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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사죄 받기 전에 절대 못죽는다"

북녘의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
조정훈 기자  |  whoony@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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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2.09  18:3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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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12월 일본에서 열린 '전후 보상 국제공청회. 여기서 남측 김학순 할머니(오른쪽)와 북측 김영실 할머니(왼쪽)가 만났다. 두 할머니는 같은 위안소에 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학순 할머니는 김영실 할머니를 만나 "위안소에 같이 있었잖아"라고 말했다. [자료사진-통일뉴스]

"나는 똑똑한 사죄를 받아내기 전에는 절대로 죽을 수 없다."

북녘에 있는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인 장수월 할머니의 절규이다. 한국과 일본 정부는 지난해 12월 일본군'위안부' 문제 타결(12.28합의)을 선언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대독 사과와 법적 배상이 아닌 10억 엔의 위로금을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이라고 합의한 한국 정부에 대한 규탄 목소리가 크다.

일본군'위안부' 범죄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이 점령한 전 지역에서 자행됐다. 한반도는 물론, 중국, 대만,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의 여성들은 '위안부' 생활을 강요받았다. 그리고 당시 네덜란드령이던 인도네시아에 거주한 네덜란드 여성들도 일본의 '위안부' 범죄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피해 당사국들은 '12.28합의'에 주목하고 있다.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담아내지 않았다는 점에서 피해국들은 피해자들을 접촉하면서 '12.28합의'의 맹점을 파고들며, 오히려 '12.28합의'와 다른 형태의 문제해결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2.28합의' 이후 '위안부'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남한 외 다른 피해국의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억하지만 북녘에도 피해자들이 있다는 점은 놓치는 경향이 있다. 분단 이전 하나의 땅이었던 한반도는 남북을 가르지 않고 해결하지 못한 일제의 전쟁범죄의 피해를 고스란히 안고 있다.

북녘의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은 얼마나 있으며, 그들의 사연은 어떠한가. 1990년대 초 일본군'위안부' 문제가 국제적인 관심으로 떠오르면서 북녘에서도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단체는 '조선일본군성노예및강제연행피해자문제대책위원회'(조대위)이다. 최근까지 홍선옥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서기장이 위원장을 맡았으나 현재 위원장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2000년 당시 북한 조대위 조사결과 발표에 따르면,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는 218명이다. 이 중 43명이 공개증언을 했으며, 나머지는 가족 등의 반대로 공개증언을 하지 않았다.

이들 중 15.5%가 12~15살, 42.2%는 16~19살에 끌려갔으며, 7명은 기혼자였다. 피해자의 44%가 고향에서 강제 소집되거나 여행 중 끌려갔으며, 34%는 취업사기에 속았다. 그리고 하루 평균 20~25명, 일요일에는 40명 이상의 일본군을 상대하도록 강요받았다.

하지만 해당 조사는 2000년에 발표된 기본 내용으로, 2016년 현재 생존자 숫자 등 최신 내용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2000년대 중반까지 남북 민간단체가 일본군'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을 해왔지만, 이명박,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남북 간 교류가 단절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위안부' 피해자들은 일본의 패망 이후 귀국했지만, 분단선에 가로막혀 고향을 가지 못한 사례도 많아 남북의 피해자들 중 국가에 의한 강제적 이산가족상황에 놓여있다. 대부분의 이산가족들은 자발적 월남, 월북이었던 반면, 이들은 일제강점기에 끌려가 돌아왔지만 체제가 그은 분단으로 이산을 강요받은 셈이다.

   
▲ 2004년 5월 서울대회에서 남측 김윤심(왼쪽에서 두 번째) 할머니와 북측 리상옥 할머니가 기쁨의 포옹을 하고있다. [자료사진-통일뉴스]

북녘의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의 증언은 모든 일본군'위안부' 피해사례와 다르지 않다. 자발적으로 갔다는 일본 정부의 주장과 달리 이들은 모두 취업사기에 속거나 길에서, 집에서 강제로 끌려갔다. 쉽게 접할 수 없는 북녘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을 '조대위'가 발간한 증언집을 통해 일부 소개한다.

김영실 할머니는 1924년 10월 양강도 보천군에서 태어났다. 13살 되던 해에 가난한 집안사정으로 회령 삼촌댁으로 갔다. 하지만 이미 삼촌은 사망해 남의집 심부름을 하거나 구걸로 생활을 해야했다.

18살이 되던 해 한 일본인이 일자리를 구해주겠다며 데려갔다. 취업사기 피해자다. 회령철도역에서 출발해 함경북도 경흥군에 내렸다. 화물차를 타고 깊은 산골로 가더니 '김영실'이 아닌 '에이꼬'로 생활해야 했다. 첫날 강간을 당하고 다음 날부터 하루 20~30명의 일본군을 상대해야 했다.

홍의라고 하는 마을에 주둔한 일본군을 위해 이동봉사를 강요받았고, 조선말을 하던 한 친구는 그자리에서 죽임을 당했다. 1945년 8월 13일 패색이 짙던 일본군이 떠나자 도망쳐 나왔다. 

"가슴 속의 원한을 다 토로할 수 있도록 세계의 양심있는 모든 분들이 힘을 줄 것을 호소한다"던 할머니는 1992년 12월 일본에서 열린 국제공청회에서 같은 위안소에 있던 것으로 알려진 김학순 할머니와 만났다.

곽금녀 할머니는 1923년 1월 충남 천안 백이리 출신이다. 14살에 전남 순천을 거쳐 광주제사공장에서 일했다. 1939년 10월경 공장 감독은 몇몇 여공을 불러 "좋은 곳으로 가게 된다"는 말을 했다. 여기에 할머니도 포함됐다.

서울역에서 영등포방직공장 여공들과 합류한 할머니는 중국 목단강을 지나 소만국경지대인 군영으로 끌려갔다. 1년 반 동안 '위안부' 생활을 강요받은 할머니는 도망쳐 나와 전기기술자인 남편을 만났다. 하지만 남편이 징용을 끌려가고 남편을 찾아나선 할머니는 평안북도 선천에 머물렀다. 분단으로 고향을 밟지 못했다.

심청옥 할머니. 1919년 2월 전북 진안군 평지리에서 태어난 할머니는 1943년 9월경 전라북도 전주도립병원에서 간병인으로 일했다. 24살에 할머니는 중국가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말에 기차에 몸을 실었다. 소만국경지역에 도착한 할머니는 새벽 4시에 일어나 아침, 점심, 저녁 식사시간을 빼고 일본군을 상대해야 했다.

리복녀 할머니는 1919년 경기도 수원면 북수리(당시)에서 태어났다. 23살에 중국 목단강에서 일을 하던 중 끌려가 '하루코'라는 이름으로 '위안부' 생활을 강요받았다. 울면서 아우성치면 일본군은 "여기서는 황군의 요구에만 응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가는 목을 쳐죽인다"고 말했다.

1926년 6월 경남 진주에서 태어난 박복이 할머니는 17살 되던 해 진주시 문산개화동 구장이 일본으로 보내주겠다는 말에 속아 부산항에서 시모노세키를 거쳐 대만으로 끌려갔다. '기꾸사이로' 항공군병영에서 하루평균 5~6명의 일본군을 상대해야했다. 

해방전 서울에서 학교를 다니던 김군숙 할머니는 1938년 9월경 친구들과 시내 공원에 놀러갔다가 일본군에 납치됐다. 중국 심양에 끌려간 할머니는 2명의 학교 친구들이 죽임을 당하는 광경을 목격했다. 

북녘 '위안부' 피해자들은 하나같이 일본정부의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을 촉구한다. 리계월 할머니는 "이 원한을 풀지 않고서는 죽어도 눈을 감지 못하겠다. 일본정부는 과거범죄에 대하여 조선인민 앞에 성실히 사죄하고 응당한 피해보상을 해야한다"고 일갈했다.

조삼순 할머니도 "그 어떤 천만금의 보상 이 이루어진다한들, 수백수천의 일본놈들을 내 눈앞에서 쳐죽인다한들 하늘에 사무친 조선여성들의 피맺힌 원한을 풀 수 있겠는가. 세월은 흘렀어도 역사는 수치스러운 과거범죄를 파묻어버리려는 일본당국의 책동을 절대로 용서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이번 '12.28합의'의 부당함을 알리고 있다. 그리고 조대위는 일본군'위안부' 문제의 올바른 해결을 위해 국제연대를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춘실 조대위 위원은 최근 재일총련 기관지 <조선신보>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이번 합의에 대처하기 위하여 회의를 소집하고 과거 역사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업에서 많은 인민들이 주인으로 되여 투쟁을 벌릴 수 있도록 방안을 확고히 세워나갈 예정"이라며 "세계 각국의 단체들과 연계를 가져 연대활동도 적극 벌려나가겠다"고 말했다. 

'12.28합의'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남북 연대로 나아갈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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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섬에서 각지로 파급되는 디지털식 전민학습

[개벽예감191] 쑥섬에서 각지로 파급되는 디지털식 전민학습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기사입력: 2016/02/10 [03:19]  최종편집: ⓒ 자주시보
 
 

<차례>
1. 쑥섬에 구축된 전민학습 중심거점
2. 조선에서 추진되는 디지털식 전민학습
3. 전체 인민을 과학기술전선으로 이끌어 인재 기른다 
4. ‘붉은별’과 ‘미래 102’로 명품 만든다
5. 1,105명의 컴퓨터프로그램수재들 물리친 조선의 3명 대학생

 

 

▲ <사진 1> 조국통일운동 기념비인 통일전선탑이 세워져 있는 평양의 쑥섬에 국보적인 건축물로, 주체건축예술의 극치로 조선이 자랑하는 과학기술전당이 세워졌다. 조선의 시각에서 바라보면, 자주통일강국을 지향하는 그들의 열정과 과학기술강국을 지향하는 그들의 열정이 쑥섬이라는 유서 깊은 공간에서 하나로 합쳐진 것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제공

 

 

1. 쑥섬에 구축된 전민학습 중심거점

 

조선의 수도 평양 한 복판으로 흐르는 대동강에는 릉라도, 양각도, 쑥섬, 두루섬, 곤유도가 줄이어 떠 있다. 그 가운데서 별로 크지 않은 섬이 쑥섬이다. 그 섬에 쑥이 많이 자라서 이름을 쑥섬이라 하였다고 한다. 평양지도를 보면, 대동강에 있는 충성의 다리를 건너 쑥섬에 갈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원래 쑥섬에는 조국통일운동 기념비가 건립되어 오늘에 전해지고 있다. 미국과 이승만정권이 전민족적인 반대와 항거를 짓누르고 1948년 5월 10일에 강행하려던 단독선거를 반대하고, 통일된 자주독립국가를 건설하기 위해 남북정당사회단체대표자 695명이 참석한 가운데 1948년 4월 19일 평양에서 남북연석회의가 열렸는데, 그 연석회의에 참가한 남북대표자 11명이 1948년 5월 2일 김일성 주석의 초대를 받고 쑥섬에서 협의회를 진행하였다. 그런 역사를 소중히 여기는 조선에서는 남북연석회의와 쑥섬협의회의 민족대단합정신을 후세에 길이 전하기 위해 쑥섬에 통일전선탑을 건립하고 그곳을 쑥섬혁명사적지로 지정하였다.


그런데 바로 그 쑥섬에 조선에서 “국보적인 건축물”로, “주체건축예술의 극치”로 자랑하는 과학기술전당이 세워졌다. 조선의 시각에서 바라보면, 자주통일강국을 지향하는 그들의 열정과 과학기술강국을 지향하는 그들의 열정이 쑥섬이라는 유서 깊은 공간에서 하나로 합쳐진 것이다. <사진 1>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2016년 1월 1일 과학기술전당 준공식이 쑥섬에서 성대히 진행되었는데,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준공식에 참석하여 몸소 준공테이프를 끊고 과학기술전당 안팎을 세심히 돌아보았다. 2014년 6월 1일 쑥섬을 찾은 김정은 제1위원장은 그 섬에 과학기술전당을 건설할 구상을 밝혔는데, 그로부터 1년 6개월 만에 현대적인 과학기술전당이 완공되어 준공식이 진행된 것이다.

 

 
▲ <사진 2> 윗쪽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쑥섬에 건설된 과학기술전당을 공중에서 내려다보면, 거대한 원자구조모양이 시야를 가득 채운다. 이 본관은 지하 1층, 지상 3층으로 이루어졌다. 본관 오른쪽에 높이 솟은 건물은 500명이 투숙할 수 있는 호텔급 과학자숙소다. 각 지방에서 평양의 과학기술전당으로 학습출장을 나온 과학자, 기술자들이 그 숙소에서 머물면서 최신과학기술정보를 얻을 수 있다. 아래쪽 사진은 2016년 2월 4일 조선중앙텔레비죤 20시 보도에 나온 화면인데, 평양 락랑구역 도서관에 있는 김정은 제1위원장의 명제를 촬영한 것이다. 그 명제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의 과학기술중시사상을 잘 알 수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제공

 

거대한 원자구조모양으로 된 과학기술전당 본관은 지하 1층, 지상 3층으로 이루어졌다. <사진 2> 미래에네르기구역, 과학유희구역, 지하자원구역, 령에네르기건물, 야외기상관측소 등으로 구성된 야외과학기술전시장, 야외학습터, 분수공원, 500명이 투숙할 수 있는 호텔급 과학자숙소, 과학기술상징탑도 있다. 태양열과 지열을 이용하여 조명과 냉난방을 보장하는 과학기술전당은 연건축면적이 106,601㎡이어서 전체를 돌아보려면 사흘이 걸린다고 한다. <사진 3>

 

▲ <사진 3> 위의 사진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과학기술전당 본관 아래쪽의 미래에네르기(에너지)구역에 대동강변을 따라 줄지어 설치된 거대한 태양열전지판들이다. 과학기술전당은 태양열과 지열을 이용하여 조명과 냉난방을 보장하도록 설계되었으니, 이산화탄소 방출에 따른 대기환경오염을 억제하는 초현대식 저탄소녹색건축물이다. 연건축면적이 106,601평방미터인 과학기술전당 전체를 돌아보려면 사흘이 걸린다고 한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제공

 

 
▲ <사진 4> 남녀노소,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막론하고 전체 인민들을 위한 배움의 전당으로 웅장한 자태를 드러낸 과학기술전당에 어둠이 깃들면 윗쪽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태양열전지판에서 나오는 전기로 화려한 조명이 시작된다. 윗쪽사진에서 오른쪽에 유난히 환하게 빛나는, 펜모양의 건축물은 과학기술전당 정면에 세워진 과학기술상징탑이다. 아랫쪽 사진은 대낮에 과학기술상징탑을 촬영한 것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제공


본관 1층에는 과학기술발전력사관, 어린이꿈관, 장애자열람실, 림시전시장, 과학영화관, 학술토론회장, 률동영화관이 있다. 과학기술전당에 어린이꿈관과 장애자열람실까지 꾸려놓은 것에서 직감적으로 알 수 있는 것처럼, 그곳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전체 인민들을 위한 배움의 전당인 것이다. <사진 4>

 

 
▲ <사진 5>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과학기술전당 건설을 몸소 발기하였으며, 쑥섬에 그 터전도 잡아주었으며, 조선에서 가장 강력한 인민군대 건설역량을 건설현장에 보내주었고, 건설공사기간 중에는 건설현장을 찾아가 최상의 수준에서 건설하도록 세심히 지도하였으며, 준공식에 참석하여 몸소 준공테이프를 끊고 과학기술전당 안팎을 세심히 돌아보았다. 위에 열거한 사실들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과학기술전당을 얼마나 중시하는지를 말해준다. 윗쪽 사진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은 과학기술전당 내부를 돌아보던 중 손접촉식 컴퓨터를 작동하고 있다. 아래쪽 사진은 전자열람실에 들어가는 열람자의 신원을 확인하는 손접촉식 출입확인컴퓨터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제공


조선의 최고영도자가 새해 첫날 건축물 준공식에 참석하여 몸소 준공테이프를 끊고 현장을 시찰하는 것으로 자신의 새해 공식일정을 시작한 것은 유례없는 특별한 일이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제1위원장은 과학기술전당 건설을 몸소 발기하였으며, 쑥섬에 그 터전도 잡아주었으며, 조선에서 가장 강력한 건설역량으로 소문난 인민군대 건설역량을 건설현장에 보내주었고, 건설공사기간 중에는 건설현장을 찾아가 최상의 수준에서 건설하도록 세심히 지도하였다고 한다. 위에 열거한 사실들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과학기술전당을 얼마나 중시하는지를 말해준다. <사진 5>


건설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던 2015년 2월 26일 건설현장을 찾은 김정은 제1위원장은 “과학기술전당은 과학자, 기술자들 뿐 아니라 각계각층 모두가 마음껏 학습할 수 있는 배움의 전당이며 온 나라에 최신과학기술을 보급하는 중심기지, 거점”이 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자신의 건설구상과 건설의도를 밝혔다. 이 인용문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김정은 제1위원장은 과학기술전당을 각계각층이 최신과학기술을 학습하는 중심거점으로, 과학기술전선의 중앙기지로 건설하려고 결심하였던 것이다.

 

▲ 평양의 명당 중의 명당에 전통 기와지붕으로 지은 인민대학습당, 북 주민들이 책도 빌려가고 열람실에서 마음껏 공부도 할 수 있으며 모르는 지식은 바로 박사급 학자들에게 질문할 수 있도록 충분한 교수진이 늘 상주하는 도서관이다. 

 

 

2. 조선에서 추진되는 디지털식 전민학습


서유럽나라들은 1972년 덴마크에서 도입되기 시작한 평생학습(lifelong learning)이라는 개념을 쓰지만, 조선에서는 전민학습(all peoples learning)이라는 개념을 쓴다. 유럽에서 말하는 평생학습은 학교교육을 마친 이후에도 노년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자발적으로 배운다는 뜻이고, 조선에서 말하는 전민학습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전체 인민이 지속적으로, 자발적으로 배운다는 뜻이다. 평생학습은 유럽에서 창안된 교육학적 개념이지만, 전민학습은 조선로동당이 정립한 정책이며, 그 당이 과학기술전선에서 추진하는 대중운동의 유력한 형태다. 전민학습이라는 특별한 정책개념을 정립하고 그것을 국가시책으로, 대중운동으로 적극 추진해오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조선밖에 없다.


조선에서 전민학습거점이 처음 구축된 때는 1982년 4월이었다. 당시 조선에서는 평양 시내에서 전망이 가장 좋은 명당자리에 정부청사를 건설하려는 계획이 있었는데, 김일성 주석은 그 좋은 터에 정부청사를 지을 생각을 하지 말고 인민들을 위한 전민학습거점을 세우라고 교시하였다. 그리하여 평양에서 전망이 가장 좋은 중심부에 조선식 건축양식을 대표하는 웅장한 전민학습거점이 세워지게 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인민대학습당이다.

 

▲ <사진 6> 디지털식 전민학습거점으로 구축된 과학기술전당에는 방대한 분량의 디지털식 과학기술정보자료가 비축되었다. 박봉주 내각총리는 준공사에서 그에 대해 지적한 바 있다. 위의 사진은 과학기술전당의 어느 열람실에서 각계층 인민들이 과학기술정보자료를 열람하는 모습을 촬영한 보도사진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제공


인민대학습당이 전민학습거점으로 건설된 때로부터 어언 34년 세월이 흘러 한 세대가 바뀌었다. 20세기의 기성세대가 인민대학습당에서 활자화된 도서를 열람하며 과학기술지식을 습득하였다면, 21세기의 새 세대는 디지털화된 자료를 컴퓨터로 열람하며 과학기술지식을 습득하고 있다. 그런 새 세대에게 새로운 디지털식 전민학습거점을 마련해주려는 것이 김정은 제1위원장의 결심이었고, 2016년 1월 1일 조선은 그 결심이 어떻게 실현되었는지 목격할 수 있었다. <사진 6>


1980년대에 인민대학습당을 전민학습거점으로 꾸리기 위해 3,000만권이나 되는 방대한 장서를 구해놓았던 것처럼, 오늘 과학기술전당을 새로운 디지털식 전민학습거점으로 꾸리려면 그만한 방대한 자료를 구해놓아야 한다. 박봉주 내각총리는 과학기술전당 준공식에서 준공사를 하면서 “과학자, 기술자, 교육자들이 방대한 자료기지를 성과적으로 구축하였다”고 지적했는데, 이것은 방대한 분량의 디지털식 과학기술정보자료가 과학기술전당에 비축되었음을 의미한다.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처럼, 인민대학습당과 과학기술전당은 활자식과 디지털식의 차이점을 보여준다. 과학기술전당이 디지털식 전민학습거점으로 건설되었다는 말은, 과학기술전선의 중앙기지에 디지털화된 과학기술정보자료가 비축되었다는 뜻이며, 그와 동시에 과학기술전선의 중앙기지와 전초기지들 사이를 내국전산망(intranet)으로 연결하였다는 뜻이다.


