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시작된 ‘부자 증세’ 논의, ‘질색’하는 언론들

 

[아침신문 솎아보기] ‘국정농단 수사’ 2라운드, 삼성 뇌물죄 핵심증거도 있나?…박근혜 정권 특정 이념 부추겼다

정민경 기자 mink@mediatoday.co.kr  2017년 07월 21일 금요일
 

정부가 증세 논의에 착수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이 20일 증세 필요성을 건의했고 청와대는 바로 이를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보수언론은 문재인 정부의 증세에 “달콤한 복지의 꿈이라는 함정에 빠져”(동아일보)에 섣부르게 증세결정을 내렸다며 “과속질주”(중앙일보)라고 비판했다. 보수언론은 증세 외에도 최저임금의 상승에도 “과격한 인상안”이라며 “정부의 강압적 분위기”(조선일보)라고 썼다.  

다음은 21일 아침에 발행하는 주요 종합일간지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증세 논의 첫발” 
국민일보 “당청, 법인세 인상·부자 증세 공론화” 
동아일보 “5대그룹-고소득 6680명 겨눈 증세” 
서울신문 “초대기업·초고소득자 증세 드라이브” 
세계일보 “줄잇는 朴정부 문건…국정농단 수사 2라운드” 
조선일보 “민주당이 깃발 든 부자 증세론” 
중앙일보 “문 정부 부자 증세 카드 꺼냈다” 
한겨레 “박근혜 청와대 문건 속 이념전…보수논객 육성에 SNS·포털 통제 지시”
한국일보 “검찰 힘 뺀다더니 적폐 수사 떠안기는 청와대”
 

 

문재인 정부가 증세 논의를 시작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0일 “세입 부분과 관련해 아무리 비과세·감면과 실효세율을 언급해도 한계가 있는 만큼 법인세를 손대지 않으면 세입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며 “초대기업과 초고소득자에 대한 법인세 및 소득세 과세구간을 하나 더 신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초대기업과 초고소득자에 대한 과세 확대를 주장한 것이다.  

 

 
▲ 21일 경향신문 1면.
▲ 21일 경향신문 1면.
더불어민주당이 내놓은 과세안은 소득 200억원 초과에서 2000억원 미만까지는 현행 법인세 22%를 유지하되 2000억원 초과 초대기업에 대해서는 과표를 신설해 25%로 적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민주당은 이렇게 법인세를 개편하면 2조9300억원 세수효과가 있고 이 돈으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중소 자영업자 재정 지원, 4차 산업혁명 기초기술 지원 등을 통해 소득주도 성장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민주당은 소득 재분배를 위한 고소득자에 대한 과세 강화 방안으로 현행 40%로 돼 있는 5억원 초과 고소득자의 소득세율을 42%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향신문은 이를 두고 “이른바 ‘부자 증세’에 따라 올 파장 등을 고려해 증세 타깃을 초대기업과 초고소득자로 좁힌 것”이라고 해석했다.  

청와대도 바로 이를 수용하는 모양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추 대표 발언을 전한 뒤 “청와대는 당이 세제개편 방안을 건의해옴에 따라 민주당, 정부(당정)와 함께 관련 내용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부겸 장관도 20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증세 없는 복지가 불가능한 만큼 증세 필요성을 국민에게 솔직하게 밝혀야 한다”면서 “형편이 되는 쪽에서 소득세를 조금 더 부담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를 정직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 21일 중앙일보 1면.
▲ 21일 중앙일보 1면.
빠르게 진행되는 증세논의에 언론은 상반된 평가를 내놨다. 경향신문은 1면기사에서 이를 두고 “19일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 발표 이후 ‘증세 없는 복지’ 논란이 번지자 재빨리 진화에 나선 것”이라고 해석했다.

 

증세논의에 일제히 ‘부자 증세’우려하는 보수언론 

보수언론은 증세논의에 대해 일제히 ‘부자 증세’이며 진행속도가 너무 빠르다며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이날 1면 기사 제목을 ‘민주당이 깃발 든 부자증세론’이라고 뽑고 “증세는 국민의 세금 부담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인기 없는 정책으로 통한다. 박근혜 정부와 노무현 정부도 급증하는 복지 지출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증세를 추진했다가 조세 저항에 직면했다”고 국민의 저항이 일어날 것을 예상했다. 또한 조선일보는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전 산업자원부 장관)의 말을 인용하여 “트럼프 미 대통령이 법인세율을 15%로 낮추겠다고 공언하면서 전 세계적인 감세 경쟁이 벌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만 법인세율을 올리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전했다.

 

▲ 21일 조선일보 1면.
▲ 21일 조선일보 1면.
동아일보도 이날 사설에서 “(증세론은) 지나치게 즉흥적이다. 노무현 정부의 국가전략보고서인 ‘비전2030’이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은 증세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또다시 달콤한 복지의 함정에 빠져 재원대책에서 우왕좌왕하며 재정적자만 키운다면 정권 후반에 때늦은 후회를 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다만 중앙일보는 증세에 대한 사설에서 “초우량기업과 고소득자를 타깃으로 삼아 세금을 더 걷자는 여당의 제안과 함께 좀 더 다양한 증세방안이 토론되기를 바란다”고만 썼다.  

하지만 또 다른 사설에서는 결국 증세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중앙일보는 사설 ‘문재인 정부의 과속질주를 경계한다’에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탈(脫)원전 △최저임금 인상 △반부패관계기관협의회 복원 등을 열거하며 “민주적 절차와 과정이 생략되고 지나치게 서둘러 진행되고 있다”며 “2009년 54년 만에 정권 교체를 이뤘던 일본 민주당이 3년 만에 정권을 내놓고 오늘날까지 지리멸렬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 역시 무리한 복지를 추구하다 구멍 난 재정을 메우기 위해 소비세 인상을 추진한 결과”라고 비판했다. 

 

▲ 21일 중앙일보 사설면.
▲ 21일 중앙일보 사설면.
박근혜 ‘국정농단 수사’ 2라운드, 박근혜 정권 특정이념 부추겼다

 

청와대가 20일 삼성물산 합병 의결에 대한 박근혜 정부 청와대 문건을 추가 공개했다. 2014년 3월부터 2016년 10월까지 작성된 이러한 청와대 문건은 504건에 달한다. 해당 기록물은 ‘일반 기록물’로 분류되며 공개됐다. 

세계일보는 이를 ‘국정농단 수사 2라운드’라고 표현했다. 세계일보는 “문재인 정부가 ‘100대 국정과제’에서 제1 국정목표를 ‘적폐청산’으로 잡은 데 이어 박근혜 정부 청와대 문건의 적극적인 공개는 사정 정국 기류와 무관치 않다”라며 “검찰은 당장 청와대 문건 수사팀 인력을 보강하고 본격 수사에 나섰다. 사실상 ‘국정농단 수사 2라운드’”라고 썼다.  

청와대는 20일 국정농단 관련 재판이 진행 중인 삼성 관련 문건 제목을 공개했다. 문건은 ‘삼성물산 합병안에 대한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 방향’, ‘해외 헤지펀드에 대한 국내 기업의 경영권 방어 대책 검토’, ‘경영권 방어장치 도입 주장에 대한 쟁점 및 정부 입장 점검’ 등이다. 국정농단 재판의 핵심인 박 전 대통령과 삼성 간 ‘거래’ 의혹이 부각될 수 있는 문건들이다.  

 

▲ 21일 한겨레 2면.
▲ 21일 한겨레 2면.
특히 박근혜 정권에서 특정 이념을 부추긴 것으로 판단할 수 있는 문건들이 다수 발견됐다. ‘보수논객 육성 프로그램 활성화 등 홍보역량 강화’, ‘카카오톡 ‘#검색’ 기능 관련, 좌편향적인 자동연관 검색어 개선 주문’, ‘중앙정부·서울시 간 갈등 쟁점 점검 및 대응 방안’ 등이 대표적이다.

 

카카오톡 검색까지 정부가 관리한 것은 큰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박수현 대변인은 “특정 이념 확산 방안을 청와대가 직접 주도한 것으로 보이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또한 ‘서울시 청년수당 지급 계획 관련 논란 검토’ 문건 등 박원순 서울시장을 견제할 목적으로 보이는 문건도 발견됐다. 이 문건에는 “정부가 무조건 반대한다는 프레임 작동하지 않도록 하면서 서울시 계획의 부당성을 알려야 한다”, “서울시가 청년수당 지급을 강행하면, 지방교부세 감액 등 불이익 조치를 하라”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이에 자유한국당이 공무상 비밀누설 및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는 등 문건 공개가 위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http://www.mediatoday.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구더기 우글거리는' 4대강, 살리는 유일한 방법

 
녹조라떼 해결방법은 단 하나, 보의 수문 열어 강물 흐르게 하는 것

17.07.21 05:20 | 최병성 기자쪽지보내기

▲ 구더기가 우글거리는 이곳은? ⓒ 최병성

"우~웩. 구더기다!"

뚜껑을 열자, 토할 것 같은 악취가 진동하고 구더기가 우글거렸다. 커다란 플라스틱 통마다 붉은 마대자루가 가득했다. 이들의 정체는 무엇일까? 

여기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죽은 강을 살렸다는 4대강사업 현장이다. 풀밭에 줄지어 있는 커다란 플라스틱 통에는 강에서 걷어낸 녹조를 마대자루에 담아 넣어뒀다. 풀밭 저 너머로 금강 부여보가 보인다.  
 
▲ 강변에 놓인 커다란 통 안에 녹조 자루가 가득했고, 구더기가 우글거리고 있었다. 풀밭 너머로 금강 부여보가 보인다. ⓒ 최병성

녹조가 썩어가며 그 안에 구더기들이 우글거렸고, 녹조 통 아래 달린 꼭지에선 썩은 녹조 물이 줄줄 흘러내리고 있었다. 

저 드넓은 강에서 녹조를 어떻게 걷어낸 것일까? '녹조제거선'이라는 배가 등장했다. 방수 페인트를 풀어 놓은 듯한 강을 오가며 녹조를 걷어 마대자루에 담은 것이다. 
 
▲ 녹조제거선. 걷어 올린 녹조가 담긴 자루가 보인다. ⓒ 최병성

녹조라떼 해결하기 위한 눈물겨운 노력

이명박 전 대통령이 강의 모래를 파내고 16개 대형 댐 규모의 보를 건설했다. 물은 많아졌으나 녹조라떼가 되었다. 국민 먹는 물을 독극물 녹조라떼로 만들었으니, 가만히 두고 볼만큼 무책임한 이명박근혜 정부는 아니었다. 

이명박근혜 정부는 4대강의 녹조라떼 해결을 위해 그동안 열심히 노력했다. 녹조제거선을 비롯하여 수많은 방법을 동원했다. 그러나 녹조라떼는 변함없었다. 강은 흐르는 것 외엔 백약이 무효이기 때문이다.  

녹조라떼 해결을 위한 이명박근혜 정부의 눈물겨운 수고를 함께 살펴보자.   

금강 부여보 창고에 이상한 포대들이 가득 쌓여 있다. 시멘트 포대 아래, WATER-CLEAN(워터-클린)이라는 생소한 포대가 있다. '녹조·적조 제거용'이라는 설명이 함께 적혀 있다. 
 
▲ 금강 부여보에 가득 쌓여 있는 녹조제거제. 녹조제거제 뿌리면 4대강 녹조가 해결되는 것일까? ⓒ 김종술

녹조 가득한 강에 녹조제거제를 뿌렸다. 녹조가 사라졌다. 근원적으로 해결한 것이 아니다. 일시적으로 녹조를 강바닥으로 가라앉게 한 것뿐이었다. 

강바닥에 침전된 녹조가 새로운 문제를 야기했다. 물고기가 떼죽음 당한 것이다. 기온 변화로 수면과 강바닥의 수온 차이가 발생하면, 어느 순간 바닥에 있던 침전물이 부유한다. 이는 물고기를 죽이는 원인이 됐다. 
 
▲ 강을 살렸다는 4대강에서 수시로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했다. 그 원인 중에 하나가 녹조 제거를 위해 뿌려진 녹조제거제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 정수근

비단 물고기 떼죽음만 문제가 아니다. 녹조제거제가 뿌려진 강, 과연 국민이 먹는 물은 안전할까? 

낙동강 한 가운데서 녹조제거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건 또 무슨 방법일까? 강 바닥에 강한 미세 기포를 쏘아 녹조를 부상시킨 후, 응집된 녹조를 수거해 탈수시켜 폐기물로 처리하는 방법이다. 
 
▲ 초록빛 낙동강 한 가운데서 녹조제거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건 또 무슨 방법일까? ⓒ 신병문

미세기포를 이용한 녹조 제거의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또 이 방법이 먹는 물에 영향을 주진 않을까? 미세기포를 이용한 녹조제거는 물의 흐름이 전혀 없는 호수나 연못을 정화하는 방법이다. 호수 바닥에 미세기포를 쏘아 오랜 시간 침전되어 수질을 악화시키는 퇴적물을 걷어낸다. 

이 분야에 특허를 가진 분이 녹조를 제거하는 현장을 방문한 적이 있다. 효과는 놀라웠다. 호수 바닥에 쌓여 있던 침전물이 수면 위로 떠올랐고, 연못의 수질이 몰라보게 개선되었다. 
 
▲ 물이 썩은 호수에서 미세기포를 이용해 침전물을 부상시켜 수질 개선작업을 하고 있다. ⓒ 최병성

그러나 이 수질개선 방법은 물의 흐름이 없는 호수나 연못의 퇴적물을 제거하는 데 사용해야 한다. 4대강처럼 면적이 넓은 곳엔 소용없는 짓이다. 더 큰 문제가 있다. 4대강에 보가 건설되어 물의 흐름이 차단되긴 했다, 그러나 유속이 느려진 것이지, 호수처럼 완전히 정지한 것은 아니다. 

4대강은 국민이 식수로 사용하는 물이다. 비록 느리지만 유속이 남아 있는 4대강에 이 방법을 사용하면 안 된다. 알츠하이머 병의 원인 물질로 알려진 알루미나 성분의 화학물질을 응집제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녹조를 감추고자 강물 속에 알루미나를 사용하는 것은 국민의 안전을 위해 결코 최선의 방법이 아니다.  
 
▲ 미세기포를 이용한 녹조제거선 위에 커다란 통들이 가득하다. 강물 속으로 넣는 알루미나 성분의 물질이다. ⓒ 최병성

송어 양식장으로 전락한 4대강

이명박 전 대통령의 4대강 새 창조 현장엔 이전의 강에서 볼 수 없던 새로운 것들이 많다.  4대강 곳곳에 수차가 설치되어 있다. 이런 수차는 송어양식장에서 물에 산소를 불어 넣기 위해 사용하던 것이다. 그런데 4대강에서 수차를 만나다니, 4대강이 언제 송어 양식장으로 변한 것일까? 
 
▲ 여러개의 수차를 연결하여 돌리고 있지만, 녹조라떼의 위용은 여전하다. ⓒ 최병성

4대강에 송어 양식장 수차가 등장한 이유가 있다. 한반도대운하 영상에 '운하에 화물선이 지나가며 스크루 물보라가 수질을 개선한다'고 홍보했다. 

꿩 대신 닭이라던 옛말처럼, 변종운하인 4대강에 화물선 스크루 대신 송어 양식장 수차를 돌린 것이다. 그러나 흐름을 잃어버린 4대강에 수차를 아무리 돌려도 녹조라떼는 변함이 없다. 
 
▲ 화물선의 스크루가 수질을 개선한다던 한반도대운하 홍보영상. 4대강에 화물선 대신 송어양식장 수차를 돌리고 있는 중이다. ⓒ 한반도 대운하

낙동강에 강정보에 모터 소리가 침묵을 깨고 있다. 이건 또 뭘까? 가까이 다가가 살펴보니 모터에서 전깃줄이 강물 속으로 이어져 있다. 아하~, 물방울을 일으켜 강물 속에 공기를 공급하는 폭기조 장치다. 죽어가는 강을 살리려 이렇게까지 애쓰는 이명박근혜 정부의 노력이 눈물겨웠다.  
 
▲ 변종운하인 4대강에 화물선 스크루 대신 수차와 함께 폭기조가 등장했다. 그런다고 4대강 녹조라떼가 사라질까? ⓒ 최병성

4대강 녹조라떼 현장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게 있다. 빠르게 달려가는 모터보트다. 수상스키를 타는 사람도 없는데, 4대강에 모터보트는 쉼없이 바쁘게 오간다. 왜 일까? 녹조라떼를 흩트리는 작업 중이다. 녹조라떼가 한 곳에 모여 있으면 사람들 눈에 쉽게 눈에 띄니, 녹조라떼가 있는 곳을 모터보트로 오가며 녹조를 사방으로 흩뜨리는 일을 하는 것이다.   
 
▲ 4대강 녹조라떼를 흩뿌리기 위해 하루종일 모터보트가 강을 오간다. ⓒ 최병성

4대강을 살리는 유일한 방법은 

그동안 이명박근혜 정부에선 4대강 녹조라떼를 해결하기 위해 녹조제거제와 수차와 폭기조 등 다양한 방법들을 동원했다. 그러나 녹조라떼는 변함없다. 백약이 무효였다. 보를 세워 강의 흐름을 차단한 상태에선 그 어떤 방법도 녹조라떼를 해결할 수 없다. 

강을 사람에 비유한다면, 물의 흐름은 사람의 심장이요, 강에 산소를 공급하는 여울은 허파라 할 수 있다. 변종운하인 4대강사업은 수로를 만들기 위해 여울을 다 파 없앴고, 보를 건설하여 물의 흐름을 차단했다. 4대강사업은 인체에서 심장과 허파를 떼 낸 것과 같다. 

심장과 허파 떼 낸 사람이 살 수 없듯, 물의 흐름이 막히고 여울을 잃어버린 강이 녹조라떼가 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억지로 공기방울을 불어 넣는 수차와 폭기조로 인공호흡한다고 죽어가는 4대강이 다시 살아날 수 없다.  

4대강 녹조라떼를 해결하는 방법은 딱 하나뿐이다. 보의 수문을 열어 강물이 흐르게 하는 것이다. 강의 생명은 흐르는 역동성에 있다. 강물이 흐를 때 바닥에 쌓인 유기물이 저절로 해결된다. 이뿐 아니라 강물은 흐르며 스스로 여울과 소를 만들고, 나무가 자라는 습지를 만들며 강물 스스로 정화작용을 회복하게 된다. 

더 이상 쓸데없는 짓 하느라 예산을 낭비하지 말라. 4대강은 국민의 생명수다. 국민의 안전을 위해 수문을 열어 강을 흐르게 하는 것만이 4대강의 녹조라떼를 해결하고, 강을 다시 살리는 유일한 방법이다. 강을 흐르게 하라!
 
▲ 여울은 강에 산소를 불어 넣는 천연 정수기다. 수문을 열어 강이 흐르면, 여울이 만들어지며 강이 스스로 살아날 것이다. ⓒ 최병성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인걸은 간데없고 곰팡내 무성한 '통일의 집' 방문

문익환.박용길의 품, 그대 정녕 잊었는가<르포> 인걸은 간데없고 곰팡내 무성한 '통일의 집' 방문
조정훈 기자  |  whoony@tongilnews.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승인 2017.07.20  14:53:19
페이스북 트위터
   
▲ '산천은 의구한데 인걸은 간데없고...'. 스러져가는 '통일의 집'을 지난 17일 <통일뉴스>가 방문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산천은 의구한데 인걸은 간데없고..' 목은 이색의 싯구가 떠올랐다. 서울시 도봉구 수유동 251-38번지. 골목 끝자락 흰색 문설주 위에 걸린 '통일의 집'. 바로 늦봄 문익환 목사와 부인 봄길 박용길 장로가 마지막까지 기거한 집이다.

