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마포에는 맛있고, 독특하고, 권할 만한 커피집이 여럿 있다.

하지만 그 커피집 대부분 홍대앞과 상수동 권역에 속하거나 신촌, 이대 쪽이다.

정작 마포의 또 다른 중심지인 공덕동 쪽엔 권할 만한 커피집이 없었다.

그러다가 최근에 알게 된 곳이 하나 있으니 '성영태 커피하우스' 다.

 

그런데, 성영태 커피하우스에 대한 블로거들의 글을 보면

대부분 "공덕동 쪽에도 이런 커피집이 있다니"와 "커피 맛있다" 정도다.

둘 다 공감하는 바이지만, 공백이 있다.

성영태 커피하우스에 대해 좀 더 강조해둬야 할 점은 '착한 커피집'이라는 것이다.

 

착한 커피집,

공덕동 드문 커피집,

맛있는 커피집,

 

성영태 커피하우스를 요약하자면 이렇게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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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커피집, 성영태 커피하우스

 

무수한 블로거들이 커피집에 가서 찍는 사진들은 인테리어, 커피, 커피 기구들, 간판 따위 들이다.

성영태 커피하우스에 관한 게시물도 대체로 그렇긴 한데,

사실, 이 집에 들어서면 눈에 띄는 것 중 하나는 벽에 걸려 있는 그림들이다.

그리고 이 그림들에는 이 커피집의 착한 면모가 담겨 있다.

 

이 그림들은 이주 여성들의 치유, 성장, 자립을 추구하는 NGO단체인 에코팜므(EcoFemme) 의 작품들이다.

에코팜므는 이주 여성들이 수공예품, 그림 등을 통해 한국 사회에 안착하는 것을 돕는 단체다.

성영태 커피하우스에서는 에코팜므의 '이주 여성 일러스트전'이 개최됐었고 

그 작품이 지금도 매장에 걸려 있다.

 

이 작품들은 주로 아프리카에서 온 여성, 뮈리엘Muriel과 미쇼 등이 그렸다.

판매도 하는데, 내게 좀 더 여유가 있다면 한 점 사고 싶다.

판매 수익은 이주 여성의 자립을 위한 교육기금으로 사용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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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sque pende> '매달려 있는 가면' 정도로 번역될 수 있을 것 같다. 20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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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리카의 파충류들 Reptiles>, 뮤리엘Muriel 그림, 2010년 (종이, 아크릴), 15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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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 Micho, 2010, 종이, 아크릴, 10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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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나의 아프리카!> Afrique, mon Afrique! 뮤리엘Muriel 그림, 2010, (종이, 아크릴), 15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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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 뮤리엘 Muriel 그림, 2010, (종이, 아크릴), 15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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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용사> 뮤리엘Muriel 그림, 2009, (종이, 아크릴), 10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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뮈쇼의 여행가방 행사 리플릿인 것 같다.

뮈쇼는 안산에 사는 콩고 출신 이주 여성으로 에코 팜므에서 그림을 그린다고 한다.

 

커피집에 관한 이야기를 그림 얘기로 시작하기는 했지만,

바로 그점이 성영태 커피하우스의 가장 강점이라고 믿는다.

커피는 제1세계가 제3세계를 수탈해서 얻는 가장 값진 열매가 아니던가.

이 커피집에 공정무역 커피(치아빠스)도 판매하는 건, 이런 그림을 볼 때 너무도 당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 당연함에 박수를 보내야 하는 것 또한 분명하다.

높은 지가, 커피 프랜차이즈와의 경쟁 가운데서 '착하기'가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 커피집에는 독립영화 포스터나 한겨레신문도 볼 수 있다.

(한겨레신문이 진보성의 상징이라고 말하기에는 사람들의 갑론을박이 부딪히기는 하지만,

적어도 이 커피집의 차별성을 단적으로 말해주기에는 손색이 없을 것 같다.)

얼마 전 개봉한 '오월애' 엽서도 보이고, 커피찌꺼기를 집에 가져갈 수도 있다.

주인장이 사모은 것으로 보이는 책들도 꽤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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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역, 공덕역의 드문 커피집

 

성영태 커피하우스의 위치는  5호선 공덕역 4번 출구, 또는 애오개역 4번 출구로 나와서

서울서부지방법원을 바라보고 오른편 골목으로 들어가면 오른편 2층에 있다.

간판이 크지 않긴 하지만 부러 찾아갔을 때 못 찾고 헤맬 정도는 아니다.

(02-701-9669서울 마포구 공덕동 105-74)

지도 보기

 

이 근방은 지방법원, 지방검찰청이 있어 주위에 법무사, 변호사 사무실이 즐비하다.

또 그 외에도 많은 사무실과 빌딩들이 있다.

 

하지만, 주위에 괜찮은 커피집은 드문 동네다.

근래 들어, 스타벅스, 카페베네 따위의 프랜차이즈들이 잇따라 생기고 있기는 하지만, 

커피를 아는 분들이라면 권하지는 않을 거다.

 

흡연실이 따로 있고,

노트북을 사용할 컨센트가 있으며,  

와이파이가 되면서,

맛있는 커피가 있는 곳이 성영태 커피하우스다.

 

여러 잔의 리필이 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적어도 프랜차이즈 커피집, 홍대 여느 커피집보다는 저렴한 셈이다. 쿠폰도 있다.

