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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31쪽
[인터뷰어] 지강유철 : (...) 지식인의 사명이 바판이라는 건 인정하지만 국민들이 세대와 성별을 망라하여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상중에 일부 지식인들이 쓴 글들을 읽는 일은 괴로웠습니다. "그 죽음 앞에서 한 달을 지속 못할 입에 발린칭송도 싸구려 신파조의 추억담도 모두 접"으라니! "이상주의자 노무현과 오만한 신자유주의자 대통령 노무현을 동시에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는 용서하되 기억해야" 한다니요. 비판이야 자유지만 국민들을 깔보는 언사는 불쾌합니다. 최소한의 예의는 좀 지키자는 겁니다. 우리 국민들이너무 쉽게 잊는다는 걸 기정사실화하는 것처럼 보이는 지식인들의 생각은 반쯤만 옳습니다. (...)
[인터뷰이] 노회찬 : 저도 그런 지식인들을 곳곳에서 봤습니다. 물론 지식인 전체가 그런 건 아닙니다. 저는 이 문제가 진보니 보수니 하기 이전에, 개혁이니 민주 이전에, 이 모든 것을 넘어서는 인간으로서의 자존심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떤 예와 품격을 지켜야 하는가는 복잡한 문제가 아니지요. 다른 쪽에서 추모 인파를 비판하는 것은 그러려니 합니다. 그러나 소위 진보를 자처하는 부들이 그렇게 하는 걸 보면, 바로 그런 사고가 국민들과 진보세력의 간격을 좁히지 못하게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민과 진보세력의 거리감은 그냥 생긴게 아닙니다. 뿌리가 있는 겁니다. 이성적으로는 맞는 말일지라고 상중에는 조심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지식인들은 사안 자체를 정확하게 못 보고 있습니다.
사실 촛불 같은 경우도 한 없이 미화만 할 문제는 아니거든요. 그 긍정적인 에너지를 예상도 못했던 사람들로서 '왜 우리는 예상을 못했는가', '우리는 촛불 현상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따위의 문제를 정확하게 보아야 합니다. 자기들이 나서서 불을 지피면 언제든지 촛불이 타오를 것처럼 오버하면 안되죠. 물론 촛불도 한계가 있습니다. 작년에는 광우병 쇠고기 문제로 사람들이 많이 모였지만 용산참사 때는 그렇게 모이지 못했습니다. 시대적인 한계라는 게 있거든요. 때문에 지식인들이 자기들이 가르치면 사람들 의식이 바뀔 거라 생각하는 건 또 다른 극단적 사고라고 봅니다. 이것은 이것대로, 저것은 저것대로 이해해야 합니다. 3.1운동 끝났다고 독립운동이 끝났습니까? 3.1운동도 사회고학적으로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1운동은 독립운동의 큰 흐름에 영향을 미친 긍정적인 측면이 있습니다. 유사하지만 3.1운동과 다른 6.10만세운동, 광주학생운동도 있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이 사실은 밑으로 다 연결돼 있는 거죠.
38-39 쪽
노회찬 : 이명박 정부가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1987년의 성과 이전으로 되돌린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면 우리도 1987년 이전으로 되돌아가야 할까요? 그건 아닙니다. 6월 항쟁은 민주 대 반민주가 승리하는 기폭제가 되었고, 민주주의 시대를 열었습니다. 다시 권위주의 시대로 회구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일시적으로 이명박 정부와 같은 반동의 시기는 있을지언정 민주화를 완가앟게 역전시킬 수는 없다고 봅니다. 이제 명시적인 반민주 세력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반민주 출신인 한나라당조차도 자기의 과거를 지우고 문신도 지우고 자신들이 국민을 먹여 살리는 보수라며 변신을 했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이 시대의 한 축이 될 수 없거든요. 여기에 맞서기 위해 존재하지도 않는 반민주세력을 상정하여 민주세력 다 모여라, 이렇게는 잘 안될 겁니다. 지난 대선도 그래서 실패했거든요.
이제 국민들은 모여서 뭘 어떻게 하겠다는 거냐고, 너희들에게는 어떤 대안이 있느냐고 묻고 있습니다. 6월 정신을 계승하면서 이제는 7~8월의 노동자 대투쟁을 수용해야 합니다. 지난 20년간 6월을 이끌었던 사람들이 정권을 담당해왔습니다만 이 정권들은 7~8월의 노동자 대투쟁을 무시해왔습니다. 6월의 정신과 노동자대투쟁이 만나야 합니다. 노무현 정신은 구시대의 막내가 아니었습니다. 새 시대의 맏이의 지위에 있었던 겁니다. 다만 노무현의 현실이 구시대의 막내였던 것이고, 그 괴리감 때문에 여러가지 일이 있었던 거죠. 이제는 노무현 정신을 정신으로만 계승하면 안 되고 온전히 그 정신을 실현하는 데까지 나가야 합니다. 그렇게 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 되었습니다. 과거의 추억을 팔아서 정치를 해서는 안 됩니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힘들더라도 그 길로 나아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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