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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08 -- 구름, 들꽃, 하늘, 나비

어제 오전에 비가 왔었는데 오늘 아침 출근길에는 하늘이
눈이 부시게 푸릅니다.

점심 먹고 짬을 내어 남산을 둘러보았습니다.
가을 하늘답게 파란색이 있고 가을꽃이 가득합니다.

팍팍한 삶이지만 잠깐 눈이라도 쉬어가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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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쑥부쟁이인지 구절초인지 구분을 못합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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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새끼손가락 손톱보다 작은 꽃이 눈에 듭니다.
잎이 정말 예쁜데, 펭귄의 손가락 같기도 하고 아기가 손가락 세 개를
펴고 있는 듯 합니다.
이름을 모르겠는데 아시는 분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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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07 -- 도시 심리학

*도시 심리학
글쓴이 : 하지현, 펴낸 곳 : 해냄, 초판 1쇄 20090530 / 초판 4쇄 20090625

 

*읽고나서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들, 아니 생각하고는 있었지만
머리 속으론 정리해 보지 않았던 문제들이 하나하나
글로 표현된다.
역시 글쓴이가 정신과 의사라서 그런지 생각에 대한 나름의
분석이 날카롭고 재미있다.
 
손 전화(소통), 술 문화, 다문화가정, 종교, 영어열풍, 커피,
성형수술, 폭력, 취미, 자살, 사주관상, 소비, 고시열풍, 24시간,
대리운전, 성매매, 노래방문화, 복수, 정(情), 기러기아빠,
패거리문화(혈연, 지연, 학연...) 등
삶과 문화가 분석되고 생각들이 파헤쳐진다.

 

글쓴이는 현대인의 고통과 우울감의 본질에 대해 알고 싶다고 한다.
그리하여 조금이라도 치유될 수 있고, 뒤틀린 관계를 더 행복한
방향으로 조정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일단 구조적인 사회모순은 접어두고, 나 자신의 모습을 투영시켜보고
올바로 돌아본다는 점에서 이 책을 읽는 묘미가 있다.

 

*글쓴이
하지현-서울에서 의학을 공부했고 용인 정신병원 정신의학연구소에서 근무,
캐나다 연수, 현재 건국대 의과대학 교수
"소통의 기술" "관계의 재구성" "당신의 속마음" "통쾌한 비즈니스 심리학"등의
책을 쓰다.

 

*좋은 글
-사람들에게 휴대전화로 통화할때 가장 불쾌한 말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대부분 "지금 어디야?"하는 말이라고 한다.

 

-독일은 게르만의 우수성을 내세우며, 프랑스는 골족을 소재로 "아스테릭스"라는
만화까지 만들어 내며 은밀하게 타민족과의 융화를 거부하고 있다.
단일민족을 자랑하는 우리도 만만치 않다.

 

-반도체 공장에서 수율을 높이기 위해 클린 룸을 만들기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붓는 것 같이, 균질함의 순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집단적으로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가장 가까이는 일제 강정기라는 뼈아픈 시기가 있었기에 힘든 일이 발생하면
'우리민족은 자랑스러운 민족이나 외부의 침략에 피해를 입어 지금 힘들게
살고 있다."는 피해자 논리가 습한 날 곰팡이같이 순식간에 퍼진다.
끊임없이 '나와 남' '우리와 남들'로 분류하고 나누며 튕겨낸다.

 

-흔히 종교의 근원을 인간은 알 수 없는 자연의 섭리를 설명하기 위해,
천재지변 앞에서 무력한 인간의 의존성을 달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런데 이제는 자연현상을 웬만하면 다 설명 할 수 있고, 인간의 독립성도 그 어느
시기보다도 강해졌다.
그럼에도 21세기에 도리어 종교인의 수가 늘고 있다는 것은 어떻게 설명 할 수 있을까?

 

-신데렐라가 왕자와 결혼하는 것, 독사과를 먹고 누워있던 백설공주가 왕자를
만나는 것, 새끼오리가 백조가 된 것, 어느 하나 주인공의 노력은 없다는 것이다.
백조는 오리들과 원래 피가 다른 종이다. 신데렐라는 타고난 미모가 있었고,
백설공주는 왕족이다. 여기에 '나도 살만 좀 빼고, 턱만 좀 깎으면' 왕자를 만날
수 있다는 비현실적인 환상의 씨앗이 도사리고 있다.

