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타이밍

타이밍.이라고 쓰니 '졸음 쫓는 약'이 생각나지만

텔레파시인지 운 좋게 타이밍이 맞은 것인지 어쨌거나 나는 적절한 순간에 위로를 받았다.

 

나는 번역이 엉망인 책을 작업 중이다. 역자를 원망하고 책이 이렇게 밖에 나올 수 없는 이 상황(빠듯한 마감 일정)을 안타까워하고, 나의 가난한 영어 실력을 부끄러워하며, 원고와 열흘 정도 씨름하고 편집장님에게 원고를 제출했다. 나의 씨름은 결국 '뒤집기'에 성공하지 못했고 편집장님은 여전히 엉망인 원고를 보고 있다. 결국 출간 예정일을 보름 정도 미루고 말았고, 나는 오케이 원고의 교정사항을 반영하고 있다.

아흑, 오케이 원고는 고칠 게 없을 수록 100점에 가깝다는 느낌을 받는데 이건 30점도 못 받을 것 같다. orz

아무리 원고가 못났기로서니 이게 뭐냐고 편집자로서의 내 자질을 의심하며 '이거 담배 생각이 절로 나는구나' 하고 있을 때,



[있잖아 나는 너의 1번(핸드폰 단축번호 1번. 상징적 의미이기도 하다)인 게 정말 자랑스러워. 근데 정말 그래. 호호 할머니가 될 때까지 너의 1번이 될테야. 너도 물론 나의 1번이 되어줘.]

 

아, 웅, 정말...?

 

내가 나를 부끄러워하고 있을 때 누군가 나를 자랑스러워하는 거.

아무런 기대 없이, 특별한 이유 없이, 그냥 나 자체를 자랑스러워한다는 거.

보고 싶다, 좋아한다, 사랑한다는 말만큼이나 나를 행복하게 한다. (고마워 ♡)

(근본적인 해결은 아니지만 덕분에 기운을 좀 차렸다. 읏챠, 또 시작해볼까나.)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