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0월 27일(수요일, 4일차) : 호치민시(호치민시립박물관, 호치민시 인민위원회 청사, 오페라하우스, 중앙우체국, 노트르담 성당)

 

- 아침에 벤탄시장으로 환전하기 위해 길을 나섰다. 공식환율은 19,500VND/1USD이지만, 금은방 환전률은 20,150VND/1USD였다. 금은방에서 환전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얘기다. 여행 내내 이같은 환율 변동은 이어졌고, 이러한 동화의 위기가 베트남 경제를 위협하는 가장 큰 요소였다. 수입품 가격의 급등과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더구나 서울에서 열리는 G20을 앞두고 이른바 환율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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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전을 마치고 PHO2000에서 퍼보(Pho Bo)를 먹었다. 퍼는 베트남의 쌀국수 중 한 종류를 일컫는 것이고 보(Bo)는 소고기를 말한다. 퍼가(Pho Ga)는 닭고기를 넣은 쌀국수라는 뜻이다. 이곳 PHO2000이라는 가게는 간판 아래 Pho for the President라 쓰여 있다. 이는 2000년 11월 16일, 베트남전 종전 25년 만에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클린턴이 베트남을 공식 방문한 데에서 연유한다. 그때 그는 이 가게에서 쌀국수를 먹었다. 지금도 가게 벽면에는 그의 방문 때 사진이 남아 있기도 하다. 클린턴은 베트남에서 “미국과 베트남은 이제 적이 아니라 우호국”이라고 선언했다. 미국과 베트남은 1994년 무역 제재를 해제했고, 1995년 7월에는 교역을 정상화하는 무역협정을 체결하기도 했다. 클린턴은 그 이후에도 2006년 12월, 베트남을 방문해 베트남의 HIV/AIDS 대책에 대한 협의를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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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0am 전후해서 호치민시립박물관에 도착했다. 도자산업이 발전했다는 건 알겠지만 좀 시시했다. 전반적으로 수준은 저조하다는 느낌이었다. 박물관에 두기 뭐한 탱크, 비행기 등을 전시했다는 것도 그렇다. 박물관 행정, 경영, 디스플레이, 전시 기획, 관리 등 모든 측면에서 문제가 많았다.

 

- 옛 베트남 화폐 특별전이 열리고 있었다. 전날 TV 뉴스에서 이에 대한 꼭지가 있었다. 프랑스 식민지배 시절의 피아스타 화폐도 눈에 띄었다. 다른 전시물 중에서는 1975년 4월 30일, 사이공의 대통령궁을 뚫고 들어가는 북베트남 군의 탱크 사진이 있었다. 어제 갔던 통일궁이 바로 이곳인데, 이 통일궁의 옛 사진도 있었다. 한 구석에는 자전거 한 대가 놓여져 있었다. 1954년, 베트남이 프랑스와의 독립전쟁을 치르던 중, 마지막 결전이었던 디엔비엔푸 전투 당시 베트남 곳곳에서 디엔비엔푸로 식량과 무기를 날랐던 자전거였다. 자전거에 짐을 싣고 밀림과 산악을 행군한 베트남인들의 해방을 향한 염원을 엿볼 수 있는 유물이다. 박물관 밖에는 전투기와 탱크들이 있었는데, 전투기 날개 아래 그늘에서 쉬는 베트남 할머니가 인상적이었다. 또 이곳 거대한 나무에는 제단 같은 것이 있어 눈여겨 보게 된다. 베트남 전역에는, 심지어는 길가 가로수에조차 이런 제단 같은 게 많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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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00am 전후해서 호치민시 인민위원회 청사 앞 도착했다. 그 앞 렉스호텔 공사가 한창이었다. 렉스호텔은 베트남전 당시 미군들이 드나들고, 기자들이 드나들었다는 곳이다. 호치민 시청사 앞에는 호치민 동상이 있었는데 놀랍게도 제목은 ‘호치민’이 아니라 ‘호 아저씨(Bac Ho)’였다. 근대 이후 역사가 비슷했다 하더라도 이런 지도자를 가졌던 나라와 그렇지 않았던 한국과는 차이가 있다. 인민의 벗, 인민의 아저씨였던 호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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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37am 즈음 오페라하우스에 도착했다. 거기에는 화환 컨테스트 같은 것이 열렸다가 철거중인 것처럼 보였다. 꽃을 좋아하는 베트남 사람들. 그 틈을 타 오페라하우스 내부를 둘러보고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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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4am 즈음에는 중앙우체국과 노트르담 성당 앞에 도착했다. 중앙우체국 앞에서 너무 더워 잠시 그늘에 앉아 커피를 사먹었다. 15000VND×2명=30,000VND. 중앙우체국 안에는 서양인들이 많았다. 엽서를 보내려는 사람들. 그런데, 국제우편 가격이 너무 비쌌다. 한국에 엽서를 보내려고 했던 사람들 숫자도 많았고. 그래서 그냥 안 보내기로 했다. 중앙우체국 안에는 옛 사이공시 지도와 메콩강 유역 지도가 그려져 있다. 프랑스 애들이 남긴 유산이라 한다.
 

