에, 역시나 대선의 선거과정에서 국민들에게 약속한 '2020년까지 최저임금의 만원으로 인상'을 시기상조라고 우기는 편협한 그의 모습에서 민주당 정권의 성격과 문재인 대통령의 앞날에 심각한 불안을 느낀다. 그의 발언은 철밥통 공직사회의 반(反)개혁적 모습을 무의식 중에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이다.

‘최저임금 1만원’ 논쟁은 선거법과 헌법개정, 검찰과 국정원 개혁과 더불어 한국사회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매우 중차대한 기제이며, 동시에 문재인 정부의 성격을 규정짓는 주제이기도 하다.

이는 단순하게 저수준 노동의 임금인상이라는 단순한 영역을 넘어서 한국사회가 추구해야 하는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사회철학적 실천적 중심과제이며, 새로운 상황을 맞이하고 있는 산업 전반에 대한 변혁적 계기 또는 촉매라는 성격을 지니고 있다.

부동산 투기 등 지대추구활동이 여전히 왕성하고 기득권의 위세로 법치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한국사회에서 전 인구의 17%가 천형적 빈민으로 분류되는 가운데, 최소한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재원을 참여적 조건에서 개별적으로 제공하려는, 그리고 1997년이후 신자유주의가 활개를 치면서 시장기제라는 미명하에 기업의 이익 실현이 단세포적으로 작동하는 경제의 현실에서 시민적 삶의 영역을 온전하게 보호하려는, 이러한 최저임금 논쟁은 현재의 한국사회와 문재인 새 정부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한다. 

위에 언급한 국민정책연구원의 보고서에서 볼수 있듯이, 단순하게 최저임금이라는 분야만을 분리시켜 다른 OECD 국가들과 통계적인 수치만을 나열하여 비교하는 것은 예의 통계학적 큰 오류를 범하는 것이다. 한국사회의 질적인 평가는 정치경제학적 거시 관점에서 출발점을 잡아야 하며, 해방 이후 70년간 누적된 사회경제적 적폐와 결함을 정리하고 새로운 출발의 계기를 마련한다는 의지를 담아내야 한다. 국제간의 비교는 총체적 내용을 담보해 낼 때만이 비로소 유의미하다.

현재 한국에서는 통계상 제대로 잡히지 않는 토지 소유 등 부동산 소유 현황과 금융 자산의 편재로 인해 연간 발생하는 400~500조 원의 불로성 자산소득의 80~90%를 불과 1.0%의 소수가 차지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산업운용 체계 내에서 생산되는 주요한 부가가치의 70%를 30대 재벌이 빨대처럼 독식하는 경제구조 속에서 평범한 시민들은, OECD 최고수준의 과다한 주거와 교육 비용, 그리고 역으로 OECD 최저수준의 사회이전소득효과와 사회안전망의 절대적 결핍에 시달리고 있다. 하루하루가 생존 경쟁의 전장 터이며, 불안과 위기라는 단어가 일상을 지배하고 있다.

최저임금의 신속한 인상을 검토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정책적 요소는 내수시장 규모의 심각한 위축이다. 미국의 경우, 내수시장의 규모는 국민순소득의 70% 수준이며 유럽국가들의 평균 역시 65% 수준을 상회하는 반면에, 한국은 50% 수준도 안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컨대 2016년 기준 국민순소득이 1400조 원이라고 추정할 때 내수시장규모는 800조 원에 못 미친다는 것이다. 이는 위에 언급한 극심한 불평등과 부의 편재, 그리고 복지안전망 이라는 국가기능의 결핍마비 상태를 그대로 반영한다고 단언할 수 있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을 우려하는 주요한 입장은 한국산업의 경쟁력이 급격히 저하될 수 있다는 걱정과 자영업과 중소기업에게 감당할 수 없는 충격과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주장으로 요약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정책적 선의의 의도와는 다르게 대규모의 실업사태를 유발할 수 있다는 협박성 발언이 보태진다.

상기 입장에 대한 답변에 앞서 여러분의 일반적 이해를 돕기 위하여 한국사회경제의 운용에 대한 두 가지의 변혁적 시각을 제공하는 문건 내용을 먼저 소개하고자 한다.

첫 번째 것은 2014년 상반기 두 달간 한시적으로 활동했던 새정치 비전위원회에서 필자가 피력하고 서면으로 제출한 내용이다. 