조선의 과학기술전당이 최신과학기술정보를 전국적으로 보급하는 중앙기지라면, 조선 각지에 건설된 미래원들은 최신과학기술정보를 각 지역단위로 보급하는 전초기지들이다.

 

▲ <사진 7> 2014년 2월 평안북도 창성군에서 디지털식 전자도서관이 개건되었을 때, 그에 대한 보고를 받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그 전자도서관의 이름을 미래원으로 지어주었는데, 그 이후 조선의 시, 군, 구역들에서는 현대적인 건축미를 뽐내는 미래원들이 우후죽순처럼 일떠섰다. 미래원에는 위의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전자열람실, 컴퓨터학습실, 과학기술보급실, 원격강의실이 갖춰져 있어 그곳을 찾는 각계각층 인민들이 최신과학기술을 학습할 수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제공


조선 각지에 과학기술전선 전초기지로 건설된 미래원은 구체적으로 어떤 곳일까? 2014년 2월 평안북도 창성군에서 기존 활자식 도서관을 새로운 디지털식 도서관으로 개건하였을 때, 그에 대한 보고를 받은 김정은 제1위원장은 디지털식 도서관의 이름을 미래원으로 지어주었는데, 그 이후 조선의 시, 군, 구역들에서는 현대적인 건축미를 뽐내는 미래원들이 우후죽순처럼 일떠섰다. <조선중앙통신> 2014년 5월 9일 보도에 따르면, 미래원에는 현대적인 전자열람실, 컴퓨터학습실, 과학기술보급실, 원격강의실이 갖춰져 있어 그곳을 찾는 각계각층 인민들은 최신과학기술을 학습할 수 있다고 한다. <사진 7>


요즈음 조선에서는 시, 군, 구역들에 미래원이 건설되는 것과 함께 기관, 공장, 기업소들에도 과학기술보급실이 꾸려지고 있다. 과학기술보급실에는 전자열람체계와 도서열람체계가 갖춰져 있어, 조선의 노동자들은 하루 일과를 마치면 자기 일터에 꾸려진 과학기술보급실에 가서 최신과학기술을 학습하고, 내국전산망을 통해 진행되는 원격교육을 받고 있다.

 

▲ <사진 8> 조선의 시, 군, 구역들에 미래원이 건설되었을 뿐 아니라, 기관, 공장, 기업소, 협동농장들에도 과학기술보급실이 꾸려졌다. 2015년 말을 기준으로 조선 각지의 기관, 공장, 기업소, 협동농장들에는 2,000여 개의 과학기술보급실이 꾸려져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위의 사진은 평양화장품공장에 꾸려진 과학기술보급실에서 그 공장 여성노동자들이 내국전산망을 통해 원격강의를 받고 있는 모습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제공


조선에서는 기관, 공장, 기업소들에서만 그런 게 아니라 협동농장들에도 농업과학기술보급실이 꾸려졌다. 조선의 협동농장에서 일하는 농민들은 자기 농장에서 자체로 꾸려놓은 농업과학기술보급실에서 컴퓨터자판을 두들기며 내국전산망을 통해 선진농법과 최신과학기술을 학습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2016년 1월 20일 보도에 따르면, 2015년 말 현재 조선 각지의 기관, 공장, 기업소, 협동농장을 비롯한 2,000여개 단위에 과학기술보급실이 꾸려졌다고 한다. <사진 8>


주목하는 것은, 과학기술정보를 지역단위에 보급하는 전민학습 전초기지들(미래원)을 구축하면서, 과학기술정보를 전국적으로 보급하는 전민학습 중앙기지(과학기술전당)도 함께 구축했다는 사실이다. 그리하여 조선의 과학기술전당은 생활현장의 미래원들과 생산현장의 과학기술보급실들을 모두 연결한 내국전산망을 통해 최신과학기술정보를 전체 인민에게 보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지금 조선에서 추진되는 디지털식 전민학습은 과학기술부문에서 인민의 집단적 사고(collective thinking)를 급속도로 강화, 발전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선은 사회적 집단의 일부인 과학자, 기술자의 개별적 사고가 아니라 사회적 집단의 전체인 각계각층 인민들의 집단적 사고로 자기의 과학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는 것이다.

 

▲ <사진 9> 위의 사진은 황해제철련합기업소의 산소열법용광로에서 쇳물을 뽑아내는 장면이다. 석탄을 가스화하여 고온공기와 함께 연소시키는 주체철 제철법은 립도가 작은 철광석에 이르기까지 원료를 가리지 않으며, 조선에 무진장하게 묻혀있는 석탄을 사용하며, 기존 제철법에 비해 석탄소비가 적고, 소결공정이 필요 없으며, 이전에 소비되던 막대한 분량의 중유를 거의 쓰지 않으면서도 철강재를 더 많이 생산한다. 그런 주체철 제철법이야말로 조선에서 말하는 자력자강정신과 현대과학기술이 융합된 본보기라고 할 수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제공

 

 

3. 전체 인민을 과학기술전선으로 이끌어 인재 기른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과학기술전당 준공식에 참석하는 것으로 자신의 새해 첫 일정을 시작한 것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김정은 제1위원장은 조선의 과학기술발전을 정력적으로 이끌고 있다. 조선의 최고영도자가 과학기술발전을 정력적으로 영도하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요즈음 조선에서 나오는 언론보도를 읽어보면 김정은 제1위원장의 정력적인 영도에 따라 조선의 과학기술전선에서 새로운 운동이 전개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새로운 운동은 조선의 과학기술전선에서 자력자강정신과 최신과학기술이 융합되면서 생산성과를 부쩍 높이고, 산업발전이 힘있게 추동되는 것이다. 조선의 과학기술전선에서 이루어진 자력자강정신과 현대과학기술의 융합은 그들이 말하는 ‘과학기술의 주체화’, ‘과학기술의 자주적 발전’을 실현하는 요체이며, 그들이 지향하는 과학기술강국, 경제강국을 건설하는 원동력이며, 그 건설노정을 이끌어 가는 강력한 동반상승효과(synergic effect)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 9>


지난 시기 조선에서는 자력갱생이라는 말을 많이 썼는데, 요즈음에는 자력자강이라는 새로운 말을 쓴다. 자력갱생이라는 말의 사전적 의미는 자기 힘으로 자기 생활을 새롭게 한다는 뜻인데, 조선의 역사자료에 따르면 1930년대 항일혁명시기부터 자력갱생이라는 말을 써왔다고 한다. 요즈음 조선에서 새로 쓰이는 자력자강이라는 말의 사전적 의미는 자기 힘으로 자신을 강하게 만든다는 뜻이다. 조선의 언론보도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처럼, 요즈음 조선에서는 자강력제일주의라는 새로운 구호도 널리 쓰이고 있다.

 

 
▲ <사진 10> 위의 두 사진은 과학기술전당 중앙부의 1층에서부터 3층까지 뚫린 거대한 공간에 위성운반추진체 은하-3호 실물모형을 설치해놓은 모습을 촬영한 것이다. 조선이 100% 자체 기술로 만드는 위성운반추진체와 인공위성은 조선에서 말하는 자력자강정신과 현대과학기술의 융합의 결정판이라고 말할 수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제공


이제껏 조선에서 시행되어온 모든 정책이 그러하였듯이, 자력자강정신과 현대과학기술의 융합도 그것이 인민 자신의 대중운동으로 전개될 때, 오직 그러할 때만이 지속적으로 실효를 내올 수 있는 것이다. 조선의 시각에서 바라보면, 그 실효는 조선에서 수행되는 전민과학기술인재화방침에서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조선의 전민과학기술인재화방침은 전체 인민을 과학기술전선으로 이끌어 인재를 길러내는 전략적 방침이다. 이와 관련된 조선의 언론보도를 살펴보면, 조선의 과학기술전선은 디지털식 전민학습과 전민과학기술인재화방침에서 자기 목표를 달성하는 방도를 찾았음을 알 수 있다. 그리하여 지금 조선의 과학기술전선에서는 디지털식 전민학습과 전민과학기술인재화가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사진 10>


이런 조선의 내부사정을 이해하면, 쑥섬에 건설된 과학기술전당은 자력자강정신과 현대과학기술의 융합으로 동반상승효과를 불러일으키는 디지털식 전민학습의 구심점이며, 조선에서 과학기술강국 건설을 목표로 하여 추진되는 전민과학기술인재화의 책원지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전민’이라는 말이 뜻하는 것처럼, 디지털식 전민학습과 전민과학기술인재화방침은 개인주의를 억제하고 집단주의를 택한 조선의 사회주의체제에서만 추진될 수 있다. 집단주의를 억제하고 개인주의를 택한 자본주의체제에서는 전산망이 고도로 발전되어도 디지털식 전민학습을 추진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과학기술인재들이 개별적으로 존재해도 전민과학기술인재화를 추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 <사진 11> 조선은 미국에서 개발되어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마이크로쏘프트 윈도우즈의 컴퓨터운영체계를 거부하고, 자체 기술로 개발한 독자적인 컴퓨터운영체계를 사용하고 있다. 그것이 바로 '붉은별'이다. 많은 사람들은 조선의 '붉은별'이 리눅스 복제품일 것이라고 추측하지만, '붉은별'은 복제품이 아니라 조선의 기술로 개발된 독자적인 컴퓨터운영체계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제공

 

 

4. ‘붉은별’과 ‘미래 102’로 명품 만든다


2015년 한 해 동안 조선에서 이룩된 과학기술성과들 가운데 정보기술부문의 주요성과들을 간추리면 아래와 같다.


조선은 미국에서 개발되어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즈(Microsoft Windows)의 컴퓨터운영체계(OS)를 거부하고, 자체 기술로 개발한 독자적인 컴퓨터운영체계를 사용하고 있는데, 그것이 바로 ‘붉은별’이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 2015년 12월 27일 보도에 나온 독일 전문가들의 분석, 평가에 따르면, 조선의 ‘붉은별’은 많은 사람들이 리눅스(Linux) 복제품일 것이라고 추측하는 것과 달리 조선에서 자체로 개발된 독자적인 컴퓨터운영체계라는 것이다. ‘붉은별’이라는 독자적인 컴퓨터운영체계를 사용하는 조선은 외부 적대세력의 싸이버공격을 완벽하게 막아낼 수 있으니, 국가적 차원에서 싸이버안보체계를 든든하게 구축해놓은 것이다. <사진 11>

 

▲ <사진 12>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2015년 12월 19일 세계적인 수준으로 개건된 1월18일기계종합공장을 현지지도하였다. 이 공장은 조선이 기계공업부문에서 이룩한 과학기술수준이 얼마나 고도화되었는지를 현실로 입증한다. 이 공장은 두 차례의 현대화 개건공사를 거치면서 과학화, 정보화, 자동화, 무인화를 매우 높은 수준에서 실현한 초현대식 생산설비를 갖추었다. 위의 사진은 그 공장의 일부를 촬영한 것인데, 무인화, 자동화가 실현되어서 노동자들이 일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제공


<로동신문> 2015년 4월 14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의 국가과학원 공업정보연구소가 “세계 선진수준에 도달한 우리 식의 분산형 조종체계”인 ‘미래 102’를 개발하였다. 위의 보도기사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과학기술이 가장 앞섰다는 몇 나라만이 개발한, 외국산 분산형 조종체계(DCCS)를 가지고 15개 부문의 생산공정으로 이루어진 대규모 연속생산공정의 조종체계를 설치하는 경우 설치작업기간이 7년이나 걸리는데, 이번에 조선에서 개발된 새로운 분산형 조종체계로는 불과 2개월 만에 끝낼 수 있다고 하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사진 12>


<조선중앙통신> 2015년 4월 14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에서 과학기술정보를 보급하는 포털싸이트 ‘열풍’이 개설되어 각계각층 인민들이 최신과학기술정보와 다양한 상식자료를 종합적으로 검색, 열람하고 있다고 한다.


<조선중앙통신> 2015년 8월 26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의 삼흥정보기술교류소가 새로운 도서열람기[미국에서는 이북리더(Ebook Reader)]인 ‘나의 길동무 2.0’를 개발하였는데, 사회정치도서편, 사회문화도서편, 조선문학편, 세계문학편, 교육도서편, 의학도서편, 아동도서편, 과학기술도서편으로 구성되었고, 600여 권의 전자도서들이 들어있는데, 지능형 손전화기(미국에서는 스마트폰[Smartphone])나 판형 컴퓨터(미국에서는 아이패드[iPad])에 설치하여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조선중앙통신> 2015년 10월 28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의 천명기술개발교류사가 새로운 통합형 학습지원체계인 ‘천명학습기’를 개발하였는데, 지능형 손전화기나 판형 컴퓨터에 설치하여 사용하면서 수십배의 학습능률을 낼 수 있다고 한다.


2015년 한 해 동안 조선의 과학기술전선에서 펼쳐진 다종다양한 활동들 가운데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각 부문별로 과학기술발표회, 첨단기술제품전시회, 발명 및 새 기술전람회가 전례 없이 연속적으로 진행되었다는 사실이다. 발표회, 전시회, 전람회들에서는 수준 높은 연구논문들이 발표되었고, 값진 연구성과들이 교환되었으며, 훌륭한 발명품들과 기술자료들이 전시되었다고 한다.

 

▲ <사진 13> 위의 사진은 2015년 8월 25일, 26일에 진행된 '김일성종합대학 국제학술토론회-2015' 개막식 장면이다. 조선의 여러 대학들과, 중국, 미국, 영국, 벨기에, 덴마크의 여러 대학들이 여기에 참가하였다. 이 국제학술토론회에서는 수학, 의학, 생명과학, 농학부문의 연구논문들이 발표되었고, 연구성과들이 교환되었다. 조선에서는 과학기술에서 앞선 단위들이 거둔 과학기술성과가 내국전산망을 통해 사회적으로 공유되고 있다. 어느 한 단위가 거둔 과학기술성과들을 사회적으로 공유하는 것은, 각 단위들 사이의 치열한 생존경쟁이 아니라 협동공생이 실현된 사회주의체제에서만 가능한 일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제공


그 가운데서 대표적인 사례로 손꼽히는 것은 2015년 8월 25일과 26일에 진행된 ‘김일성종합대학 국제학술토론회-2015’다. ‘과학발전과 문명국건설’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 국제학술토론회에는 조선의 여러 대학들과 중국, 미국, 영국, 벨기에, 덴마크의 여러 대학들이 참가하였다. 국제학술토론회에서는 수학부문, 의학부문, 생명과학부문, 농학부문의 연구논문들이 발표되었고 연구성과들이 교환되었다. <사진 13>


여기서 주목하는 것은, 조선에서는 과학기술에서 앞선 단위들이 거둔 과학기술성과가 내국전산망을 통해 사회적으로 공유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자본주의체제에서는 기업체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네가 죽어야 내가 산다는 식의 치열한 생존투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과학기술성과를 독점하고 그것을 비밀로 해야 하지만, 서로 돕고 함께 사는 협동공생이 실현된 사회주의체제에서는 과학기술에서 앞선 단위가 거둔 과학기술성과를 사회적으로 공유함으로써 과학기술발전에서 동반상승효과(synergy effect)를 발생시킨다. 지금 조선에서는 디지털식 전민학습과 전민과학기술인재화방침이 그런 동반상승효과를 전사회적으로 확산시키고 있다.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성장엔진이 꺼져버린 세계자본주의경제는 경기침체에서 공황으로, 저성장에서 파산으로 빠져들며 차츰 몰락위험에 다가서고 있지만, 그와 대조적으로 조선에서는 자력자강의 과학기술역량으로 경제성장을 촉진하는 협동공생의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과학자, 기술자들이 연구한 최신과학기술로 생산공정을 정보화, 자동화하고, 근로대중 속에서 이룩된 기술혁신과 창의고안으로 생산력을 증가시킬 뿐 아니라, 기술선진국의 명품들과 당당히 겨룰 조선의 명품을 만들어내는 높은 목표를 향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조선중앙통신> 2016년 1월 20일 보도에 따르면, 4.15기술혁신돌격대가 전국적으로 63,000여건의 새로운 기술혁신안을 창안하여 생산공정에 도입하였다고 한다.


특히 지난 시기 자원과 기술의 국가적 배분이 국방공업과 중화학공업에 장기간, 고도로 집중되면서 조선의 경공업 발전속도가 매우 느렸으나, 요즈음에는 조선의 경공업부문에서 세계적 수준의 명품을 만들어내려는 집단적인 노력이 전개되고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5. 1,105명의 컴퓨터프로그램수재들 물리친 조선의 3명 대학생


조선에서 추진되는 디지털식 전민학습과 전민과학기술인재화방침에 의해 조선의 과학기술역량이 날로 강화되는 것과 함께 조선의 과학기술부문에서 특출한 인재들이 속속 배출되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조선에서 디지털식 전민학습이 심화, 발전되는 것에 따라 특히 컴퓨터프로그램부문에서 특출한 인재들이 나타나고 있는 현상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오늘날 고도로 발전된 정보산업시대에 컴퓨터프로그램기술은 과학기술을 발전시키는 데서 결정적으로 중요한 요소이므로, 과학기술전선에서 전초선이라고 할 수 있는 컴퓨터프로그램부문에서 특출한 인재들이 배출되는 것은 그 나라의 과학기술발전에 밝은 전망이 펼쳐지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이를테면, 2015년 11월 18일부터 22일까지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진행된 제40차 국제대학생 프로그램경연(International Collegiate Programming Contest) 아시아지역 예선에서 조선의 컴퓨터프로그램부문 인재들이 과시한 뛰어난 실력이 사람들을 놀라게 하였다. 전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국제컴퓨터교육 및 과학전산협회인 ‘전산기협의회(Association for Computing Machinery)의 주최로 해마다 여러 나라를 돌면서 진행되는 이 국제경연대회는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오프라인(offline) 컴퓨터프로그램경연대회다. 아시아지역 예선은 유럽지역 예선, 북미주지역 예선, 라틴아메리카지역 예선, 아프리카-중동지역 예선, 남태평양지역 예선과 함께 진행되는 지역선발대회다. 모든 경연대회는 국제공용어(영어)로 진행된다. <사진 14>

 

▲ <사진 14> 2015년 11월 18일부터 22일까지 중국에서 제40차 국제대학생 프로그램경연 아시아지역 예선이 진행되었다. 위의 사진은 그 예선이 진행되는 현장을 촬영한 것이다. 아시아지역 예선에는 아시아 각국에서 내로라하는 126개 우수대학들에서 선발되어 출전한 1,105명의 컴퓨터프로그램수재들이 참가하여 성황을 이루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예선에서 그 누구도 풀지 못한 고난도문제를 풀어내는 두뇌전으로 1,105명의 쟁쟁한 컴퓨터프로그램수재들을 모두 물리쳐 영예의 우승컵을 쟁취하고 2개의 금상과 2개의 속도상까지 받아 사람들을 놀라게 한 대학생 3명이 있었으니, 그들은 김일성종합대학 정보과학소조학생들이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제공


제40차 국제대학생프로그램경연 아시아지역 예선에는 아시아 각국에서 내로라하는 126개 우수대학들에서 선발되어 출전한 1,105명의 컴퓨터프로그램수재들이 참가하여 성황을 이루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아시아지역 예선에서 그 누구도 풀지 못한 고난도 문제를 풀어내는 두뇌전으로 1,105명의 쟁쟁한 컴퓨터프로그램수재들을 모두 물리쳐 영예의 우승컵을 쟁취하는 이변을 일으키고, 2개의 금상과 2개의 속도상까지 받아 사람들에게 놀라움을 안겨준 대학생들이 있었다. 놀라운 이변의 주인공들은 리은성, 김효성, 조경민이다. 그들은 김일성종합대학 정보과학소조에서 컴퓨터프로그램실력을 연마해온 조선의 컴퓨터프로그램수재들이다.