 

가장 큰 강점 중 하나는, 리필 커피를 테이크아웃으로 갖고 갈 수 있다 는 점일 거다.

근처 사무실에 근무한다면 이곳에서 미팅을 갖고서 테이크아웃 커피를 동료에게 갖다줄 수 있을 것이다.

 

 

맛있는 커피집, 성영태 커피하우스

 

커피 취향은 사람마다 제각각인지라, 모두의 입맛에 맛있을 거다, 라고 말할 수는 없겠다.

 

하지만 나처럼 강배전을 즐기는 사람도,

내 친구처럼 약배전을 즐기는 사람도,

고를 수 있는 커피가 있는 곳이 성영태 커피하우스다.

 

커피집마다 로스팅을 할 때, 강배전(많이 볶는다) 또는 약배전(적게 볶는다) 하는 스타일의 차이가 있는데,

이곳은 여러 강도로 로스팅한 커피가 비교적 골고루 있다.

 

내 경우에는,

이곳에서 마셔본 인도네시아 만델링이

다른 어느 곳에서 마셔본 것보다 가장 맛이 뛰어났다.

스트롱으로 주문했는데도 부드럽고 매끌하면서 풍부했던 맛! 흐르르릅.

 

마포구에서도 몇 군데에서만 파는 '더치 커피Dutch coffee'를 맛볼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더치 커피를 병에 담아 팔기도 한다.

더치 커피는 7초에 한 방울씩, 찬물로 추출하는 커피로서 그 추출 시간 때문에 파는 곳이 드물다.

 

또 이곳에서는 로스팅한 원두나 커피 기구도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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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성영태 커피하우스에서 마음에 들었던 두 가지를 꼽겠다.

 

하나는 쿠폰을 벽에 꽂아두고 갈 수 있다는 점이다.

저마다의 이름을 적은 쿠폰들이 은행잎처럼 붙어 다시 올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지갑에 번거롭게 오만가지 쿠폰을 넣어 다닐 필요가 없어 편리하다.

 

다른 하나는, 의자가 제각각 개성 있게 다르면서도 불편하지 않고 또 예쁘다는 점이다.

 

혹, 마포에 들르신다면 성영태 커피하우스, 잊지 말고 한번 들러보시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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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30 10:57 2011/05/30 10:57
글쓴이 남십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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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5/31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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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왕.. 일부러 한 번 가보고 싶은 포스네염 +_+
    • 2011/06/01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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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러 가실 때는, 저와 함께 가십시다요. 제가 대접하겠슴다.
  2. 사막은
    2011/06/01 03:01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내 그동네를 떠났지만 여전히 가느다란 선이 있으므로 함 가보리다.
    또 하나 커피집 추천을 하자면 언제가 얘기했는데 당인리 발전소 앞에 있는 발전소 커피집이오.
    브라질 핸드드립을 시키면 공짜 리필은 -물론 첫 잔 처럼 - 다른 커피를 주오.- 금연이고, 작은 북카페고, 컵 가져가면 500원 할인 되었던 걸로 기억하오. 찻물을 한잔 분량씩 알콜램프로 덥혔는데...지금은 몰겠오.
    • 2011/06/01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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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기, 나 데리고 한번 갔었잖아. 누나가 데리고 갔던 것 같은데?
  3. 사막은
    2011/06/01 03:02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성영태 커피하우스 근처에는 문화연대가 있군...뭐 갑작 생각나서
    나 오늘 쫌 떠들고 싶어서 그랴 ㅎㅎ 수다가 늘어졌네 이해혀
    • 2011/06/01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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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다 하면 또 내가 한 수다 하잖어. ㅎㅎ. 봐야하는디. 여름이 오기 전에 봐야 하는디.
  4. 2011/06/01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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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커피맛은 입맛이 후져서 모를테지만 ^^; 한번은 가보고싶네요. 정보 고맙습니다 ^^
    • 2011/06/01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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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휴... 입맛에 후지고 아니고 하는 게 있겠어요? 제가 불과 6년 전까지는 500cc 맥주잔에 커피믹스 5개 넣고, 걸죽하게 만든 다음에, 얼음 이빠이 넣어서 마시던 사람이었답니다. 그러다가 드립커피를 알게 되고서부터 이것저것 커피기구도 사모으고 여기저기도 다녀봤는데, 이때부터는 건방이 하늘을 찌르던 때라 '난 커피믹스는 안 마셔!' 했었는데, 요즘은 '아무렇게나' 마십니다. 혓바닥에 무슨 등급이 있어!! 대충 마시면 되는 거지!! 이러고 다녀요. ㅎㅎㅎ.
      근데, 박군님은 지금 해외에 계시지 않나요? 한국 오시거든, 마포에서 한번 뵙죠. 커피, 쏘겠슴다. ㅎㅎ
  5. 2011/06/01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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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꼭 한번 가보고싶네요. 감사합니다^^
    • 2011/06/01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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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라님두 서울 올라오시거든, 커피 한잔 합시다.
  6. 2011/06/03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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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유~ 이런 글을 다 올려주시다니,,고맙습니다.

    다음 번에 오시면 '융'으로 진한 커피 한 잔 내려드릴게요^^
  7. 밥통
    2011/06/29 14:59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오홋~착한커피맛은 어떨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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