“현시점에서 한국 정치의 역할은 기본적으로 성장의 결과가 가져온 부정적 요소들을 제거하고 긍정적 요소들을 키워나가는 일종의 강제적 순환이며 핵심은 경제운용의 성과를 어떻게 배분하는가에 달려있다. 배분의 가장 주요한 기능은 국민경제 내부에 생산과 소비와 투자의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고 그 성과를 국민모두가 공정하고 정의롭게 공유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배분의 영역은 이미 언급하였듯이 1차적으로 산업의 경제적 활동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가장 잘 표현하는 총괄적인 지수는 노동배분율로서 국민경제의 총 부가가치분에서 피고용임금노동자들이 받는 보수의 비중이다. 노동배분율을 적정수준으로 끌어올려야 국민경제의 지속가능한 선순환 구조가 형성된다. 노동배분율(자영업분야를 제외한)은 1997년 IMF 직전 1400만 명의 피고용임노동자를 대상으로 63% 수준까지 올라갔다가 2013년 현재 1700만명의 피고용임금노동자 대상으로 58% 수준까지 후퇴하였다. 즉 지난 15년간 피고용 임금노동자가 300만 명이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노동배분율은 오히려 5.0% 이상 격감한 것이며, 이는 내수경기가 어려운 가장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한다.

동시에 노동시장구조의 왜곡을 바로 잡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산업경제 활동의 영역에서 최저임금의 수준을 그저 시간당 1만원이라고만 규정할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사회평균임금의 70% 수준 이상으로 정하는 것이 규범적이며 정책적으로도 효과적이다. 산업별 직종별 사업장별 이라는 삼동(三同)의 조건에서는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관철시켜야 하며, 저임구조를 혁파하기 위해서 비정규직 임금이 반드시 정규직 임금보다 높게 책정되어야 한다. 복지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필요한 재원을 조달하기 위해서는 조세체계의 전반적 개혁을 필요로 하겠지만 우선적으로 불로소득인 자산소득에 대해서 포괄적이고 강력한 누진세를 강화하는 것이 올바른 순서이다. 이러한 1차적 영역에서의 배분이 선순환을 이루면, 내수시장이 확장되고 560만 명의 영세 자영자들의 수입이 증대되며, 다양한 분야에서 놀랄 만큼의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지게 될 것이다.”

두 번째 문건은 최근 경제수석으로 임명된 홍장표 전 부경대 교수의 글로 홍 교수는 놀랍게도 필자의 견해를 거의 완벽하게 공유하고 있었다. 그는 최저임금인상의 이론적 배경이 된 소득주도성장론을 주장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가 2015년 서울사회경제연구소의 연구총서에 발표한 '소득주도 성장과 중소기업의 역할'이라는 연구논문의 결론부의 일부를 아래와 같이 발췌하여 옮겨 적는다.

“소득주도 성장은 실질임금과 가계소득증대를 통하여 내수를 증진하고 생산성을 높여 경제성장을 도모하는 전략이다. 한국경제의 수요체제나 생산성 체제에 관한 선행 연구들은 소득분배와 성장의 선순환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실질임금의 증가, 가계소득의 증진은 총 수요를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노동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중략. 실질임금 상승이나 복지의 증대는 단지 비용 상승만을 초래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성장의 토대가 될 수 있음을 뜻한다. 유효수효의 중가는 노동 절약적 기술진보를 촉진시켜 노동생산성을 증대시키는 효과가 있다, 동시에 실질임금상승은 (내수기반을 확대하여) 고용을 증가시킨다. (중략) 이는 지나치게 높은 한국 경제의 수출의존도를 낮추고, 수출과 내수의 균형성장을 추구하는 전략이다. 중략. 소득주도 성장은 최저임금의 단계적 인상, 저소득가구에 대한 생활임금보장, 생산성 증가율과 실질임금 증가율의 연계를 주요한 정책수단으로 한다, 그리고 영세소상인과 저임금노동자 가구의 생계를 지원하는 사회복지제도의 강화에 의해 뒷받침되어야 한다.”

최저임금의 시간당 만원으로 인상을 거부하는 이유로 한국산업계 특히 중소기업에 급격한 부담과 타격으로 인해 많은 기업이 도산하고 실업이 증대할 것이라는 판단은 개혁의지를 거부하고 현재의 상황을 그대로 고집하는 것으로 명백한 잘못이다. 잘못이라는 근거로 두 가지의 역사적 경험을 들어본다. 