그들은 조선에서 진행되어오는 전국프로그램경연에서 2012년 이후 해마다 특등을 양보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2013년, 2014년, 2015년에 온라인(online)으로 진행되는 국제컴퓨터프로그램경연인 ‘코드쉐프(CodeChef)’에 참가하여 2013년, 2014년, 2015년 해마다 1위, 2위, 3위를 모두 휩쓰는 3연승을 쟁취하였고, 2013년 국제대학생프로그램경연 아시아지역 예선에서 금상과 은상을 쟁취하였으며, 2015년에 진행된 그 예선에 출전하여 마침내 우승컵을 쟁취한 것이다. 이번에 아시아지역 예선에서 우승한 김일성종합대학 정보과학소조 대학생 3명은 2016년 5월 15일부터 20일까지 태국의 뿌껫에서 열리는 세계결승경연에 참가할 자격을 얻었다. 

 

2015년에 진행된 세계결승경연에서 각 나라 대학들의 성적순위를 열거하면, 러시아의 쎄인피터스벅국립연구대학(1위), 모스크바국립대학(2위), 일본의 도꾜대학(3위), 중국의 칭화대학(4위), 베이징대학(5위), 미국의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6위), 크로아티아의 자그레브대학(7위), 체코의 찰스대학(8위), 중국의 자오통대학(9위), 미국의 매사추세츠공과대학(10위)이다. 고려대학교는 11위에 올랐고, 미국 최고의  명문이라는 하버드대학교는 한국의 카이스트(KAIST)를 비롯한 다른 나라 12개 대학들과 함께 공동 15위에 올랐으며, 한국 최고의 명문이라는 서울대학교는 51위로 쳐졌다.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처럼, 특출한 컴퓨터프로그램수재를 길러내는 것은 우연히 생겨나는 현상이 아니다. 컴퓨터프로그램부문의 인재를 길러내기 위한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노력을 장기간 동안 기울여야 세계 패권을 쥔 컴퓨터프로그램수재를 배출할 수 있는 것이다.


얼마 전 <조선중앙텔레비죤방송>이 방영한 ‘청년강국의 주인공들답게-김일성종합대학 정보과학소조학생들’이라는 제목의 소개편집물이 <유투브(YouTube)>에 현시되었는데, 국제경연대회에 출전한 조선의 컴퓨터프로그램수재들은 ‘승리의 길’이라는 제목의 혁명의 노래를 부르며 치열한 두뇌전을 벌여 우승하였다고 한다. 이것은 그 대학생들이 자력자강정신과 최신과학기술의 융합을 스스로 체득하였음을 말해준다. <사진 15>

 

▲ <사진 15> 아시아 각국의 126개 우수대학들에서 선발되어 출전한 1,105명의 컴퓨터프로그램수재들을 모두 물리쳐 영예의 우승컵을 쟁취하고 2개의 금상과 2개의 속도상까지 받은 김일성종합대학 정보과학소조학생들인 리은성, 김효성, 조경민이 시상식에서 나섰다. 사진의 오른쪽에서 우승컵을 치켜든 사람은 그 소조의 지도교원이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국제경연대회에 출전한 그 세 명의 대학생들은 '승리의 길'이라는 제목의 혁명의 노래를 부르며 치열한 두뇌전을 벌여 우승하였다고 한다. 자력자강정신과 최신과학기술의 융합을 스스로 체득한 것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제공


위에 열거한 것처럼, 2015년도 컴퓨터프로그램부문 세계경연에서 1위부터 5위까지 최상위권은 러시아, 일본, 중국의 컴퓨터프로그램수재들이 차지하였다. 그런데 이번에 아시아지역 경연에 출전하여 혁명의 노래를 부르며 치열한 두뇌전을 벌여 우승컵을 쟁취한 조선의 컴퓨터프로그램수재들이 세계경연에 출전하여 최강자들을 꺾고 세계 패권을 차지하게 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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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사람 잡는 레이더 오나?

 
[정욱식 칼럼] 졸속적 사드 도입, 후폭풍은 예상했나
 
| 2016.02.10 10:49:31


 
"작전 중에 안테나 위와 근처에는 무선주파수 출력이 위험한 수준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무선주파수 전자기파는 심각한 화상과 내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미 육군 문서에 담겨 있는 내용이다. 2012년 4월 16일에 작성된 이 문서에는 사드용 레이더로 불리는 'AN-TPY2'에 대한 상세한 내용이 담겨 있다. 이 문서에 따르면 레이더 기지 전방 130도와 5500미터는 '출입 금지 구역'(Keep Out Zone)이 된다.

한미동맹이 2월 7일 전격적으로 사드 배치 공식 협의에 들어간다고 발표한 이후, 그 후보 지역에 초미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대구, 경기도 평택, 전북 군산, 강원도 원주 등이 언론 지면에 오르내리고 있다. 그런데 과연 사드, 특히 레이더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제공되고 있을까? 

아래 <그림 1>은 레이더 기지 '출입 금지 지역'을 나타낸 것이다. 이 그림에 따르면, 전방 좌우 양측 65도가 금지 구역으로 설정되어 있다. 100미터 이내에는 부대 인원을 포함한 모든 사람이 들어갈 수 없고, 3600미터 이내에는 통제받지 않는 사람, 즉 비인가자가 들어갈 수 없다. 또한 5500미터 내에는 항공기 출입 금지 구역으로 설정되어 있다.
 

▲ 그림 1. 사드 레이더가 배치됐을 때 출입 금지 지역 ⓒ정욱식


그래서 자연스럽게 의문이 든다. 인구 밀집지역인 한국에 과연 이런 부지가 있을까? 사드 배치를 강행하면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발은 없을까? 한미 양국은 이런 문제를 꼼꼼하게 따져보기는 했을까? 

그렇다고 사드용 레이더를 산 정상에 건설하기도 어렵다. 미 육군 자료에 따르면, 약 5만 제곱미터에 달하는 레이더 부지는 최대 경사도가 "2.86도 미만"으로 "가능한 평지가 되어야 한다"고 나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예상되는 문제는 한둘이 아니다.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기지 전방 약 15만 평 정도를 출입 금지 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 현재 미군 부지 내에는 이렇게 큰 개활지가 없는 상태여서 해당 기지 구조를 전면 재배치하거나 추가적으로 토지를 수용해야 한다. 

비용 문제도 새로운 관점에서 따져볼 필요가 있다. 국방부에 따르면 약 1조 5000억 원에 달하는 사드 1개 포대 획득 비용은 미국이 부담하고, 부지와 기반시설 비용은 한국이 부담키로 했다고 한다. 그런데 토지 수용 대상이 커지면,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 수 있다. 미군이 부담한다는 운영유지비 역시 한국이 미국에게 제공하는 방위 분담금이 전용될 공산이 크다. 

또한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는 모든 도시에는 공군이나 민간 비행장이 있어 안전 문제가 대두될 수 있다. 유사시에는 레이더가 아군 항공기를 적기로 오인해 요격을 시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평택과 원주는 비교적 휴전선에서 가까워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시 비교적 빨리 포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들 도시는 북한의 신형 방사포 사거리 안에 있어 위험 부담이 크다. 반면 3대 도시인 대구는 북한 방사포 사거리 밖에 있지만, 인구 밀집 지역인 데다가 휴전선과 멀리 떨어져 있어 북한 미사일 대처의 효용성이 더욱 떨어진다. 군산은 중국에서 가장 가까운 미군 기지 가운데 하나여서 중국의 반발이 더더욱 커질 공산이 크다.

이렇듯 사드 배치에는 여러 가지 난관이 따른다. 그런데 한미 양국은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를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즉각적으로 '공식 협의'를 발표하고 말았다. 미군 측에서는 1~2주 내에 배치가 가능하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사드 배치는 이렇게 졸속으로 결정할 일이 아니다. 동북아 신냉전 촉발이라는 '거대한 안보 불안'에서부터 주민들의 생명과 재산에 미치는 '인간 안보/까지 따져봐야 할 문제가 한 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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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물고기 떼죽음, 배를 갈라보니

 

[현장] MB가 다 망쳤다... 더 늦기 전에 수문 열어야

16.02.09 20:12l최종 업데이트 16.02.09 20:12l

 

 

한겨울 낙동강, 물고기 떼죽음하다

헉, 이게 무슨 광경인가요? '녹조라떼'가 피는 한여름도 아닌 한겨울에 물고기가 떼죽음한다는 게 믿어지는지요?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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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울 낙동강에서 떼죽음한 강준치. 200미터 구간에서 47마리의 강준치가 죽어있었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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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를 맞아 2월 7일(일) 나가 본 낙동강에서 물고기가 떼죽음한 광경을 목격한 것입니다. 칠곡보 우안 1킬로미터 아래 부분 대략 200미터 구간에서 정확히 강준치 47마리가 떼죽음해 있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강변에서 확인한 것만 47마리로, 강물 속에는 얼마나 더 많은 물고기가 죽어있을지 모를 일입니다. 

살아있는 물고기도 정상이 아니었습니다. 군데군데 반점과 상처가 있는 물고기가 허느적거리며 강물 속을 돌아다니고 있었습니다. 곧 죽어 떠오를 것만 같았습니다. 방금 죽은 듯한 물고기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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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아있는 물고기도 정상이 아니다. 온몸에 반점과 상처가 있어서 겨우 흐느적거리고 있었다. 곧 죽을 것 같았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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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적으로 겨울이 오면 녹조현상을 일으키는 조류도 사멸하고 물도 다소 맑아지면서 물고기가 살기에는 더 좋은 환경으로 변합니다. 그런데 올 겨울 낙동강에서 만난 강준치 떼죽음 현상은 필자의 눈을 의심하게 합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요? 한겨울 낙동강에서 왜 강준치가 떼죽음한 것일까요?  

7일 나가본 낙동강은 꽝꽝 얼어 있었습니다. 특히 칠곡보 상류는 두터운 얼음이 꽝꽝 얼어 있었습니다. 보로 막혀 흐르지 않는 강은 이렇게 쉽게 얼게 됩니다. 그와 반대로 칠곡보 하류는 비록 조금씩이라도 물이 흘러내리고, 그 흐름 덕분에 강이 얼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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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칠곡보 수문으로 막힌 낙동강은 꽝꽝 얼어버렸다. 그 안에 물고기 한 마리가 죽어 있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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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지 않은 칠곡보 하류를 걷다가 강준치가 떼로 죽어있는 것을 목격한 것입니다. 200여 미터 강변을 죽은 강준치가 밀려나와 널브러져 있었습니다. 

이곳은 한여름인 2014년 7월 말 강준치가 떼죽음한 바로 그곳입니다. 한여름 녹조가 범벅이 된 곳에서 강준치가 떼죽음해 있었던 것이지요. 그런데 이번엔 한여름도 아닌 한겨울에 강준치가 떼로 죽은 것입니다. 

강이 썩어가며 죽어가고 있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일까요? 

강물 속을 살아 돌아다니고 있는 강준치에게서 그 원인의 일단을 짐작해보게 됩니다. 살아서 강물 속을 흐느적거리며 돌아다니고 있는 녀석들도 정상이 아니었습니다. 군데군데 반점이 있고, 상처가 있는 녀석들이 한두 마리가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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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아있는 녀석도 정상이 아니다. 온몸에 상처와 반점 같은 것이 나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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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첩성이 떨어진 강준치가 사람이 다가가도 피할 줄도 모르고 강변으로 밀려와 흐느적거리고 있었습니다. 정상이 아니었습니다. '아픈' 녀석들이 강물 속을 돌아다니고 있는 것이지요. 죽음이 곧 임박한 모습이었습니다. 

도대체 왜 그런 것일까요? 

"낙동강의 녹조현상이 위험한 것은 남조류가 창궐하기 때문이고, 그 남조류에는 맹독성물질을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조류가 사멸할 때는 독성물질을 더 많이 내뿜기 때문에 조류가 사멸하는 겨울철이 더 위험할 수 있습니다" 

부산가톨릭대 김좌관 교수(환경공학)의 진단이 떠올랐습니다. 조류가 사멸하는 겨울철이 더 위험하고 그로 인해서 겨울철에도 물고기가 죽을 수 있다는 진단인 것이지요.    

또 한 녀석은 배에서 창자 같은 것이 흘러나와 배에 매어달고 흐느적거리고 있었습니다. 자세히 보니 그건 창자가 아니라 기생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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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준치의 몸 속에서 창자 같은 것이 나와 있다. 낙동강 어부의 증언 따르면 그것은 기생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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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준치의 몸 안에서 흰 창자 같은 것이 나와 매달려 있다. 어부의 증언에 따르면 그것은 기생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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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치가 많이 죽어 떠오더라구요. 그물에 잡혀 올라오는 것도 죽어 있고요. 그래서 배를 갈라봤습니다. 그랬더니 배 안에 기생충이 가득하더라구요. 아, 그래서 강이 정상이 아니구나. 강이 죽어가고 있구나는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낙동강에서 만난 한 어민의 증언이었습니다. 그 어민의 증언에 따르면 물고기의 씨가 말랐다고 합니다. 일부 잡히는 것도 대다수 죽어 올라와 조업만 해서는 절대로 먹고 살 수가 없다고 했습니다. 낙동강 어민들이 지난해 두 차례나 선상시위를 한 이유이겠지요. 

어민의 증언대로 강이 지금 정상이 아닙니다. 보로 막힌 강은 해가 갈수록 심각한 녹조현상이 나타나고, 그 안에서 맹독성물질이 흘러나오고, 기생충이 들끓고 있는 것입니다. 그밖에도 곰팡이병, 백점병(물고기 몸이 흰 점으로 뒤덮이는 병) 등등의 병원균이 들끓고 있는 것이 지금의 낙동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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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닭이 강준치 한마리를 낚아챘다. 만약 병든 강준치라면 먹이사슬을 통해 물닭도 피해을 입을 수 있다.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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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닭으로 보이는 인근의 철새는 그런 강준치 한 마리를 낚아챘습니다. 만약 녹조의 독성물질이나 병원균에 감염된 물고기라면 철새 또한 위험에 노출된 것입니다. 2차 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 현장인 것이지요. 

더 늦기 전에 4대강 보의 수문을 활짝 열어라  

"고인 물은 썩는다" 했습니다. 4대강이 막혀 흐르지 못한 지가 올해로 벌써 5년차입니다. 해가 갈수록 강은 점점 썩어가고 있고, 그 안에서 우리가 알지 못하는 새로운 병균들이 창궐하고 있는 것입니다. 강이 점점 죽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강만이 죽는 것이 아닙니다. 낙동강은 1300만 경상도민의 식수원입니다. 식수원 낙동강이 썩어가며 죽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강이 썩어가며 죽어 가면 결국 우리 인간도 죽을 수밖에 없는 이치인 것입니다. 
 

 
▲ 한겨울 낙동강 물고기 떼죽음 한겨울임에도 낙동강에서 물고기가 떼죽음했다. 보로 막힌 강의 부작용이다. 강이 막혀 흐르지 못하자 녹조라떼가 반복되고 있고, 그 안에서 독성물질이 나오고, 각종 병원균이 들끓고 있다. 하루빨리 4대강 보의 수문이 활짝 열려야 하는 이유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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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조라는 것은 원래 일정시간 수온이 올라가서 며칠이 경과하면 자연스럽게 생기는 것이다  … 녹조가 생기는 것은 수질이 나아졌다는 뜻이다" 

그 유명한 이명박 전 대통령(MB)의 어록 중 하나입니다. 해마다 녹조가 창궐해도 수질이 좋아지고 있는 것이라 합니다. 4대강 사업을 강행한 MB께 다시 한번 묻고 싶습니다. 해마다 녹조가 창궐하고 해마다 물고기가 이렇게 떼죽음을 해도 수질이 나아지고 있다고 할 수 있느냐고 말입니다. 

해마다 맹독성 남조류가 창궐하는 녹조현상이 되풀이되고, 물고기가 떼로 죽어나고 있는 4대강입니다. 언제까지 이런 모습을 보고 있어야 할까요? 우리는 '생명그물'이라는 거대한 그물망에 얽혀 살고 있습니다. 물고기의 죽음은 바로 인간의 죽음과 연결될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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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은 강준치. 눈색깔이 선명하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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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늦기 전에 4대강 보의 수문을 열어 강을 흐르게 하는 것이 4대강을 되살리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2016년 올해는 4대강 보의 수문이 활짝 열려야 하는 이유입니다. 새해 벽두 칠곡보에서 만난 강준치의 떼죽음이 이 나라 정부에게 강력하게 전하고 있는 메시지입니다.

덧붙이는 글 | 필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입니다. 지난 7년 동안 4대강사업의 문제점을 파헤쳐오며 4대강 재자연화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빠른 편집 요청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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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은 죽고 세프만 산다?

[한도숙 칼럼] 농민은 죽고 세프만 산다?

 

행복한 농사를 꿈꾸며 씨앗을 넣던 백남기 농민이 지금도 병원에서 삶과 죽음의 어름을 헤매고 있다. 이 정권 누구도 나서서 미안해하거나 잘못했으니 용서해 달라고 하지 않는 상황을 두고 나라가 아니라는 장탄식이 나오는 세상을, 죽지 못한 농민들이 살아내고 있는 세월이다.

참 선한 눈빛으로 밀 파종을 하면서 밀싹이 돋아난 파란 고향들판을 생각했을, 그것으로 세상이 선해지기를 욕망했던 철없는 농부는 지금 병상에서 꿈을 꾸고 있는지도 모른다. 징을 울리며 동네를 돌며 복을 빌며 액을 쫒는 '설'이 돌아왔으니 신명나게 놀고 있을 지도 모른다.

민족의 대명절 '설'이 다시 돌아왔다. '설'이 지나고 나면 가정파탄이 늘어난다는 재미있는 보고가 있다. 지지고 볶는 전통적 농경가족 관계에 서툰 현대인들이 참는 법을 잊고 살다보니 일어나는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족의 대명절이라는 미사여구로 '설'을 강조하고 있는 것은 어떤 연유가 있기 때문일까.

한 해 농사의 시작인 설

'설'은 사실 입춘과 관련이 있다. 입춘은 농경과 끊을 수없는 관계가 있다. 농경사회는 농사의 시작을 알리는 입춘이야말로 모든 먹고 사는 문제의 출발이 담겨있는 것이다. 말하자면 요즘의 취업시즌과 같다고 해도 될성부른 것이다.

입춘은 지구 황도가 320도로 돌아간 상태로 기온이 서서히 올라가는 시기다. 태양력으로는 이미 일 년을 시작해 한 달이 넘어간 상태이지만 지구로 보면 비로소 긴 겨울을 지나 일 년의 시작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입춘과 음력 일 년의 시작인 '설'은 며칠 차이로 나타난다. 입춘과 '설'은 약간의 오차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농경민족의 일 년의 시작이고 농기구를 손보고 장만해야하는 즉 농사를 준비 하는 시점이다.

실제 '설'은 보름날까지 기간이다. 지금은 설날 전후로 공휴일로 지정해 3일간 쉬도록 하고 있지만 농경시대엔 보름이라는 오랜 시간을 '설' 연휴로 즐겼다. 특히 이 기간 머슴들은 일을 하지 않았다. 보름날 오곡밥을 먹고 나서야 나무를 아홉짐 한다고 했으니 보름간의 긴 시간을 쉬면서 봄을 맞이하는 것이다. 오고가는 손님도 서두를 일이 없다. 어른들 찾아뵙고 인사드리는 것도 보름날까지 해도 무방하다. 음식도 보름까지 먹을 수 있도록 준비했다. 떡국을 설날 아침에 한 그릇 먹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손님이 오면 무조건 오곡밥을 하는 보름 전까지 떡국을 끓이는 것이다. 가래떡이 딱딱해질 정도까지 먹고 또 먹는 것이 떡국이다.

'설'이 민족의 대명절인 까닭이 여기에 있다. 농사가 잘돼야 세상이 탈나지 않는 법, 풍흉을 점치고 농사준비에 부정 타는 일 없도록 치성을 드리고 몸을 추스른다. 그런 의미의 '설'이기에 농경민족인 우리들에게 큰 명절이 아닐 수 없다.

