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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0/13
    20091011 -- 소요산 산행
    땅의 사람
  2. 2009/10/05
    20091003 -- 북한산 산행
    땅의 사람
  3. 2009/10/04
    20090928 -- 남산타워
    땅의 사람
  4. 2009/09/08
    20090908 -- 구름, 들꽃, 하늘, 나비(4)
    땅의 사람
  5. 2009/08/17
    20090816 -- 목공예 캠프(4)
    땅의 사람
  6. 2009/08/10
    20090809 -- 조무락골/석룡산 산행
    땅의 사람
  7. 2009/08/10
    20090808 -- 관악산 산행
    땅의 사람
  8. 2009/07/26
    20090725 -- 언론 악법 무효 촛불문화제
    땅의 사람
  9. 2009/07/22
    20090722 -- 일식과 국회
    땅의 사람
  10. 2009/07/14
    20090712 -- 방태산 산책길
    땅의 사람

20091011 -- 소요산 산행

소요산(逍遙山) 산행

먼저 이름부터 따져보자.
“소요”라는 단어가 가지는 꺼림칙하면서도 귀에 익은 느낌.
근현대사에서 높은 놈들이 간혹 방송이나 신문에서 툭하면 내뱉던 말이다.
그러던 시대가 10년도 넘게 지났지만 아직도 왠지 모를 거부감이 드는 건
흔히 말하는 학습효과인가 보다.

하지만 소요산은 내가 아는 부정의 뜻과는 전혀 다른 뜻으로 편안하게 다가온다.
“천천히 거니는 산”
과연 그렇게 산행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일단 속도가 지배하는 이 시대에
뜻밖의 신선함으로 기대감에 부풀게 한다.

경기의 소금강이라 불리는 소요산은 높이 587m로 그리 높지는 않으나
빼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그리고 수려한 경관뿐만 아니라 원효대사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다.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던 혼란한 시기에 생존하였던 원효는 의상과
더불어 당나라에 유학하려 두차례(34세(650년) 및 45세(661년))나 시도하였으나,
자신의 마음밖에 따로 법이 없음을 깨닫고 혼자 되돌아와서 보편적 인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왕성한 저술과 선교활동을 폈다.

그이는 광대들이나 쓰는 무애박을 치고, 무애가를 부르며, 무애춤을 추며,
광대, 백정, 기생, 시정잡배, 몽매하고 늙은사람들 사이를 방방곡곡 떠돌며
춤추고 노래하며 술마시고 거문고를 켜며 무수한 대중에게 불법을 전하였다.

그러던 어느 비오던 밤, 원효가 수행을 하던 움막에 비에 젖어
육감적인 몸매를 드러낸 아녀자가 하룻밤 묵어가기를 청하였다고 한다.
우선 초막에 들게 하였더니 곧 원효를 유혹하려하여 원효가 이르기를,

“ 마음이 생(生)한즉 옳고 그르고, 크고 작고, 깨끗하고 더럽고, 있고
없는 가지가지 법이 생기는 것이요,
마음이 멸(滅)한즉 이 모든 법이 없어지는 것이니 나에게는
자재무애의 참된 수행의 힘이 있노라." 고 법문을 말하자 여인으로
변신한 관음보살이 미소를 지으며 사라졌다고 한다.

원효는 그 자리에 절을 짓고서 관음보살을 친견하고 몸과 마음을
자유자재로 다스릴 수 있는 경지에 오른 것을 뜻하는 자재암이라 이름지었다.

자재암 부근에는 설총을 데리고 소요산을 찾아와 원효를 기다리던 요석공주의
궁터가 남아있다고 전해져온다.

자재암을 지나면 하백운대, 중백운대로 오르막길이 이어지며 힘들게
오르지만 상백운대로 이어지는 능선은 완만하다. 하지만 이 코스에서
내려다본 조망은 수려하고 상쾌하다.

