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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지배구조 흔들 의원입법에 초긴장

  삼성, 지배구조 흔들 의원입법에 초긴장
  에버랜드 지분 매각 압박, CB헐값발행소송 판결임박
  프레시안 2005-06-30 오후 2:37:54

 

  삼성그룹의 기존 지배구조를 밑둥채 위협하는 의원입법이 추진중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삼성, 금융계열사 5% 초과지분 강제매각방안에 전전긍긍
  
  열린우리당 박영선 의원 등 여야 의원 25명이 6월초 국회에 제출한 '금융산업의 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 개정안에 따르면, 대기업 금융사가 계열사 지분 5% 이상을 초과 보유할 경우 5년 내로 초과분을 매각하도록 돼 있다.
  
  이 법이 통과되면 삼성카드는 금융감독위원회 승인 없이 보유한 삼성에버랜드 지분(25.64%)의 대부분을 처분해야 한다. 삼성전자 주식을 7.99% 갖고 있는 삼성생명도 5% 초과분을 매각해야 한다.
  
  에버랜드는 사실상 삼성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회사다. 따라서 지분매각이 현실화될 경우 이건희 회장의 외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가 지분 25.1%를 보유한 비상장법인 에버랜드애서 출발해 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에버랜드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도 위협받게 된다.
  
  삼성 관계자는 30일 <프레시안>과의 전화통화에서 "삼성카드가 보유한 에버랜드 지분을 매각하려면 그 많은 비상장 주식물량을 소화할 길이 없어 상장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에버랜드가 상장될 경우 삼성카드의 에버랜드 보유지분마저 5%로 축소되면 삼성그룹 전체의 경영권이 위협받는 상태가 된다"고 말했다.
  
  이때문에 현재 정부가 제출한 법 개정안은 재벌금융사가 계열사 주식의 5% 이상을 보유하고 있을 때, 5% 이상 지분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게 상대적으로 완화된 방안을 담고 있다.
  
  삼성측은 과거에 취득한 지분을 매각하는 것이 소급입법에 해당해 위헌소지가 있다는 주장도 펴고 있다.
  
  에버랜드CB헐값발행 판결도 임박
  
  그러나 박영선 의원은 지난 28일 `금융산업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 어떻게 개정할 것인가`라는 주제의 정책 워크숍에서 주제 발표를 통해 삼성카드의 에버랜드 지분소유를 예로 들면서 "금산법은 지분의 취득이 아닌 소유를 규제하는 것으로, 취득은 과거지만 소유는 진행형의 개념이라 소급입법이라고 말할 수 없다"면서 "순환출자에 따른 경영권 세습을 막기 위해 초과보유지분에 대한 매각을 강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김상조 소장도 "주식은 소유자체로부터 지배의 효력이 생기므로 법에서 규정한 부분을 초과한 부분에 대해서는 의결권 제한이 아니라 매각 처분을 내려야 한다"며 "초과부분에 대해서는 매각하고 더 보유하고 싶으면 승인을 받고 보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금산법 개정안에 따라 에버랜드 지분 매각에 대해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지난 2월 선고연기된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 헐값발행을 둘러싼 배임사건 결심공판이 내달로 잡혀있는 등 삼성의 지배구조를 위협하는 상황이 동시다발적으로 전개되는 양상이다.

 

이승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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