쓰러진 백남기 농민과 TV에 넘쳐나는 요리쇼

현대에 와서 민족의 대명절은 이만저만 비틀어진 게 아니다. 산업사회로의 이동이 잘 살게 된 것으로 착각들 하지만 사람은 없고 자본만 판을 치는 세상이 된 것이다. 상생은 없고 경쟁만이 자리잡은 세상은 사람이 살만한 세상이라고 보기 어렵다. 사람이 상해나가기 쉽다. 그렇게 상한 사람이 헤아리기조차 힘들다.

백남기 농민이 저렇게 석 달 가까이 병원에서 의식조차 되돌리지 못한 채 누워있어도, 병원 앞에 엄동을 나는 농민들이 백남기를 살려 내라고 소리를 쳐도 TV에선 자막 하나도 보기 어렵다. 그렇지만 음식을 만드는 이른바 '세프'들은 이곳저곳에 얼굴을 내밀고 설탕이 어쩌고 소금이 저쩌고, "얼마나 맛있게요"를 외치며 살판이 났다. 생산자는 사라진 소비만 있으니 자본만 과대하게 비춰주는 꼴이다. 누가 그렇게 만들어 가는가. 무생물이면서 스스로 자기증식이 가능한 자본이 그렇게 만드는 것이다. 실로 인간은 무서운 괴물을 만들어놓았다.

지난해 11월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청입구 사거리에서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실신한 백남기씨 위로 계속 최루액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청입구 사거리에서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실신한 백남기씨 위로 계속 최루액이 쏟아지고 있다.ⓒ양지웅 기자

그 결과는 인간소외, 노동소외로 나타난다. 노동의 가치가 인간을 빠트린 채 제대로 평가되지 못하니 일회용 나무젓가락처럼 쓰이고 버려지는 세상이다. 더욱 쉽게 쓰고 버릴 수 있도록 법을 고치라며 종주먹을 대고 있는 대통령의 꼴을 보라. 오로지 자본만이 살길이라며 사람들을 다그치며 현혹하는 자본성장지상주의 권력의 전형적 모습이 아닌가.

농경문화의 생산적 문화, 농민적 문화는 모두 사라지고 소비적 문화가 자본주의와 결탁하여 소비만이 강조되는 '설'이 되어버렸다. 선물은 얼마가 좋고, 백화점은 어디가 좋고, 택배는 얼마나 늘고, 젯상은 얼마가 들고 하는 언론보도로 '설'이 채워지는 것은 우리의 삶을 유감스럽게도 돈의 사슬 속에 가두어 두려는 자본의 교묘한 책략 때문이다. 하다못해 어린아이들도 마음에서 우러난 어른존경의 세배를 드리는 것보다 세배돈 때문에 형식적인 절을 하게 되는, 젯밥에만 정신을 팔게 되는 것이다. 어른에 대한 존경이 돈의 크기에 좌우되는 슬픈 자본주의적 사고는 자승자박이 되어가는 것도 모른 채 말이다.

쌀값을 지속적으로 떨어뜨리려하는 정권에 대해 그것이 '언 발에 오줌 누기'로 나중에는 동상 걸린 발목을 잘라내야 할 수도 있음을 경고했다. 그러나 경고의 목소리는 허공중에 헤어진 이름이 되었고, 당장 할 이유도 사라진 밥쌀 6만 톤의 수입은 결정났다. 더구나 TPP에 뒤늦은 승차비로 또 얼마간의 농민들의 울음을 바쳐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문제는 정치다. 이번 설 술안주는 총선이 될 것이다. 안주로만 삼을 것이 아니라 심각하게 우리의 삶을 스스로 책임진다는 자세로 총선을 바라봐야 한다. 새누리당 모 국회의원이 한말이다. "당신들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국회의원을 만드세요." 뼈에 사무치는 말이다.

농경민족의 손에서 농사가 사라진다는 것은 모든 희망이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농사는 협동과 상생을 지속적 생명을 만들어온 우리들의 삶이요 문화다. 오늘 아침, 민족의 대명절인 '설'이 우리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게 할 것인가.

귀여재에서 새해 설날 아침 한도숙 독자들께 세배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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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성에 수소탄을 맞은 한미동맹

<망국증상> 15. 광명성에 수소탄을 맞은 한미동맹
 
-광명성4호는 유엔제재 대항용도, 대화유도용도 아닌 자체발전 전략의 산물
 
우리사회연구소 곽동기 상임연구원 
기사입력: 2016/02/08 [19:12]  최종편집: ⓒ 자주시보
 
 

북한이 2월 7일 오전 9시 30분. 평안북도 동창리 위성발사장에서 인공위성 광명성 4호를 발사해 우주궤도 진입에 완전히 성공하였다고 보도하였습니다.

 

아직까지 한미일 진영에서 북한의 위성발사가 실패하였다는 분석은 없습니다. 차후 정황을 살펴봐야겠지만 지금까지의 내용으로 볼 때 북한의 이번 인공위성 발사는 우주궤도 진입에 완전히 성공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지난 2009년, 가수 신해철 씨는 “북한 로켓발사 성공, 민족의 일원으로 경축”한다는 메시지를 발표해 논란이 되기도 하였지요. 마왕 신해철 씨가 살아계셨더라면 뭐라 하였을지 궁금합니다.

 

 

인공위성 vs 미사일

 

언론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라고 보도를 해버려 설 귀성길에 깜짝 놀라신 분들이 계시겠지만 미사일과 인공위성은 다릅니다. 미사일이라면 북한은 이미 차량이동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2015년 10월 10일에는 다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내놓았습니다. 12월에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에도 성공하였습니다. 북한은 지금 이동식 차량에서, 그리고 잠수함에서 미사일을 쏘고 있습니다. 이미 미사일을 갖추고 있는데, 동창리 인공위성 발사장에서 미사일을 쏜다는 것은 미국이 텍사스 휴스턴의 NASA 우주센터에서 ICBM을 쏜다는 것처럼 허무맹랑한 이야기입니다.

 

 

<AFP> 통신도 1월 28일, 미 국방관리의 말을 인용해 “(위성사진 등) 최근 정황을 보면 북한이 모종의 발사를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탄도미사일과 관련된 것임을 암시하는 내용은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고 보도하였습니다. 게다가 2015년 10월 13일, <뉴시스>는 <NK뉴스>를 인용해 북한 국가우주개발국이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열리는 국제우주연맹(IAF) 총회에서 회원국에 오를 수 있도록 승인된 상태라고 총회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우주연맹 가입국이 우주발사장에서 미사일을 쏜다?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하지만 국내언론들은 인공위성이나 미사일이나 서로 연관되는 기술이라며 인공위성도 미사일로 전환될 수 있으니 위험하다는 입장입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국내언론들이 일본에 대해서는 한없이 관대하다는 것입니다. 전쟁무력을 가질 수 없는 일본도 최신로켓 <H2>를 개발해서 우주공간으로 마구 쏘아대고 있지만 여기에 대해서는 어느 언론도 문제제기를 하지 않습니다.

 

국가정보원은 북한의 인공위성을 탄도미사일로 규정하기 위해 위성의 무게까지 시비하고 있습니다. 국가정보원은 정상적인 위성이라면 무게가 800-1500kg은 되어야 하는데 광명성 4호는 약 200kg으로 추정되므로 인공위성이 아니라 탄도미사일이라고 우기고 있습니다. 이 사람들 거짓말은 정말 큰 문제입니다.

 

 

이명박 정부 당시 나로호가 쏘아올린 나로과학위성은 광명성 4호보다 더 작은 100kg이었습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2013년에 발사한 과학기술위성 3호 (STSAT-3)도 발사중량이 170kg이었습니다. 그럼 나로호와 항공우주연구원이 발사한 과학기술위성도 무게가 800kg이 되지 못하니 인공위성이 아니라 탄도미사일이었던 것입니까? 국정원의 논리대로라면 나로우주센터도 비밀 탄도미사일기지가 될 판입니다.

 

 

‘광명성’ 로켓이 쏘아올린 광명성 4호

 

북한 인공위성이 우주궤도에 진입했다고 깜짝놀라는 것은 이미 지난 일입니다.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기술은 2012년 광명성 3호 2호기를 우주궤도에 진입시킬 때 미국이 이미 인정하였습니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북한 인공위성이 실패냐 성공이나를 언급하는 것보다는 어떤 위성을 발사하였는가가 더 중요한 문제입니다. 북한도 단지 자기들이 인공위성 발사능력이 있다는 것을 알리려고 위성을 발사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 모란봉악단 공연에서 조선은 광명성 3호 2호기를 탑재한 은하 3호 운반 로켓의 성공과 함께 은하9호 로켓 모형물을 공개해 우주개발을 계속 할 것임을 시사했다.  

 

 

2012년 12월 12일, 광명성 3호 2호기 발사에 성공하였을 당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위성개발자들을 축하하는 환영 연회에서 은하 9호 모형을 제시하였습니다. 북한이 은하3호에 그치지 않고 인공위성을 연이어 우주로 쏘아올릴 계획을 가지고 있음을 내보였던 것입니다. 

 

이번 발사도 단순히 성공이냐 실패냐의 이분법을 벗어나 순차적 위성발사계획의 일환으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한겨레>에 따르면 <조선중앙통신>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가우주개발국은 위대한 조선로동당의 과학기술중시정책을 높이 받들고 앞으로도 주체의 위성들을 더 많이 만리대공으로 쏘아올릴 것”이라고 보도했다고 합니다. 

 

언론은 이번 “광명성” 로켓이 기존의 은하 계열의 로켓과 완전히 구분된 새로운 기종으로 볼 수 있다고 떠들썩합니다. <한겨레>는 “북한 새 장거리 로켓 ‘광명성’, 무엇이 달라졌나”라는 분석기사에서 국정원은 “전반적으로 2012년 12월 발사된 ‘은하 3호’보다는 성능이 다소 개선됐다”며 “위성체 중량도 당시(광명성 3호)에는 100㎏이었는데, 지금은 약 두 배인 200㎏ 정도로 (증가) 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고했다고 보도하였습니다. 아울러 로켓의 발사대가 2012년 50m에서 이번에는 67m로 17m나 높아진 점을 들어 이를 장거리 미사일로 전환할 경우 사정거리가 1만2000-1만3000km에 달해 미국본토 전역을 사정거리에 둘 수 있다고 분석하였습니다. 

 

 

다만 북한의 순차적 우주개발계획에 따르면 이번 로켓이 다음단계 로켓, 즉 은하 4호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혹시 로켓의 발사시기가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태어난 날로 중시하는 “광명성절”인 2월 16일로부터 9일 전이었기에 김정은 제1위원장이 이번 로켓을 특별히 “광명성”으로 명명한 것은 아닐까요? 2009년에도 광명성 2호를 발사할 당시 로켓의 외형에는 “조선”이라고 씌여 있었지만 그 당시엔 누구도 그 로켓을 “조선”이라고 부르지는 않았습니다.

 

 

수소탄에 이은 광명성

 

그렇다면 북한이 광명성을 쏘아올린 이유는 무엇인가요?

 

상식적인 소리지만 북한도 인공위성이 필요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21세기를 살아가는 오늘날, 어느 정도의 산업과 정치외교역량을 갖춘 나라들치고 인공위성을 사용하지 않는 나라는 없습니다. 인공위성에는 군사위성, 통신위성, 과학위성, 기상위성 등으로 나눌 수 있는데 북한은 광명성 4호를 지구관측위성이라고 밝혔습니다. 지구관측위성은 우주공간에서 지구를 탐사하는 비군사위성입니다. 이는 과학위성과 기상위성의 기능을 수행하는 위성으로 보입니다. 지구관측위성은 정지위성이 아닌 이상 전 세계를 다 돌게 됩니다. 북한 인공위성이 미국 백악관 위를 지나고 서울의 청와대 위는 물론 북경과 모스크바도 지날 것입니다.

 

북한이 인공위성, 그것도 비군사적 목적으로 이용하는 지구관측위성이 필요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북한의 행보는 그들이 이미 공지한 2016년 5월의 조선노동당 제7차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으로 이해하여야 합니다. 

 

▲ 북의 6차 당대회 사진, 김정일국방위원장의 전면적 등장을 의미하는 대회였다. 이번 조선노동당 7차당대호에서는 김정은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을 알릴 것으로 보인다.     ©자주시보, 출처: 국정원

 

<통일뉴스>에 따르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올해의 신년사에서 2016년을 “올해는 조선로동당 제7차대회가 열리는 뜻깊은 해입니다.”라고 규정하였습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조선노동당 7차 대회를 두고 “조선로동당 제7차대회는 위대한 수령님들의 현명한 령도밑에 우리 당이 혁명과 건설에서 이룩한 성과들을 긍지높이 총화하고 우리 혁명의 최후승리를 앞당겨나가기 위한 휘황한 설계도를 펼쳐놓게 될것입니다.”라고 하였으며 “우리는 주체혁명위업수행에서 력사적인 분수령으로 될 당 제7차대회를 승리자의 대회,영광의 대회로 빛내여야 합니다.”라고 강조하였다고 합니다.

 

결국 2016년 5월에 예정된 조선노동당 제7차 대회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북한의 성과들을 젼면적으로 과시, 평가하고 향후 승리로 나아갈 설계도를 펼치겠다는 것입니다.

 

지금 북한이 1월 6일에는 수소탄 시험, 2월 7일에는 광명성 4호를 올리고 있는데 이것은 그간 북한의 “성과들을 긍지높이 총화”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습니다. 

 

 

결국 북한의 이번 광명성 4호는 조선노동당 7차대회를 앞두고 그들이 말하는 사회주의 강성국가의 면모를 과시하려는 행동으로 보입니다. 지난 수소탄 시험이 그러하였듯이 이번 광명성 4호도 미국을 협상탁에 끌어내기 위한 정치적 카드로는 설명이 되지 않고 박근혜 정부와 대화를 재개하기 위한 포석으로도 설명될 수 없으며 유엔에서 계류 중인 안보리 대북제재결의안에 대항하는 차원으로도 셜명될 수 없습니다.

 

수소탄 시험에 이은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는 김정은 제1위원장 식의 “마이웨이” 선언입니다. 북한은 스스로 사회주의 강성국가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은 인공위성을 발사할 때 다른 나라 눈치를 보지 않습니다. 그들은 별다른 정치적 의미 없이 당일 날씨를 보아가며 날짜를 정할 뿐입니다. 북한도 그렇게 주권국가의 당당한 권리를 마음껏 행사하겠다는 뜻으로 보입니다. 그들은 이 땅에서 어떠한 형태의 전쟁도 대응할 군사적 수단이 준비되어 있다고 하니까요.

 

 

원투 스트레이트를 맞은 한미동맹 

 

문제는 정초부터 수소탄, 광명성이라는 원투 스트레이트를 맞은 미국입니다. 이번 2016년 라운드는 오바마행정부의 마지막 라운드인데요, 첫 시작부터 정말 쉽지 않습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마이웨이”가 동북아의 정전체제 전환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그동안 정전체제를 통해 북한의 남침위협을 빌미로 주한미군을 주둔시키고 주한미군과 미 태평양사령부를 묶어 중국과 러시아를 완강하게 견제해 세계패권을 누렸습니다. 국은 북한의 남침위협을 빌미로 한미동맹을 강화해왔고 일본을 자기 편에 묶었습니다. 미국은 북한의 남침위협을 빌미로 중국과 러시아를 군사적으로 견제해왔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북한의 핵보유로 인해 미국이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마음대로 올렸다 내리던 시대가 끝났다는 것입니다. 북한의 핵보유는 미국의 핵독점체제를 허물었습니다. 지금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가 논란이 되는 것도 북한에 핵폭탄이 있기 때문에 장거리 타격수단이 미국의 근심거리가 된 것입니다. 입니다.

 

북한은 수소탄을 시험하고 광명성 4호를 우주로 쏘고 있는데, 미국이 할 수 있는 일은 이제 “전략적 인내”밖에 없습니다. 결국 미국이 하는 일은 북한을 의도적으로 회피하며 한국정부와 일본정부를 북한의 상대로 내세우는 것입니다. 우리 국민들이 이것을 모를까요? 

 

 

아베 정권은 이제 미국의 공개적 후원 아래, 자위대의 한반도 진출을 더욱 다그칠 것입니다. 그리고 한국의 박근혜 정권은 미국으로부터 더욱 강력한 정치적 지지를 등에 업을 것입니다. 이 땅의 민주주의가 한시적이지만 전면적으로 무너지는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그런데 북한의 포석은 원투 펀치로 끝나지는 않을 듯 싶습니다. 유엔의 대북제재결의안이 계류 중이고, 이제 곧 북한이 강하게 반대해왔던 키리졸브 훈련이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북한의 세 번째 포석은 키리졸브 훈련 국면에서 나타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국은 북한의 핵시험과 인공위성 발사를 잔뜩 비난해 놓은 마당이니 대북대결태세에 나서야 할 것입니다. 미국은 대결을 회피하더라도 박근혜 정부가 대신 나설 수 있습니다. 미국만 철썩같이 믿고 있는 보수세력은 4월 총선 때문이라도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길 바랄 것입니다. 그런데 국면이 이렇게 이어지다보면 위험의 징후가 통제불능의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습니다. 제가 걱정스러운 것은 한미당국이 북한을 격퇴하는 시늉을 하다가 실제로 넘어서는 안되는 선을 넘어버리는 상황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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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일만 고래는 왜 나뭇잎과 함께 묻혔나

영일만 고래는 왜 나뭇잎과 함께 묻혔나

조홍섭 2016. 02.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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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지질공원 생성의 비밀] <3-3> 신생대 화석의 보고 포항 두호동

 

  1600만~1100만년 전 쌓인 퇴적층

 가장 다양한 화석이 가장 풍부하게 나와

 

 육지와 바다 생물 흔적 동시에

 얕은 바다 화석와 깊은 바다 화석도 같이

 

 온난기후와 한랭 기후 환경을 다 보여줘

 퇴적 당시 기후가 어땠는지도 불확실

 

 1574개체 거미불가사리 미세 구조까지 생생

 산 채로 급속하게 매몰된 듯

 

 퇴적이 천천히 이뤄졌음을 보여주는 증거도 

 심해운반설, 대홍수설, 동해 해류변화설 등 다양

 

 

du0.jpg» 경북 포항시 북구 두호동 해안도로변에 있는 신생대 화석산지. 낙석을 막기 위한 사방공사가 반쯤 이뤄졌지만 그나마 비만 오면 무너져 내린다. 사진=곽윤섭선임기자kwak1027@hani.co.kr

 

고래부터 메타세쿼이어 잎까지 우리나라에서 가장 다양한 화석이 풍부하게 산출되는 곳이 있다. 영일만 건너 포스코의 공장들이 보이는 . 화석 연구자는 물론 아마추어 화석 동호인 사이에 ‘신생대 화석의 보고’로 오랫동안 알려진 곳이다.
 
지난달 14일 환호공원 옆 화석산지를 찾았다. 포항시의 택지 개발과 도로 건설로 대부분의 화석산지가 사라지고 마지막으로 남은 몇 곳 가운데 하나다. 
 
도로 확장을 위해 잘라낸 산자락에 연한 갈색의 이암층이 드러나 있다. 이곳은 신생대 마이오세 중·후기인 1600만~1100만년 전 쌓인 퇴적층이다. 이곳에서 참나무, 오리나무 등 식물을 비롯해 갯가재, 게, 벌 등 곤충, 성게, 거미불가사리, 조개, 물고기 등의 화석이 나왔다.
 
이봉진 박사(경북대 고생물학연구실)는 “이곳은 좁은 지역에서 매우 다양한 화석이 나오는 곳”이라며 “홍수 때 휩쓸려 들어온 육지 생물과 바다 생물 화석이 모두 나타난다.”라고 말했다.

 

duho6.jpg» 두호동에서 다량 발견된 거미불가사리 화석. 모두 현재도 한반도 근해에 살고 있는 종이다. 사진=경북도
 
이 박사는 이곳에서 세계적으로 드문 대규모의 거미불가사리 화석 집단을 찾아내기도 했다. 4m 두께의 퇴적층에서 1574개체의 거미불가사리 화석을 찾아냈다. ㎡당 274개체인 이런 높은 화석 밀도는 세계적으로도 드물다.
 
