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사이에 한겨레 1면에 '외국인노동자 유입 15년'을 돌아보는 특집기획기사가 실렸다. 그 주요 내용은 외국인노동자가 들어온 이후에 내국인노동자의 임금수준이 저하되었고 중소기업의 산업경쟁력이 약화되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더욱 놀라웠던 것은 그 기사의 필자가 현재 대학생인 인턴기자라는 것이었다. 도대체 이 기사의 의도가 무엇인지 좀체 파악하기가 어려웠다. 인턴기자를 앞세워 한겨레가 그동안 평소에 하고 싶었던 말을 한 것인가? 마치 조선일보나 매일경제를 보는 듯한 내용의 이런 기사를 싣는 이유는 무엇인가? 오늘 실린 두번째 기사에서는 인턴기자의 개인사까지 등장하였다. 그의 아버지가 예전에 보람과 자부심으로 일하던 중소기업이 이제는 없어졌고 그 자리는 이주노동자들로 대체된 현실을 안타까워하는 내용이었다.

사실 이 기자의 기사수준은 훌륭한 편이었다. 현장을 직접 다니면서 쓴 기사라는 게 와 닿았다. 하지만 인턴기자의 한계라고 할까? 현상은 잘 지적했으나 그 원인을 찾는 데에는 실패하고 있었다.

우선 외국인노동자가 들어온 이후 중소기업이 기술개발이나 직원복지에는 투자하지 않았고 그 결과 경쟁력이 약화되었다는 것은 사실일까? 현상적으로 보았을때 현재 외국인을 고용하고 있는 기업들 대부분은 영세한 중소기업이고 이들 기업의 기술력이나 직원복지수준이 형편없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좀 더 냉철하게 이 기업들을 분석한다면 이 기업들은 외국인노동자들이 없었다면 일찌감치 문을 닫았을 기업들이다. 얼마전 외국인노동자를 고용하는 중소기업주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즉 대부분 '사양업종' 기업들인 것이다.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80년대 후반과 90년대 초반에 더 싼 임금을 찾아 중국과 동남아 등으로 공장을 이전하였다. 만약 이 기업들의 해외이전을 금지했다면 이 기업들이 기술력개발과 직원복지향상을 통해 살아남았을까? 이 기사가 일관성을 가질려면 노동의 이주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자본의 이주에 대해서도 근본적으로 반대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 기사 내용에서 눈여겨 봐야할 부분도 있다. 바로 직원의 숙련도 문제이다. 기사는 평균 3년 정도 머무르는 외국인노동자의 특성상 노동력의 숙련도가 발전하지 못했고 이것이 중소기업경쟁력의 저하를 가져왔다고 하였다. 이런 부분은 부분적으로 사실에 가깝다.

 

 

 

 

다음으로 외국인노동자가 고용된 부문의 내국인노동자 임금수준이 그렇지 않은 부문의 임금수준보다 훨씬 낮다는 것을 어떨가? 이 주장은 바로 전에 KDI 연구원에서 발표한 연구결과와도 정면으로 배치되는 주장이다. KDI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외국인노동자의 유입이 국내노동자의 임금수준이나 실업률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그러나 한겨레 인턴기자는 직접 현장을 찾아다니며 조사한 결과 그와는 반대의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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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01 18:17 2006/09/01 1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