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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행일치 아나운서' 최영미... 자선공연 '쉼표를 위한 에튀드' 열다

 

 

 

그 좋은 멘트 말잔치로 끝낼 순 없죠"
'언행일치 아나운서' 최영미... 자선공연 '쉼표를 위한 에튀드' 열다
텍스트만보기   김기(mylove991) 기자   
▲ 여성노숙인 쉼터 건립을 위한 자선공연 "쉼표를 위한 에튀드"를 스물한 번째 이어오고 있는 최영미 아나운서
ⓒ 김기
최영미 아나운서는 경력 21년 고참이다. 과거 KBS 라디오 1FM <노래의 날개 위에>를 통해 인기를 높였고, 몇 년 전부터는 국악방송의 주요 프로그램을 맡아 맑고 차분한 예의 진행으로 청취자들과 음악의 사이를 좁혀주고 있다.

최영미 아나운서의 장점이라면 자유자재의 말솜씨일 것이다. 그녀의 방송 멘트를 듣자면 방송원고대로 읽지 않는 다분히 애드리브가 많은 듯한 느낌을 준다. 그리고 그녀의 말에 라디오 속 세상은 저절로 봄이었다가 금세 겨울도 되는 천변만화의 요지경 세상이 되고 만다.

그렇게 방송만 잘하는 줄 알았던 그녀가 세상 잘 모르게 자선공연을 이끌고 있다. 2004년 11월 시작해서 지난 10일 나루아트센터에서 젊은 국악인들과 함께 한 '젊은 국악, 따뜻한 마음자리' 공연까지 벌써 스물한번 째다.

아나운서가 공연을 기획하고, 연출 그리고 사회까지 도맡아 하는 일도 의외인데 그 공연의 목적이 남다르다. 세상이 각박해도 자선의 뜻 모음은 여전하지만 특별한 날 한 번 하고 마는 일회성이 아니라 많으면 한 달에 세 번도 열리는 지속적인 것이다.

최 아나운서가 이토록 공연을 미친 듯이 하는 이유는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여성 노숙인들을 위한 쉼터를 마련하고자 하는 목표 때문이다. 스무 번의 자선공연으로 5800만 원을 모았고 올해 내로 1억 원을 모아 좁고 허름한 현재 서계동 쉼터를 좀 더 넓고 안전한 곳으로 옮기겠다는 포부.

▲ 10일 나루아트센터 연주에서 가야금 앙상블 아우라. 가야금 한 대에 세 명의 연주자가 붙은 재미있는 연주장면
ⓒ 김기
최영미 아나운서를 오랫동안 팬으로서, 친구로서 지켜본 한 사람은 그를 '몸의 절반은 간'이라 한다. 자신이 생각하는 일을 하는 데 있어 주저함 없이 당차게 도전한다는 뜻이다.

그는 또 누군가 새로운 사람을 소개받으면, "어떤 좋은 일을 하는데?"하고 묻는다고 한다. 사람이 반드시 좋은 일을 하고 살아야 한다고 믿는 사람으로 이런 봉사활동 속에서는 "119 최영미, 빠릿빠릿 특수요원, 2분 공주"라고 불릴 정도다.

처음 멀리서 그녀를 볼 때는 공주인데, 가까이서 사는 모습을 보면 자신도 그렇게 칭하는 무수리 같은 공주임에 분명하다. 이런 공주라면 온 세상 여자가 온통 그녀에게 물들어도 좋을 일.

황사를 지운 빗줄기가 그치고 거짓말처럼 하늘이 맑아진 월요일(10일) 오후, 잠시 한가한 틈을 타서 최영미 아나운서와 데이트를 즐겼다. 첫마디는 "나 자신을 생각하면 알리기 싫고, 우리 목적을 생각하면 더 널리 알려야 하고…"라면서 인터뷰에 겸연쩍어 한다.

그녀와의 대담이다.

"청취자와 신뢰로 잇는 가교가 되기 위해 시작했어요"

▲ 10일 공연 중 정가악회의 '태평가' 연주 장면
ⓒ 김기
- 이 일을 시작하게 된 직접적인 동기는.
"2004년 KBS 제3라디오 <우리는 한가족> 프로그램을 진행하다가 열린여성센터 서정화 이사장이 6개월간 게스트로 출연한 게 계기였어요. 2004년 용산구 서계동 쉼터(열린여성센터)에 먹을 것을 사들고 놀러 갔다가 믿지 못할 여성 노숙인의 현실을 알게 된 거죠. 여성 노숙인은 여성 문제이면서 동시에 노숙인 문제이지만 기실 그 두 가지 모두 사회안정망에 적절히 노출되지 않는다는 문제도 발견하게 된 거죠."

- 그분들의 현실은 어떻습니까?
"조금 과하다 느끼실지 모르겠지만, 오늘 죽으나 내일 죽으나 아무런 차이가 없는 상태라고 말할 수 있어요. 설혹 가족이 있어도 돌아갈 수도 없고, 세상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상태. 여성 노숙인이 대부분 정신분열 등의 질환을 앓고 있는데, 누구라도 그런 생활 단 며칠만으로도 미쳐버리고 말 거라고 생각해요. 공황이라는 말로는 부족한 그들의 삶입니다."

- 왜 이 일을 하십니까? 아나운서로 활동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할 텐데….
"밤하늘의 별이 빛나는 까닭은 자신이 받은 빛을 고스란히 혹은 더 보태서 내보내기 때문이잖아요. 라디오 진행을 하게 되면 세상의 좋은 이야기는 다 하는 듯합니다. 그런데 그 말이 단지 그 순간의 장식이 아니라 청취자와 신뢰로 잇는 가교가 되기 위해서는 그 말과 나의 생각과 그리고 행동이 일치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 공연횟수에 비해 모금액이 그리 많지는 않아 보입니다. 모금은 어떤지.
"공연수익만으로는 물론 쉼터를 건립할 수는 없죠. 우리들이 지금까지 해오고 앞으로도 계속할 '쉼표를 위한 에튀드'를 통해 더 많은 분들과 만나다 보면, 기부도 있고 더 많은 봉사도 있을 겁니다. 그런 기부와 봉사를 통해 머지않아 쉼터도 마련될 것입니다."

▲ 현대적 가야금 앙상블의 시대를 연 '사계'의 연주
ⓒ 김기
- 구체적으로 공연은 어떻게 꾸려 가는지.
"공연의 구체적인 준비는 방송작가인 신혜원씨와 같이 해요. 딱히 업무를 결정짓지는 않고 서로 일하다가 빈틈이 생기면 알아서 그것을 메워주는 사이죠. 그리고 우리 공연에서는 현재 공연들에서 보이는 딱딱하고 엄숙한 분위기를 탈피하려고 합니다. 연주자는 연주하고, 청중은 그저 말없이 보다가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무대 위아래 없이 즐기고 돌아가는, 그리고 다시 만나는 공연을 만들려고 노력하죠."

- 정부의 도움이 부족하지는 않습니까?
"정부 탓만 하고 우리도 안 하면 결국 아무도 안 하는 것이 되고 말잖아요. 누가 하길 기다리기보다는 내가 해버리면 모든 사람이 편해지는 거라 믿습니다. 처음에는 내가 공연을 열었는데, 이 공연이 이제는 하나의 생명체처럼 자라고 있는 거 같아요. 이제 저는 그 공연의 손발이 되어서 내가 공연을 하는 게 아니라 공연이 저를 움직이게 하는 것 같이 말이죠."

