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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에서 일하다가 문뜩 내 꿈이 뭐였는지 떠올려봤다.
그런데 아무리 기억하려 하여도 그게 무엇이였는지 도무지 기억나지 않는다.
뭐가 되겠다고, 무언가를 이루겠다고 했던 기억이 나질 않는다.
분명히 있었던 것 같은데 말이다.
오랜 시간 기억을 더듬더듬.. 조금씩 떠오르고...
한참 교육문제에 푹 빠져있었을 때는 10년후에 학교를 세우겠다고 했었던 것 같다.
그 10년 후가 지금쯤이고.. 한참 미치기 시작했을때 난 교육과 관련한 60여권의 책을 쌓아놓고
2-3달 동안 읽어댔다. 신문이고, 잡지고, 책이고, 뉴스고 상관없이 마구잡이로 교육과
관련한 일이라면 미친듯이 들이댔었다. 누구누구 교수가 무슨무슨 잡지에 기고를 하면
당장 찾아가 만났을 정도였으니까.. 수없이 많은 사람들을 만났었고, 사람들의 생각을 마주했고,
토론하며 그랬던 것 같다. 나름 이런저런 실험을 해보기도 했던 것 같다.
근데 이 꿈이 언제 사라진거지?? 관심분야가 삶의 중심에서 주변으로 옮겨가기 시작할 때, 어느
만큼 멀리 갈지 가늠할 수없는 사례인 듯..
내가 환경운동을 하는 몇몇 신기한 사람을 만났을 때 나의 꿈 혹은 원하는게 큰 틀에서
바뀌기 시작한것 같다. 그 때는 미래에 대한 생각을 거의 없었고, 매 순간을 최고로 즐겁고
의미있게 살아가는 거가 꿈이였던 것 같은데...내가 기댄 환경운동의 철학과 사상적 기초는
무지 약했던 걸로 기억한다.
어릴적에는 음.. 교사가 되고 싶어했던 것 같은데 매번 바뀌었고, 고등학교 때인가
어떤 드라마 보고 특수교사가 되어야지 했던 적도 있었고, 손끝에 나름 미적 감각이
있었을 적에는 디자인을 해보고 싶기도 했었다. 특히 건축.. 중고등학교 때 한옥의
곡선과 벽화같은데 나오는 구름 모양에 뽕 간적이 있었다. 그래서 건축 해볼려구 이과에
들어갔다가 중간에 꿈이 바꿔 아주 엉뚱하게 왔다리 갔다리 하다가 대충 대학에 들어갔던
것 같다. 중학교 때는 노래를 하는 사람, 초등학교 때는 흙만지는 사람 대충 조형쪽??아님
그릇같은거...
결국 기억을 더듬어 보니... 고등학교 이전까지는 뭔가 구체적이였던 것 같고..
20살이 넘으면서 오히려 꿈이란걸 구체화하는데 늘 실패했던 것 같다.
뭐냐?? 이렇게 과거를 더듬어야만 정리가 되는건 ㅠ.ㅠ
그리고 지금 난 농부다..
한번도 농부가 되어야지 하고 야무지게 꿈꿔본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농부다. 가을 하늘이 너무 높고 예뻐서 울음이 터질 것 같은 날씨에
1년 마무리인 거두기를 하고 있다. 뭐지?? 하고 내가 나에게 놀라며,
야 너 왜 여기있냐? 하고 내가 나에게 묻기도 하고... 아픈허리 펴고 먼 산 바라보며
내꿈이 뭐였더라? 왜 내가 여기있지? 하고 갑자기 허무버전 질문을 하게되고..
앞으로 펼쳐질 삶은 구체적이게 살게 될까? 아님 지금처럼 뭔가에 이끌려
혹은 휩쓸려 살아지게 될까?? 내참.. 갑자기 우울해지네..
댓글 목록
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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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허리 아픈거를 풀어야 될 것 같아요..ㅋ저도 제 꿈이 뭐였는지 잘 모르겠어요.. 잘 알고 있다라고 착각하고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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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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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미/저녁마다 몸풀기 하는데 그게 생각만큼 잘 안되는것 같아요..농사일은 건강이 최고라는 새로운 사실을 깨닫게 해주는 대목**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