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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부동산 불패의 서막 '말죽거리 신화'

[강남공화국의 민낯4] 영동개발과 말죽거리 신화로 살펴본 땅값 상승의 사례들

17.07.24 07:24 | 글:전상봉쪽지보내기|편집:김준수쪽지보내기

▲ 창의문(자하문) 근처에 세워진 최규식 총경 동상. 1968년 1월 21일 밤 10시께, 당시 종로경찰서장 최규식은 남파된 북한의 124부대원들을 제지하던 중 순직했다. ⓒ 전상봉

1968년 1월 16일 밤 10시 북한의 민족보위성 정찰국 소속 124부대원 31명이 황해북도 연산군 제6기지를 출발했다. 청와대 습격을 명령받은 이들이 휴전선을 넘은 시간은 1월 18일 자정 무렵이었다. 얼어붙은 임진강을 포복으로 건넌 이들은 경기도 파주군 법원리에서 미타산-앵무봉-노고산-진관사로 이어지는 능선을 타고 1월 20일 서울 잠입에 성공했다.

북한산 비봉과 승가사를 지나 이들 게릴라부대가 자하문검문소에 도착한 시간은 1월 21일 밤 10시께. 검문하는 경찰에게 CIC 방첩대라고 둘러대고 자하문고개를 넘어선 이들을 가로막은 사람은 종로경찰서장 최규식이었다. 예기치 않은 상황에 직면하자 이들은 수류탄을 던지고 기관단총을 난사했다. 때마침 그곳을 지나던 시내버스에도 수류탄을 던져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군경합동수색진에 의해 1월 31일 사태가 종료되기까지 남파된 124부대원들 중 28명이 사살되었고 2명은 도주했으며 1명(김신조)은 생포되었다. 북한의 도발로 우리가 입은 인명 피해는 사망 32명(군 장병 25명, 민간인 7명), 부상 52명이었다.

1.21사태의 여파는 컸다. 육군3사관학교와 특수부대인 684부대가 창설되었고, 유격훈련이 도입되는 한편 군복무기간이 육군과 해병은 30개월에서 36개월로, 공군과 해군은 36개월에서 39개월로 늘어났다. 향토예비군과 전투경찰순경(전경)이 창설되었고, 고등학생과 대학생은 교련 수업을 받아야 했다. 그해 5월에는 간첩 식별을 용이하게 한다는 이유로 주민등록법이 개정되어 18세 이상의 국민들에게 12자리 번호가 새겨진 주민등록증이 발급되었다(현재와 같이 13자리의 번호가 발급된 것은 1975년 7월 주민등록법이 개정되면서다).

북악스카이웨이가 건설된 것도 이때였다. 청와대 방어를 목적으로 건설된 북악스카이웨이는 서울 종로구 부암동 창의문에서 미아리고개를 지나 성북구 종암동에 이르는 7.1km의 2차선 도로로 1968년 9월 28일 완공되었다. 북악스카이웨이가 완공되고 달포가 지난 10월 30일에는 울진삼척무장공비사건이 발생하여 남북 간의 긴장은 최고조에 달했다.

서울요새화계획은 이런 시대 상황을 배경으로 발표되었다. 서울시장 김현옥은 1969년 1월 19일 남산을 요새화하고, 강북에 집중된 인구를 분산하기 위해 강남 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서울요새화계획을 발표하였다. 이 계획에 따라 서울 남산에는 전시에 30만~40만 명이 대피할 수 있는 남산 1,2호 터널이 건설되었다.

영동지구 개발계획

남북이 대치하는 가운데 서울의 인구는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해방 당시 90만 명 정도였던 서울의 인구는 1950년 169만 명, 1959년 200만 명을 돌파한데 이어 1960년에는 244만 명, 1965년에는 347만 명이 되었고, 1.21사태가 발생한 1968년에는 433만 명을 헤아렸다.

폭발적인 인구 증가는 강남개발의 또 다른 요인이었다. 영동지구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시행된 강남개발은 경부고속도로 건설과 함께 본격적으로 추진되었다. 1968년 시행된 영동토지구획정리사업(영동1지구)은 경부고속도로 부지를 무상으로 확보하는데 목적이 있었고, 1971년 시행된 영동 2지구 사업은 강북에 밀집된 인구 분산에 초점이 맞춰졌다.
 
▲ 1968년 시행된 영동토지구획정리사업(영동1지구)은 경부고속도로 부지를 무상으로 확보하는데 목적이 있었고, 1971년 시행된 영동 2지구 사업은 강북에 밀집된 인구 분산에 초점이 맞춰졌다. ⓒ 김정은

영동지구 개발의 전체적인 윤곽은 1970년 11월 5일 서울시장 양택식이 남서울개발계획안을 발표하면서 드러났다. 특별기자회견을 통해 발표된 남서울개발계획은 인구 60만 명이 거주하는 신시가지를 영동지구에 건설한다는 내용이었다.

① 과밀화되고 있는 구시가지의 인구를 강남으로 분산하고, 서울의 균형발전을 추진한다.
② 남서울의 영동1지구와 2지구를 합한 837만 평의 지역에 1972년까지 167억 원을 투입, 60만 명이 거주할 신시가지를 조성한다.
③ 효과적인 인구 유치를 위해 제1단계로 삼성동 5만 평 부지에 상공부와 한국전력 등 12개 국영기업이 입주할 2만8천 평 규모의 종합청사를 신축한다. 
④ 영동지구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다른 정부기관 및 사회단체를 적극 유치하며, 상공부와 산하기관 공무원이 거주할 수 있는 주택용지 30만 평과 별도의 3만 평의 부지에 총무처가 주관하는 공무원 타운을 조성한다.
⑤ 영동지구 면적의 72%에 해당하는 600만 평에 상하수도의 완비와 도로 포장, 전신 전화 가스 공동구 설비, 구릉지대에 자연풍경을 살린 공원녹지 조성하고 학교와 시장, 위락시설의 유치로 현대적인 신시가지를 조성한다. - 손정목, <서울도시계획 이야기3>, 126쪽 요약

영동지구의 전체적인 골격은 격자형 도로망을 구축하면서 짜여졌다. 도로율이 24.6%에 이르는 영동지구는 동쪽의 영동대로와 서쪽의 강남대로를 경계로 몇 개의 슈퍼블록으로 구획되었다. 영동대로(50~70m)와 언주로(40m), 강남대로(50m)는 남북을 잇는 간선도로였고, 도산대로(50m), 테헤란로(50m), 사평로(40m)는 동서를 잇는 간선도로였다. 당시 을지로의 폭이 20m임을 감안하면 너비 40~70m의 광로로 설계된 간선도로는 획기적인 것이었다.

경부고속도로가 완공된 이듬해인 1971년 서울시는 영등포구 신동출장소 관할인 반포동과 잠원동 일대의 1백만 평을 개발하기 위해 영동종합개발계획을 수립했다. 재정이 부족했던 서울시는 1971년 4월 24일 거점개발 방식으로 논현동 22번지 소재 7194평의 부지에 12개동의 공무원아파트 건설 공사를 시작했다. 12평형과 15평형으로 지어진 360세대의 공무원아파트는 착공 8개월만인 1971년 12월 28일 완공되었다.

해가 바뀐 1972년 5월 서울시는 영동지구에 단독주택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단독주택은 땅값이 저렴하고, 공사하기 용이한 지역에 건설되었다. 이 계획에 따라 1972년 10개단지 753호와 1973년 4개 단지 181호의 시영주택이 건설되어 분양되었다.

영동지구에 지어진 아파트단지와 단독주택은 파격적인 조건으로 분양되었다. 공무원아파트의 경우 무상 지원과 융자를 끼면 72만 원이면 입주할 수 있는 좋은 조건이었다. 그런데 교통, 수도, 교육 등 생활 기반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것이 문제였다. 이 때문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얼마 지나지 않아 아파트를 팔고 강북으로 되돌아갔다.

서울시는 강남으로 주거 이전을 촉진하기 위해 1972년 4월 '도시개발촉진에 따른 서울특별시세의 과세면제에 관한 특별조례'를 제정했다. 특별조례의 제정으로 주택공사 등 공공기관이 영동지구에 지은 건물에 대해서는 취득세가 면제되었다. 그해 12월에는 특정지구개발촉진에 관한 임시조치법이 제정되어 영동지구에 대한 추가적인 세제 혜택이 더해졌다. 또한 서울시는 거점 개발 단지를 중심으로 시내버스 노선을 배치하여 주거 여건을 개선하였다. 이런 가운데 점차 민간주택이 지어지면서 시가지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청와대와 서울시의 '부동산 투기'

제3한강교와 경부고속도로 건설은 투기 바람을 일으켰다. 부동산 투기는 영동지구 개발 방식과 무관치 않았다. 정부는 경부고속도로 부지를 무상으로 확보하기 위해 토지구획정리사업을 시행했다. 구획정리사업을 통해 정부는 체비지(替費地)를 확보했고 이중 도로, 공원, 학교 등의 공공용지를 제외한 나머지는 매각하여 개발 비용으로 사용하였다. 이런 사정 때문에 영동지구 사업을 주관한 서울시나 체비지를 내놓은 토지 소유자들 모두 땅값이 오르기를 바랐다.

"예컨대 내가 강남에 땅이 1000평 있을 때 내 땅 500평을 도로용지로 내놓는다면 재산의 50%가 감소한 것처럼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도로가 난 뒤 땅값이 두 배 뛰었다면 땅값을 기준으로 볼 때 절반을 내놓고도 나는 손해 본 것이 없게 된다. 만약 땅값이 열 배 올랐다면 나는 땅 절반을 내놓고도 큰 이익 보게 된다. 정부나 시가 도로를 내는 데 내가 내놓은 땅 500평을 다 사용하지 않고 250평만 사용했다면 나머지 250평이 체비지인데, 개발 사업의 시행자는 이 체비지를 팔아 개발 비용을 충당한다. 강남 개발의 다른 이름인 '영동 구획정리 사업'은 체비지 매각대금을 재원으로 하는 특별회계로 추진된 사업이었다." - 한홍구, <유신 - 오직 한사람을 위한 시대>, 317쪽

재원이 부족한 상태에서 이 같은 구획정리사업은 불가피한 선택일 수 있다. 그런데 체비지를 수용하는 비율인 감보율이 매우 높은 영동지구에서 투기에 대한 대비책이 없었다는 것은 심각한 후과를 초래했다. 더구나 청와대와 서울시가 개입하여 조직적인 투기를 일삼은 것은 도시개발을 왜곡시키고, 사람들에게 부동산 투기를 부추기는 아주 나쁜 선동이었다.

청와대와 서울시의 조직적인 투기는 1971년 4월 대선과 5월 총선에 필요한 정치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었다. 1970년 1월 서울시장 김현옥은 서울시 도시계획과장 윤진우를 대동하고 헬기로 영동지구를 순찰하면서 투기하기 좋은 땅을 물색했다. 당시 윤진우가 투기 유망지역으로 지목한 곳은 강남구 삼성동 일대였다.
 
▲ 1970년대 초 서울시 도시계획과장 윤진우는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조계종 소유의 봉은사 주변의 땅 10만평을 5억3천만원에 사들였다. 이때의 부지 매입으로 주변의 땅값이 들썩였다. 이때 매입한 부지에는 한국전력, 무역센터(COEX) 등의 건물이 들어섰다. 2014년 한전 본사 부지가 매각되자 조계종 소속의 일부 승려들이 서울시청 앞에서 한전부지 환수를 요구하면서 농성을 벌였다. 2016년 7월 촬영. ⓒ 전상봉

윤진우는 청와대 경호실장 박종규가 제공한 12억8천만 원의 자금으로 1970년 2월부터 8월까지 24만8368평의 땅을 사들였다. 이렇게 사들인 땅은 해가 바뀐 1971년 1월에서 5월까지 일부(6만5천 평)만을 남기고 되팔아 18억 원의 시세 차익을 남겼다. <서울 도시계획 이야기>의 저자 손정목은 당시 18억 원은 1997년을 기준으로 5천억이 넘는 거금이라고 추산한 바 있다.

이즈음 상공부 장관 이낙선도 서울시장 김현옥에게 상공부와 상공부 산하 기관이 입주할 종합청사 건립 부지를 매입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번에도 윤진우가 나서서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조계종 소유의 봉은사 주변(삼성동 159, 167, 308번지)의 땅 10만 평을 5억3천만 원에 사들였다. 이때의 부지 매입으로 주변의 땅값이 들썩였다. 정부 부처는 서울시 밖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방침에 따라 상공부는 경기도 과천 정부청사로 입주하였고, 상공부 청사 터로 매입한 강남구 삼성동 부지에는 한국전력, 무역센터(COEX) 등의 건물이 들어섰다.

강남 개발에는 청와대와 서울시의 투기 말고도 정부 부처 장관이 정치자금을 상납 받고 민간기업에 개발을 허가해 주는 비리도 있었다. 1971년 잠실지구 매립사업의 경우 경제기획원 부총리 김학렬이 정치자금을 받고 공유지 매립공사를 서울시가 아닌 민간 건설사에 허가하여 투기를 부추기는 데 일조했다.

말죽거리 신화, 대한민국의 일그러진 민낯
 
▲ 서울 지하철 3호선 양재역 부근에 위치한 말죽거리(馬粥巨里)는 한양에서 충청도, 경상도, 전라도로 오가는 길목이었다. 지금도 양재역 주변은 경부고속도로가 지나고 강남대로와 남부순환로가 교차하는 교통요지다. ⓒ 전상봉

"1624년 인조 임금님은 이괄의 난을 피하여 남쪽으로 내려갔다. 지금의 양재역까지 황급히 내려온 터라 배고픔과 갈증이 매우 심했다. 마침 이곳에 있던 김씨 등 유생 6~7명이 황급히 죽을 쑤어 바치자 임금님이 말위에서 그 죽을 마시고 다시 피난길을 떠났다. '임금이 말 위에서 죽을 마셨다'는 뜻에서 '말죽거리'라고 되었다 한다. 또 다른 이야기로 역마에 말죽을 먹이던 곳이었으므로 이곳을 말죽거리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위치한 언주초등학교 정문 들머리에 새겨진 말죽거리(馬粥巨里)의 유래다. 말죽거리는 서울 지하철 3호선 양재역 부근으로 한양에서 충청도, 경상도, 전라도로 오가는 길목이었다. 지금도 양재역 주변은 경부고속도로가 지나고 강남대로와 남부순환로가 교차하는 교통요지다.

제3한강교와 경부고속도로가 건설되자 말죽거리 일대의 땅값이 뛰기 시작했다. 그 무렵 '말죽거리에 가서 땅을 사면 떼돈을 번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일었다. 말죽거리에 투기 바람이 불기 시작하자 강북에 사는 복부인들은 새벽밥을 먹고, 버스 종점인 동작동 국립묘지 앞에서 말죽거리까지 걸어 다니며 투기 대열에 합류했다.