- 오늘 공연은 어떤 공연이고, 어떻게 준비되었죠?
"현재 국악계에서 주목받는 젊은 국악인들의 무대로 꾸몄습니다. 바이날로그, 가야금 앙상블 사계, 정가악회 그리고 가야금 삼중주단 아우라. 모두 네 팀이 무대를 장식해줄 겁니다. 국악은 오랫동안 사회의 관심을 강조해왔는데 이제 젊은 국악인들은 받는 것보다는 자신들이 먼저 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오늘은 그 젊은 국악인들 중 일부가 동참한 거죠."

대학생 문화봉사 동아리도 동참... 모두가 자원봉사

▲ 국악기와 양악기의 동행. 바이날로그의 연주.
ⓒ 김기
이날 공연에는 장기 봉사하기로 한 대학생 문화봉사동아리도 동참했고, 언제나 그렇듯 음향, 조명, 무대감독 등 모두가 자원봉사이고 연주자들 역시 개런티 없이 무대에 섰다.

저녁을 향해 기우는 봄 햇살을 뒤로 한 최영미 아나운서는 아나운서로 만났을 때와는 또다른 아름다움을 발하였다. 그리고 연주자들에게 줄 김밥을 양손에 들고 총총히 분장실로 향하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그래 아직은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하고 마음이 울렁이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여성노숙인 쉼터 문제가 해결되면 최영미 아나운서는 또다른 좋은 일을 위해 기꺼이 두 팔 걷어붙이고 땀을 흘릴 것이다.

▲ 간이 몸의 반, 119 최명미, 빠릿빠릿 특수요원...아나운서라는 직업에 어울리지 않는 묘사들이나 최영미 아나운서에게는 따라붙는 별명들이다. 그래서 더욱 아름다운 그녀
ⓒ 김기
최 아나운서의 오랜 친구인 이지양 박사가 그녀의 블로그에 쓴 글에 의하면 그녀의 입에 붙어다니는 말이 있다고 한다.

"내가 방송할 때 했던 그 좋은 말들, 다 빈말로 남겨두고는 못살겠어요. 꼭 실천으로 채워야 해요. 내 방송 경력이 20년이 넘었고, 장애인을 위한 방송을 오래 했단 말이야. 나는 내가 했던 그 좋은 방송 멘트들을 말잔치로 끝내고는 얼굴을 들고 살 수가 없어요. 꼭 실천으로 채워야만 해."

언행일치의 방송인? 꿈만 같은데 거짓말 같이 현실 속에 그런 방송인도 있다.

최영미 아나운서의 '쉼표를 위한 에튀드' 다음달 공연은 5월 11일 압구정동 광림교회 장천아트홀에서 열린다. 주로 브라스 앙상블로 꾸며질 이날 공연에는 재즈 피아노의 진보라, 재즈보컬 정말로 등 다양한 뮤지션들을 만나게 된다.

즐기기만 해도 저절로 사회참여도 되고, 봉사도 되는 것이 '쉼표를 위한 에튀드' 공연이라고 한다. 최영미 아나운서의 블로그를 방문하면 그동안의 족적을 상세히 들여다 볼 수 있다. (최영미 아나운서 블로그. http://blog.daum.net/angela1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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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이 된 신상옥 감독과 <빨간마후라>의 추억
텍스트만보기   신명철(smc6404) 기자   
신세대 영화팬들은 11일 유명을 달리한 신상옥 감독을 어떻게 생각할까 궁금합니다. 저는 전쟁영화의 재미를 알려준 감독으로 기억합니다.

강원도 신철원군 갈말면 지포리에 있는 신철원국민(초등)학교를 다닐 때 본 신 감독의 <빨간 마후라>는 그 전에 본 <돌아오지 않는 해병> <5인의 해병> 등 전쟁 영화와는 다른 정말 재미있고 신나는 영화였습니다.

▲ 적진에 비상낙하한 최무룡을 구출하기 위해 수송기를 이용한 작전이 펼쳐지고 있다.
2, 3년 전 EBS에서 우연히 <빨간 마후라>를 다시 봤는데 40여 년 전에 본 영화의 몇 장면이 기억이 났습니다. 특히 다리를 폭격하는 장면은 그때 그 느낌 그대로였습니다.

언제 그 영화를 처음 봤는지 궁금해 제작연도를 확인해 보니 1964년 작품이더군요. 그때 어느 관공서 강당에 광목으로 된 스크린을 걸어 놓고 덜덜거리는 영사기로 영화를 본 기억이 납니다.

EBS에서 본 <빨간 마후라>에는 40여 년 전에 볼 때는 그냥 지나친 장면도 꽤 있었습니다. 특히 남궁원, 최무룡 두 배우가 시차를 두고 극 중 황해도 사리원 출신 처녀 최은희의 입술을 빼앗고(최무룡은 선배 장교인 남궁원이 전사한 뒤 그의 부인을 사랑하게 됩니다), 역시 공군 장교인 신영균은 윤인자와 격정적인 키스 장면을 연출하고 있었습니다. 이들 외에 이대엽, 박암, 김희갑 등의 얼굴도 보였습니다.

이미 고인이 된 분도 계시지만 그 영화에 나온 모든 분들은 한국영화 발전에 든든한 받침돌을 놓은 분들입니다.

그 시절 영화니 과장된 억양의 대사가 웃음 짓게 하고, 신세대들에게는 낯선 '괴뢰군'이라는 용어도 나오지만 최무룡이 자신의 고향(함경남도 안변)을 폭격했다는 사실에 괴로워하는 장면에서는 북한 출신인 신 감독의 의식세계가 언뜻 비치기도 합니다.

▲ 영화속 전투기 조종사들이 즐겨 찾던 '바'의 여인들.
또 당시로는 획기적인 F-86 등 제트기의 공중전 장면, 미니어처를 이용한 다리 폭격 장면 등은 신 감독의 영화 재능을 보여줍니다. 적진에 비상낙하한 최무룡을 수송기로 구출해 내는 장면은 극적입니다.

신영균은 이 영화로 아시아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았고, 이 영화는 세계 여러 나라로 수출되기도 했습니다. 신 감독은 이 영화를 찍으면서 당시 일반적으로 소요되는 3∼4만 자[尺]가 아닌 10만 자의 필름을 썼다고 합니다. 영화를 찍는 동안 필름이 떨어져 암시장에서 사오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 영화는 서울 명보극장에서만 20여만 관객을 동원했는데 당시 서울특별시 인구가 250여 만 명이었습니다. 요즘처럼 전국 200여 개 극장에 동시에 거는 방식이라면 수백만 명은 쉽게 동원했을 것입니다.

