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0월 31일(일요일, 8일차) : 달랏(카페 퉁, 카페 고 앤 스톱)

 

- 아침에 일어나 빨래를 하고 은행을 찾아 나섰다. 4·3극장 앞에서는 달리기 대회가 열리고 있었는데 민중가요 풍의 노래가 연신 흘러나왔다. 학생들은 체육복을 입고 몸을 풀고 있었고 사람들이 많아 거리가 왁자했다. 농업은행인 AgriBank를 찾았지만 일요일이라 그런지 ATM기는 문을 닫았고 그 맞은편 Exim Bank의 ATM에서 2,000,000VND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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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그 근처 “카페 퉁 Cafe Tung”으로 왔다. 자리가 없어 처음엔 어디 앉아야 하나 몰라 두리번거렸는데 한 손님이 아무 데나 앉으면 된다고 해 그냥 카운터 바에 앉았다. 그 손님 맞은편 자리에 앉아 있던 이들이 나가 그분과 합석했다. 호치민에서 마켓팅을 하는 40세 사내. 한국과도 거래를 했었고 롯데 쵸코파이 등의 과자를 수입하기도 했다 한다. 그는 호치민시에서 가끔씩 이곳 달랏을 찾는데 여기 오면 꼭 카페 퉁을 찾는다 한다. 옛 모습과 하나도 달라지지 않아서 좋다고 했다. 이 얘기 저 얘기하다가 그에게 다소 민감한 질문을 했다. 공산당의 정책이나 이런 걸 어떻게 생각하느냐 했다. 그는 공산당 하나만 있어 다양한 선택과 생각을 수용할 수 없어 나쁘다고 했다. 하지만 호치민은 좋은 사람이고 또한 위대한 사람이라 했다.

 

그에게 당 투이 쩜에 대해서도 물었다. 그는 잘 안다고 했다. 나는 그에게 그의 전기를 한국어 번역본으로 읽었고 그의 묘를 찾는다고 했다. 그는 그녀의 묘지가 하노이에 있다는 것만 얘기했다. 그리고 이것저것 그에게 궁금한 걸 물었다. 호치민시에 있을 때 TV에서 본 ‘우정의 무대’ 비스무레한 쇼를 본 적이 있었다. 베트남 군대는 어떻게 유지되는지 궁금했었다. 그는 베트남 역시 징집제인데 고등학교를 마치면 입대를 하고 24개월 복무를 하는데 자기 때는 3년을 복무했었다 한다. 대학생들은 입영이 연기된다고 한다. 그는 핸드폰을 두 개나 갖고 있었는데 모두 스마트폰이었다. 그는 말하는 스타일이나 갖고 있는 물건들에서 비즈니스맨의 느낌을 물씬 풍겼다. (커피 2잔 14,000VND×2잔=28,000VND)
 

- 카페 퉁은 옛 스타일과 외양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또 합석이 자연스럽다. 사람들이 마주보며 앉도록 되어 있기는 하지만 맞은편 홑쇼파 자체가 몇 개 없어 벽을 등지고 놓여진 쇼파들에 사람들은 나란히 앉는다. 아는 사이거나 모르는 사이거나 간에 말이다. 벽에는 오래된 멋진 그림들이 걸려 있고 대부분 오래 되어 더께가 앉아 그 오래된 세월을 짐작케 한다. 주인 아줌마에게 물어보니 1958년에 처음 생겼다고 한다. 한국으로 치면 1956년에 처음 생긴 대학로의 학림다방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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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퉁 카페를 나와 향한 곳은 고 앤 스톱 카페(Go & Stop)였다. 가는 도중 달랏시장이 내려다보이는 곳에서 손녀를 안고 있는 할아버지 사진을 찍었다. 할아버지는 우릴 향해 웃으며 손녀더러 저기 보라며 우리를 가리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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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는 중간에 한 음식점에서 껌과 퍼보를 먹었다. (40,000VND) 식사를 하는 옆자리에는 신혼부부로 보이는 사람들이 앉아 음식을 먹고 있었다. 달랏 여기저기서 신혼여행 온 베트남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그들은 일제 컴팩트 카메라를 들고 여기저기 쏘다녔다.
 