 

-재즈와 와인의 공통점
1. 두 가지 모두 종류가 너무 많아서 헤아릴 수 없다.
2. 연도별, 지역별로 정리 할 수 있고, 관련 서적도 많이 나와 있다.
3. 들으면 들을수록, 알면 알수록, 그 오묘한 맛에서 헤어나기 힘들다.
그저 무식하게 대강 즐길 때가 속 편하다.
4. 재즈에서도 빅밴드, 쿼텟편성, 웨스트 코스트, 쿨 재즈만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듯이 와인도 특정 지역이나 품종의 와인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다.
5. 많이 알면 알수록 남들에게 자랑거리가 생기고, 존경 받을 수 있다.
자랑을 할 순간이 없더라도 모아 놓은 와인/재즈 음반을 보는 것은 인생의 희열이다.

 

-삶은 불완전하다. 한 대 맞았다고 제대로 싸워 보지도 않고 수건을 던지고 항복을
선언 할 이유가 없다. 불완전함과 미흡함, 상처가 있음을 받아 들일때 마음은 한 뼘
커질 수 있다.
힘들면 잠시 한 호흡 쉬고 그늘 있는 벤치에 앉자, 자나가는 바람을 잠깐 맞으면서 땀을
식히자. 그리고 이제 다시 맷집 좋게 뚜벅 뚜벅 걸어가자.
비극의 주인공이거나 맥없이 총에 맞고 화면에서 사라지는 엑스트라라고만 생각하지
말자. 삶은 의외의 전개가 펼쳐질 가능성이 있기에 더 흥미진진한 것이다.

 

-용서라는 행위를 하는 순간 피해자는 무의식적으로 가해자와 위치변경을
할 수 있게 되는 동시에 자신의 분노를 가해자에게 세련되게 전가할 기회를 갖는다.
그런 의미에서 용서는 환상 혹은 현실에서 무의식적으로 이행되는 건강한 복수의
일환이라고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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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31 -- 지식 e

*지식 e
-글쓴이:EBS 지식채널 e, 펴낸 곳:북하우스,
초판1쇄 2007.4 / 4쇄 2007.5

 

*읽고나서
-MBC 9시뉴스가 끝나자마자 EBS로 바로 채널을 돌리면 "지식채널e"가 했었다.
(최근에 방송시간이 변경되었다.)
지식채널e는 영상으로도 시같이 표현할 수가 있다는 자신감을 주었다.
강렬하지만 짧고 긴 여운보다는 감각적 영상으로 승부를 내야하는
영상문화에서는 보기 드물게 느린 템포로 깊은 울림을 남겨준다.
하지만 영상의 형식도 중요하지만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영상의
내용이다.
프로그램에서는 음악과 더불어 텍스트가 영상의 부족분을 채워가면서
조화를 이룬다.
단 5분짜리 프로그램이지만 50분짜리 다큐보다 긴 여운을 주는 프로그램!

 

-그러면 책은?
책이라는 매체의 특성 때문에 이미지 보다는 텍스트 중심의 전달이다.
그 텍스트 하나하나가 줄줄이 사탕으로 생각의 틀을 바꿔준다.
인디언 학살로 건설된 미국역사, 공정무역, 가진 게 많아서 가난한 땅
아프리카, 정글의 법칙=영화 자본의 세계, 쌀 자급률과 식량안보, 아베베가
맨발의 마라토너로 달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 용산 참사 훨씬 이전에 다룬
도시 재개발에 따른 강제철거, 비정직 문제...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보여 지는 우리 사회와 인간사의 어둡고 추한 모습
영상은 낮게 소리치고 있고, 책은 책의 장점으로 잊혀지는 기억과 가치를
끄집어낸다.

 

*글쓴이
-EBS "지식채널 e" 제작자들
김진혁, 한송희PD / 김이진, 정연숙, 곽선희, 장현, 선우일영 작가

 

*좋은 글
-1845년 <데모크라틱 리뷰>의 주필 이였던 오 셜리번은 "명백한 운명"이라는
논설을 발표했다.
오 셜리번은 그의 논설을 통해 "전 인류에 신의 원칙들을 명백히 실현할 운명을
부여받은 우리는 신으로부터 남의 땅을 빼앗을 권리를 부여받았다."고 주장했다.

 

-햄버거용 소고기 100g에 필요한 물은 2,000리터
햄버거 한 조각 때문에 사라지는 숲은 5제곱미터

 

-"30년 전
나는 취재를 하기 위해
서울의 한 철거촌에 갔습니다.
어느 세입자 가정의 마지막 식사자리..."