첫째는 북유럽에서 1960년대에 도입했던 랜-마이드너 정책 이야기이다. 당시에 불어 닥친 불황과 수출경쟁력의 저하의 원인을 임금 불평등과 산업경쟁력의 부족으로 보고, 사회연대임금정책을 실시하고 일정수준의 임금을 지불하지 못하는 기업을 시장에서 퇴출시키면서 동시에 부가가치증대와 산업경쟁력 제고를 위한 산업혁신과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구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저부가가치 분야에서 일하던 산업인력이 대거 고부가가치 산업 분야로 이동하게 되면서 현재 북유럽은 세계적으로 가장 경쟁력 있는 지역으로 자리를 잡게 된다. 물론 사민당 중심의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정치환경이 성공의 가장 큰 요인이다.

두 번째는 질풍노도의 6월 민주화운동 이후 1987년 에서 1990년대 중반의 한국에서의 경험이다. 

이 기간 동안 인금인상율은 두 자리를 훨씬 넘어서는 수준이었다. 가파른 임금인상이라는 걱정에 비춘다면 대한민국의 모든 기업은 도산했어야 맞다. 그러나 오히려 이 기간 중에 한국의 주요 기업들은 세계시장에서 경쟁하며 우뚝 서는 거인들로 성장하였다. 실제적인 한강의 기적은 이때 이루어진다. 긴 설명을 대신하여 짧게 이야기하자면 임금 인상이 엄청난 생산성 향상과 혁신기제로 작동하였던 까닭이다. 이전까지 기업들이 성장에 의존해왔던 특혜와 투기 그리고 저임금이 더 이상 가능하지 않은 조건에서 한국의 대기업들은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으로 다양한 혁신의 노력을 통하여 세계적 기업으로 발돋움하게 된 것이다. IMF 과정에서 부도로 사라진 기업들 대부분은 상황과 조건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특혜와 비리, 부정 그리고 투기에 의존해 왔던 기업들이다. 선진국가 기업들의 역사를 보아도 임금이 높아서 부도가 난 경우는 극히 예외적이며 대부분 경영과 전략의 실패가 주류를 이룬다.

최저임금 인상은 한국경제의 약점인 중소기업의 혁신전략과 직접 연계되는 매우 중요한 주제인 만큼, 문재인 정부는 중소기업의 구조혁신을 제약하는 온갖 산업생태계를 개선하는데 모든 정책을 선제적으로 강구하여야 한다. 대기업들의 갑질 불공정거래의 차단과 공정한 시장질서의 구축도 긴급하지만, 기존의 관행이었던 중소기업의 과잉 보호 역시 매우 위험하다. 

단기적으로 중소기업의 임금부담은 당연히 상품가격과 납품단가로 반영이 되어 시장에서 판매되거나 수요처인 대기업이 지불하여야 마땅하다. 장기적으로 기술혁신과 생산성 향상으로 가격인상 요인을 흡수하면서, 메기 이론에 따라 경쟁력을 키우되 시장기제에 의거해서 최저 임금을 지불할 능력이 없을 만큼 경쟁력을 상실한 기업은 마땅히 퇴출되어야 한다. 고통의 대가를 치러야만 미래의 기회가 주어진다. 다만 최저임금의 인상이 내수시장 수요의 확대라는 선순환적 효과로 돌아오는 약 3년간을 유예의 기간으로 설정하고 중소기업에 대한 별도의 지원적 보상책이 준비되어야 한다. 이러한 정책에 관해서는 홍장표 수석과 김상조 위원장이 누구보다도 전문적 식견을 가지고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가장 크게 우려되는 영역은 560만 명이 종사하는 자영업 분야이다. 이 분야에 대해서도 중소기업 영역 못지 않은 냉정함으로 단기적 정책과 장기적인 관점이 동시에 필요하다.

경제적 성과가 선순환이 이루어지던 IMF 이전 시기에는 자영업의 평균소득이 봉급생활자 수준을 넘어서서 대부분의 임노동자들이 자영업을 꿈꾸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2017년 현재의 상황은 전문직종과 일정규모 이상의 소수 자영업자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소규모 자영업자들의 월 평균 수입은 임노동자들의 평균임금에 훨씬 못 미치는 200만 원 정도로 알려져 있다. 또한 이 분야에 종사하는 분들의 가계부채가 몇 년 사이에 급속히 늘어 부동산 대출과 함께 한국경제의 잠재적 시한폭탄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자영업에 관한 접근은 단순히 현재 논쟁대상인 최저임금 인상만의 주제로 좁혀 보아서는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자영업을 일자리 창출과 복지기능을 상실한 국가부재에서 오는 방편적 잠재적 반(半)실업군으로 인식하면서 접근해야 마땅하다.

