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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4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6/03/05
    딴지툰펌
    HelterSkelter
  2. 2006/03/01
    햄스터 굴욕사건
    HelterSkelter
  3. 2006/02/28
    음식업주들 “우리 창녀취급한 건 사과 안하나”
    HelterSkelter
  4. 2006/02/28
    뽀글이 생활백서
    HelterSkelter
  5. 2006/02/27
    '게장백반'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HelterSkelter
  6. 2006/02/27
    모아주는...
    HelterSkelter
  7. 2006/02/25
    최민희의 <빤스와 가리고쟁이>
    HelterSkelter
  8. 2006/02/25
    연재기사 | 전운혁의 <아니메 월드> + 종합
    HelterSkelter
  9. 2006/02/24
    남노당 만화
    HelterSkelter
  10. 2006/02/24
    '황빠'가 된 '노빠'들을 우려하는 이유
    HelterSkelter

딴지툰펌

 

 

다세포소녀 56화 -- 신조협려 판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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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스터 굴욕사건

 

 

햄스터 굴욕사건
2006-02-28 18:15 | VIEW : 1,268

PC 정보 사이트인 매니안 닷컴( http://manian.dreamwiz.com/ )에 '햄스터'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동영상입니다. 최근 다음, 네이버 등의 포털사이트 게시판들에 '햄스터 굴욕사건' 등을 검색하면 흔히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 안에 있는 햄스터가 옆에 있는 쳇바퀴를 발견하고 올라  달리기를 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달려도 제자리. 결국 햄스터는 쳇바퀴에서 튕겨 나옵니다.

네티즌들은 "아이고 귀여워라", "진짜 미칠듯한 스피드는 저런 거구나"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돌아다니는 게시물에는 이 동영상의 출처가 전혀 표기돼 있지 않았습니다. 출처를 알고있는 독자들은 댓글을 남겨주시길 바랍니다.

출처 : http://manian.dreamwiz.com/board/view.asp?bid=A060101&no=518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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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업주들 “우리 창녀취급한 건 사과 안하나”

300만...... 점입가경... 입추의 여지도 없이

 

 

음식업주들 “우리 창녀취급한 건 사과 안하나”


“술에 취해 음식점 주인으로 착각해 실수했다니, 그럼 우리는 맘대로 성추행을 해도 된다는 말인가.”

동아일보 여기자를 성추행하고 당직을 사퇴한 최연희 한나라당 의원의 해명에 음식점 주인 등 외식산업 관계자들이 크게 분노하고 있다.

사단법인 한국음식업중앙회(회장 고인식, 이하 중앙회)는 28일 성명을 내고 “최 의원의 해명이 우리를 더욱 분노케 한다”며 “지금 당장 전국 60만 업주와 300만 음식업 가족들에게 무릎 꿇고 사죄하고 국회의원직 등 모든 공직에서 지체 없이 물러나라”고 강력히 성토했다.

중앙회는 “식당 주인도 함부로 대하는데, 그동안 종업원들은 얼마나 무시 했겠는가”라며 “만약 최 의원이 어물쩍 넘어가려 한다면 집단 규탄대회로 퇴진을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앙회 허홍구 홍보국장은 “최 의원이 한나라당과 여기자에게는 머리를 숙이고 사죄했지만 우리들에게는 사과 비슷한 것도 하지 않았다”며 “땀 흘려 정직하게 일하는 사람들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혔다”고 비난했다.

허 국장은 “성추행 보도 이후 중앙회에는 하루 200여 통씩 전화가 걸려와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라며 “‘장사를 안 해도 좋으니 명예훼손으로 고소하자’, ‘촛불 시위라도 벌이자’는 분들이 대부분”이라고 강경한 분위기를 전했다.

허 국장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번 사건을 정략적으로 이용하려는 시도가 있어 우려스럽긴 하지만, 우리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집단행동에 들어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밖에 사단법인 한국외식경영학회, 한국외식산업회, 전국대학 조리과 교수협의회, 각 대학 외식산업 경영자 과정 동문회 등 11개 외식산업 관련 단체들도 이날 성명서를 내고 최 의원의 사과와 공직 사퇴를 촉구했다.

단체의 움직임과 별도로 음식점 종사자들은 “최 의원의 변명을 듣고 자괴감을 느꼈다”며 중앙회 홈페이지(www.ekra.or.kr)와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비난을 쏟아냈다.

ID ‘김주영’은 “최 의원의 비하발언은 우리 아이들에게도 깊은 상처가 되고 있다”며 “몰지각하고 부도덕한 발언을 당당히 따져서 전국의 수백만 음식점 가족의 명예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기전’은 “우리 집 딸아이가 인터넷에서 기사를 보고 이 참에 식당을 그만두라고 했다”며 “많은 식당 여주인들이 자식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느냐고 난리다. 이번 사안은 가볍게 보고 지나갈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김인철’도 “대한민국의 음식점을 운영하시는 분들을 아주 창녀 취급했다”라며 “우리의 형제이자 누나이자 부인인 이들이 왜 그런 취급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 열심히 일한 것도 죄냐”고 비난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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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글이 생활백서

말려죽이려는 듯...

 

 

뽀글이 생활백서
2006-02-24 14:26 | VIEW : 4,204
인터넷 상에는 '~~생활백서' 시리즈가 넘쳐나고 있습니다. SK텔레콤의 '현대생활백서'라는 TV CF 이후 그것을 패러디한 것입니다. 네티즌들의 패러디 필수요소라 할만큼 인기가 굉장합니다.