말죽거리의 땅값은 1966년 초 평당 200~400원 선이었으나 1968년 말에 이르면 4천 원에서 6천 원으로 뛰어올랐다. 땅값이 뛰자 정부는 부동산투기억제에 관한 특별조치세법(법률 제1972호)을 제정하였다. 정부의 부동산투기억제정책 덕분에 투기붐은 잠시 진정되는 듯 했다. 그러나 1970년이 되자 땅값이 다시 요동쳤다. 말죽거리에 불어 닥친 투기붐은 윤진우가 청와대 비자금으로 사들인 땅을 처분하고 난 1971년 하반기가 돼서야 잦아들었다.
 
▲ 양재역 4번출구 인근에 세워진 말죽거리 표석. 2000년대 초 강남구와 서초구는 말죽거리의 역사와 위치를 선점하기 위해 다툼을 벌이기도 하였다. ⓒ 전상봉

투기 바람이 휩쓸고 지나간 영동지구의 땅값은 큰 폭으로 상승했다. 1963년 땅값 지수를 100으로 했을 때 1970년 현재 강남구 학동은 2000, 압구정동은 2500, 신사동 5000이었다. 7년 동안 학동은 20배, 압구정동은 25배, 신사동은 50배의 땅값이 오른 것이다. 같은 기간 중구 신당동이 10배, 용산구 후암동이 7.5배 오른 것에 비해 엄청난 상승이었다.

1968년에서 1970년 사이에 벌어진 '말죽거리 신화'는 '강남 부동산 불패'의 서막이었다. 이때를 시작으로 1970년대 베트남 전쟁과 중동발 건설 특수에 따른 달러 유입으로 강남의 땅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사회적으로는 한국경제의 고도성장과 함께 투자 여력이 있는 부동산 중산층이라는 새로운 계급을 형성했고, 이들은 개발 독재를 지지하는 세력으로 뿌리를 내렸다.

뿐만 아니라 말죽거리 신화는 마약처럼 대중들의 의식을 마비시켰다. 부동산 투기는 불로소득과 일확천금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도 된다는 비뚤어진 사회 풍조를 조장했다. 그런 의미에서 말죽거리 신화는 천민자본주의가 뿌리내리기 시작할 무렵 대한민국의 일그러진 민낯이었다.

덧붙이는 글 | 전상봉 시민기자는 서울시민연대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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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초대기업·초고소득자 증세’ 정책 꺼낸 이유

 

“일단 조세정의 실현” 증세 공론화에 박차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 앞서 이낙연 국무총리,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등 참석자들과 함께 차를 마시며 환담을 나누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 앞서 이낙연 국무총리,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등 참석자들과 함께 차를 마시며 환담을 나누고 있다.ⓒ제공 : 뉴시스

문재인 정부가 상위 1%도 채 안 되는 초대기업과 초고소득자에 대한 '증세' 카드를 꺼내든 이유는 '조세정의부터 실현하자'는 데 목적이 있다. 그간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부자감세 정책 등으로 왜곡된 세제를 정상화해 조세의 소득재분배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조세저항을 줄이고,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한 보편적인 증세를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 증세 불가피론 대두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발표한대로 문재인 정부가 임기 5년간 100대 국정과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무려 178조원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증세가 불가피하다는 게 중론이다.

그러나 증세 카드를 무턱대고 꺼내 들다가는 만만치 않은 '조세저항'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정치권 내에 팽배하다. 과거 박정희 대통령 집권 말기에 도입한 부가가치세(VAT)는 당시 정치상황과 맞물리면서 조세저항에 직면했고, 노무현 대통령 때에도 종합부동산세 도입으로 조세조항을 불러일으켰다는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증세 없는 복지' 정책 기조를 임기 내내 유지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에 문재인 정부는 일단 초대기업과 초고소득자에 한정해 증세를 해내겠다는 방침이다. 본격적인 조세개혁의 칼을 빼 들기에 앞서 조세정의를 우선 실현하겠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증세 논의에 불을 당긴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이것은 증세가 아니라, 조세정의 실현하는 정상화"라고 주장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증세를 하더라도, 대상은 초고소득층과 초대기업에 한정될 것"이라며 "일반 중산층과 서민들, 중소기업들에게는 증세가 전혀 없다. 이는 5년 내내 계속될 기조"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조세의 수직적 형평성 제고라는 기본 원칙은 임기 내내 유지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러한 기조는 국정기획자문위가 100대 국정과제를 발표하기에 앞서 제시한 '새 정부의 조세개혁 방향'과 다르지 않다. 국정기획위는 "조세개혁을 위해 대기업과 대주주, 고소득자, 자산소득자에 대한 과세는 강화하는 한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등 중산·서민층에 대한 세제지원은 지속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재정의 건정성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상위권인 반면, 지난 10년간 소득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조세·재정 정책의 소득재분배 개선 효과는 최하위권에 속한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이다. OECD는 지난 3월 구조개혁평가보고서를 통해 하위 20%인 1분위의 가처분소득 비중이 회원국 평균을 밑돈다고 지적하면서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조세·사회이전시스템의 약한 재분배 효과 등을 원인으로 지적했다.

이에 따라 정부·여당은 현재 초대기업에 3%, 초고소득자에 2%씩 세 부담을 늘이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미애 대표는 지난 20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소득 2천억원 초과 대기업에 대한 과표를 신설해 법인세율을 현행 22%에서 25%로 적용 ▲5억원 초과 고소득자의 소득세율을 현행 40%에서 42%로 확대할 것을 제안했다.

23일 민주당에 따르면 현재 과세 대상으로 논의되고 있는 과세표준 2천억 원 이상 초대기업은 116개사로, 전체 신고대상 기업의 0.019% 수준이다. 또 과세표준 5억원 이상인 초고소득자는 4만 명으로 전체 국민의 0.08%에 불과하다. 이들에 대한 과세를 통해 연간 3조8천억원 이상의 세수 증대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조세정의 실현" 증세 공론화에 박차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5년 동안 필요한 178조원을 조달하는 데 턱 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정부는 세수확충(77.6조원), 초과세수 증대(60.5조원), 비과세 정비 등(17.1조원), 세외수입 확대(5조원), 지출구조조정(60.2조원) 등을 통해 재원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결국 보편적인 증세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문재인 정부가 '조세정의 실현'을 목적으로 내세운 이번 방침이 결국은 본격적인 증세 논의를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부자감세 등 불공평한 조세정책을 바로 잡는 것으로 조세정의가 실현된다면 반대로 조세저항은 보통 낮아지기 때문이다. 조세정의를 확립하는 과정에서 증세에 대한 국민적인 공감대를 높인다면, 이후 보편적 증세에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문 대통령도 증세의 필요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지난 대선 당시 고소득자·고액상속·고액증여자들에 대한 과세 강화, 자본소득 과세강화, 법인세 실효세율 인상, 법인세 명목세율 인상 등 단계적인 증세 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문재인 정부의 조세정의 실현 방향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 자신들의 증세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반응이 다수이지만, 부자증세에 대해서는 찬성하는 경향이다.

지난 5월 23일 국회의장실이 한국갤럽에 의뢰한 설문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결과에 따르면, 새 정부의 공약 실천을 위한 증세에 대해 찬성은 45.2%, 반대는 51.3%로 반대 의견이 다소 우세했다. 반면 새 정부 공약 실천을 위한 고소득자 소득세 인상과 대기업 법인세 인상에 대해서는 각각 85.5%, 82.3%가 압도적으로 찬성했다.

국회의장실은 "국민 상당수는 부자증세를 통해 재원 마련과 소득재분배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문재인 정부가 이번에 초대기업과 초고소득자에 한정해 증세 정책을 밀어붙인다면 일단 여론은 호의적일 것으로 여권은 기대하고 있다. 게다가 정권 초기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높은 만큼, 증세 공론화 작업에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을 수 있다.

당·정·청이 한 목소리를 낸 것도 이러한 배경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가 직접 먼저 나서 '증세' 카드를 꺼내기보다는 여당 대표와 정부가 먼저 증세 논의에 불을 붙이면서 청와대도 자연스럽게 따라가는 모양새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2019년 이후 새 정부의 조세·재정 개혁의 구체적인 내용과 로드맵은 기획재정부 주관 하에 구성될 '조세·재정개혁 특별위원회'에서 논의해 대통령과 국회에 보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24일 오전 국회에서는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 김동연 경제부총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을 주제로 한 당정협의가 열린다. 이 자리에서 증세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문 대통령은 오는 27~28일 일자리 창출 및 상생 협력을 주제로 기업인과의 대화를 갖는데, 이 자리에서 증세와 관련된 설명과 설득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부·여당이 증세 방침을 못 박으면서 향후 정치권에서 증세 논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내각 인사와 추가경정예산, 정부조직 개편이라는 산을 넘은 문재인 정부가 다음으로 넘어야 할 산이라고 볼 수 있다.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정부의 이번 '부자증세' 방침에 반대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강효상 대변인은 21일 논평을 통해 "이번 대기업 및 부자증세가 한국 경제를 견인해 온 우량 대기업과 고소득층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적대감의 발로가 아니기를 바란다"며 "무리하고 졸속인 문재인 정부 대선 공약의 부담을 대기업과 고소득층에게만 전가시킨다면 후안무치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당은 증세를 위해선 일단 국민의 동의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국민의당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22일 논평에서 "증세없는 공약이행은 당연히 허구일 수밖에 없다"면서도 "증세를 위해서는 국민적 공감대와 동의가 우선돼야 한다. 증세야말로 공론화위원회의 구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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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정사상 최초, 추경안 표결 사기 친 ‘자유한국당’

무조건 민주당이 잘못했다는 언론의 이상한 논리
 
임병도 | 2017-07-24 09:17:33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국회에서 통과된 추경안 표결 현황 ⓒ국회의안정보시스템

 

문재인 정부의 첫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이 2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추경안이 국회에 제출된 지 무려 45일 만입니다.

22일 오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통과한 추경안은 의원 179명이 본회의에 참석해, ‘찬성 140표, 반대 31표, 기권 8표’를 얻어 통과됐습니다.

추경안이 통과됐지만, 그 여파는 주말 내내 이어졌습니다. 추경안 표결을 앞둔 22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 남아 있던 국회의원이 146명에 불과해, 한때 의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299명 중 150명 이상), 출석 의원 과반 찬성)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하자 표결은 2시간 30분 동안 지연됐고, 결국 11시 54분에야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무조건 민주당이 잘못했다는 언론의 이상한 논리’

 

▲민주당 일부 의원의 표결 불참을 비판하는 조선일보 기사 ⓒ조선일보 PDF 캡처

 

추경안 표결에서 의결정족수가 부족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언론은 참석하지 않은 민주당 의원 26명을 공격하기 시작했습니다.

정작 ‘제 식구’ 26명은 추경표결 빠져… 與 “망신이다” (조선일보)
야당에 표 달라던 여당, 추경 표결 때 26명 해외·지방 갔다 (중앙일보)
친문 핵심 등 26명 표결 불참… 말발 안 먹히는 與지도부 (동아일보)
[사설]120명 중 26명 추경 표결 불참… 민주, 여당 자격 있나 (동아일보)

추경안 표결에 불참한 의원을 보면 민주당 26명, 자유한국당 76명, 국민의당 10명, 바른정당 7명이었습니다. 압도적으로 자유한국당이 많지만, 모든 비난은 민주당을 향하고 있습니다.

표결에 불참한 의원을 퍼센트로 계산해보면, 민주당 21%, 자유한국당 71%, 국민의당 10%, 바른정당 35%입니다. 자유한국당이 제일 높습니다.

민주당이 여당이고, 추경안을 통과시키려는 입장임을 감안한다면 21% 불참률은 높습니다. 그래서 비판을 받아도 마땅합니다. 그러나 비판의 강도가 자유한국당과 비교하면 거의 1:9 수준으로 모든 비난이 몰려있습니다.

특정 정파나 시민도 아닌, 언론이 무조건 민주당이 잘못했다는 이상한 잣대로 추경안 표결을 보도하는 태도는 도가 지나쳐도 너무 지나쳐 보입니다.


‘표결 합의해 놓고 집단 퇴장한 자유한국당’

 

▲ 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이재정 의원은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추경안 표결 직전 퇴장했다’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트위터 캡처

 

추경안 표결 정족수가 부족했던 이유를 보면 민주당 의원의 불참도 있지만, 표결 직전 퇴장한 자유한국당에 놀아난(?) 민주당의 안일한 자세도 한몫했습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제1야당이 국회의장의 중재를 받아들여 본회의 참여 의사를 밝힌 상황이라 정족수 문제는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라고 밝혔습니다.

원래 자유한국당은 ’24일 월요일 본회의’를 주장했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22일 새벽으로 바꿨고, 또다시 오전에 통과시키겠다고 합의했습니다. 본회의를 계속 연기한 자유한국당은 반대 토론만 진행하고 표결 직전에 퇴장해버렸습니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와는 ‘22일 오전 9시 30분 본회의 개의’라는 의사일정에만 합의했을 뿐 표결까지 한다고 약속한 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자유한국당을 무조건 믿은 민주당도 문제이지만, 정치적 꼼수를 부린 자유한국당의 태도 또한 비판받을 일이었습니다.


‘의결정족수를 위해 대리 참석까지 했던 자유한국당(한나라당)’

 

2008년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국회 본회의장에서 추경안 통과 등을 놓고 논의하는 모습 ⓒ오마이뉴스

 

2008년 9월 11일 여당이었던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반대에도 추가경정예산안을 통과시키려고 국회 본회의장에서 정족수가 채워지길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추경안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한나라당이 추경안을 예결특위에서 통과시키면서 국회법을 위반했던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관련기사:한나라당, 추경안 ‘졸속처리’ 끝내 무산)

추경안은 본회의에 앞서 예결특위 전체 의원 50명 중 최소한 26명이 돼야 의결 정족수를 채워 통과시킬 수 있습니다. 당시 한나라당 소속 의원 29명 중 7명이 불참해 의결정족수 1명이 부족했습니다.

한나라당은 의원 1명의 상임위를 바꿔(사·보임) 겨우 정족수를 채워 통과시켰습니다. 그러나 예결특위 가결 처리 뒤에야 사·보임 처리가 이뤄졌기 때문에 추경안 통과 자체가 무효가 됐습니다.

추경안이 통과되지 못하자, 한나라당은 다시 예결위 전체회의를 소집하려고 했지만, 위원장이 이미 산회를 선포했기 때문에 국회법 (같은 날에는 회의를 재소집할 수 없음)에 따라 무산됐습니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우리 국회는 너무 부끄러운 모습을 국민들께 보여드렸습니다. 여도 야도 저는 패자라고 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맞는 말 같지만, 동의하기는 어렵습니다.

정치인 모두가 잘못했다는 말은 ‘정치인 모두를 믿지 못한다.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정치 혐오를 불러일으킵니다. 교통사고에도 과실을 정확히 따지듯, 누가 얼마나 잘못했는지 확실히 따져 볼 필요가 있습니다.

민주당 의원들의 불참을 무조건 옹호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왜 불참할 수밖에 없는지 과정 또한 인지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상황을 제대로 살펴보고 난 이후에 비판하는 것과 무조건 비난하는 것은 차이가 있습니다.

