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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넷째 주 파주풍경

from migrant 2008/10/28 17:11

주중에 비가 온 뒤로 기온이 부쩍 떨어짐을 느낍니다. 파주사무실도 지난 겨울 이래 처음으로 바닥의 전기판넬을 켰습니다. 날씨가 쌀쌀해서인지 한국어교실을 나오는 친구들의 숫자도 조금 줄어들었습니다. 이번 주는 지난주에 소풍을 함께 간 친구들이 거의 그대로 나왔습니다. 월말이 가까이 왔고 조금 있으면 연말이다 보니 주말특근을 하는 사업장도 많은 것 같았습니다. 게다가 지난 한 주 사이에도 수요일과 금요일, 토요일에 각각 단속반이 나와서 많은 사람들을 잡아갔다고 합니다. 한국어교실이 끝나고 파주병원에서 하는 무료진료소에 가보았는데 그 곳도 지난번과 달리 무척 썰렁하더군요. 이래저래 을씨년스러운 분위기입니다.

 

 

 

그래도 기쁜 소식도 여전히 있습니다. 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퇴직금을 받지 못했던 방글라데시에서 온 슐레만 씨가 퇴직금을 지급받았습니다. 사장님은 슐레만 씨를 고용한 적이 없다고 계속 부인하였지만 사법연수원생들의 도움으로 관련서류자료를 들이밀자 결국 지급을 하였습니다. 스리랑카에서 온 디론 씨도 퇴직금을 받았습니다.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이끄람씨도 그만둘 때 받지 못했던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받았습니다. 태국에서 온 완나폰 씨도 노동부 진정까지 간 끝에 밀린 임금을 지급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국어교실에 선생님이 또 한 분 늘어났습니다. 성함은 윤정실 선생님이시고 구로에 있는 한국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에서 자원활동을 한 경험도 있으십니다. 일요일 날 직접 찾아오셨었는데 다행히도 아담한 분위기의 아친 사무실이 마음에 드신다고 합니다. 한국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처럼 역사도 깊고 규모도 큰 곳에 비한다면 아친은 조그마한 구멍가게 같을 텐데 오히려 이런 공간의 필요성을 더욱 공감하신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앞으로 좋은 인연을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사무실에는 조그만 서명용지가 놓여있습니다. “이주노동자들의 인간다운 삶을 위한 서명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습니다. 최근 정부에서 이주노동자들의 임금과 복지수준을 낮추겠다고 하고 있고 12월 국회에서 출입국관리법과 고용 허가제 법을 더욱 안 좋은 방향으로 바꾸려 하는 거 혹시 알고 계시나요? 경제가 안 좋아진 건 알겠는데 그 책임을 왜 이주노동자들에게 지우려 하는 건지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모습입니다. 그래서 전국의 이주민인권단체들이 연대해 이런 정부의 움직임에 “NO”라는 여론을 만들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 중의 하나가 서명운동인데 한국인과 이주민들을 합해 1만 명 이상의 서명을 받아 12월초에 정부와 국회에 제출할 예정입니다. 선생님들께서도 서명에 꼭 동참해주실 것을 부탁 드립니다. 그리고 혹시 주변에 서명을 하실 만한 분이 있다면 받아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물론 학생들에게도 설명을 해주시고 서명하도록 도와주시고요.

 

이래저래 이번 일요일에는 한국어교실 교사회의가 있을 예정입니다. 10월 달 활동을 돌아보고 11월을 준비하는 이야기를 나눠볼까 합니다. 모두들 오후1시까지 나오실 수 있는지요? 선생님들, 답장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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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28 17:11 2008/10/28 1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