KBS 개그콘서트에는 '현대 생활백수'라는 코너를 선보이고 있으며, 유머 커뮤니티 사이트인 풀빵닷컴의 처세술과 관련된 '현대 처세백서', SBS 드라마 서동요의 팬들이 만든 '서동 생활백서', 동물을 사랑하는 한 네티즌이 만든 '동물사랑 생활백서' 등 '현대생활백서' 패러디물이 수없이 많습니다.

최근에는 공군의 사이버 홍보팀이 '장병생활백서'를 만들었습니다. 클릭 e공군소식이 전한 '장병생활백서' 2편은 '뽀글이'입니다. '뽀글이'란 봉지라면을 뜯어서 봉지에 컵라면을 조리하듯 생라면에 뜨거운 물을 부어 먹는 것을 말한다고 합니다.

다음은 공군이 만든 '장병생활백서' 입니다.







▽ 관련기사
- 절대킹카 만났을 때
- 퀸카 번호 따는법
- 누워만 있으면 돼
- 동물사랑 생활백서
 
일등
원래 부셔서 숟가락으로 떠먹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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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장백반'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나를 말려 죽이려는 게로구나

 

 

'게장백반'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밥 한 그릇이 순식간에 뚝딱, 역시 밥도둑
텍스트만보기   조찬현(choch1104) 기자   
봄볕이 따사롭습니다. 자칫 입맛을 잃기 쉬운 나른한 봄입니다. 오늘 점심 뭐 좋은 게 없을까, 고민하시는 분들에게 게장백반을 적극 추천합니다. 전남 여수 봉산동의 황소식당에 가면 간장게장, 양념게장, 왕새우게장, 굴 무침 등 맛깔스런 반찬이 무려 15가지나 나옵니다.

▲ 흰 쌀밥위에 올려진 간장게장과 양념게장이 먹음직스럽습니다.
ⓒ 조찬현
넉넉하고 푸짐하게 차려진 한 상이 1인분에 5천원. 가격에 한번 놀라고 그 맛에 또 깜짝 놀랍니다. 거기에다 덤으로 맛있고 개운한 조기매운탕까지 줍니다. 검정 쌀을 넣어 고슬고슬한 밥을 넉넉하게 대접에 듬뿍 담아 내옵니다. 주 메뉴인 간장게장의 맛은 짜지 않고 삼삼해서 누구나 다 입맛에 맞습니다. 살이 꽉 찼습니다. 양념게장 또한 신선도가 뛰어나고 매콤한 맛이 일품입니다.

▲ 양념게장
ⓒ 조찬현
황소식당에서만 특별히 선보인 왕새우게장은 한입 깨물자 삼삼하게 적당히 간이 밴 새우 살이 입안에 가득 씹힙니다. 간장게장은 깨물어 먹어도 치아에 전혀 부담이 없이 아주 부드럽습니다. 푸짐한 상차림에 비해 정말 저렴하고 맛깔스럽답니다.

▲ 간장게장
ⓒ 조찬현
봄날의 미각을 게장백반에서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밥 한 그릇이 순식간에 뚝딱 사라집니다. 역시 밥도둑이란 말이 과장된 표현이 아니었음을 확인하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답니다.

▲ 기본상차림, 여기에다 조기매운탕까지 덤으로 내온다.
ⓒ 조찬현
여수 봉산동의 원광한방병원 부근에 게장 백반집이 여러 곳 있습니다. 어느 집을 가도 다 값싸고 푸짐합니다. 기쁜 마음으로 여유롭고 넉넉한 식사를 즐길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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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아주는...

 

 

가슴을 모아주는…
2006-02-26 18:30 | VIEW : 4,314
컬러로 된 책이 놓여있습니다. 책에는 브래지어를 착용한 여성의 가슴 부분이 2페이지에 걸쳐 그려져 있습니다. 각 페이지의 브래지어 끝 부분은 끈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어떤이의 손이 그 끈을 잡고 있는데요. 이 끈을 잡아당겨 보면 어떤 일이 생길까요?

가슴이 가운데로 모아지게 됩니다. 즉 위 이미지는 가슴이 모아주는 기능을 갖고 있는 브래지어의 광고로 보입니다. 이미지의 오른쪽 아래에는 Wonderbra라고 적혀 있는데요. 브래지어의 상표가 Wonderbra인 모양입니다. 최근 인터넷 게시판에는 이 브래지어 회사의 광고 이미지가 자주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이 Wonderbra 광고의 내용을 몇가지 살펴보면, ▼뉴턴의 만유인력의 법칙은 틀렸다. 가슴을 위로 모아주기 때문. ▼줄을 설 때 앞사람과 간격이 넓어졌다. ▼윗옷의 단추가 떨어져 나갔다. 등이 있습니다. 대부분 Wonderbra를 착용했을 때 이런 일들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광고의 주제입니다. 이를 보고 네티즌들은 "재미있다", "기발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브라를 착용했더니 시야가 가려져서 다른 신발을 신은 것도 몰랐다

▲브라를 착용했으면 경주에서 이겼을텐데…

▲브라를 착용했더니 칠판 가운데 부분만 지워졌다.

▲가슴이 확대된다.

▲단추가 떨어져 나갔다.

