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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지 말고 그대로 살아라!

예전에 사람들과 '비폭력'에 대해서 이야기할때면

어떤 사람들은 현실의 무시무시함을 모른다며 이상적인 생각일 뿐이라고 이야기했다.

군대와 전쟁과 평화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도 군대와 국가에 저항하고

전쟁과 폭력이 없는 세상은 머릿속의 이상일 뿐이라고 이야기했다.

마치 아래 예비군에 대한 나의 글에 달린 답변들처럼...

 

상상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상상의 영역은 꿈같은 이야기다.

상상하는 사람들에게도 상상만 한다면 그것은 꿈의 영역이다.

나는 비폭력이 꿈같은 세상의 아름다운 투쟁방식,

그야말로 하얀 깨끗한 이미지의 순도 100%짜리 좋은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천상의 비폭력과 평화는 현실의 사람들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나는 전쟁과 군대와 폭력이 없는 세상을 꿈꾸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곳에서 내가 그런 삶을 살기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나는 이 세상이 내가 죽기 전까지 군대와 전쟁과 폭력이 없어질거라고

절대로 생각하지 않는다. 더 심해지지만 않아도 정말 다행이다.

나는 경찰이 없는 곳에서 비폭력을 외치는 것이나

군대가 없는 곳에서 전쟁반대를 외치는 것에는 관심이 없다.

가장 폭력적이고 가장 지저분한 현실에서 비폭력과 전쟁반대 군대반대를

말로써 주장할 뿐만 아니라 행동으로 살아내는 것이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이다

나를 보고 유토피아를 꿈꾼다고 생각하거나

비현실적인 이상주의자라고 생각하시는 분들.

나의 비폭력은, 나의 군대반대는 내 삶이다. 나는 그것을 정치적인 구호로 외치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는 방식으로 내 몸에 아로새기려고 노력하고 있다.

 

나도 마찬가지지만 많은 사람들은 이미 폭력으로 다른 사람을 짓누르는 질서에 익숙해서

다른 방식을 상상하기 힘들다. 군대가 너무나도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군대가 아닌 다른 안보와 질서를 상상하기를 두려워한다.

지도와 보호의 집회문화가 익숙한 이들은 누군가 지도해주지 않고

사수대가 보호해주지 않는 집회에 참여하면 무언가 잘못되거나

혹은 무언가 부족하다는 불안감을 떨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상상하지 못하고 있는 것들을 꿈이라고만 생각하는 것들을

실제로 살아내고 있는 사람들을 우리는 볼 수 있다.

거대한 국가폭력에 맞서 비폭력의 외침이 순진한 이상주의자들의 관념일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전경버스 위에서 108배를 하는 시민의 우아한 몸놀림은

상상력이 몸으로 발현될 때 어떤 에너지를 발산하고 그 에너지가 주위를 어떻게

감염시키는지 똑똑히 보여준다.

 

다시 한 번.

꿈꾸지 않는 사람들이 꿈꾸는 사람을 조롱할 권리는 없다.

그러나 나는 꿈꾸는 사람이 아니다.

당신들에게 꿈이라고 생각되는 것들을 이세상에서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나 또한 저 멀리 있는 유토피아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다.

나는 지금 2008년의 한국땅에서 사람들이 불가능한 꿈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살아보고 싶은거다. 전세계에 전쟁과 군대와 폭력이 사라지는 날이 올거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일단 내가 속한 작은 공간들과 나의 삶에서 부터 군대와 전쟁과 폭력과 관련된 여타의 것들을 사라지게 하는 노력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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