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2/17

from 아무그리나 2008/02/18 00:14
한국어교실 이번 학기 첫번째 수업이 있는 날이었다. 지난 학기 등록자들을 중심으로 오전에 전화를 돌렸는데 대부분 연락이 안되던가 아니면 오늘도 일을 한다는 답변이었다. 그래서 오늘도 선생님들만 헛걸음하는 것 같다는 예감이 짙게 들었다. 하지만 결과는 오히려 정반대였다. 오늘 선생님들은 이혜정, 김진영 두 분만 오셨는데 반해 학생들은 10명 정도 찾아왔다. 거의 1년만에 다시 오신 버니씨와 라나씨를 비롯해 오늘 새로 등록한 학생만 4명이었다.
선생님이 부족하여 나까지 교사로 투입되었다. 한국에 온 지 2주밖에 안되는 스리랑카에서 온 노동자들과 9개월 정도 된 우즈베키스탄 노동자들이 학생이었다. 가장 기초적인 한글 자음과 모음의 이름과 발음을 공부하였다.

한국어 수업을 하고 있으니 예전에 많이 존재하던 야학 생각이 났다. 요즘은 거의 사라졌으나 80년대와 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노동자들을 의식화, 조직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야학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어쩌면 우리 역시 이와 비슷한 모습들이 있는 것 같았다. 야학의 장점과 더불어 쇠퇴원인 등을 파악해보면 우리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사무실을 나오면서 나눔꽃에 들러 니아즈씨를 만났다. 니아즈씨는 3주 동안 운영하면서 많은 생각을 한 것 같았다. 정말로 귀 밑에 흰 머리가 많이 늘었다! 이번달 나눔꽃 수입과 지출은 정확히 계산하여 다음주에 이야기해보기로 하였다. 얼추 계산해보았을때는 아직 임대료 만큼도 벌지 못한 것 같다고 한다. 니아즈씨는 아친에서 일주일에 며칠만이라도 도와주면 손님이 지금보다 훨씬 많아질 것으로 보고 있었다. 금,토,일만 고정적으로 열어도 좋겠다고 했다. 그리고 나눔꽃 내부를 2개의 서로 다른 성격의 매장으로 운영하는 것도 구상하고 있었다. 즉, 아친에서 물건을 공급하는 의류 등의 판매수익과 자신이 공급하는 물건의 수익을 구분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나눔꽃 가게 안에 또 하나의 가게를 두는 것이다.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조금 걱정이 되는 것은 돈이 안되는 물건들은 점점 밀려나게 되는 상황이었다. 그렇다고 나눔꽃 공간을 두 개로 나눌 수도 없는 노릇이다. 무엇보다 니아즈씨는 자기물건을 파는 장사에 더 관심을 기울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나눔꽃을 살릴려는 목적이 점점 불분명해질 수 있다.

내일은 지난 금요일에 상담을 받았던 러시아 아코디언 연주자가 오전11시경에 대화동으로 오기로 했다. 뭔가 다급한 일이 생긴 것 같았는데 통역이 되지 않아 내일 만나기로 했다. 그리고 최근 급증한 상담 건들을 진행하고 소식지도 빨리 마무리져야한다. 또한 다음달부터 시작하는 거리캠페인을 위해 이주노동자용 선전물도 만들어야한다. 시간이 되면 백병원 중환자실에 있는 리노씨 면회도 한 번 가야겠다. 너무나 오랫동안 혼자 병실에 계셨다.

이번주에는 무엇보다 회원소식지를 마무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주 내에 발송해야 3월이 되기 전에 소식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20일에는 여수참사1주기 토론회가 있고 21일에는 촛불문화제가 있다. 또한 이번주 일요일인 24일에 대학로에서 집회가 예정되어 있다. 파주는 한국어교실을 그대로 진행하고 갈 수 있는 사람만 참여하기로 했다. 공부하기 싫어하는(?) 친구들 몇 명을 꼬셔서^^ 갈 생각이다.

22일에는 대전에서 이주인권연대운영위가 있다. 지난 사무국회의에서 이주인권연대 탈퇴를 결정했으므로 이를 통보해야 하는데 아직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탈퇴의 이유에 대해 다른 사람들도 공감할 지 확신이 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으로는 탈퇴는 대내외적으로 상당한 공감가는 이유가 있을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내부적인 역량의 한계나 이주공동행동 참여는 이유로 적합해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일단 회비납부와 운영위참여를 중단하면서 좀 더 시간을 갖고 판단해봐야하지 않나 고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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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18 00:14 2008/02/18 0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