"목이 메인 가장은 밥을 잘 넘기지 못했습니다.
마지막 식사 자리를 지켜주기에는
벽은 너무 얇았습니다.
뚫려버린 담벼락 밑에서
나는 철거반원들에 맞선 주민들 속에 섞였습니다.
취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내가 다니던 잡지사 부근의 문방구에 들러
볼펜 한 자루와 작은 공책 한 권을 샀습니다.
그것이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의 시작 이였습니다." - 조세희

 

-하루 평균 타르 흡입량
360만원 이상 소득계층에 비해
200만원 미만의 저 소득층이 2.63mg 더 많음
"김용익 서울대 의대 교수"

 

-흡연은 건강에 나쁜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사회계층간 건강수준 불평등을 초래하는
중요한 원인의 하나이다.
"조흥준 울산대 의대 교수"

 

-세계적으로 국기에 대한 맹세문이 존재하는 나라는
한국과 미국뿐이다. 그 외 유사한 사례로는 일제 강점시의
"황국신민서사"와 2차 대전 당시 히틀러가 이끌던 독일 국가 사회당의
"국기에 대한 충성 맹세문"등이 있다.

 

-"우리가 당신네 한 사람을 죽이는 동안
당신들은 열 사람을 죽이겠지요.
하지만 우리 땅에서 먼저 없어지는 것은
당신들이 될 거요." --- 호치민(胡志明)

 

- 시속 0Km
다른 생물의 도움 없이도 스스로 영양분을 섭취하고 만들어 내는
나무는
지구상에서 가장 독립적인 생명체

시속 8,000Km
갈수록 속도를 높이며
자연을 착취하고 파괴해야 살 수 있는
인간은
지구상에서 가장 종속적인 생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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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27 -- 지구를 살리는 빗물의 비밀

*지구를 살리는 빗물의 비밀
-글쓴이:한무영, 펴낸 곳:그물코, 2009.5.10 초판 1쇄

 

*읽고나서
-물! 물이 중요하다는 것은 잘 알고 있지만 빗물의 중요성과 효율성에
대하여 새삼스레 배웠다.
빗물로 빨래를 하고 (수돗물보다 더 깨끗해지고) 목욕하고 하고 심지어
식수로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놀라운 사실이다.
(일본에선 빗물을 받아 끓여서 차를 내주고 호주의 어느 항공사는
빗물을 생수로 만들어 일등석에서 제공하기도 한다.)
이렇게 까지 좋은 빗물을 그냥 버리고 늘 더럽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니...

 

-옛날 우리 조상들은 농사를 짓기 위해서만 논에 물을 가둔 것이 아니라
빗물을 가둬서 하류의 비 피해를 줄이고자 했던 노력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 우리네 농촌에서는 농사짓는 땅이 얼마나 되나?
갈수록 논은 줄어들고 비를 머금지 못한 땅은 건조해 지고, 지하수
수위는 낮아지고 지하수를 사용하기 위해 사람들은 더 깊이 파고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해서 지하수를 끌어 올린다.
  
-당장 논을 늘릴 수는 없고 그나마 빗물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도시에서는 상수도를 분리해서 식용과 허드렛물로 구분해서 생활용수와
조경용수, 화장실 물은 허드렛물도 구분해서 쓸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냥 버려지는 빗물을 활용해야 한다. 정말로...

 

*글쓴이 : 한무영
-서울에서 토목공학 공부, 미국에서 환경공학 공부
서울에서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빗물 연구센터소장, 세계물학회 총무
<수돗물의 미생물학-1994>, <빗물을 모아쓰는 방법을 알려드립니다-2009>

 

*좋은 글
-대표적인 탄산음료 콜라는 2.5이며, 날마다 머리 감을 때 사용하는
샴퓨와 린스는 3.5입니다. 특히 어린아이들이 즐겨 마시는 요구르트는
3.4이며 주스는 3.0이다. (깨끗한 빗물의 산성도pH는 5.6)

 

-건설교통부의 통계자료를 보면, 일 년 동안 우리나라에 떨어지는 빗물의
총량은 1,276억톤입니다. 이중에서 545억톤은 대기로 증발해 버리고
나머지 731억톤은 땅으로 스며들어 지하수가 되거나 강과 바다로 흘러갑니다.