한편 장기적 관점에서 필자는 전적으로는 동의하지 않지만 제4차 산업혁명이 거론되는 시점에서 자영업 분야는 위에 언급한 심각한 현재적 문제를 노출함과 동시에 미래의 새로운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비선형적 직업선택(jobs on demands, GIG)의 형태로 진화하면서 자유롭고 전문적인 그리고 자기실현과 만족이라는 미래지향적 성격을 지니고 있기도 하며, 일인소유 형태의 자영업에서 지역내의 공동 협업과 공유적 네트워크를 통하여 사회적 경제로 편입되고 재구성되면 질적인 부가가치와 내용을 담보해 낼 수 있는 영역이기도 하다.

따라서 현재 한국적 현실의 반(半)실업군인 자영업 분야는 최저임금인상 문제와는 별개로 중장기적 관점에서 반드시 재편되고 재구성이 불가피한 영역으로 새로운 시각의 일자리 창출과 사회적 경제의 운용성과와 연동되어 접근하고 파악되어야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충격은 일반시민으로서 소비자들이 분담하는 방식으로 흡수하여야 한다. 우선 임금인상 부분만큼 다양한 서비스 비용의 인상을 인정하여야 하며, 편의성을 떠나서 총 사회적 소비량은 영업시간과 대충 무관하므로 장시간 노동의 관행을 탈피하여 영업시간의 단축을 도입하여야 한다. 필자가 80년 초 처음 유럽을 방문했을 때 대부분의 상점들이 근무시간에 맞추어 문을 닫는 바람에 치약 하나 구매하는데 일주일을 기다려야 했다. 당시에는 화가 났으나, 이제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사안이다. 음식점들도 개폐점 시간을 정확히 명시하여 노동시간을 효율적으로 운용하여야 한다. 논쟁의 여지가 있지만 한국도 이제 이러한 유럽의 경험과 관행을 필요에 따라 도입해야 한다고 본다. 임금인상 부분만큼을 사회 전체가 긍정적으로 다양한 형태로 수용하는 과정에서 노동에 대한 효율성이 제고되고 노동의 소중함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루어 질 것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최저임금의 시간당 만 원대 인상이 내수시장 규모를 확대하면서 자영업 분야에도 시차를 두고 선순환적 효과를 가져올 것이 분명하며, 다양한 형태의 혁신기제로 작동하면서 거대한 변화를 불러 올 것이나, 문제의 핵심은 과연 소규모의 자영업자들이 내수시장의 확대라는 효과가 나타나는 2-3년의 단기적 부담을 이겨낼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이 분야의 전문적인 경험과 소견이 없는 관계로 필자로서는 책임있는 정책을 제시할 수 없으나, 다만 아이디어 수준에서 제안해보고자 한다.   

우선은 소규모 자영업자들의 문제는 사회에서 일찍 퇴출된 중년들과 사회에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채 임시방편으로 일하는 청년세대가 주요 구성원이라 판단하면서 실업문제와 사회안전망 구축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다시 말하면 소규모 자영업자들은 항상 실업의 대기자 명단에 올라 있는 셈이다. 따라서 이들이 현실적으로 실업에 빠지지 않도록 사전적인 지원체계와 환경을 갖추어 나가는 것이 궁극적으로 국민경제와 국가재정에도 도움이다. 

그간 별로 실효적이지는 못했지만 저소득근로에 대하여 EITC(Earning Income Tax Compensation)라는 보충적 세제지원의 방식을 과감하게 확대하여 소규모 자영업자들에게도 일정기간 한시적으로 적용하는 것을 검토하여, 일정소득을 올리지 못한 부족부분과 결손부분을 역으로 보상해주는 방식을 연구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난제는 투명한 회계기장을 의무화 할 수 있느냐에 따라 도덕적 해이와 부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취약점이 있다. 손쉽게는 임금인상의 일정 분을 선순환 효과가 일어나는 유예기간 동안 직접 보상해 주는 것도 검토해 볼 수 있다. 재정적 부담이 클 수 있는 반면에 감추어진 고용 (shadow employment)의 신고가 의무화되어 투명하게 되는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  전문가들의 보다 많은 제안과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결론적으로 ‘최저임금 일 만원 인상’은 문재인 새정부의 성격과 의지에 달려 있다. 유럽대학의 명예교수인 필립 슈미터가 지적했듯이, 문재인 정부가 광장의 시민적 요구분출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이고자 하는 기존 정치적 세력의 타협의 과정으로 출범한 것이라면, 기존 최저임금 위원회의 절차적 타협과 조정을 통하여 해당 기간의 매년 인상률을 결정하는 일상적 과정으로 진행할 일이다 (normal progressive).