늦봄과 봄길이 떠난 '통일의 집'을 지난 17일 <통일뉴스>가 찾았다. 4.19민주영령이 안식하고 있는 4.19민주묘지를 향하는 길목. '통일의 집'을 가리키는 표지판은 녹이 슬었다. 표지판을 따라 걸음을 옮기자 골목 끝 '통일의 집'이 한눈에 들어왔다.

문 목사의 부모 문재린 목사와 김신묵 여사가 이 동네를 왔다가 마음에 들어 정착한 집은 1960년대에 지은 단층 주택으로, 상공부가 당시 관사로 활용하려고 지었다고 해 '상공부 주택'으로 통했다. 

1970년대 문 목사 가족들이 이사했다. 1994년 문익환 목사 사후, 홀로 거주하던 박용길 장로를 위해, 1997년 건설노동자들이 붉은 벽돌집은 흰 색으로 칠하고, 지붕에 창문을 내는 등 수리를 했다. 

'누구나 통일을 논의할 때 쓸 수 있는 공간'이라는 뜻의 '통일의 집'은 문 목사 사후 박용길 장로가 붙인 이름이다. 

   
▲ 녹슨 표지판이 '통일의 집'을 안내하고 있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 2011년 박용길 장로 소천 이후 방치된 '통일의 집'.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박 장로 생전 방문한 적이 있던 기자는 '통일의 집'을 바라보자, 꼿꼿이 서서 주름진 얼굴로 어서오라 손짓하는 박 장로의 모습이 보이는 듯했다. 

하지만 그마저도 잠시. 대문을 열고 들어간 '통일의 집' 마당은 풀만 무성했다. 세월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 축대는 쓰러지려 했다. 집안에 들어서자 곰팡내와 먼지 냄새가 코를 찔렀다. 

문 목사가 생전에 책을 읽고 글을 쓰던 안방에는 수많은 선물과 상패, 유품들이 아직 제자리를 찾지 못한 듯했다. 문 목사의 부모가 살았고, 훗날 '기도하는 방'으로 쓰이던 방은 정리되지 못한 창고였다. 세 아들이 살고, 후에 박 장로가 기거하던 방은 수많은 상자가 차지하고 있었다. 

문 목사가 책상머리에 두던 장준하 선생의 사진액자는 세월의 무게를 견디지 못했다. 각계에서 받은 유묵은 겹겹히 쌓여 먼지가 앉았다. 박 장로가 직접 쓴 각계 인사의 전화번호판은 역사를 증언했지만, 그냥 끄적인 종이로만 남았다. 2만 5천여 점에 달하는 유품은 삭고 있었다.

그 누가 이곳이, 문 목사 내외와 동지들이 민주화와 통일을 논하던 곳이라 생각할 수 있으랴. 주인없는 집은 사실상 방치된 상태. 집안을 둘러보니 '아이고' 소리가 절로 가슴을 쳤다. 개미와 좀벌레가 제집 삼아 돌아다니는 것이 눈에 띠자 억장이 무너졌다.

북간도 명동촌에서부터 이어온 밥 한 숟갈을 50번 씩 씹으라는 말을 열심히 실천하며, 민주와 통일을 토론하던 문 목사 가족의 밥상머리 교육의 장은 온데간데 없었다. 2011년 박 장로의 소천과 함께, '통일의 집'은 모두의 기억에서 잊혀졌다. 그리고 '통일의 집'은 폐허의 길을 걸었다.

   
▲ '통일의 집' 내부. 박용길 장로가 정리해 둔 모습 그대로이지만, 먼지가 켜켜이 쌓였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 '통일의 집' 안방. 2만 5천여 점에 달하는 유물 보존 및 정리가 시급하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 문 목사 사후 박용길 장로가 기거한 방은 상자들로 가득했다. 정리된 듯해보이지만, 상자 속 유물은 삭는 중이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집에서 만난 문영미 '이한열기념사업회' 학예연구실장과 김준엽 '문익환 통일의 집' 사무국장은 연신 안타까움을 보였다. 이 두 사람은 오는 2018년 6월 1일 문익환 목사 탄생 100돌을 맞아 '통일의 집'을 박물관으로 탈바꿈해 시민들에게 돌려주려 한다. 

문영미 실장은 "가옥이 너무 낡아서 많이 훼손될 위기이다. 화급하다. 사료들이 잘 보관되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자료가 분실된 것이 한둘이 아니다. 사료들이 처박혀있다"며 "집을 소독하고 자료를 제대로 정리하고 사람들이 와서 볼 수 있도록 하려면 엄청난 예산과 공간이 필요하다. 시작이라도 해야 하는데 아직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김준엽 사무국장도 "통일 등과 관련한 사료가 2만 5천여 점이다. 우리사회의 가치이자 유산이다. 그런데 방치되어 있다"며 "이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탓으로 넘길 문제가 아니다. 우리 사회가 문제의식을 가져야 하는 부분"이라고 '통일의 집' 보존의 시급성을 알렸다.

'통일의 집'을 어떻게든 살리려는 이들의 아쉬움은 '그래도 비는 안 샌다'라는 위안만이 묻어있었다. 문 목사와 박 장로의 숨결이 담긴 89.97㎡의 '통일의 집'이 '비는 안 새는' 데 만족해야 하는 탄식.  이 탄식이 과연 몇 사람만의 것이어야 하는가.

   
▲ 정원철 추계예대 교수가 제작한 문익환 목사 초상화.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 박용길 장로 생전에 걸린 문 목사 관련 액자만이 예전 '통일의 집'을 떠오르게 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차디찬 거리에서 이뤄낸 촛불혁명으로 문재인 정부가 들어섰다. 문 목사가 꿈꾸고 박 장로가 그리던 민주.평화.통일의 세상이 이제 다시 시작된다는 기대감에 시민사회는 잔뜩 부풀어 있다. 하지만 '통일의 집'을 둘러보며 시민사회가 정작 해야할 일은 무엇인가를 떠올렸다.

문익환 목사 탄생 100년인 2018년 6월 1일을 기념해 '통일의 집'을 박물관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지난해 '사단법인 통일의 집'(이사장 최찬환)이 설립됐다. 하지만 아직 시민사회에 널리 알려지지 않은 탓인지 어려운 상황이다. 

의구한 '통일의 집'을 지키고 보존하는 '인걸'은 바로 우리 자신이다. 흩어진 민주.평화.통일운동가들 그리고 시민들이 뜻을 모으면 문익환.박용길의 꿈은 되살아날 수 있다.

'통일의집' 후원은 아래 주소를 클릭하면 된다.
http://문익환.닷컴/board/write.html?pid=101&fno=3

   
▲ 박용길 장로가 직접 쓴 전화번호판. 고은, 임종석, 장영달, 함세웅 등의 전화번호가 빼곡히 적혀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정세현 "한미 군사훈련 중단하면 북한도 곤란해진다"

 
[정세현의 정세토크] "베를린 구상까지는 괜찮았는데…"
2017.07.20 11:13:01
 

 

 

 

문재인 정부가 남북관계 복원의 첫 단추로 이산가족 상봉과 군사 당국 회담을 꺼내 들었다. '인도적 문제 해결'과 '군사적 긴장 해소'라는, 남북 간 가장 시급한 문제부터 풀어가겠다는 의도다. 
 
북한은 남한의 제안에 아직 침묵하고 있다. 이에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북한이 남한의 제안을 두고 상당히 고민하고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 전 장관은 "북한은 군사 당국 회담은 받고 싶을 것이다. 남한의 대북 확성기 방송과 대북 전단 살포 등도 여기에 포함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이것만 날름 받아먹고 10.4 선언 10주년 계기 이산가족 상봉을 나 몰라라 할 수가 없다. 그러면 10.4 선언을 존중하지 않는 셈이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이 '조건환경론'을 내세워 두 사안 모두를 거절하거나, 두 사안 모두를 아우르는 장관급 회담을 역제안하는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정 전 장관은 "북한은 1970년대에도 회담이나 이산가족 문제에 응하기 싫을 때 '조건 환경론'을 들고 나왔다"며 "북한은 '이산가족 상봉 할 수 있다. 그런데 상봉을 하려면 그에 적절한 환경이 돼야 한다'면서 오는 8월로 예정된 한미 연합 군사 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을 걸고 넘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정 전 장관은 북한이 장관급 회담을 역제안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북한이 경제 협력 문제나, 이산가족 문제, 군사회담 문제 등을 포괄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회담으로 급을 높이자고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 전 장관은 북한이 장관급 회담을 제안할 경우 정부가 이를 수용할 필요가 있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베를린 구상에서 이야기했던 이산가족 상봉, 평창 올림픽 북한 참가, 군사분계선 적대 행위 금지, 정상회담 중에 정상회담을 제외한 세 가지 사안을 장관급 회담에서 논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터뷰는 19일 언론 협동조합 <프레시안> 박인규 이사장과 대담 형식으로 진행됐다. 다음은 인터뷰 주요 내용이다.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문재인 정부가 출범 이후 북한과 첫 대화 의제로 군사 당국 회담과 이산가족 상봉을 제안했습니다. 적절했다고 보십니까?  

정세현 : 베를린 구상에서 정상회담으로 가기 위한 일종의 입구로 이산가족과 군사회담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입니다. 인도주의 차원에서 명분이 큰 이산가족을 걸고 들어가고 북한에 상당히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는 확성기 방송 등을 걸어서 북한을 회담장으로 끌어내는 것이죠.  

전체적인 방향이랄까 틀은 잘 잡은 것 같습니다. 방법론적으로는 비정치적인 분야부터 시작하는 일종의 기능주의적 접근인데, 그렇게 이산가족 상봉과 군사 당국 회담 등을 시작하면서 이후에는 정상회담까지 가는 것으로 방향을 잡아놓고 그 과정에서 남북관계 활성화되면 장관급회담도 할 수 있다는 복안으로 보입니다.  

프레시안 : 어쨌든 문재인 정부의 제안에 대해 북한은 아직 답이 없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이번주 금요일에(21일) 군사 당국 회담을 하자고 제안했는데요. 

정세현 : 답을 빨리 주지 않는 것은 나쁜 신호는 아니라고 봅니다. 북한이 걷어찰 제안이었다면 진작에 거부했겠죠. 지금 나름 숙고 중인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군사 당국 회담은 받고 싶을 겁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베를린 구상에서 군사분계선 적대행위를 중지하자고 했는데, 여기에는 남한의 대북 확성기 방송과 대북 전단 살포 등도 포함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북한이 이것만 날름 받아먹고 이산가족 상봉은 나 몰라라 할 수가 없습니다. 명분이 서질 않는 거죠.  

물론 북한은 이산가족 상봉과 관련해 지난해 4월 한국으로 들어온 북한 식당 종업원 12명과 김련희 씨를 돌려보내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이 이 문제를 먼저 해결하자고 역제안하면 10.4선언 10주년 및 추석 계기 이산가족 상봉을 걷어차는 것이나 다름없게 되고, 그렇게 되면 10.4 선언을 존중하지 않는 셈이 됩니다.  

그렇다고 남한이 제안한 이산가족 상봉을 받아버리면 그동안 자기들이 계속 주장해왔던 식당 종업원과 김련희 씨 관련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게 됩니다. 북한 입장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바에는 그냥 갈등 이슈로 남겨두는 것이 낫다고 판단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이 '조건 환경론'을 들고 나오면서 남한의 제안을 거절할 수도 있습니다. "이산가족 상봉 할 수 있다. 그런데 상봉을 하려면 그에 적절한 환경이 돼야 한다"면서 군사회담에서 오는 8월로 예정된 한미 연합 군사 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을 걸고 넘어지는 겁니다. 

실제 북한은 1970년대부터 남북 간 회담을 거부하거나 응하고 싶지 않을 때 조건이나 환경 이야기를 많이 해왔습니다. 당시 남한은 북한에 이산가족의 고향 방문을 추진하자고 했는데, 북한은 "주한미군이 있고 보안법이 살아있는데 어떻게 가냐"라면서 주한미군 철수와 보안법 폐지를 주장했죠. 결국 상봉은 무산됐습니다.  
 

▲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17일 문재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 후속 조치의 배경과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통일부


이미 북한은 조건 환경론을 들고 나올 조짐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장웅 북한 IOC 위원이 평창 동계올림픽의 단일팀 구성 이야기가 나오자 "체육 위에 정치 있다"고 말하기도 했죠. 이는 북한 입장에서 "남북이 화해‧협력하려는 모양새를 취하려면 한미 연합 군사 훈련은 중지해야 하는 것 아니냐" 정도의 이야기를 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 조건에서만 평창 올림픽 단일팀 구성을 비롯해서 다른 회담도 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실제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단을 받아버리면 북한도 곤란해집니다. 자기들도 핵과 미사일 활동을 중지해야 하거든요. 뱉은 말이 있기 때문에 군사 훈련 중지만 받아 먹을 수는 없습니다. 이게 북한 입장에서는 상당히 고민스러운 대목일 겁니다. 

물론 북한이 핵 동결을 하면 좋긴 하죠. 그런데 이걸 시작으로 비핵화와 평화협정이라는 출구로 나오자고 하면, 북한은 자기들이 판을 주도하기에 불리하다고 생각할 겁니다. 그래서 받기가 어려운 측면도 있습니다.  

북한은 '조건 환경'의 핵심 요소인 군사 훈련 문제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를 하다 보면 자신들의 핵 활동 이야기를 꺼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북한은 남한과 대화를 어느 범위까지 해야 할 것인지 판단이 필요합니다. 

예전 사례를 살펴보면 지난 2004년 남북 장성급 회담에서 우리가 서해상에서의 남북 함정 간 충돌 방지를 위한 무선 교신을 먼저 요구했습니다. 그랬더니 북한에서 군사분계선 인근의 확성기 방송 중단을 연계하자고 했죠. 그렇게 협상이 이뤄진 적이 있는데요. 

북한은 이때의 협상을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확성기 방송과 무선 교신 등을 주고 받는 선에서 군사 회담을 마무리하겠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죠. 하지만 본인들이 스스로 정치‧군사 문제가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고 남한이 그 이야기를 하자고 판까지 깔아 놨는데, 군사 훈련 문제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그래서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을 겁니다. 

게다가 북한 입장에서 '훈련 중단'이라는 일종의 성과를 얻어내기 위해서는 한국이 아니라 미국과 협의하는 것이 우선 필요합니다. 자기들이 미국과 일정하게 협상을 하고 거기서 가능성을 봐야 하는 것이죠.  

프레시안 : 그런데 바로 그런 점 때문에 북한이 남한 제안에 응하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미국이 우리의 회담 제의에 대해 전폭적인 지지 의사를 보내지 않았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남한과 대화에 나선다고 해도 이게 북미대화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할 수 있고, 그래서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정세현 : 그럴 수도 있습니다. 미국이 남한의 대화 제의를 적극적으로 지지한다면 군사 훈련 중단과 북한의 핵 미사일 동결을 맞바꿀 수도 있는데, 미국이 저렇게 나오면 먼저 이 안을 제안할 리가 없다는 것을 북한도 잘 알고 있을 겁니다.  

미국이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북한 입장에서는 남북 군사 회담으로 들어가서 미북 간 군사적 상황을 전환시킬 수 있는 출구로 나갈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당장 확성기 방송이나 전단 때문에 회담에 나가는 것이 '소탐대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죠.  

또 북한 입장에서 핵 동결이든 비핵화든 핵 카드를 통해 받아내야 할 반대 급부가 미북 수교나 평화협정 체결인데, 이는 한국이 아니라 미국이 줄 수 있는 것들입니다. 이런 부분도 영향을 미칠 겁니다.  

프레시안 : 북한이 고민을 하다가 답을 주지 않으면, 우리는 계속 기다려야 할까요?

정세현 : 일단 문재인 대통령이 7월 27일부터 상호 적대 행위를 중지하자고 제안했기 때문에 이 부분은 지키려고 할 겁니다. 날짜가 좀 지나가서 군사 당국 회담을 미뤄둔다고 해도, 기본적으로는 이런 방향으로 남북관계를 안정시키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프레시안 : 북한이 거절하지 않는다면 남한의 안을 수용하거나 역제안 둘 중 하나인데요. 어느 쪽에 더 무게를 둬야 할까요?  

정세현 : 회담 격을 높여서 정치 문제부터 풀어 나가자고 역제안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장관급 회담을 하자는 식이겠죠. 경제 협력 문제나, 이산가족 문제, 군사회담 문제 등을 포괄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회담으로 급을 높이자는 것입니다.  

장관급 회담으로 급을 높여서 종합적으로 '판'을 짠 뒤에 이산가족 상봉과 군사 당국 회담 같은 세부적인 사안에 들어가자는 것이죠. "체육 위에 정치 있다"고 말한 걸로 보면 이럴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세부 사안에서 좀 더 고차원적인 문제로 올라가는 방식이 아닌, 중간 단계 정도의 장관급 회담을 통해 세부 사안도 논의하고 정상회담으로도 갈 수 있는 것이죠. 

만약 북한이 장관급 회담을 역제안한다면 정부는 수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문 대통령이 베를린 구상에서 이야기했던 이산가족 상봉, 평창 올림픽 북한 참가, 군사분계선 적대 행위 금지, 정상회담 중에 정상회담을 제외한 세 가지 사안을 장관급 회담에서 논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프레시안 : 그런데 박근혜 정부 당시 장관급 회담이 거론됐을 때 소위 수석대표의 '격' 문제를 가지고 시끄러웠습니다. 그래서 2015년 12월 남북은 장관급이 아닌 차관급 당국 회담을 개최하기도 했는데요.  

정세현 : 당시 북한 체제의 특성을 모르는 박근혜 정부가 그렇게 규정해버린 겁니다. 우리는 회담 대표가 어느 정도의 결정권이 있지만 북한은 어차피 뒤에 있는 사람들이 다 결정합니다. 내각책임참사든 조평통(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북한의 대남 기구) 서기국장이든 간에 대표자로 나오는 사람보다는 뒤에서 어떻게 회담을 이끄는지가 중요하죠. 

또 과거 1990년 남북 총리급회담 북측 대표단의 일원이었던 안병수(또는 안경호) 당시 조평통 서기국장은 한국 언론에서 장관급으로 평가받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안된다구요? 왜 달라졌는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도 없습니다.  

협상에 나온 사람은 북한의 입장을 전달하는 통로이지, 누가 와도 결정권을 가진 사람이 될 수 없습니다. 그런 '격'을 따지기보다 회담 내용을 잘 살펴야 합니다. 
 

▲ 가장 최근에 열린 남북 당국회담인 2015년 12월 차관급 회담 ⓒ사진기자협회제공


남북 대화에 떨떠름한 미국?  

프레시안 : 지난 6월 30일(현지 시각) 한미 정상회담 이후 발표된 공동성명에는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의 평화 통일 환경을 조성하는 데 있어 대한민국의 주도적 역할을 지지하였다"라고 명시돼있습니다.  

그런데 남한이 북한에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접촉과 군사 당국 회담을 제안한 것을 두고 미국이 "한국 정부에 물어보라"는 식으로 사실상 환영하지 않는다는 반응을 내놓았습니다. 

정세현 : 미국 반응을 두고 어떤 의도인지 당장은 추론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이미 발표한 것을 미국 측이 뒤집은 것이라고까지 해석하기에는 너무 이르지 않나 싶습니다.  

그리고 북한과 대화를 추진하겠다는 남한 정부의 입장을 미국이 쌍수를 들고 환영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좀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보통 이번처럼 한국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하는 경우가 많죠.  

오히려 국내에서 남한 정부가 북한과 대화든 뭐든 하려면 미국에 충분히 사전에 설명해서 승인을 받아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인식이 많은 것 같습니다. 감히 우리가 어떻게 마음대로 상황을 주도하냐는 건데, 실제로는 우리가 먼저 이렇게 치고 나가는 것이 일을 만들어내는 데 더 좋을 수 있습니다.  

미국이 좀 떨떠름하게 생각하더라도 우리가 먼저 정책을 밀고 나가면서 기정사실화하고 거기에서 성과가 생기면 그걸 가지고 미국을 설득하는 것이 일을 성사시키는데 더 효과적이기 때문입니다.  