▲가슴 그림자 때문에 발 선탠이 잘못됨.

▲앞 사람과의 간격이 넓어졌다.

▲뉴튼턴 만유인력의 법칙은 틀렸다. 가슴을 위로 모아주기 때문.

원더브라 홈페이지 : http://wonderbr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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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희의 <빤스와 가리고쟁이>

 

 

 

연재기사 | 최민희의 <빤스와 가리고쟁이> + 사는이야기
빤스와 가리고쟁이 7 - 생명탄생의 보고 자궁(子宮)
텍스트만보기   최민희(mother) 기자   
문화는 주어진 환경조건에 대응한 인간의 응전방식이다. 각 나라의 민족문화에 대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편견은 민족문화 = 지배층문화라는 등식이다. 1%의 지배계층이 가진 상층문호와는 별개로 80%의 서민이 갖는 끈질긴 삶의 문화가 있다. 그리고 지배층의 문화는 외세의 침입으로 쉽게 윤색되어 침입한 외세의 문화에 동화된 반면 서민문화는 한반도를 지키는 유일의 문화로 굳세게 이어져 왔다.

여인의 머리모양을 보아도 그렇다. 쪽머리와 이은 머리가 유행한 시기를 보면 더욱 명확해진다. 고려시대 몽고가 침입한 이후 변발이 유행했다는 기록을 보면 처음에 왕족이, 다음에 양반들이 몽고의 문화를 따라갔음을 알 수 있다.

유행이라는 것이 본래 지배계층의 문화가 아래로 아래로 전파되어 일반화되는 것인데, 유행을 따라가는 데에는 일정한 물적토대가 필요하다. 이민족의 침입으로 절대절명의 생존위기에 빠졌던 서민들은 몽고의 변발을 따라할 물적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양반에서 돈있는 중인으로 이어지는 몽고문화와 일정 거리를 둘 수 있었다.

가리고쟁이는 그러한 서민문화의 대표적 표현이다. 살아남기 위해 자연과 친화되었던 서민들의 지혜로운 선택이었다. 속곳을 겹겹이 입은 양반이나 궁중 여인네들은 종종 '병명'을 알수 없는 질병에 걸려 '하혈'을 하며 죽어갔다는 기록이 있다.

지금 돌이켜 보면 자궁내 폴립(작은 지방덩어리가 결집된 것)이나 근종 등등이 악화된 결과라 유추해볼 수 있는데 그나마 궁중여인이나 양반은 병에 걸리면 '약'이라도 쓸 수 있었겠지만 서민들이야 어디 그럴 여유가 있겠는가.

병에 걸릴 확률을 낮추는 생활을 자연적으로 할 수밖에 없었고, 혹 병에 걸리면 천명으로 알고 죽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해방이후 미국 자본주의와 함께 들어온 문화는 성질이 근본적으로 달랐다. 자본주의의 대량생산은 유행의 전사회화를 이루었고, 흔히 팬티라 이야기되는 서양식 빤스가 급속하게 전파되었다. 이와 함께 코르셋 등 서양의 하의 문화가 함께 유입되게 되는데 그 문화가 보급된후 정확히 30년 후부터 우리 사회 여성의 자궁에 비상이 걸리게 된 것이다.

자궁은 아들 子자, 궁전 宮로 이루어졌는데 우리 몸에서 유일하게 궁전 宮자가 붙은 기관이다. 탄생을 기다리는 새생명이 둥지를 트는 곳으로 그만큼 소중하다는 의미일게다. 소중하기 때문에 깊숙한 곳에 위치해있고 겹겹의 방위막이 쌓여 있다. 그래서 신체 어느 부위보다 통풍에 장애를 받기 쉬운 곳이다. 통풍이 잘 안된다는 것은 산소공급과 노폐물 배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으로 서양식 팬티와 코르셋으로 더욱더 통풍을 막을 경우 노폐물정체로 갖가지 염증이 생길 위헝이 있다.

가리고쟁이로 대변되는 전통 하의문화를 지킬 경우 그런 염려는 애시당초 할 필요가 없다. 밑이 툭 트인 가리고쟁이와 통치마를 입게 되면 여름이건 겨울이건 바람이 술술 통하고 자궁내에 산소공급은 물론 노폐물배제가 원활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노폐물이 잘 배설되고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면 자궁벽이 튼튼해지고 염증이 잘 생기지 않으므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

자궁벽에 염증이 생기면 초기에 질 분비물의 색이 진해진다. 이는 콧물과 똑같은 이치이다. 하얀 콧물은 외부 이물질이나 기온변화에 대응하여 코벽이 내는 분비물로 이 분비물은 이물질이나 추운 기온으로부터 피부근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일단 세균이 감염되어 염증이 생기고 나면 콧물이 누렇게 변하게 된다. 우리몸의 면역체계가 세균이나 바이러스와 싸운 결과로 생긴 분비물을 내보기 때문이다. 바꾸어 말하면 세균과 면역체계 사이에 작은 전쟁이 일어나고, 전쟁터에서 사람이 부상할 때 피를 흘리듯, 누런 콧물이 흐르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질분비물의 색이 진해지기 시작하면 자신의 몸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안된다.

이런 사람은 다음 세가지를 기본적으로 지키지 않으면 안된다.