 

-빗물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황사와 같은 입자성 물질, 산성 그리고 미생물
정도입니다. 산성은 앞 장에서 설명했듯이 쉽게 중화가 되고, 입자성 물질은
화학약품을 쓰지 않고도 분리 할 수 있습니다.
미생물은 간단한 소독을 하거나 끓이면 얼마든지 없앨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바로 마실 물로 이용 할 수 있지요. 빗 물속에 이들 물질 말고 다른
이물질이 들어 있다고 보고된 예는 아직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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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16 -- 목공예 캠프

목공예 캠프

칼과 나무를 가지고 뭔가를 만든다는거..
도시에 살다보면 참 원시적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직접 해보면 애고 어른이고 빠져들게 한다.
그리고, 처음이다 보니 대단할 건 없지만 자기 작품을 만들고
나면 뿌듯한 만족감에 피로를 한 번에 날려버린다.

흠이라면 시간이 많이 걸리고 한 번 들면 내려놓기 힘들다.


장소 : 강원도 홍천군 북방면 강원대 에코포리스트 건강생명문화센터
주최 : 푸른교육공동체
강사 : 박준성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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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09 -- 조무락골/석룡산 산행

조무락골/석룡산 산행

조무락이라는 말이 왠지 좋아서 찾아보았더니
새 조鳥, 춤출 무舞, 즐거울 낙樂 자의 세 글자가 모여 鳥舞樂 골이다.
억지로 해석해 보면 새들이 조잘대며 노래하고 춤을 추며
평화롭게 즐기는 골짜기이다.
과연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사람들이 너무 많아 힘들것이라 추측한다.

무슨 놈의 차가 그렇게 많은지...(나도 버스를 타고갔지만...)
버스, 승용차, 자전거족까지...
(나중에 비수기때 조용히 와야겠다.)

유명한 계곡 숲이 우거져 하늘 보기가 쉽지 않다.
그 덕에 하늘 사진이 하나도 없다.
심지어 정상에 올라도 나무 가지때문에 하늘이 잘 안보인다.

등산로 초입에서 30분 정도 산에 들어도 중간중간에 펜션이 있다.
그곳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승용차를 가지고 와서 산행길을
위험하게 한다. 그곳에 펜션을 허가 내준 지자체나 이용하는
사람들이나.....

폭염주의보가 발령된 오늘이지만 산속은 선선하다.
뼈가 시릴정도로 찬 계곡물에 발을 담가 피로도 풀어보지만
2-3분을 못버틴다. 발에 마비가 올 것 같다.

산행내내 뻥 뚫린 하늘 한 번 제대로 못봤지만 숲속 특유의
내음이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더불어 졸졸졸 흐르는 계곡물 소리에
산이 숨쉬는 듯 살아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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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08 -- 관악산 산행

관악산 산행

날씨가 흐려 걱정을 했지만 비는 한 방울도 오지 않고
험한 산길이 아니라 편안한 산행을 했습니다.

하늘의 구름이라든지 산행길에 있는 꽃들을 보는 것은
산행의 묘미입니다.

관악산으로 알고 산에 들었는데 알고보니 지하철 서울대입구역에서
올라 삼성산으로 가다가 국기봉을 2개 지나고 난곡방향으로
내려왔습니다.

관악산 자락이 그렇게 큰 줄은 처음 알았고 국기봉이 하나의 봉우리가
아니라 여러 봉우리입니다.

산행중에 사람이 많은게 흠이지만 서울에 살면서 가까이 하기에
좋은 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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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07 -- 상도(商道)는 없고 상도(商盜)만 있다.

단골로 가는 세탁소가 있다. 집에서 50m만 가면 다른 세탁소가 있지만
굳이 찻길건너 맞은 편 단골 세탁소로 간다.

단골 세탁소는 젊은 부부가 꾸려간다. 부인은 옷 수선도 하고 아기도
키우면서 가게도 본다. 큰 애는 5살 정도의 남자 아기다. 여느 애들과
같이 뛰어놀고 소리치며 가게 안을 휘젓고 다닌다. 동생으로 보이는
작은 애는 늘 엄마 등에 업혀 있다.

애들 아빠는 땅땅한 키에 둥글고 넓적한 얼굴로 웃는 모습이 좋다.
꼭 옛날 코메디언 이기동 같다. 가끔 반바지에 나시티를 입고 가게 앞에서
애들을 보다가도 내가 퇴근할 때 만나면 “퇴근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넨다.