만약 문재인 정부가 촛불시민혁명이 요구하는 것처럼 과거의 적폐청산을 넘어 새로운 역사의 시대를 열고자 출범한 개혁 정권이라면, 최저임금인상은 위에 언급한 것과 같은 일상적 절차가 아닌 정권적 과제로 수행되어야 한다(reformative transformation). 최저 임금을 2020년 까지 시간당 만원으로 급격하게 인상하는 것은 비교하자면 호족세력의 기반을 배척한 조선초기의 토지수세논쟁과 같다고 할 수 있다. 당연히 필요하다면 절차와 과정도 정치적 의지로 돌파해야 한다. 결정이 이루어지면 일체의 예외를 인정해서는 아니 된다. 단 한 건도 예외가 있어서는 아니 된다.

최저임금인상 요구는 촛불시민혁명의 인권선언문이다.

이래경 다른백년 이사장

 
본글주소: http://www.poweroftruth.net/news/mainView.php?uid=4234&table=byple_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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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이 낳은 코미디, 세계 최초 '모래 썰매장'

4대강은 흘러야 한다

 
모래 팔아 공사비 충당하겠다더니... 산더미처럼 쌓인 모래성 어찌할꼬

17.07.07 07:16 | 글:최병성쪽지보내기|편집:김도균쪽지보내기

▲ 꼬리를 물고 서 있는 덤프트럭들. 무슨 일일까? ⓒ 최병성

대형 덤프트럭들이 꼬리를 물고 길게 늘어 서 있다. 중장비들이 강강술래 놀이라도 하는 것일까? 건설 현장으로 운반할 한강의 모래를 담기 위해 대기 중이다. 

2012년 12월, 4대강 사업이 완공된 지 벌써 5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런데 강에서 얼마나 많은 모래를 퍼냈기에 2017년 7월 현재도 덤프트럭들이 꼬리를 물며 4대강 모래를 팔고 있을까? 

4대강에서 퍼 올린 모래가 언제 다 팔릴지 아무도 모른다. 변종 운하를 만들기 위해 강물 속의 모래까지 깊이 파냈기 때문이다. 

얼마나 많은 모래를 파냈는지 4대강 현장으로 가보자. 한강이 흐르는 경기도 여주시 곳곳에서 쌓여 있는 모래성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마치 경주 왕릉에 온 듯하다. 그러나 경주의 봉분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한 모래성들이 끝없이 늘어서 있다. 사람들이 모여 사는 마을이 작은 먼지처럼 보일 만큼 모래성의 규모가 엄청나다.  
 
▲ 2017년 7월 현재 가득 쌓여 있는 4대강 준설토의 위용. 준설토에 비하면 영동고속도로를 달리는 자동차와 주변 마을은 작은 먼지에 불과하다. 이 모래들은 언제 다 팔릴까? ⓒ 정성헌

언뜻 보면 오래 전부터 이곳에 있던 동산처럼 보인다. 모래성에 나무들이 자라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도 않았는데, 바람에 실려 온 씨앗들이 이렇게 자랐다. 모래성을 덮은 그물들도 찢겨 누더기가 되었다. 4대강 사업 이후로 시간이 많이 흘렀음을 보여준다.  
 
▲ 4대강 준설토 동산에 나무가 자라고, 그물막은 찢겨 누더기가 되었다. ⓒ 최병성

국민 세금 한 푼도 안 든다던 이명박 전 대통령의 약속은? 

이명박 전 대통령은 한반도 대운하 사업에 대한 국민의 반대 여론이 염려되었다. 그래서 한가지 꼼수를 생각해냈다. 모래를 팔아 한반도 대운하 공사비의 60%를 충당하고, 나머지는 민자를 유치하여 국민 세금은 한 푼도 사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과연 정말이었을까?  
 
