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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겨울날

이렇게 흐린 겨울날이 좋다.

맑은 날 또한 내 마음을 환하게 해주겠지만,

맑은 날만 있는 세상은 끔찍하다.

우리 삶이 그러하듯이 흐린날도 있고,

또 사람들은 대체로 아픔속에서 성숙하고

흐린날에 나는 더 많은 성찰을 한다.

흐린하늘밑을 하늘하늘 발걸음을 옮기며

지나온 길들을 돌아보고 마주쳤던 사람들을 기억하며

스쳐간 사람들을 떠올린다.

 

지나온 길들은 나즈마한 언덕배기

나는 그 길을 슬프게 울면서 걸어왔다.

 

몇 일 전 만난 여러 사람들.

중의 한 명은 자신의 과거를 통째로 부정했다.

난 그 모습이 싫다. 싫든 좋든 예전과는 생각이 어떻게 변하든

그 때의 나도 나이고 지금의 나도 나이고.

지금이나 예전이나, 이제나 저제나 세상은 흐리고

내 마음 또한 흐린기운을 잔뜩 머금고 있다.

 

항상 즐거운 세상살이에

흐린날씨가 제법 어울린다.

 

흐린 날의 하늘밑을 걸어가는 기분은

슬프고 아름답고 고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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