세탁소는 보기보다 작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면 왼쪽의 수선대 앞에 의자가
하나 있고 등받이 없는 의자가 하나 더 있지만 권하지도 않고, 나도 수년
동안 다녀도 의자에 한 번 앉아 본 적이 없다. 가게 안쪽에는 세탁을 마친
옷들이 주렁주렁 달려있어 낮에도 어두컴컴하다.

오래 다니다 보니 천 원, 이천 원 깎아주기도 하고 가끔은 실밥이 터진
옷을 거져 꿰매 주기도 한다. 꼭 이래서 라기 보다는 새로운 곳을 찾는 게
불편한 나에겐 편한 세탁소이다.

몇 달 전의 일이다. 옷을 맡기러 세탁소를 찾았는데 주인아저씨가 심각한
얼굴로 앉아있다. 옷감을 가져온 손님이 왔는데도 마지못해 인사를 한다.
별로 붙임성이 없는 나지만 조심스레 물러봤다.
“왜 그러세요? 아저씨” 다림대에서 옷을 추리던 아저씨가 손길을 멈추고
대답한다.
“옆의 세탁소 보셨죠?”
“아니요” 그러면서 고개를 내밀고 쳐다보니 한 20m 옆 전파사가 있던
자리에 가게 하나가 환한 빛을 내고 있다. 신장개업을 했나 보다.
그게 세탁소인줄은 이야기를 듣고 알았다.

“아...글세. 저기다 세탁소를 새로 낸데요. 참~나원...얼마 전에 저쪽
세탁소 사장이 찾아와서 바로 옆에 세탁소를 낼 건데 서로 싸우지 말고
자기에게 이 가게를 넘기라는 거예요.”
제법 언성이 높아지는 게 아마도 그 사장과 벌써 한 판 붙은 모양새다.

“아~하루 이틀도 아니고 몇 년째 이 자리에서 세탁하는데 돈 있다고
바로 옆에 세탁소를 내는 게 말이 되냐구요...어휴...정말...”
내가 생각해도 이건 아니다 싶다. 주인아저씨가 화 날만 하겠다.
특별히 할 말이 없어 단골이 많으니까 걱정 말라고 위로 하고 가게를 나섰다.

반경 50m 도 안되는 곳에 세탁소가 3개라니, 그것도 우리 동네는 아파트도
없고 죄다 주택이라서 큰 이득도 없을 텐데...정말 상도(商道)가 없다.

길을 나서면서 슬쩍 새로 생긴 세탁소 안을 들여다 봤다. 역시나 깨끗하다.
제법 넓은 가게 안에는 손님을 상대 할 수 있는 접수대도 있다.
들어가는 유리문에는 문자로 ‘와이셔츠 700원’이 붙어있다.
단골 세탁소의 절반보다도 싸다. 싼 가격에 사람들이 몰리겠다.
그리고 나면 주변의 세탁소는 자리를 옮기거나 문을 닫아야 할 것이다.
‘참 비열한 장사꾼이다’

그리고 나서 몇 달이 흘렀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아직까지 세 개의
세탁소가 영업 중이다. 나야 좀 비싸더라도 아저씨 얼굴 봐서 가던
세탁소에 계속가지만 동네 사람들도 그런지 어쩐지 모르지만 일단 다행이다.
아니면 겨우 버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최근 대형 슈퍼마켓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자본력을 앞세운 대형
유통업체가 옆에 구멍가게가 있는데도 버젓이 슈퍼를 새로 연다.
대형유통업체는 벌 만큼 번 대기업으로 동네 상권까지 판쓸이
하려고 한다. 그것이 그들에게 얼마나 큰 이득이 오는지 모르겠지만
그것 때문에 서민들은 삶의 터전을 잃거나 심지어 자살하는 경우도
있는 것을 아는지...

정말 상도(商道)는 없고 상도(商盜)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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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25 -- 언론 악법 무효 촛불문화제

자기집 뒷문으로 들어가는 대학 교수를 이웃 사람이
도둑으로 잘못 알고 신고를 했습니다.
신고를 받고 온 경찰은 신분을 밝힌 교수를 주거침입 용의자로
체포했습니다. 교수는 경찰의 소속과 신분을 밝혀 달라고
했지만 경찰은 무시했습니다.