거미불가사리는 해삼, 멍게, 불가사리 등과 함께 극피동물을 이룬다. 불가사리보다는 성게에 가까워 몸과 다리가 쉽게 분리된다. 이곳의 화석은 현재 우리나라 바다의 수심 200~300m에 서식하는 2종의 거미불가사리와 동일한 종이었다.
 
죽으면 며칠 안에 분해되는 약한 몸을 지녔는데도 이 거미불가사리는 팔의 끄트머리와 가시 등 미세한 구조까지 온전하게 보존된 상태였다. 이 박사는 “불가사리가 산 채로 급속하게 매몰됐음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두호동화석단지4.jpg» 유기물이 많은 퇴적층 안에서 이물질이 한가운데로 침전해 성장한 결핵체. 퇴적층 중간에 박혀 있다.사진=곽윤섭선임기자kwak1027@hani.co.kr

 
그러나 모든 곳에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은 아닐 터이다. 퇴적이 천천히 이뤄졌음을 보여주는 증거도 있다. 도로변 퇴적층 사이에는 지름 1~3m 크기의 렌즈 모양을 한 결핵체가 여럿 끼어 있다. 유기물이 많은 퇴적층 안에서 이물질이 한가운데로 침전해 성장한 것으로, 오랜 기간 퇴적층이 서서히 쌓였음을 보여준다.
 
포항분지는 남한의 신생대 퇴적분지 가운데 가장 크다. 여러 화석 증거는 이곳이 반쯤 닫힌 만이었음을 가리킨다. 그렇다면 두호층은 거미불가사리가 가리키는 대로 얕은 바다였을까. 연체동물 화석도 발견돼 천해 환경이었음을 알려준다.

duho3.jpg» 두호동 퇴적층에서 발견된 게 화석. 사진=경북도

 
그러나 깊은 바다에서 퇴적된 화석도 나왔다. 김정민(진주교대 지질유산연구센터)·백인성(부경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지질학회지> 2013년 6월호에 실린 논문에서 생물 흔적 화석을 근거로 두호층이 반 원양 환경에서 퇴적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자들은 원통형 흔적들을 남긴 생물은 해저 퇴적물을 먹고사는 벌레로서 산소가 부족한 깊은 바다 환경에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두호층의 입자가 가늘고 고른 이암층은 저탁류가 깊은 바다에 쌓인 결과로 보았다.

duho4.jpg» 두호동 퇴적층은 바다 밑에서 쌓인 지층이지만 다량의 식물과 곤충도 함께 출토된다. 사진=경북도

 
이들은 얕은 바다에 사는 갯가재와 연체동물 화석이 두호층에서 발견된 까닭은 얕은 바다에서 죽은 이들 동물이 저탁류에 실려 심해분지로 옮겨졌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또 강돌고래 화석과 다량의 육상식물 화석이 발견된 것도 큰 홍수가 육상에서 깊은 바다로 밀어낸 결과로 보았다. 두호층이 발달하던 시기에 해수면이 하강했고, 이때 늘어난 강수량과 퇴적량이 이런 현상을 불렀다는 것이다.
 
퇴적 당시의 기후가 어땠는지도 불확실하다. 이 지층에서 나온 식물화석은 온대와 아열대에 해당하는 따뜻한 날씨에서 자라는 식물종이 육지에 살았음을 보여준다.

 

duho11.jpg» 김종헌 공주대 교수가 두호동층에서 발견한 자귀나무속 식물의 꼬투리 화석. 사진=김종헌 교수
 
김종헌 공주대 지구과학교육과 교수는 최근 두호층에서 자귀나무의 씨앗 꼬투리와 황금낙엽송의 씨앗 비늘 화석을 발견해 학회에 보고했다. 자귀나무는 마이오세 동안 열대와 아열대, 온대 지역에 걸쳐 널리 분포했다. 또 황금낙엽송은 현재는 중국 중부와 남동부에만 분포하지만 당시 북반구에 널리 자랐던 식물이다.
 
그러나 바다에 살던 유공충과 규조류 등 미소생물 화석의 연구 결과는 처음 온난했던 환경이 차츰 한랭한 환경으로 바뀌었음을 보여준다. 동행한 김태완 박사(대구 청구고 교사)는 “활엽수와 침엽수 잎 화석이 번갈아 나오는 것으로 보아 동해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바다가 열렸을 때는 구로시오 난류 영향을, 닫혔을 때는 한랭 기후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du1.jpg» 두호동 화석산지에서 화석을 찾고 있다. 앞에 보이는 것은 발견한 참나무속 식물 화석. 사진=곽윤섭선임기자kwak1027@hani.co.kr

 
이처럼 두호동 퇴적층이 쌓인 당시의 환경을 규명하기에는 연구가 많이 부족한 형편이다. 두호동 퇴적층을 퇴적 환경의 차이에 따라 층을 분류하는 층서조차 학계에서 의견 통일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형편이다.

 

학술 연구 이전에 화석 산지의 보호와 화석 보관도 허술하다. 아마추어 사이에서도 다양한 화석이 나온다는 사실이 수십년 전부터 알려졌지만 산출된 화석을 보관 전시하는 박물관은 없다.

 

duho15.jpg» 두호동 지층에서 발견한 조개 화석. 사진=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화석 산지 자체도 아무런 관리 없이 방치돼 있다. 이봉진 박사는 “퇴적층이 미처 암석으로 굳기 전이어서 비만 와도 쉽게 부서진다. 보호조처가 시급하다.”라고 말했다.
 
포항/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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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한국의 '코커스'를 파괴했나?

 
[강응천의 역사 오디세이] 정치인의 '샌더스 팔이'를 보면서
 
| 2016.02.08 09:57:06

 

 

 

<경제를 점령하라>(한상연 옮김, 돌베개 펴냄)라는 책으로 한국에도 알려진 미국의 진보적 경제학자 리처드 울프는 매달 뉴욕 저드슨 메모리얼 교회에서 '세계 자본주의'라는 주제로 특강을 한다. 2월 특강에서 그는 지난 2월 1일 버니 샌더스가 보여준 선전을 '놀라운 성과'라고 높이 평가했다.

울프는 이를 두고 미국 사회가 동면에서 깨어나는 곰처럼 65년에 걸친 금기에서 빠져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사회당의 존재가 자연스러운 유럽과 달리 반공 콤플렉스에 시달려 온 미국에서 '사회주의자' 샌더스가 아이오와 코커스(당원 대회)에서 절반의 지지를 얻은 사건은 믿기 어려운 쾌거라는 것이다. 이는 사회주의가 매력을 발산해서가 아니라 자본주의가 사람들에게 절망을 안겼기 때문이고, 2011년의 월가 점령 시위는 그 전조였다고 그는 보았다.

울프는 특히 샌더스가 17~29세의 젊은 층으로부터 84%(클린턴은 14%)라는 압도적 지지를 받은 사실에 무척 고무되어 있었다. 자신이 민주당 지도부라면 이런 현상을 보고 덜덜 떨었을 거라고도 했다. 미국의 미래 세대가 이제 더 이상 사회주의라는 말에 겁먹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울프의 강의를 듣다가 국내 정치인들의 반응을 보면 누구 말마따나 개그도 이런 개그가 없다. 주먹을 쥔 샌더스의 모습이 자신과 비슷하다는 안철수나 경제 민주화 코드와 70대의 고령에서 샌더스와 김종인의 공통점을 찾으려는 더불어민주당이나 '사회주의'라는 말은 하려고도 않고 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심지어 그들을 비판하는 '진보' 지식인도 그 말만은 하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한국이란 곰은 동면에서 벗어나려면 멀어도 한참 멀었다.

미국의 대표적 진보 지식인 놈 촘스키는 샌더스가 말은 사회주의자라고 하지만 사실은 '뉴딜주의자(Newdealer)', 즉 대공황기 루스벨트의 수정 자본주의 노선 위에 서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한다. 이처럼 샌더스가 사회주의자를 자칭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또 '사회주의 강성대국'을 자처하는 북한이 엄존하는 분단 현실에서 이 땅의 정치인이나 젊은이들이 '사회주의'를 기피하는 현상을 경직되게 평가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미국 못지않게 자본주의가 절망을 안겨주고 있는 한국에서 사회주의자가 됐든 진보적 자유주의자가 됐든 샌더스 같은 정치인을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은, 나아가 '깜도 안 되는' 이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한국의 샌더스를 참칭한다는 것은 참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왜 이렇게 됐을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때가 때인지라 아이오와 코커스를 주목하게 된다. 우리는 미국이란 나라의 온갖 문제점을 비판하다가도 선거철에 들려오는 미국 민주주의의 역동적인 모습을 보면 넋을 잃고 구경에 몰두하곤 한다. 특히 예비 선거 가운데서도 코커스, 그 가운데서도 민주당의 코커스를 보는 맛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코커스는 일종의 당원 대회이다. 즉, 민주당 코커스는 민주당원, 공화당 코커스는 공화당원만 참여해 자기 당의 대선 후보를 뽑는다. 따라서 코커스를 주관하는 것도 주 정부가 아니라 그 주의 정당위원회이다. 반면 프라이머리는 주 정부가 주관하고 당원이 아닌 일반인도 참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등록된 당원만 참가하는 폐쇄형 프라이머리, 당적에 상관없이 주민 누구나 참가할 수 있는 개방형 프라이머리 등으로 나뉜다. 얼마 전 국내 정가의 화두가 되었던 오픈프라이머리가 바로 이 '개방형 프라이머리'이다.

코커스의 진행 방식은 당에 따라 다르다. 공화당은 당원들이 기표 용지를 받아서 지지하는 후보에게 투표하는 일반적인 방식을 따른다. 반면 민주당의 코커스는 매우 복잡하고 흥미롭다. 여기서는 투표를 하지 않는다. 당원들은 저녁 일곱 시 무렵 마을회관, 학교 체육관, 교회 등 정해진 장소에 모여 토론을 벌인다. 아이오와 주 전역의 1681개 기초선거구(precinct)에서 이런 일이 동시에 벌어진다. 30분 정도 토론을 마치면 참가자들은 흩어져 각자 지지하는 후보 쪽에 모인다. 그때 일정한 지지를 받지 못한 후보는 자격을 잃는다. 4명 이상의 대의원이 배정된 기초선거구에서는 그 기준이 참가자의 15퍼센트이다.

탈락 후보를 거른 뒤에는 다시 토론 시간이 주어지고 각 후보의 지지자들은 탈락 후보의 지지자들을 자기편으로 끌어오기 위해 밥을 사겠다는 둥, 골칫거리를 해결해 주겠다는 둥 온갖 방법으로 설득 공세를 편다. 지지 후보를 잃은 참가자는 다른 후보 진영에 가담해도 되고 그냥 집으로 가도 된다. 물론 다른 이들도 후보를 바꾸거나 퇴장할 수 있다.

30분 정도가 지나면 다시 후보별로 집합하고, 그때 모인 숫자의 비율에 따라 각 후보 진영에 대의원을 배당한다. 그런데 남은 사람들이 최초의 참가자보다 현저하게 줄어들었을 때는, 그만큼에 해당하는 대의원을 배정하기 위해 각 후보 진영끼리 동전 던지기를 하는 우스꽝스러운 일도 일어난다. 2월 1일의 아이오와 코커스에서는 최소 여섯 차례의 동전 던지기가 있었는데, 모두 힐러리 클린턴이 이겼다고 한다. 

이렇게 각 후보에게 배정된 기초선거구의 대의원들은 주내 99개 군에서 군 대의원을 선출하고, 군 대의원들은 다시 주 전당 대회에서 주 대의원을 선출한다. 그러니까 2월 1일의 코커스는 이렇게 긴 과정의 첫 단계에 불과한 것이다. 그런데도 언론과 각 정당이 2월 1일의 결과에 집중하는 것은 그것이 민심의 향배를 가늠할 수 있는 첫 번째 예비 선거이기 때문이다. 그 후 대중의 관심은 이어지는 다른 주의 예비 선거로 쏠리고 아이오와 주는 잊혀가지만, 향후 판도에 따라 아이오와 주 대의원의 최종 구성도 달라질 수 있다.

이처럼 코커스는 흥미롭고 역동적이지만 문제점도 많이 제기된다. 지지자 집계 과정도 혼란스럽고 동전 던지기처럼 비합리적 방식도 동원되기 때문에 정작 미국에서는 이를 부끄러워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커스 방식이 살아 있는 것은 그것이 미국적 토양에 뿌리박은 풀뿌리 민주주의의 전통 위에 서 있기 때문이다.

코커스의 어원에 관한 설명 중 하나는 원주민 부족인 알공퀸 족이 '회의'라는 뜻으로 쓰던 '카우카우아수'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다. 이 경우 원주민의 공동체에서 열리던 부족 회의나 추장 회의가 이주민들에게 영향을 준 셈이다. 또 하나는 술잔을 가리키는 중세 라틴어 '카우쿠스'에서 비롯되었다는 설이다. 초기 코커스의 참가자들이 들던 술잔을 가리키던 게 아니냐는 것이다. 

코커스가 문헌에 처음 등장하는 것은 미국이 독립하기도 전인 1763년이다. 정치 서클에 속한 사람들이 담배 연기 자욱한 방에 모여 혼합주를 마시며 토론을 벌여 공직 선거에 내보낼 후보를 정하곤 했다. 이렇게 밀실 담합의 느낌을 주던 코커스는 그 후 민주주의가 발달하면서 모든 정당원이 참여하는 미국 특유의 선출 방식으로 진화해 왔다.

코커스의 역사를 보면 민주주의는 어떤 정형이 있는 것이 아니라 각국의 독특한 역사적 조건 아래 민초들이 만들어 가는 것 같다. 그러한 풀뿌리 전통이 미국 정치를 떠받치고 있기 때문에 슈퍼팩이니 슈퍼대의원이니 하는 기득권 세력의 횡포 속에서도 샌더스 같은 돌풍의 주역이 배출될 수 있는 것 아닐까? 

그렇다면, 한국에는 왜 코커스 같은 풀뿌리 민주주의의 전통이 보이지 않을까? 왜 모든 것이 중앙의 소수 '내부자들'에 의해 휘둘리는 것처럼 보일까? 누구 말마따나 우리는 미국에게 선물 받은 민주주의를 아직 소화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일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민주주의의 민중적 전통이라면 우리도 꿀리지 않는 민족이다. 1894년 동학 농민 운동 당시의 농민 조직, 1898년 만민 공동회에 참여하던 시민 조직 등은 동시대 어디에 견주어도 부끄럽지 않은 민주적 지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자발적 조직들은 일제 침략으로 사라졌지만, 그 뿌리는 각지에 남아 해방 직후 인민위원회 등으로 분출했다.

1945년 8월 일제가 무조건 항복을 선언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전국 각지에는 민중 스스로 치안과 행정을 담당하는 치안대, 인민위원회 등 자치 조직이 생겨났다. 몇 주 만에 전국 13개 도에 도 인민위원회가 구성되고, 145개 지역에 시-군 인민위원회가 만들어졌다. 이들 자치 조직은 여운형이 주도하는 건국준비위원회의 지방 조직으로 편제되기도 했지만, 상당수는 각지 민중의 손에 의해 자생적으로 생겨나 자발적으로 운영되었다.

인민위원회에는 좌우를 막론하고 친일파나 민족 반역자를 제외한 다양한 계급과 계층의 인사들이 참여했다. 지역 사정에 정통한 사람들이 지역민의 보통-직접 선거에 의해 간부로 선출되었기 때문에 인민위원회의 활동은 비교적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었다.

때가 때인지라 각지의 인민위원회는 대체로 비슷한 강령을 가지고 있었다. 모든 일본의 재산은 한국인에게 돌려준다는 것, 모든 토지와 공장은 노동자·농민에게 속한다는 것, 모든 남녀는 평등한 권리를 갖는다는 것……. 지극히 올바르고 민주적이지 않은가? 그밖에도 각종 센서스를 실시하는 일, 면마다 국민학교, 중학교 등을 설립하는 일, 주민의 보건 후생을 관리하는 일, 귀환 동포를 정착시키는 일 등 산적한 과제를 감당해 나갔다.

그러나 인민위원회의 활동 기간은 매우 짧았다. 1945년 9월 9일 서울에 들어와 12일 군정을 선포한 미군이 인민위원회를 전면 부정하고 강제 해산에 나섰기 때문이다. 미군정이 그렇게 자생적인 자치 기구들을 불법화하고 나서 고른 파트너는 놀랍게도 일본의 식민 통치 기구와 그곳의 한국인 관리들이었다. 그들의 경험이 군정을 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본 것이다. 그리하여 친일 경찰, 지주 등 인민위원회에서 배제되었던 인사들이 다시 활개를 치고 다닐 수 있었다. 

한국의 '코커스'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인민위원회 등의 활동은 코커스의 본고장에서 온 군인들에 의해 싹이 잘리고 말았다. 더욱이 그 후 진행된 남북 분단으로 인해 우리는 미국보다 훨씬 더 심한 반공 콤플렉스에 시달려야 했다. '사회주의'는 물론 '인민'이라는 말조차 북한에서 쓰인다는 이유만으로 금기가 되어 버렸다. 인민위원회는 그 이름만으로도 거론하기 거북한 존재로 잊혀 갔다. 사실 '인민'은 왕조 시대에 피치자라는 의미로 널리 쓰이던 말이고, 해방 직후만 해도 새로운 민주 정치의 주체를 가리키는 말로 국민보다 더 많이 쓰이던 말이다. 

분단 이후 온갖 시련 속에서도 한국민이 이룩한 민주화의 성과를 보면, 개화기와 해방 전후에 싹텄던 민주주의의 전통이 단절 없이 이어져 왔더라면 얼마나 더 대단했을지 상상만 해도 가슴 벅차다. 그런데 잊히고 단절된 아래로부터의 민주주의 전통을 아는지 모르는지 생뚱맞은 '샌더스 팔이'나 하고 있는 정치인들을 보노라니, 그 같은 단절에 책임 있는 미국이 샌더스 같은 사회주의자의 권력마저 허용해 민주주의의 꽃을 활짝 피운다면 정말 배가 많이 아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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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협의 발표 너무 성급했다 병자호란·마늘파동 잊었나"

 

[인터뷰] 김흥규 아주대 중국정책연구소장 "미중 소용돌이에 한국 스스로 몸 던져"

16.02.08 20:26l최종 업데이트 16.02.08 20:26l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를 미국과 협의한다는 한국 정부의 공식발표에 대해 중국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사드 배치 문제로 중국의 한국 제재뿐 아니라 한·미·일 대 북·중·러의 신냉전 대결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우려된다.

류전민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지난 7일 김장수 주중 한국대사를 긴급 초치해 '한미 사드 배치 협의' 발표에 대해 항의하고 곧바로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이 사안에 대해 연일 비판 논평을 내고 있는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 역시 8일 사설에서 사드가 북한만을 감시 대상으로 하며 중국에는 아무 영향이 없다는 한국 국방부의 설명에 대해 "이 같은 해석은 무기력하다"며 "전략적 단견"이라고 일축하면서 강력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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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흥규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겸 중국정책연구 소장(자료 사진).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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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의 대표적인 중국 전문가인  김흥규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겸 중국정책연구소장은 이런 상황에 대해 "얼마나 출구전략을 숙고하고 사드 배치 논의를 발표한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후 닥칠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너무 성급하게 발표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김 교수는 8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 인터뷰에서 "참혹한 역사로 기억되는 병자호란과 같은 상황도 각오해야 한다"며 "마늘파동 같은 조치로도 한국경제가 어려움을 겪지 않았느냐"고 우려했다. 단순한 경제 관련 조치만으로도 한국경제를 휘청이게 할 수 있는 중국인데,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하고 사드배치 논의를 시작했느냐는 지적이다. 

또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로켓 발사에 우선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서 갑자기 사드 배치 문제로 초점이 옮겨 가게 된 상황도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 문제의 본질은 핵실험을 한 북한이 잘못된 행동에 상응하는 제재를 받도록 하는 게 첫 단계다. 하지만 갑자기 미국과 중국 간의 전략적 경쟁 체재로 들어가면서 본말이 전도되는 결과로 들어가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어 "미국과 중국 간 경쟁의 소용돌이 속에 스스로 몸을 던져버리는 상황이 돼, 한반도 정세 자체가 우리 손을 떠나게 된다"며 "사드 논의가 이 상태로 계속 진전되면 미국의 입장에 따라 한반도 정세가 규정되고 이에 대한 중국의 반응을 우리가 온 몸으로 받아내야 하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음은 김 교수와의 일문일답을 정리한 내용이다. 

