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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미씨의 신간 [꽃섬고개친구들]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천덕꾸러기들의 삶

그 속에서 조심스럽게 피어난 평화를 향한 선택!    

        

제  목 : 꽃섬고개 친구들

지은이 : 김중미

체  제 : 145*210 | 359쪽 | 10,000원

분  류 : 문학 > 주제가 있는 문학 >

         성장소설

        청소년 > 청소년을 위한 소설

        문학 > 한국 문학 > 한국 소설

독  자 : 청소년 및 일반

발행일 : 2008년 8월 25일

ISBN : 978-89-8040-332-5 [03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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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괭이부리말 아이들》,《거대한 뿌리》등 출간하는 작품마다 항상 낮은 곳에서 씩씩하고 바르게 살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감동적으로 그려 낸 작가 김중미의 장편 성장소설이다. 《꽃섬고개 친구들》은 꽃섬고개라는 조그마한 산동네에 살고 있는 한길이와 선경이, 이들 두 명의 주인공을 중심으로 이들의 친구 태욱이와 영미, 보라를 둘러싼 사랑과 우정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거기에 열악한 산동네에 공부방 선생님으로 있으면서 이 아이들에게 큰 힘이 되어 주는 이재성 선생님과 각각의 사연 속에서도 삶에 대한 애정을 버리지 않고 꿋꿋이 살아가는 부모님들과 동네 어른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아이들은 팍팍한 삶 속에서 불평도 생기고 이기적인 마음도 싹트지만 서로 기대면서 점점 성장해 나간다. 평화를 위한 선택을 향해 달려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소박하지만 아름답게 그리고 있다. 


- 책 소개 -


억압과 불평등, 착취, 가난하고 힘없는 이들에 대한 폭력을 거부하는 작은 목소리!


《꽃섬고개 친구들》은 초등학교 시절에서 이십대 청년이 될 때까지 꽃섬고개라는 마을에서 함께 자란 친구들이 겪는 현실 속 폭력과 갈등을 있는 그대로 보여 주면서, 이런 폭력에 굴복하지 않고 평화를 위한 자유로운 선택을 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다. 각각의 주인공들이 가진 사연들은 평범하다면 평범할 수 있는 이야기지만, 이런 환경에서 각자가 선택하게 되는 모습을 보여 주면서 어렵고 힘들어 보이는 삶도 그 자체로 아름다울 수 있음을 우리에게 이야기한다. 주인공 한길이와 선경이를 통해서 그들의 삶과 주변인의 삶을 통해 십대에서 이십대로 성장해 가는 과정의 생채기와 아픔을 그려낸다. 동시에 각각의 사연 속에서 어떻게 평화의 길을 찾아 가는지 보여 준다.


선경이 이야기

선경이는 집을 나가 택시 기사로 어렵게 살고 있는 아버지와 어린 시절 헤어진 어머니 대신에 몸이 불편하신 할머니와 힘들게 살고 있다. 선경이는 어려서부터 자신의 환경에 적응하면서 어른스럽게 살아가려 한다. 약한 아이를 괴롭히는 부잣집 아이들에게도 지지 않고 힘으로 맞서서라도 이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려운 집안 형편을 생각해서 실업계 고등학교에 진학해서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면서 열악한 청소년 노동을 하며 팍팍한 삶을 산다. 아르바이트비를 벌기 위해 부조리한 모습을 보면서도 살아가기 위해 침묵하기도 하고, 주위의 친구들에게 냉소적이고 차가운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결국 한길이와 친구들의 모습 속에서 변화해 가게 된다. 선경이는 한길이와는 어려서부터 보디가드처럼 친한 친구이다. 소심하고 여성스러운 한길이와는 달리 선경이는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한다. 선경이는 항상 혼자 힘든 삶을 헤쳐 나갈 생각만 하다가 아르바이트에서 만난 보라에게 처음으로 마음을 주게 되고, 선경이는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난 보라에게 위화감을 느끼지만, 나중에 친해져서는 보라가 레즈비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선경이는 자유분방한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동성애 문제로 따돌림을 당하는 보라를 받아들이고 보라에게 기대게 된다. 하지만 보라의 제멋대로인 듯한 태도에 화가 나기도 하고, 이기적인 모습에 실망하기도 한다. 이런 상황이지만 선경이는 결국 보라를 이해하게 되고 다시 친구로 지내게 된다. 또 친구 영미의 답답한 모습에 많이 짜증도 내지만 영미가 혼자서 아이를 낳고 키우기로 결심하자 아버지와 어머니의 잘못된 만남으로 태어난 자신의 과거를 생각해서 함께 아이를 키우기로 결심한다. 한길이가 병역을 거부하고 평화주의자로서 자신의 길을 가려고 선택할 때 납득하지는 못하지만 결국 한길이의 선택을 존중한다.  