교수는 무리한 체포라고 항의하고 소송을 준비 중 입니다.
평소 교수와 친분이 있는 대통령은 경찰을 조롱하고 비난하면서 교수편을
들었습니다.

그러자 경찰에서는 대통령은 잘 알지도 못하면서 동네사건에 관여하지
말라고 대통령에게 '대들고' 나섰습니다.

결국 대통령은 경찰에게 '사실상의 사과'를 하고 이 문제가
더 이상 확산되는 걸 막으려 합니다.

이 이야기는 미국에서 있던 일이고 대통령은 오바마입니다.
잘잘못을 떠나 최고 통수권자에게 법과 원칙을 들이밀며
대드는 경찰도 좋고, 당당히 사과할 줄 아는 대통령도 좋습니다.
이럴때는 미국 시민이 부럽습니다.
알아서 덮어주고 기는 어느 나라와 참 많이 차이가 납니다.

한홍구 교수님은 시민들이 법과 질서를 잘 지켰으면 지금 쯤
우리들은 노예제 사회에 살고 있을 것이라 하십니다.
저는 반대로 경찰들이 법과 원칙을 잘 지켰으면 지금 쯤
우리들은 지구상 최고의 민주 사회에 살고 있을 것이라
몽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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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손톱이 이그러져 있습니다. 일하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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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22 -- 일식과 국회

-오늘이였구나!-

오전에 바쁜게 있어서 정신없이 일하고 있는데 누가 일식
어쩌구 저쩌구 한다.
'점심에 일식(日食) 먹자는 얘긴가?' 싶어 자세히 들어보니
오늘이 달이 해를 가리는 날이라고 한다.

-맞어..어제부터 인터넷이구 어디구간에 난리를 부렸지-
하는 말을 들어보니 지금 사람들이 옥상에 잔뜩 모여있단다.
- 아니~~해를 보는데 옥상이 더 잘 보이나? 펜스가 높아서
시야를 더 가릴텐데...할 일 더럽게 없군...그래~ 아주 쪼~금은
해하고 가깝겠다...-

그리고 나서 하는 말이 사람들이 모두 필름을 눈에다 대고
있다고 자기것을 빌려줄테니 어서 가서 보라고 한다.
-바빠 죽겠는데...-
성의를 무시하긴 그래서 알았다고만 하고 계속 일을 했다.
한참 일하고 있는데 슬슬 궁금해 진다.

혹시 몰라 창문을 열고 고개를 내미니 해는 안보인다.
아래를 보니 땅바닥이 좀 어두워보인다.
-음~정말 달이 해를 가렸나 보네...-
에이~ 그냥 신경끄고 일이나 하자싶어 그냥 하던 일이나
마저했다.

한 한 시간이나 지났을까?
인터넷을 열고 일식사진을 보고 있자니 일식의 최고점을
지금 막 지난 시간이란다.

- 그래~~ 다음 일식을 보려면 300년 있어야 한다니까...-
결국 카메라를 들고 사무실을 나섰다.
혹시 사람들 만날까봐 아래로 내려가서 주차장으로 갔다.
카메라 들고 서성이는 것도 별로 꼴사나운 듯 해 몇 장 찍고
바로 올라왔다.


#1 -- 1/8000초, F=22, ASA100, 200mm망원렌즈 최대, 트리밍

-뭐..별것도 없구만...쩝-
아마 내일 아침 신문에는 좋은 사진으로 한 장씩은 실려있겠다.

옛날 생각이 나서 자료를 뒤져보니 십년도 전에 스크랩해둔 사진이 있다.
그때 참 많은 도움이 된 사진이다.

1997.3.10. 경향신문과 한겨레신문






오후에 일하고 있는데 국회에 난리가 났단다.
국회의원이 수 명이 다쳐서 병원에 실려가고 본회의에 미디어법을 상정한다고...
예전에 KBS뉴스 앵커였던 이윤성 국회부의장이(이 인간이 국회부의장인 줄 오늘 알았다.)
사회를 보고 법안을 통과시키려고 한다.
가만히 보고 있는데 속에서 부글부글 끓는다.
-아유~열 받어..국민 60%가 넘게 하지말라고 하는데 왜 저 지O들이야...-
결국 가결되었다.(부결되었다가 가결되었다.???)



전파는 공공재다.
돈 있는 인간들이 가지고 놀 대상이 아니다.
나라 좀 그만 망쳐라.



*2005. 12.31. 농민열사 고 전용철, 고 홍덕표님 여의도 노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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