이어 상백운대에서 나한대 사이는 급경사로 위험하지만 쇠난간이 설치되어 있다.
나한대를 지나 의상대에 다다르면 눈앞에 펼쳐지는 풍광에 절로 감탄이
나올 법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소요산에 와서 의상대에 오르지 않으면
백미를 경험하지 못한 것”이라고 하나보다.

소요산은 봄엔 진달래와 철쭉이 산을 수놓고, 여름에는 머루와
다래덩굴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가을에는 단풍나무, 떡갈나무 등 수십종의 활엽수가 단풍으로
물들고, 겨울에는 폭포기둥 등 설경이 일품이다.

이번 가을엔 소요산의 일부라도 만나봄직하다.
“천천히 거닐면서...”말이다.

산행길 : 관리소⇒일주문⇒자재암⇒하백운대⇒중백운대
      ⇒상백운대⇒나한대⇒의상대⇒옛절터⇒일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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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자재암 대웅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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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03 -- 북한산 산행

북한산 산행

추석 당일 산에 올랐습니다.
혹시 사람이 많으면 어떻게 하나 싶었는데
사람도 적고 하늘도 맑고 숲과 나무가 있어 편안한 산행이였습니다.

북한산에 오르는 길은 무수히 많다고 합니다.
알려진 길만 수십 곳이고 알려지지 않은 길이 또 수십 곳이라 합니다.
어떤 사람은 알려지지 않은 길로만 다닌다고 하는데
오늘 산행을 하면서 하산길로 진관사 쪽으로 내려왔는데
호젓한 길로 내려오다보니 사람없는 산행의 묘미도 맛보았습니다.

같이 간 조카녀석은 땀을 뻘뻘 흘리며 웃옷이 다 젖었지만
그래도 신이 나있는 녀석을 보니 좋은 추석 산행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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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보기엔 작아 보이지만 어른 검지손가락 만한 말벌이 나무에 있습니다.
살살 사진찍고 도망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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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하산길에 진관사에 들렀습니다.
진관사 금강문입니다.
그런데 사실 주차장에서 절로 드는 입구입니다.
거참~쩝...

보통 절은 일주문이 있어 일주문을 기준으로 속세와 해탈의 세계로 나눕니다.
그리고 금강문에 다다르면 금강역사상이 있어 사악한 것이 경내로 들어오는 것을
막아 준다고 합니다.
가장 표준의 모습이 경주 불국사인데 무섭게 생긴 금강역사상 조각이
금강문 안쪽 양쪽에 딱 버티고 있습니다.




#12 금강역사상



#13 금강역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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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금강문을 나서면 잔디가 깔린 경내입니다.
많이 다니진 않았지만 절 경내에 잔디가 깔린 건 처음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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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28 -- 남산타워

10월이 오기전에 업무가 바뀌면서 6여년 동안 일했던
곳에서 서울 북부지역으로 일터를 옮겼다.

사람들과 인사를 하고 떠나려 하는데 늘 곁에 있어서 고마움을 몰랐던
것들이 또 다른 아쉬움으로 남는다.

남산의 나무와 숲, 꽃, 멀리 보이는 북산한자락, 어느 초등학교
담벼락의 감나무, 어느 건물의 담쟁이 풀, 단골 음식점들(김치말이 냉면/
고등어 김치찜/전주 추어탕/백암 순대국/털보네 고등어 백반/서울탁주집의
빈대떡/왕돈까스/야채돈까스/새싹비빔밥/수타짜장면....),
언제나 빨리 인화된 사진을 구할 수 있는 충무로,

그리고, 일하다가 고개를 돌리면 늘 보이던 남산타워(N서울타워)가
더이상 볼 수 없다는 것이 아쉽지만 그래도 어쩔 수 있나..


또 다른 꺼리를 찾아야겠다.





* 2005년부터 최근까지 찍은 남산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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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08 -- 구름, 들꽃, 하늘, 나비

어제 오전에 비가 왔었는데 오늘 아침 출근길에는 하늘이
눈이 부시게 푸릅니다.

점심 먹고 짬을 내어 남산을 둘러보았습니다.
가을 하늘답게 파란색이 있고 가을꽃이 가득합니다.