영화가 끝나갈 무렵 '신파조'의 대사를 부드럽게 하는 것은 물론이고, 전투기를 최신형으로 바꾸고 컴퓨터그래픽을 이용해 공중전을 좀 더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등 개작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 출격에 앞서 작전내용과 정신훈화를 듣고 있는 조종사들. 자료사진은 흑백입니다만 '빨간 마후라'는 컬러 영화입니다.
영화를 보지 못한 신세대 독자들은 <빨간 마후라>라는 영화 제목이 무엇을 뜻하는지 궁금하실 겁니다. 알려진 대로 '빨간 마후라'는 전투기 조종사의 상징이고 이 영화에서는 사랑, 충성, 우정을 아우르는 상징물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빨간 마후라>의 주제곡은 지금처럼 축구국가대표팀을 위한 특별한 응원가가 없던 1960, 70년대 서울운동장에서 열린 올림픽, 월드컵 지역예선 같은 큰 경기에서 응원가로도 불렸습니다.

빨간 마후라는 하늘의 사나이, 하늘의 사나이는 빨간 마후라
빨간 마후라를 목에 두르고,구름따라 흐른다 나도 흐른다
아가씨야 내마음 믿지 말아라, 번개처럼 지나갈 청춘이란다

빨간 마후라는 하늘의 사나이, 하늘의 사나이는 빨간 마후라
석양을 등에 지고 하늘 끝까지,폭음이 흐른다 나도 흐른다
그까짓 부귀영화 무엇에 쓰랴, 사나이 일생을 하늘에 건다


저는 초등학교 때, 그리고 나이가 꽤 들어서도 재미있게 본 <빨간 마후라>로 신 감독을 오래도록 기억하게 될 겁니다. <만추>의 이만희 감독을 기억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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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만보기   조은미(cool) 기자   
▲ 신상옥 감독이 1961년 만든 영화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그와 결혼한 최은희와 김진규가 출연했다.
ⓒ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1984년 영화계의 최대 이슈는 최은희·신상옥 부부의 납치사건이었다. 중앙정보부가 이 사실을 발표하면서 영화계는 발칵 뒤집혔고, 4월 4일 1500여 명의 영화인이 참여해 북한의 만행을 규탄하는 영화인대회가 열렸다."

장석용(인하대 강사)씨는 <영화평론> 2002년 제14호에서 '한국 영화의 혁명적 이야기꾼, 신상옥'이라는 제목으로 그때 일을 회고했다.

지난 11일(화) 밤 80세로 타계한 신상옥 감독은 1960년대 한국영화 중흥기를 이끈 감독이자 제작자였다. 또 전설적인 뉴스 메이커였다. 1978년 납북됐다 1987년 탈출했는데 북한에서도 영화를 만들었다. 분단 이후, 남과 북에서 최초로 영화 연출을 한 감독이었다.

하지만 그것 때문에 그가 전설적인 감독인 건 아니었다. 2001년 6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시대의 욕망을 연출한 한국영화의 거인'이란 이름으로 신상옥 감독 회고전을 열었다. 신상옥 감독을 부르는 말은 많았다. 장르의 대가, 60년대의 징후, 다중적 정체성의 작가. 실제로 신상옥 감독은 장르를 넘나들었다. 멜로, 드라마, 사극, 코미디까지 다양한 장르와 스타일을 넘나들었고 당시 흥행 감독이었다.

장석용씨는 <영화평론>에서 신상옥 감독이 "나운규 이후, 한국영화 미학의 핵심을 형성하고 다중적 정체성"을 지니고 있으며 다양한 영화를 통해 "전통성에 저항하면서 사회제도에 얽매인 비인간성을 폭로하다가 급격한 사회변화에 저항해서 역설적으로 전통성을 미화시키고 승화"시켰다고 표현했다.

1926년 출생한 신상옥 감독은 일본에서 도쿄미술전문학교를 졸업하고 1952년 <악야>로 데뷔했다. 장석용씨에 따르면 "이색작가 김광주 원작의 양공주를 다룬 <악야>로 '현실은 추악하다'는 것을 고발한다. 데뷔작의 문제제기는 이후 그의 작품에서도 계속 제기되는 문제점과 상통된다. 그는 늘 깨어있으면서 시대의 타락, 예술성의 상실, 핍박 받는 국민들을 안타까워했다.

시대의 타락 안타까워했으나 작가주의 감독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그가 관객이 외면하는 영화에 집착하는 작가주의 감독은 아니었다. 그가 1961년 제작하고 개봉한 영화 <성춘향>은 그때 74일간 38만명을 동원했다. 그 당시로선 놀라운 흥행이었다. 지금의 <왕의 남자>에 버금가는 흥행이었달까. 이 영화는 한국영화에서 처음으로 시도되었던 컬러 시네마스코프였다.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1961), <연산군>(1961), <빨간 마후라>(1964)까지 그는 승승장구했다.

영화의 성공을 등에 업고 그는 한국 최대 영화사 '신필름'을 설립했다. 1966년이었다. 신필름을 설립해서 한국 영화 중흥기를 이끌었다. 장석용씨는 <영화평론>에서 그 당시를 이렇게 밝혔다.

"당시 영세하던 영화시장을 기업화하는 계기가 된 1966년의 신필름 설립은 기업화, 한국영화의 소재개발과 다양한 영화 창출의 본거지가 된 점에서 의의가 있었고, 이형표, 이장호, 박철수 같은 영화감독들이 감독으로 세공되었다는 점에서도 커다란 역할을 하였다.

신상옥은 신필름에서 3백여 편의 영화를 제작했으며 연 평균 2편 이상의 영화를 연출했다. 김승호, 최은희, 김진규, 신성일, 엄앵란 등 당대의 스타들을 제조했고, 제작 감독 촬영 각본 등 그의 활약은 종횡무진이었다. 그의 스타 스튜디오 시스템은 멜리에스의 그것에 다를 바 없었다."

더구나 신상옥 감독은 1953년 당시 최고 스타이던 최은희와 결혼했다. 결혼 뒤에도 최은희를 여주인공으로 숱한 영화를 찍었다. 그의 대표적인 영화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1961)에서 어머니가 바로 최은희였다.

하지만 그가 만든 신필름이 승승장구하는데도 다 이유가 있었다.

"60년대 초 영화들이 다양한 장르에 걸쳐 4·19 시대의 분위기를 반영시키는데 반해, 신감독은 <쌀>로 박정희 정권에 대한 전폭적 지지를 표명했다. 같은 해 9월, 일정 요건(제작편수가 15편 이상)을 갖춘 이에게만 제작사 등록을 허가한다는 내용의 문교부의 고시가 떨어졌다. 군사정권은 소수의 제작사에만 외화수입과 제작권을 내줬다. 난립하던 65개의 영화사는 16개로 축소, 통합됐다. 신필림은 신상옥 감독이 제작한 영화 15편을 앞세워, 단일 제작사로서는 유일하게 등록을 마친다."

박정희 정권과의 갈등.. 이어 벌어진 부부 납북 사건

하지만 그의 영화계 생활도 영욕의 세월이었다. "정권과 소원해진 뒤 1975년 11월28일 <장미와 들개>(홍콩합작) 예고편의 검열 미필 장면(키스신) 삽입으로 영화사는 정부로부터 영화사 등록 말소 명령을 받고 폐쇄되었다."

그리고 신상옥 감독 부부 납북 사건이 일어났다. 신상옥 감독은 탈북 후에도 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귀국하지 않고 미국으로 갔다. <마유미>(1990), <증발>(1994), <벙어리 삼룡>(1994)을 만들었다. 할리우드에서 영화작업에도 참여했다. <닌자 키드>의 속편인 <돌아온 닌자키드3>(1994)의 각본 작업에 참여했다.

