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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1호>3.8 세계 여성의 날, 딸들아 일어나라!

노동해방학생연대 회원 영현  

 

 

 

 “이 땅의 노동자로 태어나~자랑스런 딸로 태어나~
 사랑도 행복도 다 빼앗겨 버리고 참아왔던 그 시절 몇몇 해~
  나가자 깨부수자 성차별 노동착취~ 뭉치자 투쟁이다 여성해방 노동해방”
(민중가요 ‘딸들아 일어나라’ 중)

 

3.8 세계 여성의 날의 유래


 산업혁명 이후 많은 여성들이 가정 밖으로 나와 임금 노동자가 되었다. 하지만 그녀들은 너무나도 열악한 노동환경 속에서 착취당하였고, 가정에서는 여전히 가사노동과 육아를 떠맡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여성노동자들은 자신의 처지를 개선하기 위해 단결하고 싸우기 시작하였다. 그리하여 1908년 역사적인 3.8 투쟁이 있었다. 1908년 3월 8일 1만 5천명의 방직공장 여성 노동자들이 미국 뉴욕 룻저스 광장에 모여 가두시위를 벌였다. 공황으로 인한 경제 침체기 속에서, 당시 여성 노동자들은 하루에 12-14시간씩 먼지를 마시며 노동을 했다. 급기야 트라이앵글이라는 한 피복회사의 여성 노동자 146명이 불에 타죽는 참혹한 사건이 발생하였고, 이에 분노한 여성 노동자들은 들불처럼 일어나 거리로 나왔던 것이다. 그녀들은 ‘여성에게도 선거권을 달라’ ‘10시간 노동제를 보장하라’ ‘노조 결성의 자유를 보장하라’ ‘안전한 작업환경을 제공하라’ 라고 외치며 무장한 군대에 맞서 싸웠다.
 2년 후, 1910년 제 2인터내셔널의 노동여성회의에서 독일 사민당(SPD)의 지도자이자 국제 여성노동운동의 지도자였던 클라라 체트킨은 3월 8일을 기념하며 세계 여성의 날로 조직할 것을 요청하였다. 그리고 이후 매년 3월 8일 전세계 각국의 여성 노동자들이 집회를 갖고 거리를 행진하며 3.8 투쟁을 기념하고 여성 노동자들의 노동권을 위해 싸워오고 있다. 이와 같이 3.8 여성의 날은 성차별과 노동착취에 시달리던 여성노동자들 스스로가 싸움을 통해 쟁취한 날이다.
 

 

2005년, 여성 노동자들은 어디에 있는가


  530만 여성노동자 중에서 380만명, 10명중 7명이 비정규직, 기혼여성의 80%가 비정규직, 여성노동자의 임금은 남성노동자의 62%, 비정규직 여성노동자의 임금은 전체 정규직의 43%, 100만여명에 달하는 특수고용노동자의 대다수가 여성. 정리해고 1순위.

  이것이 바로 2005년 한국 여성 노동자들의 현실이다. 성차별과 노동탄압에 항거하며 미국의 여성 노동자들이 거리로 나선지 벌써 100여년 가까이 흘렀지만, 여성 노동자들의 처지는 여전히 열악하기만 하다.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능력보다는 외모를 중시하는 사회 속에서 받는 고용차별에서부터, 여성 노동자들의 대다수는 비정규직으로 채용된다. 그리고 언제 해고 될지 모르는 불안감과 저임금, 열악한 노동조건 속에서 노동을 해야만 한다. 겨우 최저임금을 받는 비정규직 시설관리 노동자들의 대다수는 여성 노동자이다. 특히 골프장 경기 보조원과 같은 특수고용노동자들의 경우에는 노동자성이 인정 되지 않아 노조를 만들어 자신의 권리를 보장받는 일조차 불가능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출산휴가나 생리휴가를 요구하는 것은 해고를 요구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 더군다나 그녀들이 여성으로서 겪는 성희롱과 성폭력, 그리고 가정에서 도맡아 하고 있는 가사노동은 여성 노동자들에게 이중의 억압을 가하고 있다.

 

 

딸들아 일어나라!

 이렇게 여성 노동자들이 겪는 성폭력과 노동착취는 극심하지만, 아직 많은 여성 노동자들은 싸우고 있지 못하다.집회에서 심심찮게 들리는 ‘노동형제’라는 표현처럼 진보 진영이라고 일컬어지는 곳에서도, 가부장적 행태들은 만연해 있어, 그녀들을 투쟁의 주체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더욱 힘들게 한다.
 그러나 100여년전 미국 여성 노동자들의 역사적인 투쟁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것은, 스스로 싸우지 않으면 스스로의 권리를 쟁취할 수 없다는 점이다. 3.8 여성의 날을 맞이하여 우리는 그 날의 정신을 기리며, 여성 노동자들과 함께 거리로 나서야 할 것이다. 그리고 진정으로 노동자가 여/남 성별을 뛰어 넘어 하나의 계급으로 단결하여 자본에 맞설 수 있도록, 여성을 억압하는 성차별/성폭력 그리고 가부장적 행태들과 철저하게 싸워나가야 할 것이다.

 

 

 

만약 우리가 남성들과 동등한 일을 하고 같은 임금을 받을 수 있다면,
만일 여러분이 여러분의 조직을 만들어 노동조합에 들어갈 수 있다면,
그리고 산전산후 휴가와 탁아소 시설에 어린아이를 맡길 수 있다면,
오늘 날 우리가 모든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면,
우리가 우리의 성(Sexuality)과 수태를 조정할 결정권이 있다면,
이것 모두는 바로 우리들의 어머니와 할머님들의 피나는 투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 코펜하겐 3.8세계여성의날 기념 대회 연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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