▲ 4대강에서 파낸 모래로 공사비의 60%를 충당한다고 호언장담했는데... ⓒ 이명박

4대강 사업이 완공된 지 벌써 5년의 시간이 다 되어 간다. 모래를 팔아 공사비를 충당한다고 했는데, 아직도 산더미처럼 쌓인 모래성은 무엇일까? 4대강 공사비를 다 지불하고도 남은 모래일까? 

한강과 낙동강을 연결하는 한반도 대운하보다 규모가 작은 4대강 변종 운하에 22조 원이 넘는 혈세가 들어갔다. 22조 원 중 8조 원을 수자원공사가 부담했다. 그리고 수공 8조 원에 대한 이자 3400억 원을 매년 국민 혈세로 지불하고 있다. 

이게 전부가 아니다. 밑 빠진 독에 물 붓듯, 녹조로 뒤덮인 4대강을 유지 관리하기 위해 수천억의 혈세를 매년 쏟아붓고 있다. 4대강 공사 시작 이후 지금까지 약 30조 원을 퍼부었다. 4대강 준설토를 팔아 국민 세금 한 푼 들이지 않고 공사한다던 이명박 전 대통령의 주장은 국민을 속이는 거짓말이었던 것이다.  

세계 최초의 모래 썰매장

한강에서 퍼낸 모래와 자갈을 수십m 높이로 쌓아놓은 지 벌써 5년이 지났다. 바람에 날아온 풀과 나무가 자라며 자연스러운 동산이 되었다. 한강에서 퍼 올린 모래의 양은 어느 정도일까? 

15t 덤프트럭 233만대 분량이다. 서울 남산의 크기와 비교하면 남산의 절반 정도인 3천500만㎥ 규모다. 
 
▲ 태초부터 있던 동산이 아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강을 살린다며 강에서 파낸 모래로 쌓아올린 모래성이다. 2017년7월 현재 한강변에 쌓여 있는 모래성의 모습이다. ⓒ 정성헌

산처럼 높은 4대강 모래성 곁에 살아가는 주민들은 심각한 고통을 겪고 있다. 겨울과 봄엔 모래 폭풍으로 창을 열 수도 없고, 여름에는 쓸려온 토사가 배수로를 막아 마을과 농경지에 피해를 입히고 있다. 그런데 여주시는 왜 4대강 사업에 찬성했을까? 

여주시는 한강 모래를 2012∼2017년 6년 동안 매년 580만㎥를 판매하여 모두 1천899억 원의 순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여주시의 꿈은 망상에 불과했다. 준설토 판매량은 연간 겨우 평균 100㎥에 불과했다. 경기도 감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 쌓인 준설토를 다 처리하려면 앞으로도 16년이 지난 2031년이 되어야 한다. 

문제는 돈이다. 강에서 퍼 올린 모래와 자갈을 쌓아놓은 곳은 농민들의 농경지였다. 모래를 쌓아두기 위해 농경지를 빌린 임차료와 영농 보상비로 지금까지 지급된 비용이 약 400억 원이 넘는다. 저 많은 모래를 다 팔아도 남는 이익이 없다.

한 가지 문제가 더 남아 있다. 준설토를 다 팔면 농지를 원상복구 해줘야 한다. 그런데 그 비용이 무려 150~200억 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만약 농지 주인이 농지 전용허가가 종료되는 2017년 후 모래를 이전해 달라 요구할 경우, 운반비로 1560억 원이 추가 필요하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여주시는 돈이 될 줄 알고 이명박 전 대통령의 4대강 사업에 찬성했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돈이 아니라 재앙이었다. 

여주시는 준설토가 팔리지 않자, 모래를 이용하여 돈을 벌 수 있는 아이디어를 냈다. 세계 최초의 모래 썰매장이라는 관광 상품을 만든 것이다.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현실화하기 위해 추가 예산이 필요했다. '준설토 적치장을 이용한 관광자원 조성사업' 명목으로 2억5천만 원의 예산을 승인받았다. 길이 55m, 폭 15m의 모래 슬로프를 만들었다. 이동식 화장실과 몽골 텐트 등 부대시설을 설치했다. 모래 썰매장에 총 1억7천3백여만 원의 사업비가 투입되었다. 
 