1) 몸에 꽉 끼는 청바지, 면바지, 거들, 팬티스타킹은 당장에 버려야 한다.
2) 몸에 꼭 붙은 서양식 팬티를 버리고 가리고쟁이를 입어야 한다.
3) 집에 돌아가서는 가능하면 치마를 입어 자궁의 통풍을 도와주어야 한다.

단순히 질분비물의 색만 진해진 것이 아니라 가끔 하복부가 이유없이 아프다든지, 생리때 유난히 배나 허리가 아픈 사람들은 보다 심화된 조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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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기사 | 전운혁의 <아니메 월드> + 종합

 

 

 

연재기사 | 전운혁의 <아니메 월드> + 종합
국내 개봉 1호작 <아키라>
일주일 뒤 강제 철거 사태 맞아
저패니메이션의 문화적 저력과 우리 왜곡된 역사 ①
텍스트만보기   전운혁(ourworld) 기자   
▲ 무사쥬베이
2001년 상반기까지 국내에 개봉된 일본 애니메이션은 <무사 쥬베이>와 <인랑>,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포켓몬스터―뮤츠의 역습> 등 모두 네 편이다.

이 가운데 흥행에서 가장 성공한 작품은 <포켓몬스터>로, TV시리즈에서 비롯된 "아동물"이라는 세간의 인식에도 불구하고 서울관객만 28만여 명을 동원했고, 일본을 대표하는 애니메이션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의 1984년작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는 지난 12월 개봉돼 서울관객 11만여 명(전국 14만여 명)을 기록한 채 막을 내렸다.

<바람계곡의 나우시카>가 무려 일반에 처음 공개된 지 17년이 지난 '노땅'이라는 점에서, 그리고 영화계의 추정에 의하면 2001년 6월 현재 불법 복제본을 포함하여 약 80만 개의 비디오/CD/LD가 한국시장에서 팔려 나갔거나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다시 말해 이미 국내 정식 개봉 전에 "볼 사람은 거의 다 본" 영화라는 점에서 서울 11만여 명의 수치도 상당한 선전으로 받아들여졌던 상황이다.

ⓒ 인랑
'극장에서 커다란 스크린으로 제대로 된 화면을 감상하고 싶다'는 매니아적 수요를 제외하면, 신규 수요를 창출할 가능성이 처음부터 거의 없었던 <바람계곡의 나우시카>가 형성시킨 시장은 스크린과 비디오를 제외하고도 또 하나 있다. 바로 만화책 시장.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는 원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일본의 저명한 만화잡지 <월간 아니메쥬>에 연재했던 작품으로, 그 만화 내용 중의 일부를 시나리오화해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케이스였다.

그 원본 만화책을 국내에서 '학산문화사'가 7권짜리 무삭제 번역본으로 묶어 발간했고, 신기하게도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만화책은 "만화 = 대여용 or 업소용"이라는 저간의 공식을 깬 채 오히려 국내에서 판매용으로 더 인기를 끌고 있다.

무려 석달 동안이나 각 대형서점과 인터넷서점의 문화관련 서적 베스트 10에 이 7권짜리 장편만화는 당당히 자리를 차지했었고, 지금도 꾸준히 팔려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그리고 이제 올 여름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또 다른 대표작 <이웃의 토토로>가 국내 극장에 공개될 채비를 마친 상태다.

<이웃의 토토로>는 또 어떤가? 이미 그 불법 비디오본과 CD가 국내에 200만 개 이상 팔린 것으로 확실시되고, 버젓이 자막까지 달린 채 고화질의 화면을 초등학생부터 어른들까지 봐온 상태다.

또한 국내 각 '애니메이션 동호회'를 통해 인터넷에서 유통되고 있는 파일까지 감안하면, <이웃의 토토로>를 본 사람들의 수는 헤아리기 어렵다. 아울러 이미 '토토로'의 캐릭터는 인형으로, 각종 팬시 상품으로 만들어져 많은 인기를 누려왔었다.

'애니메이션의 왕국' 일본의 유행을 넘어 이제 본격적으로 한반도 상륙을 개시하고 있는 일본 만화산업의 저력은 도대체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선 먼저 앞서 언급했던 상황들의 이면에 감추어진 우리의 아이러니한 역사를 먼저 되짚어봐야 할 듯하다.

ⓒ 이웃의 토토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본 애니메이션의 국내 극장 개봉작 1호는 가와지리 요시야키 감독의 <무사 쥬베이>라고 알고 있지만, 사실 이는 잘못된 얘기이다.

이제부터 언급하는 사실들은 우리나라에서 해방 후부터 최근까지 버젓하게(?) 이어진 '일본 애니메이션의 왜곡된 역사' 가운데 주요한 단면이 될 것이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국내 극장 개봉작 1호? 그것은 바로 오토모 가츠히로 감독의 역작 [아키라 Akira]이다. 1988년 일본을 비롯해 전세계에서 이 영화가 공개되었을 때, 국내에선 곧 이어 서울의 한복판 대한극장에 내걸리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다.

ⓒ 아키라
비로소 일본 애니메이션이 국내 극장에서 상영될 수 있게 된 것은 일본문화 3차 개방이 발표된 작년 여름에서야 가능해진 일이었고, 게다가 지금 현재까지도 일본 영화는 '부분적으로만' 개방되어 저패니메이션의 경우 공식적인 세계 주요 영화제의 수상작이라야 들여올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1988년에, 그것도 국제 영화제 수상작이 아니며, 게다가 시뻘건 폭력이 난무한 사이버펑크물 <아키라>가 국내의 대표적인 극장 '대한극장'에서 상영되다니?

