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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사이 심한 무기력증과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
아무것도 하는 일 없이 하루를 그냥 보내고
의미없는 시간들속에 의미없는 행위들만이 반복되고 있다.
아... 이렇게 사는건 나로서는 견디기 힘들다.
빨리 탈피해야 한다.
그래서 좀 더 차분히 직시하기로 했다.
사실은 이 무기력증과 불안감은 곧 감옥에 간다는 생각때문이다.
그렇담 수감의 어떤 것 때문에 이렇게 정신적, 육체적으로 다운되어 있을까.
짧은 생각과 사람들과의 대화속에서 두가지의 원인을 찾아내었다.
첫번째로 감옥내 생활의 문제다.
사람들은 대부분 알지 못하는 것에서 두려움을 느낀다. 감옥생활이 두려운 것도
그곳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난 먼저 경험해본 병역거부자들 덕분에 짧게나마
감옥생활에 대해서 알게 되었고, 그 알게된 생활때문에 불안함을 느낀다.
총만 안든 군대라고 할 정도로 위계질서나 권력관계가 잡혀있는 공간이라는 것,
그리고 난 그 공간에서 사람들과 어울려서 살아야한다는 것이 두렵다.
그런 부당하다고 느끼는 관계들에 적응을 못할까봐서가 아니다.
아마도 난 적응하려고하면 엄청 잘 적응 할 것이다. 새로운 공간에 적응하는 것은
나에게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두렵다. 내가 그 불합리하고
납득할 수 없는 구조에 적응하거나 너무나 잘 맞춰서 살아가게 될까봐.
그 구조에 맞춰살지 않으려면, 그리고 사람들과의 관계도 살아가는데 불편함이 없을
정도만이라도 맺으려면, 방법은 그 구조를 바꾸는 수밖에 없는건데...
아직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지금까지 얻은 정보를 갖고 판단하자면 불가능하다.
두번째로 출소 후 생활에 대한 걱정이다.
이미 여러명의 병역거부자들이 출소를 했고 각자가 자기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난 출소후에도 병역거부운동과 평화운동을 하고 싶다는 바램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도통 자신이 없다. 언제 확실한 미래를 가지고 살아왔냐만은 이상하게
감옥갔다와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 자신이 없다.
나의 위치와 나의 일과 이런 것들을 잘 찾을 수 있을지...
때로는 단절이 필요하기도 하지만, 원치않는 단절후에
어떻게 단절된 시공간들을 다시 메꿔야하는지 잘 모르겠다.
잘 할 수 있을지도 걱정이다.
차라리 먹고사는 문제는 정말 지나칠정도로 별 생각없이 어떻게든 굶어죽진
않겠지 하며 있다. 오히려 실제 출소 후에는 이문제가 더 크게 부각될 수도 있는데...
뭐 이런 고민들은 지나치게 때 이른 것들일 수도 있지만,
무언가 문제를 직시하는 것은 그 문제를 해결하는데 중요한 시작이다.
근데 제대로 직시한건지는 모르겠지만, 답이 도통 안보인다.
안보인다. 정말로 답이 없는 건지, 아니면 내가 못찾는 것인지...
안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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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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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소 후 생활은 걱정 마. 아랫집으로 오면 되잖아. 단절된 시공간들은 아랫집에서 생활하면서 천천히 꿰매어가면 된단다.부가 정보
경심 鏡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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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어머니는 수감 생활 1년 반 하시면서 책 읽은 게 지금까지도 인생의 자산이 된다고 하세요. 엘리트 의식에 쩔어 있던 20대의 엄마가 다양한 세상을 조금 더 다른 애정을 갖고 바라볼 수 있었던 것도 수감생활 덕분이라고 하시고.. 저도 엄마가 저렇게 큰 사람일 수 있는 것도 교도소 생활 덕이 큰 것 같다.고 많이 생각하죠. 오히려 출소 후에 사회에 더 발붙일 수 있었구요. 남자들의 교도소는 또 어떨지 모르지만, 분수넘는 말씀을 드리자면 무화과님은 지금 감옥 생활보다 자기 자신에 대해 두려움을 가지고 계신 것 같아요. 낙천적이고 섬세한 무화과님이라면 충분히 아름다운 변모의 계기로 보내실 수 있을 것 같은데요..부가 정보
slow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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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기힘든 공은 치지않기로 했잖아.. 원래 내일도 걱정하지 않았잖아. 너 잘할거잖아. 그리고 너 잘하라고 아랫집 사람들이 항상 니 옆에 있을거잖아. 모든게 잘될거잖아^^ 치기힘들면 잠시 눈감고 적응해도 돼. 돌아오면... 다시 넌 착하고 좋은 사람 이용석이 될테니까. 두려워하지 말자^^ 아니 아주 조금만 두려워하자. 맛있는 열매를 맺기위해서는 뜨거운 햇볕도, 매서운 바람도 함께 해주잖아. 언젠가 맺을 너의 맛있는 열매를 모두들 믿고있어.부가 정보
ste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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돕, slowpeace// 당연히 다시 아랫집으로 올 생각이야(이사만 안가고 있으면ㅋㅋ) 근데 이상하게 이런적이 없는데 불확실한 미래가 두려운거야.경심// 사실 감옥에서 성숙할 정도의 내공이 저에게 없는거 같아서 두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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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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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이런 고민 너랑 안어울려!!->당연히 위로하려는 말이 아니라 위로가 필요한 사람한테 투덜거리는 꽤 재수없어보이지만 가끔 효력을 발휘하는 그런 댓글...부가 정보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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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기 참 어렵지만... '감옥 내 생활'은 감옥 안에서, '출소 후 생활'은 출소 후에 생각해도 좋지 않을까요?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