한편으로는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와 외교부, 국가안보실 등이 사전에 미국을 잘 설득했는지도 의문입니다. 미국으로부터 주도권까지 받아 오면서 이런 중대한 제안을 한 마당에 미국이 삐딱하게 보지 않도록 사전에 보다 철저하게 미국과 교감을 이뤘어야 했던 것 아닌가 싶습니다.  

문 대통령의 메시지 관리도 베를린 구상까지는 괜찮았는데 G20 회의 계기에 만난 한미일 정상회담에서는 제재와 압박 이야기를 강조했는데요. 이건 북한에게 남한의 진정성을 의심하게 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물론 미국이나 국내 보수 여론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미국도, 국내 보수 세력도, 북한도 만족할 수 있는 제안은 현실적으로 존재할 수가 없습니다. 결국 어느 쪽이든 설득을 해나가겠다는 생각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참모들과 사전에 충분한 타당성 검토 회의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이산가족 상봉만 해도 북한이 식당 종업원을 걸고 넘어갈 것이라는 건 충분히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입니다. 김련희 씨도 마찬가지고요. 따라서 정부는 이걸 어떤 식으로 풀어갈 것이냐는 대책이 있어야 하는데 이 부분을 준비하고 있는지 모르겠고요. 

대통령이 단일팀을 언급한 것도 좀 성급해 보였습니다. 북한이 거절한 게 문제가 아니라 남한 내 여론과 국가대표 선수들 입장을 고려해야 했습니다. 실제 1984년 올림픽 참가를 위한 남북 단일팀 구성을 위해 북한과 협의를 할 때 당시 정치권은 적극적이었지만 선수들의 반대로 결국 무산됐습니다. 이러한 전례를 참모들이 살펴서 대통령에게 보고해야 하는데 이런 과정이 있었는지도 의문입니다. 외교‧안보의 사령탑이 없기 때문에 이런 메시지가 나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북한, 몸값 높아졌다 

프레시안 : 한편 로버트 게이츠 전 CIA 국장‧전 국방부 장관은 <월스트리트 저널>(WSJ)과 인터뷰에서 북한의 비핵화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비핵화가 아니라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을 제한하는 '북핵 동결론'으로 가야한다는 주장이었는데요. 

정세현 : 그런 로드맵이 이제는 현실적인 이야기가 돼버린 겁니다. 이렇게까지 이야기가 나오게 된 원인은 지난 9년 동안 사실상 무방비 상태로 북한에 시간을 벌어줬기 때문입니다. 사실상 방치했으니까요. 인정하기 싫지만, '핵을 머리에 이고 살 수밖에 없는' 상황을 박근혜 전 대통령이 만들고 떠난 셈입니다.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한미 정부가 북한의 비핵화가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를 공식적으로 선언할 수는 없지만, 현실적으로는 목표를 조정해야 하지 않을까요?  

정세현 : 그런데 트럼프 정부 들어와서 'CVID'(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t), 즉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핵폐기' 이야기가 또 나왔습니다. 오바마 정부때만 해도 '완전하고 검증가능한' 정도까지만 언급됐었는데요. 아무튼 정부는 게이츠 전 장관처럼 말할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북한이 핵실험 5번하고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을 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갖춘 상황에서 비핵화에 호응할 리가 없다는 점입니다. 과거같으면 북미 수교나 평화협정 정도로 북한의 비핵화를 달성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북한 몸값이 너무 높아졌습니다. 

프레시안 : 미국이 북한과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수교할 가능성은 있을까요? 

정세현 : 주한미군 문제가 붙어있어서 쉽지는 않을 겁니다. 김일성-김정일 정권에서는 주한미군의 철수를 요구하지 않는 조건으로 평화협정과 수교 이야기를 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핵과 미사일이 고도화된 이후에는 조건이 달라졌습니다. 예전 방식으로만은 북핵을 해결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 관련기사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탈원전 반대 교수들 보며 과학기술연구자로서 창피했다”

 

[인터뷰] 신명호 공공연구노조 정책위원장 “원자력 학자들‧한수원 노조 이해안돼…일부 언론, 자극적 얘기만 보도”

조현호 기자 chh@mediatoday.co.kr  2017년 07월 20일 목요일

문재인 정부의 탈핵‧탈원전 선언에 두차례나 반대 성명을 낸 원자력 학자들에 대해 공공기관의 과학기술연구자 집단 노조(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산하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가 비판에 나서 여론의 주목을 받았다. 원자력 학계와 같은 과학기술연구자로서 학자들이 내놓은 주장을 보고 창피했기 때문이라고 해당 노조 책임자는 전했다.

폐쇄적인 원자력계를 포함해 우리 과학기술계의 연구 시스템 자체가 적폐라는 점도 그는 강조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산하의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위원장 김준규) 소속 신명호 정책위원장은 19일 오후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신 위원장은 원자력 학계 뿐 아니라 현재 신고리 5‧6호기 건설 임시중단에 앞장서 반대하고 있는 한국수력원자력 노동조합의 행태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공공연구노조는 정부출연 기초과학‧생명‧화학‧항공우주 등 과학기술분야 연구원 또는 연구기관 소속 조합원들로 구성된 노조이며, 신명호 정책위원장은 항공우주연구원지부장도 함께 맡고 있다. 여기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소속 조합원도 포함돼 있다.

신 위원장은 성명을 낸 이유에 대해 “과학기술하는 입장에서 창피했다”며 “원자력 관련 학자들이 성명을 두 번이나 냈다. 거기에 들어 있는 417명의 교수들 명단을 봤더니 내가 잘 아는 교수도 있었다”고 밝혔다. 신 위원장은 “너무 한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다”며 “탈원전 정책이 추진된다고 당장 잘리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탈원전이 추진되면서 과제도 있을 수 있고, 원자력 안전 분야 측면에선 할 일이 더 많을텐데 학자들이 이런 성명을 내는 것은 과학기술연구자로 창피하다고 했더니 (공공연구노조) 위원장이 내자고 해서 빨리 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공공연구노조는 민주노총 산하이기 때문에 ‘탈핵’의 기조가 있기도 했으며, 대전지역의 시민사회단체와도 연대했다고 신 위원장은 전했다. 그는 “성명을 낸 이후 원자력연구원과 원자력안전기술원(킨스‧KINS) 쪽 있는 사람 중에서 속시원하다고 말한 사람도 있었다”고 전했다. 

원자력 교수들의 탈핵‧탈원전 반대 주장에 대해 신 위원장은 “지금 정부만이 문제이고, 이전 정부가 원전 건설 뿐 아니라 폐기시설, 고속로, 재처리시설 등을 맘대로 결정한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는 것은 틀렸다”며 “이런 주장을 펴는 건 이들의 특혜의식(특권의식)이 있기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신 위원장은 “우리는 연구자금을 국민의 세금으로 지원받기 때문에 (연구의 방향에) 공공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그런 점에서) 원자력계는 폐쇄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 작업이 중단된 신고리 5·6호기 건설현장. 사진=연합뉴스
▲ 작업이 중단된 신고리 5·6호기 건설현장. 사진=연합뉴스
 
값싸고 안전하며 깨끗한 에너지를 왜 말살하느냐는 원자력 교수들 주장의 ‘진정성’에 대해 신 위원장은 “학자로서 자신의 확신에 따라 반대한 학자들도 있겠지만, 그 뿐만이 아니라 정부로부터 부여되는 연구과제 수가 떨어지고, 자신의 실험실 운영을 할 여력이 줄어 (교내) 영향력이 사라질 수 있는 점도 이런 반대목소리를 낸 이유가 아닐까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가 당장 모두 없애겠다는 것도 아니라 단계적으로 줄이자는 것이고, 문제가 생길지 안생길지는 그 길을 가봐야 알 수 있는 것인데도 왜 가지도 못하게 하느냐”며 “417명 연서명해서 두 번 씩이나 성명 발표할 정도로 큰 조치가 벌어졌는가. 바뀐 것은 정부의 기조와 경향성만 바뀐 것 뿐인데, 이들은 그것을 꺾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신 위원장은 “(이들의 명분과 논리는) 빈약하고 특혜의식이 느껴진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의심을 하는 근본적인 이유에 대해 신 위원장은 “우리 나라의 과학기술계 자체가 적폐일 수 있다”며 “과제를 만들거나 기획하고 평가하는 과정이 정상적인 절차대로 이뤄져온 것이 아니다. 정부부처가 예산을 주면서 과제를 만들고 적당히 하면서 돌아가는 구조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과학기술의 민주적 기획과 민주적 통제가 모두 다 필요하다”며 “이런 문제를 안고 있는 단적인 한 사례가 이번 원자력계의 반발이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신 위원장은 “정부 출연 연구원이나 대학, 나아가 대한민국의 학문연구의 근본적인 한계일 수 있으나 이는 새 정부가 척결해야 할 적폐”라고 강조했다. 

신고리 5‧6호기 건설 임시 중단에 이사회 저지에 이어 이사회결정 효력정지 가처분신청까지 내는 등 결사반대하고 있는 한수원 노조에 대해서도 신 위원장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노조가 회사의 손해를 입히는 법리적 문제에 대해 싸울 수 있지만, 그 싸움이 대중적 보편성을 띄지 않으면 작은 목표도 달성하기 어렵다”며 “이번 한수원 노조의 싸움은 이해가 가질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김병기 한수원노조 위원장은 19일 오후 한수원 이사회 결정 효력정지가처분신청을 대구지법 경주지원에 낸 후 “천문학적 국고 손실이 발생하는 중차대한 사안을 날치기 이사회를 통해 강행하는 것을 본 원전 노동자들은 가슴이 콱 막힌다”며 “진영 논리에 갇힌 무조건적 선호와 극단적인 혐오 논리를 단호히 배격한다”고 주장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국가 미래 에너지정책은 비전문가에 의한 공론화가 아니라 전문가가 검토해 국민이 이해한 뒤 결정해야 하는 중요 사안”이라며 “일방통행식으로 밀어붙이는 정부 정책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신명호 공공연구노조 정책위원장은 “적어도 공기업이라면 공공성이나 공적인 임무가 가장 중요하다”며 “우리가 뭘 해야 하느냐. (국민의 안전이 우선이라는) 공적인 임무가 우선”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럴게 아니라 원자력 마피아라 불리는 원자력계의 병폐를 한수원노조가 척결하는데 앞장섰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 신명호 전국공공연구노조 정책위원장(항공우주연구원지부장). 사진=본인제공.
▲ 신명호 전국공공연구노조 정책위원장(항공우주연구원지부장). 사진=본인제공.
 
탈원전 반대에 앞장서는 조선일보 등의 보도에 대해서도 신 위원장은 “한수원이나 원자력문화재단 같은 곳에서 과거부터 언론에 엄청나게 홍보해온 것으로 안다”며 “(언론과의 이런 관계가) 이것이 실질적이고, 새 정권에 타격을 주려는 것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론으로서의 언론보도 기능이 있는 지에 대해 “탈원전이 정말 문제라면 전력수급문제, 사용후 핵연료, 가스발전소를 지을지 여부, 재생에너지가 가능할지 등을 따져야 하는 데도 이런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며 “오히려 추상적이거나 대중을 자극하는 얘기들 뿐이다. 분란만 일으키려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앞서 공공연구노조는 지난 13일 저녁 ‘“책임성 있는 에너지”운운하는 원자력 학계 교수들은 국민들에 대한 협박을 멈추라!’는 성명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의 안전이며 공공기관 연구자들은 이를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공연구노조는 “촛불시민들이 우리 과학기술자들에게 묻고 있다”며 ‘당신들은 누구를 위해 연구하고 있는가’라고 밝혔다. 공공연구노조는 “탈핵정책은 한국 사회에서 과학기술의 민주적 통제와 과학기술자의 사회적 책임을 가름하는 시금석”이라며 “정말 교수로서의 학자적인 양심이 있다면 그리고 연구자로서의 최소한의 윤리의식을 갖고 있다면, ‘국가 경쟁력과 국민생활’을 운운하는 저열한 행동을 멈추고 원자력 산업과 학계의 적폐를 일소하고 거버넌스와 의사결정체계를 민주화하며 과학기술과 과학기술자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데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 등 전국의 원자력 관련 공과 교수 417명이 지난 5일 국회 정론관에서 문재인정부 탈핵정책 반대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 등 전국의 원자력 관련 공과 교수 417명이 지난 5일 국회 정론관에서 문재인정부 탈핵정책 반대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한수원노조가 지난 13일 신고리5·6기 건설 임시중단을 위한 이사회저지를 위해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한수원노조가 지난 13일 신고리5·6기 건설 임시중단을 위한 이사회저지를 위해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http://www.mediatoday.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박주민·진선미·표창원 "국정원 개혁 지금이 적기"

 

'국정원 댓글 사건' 토크콘서트... 유우성씨 "국정원 개혁, 정치적 타협 대상 돼선 안 돼"

17.07.20 09:07l최종 업데이트 17.07.20 09:46l

 

표창원-진선미-박주민 토크콘서트, ‘국정원 댓글사건, 판도라를 열다’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진선미, 박주민 의원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국정원 댓글사건, 판도라를 열다’ 토크콘서트에 참석해 국정원의 대선 개입 사건을 되짚어보며 국정원 개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박주민 의원은 “국정원의 시대가 끝나야 할 것 같다”며 “제가 말하는 국정원의 시대라는 것은 국정원이 막후와 배후에서 여러 가지 조작과 협박을 통해 겉으로 드러난 사실을 물밑에서 좌우했던 시대는 끝나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그것을(국정원 개혁) 할 수 있는 굉장히 좋은 기회와 계기가 왔다”며 “이번에야말로 국정원 시대를 끝내고 우리가 민주주의라고 부를 수 있는 사회가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진선미 의원은 “국정원 대선 개입과 관련해 문제 제기가 됐을 때 정말 많은 분들이 국정농단 사태에 보여주셨던 관심을 보여 주셨더라면 문제가 조금 더 빠르게 처리되지 않았겠냐는 생각도 잠깐 했다”며 “국정원이 정말 유능한 정보원, 해외 안보정보원으로 거듭날 수 있게 기회를 달라”고 당부했다.
▲ 표창원-진선미-박주민 토크콘서트, ‘국정원 댓글사건, 판도라를 열다’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진선미, 박주민 의원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국정원 댓글사건, 판도라를 열다’ 토크콘서트에 참석해 국정원의 대선 개입 사건을 되짚어보며 국정원 개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국정원의 시대를 끝내고 우리가 정말로 민주주의라고 부를 수 있는 시대가 왔으면 좋겠다."(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정원이 유능한 해외 안보 정보원으로 거듭날 수 있으면 좋겠다."(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번 개혁에 성공해 국민들이 다시 국정원을 믿을 수 있게 되길 바란다."(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주민·진선미·표창원 의원이 4년 만에 한 자리에 모였다. 이번에도 국정원 개혁을 위해서다.

박주민·진선미·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국정원 감시네트워크(민들레-국가폭력피해자와 함께하는 사람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천주교인권위원회)는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정원 댓글 사건, 판도라를 열다' 토크콘서트를 열고 2012년 대선 당시 불거진 국가정보원(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의 개요와 향후 국정원 개혁 방향을 논의했다. 

진선미 의원은 이날 행사에서 "그동안 정권이 바뀌고 국정원의 전면적 개혁이 공약으로도 발표됐다"며 "(이 사건을 통해) 우리 스스로 이것이 어떤 의미인지 생각하고 앞으로 절대 잊지 말자"고 말했다. 표창원 의원도 "철저한 조사를 통해 조작과 농간에 참여한 이들에게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묻고 제도적인 개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국정원 댓글사건, 판도라를 열다’ 토크콘서트에 참석해 국정원의 대선 개입 사건을 되짚어보며 참석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국정원 댓글사건, 판도라를 열다’ 토크콘서트에 참석해 국정원의 대선 개입 사건을 되짚어보며 참석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박주민 의원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결심 공판이 오는 24일로 얼마 남지 않았다"며 "국민들이 이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관련기사 : 원세훈 "페북 장악 계획 몰라, 카카오톡도 안 쓴다").

이들 세 의원은 지난 2013년 6월 28일에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 거리에서 '국정원 사건 국민 설명회'를 열고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을 알렸다(관련기사 : "'MB, 금세기 최고의 대통령' 이게 대북심리전?"). 진 의원은 "벌써 4년이 지나서 그때 제가 입었던 하얀 옷이 누렇게 됐더라"며 "뭐라도 해서 여론을 환기하고자 했던 그때 추억이 새록새록 생각난다"고 소회를 전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 사건 관련 최초 제보자였던 김상욱 전 국정원 직원과 이를 집중 보도했던 정환봉 <한겨레> 기자가 게스트로 참석했다. 객석에는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사건' 피해 당사자인 유우성씨도 함께 했다.

유우성씨 "국정원 개혁돼야 앞으로 살아갈 수 있지 않겠나"

이날 행사에서는 특히 최근 국정원 자체 개혁 움직임에 관한 기대와 우려 섞인 목소리가 모두 쏟아졌다. 국정원은 최근 개혁발전위원회 산하 적폐청산 TF를 통해 ▲ 국정원 댓글 사건 ▲ 서울시 간첩증거 조작 사건 ▲ 채동욱 전 검찰총장 혼외자 사찰 논란 ▲ 박원순 서울시장 관련 문건 등 13건을 주요 조사 안건으로 확정한 바 있다(관련 기사 : 국정원 "北미사일 재진입 기술 미확보…적폐청산 13건 조사").

박주민 의원은 "국정원 개혁이 가능한가"라는 한 시민 질문에 "대통령의 의지가 있고 여당의원들도 국정원을 도구로 쓰지 않고 정치로부터 독립시키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며 "지금만큼 적기가 없다", "잘 될 것이다. 걱정하지 마시라"고 답했다. 박 의원은 이어 "국정원이 막후와 배후에서 여러 가지 조작이나 협박을 통해 겉으로 드러난 역사와 사실을 물밑에서 좌우해왔던 시대는 끝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표창원 의원은 "쌍용자동차를 중국 상하이모터스가 인수해 기술만 빼가려 했던 국제적 음모도 국정원이 밝혀내 정부에 알렸기 때문에 막을 수 있었다"라며 "개혁을 통해서 이러한 국정원의 기본 사명이 더 강화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진선미 의원도 "국정원 대선 개입 관련 문제가 제기됐을 때 지난 국정농단 사태만큼의 관심을 보여주셨다면 좀더 빠르게 문제가 해결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한다"라며 국정원 개혁에 대한 관심을 호소했다.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진선미, 박주민 의원과 국정원 댓글 사건 최초 제보자인 김상욱 전 국정원 직원, 정환봉 한겨레신문 기자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국정원 댓글사건, 판도라를 열다’ 토크콘서트에 참석해 국정원의 대선 개입 사건을 되짚어보며 국정원 개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진선미, 박주민 의원과 국정원 댓글 사건 최초 제보자인 김상욱 전 국정원 직원, 정환봉 한겨레신문 기자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국정원 댓글사건, 판도라를 열다’ 토크콘서트에 참석해 국정원의 대선 개입 사건을 되짚어보며 국정원 개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 제보자인 국정원 전 직원 김상욱씨와 국정원의 증거 조작으로 간첩 혐의를 받다 2015년 무죄 판결을 받은 유우성씨는 국정원 개혁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김상욱씨는 "국정원 개혁을 정치권으로 끌고 들어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정치적 타협을 할 수 있게 되면 개혁의 추진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본다"고 걱정했다. 김씨는 이어 "국정원은 기본적으로 누구에게 '이르는' 조직인데, 혹 대통령이 아니라 각자 친한 정치인에게 이를 수 있다"며 반발을 경계하면서도 "밖에 나와보니 정치인들마저도 국정원을 너무 두려워한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럴 필요 없다", "국정원이 프로답게 완벽히 해서 꼬리도 안 잡혔다면 더 끔찍했겠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진정 국가를 위해 탈바꿈할 수 있다"고 했다.

