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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기운이 어린 지명들이 있다. (p.79)
존 버거의 오랜 지기, 쟝 모르의 사진들 - 그에 대한 짧은 산문들로 이루어진 책. 그는 유엔 등과 함께 일하며 지난 몇십년간 전세계를 누벼왔다. 그리고 수많은 세상의 끝을 만났다. 그것은 마닐라 정신병동의 벽낙서이기도 하고, 그를 태운 릭샤꾼의 땀에 젖은 등이기도 하다.
실제로 세상끝에 이르기란 불가능하다.
다만 이 세상에서 저 세상으로 부단히 움직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마지막 페이지)
디카가 고장나지만 않았어도 마지막 두 페이지를 찍어 올렸을텐데.
침대틀이 놓여진 벽면에 예쁜 나뭇잎이 달린 가느다란 나뭇가지가 천장으로 올라가는 그림. 바로 뒤에서 쏟아지는 볕을 받으며 그 침대에 누워 있으면 아픔도 덜할 것만 같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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