개인이 민주당 불참 의원을 비판하는 것은 자유로운 의견이자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언론이 세세한 과정은 숨긴 채 특정 정당의 논리를 무조건 대변하는 듯한 보도는, 항상 경계해야 할 권력밀착형 보도라고 봐야 합니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1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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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선수→노동운동→3선’ 김영주 의원, 노동부장관 내정

 

김영주 고용노동부장관 내정자

김영주 고용노동부장관 내정자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고용노동부 장관에 더불어민주당 3선 김영주 의원(62)을 내정했다.

청와대 박수현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김 내정자는 노동 문제와 노동 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폭넓은 친화력을 바탕으로 이해관계 조정 능력이 탁월하며 검증된 정무 역량으로 우리 사회가 당면한 각종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밝혔다. 이어 “노·사·민·정 대타협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노동시간과 비정규직 축소 등 노동 현안 과제를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갈 적임자”라고 했다. 

김 내정자는 서울 무학여중 2학년 당시 농구를 시작해 1973년 실업 명문 서울신탁은행(서울은행)에 입단했다. 하지만 체력적 한계로 3년 만에 은퇴하고 은행원으로 변신한 뒤 서울신탁은행 노조 간부를 거쳐 한국노총 금융노조 여성 첫 상임 부위원장을 지냈다.

1999년 김대중 전 대통령 발탁으로 새천년민주당 노동특위 부위원장을 맡아 정계에 진출했다. 17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고, 통합민주당 당시엔 초선으로 사무총장까지 맡았다. 18대 낙선 후 19∼20대 총선 서울 영등포갑에서 당선돼 3선 고지에 올랐다.


김 내정자는 입장문에서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에서 노동부 장관이라는 중책에 내정돼 매우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노동부는 ‘일자리 대통령’을 천명한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께 약속한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 핵심 부처”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경제적 불평등으로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노동부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 경향신문 & 경향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707231030001&code=910203#csidx7a0d017b386209e8ded1dfb7be37fd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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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심단결을 더욱 강화해가는 김정은식 소통정치

일심단결을 더욱 강화해가는 김정은식 소통정치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7/07/23 [11:05]  최종편집: ⓒ 자주시보
 
 
▲ 2017년 3월 18일 신형 로켓엔진연소 시험에 성공하자 개발자를 엎어주며 기뻐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북 주민들과 격이 없이 이렇게 소통하는 모습을 통해 북의 지도자와 주민들의 일심단결은 한 층 더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주시보
▲ 2017년 7월 22일 노동신문에서 보도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북 주민들에게 보낸 감사 관련 보도     © 자주시보


최근 북의 보도를 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세포지구축산기지 건설장이나 여명거리건설장 등에 성의껏 마련한 지원물자를 전달하는 등의 모범을 보인 북 주민들에게 직접 감사를 보냈다는 소식자 자주 나온다. 

 

인터넷에 소개된 22일 북의 중앙텔레비젼보도와 노동신문에서도 평양 만수대언덕의 김일성, 김정일 동상과 혁명열사릉 등 혁명사적을 가꾸고 보존하는데 헌신적인 노력을 해온 주민들에 대한 감사를 보냈다는 기사를 전했다.

 

이를 테면 이런 식이다. 

 

"날이 갈수록 더더욱 강렬해지는 절세위인들에 대한 끝없는 그리움을 안고 평양기초식품공장 로동자 김은화는 오랜 기간 만수대혁명사적관리사업에 적극 헌신하고 있다. 

...

백두산천출위인들을 영원토록 높이 받들어 갈 마음안고 메아리음향사 기술봉사원 김광일은 대성산혁명렬사릉에 높이 모신 항일의 녀성영웅 김정숙동지의 동상을 더 정중하게 모시는데 필요한 설비들과 물자들을 지원하였다....."

 

이렇듯 내용을 보면 노력영웅상 등 이전의 훈장과는 비교할 수 없이 작은 소행들이다. 이런 소소한 소행마저 나라의 최고 지도자인 김정은 위원장이 알아주고 감사를 표한다면 북 주민들과 지도자의 일심단결은 전과 비교할 수 없이 강해질 수 있을 것이다.

 

북에서는 김정일 정권 시절에도 "장군님이 알아주는 전사가 되자'는 운동을 편 바 있다. 자신들의 소행이 작은 단위의 신문에만 소개되도 큰 경사로 여기고 여기저기서 축하를 받는다는 사실을 북의 영화 한 대목을 통해 알 수 있었는데 이렇게 권위있는 노동신문이나 중앙방송 보도를 통해 최고지도자가 감사를 표했다는 내용과 함께 주민들의 이름이 보도된다면 그 격정은 이루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특히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온갖 대내외적인 국사로 바쁜 시간을 보내면서 이렇게 북 주민들의 소소한 소행마저 다 알아주고 감사를 표시한다는 측면에서 북 주민들은 더욱 뜨거운 격정에 휩싸일 것으로 판단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북 주민들과의 소통정치 의지가 매우 높은 것 같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3.18혁명이라 자칭한 북의 신형고출력로켓엔진 시험에 성공했을 때는 개발자을 업어주기까지 했다. 젊은 지도자이기에 가능한 소통방식일 것이다.

 

이런 김정은식의 소통정치가 북 주민들에게 통한다면 미국과 그 연합세력들의 북에 대한 체제붕괴 시도가 더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2016년에도 미국의 가혹한 경제제재가 가해졌지만 경제성장율이 거의 4% 가까이 나왔다며 최근 한국은행에서도 의외의 결과라고 평했다. 이런 소통정치가 그런 발전의 동력이 된 것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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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와 최순실이 설계한 그 어떤 프레임도 먹히지 않았다

 

[프레임전쟁] ⑮ 2016년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언론과 시민이 만들어낸 명예혁명

정철운 기자 pierce@mediatoday.co.kr  2017년 07월 22일 토요일

“법무부 호송차에서 내린 박 전 대통령은 여성 교도관의 부축을 받아 걸어가는 동안 발을 절뚝이는 모습을 보였다. … 재판부가 ‘몸 상태가 괜찮냐’고 묻자, 박 전 대통령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7월14일자 뉴시스) 

7월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 심리로 열린 자신과 최순실의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 36차 공판. 18대 대통령이었던 박근혜의 오늘은 초라했다. 박근혜는 무너졌다. 1년 전, 아무도 이런 오늘을 상상할 수 없었다.

2017년 현직 대통령을 탄핵시킨 한국사회 명예혁명은 1987년 민주화 이후에도 지속됐던, 박근혜와 이재용으로 상징되던 권위주의정권과 재벌, 그 구체제에 대한 심판이었다. 박근혜와 함께 수구 보수 세력도 함께 무너졌다. 검찰과 언론을 손에 쥐고 있던 살아있는 권력 박근혜는 어떻게 무너진 걸까. 집권초기부터 불통과 소송으로 언론을 상대했던 박근혜는 결국 조선일보마저 ‘부패기득권세력’으로 명명하며 스스로 고립을 자초했다.  

“박근혜와 사사로운 관계로 형성된 비선이 청와대를 수시로 드나들며 국정을 농단했다”는 영화 같은 프레임은 너무나 강력했다. 이 프레임은 TV조선이 시작하고 한겨레가 숨을 불어넣고 JTBC가 완성했다. 박근혜와 최순실은 눈앞에 보이던 정해진 최후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쳤지만 이 프레임을 부술 수도, 덮을 수도 없었다.

 

▲ 7월17일 재판에 출석하는 전직 대통령 박근혜. ⓒ연합뉴스
▲ 7월17일 재판에 출석하는 전직 대통령 박근혜. ⓒ연합뉴스
 
이 사건이 국정농단 프레임으로 확산될 수 있었던 상징적 사건을 꼽으라 한다면 2016년 10월7일을 꼽고 싶다. ‘#그런데최순실은?’ 해시태그 운동이 시작된 날이다. 이날 김형민 SBS CNBC PD는 “정부여당의 모든 관심은 최순실 가리기가 아닐까”라며 해시태그운동을 제안했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든 포스팅에 ‘#그런데최순실은?’ 해시태그를 달았다. 이는 국정농단의 실체를 드러내겠다는 주술과도 같았다. 기자들은 이 주문에 응답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박근혜와 함께 심판 당할 운명이었다.

 

 

‘국정농단 프레임’ 덮고 싶었던 박근혜
이정현 단식→김제동→송민순 회고록→개헌 

 

 

국정농단 프레임의 시작은 한겨레였다. 한겨레는 9월20일 1면 톱기사 ‘대기업돈 288억 걷은 K스포츠재단, 이사장은 최순실 단골 마사지 센터장’에서 민간인 최순실을 공공재단 설립과 운영의 숨은 실세로 지목했다.  

박근혜는 언론에 등장한 최순실을 덮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KBS는 북핵 도발가능성 기사를 연일 주요하게 배치했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단식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오직 최순실 보도만 안 나가면 그만이었다. 이정현 대표가 단식을 벌이는 사이 전경련은 미르·K스포츠재단을 해체하고 관련 자료를 파쇄 했다. 당시 국감 국면에서 새누리당은 전방위적으로 최순실과 연결될 수 있는 모든 국감 증인 채택을 거부했다. 최경희 이대 총장까지 증인에 세울 수 없었다.  

10월1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백남기 농민 부검영장을 발부했다. 공권력에 의한 외인사였던 백씨의 사망진단서엔 ‘병사’라고 적혀있었다. 언론은 백남기 사인을 둘러싼 논란으로 시끄러워졌다. 비슷한 시기 김제동씨가 뜻밖의 논란으로 떠올랐다. 새누리당 의원이 국방위 국정감사에서 김 씨 출석을 요구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군 장성 아내를 아주머니라 불렀다가 영창에 갔다”는 발언이 군의 신뢰를 실추시켰다는 것. 종편은 시간 날 때마다 김제동 영창 논란을 띄웠다.  

10월4일부터 10일까지 7일간 미르·K스포츠재단의혹을 쟁점으로 다룬 보도는 35건. 이중 JTBC보도가 25건이었다. 다른 방송사는 사실상 입을 닫고 있었다. 모든 게 순조로워 보였다. 2014년 ‘정윤회 문건 파동’처럼 덮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정부여당은 “최순실이 누군데 왜 그리 목을 매느냐”(김도읍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며 오히려 기자들에게 따져 묻기도 했다.  

그러나 안이한 인식이었다. 당장 조선일보가 청와대와 날을 세웠다. 조선일보는 “최순실 단골 마사지센터 운영자가 K스포츠재단 이사장이 됐고 재단 사무실과 마사지센터, 최씨 집, 박근혜 대통령 사저는 다 한곳에 모여 있다”며 정부여당이 관련 증인채택을 막는 것을 두고 “국민 무시”라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로선 이미 프레임을 돌릴 수 없다고 판단했던 것 같다. 

10월15일, 정부여당은 그 흔한 종북 프레임을 꺼냈다.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책 ‘빙하는 움직인다’에서 2007년 유엔 북한인권 결의안 표결 때 정부가 기권 결정 전 북한 의견을 물었고, 이 때 문재인 대통령이 관여했다는 내용이 회고록에 등장했다. 친박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은 “북한 종속 국가도 아닌데 북한에 알아봐서 결정하자? 국기를 흔들 문제”라며 날을 세웠다. ‘문재인 종북’ 프레임이었다. 새누리당은 “내통”이라는 극단적 표현까지 쓰며 여론몰이에 나섰다.  

방송은 이 논란에 집중했다. MBC는 2012년 NLL대화록 파문을 언급하며 야당의 안보관은 틀렸다는 새누리당 논리를 적극 선전했다. KBS도 다르지 않았다. TV조선은 문재인 때리기에 집중했다. 이 프레임은 사실 한겨레-조선일보-중앙일보-경향신문-동아일보가 최순실을 매개로 느슨히 걸려있던 ‘논조의 연대’란 고리를 잘라내기 위함이기도 했다. 그러나 통하지 않았다. 당시 동아일보는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으로 수세에 몰린 여권이 국면 전환 카드라도 잡은 듯 문 전 대표와 민주당을 몰아붙이고 있는데 박수 치는 국민이 얼마나 될까”라고 쏘아붙였다.  

사태는 걷잡을 수 없었다. 이대 학사비리의 경우가 그랬다. 김순덕 동아일보 논설실장은 10월17일자 칼럼에서 “130년 전통의 사학이 5년 임기 대통령 측근, 심지어 공식 직함도 없는 학부모에게 휘둘려 학칙까지 바꾼 것보다 비선 실세의 위력을 확인할 수 있는 길은 없다”고 지적했다. 이대 영문과 출신인 김 실장의 이 칼럼은 큰 화제를 모았다.  

 

▲ 2016년 10월25일 박근혜 대통령의 개헌 발언을 다루고 있는 KBS 보도화면.
▲ 2016년 10월25일 박근혜 대통령의 개헌 발언을 다루고 있는 KBS 보도화면.
 
그리고 운명의 10월24일. 박근혜는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저는 오늘부터 개헌을 주장하는 국민과 국회 요구를 국정 과제로 받아들이고 개헌을 위한 실무적인 준비를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프레임을 덮기 위해 개헌 프레임을 들고 온 것이었다. 이는 좋은 판단이었다. 이날 KBS 메인뉴스는 1~7번째 꼭지에, MBC 메인뉴스는 1~8번째 꼭지에 개헌 관련 리포트를 배치했다. 주요 일간지도 1면부터 주요 면을 개헌에 할애했다. 모두가 개헌 블랙홀로 빨려들어가는 듯했다.

 

이날 밤, JTBC ‘뉴스룸’의 특종이 등장한다. 손석희 앵커가 말했다. “JTBC 취재팀은 최순실씨의 컴퓨터 파일을 입수해 분석했습니다. 최씨가 대통령 연설문을 받아봤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 씨가 연설문 44개를 파일 형태로 받은 시점은 모두 대통령이 연설을 하기 이전이었습니다.” 영화보다 영화 같았던 ‘아젠다 키핑’의 한 장면이었다. 이 보도로 JTBC는 ‘최순실 국정농단’이란 프레임을 개헌 프레임으로부터 지켜냈다. 

 

정부-여당-극우단체의 ‘손석희 죽이기’ 
집회→형사고발→인신공격→농성→가짜뉴스

 

 

JTBC는 민간인 최순실이 드레스덴 선언을 비롯한 각종 대통령 연설문을 미리 전달받았으며, 최씨의 지시에 따라 연설문이 고쳐졌다고 단독 보도했다. 그러자 TV조선은 마치 JTBC보도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10월25일 민간인 최순실이 강남 모처에서 대통령 박근혜의 옷을 ‘손수’ 고르는 영상을 단독 보도했다. 그리고 25일 오전 한겨레는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과의 충격적 인터뷰를 내보냈다. “최순실이 거의 매일 청와대로부터 30cm 두께의 대통령 보고 자료를 건네받아 검토했다.” 10월26일, 여야가 최순실 국정농단 특검에 합의하며 박근혜는 무너졌다.