유우성씨도 행사를 끝까지 참관한 뒤 "여기까지 힘들게 왔는데 야당에서 정치적으로 타협의 카드로 이용하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본질을 흐리려는 각종 노력들을 어떻게 잘 헤쳐나갈지 지켜보겠다"고 심경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유씨는 "의원들과 정부, 대통령이 의지가 강하다고 하니 그것만 변치 않는다면 개혁을 통해 새로운 역사가 쓰여질 수 있지 않겠나"라고 기대감을 내비친 뒤 "그 기대마저 무너지지 않아야 앞으로 살아갈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20년까지 ‘핵폐기-평화체제 구축’ 합의

[‘국정 5개년 계획’ 외교 분야] 아세안.러시아와 ‘번영의 축’ 형성
이광길 기자  |  gklee68@tongilnews.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승인 2017.07.19  14:04:16
페이스북 트위터
   
▲ 김진표 국정기획위 위원장이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를 프리젠테이션했다. [K-TV 영상 캡쳐]

국정기획자문위원회(이하 국정기획위)가 19일, 문재인 정부 4년 차인 2020년까지 ‘완전한 핵 폐기-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합의를 끌어낸다는 시간표를 제시했다.

국정기획위는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이날 오후 2시 청와대 영빈관에서 대국민보고대회를 열어 ‘국정운영 5개년 계획’ 100대 과제의 하나로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평화체제 구축’을 들고 “2020년 완전한 핵폐기 합의”를 공언했다. 이를 위해 “동결에서 완전한 핵폐기로 이어지는 포괄적 비핵화 협상 방안을 마련하고 비핵화 초기 조치 확보 및 포괄적 비핵화 협상 재개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굳건한 한미동맹 및 국제사회 공조로 북한의 추가 도발을 억제하고, △6자회담 등 비핵화 협상을 재개하며, △제재와 대화 등 모든 수단을 활용한 북한 비핵화를 견인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남북 대화와 교류협력 등 남북관계 차원의 비핵화를 견인하는 등 비핵화 여건을 조성하고”, “비핵화 추진과 함께 남북대화를 통해 남북 간 초보적 정치.군사적 신뢰 구축 조치부터 단계적으로 심화”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 안에 평화체제 구축 로드맵을 마련하고 비핵화 진전에 따라 평화체제 협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북핵 완전 해결 단계에서 협정 체결 및 평화체제 안정적 관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캠프 공약 작성에 관여한 한 전문가는 “통일외교안보 분야에서 새 정부의 시간표는 2020년에 맞춰져 있다”고 지적했다. 

국방 분야의 ‘전시작전통제권 조기 전환’과 ‘한국형 3축 체계’ 구축, 통일 분야 ‘남북 기본협정’ 체결, 외교 분야 ‘완전한 북핵 폐기-평화체제 구축’ 합의 등이 모두 이 해에 맞물리도록 설계되어 있다는 것이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또한 “국제협력을 주도하는 당당한 외교”를 문재인 정부 20대 국정 전략 중 하나로 제시했다. 

“국제사회에 깊숙이 인입된 국제국가로서 한국의 생존과 발전을 위해서는 더 많은 국가와의 더 깊은 협력외교가 필수적”이고,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는 동북아를 넘는 적극적인 평화협력외교가 절실하다”는 인식에 따라 “협력외교”와 “동북아플러스 책임공동체”를 내세웠다.

주변 4국과는 “당당한 협력외교”를 통해 “한반도 평화 안정, 유라시아 공동번영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조야를 대상으로 활발한 외교를 전개하여 한미동맹 저변을 공고화하고 연합방위태세를 강화하며 한미 간 현안을 합리적으로 해결하여 “한미동맹을 호혜적 책임동맹관계”로 지속적으로 심화.발전시키겠다고 공언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로 막혀있는 한중관계에 대해서는 “정상 및 고위급 간 활발한 교류.대화와 소통 강화로 신뢰 회복을 통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내실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핵 문제 협력을 강화하고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강화 등을 통한 경제협력을 확대하며, 미세먼지 대응 등 국민체감형 사안 관련 협력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일본에 대해서는 독도 및 역사왜곡에는 단호히 대응하는 등 역사를 직시하면서 “미래지향적 성숙한 협력동반자 관계”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과거사와 북한 핵.미사일 및 양국 간 실질협력은 분리 대응하고, 위안부 문제는 피해자와 국민들이 동의할 수 있는 해결방안을 도출하겠다는 것.

러시아와는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전략적 소통 및 한.러 경제협력 강화를 통한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의 실질적 발전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고위급 교류를 활성하고 극동지역 개발 협력을 확대하며, 북극.에너지.FTA 등 미래성장동력을 확충하겠다는 것.    
 
문재인 정부 외교의 새 지평을 상징하는 개념은 “동북아플러스 책임공동체”이다. “동북아 지역 내 지정학적 긴장과 경쟁구도 속에서 장기적으로 우리나라의 생존 및 번영에 우호적인 평화.협력적 환경 조성을 추진한다”는 것.

평화의 기반을 확대하는 ‘평화의 축’으로서 한중일 3국 협력 강화 등을 통해 동북아 평화협력 플랫폼을 구축하고, 동북아를 넘어서는 지역으로 확장하여 ‘번영의 축’으로 삼는 신남방정책과 신북방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야심찬 구상이다. 

‘번영의 축’을 떠받치는 두 기둥은 해상전략으로서의 신남방정책과 대륙전략으로서의 신북방정책이다. 

신남방정책은 아세안(ASEAN, 동남아국가연합)과 인도를 겨냥하고 있다. 아세안의 수요에 기반하여 한반도 주변 4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실질 협력을 강화하고, 인도와도 전략적 공조를 강화하고 실질 경제 협력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신북방정책의 주된 과녁은 러시아다. △나진-하산 물류사업, 철도, 전력망 등 남북러 3각 협력 추진 기반 마련, △한-유라시아경제연합 FTA 추진 및 중국 일대일로 구상 참여 등을 계획하고 있다. 9월 6~7일 블라디보스톡에서 열리는 제3차 동방경제포럼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불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만날 예정이다.

한 전문가는 “‘번영의 축’은 한국의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한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이 러시아의 선진기술을 도입하고 이를 재개발하여 아세안 및 인도와 협력함으로써 한국의 ‘가상 세력권’을 구축하자는 것이다.” 사드 보복 후폭풍으로 비틀거리는 한국 경제의 대 중국 의존도를 줄이려는 균형잡기 의도도 있는 셈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발탁으로 예견되던 △국민외교 및 공공외교 강화, △개발협력 강화도 외교분야 과제로 제시됐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트럼프 미 행정부의 등장으로 거세지는 보호무역주의 대응과 전략적 경제협력 강화도 강조됐다.

(수정, 15:53)

통일외교안보 분야 국정과제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의 틀은 5대 목표, 20대 전략, 100대 과제이다. 이 중 통일외교안보 분야는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목표로 3대 전략, 16대 국정과제로 구성되어 있다. 

1) 강한 안보와 책임 국방 
: △북핵 등 비대칭 위협 대응능력 강화, △굳건한 한미동맹 기반 위에 전작권 조기 전환, △국방개혁 및 국방 문민화의 강력한 추진, △방산비리 척결과 4차 산업혁명시대에 걸맞은 방위산업 육성, △장병 인권 보장 및 복무 여건의 획기적 개선 (이상 국방부)

2) 남북 간 화해협력과 한반도 비핵화 
: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 및 경제통일 구현, △남북기본협정 체결 및 남북관계 재정립, △북한인권 개선과 이산가족 등 인도적 문제 해결, △남북교류 활성화를 통한 남북관계 발전, △통일 공감대 확산과 통일국민협약 추진(이상 통일부),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 및 평화체제 구축(외교부)

3) 국제협력을 주도하는 당당한 외교
: △국민외교 및 공공외교를 통한 국익 증진, △주변 4국과의 당당한 협력외교 추진, △동북아플러스 책임공동체 추진, △국익을 증진하는 경제외교 및 개별협력 강화(이상 외교부), △보호무역주의 대응 및 전략적 경제협력 강화(산업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소성리의 평화기도를 짓밟은 반인권 경찰

소성리의 평화기도를 짓밟은 반인권 경찰
 
 
 
편집국
기사입력: 2017/07/19 [23:45]  최종편집: ⓒ 자주시보
 
 
▲ 종교인들이 경찰청 앞에서 ‘소성리 평화기도 짓밟은 폭력경찰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 편집국

 

19일 원불교여자정화단을 비롯한 원불교성주성지수호비대위(이하 비대위등 종교인들은 경찰청 앞에서 소성리 평화기도 짓밟은 폭력경찰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3일 경찰이 평화기도 중인 여성 교무들에게 자행한 폭력진압은 명백한 여성인권 유린이고 심각한 종교탄압이라며 경찰청장 면담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지난 13일 원불교 교무들은 극우단체의 집회 장소인 마을입구에서 연좌기도를 진행하다가 경찰에게 강제로 끌려 나왔다이 과정에서 여성 교무와 여성 마을주민이 남성 경찰 4~5명에게 들려나오는 사건이 발생했다.

 

비대위는 전쟁과 폭력의 상징이며 전쟁무기인 사드가 불법 반입되고 불법 운영되는 불안하고 위협적인 상황에서 소성리에 가해지는 경찰 공권력은 폭력적이고 반인권적 상황을 양산하고 가중시키고 있다고 경찰을 규탄했다. 

 

▲ 비대위가 공개한 13일 경찰의 인권유린 현장 사진. (사진 : 반전평화국민행동)     © 편집국

 

비대위는 13일 경찰의 행동에 대해 평생을 수행하며 고통받는 사람들과 함께 종교인으로 살아온 교무들의 자존감과 원불교의 자존감을 동시에 무참히 짓밟은 폭거가 아닐 수 없다며 소성리에서 사드 불법 배치에 대해 저항하고 항거하는 모든 주민들과 종교인들평화시민 들을 불법세력 취급하는 경찰은 국민들 앞에 석고대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비대위는 주민에 대한 패악질로 주민의 안녕과 안전을 위협하는 극우세력들의 집회를 제지하지 못하고 오히려 원불교 성직자들과 주민들에게 화살을 돌려 폭력으로 강제진압한 모든 책임은 경찰에게 있음을 분명히 밝혔다.

 

▲ 경찰청 앞에서 농성 중인 원불교 교무들. (사진 : 반전평화국민행동)     © 편집국


비대위는 우리는 경찰 폭력 같은 공권력의 불의성에 맞서 싸워야 할 때 싸울 줄 알아야 평화도 지킬 수 있다는 것을 안다며 두려움을 딛고 종교인답게라는 허울과 중립적 타협을 모두 걷어치우고 거리의 땀과 눈물의 대가인 평화와 인권을 지키는 일에 끝까지 앞장서 함께해나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기자회견문]

 

소성리의 평화기도를 짓밟은 폭력경찰 인권탄압종교탄압을 규탄한다!

소성리에 평화를!! 종교인에게 평화인권을!!-

 

평화의 성자가 나신 평화의 성지인 성주 소성리가 안보를 내세운 국가의 일방 폭력으로 일상의 평화가 깨진 채 전쟁터 아닌 전쟁터가 되어 버렸다.

 

극우세력들이 연일 소성리 앞까지 들어와 사드를 반대하는 소성리 주민들은 빨갱이고 빨갱이는 쳐죽여 한다는 망발은 물론이고안보를 위해서는 소성리가 희생해야 한다는 등 폭언과 망언재물손괴무단 주거침입소음심지어 성희롱까지 자행하고 있다또한 평화롭게 살 권리를 빼앗긴 주민들의 안위나 최소한의 권리 보호에 관심이 없는 경찰은 안전조치를 빌미로 주민들의 최소한의 자위 활동을 불법으로 매도하며 법집행을 무리하게 강제하는 일이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

 

소성리 주민들과 고통을 함께하며 종교인으로 양심과 책무를 다하려는 원불교인들을 비롯한 종교인들의 평화기도와 종교의식 현장을 수차례 침탈했다그리고 경찰이 지켜야 할 인권 수칙을 과감히 무시한 채 원불교 교무들을 연행하고폭행하고기도 장소 밖으로 폭력적으로 들어내는 반인권적 작태를 저질렀다전쟁과 폭력의 상징이며 전쟁무기인 사드가 불법 반입되고 불법 운영되는 불안하고 위협적인 상황에서 소성리에 가해지는 경찰 공권력은 폭력적이고 반인권적 상황을 양산하고 가중시키고 있다.

 

7월 13일에는 경악스럽게도 우악스런 남자경찰들 네다섯명이 달려들어 법복을 입은 원불교 여성 교무의 팔을 꺾고 위압적으로 기도현장에서 들어냈고한 남성교무는 법복이 풀어헤쳐진 채 경찰들의 손에 강압적으로 들려나와야 했다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며명백한 인권 유린이고심각한 종교탄압이다평생을 수행하며 고통받는 사람들과 함께 종교인으로 살아온 교무들의 자존감과 원불교의 자존감을 동시에 무참히 짓밟은 폭거가 아닐 수 없다.

 

촛불 혁명의 힘으로 새롭게 들어선 민주정부에서 민주인권 경찰로 거듭 나겠다던 경찰이 어떻게 이런 망동을 서슴지 않고 자행한단 말인가적폐정권 아래에서 국민 위에 군림하면서 대민 폭력을 당연시 여기는 관행에 길들여졌다면 더더욱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종교인으로 기도할 권리로 최소한의 저항권을 행사하는 평화를 지키겠다고 주민들과 함께 고통을 함께하는 원불교의 성직자들이 폭도인가폭력 소탕세력인가소성리에서 사드 불법 배치에 대해 저항하고 항거하는 모든 주민들과 종교인들평화시민 들을 불법세력 취급하는 경찰은 국민들 앞에 석고대죄해야 한다또한 주민에 대한 패악질로 주민의 안녕과 안전을 위협하는 극우세력들의 집회를 제지하지 못하고 오히려 원불교 성직자들과 주민들에게 화살을 돌려 폭력 으로 강제진압한 모든 책임은 경찰에게 있음을 분명히 밝히면서마을앞 집회와 평화법회기도회로 저항권과 자구권 행사를 불법으로 간주한 경찰의 강경폭력 진압 사태를 강력히 규탄한다.

 

우리는 경찰 폭력 같은 공권력의 불의성에 맞서 싸워야 할 때 싸울 줄 알아야 평화도 지킬 수 있다는 것을 안다두려움을 딛고 종교인답게라는 허울과 중립적 타협을 모두 걷어치우고 거리의 땀과 눈물의 대가인 평화와 인권을 지키는 일에 끝까지 앞장서 함께해나갈 것이다우리는 인권과 평화의 이름으로 모든 양심세력과 종교연대 등과 함께 연대하여 경찰의 폭력진압과 과잉 공권력에 가열차게 대처해 나갈 것임을 거듭 밝힌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우리의 요구>

평화기도 중인 원불교 성직자 폭력적 진압 명령한 성주경찰서장 등 책임자를 처벌하라!

성주경찰서장과 경북지방경찰청장을 인사조치하고원불교를 방문해 직접 사과하라!

종교탄압 경찰 폭력대응을 방조한 경찰청장은 즉각 사과하고 책임자 처벌을 약속하라!!

기도나 법회 등 모든 종교행사에서 무조건의 공권력 투입을 반대한다!!

우리는 이번 사태에 대해 촛불민심을 받들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응분의 조치를 지켜볼 것이며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다.

 

원기 102(2017)년 7월 19

원불교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원회

 

 

 

 
트위터 페이스북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위키리크스, “ 미국은 한반도 통일 원하지 않아”

문재인 대통령의 북에 대화를 제안, 미국과 일본 vs 중국 반응
 
편집국  | 등록:2017-07-18 12:37:56 | 최종:2017-07-18 14:14:29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문재인 대통령의 북에 대화를 제안한 것에 대해 미국과 일본의 격앙된 반응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VIVA100.COM 은 대통령 후보시절 힐러리 클리턴이 “우리는 한반도의 통일은 바라지 않는다” 는 발언을 재조명 하였듯이 미국과 일본은 반대의 입장을 중국은 환영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에 기사를 인용하여 소개합니다 – 편집자 주

위키리크스, "미국은 한반도 통일 원하지 않아" 폭로
(WWW.VIVA100.COM / 김희욱 전문위원 / 2017-07-17)


‘미국은 한반도 통일 원하지 않아’ 위키리크스 폭로
포브스 “한국, 새로운 스타트업 파워하우스 될 것”

대통령 후보시절 힐러리 클린턴의 ‘우리는 한반도 통일을 원하지 않는다’는 발언이 재조명 되고 있다. 

2013년 당시 골드만삭스를 방문한 클린턴은 “우리는 한반도의 통일은 바라지 않는다. 다만 북한이 남북관계를 완전히 깨트릴 정도의 사고만 치지 않으면 된다”고 연설에서 말했다.

위키리크스에 따르면, 클린턴은 ‘민주당의 대북정책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며 자신과 당시 美 정부는 북한이 나름의 역할을 잘 하고 있다고 판단하며, (미국의 국익을 위해) 북한이 없어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힐러리 클린턴이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출마하기 위해 국무장관을 사임 한 것은 2013년 2월, 그리고 골드만삭스 연설은 6월4일로 시차가 크지 않아 당시 연설 내용은 美 정부의 대북기조를 그대로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 위키리크스의 설명이다. 

위키리스크에 따르면 여러 주제에 대해 설명하고 질의응답 및 의견을 받았던 당시 클린턴의 골드만삭스 연설 가운데 ‘한국 섹션’에서 그녀는 “북한이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적절히 유지하면서 미국의 존재감을 부각시켜주고 있다”며 여기다 김정일 독재 체제 하 북한이 군사적으로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것 또한 한미일 3개국은 물론 중국까지 잘 컨트롤하고 있는 것 같아 마음에 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골드만삭스의 회장 로이트 블랑페인 역시 관심을 나타내며 “핵이든 경제적 가치든 그 어떤 동기를 부여해도 중국 역시 한반도 통일을 원하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다”라고 이에 동조했다.

클린턴은 곧바로 ‘중국의 전통적 대북정책이 바로 그것’이라며 맞장구 쳤고 당시 ‘한국 섹션’의 결론은 세 가지로 정리됐다. 

첫 째, 미국은 한반도의 분단상황을 선호한다. 만일 남북이 통일되면 당연히 남한이 주도권을 갖게 될 것이고 통일 한국의 위상은 원래 미국이 원했던 정도 이상으로 너무 커질 수 있다는 것이 부담이다. 

둘 째, 북한이 주기적으로 문제를 일으키고 있지만 이는 굳이 나쁘게 볼 필요가 없으며 오히려 미국의 입장에서는 반길만 하다. 대신 감당할 수 없는 사고를 쳐 적절한 힘의 균형이 깨지는 것은 원치 않는다. 이는 미국 뿐 아니라 중국도 같은 입장이다. 

셋 째, 김일성과 김정일 까지는 다행히 미국과 최소한의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했고 양자간 이득을 보장해 주는 일종의 '상호작용'도 암암리에 인정됐었지만 김정은은 조금 다를 수 있다. 이는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 가운데 하나다. 

이처럼 글로벌 최고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서 당시 클린턴 측에 67만5천달러(약 7억5800만원)의 강사료를 지급하면서까지 개최한 행사에서 특별히 ‘한국 섹션’이 마련된데 대해 포브스지는 “한국이 차세대 글로벌 IT 허브가 될 것”이라는 이유를 달고 있다. 

포브스는 그동안 반도체, 하드웨어, 인터넷 소프트웨어 등 IT와 첨단기술 분야의 리더 역할은 미국이 독점해 왔지만 앞으로 ‘스타트업’이 붐을 일으키며 전 세계 투자자본들이 향할 곳은 바로 한국이라고 분석했다. 

해당 분석기사에서는 한국을 새로운 ‘스타트업 파워하우스’로 칭했다.

