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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정리하며

한동안 오예스를 계속 먹겠구나

그래도 우리는 짐 손이 부족해 조금 챙겨왔는데...

오예스 먹으면서 편지들을 정리하고 있다.

내가 떠나보낸 마음들을 내가 다시 만나게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그래서 더 미련없이 여러 마음들-서운함과 그리움과 지루함과 불안함과 기대감 들을

가감없이 내 보냈었던 건데...

 

편지들 정리하면서보니 정말 난 글씨를 너무 못쓴다ㅠㅠ

아무리 감동적인 내용이라도 이런 글씨라면 하나도 감동적이지 않음은 물론이고

나라면 끝까지 읽어보지도 않을것같다. 타이핑 치는데 못알아 볼 정도는 아니지만

신나기 보다는 짜증이 쌓여가는 글씨체라고나 할까.

 

그리고 또 새삼스럽게 알게되는 것 들.

그 안에 있을 때, 출소해서의 계획을 거의 세우지 않았다.

이것 저것 세워봤자 안지킬게 뻔해서. 그래서 안세우고 안세우고 해서

최소한으로 세운 계획들. 깜빡 잊고 지냈더랬다.

편지들을 보니까 내가 어떤 계획들을 세웠는지 적혀있다.

민망하다. 단 하나의 계획도 실행하지 못하고 있다.

몇가지 맛보기. 징역에서 읽었던 책들 중 인상깊었던거 다시 읽기.

도스도예프스키, 톨스토이, 보르헤스, 마르케스 읽기.

영어공부 꾸준히 하기. ㅠㅠ

 

그래도 편지 정리하면서

기억에 가물거리며 남았있던, 찾고 싶었던 시도 찾아냈다.

친구에게 써 보냈던 시.

 

 

 

옥창에 기대어                          김광섭

 

 

하늘로 하늘로

가는 마음

맑은 바람

타고 가면

흰 구름

눈물 씻는다

 

 

이 시를 보면서, 시인의 마음에 너무 너무 공감이 되었다.

좁다란 창살 사이로 내다보이는 하늘, 하늘위 구름과 바람과 내 마음

 

편지 타이핑하기 지겨워서 잠깐의 포스팅.

다시 일해야겠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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