▲ 개장도 하지 못하고 폐장된 모래썰매장. ⓒ 최병성

세계 최초의 모래 썰매장은 여주시에 얼마나 많은 돈을 벌어 주었을까? 모래썰매장을 직접 올라가 보았다. 수십m로 쌓인 거대한 모래성이니 경사는 높았다. 작은 모래주머니 계단을 밟고 모래성 꼭대기까지 올라가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과연 모래 썰매장은 얼마나 신나는 놀이가 될까? 겨울눈처럼 미끄러지지 않으니 속도감이 전혀 없다. 입안에 씹히는 모래는 기본이요, 신발과 온몸에 모래 먼지를 뒤집어 써야 했다. 모래 썰매장에 찾아올 손님이 없었다. 결국, 아까운 예산만 날린 채 모래 썰매장은 폐장되었다. 

여주시는 5천만 년 만에 찾아온 발전의 기회라며 4대강 사업을 적극 찬양했다. 여주시의 관변단체가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시민단체에 폭력을 휘두르는 일도 있었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환경 파괴와 혈세 낭비의 재앙뿐이었다. 

모래를 강으로 돌려보내라!

이명박 전 대통령은 4대강의 모래를 왜 끔찍하게 파냈을까? 운하를 만들어 배가 다니기 위해서는 모래를 파내고 물길을 만들 명분이 필요했다. 이 대통령은 강을 살리기 위해 모래가 쌓여 죽은 강의 모래를 파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을 살린다는 미명 아래 수많은 굴착기들이 강을 휘저었고, 생명의 강은 피 흘리며 죽어갔다. 
 
▲ 모래가 쌓인 죽은 강을 살린다며 강을 직선화하여 거대한 수로로 만들었다. 4대강이 굴착기 삽질 아래 붉은 피 흘리며 죽어갔다. ⓒ 습지와새들의 친구

정말 모래가 죽은 강의 증거일까? 아니다. 물만 가득한 곳을 강이라 하지 않는다. 강은 물과 모래, 자갈과 습지 등의 다양한 환경과 그곳에 깃드는 수많은 생명들로 이뤄진 곳이기 때문이다.  

모래가 강에 반드시 필요한 이유가 있다. 모래는 수많은 생명이 깃드는 곳일 뿐만 아니라, 물을 맑게 정화하는 기능을 한다. EBS 하나뿐인 지구에서 모래의 수질 정화 기능을 보도한 적이 있다. 작은 유리그릇 3곳에 모래를 담고 물을 흘려보냈다. 3단계 모래를 거치며 물이 맑아졌다. 
 
▲ 3단계 모래 비이커를 거치며 오염수가 맑게 정화되었다. 단지 모래만 통과했을뿐인데. ⓒ 하나뿐인 지구

실험을 담당한 충남대학교 환경공학과 서동일 교수는 "실험실에서 작은 장치로 실험했을 때, 40~50% 정도의 오염물질 제거 효과가 있는데, 실제 현장에선 더 큰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모래가 오염된 물을 정화시켜준다는 것이 정말일까? 우리가 매일 마시는 수돗물은 정수장에서 모래 여과 장치를 통과한 물이다. 정수장의 수돗물 생산 과정에서 물속 부유물질을 걸러내기 위해 응집침전을 시킨 다음 반드시 모래 여과장치를 통과시키기 때문이다. 우리가 매일 모래 덕을 보고 있다는 기초적인 상식을 잊고 살아온 것이다. 모래에 있는 미생물이 세균을 처리하고, 암모니아 냄새를 제거하며, 합성세제 역시 모래를 거치며 제거된다. 

수돗물 생산과정에 모래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이명박 전 대통령은 모래가 죽은 강의 상징이라며 모래를 다 파냈다. 강은 직선화되었고, 물만 가득한 수로가 되었다. 이 전 대통령의 변종 운하 소원이 이뤄졌다. 그러나 많은 물이 물을 맑게 한다고 주장했지만, 아무리 물이 많아도 모래 사라진 변종 운하의 결론은 '녹조 라떼'였다. 

4대강 사업은 생명의 강을 파괴하여 식수를 오염시킴으로써 국민의 생명을 위험으로 몰아간 범죄다. 국토를 파괴하고 국고를 거덜 내는 잘못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4대강 청문회를 반드시 해야 한다.  

녹조 라떼가 된 4대강을 다시 살리는 방법은 딱 하나뿐이다. 수문을 열어 강을 흐르게 하고, 강에서 퍼낸 모래를 다시 강으로 돌려보내 주는 것이다. 그러면 여울과 소와 습지 등의 다양한 환경이 생겨 강은 다시 살아나기 시작할 것이다. 
 