- 노트르담 성당 주변은 웨딩사진을 찍은 대표적인 장소 중 하나라고 한다. 여기서 처음으로 ‘아름다운 신부와 볼품 없는 신랑’으로 요약할 수 있는 베트남 웨딩사진 풍경을 처음으로 목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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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코에서 지었다는 다이아몬드 플라자 앞을 지나다가 그곳에 올라갔다. 혹 이곳 백화점에서 외장하드를 살 수 있을까 해서였다. 그런 걸 팔지는 않았다. 5층이었던가, 그곳엔 한국의 오락실에서 볼 수 있는 기계들과 함께 쥬스를 팔았다. 값은 일반적인 가격보다 비쌌다. 신기했던 건, 쥬스를 파는 곳에서 담배를 피울 수 있다는 점이었다. 담배에 관대한 베트남. 백화점에서 담배라니.
 

- 다이아몬드 플라자에는 롯데시네마가 들어와 있는데 요즘 <성균관 스캔들>에서 한창 주가가 오른 송중기가 주연을 맡은 영화 <마음이>를 상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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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코이 거리를 쏘다녔다. 커피빈도 동코이 거리에 있었다. 동코이 거리는 베트남의 명동이라 불리는 동네다. 동코이(Dong Khoi)는 1960년에 진행된 혁명운동의 이름으로 '봉기'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 동코이는 가장 땅값이 비싼 지역으로 큰 호텔, 비싼 옷가게들이 즐비하다. '자본의 봉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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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L형이 추천한 껌승 집에 갔다. 77, Bui Vien St. 처음 갔는데 정말 맛있었다. 여행자 거리에서 제일 맛있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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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15 13:32 2010/12/15 13:32
글쓴이 남십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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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고
    2011/01/11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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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o2000이닷! 데탐에서 과일 사먹은 다음날, 세균성 장염에 걸린 속을 달래준 고마운 곳. 장염 덕분에 메콩델타투어를 날렸지요. 구석구석 낯익은 거리들, 정말 그립네요.(호 아저씬 밤에 보는 게 더 멋지군요.)
  2. 2011/04/19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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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o2000은 길거리 국수집보다 훨 비싼데, 그렇게 맛있는지 모르겠더라구요... 저는 여행가면 워낙 길거리 음식을 좋아해서인가, 위생관념이 별로여서인가, 그냥 길거리에서 먹는 쌀국수가 훨 좋던데요^^
    • 2011/04/20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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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맞습니다. 저도 그래서 길거리 음식이 더 낫더라구요. 그냥 관광 명소니까 잠시 들려본 거였죠. 주로 그래서 길에서 먹었는데, 전 뭐 더럽다거나 그런 느낌 별로 없었습니다. 수많은 한국 네티즌들은 그런 걸로 베트남 사람들을 폄하하는 글을 쏟아내고 있긴 하지만 말이죠.
  3. ll
    2011/12/25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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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한 번씩 먹습니다. 길에서 들통하나 놓고 파는 할머니 한테 3000동에도 사먹어 본 적 있습니다만, 나름 값이 비싼데에도 다 이런 저런 이유가 있지 않나 합니다. PHo24보단 pho2000이 싸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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