팍팍한 삶이지만 잠깐 눈이라도 쉬어가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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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쑥부쟁이인지 구절초인지 구분을 못합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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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새끼손가락 손톱보다 작은 꽃이 눈에 듭니다.
잎이 정말 예쁜데, 펭귄의 손가락 같기도 하고 아기가 손가락 세 개를
펴고 있는 듯 합니다.
이름을 모르겠는데 아시는 분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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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16 -- 목공예 캠프

목공예 캠프

칼과 나무를 가지고 뭔가를 만든다는거..
도시에 살다보면 참 원시적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직접 해보면 애고 어른이고 빠져들게 한다.
그리고, 처음이다 보니 대단할 건 없지만 자기 작품을 만들고
나면 뿌듯한 만족감에 피로를 한 번에 날려버린다.

흠이라면 시간이 많이 걸리고 한 번 들면 내려놓기 힘들다.


장소 : 강원도 홍천군 북방면 강원대 에코포리스트 건강생명문화센터
주최 : 푸른교육공동체
강사 : 박준성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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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09 -- 조무락골/석룡산 산행

조무락골/석룡산 산행

조무락이라는 말이 왠지 좋아서 찾아보았더니
새 조鳥, 춤출 무舞, 즐거울 낙樂 자의 세 글자가 모여 鳥舞樂 골이다.
억지로 해석해 보면 새들이 조잘대며 노래하고 춤을 추며
평화롭게 즐기는 골짜기이다.
과연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사람들이 너무 많아 힘들것이라 추측한다.

무슨 놈의 차가 그렇게 많은지...(나도 버스를 타고갔지만...)
버스, 승용차, 자전거족까지...
(나중에 비수기때 조용히 와야겠다.)

유명한 계곡 숲이 우거져 하늘 보기가 쉽지 않다.
그 덕에 하늘 사진이 하나도 없다.
심지어 정상에 올라도 나무 가지때문에 하늘이 잘 안보인다.

등산로 초입에서 30분 정도 산에 들어도 중간중간에 펜션이 있다.
그곳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승용차를 가지고 와서 산행길을
위험하게 한다. 그곳에 펜션을 허가 내준 지자체나 이용하는
사람들이나.....

폭염주의보가 발령된 오늘이지만 산속은 선선하다.
뼈가 시릴정도로 찬 계곡물에 발을 담가 피로도 풀어보지만
2-3분을 못버틴다. 발에 마비가 올 것 같다.

산행내내 뻥 뚫린 하늘 한 번 제대로 못봤지만 숲속 특유의
내음이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더불어 졸졸졸 흐르는 계곡물 소리에
산이 숨쉬는 듯 살아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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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08 -- 관악산 산행

관악산 산행

날씨가 흐려 걱정을 했지만 비는 한 방울도 오지 않고
험한 산길이 아니라 편안한 산행을 했습니다.

하늘의 구름이라든지 산행길에 있는 꽃들을 보는 것은
산행의 묘미입니다.

관악산으로 알고 산에 들었는데 알고보니 지하철 서울대입구역에서
올라 삼성산으로 가다가 국기봉을 2개 지나고 난곡방향으로
내려왔습니다.

관악산 자락이 그렇게 큰 줄은 처음 알았고 국기봉이 하나의 봉우리가
아니라 여러 봉우리입니다.

산행중에 사람이 많은게 흠이지만 서울에 살면서 가까이 하기에
좋은 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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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25 -- 언론 악법 무효 촛불문화제

자기집 뒷문으로 들어가는 대학 교수를 이웃 사람이
도둑으로 잘못 알고 신고를 했습니다.
신고를 받고 온 경찰은 신분을 밝힌 교수를 주거침입 용의자로
체포했습니다. 교수는 경찰의 소속과 신분을 밝혀 달라고
했지만 경찰은 무시했습니다.

교수는 무리한 체포라고 항의하고 소송을 준비 중 입니다.
평소 교수와 친분이 있는 대통령은 경찰을 조롱하고 비난하면서 교수편을
들었습니다.