 
▲ 2017년 6월말 현재, 낙동강 달성보 부근에서 만난 낙동강 오늘의 모습. 강물이 흐르지 않고, 모래가 사라지니 녹조가 죽어 오색찬란한 수채화가 되었다. 신음하는 4대강을 살리는 길은 수문을 열어 강을 흐르게 하고, 모래를 다시 강에 돌려주는 것뿐이다. ⓒ 최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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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분한’ 미국과 ‘제재반대’ 중·러, 안보리서 ‘정면충돌’...추가 대북제재 난항

미국 대사, “군사력 사용” 으름장... 북한 ICBM 발사에도 ‘결의안’ 힘들 듯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자료 사진)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자료 사진)ⓒ뉴시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로 5일(현지 시간) 오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긴급회의를 개최했지만, 북한 추가 제재를 요구하는 미국과 이에 반대하는 중국과 러시아가 정면충돌했다.

가장 먼저 발언에 나선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오늘은 매우 암울한(dark) 날"이라며 "불법적인(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위험하고, 무모하며, 무책임한 것"이라며 전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비난했다.

헤일리 대사는 "북한이 외교적 해결을 닫아버리고 있다"면서 "우리(미국)가 가진 여러 능력 가운데 하나가 막강한 군사력(considerable military forces)"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해야 한다면 그것을 사용하겠지만, 그런 방향으로 진입하지 않는 것을 더 선호한다"고 밝혔다. 대북 선제타격을 비롯한 군사 옵션까지 언급한 것이다.

헤일리 대사는 또 "유엔 제재를 위반해 북한과의 교역을 허용하는 나라, 심지어는 장려하는 나라들이 있다. 이런 나라들은 미국과의 교역도 계속하고싶어한다. 그러나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대북 교역이 유엔제재를 위반할 경우 중국의 대미 교역이 위태로워질 것"이라고 중국을 겨냥했다.

헤일리 대사는 이어 "새로운 대북 유엔 결의를 제안할 방침"이라면서 이번 북한의 ICBM 발사를 계기로 새로운 안보리 대북 제재결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헤일리 대사는 "북한의 새로운 (전력) 증강에 비례해 국제사회가 대응 수위를 끌어올릴 수 있도록 며칠 안에 안보리에 결의안을 내놓겠다"고 예고했다.

헤일리 대사의 이 같은 언급에 영국과 프랑스, 일본, 한국 대사 등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비난하면서 추가 제재 등에 동의하는 발언을 내놨다.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추가 제재에 반대하며, 특히 '군사적 옵션'은 해결책이 아니라고 강력하게 반발했다.

블라디미르 사프론코프 유엔주재 러시아 차석대사는 "북한을 경제적으로 질식시키는(strangle) 것은 인도적 도움이 필요한 수백만 명의 북한 주민을 생각할 때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제재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프론코프 대사는 중국이 주장한 쌍중단(雙中斷·북한 핵과 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동시 중단)에 관해 지지 입장을 표명하면서 "모든 국가는 전쟁을 야기하는 도발을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군사적 수단은 배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언에 나선 류제이 유엔주재 중국 대사도 "대북 군사 수단은 옵션이 아니다"라고 헤일리 미 대사의 발언을 일축했다. 류제이 대사는 거듭 '쌍중단'을 문제 해결책으로 제시하며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국 배치 철회를 요구했다. 류제이 대사는 "사드는 지역의 전략적 안전을 해치고, 비핵화와 평화적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사드 철회를 거듭 주장했다.

중국과 러시아가 같은 입장으로 미국의 제안에 강력하게 반대하자, 흥분한 헤일리 미국 대사는 "그들(북한)은 당신들이 말한 것이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면서 "우리가 함께 해야 하고 행동을 늦출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헤일리 대사는 감정을 이기지 못한 듯 "만약 북한의 행동에도 즐겁다거나, 북한과 친구가 되기를 원한다면, 앉아서 제재에 반대하거나 새로운 (제재) 결의안에 비토(Veto,거부권)를 행사하면 된다"면서 중국과 러시아에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안보리에서 미국과 미국을 지지하는 서방측과 중국과 러시아 측이 정면충돌함에 따라 유엔의 추가 대북제재는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 중국과 러시아 정상이 한반도 문제에 관해 '대화'를 우선시하는 공동 입장을 표명함에 따라, 북한의 ICBM 발사에도 불구하고 유엔 안보리의 추가적인 제재 결의안 채택은 난항을 거듭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원식 전문기자

국제전문 기자입니다. 외교, 안보, 통일 문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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