한길이 이야기

한길이는 산동네인 꽃섬고개에서 주정뱅이 아버지와 도배 일하는 어머니와 동생 한나와 함께 살고 있다. 어려서부터 어머니를 때리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폭력을 거부하고 살아가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한다. 아버지의 폭력이 사실 베트남전 참전으로 인한 후유증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점점 전쟁과 같은 폭력이 사람을 파괴하고 만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공부방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이재성 선생님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커서는 그와 같은 훌륭한 선생님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운다. 고등학교에 진학해서 그곳에서 벌어지는 공부 잘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 사이의 차별, 폭력적인 선생님들의 부당한 체벌과 사람들 사이의 폭력을 보고 폭력에서 벗어나 평화롭게 살려고 노력한다. 주위 친구들은 집안 형편과 성향의 영향으로 대한 진학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교대에 들어가 이재성 선생님이 그랬던 것처럼 공부방에서 선생님을 한다. 자신이 선생님을 하면서도 예전 자신의 어린 시절과 변한 것이 없는 꽃섬고개 아이들의 모습을 보게 되고 좀 더 평화롭게 어울려 살 수 있도록 아이들을 가르친다. 친구 태욱이 삼촌이 여호와의 증인 신자로 병역거부를 한 것과 폭력적인 문화에 저항하는 불복종으로 불교신자인 오태양 씨가 병역거부를 하자 자신 역시 폭력에 반대하는 양심의 목소리에 따라 병역거부를 결심한다. 공부방 선생님을 그만두고 다시 자신의 고향인 탄광촌 마을로 돌아간 이재성 선생님을 만나고 병역거부에 이어질 고난에도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한다. 


태욱이, 영미

태욱이는 한길이와 선경이의 친구이다. 섬세하고 생각이 많은 한길이와 달리 단순하고 터프한 전형적인 남자 아이다. 공부와는 담을 쌓고 살아가지만 마음은 착하다. 삼촌의 병역거부와 아버지의 정리 해고와 같은 일련의 사고를 겪으면서 집에 책임감을 느끼고 고등학교 취업반을 졸업하고 미용 기술을 배우다 군에 입대한다.

영미도 한길이와 선경이의 친구이다. 어려서부터 약하고 순진해서 다른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한다. 부모님은 장애를 가지고 있어 집안일을 능숙하게 하지만 친구 사이나 사회적 관계에서 항상 어리숙하다. 고등학교를 그만두고 휴대전화 영업 일을 하지만 임신을 경험하고, 이러한 관계 속에서 상처도 많이 받는다. 한 번의 낙태를 경험하고, 배 속에서 울리던 아이의 발소리를 잊지 못해서 결국 미혼모로 선경이와 함께 당당하게 다시 살아가게 된다.