살아생전 신상옥 감독은 항상 스카프를 두르고 선글라스를 꼈다. 그는 항상 그 스타일을 고수했고, 그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여러모로 그는 당시 멋쟁이였다. 대기업에서 근무하는 등 영화와 상관없던 박철수 감독은 우연히 신상옥 감독을 만나서 그 멋에 반해 영화계에 입문하게 됐다는 일화도 있다.

신상옥 감독은 수상경력도 화려하다. 1962년 베를린영화제 특별상을 비롯,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벙어리 삼룡이> 등으로 대종상은 4회나 수상했다. 또 제11회 아시아 영화제 감독상, 카르로비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모스크바영화제 여우주연상까지 다양하다.

"죽을 때까지 현역으로 남을 생각이다"고 말하던 신상옥 감독은 갔지만, 그가 남긴 말은 남았다. 신상옥 감독은 생전에 이런 말을 남겼다. "오락성이 없거나 여성이 주인공이 아니라면 영화로 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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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기(陰氣)와 음기(淫氣)의 문 '숙정문' 열리다

 

 

 

서울 여자들 다 바람나면 어떡하지?
음기(陰氣)와 음기(淫氣)의 문 '숙정문' 열리다
텍스트만보기   이정근(ensagas) 기자   
▲ 4월 1일부터 일반 관람객에 공개된 숙정문
ⓒ 이정근
38년 동안 일반인의 접근을 불허하며 굳게 닫혀있던 한양 도성의 북대문이라 일컬어지던 숙정문이 열렸다. 지난해 9월 언론에 공개된 이후 일반 공개를 준비하던 숙정문이 드디어 4월 1일 일반 공개를 시작했다.

인터넷에서 관람 예약을 받아 1회 100명씩 하루 네 차례 관람이 시작된 첫날. 봄을 재촉하는 보슬비가 내리는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관람객들로 대성황을 이뤘다. 관람시작 30분 전, 삼청각 옆에 임시로 마련된 간이 사무소에 집결해 인적사항을 확인한 시민들은 한국문화재보호재단 해설사의 도움으로 숙정문 관람을 시작했다.

▲ 4월 1일부터 숙정문 권역을 개방한다는 현수막
ⓒ 이정근
한양도성의 정 북문이었으나 문으로서 구실을 하지 못하고 산속에 묻혀있던 숙정문. 1968년 북한군 124군 부대의 청와대 기습사건 이전부터 백성과는 거리가 먼 문이었다. 북쪽에 있다는 이유 하나로 '음기(陰氣) 플러스 음기(淫氣)'의 문으로 낙인 찍혀 백성으로부터 철저히 격리되었던 문. 이 문이 시민의 문으로 돌아온 첫날 시민들은 탄성을 질렀다.

"자연과 어우러진 숙정문이 너무 멋져요." 서울 송파구 거여동에서 왔다는 김연희(56)씨는 이렇게 감탄을 연발했다. 그렇다. 문은 문이었으나 잊혀진 문이 숙정문이다. 백성의 품에서 멀어졌던 문이 시민의 품으로 돌아왔으니 반가울 수밖에 없다. 한양도성에는 4대문과 4소문이 있었다. 이 8개의 문중에서 가장 사연이 많고 파란 많은 문이 바로 숙정문이다.

▲ 숙정문에서 바라본 서울 성곽
ⓒ 이정근
숙정문은 축조 18년 만인 태종 13년(1413)에 경복궁의 지맥을 손상시킨다는 풍수학자 최양선의 상서에 따라 폐쇄됐다. 폭정으로 치닫던 연산군은 후원에서 질펀하게 벌어지는 채홍의 잔치에 백성이 내려다보는 것이 기분 나빴는지 창덕궁과 창경궁 주변의 민가를 강제 철거하면서 숙정문을 아예 동쪽으로 이건(移建)하기를 명했다. 이렇듯 각종 설(設)과 자연재해가 발생하면 폐쇄했다 열기를 반복했다.

음양설에 따르면 남(南)은 양(陽)을 의미하고 화(火)를 상징하며, 북(北)은 음(陰)을 의미하고 수(水)를 상징한다고 되어있다. 때문에 비가 오지 않아 가뭄이 심하면 종묘사직과 명산 대천에 기우제를 지내고 그래도 비가 오지 않으면 최후의 수단으로 남대문을 닫고 숙정문을 열어 음기를 받아들여 비가 오기를 하늘에 간절히 기도했다. 태종 16년 이후에는 아예 기우절목(祈雨節目)이라는 제도를 만들어 상설화했다. 북쪽에서 내려오는 하늘의 음기를 받아들여 비를 구하는 형국이다.

▲ 성곽을 따라 잘 다듬어진 관람도로
ⓒ 이정근
반대로 비가 너무 많이 내려 풍수 재해가 발생하면 음기가 너무 강한 결과로 인식하여 음기가 들어오는 숙정문을 닫고 남대문을 열어 비가 멈추기를 기원했다. 숙정문은 어쩌면 인간이 넘볼 수 없는 자연재해 앞에 위안을 받고자 하는 살풀이 퍼포먼스의 대상이었는지 모른다.

또한, 도성의 아녀자들이 섹스스캔들만 일으켜도 숙정문을 타고 들어오는 음기가 원인이다 하여 문을 닫았다. 이는 숙정문이 음방(陰方)에 속하기 때문에 그러한 속설이 생겨났겠지만 심지가 곧은 여자라도 숙정문과 자하문 근처에 가면 무너져 버린다는 탕설이 전설처럼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있는 관람객들. 첫 데뷔한 해설사가 설명을 까먹고 컨닝 하겠다고 실토하자 다함께 긍정하면서 웃고 있다
ⓒ 이정근
조선시대 이규경이 지은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에 '숙정문을 열어 놓으면 장안의 여자가 음란해지므로 항상 문을 닫아 두었다'라고 기록된 것으로 보아 전혀 터무니없는 낭설만은 아닌 것 같다.

또한 자신의 몸이 부실하여 서방님이 시앗(첩)을 보았을 경우 음기가 가장 세다는 음력 정월 보름날 숙정문에서 달맞이하면 신랑이 되돌아온다는 속설이 한양 장안에 광범위하게 퍼져 숙정문과 자하문에는 여인네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 숙정문 편액
ⓒ 이정근
숙정문은 세워질 당시 통행의 목적보다는 상징성 차원에서 세워졌을 가능성이 크다. 북악을 진산으로 좌청룡 타락산과 우백호 인왕산을 축으로 도성이 축조될 때 방위상 진북(眞北)에 해당하는 북대문은 북악산 깊숙이 들어앉을 수밖에 없었다.

이름도 본의 아니게 개명을 당해야 했다. 태조 5년 처음 세워질 때는 숙청문(肅淸門)이라 명명되었으나 그저 평범하게 북문이라 불리다 오늘날에는 숙정문(肅靖門)이라 불리고 있다. 이름이 뒤바뀐 이유도 불분명하다. 연산과 중종 연간에 슬그머니 숙정문이라는 이름이 등장하여 혼용되더니 중종 18년 이후에는 아예 숙정문으로 굳어졌다.