하지만 박근혜와 최순실은 순순히 물러날 생각이 없었다. 10월26일 이후 100일 동안 국가(청와대와 국정원)-자본(전경련과 대기업)-극우집단(극우시민단체와 새누리당)은 조직적으로 JTBC 흔들기에 집중했다. 집회→형사고발→인신공격→농성으로 이어진 일련의 흐름은 비판언론을 탄압하는 박근혜의 마지막 악수(惡手)였다. 이는 메시지를 공격할 수 없을 경우 메신저를 공격하는, 고전적인 수법이기도 했다.

 

▲ 손석희 JTBC보도담당 사장. ⓒJTBC
▲ 손석희 JTBC보도담당 사장. ⓒJTBC
 
‘친박 돌격대’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10월 27일 국회 법사위에서 “최순실 태블릿PC는 다른 사람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정농단의 핵심을 부정하는 프레임이었다. 이 프레임은 훗날 최순실의 ‘작품’으로 밝혀진다. 최순실은 같은 날 K스포츠재단 부장이었던 노승일과 통화에서 “걔네들(JTBC)이 이게 완전 조작품이고 얘네들이 이거를 저기 훔쳐가지고 이렇게 했다는 것을 몰아야 되고…”라며 사건 은폐 지시를 내렸다.

 

최순실이 만든 프레임은 새누리당 의원을 통해 언론에 전파되며, 어버이연합·박사모·엄마부대 등 박근혜 지지단체에 ‘임무’를 부여했다. 이들 친박·극우성향 단체는 당장 10월 31일부터 11월 9일까지 상암동 JTBC 사옥 앞에 집회를 신고하고 태블릿PC 보도가 조작됐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11월4일, 검찰이 태블릿PC가 최 씨의 것이라고 파악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소용 없었다.  

이들 단체는 JTBC를 자극하기 위해 손석희 JTBC보도담당 사장과 JTBC 기자가 죄수복을 입은 합성이미지를 제작해 유포하는가 하면, JTBC 기자가 ‘올해의 여기자상’을 수상한 프레스센터 행사장까지 쫓아가 압력을 행사했다. 11월10일에는 어버이연합 등이 JTBC의 태블릿PC 입수 경위를 수사해달라며 손석희 사장을 서울중앙지검에 형사고발했다. 12월9일 국회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자 친박·극우성향 단체는 “JTBC 태블릿PC 조작이 없었다면 탄핵은 불가능했다”는 프레임을 들고 나왔고 새누리당은 당내 태블릿PC진상규명위원회를 꾸린다고 호들갑을 떨며 동조했다.

2017년 1월10일 박사모·엄마부대·자유총연맹·어버이연합 등 친박·극우성향 단체들은 ‘태블릿PC조작 진상규명위원회’라는 결사체를 만들기에 이르렀다. 이들은 그해 1월17일부터 방송통신심의위가 위치한 방송회관 1층 로비를 점거하고 JTBC 심의제재를 주장하며 농성을 시작했다. ‘JTBC 태블릿PC 조작’프레임을 매게로 한 가짜뉴스는 ‘여당과 시민단체의 의혹 제기’로 그럴듯하게 포장돼 일부 극우성향 인터넷매체와 MBC 같은 소수 주류매체의 호응 속에 확대 재생산됐다. 태블릿PC조작 진상규명위는 “제대로 취재하는 곳은 MBC밖에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물론 최순실의 태블릿PC는 시빗거리가 될 수 없었다. 검찰은 JTBC가 제출한 태블릿PC의 인터넷망을 추적해 태블릿PC 이동경로와 최 씨의 동선이 겹친다는 사실을 밝혀내며 태블릿PC가 최순실의 것이라고 결론 냈다. 무엇보다 태블릿PC에 대한 증거능력 의혹 제기가 무의미해질 정도로 국정농단 증거는 차고 넘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각종 음모론과 조작설들은 전염병처럼 번졌다. 헌법재판소 결정을 지연시키고 어떻게든 현 국면을 반전시키고 싶은 의도의 결과물이었다.  

이 무렵 변희재는 “손석희·홍정도를 국가내란죄로 고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순실 측 변호인단은 변희재를 ‘태블릿PC 전문가’로 재판에 증인 신청하면서 변희재는 JTBC 공격의 중심인물이 됐다. TV조선 등 종합편성채널에서도 섭외할 의향이 없는 변희재를 박근혜·최순실이 ‘키맨’으로 선택했다는 사실은 그만큼 그들이 벼랑 끝에 몰려 있다는 반증이었다. 2017년 2월12일 변희재 등 200여 명은 평창동 손석희 집 앞에 몰려가 기자회견을 열고 “손석희를 죽이러 왔다”는 등의 막말을 쏟아냈다.

국정농단 세력 최후의 프레임 
“이번 사태는 조선일보를 비롯한 전 언론사의 보복” 

 

“지금은 자유주의와 공산주의의 전쟁입니다. 광화문 촛불의 목표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아닙니다. 국가전복입니다!”  

서울 시청 앞 광장 태극기집회에서 등장한 구호의 공통점은 언론에 대한 불신이었다. 최순실-박근혜 국정농단 국면에서 조중동을 포함한 대다수 보수언론이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하자 친박·극우세력의 ‘설계자’들은 대응논리가 필요했다. 이들은 언론을 사태의 원인으로 규정했다. 대통령 박근혜가 단독인터뷰 대상으로 제도언론이 아닌 ‘정규재TV’를 선택한 것도 이러한 대응논리에 힘을 실어줬다. 

 

▲ 탄핵반대를 요구하던 서울역 보수단체 집회모습. ⓒ연합뉴스
▲ 탄핵반대를 요구하던 서울역 보수단체 집회모습. ⓒ연합뉴스
 
‘월간조선’ 편집장 출신으로 태극기집회에 적극 참여한 조갑제씨는 박근혜 탄핵국면을 아예 “언론의 난”으로 규정했다. 이는 친박·극우세력에서 이번 사태의 시작점을 2016년 10월 24일자 JTBC 태블릿PC 보도로 규정짓는 것과 맥락이 맞닿아 있었다. 조갑제씨는 “조선일보를 비롯한 전 언론사에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보복적 차원의 반감이 팽배했다”며 최근 태극기집회 규모의 증가는 “언론의 선동적 보도에 의한 분노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들은 탄핵국면을 국가전복사태로 규정하며 박정희세대에게 ‘총력전’을 요구했다.

 

조갑제씨는 “박근혜 대통령의 약점은 최순실이라는 비선과의 부적절한 관계였는데 언론보도만큼 심각한 사안이 아니며 탄핵 사안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인식은 태극기집회에 참여하는 대중의 인식과 유사했다. 태극기집회 참여자들은 현장에서 ‘언론개혁’을 주장했다. 이노근 전 새누리당 의원은 JTBC 등 언론사들을 가리켜 “쓰레기 언론을 소각로로 보내자”고 주장했다. 

김세은 강원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이 같은 ‘언론조작·왜곡보도’ 프레임이 친박·극우세력의 중심 이데올로기가 된 것을 가리켜 “한국 언론은 긴 불신의 역사를 갖고 있다. 이 때문에 허위·왜곡보도의 주체로 언론을 설정했을 때 사람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이데올로기를 대변하고 지지층을 끌어모을 수 있는 문화적 상징으로 태극기를 선택했다. 태극기집회의 관념은 ‘조작·왜곡보도→탄핵→좌파의 국가전복→대한민국 위기’로 이어지는, 확장성을 잃어버린 낡은 구호의 반복이자 구체제의 집단 기억이 쏟아내는 ‘최후의 발악’을 의미했다.

가짜뉴스는 태극기의 세를 늘려나가는 일종의 바람잡이 역할을 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2017년 3월 내놓은 ‘가짜뉴스 인식’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50대의 경우 카카오톡을 통해 가짜뉴스를 접한 비율이 45.6%로 나타났다. 태극기집회 참가자들의 페이스북 뉴스피드를 분석한 중앙일보-구글 뉴스랩 팀에 따르면 이들의 타임라인에선 ‘손석희 거짓말’, ‘변희재의 의혹 제기’, ‘태극기집회 수백만 명 참가’와 같은 뉴스들이 빈번하게 등장했다. 3월10일, 박근혜가 파면됐을 때 그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던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은 눈물을 흘리며 나라가 망했다고 절규했다.

시간은 흘러 4월 21일 방송학회 정기학술대회. 키노트 스피치 연사로 참여한 손석희 사장은 국정농단 국면을 이렇게 회상했다. “광장의 프레임은 ‘이게 나라냐’였다. 국가에 대한 실망이었다. 이것이 헌법 수호로 넘어갔다. 동시에 ‘세월호 7시간’ 프레임이 강력하게 등장했다. 이것은 이번 사건의 주체가 되는 집단들을 연결시켰다. 블랙리스트 역시 헌법의 문제였다. 중요도에 비해 대중적 인식은 ‘그게 뭐 이번 정부만 그랬을까’ 같은 게 있었지만 우리는 이 사안을 중시했다.” 

그는 국정농단 국면에서 등장했던 ‘태블릿PC조작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국정농단 사건에서 음모에 의한 정권전복 사건으로 프레임을 바꾸는 방법이 태블릿PC 조작이었다. 집중적 공격을 받았다. 내가 시내에 많이 다녔다. 포승줄에 묶인 모습으로.(웃음) 연구해볼만 한 사건이다. 한참을 참다 법적 대응을 했지만, 결론이 나는 것은 먼 훗날의 이야기다. 일일이 대응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조작프레임은) 굉장한 집요한 노력과 인프라 제공이 있었다. 저널리즘 자체가 중대한 이슈에서 많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걸 배웠다.” 

박근혜가 무너진 자리에 들어선 새 정부는 ‘적폐 청산’을 주요 아젠다로 들고 나왔다. 겨울 내내 광장을 비췄던 촛불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던 아젠다였다. 세상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정의로운 언론과 시민이 만들어낸 명예혁명은 현실 속 끝없는 프레임 전쟁 속에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프레임 전쟁’ 연재를 마칩니다. 

참고문헌  

<박근혜 무너지다>, 정철운, 메디치 
<손석희 저널리즘>, 정철운, 메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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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속 난폭자 물장군, 개구리 송사리에 수컷까지 포식

 
이강운 2017. 07. 23
조회수 145 추천수 0
 
알 지키는 헌신적 수컷, 먹이 부족하면 암컷에 몸 내주기도
습지 감소와 먹이 농약 오염, 가로등에 로드 킬로 멸종위기
 
4령.jpg» 어린 물장군이 자기 몸집보다 큰 버들치를 잡아먹고 있다.
 
강이 바닥을 드러내고 땅이 팍팍한 끝 모를 가뭄으로 아주 오랫동안 비를 기다렸는데, 그 끝에 장마가 왔다. 비만 내리면 장마라도 좋다했는데, 장대비가 몇 날 며칠을 쏟아 부어 큰물이 나가면서 수련원 둑이 터지고 제방이 무너졌다. 지진이 난 것처럼 땅이 갈라져 있지만 아직 수습을 못하고 있다. 날이 가물어도, 비가 많이 내려도 걱정이니 산속 생활이 만만치 않다.  
 
14.jpg» 수해로 무너진 수련원 둑을 고치고 있다.
 
장마가 오락가락하고 햇살이 뜨겁다. 가뭄에 굴하지 않고 잘 버텨온 식물들이 뜨거운 햇살과 많은 물을 받아 산을 검푸른 숲으로 덮었다. 오늘은 해가 지구에 거의 수직으로 서 있어 가장 더운 대서(大暑). 고온과 다습에 끈적끈적해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고 뜨거운 열기가 밤까지 이어지고 있다. 원시적 생명력인 해와 물로 한창 열매를 맺는 여름, 그 한 가운데에 있다. 
 
맑은 분홍색 비단실을 부챗살 모양으로 펼쳐 놓은 화려한 모습과 은은하고 달콤한 과일 향이 나는 자귀나무 꽃이 폭죽처럼 터질 때쯤 장마가 온다. 올해로 연구소 만든 지 21년이 되었지만 자귀나무 꽃필 때 장마가 오지 않은 적은 작년밖에 없다. 자귀나무와 장마의 동시적 발생을 알고는 있지만 어떻게 그렇게 잘 맞아 떨어지는지 신기하기만 하다. 그래서 늘 물에 푹 젖어 싱싱한 자귀나무 꽃을 온전하게 보지 못한다. 
 
8.jpg» 누에나방 애벌레의 방적돌기 전자현미경 사진.
 
자귀나무를 영어로 ‘비단 나무’(Silk tree)라 하는데 이는 비단실 모양의 꽃을 보고 이르는 것이고, 진짜 값비싼 비단을 만드는 놈은 방적돌기에서 뽑아낸 실로 고치를 만드는 말 그대로 ‘비단 벌레’인 누에나방이다. 누에나방의 변태 과정에서 번데기를 보호하기 위해 만든 고치를 물에 풀어 이렇게 우아한 직물을 만들어 낸 곤충 산업이 이미 3000년 전부터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한낱 벌레에서 그렇게 아름답고 귀한 비단이 나올 줄은 서양에서는 꿈에도 생각 못했을 것이다. 누에나방에서 비단을 만드는 원리를 모르던 서기 200년경 유럽에서는 꽃에서 비단을 만들어 낸다고 믿었는데 아마도 그 꽃이 비단실 모양의 자귀나무 꽃이 아니었나 싶다. 
 
 
 
이맘때면 붉은 꽃 4인방인 자귀나무, 노루오줌, 부처꽃, 꼬리조팝나무가 한창이다. 모두 붉은색으로 숲 속을 아름답게 수놓으며 많은 곤충을 유인한다. 4꽃 4색. 맛과 향이 달라 찾아오는 곤충 종도 다르다. 자귀나무 꽃에는 늘 제비나비 종류의 큰 나비와 꼬리박각시 종류가 자리를 차지하고 부처꽃엔 흰나비와 호박벌이 큰 손님이고, 꼬리조팝나무에는 온 몸을 파묻고 열심히 꿀을 먹는 꽃무지 무리와 붉은산꽃하늘소의 짝짓기가 한창이다. 노루오줌은 기다란 꽃대에 조그마한 꽃벼룩과 점날개잎벌레들이 조화를 이룬다. 붉은 꽃 4인방이 무리지어 무지갯빛 화려한 색으로 피어있는 연구소 연못 주변은 온갖 곤충이 늘 꼬이는 그야말로 곤충들에겐 천상의 낙원이다. 
 
5-1.jpg» 꼬리조팝나무 꽃에서 짝짓기 중인 붉은산꽃하늘소.
 
6.jpg» 꼬리조팝나무 꽃에서 짝짓기 중인 호랑꽃무지.
 
7.jpg» 노루오줌 꽃을 먹고 있는 점날개잎벌레와 꽃벼룩.
 
아름다운 꽃에, 빛나는 곤충에, 여름 더위를 막아주는 넉넉한 꽃그늘이 있는 자연을 가까이 하는 것만으로도 내 자신이 온전해진다는 느낌을 받는다. 참 황홀하다. 
 
