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1월 3일(수요일, 11일차) : 달랏(북카페, 달랏대학 친구들)

 

- 달랏에서 얼마를 더 있을지 몰라 숙소를 옮겼다. 더 싼 곳으로 가야만 했다. 호아빈 호텔에서 나올 때 모르고 열쇠를 갖고 와 아줌마가 헐레벌떡 뒤따라 왔다. 미안했다. 열쇠를 건네주고 우리는 푸호아 호텔(Phu Hoa Hotel)로 들어왔다. 깎고 깎아 하루 6달러에 합의를 봤다. 푸호아 호텔은 시설이 더 안 좋았지만 싼 맛에 있기로 했다.


- 아침 식사로 사골국수를 먹었다. (40,000VND) 전날 먹은 것과 뭔가 달랐다. 면이 두꺼웠다. 아마도 퍼인 듯. 의사소통이 안 된 듯했지만 할머니는 연신 웃어주셨다. 국물은 같은 것 같았다.
 

- 달랏과 어울리지 않는 서점, PNC의 북카페에 갔다. 이건 전국체인인데 PNC라는 회사가 뭘 하는 곳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서점, 각종 상품 유통, 카페 사업 등을 하는 것 같았다. 사업분야가 천차만별이라 이게 어떻게 한 회사를 이루는 것인지 잘 모르겠고 더구나 거의 아무도 잘 찾지 않는 것 같은 곳에 왜 서점을 만들었을지 의문이었다. 게다가 이 북카페는 서점과 뚫려 있는데 담배를 피울 수 있다. 베트남 사람들의 담배 사랑은 서점에서도 여전하다. 교보문고에 앉아 담배 피우는 기분.
 

- 아무튼 이곳 PNC 북카페는 wifi가 된다. 달랏에 온 뒤로 wifi가 되는 곳을 찾기가 어렵고 설사 입구에 wifi라고 써 있어도 그 의미는 ‘인터넷이 되는 컴퓨터가 설치되어 있다’는 의미이지 ‘무선 인터넷’을 의미하지 않을 경우가 많다. 또 설령 무선인터넷이 된다고 하더라도 070 전화기가 접속이 안 될 때도 많았다. 암호(베트남에서는 PIN(personal identification number)이라 함)가 있어야 할 경우도 있고 암호가 필요 없는 경우에도 연결은 되지만 통화가 걸리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아무튼 이 PNC의 북카페에서 영어가 되는 직원에게 항에게 전화를 해달라고 부탁했다. 오후 5시에 북카페에서 만나자고 말이다. 얘기를 전했다고 직원은 말했지만 잘 되었을지 걱정이었다.
 

- 그리고선 북카페에 앉아 날씨 걱정과 전체적인 일정 걱정을 했다. 날씨는 추웠다. 달랏은 아름다운 도시이지만, 우리가 온 시점이 너무 날씨가 안 좋을 때 온 것 같았다. 달랏이 너무 추워, 달랏 시장의 좌판에서 구제 옷이라도 사려고 일어나던 찰나, 한국 여성 한 분이 말을 걸어 왔다. 이름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부산 다대포 출신이었다. 자신은 나짱에서 달랏으로 왔고 화홍달랏 호텔에서 묵었는데 숙소가 지저분하고 비싸다고 했다. 영어를 잘하지 못하는데다가 혼자 여행 와 겪는 어려움에 대해 토로했다. 전에 하노이 쪽은 돈 적이 있어서 이번엔 호치민으로 입국해 애드온으로 훼로 가 내려가는 길이라 했다. 훼-호이안-나짱까지 갔는데 나짱에서 물난리를 만났다 한다. 물이 무릎까지 찬 거리 모습을 찍은 사진을 보여줬다. 나짱에서 편하게 쉬다가 가려는 게 이번 여행의 목적이었는데 그게 안 됐다고 한다. (‘멍 때리다 가기’라고 표현했다.) 자신은 네이버 베트남 그리기 카페에 함께 다닐 사람 구한다고 글을 남겼었는데 결국 혼자 다니게 됐다고 한다. 난 내가 그 글을 읽었다고 했다. 다만 우리와 일정이 맞지 않아 답글을 남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녀는 또 베트남 사람들이 너무 친절해서 겁이 났다는 얘기도 했다. 호이안에서 베트남 사람들이 하도 말을 걸어 와서 힘들었다고 했다. 얘기하던 도중 달랏대학 친구들이 도착해 바깥에 보였다. 그녀에게 070 전화번호 알려줬다. 한국 들어가면 베트남 현지 날씨 사정 문자로 보내주겠다고 약속했다.
 

- 달랏대학 친구들은 오거리로 가자며 택시를 불렀다. 달랏대학 앞 교차로를 이 친구들은 한국어로 ‘오거리’라 불렀다. (택시비 30,000VND) 이때부터 서로 ‘돈 내기 전쟁’이 시작됐다. 달랏대학 친구들은 “저희가 한 턱 쓰겠습니다”라고 말했고 나는 “한국에서는 나이 많은 사람이 냅니다”로 맞섰다. 달랏대학 인근 분 보 훼 집으로 갔다. 단, 가오, 항, 그리고 우리 둘이서 분보훼를 먹고 바바바(333) 맥주 캔 7개를 마셨다. 200,000VND이 좀 못 미치게 나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나와서 달랏대학 앞 길 올라오다가 오른쪽 2층에 있는 카페에서 커피 등 마시며 얘기했다. 카페를 가던 길에 오거리 길 건너는 와중에 한 여학생과 마주쳤는데, 내가 어깨를 감싸며 함께 가자고 권했다. 그 친구 이름은 하잉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총 6명으로 늘어났다. 카페에서는 100,000동 정도 나왔는데 먼저 내려고 몰래 나와서 카운터로 갔으나 단에게 들켜서 결국 단이 냈다. 미안했다. 한국어는 단이 제일 잘했는데 모두 다 2학년이라서 아직 다 잘 하는 수준이라 말할 수는 없었다.
 

- 달랏대학 친구들은 자기들을 모두 같은 ‘동아리’라고 소개했다. 이름이 뭐냐고 그랬더니 ‘F4’라고 한다. 한참을 웃었다. 베트남 TV에서는 한국드라마 ‘꽃보다 남자’를 더빙해서 방영하고 있다.
 

- 돌아오는 택시를 단이 휴대전화로 불러서 태워줬다. 이 역시 풍짱 택시였다. 풍짱은 달랏을 근거지로 하고 있는 남부지역 최대 운송업체가 맞는 것 같았다. (30,000V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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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15 18:13 2010/12/15 18:13
글쓴이 남십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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