▲ 북악산 정상까지 30분이라는 팻말을 가리키며 빠른 시일 내에 전구간이 개방되면 좋겠다는 유두희씨
ⓒ 이정근
"자하문에서 숙정문까지 산길로 다니며 진달래 따먹고 다래 따먹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다시 오게 되어 감개무량 합니다." 종로구 부암동에서 왔다는 유두희(53)씨는 옛날을 회상하며 감회에 젖었다.

"숙정문과 촛대바위까지만이라도 개방된 것을 환영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30분이면 갈 수 있는 북악산 정상과 창의문까지 나머지 구간도 빨리 개방됐으면 좋겠습니다." 아쉬움이 많은지 북악산 정상을 바라보는 그의 눈가에 이슬이 맺혔다.

▲ 서울 성곽에서 바라본 시가지
ⓒ 이정근
되돌아오는 길에 관람객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북악산을 거쳐 창의문이 있는 자하문 고개까지 빨리 개방해 달라는 것이다. 또한 출발과 도착 지점인 홍련사 입구가 대중교통 사각지대여서 교통이 불편하다는 것이다.

"삼청터널은 도보 통행을 금지하고 있고…. 이곳은 택시 잡기도 힘들다. 삼청동 방향과 성북동 방향을 오가는 마을버스가 있으면 좋겠다." 어느 한 시민의 볼멘소리다. 숙정문을 개방하면서 한국문화재보호재단에서 전세버스를 마련했지만 홍보 부족과 행선지 표시 미부착으로 인해 시민들이 불평을 쏟아내고 있다. 광화문과 안국역 쪽으로 나오는 관람객들이 본의 아니게 삼청각 셔틀버스를 이용하면서 기사 아저씨로부터 구박받은 데 대한 반작용이기도 하다.

▲ 촛대바위 전망대에서 기념 촬영하는 관람객들
ⓒ 이정근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은 좋은 일이다. 음기에 휘둘리는 것은 자신들이 알아서 할 일이다. 국가적인 보안이니, 최고 통수권자에 대한 안보니, 대통령 경호니 하는 구실로 백성이 가보고 싶은 곳을 막아서도 아니 되고 통제해도 안 될 것이다. 되고 안 되고는 시민들이 알아서 소화할 수 있을 만큼 시민의식은 성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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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희빈의 음지와 숙정문 음기의 대결
숙정문을 관람하고자 하시는 분은 한국문화재보호재단 홈페이지에 들어가 숙정문 배너를 클릭한 다음 자신의 인적사항을 입력하고 신청하면 됩니다.

*다음 편은 음기가 강한 숙정문에서 파생된 장희빈과 사도세자의 이야기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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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녀치마 훔쳐보느라 정신 없는 남정네들

 

 

 

처녀치마 훔쳐보느라 정신 없는 남정네들
[달팽이가 만난 우리꽃 이야기(6)] 처녀치마
텍스트만보기   김민수(dach) 기자   
▲ 처녀치마
ⓒ 김민수
꽃들의 피고 짐을 보노라면
사람들의 삶과 다르지 않음을 본다.
화려한 봄꽃들의 행렬 속에서
초라해 보일 수도 있는 작은 꽃들
그러나
비교하는 법 없이 절망하지 않고 피어나는 꽃
그래서
꽃은 행복하다.

- 자작시 : 꽃이 행복한 이유


ⓒ 김민수
이제 춘삼월도 하루가 남았습니다.
긴 겨울 지나고 찾아온 봄, 꽃샘추위가 겨울의 끝자락을 잡고 지리하게 늘어지지만 오는 봄을 가는 겨울이 어찌할 수 없습니다.

보라색 통꽃 하나하나마다 아가씨들 미니스커트처럼 생긴 꽃, 그래서 이름도 '처녀치마'라고 붙여졌습니다. 줄기가 길게 올라와 보라색 통꽃이 아래를 향해야 제법 처녀들의 주름치마 같을 터인데 꽃을 피운 후에 줄기가 길게 자라기 때문에 막 피어난 처녀치마는 치마 속이 훤하게 들여다 보입니다.

아직은 잔설이 남아 있는 숲이라 그런지 작은 봄꽃들은 귀한 대접을 받습니다.
여기저기 꽃이 피어 있는 곳마다 꽃을 담기 위해 땅과 하나되는 이들을 쉽게 만날 수 있는 것이 반갑습니다. 진정한 사랑은 관심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니까요.

ⓒ 김민수
지천에 피었다면 여기저기 분산이 되었을 터인데 조금 이르게 두 송이 피어 있으니 남정네들이 처녀치마 주변에 몰려들어 처녀치마를 카메라에 담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이리 보고 저리 보고, 짧은 다리(?) 덕분에 치마 속이 훤하게 보입니다.

처녀치마를 만나면 위에서 내려다볼지언정 누워서 보면 안 되는 것이 예의(?)건만 작은 꽃들을 만나면 습관적으로 땅에 몸을 붙이게 됩니다. 처녀치마의 존재를 안 후 처음으로 눈맞춤을 했기에 나도 순서를 기다려서 처녀치마 앞에 바짝 엎드렸습니다.

짖궂은 아줌마들이 "처녀치마를 뭐 그리 유심히 쳐다본댜?"합니다.

ⓒ 김민수
이틀 뒤 가족들과 함께 처녀치마가 있는 곳을 찾았습니다. 조금 줄기가 길어졌습니다. 날씨가 따스해지면 줄기가 점점 길어지겠지요. 그렇게 많은 이들이 처녀치마를 보고, 카메라에 담고 갔어도 그 자리에 처녀치마가 그냥 있다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지 몰랐습니다.

소유욕.
흔하디 흔한 꽃들은 하나 둘 꺾어도 뭐라 할 수 없겠지요. 사랑하는 이를 위하여 꽃 한송이 선물한다고 큰 죄가 아니니까요. 그러나 흔하지 않은 꽃들, 지천이라도 너도나도 소유하기 위해서 캐간다면 우리 산하에 남아 있을 꽃들이 없겠지요.

야생화를 담기 위해 다니다 보면, 누군가 자기 홀로 소유하기 위해 캐내 간 흔적들을 발견할 때가 있습니다. 어떤 것들은 집에 가져가도 살릴 수 없는 것인데도 파헤쳐져 있습니다. 보고 싶어 그 자리를 찾았을 때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 것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마음이 아픕니다.

그 자리에서 가장 아름다운 법이고, 사람의 손길이 닿는 순간부터 야생화의 아름다움을 잃어버리는데 자기 혼자 소유하겠다는 욕심에 사라져버린 수많은 꽃들이 있습니다. 늘 그 자리에서 우리 아이들의 아이들도 볼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은 결국 꽃만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아이들까지도 사랑하는 것이겠지요.

ⓒ 김민수
막내도 처녀치마를 담기 위해서 열심입니다.
나는 그 아이가 어른이 되었을 때 오늘을 어떻게 기억할지 모릅니다. 추억이라는 것은 어느 정도 채색되는 것이겠지만 숲과 들, 우리가 발을 붙이고 살아가는 이 땅에 이렇게 많은 꽃들이 피고 진다는 것을 어려서부터 보며 자란다면 행복한 삶에 좀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생의 목적은 '행복'이라고 한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을 빌리지 않아도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 자기의 모습 그대로 피어남으로 행복한 꽃을 통해서 우리는 행복해질 수 있는 것입니다.