1.jpg» 물장군 어른벌레의 당당한 모습.
 
노린재목에 속하는 물장군(학명 Lethocerus deyrollei (Vuillefroy))은 탄탄한 근육의 굵직한 앞다리 갈고리로 먹이를 꽉 움켜잡고 뾰족한 주둥이를 꽂아 사냥한 체액을 빨아먹는다. 세 시간 이상 남김없이 빨아먹고 나면 나중엔 커다란 개구리나 버들치 같은 먹이도 너덜너덜 빈 껍질만 남는다. 크기뿐만 아니라 위엄과 무시무시한 용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한 ‘물장군’이라는 이름이 제격이다.
 
2.jpg» 물장군의 동종포식.
 
물속의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잡아먹는 왕성한 식욕에 알에서 부화하여 어른이 될 때까지 대략 8그램짜리 물고기 52마리를 먹는 대식가인데다 ‘동종포식同種捕食’이라는 잔인함까지 있다. 동종포식이란 말 그대로 같은 종을 잡아먹는 것인데, 사마귀 암컷은 짝짓기 도중 부족한 에너지를 보충하고 짝짓기에 집중하도록 수컷 사마귀를 잡아먹는다. 끔찍해 보이지만 수컷도 기꺼이 동의한 확실한 번식 전략이다. 이에 비해 물장군 암컷은 먹이가 부족한 상황이 닥치면 배고픔 때문에 속도가 빠른 물고기보다는 단지 사냥하기 수월하다는 이유로 수컷을 잡아먹는다. 그저 물속의 망나니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10.jpg» 짝짓기 뒤 산란하는 물장군 암컷.
 
무시무시한 난폭자에다 크고 위험한 곤충이지만 부성애는 정말 특이하고 감동적이다. 가장 강력한 포식자이지만 알이 다른 생물의 먹이가 될까 두려워 물위의 수초나 나무에 알을 낳는다. 물 바깥이라 늘 건조할 수밖에 없어 물을 보충하면서 발육을 돕는 포란은 당연하다, 알을 지키는 내내 신경을 곤두세워, 먹는 것도 잊은 채 움직일 생각도 하지 않아 그 상태로 굳은 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꼼짝하지 않는다. 수컷의 헌신적 노력 없이 무사히 부화하기란 불가능하다. 암컷에게 먹이로 몸을 내주기도 하고 몸 바쳐 새끼 키우는 물장군 수컷은 가장 안쓰러운 곤충이다.  
 
11.jpg» 암컷이 낳은 알에 규칙적으로 수분을 공급하며 극진하게 돌보는 수컷.
 
극진한 수컷의 돌봄으로 알에서 무사히 깨어난 지 65일 만인 엊그제 다섯 번의 탈피를 거친 새끼 물장군은 마침내 우람하고 건장한 어른 물장군으로 변신했다. 올해는 가뭄이 심해 동네 웅덩이와 연구소 연못에 낳아놓은 개구리 알이 부화하기 전 다 말라 버려 2㎝ 미만의 작은 물고기를 사서 먹이는 바람에 경제적인 부담이 더 컸다. 자연의 도움 없이 인위적 노력만으로는 쉽게 감당할 수 없는 일이다. 
 
물장군은 평생 물속에서 사는 수서곤충으로 논에서 쉽게 볼 수 있었던 친근한 곤충이었다. 예전의 논은 언제나 물이 차 있었다. 그러나 보를 만들면서 모를 심는 봄이면 물을 채우고 벼 베기를 할 즈음이면 물을 빼버리는, 물이 들락날락하는 논은 불안정 서식처가 되었다. 게다가 논에 농약을 뿌리기 시작하면서 농약에 오염된 물고기를 많이 먹는 물장군은 먹이에 있던 모든 농약을 몸에 축적(생물 농축)하게 되어 물에서 사는 생물 중 가장 먼저 멸종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또 불을 보면 이끌리는 야행성 곤충인데다 몸에 비해 날개는 작은 편이라 불빛보고 쫓아갔다가 도중에 도로에 떨어져 로드 킬을 많이 당한다. 시골 구석구석 가로등 설치 안 된 곳이 없으므로 이제 편하게 살 곳이 전혀 없어진 셈이다. 
 
가장 자연스럽고 넓은 자연 서식지인 논이 봄부터 가을까지만 물에 잠겨있어 습지로서 기능을 다 하지 못하고, 먹이는 부족하고 오염된 탓에 물장군은 멸종위기 곤충으로 지정되어 인공 사육, 증식시키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해졌다. 
 
3.jpg» 물고기를 공동 사냥하는 물장군 새끼들.
 
짝짓기 후 산란을 마치면 동종포식을 막기 위해 우선 암컷을 분리하고 수컷이 편안하게 알을 돌볼 수 있도록 환경 조성을 해 주어야 한다. 알에서 막 깨어난 1령 애벌레와 1번 탈피한 2령 애벌레들은 작고 연약하지만 식욕은 왕성하다. 자기보다 몸집이 큰 먹이를 잡아먹는 것은 아주 어려운 도전이라 때때로 협력하여 공동 사냥을 하기도 한다. 1, 2령 애벌레는 작은 송사리나 올챙이를 먹어야 하니 부화하기 전 수 천 마리의 올챙이를 따로 준비해야 한다. 아직 사냥 능력이 부족한 물장군 새끼에게는 먹이를 잡아 입에 대 주기도 하고 애벌레들이 먹고 난 사체는 최대한 빨리 치우고 배설물을 깨끗이 닦아줄 뿐만 아니라 수조에 깔아 놓은 모래도 수시로 갈아 물이 썩지 않도록 한다. 커갈수록 먹이양이 점점 많아져 3령 이후에는 크기에 맞는 붕어부터 큰 미꾸라지, 개구리까지 제 때에 충분히 공급해야 한다. 어른이 되기 직전인 4령부터는 힘을 확신한 듯 꼭 먹지 않더라도 눈앞을 지나가는 물체만 있으면 공격하는 난폭함 때문에 방 한 칸에 한 마리씩 공간을 나눈다. 
 
 
 
먹이를 충분히 주고 힘껏 몸을 움직여 열심히 키워도 애벌레가 어른까지 크는 확률은 겨우 30% 내외. 겨울을 나면서 또 30% 죽고. 고생에 비해 생존율은 낮다. 멸종 위험이 있는 귀하디귀한 물장군을 보전한다 하지만 올챙이부터 물고기까지 다른 생명을 먹이로 제공하는 일이 늘 꺼림칙하다. 생물다양성의 씨앗을 확보하는 마음으로 키우지만 때때로 물장군 사냥 장면을 보는 아이들이 물고기가 불쌍하다고 할 때마다 내 마음도 아프다. 그나마 최근 들어 실험을 통해 국내 생태계에 치명적 해를 끼치는 침입 외래종인 황소개구리 올챙이와 불루길 밀도를 조절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확인하여 다행이다. 
 
요즘 연구소의 거의 모든 일손은 물장군 사육이다. 실험 방식이나 기자재는 첨단화됐지만 사육 시스템은 앞으로도 전혀 바뀔 게 없고 오직 노동력으로만 가능하다. 새벽부터 밤까지 또 다시 도시에서와 같은 바쁜 일상이 되어 버렸다. 자연이 좋아 선택한 시골의 여유로움은 뒤로 한 채 멸종위기종을 사육하느라 우리가 멸종될 처지다. 
 
9.jpg» 물장군의 포란 부화율을 발표하는 포스터.
 
지난 5월부터 지리산 국립공원의 아고산 주요 수종인 구상나무와 분비나무 고사 원인을 곤충을 중심으로 조사하고 있다. 조사 중 만난 많은 사람들이 걱정을 하고 있다. 지리산 댐을 다시 들고 나와 이 아름다운 지리산을 수장시키려 하고 있다고. 
 
가리왕산 숲을 벗겨 스키장을 만들고 4대강을 막아 시퍼렇게 멍들게 한 것도 모자라 설악산을 넘보고 국립공원 제 1호인 지리산을 들쑤셔 불길한 불씨를 만들겠다고? 이만큼 아름다운 자연을 어디서 볼 수 있다고 자연에 갑질을 하나! 법대로 원칙대로만 해서 낙동강을 깨끗이 하면 한 번에 해결될 일을. 
 
녹색과 생명 앞에 놓인 장애물은 케이블카와 4대강에 부채가 있는 환경부가 치워야 한다. 
 
글·사진 이강운/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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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운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소장
한국서식지외보전기관협회 회장. 국립안동대학교 식물의학과 겸임교수. 저서로는 <한국의 나방 애벌레 도감(Caterpillars of Moths in Korea)>(2015.11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 <캐터필러>(2016.11 도서출판 홀로세)가 있다.
이메일 : holoce@hecri.re.kr      
블로그 : http://m.blog.naver.com/holoce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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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 시작한 지 10년, 귓전 때리는 군함 뱃고동 소리

 

[2017 제주생명평화대행진 ⑥] 강정에서 보내는 노신부의 편지

17.07.22 19:56l최종 업데이트 17.07.22 19:56l

 

제주해군기지 반대 싸움이 시작된 지 올해로 꼭 10년이 되었습니다. 평화로운 마을 공동체는 파괴되었고 아름다운 연산호도, 구럼비 바위도 사라졌습니다. 작년에 완공된 해군기지에는 미국 군함들이 수시로 드나듭니다. 강정 뿐만이 아닙니다. 제주 전역이 난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강정을 파괴한 것도 모자라 주민 동의 없는 제2공항이 성산에 지어지려 합니다. 제주 전역을 행진하며 제주의 평화를 기원하는 제주생명평화대행진(7/31~8/5)을 앞두고 제주의 평화를 지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연속 게재합니다. - 기자 말

☞이전기사 : 제주 바다 망가뜨리더니, 오름 싹둑 잘라 제2공항까지?

 인간띠잇기가 진행되면 문정현신부는 춤추는 사람들 근처에 서서 진행하는 차량에게 메세지를 보여주고 있다
▲  인간띠잇기가 진행되면 문정현신부는 춤추는 사람들 근처에 서서 진행하는 차량에게 메세지를 보여주고 있다
ⓒ 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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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벌써 7번째 여름을 보내고 있습니다. 섬의 여름은 습도와 함께 오더군요. 태평양에서부터 불어오는 후텁지근한 바람은 두터운 해무가 되어 강정마을에 덮쳐 옵니다. 처음 강정에 와 여름을 보낸 곳은 구럼비 바위였습니다. 작렬하는 햇살에 바위는 맨발로 서 있을 수 없을 정도로 뜨거웠고, 소금기를 머금은 바닷바람에 땀이 줄줄 흐르던 그 여름을 저는 6년이 지난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병을 낫게 해주고 아이를 갖게 한다는 할망물에서 물을 길어 먹으며, 버틸 수 없이 더울 때에는 용천수에 몸을 맡겼습니다. 구럼비 곳곳에서 솟아오르던 용천수는 바로 먹어도 될 정도로 깨끗했고, 잠깐만 들어가 있어도 뼛속까지 차가웠습니다. 이 물이 없었다면 그 여름을 어떻게 보낼 수 있었을까 싶습니다.

 

저는 구럼비에서 해가 지고 뜨는 모습을 바라볼 때에 제가 믿는 하느님이 이곳에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있는 그대로 더 이상 보태거나 뺄 것도 없이 평화롭고 따뜻했던 구럼비와 중덕바다는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2011년 9월 2일 구럼비로 향하던 모든 곳에 팬스가 쳐지고 더 이상 갈 수 없게 되었을 때, 깊은 절망에 매일 미사 때마다 '구럼비야 사랑해'를 힘차게 불렀고 그 외침은 오늘도 계속 되고 있습니다. 

애타는 마음과는 다르게 2012년 3월 7일 구럼비 발파가 시작된 이래 해마다 마을의 모습은 급격히 달라졌고 마을의 해안선은 해군기지에게 점령당했습니다. 2016년 2월 26일 준공식을 앞두고 우리를 가로막던 팬스가 하나둘 철거되기 시작했습니다. 구럼비로 향하던 작은 길, 곳곳에 있던 하우스와 밭들, 그리운 구럼비 바위는 꿈처럼 사라졌고 그 위에 불의와 폭력의 해군기지가 불을 번쩍이며 완공 되었습니다. 마을사람들은 물론 이곳에 이주해 온 지킴이들은 깊은 절망 속에 그 기지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군사주의에 맞서 평화운동을 시작합니다
 

 6월 20일 미군함 입항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6월 20일 미군함 입항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엄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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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정투쟁10년을 알리는 인증샷캠페인을 시작하며 마을에 살고 있는 지킴이들과 해군기지 정문앞에서
▲  강정투쟁10년을 알리는 인증샷캠페인을 시작하며 마을에 살고 있는 지킴이들과 해군기지 정문앞에서
ⓒ 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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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기지에서 트는 군가 소리가 마을에 들려오고 시시때때로 울어대는 군함의 뱃고동 소리는 온 마을을 때립니다. 한국 군함만이 아닙니다. 미국에서도 캐나다에서도 강정 해군기지에 와 군사작전을 논의합니다. 미군을 중심으로 해 외국군함이 강정해군기지에 기항하며 군사작전을 펼치는 행위는 자연스럽게 중국을 자극합니다. 사드배치로 인해 한국과 중국의 군사적 대립과 긴장이 높아진 것처럼, 이곳에서의 미군주도의 외국군 훈련이 정례화 되고 빈번해 질수록 군사적 대립과 긴장은 더욱 높아질 것입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제주에 공군기지를 만들려는 시도도 계속되어 현재 연구용역예산까지 책정된 상태라고 합니다. 지난 10년의 투쟁과정에서 한 목소리로 우려했던 것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는 이 상황에서 저는 더욱 이곳을 지켜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군사기지, 군사주의에 맞선 평화운동을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요즘같이 더운 날이면 숨이 턱턱 막히지만 매일 강정의 평화를 노래합니다. 고맙게도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나가다 들리기도 하고, 일부러 시간을 내서 오기도 합니다. 그동안 못 와봐서 미안하다고 합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힘에 부쳐 주저앉고 싶지만 아직까지 강정을 기억하고 함께 하는 분들의 힘으로 하루하루 버텨나갈 수 있습니다. 

이 뜨거운 여름, 올해에도 어김없이 평화대행진이 열린다고 합니다. 첫해에는 저도 걸으며 함께 했는데, 이제는 걷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쉬는 장소에 맞춰 가 사람들과 악수하고 격려하는 것이 전부입니다. 하지만 강정에, 제주에 오는 마음이 고마워서 저도 힘을 내 함께 하려고 합니다.

올해부터는 특별히 강정과 더불어 제주의 군사화문제를 알리고 연대를 호소하기 위해 '제주평화대행진'으로 진행한다고 합니다. 비록 강정에 해군기지가 지어졌지만 더 이상의 군사화를 막고자함입니다. 또, 제주 해군기지가 전 세계의 외국군이 기항하며 동북아의 군사적 긴장감을 높이는 일에 저항하고자 함입니다. 내 몸이 허락하는 한 현장을 지키는 것이 제가 할 수 있는 마지막 일이기에 여기서 여러분을 기다리겠습니다. 이곳에 와 불의의 현장을 함께 목격하고 평화를 배워 나갑시다. 이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진실을 위해서 정의를 위해서 끝까지 함께 해 나갑시다. 
 

