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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코디아


캐나다의 자유주의적 전통이 어떤 것인지 보인다.
XP나 위키위키만 봐도 알 수 있겠지만
캐나다에는 자유주의자들이 넘쳐난다.
초반부터 논쟁의 화두가 되었던 "자유로운 연설의 권리"부터 시작하여
(아론은 이 권리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
건물 로비 곳곳에서 얼굴을 들이밀며 논쟁하는 학생들과
자유롭게 부스를 설치하고 정치활동을 펼치는 자치조직들을 보면
개인의 의견을 존중하고 이를 쉽게 드러내는 자유주의적 전통이
전부는 아니지만 중요한 부분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들의 정치는 비전을 보여주지 못한다.
학생회는 임원 회의로 보여지는 회의를 소집하여
단 한번의 표결을 거쳐 "힐렐"을 "활동정지"시키고 "자금동결"을 의결한다.
이 처사가 대내외에서 비판을 받자 학생회는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내부의 의견 대립을 드러내는 결과만을 낳았다.
"팔레스타인인권연대"의 사미르는 TV 출연을 결심하지만 결국 이용당한다.
"힐렐"은 매우 "어른스러운" 방식의 대중정치를 수행한다.
활동정지가 결의된 이후. 우호적인 여론을 등에 업게 된다.
유대교 축일 등을 이용해 유대인들의 단합의 계기를 만들고
학생회를 고소하여 법정으로 싸움을 몰고 간다.

그리고 탈정치화된 대중은 어디나 마찬가지다.
엄청난 빅이벤트를 맞아 격렬한 논쟁과 대립이 있었지만
대다수의 학생들이 우려한 것은 "대학의 이미지 실추"로 인한 피해였다.
학생회를 이끌던 "좌파"("lefty"라 나오는데. 사회주의자는 아니다)가 선거에서 패배한 이유도
결국 이런 학내 분위기에 있었다.
콩코디아 대학 역사상 "가장 뜨거웠던" 학생회 선거에 참여한 투표자 수는
30,000명이 넘는 학생 가운데 불과 5,000명이다.

또한 정치는 여전히 남성들의 몫이다.
학생회의 회장은 사빈느라는 여성인데.(이 이름을 찾느라 한참 뒤졌다)
당연히 화면에 많이 잡히고 중요한 위치의 인물로 그려져야 정상이다.
하지만 실제 카메라의 초점은 세 주인공에 맞춰져 있고
사빈느의 생각과 의견과 행동은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
모든 자치조직은 남성들에 의해 활동이 이루어지고
정치에 무관심한 학생들을 인터뷰할 땐 의례 여성이 등장한다.

인종주의는 당사자가 아니고서 제대로 이해하기 힘들다.
유대인들의 자긍심. 팔레스타인인들의 증오.
텔아비브에서 터지는 폭탄과 가자 지구 상공에 뜬 헬기는
서로 바라보는 거울과 같다.

서로가 서로의 상을 만들어내고 이 상은 무한히 반복된다.
왜 그들은 다른 민족을 증오하는지. 왜 서로를 용서할 수 없는지.
당사자가 아니라면 정말 이해하기 힘들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참 그러고 보니

노암 촘스키가 다큐 중간에 등장한다.

근데 무지하게 뻔한 말을 느릿느릿하는 바람에

약간 실망(뭘 기대한거야)

덧붙여.
Buck 65라는 힙합 뮤지션이 참여한 사운드트랙을 링크하려고 찾아봤지만
도저히 찾을 수가 없다.
오피셜 사이트로 보이는 http://www.nfb.ca/discordia/index3.html
이 곳에서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단 전부 플래시로 된 사이트라는 점을 주의하시라. :)


* 덩야핑님의 텔아비브 폭발로 5인 사망 30인 부상에 뒤늦게 트랙백~

* 시와님의 {[sidof2004] 이스라엘을 '느낀' 두편의 영화}에도 아주 늦게 트랙백~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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