평화를 위한 선택

《꽃섬고개 친구들》의 주인공들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은 폭력적이다. 어쩌면 우리 모두 이런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것일지 모른다. 이렇게 폭력적인 환경 속에서 어른이 되는 우리는 모두 평화로운 감수성을 잃고 다시 반복되는 폭력 속에서 둔감하게 살아간다. 이 소설 속 주인공들은 모두 숱한 상처를 겪어 몸과 마음은 늘 흉터투성이인 데다가, 영향력을 가진 사람들은 아니지만 삶 한가운데에서 조용하고 작지만 모이면 큰 촛불처럼 자신의 소신을 따라 평화로운 선택을 한다. 영웅이나 투사가 아닌 보통 사람들의 삶 속에서 이런 선택 하나하나가 모이면 큰 힘이 되어서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데 큰 밑바탕이 될 것이라 작가는 말하고 있다. 항상 일상적인 폭력에 노출되어 있는 청소년들에게 이러한 작은 선택의 이야기는 많은 울림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쉽게 상처받고 힘들어도 조용하고 끈기 있게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처럼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이 소설에서 다루고 있는 테마 중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양심적 병역거부의 문제이다. 그동안 여호와의 증인이나 안식교도 등 흔히 이단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양심적 병역거부를 해서 감옥 생활을 했다. 2001년 불교 신자인 오태양 씨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하면서 사회에 양심적 병역거부 문제가 회자되기 시작했다. 한길이가 양심적 병역거부를 선택하는 과정과 주변 환경은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그 길을 선택하면서 겪게 되는 마음 속 갈등, 주변인들과의 문제를 보여 준다. 폭력이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꿈꾸는 양심의 목소리를 거역할 수 없어 감옥의 위협에도 굴하지 않고 병역거부를 하는 평화주의자의 모습이 그려진다. 이를 통해 독자들도 평화의 문제에 대해서 심각하게 생각할 수 있을 것이며, 아울러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찬성과 반대 의견에 대해서 좀 더 나은 이해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누구나 겪게 되는 선택의 갈림길에서 어떻게 좀 더 나은, 평화로운 선택을 할 수 있을까? 《꽃섬고개 친구들》을 통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소재를 바탕으로 펼쳐지는 우리 친구들의 이야기 속에서 함께 평화를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 차례 -


1부

선경이 - 7

한길이 - 18

결석 - 25

동병상련 - 31

친구 - 41

피티에스디 - 51

난 강한 아이야 - 62

누가 더 힘이 센 걸까 - 73

여자가 되다 - 80

면회 - 89

변화 - 94

월남에서 돌아온 용감한 김상사 - 105

동물원에서 - 118

2부

학교 - 129

여고가 아닌 여상 학생으로 살기 - 140

태욱이 삼촌 - 150

할머니와 이별하기 - 157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 167

독립 - 180

용기 - 189

보라 - 203

용만이의 선택 - 213

사랑에 빠지다 - 223

영미 - 234

아웃팅 - 243

이재성 선생님의 선택 - 260

3부

가슴에 푸른 멍이 든 소혹성 사람들 - 267

김한길 선생님 - 285

괜찮아, 그까짓 생채기 하나쯤은 - 294

폭력의 고리 - 300

재회 - 308

만남 - 317

인드라망 - 326

선택 - 338

지금 여기 이 자리에서 - 344

평화로 가는 길 - 354


작가의 말 - 357


- 작가의 말 중에서 -


《꽃섬고개 친구들》의 주인공들이 처해 있는 현실은 그 자체로 폭력적이다. 가난과 편견, 억압과 불평등, 착취. 가난하고 힘없는 그들은 그 폭력을 막아 줄 어떤 방패도 갖고 있지 않다. 그래서 그들은 늘 맨몸으로 사회의 폭력과 맞서야 했다. 숱한 상처를 겪어 몸과 마음은 흉터투성이지만 그들은 어떤 무기도 지니지 않은 채 세상에 당당하게 살아남았고, 서로 그 흉터를 쓰다듬으면서 자매애와 형제애를 깨닫는다. 나는 이 소설의 주인공들을 폭력에 멋지게 맞서 나가는 영웅으로 그리고 싶지 않았다. 평화는 거창하고 대단한 사람의 능력이 아닌 힘없는 개인들의 작은 선택이 모여 이루어진다고 믿기 때문이다. 