 2011년부터 시작된 매일미사, 지금도 여전히 오전 11시면 평화를 위한 미사를 진행한다.
▲  2011년부터 시작된 매일미사, 지금도 여전히 오전 11시면 평화를 위한 미사를 진행한다.
ⓒ 에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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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제주의 소리'에도 공동게재 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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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노동자에게 여름휴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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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윤지영 변호사


근로기준법은 노동조건의 최저기준이다. 최저기준이라는 것은 첫째, 최저기준에 못 미치는 노동조건은 효력이 없고 최저기준으로나마 노동조건을 끌어 올려야 한다는 것, 둘째, 최저기준조차 지키지 못하면 그 자체로 범죄행위가 되는 것을 뜻한다. 이러한 근로기준법은 헌법에 근거한다. 헌법은 '모든 국민은 근로의 권리를 가진다. 근로조건의 기준은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도록 법률로 정한다'고 하여 노동권을 명시하고 있다. 힘의 불균형을 속성으로 하는 노사관계에 노동조건의 최저기준을 정함으로써 불균형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기 위함이다. 특히 노조를 통해 집단적으로 대항할 수 없는 노동자에게 노동조건의 최저기준은 그나마 기댈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된다. 그러나 정작 누구보다도 이러한 노동조건의 최저기준이 절실한 영세사업장에 근무하는 노동자들에게는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는다.


1. 당사자들의 현실

4인 이하 사업장의 노동자에게는 근로기준법 중 임금, 근무시간 및 휴일, 해고에 관한 주요 규정, 즉 노동조건에 관한 주요 규정들이 적용되지 않는다. (일부 규정들이 적용되기는 한다.) 연차휴가가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여름휴가를 떠날 수도 없다. 일주일에 하루 쉬는 것이 이들에게 허용된 유일한 휴식이다.

4인 이하 사업장에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노동자들이 자기 권리나 상황을 이야기할 경우 사용자는 가차 없이 해고한다는 점, 둘째, 따라서 노동자들은 자기의 권리를 말하기를 꺼려한다는 점, 셋째, 그 결과 주휴수당처럼 4인 이하 사업장에 일부 적용되는 제도들도 실제로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이들의 임금도 최저임금에 간신히 맞춰져 있는 상황이다. 4인 이하 사업장 노동자들도 현재는 퇴직금을 받을 수 있지만 적용 비율은 35.1%(전규모 평균 71%), 근로계약서도 작성해야 하지만 적용 비율은 33.8%(전규모 평균 61.4%)에 불과하다. 남성보다 여성이 많고, 청소년 및 노인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 요컨대, 노동조건의 최저기준은 지위와 노동 여건이 취약한 사람들, 특히 사용자 대 노동자의 비중이 낮아서 자기 권리를 말하기 힘든 사람들에게 오히려 적용이 안 되는 현실이다. 사용자에게는 법망을 피해가기 위한 탈출구로서, 노동자에게는 부당한 대우를 감내하게 하는 족쇄로서 근로기준법 적용 제외 제도가 존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 4인 이하 사업장은 영세하다는 허구

4인 이하 사업장에 대한 근로기준법 적용 제외에 관해 헌법재판소는 합헌이라고 판단하면서 '소규모 사업장의 열악한 현실'을 언급했다. 그러나 4인 이하 사업장이라고 하더라도 경영 상태는 제각각이다. 법을 적용하기 어려운 여건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일률적으로 말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2017년 3월 간호조무사 근로환경 개선을 위한 국회토론회가 있었다. 의료기관에 근무하는 간호조무사는 16만6000명인데, 이중 64.7%가 의원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의원이 4인 이하 사업장이다 보니 시간외수당, 연차휴가 등의 적용을 받지 못하는 현실이라는 것이 이날 토론회의 주 발제 내용이었다. 고소득 자영업자라고 할 때 가장 먼저 언급되는 직업은 아직도 의사이건만, 이들 역시도 근로기준법을 따질 때에는 영세사업자로 취급되는 것이다.

또한 통계청의 '자영업 현황분석'에 의하면, 한 명이라도 고용하는 사업장의 연간 매출액은 1억5천만 원 내지 3억 원이고, 4명을 고용하는 사업장의 68.1%는 연간 3억 원 이상이다. 이는 4인 이하 사업장이라고 하더라도 노동자를 고용하는 사업장의 경영 상황은 나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4인 고용 사업장과 5인 고용 사업장의 매출 규모는 별반 차이가 없다. 그만큼 근로기준법의 적용 범위를 정하는 4인 이하, 5인 이상의 기준은 작위적이고 현실에 맞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영업자들이 앓는 소리를 하는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그 이유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높은 임대료와 원청이나 가맹본사가 가져가는 막대한 수수료, 카드 수수료 등이다. 자영업자를 벼랑 끝으로 내몬 주체는 과연 누구인가.

4인 이하 사업체는 도소매업(26.0%), 숙박․음식업(22.0%), 공공·수리·개인서비스업(11.0%), 제조업(10.4%), 사업지원·출판영상·방송·오락·문화(9.1%) 순으로 많다. 이들 업종에만 80% 가까이가 몰려 있다. 그런데 도소매업, 숙박․음식업, 공공·수리·개인서비스업은 가맹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자본의 위계가 형성되어 있고, 제조업, 사업지원·출판영상·방송·오락·문화은 위탁과 도급이라는 이름으로 자본의 위계가 형성되어 있다. 4인 이하 사업주들의 상부에는 재벌, 공공기관, 대기업이 자리 잡고 있으며 이들은 4인 이하 사업주들을 착취하며 이익을 취하고 있다. 결국 4인 이하 사업장에 근로기준법을 적용하지 않았을 때 당장의 영향은 영세사업주들에게 미치겠지만, 그 본질은 재벌의 이익 극대화 욕구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그리고 조물주보다 높이 있다는 건물주가 버티고 있는 것이다. 4인 이하 사업장에 대한 근로기준법 적용 제외의 효과를 과연 누가 누리고 있는지 따져 볼 일이다.


3. 영세사업주와 노동자들을 오히려 힘들게 할 것이라는 주장의 허구

4인 이하 사업장은 영세하다는 논리는 따라서 근로기준법을 전면 적용할 경우 사업주가 인력을 감축하고 도산해서 오히려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논리로 이어진다. 그런데 한국노동연구원의 실태조사에 의하면, 고용을 줄이겠다는 비중은 4%에 불과하고 고용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비중이 94%에 이르렀다. 사업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인원이기 때문에 고용을 줄일 이유가 없는 것이다. 오히려 4인 이하 사업체들은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 업종(도소매업, 숙박․음식업, 공공·수리·개인서비스업)이기 때문에, 전체 노동자의 18.7%를 차지하면서 소득 하위계층인 4인 이하 사업장의 노동자들의 삶의 수준이 나아지면 경기 활성화로 인한 매출 확대로 일자리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역이론도 가능하다. 노동 빈곤층의 축소, 사회 양극화의 축소를 통해 사회의 불안정성을 일정 부분 해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4인 이하 사업장에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은 국가 경제에도 이롭다.


4. 근로감독이 어렵기 때문에 적용 배제한다는 논리에 대한 반박

4인 이하 사업장에 대한 근로기준법 적용 제외의 근거로 근로감독의 어려움도 자주 지적되었다. 근로감독의 한계가 헌법상 기본권의 제한의 근거가 될 수는 없다는 점은 차지하고서라도, 실제로는 4인 이하 사업장에까지 근로기준법을 확대 적용할 때 근로감독은 보다 편이하고 강력하게 집행될 수 있다. 최저임금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최저임금이 모든 사업장에 전면 적용됨으로써 최저임금 적용 사업장인지 여부를 두고 복잡하게 판단해야 하는 불편은 사라졌다. 또한 그만큼 최저임금의 의미 및 최저임금 미지급에 대한 단속의 효과는 커졌다. 지금은 어정쩡한 상태로 적용되는 조항과 그렇지 않은 조항이 나뉘어 있다 보니, 근로감독을 하면서도 하나하나 따져야 하는 불편이 크다. 특히 4인 이하 사업장에 적용되는 조항과 적용되지 않는 조항이 서로 얽혀 있다 보니 법 위반 여부를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모든 사업장에 근로기준법이 전면 적용되면 근로기준법의 의미와 효과도 새삼 강조될 것이다.


5.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은 모든 노동자들에게 이로운 제도

모든 사업장에 근로기준법이 전면 적용되면 그간 적용에 있어서 애매모호했던 부분들이 해소되기 때문에 근로기준법의 의미도 강조되고 근로감독도 수월해질 수 있다. 그렇게 되면 5인 이상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에게도 이득이 된다. 법의 적용 여부를 두고 시비할 일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자본은 그동안 끊임없이 사용자책임을 지지 않으려 시도했고, 근로기준법을 적용 받는 노동자들을 줄이려 했다. 근로기준법을 적용 받는 노동자들이 줄어들게 되면 근로기준법의 적용은 원칙에서 예외로 변질되고, 근로기준법의 적용이 특권이나 시혜인 것처럼 오해 받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면 근로기준법에 따른 권리를 주장하는 것도 귀족 노동자의 배부른 소리처럼 들릴 게 뻔하다. 노동조건의 최저기준을 정한 것이 근로기준법이기 때문에 모든 노동자들이 빠짐없이 근로기준법을 적용받을 때에 노동권의 의미도 되살아난다.


6. 외국법과의 비교

일본 노동기준법은 모든 사업장에 적용되며, 우리나라처럼 사업장의 노동자 수를 기준으로 하여 적용상의 예외를 두고 있지 않다. 독일은 근로시간․휴가․해고 제한에 관한 각각의 개별 법률(근로시간법, 영업법, 폐점시간법, 연소자보호법, 임금계속지급법, 연방휴가법, 해고제한법 등)을 두고 있는데, 해고제한법이 1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선 적용을 제외시키고 있는 것을 빼고는 특별히 사업장의 노동자수를 적용 기준으로 삼고 있지 않다. 프랑스도 우리나라처럼 단일 노동법전을 가지고 있는데, 사업장 규모에 관계없이 사용자와 근로계약을 맺고 있는 모든 노동자에게 적용된다. 미국의 공정근로기준법(Fair Labor Standards Act)의 적용범위는 개인과 기업에 대한 것으로 나뉘는데, 개인 적용의 경우 공무원을 제외한 노동자가 이에 해당하며, 기업 적용은 사업자가 2인 이상을 고용하고 있을 것과 연간 매상․거래총액이 50만 달러 이상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렇듯 외국의 경우 노동자 수를 기준으로 획일적으로 법적용을 배제한 사례는 매우 드물다.


7. 시대에 맞게 근로기준법을 적용하자

근로기준법은 1953년 제정된 이래 적용 범위에 변동이 있어 왔다. 15인 초과 사업장에만 근로기준법이 적용되던 것이 몇 번의 변동을 거쳐 1998년에 지금의 제도로 바뀌었다. 이러한 변동은 당시의 사회적, 경제적 상황을 반영한다. 특히 87년에는 민중 항쟁과 노동자 대투쟁의 파급 효과로서 적용 범위와 적용 규정의 대폭 확대가 있었다. 노동기본권의 적용 범위는 고정된 원칙이 아니라 시대의 산물로서 시대적 배경과 투쟁 속에서 쟁취되어 온 것이다. 경기 침체와 고용 불안정 속에서 사회적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방편으로 노동기본권의 적용 확대가 이루어진 적이 있다는 점도 새겨야 한다. 적용범위의 변화가 멈춘 지 벌써 20년이 되었다. 지금이야말로 노동기본권 전면 확대를 주장할 시기다.
 

* 이 글은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의 블로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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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국제제재 무색하게 지난해 3.9% 경제성장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7/07/22 12:38
  • 수정일
    2017/07/22 12:38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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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 이래 최대치, 남북교역량 대폭 감소‧전기가스수도 22.3% 증가
조정훈 기자  |  whoony@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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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7.21  16: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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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의 제재가 무색하게, 북한이 지난해 3.9%의 경제성장률을 보인 것으로 추정됐다. 2015년 -1.1%에 비해 상당히 성장했고, 90년 이후 최대치이다.

한국은행은 21일 '2016년 북한 경제성장률 추정결과'를 발표, "북한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년대비 3.9%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북한 경제성장률은 수치상으로 남한 2.8%를 앞섰다.

   
▲ 북한 경제성장률 추이. [자료제공-한국은행]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국면에서도 지난해 북한의 대외교역 규모는 65억 5천만 달러로 2015년 62억 5천만 달러에 비해 4.7%증가했다. 여기에 수출은 28억 2천만 달러로 2015년에 비해 4.6%증가했으며, 동물성생산품(74%), 광물성생산품(8.9%)등이 수출을 견인했다.

지난해 북한 수입은 37억 3천만 달러로 2015년에 비해 4.8% 증가했고, 식물성생산품(24.8%), 섬유류(20.5%)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지난해 개성공단 전면중단 조치로 남북교역량은 2015년에 비해 87.7% 감소한 3억 3천만 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마저도 지난해 2월 개성공단 전면중단 발표 이전 수치이다.

한국은행 추정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산업구조는 건설업, 서비스업 비중이 2015년에 비해 하락했지만, 농림어업(27.7%), 광공업(33.2%), 전기.가스.수도업(5.2%) 비중이 상승했다.

   
▲ 남북 경제성장률 비교.[자료제공-한국은행]

산업별 동향으로, 농림어업은 농산물 및 수산물 생산이 늘어 2015년 대비 2.5% 증가했으며, 광업은 석탄, 연 및 아연광석 등 생산이 늘어 8.4% 증가했다. 제조업은 중화학공업을 중심으로 4.8% 성장했다.

또한, 전기.가스.수도업은 수력 및 화력발전이 크게 늘어나면서 22.3% 증가했고, 건설업은 건물건설과 토목곤설이 모두 늘어 1.2% 증가했고, 서비스업은 교육 등 정부서비스를 중심으로 0.6% 성장했다.

한은은 지난해 북한의 국민총소득(명목 GNI)은 36조 4천억 원으로 남한의 1/45수준이고,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146만 1천원으로 남한의 1/22수준이라고 추산했다.

한은이 발표한 북한 경제성장률은 우리나라의 가격과 부가가치율 등을 적용하여 북한 경제 지표를 매년 산출하고 있어 북한 경제의 변화 추이를 살피는 데는 유용하지만 한국을 비롯한 외부세계와 직접 비교에는 적합치 않은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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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대 국정과제 재정 충당 필요” 정치권에서 ‘증세 논쟁’ 불붙나

 

문재인 대통령 “증세 대상은 초고소득층과 초대기업에 한정”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 앞서 이낙연 국무총리,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등 참석자들과 함께 차를 마시며 환담을 나누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 앞서 이낙연 국무총리,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등 참석자들과 함께 차를 마시며 환담을 나누고 있다.ⓒ뉴시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증세 논의에 시동이 걸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대기업 법인세 최고세율 구간 신설과 부유층 소득세율을 높이는 방안을 거론하고 나서면서다.

