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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오랜만에 알람도 꺼놓구 잤지만 습관이란 게 무서운 건가

아님 어제 그래도 푹 자서 그랬는지 아침 9시에 일어났다

 

일요일 아침 9시.

어제 읽다가 잠들어 미처 다 읽지 못한 책을 보고 아침밥 먹은 뒤

빨래를 하고, 수건이 빨아도 빨아도 냄새가 나길래 한바탕 삶고(우리집 조그만 1인용? 세탁기가 가진 유일한 장점! 삶는 기능!)

요새 너무 살이 찐거 같아 팔굽혀펴기나 윗몸일으키기 같은 운동을 좀 하고

아! 이사하고 처음으로 가스렌지 청소도 했지. 그런데 가스렌지는 떼가 눌러붙어 있어

그냥 퐁퐁으로 안되고 주방 청소 전용 세제를 사야할 듯 하다.

점심으론 밥먹기 귀찮아 파 엄청 많이 썰어 넣고 라면 끓여먹고

서울 나갈까 하다가 귀찮아 볼 일은 어차피 내일 또 서울 나가니 내일 보기로 하고

장보러 가려하니 자전거가 사무실에 있어

어슬렁 어슬렁 꽃잔치 하는 길을 걸어서 자전거 가지러 사무실에 나왔다.

돌아가서는 장보고 만화책 플로토도 빌려보고 장봐온 걸로 반찬 좀 하고

노동법 책 산 거 공부 좀 하다가

저녁엔 맥주에다 야구도 보고(오늘도 질 거 같다. 김광현이라니ㅠㅠ)

 

좀 여유로운 주말이다. 왠지 처음 맞는 주말 같은 기분이다.

 

여유로우니까 평소에 안하던 생각도 하게 된다.

문득, 오리가 영국가고 조은과 날맹이 감옥간다는 생각을 하니

굉장히 허전하다.

뭐 회사 들어오고, 특히나 파주로 이사오고 나서는 연락도 자주 안하고

얼굴도 예전만큼 자주 보진 않지만, 그래도 뭔가 든든한 빽 같은 게 사라지는 기분이다.

고작 1년 남짓일테지만, 지나보면 아무것도 아닌 시간이고

물리적으로 떨어져있으면서 오히려 정서적으로 더 많은 교감을 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갑자기 허전해지고 외로워진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 까먹고 살겠지만

적어도 지금 이 순간, 여유가 느껴지는 주말이라 그런지 친구들이 잠시 떠나는 게

은근히 마음이 허전해질 거 같은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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