김희욱 전문위원 hwkim@viva100.com 

http://www.viva100.com/main/view.php?key=20170426010009399
입력 2017-04-26 12:31 수정 2017-04-26 14:25 | 신문게재 2017-04-27 19면 

美 백악관, 문재인 정부 대북 군사회담 제의에 부정적 반응
“트럼프 대통령, 대화 가능한 시점 아니라고 이미 분명히 밝혔다.”

▲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

미국 백악관이 17일 문재인 정부의 대북 군사ㆍ적십자회담 제의에 대해 시기상조라며 사실상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에 따라 북한 핵ㆍ미사일 도발과 관련, 북한을 거세게 압박해야 한다는 미국과 문재인 정부 사이의 이견이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한국 정부의 대북 제의에 대한 질문에, “그런 제의가 나온 걸 알고 있으나 관련 사항은 한국에 직접 물어보는 것이 좋겠다”고 유보적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곧 “그렇긴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상황은 대화가 가능한 조건에서 아주 멀리 떨어져 있다는 점을 이미 오래 전에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카티나 애덤스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대변인도 한국 언론의 논평 요청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직후 우리 정부가 남북 회담을 제의한 것이 시기적으로 적절하냐는 질문에 답을 하지 않았다. 애덤스 대변인도 “한국 정부에 문의하도록 하라”는 짤막한 답변만 남겼다. 게리 로스 미 국방부 대변인 역시 외교안보 당국 내 사전 조율을 거친 듯 "한국 정부에 문의해달라"고 요청해왔다.

미 정부의 이 같은 반응은 이번 사안의 민감성과 중요성을 고려한 조심스러운 행보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미국이 북한의 ICBM 발사 실험 이후 북한과 중국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한국이 불쑥 군사 회담을 포함한 민ㆍ군 투트랙 회담을 제의한 데 대해 당혹감과 함께 불만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워싱턴 관계자는 “미국의 한국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에서 한국을 다른 교역국과의 협상에서 우월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한 본보기로 삼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출처: http://www.hankookilbo.com/v/651cf7eb5ecd4532ad4dee329f687dc6

남북 회담 공식 제안에 중국 “환영”... 일본은 “반대” 
국제사회 반응 엇갈려… 워싱턴포스트 “성과 있을 것”
(오마이뉴스 / 윤현 / 2017-07-18)

▲한국 정부의 남북 회담 제의를 보도하는 NHK 뉴스 갈무리. ⓒ NHK

한국 정부가 북한에 군사회담과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회담을 공식 제안한 것에 대해 국제사회의 반응이 엇갈렸다.

주요 외신은 17일 한국 정부의 공식 회담 제안을 일제히 보도하며 만약 회담이 성사되면 지난 2015년 12월 남북 차관급 회담 이후 1년 7개월 만에 남북 대화가 열리는 것이라고 주목했다.

중국 “대화 노력해야”… 일본 “지금은 압박 가할 때”

일본 NHK는 “남북 대화를 강조하는 한국의 문재인 정권이 드디어 구체적인 제안을 내놓았다”라며 “그동안 한국의 대화 제의를 거부하던 북한도 이번에는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대북 압박을 강화해야 한다며 반대하고 나섰다. 마루야마 노리오 일본 외무성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지금은 북한에 압박을 가하는 것이 우선순위가 되어야 한다"라며 "대화보다는 압박을 가해야 할 때(time for pressure)”라고 주장했다.

반면 중국은 긍정적인 소식이라며 환영하고 나섰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남북한이 교착 상태를 끝내고 서로 대화하는 방향으로 가기 위해 함께 노력하기를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한국 정부는 북한에 적극적으로 대화를 촉구하고 있다”라며 “국제사회의 모든 관련 당사국도 남북 대화를 지지하고 한반도 문제를 적절히 해결하기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하기를 희망한다”라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 “한국 국민도 대화 선호”

▲한국 정부의 남북 회담 제의를 분석하는 <워싱턴포스트> 갈무리. ⓒ 워싱턴포스트

미국 정부는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 “북한이 회담 제안을 받아들일지는 불투명하지만 한국이 대화를 원하는 것은 충분한 이유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신문은 “남북한의 군사 충돌은 특히 한국에 엄청난 재앙이 될 것”이라며 “또한 북한은 이미 수년간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으나, 오히려 핵 개발 의지를 강화하며 제재를 빠져나가는 것에 능숙해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앞서 열렸던 남북 회담들이 소기의 성과(some results)를 거둔 바 있다”라며 “이번에 회담이 성사된다면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거나 남북 연락 채널을 복구하는 것 등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국 국민의 76.9%가 남북 대화를 선호하고 있다”라며 “한국이 너무 많은 양보를 하거나 북한이 도발을 계속한다면 상황이 바뀔 수도 있지만 지금의 많은 한국 국민들은 대화가 최선의 선택이라고 믿고 있다”라고 전했다.

출처: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343329

 
본글주소: http://www.poweroftruth.net/news/mainView.php?uid=4239&table=byple_news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광복절 기념사, 4대 남북합의 발전 담아야"

민주평통, 제21차 남북관계 전문가 토론회 개최
문경=조정훈 기자  |  whoony@tongilnews.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승인 2017.07.18  16:32:55
페이스북 트위터
   
▲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는 18일 오후 경북 문경 STX리조트에서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 과제와 민주평통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제21차 남북관계 전문가 토론회를 열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문재인 정부가 남북포괄합의서 체결을 공약으로 내세운 가운데, 오는 8.15광복절 기념사에 이를 위한 4대 남북합의를 계승.발전시키는 내용을 담아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는 18일 오후 경북 문경 STX리조트에서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 과제와 민주평통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제21차 남북관계 전문가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서 배기찬 전 통일코리아협동조합 이사장은 '광복절 대통령 기념사에 대한 정책건의' 발제에서 7.4공동성명, 남북기본합의서, 6.15공동선언, 10.4선언의 공통분모를 재확인하는 광복절 기념사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배기찬 전 이사장은 4대 남북합의를 계승발전시킨다는 내용을 광복절 기념사에 담을 것을 제언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소련, 동유럽 붕괴 이후 대두된 북한 붕괴 패러다임에 입각한 김영삼,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대북.통일정책은 실패한 전례가 있기 때문. 그렇기에 오히려 4대 남북합의의 정신으로 돌아간다는 의지를 재천명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이다.

헌법 4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을 대전제로, 7.4성명의 '자주, 평화, 민족대단결' 3대원칙이라는 남북합의의 기초를 재확인해야 한다는 것. 이를 중심으로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 1조 체제인정, 9조 무력금지, 10조 대화.협상을 통한 평화적 해결을 재확인해야 한다는 것.

이는 나아가 6.15공동선언 2항 '남의 연합제안과 북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이 공통성이 있다'는 인정과 동시에 10.4선언을 구체적으로 실천하겠다는 내용이 광복절 기념사에 담겨야 한다는 설명이다.

배기찬 전 이사장은 "헌법 4조와 7.4성명을 비롯한 역대 남북합의를 토대로 평화와 통일의 불가역적 노선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남북포괄합의서'는 남북관계를 새롭게 규정하는 법규로, 2018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북한 총리급 인사가 참석해 서명한다는 구상이다. 한.미정상회담, '신 한반도평화비전'(베를린구상) 발표, 8.15광복절, 10.4선언 기념일 등 시간표를 따라 대북 메시지를 던져, 2018년 평창올림픽에서 실현시킨다는 로드맵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배 전 이사장은 헌법 1조를 재확인함과 동시에 5천만 국민이 평화통일의 주체이자 코리아 운명의 주인임을 환기시켜야 한다고 제언했다. "더 이상 바둑판에 배치되는 바둑돌이 아니라 바둑 두는 사람이 돼야 한다. 우리가 원하는 평화적 통일을 향해 대한민국, 한반도를 몰아가는 운전수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오는 2019년이 3.1절 100주년이자,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년임을 감안, 대한민국 건국 100주년으로서 자주적인 외교안보 대원칙을 천명하겠다는 의지도 광복절 기념사에 담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광복절 기념사 제언에, 참가자들은 남북특사회담, 남북고위급회담, 한반도.동북아 평화 6자 정상회담 등 구체적인 남북대화 방안과 민생통일을 위한 생활공동체 형성, 국민통합을 위한 '통일국민협약' 등 국민합의 등을 제시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황인성 민주평통 사무처장, 고유환, 김용현, 김일한 동국대 교수, 조성렬, 김일기, 안제노, 이기동, 이수석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전현준 동북아평화협력연구원장, 박종철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정철 숭실대 교수, 진희관 인제대 교수, 김종수 더불어민주당 통일전문위원 등 30여 명의 전문가가 대거 참가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최대의 압박과 관여’는 한반도 문제 해법이 아니다!

‘최대의 압박과 관여’는 한반도 문제 해법이 아니다!
 
 
 
편집국
기사입력: 2017/07/19 [09:25]  최종편집: ⓒ 자주시보
 
 
▲ 민권연대 회원들이 미국의 적대정책 철회와 북미평화협정 체결을 촉구했다.     © 편집국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발사로 인해 미국 등이 대북제재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민생평화통일주권연대(민권연대)는 18일 오후 2시 미 대사관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북압박정책 철회와 평화협정 체결을 촉구했다.

 

민권연대는 미국의 대북제재 총력전이 성과를 거둘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 그동안 숱한 대북제재를 가했음에도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이 고도화 되어온 점▲ 중국과 러시아 역시 미국의 대북제재안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는 점 등을 지적했다.

 

민권연대는 대북제재와 압박은 문제의 해결보다는 북한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옴으로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킬 뿐이라며 결국 미국이 그토록 원하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시험 중단은 북한과의 평화협정으로만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민권연대는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미국의 대북제재에 편승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며 최북단에서 최남단까지 길이가 약 1,000km에 불과한 한반도에서 북한이 한국을 공격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과 시간공을 들여 ICBM을 개발했다는 일부의 주장은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

[기자회견문대북제재 압박 철회하고 북미평화협정 체결하라!

 

지난 7월 4북한이 '화성-14미사일을 시험 발사하였다.

북한은 미사일이 최대고도 2,802로 933를 39분간 비행했다고 밝히며세계 어느 지역이던 타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미 국방부는 4(현지시간성명을 통해 북한이 쏜 미사일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인정하며 “(ICBM)발사는 북한이 미국과 우리 동맹국들에 대해 가하고 있는 위협을 계속해서 보여 준다고 비난했다.

화성-14’ 미사일 시험발사 성공으로 북한은 미국러시아중국인도이스라엘에 이어 전 세계에서 6번째로 핵과 ICBM을 보유하게 되었다.

 

북한의 ICBM시험발사를 레드라인이라고 간접적으로 언급해온 미국은 미사일 시험발사의 성공을 인정하면서도 '최대의 압박'이라는 기조로 가능한 대북제재 수단을 총동원하고 있다.

5(현지시간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 대사가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서 '필요하다면 군사력까지 사용'을 언급했고, 8일에는 미국의 전략폭격기 B-1B랜서가 한반도상공에서 실사격 훈련을 진행하였다또한 미국은 대북원유 공급 차단 및 북한 노동자 고용 금지 등의 내용을 포함한 유엔안보리 새 대북제재결의안을 추진하고 있고, '세컨더리 보이콧법안을 상원에서 발의하는 등 경제제재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대북제재 총력전이 성과를 거둘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미 미국은 수차례 유엔안보리 결의를 통해 대북제재를 가해왔다더 제재할게 남아있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다양한 방법을 통해 오랜 기간 대북제재를 가해왔음에도 북한은 자체의 기술로 핵과 미사일 시험을 진행성공시켰다새로운 대북제재결의안을 채택한다고 해도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또한 중국과 러시아 역시 미국의 대북제재안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어 국제차원의 제재 역시 미국의 뜻대로 진행되기 어려워 보인다블라디미르 사프론코프 유엔 주재 러시아 차석대사는 "제재로는 문제를 풀 수 없음을 인정해야 한다"고 했고류제이 중국대사는 북한의 핵 도발 중단과 한·미의 대규모 군사훈련을 중단하는 '쌍중단'을 강조했다.

 

그리고 군사행동을 비롯한 대북제재와 압박은 문제의 해결보다는 북한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옴으로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킬 뿐이다.

14일 북한 외무성은 만약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또다시 제재결의가 나온다면 우리는 그에 따르는 후속조치를 취할 것이며 정의의 행동으로 대답할 것이라고 밝혔다후속조치를 구체적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언론 등은 6차 핵시험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제재와 압박은 더 큰 위기를 조성할 뿐이다.

 

미국의 대북제재와 압박은 결국 아무런 성과 없이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성공을 인정하며 무엇이라도 대응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는 미국 역시 이에 대해 잘 알고 있을 것이다북한의 핵과 ICBM 보유는 미국의 한반도 전략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미국으로서는 어떻게든 이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시간은 미국의 편이 아니다.

제재와 압박을 통한 시간 끌기는 북한의 계속적인 전략무기 시험만을 불러올 뿐이다.

 

미 언론에서도 트럼프 미대통령의 대북정책 전환을 촉구하고 나섰다.

4일 뉴욕타임스는 사설을 통해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선 미국이 북한과 직접 대화에 나서는 길밖에 없다고 촉구하였다사설은 조지슐츠 전 국무장관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 등 '미국 최고의 핵 전문가들'이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현실적 방안'으로 대화를 시작할 것을 촉구한 사실을 상기하며 정치적 성향을 떠나 미국인 60%가 동의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결국 미국이 그토록 원하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시험 중단은 북한과의 평화협정으로만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더불어 문재인 대통령은 미사일 발사를 명분으로 한 미국의 대북제재에 편승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

최북단에서 최남단까지 길이가 약 1,000km에 불과한 한반도에서 북한이 한국을 공격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과 시간공을 들여 ICBM을 개발했다는 일부의 주장은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

실제로 북한은 핵과 ICBM을 개발한 것이 미국의 대북적대정책 때문이라 주장하고 있다.

아무리 미국이 우방이라 하더라도 우리를 대상으로 한 무기도 아닌 ICBM 시험발사를 명분으로 대북제재와 압박에 앞장서는 것은 남북관계를 악화시킬 뿐이다.

 

대북제재와 압박으로는 한반도의 긴장과 갈등 고조만을 가져올 뿐이다한반도에서 전쟁위기가 높아지기를 원하는 이는 이 땅에 아무도 없다평화적인 해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한반도에 영구적인 평화가 안착되기를 희망할 뿐이다.

진정 한반도의 평화를 희망한다면 미국은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을 중단하고 북미평화협정 체결에 나서라.

 

2017년 7월 18

민주민생평화통일주권연대(민권연대)

 

 

 
트위터 페이스북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다시 불거진 ‘포털 장악’ 논란…배후에 삼성과 이재용?

 

[아침신문솎아보기] 양대노총 공격나선 보수언론 …양대노총, 적폐기관장 지정에 ‘마녀사냥’ 맹비난

장슬기 기자 wit@mediatoday.co.kr  2017년 07월 19일 수요일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공공기관 적폐 기관장’ 10명을 지목해 사퇴를 요구했다. 국정농단세력에 의해 임명된 공공부문 적폐기관장들의 폐해가 노동자와 국민의 부담이 될 것이라는 논리였다. 조선일보·동아일보 등 일부 신문이 사설에서 양대노조에 대해 비판했다. ‘경영효율화를 추구했던 기관장들이 어떻게 적폐냐’, ‘마녀사냥이다’ 등의 비판이었다.

삼성이 네이버 등 주요 포털사이트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관련 불리한 기사가 노출되지 않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정황이 검찰 수사에서 확인됐다. 한겨레는 1면과 사설에서 해당 내용을 보도하며 삼성과 포털관계자를 대상으로 진상규명 필요성에 대해 주장했다.  

다음은 19일 아침종합신문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비위 첩보’ 받고도 하성용 KAI 사장 기용한 박근혜”
국민일보 “‘乙 눈물’ 닦아준다” 
동아일보 “프랜차이즈 ‘통행세’ 갑질 뿌리뽑는다” 
서울신문 “신고리 중단, 찬성 45.1% 반대 40.2%” 
세계일보 “법정 싸움 번지는 ‘원전공사 중단’” 
조선일보 “공무원 1명 뽑을 때마다 17억씩 더 든다” 
중앙일보 “가맹점 구제 ‘호식이 배상법’ 나온다” 
한겨레 “삼성, ‘이재용 불리한 기사’ 포털 노출 막았다” 
한국일보 “최저임금 위반 판쳐도 처벌은 고작 1%
 
 
양대노총, 적폐기관장 지정에 ‘마녀사냥’ 

 

양대노총 공공부문노동조합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가 18일 한국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적폐기관장들은 스스로에 대한 부끄러움을 조금이라도 안다면 지금이라도 즉시 사퇴하길 바란다”며 적폐기관장으로 10명을 선정했다.

공대위가 발표한 10곳 기관장은 홍순만 한국철도공사 사장, 유제복 코레일유통 사장, 김정래 한국석유공사 사장, 김옥이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이사장, 서창석 서울대병원 원장, 방하남 한국노동연구원 원장, 박희성 한국동서발전 사장 직무대행, 이승훈 한국가스공사 사장, 정영훈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이사장, 이헌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 등이었다. 

 
▲ 19일자 조선일보 사설
▲ 19일자 조선일보 사설

 

조선일보는 사설 “公기관 경영효율화 노력하면 ‘적폐’가 되는 세상”에서 “공대위가 전 정부의 낙하산 인사이며 성과연봉제를 추진한 ‘적폐’ 인물이라는 것”이라며 “특히 10명 중 8명에 대한 퇴진 요구 이유가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추진”이라고 설명했다.

조선일보는 “성과연봉제는 공공기관의 비효율과 방만 경영을 개혁하기 위해 지난 정부에서 추진했던 것”이라며 “일하는 사람이나 안 하는 사람이나 똑같은 월급과 보너스 받는 임금 체계를 개선하고, 국민을 위해 더 나은 서비스를 한 사람에게 인센티브를 주자는 것이라 국민에게 적은 부담으로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정부라면 마땅히 추진해야 할 정책”이라고 성과연봉제를 소개했다.  

이어 “하지만 사람은 누구나 편하고 좋은 게 좋은 식으로 사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많다”며 “성과연봉제에 노조가 반발한 것은 당연한 일이기도 했다. 이제는 공무원노조와 교원 단체까지 성과급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조의 이기심 탓에 마땅히 해야할 성과연봉제를 반대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조선일보는 노조와 새 정부를 연결했다. 사설에서 “문제는 이들의 이기적 행태에 새 정부가 동조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대선 기간 문재인 대통령이 공무원노조 출범식에서 성과연봉제 폐지를 약속하더니 취임 후 바로 실행에 옮겼다”고 설명한 뒤 “공공기관에 경쟁 체제를 도입해 국민 부담을 줄이고 서비스 질을 높이려 하면 적폐가 되는 세상이 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신문은 “새 정부에서는 노총이 주장하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지는 일이 연이어 벌어졌고, 청와대 수석도 이들이 반대하자 쫓겨났다”며 “철도 경쟁 체제를 백지화하라는 노조 요구도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고 지적한 뒤 “공공기관장들이 국민이 아니라 노조 눈치를 보는 현상은 가속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이제 누구라도 공(公)노조 ‘철밥통’ 건드리면 적폐가 되는 시대”라며 “귀족 노조들은 제 세상 만난 듯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 19일자 동아일보 사설
▲ 19일자 동아일보 사설

 

동아일보 역시 비판적인 내용의 사설을 냈다. 이 신문은 “해당 공공기관장들이 강하게 반발했다”며 김정래 석유공사 사장이 “과거 정권에서 해외 자원개발을 하며 과실을 향휴해 오다 과거와 자신을 뒤돌아보지 않는 그들이 적폐”라며 노조를 비판한 사실을 전했다.  