그러자 경찰에서는 대통령은 잘 알지도 못하면서 동네사건에 관여하지
말라고 대통령에게 '대들고' 나섰습니다.

결국 대통령은 경찰에게 '사실상의 사과'를 하고 이 문제가
더 이상 확산되는 걸 막으려 합니다.

이 이야기는 미국에서 있던 일이고 대통령은 오바마입니다.
잘잘못을 떠나 최고 통수권자에게 법과 원칙을 들이밀며
대드는 경찰도 좋고, 당당히 사과할 줄 아는 대통령도 좋습니다.
이럴때는 미국 시민이 부럽습니다.
알아서 덮어주고 기는 어느 나라와 참 많이 차이가 납니다.

한홍구 교수님은 시민들이 법과 질서를 잘 지켰으면 지금 쯤
우리들은 노예제 사회에 살고 있을 것이라 하십니다.
저는 반대로 경찰들이 법과 원칙을 잘 지켰으면 지금 쯤
우리들은 지구상 최고의 민주 사회에 살고 있을 것이라
몽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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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손톱이 이그러져 있습니다. 일하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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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22 -- 일식과 국회

-오늘이였구나!-

오전에 바쁜게 있어서 정신없이 일하고 있는데 누가 일식
어쩌구 저쩌구 한다.
'점심에 일식(日食) 먹자는 얘긴가?' 싶어 자세히 들어보니
오늘이 달이 해를 가리는 날이라고 한다.

-맞어..어제부터 인터넷이구 어디구간에 난리를 부렸지-
하는 말을 들어보니 지금 사람들이 옥상에 잔뜩 모여있단다.
- 아니~~해를 보는데 옥상이 더 잘 보이나? 펜스가 높아서
시야를 더 가릴텐데...할 일 더럽게 없군...그래~ 아주 쪼~금은
해하고 가깝겠다...-

그리고 나서 하는 말이 사람들이 모두 필름을 눈에다 대고
있다고 자기것을 빌려줄테니 어서 가서 보라고 한다.
-바빠 죽겠는데...-
성의를 무시하긴 그래서 알았다고만 하고 계속 일을 했다.
한참 일하고 있는데 슬슬 궁금해 진다.

혹시 몰라 창문을 열고 고개를 내미니 해는 안보인다.
아래를 보니 땅바닥이 좀 어두워보인다.
-음~정말 달이 해를 가렸나 보네...-
에이~ 그냥 신경끄고 일이나 하자싶어 그냥 하던 일이나
마저했다.

한 한 시간이나 지났을까?
인터넷을 열고 일식사진을 보고 있자니 일식의 최고점을
지금 막 지난 시간이란다.

- 그래~~ 다음 일식을 보려면 300년 있어야 한다니까...-
결국 카메라를 들고 사무실을 나섰다.
혹시 사람들 만날까봐 아래로 내려가서 주차장으로 갔다.
카메라 들고 서성이는 것도 별로 꼴사나운 듯 해 몇 장 찍고
바로 올라왔다.


#1 -- 1/8000초, F=22, ASA100, 200mm망원렌즈 최대, 트리밍

-뭐..별것도 없구만...쩝-
아마 내일 아침 신문에는 좋은 사진으로 한 장씩은 실려있겠다.

옛날 생각이 나서 자료를 뒤져보니 십년도 전에 스크랩해둔 사진이 있다.
그때 참 많은 도움이 된 사진이다.

1997.3.10. 경향신문과 한겨레신문






오후에 일하고 있는데 국회에 난리가 났단다.
국회의원이 수 명이 다쳐서 병원에 실려가고 본회의에 미디어법을 상정한다고...
예전에 KBS뉴스 앵커였던 이윤성 국회부의장이(이 인간이 국회부의장인 줄 오늘 알았다.)
사회를 보고 법안을 통과시키려고 한다.
가만히 보고 있는데 속에서 부글부글 끓는다.
-아유~열 받어..국민 60%가 넘게 하지말라고 하는데 왜 저 지O들이야...-
결국 가결되었다.(부결되었다가 가결되었다.???)