수입사측은 <아키라>의 폭력적인 장면을 적당히 걷어내고, 또한 왜색이 느껴지는 부분을 교묘히 지운 후, 거기에다가 성우 더빙까지 입히는 치밀성을 더해 일본 작품이 아닌 헐리우드작으로 둔갑시켜 이 영화를 극장에 내건 것이다.

물론 곧 이런 사실이 들통나 <아키라>는 일주일 만에 극장에서 강제 철거되는 '사태'를 겪고 말았는데, 이런 해프닝 속에 바로 우리의 아이러니한 저패니메이션 상륙 역사가 녹아나고 있다.

더 많은 무수한 예가 있지만, 여기선 일단 <원령공주>의 사례를 하나 더 들어보기로 하자. 일본에서만 240여 개 극장에서 개봉되어 5개월 만에 1천만 명이 훨씬 넘는 극장관객을 동원했던 메가 히트작 <원령공주>는 부연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국내 팬들에게 익숙한 상태다. 단일 작품으로 1997년 당시의 국내 비디오 시장 전체규모 2500억 원을 능가하는 300억 엔(약 3천억 원)의 흥행 실적을 남겼을 정도이니….

이 <원령공주>의 판본이 우리나라 일반에 처음 들어온 것은 1997년 이 영화가 한창 일본에서 상영되던 바로 그때였다.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한다면, 1997년 <원령공주>가 대만에서 상영되고 있던 당시이다. 그때 우리나라 한 대학생이 대만에 놀러갔다가 광둥어(廣東語) 더빙판으로 상영중이던 <원령공주>를 보게 되었고, 이 극장 화면을 캠코더로 몰래 찍어 국내에 들여온 것이다.

ⓒ 원령공주
일본만화 캐릭터들이 중국어로 말하는 이 불량화질의 캠코더판은 곧바로 국내 ○○○대학 중국어과 학생 두 명에 의해 번역 작업이 되었고, 이 번역물이 같은 대학 영화동아리에 의해 자막으로 입혀져 주위에 돌게 되면서 <원령공주> 국내 유통 1호작을 기록한 것이다. 그러나 이때만 해도 가까운 사람들을 통해 복사하거나 빌려보는 수준이었다.

그로부터 석달여 후 일본에서의 개봉이 끝나갈 즈음, 1300만 관객 동원과 엄청난 흥행 성공 소식이 국내에도 본격적으로 알려지고 나서, 중국어판이 아닌 정식 일본판이 이제 불법 복제되어 청계천 골목을 넘어 강남역 사거리 대로에서까지 버젓하게 만원씩에 팔리게 된다. 그러나 이때만 해도 아직 화질 수준은 몇 번의 재생작업을 거친 탓인지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었다.

그리고 다시 두달여 후, 일본을 방문했던 우리나라의 한 여배우가 정식 출시된 <원령공주> 비디오 테잎을 구해 들어왔고, 이 정식판에 일본영화 번역 전문가의 꼼꼼한 자막 작업을 더해 드디어 국내에서도 제대로 된 <원령공주>를 감상할 기회가 주어지게 되었다. 그러나 이 역시 '불법'인 것은 두말 할 나위없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로부터 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원령공주>는 본격적으로 국내에 정식 개봉되지 못하고 있다. 말하자면, 이것이 <원령공주>를 둘러싼 우리의 우여곡절 역사인 셈이다.
# "일본 문화개방 시대, 저패니메이션의 문화적 저력과 우리의 왜곡된 역사"는 총 6회에 걸쳐 연재되며, 매주 2번, 화요일과 금요일에 업데이트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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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노당 만화

수레떡...

 

 

2005. 8. 26. 금요일
남로당 명랑만화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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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빠'가 된 '노빠'들을 우려하는 이유

 

 

'황빠'가 된 '노빠'들을 우려하는 이유
[반론] 서영석씨의 '똥물보다 못한 진중권'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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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평론가 진중권씨가 황우석 서울대 교수를 지지하는 특정 웹사이트를 정면으로 비판하는 기고문을 보내왔습니다. 진씨가 지난 6일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서프라이즈>의 노골적인 황 교수 지지 행태를 비판하자 언론인 서영석(<서프라이즈> 개설자)씨가 같은 날 '똥물만도 못한 진중권!!'이라고 반박하는 글을 올린 바 있습니다. 진씨는 <오마이뉴스> 기고문에서 서씨의 주장에 대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편집자 주>
▲ 지난 1월 12일 오전 황우석 교수가 서울대 조사위원회 최종 조사결과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회견을 마치고 나서는 가운데 지지자들이 피켓을 들고 황 교수를 향해 "힘내세요"를 외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황우석 박사 연구재개 지원을 위한 촛불행사'가 지난 4일 저녁 서울 광화문네거리 동화면세점 앞에서 '황우석 연구재개지원 국민연합' 회원 2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황홀경(黃惚境)

황 교수는 국민을 '엑스타시'에 빠뜨렸다. 그 황홀경 속에서 한국의 기술은 세계 최고의 수준에 도달했고, 해마다 33조의 거액이 거저 한국에 들어왔고, 휠체어에 앉은 환자들이 벌떡 일어나 걸었다. 이 비전은 환각으로 드러났고, 한 때의 열광은 차가운 환멸로 바뀌는 중이다. 하지만 휴거가 없다고 어디 종말론이 사라지던가? 줄기세포가 없어도 황 교수에 대한 신앙은 영원히 죽지 않을 게다.

