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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삼이

춘삼이는..
2003년 내 룸메이트의 후배가 주워온 강아지 이름이다.
당시 내가 살고 있던 집엔 사람보다 개가 더 많던 시절..
지금이야 개에 대한 새로운 애정을 갖게 되었지만 그 시절엔 뭐.. 전혀.. 관심없음이었다.

여하튼 그때 우리집에 왔던 춘삼이는 내 친구의 집에 입양이 되었고..
그때부터 주욱 그녀와 함께살았다. 유달리 일이 많았던 친구... 넘들에겐 그리 많지 않을것 같은
이런 저런 우여곡절.. 한순간 억척 소녀가장이 된 그녀에게 춘삼이는 벗이자, 기댈 수 있는
무엇이자, 어느 순간에는 살아있는 이유이기도 했다..

그랬던 춘삼이가 지난 2월 29일 저세상으로 떠났단다..
오랫만에 통화를 하던 친구의 음성에서 애써 참아내는 울음섞인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녀석의 얼굴이 머릿속을 가득 메운다.. 그리고 내 친구의 얼굴도 떠오른다.
나도 울컥 눈물이 났고, 슬픔이 서로의 음성을 통해 전해졌다.

그래도...
그녀석이 참 고맙다.

개의 죽음.. 인간과 개.. 그 인연의 끈.. 혹은 세로운 세상으로의 안내..
오늘 난 동순이를 꼭 안아 주었다. 그리고 자그막히 속삭였다.
'동순아 고마워.. 나와 함께 있어줘서... 우리 오래오래 좋은 벗하자..'

춘삼이의 명복을 빈다..
그리고.. 리건의 강아지.. 에코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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