- 고 앤 스톱 카페가 있는 길은 인적이 드문 편이었다. 카페라기보다는 노인 부부가 사는 곳의 응접실을 개방한 것이라 볼 수 있다. 그의 카페 초입엔 고추를 심은 비닐하우스가 있었는데 작물은 잘 자라고 있었다. 주인장 쥐 비엣은 1940년생인데 수염을 길러서인지 훨씬 더 노인처럼 보였다. 그는 영어와 불어에 능숙하다. 그는 우리를 맞으며 꽃을 가져왔다. 그는 여성 방문자들에게 손수 기른 꽃을 한 송이 여성의 귀옆머리에 꽂아준다 한다. 민주도 귀에 꽃을 꽂았다. 그는 일본 에스콰이어 잡지, 말레이시아 항공사 기내지, 아사히 신문 영문판 주말 여행 섹션 등에 실린 자신의 소개 기사를 보여줬다. 기사들에는 약간씩 틀린 정보도 없진 않았다. 가령 언제 이 카페가 생겼는가 하는 것 등. 쥐 비엣은 이 카페가 약 30년 전에 생겼다고 말한다. 그는 시를 쓰고 서예를 하며 그림을 그리기도 하는 다재다능한 사람이었다. (커피값은 15,000VND×2잔=30,000VND) 이것저것 뒤적이며 커피를 마시다가 일어서려는데 그가 다가와 자신의 시를 쓴 서예 족자를 2달러에 사라고 했지만 그걸 남은 여행 여정, 그리고 서울까지 무사히 들고 갈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복사본으로 만들어진 그의 시집을 1달러에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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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후 2시 20분쯤 다시 달랏 시장 근처로 돌아왔다. 달랏시장 근처에 브로마이드를 파는 노점들이 있었다. 거기에는 예수, 신선, 부처와 더불어 호치민의 브로마이드가 있었다. 다소 키치적으로 생긴 입체 브로마이드를 사다가 사람들은 자신의 집에 붙여 놓는다. TV 드라마에도 그런 집 장면이 보이곤 하는데 간혹 맑스와 레닌의 초상도 보인다. 어쨌든 호치민은 예수, 신선, 부처와 동급이면서도 ‘호 아저씨(박호)’라는 친근한 이름으로 불린다는 게 흥미롭다.
 

- 달랏 시장은 달랏 시내의 가게들보다 커피, 농산물, 딸기, 산딸기 등의 엑기스, 방 달랏(Van Dalat)이라 불리는 베트남 제일의 와인 등이 더 싸다. 많이 차이 나는 건 아니지만. 영어를 못하는 시장 상인들에게 이것저것 물어봤지만 소통은 어려웠다. 베트남어를 공부하고 오지 못한 탓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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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잌과 와인을 사서 숙소로 들어와 마셨다. 마시다 보니 취해서 더 사먹었고 싶어 나왔는데 또 사온 와인을 다 비웠다. 그래서 우리는 계단(Hoa Binh 광장, 평화광장)으로 갔고 거기서 젊은 사내와 그의 애인이 하는 노점에서 조개류를 시켜 먹었다. 부탁을 하니 Nep Ha Noi라 하는 베트남 소주도 사다줘서 마셨다. 그리고선 대취. 거의 기억나지 않지만, 처음 달랏에 도착했을 때 길을 알려준 카페(쵸콜렛 카페 맞은편에 있는) 주인 아저씨와 그 옆 가게 악기점 아저씨, 그리고 약국 약사와 얘기를 나눈 기억 정도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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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15 16:22 2010/12/15 16:22
글쓴이 남십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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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니
    2011/01/25 15:30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이제 슬슬 안가본 곳이 나오네.
    달랏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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