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0월 25일(월요일, 2일차) : 호치민시(안락사, 벤탄시장, 통일궁, 전쟁유물박물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침에 일어나 열쇠를 리셉션에 맡기고 나왔다. 안락사를 찾으러 갔더니 어제 갔던 음식점이 바로 곁에 있는 것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안락사 옆에 있는 음식점에서 ‘반미(Banh Mi)’를 시키려고 했으나 먹지 못하고, 샌드위치를 먹었다. 잘못 시킨 것이었다. 아직 익혀야 할 것이 많았다.


- 커피와 함께 마셨다. 베트남에서 베트남 커피를 처음 마시는 순간이었다.

  

- 안락사를 찾았던 건 절도 절이지만 바로 앞집이 아침마다 새장들을 걸어놓고 모닝커피를 마신다는 한국 TV다큐멘터리 때문이었는데 새장은 찾을 수 없었다. 연출이었을까, 아니면 가끔 그런다는 것이었을까. TV다큐멘터리에서 볼 때는 ‘저곳이 화교들이 사는 곳이 아닐까?’ 했었지만, 베트남 사람들도 새를 좋아하고 새장을 많이 걸어두고 살기는 했다.


- 안락사를 갔더니 할아버지 한 분이 철대문 빗장을 풀고 열어주셨다. 들어오라는 손짓. ‘돈 안 내도 되냐?’고 물으니 그저 고개를 주억거리신다. 대리석으로 지어진 멋진 건물. 계단을 오를 때마다 화려한 장식이 된 조각품과 화분들이 눈에 띄었다. 청화백자류도 보이고. 그런데 1, 2층은 주로 신도들 회합, 공양 장소로 보였다. 3층이 불당인데 무척 화려한 데코레이션. 오른쪽(부처의 입장에서는 왼쪽) 협시보살은 아마도 관음보살인 듯했다. 좌협시가 관음보살이니 우협시는 대세지이고 본존불은 아미타불일 것이다. 아미타불 뒤에서부터 올라와 머리 위를 뒤덮고 있는 나무의 장식이 가장 인상적이었고 부처님 좌단 위 아래 새겨져 있는 도상들, 열반상 등도 눈에 띄었다. 불전함에 약간의 돈을 두고 나왔다.


- 본당 앞에는 할머니 한 분이 계단에 앉아 계셨고, 본당 오른편에는 작은 탑이 하나 서 있었다.


- 이곳은 한국처럼 기와불사를 하는 대신 대리석 의자 공양을 하는 게 아닐까 싶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안락사를 나와서 ‘리멤버 투어’에서 호치민 지도를 하나 얻어서 다니기 시작했다.


- 맨 처음에 벤탄시장으로 향했다. 씨클로, 쎄옴 기사들이 쉴 새 없이 말을 붙여 왔다. 그중 인상적이었던 사람은 한 쎄옴 기사였는데, 벤탄 시장은 너무 비싸니 살 게 있으면 다른 시장을 가라고 권했다.


- 벤탄시장으로 향하는 길에 가로지른 여행자 거리 곁에 있는 공원의 나무들은 놀라웠다. 하늘로 쭉쭉 뻗어올라간 나무들은 무척 컸고 잎이 무성했다. 공원 전체가 그런 나무들로 인해 시원했다. ‘세팍타크로’ 같은 걸 하는 사람들, 체육 수업을 받는 것처럼 보이는 학생들이 공원 여기 저기에 있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길을 건널 때마다 엄청난 규모의 오토바이 행렬 때문에 주저하게 되는 건 아직 어쩔 수 없다.


- 벤탄시장은 그저 아이쇼핑만 했다. 배낭이 갖고 싶었으나 참았다. 15000원 정도? 그러나 진짜 도이터(deuter)인지 노스페이스(North Face)인지는 알 수 없었다. 일본어, 중국어로 호객하다가 “오빠! 이것 좀 보고 가!” 하는 소리가 들렸다. 여기저기서 나를 보고 ‘오빠!’, ‘오빠!’ 했다. 태어나서 하루에 이렇게 오빠 소리를 많이 들은 날이 있을까. 커피가 눈에 들어왔지만, 달랏에서 사라는 말을 들었기에 이 역시 생략했다.


- 얼음 가는 가게가 인상적이었다. 수줍음 타는 어린 사내들이 귀여웠다.

 

- 육고기, 어물전이 마주보고 있는 풍경. 비린내가 심했다.


