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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경제개혁 3년만에 빈부격차 심화

북한 경제개혁 3년만에 빈부격차 심화

북한이 지난 2002년 7월 경제개혁 조치를 취한 이후 물가폭등으로 심각한 사회ㆍ경제적 불균등 현상을 겪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27일 보도했다.

북한은 임금인상, 농민시장 허용, 보조금 삭감 등 과감한 경제관리개선조치를 도입한지 3년만에 일부 주민의 생활을 향상시키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으나 가난한 주민과 더 가난한 주민간의 격차만 벌어진 결과에 참담해하고 있다.

특히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북한 정권은 최근 4∼5달러 가치의 최고액권 1만원권 지폐를 발행했다.

미국 국제경제연구소의 한반도 전문가 마커스 놀랜드는 "1만원은 북한의 월평균 임금의 3배나 되는 돈으로 심각해진 불평등 현상을 반영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물가상승률이 3년만에 100%를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식물성 기름 1ℓ는 2003년 8월 30원에서 현재 2천100원으로 700배 올랐으며 배급량 외에 시장에서 쌀을 구입하는 가격은 지난해보다 세배 이상 뛰었다.

이에 따라 전 주민을 성분별로 적대계층, 동요계층, 핵심계층으로 분류하는 일종의 신분제에 새로운 변화가 생겼다는 지적도 있다.

무역을 통한 외환 유입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집단과 날로 가치가 떨어지는 북한 원화에 의존해 사는 도시 노동자 집단 사이의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지는 '2개 사회'가 존재하게 됐다는 것이다.

놀랜드는 "도시 노동자이거나 원화 봉급 생활자라면 실질 소득은 더더욱 낮아졌을 것이고 외환에 대한 접근이 가능한 사람이라면 DVD 플레이어를 사거나 고급식당을 가는 등 더 많은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체제에서 혜택을 받고 있는 상당수는 과거 체제에서도 우대를 받았던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120만명에 달하는 군인들은 인플레이션으로 고정 봉급중 일부를 빼앗겼지만 기업체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려있다.

이와함께 할당량을 채운후 농산물의 시장판매가 허용되는 농민들이나 7.1 조치 이후 활성화된 식료품 가게나 목공소, 재봉소, 자전거 수리점 등 소규모 자영업자도 혜택을 받은 편이다.

그러나 구식 산업체에서 일하는 봉급 노동자들은 이번 변화에서 가장 큰 고통을 받고 있다.

세계식량기구(WFP)도 평양 외곽의 도시지역이 새로운 체제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 노동자는 실질 구매력이 대폭 떨어짐에 따라 `핀치'에 몰렸다고 느끼고 필사적으로 초과근무를 하려하고 있다고 한 평양 주재 외교관은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jooho@yna.co.kr
입력시각 05/27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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