"2000년 마늘파동 잊었나? 중국은 다양한 제재 수단 갖고 있다"

- 중국은 그동안 관영매체나 외교부 논평을 통해 사드 배치에 반대 입장을 표명해 왔다. 하지만 한국이 사드도입 논의를 공식화하자마자 김장수 주중대사를 초치했다. 더 이상 말로만 아니라 실질적인 행동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경고를 한 것으로 읽힌다.  
"이제는 그런 단계로 들어가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 중국이 지금껏 '자국의 안보를 위해 타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행위에는 반드시 대응한다'는 얘기를 해 왔고, 시진핑 주석 집권 이후 중국의 국가 정체성이 발전도상국에서 강대국으로 바뀌었다. 동시에 강대국으로서 위신을 지키고 국가 이익을 지키겠다는 생각을 분명히 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하는 얘기를 무시하기 보다는 우리에게 닥친 실질적인 상황으로 이해하고 그에 대한 우리의 출구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우리가 행동을 할 때는 중국의 대응을 예상하면서 충분한 검토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참혹한 역사로 기억되는 병자호란과 같은 상황도 각오해야 한다. 마늘파동 같은 조치로도 한국경제가 어려움을 겪지 않는가(2000년 한국 정부가 마늘 농가 보호를 위해 중국산 마늘에 높은 관세를 매기자 중국은 한국산 휴대전화와 폴리에틸렌 수입을 중단했다. 1999년 기준 중국산 마늘 수입액은 898만 달러, 한국산 휴대전화 수출액은 4140만 달러, 폴리에틸렌 수출액은 4억7130만 달러였다. - 기자 말). 중국이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수단이 있고, 향후 상황 진행에 따라 중국이 이 같은 수단들을 하나하나 사용할 텐데, 우리 정부가 너무 빠르게 한중관계를 대립과 갈등관계로 만들어가고 있는 게 아닌가 우려된다."

- 지난 1월 13일 신년 대국민담화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사드 배치를 논의할 수 있다고 밝힌 데 이어 같은 달 25일 한민구 국방장관이 비슷한 발언을 했고, 이제 논의 사실을 공식발표했다. 중국으로서도 놀랄 만한 속도인 것 같다. 
"사드 배치 논의가 왜 이렇게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지 의문이다. 1월 6일 북한의 수소탄 실험이 있었고 대통령 담화가 13일에 있었다. 왜 이렇게 빠르게 발표했는지, 대통령이 관련 발언을 하게 된 과정, 논의 발표를 한 정책결정 과정에서 얼마나 출구전략을 숙고하고 발표한 것인지도 의문이다. 현재 상황에서는 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제재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런데 지금은 사드 문제를 우리가 진전시키면서 북핵 문제 자체보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전략경쟁 구도 속으로 우리 스스로 들어가는 수순인 것 같아서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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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조선중앙TV가 7일 광명성 4호 발사장면을 사진으로 내보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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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의 핵실험 직후 국내 보수 언론은 '이젠 중국이 북한을 혼 내 줘야 한다'거나 '그동안 한국이 잘해 준 것에 대해 중국이 보답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책 결정자들도 그런 시각으로 사드 배치 논의를 언급하고 있는 게 아닐까.
"현재 상황에 대한 좌절감, 절박함, 중국에 대한 서운함이 복합적으로 얽혀서 이렇게 조급한 정책 결정이 나왔다고 본다. 우리가 중국을 여전히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에 상당한 원인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현재 변화하는 여러 정세 속에서 중국이 취하는 옵션과 중국의 국가 이익, 또 우리의 국가이익을 어떻게 합치시킬까 고민해야 하는데, 우리 입장에서 우리가 바라는 것을 얻고자 마치 개인과 개인의 거래처럼 우리가 이렇게 잘 하고 있으니 중국도 잘 해줘야 한다고 일방적인 기대치를 높였다. 

국가 간의 관계는 도의나 정의감에 의해서라기보다는 국가 이익에 의해 움직인다. 이건 기본이다. 각각 처한 지정학적 상황과 강대국과 약소국이라는 조건에 의해 규정된다. 정세를 신중하게 이해하고 단기적인 측면을 넘어 중장기적인 정세의 변화를 꾀해야 하는데 지금은 너무 현안 중심으로 보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 

이 문제의 본질은 핵실험을 한 북한이 잘못된 행동에 상응하는 제재를 받도록 하는 게 첫 단계다. 하지만 갑자기 미국과 중국 간의 전략적 경쟁 체제로 들어가면서 본말이 전도되는 결과로 들어가려 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한반도의 정세 자체가 우리의 손을 떠나 미국과 중국 간 경쟁의 소용돌이 속에 스스로 몸을 던지는 상황이 된다. 사드 논의가 이 상태로 계속 진전되면 미국의 입장에 따라 한반도 정세가 규정되고 이에 대한 중국의 반응을 우리가 온 몸으로 받아내야 하는 상황이 된다."

"북핵 제재 본말전도, 미-중 소용돌이에 스스로 몸 던지는 상황"

- 중국이 한국에 대해 취할 수 있는 제재 조치는 구체적으로는 어떤 형태가 가능한가. 
"대단히 많다. 비공식적인 제재라고 할 수 없는 비공식적인 불편함들을 많이 안겨주는 형태의 것들이 너무 많다. 제재라고 할 수 없는 수준이지만 그 자체로도 한국 기업이 감당하기는 쉽지 않다. 얼마 전 삼성이나 LG가 만들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보조금 지급 대상을 바꿔 버렸다(중국 정부는 지난 14일 전기버스에 대한 보조금 지급 대상을 고시하면서 혜택 대상을 중국 업체들이 주로 생산하고 있는 리튬인산철 방식 배터리를 쓴 버스로만 한정했다. 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주로 생각하는 LG화학과 삼성SDI를 사실상 배제한 것이다. - 기자 주). 비슷한 일을 두세 번만 당하면 이 경제가 버텨내기가 쉽지 않다. 

한국의 수많은 기업들이 유커(중국인 여행객)대상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 중국의 여행회사는 대부분 국영이다. 중국 정부에서 '한국 여행 자제' 이런 식으로 조용히 통지 하나만 내려도 한국에는 경제적으로 엄청난 타격이 온다. 여론도 마찬가지다. 인터넷 상에서 오가는 한국에 대한 다양한 불만들을 굳이 제재하지 않으면 자연스레 한국에 대한 반감 여론이 형성된다. 지금은 북한에 대한 반감이 훨씬 크고 한국에 우호적이고 그런 분위기지만, 사드 배치 문제에 따라 이게 완전히 바뀔 수 있다. 이런 걸 중국은 아무 티 내지 않고 할 수 있다. 

중국이 불만을 갖고 있는 한국의 방공식별구역(KADIZ)에 대한 움직임이 있을 수 있다. 중국은 한국의 방공식별구역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지난 1월 31일 중국의 군용기가 이어도 상공에서 방공식별구역을 허가 없이 들어오면서 이미 한번 보여줬다. 이 일은 결코 우연으로 일어났다고 볼 수 없다. 중국은 한국이 설정한 서해 해상경계도 인정하지 않고 있어서 중국측이 목포 앞바다 쪽으로 넘어오는 일도 예상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한중관계가 좋게 유지되고 있어서 충돌이 일어나지 않고 있지만 중국이 조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일본명 센카쿠)에 대해서 하듯이 이어도에 대해서도 비슷하게 할 수 있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중국이 북한 카드를 본격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중국은 아주 약간의 경제적 지원만으로도 북한 경제를 바꿔놓을 수 있다. 또 약간의 지원으로 북한군의 낙후된 재래식 전력도 확 바꿔놓을 수 있다. 중국이 러시아의 S-400(나토 식별명 SA-21)이라는 대공 방어미사일 시스템을 도입하는데, 이를 한반도의 사드에 대응한다는 명분으로 북중 접경지대에 갖다놓으면 어떻게 할 것인가. 한반도 유사시 한국이 북한에 대해 갖고 있는 게 항공작전능력의 우위인데, 북한과 동맹인 중국이 S-400 레이더망으로 들여다보고 있다면 항공작전의 우위를 유지할 수 있을까."

"북한이 체제유지 용이한 냉전상태로 한국을 몰아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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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7일 광명서 4호 발사를 참관했다고 조선중앙TV 보도했다.
ⓒ 연합뉴스·조선중앙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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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의 7일 논평을 보면 한국의 사드 배치 논의를 비판하면서 "중국은 이 지역의 긴장이 약화되기를 바라지만 우리가 보여준 선의에 대해서는 충분한 대답을 듣지 못했다"고 했다. 한국은 중국이 북한에 충분한 제재를 하지 않는다고 불만이고, 중국은 중국 나름대로 그동안 한국에 선의를 보여줬다는 반응인데 이렇게 생각하는 근거가 있나.
"중국 입장에서는 북한에 대한 압박을 유지해왔다고 할 수 있다. 중국이 북한을 거꾸러뜨리거나 붕괴되게 하진 않았지만 북한이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중앙 정부 차원의 경제지원이나 군 현대화 지원을 해달라는 요구를 거절해왔다. 김정일은 '남북한 간의 재래식 무기의 현격한 차이가 나기 때문에 핵무장이 불가피한데, 이 낙후된 재래식 무기 현대화를 중국이 지원해주면 한반도가 안정될 것'이라고 요구해왔는데 이에 중국이 호응을 해준 적이 없다. 

최근까지 중국 내에서는 전반적으로 한국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유지돼 왔다. SNS에서도 한국에 우호적인 내용이 넘쳐흐르고 심지어는 중국 군부에서도 한반도 통일에 대한 보고서도 나왔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에서 하는 통일 관련 프로그램들을 베이징·상하이·옌볜에서 개최하도록 허용한 것은 중국 입장에서는 엄청난 변화다. 중국이 북한보다 한국을 여러 가지로 배려하고 우호적인 관계를 갖기를 원해왔고 중국 나름대로는 북한보다는 한국에 편파적으로 해줬다는 생각이 충분히 가능하다."

- 한국 정부가 사드 배치 논의를 한다고 공식 발표를 해버려 없었던 일로 하기도 어려운 상태가 됐다. 수습을 할 수 있을까.
"우리 당국도 사드 배치 논의를 너무 급하게 진행하는 것은 원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 하지만 지금 정책 결정자들 사이에는 북핵 위기에 대한 어떤 절박감 같은 게 있지 않나 생각된다. 사드시스템은 미국의 MD(미사일방어체제)의 한 축인데, 여기에 끼지 않으면 우리가 한·미·일의 정보 공유의 축에서 소외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 것 같다. 또 이를 통해 북핵에 대한 미국의 적극성을 끌어내기 위해서 사드 배치 논의를 급진전 시키는 게 아닌가 한다. 

아직까지는 미국이 원하는 대로 우리가 우리 돈으로 사드를 사서 배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 같진 않다. 아직은 한미협정 상의 미국의 권리, 즉 주한미군에 대한 자기보호 차원으로 미국이 미국 돈으로 사드시스템을 배치하는 것은 막지 않겠다는 게 현재의 논의 내용인 것 같다. 문제는 이 단계에서 사드 배치를 멈출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이후의 북한의 움직임도 이를 가속화하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 냉전상태로 가는 게 체제 유지에 유리한 북한 정권의 입장에서는 핵 우위를 앞세운 위협적인 모습을 부각시키면서 한국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도록 몰아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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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사드배치는 미친 짓이다

[기고] 한반도 사드배치는 미친 짓이다

 

사드 관련 배치와 관련해 국방부 브리핑실에서 발표하는 토머스 밴덜 주한 미8군 사령관과 류제승 국방정책실장
사드 관련 배치와 관련해 국방부 브리핑실에서 발표하는 토머스 밴덜 주한 미8군 사령관과 류제승 국방정책실장ⓒ뉴시스
 
 

1월 13일 박근혜 대통령은 신년기자회견 대국민담화에서 “사드(THAAD) 배치 문제는 북한의 핵, 또 미사일 위협 이런 것을 우리가 감안해 가면서 우리의 안보와 국익에 따라서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1월 6일 북한의 4차 핵실험인 수소탄 실험 직후 나온 한반도 사드배치에 관한 공식 입장이다.

북한은 설을 하루 앞둔 2월 7일 오전9시 30분경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발사장에서 지구관측위성 광명성 4호를 전격적으로 발사하여 궤도진입에 성공하였다고 발표하였다.

이를 계기로 한미 양국은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긴급 대책회의를 개최하여 “이제는 사드문제를 좀 더 발전시킬 때가 되었다고 보고 북한의 위협에 대해 계속해서 긴밀히 협조 공조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긴급 대책회의에는 커티스 스카패로티 한미연합사령관, 마크 리퍼트 주한 미 대사, 한민구 국방장관이 참가했고, 스카패로티 한미연합사령관의 적극적인 제안으로 한반도 사드배치 논의가 공식화되었다.

그동안 청와대와 국방부 등 정부당국은 “미국의 (한반도 사드배치) 요청도 없었고, 협의도 없었고, 결정도 없었다”는 3NO 입장을 견지해왔다. 하지만 박근혜 정권은 북의 4차 핵실험과 인공위성 발사를 계기로 기다렸다는 듯이 한반도 사드배치를 공식화하려는 것이다. 북의 4차 핵실험과 인공위성 발사가 ‘울고 싶은 놈 뺨 때리는 격’이 되어 박근혜 정권의 한반도 사드배치 공식화의 계기를 마련해 준 것이다.

한반도 사드배치를 둘러싸고 한반도 정세는 요동치고 있다

미국은 북핵 위협을 빌미로 거론하지만 사실은 중국의 미사일기지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한반도 사드배치를 강력히 추진해왔다.

미국 의회가 조사를 의뢰하고 미국 국방부의 도움을 받아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가 작성하여 1월 21일 공개한 ‘아시아 태평양 재균형 2025’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미국의 경험으로 볼 때 사드 체계를 개발하고 배치하는데 ‘수십년의 노력’이 요구되니, 미국이 이미 개발한 사드체계를 가져다가 북한 미사일 위협에 하루라도 빨리 대비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고압적으로 충고(?)하고 있다.

사드 제조사인 록히드마틴 임원들은 지난 해 11월부터 올해 2월 초까지 7차례나 방한해 사드 배치를 위한 준비작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정부가 사드배치에 대한 비공식 논의를 하고 있다는 것은 이제 공공연한 비밀이다.

미국의 충고(?)에 고무되어 국내 사드도입론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떠들고 있다.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가 완벽하게 구축되는 시점은 2020년대 중반은 되어야 하는데 사드는 당장 내년부터라도 배치가 가능하다. 그리고 한국형 사드 개발에는 16조에서 18조 가량이 투입되어야 하는데 미국 사드체계를 그대로 가져올 경우 그보다 비용이 적게 든다”는 논리를 강조하고 있다.

한민구 국방장관도 1월 25일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대비하기 위하여 사드 한국 배치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으며, 국방부는 1월 22일 업무보고에서 북핵 미사일 정보에 대하여 한미가 실시간 공유할 수 있는 채널을 연내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월 5일 북 미사일 발사정보공유 한미일 국방당국 화상회의가 개최되었다.

중국은 관영 CCTV를 통해 중국의 설인 춘절을 앞두고 로켓군의 동계훈련 장면을 공개했다. 로켓군은 핵전력 강화를 위해 올 초 창설된 중국의 새로운 핵무기 운용부대이다. 사정거리가 1만 킬로미터 이상으로 미국 본토까지 위협할 수 있는 대륙간 탄도미사일 둥펑-31의 기동훈련도 함께 공개되었다. 실전을 가장한 대항훈련을 실시했다며 훈련장면을 공개한 의도는 북한의 4차 핵실험을 계기로 급물살을 타고 있는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사드의 한반도 배치 논의에 경고를 보내기 위한 것이다.

1월 27일 중국 관영매체인 환구시보는 사설을 통해 “한국은 사드 배치를 놓고 중국을 압박해선 안 된다”며 “한국에 사드가 배치될 경우 중·한 간 신뢰가 엄중한 손상을 입게 될 것이고, 한국은 그로 인해 발생하는 대가를 치를 준비를 해야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실상 무역 보복 등을 시사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의 설명대로 ‘역대 최상’이라던 한중 관계의 적나라한 모습이 드러나고 있다.

북한도 2월 4일 미국의 한반도 사드배치 움직임에 대해 남측을 침략의 전초기지로 만들어 러시아와 중국을 제압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 날 ‘세계 패권을 노린 노골적인 기도’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사드배치는 명백히 남조선을 침략의 전초기지로 전락시켜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전략적 패권을 틀어쥐고 절대적 우세로 지역 대국들을 제압하기 위한 미국의 군사전략적 산물”이라고 보도했다.

논평은 또한 “사드가 남조선에 배치되는 경우 구성요소인 레이더의 탐지범위 안에 주변나라의 주요 군사기지들이 들어가게 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 “미국이 전략적 우세를 차지하기 위해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미사일방위체계(MD) 구축 책동에 노골적으로 매달릴수록 세계평화와 안전은 더욱 위태롭게 될 것” “(미국이) 지금처럼 우리의 위협을 걸고 아시아태평양지역의 미사일방어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노골적으로 떠든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사드배치를 둘러싼 국방부의 거짓말

그동안 국방부는 북한이 노동미사일을 발사각을 높이거나 낮춰 발사해 사거리를 줄임으로써 남한 공격에 사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는 비현실적 주장이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새누리당 당대표실에서 열린 북한 장거리 미사일 발사 관련 긴급대책회의서 발언하고 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새누리당 당대표실에서 열린 북한 장거리 미사일 발사 관련 긴급대책회의서 발언하고 있다.ⓒ정의철 기자

노동미사일의 발사각을 높여 사거리를 줄이게 되면 미사일의 비행시간이 길어져 상승단계에서 탐지와 요격이 쉽고, 자세제어가 어렵고 탄두의 명중률도 낮아진다. 반대로 정상 발사 각도보다 낮춰 사거리를 줄이게 되면 미사일의 비행시간이 줄고 탐지가 어려워 보다 위협적이나 명중률이 낮아지고 탄두의 속도가 떨어져 요격이 용이해진다.

따라서 북한이 노동미사일을 발사각을 높여 쏘든, 낮춰 쏘든 새로운 위협으로 되지 않으며, 더욱이 이를 요격하기 위해 사드를 도입해야 하는 근거로 되지 않는다.

북한이 탄도미사일로 남한을 공격하려고 한다면 탄두의 위력과 정확도가 더 크고, 비행시간도 짧은 스커드 D 이하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놔두고 굳이 훨씬 비싸고 용도도 다른 중거리 노동미사일을 사용할 이유가 없다.

또한, 국방부는 사드 체계의 도입이 한국MD의 미국MD 편입이 아니라고 강변하나 이 역시 거짓말이다.

사드의 고성능 엑스밴드 레이더(AN/TPY-2)를 배치하여 미일 본토와 오키나와, 괌, 하와이 등을 향해 날아가는 북·중의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에 대한 조기경보를 미일에 제공하여 미일이 요격하도록 함으로써 한국이 미국MD의 전초기지로 된다.

국방부도 엑스밴드 레이더(AN/TPY-2) 설치를 미국MD 편입조건으로 제시(2012. 10. 28)한 바 있으며, 미국 국방부 캐슬린 힉스 정책담당 수석 부차관도 “레이더 기지를 제공하는 것으로 미국MD 참여”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2012. 9) 있다.

사드는 북한의 탄도미사일보다는 중국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데 사용된다. 북 탄도미사일 800여기 중 사드 요격대상 미사일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사드를 도입하면 이는 주로 중국의 동·북부에서 주한미군기지 등을 겨냥한 중·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데 사용될 것이다.

이렇듯 사드 체계를 도입하면, 한국은 미국MD 체계의 정보와 작전(요격)의 전초기지로 되며, 한국 정부가 그 동안 그토록 부정해 온 한국형 MD의 미국MD에의 전면 편입을 초래한다.