데자뷔

어디서 많이 보던 장면이다. 패전이 임박하자 총통의 전능을 믿는 자들은 "총통은 잘못 없고 아랫것들 잘못"이라고 했다. '황빠'들 역시 똑같은 논리를 편다. 노성일이 나쁘다고 어디 황우석이 결백해지겠는가? 사실은 분명하다. 논문은 조작됐고, 줄기세포는 없다. 남은 것은 이 총체적 사기극을 일으킨 너절한 공모의 구체적인 실상뿐. 사태의 책임은 그 논문으로 세계적 명성을 누린 그 사람에게 돌아간다.

패전이 임박해도 총통의 찬양자들은 끝까지 총통이 비밀병기로 전세를 역전시킬 것이라 믿었다. 황빠들 역시 검찰수사에서 일거에 전세를 역전시킬 '마지막 한 방'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논문은 조작됐고, 줄기세포는 없다. 핵심은 이것이다. 이미 대마가 잡힌 상황에서 귀퉁이 싸움에 헛된 희망을 걸어서 뭐하겠는가. 그런다고 없는 줄기세포가 다시 나타나기라도 한단 말인가?

그래, 그들의 주장대로 황우석은 까맣게 모르고 모든 조작을 밑의 사람들이 했다고 하자. 그럼 더 큰 문제가 남는다.

즉, 도대체 뭘 근거로 황우석은 "6개월만 주면 재연해 보이겠다"고 했단 말인가. 그는 "부끄러운 말이지만" 줄기세포 배양과정에 관해서는 잘 모른다고도 했다. 그런데 아무 것도 모르는 그가 무슨 재주로 6개월 안에 체세포복제 줄기세포를 다시 만들어낸단 말인가. 이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가?

노빠에서 황빠로

▲ 황우석 교수를 지지하는 인터넷 카페 '아이러브 황우석' 회원들이 지난해 12월 6일 오전 황 교수의 조속한 연구복귀를 희망하며 서울대 수의대 입구부터 연구실까지 진달래꽃으로 꽃길을 만들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아이러브황우석' 같은 팬카페에서 그러는 것은 그래도 이해가 간다. 어차피 사람들마다 성향이 달라, 인구의 일정 비율은 잿빛 현실에서 황금빛 가상으로 도피하고 싶어하기 마련이다. 하긴 황홀한 엑스타시에 빠져 있다가 줄기세포가 없는 황량한 현실로 돌아오려니 얼마나 고통스럽겠는가.

그런데 <서프라이즈>와 같은 친노 사이트까지 이런 사람들의 대열에 가세한 이유는 도대체 뭘까?

흔히 '개혁적'이라 불리는 매체들은 황 교수 사건이 터졌을 때부터 보수언론들과 달리 황 교수에 대해 비판적인 스탠스를 취했다. 문제를 제기한 MBC가 그랬고, 그냥 덮일 뻔한 의혹을 다시 끄집어낸 <프레시안>이 그랬고, 그보다는 좀 더 유보적이었지만 <한겨레>와 <오마이뉴스>도 그랬다. 그런데 정작 '친노'를 표방하는 <서프라이즈>에서만은 이들과는 완전히 다른 행보를 하고 있다.

<서프라이즈>가 '나홀로 황빠'의 길을 걷게 된 데에는 정치적 배경이 있다. 황우석이 노무현 정권이 자랑하는 과학기술정책의 상징이었기 때문이다.

정권에 대한 과잉충성에서 이들은 황우석에 대한 비판을 정권에 대한 공격으로 보았다. 그러다가 사태가 이상하게 흐르기 시작하자 '관성'에 따라 움직이다가 결국 스스로 옴짝달싹 못하는 '체크메이트' 상태에 빠져버린 것이다.

분열증이 대중의 혁명?

더 황당한 것은 쌍생아인 <서프라이즈>와 <데일리서프라이즈> 사이에도 논조에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서프라이즈>가 온갖 음모론을 비롯하여 '황빠'의 논리를 무차별적으로 재생산해 낸다면 <데일리서프라이즈>는 사안에 비교적 비판적으로 접근을 하고 있다. 이것을 보면서 두 매체 모두에 관여하고 있는 서영석씨가 걱정스러워졌다. 이거야말로 전형적인 '분열증'이 아닌가.

<서프라이즈>와 다른 개혁적 매체들의 괴리, 특히 <서프라이즈>와 <데일리 서프라이즈> 사이의 분열은 매우 징후적이다. 이 분열을 <서프라이즈>에서는 "지식인 권력에 대한 대중의 위대한 승리"라 자화자찬한다. <서프라이즈>에서 이른바 '먹물'에 대한 공격을 찾아보기는 어렵지 않다. 이 또한 새로운 게 아니어서, 이미 1930년대에 나치 철학자 알프레드 보이믈러는 이렇게 말했다.

"1789년 이래로 혁명은 본질적으로 지식인의 작품이었다. 지식인은 국가의 단합에 반대하는 썩어빠진 목적을 갖고 있기 마련이다. 반면 영웅적인 전민족적인 나치 혁명은 그것의 결정적인 국면마다 지식인의 지배력에 대항하여 이루어졌다."