처녀치마(Heloniopsis orientalis Koidz)

백합과의 꽃으로 4월을 전후해서 피어나며 주름치마처럼 생긴 통꽃들이 고개를 숙인 듯 피어나 '처녀치마'라는 이름을 얻었다. 다른 이름으로는 치맛자락풀, 성성이치마 등이 있으며 전국의 산속 습한 응달에서 자라는 상록성 다년초다.

드물게 흰꽃이 피는 것도 있으며 꽃이 핀 후 꽃줄기는 10-30cm까지 자라는데 씨앗을 멀리 퍼뜨리기 위한 꽃의 지혜를 볼 수 있다.

[참고] 이유미의 <한국의 야생화>, 고경식·전의식 공저 <한국의 야생식물>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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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극비 결혼

누군지 쌍판떼기 함 보고 싶다. 오바이트 쏠리는거 잘 참고 준재벌 잡았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극비 결혼
[만우절 뉴스] 주례는 김대중 전 대통령... 주례사 전문 육성 테이프 긴급 입수
텍스트만보기   박병춘(hayam) 기자   
이 글은 4월 1일 만우절을 맞아 독자들이 즐겁게 한 번 웃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가상으로 쓴 기사입니다. 여기에는 어떤 정치적 이해나 목적도 없음을 밝힙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성대모사는 대전시티즌 홍보팀장으로 있는 신용화씨가 도와주셨습니다. <편집자 주>
▲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와 김대중 전 대통령(자료사진)
ⓒ 오마이뉴스 이종호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오랜 세월 계속된 독신 생활을 청산하고 4월 1일 오전 10시, 신랑집 마당에서 늦깎이 결혼식을 올려 화제다. 박 대표는 야당 대표로서의 위상을 고려, 결혼 과정 일체를 극비에 부쳐 치밀한 내공의 소유자임을 입증했다.

이회창 전 대표의 소개로 만난 신랑은 경제분야와 민족문제 전문가로 평소 상생과 화합을 주창해 온 박 대표의 성정을 크게 자극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결혼식 직후 신랑은 기자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평소 따뜻하고 친근한 이미지를 지닌 박 대표를 존경해 왔는데, 이렇게 결혼까지 하게 되어 기쁘다"고 소감을 말한 뒤, "그동안 서로 홀로였던 만큼 '둘'의 의미를 누리고 간직하며 행복하게 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 대표는 평소 선친과 악연으로 많은 고통을 겪은 김대중 전 대통령을 결혼식 주례로 모신 이유에 대해 "진정한 상생과 화합의 의미를 국민에게 선사하고 싶었다"고 말하고, "통일 대한민국을 향해 진력해 온 김대중 전 대통령의 뜻을 받들어 통일운동에도 박차를 가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김대중 전 대통령은 이날 주례사를 통해 "박 대표가 결혼식을 한다는 말을 듣는 것 자체가 믿기지 않았다"고 말하고, "이번 주례로 박정희 전 대통령과의 유감을 완전히 씻었으며 박 대표가 추구하는 상생과 화합의 정치가 굳건하게 뿌리를 내릴 것"이라고 축하와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이날 결혼식에는 박 대표와 신랑 측 가족 친지만이 참석했는데, 뒤늦게 결혼식 소식을 접한 이재오 한나라당 의원은 "축하할 일이긴 하지만 그렇게까지 치밀하게 식을 올릴 줄은 몰랐다"며 "한나라당 의원들 모두 허탈감 속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다음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주례사다.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누가 말했나요? 영국 시인 엘리어트의 말은 거짓말 같습니다. 오늘 4월의 첫날에 누가 봐도 믿기지 않는 결혼식이 있으니 4월은 희망의 달, 축복의 달이라고 생각합니다. 먼저 진심으로 두 사람의 결혼을 축하드리는 바입니다.

제가 엊그제 박 대표로부터 결혼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귀를 의심했습니다.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니 별 희한한 전화가 다 오는구나 하며 오해를 했습니다. 확인에 또 확인을 하고 목소리를 잘 들어보니 분명히 박 대표가 맞았습니다. 정말이지 믿어지지가 않았습니다. 식장에 오면서도 참으로 의아했는데, 이렇게 와 보니 분명한 사실이군요.

박 대표가 저에게 주례를 청하면서 했던 말이 생각납니다. 박 대표는 저에게 우리 국민의 화합과 상생을 위해 박정희 전 대통령과의 지나간 아픔일랑 잊어버리고 새롭게 남은 생을 보내 달라고 청을 했던 것입니다. 저는 그러한 박 대표의 진정한 마음씨에 탄복했습니다. 저는 이번 주례로 박정희 전 대통령과의 유감을 깨끗하게 정리합니다. 이제 박 대표가 추구하는 화합과 상생의 정치가 굳건하게 뿌리를 내릴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오늘 신랑 신부가 긴 시간 동안 홀로 지내오다가 비로소 하나가 되는 날입니다. 국민 여러분이 축복할 것입니다. 이 성스런 결혼식을 통해 대한민국 홀로 사는 분들 모두 둘이 만나 하나 되는 복된 결혼이 줄줄이 이어지리라 확신합니다.

오늘 박 대표의 이 결혼이 지하에 계신 아버님과 어머님께도 큰 기쁨이 될 것으로 굳게 믿으면서 부디 행복하게 잘 살 것을 기원합니다. 화합과 상생으로 하나 되는 통일 대한민국을 꿈꾸며 우리 국민 모두 축복해주시리라 믿습니다. 두 분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2006년 4월 1일 주례 김 대 중

만든이 : 박병춘/신용화 기자
방송일 : 2006.04.01
방송시간 : 4분 18초
대역폭 : 135Kbps

"통일 대한민국을 향해 진력해 온 김대중 전 대통령의 뜻을 받들어 통일 운동에도 박차를 가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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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영 가슴은 달걀 프라이?

 

 

 

현영 가슴은 달걀 프라이?
2006-03-21 13:43:22

최근 드라마와 영화를 넘어 MC 등의 다양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현영의 과거 모델시절 사진이 네티즌 사이에서 시선을 끌고 있다.

현영과 또 다른 모델의 상반신 누드 위에 올려져 있는 것은 달걀 프라이 모양의 판자. 다소 색다른 광고와 함께 최근 방송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환한 웃음과 달리 어색한 미소를 짓고 있는 현영의 모습이 낯설다는 평가다.

네티즌들은 "현영에게도 이런 시절이 있었군요", "광고가 참 자극적이네요"라는 등의 평을 전하고 있다.


김윤미 naki@dcinsid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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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억소녀

 

 

4억소녀 몸매노출
2006-03-23 17:19 | VIEW : 5,299

4억소녀, 김예진 글래머몸매 노출…
-3월 24일부터 SK텔레콤 통해 ….
-필리핀 세부 막탄 국제공항, 에메랄드빛 해변에서의 과감한 포즈 단연 압권


휴대폰으로 올 봄-여름 유행 패션 아이템을 미리 볼까? SBS 진실게임을 통해 알려진 4억소녀 ‘김예진’이 숨겨진 글래머 몸매를 공개했다.