국정기획자문위가 내놓은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를 실현하기 위한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해 회의적인 평가가 나오면서 증세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여당을 중심으로 정치권에서 증세를 둘러싼 논쟁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문재인 대통령도 "증세의 방향과 범위를 확정해야 할 시기"라고 말하며 증세 공론화에 힘을 실었다.

문재인 대통령 "증세 대상은 초고소득층과 초대기업에 한정"

국정기획위는 지난 19일 100대 국정과제를 실현하기 위해선 앞으로 5년간 178조원의 재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했다. 이를 위해 세입 확충으로 82조6천억원을, 세출 절감으로 95조4천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여기서 증세 논쟁을 촉발시킨 부분은 바로 세입 확충 방안이다. 국정기획위는 세입 확충의 73%가 넘는 60조5천억원은 초과세수로 충당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세율을 올리지 않아도 매년 세금이 더 걷힐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이를 두고 재원 확충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여당 현직의원이기도 한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은 다음 날인 20일 오전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재정당국에서 내놓은 재원조달방안은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김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소득세 최고구간을 조정하겠다고 했고, 법인세율도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검토하겠다고 했는데 (국정기획위가 내놓은 방안은) 너무 약한 것이 아니냐"며 "국민에게 우리 경제 현실을 정확히 알리고, 좀 더 나은 복지 등을 하려면 형편이 되는 쪽에서 소득세를 부담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를 정직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은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TV토론에서 "제 공약은 고소득자의 소득세와 고액상속세를 높인다는 것"이라며 "자본소득에 대한 세금과 법인세 실효세율을 높이고, 그래도 부족하면 법인세 명목세율까지 (증세로) 가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국정기획위는 문재인 정부의 5년 청사진을 그리면서 증세를 언급하지 않았다는 게 김 장관의 지적이다.

여당 대표도 나섰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같은 날 오후에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초대기업과 초고소득자에 대한 법인세 및 소득세 과세구간을 하나 더 신설하자고 제안했다.

추 대표는 "세입 부분과 관련 아무리 비과세 감면과 실효세율을 언급해도 한계가 있는 만큼, 법인세를 손대지 않으면 세입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며 소득 200억원 초과에서 2천억원 미만까지는 현행 법인세 22%를 유지하면서, 2천억원 초과 초대기업에 대해서는 과표를 신설해 25%로 적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추 대표는 "이렇게 법인세를 개편하면 2조9천300억원의 세수효과가 있고 이 돈으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중소자영업자 재정지원,4차산업혁명 기초기술지원 등을 통해 소득주도성장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추 대표는 또 "소득 재분배를 위한 고소득자에 대한 과세 강화 방안으로 현행 40%로 되어있는 5억원 초과 고소득자의 소득세율을 42%로 늘려야한다"고 말했다.

추 대표는 21일 열린 2차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도 "이것은 증세가 아니라, 조세정의를 실현하는 정상화"라며 "대통령은 후보 시절 과표 500억 기준을 말씀하셨지만, 당은 2천억원으로 대상을 줄이는 방향으로 제안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원래 재원 대책 중에는 증세가 포함돼 있었지만 증세의 방향과 범위를 아직 정하지 못했다. 이제 확정해야 할 시기인데, 어제 소득세와 법인세 증세 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제시해줬다"며 "대체로 어제 토론으로 방향은 잡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기획재정부에서 충분히 반영해서 방안들을 마련해주기를 바란다"며 "다만 증세를 하더라도, 대상은 초고소득층과 초대기업에 한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일반 중산층과 서민들, 중소기업들에게는 증세가 전혀 없다. 이는 5년 내내 계속될 기조"라며 "중산층, 서민, 중소기업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전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청와대는 당이 세제개편 방안을 건의해옴에 따라 민주당과 정부와 함께 관련 내용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 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 자료사진.ⓒ양지웅 기자

정치권 논쟁 불붙나

이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증세 논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여당은 추 대표의 제안에 공감하면서도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우윈식 원내대표는 같은 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추 대표의 제안에 대해 "충분한 논의를 통해 사회적 동의를 거치면서 논의해야 되는 부분들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현재) 초대기업이나 초고소득자 중심으로 세금이 적다. 이명박 정권을 거치면서 (세금이) 줄였다"며 "이런 부분에 대해 정상화하는 논의를 이제 해야 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년 지방선거가 신경쓰이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초고소득자, 초대기업에 세금을 더 걷는 게 지방선거와 무슨 관계가 있느냐"고 반박했다. 우 원내대표는 "오히려 중소자영업자, 비정규직에 제대로 일한 만큼 대가를 줘서 내수가 돌아가게 만들어야 하는데 이런 것들이 사내유보금만 늘어나고 지나치게 대기업으로 몰려있지 않나"라며 "이걸 정상화시켜서 기업으로 일방적으로 쏠리고 있는 이 소득을 비정규직과 중소자영업자 보호하는 데 쓰고 국민의 생명과 삶을 지키는 부분에 좀 더 쓰면 국민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 원내대표는 "지금 한쪽으로만 몰린 돈을 이제 정부를 통해서 소득재분배하는 그런 모양을 우리가 만들어내지 않으면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일부 국무위원들도 추 대표의 제안에 공감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 원내대표는 "(전날 회의에서) 추 대표의 이야기하는데 딱히 반대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보수야당은 반발했다. 자유한국당 이현재 정책위의장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무리한 공약을 위해 세금인상으로 국민의 부담을 전가시키는 증세는 신중해야 한다"고 촉구했고, 같은 당 정용기 원내수석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정부여당의 포퓰리즘을 위한 졸속 정책, 준비와 대책없는 증세 요구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바른정당 이종철 대변인은 논평에서 "우리는 정부 여당 일각에서 나오는 '부자 증세'에 대해서도 우려한다. 그 자체도 문제가 있지만, 이 역시 합리적 증세 논의를 물타기하고 속내를 숨기려는 행태로 보이기 때문"이라며 "더 가진 사람이 더 내는 구조는 맞지만 어느 일방의 희생만 강요하는 식은 곤란하다. 지금은 정치권과 국민이 솔직하게 머리를 맞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은 증세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는 분위기다. 국민의당 이찬열 비상대책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회의에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보면, 재정투자를 줄이고 세입을 늘려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것인데 과연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우려스럽다"며 "재정지출 절감이나 비과세 감면제도 정비는 박근혜 정부에서 해오던 것으로 과연 문재인 정부와 어떤 차별점이 있는지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은 "증세 없는 복지는 이미 박근혜 정부에서 허구로 드러났다"며 "대통령께서는 국민 앞에 솔직해져야 한다. 공약 과제 중 안 되는 것은 안 된다고 밝히고 특히 증세의 필요성에 대하여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충분히 설명을 해야 된다고 본다"고 당부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전 대표는 이날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100대 국정과제가 발표됐을 때 제가 법인세 인상 등 부자증세를 하지 않고는 실현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며 "당연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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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오 미CIA국장, 북과 대타결 암시

폼페오 미CIA국장, 북과 대타결 암시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7/07/22 [00:44]  최종편집: ⓒ 자주시보
 
 

 

▲ 폼페오 미 중앙정보국 국장

 

미국 중앙정보국(CIA) 폼페오 국장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북미대타결을 은근히 암시하는 발언을 내놓아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국내 제도권 언론에서는 정 반대로 '김정은 축출'을 시사했다고 해석 보도하고 있는데 그의 발언을 조금만 깊이 들여다보면 이는 틀렸음이 명백하다.

 

21일 미국의소리 보도에 따르면 마이크 폼페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20일(현지시간) 미 콜로라도주에서 열린 안보포럼에서 행한 연설에서 “핵무기에 있어 가장 위험한 건, 이를 통제하는 인물”이라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이 둘을 분리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이 '분리'라는 말을 국내 언론들은 '축출'로 해석한 것이다. 

 

하지만 폼페오 국장은 김 위원장이 완전한 핵무기 시스템을 갖추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면서, 김 위원장의 손에서 그 능력을 없앨 수 있다고 밝혔다. 즉, '분리'라는 말을 더 이상 완전한 핵무기를 갖추지 않게 하는 것이라고 폼페오 국장은 밝힌 것이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미 정보당국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광범위한 선택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으며 자신의 발언이 북한의 정권 교체를 의미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꼭 그런 것은 아니’라고 부인했다고 미국의소리나 연합뉴스 등에서 공히 보도하였다.

 

물론 김정은 위원장이 완전한 핵무기를 갖지 못하게 하는 가장 근본적인 길은 김정은 위원장 축출이다. 하지만 꼭 그렇게 말한 것은 아니라고 부인하였다. 그렇다면 남는 것은 대화를 통해 더 이상의 핵무기를 개발을 막아 완전한 핵능력을 갖지 못하게 하는 방법밖에 남지 않는다. 

 

물론 '꼭'이란 수식어를 붙여 축출 가능성 여지도 남기기는 했다. 하지만 기본은 축출이 아니다.

21일 연합뉴스의 관련보도를 보면 폼페오 국장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비이성적인 인물로 보는 시각이 있으나 자신이 보기에는 정권유지라는 핵심 목표를 제대로 이해하는 정상적 인간이라는 견해를 내놨다.

 

이어진 질의응답 순서에서 폼페오 국장은 정권 교체 후 상황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김정은 정권의 축출이 미국에 "전적으로 좋은 일"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3번째 문 뒤에 무엇이 있을지" 어떻게 알겠느냐고 덧붙였다. 

이런 이어진 말들을 보면 핵무기와 김정은 위원장의 분리가 '축출'로 해석하기보다는 전격적인 북미대화를 암시한 것일 가능성이 더 크다.

 

폼페오 국장은 바로 전격적인 북미대타결을 암시한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4형을 쏘면서 완전한 안전이 담보되지 않는 한 핵무장력 강화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크고 작은 선물보따리를 미국에게 마구 선물하겠다고 선포한 바 있다.

 

벌써 새로운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 준비 정황이 포착되었다는 둥,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 시험 준비를 위해 북 잠수함이 기동하기 시작했다는 둥, 북의 대미 압박성 움직임 보도가 연일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바로 그 안전 담보는 주한미군철수를 포함한 북미평화협정체결이 될 것이다. 북미평화협정을 체결하기 위해서는 전후 배상문제 처리와 종전선언, 양국관계정상화가 필수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엄청난 세계사적 지각변동이 일어나는 것이다.

 

물론 미국이 이런 암시성 발언을 한 두번만 날린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당장 북미대화가 추진되리라고 기대할 수는 없다. 특히 북미대타결은 사실상 미국 패권의 붕괴를 의미하기 때문에 결코 쉽게 결정될 문제가 아니다. 

다만 이번 폼페오 국장의 발언을 김정은 위원장 축출 의사 표현으로 해석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말이며 미국도 이제는 북미대화를 심각하게 모색하거나 전쟁을 해서라도 북핵을 없애지 않고서는 마음 편히 살 수 없는 심각한 국면에 처했다는 것이다.

 

폼페오 국장도 이번 발언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제1의 고민은 북핵문제라고 분명히 말했다. 미국 정부 관계자들이 지금 머리에 쥐가 날 정도로 고민하고 있는 것이며 일단 기본 가닥은 대화로 잡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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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사설, 무지인가, 오만인가?

 
중앙일보 사설, 무지인가, 오만인가?
 
 
 
김용택 | 2017-07-21 10:16:36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개개인의 삶을 국가가 다 책임질 수는 없다’

어제 날짜 중앙일보 사설 제목이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 라더니 이 무슨 소린가? 개개인의 삶을 국가가 다 책임 못진다니…? 그렇다면 국가가 책임져야 할 국민은 누구이고 책임지지 않아도 될 국민은 누구인가? 이 글은 마치 계급사회에서 귀족이나 양반은 국가가 책임질 존재이고 천민은 국가가 책임질 존재가 아니라는 뜻인가?

<사진 출처 : 전자족보 도서관에서...>

권리와 의무는 양면성을 가진다. 의무 없는 권리란 공허한 소리다. 권리란 무엇인가? 권리란 ‘일정한 이익을 누릴 수 있게 하기 위하여 법이 인정한 힘’ 또는 ‘법이 보호하려는 이익’이다. 보호될 이익이 없이는 권리가 발생할 수도 존재할 이유도 없다는 얘기다. 그런데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 평등을 실현하는 민주국가에서 국가가 책임지지 않아도 될 국민이 있다니… 이 무슨 생뚱맞은 소리인가? 중앙일보는 시대착오적인 주장을 신문의 얼굴이나 다름없는 사설에다 버젓이 내걸다니…

7월 20일 중앙일보의 사설에는 문재인정부의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비판하면서 ‘개인의 삶을 어디까지 국가가 책임져야 하는지… 포용적 복지를 넘어 ‘나라에서 다 책임져 준다’는 잘못된 시그널을 주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국민 개개인의 삶을 국가가 다 책임질 수는 없다.’고 질타하고 있다.

국가의 존재 이유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헌법이 존재한다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우리 헌법 제34조 6항에는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제34조는 사회적기본권 (생존권)에 관한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1항), 사회보장 및 복지(2항), 여자의 권익(3항), 노인과 청소년의 복지(4항),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의 보호에 관한 규정(5항)에 이어 6항에 재해로부터 국민을 보호할 국가의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국민의 기본권이란 국가에 대하여 청구할 수 있는 개인의 주관적 공권(公權)다. 이 기본권은 천부인권(天賦人權)으로 간주되어 프랑스 혁명 시의 〈인간과 시민의 권리 선언〉에서 엄숙하게 선언되었다. 1789년의 프랑스 인권 선언은 불가침(不可侵)·불가양(不可讓)의 자연권이다. 이를 국가가 외면한다면 국가가 존재근거를 상실하는 것이다. 오늘날 민주국가는 이 천부인권설에 바탕을 두고 인간의 존엄과 자유, 평등을 실현하는 민주주의 국가가 탄생한 것이다.

우리 헌법 제11조는 ‘모든 국민은 법 앞에서 평등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 앞에 평등하다는 뜻은 법을 적용할 때 성별, 인종, 지위 또는 돈이나 다른 것으로 차별을 줘서 누구에게는 유리하게 누구하게는 불리하게 적용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언제부터인지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마치 불문율처럼 사람들에게 인식되고 있다. 경제력이나 사회적 지위 그리고 권력자라는 이유로 차별 받는 게 당연한 것처럼…

중앙일보는 사시(社示)에서 ‘사회정의에 입각하여 진실을 과감하게 보도하고 당파를 초월한 정론을 환기함으로써 모든 사람이 밝은 내일에의 희망과 용기를 갖도록 고취한다’고 했지만 그런 보도를 하고 있을까? ‘온갖 불의와 퇴영을 배격함으로써 자유언론의 대경대도(大徑大道)를 구축’하고 ‘사회공기로서의 언론의 책임을 다함으로써 이성과 관용을 겸비한 건전하고 품위있는 민족의 목탁’ 노릇을 하고 있는가? 그들이 스스로 만든 ‘사람을 받든다’는 중앙일보의 길에서 밝힌 ‘독자제일주의, 언론의 사명’을 다하는 나침판의 역할을 하고 있는가?