동아일보는 “실제로 공기업 사장이 새로 임명될 때마다 ‘낙하산 인사’라며 거부 투쟁을 벌여 기선을 제압한 뒤 슬그머니 타협해 주는 식으로 철밥통을 공고히 해 온 노조들이 적지 않다”며 “노조와 손잡고 방만 경영을 일삼아 온 공기업의 관행을 뿌리 뽑기 위해 정부가 강하게 개혁 드라이브를 걸었던 것이 성과연봉제 도입인데 정권이 바뀌자마자 양대 노총이 공공개혁에 앞장선 기관장들을 마녀사냥 하듯 지목한 것”이라고 했다.  

역시 새 정부를 향한 비판도 있었다. 동아일보는 “만일 양대노총이 찍어낸 자리에 친문 대선 공신이 들어선다면 문재인 정부는 또 다른 ‘낙하산 인사’를 양산한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며 “노조가 앞장서고 청와대가 뒤따라가는 식으로 공기업 사장을 물갈이하는 변칙은 곤란하다”고 주장했다.  

국민일보도 사설에서 “박근헤 정부가 졸속으로 추진한 ‘알박기’ 인사나 국정농단 세력에 의해 불공정하게 진행된 ‘최순실’ 인사는 걸러내는 게 맞다고 본다”며 “그렇지만 박근혜정부에서 성과연봉제 도입을 추진했다고 해서 퇴진하라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비판했다.  

삼성, 네이버·다음 개입했나 

한겨레가 입수한 이 부회장과 삼성 그룹 주요 임원 관련 검찰·특검 수사자료를 보면 2015년 5월15일 최아무개 삼성 미래전략실 전무가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사장에게 보낸 문자메시지가 있다. 메시지엔 “지금은 네이버와 다음에서 기사들이 모두 내려갔다”며 “포털 쪽에 부탁해뒀다”고 돼있다. 

▲ 19일자 한겨레 1면
▲ 19일자 한겨레 1면

 

5월15일은 이 부회장이 당시 1년째 병상에 있던 아버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대신해 이 회장이 맡았던 삼성생명공익재단과 삼성문화재단 이사장에 선임된 날이다. 때문에 언론은 ‘이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의 첫발을 내디뎠다’는 기사를 쏟아냈고, 이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를 위해 그룹 공익재단을 사적으로 이용한다는 지적도 나왔다고 한겨레는 전했다.  

다음날인 5월16일 장충기 전 사장은 “(네이버와 다음) 양쪽 포털사이트에 미리 협조요청을 해놔서인지 조간 기사가 전혀 노출되고 있지 않다”며 “포털에 노출되지 않아 댓글이 퍼지고 있지 않은 추세, 기껏해야 댓글은 10여개”라고 보고를 받았다. 네이버와 다음은 해당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한겨레는 사설 “삼성, 네이버·다음의 기사 노출까지 개입했나”에서 “사실이라면, 삼성 공화국이란 말을 떠올릴 수밖에 없고 포털의 공정성에도 큰 논란이 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전실 임원이 장 사장에게 허위보고를 했을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며 “당시 두 포털 메인 페이지에 이 부회장 관련 기사들이 노출되지 않은 것 또한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한겨레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서 삼성이 사주 일가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각계에 전방위 로비를 벌인 사실은 이미 드러났지만, 이번 의혹의 충격은 또 다르다”며 “정치권에서 포털 뉴스의 공정성에 관한 논란과 시비가 여러 차레 제기됐지만, 이번처럼 구체적으로 대기업의 영향력 행사 정황이 드러난 적은 없다”고 해당 의혹의 의미를 짚었다.  

한겨레는 “포털은 그동안 뉴스 편집과 실검 선정 등의 기준을 명확하게 공개하지 않아 불신을 받아왔다”며 “특히 지난해 말엔 네이버와 다음이 ‘법령이나 행정·사법기관의 요청이 있는 경우’ 실검 순위에서 특정 검색어를 삭제하거나 노출하지 않을 수 있다는 조항을 유지해온 사실이 드러났다”고 지적한 뒤 “삼성이 포털의 누구와 접촉했는지, 이후 포털이 어떤 대응을 했는지, 이 문자메시지 외에 다른 시도는 없었는지 등이 명백히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http://www.mediatoday.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구치소로 향한 휠체어 한 대, 그는 '노역'을 택했다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7/07/19 10:27
  • 수정일
    2017/07/19 10:27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이 기사는 다음 스토리펀딩에도 동시에 연재합니다. 중증장애인 활동가들을 후원할 수 있고, 후원금은 벌금을 대신 내는 데 쓰입니다. - 기자 말 
 
 이경호씨는 창애인인권 활동가다. 의정부장애인차별철폐연대 소속으로 장애인 보행권과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의정부 시장실을 찾았고 이틀간의 점거 농성을 했다. 이씨는 그 이유로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으로 벌금 90만원을 내야한다.
이경호씨는 장애인 인권 활동가다. 의정부장애인차별철폐연대 소속으로 장애인 보행권과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의정부 시장실을 찾았고 이틀간의 점거 농성을 했다. 이씨는 그 이유로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으로 벌금 90만원을 내야한다. ⓒ 이희훈
 이경호씨가 활동보조인의 도움을 받아 이동을 준비하고 있다.
이경호씨가 활동보조인의 도움을 받아 이동을 준비하고 있다.ⓒ 이희훈
오늘도 실패할 게 뻔하지만 일단은 해본다. 오른팔을 일자로 뻗는다. 왼팔을 그 밑에 내려놓는다. 화장실까지 가려면 일단 윗몸을 일으켜야 한다. 혼자서는 힘들어 몇 년 전, 작은 탁자를 개조해 리프트를 설치했다. 리모컨을 누르면 탁자가 어깨까지 올라온다. 일단 탁자까지만 가면 된다. 

온 힘을 집중하기 위해 숨을 세 번 고른다. 하나둘 셋. 탁자에 얼굴을 뭉갠다. 짓이겨진 얼굴을 탁자 한가운데로 밀어 넣는다. 왼손 두 번째 손가락으로 탁자 위에 놓인 리모컨을 누른다. 힘을 준다고 주는데, 움직일 기미가 없다. 

"여기, 여기요." 

결국 방에 있던 활동보조인을 부른다. 거실에 펴 놓은 이부자리에서 화장실까지. 혼자 기어가는 5m는 오늘도 실패다. 활동보조인의 도움으로 화장실로 향한 이경호씨는 뿌연 소변을 눈다. 몸의 근육을 이루는 단백질은 속절없이 소변으로 빠져나간다. 이제 남은 근육도 얼마 없는지, 뿌연 소변마저 그 양이 줄어들고 있다. 70kg였던 몸무게는 어느새 52kg이 됐다.

근육도 기력도 갈수록 줄어들어 웬만하면 멀리 나가지 않는다. 요즘 같은 뙤약볕은 더 위험하다. 의정부 집에서 서울로 나가는 건 근 몇 달 만이다. 그만큼 중요한 일정이기도 하다. 구치소에 가기 전, 사람들을 만나기로 했다. 

약속지켜 달라 외쳤지만, 돌아온 건 벌금
 이경호씨가 의정부 자택에서 부터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 있는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로 가기 위해 경전철과 지하철을 이용했다. 환승이 필요한 창신역은 엘리베이터가 없어 휠체리프트를 3번을 이용해야 1호선에서 4호선으로 갈아 탈 수 있다. 이마저 역무원들의 운용미숙으로 환승을 위해 30분 이상의 시간이 소요 되었다.
이경호씨가 의정부 자택에서부터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 있는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로 가기 위해 경전철과 지하철을 이용했다. 환승이 필요한 창신역은 엘리베이터가 없어 휠체리프트를 3번 이용해야 1호선에서 4호선으로 갈아 탈 수 있다. 이마저 역무원들의 운용미숙으로 환승을 위해 30분 이상의 시간이 소요 되었다. ⓒ 이희훈
 이경호씨가 의정부 자택에서 부터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 있는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로 가기 위해 경전철과 지하철을 이용했다. 환승이 필요한 창신역은 엘리베이터가 없어 휠체리프트를 3번을 이용해야 1호선에서 4호선으로 갈아 탈 수 있다. 이마저 역무원들의 운용미숙으로 환승을 위해 30분 이상의 시간이 소요 되었다.
이경호씨가 의정부 자택에서부터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 있는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로 가기 위해 경전철과 지하철을 이용했다. 환승이 필요한 창신역은 엘리베이터가 없어 휠체리프트를 3번 이용해야 1호선에서 4호선으로 갈아 탈 수 있다. 이마저 역무원들의 운용미숙으로 환승을 위해 30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 이희훈
 이경호씨가 의정부 자택에서 부터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 있는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로 가기 위해 경전철과 지하철을 이용했다. 환승이 필요한 창신역은 엘리베이터가 없어 휠체리프트를 4번을 이용해야 1호선에서 4호선으로 갈아 탈 수 있다. 이마저 역무원들의 운용미숙으로 환승을 위해 30분 이상의 시간이 소요 되었다.
이경호씨가 의정부 자택에서부터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 있는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로 가기 위해 경전철과 지하철을 이용했다. 환승이 필요한 창신역은 엘리베이터가 없어 휠체리프트를 3번을 이용해야 1호선에서 4호선으로 갈아 탈 수 있다. 이마저 역무원들의 운용미숙으로 환승을 위해 30분 이상의 시간이 소요 되었다.ⓒ 이희훈
17일부터 21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경호씨는 구치소에서 노역을 산다. 90만원의 벌금을 갚을 길이 없기 때문이다. 법원은 그에게 "법을 어겨 잘못했다"는 판결을 내렸지만, 그는 따를 수 없었다. "장애인도 사람이다. 움직이고 싶다"고 외친 게 죄라는 건가. 그는 억울했다. 

"약속했어요. 약속을 지키지 않은 건 의정부시인데, 잘못은 우리가 했다고 합디다."

2015년 6월. 경호씨가 활동하고 있는 의정부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의정부 장차연)는 의정부 시장실을 찾아갔다. 의정부시는 장애인을 위한 활동 보조시간을 5시간 더 늘려준다 했지만, 같은 해 1월 이를 없던 일로 했다. 경호씨는 약속을 지켜 달라 애원했다. 서울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경기도 내에서 어디든 움직일 수 있도록 장애인 특별교통수단을 늘려달라고도 했다. 의정부시에만 4400여 명의 장애인이 있는데, 장애인 콜택시 22대로는 어림도 없기 때문이다. 

한 시간여 면담하던 시장은 다음 일정이 있다며 자리를 떠났다. "일정 마치시고 돌아오실 때까지 기다릴게요." 시장을 부여잡으며 말했지만, 시장은 답이 없었다. 오후 9시가 넘어서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기다리셔도 소용없습니다." 

시장은 간단하고 명확하게 말했다. 더는 들을 말도 듣고 싶은 말도 없다는 투였다. 듣고 싶어 하지 않는 이들에게 이야기를 전하는 방식은 많지 않았다. 시장실에 머물러 기다리는 수밖에. 이틀간의 점거 농성이 시작됐다. 

의정부시는 경찰을 불렀다. 시장실을 점거한 7명에게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폭력행위등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상해, 공용물건손상, 공무집행방해, 재물손괴. 다섯 개의 죄목이 붙었다. 경호씨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에 해당했다. 

"피고인들의 행위가 개인적 이익 도모가 아닌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위에 있는 장애인들의 인권과 생활환경 향상을 목적으로 한 것이라는 점을 고려해 달라."

경호씨의 호소는 통하지 않았다. 판사는 사적 이익을 위해서 한 행동이 아니라는 걸 인정하면서도, 시장실 점거는 불법이라 판결했다. 결국 벌금 90만 원이 선고됐다. 매달 기초생활수급비로 80만 원을 받아 월세를 내고 고등학교 2학년 아들을 키우고 있는 그에게 90만 원은 버거웠다. 

"벌금 사회봉사제도가 있다는 말을 들었어요.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은 벌금 대신 사회봉사를 택할 수도 있다고 해서요."

사회봉사는 마지막 희망이었다. 마침 사회복지사 2급 자격증도 있었다. 근육장애로 몸은 움직이기 어렵지만 읽고 말하기는 할 수 있었다. 시각 장애인을 위해 책을 읽을 수도 강의를 할 수도 있었다. 가능한 게 많다는 건 그만의 생각이었다. 경호씨가 사회봉사를 신청한 지 일주일 만에 법원은 '사회봉사 불가' 통지를 보내왔다. 그와 함께 벌금을 받은 비장애인은 사회봉사가 받아들여졌다. 

"나는 할 수 있는 게 있다고 생각했는데, 당신은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판정을 받은 거죠. 사회봉사를 신청하고 아무도 내게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묻지 않았어요. 서류에 지체장애 1급이라고 나와 있으니 무슨 사회봉사를 할 수 있겠나 생각했겠지요."

결국 90만 원은 고스란히 그의 빚으로 남았다. 선고받은 지 30일 이내에 벌금을 내야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독촉장이 날아왔다. 벌금을 내라는 전화도 걸려왔다. 그의 이름으로 된 예금통장 역시 입출금이 불가능했다. 그는 손과 발이 제 맘대로 되지 않는 것보다 더한 답답함을 느꼈다. 삶이 묶였다. 

10년 사망선고 받았지만...
 이경호
이경호ⓒ 이희훈
 이경호씨가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전동차로 이동을 하는 동안 차들이 수없이 옆을 지나갔다.
이경호씨가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전동차로 이동을 하는 동안 차들이 수없이 옆을 지나갔다. ⓒ 이희훈
 이경호씨가 전동휠체어를 타고 집을 나섰다. 이 장애인 이동시설이 아파트 건물 외부로 나갈 수 있는 유일한 통로다.
이경호씨가 전동휠체어를 타고 아파트 건물 외부로 나가고 있다. 이곳은 아파트에 설치된 장애인 통행시설이 유일한 통로다.ⓒ 이희훈
연대는 그에게 생명줄이었다. 의정부 시장실을 찾은 건 그 혼자만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었다. 4400명, 의정부시에서 각자의 장애를 멍에처럼 짊어지고 사는 이들을 위한 투쟁이었다. 방안에 틀어박혀 죽음만 기다리며 살았던 10년의 세월을 보충하는 건 남보다 더 열심히 외치고 소리 높여 외치는 것뿐이었다. 

경호씨는 20대가 기억나지 않는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시간, 아무것도 떠올릴 게 없었다. 시작은 열일곱 살 때다. 책상에 앉으면 종아리가 저렸다. 축구를 하거나 산에 오르면 발목 위로 다리가 당겼다. 위암으로 투병 중인 아버지를 간병하기 위해 부모님은 모두 그와 떨어져 지냈다. 

"누나, 나 다리가 좀 이상해."

어렵사리 큰 누나에게 증상을 설명했다. 당시 이십 대 중반이던 그의 누나 역시 근육병 진단을 받았던 터였다. 누나 손에 이끌려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근이영양증(근디스트로피)라는 병명을 말했다. 쉽게 말해 근육병이라고도 했다. 1970년대 후반, 근육병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다행이라면 경호씨를 진단한 의사가 근육병에 대해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길어야 10년 살 수 있습니다."

의사의 말을 듣고 경호씨는 책을 내려놨다. 10년 후 찾아올 죽음을 위해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알고 싶지 않았다. 오늘 하루, 눈을 뜨는 게 무슨 의미인지 몰랐다. 어차피 10년 후면 죽을 목숨.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의사가 틀렸다. 삶이 생각보다 오래갔다. 매일 조금씩 빠져나가는 근육을 부여잡지 못한 채 지체장애 1급으로 40년을 더 살아내고 있다. 의사 역시 알지 못했던 것이다. 몸에서 근육이 빠진다고 10년 안에 사망하는 것은 아니다. 근육병을 치료할 방법은 없지만, 그렇다고 곧바로 죽음이 찾아오지도 않는다. 어차피 죽을 목숨만 되새기며 방안에서 20대를 보낸 경호씨는 30대가 되어서야 '살아야겠다' 다짐했다. 

근육병 환자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모임이 있다는 곳을 찾아갔다. 매달 그들을 만났다. '이번 달은 근육이 얼마나 빠졌니' 우스갯소리도 할 수 있게 됐다. 그러자 주위가 보였다. 태어날 때부터 혹은 사고로 팔을 잃고 말을 잃고 눈을 잃고 움직임을 잃어가면서도 살아내는 사람들이 있었다. 팔이 없으면 턱으로 자판을 치고 발가락으로 의사 표현을 하면서 '장애인도 사람이다'를 외치고 있었다.
 이경호씨가 의정부 자택에서 부터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 있는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로 가기 위해 경전철과 지하철을 이용했다. 환승이 필요한 창신역은 엘리베이터가 없어 휠체리프트를 3번을 이용해야 1호선에서 4호선으로 갈아 탈 수 있다. 이마저 역무원들의 운용미숙으로 환승을 위해 30분 이상의 시간이 소요 되었다.
이경호씨가 의정부 자택에서 부터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 있는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로 가기 위해 경전철과 지하철을 이용했다. 환승이 필요한 창신역은 엘리베이터가 없어 휠체리프트를 3번을 이용해야 1호선에서 4호선으로 갈아 탈 수 있다. 이마저 역무원들의 운용미숙으로 환승을 위해 30분 이상의 시간이 소요 되었다.ⓒ 이희훈
"부끄러웠죠. 나는 20대를 고스란히 먹고 자고 싸면서 내 인생을 한탄하며 보냈는데... 내 슬픔에 갇혀 살았는데 '우리의 장애'를 알리고 조금이라도 사회를 변화시키려 사는 사람들이 있었어요."

그렇게 30대부터 '발을 달라'며 장애인 이동권 투쟁을 하고, 활동보조 서비스를 요구했다. 27년을 외쳤다. 세상의 변화보다 그의 몸이 먼저 굳어졌다. 발에서 시작해 손가락까지 찬찬히 굳어져 이제는 바지 지퍼를 혼자 내리기 어렵다. 움직이지 않으면 곧바로 욕창이 생겨 활동보조인이 수시로 그의 몸을 뒤척이게 해야 한다. 

구치소로 향하는 그가 걱정하는 것 역시 대소변이다. 먹지 않아야 싸지 않을 수 있을까, 아무것도 먹지 않고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사회봉사 기각됐다고 불만을 표하는 건가요. 어떻게든 사회봉사 받아 볼 테니 굳이 들어오지 마세요. 우리도 골치 아픕니다."

노역을 살러 가는 당일, 검찰청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다시 생각해보라는 전화는 부탁보다는 강요, 호소보다는 짜증이었다. 

"들어가서 살아보겠습니다. 이제 와서 구걸하듯 사회봉사를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예정대로 구치소로 갑니다."

경호씨는 단호하게 답했다. 누구하나 진즉에 물어본 적 없었다. 사회봉사로 무엇을 하겠냐고. 무엇을 하고 싶냐고. 관심도 질문도 없이 '불가' 통보를 내리더니 이제야 '다시 생각해보라'며 독촉한다. 무엇보다 자존심이 상했다.

"세상에 직업이 일흔 가지가 넘는다는데, 내가 다른 사람을 위해 그 중 한 가지를 못하겠습니까. 여러분 보시기에도 내가 그래 보입니까. 이건 장애인 차별 아닙니까. 무시당한 거 같아 기분이 나쁩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들이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정문 앞에서 장애인인권 활동가 박옥순,이경호,이형숙 벌그탄압 규탄 및 자진노역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들이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정문 앞에서 장애인인권 활동가 박옥순,이경호,이형숙 벌금탄압 규탄 및 자진노역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이희훈
 벌금 90만원에 대한 자진노역을 신청한 장애인인권활동가 이경호씨가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정문 앞에서 장애인인권 활동가 박옥순,이경호,이형숙 벌그탄압 규탄 및 자진노역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벌금 90만원에 대한 자진노역을 신청한 장애인인권활동가 이경호씨가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정문 앞에서 장애인인권 활동가 박옥순,이경호,이형숙 벌금탄압 규탄 및 자진노역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이희훈
 벌금 90만원에 대한 자진노역을 신청한 장애인인권활동가 이경호씨가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정문 앞에서 장애인인권 활동가 박옥순,이경호,이형숙 벌그탄압 규탄 및 자진노역 기자회견에 참석해 물을 마시고 있다.
벌금 90만원에 대한 자진노역을 신청한 장애인인권활동가 이경호씨가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정문 앞에서 장애인인권 활동가 박옥순,이경호,이형숙 벌금탄압 규탄 및 자진노역 기자회견에 참석해 물을 마시고 있다. ⓒ 이희훈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정문 앞. '이경호 벌금 90만 원', '이형숙 벌금 100만 원', '박옥순 벌금 300만 원'. 벌금을 갚을 길 없어 노역을 살기 위해 구치소로 향하는 세 명이 자신의 이름과 벌금 액수가 적힌 피켓을 목에 걸었다. 휠체어를 끌며 밀며 20명이 넘는 친구들이 자리에 함께했다.