웬만한 연예인보다 더 인기있는 ‘4억소녀 김예진’은 현재 의류 쇼핑몰 CEO 답게 올 봄-여름 유행할 패션 아이템을 소품 하나하나까지 꼼꼼하게 체크하면서 연예인 화보집 이상의 섹시화보집을 제작했다. 3박 4일 동안 진행된 촬영은 전문 패션기자와 패션 전문 사진작가에 의한 기획 화보집으로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만큼 완벽한 화보집을 제작하였다.

더불어 큐트(CUTE), 로맨틱(ROMANTIC), 섹시(SEXY)의 컨셉에 맞는 3개 세트를 제작하여 촬영이 진행되었으며, 총 의상 벌 수만 50벌에, 촬영분량만 10,000여장에 가깝다.
  

의상은 밀리터리 룩과 핫팬츠와 탱크탑, 실크 원피스, 비키니, 란제리 룩으로 올 봄과 여름 유행 패션을 미리 감상할 수 있고, 김예진 만의 풋풋함이 배어나오는 순수함과 과감하고 도발적인 포즈의 섹시함을 감상할 수 있다.


3월 24일부터 SK텔레콤 섹시화보집을 통해 서비스되는 이번 모바일 화보집은 1차분으로 총 300여장의 사진이 서비스 되며 현재 2차 서비스를 위해 추가 촬영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4억 소녀? “이젠 24억 숙녀랍니다”
SBS “‘4억 소녀’ 수익이 아니라 매출액”
연간수익 4억원(?) '부가세 간이과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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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론스톤은 늙지 않는다

 

 

 

샤론스톤은 늙지 않는다
2006-03-23 13:22:48

1992년 개봉한 '원초적 본능'을 통해 뇌쇄적인 매력을 아낌 없이 선보였던 헐리우드 여배우 샤론스톤이 9년만에 '원초적 본능  2'로 돌아왔다. 인터넷에서는 9년이라는 세월을 믿을 수 없을만큼 예전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그녀에 대한 찬사가 가득하다.

최근 인터넷에 떠돌고 있는 이미지에는 지난 1992년 개봉한 '원초적 본능'과 오는 30일 국내 개봉 예정인 '원초적 본능 2'의 스틸컷들이 나란히 실려있다. 하지만 사진 속 샤론스톤을 9년이라는 세월이 무색하게 여전히 변함 없는 미모를 뽐내고 있는 샤론스톤의 모습이 보인다.

사진을 접한 네티즌들은 "이자벨 아자니만큼이나 저렇게 안 늙는 배우는 처음", "정말로 변한 게 하나도 없네요"와 같은 리플을 남기며 호응하고 있다.


김윤미 naki@dcinsid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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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시듀오' 폭시, 도발몸짓

 

 

 

'섹시듀오' 폭시, 도발몸짓
재담꾼  evian 2006-03-17 오후 9:08:39 조회: 4483  
'섹시듀오' 폭시, 도발몸짓 "남성들 체포하겠어!"
[스포테인먼트 ㅣ 김태규기자] '어설픈 섹시는 가라!'
2006년을 강타할 신인듀오 '폭시'. 지난달 말 조치원에 위치한 한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폭시의 데뷔앨범 뮤직비디오 촬영현장은 선정성 논란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특히 경찰봉을 이용한 곤봉댄스는 여지껏 그 어떤 섹시그룹도 시도하지 않은 파격 안무.
게다가 타이트하게 달라붙은 상의와 가슴이 반쪽 드러난 브래지어, 엉덩이가 보일듯 말듯한 초미니 스커트와 구멍 뚫린 검은색 망사스타킹은 마치 제복 페티쉬를 연상시키게 했다.
도발적인 여경 이미지로 변신한 신인그룹 '폭시'의 뮤직비디오 촬영현장, 스포테인먼트가 따라 붙었다.
다함(23. 최예람)
젬마(23. 이화영)
 
 
여성듀오 '폭시' 경찰복에 음란한 곤봉춤
 
[이명구 임근호기자] '음란경찰이 아닌 섹시캅이다!' 최근 뮤직비디오 촬영까지 마치고 음반출시를 코앞에 둔 신인듀오 '폭시'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이유는 3월 중 가수 데뷔신고를 할 이들의 컨셉이 너무 도전적이고 너무 도발적이기 때문이다.
타이트하게 달라붙은 상의는 브래지어와 가슴을 반쯤 드러나게 만든다. 스커트길이는 초미니에 검은색 망사스타킹까지 신었다. 도대체 무슨 복장인가 싶어 자세히 보니 국적없는 푸른색 경찰복이다. 섹시함을 무기로 쏟아져나오는 가수들이 홍수를 이루고 있지만 여경 이미지는 낯설다.
 
음란한 경찰 아닌 섹시캅
폭시의 주역인 다함(23. 최예람)과 젬마(23. 이화영)는 "경찰이미지를 더럽히려는 것이 아니다. 폭시의 폴리스룩은 외국 뮤직비디오에도 흔히 등장하는 음란한 경찰이 아닌 섹시캅 이미지"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하지만 타이틀곡 '매직'에 맞춰 몸을 흔드는 모습을 보니 '정말 문제가 없을까'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스스로 이름붙였다는 '캅스틱 댄스'는 경찰의 곤봉을 안무에 사용한 춤. 속옷이 보일듯 말듯한 스커트 사이로 곤봉이 드나드는 장면은 누가 봐도 성행위를 암시하는 듯하다. 남자 백댄서와 호흡을 맞춘 대목에서 선정성은 더욱 적나라해진다.
함께 손을 맞대고 가슴에 얹어 거세게 부벼대는가 하면, 남자 백댄서의 다리 사이에 허벅지를 끼우고 몸을 비비기까지 한다. 섹시뮤직비디오 수준이 아니라 19세 이상 관람가 판정이 거의 확실한 위험수위에 도달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폭시는 해보는데까지 해보겠다는 입장이다.
평범한 섹시로는 미래 없어
경찰복에 곤봉춤까지 '뜨기위해 몸부림친다?'는 의혹의 눈초리에 폭시는 당연한 사실이라고 당돌하게 받아친다. 젬마는 "음반 한장을 내기위해 지금까지 진짜 눈물나게 고생했다. 남보다 그리 예쁘지도 않고 섹시하지 않은 것도 안다. 하지만 그래도 보여줄 것은 섹스어필밖에 없는데 어떻하겠느냐"고 털어놓는다.
'음악으로 승부하면 안될까?'란 공자님 같은 말씀에 다함은 "궁지에 몰려보면 그런 말 안나올 것"이라면서 "성공하기 위해 음악성 외에 추가할 것이 있다면 섹시함뿐만 아니라 그 보다 더 한 것도 추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결의를 다졌다.
수없이 등장했다 사라지는 가수의 운명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 폭시에겐 평범함 이상의 섹시 컨셉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폭시는 섹시캅 이미지로 뜨거운 이슈를 이끌어내며 성공할 수 있을까.  폭시는 섹시캅 다음엔 간호사 버전 등 남성들의 페티쉬를 자극할 비장의 무기들이 준비돼 있음을 암시했다.
남성욕망 사로잡을 페티쉬 듀오
기존의 섹시가수들이 개인이 가진 외모와 몸매만으로 올인했다면 폭시의 경우는 차원이 다르다. 제복과 스타킹 등에 열광하는 남성들의 페티쉬적인 욕망을 겨냥한 것이다. 데뷔의상으로 경찰복을 선택한 것도 경찰 이미지의 고정관념을 깨보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젬마는 "뮤직비디오 촬영이 끝나고 나니까 막상 주변에서 걱정을 많이 한다. 그러다 혼나면 어떻하냐고. 하지만 과거에 DJ DOC는 경찰소재 노래로 포돌이 논란도 일으키지 않았나. 최근에 끝난 드라마 '내인생의 스페셜' 보니까 경찰이 룸살롱도 하더라"면서 "그냥 패션컨셉으로 예쁘게 봐주길 바랄뿐이다. 기회가 닿는다면 경찰 위문공연으로 신세를 갚을 것"이라고 애교섞인 표정을 지었다.
신인 여성듀오 폭시의 고민과 모험은 칭찬보다는 '뜨기 위해 별짓을 다한다'는 비난에 휩싸일 가능성이 더욱 크다. 하지만 단 한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그들의 열정을 마냥 폄하할 수도 없을 것 같다. '섹시스타'가 아니라 '섹스심볼'이 되더라도 대중과 함께 하고 싶은 끼를 억누를 수 없는 못말리는 여자들. 그들이 바로 여우같은 여자 둘 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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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당과 민노당, 비 내리는 봄날의 난데없는 ‘떡 싸움’