전파는 공공재다.
돈 있는 인간들이 가지고 놀 대상이 아니다.
나라 좀 그만 망쳐라.



*2005. 12.31. 농민열사 고 전용철, 고 홍덕표님 여의도 노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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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12 -- 방태산 산책길

방태산 산책길

역시나 무모한 산책이였다.
자연을 경외한다고 하면서도 살짝 얕잡아본 잘못의 댓가를 톡톡히 치루고 있다.
하물며 비가 온다고 한걸 알면서도 강행한 무모함은 무슨 변명도 필요없으리라.
하지만 살아서 돌아 왔고 밑도 끝도 없는 긍정성을 기반으로 마무리는 해야겠다.

경운기가 다닐만하다고 봐야 맞겠다.
그렇게 넓지도 좁지도 않은 숲속 길을 계속 걸어갔다.
날씨가 좋다면 최고의 산책길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시작할 때 부터 시작된 빗줄기는 정말 한 번도 그치질
않고 내내 앞길을 가로 막는다. 이젠 정말 물이 무섭다.

냇물을 건너기를 너댓번.
여섯번째 쯤 왔을 때 다리가 유실되어 인간 사슬로 서로 손을 잡고 건너야 했다.
물 속에서 한 번 넘어지면 끝이다.
"사진을 찍어야하나 말아야하나? 아니 이게 중요한 게 아니다."
먼저 건너가서 하나라도 돕자. 한 번 물에 빠진 몸은 오들오들 떨려왔지만
눈치 볼 수가 없다. 배낭을 내려놓고 다시 물로 들어갔다.
내 몸 하나 버티기도 힘든 삐쩍 마른 몸이지만 일단 물속에서라도 있어야한다.
그래도 나를 믿고 손 내미는 사람이 있다.
한 사람, 한 사람 건너서 30여명의 사람들이 모두 건넜다.
"이제부터 제발 다리야 나오지 마라."

앞서가던 사람이 뛰어간다. 무슨 일일까? 불길함이 현실로 맞아떨어지는 두려움.
다리가 유실된 곳이 10미터 정도 될까싶은데 냇물이 성난 듯 휘몰아 친다.
도저히 건널수 없는 상황.
일행중에 한 사람이 산을 넘자는 의견으로 다시 온 길을 돌아가 산을 넘기 시작했다.
바로 옆은 뭐든 삼킬 듯한 냇물이 흐르고 계곡을 따라 숲속을 헤쳐가야 했다.
드디어 길을 찾았고 유실된 다리를 계곡을 돌아서 건널 수 있었다.

겨우 산을 내려와 식사를 하고 몸을 녹였다.
이제 서울로 갈 시간.
버스를 타고 가는데 어째 이상하다.
차량을 통제하는 경찰들이 있는데 경찰우의는 입었는데 신발은 슬리퍼다.
"지방이라 그런가? 신기하다"싶다.
바로 옆은 내린천의 거친 물살이 흐르고 도로는 강변을 따라서 있다.
조금 가다보니 강물이 범람해서 도로가 침수되어 있다.
어어~ 하는데 벌써 버스는 속도를 줄이지 않고 침수된 도로로 들어간다.
깊어보이지는 않지만 침수된 도로가 100미터는 될 듯한데...
결국 차 밑으로 뭐가 걸린 듯 꽝하더니 시동이 꺼진다.
"헉! 이건 또 뭐야~"
몸의 모든 털이 일어나는 느낌이다. 여기서 시동이 안걸리면 진짜 완전 고립이다.
운전석 옆을 보니 내린천의 거친 물살이 날 보고 있는 듯 싶다.
별의별 상상이 다 든다. 버스가 물에 뜨던가? 그러다 버스가 쓰러지면 어떻하나?...
시동을 다시 걸어본다.  시동이 걸린다. 천천히 후진을 한다.
차창밖의 전봇대가 서서히 앞으로 간다. 차가 후진을 하는구나.
천천히 천천히 침수된 도로를 벗어난다.



오늘 하루만 새치가 반은 늘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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