- 벤탄시장은 한국 남대문 시장 느낌이었다. 외국인들이 꼭 들르는 곳이고, 달러를 바꿔주는 곳들이 많으며, 규모와 역사도 그렇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 벤탄시장에서 나와 통일궁으로 향했다. 씨에스타인 듯했다. (11:00am~13:00pm) 그래서 통일궁 역내에 있는 카페에 가서 카페 쓰아 다(Ca phe sua da)를 마셨다. 느억 짜가 함께 나왔다. 정말 시원하고 맛있는 차였다.

 
- 12시쯤 카페를 나와서 통일궁 옆의 ‘문화공원’을 둘러보고 ‘노동자클럽’이라는 곳을 가보았는데 분위기는 영 아니올시다였다. ‘근로자회관’ 분위기였다. 그나마도 어디 위탁한 느낌이었는데 가전제품 등 물건을 팔거나 체육시설이 안에 있는 것 같았다.


- 근처의 음악원에 들렸다. 사진 못 찍은 게 뒤늦게 아쉽다. 좋은 연주회(10월 26일 8:00pm)가 열리는 듯했는데 못갔다. 이날엔 ‘내일 가야지’ 하고 생각했었지만 전체 일정상 그건 어려웠다.


- 통일궁 앞에는 탱크가 있었는데 그건 실제 통일궁을 치고 들어온 탱크는 아니었다. 그건 390번인데 하노이에 있다. 통일궁 옛 남베트남 대통령 관저 위 옥상에 있는 헬기도 특이했다. 지하벙커의 라디오 시설이 남아 있다는 점도 그랬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 통일궁을 나와 전쟁유물박물관으로 향했다. 고엽제 피해라든가 미군의 미라이 학살과 같은 자료들이 벽면을 가득채웠다. 또 베트남전쟁 당시 전세계에서 벌어진 베트남에 대한 지지 시위와 반전 데모들 사진과 각국 사회주의자, 공산주의자들의 유인물, 선전물, 포스터 등도 전시되어 있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일명 타이거 케이지. 프랑스 제국주의자들은 이곳에 베트남 독립투사들을 가둬놓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이곳을 나와 걸어서 데탐거리로 돌아왔다. 호텔 근처에 있는 노점에서 국수를 먹었는데 값이 쌌다. ‘분’이나 ‘미’인 듯했고 ‘퍼’는 아니었다. 사이공 맥주를 곁들여 마시고 숙소로 들어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다시 내려와 구찌 터널을 알아봤던 여행사에서 20달러를 환전했다. 388,000VND였다. 다음번에는 벤탄시장에서 환전을 해야겠다.


- 담배를 사려고 어린 소년과 흥정하는데 50,000VND을 부르길래 돌아섰더니 따라와서 ‘원하는 값을 불러라’라면서 30,000동을 제시한다. 됐다며 돌아섰더니 등 뒤에서 ‘Fuck you!’라 한다. 황당해서 돌아봤더니 곁에 있던 베트남 아주머니가 ‘Fuck you…’라 되뇌이면서 내게 ‘황당하지?’ 하는 표정을 던진다. 조금 걸어 담배 노점에 가서 까라벤(caraven)을 샀는데 더 황당했던 건 이게 15,000VND였다는 거다. 어제 그 젊은 여성 행상에게도 속았다는 걸 이제야 알게 되었다.


- 070 전화기로 한국 몇 군데에 전화를 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10/12/15 13:31 2010/12/15 13:31
글쓴이 남십자성

트랙백 보낼 주소 : http://blog.jinbo.net/redgadfly/trackback/62

댓글을 달아주세요

  1. 2011/04/12 14:54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베트남 다녀온지 하도 오래 되어서 거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여행기를 읽다보니 호치민에서 가짜 노스페이스 힙색을 샀던 게 떠올랐어요 ㅎㅎ

<< PREV : [1] : ... [82] : [83] : [84] : [85] : [86] : [87] : [88] : [89] : [90] : ... [142] : NEXT >>

BLOG main image
남십자성입니다. 트위터 : @redgadfly 페이스북 : redgadfly by 남십자성

카테고리

전체 (142)
잡기장 (36)
삶창연재글 (15)
무비無悲 (15)
我뜰리에 (3)
울산 Diary (7)
캡쳐 (4)
베트남 (33)
발밤발밤 (18)
TVist (10)
탈핵 에너지 독서기 (1)

글 보관함

달력

«   2024/04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전체 방문자 : 469438
오늘 방문자 : 45
어제 방문자 : 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