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40을 바라보게 되니 슬슬 건강이 걱정되기 시작한다. 40대인 차미경대표가 몸이 아파 고생하는 걸보니 더더욱 경각심이 생긴다. 그래서 오늘은 참으로 오랜만에 자전거를 타고 사무실로 나갔다. 한 6개월만인 것 같다. 그동안 자전거를 타지 않았더니 기본적인 장비들 - 장갑, 화이바 - 도 잘 보이지 않았다. 타이어도 바람이 빠져있어 다시 채워야했다. 탄현쪽으로 나가서 교하신도시 건설현장을 거쳐 금촌까지 1시간 20분 정도 걸린 것 같다. 금촌까지 대략 12km 정도니까 10km/h 정도의 평균속도로 달린 것 같다. 중간에 두 번 정도 쉬어 가야할 만큼 나의 체력은 많이 저하되어 있었다. 그래도 갈때는 괜찮은 편이었고, 돌아오는 코스가 훨씬 힘들었다. 올때는 2시간 가까이 걸린 것 같다. 체력저하도 문제지만 더 고통스러운 것은 엉덩이쪽 고통이다. 그래서 남성자전거 선수들에게 고환암 발병률이 높다고 한다.

사무실로 오후에 방글라데시 가정이 찾아왔다. 남편과 부인 그리고 3살짜리 남자아이였다. 부인이 둘째 아이를 임신했는데 병원비가 많이 나와서 의료공제회에 가입하려고 온 것이다. 아이까지 있는 방글라데시 부부를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아이는 우리 산이 동갑이었는데 너무나 이쁘게 생겼다. 하지만 좀 마른편이라 약간 걱정이 되기도 하였다. 이 부부는 둘째 뿐만 아니라 셋째도 나을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아기가 세 개는 되어야 한다"고 남편이 힘주어 말했다. 한국말을 못하는 부인은 그냥 웃고만 있었다.
한국사람들은 아이 하나도 키우기 힘들어 아이를 낳지 않는 사람도 늘고 있는데, 팍팍한 타향살이를 하면서도 아이를 셋이나 나을 생각을 한다는 것이 내 가치관으로는 얼른 이해되기 어려웠다.
그래도 이 부부 아이를 생각하는 마음은 끔찍해서, 한국으로 이주하게 된 이유도 방글라데시에 물이 많아 아이들이 자주 빠져 죽기때문에 오게 되었다고 한다. 그 이유가 전부는 아니겠지만, 이주의 이유를 이렇게 이야기하는 사람 또한 처음 보았다.
내 눈에는 이 부부의 앞날에 드리워져 있는 온갖 어려움들이 보였으나, 이 부부에게는 희망만이 가득한 듯 하였다. 어쩌면 내가 부정적인 생각을 너무 많이 하고 있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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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25 23:13 2008/08/25 2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