검둥소 편집자로부터 작가의 말을 쓰라는 연락을 받을 무렵, 나는 촛불을 들고 청계광장에 있었다. 처음 우리의 아이들이 촛불을 들고 그 광장에 섰을 때, 사람들은 그 어린 학생들이 켠 촛불이 수천, 수만 개로 번져 나갈 거라 믿지 않았다. 그러나 촛불은 점점 사람들의 마음을 밝혔다. 나는 거리로 나온 촛불 하나하나의 힘을 믿는다. 우뚝 솟은 큰 촛불로 모여드는 작은 촛불들의 힘보다 작은 촛불들이 모여 이룬 커다란 촛불의 힘에서 더 큰 희망을 발견한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아이들과 평화를 위한 촛불을 다시 켠다.


- 추천사 -


이 책의 주제는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것이지만 가장 생각하고 싶지 않은 것, 바로 “폭력”이다. 폭력의 얼굴들은 너무나 다양하다. 빈민촌 아이들이 자기 동네에 나타나는 것이 싫어 방음벽을 쌓아 가난한 아이들의 등굣길을 막는 아파트 단지 주민들의 냉정한 이기주의부터 같은 반 가난뱅이 아이를 무시하고 괴롭히는 “있는 집안” 아이들의 태도까지, 폭력이란 우리가 살고 있는 계급 사회의 총체적 현실의 다른 이름이라 봐도 좋을 만큼 모든 것에 스며들어 있다. 폭력은 악보(惡報)를 낳는다. 베트남 전장에서 소녀를 쏘아 죽인 “파월 용사”가 그 악몽을 벗어나지 못해 행려병자가 되고, 가족들까지도 쉴 사이 없이 불안에 시달리게 만든다. 그를 폐인으로 만든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는 물론 모르쇠로 일관한다. 폭력의 사슬을 어떻게 끊을 것인가? 결국 주인공 김한길은 “원수를 사랑하라”는 가르침에 입각하여 병역을 거부하고, 이를 통해 거대한 폭력 기구인 국가에 대한 맹종이라는 악의 뿌리를 자르려고 한다. 주인공의 이름에는 깊은 의미가 담겨져 있다. “한길”이란 결국 우리 모두를 폭력의 공포에서 해방할 자기 양심에 대한 복종, 그리고 체제에 대한 불복종의 큰길이란 의미일 것이다. -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 국립대학 한국학 교수) -


김중미 선생님의 작품들이 언제나 깊은 감동을 주어 온 것은 단지 사회적 약자들이 겪는 현실의 문제를 담고 있어서만은 아닐 것입니다. 삶으로 겪은 것이 아니어서는 작고 가난한 삶들의 줄기를 그토록 저미도록 알기 어려울 것이고, 사랑이 아니어서는 그 모진 삶들의 눈물이 또 다른 눈물과 서로 어떻게 기대어 흐르는지를 이처럼 한 가슴에 담아내기는 어려울 것이기 때문입니다. 작가의 삶과 사랑은 그동안 써 온 작품들에서 그래 온 것처럼 이 작품에서 역시 가난한 이들의 삶 속에서, 그이들이 흘려온 눈물의 기원과 넘어섬을, 누구보다 약한 이들의 착한 떨림으로 밝혀 주고 있습니다. 마침내 저는 평화를 보았습니다. - 박기범 (동화작가) -




- 지은이 -


지은이 : 김중미

1963년 인천에서 태어나 방송대학교 교육학과를 졸업했다. 1987년부터 인천 만석동 괭이부리말에서 공부방 활동을 했다. 지금은 강화에서 농사를 지으며 공부방을 꾸려가고 있다. 1999년 창비의 제4회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에서 대상을 받았다.《괭이부리말 아이들》,《종이밥》,《우리 동네에는 아파트가 없다》,《내 동생 아영이》,《블루시아의 가위바위보》(공저),《거대한 뿌리》등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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