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1월 2일(화요일, 10일차) : 달랏(달랏대학교, 린손사, 달랏성당)

 

- 아침에 일어나 달랏대학교로 향했다. 멀지 않았다. 약 2Km 정도 되던가. 가면서 돈 보스꼬 회관도 봤고 V 카페도 지나쳤다. 한국음식점 궁도 지나쳤다. 돈 보스꼬 회관 옆에는 태양열 집적판을 지붕에 설치한, 규모가 꽤 되는 상가 신축 공사 방진판이 설치돼 있었다.


- 달랏대학으로 가던 중 갈림길이 나와 잠시 헤맬 때 지나가던 사람에게 길을 물어보니, 자기도 달랏대학 학생이라면서 따라오라 했다. 달랏대학 앞 로터리에는 꽃탑이 설치되어 있었는데 우체국 타워 모양을 하고 있었다. 길을 알려준 친구와 헤어져, 다시 길을 거슬러 와 식당을 찾다가 ‘분 보 훼’라 써 있는 데서 식사를 했다. 처음 먹어본 분 보 훼는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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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달랏대로 향해 캠퍼스 안으로 들어섰다. 1970~80년대 한국 대학처럼 오래되고 낡은 느낌이 들었다. 성균관대학교 옛 봉명재단 시절의 느낌 같았다고나 할까. 고층 건물 같은 건 없었고 높아 봐야 3~4층 정도 되어 보였다.
 

- 어떤 건물 앞에서 학생들이 모여 얘기를 하고 있어 기웃거려보니 전자공학과 학생들인 듯했다. 만능기판에 부품을 끼우고 있었고 곁에는 회로도를 그린 노트가 있었다.
 

- 이 건물, 저 건물 벽에는 학점들인 것처럼 보이는 게시물들이 붙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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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꽤 커 보이는 건물이 있어 갔다. 학과 사무실 등이 있는 것처럼 보였다. Sociology & Social Study라는 팻말이 붙은 방도 보였고. 그 옆쪽으로 가는데 한 여학생이 와서 말을 걸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항’이라고 합니다.” 또렷한 한국어였다. 22살, 한국어학과 2학년생이었다. 붙임성 있고 귀여운 학생이었다. 사진을 찍을 때 한국 대학생들처럼 손가락으로 ‘V’를 그려보였다. 말을 잘하지는 못했지만 신기하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고.
 

- 항에게 도서관이나 학생 식당 같은 곳을 물어보니 수업은 오후에 있어 자기가 시간이 되니 데려다 주겠다고 한다. 캠퍼스 이리저리를 돌아 가니 도서관 건물이 나왔다. 꽤 멋있게 생긴 3층쯤 돼 보이는 건물이었다. 커피를 함께 마시고 싶었지만 항은 하숙집에 가야 한다고 했다. 학생 식당 커피, 빵 등이 모두 저렴했다. 어디나 대학이란 비슷했다. 항에게 커피 한 잔 사주지 못한 게 못내 걸렸다. 대학에서 나와 Wifi가 된다는 카페에 또 들어갔다. (커피 10,000VND×2잔=20,000VND) 항과 통화를 시도했다. 여러번 전화를 했는데 항은 자신보다 더 한국어를 잘한다고 생각되는 친구들에게 전화를 넘겼지만, 그들 역시 결코 한국어를 잘하는 건 아니었다. 어디에선가 5시에 만나기를 원하는 것 같았는데, 시간이 애매했다. 다른 곳을 갔다가 도로 달랏대로 향하기도 애매했고 어디서 어떻게 만날 수 있을 것인지도 분명하지 않았다. 더구나 의사소통이 어려웠다. 이로써 통화 잠정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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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린손사를 갔다. 린손사 화장실이 특이했다. 화장실 칸과 칸 사이에 수조가 있고 그 수조에는 물고기가 살고 있었다. 용변을 본 후 그 수조에서 물을 떠 화장실에 부어주면 된다. 린손사를 둘러보다 한 젊은 스님과 이야기를 나눴다. 13살에 출가했다는 그는 자신의 법명을 한자로 써줬다. 그리고 우리가 들고 있는 가이드북을 보면서 책에 실린 린손사 사진은 다른 절의 사진이라 했다. 다시 비교해 보니 과연 그랬다. 스님은 사진 속의 절의 이름과 위치를 일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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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린손사를 나와 오던 길을 되돌아 걸었다. 걷다가 카페 퉁에 들렀다. 커피를 마시며 TV를 봤다. 카페 퉁의 TV는 LG 제품이었는데 무척 큰 PDP제품이었다. TV에서는 뉴스를 하고 있었다. 베트남 어느 지방인지 모르겠지만 홍수가 나서 집이 잠기고 사람들은 배를 타고 어디론가로 노를 젓고 있었다. 군대가 장비와 보트 등을 싣고 출동하는 그림이 지나갔다. 주인 아줌마에게 저곳이 어디냐고 물었더니 나짱이라 했다. 나짱! 다음 행선지가 나짱인데, 나짱에 홍수가 나면 어떻게 하나. 더구나 나짱이 문제가 아니라 나짱에 홍수가 났다면 1번 국도가 모두 끊겼다는 건데, 그러면 훼-다낭-호이안 등 중부지방으로 올라가는 도로가 모두 끊긴 것이다. 과연 달랏에서 다음 행선지로 갈 수 있을지 걱정됐다.
 

- 옆자리에 앉은 60대로 보이는 베트남 아저씨 한 분이 말을 걸어 왔다. 자신은 미국으로 이민간지 오래되었다고 했다. 미국에서는 의사라 한다. 오랜만에 베트남에 왔는데 호치민에 와서 달랏을 찾았다 한다. 카페 퉁은 예전 모습 그대로여서 반갑다고 한다. 카페 퉁은 그런 곳이었다.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변함 없는 모습으로 나를 반겨주는. 아무튼 미국 의사 아저씨는 1번 국도가 끊겼으니 올라가는 건 어려울 건데 풍짱에 문의를 해보라고 했다.
 

- 쑤언 흐엉 호수(Ho Xuan Huong, 胡春香)를 건넜다. 원래 이 호수는 달랏에서 가장 볼거리 중 하나였다. 프랑스인들이 세운 댐으로 만들어진 이 호수는 그러나 지금은 공사중이었다. 댐공사 때문에 호수도, 그리고 호수를 거쳐 흐르는 물도 온통 흙탕물이었다. 계속 걸어 달랏 성당까지 갔다. 퇴근 시간이라 그런지 달랏 성당 앞에는 오토바이가 엄청나게 지나다니고 있었다. 그러고보면 달랏도 꽤 큰 도시라는 느낌이었지만, 대체 이 많은 사람들은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는 사람들일지 궁금해졌다. 달랏성당은 평범한 성당이었다. 이곳 성당 맞은편에는 우체국이 있는데, 우체국 옥상에는 달랏 우체국 타워가 있었다. 가까이에서 본 첫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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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치 Lau를 먹었다. 왜 이곳에 김치 요리가 있는 것일까? 아무튼 가게 한 켠에는 김치가 가득 있었다. 김치와 오뎅처럼 생긴 것, 해산물 등을 넣은 라우를 데우는 데에는 파라핀이 이용되었다. 제법 화력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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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저녁 무렵, 항에게 전화를 했다. 어떤 남자 친구가 받았는데 오늘 만나기 어렵다는 얘기를 전했다. 의사가 잘 전달되었는지 몰라 걱정됐다. 혹 어디선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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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15 16:56 2010/12/15 16:56
글쓴이 남십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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