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다녀오다.

from 아무그리나 2007/09/18 23:50

93년 여름에 다녀온 이후 14년만에 부산에 갔다왔다. 이주인권연대 정책팀 회의를 '핑계'로 부산에서 모임을 가졌다. 이주단체 중 독보적인 존재인 부산인권모임도 가 볼 수 있었다. 부산으로 이주한 국희샘도 만나보았다.

지난 주말을 강타한 태풍으로 인해 부산으로 가면서 불어난 강물과 물에 잠긴 농토를 많이 볼 수 있었다. 태풍은 물러갔지만 바다와 가까운 곳은 여전히 바람이 심하게 불었다. 부산인권모임 민정씨의 안내로 다대포라는 곳을 가보았는데, 탁트인 바다는 좋았지만 해변을 따라 지어진 고층아파트들은 천편일률적인 스카이라인을 만들고 있었다.

 

정책팀회의에서는 보호소방문조사에 대한 추가적인 의견을 모아보았다. 여러가지 의견들이 쏟아져나왔지만, 보호소에만 문제를 집중해서는 제대로된 해결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리게되었다. 왜냐하면 보호소의 시설과 처우에 대한 문제제기만 하게 될 경우 법무부는 인원과 예산의 부족을 핑계될 것이고 결국 의도치않게 법무부의 인원과 예산만 늘려주는 결과를 낳게될 수도 있기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무차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일제검거형태의 단속이 그대로 있는 이상 의미있는 진보는 어렵다고 결론내렸다. 하지만, 그런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현재 제기할 수 있는 개선요구의 리스트들은 뽑아보기로 하였다.

 

회의 이후 부산모임의 활동가들과 뒷풀이를 하며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운동성의 문제는 항상 화두가 되는 주제이다. 단체의 대중성과 운동성을 함께 담보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는 현실에 대해서 공통된 고민들이 있었다. 자원활동가들의 요구와 단체의 지향이 맞지 않을 경우 발생하는 문제들도 이야기되었다.

 

해결의 단서들도 찾을 수 있었다. 초기의 현장중심활동을 강화하는 것과 자원활동가 교육을 강화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주노동자들을 대상화하기보다 진정한 친구로서 받아들일 마음자세도 필요하다. 과제만 강조하다보면 쉽게 잊어질 수 있는 중요한 문제다.

 

이주활동가들과 이야기하다보면 이 세상 사람들이 아닌 것 같다는 착각이 드는 때가 많다. 이렇게 순수한 사람들이 곳곳에 존재한다는 것이 신기하다. 나는 이런 활동을 할 만한 자격이 있는지 돌아보게 한다. 그리고 내가 다른사람들에게 주고 있는 영향은 어떤 것일지 걱정하게 한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7/09/18 23:50 2007/09/18 23: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