또한, 국방부는 “사드는 제한된 요격고도를 고려할 때 작전범위가 한반도 내로 국한 된다”며 중국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눈 가리고 아웅’한다.

이는 한국 배치 사드가 중국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한 조기경보를 미일에 제공함으로써 중국 탄도미사일의 미일 및 아태 지역 주둔 미군에 대한 억지력을 무력화하기 위한, 곧 중국 견제 무기체계라는 사실을 애써 감춰 보려는 억지주장이다.

탐지거리가 약 2,000Km에 달하는 X-밴드 레이더를 한반도에 배치할 경우 중국 북경 인근에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 기지, 상해 인근의 중거리탄도미사일 기지, 대련의 중거리탄도미사일 기지 등에서 미국 본토와 하와이, 괌, 오키나와 등으로 날아가는 탄도미사일을 탐지거리 안에 넣을 수 있다. 특히 대련에는 사거리 1,800 Km의 신형 DF-21 탄도미사일이 배치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미국은 한반도에 고성능 X-밴드 레이다의 배치를 추구해 왔으며, 이명박 정권 때도 백령도에 고성능 X-밴드 레이다(AN/TPY-2)의 배치를 요구했으나 중국과의 관계를 의식한 이명박 정권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사드의 고성능 엑스밴드 레이더 등 영향력
사드의 고성능 엑스밴드 레이더 등 영향력ⓒ김종일 대표

한반도 사드배치가 초래할 문제점

첫째, 정치·외교, 경제적 후과가 너무 크다.

중국과 북한의 탄도미사일 정보를 미일에 제공하거나 요격작전에 참여하게 됨으로써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되어 국가 이익이 크게 훼손될 것이다. 중국은 한국 사드배치·미국MD 참여를 ‘한중관계 마지노선’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한반도 사드배치는 미국의 대중국 포위전략에 전면적으로 결합하겠다는 의미이다. 이는 우리의 최대 교역국이자 세계 최강대국으로 부상하는 중국을 적대하겠다는 것으로서 민족의 장래에 중대한 장애를 조성하는 것이다.

둘째, 미·일에 의한 군사적 종속을 피할 수 없다.

한국의 사드배치·미국MD 참여는 대미 군사적 종속을 고도화하고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무력화 할 것이다.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이후에도 공군작전통제권 등은 계속 미군이 행사하기로 한미당국이 합의한 것과 마찬가지로 MD 작전도 정보와 센서, 요격체계 등에서 압도적 우위에 있는 미군사령관이 통제할 것이기 때문이다.

척 헤이글 전 미국 국방장관이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조건으로 한국의 MD 능력을 내세운 것은 미국이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재연기 대가로 한국의 미국MD 참여를 관철시키려는 속셈을 드러낸 것에 다름 아니다.

셋째, 천문학적 재정부담을 떠안게 될 것이다.

한국의 사드배치·미국MD 참여는 우리 국민에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의 재정적 부담을 안길 것이다. 미국은 MD관련 군사 전략과 작전계획, 무기체계 도입 등을 주도하면서 MD체계 구축을 위한 한국의 국방예산 증액을 요구할 것이라는 점에서 한국의 미국 MD참여는 한국민의 희생을 바탕으로 미국 군산복합체에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선사할 것이다.

이처럼 한반도 사드배치는 동북아에 무한 군비경쟁과 진영 간 군사적 대결을 불러와 한반도 평화통일, 동북아 평화안보체제 구축을 요원하게 할 것이다.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보는 군사동맹이 아닌 동북아 평화공동체(다자협력안보체제)를 구축하는 길이 해답이다. 그 첫걸음은 마땅히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한반도 사드배치는 미친 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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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가 뿜는 초강력 전자파, 대구에 배치된다면…

 
막대한 주민 피해를 전제한 '사드'의 불편한 진실
 
| 2016.02.07 17:39:41


 
7일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기점으로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가 기정사실화 되면서 관련 입지 선정을 두고 심각한 논란이 예상된다. 강력한 전자파 문제를 비롯해 개발 제한 등의 문제가 얽히면서 제 2의 밀양송전탑 문제가 터져 나올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금까지 사드 도입 논란은 도입을 하느냐, 마느냐 여부에서 갈렸을 뿐이었다. 북한의 도발, 중국 및 미국과의 관계 등 국제 정치 문제가 주된 쟁점이었다. 그러나 국방부가 7일 북한의 위성 추진체 발사를 계기로 "증대하는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동맹의 미사일 방어태세를 향상하는 조치로서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가능성에 대한 공식 협의의 시작을 한미 동맹차원에서 결정했다"고 밝히면서 논란은 두 갈래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즉, 한반도 지정학적 문제와 함께, 국내 정치 문제가 대두될 전망이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이날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핵 미사일에 대한 방어 차원에서 사드 배치 협의는 우리 생존을 위해 당연한 일"이라며 "사드는 공격용 아닌 방어용이다. 우리 생사가 걸린 이 사안에 대비해서 국제적 이해 관계는 부차적 문제다. 누구의 눈치를 볼 사안이 아니다"라고 사드 배치를 적극 지지했다.  
 
그런데 김 대표가 '국내 문제'를 감당할 수 있을까? 나아가 박근혜 대통령도 이 문제를 감당할 수 있을까?  
 
사드, 엄청난 주민 희생 전제제대로 아는 국민 있을까?
 
한미 공식 협상이 공표된 이상, '사드를 배치하지 않는다'는 쪽으로 결론이 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결국 사드는어느 곳에 배치될까? 
 
사드 핵심 장비인 AN/TPY-2 레이더는 상상을 초월하는 강력한 전자파를 발생시킨다. 미 육군에서 만든 사드 운영교범과 전문가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이 레이더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가로 281미터(m), 세로 약 94.5미터 크기의 면적(축구장 4개 크기)이 필요하다. 레이더 정면을 기준으로 좌우 각각 65도 각도, 즉 전방 130도 각도 안의 3.6킬로미터(km)안(약 15만 평 크기)에는 사람이 살지 못하고, 5.5킬로미터(km)안에는 비행기, 선박 등 방해물이 없어야 한다.  
 
쉽게 말해 사드 부지 앞 5.5킬로미터를 깨끗이 비워야 한다는 것이다. 개발이 제한되는 것은 물론이고, 사드가 배치될 곳 인근의 민가는 전부 이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소 15만 평 안에는 사람이 아무도 거주하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한국에는 그런 곳이 사실상 없다고 한다.  
 
미국이 사드를 사막 한가운데 배치하거나, 해안에 배치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사드 발사 실험 장면 ⓒ록히드마틴

평택, 원주, 대구 등이 유력한 사드 부지로 꼽히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인구 밀집 지역이자, 각종 군 비행장, 군 장비 등이 몰려 있는 평택은 사실상 사드 부지로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원주 역시 마찬가지다. 이때문에 <세계일보>는 지난해 3월 주한미군 사정에 밝은 정부 관계자를 인용 "지난해 11월 괌을 비롯한 미 본토에서 10여명 내외의 실사팀이 사드 배치 후보지 조사를 위해 방한해 한달여 동안 적격지를 물색한 결과 대구를 선정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대구 지역은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에 대한 지지율이 가장 높은 곳이다. 그러나 만약 주한미군이 사드 배치 유력지로 대구를 거론한다면, 당장 부딪히게 될 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강력한 전자파에 대한 우려 문제다. 이는 건강 문제, 환경 문제가 얽혀 있다. 둘째, 개발 제한 지역 선정에 따른 주민 반발 문제다. 최소 15만 평은 아무도 살지 못하게 된다. 셋째, 수 조원 대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운용비용 분담 문제다. 사드 도입은 미군이 하더라도, 우리 정부는 부지 비용을 대야 하고, 매년 천문학적 운용비를 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모두 국민 세금이다.  
 
"머리 위 강력한 전자파 이고 살 주민 있나?" 
 
지난해 5월 21일 YTN에 출연했던 보수 성향의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사드 배치와 관련해 언론이 제대로 다루지 않는 문제들을 자세하게 소개한 적이 있다. 그는 사드 배치 찬성 여론이 높게 나온 여론조사와, 실제 도입될 때 민심에는 괴리가 있을 것임을 지적했다. 핵발전소 문제나, 방폐장 문제와 비슷하다. 핵발전소 유지가 불가피하다는 국민은 많다. 그러나 자신의 지역에 핵발전소가 들어온다고 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신 대표는 "이를테면 가장 최근에 조사했던 (여론조사에서) 사드의 찬성이 30%가 넘지 않았느냐. 그런데 그러면 우리 정부가 미국과의 협상에서 목소리를 높일 수 없다고 본다. 왜, 우리 국민이 이러한 사실(사드 배치의 부작용 등)을 제대로 모르는 상태에서 한 여론조사였기 때문에 저는 그것을 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사드 배치가 우리 국민의 큰 희생을 전제해야 한다는 부분을 강조했다. 관련해 그는 "우리 국민들이 '이 정도면 우리가 이해할 수 있지 않느냐'라는 정도와 (사드 배치를) 바꿔야지, 그냥 어물쩡 지금처럼 해 주고 거기다가 더해서 우리가 방위비 분담금까지 더 해 줘야 되는 거 아니냐, 이렇게 한다면 이것은 역사적으로 우리가 해서는 안 된다는 일이라고 생각을 한다"고 경고했다.  
 

▲ JTBC 화면 갈무리

사드와 관련된 신 대표의 설명이다. YTN 인터뷰 전문은 다음 링크를 통해 볼 수 있다. (☞관련기사 : "평택 미군기지 내 '사드' 배치 땐 주민 위험")
 
"사드의 레이더,TPY2 레이더가 있는데, 레이더는 전파를 쏴서 뭔가를 보는 것이다. 그 전파, 전자파가 너무 강력한 것이다. 전방 130도 각도로 100m 내에는 어떤 사람도 들어가서는 안 된다. 그리고 3.6킬로미터 내에는 허가받지 않은 사람은 들어가서는 안 되고 들어갔다가도 빨리 나와야 된다. 지나가야 된다. 거기 있어서는 안 된다. (이를테면) 우리가 비행기를 타면 이착륙할 때 휴대폰 끄라고 하지 않느냐? 전자파 때문에 기기에 이상이 생길까 봐 그런 것이다. 그런데 이 레이더는 엄청난 전자파 아니겠나. 이 레이더의 5. 5km까지는 항공기, 선박 이런 게 들어가서는 안 된다.() 
 
다 살펴봐도 대한민국에 3.6킬로미터 이내에 사람이 살지 않는 곳이 없다. 그러면 누군가는 몇 십 세대, 몇 백 세대를 다 이주를 시켜야 되는 이야기인데 그래서 그동안 미국이 자기네들 기지 내에 배치를 하면 되는 것을 자기네들이 굳이 배치하지 않고 한국 정부의 허락을 받아야 된다라고 주장을 해 왔었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여론이 비록 사드 배치에 대해서 우호적이라고 하더라도 아무 대가 없이 해 줄 수가 있을까. 제주 해군기지 관련해서 우리 해군이 사용하는 제주해군기지가 대선 2번을 거치면서 핫이슈가 됐었다. (...) 제주해군기지가 15만평 정도밖에 안 된다. 그런데 3.6킬로미터 내에 사람들을 두지 않으려고 하면 이건 15만평 넘어야 된다. 그러면 이것은 엄청난 사회적 갈등. 그러니까 국민의 이해를 구해야 되는 것인데 이것을 우리 국민들이 알아야 될 것 같아서 제가 말씀드린 것이다."
 
전자파 문제에 대해서도 신 대표는 다음과 같은 설명을 내놓았다. 
 
"이를테면 우리가 휴대폰을 귀에다 대고 한 20분을 통화하면 얼굴이 뜨겁지 않느냐. 그게 바로 전자파다. 우리가 계속 살면서 그런 엄청난 전자파를 계속 쬐고 있다고 생각하면 그건 끔찍한 일이다. 저도 의학이나 물리학자 과학자가 아니기 때문에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얘기할 수 없지만, 사드의 레이더가 일본에 두 대가 있는데 거기도 전자파 때문에 일본 교토대학에서 연구한 자료가 있다. 연구한 자료에 의하면 환경론자들이 반대하고 하니까 해 봤더니 철새는 영향을 주지 않더라. 왜 영향을 주지 않느냐. 철새는 날아서 지나가기 때문에 영향을 안 주더라. 이런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그것을 뒤집어보면 철새가 지나가지 않고 거기에 있으면 영향을 준다는 것 아닌가. 이런 것을 우리가 심사숙고해야 한다. ()
 
미국은 사드를 사막지역에 배치를 한다. 괌에도 바닷가에 배치를 하고, 그리고 사드를 수입하려고 계약된 곳도 카타르, UAE인데 여기도 사막지역과 해안지역에 하려는 것은 이란 때문이다. 그래서 페르시아 연안 바닷가에 배치를 한다. 그리고 일본에도 사드 TPR종 2대가 있는데 전부 우리의 동해안, 일본은 서쪽해안이 된다. (우리의) 동해안 지역에 배치를 하기 때문에 민가가 없다. () 
 
그런데 우리 대한민국은 인구 밀도가 워낙 높기 때문에 서해지역에 배치를 한다고 하더라도 서해는 많은 항공기들의 항로이기도 하다. 또 거기는 우리 어선들이 많이 또 조업을 하는 어장이기도 하고요. 또 우리의 해상 수송로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서해에는 우리는 배치할 수가 없다. () 
 
(사드 레이더 각도를 올리면 안전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사드 레이더가 비추는 곳부터 5도 각도로 위로 올간다. 그래서 (전자파가) 밑으로는 가지 않을 수 있는데 그렇다 하더라도 그것을 과연 쉽게 수긍할 국민들이 얼마나 될 것이냐. 그러면 그 3.6킬로미터 내에 우리집이 있는데 산 위로 지나가니까 나는 안전할 것이다, 라고 하면서 생활을 그대로 할 수 있는 우리 국민이, 과연 마음 편하게 생활할 수 있는 국민이 얼마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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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성로켓과 은하로켓 비교와 성공 의의

광명성로켓과 은하로켓 비교와 성공 의의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6/02/08 [00:30]  최종편집: ⓒ 자주시보
 
 
▲ 광명성4호의 성공을 보며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김정은 제1위원장     © 자주시보

 

 [▲ 발사 성공 동영상]

 

7일 전격발사된 광명성 4호 위성 완전 성공 특별 중대보도에서 공개한 북 촬영 사진을 보면 김정은 제1위원장이 철산군 동창리 위성발사장 인근 위성관제종합지휘소에서 직접 위성발사장면을 지휘하면서 지켜보는 장면이 담겨 있다.

 

화면으로 보다가 순조롭게 발사에 성공하자 위성로켓의 모습을 직접 보기 위해 관제지휘소에서 밖으로 나와 비상하는 광명성로켓을 직접 눈으로 살펴보는 장면도 들어 있었다.

 

사진들에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광명성4호 위성 발사가 성공하자 만면 가득 환한 미소를 지으며 기쁨을 금치 못하는 모습도 들어 있었다.

 

그 표정만 봐도 미국과 주변국들이 뭐라고 하건 위성발사 자주권을 앞으로도 계속 펼쳐갈 것으로 판단되었다. 어떤 압력도 그 의지를 막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어 앞으로 위성발사를 둘러싸고 북미사이의 갈등은 더욱 치열해진 전망이다.

 

한편, 광명성로켓은 전에 쏘아올린 은하로켓과 형태에 있어서는 거의 차이를 발견할 수 없을 정도로 똑 같았다. 크기가 더 커졌는지에 대해서도 공개된 사진만 봐서는 판별하기 힘들었다. 발사대 자체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로켓 높이에 해당하는 발사대 단 수도 7단으로 은하3호와 거의 같았다. 사실 높이보다 직경이 더 중요한데 사진으로만 봐서는 차이를 발견하기 어려웠다.

 

연료와 엔진의 차이가 추력의 차이를 낳을 수 있는데 그것도 당장 확인은 어려운 내용이다. 특히 북은 이번엔 1단엔진에 폭발장치를 했는지 단 분리후 산산조각으로 폭발시켜버려서 은하3호처럼 잔해를 건져서 분석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거의 비슷한 높이의 궤도에 진입시켰고 시간도 거의 비슷하게 걸렸다. 광명성3호가 9분 27초, 광명성4호는 9분 46초만에 궤도에 진입시켰다. 광명성4호의 저궤도가 3호보다 높았기 때문에 이 시간의 차이도 궤도 높이의 차이 때문이지 엔진이나 연료의 차이는 아닌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우리 정보당국에서는 100kg 광명성3호보다 광명성4호 위성이 2배 무거운 200kg으로 예상된다고 발표하였다.

추력은 불꽃과 로켓이 지나간 자리의 수소농도 등으로도 측정이 가능하다. 이에 대한 정확한 분석 자료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최소한 3, 4회는 반복해서 쏘아 문제가 없어야 본격적으로 상업화시킬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판단하는 것이 위성발사의 관례라고 했다. 

따라서 전과 같은 로켓을 사용했다고 해도 이번 성공이 가지는 의미는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상용위성 개발에 박차를 가할 수 있는 4호기 발사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그것도 연속발사에 성공했다는 점은 그만큼 위성발사기술이 안정되었다는 것을 의미하기에 그 의미가 적지 않은 것이다.

 

▲ 광명성4호의 발사 대기     © 자주시보

 

▲ 광명성4호의 점화     © 자주시보

 

▲ 광명성4호의 비상     © 자주시보

 

▲ 광명성4호의 비상     © 자주시보

 

▲ 광명성4호의 비상     © 자주시보

 

▲ 관제소 밖으로 나와 광명성4호의 비상을 직접 눈으로 보고 있는 김정은 제1위원장     © 자주시보

 

▲ 광명성4호의 비상을 직접 바라보는 김정은 제1위원장     © 자주시보

 

▲ 광명성4호가 우주공간을 향해 힘차게 비상하는 모습     © 자주시보

 

▲ 광명성4호가 우주공간에 진입하여 강렬한 추진 불꽃도 없이 떠 있는 모습, 페어링을 분리하는 단계인 것 같기도 하다.     © 자주시보

 

▲ 광명성4호 성공을 보며 더없이 기뻐하는 김정은 제1위원장     © 자주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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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근 “국가와 민족의 운명 외세에 갖다 바친 ‘역사적 참사’…앞날 캄캄”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6/02/08 09:11
  • 수정일
    2016/02/08 09:11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北 로켓 한방에 테러방지법 압박‧사드배치 협의까지…문성근 “국가와 민족의 운명 외세에 갖다 바친 ‘역사적 참사’…앞날 캄캄”김미란 기자  |  balnews21@gmail.com
 

   
▲ 북한이 예고했던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7일 오후 서울 용산 국방부 브리핑실에서 류제승 국방정책실장이 북한 장거리 미사일 발사 관련 군사적 대책안 발표를 마친 후 토머스 밴덜 주한 미8군 사령관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7일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에 테러방지법 통과를 압박하는가하면, 한미 양국은 주한미군의 사드배치를 위한 공식 협의를 시작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마치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기다렸다는 듯 국방부가 사드 배치를 위한 협의를 시작한다고 발표한 것은 유감스럽다”고 논평했다.

이날 김성수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사드 배치는 동북아에 새로운 긴장을 조성하고, 특히 중국의 반발을 불러 대 중국외교에 심각한 균열을 초래할 우려가 크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대변인은 그러면서 “주한미군의 사드배치로 인해 방위비 분담이 늘어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지적한다”며 “우리 당은 사드 배치는 대 중국설득과 비용 문제에 대한 분명한 입장 정리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7일 오전 청와대서 박근혜 대통령이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해 미사일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다. <이미지출처=뉴시스>

아울러 박 대통령이 국회에 테러방지법 입법을 압박한 데 대해서도 “여야 간에 협의가 진행 중인 입법 사안에 대해 행정부의 수반인 대통령이 때를 가리지 않고 이런 식으로 개입하는 것은 국회에 대한 월권행위로 매우 부적절하다”며 “박 대통령은 국회 입법문제에 과도하게 신경 쓸 것이 아니라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그동안 취해온 우리 정부의 외교‧안보정책이 과연 실효성이 있었는지 되돌아보고 고민하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반면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사드배치 협의와 관련 “북핵 미사일에 대한 방어차원의 사드배치 협의는 우리 생존을 위해 너무 당연한 일”이라며 “사드는 공격용이 아니라 방어용이다. 우리의 생사가 걸려있는 치명적 상황에 대비해 국제적 이해관계는 부차적인 문제”라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의 이 같은 발표를 두고 <시사인> 고재열 문화팀장은 자신의 SNS에 “정은이 큰일 했네. 미사일 방귀 한 방으로 근혜 누님 테러방지법 근심 풀어주고, 오바마 형님 사드배치 근심 풀어주고, 아베 형님 우경화 근심 풀어주고.. 일타 몇 피야”라고 촌평했다.

