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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칠대로 지쳐 있었다.
그래도, 라며 지난 2주 동안 부지런 떨기도 하고 애를 쓰기도 했다.
그 미약한 노력이 한 순간의 게으름, 혹은 판단 실수로 물거품이 되어 버리니
지칠까 말까 하던 몸은 완전히 늘어져 버리고
버틸까 말까 하던 마음도 다 달아나 버렸다.
무거운 카메라와 무거운 트라이포드를 이고 지고
버스 안에서 시달리다 마로니에에서 내렸다.
허깨비처럼 휘청이며 걷는데, 내 앞에 가던 사람들 사이에서 갑자기 한 할머니가 까만 주머니를 흔들며 튀어나왔다.
깜짝 놀라 옆으로 피했다가 한 걸음 떼는 순간,
말소리도 제대로 못 내는 그 할머니가 주머니를 흔들며 구걸을 했던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 손엔 천 원짜리가 쥐어져 있었다.
속이 쓰려서 오뎅이라도 하나 먹고 들어가려고 꺼내든 지폐다.
되돌아가 그 주머니에 천 원짜리를 넣을까 생각하며 고개를 돌렸는데,
길 옆에 가 앉으려던 할머니와 눈이 마주쳤다.
동전 몇 개랑 주머니를 양 손에 든 할머니.
순간 나는 고개를 돌렸다.
원래는 돌아가서 주머니를 채워드릴 생각이었는데,
왜 그랬을까.
타이밍이.... 그랬다.
결국 오뎅집은 그냥 지나쳤다.
속이 많이 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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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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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간바레!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