경호씨는 손가락의 힘이 빠져 전동휠체어 이동도 수월하지 않지만 당당하고 싶었다. 당신이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며 삿대질한 법원에 지고 싶지 않았다.

"잘 다녀오겠습니다. 죽기야 하겠습니까. 내가 뭘 할 수 있는지 보여주고 올게요. 신 나게 기사 쓰세요." 

하루에 10만 원. 90만 원을 갚기 위한 경호씨의 노역이 시작됐다.
☞ 당신의 이야기도 '뉴스'가 됩니다. 지금 시민기자로 가입하세요!   ✎ 시민기자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몽양과 백범 따르는 사람들이 함께 가자”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7/07/18 13:10
  • 수정일
    2017/07/18 13:10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남북, 외교관계 수립하고 대표부 교환하자” 몽양 여운형 70주기, 이부영 기념사업회 이사장
김치관 기자  |  ckkim@tongilnews.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승인 2017.07.18  04:20:46
페이스북 트위터
   
▲ 몽양 여운형 선생 70주기 추모행사를 준비 중인 이부영 몽양여운형선생기념사업회 이사장과 14일 동아시아평화회의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 - 조천현]

“우리가 바라는 게 민족 내부 구성원 중에 온건 좌파와 온건 우파가 하나가 돼서 교류협력, 평화공존을 상당 기간 거쳐서 결국 평화통일로 가자는 것인데, 몽양과 백범을 따르는 사람들이 함께 가자는 것이다.”

이부영(75) 몽양여운형선생기념사업회 이사장은 몽양 여운형 선생 70주기 추모행사를 백범김구기념관에서 개최하는 의미를 이같이 말했다.

이부영 이사장은 14일 <통일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몽양의 최전성기였던 미군정기의 정치지형을 설명한 뒤 “이번에 백범기념관에서 몽양 추모식을 하는 까닭은 생시에는 같은 노선을 가지 못했지만 남북협상과 통일정부 수립, 이런 걸 시도하다 돌아간 두 분의 방향이 같은 것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몽양이 추구한 좌우합작과 남북협상을 통한 통일정부 수립 지향을 몽양이 암살당한 뒤 백범이 제정당사회단체연석회의에 참석하는 등 뒤이어 실천하다 역시 흉탄에 쓰러졌다는 것.

몽양 여운형 70주기 행사는 18일 오후 7시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강만길 고려대 명예교수가 ‘통일시대의 몽양 여운형 선생을 다시 생각한다’는 주제로 강연회를 갖고, 19일 오전 11시 우이동 묘소 참배에 이어 오후 2시부터 서울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추모식과 추모공연을 거행할 예정이다.

그러나 지난해 연말부터 불거진 경기도 양평 소재 몽양여운형기념관.생가 위탁관리를 둘러싼 양평군과 기념사업회 측의 갈등으로 70주기 행사는 대폭 축소돼 진행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부영 이사장은 “냉전시기 지워 보려고, 잘 안보이게 하려했던 사고의 연장 아니냐는 그런 의혹을 갖고 있다”며 “양평군 혼자 의도로 이렇게 된 것 같지 않아 보인다”고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백범 김구나 안중근 의사와는 달리 몽양 여운형은 좌익의 대명사로 그의 이름조차 금기시 됐고, 2005년에서야 건국훈장 대통령장(서훈 2급)이 추서됐다가 2008년 노무현 정부 마지막날 건국훈장 대한민국장(1급)으로 서훈이 승급될 정도였다.

이 이사장은 고 강원룡 목사의 “몽양을 주목해야 한다. 6.15시대는 몽양 같은 리더십이 요구되는 시대가 될 것이다”라는 말을 전하며, “몽양 같은 대범한 생각으로 좌우합작과 남북협상으로 가야 될 거다”고 말했다.

특히 “남쪽이 북의 실체를 인정하고 교류협력, 평화공존을 최고의 기본가치로 생각하고 서로 외교관계를 수립하고 대표부를 교환하자고 제안할 필요”를 제기해 주목된다.

지금까지 남북은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에서 “쌍방 사이의 관계가 나라와 나라 사이의 관계가 아닌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형성되는 특수관계라는 것을 인정”한데 근거해 ‘외교관계’나 ‘수교’라는 개념이 들어설 공간이 없었다.

그는 또한 7월 3-5일 몽고 울란바토르에서 북한 이종혁 아태위원회 부위원장 등 북측 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동아시아평화회의를 개최하려 했지만 정세가 악화돼 북측이 불참함으로써 무산됐다고 밝혔다. 이 회의에는 남측에서도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 임동원 전 장관, 김원기 전 국희의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었다고.

그는 “홍석현 같은 사람이 미국 쪽 최고위급과 소통이 되지 않나. 우리가 북과 미국 쪽의 최고위급 대화 메신저 노릇을 하면 그것만큼 남쪽이 주도적으로 하는 게 어디 있겠나”라고 의미를 부여하고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직언론인 출신으로 재야운동에서 중심적 역할을 맡다 정치에 입문, 3선 의원의 관록을 쌓은 그는 현대사와 몽양 여운형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남북관계와 동북아 정세 등에 대해서도 뚜렷한 소신을 물흐르듯 펼쳤다.

다음은 14일 오전 11시 서울 세종로 대우빌딩 동아시아평화회의 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 내용이다.

6.15시대, “몽양을 주목해야 한다”

   
▲ 이부영 이사장은 고 강원룡 목사의 권유로 몽양 기념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됐다고 밝혔다. [사진 - 조천현]

□ 통일뉴스 : 몽양여운형선생기념사업회 이사장을 맡게 된 계기를 소개해 달라.

■ 이부영 이사장 : 원래 관심이 꽤 많았다. 그분은 될 수 있으면 좌우 양쪽을 아울러서, 합작해서 통일정부를 세우려했던 분이니까.

그러나 냉전시대 때는 언급하지 못하고 지워져 버렸다. 그러다가 6.15 남북정상 공동선언이 나오면서 새로 조명됐다. 심지어 김영삼 정권 등장 이전까지만 해도 참배객들에게 정보형사들이 신분증을 요구할 정도였다.

<내일신문> 사장 장명국 씨하고 민통련 운동할 때 민중불교연합 의장을 했던 먼저 세상을 뜬 여익구 씨가 나더러 관심을 가져달라고 했다. 내가 정치를 그만두게 되니까 요구해왔는데, 본격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강원룡 목사 때문이다.

강원룡 목사가 2004년부터 돌아가시기 전까지 2,3년동안 나하고 긴밀하게 만나고 해방전후사나 그 전 시대 이야기를 하면서 “몽양을 주목해야 한다. 6.15시대는 몽양 같은 리더십이 요구되는 시대가 될 것이다”라고 말씀하곤 했다.

2007년 몽양 60주기 학술대회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기념사업회를 맡아서 일해 달라 이야기하더라. 90 노인이 나한테 그 일을 맡겨놓고 가신 거다. 강원룡 목사나 이런 분들이 굉장히 관심을 많이 가지고 기념사업회를 후견했다.

□ 몽양 여운형 선생 70주기를 맞는 소회는?

■ 제일 중요한 것은 미국과 중국의 대결이 마치 신냉전을 방불하게 진행되고 있고, 그것과 맞물려서 북핵 완성도가 굉장히 빨리 진행되고 있고, 거기에 남쪽의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 이어서 문재인 정권이 새로 등장하게 됐다는 사실이다.

악화되면서도 악화를 막을 수 있는 요인도 등장했다. 미국도 북핵을 ‘전략적 방치’(인내)를 내세웠던 오바마 정권이 끝나고, 어쨌든 해결해야 된다고 생각한 트럼프 정권이 들어선 것도 변수가 된다.

몽양의 삶을 실천적으로 재해석하기 위해서는 그의 행적을 돌아볼 필요가 있고, 그런 의미에서 70주기를 맞는 의미는 각별하다.

그런데 작년 연말부터 돌발변수가 발생했다. 2011년에 몽양기념관.생가가 복원됐다. 유족들이 땅을 내놓고 유품들을 내놓고, 그동안 짧지 않은 세월 동안 기념사업회가 추모사업을 해왔다.

그런데 중앙 정부와 양평군이 돈을 내서 기념관을 지었는데 양평군이 별안간 몽양기념관 위탁관리를 기념사업회에 맡길 수 없다면서 심의위원회를 만들어 이쪽을 끊었다. 상명대학교 서울산학협력단과 신원1리 새마을회에 맡기겠다고 한다.

기념관 위탁운영 자격에는 근현대사 연구실적이나 추모실적이 있어야 하는 걸로 돼 있다. 전혀 관계없는 기구에다 위탁운영을 맡기고 심지어는 양평군에서 직영하겠다는 말까지 나온다.

□ 양평군은 왜 몽양여운형선생기념사업회를 꺼리나?

■ 양평군은 “왜 양평군의 보조를 밭으면서 서울에서 행사하느냐”고 한다. 서울에서만 하는 게 아니라 기념관이 있는 양평에서도 많이 하는데, 관료로서 갑질하는 거다.

기념사업회가 뻣뻣하다는 거다. 말을 안 듣는다는 거다. 왜 몽양이 양평 출신인데 서울 와서 행사하느냐는 거다. 우리는 양평에 그치는 것이 아니고 서울을 비롯 전국적, 국제적 인물이라는 거다. 실제로 독립운동도 국제적으로 했다. 양평에서만 하라는 건 변형된 지역주의거나 아니면 냉전적 사고다.

혹시 냉전시기 지워 보려고, 잘 안보이게 하려했던 사고의 연장 아니냐는 그런 의혹을 갖고 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처럼 역시 ‘현양사업 블랙리스트’에 들어가 있는 것 아니냐 생각이 든다. 아직도 그들은 몽양을 좌익인물로 보는 것 아닌가 싶다.

□ 정권이 바뀌었고, 70주기 행사라는 상징성도 있는데, 변화가 없나?

■ 전혀 없다. 박승춘 전 보훈처장이 있을 때 70주기 기념예산을 거의 다 깎아버렸다. 양평군에서는 보조하는 돈을 일체 취소해버렸다. 정권이 바뀐 다음에는 아무 조치가 없다.

예산이 다 정해졌기 때문에 7월 19일 거행하는 70주기 행사는 거의 정부 보조 없이 할 수밖에 없게 됐다. 보훈처에서 예년에 지원했던 작은 수준의 지원금 밖에 없다. 국제학술회의니 뭐니 기획도 못하고 있다. 중요한 게 전시회인데 서울역사박물관에서 하려던 것도 취소했다.

□ 양평군과의 대립을 이후 어떻게 풀어나가려 하나?

■ 기념관.생가 위탁운영에서 배제하려는 것에 대해서는 행정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여러 가지 법적 호소를 하려고 한다. 거기는 이번 대선에도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표가 많이 나왔다.

이 분규의 핵심 당사자인 김선교 양평군수가 자유한국당 지구당위원장을 맡고 있다. 정병국 의원이 새누리당이었다가 바른정당으로 나왔는데, 군수가 자유한국당으로 치고 나왔다. 당 노선에 맞게 행동하고 있는 거다.

18일 강연회, 19일 묘소참배와 추도식.추도공연 예정

   
▲ 양평군과 기념사업회는 기념관.생가 위탁운영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 1월 25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항일독립운동가선양단체들이 기자회견을 갖고 기념사업회 측 입장을 지지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 70주기 추모행사는 어떻게 계획돼 있나?

■ 원래는 5월이 몽양이 탄생한 때다. 탄신사업으로 청소년을 위한 사업을 기획했었고, 거기에는 양평 초중고등학교, 전국의 초중고등학교 대상 역사답사와 청소년교실 이런 걸 기획해서 계속하려 했다. 성인들을 위해서는 몽양 아카데미를 운영, 지금도 계속 기념관 쪽과 서울시의회를 빌려서 강의를 해가고 있다.

몽양이 돌아가실 때 만장들이 많이 남아있다. 가족들이 잘 보존해서 100여점 이상 있다. 돌아가셨을 때 입고 있던 혈의가 잘 보존돼 있고, 여러 유품들이 많다. 그걸 서울역사박물관에서 7월부터 8월까지 한달 반 동안 전시할 계획이었는데 예산이 없어 중단됐다.

그리고 학술대회도 하려면 외국 학자들을 불러와야 하는데 예산이 태부족해 진행을 못 시키고 있다. 그밖에 몽양과 관련된 중국, 시베리아, 러시아, 동남아 역사 탐방을 하려고 했다. 그분이 활동무대가 굉장히 넓다 그런 것도 기획조차 못하고 있다.

양평군 혼자 의도로 이렇게 된 것 같지 않아 보인다. 이런 것도 한 번 알아봐야 될 것 같다.

□ 다른 추모사업회도 비슷한 경우가 있나?

■ 별로 없다. 백범김구기념사업회를 제외해 놓고, 함세웅 신부가 이끄는 안중의사기념사업회와 몽양여운형선생기념사업회가 가장 활동적이다. 안중근 의사는 1910년에 돌아가셔서 이념분쟁과 상관없고, 백범도 남북협상은 주장했어도 임시정부 주석이었고 우파인 게 확실하다.

몽양이 남북과 좌우 협상을 주창하고 외국군 철수 문제와도 관계있고 해서 제일 관심의 표적이 됐던 것 같다. 그동안 안중근 의사나 백범은 숨길 게 아무 것도 없었다. 그러나 몽양은 다 숨겨뒀던 것이 튀어나와, 지워졌던 것이 먼지를 털고 나오는 격이다. 그래서 보수 쪽에서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다.

□ 은밀한 방해공작은 쉽게 드러나지 않는 법인데.

■ 그래서 수사정보기관 같은 쪽에서 내부제보 같은 게 있어야 될 것 같다.

□ 올해 몽양 70주기 추모식 행사를 소개해 달라.

■ 올해는 몽양 70주기를 맞아 7월 18일 강만길 고려대 명예교수께서 ‘통일시대의 몽양 여운형 선생을 다시 생각한다’는 주제로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4층 강당에서 저녁 7시부터 강연을 한다. 강만길 선생도 오랜 세월을 사신 분이니까 70주기 몽양을 바라보는 소회가 남다를 것 같다.

그리고 7월 19일 당일에는 임원진하고 몽양 아카데미 회원들, 그리고 청년들이 오전 11시 몽양 묘소에 참배하고 오후 2시부터 백범기념관에서 추모식과 추모공연을 하게 된다.

“몽양과 백범을 따르는 사람들이 함께 가자”

   
▲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신원리 소재 몽양 여운형 기념관 전경. [자료사진 - 통일뉴스]

□ 몽양 70주기 추모식 장소가 백범기념관으로 정해진 이유가 있나?

■ 왜 백범기념관에서 하느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는데, 몽양이 해방정국 초기에 좌우합작 그리고 통일정부 수립 운동을 벌여 나갈 때 백범 김구는 이승만과 함께 반탁운동을 벌였다.

반탁운동이라는 건 다 알려진 일 아니냐. <동아일보>가 ‘소련이 신탁통치 5년 하려는 걸 미국이 반대해서 3년으로 됐다’ 이렇게 뉴욕발로 가짜뉴스를 내놨는데 사실은 미국이 5년 신탁통치 주장하는 것을 소련이 ‘왜 식민상태였던 조선에 신탁통치를 오래 하려느냐’고 반대했다가 3년으로 미.소가 합의한 거다.

마치 우익은 즉각 독립을, 좌익은 신탁통치를 지지한 것처럼 뒤집어 씌어 선동했던 건데, 백범은 반탁운동에 참여했다.

몽양은 우리를 이른바 해방시켰다는 강대국 3나라가 합의한 것을 거역할 경우 합의가 안 되고 남북이 따로따로 정부가 들어설 수 있으니까 일단 짧게 ‘3년 신탁’을 받아들이고 통일임시정부를 세우게 하자고 했다.

우익은 ‘즉시 독립이 아니면 안 된다’고 선동해서 좌익이 궁지에 몰렸다. 그런데 미소공동위원회가 열려서 일단 신탁통치를 하자는 쪽을 협의대상으로 받아들였다. 그래서 좌우합작 운동을 하는 몽양은 미소공위에서 협의대상으로 받아들였다.

미국이 미소공위를 끌면서 결렬시키고 좌우합작 운동도 잘 굴러가지 않고 그 과정에서 몽양이 암살당한다.

남로당 쪽에서는 몽양이 미군정과 협의하는 것 자체를 못마땅하게 생각해서 몽양 기반인 인민당을 남로당으로 흡수해버린 거다. 몽양 입장에서는 자기 조직기반을 다시 만들기 위해서 근로인민당을 만든다. 그걸 기반으로 좌우합작을 해야 하니까. 그런데 근로인민당도 프락션해서 남로당 계열이 차지해버려 몽양이 몹시 힘들었다.

미군정이 몽양을 민정장관 시킨다니까 우파도 못 마땅해 한다. 그때부터 몽양에 대한 테러위협이 굉장히 증가한다. 우연의 일치였는지 모르지만 민정장관 임명장을 수여한다는 날 몽양이 암살당한다.

서북청년단 중에서도 암살단 활동을 했던 백의사 소속의 한지근이 7월 18일 몽양을 암살한다. 아이러니 한 게 몽양이 암살당하고 나서 반탁운동했던 김구 선생이 위기를 느끼기 시작한다. 분단 정부가 서고 전쟁으로 비화될 걸 분명히 알게 됐다.

그래서 백범 선생이 다시 남북협상론을 가지고 제정당사회단체연석회의 참석을 위해 북행을 하게 된다. 결국 백범도 몽양의 길을 가다 당한 거다.

이번에 백범기념관에서 몽양 추모식을 하는 까닭은 생시에는 같은 노선을 가지 못했지만 남북협상과 통일정부 수립, 이런 걸 시도하다 돌아간 두 분의 방향이 같은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가 바라는 게 민족 내부 구성원 중에 온건 좌파와 온건 우파가 하나가 돼서 교류협력, 평화공존을 상당기간 거쳐서 결국 평화통일로 가자는 것인데, 몽양과 백범을 따르는 사람들이 함께 가자는 것이다.

우리 내부에서도 반대가 좀 있었다. 그런 반대를 극복 못하고 어떻게, 더구나 남북이 같이 가느냐. 그 첫 출발로 백범기념관에서 추모식하고 서로 함께 어울려 보자는 거다.

□ 백범김구선생기념사업회 쪽에서도 이번 추모식에 함께 하나?

■ 김형오 기념사업회 회장이 터키에 출장갔다. 백범김구기념관 관장인 정양모 선생 등이 오실 거다. 거기도 내부가 좀 복잡하다.

□ 몽양의 진면목이 다 알려지지 않았는데, 큰 인물이었던 것 같다.

■ 미군정기에 미국이 남북을 오가지 못하도록 막고 있었지만 몽양이 자꾸 왔다갔다하며 협의하니까 남쪽 극우파들이 비난하고 미군정도 말렸다. 몽양이 미군정의 파트너인데 못 가게 할 수도 없고, 백범도 못하게 할 수는 없었다.

미군정이 자꾸 말리니까 몽양은 “당신들 손님 아니냐. 내가 집주인데, 집 주인이 안방 건너방 가는 걸 왜 간섭하느냐” 그랬다고 한다.

