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지난주 목요일 저녁, 아빠에게서 전화가 두 통 왔다. 나는 받지 않았고, 다시 걸지도 않았다. 상처받을 게 뻔하다고 생각했다. 마음은 무거웠지만, 잠 자고 일어나니 역시 잊을 수 있었다.
금요일은 생일이었다. 그리고 토요일에 엄마네 집엘 갔다. 목요일에 아빠한테서 전화 온 게 신경이 쓰여, "아빠가 엄마한테는 전화 안 했어?"라고 했더니, 역시나 전화했댄다. 근데, 어인일로 내 옷 치수를 물어보고 끊었다고 했다. 그리고는 분홍색 쇼핑백을 들어보였다. "이거 아빠가 너 주라고 놓고 갔어."
.
태어나서 처음으로 아빠가 주신 생일선물이다. 당황스러웠다. 참을 수 없이 눈물이 났다. 영화라면 이쯤에서 "컷" 사인이 나겠지. 엔딩자막이 올라갈지도 몰라.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내년은 또 어떻게 될지 예상할 수 없다.
.
지금도 생각하면 의지와 무관하게 눈물이 난다. 그 오래된 상처에 지독히도 무뎌지지 못하는 나는, 어렸을 때 <동물의 왕국>에서 본 어떤 동물을 닮았다. 지평선이 보일 듯한 아프리카 초원지대에서 한쪽 귀에 파리가 들어가 홀로 빙글빙글 맴도는 영양 한 마리.
.
댓글 목록
당고
관리 메뉴
본문
루냐- 생일이었네- 늦었지만 축하해요- 곧 보자:)부가 정보
navi
관리 메뉴
본문
나도 볼래!부가 정보
루냐
관리 메뉴
본문
당고/ 곧 봐요:)navi/ ㅋ 나비나비. "navi=당고동생".
부가 정보
무한한 연습
관리 메뉴
본문
늦었지만, 진심으로 생일 축하해요(^0^)-부가 정보
uGonG
관리 메뉴
본문
얼마 전 저도 친구와 대화하다 과거의 일을 생각하다 "의지와 무관하게 눈물이 난"적이 있어요. 그 당시에는 그렇게 눈물나는 일이 아니었는데, 다시 생각하면 말하기도 힘든 그런 일이 되버린 일이 있더라고요.생일, 축하해요 -
부가 정보
navi
관리 메뉴
본문
으잉? 내가 당고동생?부가 정보
루냐
관리 메뉴
본문
uGonG/ 응, 그랬구나... 가끔, 그렇게 울 수도 있는 것 같아요.navi/ 아, 그러니까.. "나도 볼래!" 하는 말이 마치 동생 같은 느낌을 줬다는.. ㅋㄷ 혹시 신경 쓰인 거? 에엣, 그런 의도 아니었는데ㅡ 미안미안
부가 정보
sesism
관리 메뉴
본문
저런저런, 생일이었군요. 늦었지만 축하해요. 그리고 토닥토닥 :)부가 정보
루냐
관리 메뉴
본문
sesism/ 저런저런이라니요-ㅋ 사는 게 그렇죠 뭐(-_-; 혼난다). 축하해주시고 다독여주셔서 고맙습니다:)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