중안일보의 이러한 독자를 기만하는 반헌법적 반민주적 보도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박정희 정권에서는 유신을 찬양하고 광주시민을 학살한 전두환을 찬양하기도 하고 때로는 권력에 때로는 자본에 복무해 왔다. 시류에 편성해 불의한 권력의 호위무사 역할조차 마다하지 않았으며 국내 첫 재벌신문답게 반노동자적인 편파보도를 해 왔던 게 사실이다. 중앙일보는 답하라. 그들이 보호해야 할 국민은 누구이며 보호하지 않아도 될 국민이 누구인지를… 국가가 개인을 골라가며 보호해야 한다는 인간관으로 어떻게 언론이 지향하는 사회정의를 실현하겠다는 것인가?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30&table=yt_kim&uid=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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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초고소득자·초대기업 증세’ 8월 세제개편안 포함 가능성 커”

靑 “‘초고소득자·초대기업 증세’ 8월 세제개편안 포함 가능성 커”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7 국가재정전략회의 첫날 회의에 참석해 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이낙연 국무총리와 환담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7 국가재정전략회의 첫날 회의에 참석해 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이낙연 국무총리와 환담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정부가 8월 초 발표한 세제개편안에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제안한 ‘초고소득자·초대기업 증세’가 담길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21일 “추 대표가 제안한 내용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세제개편안에 법인세·소득세 최고세율 인상 등을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추 대표는 전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초고소득자·초대기업 증세’를 제안했고 일부 국무위원들은 이에 대해 공감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 지출 개혁 등도 필요하지만 이것만으로 목표로 하는 재원조달액을 마련하기 어려울 수 있어 공평과세 실현과 재원확보를 위해 세율 인상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정부 내부에서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소득세·법인세율 인상을 장기적 과제로 봤지만 당에서 적극적으로 이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에 속도가 빨라진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는 이틀째인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 이후 ‘초고소득자·초대기업 증세’에 대한 조율된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세제개편안을 늦어도 8월 초에는 발표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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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세월호 실소유주' 의혹, '진실'은 있다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7/07/21 11:18
  • 수정일
    2017/07/21 11:18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국정원 지적사항.hwp'부터 '제주 해군기지'까지... 차고 넘치는 의혹
2017.07.21 08:53:07
 

 

 

 

세월호 참사를 둘러싸고 여러 기관‧업체가 청문회, 재판 등을 통해 책임 추궁을 받았다. 해양경찰청, 해양수산부, 선사인 청해진 해운, 심지어 김기춘 비서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관계자들까지 소환됐다. 그러나 단 한 곳, 국가정보원만이 화살을 피해갔다. 세월호 도입부터 운영, 참사 인양 과정에까지 국정원과의 연관성이 끝없이 제기됐지만, 쉽게 루머로 치부되곤 했다. 그러나 국정원과 세월호를 엮는 것이 과연 아무런 근거 없는 괴담에 불과할까. 지금까지 나온 국정원과 세월호의 '특수 관계' 의혹의 근거들을 차근차근 짚어본다.

'실소유주' 아니라면서 세월호 직원 휴가까지 꼼꼼 관리 

국정원의 세월호 실소유주설(說)이 처음 제기된 것은 참사 후 100일이 지난 2014년 7월 25일, 청해진해운 직원 노트북에서 '국정원 지적사항.hwp' 파일이 발견되면서부터다. 해당 노트북은 여객부사무장 양대홍이 사용한 것으로, 이날보다 한 달 앞선 2014년 6월 24일 선내 수색 과정에서 발견됐다. (☞관련 기사 : 세월호 업무 노트북에 '국정원 문건'이…왜?)

'선내여객구역 작업예정사항'이란 부제로 2013년 2월 27일 최종 수정된 이 문건에는 '천장 칸막이 및 도색 작업', '자판기 설치', '해양안전수칙 CD준비', '침대 등 가구 교체', '화장실 휴지, 물비누 보충' 등 세월호에 대한 상세한 작업 지시 내용이 포함돼있었다.

심지어 '3월 휴가계획서 작성제출', '2월선용품 사용현황제출', '2월 작업수당 보고서' 등과 같이 직원 복지와 관련된 보고와 계획 등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 문건에 따르면, 국정원 지적사항은 100가지에 이르렀다. 

 


문건 작성 시기도 미심쩍은 부분이다. 세월호는 청해진해운이 2012년 10월 경 일본에서 사들여와 2013년 2월까지 증개축을 한 뒤, 2013년 3월 15일 첫 출항을 했다. 문건대로라면, 국정원은 세월호 출항 약 보름 전에 세월호 상태를 꼼꼼하게 점검한 것이다.

당시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는 "세월호의 소유주가 아니면 관심을 갖지 않는 내용이라고 할 것이므로 국정원이 세월호의 실제 소유주이거나 운항에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합리적으로 추정하게 할 수 있는 것"이라며, 아울러 "국정원이 청해진해운의 세월호 구입, 증개축 그리고 운항에 깊이 개입한 것으로 보이는 데 대해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관계자는 이에 대해 "100가지의 지적사항은 유관기관 지적사항이거나 세월호 자체의 작업사항으로 보인다", "세월호 관계자가 내부 작업예정사항을 기재하면서 여러 기관이 지적을 하니까 대표적으로 '국정원 지적사항'이라고 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양 사무장이 국정원과 관련 없는 점검사항을 한 가지 문서에 섞어 작성했다는, 실무자의 단순 착오라는 얘기다.

국정원은 그러나 사전 보안점검을 실시한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다만 100개에 이르는 지적사항 중 15-18번만 국정원의 보안 측정 필요사항으로 언급했을 뿐이라고 했다. 그러나 청해진 내부공문서를 통해 확인한 결과,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청해진해운 하드디스크에는 보안 측정과 관련된 여러 문서가 있고 그 가운데 '3.18지적'이라는 문서에 나온 국정원의 지적 사항이 스무 가지에 달했다. △주차장 입구 경비초소내 CCTV 설치(사무실에서 확인용), △전시장, 옥상광장등에도 CCTV추가, △갑판,기관,사주부 모두 시간대별 각 담당구역 순찰 및 일지 작성, △선박내, 브릿지, 기관실등 출입시 명부 작성 후 각 부서장 확인서명, △EXIT등 영어나 일어로만 써 있는 푯말 한글이나 병행표기, △탑승 에스카레이타 출입문 내측 도장 안 됨 등이다. 

 

 

▲세월호 청문회. ⓒ프레시안(최형락)


"세월 타고 제주 관광"...청해진해운, 국정원 수시로 접대

인천과 제주를 자주 왕복하는 화물기사들 사이에서 국정원과 청해진해운 사이의 관계는 익히 알려진 사실이었다. 화물기사 김동수 씨는 특조위 청문회에 출석하여 "세월호가 처음와서 바로 출항을 안 해서 화물기사들 사이에서는 국정원에서 그 배의 쓰레기통, 전등, 페인트칠까지 모든 것을 관리하고 있어서 출항이 늦어지고 있다는 말이 있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국정원 직원들이 제주도까지 세월호를 타고 관광을 목적으로 왔다 간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청문회에서 공개된 이성희 전 청해진해운 제주지역본부장 일기장에는 '국정원 외 10명 세월타고 내려 관광 후 세월타고 가다'라는 글귀가 적혀 있었다. 청문회를 개최한 4.16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는 이에 대해 "접대기록, 영수증, 업무 일지 등에서 보이듯 청해진 해운이 국정원 관계자와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고 수시로 접대했다"고 했다.

또, 사고가 발생하기 한 달 전에는 국정원 직원들이 세월호에 특실이 아닌 선원실에 머무른 적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청해진해운 내부 공문과 결재 서류에 "국정원 정기모임 참석" 등이 적혀 있는데, 청해진해운과 국정원이 참사 이전 3년간 최소 12차례 이상의 모임을 가졌고, 국정원 직원들에 대한 접대가 있었음이 드러났다.

 

 

 

ⓒ프레시안(최형락)

 

 

세월호 참사 국정원에 최초 보고, 왜? 

국정원과 청해진해운의 긴밀한 관계는 세월호 참사 당시 오간 연락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정원은 세월호 참사를 참사 당일 오전 9시44분에 YTN 방송 보도를 통해 처음 인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홍원 당시 국무총리가 국회 긴급현안질의에서 이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발언을 해 파문을 일으켰다. "제가 듣기로는 (국정원이) 전화로 사고 보고를 받았다고 돼 있고, 그 보고는 세월호 선원이 한 것으로 들었다"고 한 것. 

당시 세월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이 공개한 해양경찰청 기관보고에 따르면, 국정원은 9시 44분이 아니라 그보다 앞서 세월호 침몰 사실을 파악했다. 참사 당일 오전 9시 28분, 국정원 직원은 해경 본청 직원에게 전화를 걸어 "사고 원인은 아직 현재 기초적인 것만 확인할 수 있나요?"라고 묻는다. 원인을 묻는다는 것은, 사고 사실은 이미 인지하고 있다는 뜻이다. 

심지어, 세월호 침몰 사실을 가장 먼저 보고받은 기관이 국정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향신문>은 국정원의 참사 인지 시점에 대해 "김한식 청해진해운 사장 등은 사고 직후인 4월 16일 오전 9시10분쯤 국정원에 문자메시지로 사고 사실을 보고했다"고 보도했다.

국정원에 최우선으로 보고된 이유는, 세월호 운항관리규정의 '해양사고 보고 계통도' 때문이다. 이 문건에 따르면, 세월호는 사고가 나면 가장 먼저 국정원 제주지부와 인천지부, 해운조합에 보고하도록 명시돼 있다. 해양경찰, 인천지방해양항만청, 국토해양부(현 해양수산부)는 그 다음 순서이다. 민간 회사가 국정원에 직접 사고 사실을 보고토록 한 것은 상식과 동떨어진 일이다.(☞관련 기사 : "2천톤 여객선 17척 중 세월호만 국정원 보고"

국정원은 세월호 보고 계통도에 국정원이 포함된 데 대해 '세월호 운항관리규정 작성·승인에 전혀 관여한 바 없으며, (청해진해운 측이) 선박 테러·피랍사건에 대비하여 포함시켰을 것으로 추측된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 국정원 의지와는 무관하게 청해진해운이 임의로 국정원에 보고하려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정원은 당시 해경본청과의 전화 통화에서 유독 사고 원인을 캐묻는다. 위 질문에 해경 측이 "지금 만들고 있습니다"라고 답하자, "만들고 계세요. 바로 좀 도와주시고요. 암초라던데 맞나요?"라고 재차 묻는다. 그러자 해경 측은 "원인 미상이고요. 그냥 침수된 겁니다"라고 답한다. 국정원이 민간 선박의 사고 원인을 다급하게 파악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정원은 참사 당일뿐 아니라 다음날까지도 수차례 청해진해운 직원들과 전화통화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국정원 직원 하 씨는 16일 오전 9시 38분(2분 01초)과 10시 23분(14초)에 청해진해운 김재범 기획관리부장과 통화를 했고, 저녁 8시 12분경에도 통화를 시도했던 것으로 나타난다. 이어 다음 날 2시 22분경엔 청해진해운 해무팀의 홍아무개 대리와 47초간 통화한 것으로 나온다. 이후 2시 36분경에는 청해진해운 김아무개 물류팀 차장과 2분 23초간 통화한다. 김 차장은 화물담당자로, 세월호 참사 직후 '화물적재전산시스템'에 접속해 화물량을 180톤 축소 조작한 인물이다. 

 

 

▲청문회장 바깥에서 피켓 시위 중인 시민들. ⓒ프레시안(서어리)


그 많던 철근이 향한 곳은 제주 해군기지 

국정원 직원 하 씨가 세월호 참사 당일과 그 다음날 청해진해운 업체 직원들과 통화한 내용, 목적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게 하는 정황 증거들이 나왔다. 

여객선으로 알려졌던 세월호가 철근과 생수 등 화물 운송에 주력했던 것은 사고 초기부터 세월호 이용객 증언 등을 통해 알려졌던 바다. 세월호는 출항 직전 차량 150대, 화물 657톤을 신고했지만, 실제 배에 실린 차량은 180대, 화물은 1000톤이 넘었다. 이 때문에 세월호 침몰의 주력한 원인으로 과적이 꼽혔다. 그렇다면 과적의 원인으로 지목된 철근의 용처는 무엇일까. 

<미디어오늘>은 그 많은 철근이 향한 곳이 바로 제주 해군기지였다고, 복수의 청해진해운 거래처, 제주 소재 업체 관계자들의 증언을 통해 밝혔다. 이 매체는 참사 당일 적재된 일반 화물이 약 1094톤인데, 이 가운데 3분의 1을 차지하는 410톤이 철근이었다고 했다. 그리고 청해진해운 한 관계자의 말을 통해 "세월호에 실리는 철근은 보통 20%는 다른 곳으로 가고, 80%는 제주 해군 기지로 간다"며 "다만 당일(2014년 4월 15일 화물 적재 당시)은 100% 해군 기지로 가는 것이었다"고 밝혔다.(☞관련 기사 : 세월호 무리한 출항, 제주 해군기지 가는 철근 때문?)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간사인 국민의당 황주홍 의원 또한 "(참사 당일) 세월호에 적재된 철근은 명성물류 410톤, 제주선덕통운 16톤(차량 적재) 총 426톤이었다"며 "이 중 278t의 철근은 도착지가 해군기지였다"고 했다. 이는 세월호 참사로 화물을 손해 본 물류회사들이 해수부에 배보상 신청을 한 내용을 집계해 작성된 문서를 토대로 밝힌 내용이다. 세월호에 철근이 실렸고, 이 중엔 제주해군기지 건설용 자재가 포함돼 있다는 의혹이 해수부에 의해 사실로 확인된 것이다. 

철근의 용처가 제주 해군기지로 밝혀지면서, 국정원이 왜 세월호 도입과 운항에 개입했는지 합리적인 추론이 가능해졌다. 미국의 '대 중국 전초기지'인 제주 해군기지 건설에 국정원이 관여하고 있으므로, 사실상 해군기지 건설용 철근을 나른 화물선인 세월호 또한 관리를 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세월호가 침몰 전날 무리하게 출항한 것 또한 공사 기일을 맞추기 위해 국정원이 압박했기 때문이 아닌지도 의심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국정원과 세월호의 특수 관계 의혹은 현재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 산하 적폐청산TF 13개 과제 가운데 포함됐다. 국정원은 세월호 참사와 관련, 청와대와 더불어 오히려 청와대보다 더욱 성역으로 남아있는 곳이다. 서훈 국정원장은 성역 없는 조사를 당부한 바 있다. 적폐청산TF가 수면 아래 가라앉은 진실들을 건져올릴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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