돌아기시기 전에 11번 테러가 발생하니까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경호원 좀 달고 다니시라. 제발 몸조심 좀 하시라’고 그러니까 “혁명가는 자기 집안의 침상에서 죽는 법이 없다”고 했다. 마치 독립운동 할 때 일본하고 목숨 내놓고 싸우던 그 심경으로 한 거다. 나는 구름에 달 가듯이 싸웠다고 보는데, 죽음을 이미 초월한 거다.

“남북, 외교관계 수립하고 대표부를 교환하자”

   
▲ 그는 남북간 외교관계를 맺자고 제안했다. [사진 - 조천현]

□ 평화통일을 위해 갈길이 먼 것 같다. 남북간 이질성은 물론 남남갈등도 극복이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 우리 사회 안의 갈등이 가장 첨예한 상태일 거다. 공산주의나 공산권이 사라지다시피 했으니까 어쩌면 냉전시대, 이념의 시대는 가고 말았다. 그런데 지금도 냉전시대의 영향권으로, 이념으로 만들어졌던 세력권이 다시 형성되고 있다.

동아시아에서는 북.중.러와 한.미.일이 나뉘어져 있는데 실제로는 이념대립은 아니다. 중국이나 러시아가 어찌 보면 천민자본주의보다 더한 것 아니냐. 강대국 끼리는 첨예하게 다투더라도 우리 안에서 북쪽과 대화를 하고 달라져야 되지 않겠나.

그래서 나는 우선 정권이 바뀐 속에서 이 정부가 진보 쪽이라고 해서 너무 자신의 색깔을 밀고 나가는 방식이 아니라 절충적인 방식으로 가야된다고 본다.

2004년 국가보안법 파동 때 잘 드러났다. 국가보안법의 개정을 바랬는데 완전 폐지를 추진하다 아무 것도 못했다. 그것이 엉뚱하게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줬다. 통진당도 그런 사례로 볼 수도 있다.

이념도 조작된 이념이다. 전 세계적으로 이념대립이 있는 시대가 아닌데, 여기서만 억지 춘향식 이념대립을 하고 있는 모양새다. 빌미를 주지 말자. 미국이 점차 세력권으로서도 퇴조하고 있고, 경제적으로도 이전만 못하다.

우리나 일본 안에서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군사력과 외교력에 기대어 기득권을 누려오던 세력이 대단히 불안해하는 것 같다. 판갈이에 대해 심할 정도로 신경질적 반응이 이념대립으로 나타나는 것 아니냐. 그들에게도 불안하지 않도록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 이른바 ‘386 운동권 세력’이 성장해 우리 사회의 정치권과 운동권을 주도하고 있는데도 아직 우리 사회의 변화가 더디다.

■ 여야를 비롯해 지식인 사회까지도 타율성에 많이 젖어있는 것 같다. 우리가 뭘 해결할 힘은 없고 중국이나 미국에서 방침이 결정되면 유리한 것을 찾아서 생존의 길을 찾아야 한다는 식의 타율성 논리가 굉장히 깊이 배어있는 것 같다.

실제로 미국이, 중국이 남북문제에 관해서, 북한에 대해서, 한국에 대해서 완전히 지배력을 발휘하는 것도 아닌 것 같다. 오히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표명한 전략적 방치(인내) 이런 것을 쫓아가다 보니까 북핵의 완성도가 높아져버렸다. 방치 말고 관여하고 대화, 협상해 해결하자고 했던들 저렇게 악화되지 않았을 것이다.

미국이 어떻게 하겠지 하고 내버려놨다가 이 꼴이 난 거다. 보수정권 10년간 대화 안하고 북을 무너뜨리고 흡수한다는 환상이 사태를 확대시켰다고 본다. 타율성 논리에 의해서.

북을 무너뜨린다는 생각은 대단히 잘못된 거다. 오히려 북핵 문제를 남북 간에 나서서 해결해볼 필요는 없겠나. 우선 북에게 자기들 체제가 무너지거나 남쪽에 흡수된다는 불안감을 근본적으로 배제할 수 있는 것은 어떤 조건인가. 개성 금강산 재개로 되겠나?

유엔에 이미 남북이 가입했다는 것은 국제적으로 남북의 실체를 인정하는 거다. 아직도 국가보안법을 유지하고 북을 무너뜨리겠다거나 북도 남조선 해방을 시키겠다는 이런 터무니 없는 국가운영 기조를 가지고 있지 않나. 남북이 함께 유엔에 가입한 것은 그런 걸 폐기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면 북과 미국이 금방 합의가 안 돼서 평화협정 쪽으로는 못 가는 한이 있더라도, 만약 남쪽이 북의 실체를 인정하고 교류협력, 평화공존을 최고의 기본가치로 생각하고 서로 외교관계를 수립하고 대표부를 교환하자고 제안할 필요가 있지 않나.

미국이나 다른 나라들이 왜 제재 대신 정상관계로 가겠느냐. 우리는 우리가 살기 위해서 그런다. 북핵 문제를 대화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미국과 일본도 북과 외교관계를 수립하자. 외교관계의 완성을 핵폐기와 평화협정으로 생각하자.

이번 문재인 대통령이 베를린에서 제시한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5대 원칙에 남북 간 수교를 넣는 것이 핵심과제다. 두 개의 연방이든 지방자치든, 헌법 영토조항을 정리하면 못 할 이유가 없다.

이런 일은 몽양 같은 대범한 생각으로 좌우합작과 남북협상으로 가야 될 거다. 교류협력과 평화공존이 남과 북, 두 개 실체 사이에 자리잡게 되면 이른바 평화체제다. 그게 되면 바로 국가연합이나 연방국가로 갈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고 본다.

이제까지 방안이 부족해서 그런 것이 아니다. 신뢰를 할 수 없어서다. 미국이나 중국 통해서는 신뢰 구축이 어렵고 우리 스스로 남북 간 신뢰를 만들어 가보자.

□ 그러기 위해서는 새 정부에 여론화를 시도해야 할 텐데.

■ 여러 가지 단위로 대화를 해서 퍼트려 나가고 있다. 나는 이것에 대한 저항이 굉장히 강한 걸로 생각했다. 마치 ‘분단 공식화 아니냐. 한 개 민족이 둘로 갈라져 살면 어떡하냐, 분단체제 자체를 받아들이는 것으로 발전할 우려가 있지 않느냐’ 그런 걱정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지금 이 단계에서 우리가 가장 크게 관심 둘 일은 평화라고 본다. 강대국들에 의한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우리만 이 좁은 반도 안에서 어육이 나고 다른 나라들의 희생양이 될 가능성 때문에 평화 논리를 앞세우느라 그런 거다. 우리에게 불리하지는 않을 것 같다.

촛불, “북한이나 중국이 여길 보고 굉장히 경외할 것”

   
▲ 그는 7월초 북측 인사들도 참여하는 동아시아평화회의를 울란바토르에서 개최할 계획이었지만 무산됐다며,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사진 - 조천현]

□ 촛불집회로 민주화의 열기가 분출했는데, 이에 대한 평가와 제언은?

■ 남한 사회운동이 이렇게 질식당하지 않고 계속된 것이 굉장히 생명력이 끈질긴 것 같다. 객관적 위치로 보면 3면이 바다고 DMZ로 꽉 막혀 있다. 남한은 큰 섬이나 다름없다.

이런 속에서 온갖 탄압 질곡을 겪으면서도 4월 혁명, 반유신 운동, 광주항쟁, 6월항쟁 이렇게 냉전시기 동안 끈질기게 대중운동, 민주주의 운동이 이뤄졌다. 대단한 일이라 평가한다.

겨우내 촛불 시민운동을 보면서 참 감탄했다. 그렇게 대규모 대중들이 모이는데 초기보다 더 평화로워 지더라. 앞에서 싸우고 전경들 방패 뺐으면 뒤에서 돌려주라고, 귀대하면 상관한테 혼난다고, 젊은이들이 순순히 다 돌려주더라.

청와대 올라가는데 경찰버스로 차벽을 만들어 거기 젊은이들이 올라가서 경찰과 멱살잡이로 싸우고 청와대로 간다고 하는데. 어른들이 양쪽 다친다고 내려오라고 하니까 말 듣고 내려 오더라.

우리 대중운동이 성숙이 되는구나. 예전 같으면 각목 들고 돌 들고 야단났을 텐데 없어졌다. 차벽 세우니까 법원에다가 ‘박근혜 들으라고 평화적으로 외치려고 하는데 왜 못 가게 하느냐’. 법원에서 청와대 100미터 앞까지 허용하면서 사람들이 결정적으로 많이 모이게 됐다.

비폭력 저항운동 아니냐. 이 수준까지 온 거다. 4.19부터 여기까지. 구속자 한 명, 부상자 한 명 없이 권력자를 끌어내렸다. 세계 저항운동사에 이런 일이 있었나. 이렇게 총 한방 안 쓰고 구속자, 부상자, 심지어 미아조차 한명이 없었다.

이런 성과를 낸 것 보고 우리 시민들이 스스로를 대견하게 생가하는 것 같다. 자존심이 생긴 거다. 그렇게 자존심이 생기면서 다른 나라 사람들이 자기를 평가하는 것을 알게 됐다. 북한이나 중국이 여길 보고 얼마나 경외할 거라 생각한다. 대한민국 시민들 보고 경외할 거라 본다.

일본 시민운동에도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본에 자주 가서 일본 시민운동 지도자들을 많이 만나는데 물론 일본 극우보수세력은 이런 일 있거나 말거나 깔보고 형편없는 생각 가지고 있지만 민주주의 평화 지키자는 사람들은 한국을 굉장히 존경한다. 일본 지식인 시민운동 진영에서는 한국을 민주주의 선진국으로 보고 있다.

이번에 7월 3일부터 7일까지 홍콩에서 열린 아레나(ARENA, 아시아 대안교류회) 모임에 이삼열, 이정옥, 이승환과 함께 갔다. 이정옥 교수가 촛불집회 필름을 틀어주니까 부럽고 감탄한 탄성이 나오더라.

오는 11월 10-14일 마닐라 아시아정상회담에 미국, 오스트레일리아까지 참가하지만 북은 아마 초청 안하는 것 같다. 그래서 한달쯤 앞서서 마닐라에서 시민단체들이 비정상회담을 한번 하자고 했다. 거기 북한을 불러서 자기들 입장 이야기하라고 요청하자고 했다.

□ 민간 차원의 국제회의에서 북과의 교류도 중요한 방식이 될 수 있겠다.

■ 사실 이번에 될 뻔했다. 동아시아평화회의가 2015년 해방 70주년을 맞아서 서울에서 일본, 중국, 우리가 모였고, 그때도 북한을 초청하려 했지만 안 됐다. 일본 하토야마, 무라야마 전 총리가 참가했다.

격년제로 해서 올해 다시 북한과 접촉을 해서 몽고 울란바토르에서 7.4남북공동성명 45주년을 기념해 7월 3일부터 5일까지 개최하기로 했다.

우리가 북한과 직접 접촉하면 국가보안법 위반 아니냐. 그래서 독일의 에버트 재단이 양쪽을 초청하는 식으로 하면 된다. 그래서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유럽연합까지 끼어서 동아시아 평화문제와 평화협정, 북핵문제 등을 논의하는 국제회의를 갖기로 했다.

그런데 사태가 이렇게 위중해지니까 북이 일방적으로 취소를 해버렸다. 북을 빼고 하면 무슨 맛이냐. 그래서 무산됐다. 북쪽 명단도 다 왔다. 이종혁 선생을 비롯해 원동연, 맹경일 등이 오기로 됐다.

우리는 이홍구 전 총리가 아파서 대신에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을 비롯해 임동원 전 장관, 김원기 전 국회의장 등이 참석하기로 했다. 미국은 맨스필드 재단이 참여해 자누치 소장 등이 참여키로 했다.

보수 진보가 다 묶어 가는 것 아니냐. 홍석현 같은 사람이 미국 쪽 최고위급과 소통이 되지 않나. 우리가 북과 미국 쪽의 최고위급 대화 메신저 노릇을 하면 그것만큼 남쪽이 주도적으로 하는 게 어디 있겠나. 계속 추진할 거다.

□ 홍석현 전 회장은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 임명을 고사한 것으로 안다.

■ 청와대 사람들이 잘못한 거다. 특사 자격으로 미국에 가서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부통령, 안보보좌관 등을 한꺼번에 다 만났다. 그리고 미 의회의 중요한 사람들도 다 만났다. 그러니까 대미 인맥통으로 최고위급이 된 거다.

그런데 본인에게 특보라는 것을 통보를 안 해준 거다. 홍 회장이 비행기에서 내리는데 기자들이 “특보를 어떤 복안을 가지고 할 거냐”고 질문하자 놀라서 “나는 듣지 못했다”고 했다. 못 들었으니까. 그런 결례가 어디 있느냐.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방울새의 ‘쪼로롱’ 목욕, 무더위도 ‘탈탈’

방울새의 ‘쪼로롱’ 목욕, 무더위도 ‘탈탈’

윤순영 2017. 07. 18
조회수 533 추천수 0
 
맹금류 경계하며 날개와 꼬리 펼쳐 구석 구석 샤워
나무 옮겨 앉아 물기 털고 겨드랑이 손질로 마무리 
 
1.jpg» 올해 태어난 어린 방울새가 더위를 참지 못하고 개울로 나와 더위를 식힌다.
 
더위와 가뭄이 기승을 부리던 지난 6월 춘천시 학곡천에 방울새 열댓 마리가 무리를 지어 더위를 식히려고 쉴 새 없이 날아와 주변의 안전을 재빨리 살핀 뒤 목욕을 즐긴다. 목욕을 하면서도 잠시도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2.jpg» 어린 방울새는 가슴과 배, 옆구리에 세로 갈색무늬가 있다.
 
목욕을 할 땐 무방비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작은 새들은 맹금류 천적에 대한 두려움과 자기 보호 감각이 본능적으로 작용한다. 올해 갓 태어난 방울새들도 보인다. 적당한 깊이와 바닥의 자갈은 새들의 목욕터로 제격이다. 심한 가뭄이지만 다행히 물이 마르지 않고 흐른다.
 
3.jpg» 어미 방울새도 냇가로 내려왔다. 목을 바짝 쳐들고 주변을 살펴본다.
 
4.jpg» 수컷 방울새는 안전을 확인하고 새끼들과 목욕을 즐긴다.
 
방울새는 우리에게 친숙하게 다가오는 새다. 울음소리가 청아하고 아름다우며 ‘또르르륵 또르르륵’ 또는 ‘또록 또록 또록’ 하는 소리가 작은 방울소리와 비슷하여 방울새라는 이름이 붙여진 다정한 새다. 특히 이른 아침에 방울새 소리를 들으면 하루가 상쾌하다.
 
5.jpg» 어린 새끼들이 목욕을 하는 동안 주변을 경계하는 어미 방울새.
 
김영일 작사, 김성태 작곡의 동요 ‘방울새’는 방울새의 방울소리를 재미있게 표현하였다. ‘방울새야 방울새야 쪼로롱 방울새야/ 간밤에 고 방을 어디서 사왔니/ 쪼로롱 고 방울 어디서 사왔니/ 방울새야 쪼로롱 방울새야/ 너 갈 제 고 방울 나주고 가렴/ 쪼로롱 고 방울 나주고 가렴.’ 
 
6.jpg» 몸 전체를 좌우로 흔들어 깃털을 적시고 더위와 기생충도 털어낸다.
 
7.jpg» 앞에서 본 모습.
 
방울새의 목욕법은 다른 새들과 다르지 않다. 적당한 깊이에 가슴과 배를 물에 대고 잠시 안정을 취한 다음 날개와 꼬리도 펼친다. 그리고 재빠르게 온몸을 흔들어 깃털 사이 사이에 골고루 물이 들어 갈 수 있게 한다. 고개를 좌우로 돌리며 양쪽 옆구리와 양쪽 날개깃을 번갈아가며 물로 털어내고 두 날개를 동시에 씻어 내기도 한다.
 
8.jpg» 앞가슴과 배를 닦기 위해 날개 세워 앞뒤로 흔들기.
 
9.jpg» 참새가 가끔씩 나뭇가지에 앉은 방울새에게 텃세를 부리기도 한다.
 
 
목욕 시간은 짧게는 30초, 길게는 2분 정도다.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 물기를 털어내곤 나뭇가지를 향해 날아가 앉는다. 목욕 마무리를 위해서다. 우선 깃털에 묻은 물기를 몇 번이고 털어내 말린 다음 기지개를 마음껏 편다. 혈액 순환을 돕고 긴장으로 수축된 근육을 풀기위해서다. 그리고 겨드랑이를 양쪽으로 번갈아가며 다듬는다.
 
10.jpg» 좌우로 목을 돌리며 온몸 흔들어 닦기.
 
11.jpg» 날개는 목욕을 할 때 몸에 중심을 잡아 주는 역할도 한다.
 
 
첫번째 날개깃을 한 깃 한 깃 다듬고 몸을 털고 맘껏 날갯짓을 하며 마무리한다. 홀가분해진 방울새는 날지 않아도 날아 갈 것 같은 개운한 모습이다. 그동안 관찰 결과 모든 새들은 목욕을 하는데 순서대로 진행하는 법칙이 있다. 새 날개는 날 때만 필요한 것이 아니었다. 다리를 구부린 자세에서 목욕할 때 날개는 중심을 잡아줘 몸을 털고 원하는 부위를 수월하게 닦을 수 있는 손 역할도 한다.
 
12.jpg» 좌우로 번갈아가며 날개 닦기.
 
13.jpg» 양 날개 올려 닦기.
 
방울새는 몸길이는 약 14cm로 수컷의 머리와 가슴, 허리는 갈색을 띤 녹색이고 날개깃은 검은색이며 노란색 띠가 뚜렷하다. 윗면은 올리브색이 도는 갈색이고 바깥 꽁지 깃털의 시작 부위 절반은 노란색이다. 배와 가슴은 갈색을 띤 노란색이며 암컷은 수컷과 비슷하나 색이 더 흐리고 윗면은 녹색을 띠지 않는다.
 
14.jpg» 꼬리 닦기.
 
15.jpg» 꼬리 닦기.
 
먹이는 주로 풀씨, 꽃씨와 조, 벼, 밀, 수수 등 식물성이다. 분홍색의 두툼한 부리는 낱알을 잘 까먹게 발달돼 있다. 연약한 풀잎 가지에 앉아 균형을 잡으며 씨앗을 잘 따먹는 기술도 가지고 있다. 낮은 산 인가 근처에 있는 숲 나뭇가지 위에 풀뿌리, 나무껍질, 이끼 등으로 둥지를 만들고 4월 중순∼8월 초순에 3~5개의 알을 낳는다.
 
16.jpg» 목욕을 끝낸 방울새 깃털 손질만 남았다.
 
알을 품는 기간은 약 12~15일이다. 먹이는 주로 식물성이지만 새끼를 기르는 동안에는 곤충도 잡아먹는다. 어미 새는 먹이를 소낭에 저장해 새끼에게 토해서 먹인다. 특히 방울새는 겨울에 시골 마을 근처에서 20∼30마리씩 작은 무리지어 지내면서 인가 가까운 곳이나 뜰 안까지 날아드는 친근한 텃새였다.
 
17.jpg» 목욕 후 나뭇가지에 앉아 깃털 고르기를 하고 있는 방울새 깃털 고르기에도 순서가 있다.
 
이젠 방울새도 예전처럼 인가 근처에서 흔하게 볼 수 없어 아쉽다. 캄차카반도에서 중국 남부에 이르는 동아시아에 널리 분포하며 우리나라에는 사계절을 지내는 텃새와 중국과 러시아에서 월동하러 온 방울새가 섞여 큰 무리로 지내기도 한다.
 
18.jpg» 목욕 후 깃털 고르기를 마친 방울새가 말끔하게 보인다.
 
윤순영/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한겨레 환경생태 전문 웹진 <물바람숲> 필자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