   
 

배우 문성근 씨는 “박근혜 정권이 일을 저질렀다”면서 “국가와 민족의 운명을 외세에 갖다 바친 ‘역사적 참사’.. 앞날이 캄캄하다”고 비판했다.

   
 

이밖에도 일부 네티즌들은 박 대통령의 ‘테러방지법’ 통과 압박과 정부의 사드배치 공식 협의 발표를 비판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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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미사일 발사... 한국, 종로서 뺨 맞고 한강서 물에 빠진 셈

북한 미사일에 테러방지법? 박 대통령의 '소꿉장난'

[분석] 북한의 미사일 발사... 한국, 종로서 뺨 맞고 한강서 물에 빠진 셈

16.02.07 23:02l최종 업데이트 16.02.07 23:02l

 

 

북한이 수소탄 실험을 했다고 발표하자 우리는 확성기 방송으로 대응했다. 우리가 북한에 대해 개입할 수단이 없다고 하지만 수소탄에 대한 확성기 대응은 '소 잡는 데 닭 잡는 칼'을 쓰는 것과 같다. 닭 잡는 칼 들고 설치는 투우사를 생각해보라. 그건 어리석거나 무모한 대응이다. 최소한 다윗 정도의 지혜와 용기가 있어야 골리앗을 향한 돌팔매질이 어리석거나 무모한 행동이 되지 않는다.

'동네축구' 수준의 대북정책
 

기사 관련 사진
▲  박근혜 대통령이 7일 오전 북한이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와 관련, 청와대에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고 "안보리서 하루속히 강력한 제재 조치 만들어야 한다"고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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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나 일부 언론은 북한 관리들이 충성경쟁 차원에서 확성기 방송 중단에 목숨을 내거니까 그것이 마치 북한에 큰 아픔이나 주는 것으로 여겼다. 그래서 확성기 방송이 수소탄 정도의 파괴력이 있는 줄로 착각했다. 하지만 북한은 이번에는 확성기 방송에 묵묵부답이다. 종합적인 국가전략이 없이 북한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면 그곳으로 몰려다닌다. '동네축구' 수준의 대북정책이다.

북한은 수소탄 실험에 이어서 장거리로켓에 위성을 실어서 지구 궤도에 올렸다. 두 번째로 위성발사에 성공한 것이다. 북한은 위성과 발사체, 발사장을 갖춘 열번 째 스페이스클럽 멤버가 됐다. 장거리로켓 기술은 미사일 발사 기술과 동일하다. 열 번째 스페이스클럽 멤버라는 것은 북한이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 확보에 다가가고 있다는 의미다. 미국이 북한의 위성 발사를 굳이 ICBM 실험이라고 말하는 이유이다. 

북한의 장거리로켓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이번에는 '테러방지법'을 꺼내들었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발사에 맞서는 카드로 적당하지 않을 뿐 아니라 엉뚱하기까지 하다. 정부는 테러방지법이 꾀하는 것은 정작 테러방지가 아니라 공안기구 강화라는 의혹을 해명하지 못한 상태다. 

이런 상태에서 북한의 위성발사에 테러방지법을 꺼내는 것은 제사보다는 젯밥에 관심이 있다는 속내를 비추는 것으로 여겨질만하다. 총선을 앞두고 갑자기 이뤄진 최근의 국정원 간부들의 인사이동을 생각나게 만든다. 

북한의 '영악한' 이중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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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7일 광명서 4호 발사를 참관했다고 조선중앙TV 보도했다.
ⓒ 연합뉴스·조선중앙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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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1998년에 광명성 1호를 발사한 이후 지금까지 2009년 4월 광명성 2호, 2012년 4월 광명성 3호, 2012년 12월 광명성 3호 2호기, 2016년 2월 7일 광명성 4호 등 총 다섯 번의 위성을 발사했다. 북한은 광명성 3호를 제외하고 모두 지구 궤도에 올렸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실제 성공한 것은 광명성 3호 2호기와 4호 두 차례다. 북한은 광명성이라는 위성을 발사하면서 모두 '우주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주권적 권리'이고 '과학연구'가 목적이라고 했다. 

하지만 북한은 위성기술이 미사일 기술과 동전의 양면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위성 발사는 국제적으로 합법적이나 미사일 발사는 미사일통제체제에 의해서 제약 받는다는 것도 마찬가지로 잘 알고 있다. 따라서 북한은 위성기술이라는 한 측면을 강조하면서 실제로는 미사일 기술이라는 다른 측면을 발전시키고 있다. 핵의 평화적 이용과 핵무기 개발이라는 이중성을 활용해서 핵무기를 개발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북한이 미사일 기술의 양면성을 이용하는 것은 북한의 주장에서 이미 확인되었다. 1998년 인공위성 광명성 1호 발사 이후에 북한은 외교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서 "우리가 위성 보유국으로 되는 것은 너무도 당당한 자주권의 행사이며 이 능력이 군사적 목적에 돌려지는가 않는가는 전적으로 적대세력들의 태도 여하에 달려 있다"(1998년 9월 4일)라고 했다. 또 재일조선인총연합 기관지인 <조선신보>는 지난 광명성 2호 발사 시점에서 '로켓 기술의 군사이전'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인공위성 기술이 언제든지 군사수단으로 전용'될 수 있다고 했다(2009년 4월 4일).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을 의도하는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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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조선중앙TV가 광명성 4호 발사장면을 사진으로 내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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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북한의 주장은 위성발사가 과학기술용이라는 말을 믿지 못하게 한다. 뿐만 아니다. 북한의 은하로켓의 엔진과 미사일 엔진이 동일하다. 북한이 광명성이라는 위성 발사에 사용한 장거리 로켓의 이름이 '은하'다. 이번에는 로켓 이름도 위성 이름과 같은 광명성이라 붙였다. 

북한의 은하 로켓은 장거리 미사일 엔진을 사용한다. 3단으로 분리되는 은하로켓은 노동미사일 엔진 4기를 묶는 클러스터(Cluster) 엔진이다. 2단에서는 무수단 미사일의 엔진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즉 북한의 은하로켓과 북한의 미사일은 엔진이 동일한 것이다. 

북한이 주권과 과학기술을 내세우지만 궁극적으로는 미국 본토를 겨냥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을 의도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이미 2011년 1월에 당시 게이츠 국방장관이 "5년이 지나면 북한이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군사기술을 보유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북한은 인공위성을 이용한 미사일 개발이 핵무기 개발과 결합하면서 궁극적으로는 협상수단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북한이 노리는 것은 핵보유국 지위를 획득하는 것이다. 핵보유국지위를 얻게 되면 핵폐기의 압력을 받지 않고, 핵실험을 하더라도 제재를 받지 않는다. 또한 핵폐기를 위한 협상에 나설 수 있다. 

핵보유국 지위란 국제법적으로 존재하는 개념이 아니다. 미국이 인정하면 핵보유국이 된다. 북한이 수소탄 실험을 하거나 장거리로켓을 발사하면 미국은 가장 먼저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할 수 없다고 말한다. 

미국은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할 경우 국제적인 핵확산 질서가 무너지는 것을 염려하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 북한의 위협이 한미일 3국 협력을 강화해서 중국 견제의 촉매제가 되기 때문에 북한의 도발을 방치하는 전략적 인내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셀프 핵보유국'이 된 북한

이미 북한은 스스로 핵보유국가를 선언한 '셀프 핵보유국'이 됐다. 국제사회에는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등 핵확산금지조약이 보장하고 있는 5개 안보리 상임이사국만이 핵보유국가다. 여기에 미국이 지위를 인정한 3개 나라가 있다. 인도는 미국이 협정에 의해 핵보유를 인정한 '협정형 핵보유국'이고, 파키스탄은 미국이 대테러전쟁 수행을 위해서 핵보유를 묵인한 '묵인형 핵보유국'이다. 이스라엘은 미국과 특수관계에서 비롯되는 '모태 핵보유국'이다.

북한은 아홉 번째 핵보유국이 되기 위해서 양탄일성(兩彈一星) 전략을 쓰고 있다. 원자탄과 수소탄 두 개에 인공위성을 갖추면 핵보유국이 된다는 것이다. 안보리 5개국가의 전철이다. 북한은 양탄일성을 갖춘 6번째 국가로 서서히 다가가고 있다. 

북한은 이번에 그동안 보여왔던 '위성발사 → 유엔제재 → 핵실험'의 패턴을 깼다. 수소탄 실험을 먼저 하고 나중에 위성발사를 했다. 이것은 '셀프 핵보유국가'로서 행보를 과시하겠다는 것이다. 과거의 패턴은 그나마 주권사항의 성격이 있는 위성발사를 먼저하고 그에 뒤따른 유엔제재에 항의하는 명목으로 핵실험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셀프 핵보유국이므로 당당하게 핵실험을 한다는 것이 이번에 북한이 핵실험을 먼저 한 의도다. 실제로 핵실험 후 북한은 핵보유국가임을 자축했다. 

미국의 무시작전... 북한의 물망초 작전

북한은 이 같은 행보를 통해서 협상수단을 높이겠다는 전략이지만 다른 한편 북한에 대한 불신과 고립을 가속화시키는 길을 선택하는 모험이기도 하다. 북한의 모험 역시 골리앗을 향한 다윗과 같은 지혜와 용기를 갖춘 것이 아니다. 그래서 서방세계는 북한의 행보를 '벼랑끝 전술'이라고 부른다. 이 전술에 말려들지 않기 위해서 오바마 정부는 북한을 외면하는 '전략적 인내정책'을 사용해왔다. 그럴수록 북한은 '나를 잊지 마세요'라는 물망초 작전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서방세계에 충격을 던지는 전술을 구사해왔다.

결국 판은 미국 차기정부의 대북정책에 달려 있게 됐다. 미국 차기정부는 북한의 위협을 방치할 수 없는 임계점에 도달할 것이기 때문이다. 경우의 수는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미국 차기정부가 "오바마 정부의 전략적 인내가 결국 북한의 핵능력을 키워서 미국의 안보위협을 만들었다"는 정책검토를 하는 경우이다. 둘째는 중국이 북한에 대한 전략적 자산이라는 평가를 버리고 미국이 희망하는 선에서 북한에 대한 제재에 동참하는 경우이다. 세 번째는 북한이 미국의 새 정부와 협상을 위해서 미중 사이에서 등거리 외교를 하면서 미국으로부터 전략적 가치를 인정받는 경우이다. 

순서대로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이 같은 불가능한 상상이 아니면 한반도 문제의 해법이 잘 보이지 않는 것이 현재의 복잡한 상황이다. 한국 정부가 대전환을 위해 그레이트 게임을 해야할 상황이지만, 현정부에서는 그럴 가능성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야당의 대응 역시 아주 말초적으로 북한의 도발을 비판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사드에 말려들기 시작한 박근혜 대통령


이런 와중에서 한미 양국이 커내든 카드가 '사드 배치'다.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의 수소탄 실험 발표 이후 신년 기자회견에서 사드 배치 가능성을 꺼내들었다. 한국정부가 사드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첫 사례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발사 이후 한미 양국은 사드배치 협의를 시작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 성공은 사정거리가 1만3000km에 이르는 대륙간탄도미사일 기술로 전환될 수 있기 때문에 미국이 염려하는 사안이다.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위성은 고도 500km의 지구궤도를 비행한다.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로켓은 발사 3분 만에 180km 고도로 치솟아 올랐다. 사드는 미사일이 대기권으로 들어서는 종말단계에서 고도 150km에서 미사일을 요격하겠다는 것이다. 

북한이 앞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 기술을 개발해서 발사한다면, 발사 3분 이내에 고도 180km를 넘어설 것이다. 그리고 고도 500km 우주에서 비행한다. 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주한미군기지에서 요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북한의 장거리로켓 발사에 사드로 대응하겠다는 것은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분풀이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종로에서는 뺨 맞고 한강에서는 물에 빠지는 수모를 겪을 가능성이 더 크다. 

사드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수단이 되지 못한다. 또한 지상 150km에서 요격하는 사드는 한반도의 종심이 좁기 때문에 북한에서 5분 이내에 남한의 50km 이하 영공으로 날아드는 단거리 미사일을 막는 것도 불가능하다. 

북한은 700발이 넘는 단거리 미사일과 수십 군데의 발사 기지 그리고 200개가 넘는 이동식 발사대가 있다. 이 모든 시설들을 파괴하고 요격하는 것은 사드와 패트리어트를 가지고 중층방어를 한다고 해도 결코 완벽하지 않다. 군사적 대응만으로는 한국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소꼽장난할 때는 가능할 수 있을 것이다. 

미-중 군비경쟁의 각축장이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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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제승 국방정책실장이 7일 오전 서울 용산 국방부 브리핑실에서 이날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것과 관련 군사적 대책안을 발표하고 있다. 국방부는 이날 한국과 미국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주한미군 사드 배치를 공식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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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의 유일한 효과는 중국의 미사일에 대한 감시와 중국의 중단거리 미사일에 대한 방어이다. 국방부는 "사드의 사격통제 레이더는 종말모드로만 운용된다"며 "사드 체계가 한반도에 배치되면 북한에 대해서만 운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종말단계로 겨냥해 놓은 X-band 레이더를 중국에서 이륙하는 탄도미사일을 탐지하기 위한 모드로 전환하는데는 8시간에서 48시간 정도 소요된다. 눈 가리고 아웅이다. 

중국이 미국을 향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하더라도 최단거리인 고도 1000km를 비행하면서 북극지역을 통과한다. 사드로 요격은 불가하다. 그래서 사드는 미국 본토로 날아가는 ICBM를 요격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탐지하는 기능을 한다. 즉 사드는 미국의 MD체제에 편입돼서 중국의 미사일 정보를 미국본토에 전달해 중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능력에 대한 미국의 본토방어능력을 강화하게 되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아울러 중단거리 탄도미사일 요격용인 미국의 지역 MD 체제의 일부가 된다. 이 경우 중국의 중단거리 미사일로부터 주한미군 기지를 방어하겠다는 의미를 지닌다. 중국은 주한미군 기지가 중국을 향한 발진기지가 되는 것을 억제하기 위해 중국 동부해안에 중단거리 미사일을 배치했다. 

사드로 인해 중국의 대미 억제력이 약화되는 것을 중국은 염려하는 것이다. 결국 중국은 미국의 사드를 뚫을 수 있는 더 강화된 미사일을 배치해야 하는 군비경쟁의 유혹에 빠지게 된다. 한반도가 미중 이라는 두 강대국이 군비경쟁을 하는 각축장이 되는 것이다. 

파문의 연결고리를 파악하는 혜안이 필요해

일본은 대륙간탄도미사일보다 이미 북한에 배치돼 있는 노동미사일이나 무수단 미사일이 더 위협적이다. 그런데도 아베는 북한의 장거리로켓 발사를 이용해서 평화헌법 개정으로까지 나가려고 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책임론을 강조하면서 중국을 압박하고 한편으로 사드 배치를 통해서 중국 견제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은 한미 외무장관 회담에서 위안부 합의 이후 강화되는 한미일 삼각관계가 중국에 대한 포위로 확대되는 것을 의식해서 북한의 모험을 보호하고 있다. 

모든 나라들이 한반도에서 무엇을 얻으려고 하는지가 보인다. 자국의 국가전략에 입각해서 자국의 이익을 최대한 얻으려는 것이다. 북한의 모험적인 전략놀이에 대한 우리의 대응만이 소꿉장난 수준이다.

한 걸그룹의 멤버인 쯔위가 대만 국기를 흔든 단순한 사건이 파문에 파문을 거듭해서 대만 총통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쯔위가 대만 국기를 흔드는 영상을 본 중국 누리꾼들은 동요했다. 한국의 JYP는 이를 의식했고, 쯔이는 대만 선거 전날 사과하는 동영상을 올렸다. 이를 본 대만 젊은이들은 분개했고, 대만 총통 선거에서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민진당의 차이 주석이 총통에 당선되는 큰 변수로 작용했다. 

여기서 지적하고자 하는 것은 파문의 연결고리와 대만선거 일정을 고려하지 않았던 중국 누리꾼들의 태도다. 그들의 즉흥적 반응은 결국 중국 국익에 상충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만들었다. '소꿉 장난' 수준의 한국정부의 대응이 즉흥적 반응을 한 중국 누리꾼들과 겹쳐 보이는 형세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을 쓴 김창수 기자는 네트워크형 싱크탱크인 코리아연구원 원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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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시장의 승리를 바란다

거짓된 흑색선전을 일삼는 자들을 당장 체포하라
 
김갑수 | 2016-02-07 09:29:02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이재명 성남시장의 가족사를 읽어 보았다. 너무도 참혹해서 마음이 숙연해질 정도다. 나는 이 시장의 고백이 거의 다 사실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글을 읽으면 그것이 사실인지 아닌지 정도는 대충 헤아릴 수 있는 법이다.

▲이재명 성남시장

가족으로 인해 그가 겪은 고초는 가히 ‘수난’이라고 표현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나보다 연하인 그가 그토록 험한 삶을 살았다는 것 또한 놀랍다. 이 시장만큼 흑색선전에 많이 시달리는 정치인이 또 있겠는가 싶다. 말 그대로 그는 밑바닥 인생을 살았기에 그를 더욱 인정하지 않으려는 비열한 사람도 우리 사회에는 적지 않은 것 같다.

나는 남의 가족사나 이성관계를 들추어 공격하는 인간들을 혐오한다. 이 시장은 가족사 말고도 연예인 출신 모 여성과의 이성관계 때문에 곤란을 겪은 것으로 안다. 나는 이 문제 역시 흑색선전이며, 이 시장의 해명이 단연 진실에 가까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남의 가족사나 이성관계를 가지고 공격하는 행위 자체만으로도 부도덕한 것인데, 하물며 그것이 거짓된 흑색선전이라면, 그런 것을 퍼뜨리고 다니는 사람들을 당장 체포하여 엄정한 사법처리가 있어야 하겠다.

작년에 나는 이 시장에게 ‘유승준 같은 끈 떨어진 연예인보다는 황교안 같은 권력자의 병역 회피를 문제 삼으라’고 하면서, 도처에서 좌충우돌하는 그에게 총선 출마를 권한 적이 있다. 그런데 그가 보인 반응은 의외였다. 특히 그는 나에게 ‘미래의 김지하를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당시는 이상하게 생각했는데, 그의 가족사를 읽고 보니, 왜 그가 그토록 예민한 반응을 보였는지 반쯤은 알 것 같다. 그는 너무도 부당한 공격을 많이 당했던 것이다. 하지만 나에게 김지하와 비슷한 점이 있다면 성이 김씨라는 것 말고는 없기에 그의 발언이 아직도 납득되는 것은 아니다.

나는 이 시장이 자기를 모함하는 세력과 정면승부를 벌이는 것을 좋게 본다. 다른 정치인에 비해 여전히 정의감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일차적인 문제는 남을 모해하는 비열한 사람들과, 이런 모해에 미혹되는 경박한 사회 분위기에 있다.

나는 이 시장이 이런 것들과 싸워 승리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이 시장은 물론 이 시장을 아끼는 지지자들도 이런 싸움에서 진정으로 승리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지를 연구할 필요가 있겠다. 노무현과 ‘노빠’들처럼 게임의 논리만 적용하려 해서는 안 된다. 한국 사회에는 이미 ‘노빠 학습 효과’가 있다. 노무현의 방식은 더 이상 잘 먹히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다.

이재명 시장의 앞길에 무운이 따르기를 바란다. 이 말로써 나를 한 번 공격했던 이 시장과, 나를 집단으로 공격했던 그의 지지자들에게 설날 인사를 대신한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24&table=c_booking&uid=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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