실용 노선 열우당이 개혁은 무신 개혁

 

 

 

우리당과 민노당, 비 내리는 봄날의 난데없는 ‘떡 싸움’
입력 :2006-03-16 14:56   유성호 (bonjourpoem@dailyseop.com)기자
“저 놀부 두 손에 떡 들고 가난뱅이 등치고, 애비 없는 아이들 주먹으로 때리며 콧노래 부르며 물장구치며…”

어디선가 한 번쯤은 들어본 적이 있는 사람이 많은 민중가요 ‘저 놀부 두 손에 떡 들고’의 가사 중 일부다.

최연희 의원 성추행 파문과 이해찬 전 총리 골프 로비 의혹에 대해 야4당이 공조해 전자의 경우, ‘사퇴 촉구 결의안’과 ‘국정조사 요구서’를 공동발의하기로 한 가운데, 16일 국회에서는 난데없는 ‘떡 싸움’이 벌어졌다. 싸움의 주인공은 열린우리당 이화영 의원과 민주노동당 박용진 대변인이다.

열린우리당, “교섭단체 완화라는 ‘떡’을 바라고 한나라당과 공조한 것”

먼저 ‘떡’을 말한 것은 열린우리당의 이화영 의원. 이 의원은 이날 오전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단 회의에서 “야4당 공조의 기반에는 교섭단체 요건완화에 대한 여타 야당의 목적이 깔려있었다”고 분석하며 “그러나 민주당, 민주노동당, 국민중심당은 그러나 어제(15일)의 공조로 한나라당의 2중대로 전락하게 됐다”고 비꼬았다.

같은 당 장경수 의원도 “한나라당이 여타 야당들과의 공조를 통해 최연희 의원에 대한 사퇴촉구 결의안을 채택한 것은, 바람 핀 남편이 부인 앞에서 ‘나 바람 폈소’라고 말해 화를 더욱 부추기는 것과 같은 상황”이라며 “국민을 우롱하는 속 보이는 공조”라고 비판했다.

이는 야4당이 최연희 사퇴촉구결의안과 함께 이해찬 골프파문 관련 국정조사 공동 발의와 재소자 인권실태 국회차원 진상조사, 윤상림-황우석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 및 ‘X파일 특검법’ 4월 국회처리 등에 합의한 것에 대한 노골적인 불만의 표현이었다.

민노당, “열린우리당은 아예 ‘떡집’을 차린 셈 아닌가”

▲ 박용진 민주노동당 대변인(자료사진) ⓒ2006 데일리서프라이즈 박항구 기자 
열린우리당의 선제공격으로 시작된 ‘떡싸움’에 민노당은 “열린우리당은 아예 떡집을 차린 셈이 아니냐”고 맞받아쳤다.

이날 박용진 민노당 대변인은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브리핑을 갖고, “민노당은 지난 해 ‘열린우리당 2중대’ 논란으로 당이 벌집 쑤셔놓은 것처럼 들썩였는데 이제 열린우리당에게 ‘한나라당 2중대’ 소리를 들으니 민주노동당이 잘 하고 있는 건지 아닌지 궁금하다”며 이 의원 등의 발언을 문제 삼고 나섰다.

그는 “교섭단체조건 완화가 민노당에게 ‘떡’이라면 한 조각 떡일 수 있겠으나, 국회를 장악하고 있는 단 2개 교섭단체로서 엄청난 국고보조금과 각종 특혜조치를 ‘시루떡 채로’ 끌어안고 있는 거대 양당은 우선 반성부터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박 대변인은 특히 여당으로서 온갖 특혜 누리면서 정체성도 없고 무엇을 하고자 하는지 계획도 의지도 없는 열린우리당은 더 반성해야 한다며, “아예 ‘떡집’을 차린 셈 아니냐”고 따졌다.

그는 이어 이 의원이 “민주노동당의 정체성을 운운했다”며, “지난 번 사학법 파동 때 한나라당 이재오 원내대표와 열린우리당 김한길 대표가 누더기 사학법조차 재논의하겠다고 약속하고 손 맞잡고 산에 올라 다정하게 약속했는데 이 두 남자의 정체성 도대체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당시의 회동에 대해 “두 남자의 ‘보수정치 정체성 커밍아웃’은 아름답고 총리를 둘러싼 국민적 의혹을 밝히겠다고 국정조사 합의한 것은 어떤 정체성에 어긋나길래 비판하는 것인지 웃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 2중대’ 발언의 당사자인 이화영 의원에게 묻겠다며, “이라크 파병 문제를 한나라당과 알콩달콩 공조처리한 것은 열린우리당 아니었는가”라며 “열린우리당이 한나라당과 철석같은 공조로 비정규법안 강행처리하고 쌀수입개방 비준안을 날치기로 처리할 때 침묵하고 있었던 이화영 의원과 열린우리당의 이른바 개혁세력 의원들의 정체성은 무엇인가”고 되물었다.

박 대변인은 “민노당과 국민들이 보기에 열린우리당은 이미 한나라당과 다를 바 없는 한통속 정당이고, 본부중대와 2중대를 가릴 수조차 없을 만큼 하나로 가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최연희 의원이 여전히 자신의 의원직 사퇴 촉구에 어떠한 반응도 보이지 않고, 전직 총리와 현직 서울시장은 각각 ‘황제골프’와 ‘황제테니스’ 등으로 서민들의 심경을 불편하게 하고, 법률적 근거가 없는 국회의원의 철도 무임승차가 여전하다는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난데없는 ‘떡 싸움’은 그 ‘떡’ 자체보다는 ‘두 손에 떡을 든 놀부’가 누구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데일리서프라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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