황우석의 말이 수없이 '거짓'으로 드러나도 황빠들은 그의 말을 믿으려 한다. 이 역시 새로운 일이 아니다. 1930년대 '히빠'의 말이다.

"모든 확실함이 솟아나오는 곳. 그 곳은 믿음입니다. 총통께서 지식인에 반대하신다면, 그것은 옳을 것입니다. 나는 그 분을 믿으니까요."

지도자에 대한 믿음은 이렇게 늘 반(反) 지식인 캠페인을 동반하기 마련이다. 스탈린 시절에도 그랬고, 중국의 문화혁명 때도 그랬다.

말씀이 없다?

▲ 지난 1월 11일 황우석 교수를 지지하는 장애인 참가자가 황 교수에게 줄기세포 원천기술을 재연할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을 요구하며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있다는 증거가 있어야 믿지, 일단 있다고 믿어놓고 없다는 증거를 대란다. <서프라이즈>의 이런 유사 종교적 성향을 지적했더니 서영석씨가 발끈한다. "황 교수에 대한 황빠들의 태도도 '교주-신도'의 관계로 보기는 힘들다. 이 관계에서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말씀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말씀과 약속이 없는 광신도란 없다." 이 말을 듣고 뒤로 넘어가는 줄 알았다.

"말씀"이 왜 없는가? 황 교수가 그동안 쏟아놓은 말씀만 해도 수만의 황빠를 먹이고도 다섯 광주리가 남을 게다.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5천을 먹이는 '오병이어(五餠二魚)'의 기적. 줄기세포 두 개로 모든 병을 고쳐 5천만을 먹여 살리겠다는 '만병이포(萬病二胞)'의 기적이 황 교수의 말씀, 기쁜 소리 복음이 아니던가. 그들이 이제까지 믿어왔던 것은 황우석의 "말씀"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약속"이 왜 없는가? 33조의 부가가치를 벌어다주겠다는 약속, 휠체어 탄 환자들을 일어서 걷게 해주겠다는 약속은 무엇인가. 논문조작이 드러난 상황에서도 계속된 황 교수의 약속은 무엇이란 말인가. "6개월만 주면 재연해 보이겠다." 이는 황빠들이 굳게 믿어 의심치 않는 '약속'이 아니란 말인가? 대단히 미안한 얘기지만, 없는 것은 "말씀"이 아니다. 없는 것은 체세포복제줄기세포다.

인터넷 강제수용소

<서프라이즈>에서 나타나는 지도자-대중의 결합은 원래 노짱을 위한 것이었다. 그 곳의 논객들은 행여 지식인들이 노짱에 대해 쓴 소리를 하면, 그 지적이 아무리 올바른 것이라 할지라도 그것을 받아들이기는커녕 외려 지식인들의 '먹물근성'을 비난하기에 바빴다. 그 버릇이 노무현 정부의 과학기술정책에 대한 옹호라는 계기를 매개로 그대로 황우석에게 옮겨진 것이다.

지식인들 망명보내고 자기들끼리 노는 거야 나무랄 일이 아니다. 문제는 자기들 사이에서도 다른 견해를 배척하는 데에 있다. 한 때 그곳에서 열정적으로 일하던 여러 사람들이 사소한 견해 차이로 배신자로 몰려서 쫓겨나곤 했다. 스탈린 시대의 숙청문화가 이미 보여주듯이, 이런 소통구조에서는 결국 텅 빈 머리를 뜨거운 가슴으로 채우는 광신자들만 남게 된다.

이 숙청의 문화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게 <서프라이즈>에서 운영하는 도편추방제. 마음에 안 드는 글이 올라오면 마이너스 점수를 주고, 그렇게 해서 마이너스 점수가 일정 정도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해우소'라는 곳으로 보내지는 것이다. 몇몇 광신자들이 작당을 하면, 어느 글이든 해우소에 처박히게 된다. 그들의 '해우소는 인터넷 공간에 존재하는 견해의 강제수용소인 셈이다.

어떤 순교자

이제는 진보개혁 성향의 매체들 뿐 아니라 황 교수를 찬양하던 보수언론들마저도 분위기 파악하고 입장을 바꾸었다. 하지만 <서프라이즈>는 아직도 이 현실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 좁은 동아리 안에서 자기들만 알아듣는 글을 주고받으며 서로 믿음을 강화하느라 애를 쓰고 있다. 진리는 오직 <서프라이즈> 안에만 존재하고, <서프라이즈> 밖은 온통 적그리스도들의 세계라는 투다.

아직도 그들은 자신들의 주관적 믿음이 객관적 사실이라 강변한다. 그들의 눈에 피해자는 수백억의 연구비를 낸 납세자도 아니고, 2천개의 난자를 제공한 여성들도 아니고, 국제망신을 당한 조국 대한민국도 아니다. 수백억의 예산을 낭비하고 수천 개의 난자를 헛되이 써서 고작 국제적 망신이나 안겨준 사이비 과학자가 빌라도에게 고난 받는 예수 그리스도라는 것이다.

이런 광적인 분위기에서 순교자까지 나왔다. 대구에 이어 서울에서도 황우석을 위해 분신을 한 사람이 등장했다. 믿음과 사실을 혼동하는 착란에서 한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이 불행한 사태에 서영석씨와 <서프라이즈>의 철없는 논객들은 아무 책임이 없을까? 특히 목숨을 잃은 그 사람이 분신을 하러 가기 전 마지막으로 <서프라이즈>에 글을 올렸다. 이게 단순한 우연의 일치란 말인가?

▲ 황우석 서울대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재개를 요구하며 지난 4일 새벽 서울 광화문 네거리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정해준(59)씨가 온몸에 신나를 붓고 분신자살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노뽕과 황뽕

인터넷이 자정능력을 가지려면 끝없이 밖에서 다른 물길이 들어와야 한다. 지식인들의 비판은 '먹물근성'의 발로라 배척하고, 대중들이 제기하는 이견은 모두 '해우소'로 보내버리니, 남은 일은 썩어 들어가는 것뿐. 요즘 <서프라이즈>가 종종 <썩프라이즈>라 불리는 것은 아마 그 때문일 게다. 거대한 정신병동을 연상시키는 곳에서 그나마 제 정신 박힌 글을 보려면 외려 해우소로 가야 한다.

문제는 황우석에 대한 이들의 비이성적 태도가 노무현에 대한 그들의 태도까지 의심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2005년 논문이 조작됐다면 자연히 2004년 논문도 의혹의 도마 위에 오르는 법. '황뽕'의 병리현상이 분명하다면, 그동안 이들이 했던 노무현지지 역시 과연 건강했는지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아무튼 <서프>로 인해 합리적 노무현 지지자들까지 졸지에 '노뽕' 맞은 사람들로 여겨지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겠는가.

내가 남을 걱정해줄 처지는 아니지만,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이른바 '개혁진영'의 인터넷 기지가 '황뽕' 먹고 해롱거리는 것을 보니 걱정이 앞선다. 최근의 보수화 바람으로 인터넷 분위기도 더 이상 열린우리당에게 호의적인 편은 아닌데, 앞으로 뭘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 이거 아주 심각한 상황이다. 노무현 정권의 지지자들 사이에서 <서프라이즈> 이래도 되는지 한번 진지하게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

금단의 고통

현실에서 도피해 약을 먹고 환상에 취하는 사람들에게 약을 끊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금단'의 고통 때문이다. 하지만 약을 먹으면 나타나는 환각의 세계가 곧 현실이 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렇기 때문에 가능한 한 약은 빨리 끊고, '금단'의 고통을 받아들이는 게 이성적인 선택일 게다. 이제라도 <서프라이즈> 논객들이 자기들의 어리석음을 인정하는 '쪽팔림'의 고통을 선택하기를 기대해 본다.

"모든 주의의 주창자들이 그 주의를 주장하는 것은 그것이 옳기 때문이 아니다. 그들이 과거에 그것을 주장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어느 독일 철학자의 말을 <서프라이즈>의 논객들은 새겨듣기 바란다. 누구나 한번은 멍청한 짓 할 수 있다. 한두 번 그런다고 그 사람을 "멍청하다"고 부르지는 않는다. 하지만 자기가 한 짓이 멍청한 짓으로 드러났는데도, 그걸 잘한 짓이라 우기며 그 짓을 계속한다면 그 때는 얘기가 달라진다.

그리고 이왕 깨는 김에 <서프>의 자칭 논객들이 '과대망상'에서도 깨어났으면 좋겠다. 똑같은 사람들 모인 동네에서 환호받는다고 대단한 '논객'이라도 되는 양 서로 자화자찬하는 모습도 옆에서 봐주기 많이 안쓰럽다. 서툰 말발로 어설프게 설치다가 개망신당한 이번 사태를 계기로, 프로와 아마추어 사이에 드리워진 드높은 벽의 존재를 깨닫고, 앞으로 차근하게 실력을 쌓아 프로만큼 무서운 아마추어가 되도록 노력했으면 좋겠다.

"똥물보다 못한..."

내가 <서프라이즈>에 내 칼럼의 게재를 허락했던 것은, 물론 서영석씨가 신촌에서 자장면을 사주면서 친히 부탁을 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노 대통령에 대한 이들의 지지가 다소 맹목적이기는 하나 그 안에 건강한 측면도 있다고 봤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황우석 사건에서 나타난 이들의 비이성적 광기를 보면서, 거기에 걸린 내 칼럼의 방을 빼달라고 요청했다.

그후 서영석씨가 내 욕을 하고 나섰다. 수많은 황까들 중에서 그가 특별히 내 이름을 거명하며 인신공격을 한 데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것은 이번의 불행한 자살사건의 배경에 <서프라이즈>의 황홀한 분위기가 있다고 한 나의 지적 때문이리라. 도둑이 제 발 저린다고, 발끈하는 것을 보니 그래도 남몰래 양심의 가책 비슷한 것을 느끼는 모양이다.

"똥물" 운운하는 서영석씨의 유치한 분변문학(糞便文學)에 대해서도 한 마디. 똥침 좋아하는 딴지 총수도 아니고, 똥꼬 좋아하는 항문기 아동도 아니고, 그렇다고 지금이 라블레가 살던 르네상스 시대도 아니고, 명색이 언론사 편집장이라면 욕을 하더라도 좀 풍류가 있게 했으면 좋겠다. "똥물보다도 못한 진중권"이라니, 대체 무슨 근거로 내가 자기보다 못하다고 믿는 걸까?

▲ 지난 6일 서영석씨가 <서프라이즈>에 올린 칼럼 '똥물만도 못한 진중권!!'.
ⓒ 서프라이즈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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